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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영희자서전 ‘대화’ 출간

    질곡의 역사에 온몸으로 맞서온 이영희 전 한양대 교수가 그의 삶과 사상을 담은 자서전 ‘대화’(한길사 펴냄)를 내놓았다. ‘한 지식인의 삶과 사상’이라는 부제를 붙인 책에서 이 전 교수는 시대와의 불화속에 평범한 인간으로서 부딪혀야 했던 갈등과 번민, 고통의 순간들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있다. 그는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권리를 위해 싸우는 고결한 정신의 소유자들을 돕기 위해서 많은 글을 쓰고 발언을 한 대가로 ‘의식화의 원흉’으로 낙인찍혀 다섯 차례나 구치소에 갔으며,1012일에 이르는 세월의 옥고를 치렀다. 그리고 언론계에서 두 차례, 대학에서 두 차례 쫓겨났다. 반공법 위반으로 구속되는 바람에 돌아가신 어머니의 상에도 참석하지 못하고 형무소에서 나온 밥과 사과 한 알을 놓고 제사를 지내는 장면, 재판을 앞두고 부인에게 보낸 편지 등을 통해 극단적 시대상황에서 한 인간이 감당해야 했던 고뇌의 무게를 짐작케 한다. 그는 2000년 말 느닷없이 찾아온 뇌출혈이라는 손님을 맞고 쓰러졌다.70세를 넘기려는 순간이었다. 그는 자신의 의지의 유무와는 상관없이 지적 활동과 글 쓰는 일은 영원히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나는 사이에 신체와 정신의 마비가 서서히 그러나 착실하게 회복되어 갔고, 이제는 구술(口述)로 하는 저술은 웬만큼 가능해졌다. 이 책은 오른손의 마비로 저술이 힘든 상황에서 민족문제연구소장 임헌영씨가 질문자 겸 대담자로 나서 나눈 대화 내용을 녹취해 다듬고 고치며, 기록을 정리하는 2년간의 지루한 작업끝에 어렵게 태어났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있는 그대로의 미국사 1,2,3/앨런 브링클리 지음

    미국은 싫든 좋든 우리가 알아야만 하고, 극복해야만 하는 과제이다. 오늘날 세계는 극심한 변화의 가운데 있으며, 그 변화을 주도하고 있는 나라가 바로 미국이기 때문이다. 또 80,90년대의 ‘반미와 친미’라는 2분법적 사고의 틀을 벗어나 세계속에서의 미국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에 출간된 ‘있는 그대로의 미국사 1,2,3’(앨런 브링클리 지음, 황혜성 등 옮김, 휴머니스트 펴냄)은 미국에 대한 보다 균형잡힌 이해에 참고가 될 만한 책이다. 미국의 저명한 역사학자인 지은이는 이 책에서 다양성과 통합성이라는 두 개의 힘이 미국의 역사를 변형시키고 있다는 시각을 제시한다. 한편에서는 미국사회를 형성한 다양한 집단들, 즉 지역, 인종, 성, 민족, 종교, 계급에 기초하여 내부에서 발전한 독특한 세계를, 다른 한편에선 미국이 지닌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하나로 뭉치고, 존속·번영할 수 있도록 만든 통합의 힘에 대한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다양한 시작’이란 부제의 1권은 식민지 시기부터 남북전쟁 직전까지의 시기로, 다양한 구성으로 시작한 신생국가가 국가주의를 형성하는 가운데 통합되는 이야기를 다룬다.2권(부제:하나의 미국)은 남북전쟁에서 20세기 초반까지 시기로, 남북전쟁과 서부 정복,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를 거쳐 제국주의로 치닫는 과정을 기술한다.3권(부제:미국의 세기)에선 1·2차 세계대전에서 9·11테러 이후의 21세기 초까지, 세계속의 미국으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특히 ‘과거를 논하며’란 특별 지면을 두어 역사의 주요 쟁점에 대해 종래 역사학자들의 견지를 소개하고 새로운 해석을 보태 미국에 대한 균형잡힌 시각을 돕고 있다. 노예제도의 기원과 본질, 미국혁명, 남북전쟁의 원인, 프런티어와 서부, 이민, 대공황의 원인, 베트남 전쟁 등에 대한 해석을 둘러싼 논쟁을 상세히 소개했다. 각권 2만 3000원∼2만 5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미니마 모랄리아/테오도르 아도르노 지음

