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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천시 먹는물 수질검사기관 수질 분석 능력 “국제적 인정”

    부천시 먹는물 수질검사기관 수질 분석 능력 “국제적 인정”

    경기 부천시가 먹는물 수질검사기관이 미국 환경자원협회(ERA)가 주관하는 국제숙련도 시험에서 17개 전 응시 항목을 통과해 기관의 수질 분석 능력이 국제적인 인정을 받았다고 29일 밝혔다. ERA는 전 세계 환경 관련 실험실의 분석 능력 숙련도를 검증하는 기관이다. 미국 환경보호청(US EPA)과 국제시험기관 인정협력기구(ILAC) 및 국제표준화기구(ISO·IEC)가 인증한 국제 숙련도 시험시행기관이다. 국제숙련도 시험(PT)은 국제적 수준에 맞는 분석 능력과 결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측정분석기관의 능력을 국제적으로 검증하는 제도다. 평가방법은 일정 농도의 물질이 함유된 미지 시료를 받아 이를 분석한 후 검증 기관에 제출하여 항목별 분석 결과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부천시 먹는물 수질검사기관은 농약류와 중금속, 휘발성 유기화합물, 음이온성분 등 총 17개 항목의 미지 시료를 분석·제출했으며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다. 시 먹는물 수질검사기관은 이번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먹는 물 수질검사에 대한 뛰어난 측정 및 분석 능력을 입증했다. 시 먹는물 수질검사기관은 검증된 수질검사능력을 바탕으로 부천시민이 사용하는 수돗물 등 각종 먹는 물에 대해 계속해서 철저히 수질검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윤기태 정수과장은 “부천시는 지속적으로 수질검사 장비의 현대화와 분석 담당자들의 숙련도 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시민이 믿고 마실 수 있도록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 생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인도 델리에 경계령 “메뚜기떼가 왔다” 브라질 남부도 초긴장

    인도 델리에 경계령 “메뚜기떼가 왔다” 브라질 남부도 초긴장

    메뚜기떼까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누적 확진자가 세계 두 번째와 네 번째로 많은 브라질과 인도 하늘을 점령하고 있다. 인도 수도 델리 근교의 여러 지역에 메뚜기떼가 창궐해 경보가 발령됐다. 구르가온(또는 구루그람)에 메뚜기떼가 침공하는 모습을 생전 처음 보게 됐다고 이 지역에 거주하는 영국 BBC 통신원들이 말했다고 방송이 27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동영상을 봐도 수만 마리의 메뚜기가 건물 위를 날아 지붕 위에 내려앉았다. 구르가온 주민들은 메뚜기떼를 쫓아내려고 드럼이나 주전자, 프라이팬 등을 두들기는 바람에 엄청난 소음이 들려온다고 하소연했다. 인도가 메뚜기떼 피해를 본 것은 10여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 메뚜기떼는 처음에 아프리카의 뿔에서 날아와 이미 여러 나라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고팔 라이 델리 환경장관은 27일 남부와 서부 지방자치단체들은 높은 위험 경보를 유지해 달라고 호소했다고 일간 타임스 오브 인디아가 전했다. 구르가온과 인접한 델리 국제공항을 드나드는 비행기 조종사들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을 관제탑으로부터 전달받고 있다고 ANI 통신은 전했다. 인도 농업부의 관리 KL 구르자르는 전날 메뚜기떼가 델리 남쪽 팔왈 시를 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서쪽에서 동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오전 11시 30분 구루그람에 들어섰다”고 PTI 통신에 실황 중계하듯 전했다. 이들 메뚜기떼가 제대로 통제되지 않으면 작황을 파괴하고 심하면 기근을 유발할 수도 있다. 유엔에 따르면 최근 메뚜기떼 창궐은 아라비아 반도에 엄청난 비를 뿌린 2018~19 사이클론 시즌이 만들어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때 적어도 세 세대가 “전례없는 번식”을 하는 것이 전혀 감지되지 않았다. 동부 아프리카, 중동, 중국, 파키스탄, 남아메리카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에서 시작한 메뚜기떼가 브라질 남부 곡창 지대로 밀려오면서 브라질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브라질 언론은 축구장 10개 면적에 100미터 높이로 4억 마리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무덥고 건조한 기후에 번식하는 메뚜기떼가 며칠 안에 브라질 남부 지역을 휩쓸 것으로 예상돼 브라질 농업부는 농작물 피해와 함께 전염병 발병 우려가 있다며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농업용 항공기를 이용한 퇴치 작전도 고려할 정도다. 브라질의 올해 농산물 수확량은 2억 4000만톤에 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메뚜기떼 습격으로 수확량 목표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9시간 이재용 수사 논의한 심의위…15명 아닌 13명 운명 결정

