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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허위정보 중국에 분노한 존슨 영국 정부

    ‘코로나19’ 허위정보 중국에 분노한 존슨 영국 정부

    보리스 존슨 총리가 이끄는 영국 정부가 중국의 코로나19에 처리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는 보도가 29일(현지시간) 나왔다. 또 영국이 시행 중인 봉쇄정책이 6개월 이상 지속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영국 정부는 코로나19의 심각성에 대해 중국 정부가 허위정보를 퍼뜨렸다고 믿고 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관련 고위 공직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다우닝가의 고위 관리들과 장관들은 “코로나19 위기가 끝나면 중국 정부는 심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7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관저에서 격리 중인 존슨 총리는 향후 2주간 화상회의로 정부를 이끈다. 선임 장관들은 영국이 공산당 대국 중국과의 관계 재검토를 시급히 요구하면서 “중국이 대대적인 개혁이 없다면 국제사회에서 ‘불가촉천민 국가(pariah state)’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이 매체가 보도했다. 한 고위 관료는 “(중국 정부 당국의) 역겨운 허위정보 캠페인이 진행 중이고, 이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고, 또 다른 고위 관료는 “분노가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고 언급했다. 또 영국 전문가들은 중국은 코로나19 환자 숫자를 “15배에서 40배가량” 축소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30일 낮 12시 현재 중국의 확진자는 8만 1470명이고, 사망자는 3304명이다.특히 다우닝가는 중국이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다른 나라들을 지원해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고 보고 있다. 존슨 총리는 내각에 중국 5세대(5G) 무선통신 기업 화웨이의 진출 허용 계획을 바꾸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한 장관은 “우리는 세계 경제를 비밀리에 망치고도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되돌아 오려는 중국의 야욕을 참을 수 없고, 허용하지도 않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우리 경제와 인프라의 중요한 곳에 화웨이가 들어가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며 “전략적으로 중요한 기반시설이 중국 공급망에 의존하는 것도 긴급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잉글랜드 부(副)최고의료책임자(CMO)인 제니 해리스는 이날 영국인들이 어떤 형태로든 6개월 이상 봉쇄 조치의 영향권에 있을 수 있으며, 봉쇄 조치가 너무 빨리 해제되면 제2의 코로나19 사태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지난 23일부터 3주를 기한으로 발동한 이동제한령이 연장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읽힌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인간 수명 한계 없앨까…미 연구진 114세 세포를 ‘아기 수준’으로 바꿔

    인간 수명 한계 없앨까…미 연구진 114세 세포를 ‘아기 수준’으로 바꿔

    미국의 과학자들이 114세 여성의 혈액세포를 재프로그래밍해 이른바 유도만능줄기세포로 불리는 역분화줄기세포(iPS세포)로 바꿔 세포의 노화 수준을 사실상 신생아 상태로 되돌렸다. 이는 사람의 수명을 무한히 늘릴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26일(현지시간) 미 뉴스위크와 사이언스얼러트 보도에 따르면, 이들 연구자가 수행한 이 실험 연구는 노화와 관련한 새로운 연구 분야의 문을 열 수 있다. 이번 연구에 혈액을 기증한 114세 여성은 이른바 초백세인(Supercentenarian)으로 불리는 부류에 속한다. 초백세인은 110세 이상 사는 사람들을 말하는 데 이들은 생활 습관에 그리 상관없이 일반인들보다 오래 살 뿐만 아니라 건강을 훨씬 더 오랫동안 유지한다. 이 연구에 참여했으며 이런 사람들을 추적조사하는 미 연구단체 노인학연구그룹(GRG)은 오늘날 전 세계에서 나이가 110세 이상으로 확인된 사람은 56명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연구자들은 이처럼 극도로 오랫동안 사는 사람들의 여러 공통적인 특성을 발견했다. 2008년부터 일본에서 이런 초백세인을 대상으로 한 한 연구에서는 이들이 심혈관계 질환을 앓은 병력이 거의 또는 전혀 없으며 암이나 당뇨 병력은 완전히 없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그런 초백세인에게서 채취한 세포를 재프로그래밍하려고 시도한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 공동저자인 미 샌포드버넘프레비스(SBP) 의학연구소의 줄기세포 생물학자 에번 스나이더 박사는 “우리는 이렇게 노화한 세포를 다시 프로그래밍할 수 있을까?라는 큰 질문에 답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세포 재프로그래밍은 전문화된 일반 세포들을 다시 어떤 세포로도 변할 수 있는 iPS세포로 되돌리는 과정을 포함한다. 이런 iPS세포화는 2006년 일본 교토대의 야마나카 신야가 개발했다. 그는 쥐의 피부세포에서부터 iPS세포를 유도했는데 이런 세포는 체내 어떤 조직으로도 만들 수 있다.미 생명공학기업 에이지X 테러퓨틱(AgeX Therapeutics)의 지은 리 박사가 주도한 이번 연구에서는 114세 여성뿐만 아니라 건강한 43세 여성 참가자와 이른바 조로증으로 불리는 급속한 노화를 유발하는 질병이 있는 8세 어린이 환자의 세포도 재프로그래밍하는 데 성공했다. 또 이들 연구자는 일부 실험에서 염색체 끝부분을 열화로부터 보호하지만 시간이 지나 세포가 분열함에 따라 짧아지는 말단소립인 텔로미어를 재프로그래밍 과정으로 재설정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사실상 114세에서 0세로 바뀌는 것을 의미하지만 모든 텔로미어를 재설정한 것은 아니었기에 앞으로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초백세인의 세포를 iPS세포로 되돌림으로써 어떤 요인이 이들을 그렇게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게 하는지를 알아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끝으로 연구진은 “이런 데이터는 텔로미어 길이를 복원해 재프로그래밍하는 데 극단적 나이가 절대적인 장벽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생물화학·생물물리학연구학회지’(Biochemical and Biophysical Research Communications) 최신호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전극을 삽입시켜 효율성을 잡은 새로운 발광기술 개발

    전극을 삽입시켜 효율성을 잡은 새로운 발광기술 개발

    DGIST 에너지융합연구부 정순문 박사 연구팀이 새로운 구조의 발광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기존 방식의 한계점을 극복한 발광소자 제작이 가능해져 전광판과 현수막처럼 다양하게 활용되는 발광소자 효율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순문 박사팀은 기존의 발광소자와 다르게 발광층 내부에 섬유로 된 새로운 종류의 전극을 교차삽입시켰다. 그리고 교차삽입한 전극에서 발광층과 평행하게 발생하는 In-Plane 전계를 이용하는 새로운 발광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다. 이처럼 제작된 발광소자는 기존의 발광소자보다도 유연하면서도 안정적으로 빛을 내도록 해 효율성을 대폭 개선했다. 정 박사 연구팀은 In-Plane 전계를 이용함과 동시에 함께 발광층에 황화아연과 폴리디메틸실록산을 이용한 새로운 발광필름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기계적인 힘을 가해 빛을 발생시키는 기계적 발광과 전계를 작용시켜 빛을 발생시키는 전계발광이 동시에 가능하도록 했다. 이는 기존의 발광소자에서는 불가능했던 것으로, 다양한 환경에서도 빛의 세기가 일정하고 효율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 개발된 발광소자는 기존의 발광소자가 갖는 여러 한계점들을 극복할 수 있는 결정적인 실마리를 제공했다. 먼저 정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발광소자 구조는 전극을 발광층 내부로 삽입시켜 전극이 발광층의 빛을 가리는 기존 발광소자의 단점을 해결했다. 이로써 발광소자의 빛 세기를 높이기 위해 필요한 두꺼운 전극이 도리어 그 사이에 있는 발광층의 빛을 더 가리는 단점도 한꺼번에 해결했다. 정 박사는“더욱 더 다양한 형태 변형에도 일정한 빛을 방출하는 발광소자 개발을 통해 향후 관련 산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꿔보고자 한다”이라며 “개발한 발광소자를 좀 더 보완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목표로, 향후 다양한 형태의 발광섬유와 웨어러블 기기에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재료공학 국제학술지인 머티리얼즈 투데이(Materials Today) 최신호에 게재되었다. 또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DGIST의 연구지원으로 진행됐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그림으로 만나는 문화재 이야기] 나폴리 피자의 추억