    미니마 모랄리아/테오도르 아도르노 지음

    감각의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현대인들에게 사유적 성찰은 빛바랜 수장고처럼 고답적일지 모른다. 그러나 바닥에 뿌리내리지도 않은채 수면을 화려하게 장식한 수생식물처럼 부박한 현대산업사회일수록 현상을 꿰뚫는 성찰의 필요성은 커진다. 20세기 철학은 1·2차 세계대전이라는 참혹한 전쟁경험, 자본주의 사회의 급속한 발달로 인한 인간소외의 문제 등 이전 시기와는 또 다른 ‘인간의 문제’에 대해 사유했다. 그 가운데 ‘미학이론’으로 잘 알려진 테오도르 아도르노는 근대와 현대를 관통하는 철학적 사유를 보여준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대표적 지식인으로 꼽힌다. 사실 그의 글쓰기는 매우 난해해 독해에 이르는 길이 결코 쉽지 않다. 한데 다행스럽게 보통사람들에게도 ‘의사소통’의 길을 하나 남겨두고 갔다. 최근 번역 출간된 ‘미니마 모랄리아’(김유동 옮김, 길 펴냄)가 그것이다. ●인간의 삶은 물질적 생산과정의 부속물 ‘미니마 모랄리아’는 유대계 독일인인 그가 나치의 박해를 피해 미국 망명기간에 쓴 에세이 형식의 글을 모아 엮은 책이다. 그의 주저인 ‘계몽적 변증법’이나 ‘미학이론’과 달리 그의 말대로 ‘사물과 현상의 연관 관계에 관한 표명을 유보한 채 느슨하고 자유분방한 형식으로’ 씌어졌다. 내용은 ‘계몽의 변증법’의 속편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데, 핵심개념은 ‘도구적 이성’이다. 현대산업사회에서 인간의 삶은 자신의 주체적 사유나 실천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물질적 생산과정의 부속물에 불과하며, 거대사회 속에서 소외된 채 살아가는 존재가 바로 우리의 자화상이라는 것이다. ●삶의 다양성을 딜레탕트적 자유분방함으로 해석 아도르노는 이 책에서 개인적 ‘삶’의 다양한 모습에 대해 153개의 단상(斷想)을 통해 직접적으로 이야기한다. 난삽하고 지루한 이론적 천착은 자제하고 ‘주관적 경험’에 꽂힌 영상들을 딜레탕트적인 자유 분방함으로 해석해나가면서 자신의 알몸을 드러낸다. 철학이나 변증법, 정신분석학 등 전문적 대상을 다루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결혼, 이혼, 부부관계, 세대문제, 성(性), 사랑, 지식인, 인간관계, 노동·산업의 문제, 소유 등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일그러진 모습들과 그속에 숨겨진 본질을 드러낸다. 각 단상마다 글을 이끌어낸 모티프를 소제목으로 붙였다. 거대한 생산 메커니즘 속에서 왜곡된 삶을 살아가는 왜소화된 주체 또는 기형화된 개성을 표현한 ‘어리석은 아우구스투스’를 보자. ‘…불행은 기존에 있던 개인을 급진적으로 근절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개인은 이미 죽음을 당했음에도 중화되어 무기력하게 질질 끌려 다니고 치욕적으로 끌려 내려온다는 데 있다.….” 자신과 외부의 견실한 관계설정 속에서 세상이라는 망망대해를 헤치며 삶을 일구어나가는 ‘주체’였던 예전의 개인이 후기산업사회에 오면서 무력화·불구화되고 있음을 통찰하고 있다. 결혼과 이혼에 대한 그의 사유는 그야말로 통렬하다.‘분리와 결합’이란 단상에서 그는 ‘결혼은 오늘날 대체로 자기트릭으로 작용한다. 결혼식장에서 굳은 서약을 한 당사자들은 자신이 범한 모든 악에 대한 책임을 밖으로, 상대편에게 전가하는 것을 말한다….’며 결혼 이면에 똬리를 틀고 있는 이해관계적 속성을 거침없이 들추어낸다. 이혼은 어떤가.‘책상과 침대’라고 이름을 붙인 글을 보자.‘사람들이 이혼을 하게 되면, 착하고 친절하고 교양있는 사람일지라도, 거대한 먼지구름을 일으켜 자기 주변의 모든 것들을 먼지로 뒤집어씌우고 똥칠을 하곤 한다. 공동생활의 신뢰기반인 친밀감의 영역들은 그 토대인 결혼관계가 파경에 이르자마자 사악한 독소로 변해버리는 것처럼 보인다. 부부가 원래 서로에게 더욱더 관대했을수록, 또한 소유나 의무에 대해 별로 생각해본 적이 없을 수록 이혼과 함께 품위가 파괴되어가는 과정은 더욱 가증스러워진다….’ 망명 지식인으로서 아도르노는 엄청난 고통과 무게를 느꼈던 것 같다. 그는 ‘망명 지식인은 모두 예외 없이 상처받은 사람이다.’고 진단한다.‘나치의 획일화 통제의 치욕을 피해 망명의 길을 택한 사람들은 이러한 뿌리뽑힘을 특별한 표지로 달고 다니며, 사회적인 삶의 과정 속에서 비현실적이고 허깨비 같은 생존을 영위하게 된다. 망명자는 언어를 몰수당하며, 인식력의 샘인 역사적 차원은 매장되어 버린다….’라며 그 스스로 이방인로서 겪은 치욕과 고통을 토로하고 있다.‘상처받은 삶에서 나온 성찰’이란 책의 부제도 여기서 나왔다. ●낯설고 왜곡된 모습 까발리는 사유에서 구원의 희망 이 책은 곱씹어 읽을 경우 감당하기 힘든 충격으로 다가온다. 도구적·부속물로서의 삶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대인의 모습은 바로 ‘나’의 자화상이기 때문이다. ‘아우슈비츠 이후 여전히 시를 쓸 수 있는가란 질문은 수영장의 안락의자에 누워 아도르노를 읽는 것을 참을 수 있는가란 질문에 자리를 양보한다.’는 프레드릭 제임슨(미국의 좌파적 문화비평이론가)의 명제는 포스트모던한 미국적 현실에서 나온 말이지만, 미국 문화를 본받아 상품의 풍요와 산업의 찬가가 그 뒤에 감추어진 고통, 광기, 불안을 억압하는 우리의 현실과도 분리될 수 없다. 그래도 책을 덮으며 한가닥 위안으로 다가오는 것은 아도르노가 마지막 단상 ‘결론’에서 ‘세상의 틈과 균열을 까발려 그 왜곡되고 낯선 모습을 들추어내는’ 구원의 관점에 서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구원의 관점은 사유의 유일한 관심사이기도 하다. 다만 그같은 사유가 세상의 ‘올가미’에서 빠져 나온 자유인의 것이어야 한다는 데 현대인의 또다른 고민이 있다.2만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스미스소니언 자연사박물관에 ‘한국실’

    세계 최대 박물관 가운데 하나인 미국 워싱턴 D C 소재 스미스소니언 국립자연사박물관 내에 300여평 규모의 한국실이 생긴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오는 15일 민속박물관에서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자연사 박물관 내 한국실 설치·운영을 위한 파트너십 협정체결 조인식을 갖는다고 9일 밝혔다. 민속박물관에 따르면 한국실 설치 소요예산(125만달러)은 국제교류재단에서 부담하고, 국립민속박물관에선 전문가를 현지에 파견해 전시물 선정과 설명 등 전시 자문을 담당하게 된다. 한국실은 1000㎡(302.5평) 규모로, 한국의 전통 생활문화를 담은 전시물들을 선보이게 된다. 한국실 설치 공사는 올해 안에 착수해 2007년 3월 정식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현재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는 달항아리 등 문화재 몇 점이 전시돼 있는 진열장 하나가 있는 게 고작이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원형 논쟁등 ‘태껸’ 집안싸움

    원형 논쟁등 ‘태껸’ 집안싸움

    한국의 대표적 전통무예이자 중요무형문화재 제76호인 태껸이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달 예정됐던 대한택견협회의 대한체육회 가맹이 갑자기 보류된 가운데 이와 관련, 태껸의 ‘원형시비’와 ‘체육종목화’ 문제가 불거져나오면서 태껸인들이 극심한 갈등과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태껸단체의 체육회 가맹 보류 국내에서 규모가 가장 큰 태껸단체인 대한택견협회는 지난달 대한체육회 가맹이 예정돼 있었다. 태껸의 문화재적 보존·전승뿐만 아니라 국민체육화를 위해선 대한체육회 가맹을 통한 정식종목화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그러나 현재 유일한 태껸 예능보유자인 정경화(52)씨와 예능 이수·전수자들이 집단 반발하면서 대한체육회는 예정됐던 가맹을 6개월 보류시켰다. 태껸계가 의견을 모아 전체를 대표하고 아우를 수 있는 단체로서 다시 가맹절차를 밟도록 한 것이다. 태껸계는 지난 2001년 대한체육회 가맹 추진이 시작되던 때부터 극심한 갈등과 분열양상을 보여왔다. 예능 보유자 정씨의 단식과 예능 보유·이수자들의 시위가 이어졌으며, 정씨는 한 태껸단체에 의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되는 등 송사로까지 비화된 상태다. 대한택견협회측은 “보유자측이 터무니없는 원형시비를 벌여 태껸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며 차제에 제대로 원형논쟁을 거쳐 인간문화재로서의 지위에서 끌어내리겠다고 벼르고 있다. ●태껸의 원형 논쟁 원형보존회측을 대변하는 ‘택견을 수호하는 사람들’ 공동대표 최현기(41)씨는 “대한택견협회에선 태껸 본래의 동작과 기술을 엄청나게 변형시켜 가르치고 있다.”며 “만약 협회가 대한체육회에 가맹하면 원형이 크게 훼손된 태껸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전국체전 등에서 경기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대한택견협회내엔 태껸 예능보유자는 물론 이수자·전수자가 단 한 명도 없다.”며 “그들이 어떻게 한국 태껸을 대표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대한택견협회 이영복 상임부회장은 “원형보존회측이 주장하는 동작과 기술은 초대 무형문화재인 송덕기(작고) 선생의 태껸을 잘못 변형시킨 것이며, 이를 대한택견협회측이 바로잡은 것”이라고 정씨 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송덕기씨가 전수한 것은 기본 기술 30여가지인데, 이를 그의 제자인 신한승(작고)씨가 자의적으로 변형해 100여가지 기술과 자세 등으로 체계화한 것을 정씨가 이어받았다는 것이다. 이씨는 또 “원형보존회측의 동작과 기술은 지나치게 복잡하고 형식적이라서 실제 체육종목으로 채택하더라도 격투기로서 경기화하기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의견 모아 갈등 봉합해야 문화재청과 대한체육회는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언급하기가 매우 조심스럽다.”며 “합리적인 토론과 화해를 통해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체육회에서도 하루빨리 내부 갈등과 상처를 봉합하고 대표성 있는 단체가 대한체육회에 가맹함으로써 태껸이 널리 보급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광화문현판 2009년 교체할 수도

