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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구 제거하기도”…인도, 치사율 50% ‘곰팡이균’까지 확산

    “안구 제거하기도”…인도, 치사율 50% ‘곰팡이균’까지 확산

    ‘치사율 50%’ 곰팡이균 급확산코로나 환자서 주로 발생지방 정부 ‘유행 진입’ 선언 코로나19가 대확산 중인 인도에서 치사율이 50%에 달하는 곰팡이균 감염이 번져, 현지에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20일 전인도의학연구소(AIIMS)의 신경학과 팀장인 M.V. 파드마 스리바스타바 교수는 인도 ANI통신에 “(우리 병원에서) 매일 20명 이상의 검은 곰팡이균 감염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관련 환자 수가 세자릿수를 넘어섰다. 검은 곰팡이균 감염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리바스타바 교수가 언급한 감염증은 털곰팡이증(또는 모균증)을 말한다. 털곰팡이는 흙이나 썩은 과일 등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이에 감염되는 털곰팡이증은 희귀한 감염으로 분류된다. 눈, 코 외에 뇌와 폐 등으로도 전이될 수 있으며 치사율은 무려 50%다. 일단 감염되면 코피를 흘리고 눈 부위가 붓거나 피부가 검게 변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전해졌다.치사율 50%…전이 막기 위해 안구나 턱뼈 절제하는 경우도 전이를 막기 위해 의료진이 안구나 턱뼈 등을 절제해야 하는 경우도 최근 자주 발생하고 있다.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인도 뭄바이에 살고 있는 47세 여성 닐람 바크쉬는 눈이 심어하게 부어 병원을 찾았다가 곰팡이균 감염 사실을 알았다. 그는 가벼운 마음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안구를 제거할 수 밖에 없었다. 일반적으로 털곰팡이증은 면역력이 떨어진 당뇨병 환자에서 가끔 발견된다. 인도 전국 29개 도시에 병원이 있는 AIIMS에서 1년간 발견되는 털곰팡이균 감염 환자는 12∼15건에 불과할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코로나19 감염자나 음성 판정 후 회복하고 있는 이들이 잇따라 털곰팡이균에 감염되고 있다. 현지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털곰팡이균 감염자도 덩달아 많이 늘어나는 것이다. 뉴델리의 서 강가람 병원에서도 이달 7일 이후 거의 100명의 관련 감염자가 나왔다. 약 100명의 관련 환자가 나온 서부 라자스탄주는 19일 털곰팡이균 감염이 유행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털곰팡이증을 앓더라도 8주가량 항곰팡이 정맥 주사를 맞으면 어느 정도 치료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인도에서는 최근 암포테리신-B 같은 항곰팡이 약품 공급이 달리면서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코로나19로 면역력이 약해진 이들이 털곰팡균 감염 될 수 있다” 의학계는 코로나19 치료 과정에서 환자가 염증 방지를 위해 복용한 스테로이드가 털곰팡이균 감염의 주요 원인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스테로이드가 면역력을 떨어뜨리면서 곰팡이균 감염 가능성을 높였다는 것이다. 스리바스타바 교수는 코로나19로 면역력이 약해진 이들이 털곰팡균 감염에 노출될 수 있다며 “만약 당뇨병 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된다면 혈당 조절과 스테로이드 정량 복용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인도의 이날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27만 6110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확진자 수는 이달 초 41만명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다소 줄었지만, 신규 사망자 수는 이날도 3874명을 기록하는 등 최근 4000명 안팎에서 좀처럼 감소하지 않고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중국이 때릴수록 웃는 호주…‘철광석 딜레마’

    중국이 때릴수록 웃는 호주…‘철광석 딜레마’

    ‘코로나19 책임론’에서 시작된 중국과 호주 간 외교 갈등이 1년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의 끝없는 ‘호주 때리기’가 되레 철광석 가격을 급등시키는데 일조해 중국에서 호주로 막대한 부가 옮겨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관세폭탄’을 투하해도 대미 무역흑자가 더욱 커지던 역설이 여기서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8일 “지난해 철광석 가격 급등으로 호주 정부가 거둔 추가 세수만 370억 호주달러(약 34조원)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지난해 이맘 때만 해도 철광석 가격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수요 감소 영향으로 t당 80달러에 거래됐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경기 회복을 위해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내놓자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주 철광석 가격은 t당 230달러를 돌파하면서 10년 전 기록한 사상 최고치 200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바이러스 사태로 수요 감소세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던 철강업계에서는 예상치 못한 경기 회복세로 부랴부랴 사재기에 나섰다. 두 나라 간 정치적 긴장으로 ‘중국이 호주산 철광석 수입이 금지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져 중국 철강업체들이 물량 확보에 나선 탓도 크다. 철광석 가격이 10달러씩 오르면 호주의 정부 세입은 25억 호주달러, 연간 수출액은 110억 호주달러 늘어난다. 내비게이트 커머디티의 철광석 애널리스트 아틸라 위드넬은 “중국과 호주 정부 사이의 주머니에서 어마어마한 부의 이전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중국과 호주 간 외교 갈등이 심해지면서 중국은 석탄과 포도주 등 다양한 호주산 제품의 수입을 막았다. 다만 철광석에는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고 있다. 중국의 핵심인 철강산업에 타격을 줄 수 있어서다. 중국의 호주산 철광석 수입 비중은 60%가 넘는다. 현재 호주 정부와 광산업체는 사상 최대 이익을 내고 있다. 광산업체의 채굴 기술 발전으로 생산 단가가 크게 낮아지지만 중국은 점점 더 많은 물량을 수입하고 있어서다. 위드넬 애널리스트는 “일부 호주 철광석업체들은 t당 30달러에도 생산이 가능하다”면서 “지금 가격이면 t당 180달러가 넘는 순이익을 내는 셈”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中 올해 900만명 ‘공시 광풍’… 학원 최고 부자 자산 14조원

    ‘왜 (중국) 청년들이 공직 세계로 몰려드는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 이 문제를 세밀하게 짚었다. 기사는 주요 원인으로 ‘민간 부문의 불확실성’을 꼽았다. ‘코로나19 이후의 경제적 불확실성’에 더한 불확실성이었다. 여기에 불만스러운 민간 부문의 근로문화, 상대적으로 개선된 공직사회의 좋은 급여 등이 공직사회로 눈을 돌리게 하는 요인들이었다. 기사에 따르면 중국은 경기가 반등하면서 전반적인 고용시장은 개선되고 있지만, 청년들 특히 대학 신규 졸업자들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가 정년 연기를 결정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일부 민간 부문에 대한 높은 규제’도 문제점으로 거론했지만, 이에 관한 세부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한 젊은 직장인은 지방정부 일자리 면접에서 “지난 2년간 테크회사에서 많은 야근을 했지만, 미래는 여전히 불안전하다. 35세 이상 모든 직장 동료들은 광둥성 선전에서의 실직 문제에 많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학원생은 “칭화대, 베이징대 석박사 학위 소지자도 취업 전선에서 경쟁력이 없는 것을 보고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올해 중국 국가공무원시험 응시자는 158만명으로 2009년 105만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 2003년에는 12만 5000명이었다. 정부 부처와 국가기관 일자리는 약 2만 5700개로 61대1 정도의 경쟁률을 보인다. 각급 지방정부 공무원시험 응시자까지 포함하면 공무원 응시자는 900만명으로 추산된다. 공무원시험 학원의 공동 창업자 리융신은 2019년 중국 후룬리포트가 집계한 부자 순위에서 중국 교육 분야 최고 부자에 등극했다. 그의 자산은 130억 달러(약 1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결혼 못하는 노총각만 3000만명’…극심한 남초현상 고민 커진 中