    [그림으로 만나는 문화재 이야기] 나폴리 피자의 추억

    얼마 전 프랑스 방송사가 이탈리아 피자를 ‘코로나 피자’로 표현해 물의를 빚었다. 단순히 음식 하나에 빗댄 에피소드라고 치부하기는 어렵다. 피자는 이탈리아인의 자부심이기 때문이다. ‘나폴리 피자 요리 기술’(The art of Neapolitan Pizzaiuolo)은 유네스코에 당당히 등재된 문화유산이다. 피자를 전 세계적인 먹거리로 만든 미국과 오랜 경합을 벌였지만, 유네스코는 이탈리아의 손을 들어 줬다. 당연한 결과였다. 1889년 이탈리아 사보이 가문의 마르게리타 여왕이 나폴리의 한 피제리아(피자전문점ㆍpizzeria)를 방문했다. 주인은 빨간 토마토, 하얀 모차렐라 치즈, 초록 바질 잎으로 이탈리아 국기를 표현한 피자를 만들어 식탁에 내왔다. 여왕은 매우 기뻐했다. 이 삼색 피자는 여왕의 이름을 따 마르게리타 피자가 됐다. 나폴리 피자로 인정받기 위한 규정도 명확하다. 피자는 반드시 돔처럼 생긴 장작 화덕에서 굽고, 도는 기계 대신 손으로만 만들어야 한다. 피자 직경은 35㎝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등 8개 항목이나 된다. 나폴리에서 피자에 실망할 일이 거의 없는 이유다. 이탈리아 반도를 부츠에 비유한다면 나폴리는 발목 앞부분에 있다. 지중해 서부, 나폴리만을 크게 껴안은 형세다. 현지의 한 유명 피제리아를 방문한 적이 있다. 화덕과 피자이올로(피자장인ㆍpizzaiuoli)를 향해 모든 시선이 꽂혀 있었다. 피자이올로의 손은 마법을 부린다. 하얀 반죽을 여러번 치대 야구공만 하게 빚은 후 반죽을 쭉쭉 늘린다. 양손으로 주고받다가 공중에서 뱅그르르 돌리면 낙하산 같은 반죽이 착 하고 손에 내려앉는다. 아무리 돌리고 받아도 찢어지지 않는 기술이 놀랍다. 피자이올로는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사진을 찍으라며 포즈를 취하기도 한다. 도에 토마토 소스와 각종 토핑을 얹어 달아오른 화덕에 쑥 집어넣는다. 단 2분 후 피자 삽으로 완성된 피자를 꺼낸다. 음식을 기다리는 게 즐겁다는 것을 나폴리에서 처음 알았다. 부풀어 올라 화산처럼 터져 거뭇거뭇해진 도 가장자리는 담백함의 극치였다. 여행에서 만난 모든 이탈리아인은 잘 웃고 친절했다. 길을 물으면 과장된 손짓으로 알려줬다. 카페에서 아이스커피를 주문하니 바리스타 둘이 당황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에 빠졌다. 에스프레소 잔에 얼음을 몇 알 주며 “이거면 됐지?” 하며 어깨를 으쓱할 때 그들과 나는 서로 다른 이유로 박장대소를 했다. 에스프레소 자부심이 상당한 이탈리아에서 아이스커피를 주문하는 것이 크나큰 결례라는 것을 모르던 시절 이야기다.피자이올로의 미소가 담긴 사진을 보며 이탈리아 여행을 소환해 보았다. 이탈리아 뉴스가 매일 가슴을 쓸어 내리게 하는 요즘, 아이러니하게도 이탈리아에 대한 좋은 기억만 선명하게 떠오른다. 시끌벅적한 길, 쨍그랑 부딪치던 와인잔 소리, 그리고 웃음소리까지. 정신없이 달콤한 인생(la dolce vita)이었다. 낙천적인 그들은 툭툭 털고 일어날 것이지만 그 시기가 너무 늦지 않길 기도한다. 김진 칼럼니스트·여행작가
  • [우주를 보다] 맨눈으로도 보인다…초승달처럼 빛나는 혜성 온다

    [우주를 보다] 맨눈으로도 보인다…초승달처럼 빛나는 혜성 온다

    밤하늘의 초승달 만큼이나 밝게 빛나는 혜성이 지구로 찾아온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스페이스닷컴 등 과학전문매체들은 아마추어 천문학자들이 오랜시간 기다려 온 맨눈으로도 볼 수 있는 혜성이 지구를 스쳐쳐 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28일 처음 존재가 확인된 이 혜성의 이름은 'C/2019 Y4'. 미 항공우주국(NASA)이 지원하는 하와이대학 천문연구소의 ATLAS(Asteroid Terrestrial-impact Last Alert System·소행성 충돌 경보시스템)에 처음 포착돼 '아틀라스'로 불리는 이 혜성은 현재 화성 궤도에 근접해 있지만 5월 말이면 지구와 가장 가까워진다.하와이 대학에 따르면 처음 발견했을 때 만해도 아틀라스는 매우 희미한 혜성이었다. 그러나 혜성이 점점 태양에 근접하면서 예상보다 더 빨라지고 훨씬 밝아졌다. 워싱턴 DC 해군연구소의 칼 배텀스는 "처음 발견했을 당시보다 지금은 4000배 정도 밝기가 증가했으며 지금은 쌍안경으로, 4월 안에는 육안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5월 말이면 밤하늘의 초승달 수준처럼 밝게 빛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때는 두려움과 경이의 대상이었던 혜성은 타원 혹은 포물선 궤도로 정기적으로 태양 주위를 도는 작은 천체를 말한다. 소행성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소행성이 바위(돌) 등으로 구성된 것과는 달리 혜성은 먼지와 암석, 물 성분의 얼음 및 얼어붙은 가스로 이루어져 있다. 이 때문에 혜성이 태양에 가깝게 접근하면 내부 성분이 녹으면서 녹색빛 등의 꼬리를 남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무기력한 유럽 vs 강경대응 亞… ‘코로나 팬데믹’에 국제질서 바뀐다