    문화재청은 최근 논란을 빚었던 광화문 현판 교체 시기에 대해 “광복 60주년이 되는 올 광복절이 아닌 경복궁 복원이 완료되는 2009년이 될 수도 있다.”고 6일 밝혔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현판의 서체뿐만 아니라 교체 시기도 다음 달 열리는 문화재위원회에서 결정한 대로 따를 것”이라며 “여기엔 올 광복절에 맞춰 교체하는 방안, 경복궁 복원공사가 완료되는 2009년 교체 방안 등 몇 가지 가능성이 모두 포함된다.”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희망의 한반도 프로젝트/김석철 지음

    국토의 균형 발전, 수도권 과밀 해소, 친환경 도시 건설…. 국가 발전을 위한 거시적 방안이 거론될 때마다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들이다. 그래서 갖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행정수도 건설이 추진되고, 각종 특구와 신도시도 끊임 없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보다 큰 틀에서 한반도에 대한 미래지향적 공간설계가 시급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도시설계 전문가인 김석철 명지대 건축대학장이 바로 그다. 김 교수에 따르면 현재 우리 땅은 서울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대부분 도시가 세계경쟁력을 상실하고 삶의 질도 떨어지고 있다. 한반도의 하드웨어가 이제 한계에 도달한 것이다. 그래서 30여년간 한반도 하드웨어를 연구해 왔다는 그는 지금까지 거론돼온 설계안보다 진전된, 어찌 보면 도발적으로 보일 만한 제안을 한다. ‘희망의 한반도 프로젝트’(김석철 지음, 창비 펴냄)는 이같은 그의 혁신적 제안들을 정리한 것이다. 전면적 개혁 없이는 우리 사회에 미래가 없다는 현실진단에 기초하여, 한반도 공간구조를 재편하고 새로운 도시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총체적 기획서다. 기획서의 첫번째 키워드는 ‘황해도시 공동체’또는 ‘황해연합’이다. 이는 북미경제공동체나 유럽연합에 대응하는 경제공동체 결성의 주체가 되자는 것이다. 중국 동부해안 도시군, 동북3성, 한반도, 일본열도 서남해안 도시군을 아우르는 블록, 즉 국가와 도시를 초월한 연합체가 구성되면 엄청난 경제기적이 가능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두번째는 한반도 구조개혁의 핵심인 수도권 전략이다. 지은이는 우선 현재 진행중인 행정 중심도시 건설은 한반도만을 생각한 근시안적 정책이라고 비판한다. 그는 황해연합과 남북통일, 한반도 공간전략은 하나의 범주 속에서 다루어야 하며, 이를 위해 한반도를 수도권과 세 지방권, 즉 전체적으로 4개의 경제권역으로 재구축하는 한반도 구조개혁을 구상한다. 수도권은 서해 해안링크, 개성, 춘천, 평택으로 확대 재편하고, 동북아의 허브공항이 된 인천공항과 수도권의 경제력을 집합한 해안도시구역을 송도 앞바다에 세워 황해연합의 교두보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방전략으로는 지방의 몇 개 도시와 농촌이 결합한 도시연합과, 산업공단을 재조직한 산업클러스터가 모여 대도시권과 겨룰 수 있는 규모를 이루는 ‘어반 클러스터’(urban cluster)를 제시한다. 그중 ‘금강·새만금 어반클러스터’는 행정수도 논란과 새만금 딜레마를 함께 해결하기 위한 특단의 방안임을 강조한다. 말하자면 금강에 선박 운항이 가능한 운하를 만들어 군산·부여·공주·대전을 금강유역 도시연합으로 만들고, 금강과 만경강을 신수로로 연결하여 금강유역과 새만금을 어반클러스터하는 방안이다. 총 16개의 프로젝트는 대부분 혁신적이고 도발적인 방안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미 36년 전 ‘여의도 마스터플랜’을 완성하고,‘서울대 마스터플랜’, 예술의 전당 및 중국 취푸신도시 설계를 거친 대가의 원숙함과 세밀함 때문인지 그리 허황되게 다가오지는 않는다.1만 8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지식인의 두 얼굴/폴 존슨 지음