    ‘결혼 못하는 노총각만 3000만명’…극심한 남초현상 고민 커진 中

    중국이 1979년 도입한 ‘한자녀 정책’이 파열음을 내고 있다. 동양 특유의 남아선호 사상과 겹쳐 3000만명의 남성이 배우자를 찾지 못할 것이라는 어두운 분석이 나왔다. 1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따르면 최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제7차 인구주택총조사(센서스)에서 2020년 11월 기준 중국의 인구는 14억 1178만명이다. 이 가운데 남성 51.24%, 여성 48.76%로 남초 현상이 상당했다. 지난해 신생아(약 1200만명) 통계를 확인한 결과 여아 100명당 남아 수는 111.3명이었다. 2010년 118.1명에 비해 성비 불균형이 줄긴 했지만 남아선호 사상은 여전했다. 자연 상태에서 일반적인 성비는 여아 100명당 남아 105명 안팎이다. ‘111.3명’은 지금도 중국의 일부 부모가 암암리에 성감별을 통한 낙태를 자행한다는 뜻이다. 스튜어트 지텔 바스텐 홍콩 과학기술대 교수는 “전통적으로 딸보다 아들을 원하는 중국 가정의 선호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장취안바오 시안교통대 인구통계학과 교수도 “1980~2020년 사이에 태어난 남성이 여성보다 3000만~4000만명 가까이 많다. 신부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며 “중국의 한 자녀 정책이 선택적 낙태 현상을 심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중국에서 태어난 남자아이 가운데 60만명 정도는 신부가 부족해 결혼 파트너를 찾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많은 여성들이 비혼 등 독신 생활을 원하는 추세여서 이 숫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차이융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사회학과 부교수는 “사회 하층 계급 남성이 배우자를 찾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을 겪을 것”며 “중국인들은 노년을 배우자·자녀에 의지하고 싶어하지만 이 남자들은 그런 관계를 형성할 수 없이 신체적·정서적 결핍 상태가 생겨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 등) 다른 나라의 독신 남성들이 해외에서 신부를 찾지만 중국은 ‘노총각’ 수가 너무 많아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면서 “중국에서 아내를 찾는 3000만명이라는 수는 상당수 국가에서 전체 인구보다도 많다“라고 덧붙였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을 연구하는 학자들을 겁박하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을 연구하는 학자들을 겁박하는 중국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 소재 중앙유럽아시아연구소의 마체이 시말시크 소장은 지난 3월 30일 e메일을 열어 보고는 공포에 휩싸였다. 그의 메일에는 “잠은 잘 자고 있나? 길을 걸을 때 매우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거야”라고 협박성 내용이 담긴 까닭이다. 다음날 같은 발신인으로부터 온 두번째 메일에는 “인내심을 가져라. 빅 브라더(국가의 비합법적인 감시체계)가 너를 지켜보고 있다”는 글도 적혀 있었다. 발신자는 브라티슬라바의 중국 공자학원 원장이었다. 세계 160여개국 540여곳에서 운영되는 공자학원은 공식적으로는 해외에서 중국의 언어와 문화를 알리는 기관이다. 하지만 중국의 자금 및 인력 지원을 통해 실질적으로 해당 국가의 여론 조작과 스파이 활동에 관여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중국 문제를 연구하는 서방 학자·연구자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 중국에 대해 불리한 사실을 폭로하거나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이들을 겨냥해 메일·막말 등을 통해 전방위 공격을 퍼붓고 있기 때문이다. 시말시크 소장은 자신이 공동 저자로 참여한 슬로바키아 내 중국 기관의 자금 흐름과 영향력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은 뒤 해당 메일을 받았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10일 보도했다. 그는 “그간 익명의 공격은 많이 받았지만 이번엔 다르다”며 “중국 기관의 공식 직함을 가진 사람으로부터의 공격이라는 점이 우려된다”고 털어놨다. 중국 정부는 공자학원이 외교사절단이라는 것을 부인하고 있지만, 그들은 중국의 공식 경로와 강한 연계성을 지니고 있다. 영국 런던 소재 아시아·아프리카연구소 산하 중국연구소 스티브 쩡(曾) 소장은 “그들은 중국 당중앙 선전부에 의해 운영·관리되고 있다”며 “그것이 정당인지 정부인지를 따지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SCMP는 시말시크 소장이 받은 메일에 대한 문의에 해당 공자학원 원장은 “농담이었다”고 사과했지만 이런 메일이 자국 비판에 재갈을 물리려는 중국 정부의 일련의 조직적인 행위 중 하나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시아 정치 전문가인 알렉산더 듀칼스키스 더블린대 교수는 “중국 정부와 연관된 기관들이 중국에 불리한 사실을 폭로한 연구자들을 처벌하려고 한다”며 과거에도 중국 연구자들이 중국 비자를 거절당하거나 중국 내 정보 접근, 심지어 현지 친구들을 사귀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에는 전략이 공개적으로 바뀐 듯하다”며 “관영 언론매체나 대사관을 통해 연구자들을 공격하고 제재함으로써 겁을 먹기를 바라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교관들도 유럽 학자 때리기에 가세했다. 프랑스 주재 중국대사관은 대만을 편들고 중국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프랑스 학자를 매도했다. 주프랑스 중국대사관은 3월 19일 트위터에 프랑스 싱크탱크 전략연구재단(FRS) 소속 동북아시아 전문가 앙투안 봉다즈 박사를 향해 “삼류 불량배”라고 폭언을 퍼부었다. 21일에는 대사관 홈페이지에 “대만과 가까운 이데올로기 선동자”라며 “연구자를 가장해 중국을 거칠게 공격하는 미친 하이에나”라고 공격했다. 중국대사관이 막말을 퍼부은 것은 제라르 라르셰 상원의장 등 프랑스 정치인들이 올여름 대만 방문 계획을 세운 것이 발단이다. 루사예(盧沙野) 주프랑스 중국대사는 “의원들이 대만을 방문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요구했지만, 프랑스 외무부는 “개입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봉다즈 박사가 이런 프랑스 외무부의 결정을 환영한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자 중국대사관이 그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22일에는 중국 정부가 신장(新疆)위구르 문제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온 연구소와 유럽의회를 제재했다. 외교부는 “중국의 주권과 이익을 심각히 침해하고, 악의적으로 거짓말과 가짜정보를 퍼뜨린 유럽 측 인사 10명과 단체 4곳을 제재한다”며 EU이사회 정치안전위원회(PSC)와 독일 싱크탱크인 메르카토르중국학연구소(MERICS)를 제제 명단에 올렸다. EU가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과 함께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에 대해 제재를 발표하자, 중국이 곧바로 보복 제재를 발표하며 맞대응한 것이다. 한나 노이만 유럽의회 인권소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우리가 행사에 초청한 일부 중국 연사들이 제재 대상 기구에 협조할 경우 자신들도 제재를 받을 것을 우려해 참가 의사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유럽 학자들에 대한 제재를 비판하는 유럽 싱크탱크 대표들의 공개서한에 이름을 올린 한 인사는 중국대사관으로부터 “중국의 이름에 먹칠한 자들에는 대가가 따를 것”이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외교관들의 공격적이고 거친 언사도 부쩍 잦다. 지난달 29일 일본 주재 중국대사관 트위터에 “미국이 ‘민주주의’를 가지고 오면 이렇게 된다”는 글과 함께 그림 한 장이 올라왔다. 성조기 문양의 검은 옷을 입은 ‘죽음의 신’이 피 묻은 낫을 들고 이라크와 리비아, 시리아 등 이슬람국가를 공격하는 듯한 모습을 묘사한 그림이었다. 이 트윗은 취임 100일을 맞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민주주의가 중국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데 내기를 걸고 있다”며 중국을 겨냥한 직후 올라왔다. 미국이 민주주의의 가치를 앞세워 다른 나라를 공격하는 모습을 비판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게시물이 논란이 되자 중국대사관은 이를 삭제했다. ‘싸움닭’으로 불리는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올린 트윗 때문에 일본과 마찰이 빚기도 했다. 자오 대변인은 지난달 26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을 비판하기 위해 일본의 유명 목판화 작품을 패러디한 그림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원작자가 살아 있다면 그도 오염수에 대해 매우 우려할 것”이라고 적었다. 패러디 작품에선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바다에 원전 오염수를 버리고 파도 뒤로 무덤을 연상시키는 배경도 보인다. 일본 외무성이 삭제를 요구하자 그는 오히려 “그림은 정당한 민의를 반영한 것”이라며 사과해야 할 쪽은 오염수 방류를 결정한 일본이라고 맞받았다. 리양(李楊)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로 주재 중국총영사는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향해 “당신의 큰 업적은 캐나다를 ‘미국의 주구’(走狗·running dog)로 만든 것”이라는 내용의 트윗을 올려 외교적 결례라고 망신당했다.기업체들도 이를 거들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신장자치구에 대한 가짜정보를 유포해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경제적 손해를 끼쳤다며 독일 학자를 중국 법원에 고소한 것이다.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영문 자매지 글로벌타임스(GT) 등에 따르면 신장자치구 내 다수의 기업과 개인은 지난 3월 신장 지방법원에 위구르족 탄압을 비판해온 독일 인류학자 아드리안 젠츠 박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고소인들은 그가 강제노동 등 신장 관련 거짓소문을 퍼뜨렸다며 사과와 함께 명예회복 조치 손해배상 등을 요구했다. 젠츠 박사가 트위터 등에 신장 관련 선정적인 보고서를 다수 발표하고 잘못된 학문적 연구를 날조했다는 것이다. 국제 사회가 수년 전부터 신장 내 재교육 수용소에서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 이슬람교도 100만 명이 강제노동에 동원되고 있다고 주장해왔는데, 젠츠 박사가 이와 관련있다는 게 중국의 주장이다. 이들은 젠츠 박사의 ‘유언비어’가 일부 기업·국가가 신장자치구 지역의 면화제품 수입을 중단해 농민과 가공업체가 큰 경제적 손실을 입혔다며 그를 악명높은 반중국 인사로, 신으로부터 반중국 활동을 하도록 임무를 부여받았다고 믿는 극우 근본주의 기독교도라고 맹비난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허위정보 유포활동’을 강화하는데 힘입어 그가 무명의 연구자에서 일약 신장자치구 지역전문가로 유명해졌다는 게 이들의 시각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여기는 중국] “공무원은 생일파티 금지”…법으로 절약 강요하는 정부