    무기력한 유럽 vs 강경대응 亞… ‘코로나 팬데믹’에 국제질서 바뀐다

    언제부터인가 코로나19라는 단어는 일상적인 것이 됐다. 매일 오전 10시에 발표되는 질병관리본부의 확진환자 및 사망자 발표에 관심을 기울인다. 국제적으로도 코로나19의 확산은 주식시장을 포함한 전 세계 금융시장에 대해 큰 혼란과 타격을 주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를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이 대폭적인 금리 인하와 대규모 재정 투입계획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세계 증시는 추락을 거듭하는데 마무리 시기가 언제일지 그 누구도 자신 있게 전망하지 못한다. 정식 명칭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인 이 질병은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침투하면서 호흡곤란 및 폐렴을 유발해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게 하는데 뚜렷한 치료법도, 예방법도 없다는 점이 더욱 두렵고 무섭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비해 코로나19의 사망률은 낮지만 훨씬 높은 전파력으로 인해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2019년 12월 12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최초로 보고된 이후 100일도 되지 않아 코로나19는 3월 19일 오전 7시 현재 세계적으로 21만건 이상의 확진환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사망자는 8000명을 넘어서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실정이다. 역사를 살펴보면 대규모 감염병은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줄 뿐만 아니라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기존 지배계층과 시스템의 한계를 드러내고 붕괴시키는 대규모 감염병은 20세기 후반 사라졌다고 생각했지만 2020년에 그것이 착각이었음이 드러났다. ●코로나19에 휘청대는 유럽 2019년 말 중국 우한시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지난 1월 23일 인구 1100만명의 우한시 봉쇄가 시작됐을 때만 해도 중국의 특정 지역에서 발병하는 질병으로 간주됐다. 하지만 지금은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코로나19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국경 폐쇄는 물론 도시 봉쇄, 심지어 전 국민의 이동제한과 같은 영화 속에서도 등장하기 어려운 조치들이 연달아 이루어지고 있다. 이탈리아는 한국시간 3월 19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확진환자는 3만 5713명, 누적 사망자는 2978명에 이르면서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확진환자와 사망자를 기록하고 있다.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도 매일 수천 명 단위의 확진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인구가 비교적 적은 북유럽 및 스위스의 경우도 인구 비례로 볼 때 매우 높은 수준의 확진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확진환자의 급증은 의료시스템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을 넘어서면서 시스템 자체를 붕괴시키고 있다. 중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확진환자를 기록하는 이탈리아는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적극적 처치를 포기한 상태이며, 의료진은 한정된 자원으로 누구를 살릴지를 판단해야 하는 트리아지(triage)를 시행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유럽 각국은 적극적 차단과 격리를 포기하고 추가적인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 및 이동제한 조치에 들어갔다. 특히 영국은 전체 국민 상당수가 감염된 이후에 형성되는 집단면역(herd immunity) 때까지 의료시스템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집단면역이라는 단어는 합리적으로 들리지만 고령자를 포함한 다수의 인명피해는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냉정하고 무서운 단어다. 전국민 의료보험, 무상 의료를 포함한 복지체계를 자랑하던 유럽 국가들은 의료인력, 장비 및 시설을 갖추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내며 무기력을 노출했다. 중국과 한국 등에서의 확산을 두 달 가까이 지켜보면서도 적절한 조치들을 취하지 못하는 등으로 국가의 행정력과 위기대응 능력에 대한 의문을 낳고 있다. ●단호하게 대응한 싱가포르 일본을 제외하고, 한국과 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들은 초기부터 단호하게 전면에 나서 총력 대응에 임하면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중국은 초기 코로나19 발병 은폐로 대량 확산과 인명피해가 발생한 이후 우한 및 후베이성 전체 봉쇄라는 무자비한 조치를 취했다. 이후 중국 전역을 대상으로 밀집이용시설 폐쇄, 교통망 운행 중단, 이동제한 및 격리조치 등의 강력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늦었지만 코로나19 확산을 최대한 억제했다. 초기에는 과도한 폭력적인 조치라는 비판이 제기됐으나 현재 시점에서 보면 가장 확실한 조치를 강력하게 시행했다고 볼 수 있다. 대만, 홍콩, 그리고 싱가포르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초기부터 중국으로부터의 입국 차단이라는 강력한 조치를 취해 조기에 억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들 국가는 과거 2000년대 초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인해 큰 인명피해를 보았던 경험을 토대로 관광을 포함한 경제 전반에 대한 타격을 각오하고 ‘과감하게’ 대처했다. 특히 싱가포르는 총리가 9분간의 담화를 통해 정확한 정보 전달, 솔직한 한계 인정, 구체적인 계획과 명확한 행동수칙을 제시하고 국민의 협조를 요청하는 적극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불안이 패닉으로 확산하는 것을 차단했다. 평소 잘 준비된 대응체계를 기반으로 초기에 정치권의 과감한 조치가 확산을 방지한 모범적 사례가 됐다. 유럽 선진국보다 후발주자라고 생각하던 아시아 몇몇 국가는 훨씬 성숙하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음을 알려 주었다. 코로나19의 확산은 유럽 선진국 대 아시아 개도국이라는 국제질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하는 기회가 돼 가고 있다. ●대한민국의 위기와 응전 코로나19는 한국 사회의 장점과 단점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초기 적극적인 방역을 통한 차단과 격리를 통해 성공적으로 막아냈다. 하지만 ‘31번 확진환자’가 나타나 대구를 중심으로 한 신천지라는 특정 종교집단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밝혀지면서 국가적 위기사태에 직면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중국인 또는 중국발 입국 차단을 둘러싼 논의가 정치적 논쟁으로 발전해 혼란을 부채질했다. 지난 2월 29일 확진환자 909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로 매일 소폭으로 감소하다가 3월 중순부터는 신천지발 대규모 집단감염에 대한 전수조사가 완료되면서 확진환자는 두 자리 숫자로 감소했다. 최근 서울과 수도권에서 콜센터, 교회 등 특정 집단을 중심으로 한 수십명 단위의 감염 사례가 발생되지만, 전체적인 상황은 안정적으로 통제되고 있다. 한국은 코로나19 확진환자의 대규모 진단에도 지역봉쇄와 같은 극단적이고 물리적인 조치 없이 이를 통제하고 있다. 한국이 극단적 상황에 내몰리지 않으면서, 봉쇄 조치 없이도 문제를 상당 수준으로 수습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미국과 유럽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상황 초기부터 중국발 입국 봉쇄를 선택한 이탈리아와 대조되는 사례로 인식되고 있다. 신천지 신도가 확산의 주범으로 특정되면서 통제와 방역을 위한 역량이 효과적으로 집중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보면 행운이었다. 또한 방역당국은 확진환자가 발생하면 일련의 접촉 가능성 높은 군집에 전수검사를 실시해 확진환자를 찾아내어 격리하고 동선을 확인해 격리하는 방식을 지속적으로 활용함으로써 확산 통제에 성과를 거두었다. 이러한 방식은 확진환자 수가 소수일 경우에는 효과적인 데 반해 지역 차원의 감염으로 확산될 경우에는 적용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우리는 이를 포기하지 않고 적용함으로써 확산을 통제할 수 있었다. 이러한 방식의 적용을 위해서는 신속하게 대량의 검체를 채취·분석해 감염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인데 우리는 다행히도 코로나19 등장 초기부터 이와 관련한 검사 방법 및 시스템을 개발해 놓은 상태여서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했다. ●헌신적인 의료와 효율적 행정 안정적 통제가 가능한 배경에는 일정 수준의 운, 효율적인 행정시스템, 우수하고 헌신적인 의료인력의 존재,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침착함을 잃지 않던 성숙한 시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정지역에 대규모 확진환자가 발생할 때 사망자가 급증하는 이유는 폭증하는 환자를 감당하지 못해 의료체계가 붕괴해 감염자 이외에도 다른 중증 환자들 관리도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대구에서도 유사한 사태가 발생할 뻔했으나 대구 현지 의료진뿐만 아니라, 전국의 공중보건의 및 군의관, 간호장교, 800여명의 자발적인 지원 의료진 등 가능한 외부 지원 인력들을 총동원하면서 최악의 사태는 막을 수 있었다. 이탈리아와 달리 한국에서는 대구를 지원할 의료인력 등이 수도권 등에 남아 있던 것도 행운이다. 확진환자 동선 확인도 잘 갖춰진 행정력, 신용카드 사용의 보편화, GPS가 부착된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가능했다. 5시간 넘게 걸리던 확진환자 동선이 최근에는 정부 기관 간 시스템 연계를 토대로 한 ‘역학조사 지원시스템’의 개발로 10분이면 가능해지는 수준으로 진전됐다. 강제력을 동원하지 않아도 ‘자가격리’로 봉쇄 수준으로 임하는 시민들의 참여, 폭증하는 수요에 맞춰 마스크를 비롯한 각종 장비들을 공급할 수 있는 제조 및 유통 능력, 필요시 동원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의료진의 존재, 경증환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연수원 등의 공간 확보 등과 같은 능력은 당연해 보이지만 세계 어느 나라도 확보하기 어려운 능력들이다. 코로나19는 한국과 한국인이 보유한 능력과 수준을 새삼 체감하게 만들어 주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논란이 됐던 유입경로의 경우 코로나19에 대한 게놈 분석을 통한 확산 경로 분석이 더 진행되면 과학적으로 결론이 내려질 수 있을 것이다.●K방역,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기회 될까 코로나19는 아직 진행되고 있으며, 종료되는 시점까지 성공적인 방역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지도 아직은 모호하다. 세계 각국은 몰려오는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려고 경쟁적으로 벽을 쌓아 올리고 있다. 이스라엘과 러시아, 호주, 북한 등 많은 국가가 해외로부터 감염원 유입을 차단하고자 국경 봉쇄와 같은 자발적 고립을 선택했다. 솅겐조약으로 자유로운 이동을 약속한 유럽연합(EU)은 30일간의 국경 봉쇄와 더불어 취약한 국가의 지원과 협력을 요청하는 목소리에 대해 거부 의사를 하면서 내부 붕괴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1989년 베를린장벽의 붕괴로 본격적으로 시작됐던 장벽의 철거와 자유로운 이동이라는 가치는 30년 만에 코로나19 앞에서 무너졌다. 코로나19로 인한 혼란은 수습되겠지만 그 이후의 세계는 지금과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다. 대한민국은 지난 30년간 국제사회의 변화에 적극 동참하면서 성장해 선진국으로 올라섰다. 코로나19를 종식시킨 후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달라져 있을 수 있다. 그 변화에 적극 대응할 준비가 진행돼야 한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 [핵잼 사이언스] 가장 오래된 새 조상…닭+오리 닮은 ‘원더치킨’ 화석 발견

    [핵잼 사이언스] 가장 오래된 새 조상…닭+오리 닮은 ‘원더치킨’ 화석 발견

    현대 새의 조상으로 추정되는 공룡시대에 살았던 역대 가장 오래된 새 화석이 발견됐다. 최근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등 공동연구팀은 6680~6670만 년 전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갈매기 만한 크기의 고대 새 화석의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18일 자에 발표했다. '원더치킨'(Wonderchicken)이라는 흥미로운 별명이 붙은 이 새는 얼굴은 닭, 뒷모습은 오리를 닮았으며 무게는 396g 정도다. 또한 해안가를 무대로 서식했으며 두개골 분석결과 닭과 오리의 특징을 모두 가져 연구팀은 이들의 마지막 공통 조상이었을 것으로 보고있다.연구팀에 따르면 이 새는 네덜란드와 벨기에 국경 근처 채석장인 마스트리흐트 지층에서 발견돼 ‘아스테리오니스 마스트리흐텐시스’(Asteriornis maastrichtensis)라는 학명을 얻었다. 아스테리오니스라는 학명이 붙은 이유도 흥미롭다. 아스테리오니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아스테리아(Asteria)에서 따왔다. '별이 빛나는 하늘’이라는 의미를 갖는 아스테리아는 제우스(Zeus)가 구혼을 하자 거절하고 유성처럼 바다에 떨어져 죽는다. 이는 6600만년 전 소행성이 지구에 떨어져 공룡을 비롯한 동식물의 80% 이상이 사라진 대멸종을 원더치킨이 겪었음을 의미하며 이 과정에서도 살아남았을 것으로 보인다.  논문의 선임저자인 케임브리지대학 대니얼 필드 교수는 "이 화석은 역대 가장 오래되고 잘 보존된 조류 두개골"이라면서 "오늘날 새들의 초기 조상들이 언제 어떻게 진화했는지 설명해줄 수 있는 휼륭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정찰도 하네’…美 육군 ‘유탄발사기용 드론’ 개발한다