    장 자크 루소의 명성은 그의 저서인 ‘에밀’‘사회계약론’‘학문과 예술론’의 기저에 깔려 있는 교육론에 힘입은 바 크다. 하지만 그가 글로 쓴 것과는 반대로 실생활에선 아이들에게 거의 관심을 갖지 않았고, 심지어 자신의 아이를 5명이나 고아원에 내다버렸다는 사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카를 마르크스는 노동자를 착취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 연구에 천착했지만 정작 그의 집에서 수십년간이나 일했던 하녀에겐 동전 한닢 지불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는 사창가를 드나들면서도 여성과의 교제가 사회악이라고 여길 만큼 비정상적인 인물이었고, 논쟁을 즐기기로 유명한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저주를 퍼붓던 망상증 환자였다. 이렇듯 사회적 명성 뒤에 숨은 지식인들의 또 다른 모습은 두 가지 면에서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개인적·인간적 약점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발명이나 사상이 인류 발전에 이바지했다면 그것만으로 칭송받아 마땅하다는 견해, 또 하나는 그 지식인들이 창조한 것은 하나의 관념, 이데올로기, 또는 인간에 관한 특정 유형일 뿐이지, 과학적이거나 인간에 대한 철저한 이해에 바탕을 둔 이론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영국 언론인 출신의 저술가 폴 존슨이 지은 ‘지식인의 두 얼굴’(윤철희 옮김, 을유문화사 펴냄)은 후자적 관점에서 근대 이후 사회정신과 이데올로기를 이끌어온 지식인들의 업적과 생애에 날카로운 칼날을 들이대고 명성 뒤에 가려진 추악한 이면을 낱낱이 파헤친 책이다. ●위인의 명성 이면의 도덕적·윤리적 판단은 필수 지은이가 말하는 지식인은 우리가 흔히 아는 ‘지식을 많이 가진 자’가 아니라 거대한 관념체계를 형성하고 교조와 명령, 권유를 통해 일반인들을 한쪽으로 몰아가며 세상을 움직이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그들이 당대나 후세에 미치는 영향력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지대하며, 지식인들에 대한 윤리적·도덕적 판단은 필수불가결하다는 게 지은이의 주장이다. 저자는 근대적 개념의 최초의 지식인으로 꼽히는 계몽주의 철학자 루소부터 시작해 300여년에 걸친 위인적 지식인들의 철학과 기념비적인 성과를 소개하면서 몇 가지 비판적 질문을 던진다. 지식인들은 어떻게 자신의 철학을 성립시키고, 얼마나 세심하게 그 증거를 검토했는가?그들은 얼마나 진리를 존중했으며 개인생활에도 똑같이 적용했는가?물질적 이익 앞에 그들의 철학은 어떻게 왜곡됐는가?그들은 배우자와 가족들을 어떻게 대우했으며, 지인들과 얼마나 깊은 우정을 나눴는가? 등등. ●습관적 거짓말쟁이 헤밍웨이 저자에 따르면 앞서 언급했듯이 근대 교육철학에 한 획을 그은 루소는 자식들을 다섯이나 고아원에 내다버렸다. 후일 이 사실이 알려지자 루소는 “그녀(아이 엄마)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란 해괴한 변명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루소는 세탁부 출신인 아이들 엄마를 23살 때부터 애인으로 곁에 두고 살면서 ‘천하고 무식한 계집종’이라고 멸시했으며, 그의 ‘고백록’ 중 상당 부분은 거짓말과 각종 변명이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헤밍웨이는 습관적인 거짓말쟁이였음을 지적한다. 그는 “최상급의 작가들이 거짓말쟁이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이 직업의 중요한 부분은 거짓말이나 날조다.”고 스스로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미 전문작가가 되기 훨씬 전부터 그는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했는데,5살때 길길이 날뛰며 달아나던 말을 혼자힘으로 막아냈다든가, 그의 부모에게 영화배우와 약혼하게 됐다는 등 속이 뻔히 들여다 보이는 것들이었다. 그의 저서전 ‘이동축제일’은 루소의 ‘고백록’만큼이나 미덥지 못하다고 지은이는 평가한다. 이밖에도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는 전형적인 남성 우월주의자로서 여성을 인간으로 인정하기를 거부했으며, 노르웨이의 극작가 헨릭 입센은 평생에 걸쳐 분노와 공포감에 휩싸여 기행을 일삼았다. 베르톨드 브레히트, 조지 오웰, 노엄 촘스키 등 또한 ‘이성의 몰락’이란 비판 속에 지은이의 칼날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최악의 폭정은 사상이 지배하는 전제정치 책을 읽다 보면 사실 지은이는 자본주의 체제의 신봉자이자 보수적 성향의 저널리스트로서 지나치게 인간의 어두운 면만을 부각시켰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보편적인 인류가 아닌 특정한 개인에 대한 지식인들의 반응, 특히 그들이 친구, 동료, 하인, 가족들에 대한 방식을 주로 검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은이는 반문한다. 학자와 작가, 철학자가 아무리 저명하다고 할지라도, 대중을 향해 어떻게 행동하고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를 말해줄 권리가 있는가?하고. 대중을 그들이 의도하는 방향으로 몰고가려는, 온갖 지식인들의 위원회, 연맹, 그리고 그들의 이름이 빽빽이 박힌 성명서에 그는 강한 의구심을 나타낸다. 결론적으로 지은이가 던지는 메시지는 이렇다. “그 무엇보다 우리는 지식인들이 습관적으로 망각하는 것, 즉 인간이 관념보다 중요하고, 인간이 관념의 앞자리에 놓여야만 한다는 사실을 항상 명심하고 있어야만 한다. 모든 폭정 중에서 최악의 폭정은 사상이 지배하는 무정한 전제정치다.”2만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종교를 넘어선 종교/최준식 지음

    우리 주위에 있는 종교의 모습을 보면 본질적인 부분이 부수적인 것들에 너무나 많이 가려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꼭 교회를 나가야 구원을 받는다든지, 불상을 경건하게 대해야 독실한 불교라든지 하는 것들이다. 그러나 종교의 관습이나 의례 전통은 종교의 핵심가치가 다양한 역사와 문화를 통해 다채롭게 표현된 것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겉으로 보이는 종교 간의 이러한 차이를 두고 그것이 마치 진리인 양 서로 대립한다. 이화여대 한국학 교수인 최준식 교수가 쓴 ‘종교를 넘어선 종교’(사계절 펴냄)는 이같은 관점에서, 즉 비본질적인 것들을 넘어서 종교의 본래 가치를 이해하자는 의도를 담은 종교 입문서다. 그는 우선 종교란 한 마디로 정의될 수 없는 개념임을 전제하고, 세계의 수많은 종교들이 담고 있는 공통분모적인 특질들을 뽑아내 종교를 설명한다. 초자연적·궁극적 실재에 대한 믿음, 성과 속의 구분, 숭배 대상과 관련된 의례나 행위, 계율이나 도덕 규범, 절대적 의존감정, 세계관 제시, 새로운 시대 도래나 내세 약속, 선교 등의 특질을 대체로 갖추면 종교의 범주로 인정한다. 지은이는 종교가 인간의 필요에 의해 생겨난 문화적 현상이라는 관점에서 세계의 종교를 아우를 수 있는 세 가지 핵심 주제를 다룬다. 먼저 인간에게 종교가 필요한 이유를 물은 뒤 이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삶의 고통을 벗기 위한 것이라는 답을 내린다. 기독교는 구원을 통한 영생을, 불교는 해탈에 이르러 욕망에서 비롯된 고통에서 벗어남이 그것이다. 두번째 종교를 통해 인간이 다다르고자 하는 경지를 제시한다. 동북아에선 천(天)과 도(道)가 그것이고, 힌두교는 브라만, 불교는 공(空), 중근동에선 야훼, 혹은 알라가 여기 해당한다. 그리고 세번째로 이같은 경지에 이르기 위해 명상과 수행, 헌신, 신 숭배 등 종교마다 다른 방식으로 절대적 실재에 다가간다는 것이다.1만 2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자동차 1500만대 시대