    [여기는 중국] “공무원은 생일파티 금지”…법으로 절약 강요하는 정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반부패 및 근검절약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 지방 정부가 해당 공산당원과 공무원 등의 생일파티, 집들이 및 기타 축하 행사를 강력하게 제한하는 새로운 법안을 발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윈난성 원산좡족먀오족자치주 후닝현 당국은 이번 달부터 200위안(한화 약 3만 5000원) 이상의 생일선물을 주고 받거나 3일 이상 장례식을 치르는 일 등을 금지하는 새로운 법안을 공개했다. 해당 법안에는 결혼식·장례식을 제외하고 생일파티나 대학 입학 및 졸업 축하 파티 등의 행사를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으며, 이러한 규정은 현지의 공산당원과 공무원 및 마을 지도부에게 적용된다.이 법안은 근검절약을 위해 결혼식과 장례식을 단출하게 치르라는 중앙정부의 지침을 따르는 동시에 문명화되고 깨끗한 환경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SCMP에 따르면 결혼식에서 하객이 신부와 신랑에게 축의금을 전하거나 장례식에서 부의금을 전하는 것은 중국 고유의 풍습이지만, 현금을 받는 주체가 공산당원 또는 공무원이라면 뇌물죄에 해당할 수 있다.해당 법안의 적용을 받는 공산당원과 공무원, 마을 지도부 등은 결혼식의 경우 사전에 장소와 시간, 하객 명단과 비용 등을 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결혼식 연회의 1인당 비용은 식당에서 여는 경우 1인당 50위안(약 8750원) 미만, 자택에서 여는 경우 테이블당 300위안(약 5만 2500원) 미만이어야 한다. 또 결혼식 카퍼레이드에 사용되는 차량의 수는 10대를 넘어서는 안 된다. 장례식은 절차가 모두 끝난 뒤 10일 이내에 알려야 한다. 전통적으로 중국의 결혼식과 장례식은 주최 측의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주요한 지표로 여겨져 온 만큼 호화롭고 성대하게 여는 관례가 있었다. 특히 전통을 강조하는 일부 시골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짙었던 만큼,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8월 “음식 낭비 현상에 가슴이 아프다”고 말하면서 근절 방안을 마련토록 직접 지시한 바 있다. 이에 접시를 깨끗하게 비운다는 의미의 ‘광판(光盤) 운동’ 등이 시작됐고, 같은 해 12월에는 중국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를 통해 ‘반식품낭비법’ 법안이 마련됐다. 지난 4월 해당 법안이 통과된 뒤 중국에서는 이른바 ‘먹방’ 등의 콘텐츠를 제작 및 배포할 경우 최대 10만 위안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홍콩국가보안법 지휘 경찰 마사지 업소 방문 적발에 ‘시끌’

    홍콩국가보안법 지휘 경찰 마사지 업소 방문 적발에 ‘시끌’

    ‘홍콩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관할하는 경찰 2인자가 무면허 마사지 업소 불시 단속에서 적발돼 망신을 샀다. 홍콩 시민들의 강한 반발에도 보안법 시행에 앞장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에게 훈장을 받은 인물이다. 1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친팡(프레데릭 최) 홍콩 경찰 국가안보국장은 한 달가량 휴가를 내고 업무에서 손을 떼라는 통보를 받았다. 경찰 소식통은 “무면허 마사지 업소 방문 자체가 위법 행위는 아니지만 최 국장의 일탈은 (엄정히 법을 집행해야 할) 조직 이미지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 경찰의 명예를 훼손한 만큼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최 국장은 홍콩 경찰이 무면허 마사지 업소 현장을 급습했을 때 현장에 있다가 잡혔다. 무면허 마사지 업소에서는 음성적으로 성매매가 이뤄진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7월 시행된 홍콩보안법을 관할하고자 홍콩 경찰 내 국가안보국을 신설했다. 홍콩보안법은 국가 분열과 국가 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에 대해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게 했다. 앞서 홍콩 경찰은 올해 1월 1000여명의 요원을 동원해 전직 의원과 변호사 등 민주 인사 53명을 국가정권 전복 혐의로 체포했다. 그러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때인 최 국장을 포함해 중국과 홍콩 관리 6명을 제재했다. 이들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고 금융 거래도 금지된다. 이에 홍콩 행정수반인 람 장관은 미 제재 대상에 오른 이들을 불러 국가 안보에 기여했다며 훈장을 수여했다. 정부 훈장까지 받은 인물이 성매매 연루 의혹에 휩싸이자 홍콩 누리꾼들은 ‘친중 인사들은 모두 위선자들이냐’며 댓글을 쏟아내고 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中 도시철도 보안요원, 女승객 소지품 사진 SNS에 올렸다 해고

    中 도시철도 보안요원, 女승객 소지품 사진 SNS에 올렸다 해고

    중국 광둥성의 한 도시철도역에서 근무하는 보안요원이 여성 승객의 가방 속을 촬영한 X-레이 사진을 SNS에 공개했다가 해고됐다. 홍콩 SCMP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이름이 광둥성 광저우와 포산을 잇는 도시철도 광포선의 한 역에서 근무하는 보안요원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7일 여성 승객의 가방 X-레이에서 수상한 금속물체를 확인했다. 보안요원은 여성 승객에게 가방 안을 보여달라고 요청했고, 가방 안에서는 각종 성인용품과 속옷 등이 쏟아져나왔다. 가방 주인인 여성은 철도 보안 규정을 어기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받은 뒤 가방을 들고 현장을 떠났지만, 문제는 그 이후에 발생했다. X-레이 사진을 확인하고 검문을 실시했던 보안요원은 당시 사진과 함께 “광저우에는 예쁜 여성이 많지만 진중해 보이지는 않는다. 체크무늬 치마를 입고 연예인처럼 보였는데, 가방 안에는 이런 것들이 있었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단체 채팅방에 있던 누군가가 이를 캡쳐해 온라인 게시판에 공개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를 공개한 사람은 “이렇게 예의가 없고 나쁜 사람에게 보안요원의 자격이 있다고 볼 수 있나요?”라고 물으며 “누가 이 사람에게 탑승자의 개인 소지품을 무단으로 촬영하고 부적절한 글을 남길 권리를 줬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SCMP에 따르면 광저우 도시철도 보안 검색대는 비효율적이며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2019년에는 광저우 지하철을 이용하려던 한 여성이 유령 같은 분위기의 짙은 화장을 했다는 이유로, 보안요원으로부터 탑승을 거부당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같은 해 말에는 또 다른 보안요원이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했다 발각돼 해고됐다. 이번에 논란이 된 보안요원 역시 곧바로 해고 통보를 받았으며, 경찰이 유사한 피해 사례가 없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광저우 도시철도 측은 공식 성명에서 “우리는 승객의 사생활을 유출하는 어떤 행위도 용납하지 않는다. 현재 보안 검사 부서의 직원들에 대해 조사하고 있으며,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법률 및 전문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팬데믹 장기화에 발 묶인 북중 열차 운행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이유로 북한이 1년 넘게 닫아 둔 중국과의 국경을 3~4월 중에는 열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였지만 5월이 된 지금도 상황 변화가 없어 궁금증을 자아낸다. 비료 등 필수 물자를 조달받기 위해서라도 북중 국제열차 운행을 재개할 것으로 보였지만, 인도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늘자 영내 방역 조치를 강화하는 쪽으로 정책을 선회한 것 아니냐는 진단이 나온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0일 현지 르포를 통해 “북중 접경지역인 중국 랴오닝성 단둥(인구 250만명) 지역 경제가 국경봉쇄 장기화로 인해 어려움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노동절 연휴(1~5일)에 중국 주요 관광지는 인산인해를 이뤘지만 단둥은 예외였다. 북한식당에는 대동강맥주 재고가 떨어졌고 북한 제품을 파는 상점들도 대부분 문을 닫았다. 유엔 제재로 해외 일자리를 잃고 북한으로 돌아가야 하는 노동자 수만명도 국경이 닫혀 오도 가도 못하고 있다고 SCMP는 설명했다. 북한은 중국에서 감염병이 급속도로 퍼지던 지난해 1월 말 북중, 북러 국경을 전면 봉쇄했다. 하지만 올해 초 중국 내 바이러스 확산이 통제되자 국경을 다시 개방한다는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다. 체제 유지에 필수적인 농사용 비료를 수입하기 위해서라도 열차 운행을 재개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4월부터 ‘북한 측이 비공식적으로 국경봉쇄 조치를 해제했다’, ‘북중이 화물·여객 열차 수송을 재개한다’ 등 외신 보도가 쏟아지자 열차 재개통 순간을 지켜보고자 국내외 취재진이 단둥으로 몰려가기도 했다. 이에 대해 베이징 소식통은 “북중 국경 동향과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아직 특별한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中 결혼 피로연서 ‘폴댄스’ 축하공연… “부적절” 비난 쏟아져