    9시간 이재용 수사 논의한 심의위…15명 아닌 13명 운명 결정

    26일 삼성물산-제일모직 불공정 합병 및 경영권 부정승계 의혹에 연루된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수사 중단과 불기소 권고 결정을 내린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 현안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9시간 가량 회의를 진행했다. 당초 일과시간이 종료되는 오후 6시까지 심의를 마칠 계획이었지만 1시간 가량 논의 시간이 늘어났다. 약 1년 7개월에 걸친 장기간 수사가 진행된 사안인데다 이 부회장의 혐의가 주가조종과 분식회계 등 복잡한 사안인 만큼 논의가 길어진 것으로 보인다. 현안위는 오전에 양창수(68·사법연수원 6기) 심의위원장 회피 안건을 논의했다. 이어 참석한 위원 중 위원장 직무대행으로 김재봉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호선으로 결정했다. 현안위엔 위원 15명 중 1명이 불출석해 14명이 참석했고, 김 교수가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으면서 실제 표결엔 13명이 참여했다. 위원장 및 위원장 직무대행은 회의를 주재하지만 표결이나 질문 등엔 참여할 수 없다. 당초 양 위원장의 회피로 실제 표결에 14명이 참석해 찬반 동수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현실화되지 않았다. 현안위는 검찰과 삼성 측이 현장에서 낸 각 A4 50쪽 분량 의견서를 검토하고, 프레젠테이션(PT) 등 양측 의견진술을 들은 뒤 질의를 했다. 이후 토론·숙의를 거쳐 최종 결론을 내렸다. 해당 수사를 진행한 검찰에서는 주임검사인 이복현(48·32기)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과 앞서 이 부회장 등 영장실질심사에 참여했던 최재훈(45·35기)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 등이 투입됐다. 이 부회장 측에선 검사장 출신 ‘특수통’ 김기동(56·21기)·이동열(54·22기) 변호사가 나섰다. 김종중 삼성그룹 옛 미래전략실 전략팀장(64), 삼성물산 측 변호인도 참여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이재용 ‘기소 타당성’ 오늘 결론 난다…대검 수사심의위 개최