    자동차 1500만대 시대

    우리나라 자동차 등록대수가 1500만대를 돌파했다. 그러나 장기불황의 여파로 지난해 자동차 증가세는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3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2월 말 현재 자동차 등록대수는 총 1500만 2721대로 1500만대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차종별 자동차 등록대수는 승용차가 1069만 1000대로 전체의 71.3%를 차지했고, 그 다음은 화물차 306만 8000대, 승합차 119만 6000대, 특수차 4만 7000대 등의 순이었다. 연료별로는 휘발유 차량이 772만대로 전체의 51.5%에 달했고 경유 차량은 542만 6000대로 36.2%,LPG 차량은 180만 3000대로 12.0%를 각각 차지했다. 지역별 자동차 등록대수는 ▲경기 338만대 ▲서울 278만 5000대 ▲경남 102만 4000대 등의 순으로 많았다.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지역 차량이 695만대로 전체의 46.3%에 달했다. 가구당 자동차 보유대수는 0.86대, 자동차 1대당 사람수는 3.24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규모별로는 소형 자동차는 줄고 경차 및 중·대형 자동차는 증가추세를 보였는데 ▲800㏄미만 경차는 75만 4000대 ▲1500㏄미만 소형차는 278만 4000대 ▲2000㏄미만 중형차는 513만 2000대 ▲2000㏄이상 대형차는 202만대 등이었다. 한편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지난해 자동차 증가세가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자동차 증가대수는 34만 7000대로 외환위기 때인 지난 1998년의 5만 6000대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자동차 증가율도 지난해 2.4%로 1998년 0.5% 이후 최저였다. 김용수기자 dragon@seoul.co.kr
  • 문화재 수리때 ‘전통기와’ 쓴다

    문화재 수리때 ‘전통기와’ 쓴다

    80년대부터 대량생산돼 문화재 수리 등에 공급되던 ‘KS기와’가 앞으로는 옛 멋을 살린 전통 한식기와로 바뀐다. 획일적으로 화려하게 칠해지던 단청도 해당 건축물에 어울리는 고색창연한 색상과 배색으로 바뀐다. 문화재청은 “‘전통한식기와·전돌 사용에 관한 지침’을 개정, 등무늬와 질감, 색상, 문양 등이 살아나도록 옛 기와를 주문제작해 해당 문화재 수리에 사용토록 하겠다.”고 2일 밝혔다. 이는 기계화 설비를 이용해 대량생산되는 KS기와가 옛 기와와 달리 등무늬가 없고, 색상과 모양새가 규격화·단순화되면서 문화재의 고풍스러운 멋을 잃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KS기와는 또 표면이 매끄럽고 반사가 심해 문화재 수리시 기존의 기와와 어울리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따라서 앞으로는 문화재 수리시 기존 기와의 문양과 무늬 등을 살려 주문제작된 기와가 쓰이며, 복원시엔 건축물의 시대적·양식적 특성, 주변환경 등을 고려해 해당 문화재에 적합한 질감, 색상 및 문양으로 만들어진 기와가 사용된다. 색상 고증이 어려울 때는 어두운 회청색, 어두운 청회색, 어두운 회색계열 등 주변환경과 조화되는 색상을 기준으로 하게 된다. 단청도 앞으로는 고건축물의 특성이나 주변환경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색상과 배색을 조절해 시공된다. 문화재청은 이를 위해 중요무형문화재 등 단청 관계 전문가들로 상시 자문단을 구성해 문화재 단청시공에 수시로 지도·자문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또 단청표준색표집을 제작해 시공시 이를 활용토록 하고, 장기적으로 단청에 사용하는 안료도 화학안료에서 천연안료로 바꿔나갈 방침이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삼국·고려시대 무예의 모든 것

    ‘당나라 사신이 신라의 쇠뇌 기술자를 데리고 가 나무쇠뇌를 만들게 하여 화살을 쏘았는데 30보 나갔다. 당나라 황제가 “내가 듣기에 너희나라에서 쇠뇌를 만들어 쏘면 1000보를 나간다고 하는데 어찌된 일이냐?”하고 묻자 “재료가 좋지 못한 때문이니, 만일 목재를 본국에서 가져오면 그렇게 만들 수 있다.”고 하였다.’ 신라본기6(문무왕 9년)에 나오는 기록으로 당시 신라의 쇠뇌 기술이 매우 뛰어났음을 짐작케 해준다. 한국의 무예와 무기, 전술 등은 이처럼 신라본기 등 우리 문헌은 물론 중국, 일본의 문헌에도 상당량 언급되어 있는데, 국립민속박물관이 이들을 발췌해 정리하는 작업에 나서 최근 ‘한국무예사료총서’를 냈다. 1차로 발간된 것은 총서1 ‘삼국시대편’과 총서Ⅱ ‘고려시대편’ 2권. 삼국시대편은 삼국사기, 화랑세기 등 한국의 문헌 6책, 사기·한서·후한서 등 중국 문헌 32책, 일본서기 등 일본문헌 7책 등 총 45책에서 무예와 관련된 사료를 발췌해 번역했다. 고려시대편은 한국문헌(22책)을 중심으로 총 31책에서 관련 자료를 발췌 정리했다. 책에 따르면 삼국시대는 무치주의(武治主義) 이념과 상무적인 정신을 강조하면서 실전에 대비한 전투기술을 권장했다. 궁술을 비롯한 기마술, 검술, 창술, 부월술, 노술(弩術), 수박(手搏), 각저(角抵), 축국(蹴鞠) 등의 다양한 무예가 크게 발달했다. 특히 고구려는 기마술과 맥궁(貊弓)을 기반으로 주변민족을 복속하는 과정에서 숙신의 단궁(檀弓), 말갈의 각궁(角弓) 등을 흡수하면서 동아시아 최고의 궁술을 구사하게 되었다. 또한 기병전술과 보병전술을 혼합하여 싸우는 전술체제가 발전했으며, 검술과 창술이 무예에서 분리되어 춤으로 발전한 사례도 확인된다. 고려의 통일로 한국무예는 새로운 전기를 맞는다. 후삼국을 무력으로 통일한 고려왕조는 대내적인 안정을 위해 유교이념을 받아들이고 과거제를 실시하는 등 종래의 무치주의를 문치주의로 전환시켜 나갔다. 발해의 멸망으로 북방민족과 국경을 맞닿게 됨으로써 무예와 전술 또한 이에 대비해 성곽이나 산악지역을 거점으로 적을 방어하기 위한 궁술과 노술이 발달된다. 이때 수질노, 팔우노 등 다양한 노의 종류가 등장하고, 궁술로 관리를 뽑는 궁과(弓科)도 등장한다. 각희(角戱), 각력(角力) 등으로 기록된 씨름이 군사훈련으로 시행되고, 민간 놀이로 분화되는 것도 이때부터다. 총서 발간작업을 주관한 심승구(한국체대 교수) 한국무예연구소장은 “한국 무예는 한민족의 출발과 그 궤를 같이한다.”며 “그동안 관련 문헌이 워낙 다양할 뿐만 아니라 흩어져 있어 내용을 알기가 어려웠는데 이번 총서 발간으로 한국 무예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의 갈증을 풀어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방송프로그램 수출 급증 한류타고 올 1억弗 넘을듯