    中 결혼 피로연서 ‘폴댄스’ 축하공연… “부적절” 비난 쏟아져

    결혼식 피로연에서 폴댄스(봉춤)를 추는 여성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중국 내에서 화제를 모았다. 남녀노소가 모인 결혼식 피로연 장소에서 폴댄스 공연이 펼쳐진 것은 두고 찬반논란이 일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현지 동영상 SNS인 더우인에 공개된 영상은 지난주 허베이성 장자커우에서 열린 결혼식 피로연장의 모습을 담고 있다.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상체와 하체에 노출이 있는 화려한 무대 의상을 입은 여성이 폴댄스를 추고 있는 영상이다. 피로연장 한가운데서 폴댄스를 추는 댄서 주위는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로 가득 차 있었다. 해당 영상을 본 한 더우인 사용자는 “(결혼식 피로연에서 폴댄스 공연을 하는 것이) 적절한가? 노인과 어린이들도 함께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이런 춤을 춘다는 것은 너무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해당 영상이 촬영된 장자커우에서 웨딩플래너로 일하는 리밍은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피로연에서 폴댄스를 선보이는 것은 일반적인 관행이 아니며,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나는 (피로연에서의 폴댄스 공연이) 매우 저속하다고 생각하며, 이런 결혼식을 기획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에서 자동차 쇼와 같은 행사가 열리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더 많은 사람이 행사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폴댄스 공연을 활용해 왔지만, 결혼식에서 폴댄스 공연을 보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상하이에서 폴댄스 학원을 운영하는 대표 천 씨는 SCMP와 한 인터뷰에서 “실제로 결혼식에서 공연해 달라는 요청은 매우 드물다. 그나마 신부가 무용수였거나 폴댄스에 관심이 많은 경우에나 가능하다”면서도 “폴댄스는 라틴댄스처럼 사람들을 즐겁게 하기 위한 댄스 공연일 뿐”이라고 옹호했다. 현지에서는 남녀노소가 모두 모인 결혼식에서의 폴댄스 공연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찬반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엉뚱한 곳에서 펼쳐진 폴댄스 축하 공연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 광둥성 선전시의 한 유치원이 입학식 및 개학식에서 폴댄스 공연을 선보여 빈축을 샀었다. 당시 영상에서는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이 유치원생과 학부모 앞에서 춤을 추고 있고, 일부 어머니들은 아이들이 춤을 보지 못하도록 행사장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영상이 퍼지면서 논란이 되자 해당 유치원이 속한 교육국 측은 “유치원 입학식에서 폴댄스 공연을 준비한 것은 부적절한 처사”라면서 해당 유치원 원장을 해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여당 대선 패배 우려로 미중 신냉전 전쟁터 내몰린 한국 반도체”

    “여당 대선 패배 우려로 미중 신냉전 전쟁터 내몰린 한국 반도체”

    내년에 치러질 한국 대선이 세계 반도체 산업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에 국방을 의존하는 한국의 최대 반도체 판매시장이 중국이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미국에 우호적인 보수야당이 승리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반도체 공급망 동맹’을 본격화하면 중국에서 한국 기업을 겨냥해 ‘제2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처체계)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6일 “한국을 첨단 기술강국으로 변모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반도체 산업이 미중 패권경쟁 전선에 놓였다”며 “이제 한국에서 반도체 산업은 경제뿐 아니라 외교·안보의 영역으로 승격됐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분야의 선두 주자지만, 핵심 설계 기술이나 제조 역량 등은 미국 기업의 지원을 받는다. 반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삼성전자의 중국 본토 매출 비중은 전체의 27%로 북미 시장보다 높다. 미국의 기술을 이용해 중국에서 큰돈을 벌고 있다. 현재 경쟁업체인 대만 TSMC는 바이든 행정부에 발맞춰 미국 공장을 최대 6개로 늘리는 등 ‘반도체 동맹’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삼성도 오는 21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 맞춰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미 백악관에서 열린 반도체 회의에도 참석한 터라 자의반 타의반으로 ‘통 큰 선물’을 내놓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이를 가만히 지켜만 볼지 미지수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10월 미국 관리들이 서울에서 “한국도 중국의 기술 지배에 반대하는 ‘클린 네트워크 캠페인’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데이터 지배’ 위협에 맞서 자유세계만의 별도 공급망을 구축하자는 취지다. 당시 한국은 “이는 민간기업이 결정해야 할 문제”라며 정부가 개입할 사안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패하면 미국의 중국 배제 기조가 바뀔 수 있어 최대한 신중을 기하려는 속내가 담겨 있었다. 그러나 후임자인 바이든 대통령 역시 언어만 좀 더 세련되게 구사할 뿐 중국 압박 기조를 누그러뜨릴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지난 4년간 문재인 대통령은 ‘전략적 중립’을 통해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오랜 관계 사이에서 균형을 이뤘다. 이를 통해 한국은 전임자(박근혜 대통령) 때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해 생겨난 중국과의 긴장을 줄였다. 하지만 최근 여당인 민주당이 부동산 정책 실패와 부정부패 등이 겹쳐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져 차기 대선 승리가 불투명해졌고, 지금의 ‘전략적 중립’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 알 수 없게 됐다고 SCMP는 덧붙였다. 내년 대선에서 보수야당(국민의힘)이 승리한 뒤 미국·일본과 공조해 새로운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앞장선다면 최악의 경우 사드 배치 때 롯데 등이 사실상 중국에서 퇴출됐던 것처럼 한국 기업들이 또 한 번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SCMP는 진단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속보] 중국, 호주와 고위급 경제 대화 ‘무기한 중단’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6일 “중국과 호주 간 ‘전략 경제 대화’를 ‘무기한 중단’한다”고 밝혔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위원회는 “이번 결정은 ‘중국-호주 협력에 대한 호주 정부의 태도’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부 호주 연방 정부 관리들이 냉전적 사고 방식과 이념적 차별을 바탕으로 중국과 호주 간 정상적인 교류·협력을 방해하려는 조치에 나섰다”고 비난했다. 코로나19 확산 책임론을 두고 두 나라 간 갈등이 갈수록 고조되는 가운데 지난달 21일 머리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은 “빅토리아주 정부가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하고자 중국 정부와 교환한 업무협약(MOU) 2건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호주 지방정부와 중국 간 합의가 국가의 외교 정책과 상충된다고 판단해서다. 이에 중국 정부는 호주에 유감을 표한 뒤 보복을 공언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온라인 쇼핑몰서 산 고무보트… 中·대만 함정 수백 척 뚫었다

    온라인 쇼핑몰서 산 고무보트… 中·대만 함정 수백 척 뚫었다

    양안 갈등 속 경계 최상위·파도도 높아비행기 입국 대신 위험한 대만해협 횡단 전문가 “일반인 아닌 항해 전문가일 것”“中, 대만 시험하려고 보낸 인물” 주장도한 중국인이 고무보트를 타고 대만으로 귀순해 의문을 낳고 있다. 양안(중국·대만) 갈등이 최악으로 치달아 하루가 멀다 하고 군사 훈련이 벌어지는 대만해협을 어떻게 횡단했는지 논란이 커지고 있다. 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인 저우시안(33)은 지난달 30일 오전 10시쯤 푸젠성에서 고무보트로 11시간 동안 180㎞가량을 표류해 대만 중부 타이중에 도착했다. 푸젠성은 대만과 가장 가까운 중국 본토 지역이다. 대만 인부들에게 발견된 저우는 “나는 범죄자나 지명수배자가 아니다. 대만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동경한다”면서 “중국에 일자리가 없어 여기로 왔다”고 말했다. 중화권에서는 그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그는 중국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서 1만 1000위안(약 190만원)을 주고 산 보트를 타고 왔다고 밝혔다. 사실이라면 저우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250척이 넘는 해경 함정과 수십 척의 해군 함정을 띄워 감시하는 대만해협을 유유히 빠져나온 것이 된다. 하지만 홍콩에서 어선 회사를 운영하는 찬밍은 빈과일보에 “그는 일반인이 아니라 항해 전문가”라고 주장했다. 저우가 타고 온 보트 사진을 분석한 결과 필요한 연료의 두 배 이상을 챙겼고, 모터 고장에 대비해 발로 밟아 동력을 얻는 페달도 준비했다는 이유다. 대만해협의 기상 조건과 해류 흐름까지 조사해 출발일을 정한 것 같다고도 했다. 대만 해안경비대 소식통도 SCMP에 “대만해협은 파도가 높고 날씨 변화가 심하기로 유명하다. 고무보트로 통과했다는 것을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그가 어선을 타고 대만 인근으로 들어온 뒤 (타이중 부근에서) 고무보트를 띄운 것으로 의심한다”고 전했다. 여기에 중국과 대만은 상호 방문이 가능하다. 범죄자나 지명수배자가 아니라면 코로나19 종식 뒤 비행기로 들어가도 되는데, 굳이 목숨을 걸고 밀항한 것이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반응도 있다. 대만 국방안전연구원의 쑤쯔윈 연구원은 “그가 대만의 해안 방어체계를 시험하고자 중국이 보낸 인물일 가능성도 조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어찌 됐건 대만 정부는 발칵 뒤집혔다. 중국의 도발 위기가 커지는 상황에서 국가 안보에 심각한 구멍이 생겼기 때문이다. 추궈청 대만 국방부 장관은 지난 3일 기자들에게 “경계가 어떻게 뚫렸는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코로나 변이·백신 거부에… 전문가 “美 집단면역 힘들 것”