    이재용 ‘기소 타당성’ 오늘 결론 난다…대검 수사심의위 개최

    ‘경영권 부정 승계 의혹’과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재판에 넘기는 게 타당한지 외부 전문가들이 판단하는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26일 열린다. 심의위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청사에서 이 부회장 기소 여부를 다룰 현안위원회를 비공개로 연다. 현안위는 오후 5시50분까지 진행될 예정이지만, 의견 진술과 질의응답 이 길어질 경우 더 늦어질 수 있다. 현안위가 열리면 우선 위원장인 양창수(68·6기) 전 대법관의 회피 안건을 논의하고, 위원장 직무대행을 정하게 된다. 앞서 양 위원장은 지난 16일 이번 사건 관련 피의자 중 한 명인 최지성 옛 삼성 미전실장(부회장)과 친분이 있어 위원장 직무를 회피하겠다고 밝혔다. 위원장 직무대행은 심의기일에 나온 위원 15명 중 호선으로 정하고, 각계 비검찰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 14명이 논의에 참여한다. 이들은 검찰 측과 삼성 측이 각각 50쪽씩 제출한 의견서를 검토한 뒤, 의견 진술을 듣는다. 대검은 지난 18일 법조계와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문화·예술계 등 각계 전문가 150∼250명 중 추첨을 통해 분야별로 3∼4명씩 15명의 현안위원을 선정한 바 있다. 위원들은 양측을 상대로 한 질의와 내부 토론 절차를 거쳐 오후 늦게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심의위의 의견은 주임검사에게 권고적 효력만 갖는다. 양측은 방대한 내용의 사안에 대해 위원들이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프레젠테이션(PT) 방식 등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주임검사인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의 이복현(48·사법연수원 32기) 부장검사와 이 부회장 대면조사를 담당한 최재훈(45·35기) 부부장 검사, 의정부지검의 김영철(47·33기) 부장검사 등 3∼4명이 참석한다. 이 부회장 측은 김기동(56·21기) 전 부산지검장과 이동열(54·22기) 전 서울서부지검장 등 이른바 ‘특수통’ 검사 출신 변호인들이 나선다. 또 이 부회장과 함께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한 김종중 옛 삼성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과 삼성물산 측 변호인들도 참석한다. 이 부회장을 비롯해 당사자들은 참석하지 않는다. 현안위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때는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 다만 14명 중 찬성 7명, 반대 7명으로 찬반 동수가 될 경우, 기소 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검찰은 그간 수사로 확보한 물증과 관련자 진술 등으로 반박할 전망이다. 특히 법원도 영장 기각 사유에서 ‘재판 과정의 충분한 공방과 심리’를 언급한 점을 들어 기소 필요성을 인정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 가능성이 있다. 삼성 측은 이 부회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삼성물산 합병 관련 의혹에 대해 보고받거나 지시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기소는 무리라는 주장을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이재용 기소 여부 오늘 수사심의위서 결론

    이재용 기소 여부 오늘 수사심의위서 결론

    전문가 15명 檢·삼성 의견 듣고 질의응답 ‘삼성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해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을 기소해야 하는지 따져 보는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26일 열린다. 이 부회장의 운명을 가를 전·현직 ‘특수통’ 간에 치열한 법리 다툼이 펼쳐진 가운데 이날 수사심의위에서 어떤 결론이 나느냐에 따라 향후 수사와 재판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외부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된 수사심의위 현안위원회는 26일 오전 10시 30분부터 개최된다. 먼저 심의위원장인 양창수 전 대법관의 위원장 회피 안건을 논의한 후 본격적으로 위원들이 검찰과 삼성 측이 현장에서 배부하는 A4용지 50쪽 짜리 의견서를 검토하고 양측의 의견진술을 듣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다. 특수부 검사들과 ‘특수통’ 출신으로 구성된 삼성 변호인단은 지난 8일 이 부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과 11일 수사심의위 소집 여부를 결정지은 부의심의위원회에 이어 세 번째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이날 삼성 측에서는 김기동(56·사법연수원 21기) 전 부산지검장과 이동열(54·22기) 전 서울서부지검장이 전면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특히 30분씩 주어진 ‘의견진술’ 과정에서 위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막바지 프레젠테이션(PT) 준비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위원들은 질의응답을 마친 후 이 부회장의 신병 처리와 기소 여부에 대한 논의를 거친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의혹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분식 의혹 등 관련된 사안이 복잡하기 때문에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이 이뤄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사심의위 결정이 기속력을 갖지는 않는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SKY 나와 토익 960…내가 잘못 살았나요”

    “SKY 나와 토익 960…내가 잘못 살았나요”