    ‘방송 프로그램 수출 1억달러 시대가 머지 않았다.’ 한류열풍에 힘입어 한국 방송 프로그램 수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또 수출단가도 높아져 점차 한국 문화상품 수출의 기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일 문화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방송 프로그램 수출액은 2003년보다 69.6% 늘어난 7146만 1000달러에 달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올해 말 방송 프로그램 수출액이 1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반면 수입은 10.8% 증가한 3109만 6000달러에 머물러 수출액이 수입액을 2배나 초과했다. 방송 프로그램 수출은 최근 7년동안 연평균 38% 증가할 정도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수입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쳐 지난 2002년 이후 계속적인 수출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수출단가도 크게 높아져 2003년 2198달러에서 지난해 4046달러로 2배 가까이 상승함으로써 예전의 ‘싸구려’ 이미지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 장르별로는 드라마가 전체 수출의 91.8%를 차지하고 있으며, 수출국은 한류열풍이 거센 일본(57.4%), 타이완(15.3%), 중국(10.8%) 등 아시아 국가에 집중되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3·1절에 맞춰 발간된 책들

    을사조약을 전후해 본격화한 일제 침략과정과 그동안 은폐축소됐던 승려들의 친일 행적, 진실과 거짓을 넘나드는 일본의 실체 등을 다룬 책들이 눈에 띈다. 그중 을사늑약 1905, 그 끝나지 않은 백년(김삼웅 지음, 시대의창 펴냄)은 친일 및 독립운동을 연구해온 김삼웅 독립기념관장이 일제 침탈의 과정을 소상히 기술한 책. 을사조약은 일제의 강압으로 체결된 ‘늑약(勒約)’이라는 일관된 사관을 갖고 있는 그는 1910년 한일합병이 아닌 1905년 을사늑약을 국권침탈의 원년으로 보고 그 전후에 일어났던 일제의 한반도 침략과정을 그리고 있다.1만 9500원. 친일승려 108인(임혜봉 지음, 청년사 펴냄)은 은폐·축소되었던 친일 승려 108인의 행적을 낱낱이 고발하고 있다.31대 본사에서 말사 주지들까지, 불교 언론계와 학계, 중앙교무원과 총본산의 승려들까지 일제 강점기 초와 중일전쟁기, 태평양전쟁기로 나누어 시기마다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었던 승려들의 친일 행적을 상세히 다뤘다.3만 8000원. 항상 가깝고도 먼 나라로 묘사되는 일본의 과거와 현재, 저력과 한계, 발전과 퇴행의 역사를 들춰낸 책 일본, 두 얼굴 이야기(이규배 지음, 학민사 펴냄)도 나왔다. 정확한 문헌근거를 바탕으로 한·일 관계의 연원과 뿌리를 고대에서부터 현대까지 추적하고, 반일 또는 극일이라는 일방으로 흐르던 한·일 관계 설정을 통합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또 1세기가 안 되는 세월에 내려진 두 나라간 애증의 뿌리를 어떻게 치유할지도 모색해 본다.1만 2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우리의 눈으로 본 일본제국 흥망사/이창위 지음

    2005년 을유년은 한민족에게 오욕과 환희의 역사가 오버랩되는 해다. 정확히 1세기 전인 1905년, 을사조약에 의해 일본의 한반도 지배가 본격화됐고,60년 전, 바로 전 을유년이었던 1945년 일제의 압제에서 완전히 벗어났기 때문이다. 참혹한 패전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수십년 만에 거대한 경제 강국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경제강국이란 지위에 만족할 수 없다는 듯 역사적 죄악을 희석하는 망언을 툭툭 던지며 주변국들에 파시즘의 망령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여전히 불씨가 살아있는 듯한 일본 파시즘의 실체는 무엇일까. 일본 군부의 광기는 언제 어떻게 탄생했고, 무모한 침략전쟁으로 이어졌을까. ●러일전쟁 승리로 일본 군국주의 태동 3·1절을 앞두고 일제 침탈과 파시즘, 을사조약, 친일문제 등을 재조명하는 책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중 침략전쟁의 뿌리인 일본 군국주의의 태동과 파시즘의 형성과정, 일본군 특유의 정신문화와 병리적 군사문화 등을 분석한 ‘우리의 눈으로 본 일본제국흥망사’(이창위 지음, 궁리 펴냄)를 중심으로 신구 일본의 실체를 들여다본다. 1974년 일본 국민과 언론은 오노다 희로라는 육군 소위의 귀환에 열광했다. 그는 2차대전이 막바지에 달했던 1944년부터 30년간 필리핀 루손섬 정글에서 일본의 패망을 부인하며 유격전을 계속해온 인물이었다. 죽지 말고 데리러 올 때까지 버티라는 상관의 명령 하나만을 믿고 산속에서 30년을 버틴 그의 눈동자는 광채가 번득였고, 총검은 여전히 시퍼렇게 날이 서 있었다. 그를 찾으려는 일본인들, 심지어는 가족의 모습까지 먼 발치에서 보았던 그는 일본의 패전을 믿지 않았고, 결국 30년 전의 직속상관으로부터 직접 투항명령서를 전달받고서야 1974년 일본으로 귀환했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임무 완수를 위한 30년 전투를 자랑스럽게 이야기했을 뿐, 일본의 아시아 침략에 대한 반성이나 사과의 말은 한마디도 없었다. 도리어 일본전쟁이 모두 악으로 받아들여지는 현실을 개탄하며 이듬해 브라질로 이주했다. ●진주만기습·가미카제등 상세히 소개 오노다 소위는 극단으로 치달았던 일본 군국주의의 한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지은이는 일본 군국주의의 태동을 러일전쟁의 승리에서 찾는다. 그 이전에 이미 메이지유신 이후 급속한 근대화로 상당한 군사력을 갖고는 있었지만, 러일전쟁 승리 후 지나친 자신감과 착각에 빠졌으며, 그후 일본은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가 되었다. 러일전쟁의 승리로 대륙침략을 본격화한 일본은 조선병합, 시베리아 출병, 만주사변, 중일전쟁 등을 통하여 군부 파쇼체제를 확립하고 대미 개전에 이르게 된다.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 시바 료타로는 광신적 군부가 이끌고 우중이 지지한 일본을 ‘술에 취해 말을 타고 달리는 여우’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 책은 태평양전쟁의 주요 국면인 진주만 기습, 미드웨이 해전, 오키나와 전투, 그리고 가미카제에 대해 상세히 소개한다. 자결을 앞둔 일본군 장교들은 일왕에 대한 충성과 우국충정으로 가득 찬 최후진술을 남겼는데, 비장함을 넘어 광기가 느껴지기까지 한다. 국력의 확연한 열세에도 불구하고 계속된 무모한 항전 뒤엔 군인의 정신자세와 행동규범을 규정한 ‘군인칙유’‘전진훈’이 있었다. 특히 일왕이 발한 군인칙유(軍人勅諭)를 구체적으로 실천한다는 명분 하에, 태평양 전쟁 도발 당시 총리였던 도조 히데키가 공포한 전진훈(戰陳訓)은 군인들이 금과옥조로 삼아 지켜야 할 절대적 가치가 되었다. 전진훈은 일왕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이 군인 최고의 명예라고 강조함으로써 전체주의적 사고를 주입시켰고, 특히 ‘살아서 포로의 치욕을 당하지 말고 죽어서 죄화(罪禍)의 오명을 남기지 말라.’(제2장 제8조)는 조항 때문에 수많은 병사들이 헛되이 죽어갔다. 생명을 경시하는 무모한 전술과 자결 각오 뒤엔 전진훈에서 강조한 도착적 군사문화가 있었던 것이다. ●‘전진훈’ 통해 전체주의 사고 주입시켜 지은이는 책 말미에서 패전의 멍에를 벗어던지고 정치적 강대국으로 발돋움하려는 현재의 일본은 패망한 일본의 밑그림 위에 덧칠된 그림이라고 본다. 그 밑그림이 다원화된 국제사회에서 다시 복원돼 서글픈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지은이는 소망한다.1만 2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김병종의 화첩기행3-고향을 어찌 잊으리/효형출판 펴냄