    코로나 변이·백신 거부에… 전문가 “美 집단면역 힘들 것”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사태를 끝낼 유일한 해법으로 여겨지던 ‘집단면역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비관론이 대두되고 있다. 바이러스 변이가 많아 완전한 근절이 어렵고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백신 접종을 꺼리고 있어서다. 3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버지니아주의 한 커뮤니티칼리지(2년제 공립대)에서 “여름이 끝날 때쯤 우리는 지금과 다른 위치에 있을 것”이라면서 “집단면역의 정의에 대한 논쟁이 있기는 하다. 그것은 (평균 접종률이) 70%, 68%, 81%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집단면역 기준치에 이견이 있지만 코로나19 퇴치에는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는 “과학자들과 공중보건 전문가들 사이에서 ‘최소한 가까운 미래에는 집단면역 달성이 힘들 것이다. 영원히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대유행 초기 “백신만 나오면 집단면역이 생겨 코로나19를 추방할 수 있다”던 전망에서 상당 부분 후퇴한 것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 등은 미국 내 집단면역 기준선을 접종률 80% 이상으로 본다.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의 30%가량은 백신 접종을 원치 않는다. 이들을 설득하지 못하면 집단면역은 난망하다. 설사 90% 넘게 백신을 맞더라도 접종률이 낮은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거나 외국에서 유입될 수도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중국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세계 30개국에 백신을 공급하기로 해 국내외 백신 수요를 맞추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중 정서를 누그러뜨리려는 ‘백신외교’를 위해 무리하게 백신을 수출하다 보니 정작 국내 수급에 차질이 생겼다는 것이다. 니콜라스 토마스 홍콩성시대학 교수는 “중국이 백신 생산을 크게 늘리지 않으면 외국에 한 약속도 지키지 못하고 국내 백신 접종 목표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중국산 백신의 효능이 떨어지는 것도 걸림돌”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집단면역이 달성 가능하다’는 반론도 상당하다. 화이자와 함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우구르 사힌 최고경영자(CEO)는 “7~8월이면 유럽에서 집단면역이 생길 것”으로 자신했다고 도이체벨레(DW)방송이 전했다. 기존 백신이 대부분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를 내 팬데믹 사태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견해다. 데일 피셔 싱가포르 국립의대 교수도 CNBC방송에 “집단면역은 코로나19를 종식하려는 게 아니라 지역사회 전파를 막으려는 것”이라며 “면역 인구 비율이 70% 정도가 되면 (바이러스 근절은 못 해도) 추가 감염은 막을 수 있게 된다”고 낙관했다. 이스라엘 역시 전체 인구 930만명 중 54%인 500만명이 접종을 마쳐 집단면역을 얻었다고 자체 평가한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안 내놓나, 못 내놓나’ 中 인구 센서스 미스터리

    ‘안 내놓나, 못 내놓나’ 中 인구 센서스 미스터리

    중국에서 10년 단위로 이뤄지는 인구 센서스 결과가 전 세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해 마무리된 통계 발표가 지금까지 미뤄지고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출생율 급감과 사망률 급증이 겹쳐 14억명 아래로 떨어진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4일 “중국의 7차 인구 센서스가 국가 최악의 기밀 사항이 됐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4월 초까지 인구 통계를 공개하겠다”고 했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도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어서다. 중국 인구가 논란이 된 것은 올해 1월부터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2020년 국가 통계’를 발표하면서 인구 분야만 쏙 빼놨다. 당시 정부는 “10년에 한 번씩 실시하는 센서스 결과로 대체하고자 공개를 미뤘다. 4월 초에는 통계를 내놓겠다”고 했다. 중국은 10년마다 인구 센서스를 하는데 최근 조사는 지난해 실시됐다. 인구 통계 발표가 지체되자 다양한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 가장 일반적인 추정은 ‘중국의 통계 학자들이 검증에 시간을 쏟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처럼 인구가 10억명이 넘는 나라에서 전국 통계를 취합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중국이 세계 1위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하려는 전환기에서 사회 정책 마련의 초석이 될 인구 집계에 신중을 기하려는 의도라는 설명이다. 이 가설이 맞다면 중국 정부의 발표 지연은 단순한 기술적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의 출산율이 급감해 대책 마련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중국 국가통계국은 “2019년말 기준 중국 인구가 전년 대비 467만명 증가한 14억 5만명”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은 가파른 인구증가를 막고자 1978년 ‘한 자녀 정책’을 도입했다가 인구 고령화가 심해지자 2016년 두 자녀를 허용했다. 그럼에도 출산율은 반등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감염병 사태로 가임 여성들이 임신을 꺼렸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신생아 수가 크게 줄었을 수 있다. 만약 중국의 인구가 14억명 아래로 떨어졌다면 중국 사회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조만간 ‘세계 최대 인구대국’ 자리를 인도에 내줄 가능성이 크다. 통계 발표를 하면서 새 경제·사회 대책도 제시해야 한다. 사회주의 국가 특성상 이는 극비에 부쳐질 수밖에 없어 통계 발표가 미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바이러스 사태로 엄청난 사망자가 생겨난 탓에 이를 통계적으로 어떻게 처리할 지 고심하고 있다는 추정도 있다. 앞서 홍콩 빈과일보는 첫 집단감염 발생지역인 후베이성 우한의 연금 수령자 수를 근거로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줄여서 발표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후베이성 민정부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1분기에만 80세 이상 연금 수령자 명단에서 15만여명이 사라졌다”며 “후베이성 공식 발표보다 최소 5배가 넘는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사망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정부가 60년 만에 처음으로 인구가 줄어들었다는 것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1960∼1961년 대기근의 여파로 인구가 감소한 이후 처음이다. FT 보도대로면 중국 인구가 통상 예측보다 훨씬 빨리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에 접어었다는 것을 뜻한다. 곧바로 중국 국가통계국은 웹사이트에 올린 한줄짜리 성명에서 “중국 인구는 2020년에도 계속 증가했다”고 반박했지만 구체적인 자료는 내놓지 않았다. SCMP는 “중국의 출산 제한이 결과적으로 자멸적인 정책으로 판명됐다. 중국도 한국과 일본, 대만의 길을 따라가고 있다”면서 “중국은 일본보다 훨씬 더 빠르게 늙어 가고 있다. 중국의 연금 및 의료 시스템이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아시아판 나토’ 출현 우려 中 “韓 쿼드 참여 가능성 수차례 문의”

    ‘아시아판 나토’ 출현 우려 中 “韓 쿼드 참여 가능성 수차례 문의”

    중국이 한국에 미국 주도 ‘반중 블록’인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참여 여부를 수차례 문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쿼드를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로 확대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을 두고 중국이 크게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4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중국이 쿼드를 자국 영향력을 억제하려는 움직임으로 보고 참여국 확대를 염려하고 있다고 SCMP는 설명했다. 매체는 “한국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쿼드 참여 초청을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을 지속해서 밝혀왔다”고 전했다. SCMP는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한국이 머지 않아 쿼드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을 버릴 수 있다”면서 “한국이 쿼드에 참여하면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안보에 중대한 도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첸융 저장대 인문학원 한국연구소 부교수는 “미국이 한국에 구애해서 미일·한미 동맹을 삼각동맹으로 통합하고자 한다”면서 “한국이 쿼드에 참여하면 결국 삼각 동맹이 만들어진다. ‘동북아시아의 나토’가 될 것”이라고 봤다. 비잉다 산둥대 동북아학원 부원장은 “동북아 지역에서 반중국 연합이 형성되면 중국에 큰 압박이 되고 군사적 충돌 위험도 커질 것”이라면서 “한반도 문제를 둘러싸고 ‘북중러 대 한미일’의 진영 대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탕샤오양 칭화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중국은 쿼드 확대가 태평양에서 인도양에 이르는 지정학적인 포위망을 형성할 가능성을 걱정한다”면서 머지않아 영국·캐나다 등 ‘파이브 아이스’(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동맹국이 쿼드에 참여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남중국해 주변국 겁박하는 중국 해상민병대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남중국해 주변국 겁박하는 중국 해상민병대