    대기업 다니며 밤새 공부해 겨우 입사 ‘9등급은 정규직 1등급은 백수’ 조롱글 취준생 친구들 보면 틀린 말 아닌 듯 공사 측 일방적 정규직화 발표 아쉬워스카이(SKY) 대학 졸업, 토익 960점, 3번의 이직.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사무직 신입사원으로 입사하기 전까지 정민호(30대·가명)씨가 걸어온 길이다. 취업준비생이 가고 싶은 공기업 1위, 전체 직원 평균 보수 8398만원. 일명 ‘신의 직장’인 인국공의 벽은 대기업에서도 일했을 정도로 ‘고스펙’인 정씨에게도 높았다. 서류와 필기는 물론 토론·상황·영어·PT 등 수많은 면접을 거쳐야 했다. 15~20명 남짓한 사무직 신입사원의 좁은 문을 뚫은 정씨와 동기들에게 보안검색요원 1902명의 직고용 소식은 충격과 허탈감을 안겼다. 이번 일로 전 직장 동료들로부터 수많은 연락을 받았다는 그는 2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후회하지 않느냐’는 동료의 말에 ‘내가 잘못 살았나. 편하게 들어올 걸 왜 그렇게 많은 걸 포기했을까’ 싶었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정씨는 입사 전 세 군데의 회사에서 정규직으로 일했다. 그중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대기업도 있었다. 정씨는 “인국공은 안정적이고 좋은 직장이라 대학 때부터 오고 싶었지만 문턱이 높았다. 늦게라도 꿈을 찾으려 야근 뒤에도 도서관을 다니며 밤새 공부했다”고 했다. 동기들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정씨는 “여러 번 낙방은 기본이다. 다른 사기업에서 대리급으로 일하다 경력 인정도 못 받고 신입으로 다시 들어온 동기도 있다”고 했다. 정씨 역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는 대의에 반대하진 않는다. 정씨는 “신분의 불안정성이나 새로 고용할 때마다 드는 재교육 비용 등을 생각할 때 정규직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씨는 형평성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근 온라인에는 ‘수능 7~9등급은 알바하다가 인국공 정규직, 1~3등급은 인서울 대학 갔다가 백수생활’이라는 글이 회자됐다. 정씨는 “웃어넘겼지만 아주 틀린 얘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정씨의 대학 동기 중에도 여전히 취준생인 친구들이 많다. 그는 “공인회계사(CPA) 시험이나 행정고시를 준비하다가 실패하고 공채 시험을 치르는 친구들은 이제 나이가 많아 서류부터 탈락하는 게 현실”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청와대는 정규직화 방침이 취준생과 무관하다고는 하지만 공항도 적자인데, 대규모 인원이 정규직이 되면 신규 채용은 자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그가 바라는 건 공정성이다. 내부 구성원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절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공사 측이 일방적으로 정규직 전환을 발표한 것에도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공항을 잘 운영하겠다는 공동의 목표 아래 함께 동료로서 일하려면 모두의 합의를 거친 뒤 정규직화를 해야 했다. 이 과정 역시 공정성의 일부”라고 덧붙였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인천공항공사 ‘을들의 전쟁’…현실판 미생 논란