    김병종의 그림을 보면 글을 읽는 듯하고, 글을 읽으면 그림을 감상하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일상을 잘근잘근 씹어 예술이란 소화액에 잘 버무려낸 듯한 그의 그림과 글은 그래서 문(文)과 예(藝)의 문외한으로부터 고수에 이르기까지 골고루 읽히는지 모른다. 이는 그의 ‘화첩기행’에 특히 잘 나타나 있다. 화첩기행은 이미 한 일간지에 부분적으로 연재되고, 단행본으로도 두 권이 출간됐는데, 그동안 미루어왔던 세 번째 해외편이 최근 출간됐다. ‘김병종의 화첩기행3-고향을 어찌 잊으리’(효형출판 펴냄)는 이런저런 이유로 고향과 고국을 떠났거나 다시 돌아오지 못한 채 남의 나라 땅에서 한 줌 흙이 된 우리 예술가들의 자취를 더듬어 엮은 책이다. 일본과 중국, 유럽, 러시아 등 여러 곳을 다니면서 낯선 골목과 모퉁이, 광장에서 떠도는 한국의 예술혼들과 만나 나눈 ‘예혼의 대화록’인 셈이다. 한 곳에 머물지 못하고 떠돌아다니는, 역마직성(驛馬直星)이란 병에 걸린 지은이는 안식년(그는 서울대 미대 교수다)을 얻어 1년간 종횡무진 떠돌았다. 그가 이국에서 만난 예술혼의 주인공들은 ‘만인의 연인’으로 각인된 전혜린, 중국 영화사의 별이 된 김염, 대지를 적시는 자유와 저항의 노래를 부른 빅토르 최 등 14명. 지은이는 지금까지 나온 ‘화첩기행’중 이번 해외편을 가장 힘들게 썼다고 했다. 추측컨대 이는 여독의 피로 때문이라기보다는 지독한 외로움 속에서 조국을 그리며 스러져간 예혼의 아픔을 함께 느꼈기 때문이 아닐까. ‘혼자 마시는 커피는 독약처럼 쓰다. 스무 살 무렵 내 정신의 중량을 지탱해준 몇 권의 책들 속에 남아 있던 전혜린의 일기며 에세이들을 꺼내 읽는다.’전혜린이 머물던 독일 뮌헨에서 그는 귀기와, 도발과 광기로 불온한 그녀의 글을 읽으며, 그녀가 공부하고 거닐었던 학교와 골목을 헤집으며 스케치북을 편다. 대한민국이 참다운 문화강국, 예술강국이 되기 위해선 원혼이 되어 구천을 떠도는 예술가가 더는 나오지 않기를 지은이는 소망하고 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미국의 거짓말/제임스 로웬 지음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란 E H 카의 해석이 아니더라도 현대인들은 역사적 사실들을 통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그려보려는 속성이 있다. 그러나 만일 과거의 사실 자체가 왜곡돼 있다면 과거라는 거울속에 비쳐지는 현재와 미래의 모습 또한 일그러질 수밖에 없다. 우리가 일본이나 중국의 역사왜곡을 경계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런데 이같은 역사왜곡이 한반도 주변만의 이야기는 아닌 모양이다. 미국 버몬트대학에서 인종관계론을 가르쳤던 제임스 로웬은 자유민주주의의 대명사로 불리는 미국사회야말로 역사왜곡의 고수임을 최근 저작 ‘미국의 거짓말’(김한영 옮김, 갑인공방 펴냄)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는 말한다. 미국 전역의 역사적 현장들은 건망증을 앓고 있다고.20세기 초반 미국을 휩쓸었던 잔인한 린치와 인종폭동은 오늘날 그 현장에서 흔적조차 찾아보기 힘들며, 영웅들에게 누가 될 수 있는 인격상의 결점도 감쪽같이 생략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에서 가장 많은 기념비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에이브러햄 링컨?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아니다. 책에 따르면 그 주인공은 남북전쟁시 남부연합의 기병대장이자 KKK단의 창시자인 네이선 베드포드 포레스트다. 저자는 미국 전역에서 역사적 사실을 기록하고 있는 100군데 이상의 사적지를 돌며 기념비와 동상, 박물관, 생가, 선박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미국의 과거사는 결코 거짓없이, 있는 그대로 기록되고 기념되고 있지 않았다. 미국인들은 특히 인디언, 흑인, 여성, 동성애자 등 사회적 약자와 관련된 역사는 물론 남북전쟁에서 베트남전쟁에 이르기까지 신교도 앵글로색슨족으로 대표되는 백인 우월주의와 남성지배주의의 논리에 의해 역사를 왜곡하여 기록하고 있다. 아이다호주 앨모에 가면 대학살기념비가 있다.300여명의 백인들이 1861년 서부로 이동하던 중 인디언들의 습격을 받아 사망한 사실을 알리는 기념비다. 그러나 나중에 결코 그같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밝혀졌음에도, 기념비는 여전히 역사적 장소로 부각돼 있으며, 관광객들이 몰린다. 마크 트웨인은 인종과 계급 차별을 풍자한 문학대가임에도 그가 어린 시절을 보낸 한니발에 가면 이같은 사실을 전혀 언급하지 않는 껍데기 기념물만 내세워 돈벌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 역사에서 중요한 노예폭동의 현장에 가면 그 흔적을 찾기 어렵고, 여성의 참정권과 인종 차별 폐지를 주장했던 헬렌 켈러 생가엔 그같은 사실은 없고 남부연합 깃발을 꽂아놓음으로써 오히려 그녀를 인종차별주의자로 만들고 있다. 책은 특히 부록을 통해 반드시 철거되어야 할 미국의 역사적 기념비 20개를 적시한다. 모자를 벗어 백인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의 루이지애나 바통 루즈의 ‘착한 검둥이’ 동상,KKK단을 기리고 있는 애틀랜타의 스톤 마운틴 기념물, 뉴욕 자연사박물관에 있는 루스벨트 동상 뒤에 서 있는 흑인들과 인디언 구조물 등이다. 상류계층의 심리적 우월감을 고취하고, 인권이나 정의의 관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사실을 좋고 당연한 것으로 고착화하는 이 기념물들이, 바로 지금 미국이 기리고 있는 역사적 현실이라고 꼬집고 있다.2만 8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21세기 상호의존 공동체 만들어야”