    지난달 7일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내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인근 휫선 산호초에서 중국 선박 220여 척이 떼지어 몰려와 정박하면서 긴잠감이 감돌았다. 필리핀 해상경비대는 즉각 남중국해 내 EEZ에서 중국 해상민병대가 탄 것으로 보이는 줄지어 늘어선 선박 수백척이 목격됐다고 관계 기관에 보고했다. 이에 정부부처 연합체인 ‘서필리핀해(남중국해의 필리핀 명칭) 태스크포스’(NTF-WPS) 측은 성명을 통해 “청명한 날씨에도 암초 부근에 몰려 있던 중국 선박은 조업 활동을 한 흔적도 전혀없는 데다 어민들도 보이질 않고 야간에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항행 안전에 대한 위험과 함께 어류 남획 및 해양환경 파괴가 우려된다고 중국을 비판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기자회견을 통해 “남중국해를 포함한 태평양 지역의 필리핀 군대, 공공 선박 또는 항공기에 대한 무장 공격은 미국·필리핀 상호 방위조약에 따른 우리의 의무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필리핀의 EEZ를 제멋대로 침범하고 실효지배권을 강화하려는 시도가 계속되면 군사적 개입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중국 선박은 지난달 29일 기준으론 44척만 남았고 나머지는 인근 수역 영유권 분쟁 도서로 흩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핵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 ‘해상민병대’가 이슈로 떠올랐다. 중국이 상대방의 군사적 대응을 어렵게 하기 위안 방편으로 해상민병대를 적극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 필리핀, 베트남 등 3개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南沙群島)의 휫선 산호초에 지난해 말부터 점거해 필리핀과 중국 간 긴장을 일으킨 중국 선박 떼가 해상민병대라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CNN은 중국이 1995년 미스치프 산호초(美濟礁))와 2012년 스카보러(黃巖島) 산호초를 실질적인 통제 속에 넣을 때도 해상민병대가 활용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이 선박들이 풍랑을 피해 휫선 산호초에 일시적으로 피난했다고 주장했다.해상민명대는 남중국해에서 중국 인민해방군의 선봉을 자처하며 다른 나라 함대의 이동상황이나 산호초 매립, 군사기지 건설 등에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국제법상 상대국 해군이나 해경 입장에서는 민간인처럼 보이는 이들을 직접 물리력을 동원해 제지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활동 범위를 넓혀가면서 중국의 실효지배권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중국보다 국력이 약한 국가는 해상민병대를 제지하기는 쉽지 않다. 해상민병대가 중국 정부와 관련돼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아는 까닭에 이들을 건드리면 중국의 강경 대응을 촉발할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해서다. 중국은 해상민병대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만큼 다른 나라 해군력이 이들을 공격하면 ’민간인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해상민병대 활동이 늘어나면서 군사적 대립을 촉발하는 임계점에 이르렀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실제 미국과 필리핀 국무·외교장관은 휫선 암초 사태와 관련해 통화하면서 양국 상호방위조약이 휫선 산호초를 비롯해 남중국해에도 적용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미국과 필리핀은 합동군사훈련 ’발리카탄‘을 12일부터 2주간 진행하고 있다. 해당 훈련은 지난해엔 코로나19 사태로 취소됐는데 휫선 사태로 남중국해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재개돼 주목된다. 해상민병(Maritime Militia)은 사회주의 중국 건국 초 국민당군의 공격을 막으면서 연안 조업과 해군력 열세를 보강하는 수단으로 설립됐다. 평소에는 생업에 종사하다가 훈련과 물자운반, 해상 시위 등 군사적 활동을 수행하거나 해군·해경의 정보원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규군에서 훈련을 받고 군인과 같이 봉급과 연금 등 혜택을 받는 준(準)해군으로 활동한다. 2014년 광둥(廣東)군구의 차오저우(潮州)군분구는 해상민병대에 정찰 및 감시, 연락에 필요한 최신식 장비들을 장착하도록 하기도 했다. 미군 태평양사령부 합동정보센터 작전국장을 지낸 칼 슈스터는 ”해상민병대는 자동화기를 싣고 다니며 선체를 강화해 근접 시 매우 위협적“이라며 ”최고 속력도 18∼22노트(시속 33∼41㎞)로 대부분 어선보다 빠르다“라고 설명했다.이런 만큼 해상민병대는 중국이 군을 개입시키지 않고 분쟁지 영유권을 주장하는 역할을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 해군과 해병대, 해안경비대 사령부가 지난해 12월 공동 발간한 보고서에서 ”해상민병대는 중국이 다른 나라 주권을 전복하고 그들의 불법 주장을 관철하는 데 사용된다“라고 규정했다. 미 해군참모대학 코너 케네디 교수와 앤드루 에릭슨 교수는 해상민병대를 ‘국가가 조직·발달시키고 통제하는 무력집단(force)으로 군 지휘체계 아래 운용되며 국가가 뒷받침하는 행위를 수행한다“라고 정의했다. 데릭 그로스먼 랜드연구소 군사분석가는 1974년 중국이 남베트남과 파라셀 제도(西沙群島·베트남명 호앙사)를 두고 분쟁을 벌일 때 해상민병대를 활용하면 미국의 동맹을 위협할 때 미국이 개입할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점을 확인해 해상민병대의 유용성을 인식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로 병합하기 위해 군번과 계급장 없는 녹색 군복 차림의 ‘리틀 그린맨’(Little Green Man)으로 불린 민병대를 투입한 것과 유사하게 중국도 어민들에게 해군과 유사한 푸른 군복을 입혀 파란색 선체의 어선에 위성항법장비와 위성 통신장비를 탑재한 ‘샤오란런’(小藍人·Little Blue Man), 즉 해상민병대를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 투입하고 있다는 얘기다. 에릭슨 교수는 이 해상민병대와 18만 7000척 이상인 중국 어선단이 통합운용된다고 CNN에 설명했다. 해상민병대는 18~35세 어민들이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돼 있고, 퇴역 군인들이 대거 투입되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구체적인 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해상민병대는 현재 30만명 규모로 추정된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2013년 4월 하이난(海南)성 탄먼(潭門) 해상 민병부대를 방문해 “현대식 장비를 익히고 작업 능력을 키우며, 어민을 인솔해 바다에서 돈을 벌면서 먼바다 정보를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섬과 암초 건설 작업을 도우라”고 격려했다. 세계 어느 정상도 이 같이 어선의 군사작전 투입을 격려하는 경우는 없었다.특히 해상민병대는 중국 불법어업도 주도한다. 통상 어선은 2∼3척이나 해상민병대가 주도하는 어선군은 100∼300척이 떼지어 해당 해역에서 어종을 말살하는 ‘싹쓸이’ 불법어업을 자행하는 까닭이다. 지난해 8월에 칠레와 콜롬비아, 페루와 에콰도르 4개국이 이들 인근 해역에서의 중국 불법 어업에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하는 상황으로까지 악화됐다. 휫선 산호초에 정박한 중국 선박 220척이나 됐을 만큼 중국 해상민병대의 핵심 전술은 ’인해전술‘이다. 존스홉킨스대 슈시엔 루 연구원과 컬럼비아대 조너선 팬터 연구원은 “중국 어선단은 물리적 위협이라기보다는 ’방해물‘에 해당한다”며 “(바다에) 제한된 수만 존재해도 군함의 대잠작전이나 헬리콥터를 활용한 비행작전을 억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 대표적인 사례는 2015년 10월 미 해군 소속 이지스 구축함 라센함이 남중국해 인공섬의 12해리 이내로 진입해 초계 작전을 수행하자 중국 어선단 수백척이 달라붙어 ‘벌떼 전술’로 압박했던 일이 꼽힌다. 당시 미 이지스함은 외형상 중국 선박들이 군함이 아닌 어선이어서 강력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 실제로 중국 해상민병대의 행패는 필리핀 뿐만 아니라 우리도 연례행사로 당하는 일이기도 하다. 서해 꽃게잡이철만 되면 수백척씩 떼를 지어 몰려와 순시선과 해경선을 들이받고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생산 중단 vs 자급 추진… G2發 ‘희토류 세계대전’

    생산 중단 vs 자급 추진… G2發 ‘희토류 세계대전’