    인천공항공사 ‘을들의 전쟁’…현실판 미생 논란

    “대체 그 스펙이란 게 뭐기에 한 사람이 다른 사람과 다를 수 있단 말입니까. 그 한 사람의 노력은 왜 다른 사람들의 노력과 다른 대우를 받아야 하는 걸까요.” 드라마 ‘미생’ 마지막회에서 한석율(변요한 분)이 고졸 계약직 동기 장그래(임시완)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스펙은 보잘것없어도 능력은 출중했던 장그래를 모두가 옹호한 건 아니다. 일류대 출신 신입 직원인 이상현(윤종훈)은 “공평한 기회? 웃기고 있네. 걔가 어떻게 우리랑 공평한 기회를 나눠요. 우리 엄마가 나 학원 보내고 과외 붙이느라 쓴 돈이 얼만데. 이건 역차별이라고요”라고 일갈한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현실판 미생 논란이 벌어졌다. 지난 22일 승객과 휴대용 수화물 안전을 지키는 보안검색요원 1902명의 정규직 전환이 결정되자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사한 고스펙 정규직들이 불공정한 절차라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도, 사측도, 노조도 난감한 을과 을의 충돌이다. 서울신문은 3회에 걸쳐 미생들이 갈등하게 된 원인과 해법을 찾는다.5년차 보안검색요원 김윤아씨 4년제 대학 회계학과를 졸업한 김윤아(30·가명)씨가 공항 보안검색요원이 되겠다고 하자 부모님은 달가워하지 않았다. 몸이 축나고 안정적인 일자리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김씨가 꿈을 접을 수 없었던 건 2013년 프랑스 파리 드골공항에서 겪은 그 일 때문이었다. 비행기를 타려고 보안검색을 기다리던 김씨는 바로 앞에 서 있던 외국인 남성이 보안검색요원에게 제압당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큰 칼을 몸에 차고 있었고 휴대용 짐에도 흉기를 넣었던 사람이었는데 검색요원들이 재빨리 찾아 끌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보안검색이 정말 중요한 일이라고 새삼 느꼈어요.” 그는 25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주·주·전·야·비·비.’ 6조 4교대로 일하는 김씨의 스케줄이다. 이틀은 오전 6시에 출근해 오후 6~7시까지 일하는 주간 근무다. 전반 근무는 오전 9시 출근, 오후 1시 퇴근이고 야간 근무 땐 오후 5~6시에 출근해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일한다. 나머지 이틀은 비번으로 쉰다. 출퇴근 시간이 계속 바뀌다 보니 몸이 성할 리 없다. 매일 시차를 극복하는 기분이다.“알바가 한다고요?…두달 교육 기간 월급 안 나와” 김씨의 연봉은 3600만원 수준이다. 이번 정규직 전환을 두고 “알바가 연봉 5000만원 받는다”는 얘기가 나오자 김씨는 울컥했다. “정식 채용공고를 보고 자기소개서 쓰고 면접 봐서 붙었어요. 2015년 1월에 입사했는데 두 달 동안은 교육만 받았어요. 교육받을 땐 월급도 안 나오는데 알바가 이 일을 한다고요?” 보안검색요원이 되려면 국가민간항공교육훈련지침에 따라 208시간 교육을 받는다. 엑스레이 판독을 배우는 항공보안초기교육 40시간, 특수경비신임교육 88시간, 현장직무교육(OJT) 80시간이다. 각 단계마다 평가가 있고 최종적으로 국토교통부 서울지방항공청이 주관하는 인증평가(필기와 실기)를 통과해야 한다. 10% 정도는 인증서를 못 받고 탈락한다. 현장 배치 후에도 매달 필수 직무교육을 받고 매년 인증평가를 봐서 인증서를 갱신해야 한다. 김씨와 동료 선후배들이 쉬는 시간을 쪼개 공부하는 이유다.7초만에 폭발물 찾는 베테랑 보안요원들 “단독으로 엑스레이 판독을 하려면 최소 1년은 공부하고 훈련해야 합니다. 흉기, 유해용품이 화면 상에 어떻게 보이는지 다양한 이미지를 외워야 하죠. 경력 10년차 베테랑 선배들은 컨베이어 벨트를 멈추지 않고 스윽 보고 찾아내기도 해요.” 보안규정상 일반 수화물은 12초, 폭발물은 18초 내에 감지해야 한다. 인천공항 보안검색요원은 평균 6~7초 내에 판독이 가능하다는 게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의 설명이다. 3년마다 회사와 재계약을 맺는 김씨는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공항을 찾았을 때 정규직 전환의 희망을 품었다. 하루 최소 1000명에서 최대 2000명의 승객을 맞이하는 그의 바람은 세 가지다. 지금보다 나은 복지혜택을 누리는 것, 잠을 조금 더 잘 수 있게 근무 스케줄이 개선되는 것, 제대로 된 휴식 공간과 시간을 보장받는 것이다.“인천공항 비정규직 1만…정규직 되면 취준생엔 기회” 인국공 정규직들이 역차별 문제를 제기한 것에 대해 김씨는 안타까워했다. “어려운 시험 준비해 통과한 그분들의 노력을 존중합니다. 하지만 저희가 그분들 일자리를 빼앗는 게 아니잖아요. 