    “한국은 매우 중요한 나라입니다. 한반도 비핵화정책을 여전히 지지하며 평화적 해결이 가능하리라고 믿습니다. 미국과 한국 등 우방들이 노력해 결국 성공할 것입니다.” 24일 저녁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자서전 ‘마이 라이프’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와 관련 이렇게 말하고 “미국과 한국 등 우방들이 노력해 결국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 유인태(열린우리당)·박진(한나라) 의원, 한화갑 민주당 대표,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 대사 등 각계 인사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행사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은 또 “21세기는 공동의 책임과 가치를 가지고 상호의존적인 공동체를 만들어야 하며, 나는 그것을 평생추구했고, 바로 그것을 책에 썼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해 뉴욕에서 처음 자서전 사인회를 했을 때 미국 뿐만 아니라 중동·중남미, 그리고 엄청나게 많은 한국인 학생들이 오랫동안 기다려 사인을 받아갔다”며 “그들이 용기와 희망을 갖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와 주변에 대한 일부 비판에 대해 그는 “정치적으로 완벽한 진리를 갖고 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정치적 논란과 비판은 당연하고 중요하다.”며 “그러나 일부 악의적인 비판은 잘못된 것”이라고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그는 “자서전은 아칸소주에 대한 연애편지이고, 어머니 등 가족, 그리고 조국에 대한 사랑의 편지, 그리고 정치라는 직업에 대한 애정의 표시”라는 말로 연설을 끝마쳤다. 한편 앞서 진행된 축사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3년 한·미 양국의 대통령으로 나란히 취임해 5년간 특별한 우정을 나누며 한·미동맹관계를 튼튼히 했다.”며 각별한 인연을 강조하고 핵문제와 관련, “북한이 약속을 파기하고 난동을 부리면 철저히 고립될 뿐이며, 만용을 버리고 협상테이블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은 “클린턴 전 대통령은 코소보사태, 북아일랜드 분쟁 등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특별히 노력했다.”면서 “자서전에서 미국인과 세계인, 특히 전란에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보이며,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많이 읽어 희망과 용기를 얻기 바란다.”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관제신앙 바탕 점복서 ‘관제영첨’ 국역서 발간

    관제신앙 바탕 점복서 ‘관제영첨’ 국역서 발간

    삼국지의 주인공 관우(關羽)는 촉한의 용맹한 장수이면서, 사후엔 무신(武神)으로 받들어져온 신앙 및 점복술의 대상으로 알려져 있다. 관우신을 숭배하는 관제신앙(關帝信仰)은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고대로부터 전래됐으며, 특히 임진왜란 때 조선에 파견된 명나라 군사들에 의해 본격적으로 민간에 널리 유포되었다고 한다. 조정에서도 명의 권유로 각 처에 관성묘(關聖廟)를 짓고 나라의 수호신과 재신(財神)으로 모셨으며, 선조를 비롯하여 숙종, 정조, 순조, 고종 등 역대 국왕들도 관성묘에 제사를 지낸 것으로 전해진다. 관제는 근대 이후 거의 자취를 감추면서 그 모습을 보기 어려워졌는데, 최근 국립문화재연구소가 민속문화 보존사업의 일환으로 관제신앙을 바탕으로 한 점복서 ‘關帝靈籤’(관제영첨·이정섭 해역)을 국역, 발간했다. 관제는 관우를, 영첨은 ‘신령스러운 제비’를 뜻하는데, 점을 치는 방법이 비교적 간단하고 재미있다. 즉 1첨에서 100첨까지 천간(天干)으로 엮인 제비를 뽑아 점을 치는데, 뽑힌 첨에 씌어 있는 천간(甲甲∼癸癸)에 의해 사람의 길흉화복을 예측하는 방식이다. 각 첨엔 제목격인 첨의 운이 나오고, 이어 제목을 부연설명한 7언절구의 시, 다음엔 첨의 뜻을 풀이한 해왈(解曰), 시에 대한 뜻풀이인 석의(釋義)가 붙는다. 마지막으로 점을 쳐서 실제로 경험한 사례를 적은 점험(占驗)이 따라붙는다. 만일 100개의 첨중 갑갑(甲甲)을 뽑았을 경우, 제목은 ‘한고조(漢高祖)가 함곡관에 들어가다.’이다. 해왈 및 석의를 보면 ‘바라는 일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없다.’‘그러나 바라는 것이 재물일 경우 유명무실하여 말만 많지 공허하다.’고 풀이한 ‘대길운(大吉運)’이다. 관제영첨은 단순히 길흉화복을 점치는 다른 점복서와 달리 권선징악하는 교훈의 내용을 담은 것이 특징이다. 즉 길흉화복이 모두 자기 자신의 행위에서 비롯된다는 의미로, 심성을 바르게 가지고 선행을 많이 하면 복도 얻고 재앙도 피할 수 있다고 가르친다. 자신의 심성과 행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복만을 구하는 현대인들에게 좋은 교훈이 되는 책이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亞문화심포지엄’ 광주서 개막

    ‘아시아적 가치’ ‘동아시아 연대’ 등 동양권의 부상이 21세기의 화두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화시대, 아시아를 다시 생각한다’란 주제의 ‘아시아문화심포지엄’이 23일 광주 5·18기념문화센터에서 개막했다. 대통령 직속의 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가 기획하고 5·18기념재단이 주관하는 이번 심포지엄에선 종속이론의 주창자인 안드레이 군더 프랑크,‘치밀한 사유’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사카이 나오키 등 국내외 학자 59명이 참여해 3일 동안 심도있는 발표와 토론을 벌인다. 안드레이 군더 프랑크는 23일 기조연설에서 “21세기는 아시아의 세기가 될 것이며, 아시아와 유럽은 제국으로서의 미국의 몰락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공통의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키신저가 신봉하는 세계화는 전 세계 및 국내 수입 분배에 있어서의 불평등을 낳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으로의 엄청난 수출과 그로 인해 얻는 이익이 중국 등 아시아 각국의 권력층과 부유층으로 옮겨짐으로써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기봉(경기대) 교수는 “냉전시대에는 이데올로기적 분단상태에 있었던 동아시아가 하나의 정체성을 공유하기란 불가능했다.”며 “그러나 냉전 해체와 함께 동아시아가 경제적으로 급성장하고, 중국이 소련을 대신해 미국에 대항하는 강대국으로 부상하면서 동아시아가 정체성을 획득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문화적 네트워크와 관련, 그는 “아시아 각국에서의 한류 현상은 과거의 중국-한국-일본(근대 이전), 일본-한국-중국(근대 이후)이란 문화적 위계를 벗어나는 대표적 사례”라며 “중국·일본인들이 한류에 열광하는 이유는 한국문화의 우수성 때문이라기보다는 한류를 통해 동아시아인들이 공유할 수 있는 문화의 코드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에따라 한류를 하나의 문화상품이 아닌, 근대를 통해 상실된 문화적 동질감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것을 제시했다. 반면 사카이 나오키(코넬대) 교수는 “세계화에 저항하기 위해 민족적 연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세계화는 이미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 있었다.”고 상반된 주장을 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미치는 미국 문화의 영향력을 결코 부정할 수는 없지만 세계화를 무조건 미국화로 보는 것은 지나친 단순논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화는 오히려 계속적으로 새로운 차이점을 만들어내고, 문화력 또한 분권 및 분산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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