    ‘4차 산업혁명의 쌀’로 불리는 희토류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희토류의 공급망 취약점을 검토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중국이 희토류 생산을 일시 중단하는 ‘무기화’ 전략으로 맞받아쳐 미중이 정면충돌하는 모양새다. 중국 최대 희토류 생산지 장시(江西)성 간저우(州)시는 지난 9일 환경보호를 위해 이달 말까지 희토류 생산을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간저우시 희토류 기업의 40~50%는 생산을 중단했고, 생산 중단 조치는 4월 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영문 자매지 글로벌타임스(GT)는 보도했다. 희토류 생산 중단은 중국 정부의 생태환경 조사를 앞두고 이뤄졌는데, 생태환경 조사는 새달 7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GT는 희토류 수요 급증으로 기업들이 휴일도 없이 하루 24시간 채굴하는 바람에 심각한 환경 문제가 초래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생산 중단 사업장들은 대부분 황산화물 등 환경오염 물질을 대량 배출하는 희토류 분리·폐기 공장이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환경보호를 희토류 생산 중단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전략 자원인 희토류를 무기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관세 폭탄을 퍼부으며 중국을 압박할 때 중국은 대응 수단으로 희토류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2019년 5월 20일 간저우시 희토류 생산시설을 직접 방문해 “희토류는 중요한 국가 전략적 자원이자 재생 불가능한 자원”이라고 결의를 내비쳤다. 이어 공업정보화부가 지난 1월 희토류 생산·수출을 규제하는 근거인 ‘희토류 관리조례’ 초안을 내놨고, 자연자원부는 지난달부터 양쯔강과 황허(黃河) 연안 지역의 불법 토지 점거와 파괴, 불법 채굴 등에 대한 감시에 착수했다. ●희토류, 반도체·배터리·첨단무기 원료 이런 마당에 바이든 미 대통령은 취임 한 달도 안 된 지난 2월 희토류 등 4개 품목의 공급망 취약점을 100일간 검토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은 향후 1년간 희토류 산업에 대한 공급망을 검토하고 산업의 취약점 및 생산 확충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치킨게임을 방불케 하는 패권 다툼 속에 중국이 미국의 아킬레스건인 희토류 수출 금지 카드를 만지작거리자 미국도 대중 의존도롤 낮추고 자급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미국은 한 해 1만t가량의 희토류를 수입하는데 이 중 80%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희토류는 원소 주기율표에서 57번(란타늄)부터 71번(루테튬)까지의 란타넘족 15개 원소와 스칸듐, 이트륨을 더한 17종의 희귀한 광물이다. 매장량 자체는 세계 곳곳에 적지 않지만, 광물이나 토양에 농축된 형태로 존재하지 않고 극소량이 포함돼 있어 희토류라고 부른다. 열전도율이 높고 환경 변화에도 성질을 유지하는 항상성을 갖춰 반도체·LED·배터리·LCD·스마트폰 카메라 및 스피커 등 전자산업과 전기자동차 및 하이브리드자동차·제트엔진·정유설비·광섬유·신재생에너지 부품 등 첨단산업, 군사 무기 등에 두루 사용된다. 하지만 정제 과정에서 토륨 등 방사성물질과 황산화물 등 환경오염 물질을 대량 배출한다. 이 때문에 미국이나 호주에서 캐낸 광물을 환경규제 기준이 느슨한 중국에서 대부분 정제하다 보니 이 귀한 소재의 생산을 중국이 80% 이상 싹쓸이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간파한 덩샤오핑(鄧小平)은 1987년 내몽골에 있는 희토류 생산 시설을 방문해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중국엔 희토류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중단한다면 세계 경제는 대혼란에 빠져들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미국에서 중국이 희토류를 전략무기로 삼을 것이란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온 이유다. 지난해 상원 청문회에서는 “(희토류 공급을) 중국이 장기간 차단하면 미 경제에 재앙”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바이든 정부의 희토류 공급망 검토는 중국의 무기화에 대비한 전초전 성격을 띠는 셈이다. 미국 정부는 이에 따라 희토류 공장 건설 지원에 나섰다. 국방부는 지난 2월 텍사스주에 희토류 처리 가공시설을 지으려고 호주 희토류 업체인 리나스에 3040만 달러(약 340억원)를 지원했다. 지난해 7월엔 폐기 전자제품을 재활용해 전기차에 쓰이는 희토류 자석을 만드는 회사에 2900만 달러를 지원하기도 했다. 다만 미국이 자구책을 마련해도 당장 대중 의존도를 낮추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중국의 희토류 지배력이 워낙 강고한 데다 정제 과정도 까다로운 탓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은 낮은 정제비용을 무기로 세계 공급망을 장악했다”며 “생산 과정에서 엄청난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점도 많은 국가가 생산을 중국에 의존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중국 희토류 ‘무기화’는 단기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중국이 희토류 생산·수출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는 것은 미국 등 선진국들이 환경 문제를 내세워 채굴에 소극적인 까닭이다. 중국은 선진국에 비해 느슨한 환경규제 덕분에 희토류를 대량 생산하고 있다는 얘기다. 희토류 매장량이 세계 6위인 호주의 경우 환경 문제를 이유로 채굴만 하고 최종 분리 공정은 말레이시아에서 진행한다. 중국이 세계 최대의 희토류 생산국으로 올라선 것은 선진국과 중국 간에 존재하는 환경규제 수준의 차이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하면 희토류 수입처를 바꿀 수 있다. 유력 후보지는 세계 최고 품질의 희토류 매장지로 알려진 미 캘리포니아·네바다 접경 지역 소재 마운틴패스다. 지금은 실질적인 폐광 상태로 전락했지만 한때 희토류의 핵심 공급처였다. 미국 정치권은 본격 재가동을 위한 보조금 지급 등 관련 입법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물론 환경단체들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미국 내 초당적 반중 정서가 이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환경규제 느슨한 中, 생산량 80% 차지 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맞서 중국 바깥에서 희토류 생산을 모색하면서 동시에 환경오염이 적은 대체재를 찾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2010년 9월 일본과 영토분쟁 중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중국인 선장이 일본 해경에 체포되자 중국은 희토류 수출을 금지했다. 일본은 국제법적·산업적·경제적 등 세 가지로 대응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중국을 제소했고, 중국 아닌 다른 희토류 수입처를 찾기 시작했다. 동시에 대체재 개발을 본격화했다. 세 가지 대응 방법 모두 성공했다. 중국은 WTO 분쟁에서 패소했고, 호주가 새로운 수입처로 떠올랐다. 희토류를 사용하지 않는 산업용 모터가 개발됐다. 분쟁 발생 당시 90%에 이르던 희토류 중국 의존도는 불과 2년 만인 2012년에 40%대로 급락했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는 오히려 ‘자충수’가 된 것이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는 또 다른 걸림돌도 있다. 희토류 채굴 사업에 반대하는 그린란드 이누이트 아타카티기트(IA) 정당이 이달 초 제1당이 되는 바람에 중국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그린란드 남부 크바네피엘의 채굴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그린란드 남부의 채굴 사업은 호주 회사가 앞서 추진 중이며 배후에는 ‘차이나머니’가 있다고 했다. 환경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 이 당은 선거 과정에서 외국의 채굴 사업에 반대했고 유권자 역시 장기 집권하며 희토류 개발에 찬성한 시우무트당 대신 IA에 이례적으로 승리를 안겨 줬다. 그린란드에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대규모 희토류 광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트 에게데 IA 대표는 “크바네피엘 개발 사업은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매리앤 파비아센 의원은 “자칫하다가 그린란드는 (환경오염으로) 사냥이나 낚시도 할 수 없는 쓸모없는 땅이 돼 버릴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홍콩 90세 할머니, 보이스피싱 속아 365억원 송금…찾은 돈은 13억원