그분들이 저희 같은 일을 하려고 어렵게 노력하신 것도 아니고요.” 그는 공공기관 정규직화를 반대하는 취업준비생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인천공항 비정규직이 1만명이었어요. 그 자리가 정규직이 되면 본인들에게도 좋은 일자리에 취업할 기회가 더 많아지는 것 아닐까요.” 인천공항공사 사무직 신입 정민호씨 ‘스카이’(SKY) 대학 졸업, 토익 960점, 3번의 이직.인천국제공항공사 사무직 신입사원으로 입사하기 전까지 정민호(가명·30대)씨가 걸어온 길은 험난했다. 취업준비생들이 가고 싶은 공기업 1위, 전체 직원 평균 보수 8398만원. 일명 ‘신의 직장’인 인천공항공사의 벽은 대기업에서도 일했을 정도로 ‘고스펙’인 정씨에게도 높았다. 이 스펙은 기본조건 일 뿐, 서류와 필기는 물론 토론·상황·영어·PT 등 수많은 면접을 거쳤다. 정원이 15~20명 남짓한 사무직 신입사원의 좁은 문을 뚫은 정씨와 동기들에게 보안검색 요원 1900여 명의 직고용 소식은 충격과 허탈감을 안겼다. 이번 일로 전 직장 동료들로부터 수많은 연락을 받았다는 그는 2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후회하지 않느냐’는 동료의 말에 ‘내가 잘못 살았나. 편하게 들어올 걸 왜 그렇게 많은 걸 포기했을까’하는 생각이 들더라”며 웃었다. 그의 씁쓸한 웃음 뒤에는 요즘 취업준비생들의 현실이 담겨 있었다. “여러 번 낙방은 기본…경력 인정 못받고 신입 입사” 정씨는 입사 전 3군데의 회사에서 정규직으로 일했다. 그중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대기업도 있다. 그럼에도 이직이라는 모험을 선택했다. 정씨는 “안정적이고 좋은 직장이라 대학 때부터 꿈꿔온 곳이지만 문턱이 높았다. 늦게라도 꿈을 찾으려 야근 뒤에도 도서관을 다니며 밤새 공부했다”고 했다. 동기들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정씨는 “여러 번 낙방은 기본이고 다른 사기업에서 대리급으로 일하다가 경력 인정도 받지 못하고 신입으로 다시 들어온 동기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정씨 역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는 대의에 반대하진 않는다. 정씨는 “신분의 불안정성이나 새로 고용할 때마다 드는 재교육 비용 등을 생각할 때 정규직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행시 실패한 취준생, 나이 많아 서류 탈락” 문제는 형평성이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던 그는 복잡한 채용 과정을 거친 정규직들은 물론 수많은 취업준비생들도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최근 온라인에는 ‘수능 7~9등급은 알바하다가 인국공 정규직, 1~3등급은 인서울 대학 갔다가 백수생활’이라는 게시물이 회자됐다. 정씨는 “보고 웃어 넘겼지만 아주 틀린 얘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정씨의 대학 동기들 중에도 여전히 취준생 신분의 친구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는 “공인회계사(CPA) 시험이나 행정고시 등을 준비하다가 실패해 공채를 준비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이제 나이가 많아 서류도 탈락해 힘들어 한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청와대는 정규직화 방침이 취준생과 무관하다고는 하지만 공항도 적자인데, 대규모 인원이 정규직이 되면 신규 채용은 자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정규직화 대의는 인정…납득할 절차 거쳐야 공정” 그가 바라는 건 ‘공정성’이다. 정씨는 “무조건적인 정규직화가 아닌 정규직 채용 방식에 준하는 검증절차를 거쳐야 한다”면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며 쌓은 경험은 인정하지만 내부 구성원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절차를 밟기를 바란다”고 했다. 공사 측이 일방적으로 정규직 전환을 발표한 것에도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앞으로 공항이 잘 운영되도록 하는 목표 아래 같은 동료로 함께 일을 하려면 모두의 합의를 거친 뒤 정규직화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 역시 공정성의 일부”라고 덧붙였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내일 檢수사심의위 개최···이재용 운명 가를 검·변의 ‘30분 PT’