    ‘정찰도 하네’…美 육군 ‘유탄발사기용 드론’ 개발한다

    유탄발사기는 많은 국가에서 보병의 주요 무기로 사용된다. 여러 전쟁에서 그 유용성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종류도 다양해 소총에 결합해 사용하는 작은 크기의 M203 유탄 발사기부터 K4 고속유탄발사기같이 막강한 화력과 큰 덩치를 자랑하는 고성능 유탄발사기도 있다. 널리 보급된 무기인 만큼 유탄 역시 다양한 종류가 나와 있는데, 심지어 유탄에 카메라를 달아 정찰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개발된 것도 있다. 미 육군은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유탄발사기용 드론을 개발 중이다. 이 사실은 미 육군 연구소(US Army Research Laboratory) 연구팀이 미 특허청에 접수한 특허를 통해 밝혀졌다. '굴라스'(GULAS·Grenade Launched Unmanned Aerial System)라고 명명된 이 유탄발사 드론은 기존의 정찰용 유탄에 비해 몇 가지 큰 개선점이 있다. 카메라와 낙하산을 탑재한 정찰용 유탄은 정찰 시간과 거리가 짧을 뿐 아니라 비행 중 원하는 목표물에 접근해서 자세히 정찰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패러글라이딩 형태의 낙하산을 제안했다. 이것만으로도 정찰 거리와 시간을 늘릴 수 있지만, 여기에 작은 프로펠러와 날개를 탑재할 경우 원하는 목표까지 최대 2㎞ 비행도 가능하다. 비행 시간 역시 30~90분으로 크게 늘릴 수 있다. 드론은 크기가 작아질수록 휴대성은 좋아지지만, 정찰 범위와 시간은 짧아진다. 40㎜ 유탄발사기에 들어가는 초소형 드론이라도 프로펠러와 패러글라이딩 방식으로 비행 거리를 늘린다면 상당히 유용한 정찰 수단이 될 수 있다. 특히 보병이 휴대하는 유탄발사기와 호환된다는 것은 엄청난 장점이다. 미 육군 연구소는 더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특허를 신청한 것으로 볼 때 민간 기업에 라이선스를 주거나 직접 개발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기술적 문제는 물론이고 비용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실전 배치 가능성은 장담하기 어렵다. 무기 시스템의 특징상 회수는 어렵고 일회용으로 쓰고 버려야 할 가능성이 큰데, 이 경우 가격이 가장 큰 걸림돌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개발 일정이나 프로토타입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전갈 독으로 관절염 치료제 개발한다 (연구)

    전갈 독으로 관절염 치료제 개발한다 (연구)

    전갈은 큰 독침과 징그러운 외형 덕분에 대다수 사람에게 기피 대상이다. 예외가 있다면 특이한 음식을 즐기는 미식가나 과학자 정도다. 일부 과학자들은 전갈 독에 많은 관심이 있는데, 자연계에 독 속에 유용한 약물 성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 상용화된 약물 중에는 보톡스처럼 생물체의 독에서 유래한 경우가 적지 않다. 프레드 허친슨 암 연구 센터의 짐 올슨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4년에 걸쳐 전갈과 거미에서 독을 추출해 약물 후보 물질을 찾았다. 연구팀은 전갈 독에서 찾아낸 펩타이드 중 하나가 관절에 있는 연골조직에 잘 결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펩타이드 자체는 특별한 약리 작용이 없지만, 연구팀은 이 물질이 약물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현재 나와 있는 스테로이드 계통 관절염 치료제는 관절 염증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긴 하지만, 전신적으로 퍼질 경우 여러 가지 부작용을 일으킨다. 만성적인 스테로이드 사용은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 주사기를 이용해 국소적으로 관절에 스테로이드를 투여해도 효과는 일시적이며 여러 관절을 침범한 경우 그만큼 많은 투여가 필요하다. 결국 비용이 커지고 관절 및 전신 부작용의 위험도도 올라간다. 연구팀은 전갈 독에서 추출한 펩타이드를 코르티코스테로이드의 일종인 트리암시놀론 아세토니드 (Triamcinolone acetonide)에 결합해 관절염을 지닌 쥐에게 투여했다. 그 결과 스테로이드가 관절 연골에만 투입되어 염증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뿐 아니라 전신 부작용의 징후도 나타나지 않았다. 정확히 목표만 공격하는 스마트 폭탄처럼 이 새로운 약물은 관절 염증만 억제했다. 이 연구 결과는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고 부작용이 없는 전신 관절염 치료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물론 이런 신물질 가운데서 극히 일부만 실제 약물로 개발되지만, 유용한 성질을 지닌 물질을 여럿 발견할수록 약물 개발 가능성도 높아진다. 과학자들은 전갈을 포함한 다양한 동식물의 독에서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 환자의 고통을 줄일 방법을 계속 찾고 있다. 언젠가 우리가 전갈에게 고마워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플라스틱만 먹고 생존하는 애벌레…쓰레기 문제 해결 할까

    플라스틱만 먹고 생존하는 애벌레…쓰레기 문제 해결 할까

    플라스틱을 먹어도 죽지 않고 살 수 있는 한 애벌레의 비결을 생물학자들이 밝혀내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브랜던대(BU) 연구진이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에틸렌(PE)을 먹어서 분해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애벌레인 왁스웜을 대상으로 1년 이상 자세히 연구해 이들 유충은 장내세균 덕분에 플라스틱만 먹어도 살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실험결과 꿀벌부채명나방(학명 Galleria mellonella)의 애벌레인 왁스웜 60마리는 일주일 안에 넓이 30㎠의 비닐을 먹어치울 수 있었다. 게다가 이들 벌레는 플라스틱만 먹어도 1년 넘게 생존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진은 왁스웜의 원래 먹이인 밀랍을 이용해 이 벌레의 장내세균 1종을 분리해내는 데도 성공했다.연구를 이끈 생물학부 조교수 크리스토프 르무안 박사는 “왁스웜의 장내세균이 플라스틱 분해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항생제를 투여해 장내세균을 줄이자 플라스틱 분해 능력은 현저히 줄었다”면서 “따라서 이들 세균은 숙주인 왁스웜과의 사이에서 플라스틱 분해 속도를 높이는 어떤 시너지 효과를 지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또 왁스웜에게 100% PE만을 먹게 했을 때 밀랍만을 먹이거나 굶겼을 때보다 해당 장내세균이 훨씬 더 많이 증식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이들 미생물이 플라스틱에서 번성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이런 이유로 연구진은 이들 박테리아의 식이성에 대해 ‘플라스틱식성’(plastivore)이라고 부른다. 또 연구진은 이들 미생물에 의해 플라스틱이 분해하면서 그 부산물로 알코올의 일종인 글리콜이 생성된다는 것도 확인했다. 다만 플라스틱 쓰레기는 그 양이 너무 많아 전 세계적으로도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어 이들 벌레만을 이용해서는 해결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에 대해 연구에 참여한 브라이언 카르손 박사(생물학부 부교수)는 “우리가 왁스웜의 소화기관에서 장내세균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와 이런 미생물을 번성하게 하는 데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더 잘 이해할 수 있으면 이런 정보는 우리 환경에서 플라스틱과 미세플라스틱을 없애기 위한 더 나은 도구를 설계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영국왕립학회보 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최신호(3월 4일자)에 실렸다. 사진=브랜던대 제공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산소 없이 살 수 있는 동물 첫 발견, 연어 몸 속에 기생충처럼

    산소 없이 살 수 있는 동물 첫 발견, 연어 몸 속에 기생충처럼

    모든 동물은 살아가기 위해 산소를 필요로 한다고 알고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동물이 최초로 발견됐다. ‘헨네구야 살미니콜라(Henneguya salminicola)’란 학명의 작은 기생충은 연어 세포 속에 사는데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산소를 필요로 하지 않게 진화한 사실을 미국 오리건 주립대학 미생물학과의 스티븐 앳킨슨 선임연구원이 이끄는 연구진이 밝혀냈다고 CNN이 26일(현지시간) 전했다. 10개 미만의 세포로 이뤄진 이 동물에 관한 논문은 이번주 과학잡지 PNAS에 게재됐다. 앳킨슨은 “사람들이 동물을 떠올리면 원생생물(protists)과 박테리아 같은 많은 단세포 유기체와 달리 살아남기 위해 산소를 필요로 하는 다세포 생물을 떠올리게 된다. 우리는 적어도 산소를 쓰기 위해 툴킷(toolkit, 프로그래머가 특정 머신이나 응용에 쓸 프로그램 작성에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갖고 있지 않은 다세포 생물이 적어도 하나는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헨네구야 살미니콜라는 해파리와 산호에 붙어 사는 점액포자충문 자포동물문(myxozoan cnidarian)의 일종으로 연어의 몸 속에 이미 만들어놓은 영양소를 훔쳐 먹고 사니 직접 산소를 허비할 필요가 없다. 앳킨슨은 동물이 할 수 있는 일의 정의를 넓혔다며 이런 미미한 생명체가 해낼 수 있는 기적과 같은 일들이 제법 있다고 했다. 이 유기체는 연어 근육 안에 흰 포자를 형성하는데 연어에게도, 이를 먹는 인간에게도 어떤 해도 입히지 않는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물고기 숙주 안에는 산소가 없기 때문에 생존하려면 산소 없이 호흡을 해야 한다. 해서 적응한 방법이 미토콘드리아 게놈을 감소시키는 것이었다. 앳킨슨은 “이렇게 함으로써 이 기생충은 게놈을 복제하지 않아 에너지를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CNN도 이 놀라운 생명체에 대해 아직도 풀리지 않는 궁금증이 많다고 했다. 연구진은 이 동물이 산소를 대신해 (에너지원으로) 의지하는 것이 무엇인지 밝혀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앳킨슨은 숙주가 이미 만들어낸 에너지를 분자 형태로 흡수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어 이 종이 산소를 필요로 하지 않는 마지막 종도 아닐 것이라면서 그런 종은 훨씬 더 많이, 아마도 “훨씬 기이한 모양으로 실존”할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아하! 우주] 우리은하 밖에서 처음으로 ‘산소분자’ 확인