    홍콩 90세 할머니, 보이스피싱 속아 365억원 송금…찾은 돈은 13억원

    홍콩의 90세 할머니가 보이스피싱에 속아 5개월간 무려 365억원을 날리는 피해를 입었다고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0일 보도했다. 홍콩 최고 부촌인 빅토리아 피크 주변에 거주하는 90세 할머니는 중국 본토 관리를 사칭한 일당의 보이스피싱에 걸려들어 총 2억 5490만 홍콩달러(약 365억 7000만원)를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11차례에 걸쳐 3개의 은행 계좌로 송금했다. 지난해 7월 보이스피싱 일당은 할머니의 신분이 중국 본토에서 심각한 범죄에 도용됐다면서, 할머니의 돈이 범죄에 연루됐는지 조사를 해야 한다며 지정된 계좌로 돈을 보내라고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19세 대학생이 할머니의 집을 찾아가 휴대전화를 건네주고 다른 일당과 통화하도록 했다. 경찰은 지난달 이 대학생을 체포해 900만 홍콩달러(약 13억원)가 남아 있는 계좌를 동결했지만, 나머지 돈은 다른 일당들이 챙겨 달아난 뒤였다. 이번 피해액은 홍콩에서 벌어진 보이스피싱 중 최대 규모다. 할머니는 홍콩 최고 부촌인 빅토리아 피크 인근 ‘더 피크’에서 외국인 운전기사 1명, 가사 도우미 2명과 함께 살고 있다. 가사 도우미가 중간에 이상한 낌새를 느껴 할머니의 딸에게 알렸고, 이후 한 친척이 할머니의 은행 송금길에 동행하기도 했으나 막상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사기를 막지는 못했다. 은행 직원은 한 차례 할머니에게 송금 사유를 물었으나, 할머니는 피크에 있는 부동산 매입 자금이라고 둘러댔다. 할머니는 딸의 설득에 지난달 2일에야 경찰에 신고했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65세 여성이 보이스피싱에 속아 6890만 홍콩달러(약 99억원)를 송금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전략자원 희토류 둘러싸고 미중 정면 충돌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전략자원 희토류 둘러싸고 미중 정면 충돌

    ‘4차 산업혁명의 쌀’로 불리는 희토류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희토류의 공급망 취약점을 검토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중국이 희토류 생산을 일시 중단하는 ‘무기화’ 전략으로 맞받아쳐 미중이 정면 충돌하는 모양새다. 중국 최대 희토류 생산지 장시(江西)성 간저우(?州)시는 지난 9일 환경보호를 위해 이달 말까지 희토류 생산을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간저우시 희토류 기업의 40~50%는 생산을 중단했고, 생산중단 조치는 4월 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영문 자매지 글로벌타임스(GT)가 보도했다. 희토류 생산중단은 중국 정부에서 파견한 생태환경 조사를 앞두고 이뤄졌는데, 생태환경 조사는 내달 7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GT는 희토류 수요 급증으로 기업들이 휴일도 없이 하루 24시간 채굴하는 바람에 심각한 환경 문제가 초래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생산중단 사업장들은 대부분 황산화물 등 환경오염물질을 대량 배출하는 희토류 분리·폐기 공장이라고 전했다.중국 정부는 환경보호를 희토류 생산중단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전략자원인 희토류를 무기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가 관세폭탄을 퍼부으며 중국을 압박할 때 중국은 대응 수단으로 희토류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2019년 5월 20일 간저우시 희토루 생산시설을 직접 방문해 “희토류는 중요한 국가전략적 자원이자 재생 불가능한 자원”이라고 결의를 내비쳤다. 이어 공업정보화부가 지난 1월 희토류 생산·수출을 규제하는 근거인 ‘희토류 관리조례’ 초안을 내놨고, 자연자원부는 지난달부터 창장(長江·양쯔강)과 황허(黃河) 연안 지역의 불법 토지 점거와 파괴, 불법 채굴 등에 대한 감시에 착수했다. 이런 마당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2월 희토류 등 4개 품목의 공급망 취약점을 100일간 검토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은 향후 1년간 희토류 산업에 대한 공급망을 검토하고 산업의 취약점 및 생산 확충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격렬한 패권 다툼 속에 중국이 미국의 아킬레스건인 희토류 수출금지 카드를 만지작거리자 미국도 대중 의존도롤 낮추고 자급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미국은 한 해 1만t 가량의 희토류를 수입하며 이중 80%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희토류는 원소 주기율표에서 57번(란타늄)부터 71번(루테튬)까지의 란타넘족 15개 원소와 스칸듐, 이트륨을 더한 17종의 희귀한 광물이다. 매장량 자체는 세계 곳곳에 적지 않지만, 광물이나 토양에 농축된 형태로 존재하지 않고 극소량이 포함돼 있어 희토류라고 부른다. 열 전도율이 높고 환경 변화에도 성질을 유지하는 항상성을 갖춰 반도체·LED·배터리·LCD·스마트폰 카메라 및 스피커 등 전자산업과 전기자동차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제트엔진·정유 설비·광섬유·신재생에너지 부품 등 첨단산업, 군사 무기 등에 두루 사용된다. 하지만 정제 과정에서 토륨 등 방사성물질과 황산화물 등 환경오염물질을 대량 배출한다. 때문에 미국이나 호주에서 캐낸 광물을 환경규제 기준이 느슨한 중국에서 대부분 정제하다보니 이 귀한 소재의 생산을 중국이 80% 이상 싹쓸이 하고 있는 것이다.사정을 간파한 덩샤오핑(鄧小平)은 1987년 내몽골에 있는 희토류 생산 시설을 방문해 “중동에는 석유가 있다면, 중국엔 희토류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중단한다면 세계 경제는 대혼란에 빠져들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미국에서 중국이 희토류를 전략무기로 삼을 것이란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온 이유다. 지난해 상원 청문회에서는 “(희토류 공급을) 중국이 장기간 차단하면 미 경제에 재앙이다”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바이든 정부의 희토류 공급망 검토는 중국의 무기화에 대비한 전초전 성격을 띠는 셈이다. 미국 정부는 이에 따라 희토류 공장 건설 지원에 나섰다. 국방부는 지난 2월 텍사스주에 희토류 처리 가공시설을 지으려고 호주 희토류 업체인 리나스(Lynas)에 3040만 달러(약 340억원)를 지원했다. 지난해 7월엔 폐기 전자제품을 재활용해 전기차에 쓰이는 희토류 자석을 만드는 회사에 2900만 달러를 지원하기도 했다. 다만 미국이 자구책을 마련해도 당장 대중 의존도를 낮추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중국의 희토류 지배력이 워낙 강고한 데다 정제과정도 까다로운 탓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은 낮은 정제비용을 무기로 세계 공급망을 장악했다”며 “생산 과정에서 엄청난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점도 많은 국가가 생산을 중국에 의존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그렇지만 중국 희토류 ‘무기화’는 단기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중국이 희토류 생산·수출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는 것은 미국 등 선진국들이 환경 문제를 내세워 채굴에 소극적인 까닭이다. 중국은 선진국에 비해 느슨한 환경규제 덕분에 희토류를 대량 생산하고 있다는 얘기다. 희토류 매장량이 세계 6위인 호주의 경우 환경문제를 이유로 채굴만 하고 최종 분리공정은 말레이시아에서 진행한다. 중국이 세계 최대의 희토류 생산국으로 올라선 것은 선진국과 중국 간에 존재하는 환경규제 수준의 차이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하면 희토류 수입처를 바꿀 수 있다. 유력 후보지는 세계 최고 품질의 희토류 매장지로 알려진 미 캘리포니아-네바다 접경지역 소재 마운틴 패스다. 지금은 실질적인 폐광상태로 전락했지만 한때 희토류의 핵심 공급처였다. 미국 정치권은 본격 재가동을 위한 보조금 지급 등 관련 입법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물론 환경단체들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미국 내 초당적 반중 정서가 이를 넘어 설 가능성이 크다.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맞서 중국 바깥에서 희토류 생산을 모색하면서 동시에 환경오염이 적은 대체재를 찾는데 주력할 전망이다. 2010년 9월 일본과 영토분쟁 중인 센카쿠 열도(중국명·釣魚島)에서 중국인 선장이 일본 해경에 체포되자 중국은 희토류 수출을 금지했다. 일본은 국제법적·산업적·경제적 등 세 가지로 대응했다.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절차에 중국을 제소했고, 중국 아닌 다른 희토류 수입처를 찾기 시작했다. 동시에 대체재 개발을 본격화했다. 세 가지 대응방법 모두 성공했다. 중국은 WTO 분쟁에서 패소했고 호주가 새로운 수입처로 떠올랐다. 희토류를 사용하지 않는 산업용 모터가 개발됐다. 분쟁 발생 당시 90%에 이르던 희토류 중국 의존도는 불과 2년 만인 2012년에 40%대로 급락했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는 오히려 ‘자충수’가 된 것이 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는 또다른 걸림돌도 있다. 희토류 채굴 사업에 반대하는 그린란드 이누이트 아타카티기이트(IA) 정당이 이달초 제1당이 되는 바람에 중국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그린란드 남부 크바네피엘의 채굴 사업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그린란드 남부의 채굴 사업은 호주 회사가 앞서 추진 중이며 배후에는 ‘차이나머니’가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 이 당은 선거 과정에서 외국의 채굴 사업에 반대했고 유권자 역시 장기 집권하며 희토류 개발에 찬성한 시우무트당 대신 IA에 이례적으로 승리를 안겨줬다. 그린란드에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대규모 희토류 광산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트 에게데 IA 의대표는 “크바네피엘 개발 사업은 멈춰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매리앤 파비아센 의원은 “자칫하다가 그린란드는 (환경오염으로) 사냥이나 낚시도 할 수 없는 쓸모없는 땅이 돼버릴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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