    [아하! 우주] 우리은하 밖에서 처음으로 ‘산소분자’ 확인

    우리 은하계 밖에서 처음으로 산소분자의 흔적이 포착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과학원상하이천문대의 왕쥔즈 교수 연구진은 우리 은하계에서 5억 8100만 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은하인 ‘마카리안 231’(Markarian 231)에서 산소분자를 포착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1969년 처음 확인된 마카리안 231 은하의 중심에는 강력한 퀘이사(블랙홀이 주변 물질을 집어삼키는 에너지에 의해 형성되는 거대 발광체)가 존재하며, 일그러진 원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유럽 국제전파천문학연구소의 전파망원경을 이용해 마카리안 231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광파를 관측하고 이를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산소가 포함된 지구의 대기는 우주에서 전달되는 광파의 상당 부분을 흡수하기 때문에, 먼 은하의 광파를 포착하거나 분석하는 것이 어렵다. 우주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광파는 지구 대기에 포함된 다양한 가스 성분에 의해 흡수되거나 방향이 바뀌어 정확한 판독 값을 얻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던 것. 그러나 퀘이사에서 비롯된 마카리안 231 은하의 광파는 물체가 내는 빛의 파장이 늘어나 보이는 현상인 적색이동의 성질을 보였고, 일반적인 우주 광파에 비해 주파수가 낮아 왜곡 없이 지구 대기를 통과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이 광파를 분석해 해당 은하에 산소분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지금까지 예상했던 것보다 100배에 달하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년 동안 산소분자가 포착된 은하는 우리은하에 속하며 지구에서 약 1350광년 거리에 있는 오리온 성운 등 단 두 곳 뿐이며, 우리 은하 밖에서 산소분자가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은하의 발달에 산소 분포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것이 생명체를 형성하는데 필요한 전제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지 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 최신호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백석예술대 온두라스 국제 학생 브루잉 대회 1위 수상

    백석예술대 온두라스 국제 학생 브루잉 대회 1위 수상

    2020년 2월 5~6일 양 일간 온두라스 엘파라이소 주에 위치한 온두라스 국립자치대학 단리캠퍼스에서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생산국과 소비국의 커피 전공 학생들이 한데 어우러진 ‘삼국 국제 학생 커피브루잉 대회(Triangle International Coffee Brewing Competition)’이다. ‘커피’라는 공통 분모로 3개 나라의 학생들이 온두라스 동쪽에 위치한 엘파라이소(El paraiso) 주 단리(Danli)에 모였다. 커피 생산국인 온두라스와 소비국인 한국 그리고 미국의 학생들이 모이는 특별한 기회를 가진 것이다. 온두라스 국립 대학(Universidad National Autonoma de Honduras; 이하 UNAH) 의 지지와 미국 LA 커피칼리지, 백석예술대학교 학생들이 참가하였으며, 본 행사는 온두라스 전국에 방영되는 뉴스에 보도될 만큼 큰 주목을 받았다. 대회 형식은 ‘파라이네마(Parainema)’라는 품종의 커피를 공식 원두로 정하여 추출 도구와 방법에 제한이 없었으나, 10분 시연시간 동안 180ml 이상의 커피 2잔을 제공하는 것을 규정으로 하였다. 1명의 선수마다 3명의 심사위원과 1명의 심사위원장이 커핑으로 시연작을 평가하였다. 대회에 참가한 학생은 총 21명으로 온두라스 UNAH 단리캠퍼스 소속의 15명과 한국 백석예술대학교 소속 5명, 미국 LA 커피칼리지 소속 2명으로 구성되었다. 대회가 시작되고 3명의 선수가 1조로 시연을 진행하였다.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은 저마다 준비한 도구를 사용하여, 진지하게 커피를 만들었다. 몇몇 선수는 제한 시간 내에 커피를 완성하지 못해 눈물을 보이기도 하였다. 시연 결과 챔피언은 한국 백석예술대학교 허영환 바리스타, 2위는 온두라스 UNAH 소속 쉐리 프로레스 바리스타, 3위는 미국 LA 커피칼리지 이호윤 바리스타와 백석예술대학교 서윤미 바리스타가 공동수상 하였다. 한국 팀은 부상으로 받은 모든 물품을 UNAH 단리캠퍼스에 기증하였다. 1위를 차지한 허영환 바리스타는 “1등을 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좋은 결과가 있어서 행복하고, 상품을 기증할 수 있어서 더 뜻깊은 대회였다. 온두라스를 지속적으로 방문해서 커피 생산국, 현지 학생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2위에 오른 쉐리 프로레스 바리스타는 “프렌치 프레스를 사용해서 2위가 되었다. 나름대로 커피를 이해하고 온도와 분쇄도를 변경해서 추출을 했는데, 좋은 결과가 있어서 기쁘다. 커피를 매개로 한국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진행한 UNAH 단리 캠퍼스 커피 비즈니스 전공 하이메(Jaime Valerio Fortin) 학과장은 “생산국과 소비국의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었다. 또한 대회라는 형식으로 커피를 통해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 꿈만 같다. 앞으로는 더욱 상호협력적인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석예술대학교 참가학생들을 지도한 서지연 교수는 “먼 길을 날아온 만큼 이 행사의 의미가 더 한 것 같다. 더욱 발전적인 관계로 나가기를 바란다”라며 “이번 대회를 통해 커피 전공 학생들이 생산국을 이해하고, 자부심 있는 커피인이 되기를 기대해본다”라고 지도 소감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과학기술대, 페루 국립공과대학교에 사이버보안학과 신설 및 지역사회 교육 담당

    서울과학기술대, 페루 국립공과대학교에 사이버보안학과 신설 및 지역사회 교육 담당

    서울과학기술대학교는 교육부의 2020년 국제협력선도대학 사업에 선정돼 페루 국립공과대학교 (Universidal Nacional de Ingenieria)에 사이버보안학과 신설 및 지역사회 교육을 담당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제협력선도대학 사업은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따른 중점협력국가 24개를 포함한 OECD DAC(개발원위원회) 지정 개발도상국의 대학 역량 향상과 자립기반 확보를 위한 것으로, 서울과기대는 주한 페루 대사관과 협력해 페루국립공과대학을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페루국립공과대학은 페루의 수도 리마에 있는 국립공과대학이다. 서울과기대는 학부 신입생 50명 및 교사·강사 15명 규모의 5년제 학과 개설 및 공학인증을 지원할 예정이다. 서울과기대의 컴퓨터공학과, 메이커스칼리지 내의 사이버보안 관련학과 교육 노하우를 기반으로 사이버보안 교육 프로그램 제시 및 강의 교재 개발을 지원하고, 대학의 우수 교수진을 현지에 파견해 강의를 지원하게 된다. 김선민 서울과기대 연구기획부총장은 “국제협력선도대학 사업을 통해 서울과기대는 대학의 역할과 전문성을 제고하는 데 더욱 노력할 것”이라며 “특히 주한페루대사관과 협력을 통해 중남미 지역 대학과의 교류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혼자서만’ 산다는 게 아닙니다…비혼, 선택지 중의 하나일 뿐

    ‘혼자서만’ 산다는 게 아닙니다…비혼, 선택지 중의 하나일 뿐

    “우리는 비혼 여성입니다. 결혼하지 못한 미혼 여성이 아닌, 결혼하지 않은 상태를 선택한 비혼 여성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고립된 섬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홀로 꽃필 수도 있고, 함께 꽃필 수도 있는 자유롭고 완전한 존재입니다. 우리는 배타적인 정상가족과 결혼제도를 넘어 새로운 공동체를 꿈꿉니다.” 2004년 결성된 여성주의 문화운동 단체 ‘언니네트워크’가 2007년 개최한 제1회 비혼여성축제 ‘비혼, 꽃이 피었습니다’에서 낭독된 ‘비혼 선언문’의 일부다. 이로부터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 ‘비혼’이라는 단어는 더이상 낯설지 않게 됐지만 결혼과 출산을 통과의례로 여기는 사회적 인식은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결혼=정상’, ‘비혼=비정상’이라는 인식 탓에 비혼을 택한 여성에게는 여전히 ‘이기적’이라는 비난이 쏟아진다. 시대는 크게 변하고 있다. 단적인 예지만 지난해 12월 인구보건복지협회가 발표한 ‘청년세대의 결혼과 자녀, 행복에 대한 생각’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 남녀 1000명(남녀 각 500명) 가운데 남성 37.6%, 여성 57%가 향후 결혼 의향에 대해 ‘하고 싶지 않은 편이거나 절대 없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비혼을 선택하는 것이 더이상 이례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비혼 여성들이 제일 필요로 하는 건 또 다른 비혼 여성이다. 나와 같은 선택을 한 사람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큰 힘을 얻기 때문이다. ‘비혼 여성들의 도약을 위한 커넥션 커뮤니티’ 에미프(emif·be the Elite without Marriage, I am going Forward)가 지난해 4월 출범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비혼 여성들의 공동체 에미프는 곳곳에 흩어져 있는 비혼 여성들을 연결하고 그들이 서로 연대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기 위해 탄생했다. 지난 10일 강한별, 하현지, 이예닮 공동대표를 만나 현재 한국에서 비혼 여성으로 사는 것에 대해 물었다. -‘에미프’를 만들게 된 계기가 있나요. 강한별 한국 사회에서는 비혼이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로 받아들여지기보다 부정적으로 재해석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비혼을 결심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혼자라고 생각할 때가 많고 또 홀로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더라고요. 사실 ‘비혼으로 살겠다’고 했지 ‘인생을 혼자서만 살겠다’고 선언한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비혼 여성끼리 뭉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생산적인 그룹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우선 제 주변에 있는 비혼 여성들 가운데 저와 생각을 같이하는 동료들과 모여 이야기를 나눴고, 지난해 2월부터 에미프 출범을 준비했어요. 두 달 뒤인 4월 정식으로 발족하게 됐고 현재 다섯 명의 공동대표가 디렉터로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비혼’의 의미를 짚어 주신다면요. 강한별 한국 사회는 보통 ‘결혼’과 ‘미혼’이라고 표현하죠. 결혼이 가장 당연한 상태이고 결혼을 못 한 상태가 미혼인 거잖아요. 미혼은 불완전하고 그 자체로 온전하지 않고 뭔가 도움이 필요한 이런 이미지가 부여돼 있죠. 비혼이라는 단어가 탄생하면서 ‘내가 선택하는 나의 삶’이라는 의미를 찾게 된 것 같아요. 사실 저는 혼자서 완전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사회는 보통 혼자서 완전할 수 없다고 생각하잖아요. ‘혼자서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 다른 사람과 만난다고 완벽해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어요. 한 명의 불완전함이 다른 사람을 더 불안하게 만들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어떤 관계를 맺든 내가 혼자서 완전할 수 있어야 제대로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내가 책임질 수 없는 것들에 관심을 두는 것보다 나 스스로를 좀더 돌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생각했죠.이예닮 저도 비슷해요. 홀로 서는 것이 온전해지는 것이자 진짜 나로서 사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올해 스물다섯 살인데 주변에서 ‘나이가 어려서 저렇게 생각한다’, ‘나중에는 결혼할 거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어찌 됐든 결국 결혼을 하게 될 거라는 거죠. 제가 아무리 비혼이라고 이야기해도요. 제 상태를 완성되지 못한 상태로 여기는 것도 그렇고 ‘어리니까 아무것도 모른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도 많이 불편해요. 그럴수록 저는 온전히 저를 챙기고 저만의 삶을 꾸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하현지 제게 비혼은 하나의 선택지를 만드는 과정이에요. 다들 옛날부터 이어져 온 풍습인 결혼이 당연한 선택지라고 생각하잖아요. 사회는 갈수록 개인화·파편화되고 있고 그게 결혼이라는 문화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생각해요. 비혼은 저희 또래뿐만 아니라 미래의 여성들에게 ‘결혼은 당연한 게 아니야’, ‘결혼은 해도 되고 안 해도 괜찮아’라는 선택지를 제공하는 단어인 것 같아요. 에미프는 현재 1·2기를 통틀어 총 6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연령대는 적게는 20살부터 많게는 40대 초반까지 다양하다. 에미프 디렉터들은 무엇보다 회원들이 ‘연결’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마련하는 데 힘쓰고 있다. 에미프의 회원이 된 후 처음으로 다른 회원들과 정보를 교류하는 모임인 ‘미트 업’(meet up)부터 비혼 여성들이 무대 위에 연사로 서서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에미프 테드’, 회원들 간의 결속력을 다지는 ‘에미프 캠프’ 등의 행사를 열었다. 회원들이 자신의 관심사를 다른 회원들과 공유할 수 있는 소모임을 만드는 것도 돕는다. 특히 자기 계발과 공부에 대한 회원들의 열기가 뜨겁다고 한다. -비혼 여성들에게 ‘연결’은 어떤 의미인가요. 하현지 에미프의 회원이 되신 분들이 처음에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주변에 이렇게나 비혼 여성이 많은 줄 몰랐다’는 거예요. 항상 고립돼 있고 혼자인 줄 알았는데 에미프에 오면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되죠. 그런 점이 저희 단체가 존재하는 의미이기도 하죠. 강한별 여성들이 비혼임을 드러냈을 때 위에서 흔히 하는 말들이 ‘저런 애들이 제일 먼저 결혼해’라든가 ‘네가 좋은 남자 못 만나 봐서 그래’거든요. 본인의 삶에 대한 존중 없는 편견을 마주할 때 위축돼 있었거나 자신의 잠재력을 인정받지 못했던 여성들이 저희 단체에 가입한 후에 만족도가 높으신 편이죠.-에미프가 개최한 행사나 프로젝트에 대한 회원들 반응은 어떤가요. 이예닮 2기 회원 중에는 1기 회원들이 여성 잡지 ‘매거진 비(批)’를 제작하는 걸 보고 그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하고 싶어서 가입한 분도 많았어요. 강한별 경제 소모임 ‘윈’(\in)도 대내외적으로 인기가 많아요. 사실 비혼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게 재화로부터 오는 안정감이거든요. 그 부분에 대해 호기심과 욕구를 가진 분도 많고요. 그냥 허황되게 ‘돈을 많이 벌고 싶다’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주식은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부동산을 취득하고자 할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부터 전반적인 경제 흐름을 볼 수 있는 경제 신문 기사를 공유하기도 해요. 에미프 회원 중에 주택을 보유한 분도 있고, 주식 투자를 하는 분도 있고, 금융업에 종사하는 분들도 있거든요. 각자가 지닌 경제 전문 지식을 주고받는 모임이에요. 이예닮 외부 강사를 모셔서 하는 게 아니라 에미프 내부에서 회원들끼리 스터디 형태로 운영하고 있거든요. 마치 ‘지식 품앗이’ 같은 거죠.(웃음) 현재 비혼 여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한쪽에 쏠린 경우가 많다. 에미프만 해도 단체를 만든 이후 몇 번의 인터뷰를 하면서 이해하기 힘든 반향을 마주했다고 한다. 최근 한 인터뷰가 보도됐을 때 도를 넘은 악플에 시달렸다. 에미프가 어떤 단체인지 소개하는 단순한 내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남성들의 인신공격과 성희롱이 난무했다. ‘세금 축낼 생각을 하지 말라’거나 ‘출산의 의무를 다하지 않을 거면 국방의 의무라도 지라’는 식의 이해할 수 없는 비방도 많았다.-비혼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여전히 충분하지 않은 것 같아요. 비혼 여성들에 대한 사회의 인식은 어떻다고 보시나요. 강한별 저희가 이전에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많이 받았던 질문 중 하나가 출생률이에요. 현재 출생률이 얼마인지 왜 자꾸 저희에게 물어보는지 모르겠어요. 결혼을 해야 아이를 낳는데 비혼 여성은 결혼을 안 하니까 당연히 아이를 갖지 않을 것이고 그래서 출생률이 떨어진다는 생각 때문이겠죠. 하현지 마치 그것이 저희의 잘못인 양, 그 귀책이 저희에게 있는 양 인식하는 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인식은 개선돼야 할 것 같아요. 강한별 또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저희 단체를 여성 인권을 위해 싸우는 운동 단체처럼 여기는 분도 많아요. 그러니까 그런 질문들을 많이 하시는 거겠죠. 사실 축구 동아리 한다고 화내지 않잖아요. 같은 취미나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단체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지 않는데 도대체 왜 여성들이 모여 있다고 하면 저런 식으로 바라볼까 의문이 들죠. 문제는 그렇게 꼬아서 생각하는 시각이 있다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그들이 그렇게 말하는 것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거예요. 그런 폭력적인 말들이 비혼을 선택한 사람들이 ‘나 비혼이야’라고 말하지 못하게 하는 기제로 작용하잖아요. 하현지 이런 사회적인 인식을 체감하면서 아직까지 비혼에 대한 시선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저희가 앞으로 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더 고민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일종의 과도기라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결혼하지 않으면 큰일 난다’였는데 지금은 ‘결혼하지 않아도 돼’까지는 왔잖아요. 저희가 기대하는 미래 사회에는 비혼이 당연한 선택지로 존중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에미프 운영진은 ‘비혼 여성 단체’라는 이유만으로 외부에서 이런저런 비난을 받으면서 역설적으로 ‘우리가 잘 가고 있구나’라고 느꼈다고 했다. 오히려 일방적인 시선보다 마음이 쓰였던 건 이런 일이 반복될 때마다 회원들이 겪게 될 심적 부담이었다. 최근 ‘제1회 총회’를 열고 회원들과 에미프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던 운영진은 오히려 자신들을 걱정해 주는 회원들로부터 큰 힘을 얻었다고 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끈끈한 지지 기반이 돼 주고 있음을 확인한 덕분이다. -에미프가 최종적으로 꿈꾸는 지향점이 있다면요. 강한별 에미프 내에서 서로서로를 연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기면 좋겠어요. 예를 들면 제가 번역해 줄 친구가 필요하거나 집수리를 해야 할 때 에미프 회원들로부터 도움을 구할 수도 있겠죠. 또 재화가 여성에게 돌아가고 그 재화를 통해 여성들이 끈끈해졌으면 좋겠어요. 여성들이 잘 싸우고, 잘 화해하고, 잘 뭉쳤다가, 잘 흩어질 수 있는 법을 학습하는 공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이예닮 저희는 궁극적으로 에미프가 없어지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해요. 사실 이런 비혼 단체가 있다는 것도 특이하잖아요. 없으니까 만들어진 거니까요. 그런데 비혼이 당연한 선택지가 되고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인식된다면 저희가 있을 필요가 없게 되겠죠.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소리없이 명중…이스라엘, 레이저 타입 ‘드론 킬러’ 공개(영상)

    소리없이 명중…이스라엘, 레이저 타입 ‘드론 킬러’ 공개(영상)

    이스라엘 보안기업이 레이저 타입의 드론 방어용 방공무기의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현지 보안기업인 라파엘은 최근 드론방어시스템 ‘드론 돔’(Drone Dome)의 새 버전인 ‘드론 돔 C-UAS’(Drone Dome Counter-enmanned Aerial System) 테스트를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이 드론방어시스템은 4개의 레이더를 이용해 주변 지역을 감시하며, 레이더에 드론이 탐지되면 레이저를 쏘아 드론의 플라스틱 외장과 핵심 전자부품 및 시스템을 완전히 녹여 파괴한다. 3.2㎞ 떨어진 곳에서 0.002㎡크기의 표적까지 탐지할 수 있다. 라파엘이 공개한 영상에서는 지그재그로 움직이는 드론을 포함해 공중에서 작동 중인 대형 드론 7대가 레이저에 의해 파괴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중 3대는 드론 돔의 레이저 빔을 받고 파편을 흩날리며 추락했고, 나머지 드론에서는 레이저에 손상된 자국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뿐만 아니라 드론 3대를 차례대로 요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분이 채 넘지 않았다. 라파엘 측은 “드론 돔은 군사 및 민간지역에서 적대적인 드론에 의해 발생하는 위협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됐다”면서 “드론의 탐지와 식별, 요격을 포함한 모든 테스트 항목에서 100%의 성공률(명중률)을 자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시스템은 공항이나 공공시설 또는 테러 및 범죄용 드론의 위협이 높은 장소에서 민간 대상뿐만 아니라 부대 및 군사시설, 국경 보호 등의 분야에서도 해결방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레이저 빔 투사 방식의 방어시스템은 비용이 저렴하고 사용이 거의 무제한적이며, 최근 전장에서도 사용 빈도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침투 드론을 요격하기에도 최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 경찰은 앞서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가자지구로부터 날아오는 연 또는 풍선 등 정체가 확인되지 않은 의심스런 목표물을 레이저로 타격하는 ‘라이트 블레이드’(Light Blade) 시스템을 공개하기도 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서순민 가천대 교수, 액체금속 전극 활용한 전자피부 개발

    서순민 가천대 교수, 액체금속 전극 활용한 전자피부 개발

    가천대학교는 서순민 바이오나노학과 교수팀이 순치준 중국과학원 박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신축성 있는 액체금속 나노입자 기반의 전극을 이용한 촉각 상호반응 인터페이스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마찰전기 발전기의 금속 전극으로 갈륨, 인듐, 주석의 혼합물로 이루어진 액체금속 물질(갈린스탄)을 사용했다. 액체금속 물질은 높은 표면에너지와 순식간에 산화되는 성질로 인해 다루기가 어려워 전극물질로 사용되기 어려웠으나 이번 연구에서 액체금속 물질을 나노입자로 분쇄하여 박막으로 제작하는 기술을 개발해 이를 가능하게 했다. 연구결과는 독일WILEY사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인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최근 온라인 게재되었다. 연구결과를 담은 학술지는 4월에 발간 될 예정이다. 마찰전기 발전기는 두 물체가 짧은 시간 맞닿을 때 생기는 전하의 불균형을 이용하여 전기를 만드는 장치로 양전하를 수집하는 금속 전극과 음전하를 수집하는 고분자유전체로 구성된다. 연구팀은 미세한 요철 구조를 고분자유전체에 적용하여 고분자유전체의 표면적을 넓혀 압력의 크기에 따라 마찰전기발전기의 발생 전압이 3V에서 256V까지 변할 수 있다. 전압의 크기에 따라 촉각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어 활용도를 높였다. 이와함께 개발된 기술을 사용한 소자들을 매트릭스로 구성하여 액체금속의 유체특성을 활용한 마찰전기발전기들이 독립적으로 동작할 수 있어 원하는 부위만 따로 조작할 수 있음을 선보였다. 이번 연구결과를 활용해 안면마비환자를 위한 인공피부, 로봇용 인공피부 등 스마트 인공피부 개발이 가능해 질 전망이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한중협력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제1저자로 가천대 바이오나노융합학과 석사학위 과정에 있는 양이지아 학생이 참여했다. 공동교신저자인 순치준 박사는 본교 바이오나노학과 바이오메디컬전공 석사, 박사 출신이다. 서순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한 전자피부는 기존 연구와 다르게 따로 외부 전력, 변환장치 도움 없이 누르면 바로 전기가 발생, 전달되기 때문에 그 의의가 크다”며 “앞으로 로봇용 전자피부,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다양한 부분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에볼라·메르스… 감염 공포 앞에서도 의료진들의 희생 빛났다

    에볼라·메르스… 감염 공포 앞에서도 의료진들의 희생 빛났다

    ‘45일 후 전 세계 25억 2137만 1095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리고 5294만 8793명이 사망한다.’ 포브스가 지난 6일 기사에서 언급한 인공지능(AI)의 예측이다. 물론 해당 기사에서 의사들은 신종 코로나의 치사율은 낮아지고 있으며 날씨, 인구이동통제, 방역 등의 변수가 있다고 반박했다. 인류의 각종 방역 노력이 배제된 수치라는 의미다. 하지만 다소 황당한 AI의 이런 전망은 인간이 극도의 공포심에 사로잡혀 아예 손을 놓는다면 전염병이 얼마나 빠르고 광범위하게 인류를 잠식할지를 알려준다. 실제 신종 코로나의 거대한 공포 앞에서 인류는 생존을 위한 이기심을 발휘했다. 반면 페스트, 에볼라, 사스, 메르스 등 전염병의 파고를 넘어 온 인류는 강하다. 이타적인 희생과 협력은 강한 무기다. 신종 코로나 국면에서 각국의 의료진이 보여 준 노력은 인류의 심금을 울렸다.●AI, 45일 후 전세계 5295만명 사망 예측 ‘생존을 위한 이기심과 남을 위한 희생’이라는 양면의 민낯 중 한쪽을 비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인류의 두 얼굴을 들여다보는 것은 기술 발전, 환경파괴, 고령화 등으로 전염병에 점점 취약해지는 지구를 위해 필요하다. 전염병 방역의 기본은 ‘질병 확산의 삼각형’(epidemic triangle)으로 불리는 ‘병원균, 확진자, 발병 지역’의 통제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지난해 12월 3일 신종 코로나 발병 보고를 받고 31일에야 공개했다. 게다가 신종 코로나 발병지인 우한의 보건위원회는 이날 “사람과 사람 간에 퍼졌다는 증거는 없다”고 공표했다. 결국 지난달 23일 중국 당국이 우한을 봉쇄하기까지 신종 코로나는 빠르게 확산됐다. 공산당 우한시위원회의 한 서기는 “태국에서 확진환자가 나온 1월 12∼13일에라도 우한의 교통을 봉쇄했다면…”이라고 때늦은 후회를 했다. 시기를 놓친 통제로 우한시도 소위 ‘버려진 도시’처럼 돼 버렸다. 병원은 부족한데 확진환자는 넘치고, 1000명씩 누워 있는 임시 병원은 외려 전염 통로라는 지적이 나오며, 봉쇄 조치로 인근 도시의 병원에 갈 수도 없다. ●中 부실 대응 도마에… 중국인 혐오증까지 중국 당국의 초기 정보 통제는 공산당의 통치 안정, 경제 충격 등이 감안됐을 것이다. 하지만 시민의 안전을 보다 먼저 고려하지 못한 공산당의 부실한 위기대응 능력에 각국에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또 지난달 중순 ‘무증상 감염’ 사례가 연이어 보고되면서 중국인 혐오 현상은 더욱 커졌다. 일본 상점들은 ‘중국인 출입금지’를 써 붙였고,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신종 코로나에 대해 ‘메이드 인 차이나’로 표현했다. 각국은 전세기를 띄워 우한 내 자국민을 철수시켰지만 이들을 보균의심자로 보는 여론에 각국으로 귀국한 교민들이 잠복기(최대 2주)를 보낼 숙소를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중국 내에서도 우한 지역민 기피 현상이 나타났다. 가디언은 1월 말 베이징의 각급 주민위원회가 집마다 두드리며 우한 체류 경험자가 있는지 조사했다고 전했다. “모든 지역은 가족이고 서로를 부양해야 한다”는 베이징시 관리의 주장은 공허했다. 전염병의 공포는 돈벌이로 변질됐다. 매점매석을 통한 마스크 가격 급등은 일반적이다. 중국 언론이 발열, 기침 등을 다스리는 전통 의약품 ‘솽황롄’(雙黃連)을 신종 코로나 치료법으로 소개하자 ‘짝퉁 약’도 유통됐다. 가짜뉴스도 퍼졌다. 우한의 한 사스 전문가는 따뜻한 소금물로 콧구멍과 목구멍을 매일 아침과 밤 헹궈 줄 것을 추천했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소금기가 신종 바이러스를 죽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일광욕, 헤어드라이기로 손 말리기 등도 거짓이었다. 심지어 인도 정당 ‘힌두 마하사브하’ 대표는 불 앞에서 힌두교 의식과 함께 소의 오줌이나 똥을 몸에 바르라고 주장했다. 신종 코로나 발병 원인을 둘러싼 소위 ‘블레임 게임’(책임 씌우기)도 벌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특정 유전정보가 에이즈바이러스(HIV)와 일부 유사하다며 우한에 있는 중국과학원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가 인위적으로 만들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힘을 얻었다. 이에 이곳의 한 연구원은 “목숨을 걸고 실험실과 무관하다”고 맞섰다. 중국인 대부분이 박쥐를 먹는 것처럼 묘사하며 책임을 지우는 현상도 에이즈로 동성애자가, 에볼라로 흑인들이 지탄을 받았던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도 이성은 빛났다. 각국이 발원지 이름을 넣어 ‘우한 폐렴’으로 부르던 것을 신종 코로나라는 제 이름으로 바꾼 것은 우한 지역민의 낙인효과를 감안할 때 작지만 큰 첫걸음이었다. 전 세계에서 성금과 방역물품 기부도 잇따랐다. 지난 1일까지 모인 후베이성의 누적 사회 기부금 접수액은 69억 위안(약 1조 1800억원)이었다. N95 마스크 50만개, 기타 일회용 의료 마스크 185만개, 보호안경 7만개 등도 들어왔다. 지난 5일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한국, 일본, 태국 등 21개국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지난달 27일에는 안후이성의 한 남성이 경찰서에 걸어 들어와 500개의 마스크를 놓고 급히 도망가는 동영상이 중국 온라인에 퍼졌다. 의료진의 희생도 이어졌다. 지난 5일 우한에서 자가용 차량으로 의료진의 출퇴근을 돕던 한 자원봉사자(54)가 신종 코로나에 감염돼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밤낮으로 차량 탑승자의 체온을 측정하며 일하던 28세 의사도 이날 과로로 사망했다. 중국 산둥성 허쩌에서는 지난 4일 신종 코로나 환자를 돌보기 위해 한 의사가 10분 만에 결혼식으로 올리고 병원으로 돌아간 이야기가 전해졌다. 지난달 27일 인민일보는 우한대 소속 인민병원의 여성 간호사 샨시아(30)가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자신의 머리를 두피가 보일 정도로 짧게 깎았다고 보도했다. ●국경 없는 전염병 피해… 공동방역 체계 필요 문제는 미래 대응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오랜 기간 세계는 공황과 방치의 연속이었다”며 “우리는 발병에 돈을 쏟아넣고 끝난 뒤에는 그것을 잊고 다음 발병을 막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전히 인간의 자연침략으로 동물은 터전을 빼앗기고 있다. 신종 코로나 전염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박쥐 등 야생동물 식용을 막으면 좋겠지만 전 세계 76억명이 배고픔에 허덕인다. 지난 7일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면적은 284.27㎢로 지난해 1월(136.21㎢)보다 2배로 늘었다. 열대우림이 사라지며 자연에서 분리된 이름 모를 바이러스들은 인간을 새 숙주로 삼곤 한다. 실제 전염병의 발생 주기는 10년에서 5년 정도로 짧아지고 있다. 비행기를 통한 인구 이동은 바이러스 확산의 통로로 이용되고 있다. 지금까지 각국이 택한 방법은 고립과 국경 차단이지만 외려 불법체류자들이 늘면서 바이러스의 확산이 더 빨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피치 못해 쓰는 방법’으로 부른다. 게다가 각국의 전염병 대처능력은 현격한 차이가 있다. 핵위협방지구상(NTI)과 존스홉킨스대학이 공동으로 조사한 2019년 세계보건안전지수(GHS)에 따르면 195개 국가 중 1위인 미국은 83.5점이었지만 중국은 48.2점으로 51위였고 북한은 17.5점으로 193위에 불과했다. 한국은 70.2점으로 9위였다. 미국이나 한국 등 방역 선진국이 스스로를 잘 관리해도 세계는 밀접해졌고 전염병의 피해는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 신종 코로나로 중국 내 다국적 기업들이 매장, 사무실, 공장 등을 닫았고 한국에서는 대학이 개학을 연기하고 확진환자가 다녀간 극장, 식당, 백화점, 사옥 등이 문을 닫았다. 대륙별로 혹은 지역별로 긴급재난구조본부 등의 공동방역 체계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루빅 큐브’로 만든 모나리자, 경매 나온다…낙찰가 최대 2억원 예상

    ‘루빅 큐브’로 만든 모나리자, 경매 나온다…낙찰가 최대 2억원 예상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걸작 ‘모나리자’를 모티브로 삼아 입체형 퍼즐 ‘루빅 큐브’ 330개로 만든 작품이 이달 프랑스 파리에서 경매에 나온다. 낙찰 예상가는 최대 15만 유로(약 1억 9000만 원)다.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예술가 인베이더(Invader)가 제작한 ‘루빅 모나리자’(Rubik Mona Lisa)라는 이름의 이 작품은 이달 23일(현지시간) 파리 미술품 경매사 아르퀴리알(Artcurial)을 통해 경매에 나온다. 이는 스트리트 아트 분야의 유명한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은 경매의 일부분인 것으로 전해졌다.인베이더는 익명의 프랑스 예술가로 1969년에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1970년대 8비트 비디오 게임을 소재로 해서 도자기 타일을 이용한 모자이크 작품을 주로 남겼다. 정체불명의 인물로 자신의 신원을 철저히 숨기고 있지만, 세계 30개국 60여개 도시의 눈에 띄는 장소에 그의 작품이 설치돼 있다. 2005년 ‘루빅 모나리자’를 제작한 인베이더는 그 후로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걸작 ‘풀밭 위의 점심’(Le Déjeuner sur l‘herbe)과 프랑스 사실주의 화가 귀스타브 쿠르베가 여성의 하복부를 그린 세상의 근원(L’Origine du monde)도 루빅 큐브로 재현해 주목받은 바 있다.사진=AFP 연합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아하! 우주] 퇴역한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발견한 뱀파이어 쌍성계

    [아하! 우주] 퇴역한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발견한 뱀파이어 쌍성계

    나사의 행성 사냥꾼인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본래 예상을 뛰어넘는 과학적 성과를 거두고 2018년 10월 30일 퇴역했다. 본래 자세를 제어하던 부품의 고장으로 더 빨리 퇴역할 뻔했지만, 과학자들이 본래 관측 방법을 바꿔 새로운 임무를 수행하는 대안을 제시해 좀 더 오래 임무를 수행하다 퇴역했다. (이 임무는 K2로 불린다) 본래 2009년 발사된 케플러 우주망원경의 목표 임무 기간은 3년 반이었으며 3년 반의 추가 연장 임무 중 고장으로 임무를 변경해 총 9년간 임무를 수행했다. 그러나 결국 연료가 고갈되어 더 이상 임무 수행이 불가능해지자 퇴역한 것이다. 2014년부터 시작된 K2 임무를 통해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총 50만 개의 별의 밝기 변화를 측정해 지구로 전송했다. 과학자들은 이 데이터를 분석해 새로운 외계 행성은 물론 과거에 알지 못했던 여러 가지 사실을 발견했다. 우주 망원경 과학 연구소(STScI)의 라이언 리든-하퍼(Ryan Ridden-Harper)가 이끄는 연구팀은 K2 데이터를 분석해 우주에서 매우 드문 형태의 쌍성계를 발견했다. 연구팀은 케플러 K2 데이터를 분석하던 중 갑자기 밝기가 1000배 이상 변하는 천체를 발견했다. 이 천체는 매우 드문 형태의 변광성인 WZ Sagittae형 격변 변광성 (cataclysmic variable)으로 확인됐다. 이 변광성의 독특한 점은 백색왜성 – 갈색왜성의 쌍성계라는 점이다. 두 개의 별이 서로의 공전하는 쌍성계는 우주에 매우 흔하지만, 별이 죽은 잔해인 백색왜성과 별이 되기에는 질량이 모자란 천체인 갈색왜성의 쌍성계는 드물게 보고됐다. 이 백색왜성과 갈색왜성은 지구 달 거리인 40만km 떨어져 있으며 83분을 주기로 공전한다. 지구와 달과 비교도 안되게 무거운 질량을 생각하면 너무 가까운 거리다. 백색왜성의 표면 중력은 매우 강력하기 때문에 이 정도 거리에서는 갈색왜성의 물질을 끌어당긴다. 그 결과 갈색왜성 표면의 가스는 백색왜성으로 흡수된다. (모식도 참조) 연구팀은 죽은 별이 피를 빨아먹듯 다른 천체의 물질을 빨아들인다는 점에서 뱀파이어 쌍성계 (vampire star system)라고 표현했다. 갑작스러운 밝기 변화의 이유는 백색왜성 주변의 가스 디스크 때문이다. 갈색왜성에서 빨아들인 가스는 일단 백색왜성 주변에 모여 고리 같은 디스크를 형성하는데, 가스 디스크의 질량이 커지면 이번에는 갈색왜성의 중력이 간섭해 가스를 고온으로 가열하고 디스크 구조를 붕괴시킨다. 이후에는 밝기가 크게 감소한다. 이 과정은 대략 25일 주기로 일어난다. 케플러 우주망원경 데이터가 없었다면 밝혀내지 못했을 사실이다. 케플러가 퇴역한지 이미 1년이 지났지만, 케플러가 남긴 데이터를 이용한 과학적 성과는 아직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과학자들이 그 후계자인 TESS에 큰 기대를 거는 것도 선배인 케플러의 뛰어난 성과에 있다. 케플러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얻어진 여러 가지 노하우는 TESS 데이터를 분석하는데도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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