    내일 檢수사심의위 개최···이재용 운명 가를 검·변의 ‘30분 PT’

    ‘삼성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해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을 기소해야 하는지 따져 보는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26일 열린다. 이 부회장의 운명을 가를 전·현직 ‘특수통’ 간에 치열한 법리 다툼이 펼쳐진 가운데 이날 수사심의위에서 어떤 결론이 나느냐에 따라 향후 수사와 재판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외부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된 수사심의위 현안위원회는 26일 오전 10시 30분부터 개최된다. 먼저 심의위원장인 양창수 전 대법관의 위원장 회피 안건을 논의한 후 본격적으로 위원들이 검찰과 삼성 측이 현장에서 배부하는 A4용지 50쪽 짜리 의견서를 검토하고 양측의 의견진술을 듣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다. 특수부 검사들과 ‘특수통’ 출신으로 구성된 삼성 변호인단은 지난 8일 이 부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과 11일 수사심의위 소집 여부를 결정지은 부의심의위원회에 이어 세 번째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이날 삼성 측에서는 김기동(56·사법연수원 21기) 전 부산지검장과 이동열(54·22기) 전 서울서부지검장이 전면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특히 30분씩 주어진 ‘의견진술’ 과정에서 위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막바지 프레젠테이션(PT) 준비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위원들은 질의응답을 마친 후 이 부회장의 신병 처리와 기소 여부에 대한 논의를 거친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의혹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분식 의혹 등 관련된 사안이 복잡하기 때문에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이 이뤄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사심의위 결정이 기속력을 갖지는 않는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전북판 구하라 사건’ 생모, 양육비 7700만원 지급 합의

    ‘전북판 구하라 사건’ 생모, 양육비 7700만원 지급 합의

    32년 전에 이혼했으나 순직한 소방관 딸의 유족급여 등을 받은 생모가 법원 판결을 받아들여 양육비 77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순직한 소방관의 아버지 A(63)씨를 대리해 전 부인 B(65)씨를 상대로 양육비 청구 소송을 맡은 강신무 변호사는 25일 “최근 B씨가 항고를 포기하고 합의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생모 B씨는 전 남편 A씨에게 6월 28일까지 4000만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3700만원은 5년(60개월)간 매달 61만 7000원씩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B씨는 현재 매달 91만원의 순직유족연금을 받고 있는 계좌를 A씨에게 공개해야 하며 계좌를 변경할 경우 A씨의 법률대리인인 강 변호사에게 즉시 통지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계좌 공개의 경우, 연금을 받는 계좌가 압류되면 타 계좌로 변경해 공개해야 한다는 단서도 달려 있다. 이같은 사항을 이행하지 않으면 합의서는 무효이며 합의 이행 후 판결에 대한 일체의 법적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도 명시했다. 강 변호사는 “판결 이후 B씨는 ‘내가 왜 양육비를 줘야 하느냐’고 따지며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으나 여론이 좋지 않아 변호사측과 상의해 보고 합의서 작성에 동의한 것 같다”고 말했다. A씨와 B씨 사이 소송은 지난 12일 전주지법 남원지원 가사1단독 홍승모 판사가 B씨에게 양육비 7700만원 지급을 명령하면서 끝이 났다. 재판부는 당시 “부모는 미성년자인 자녀를 공동으로 양육할 책임이 있다”고 전제한 뒤 “청구인(A씨)은 상대방(B씨)과 1988년 이혼 무렵부터 자녀들이 성년에 이르기까지 단독으로 양육했고 상대방은 청구인에게 양육비를 지급한 적이 없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지난해 1월 수도권 한 소방서에서 일하던 딸(사망 당시 32세)이 극단적 선택을 한 이후 32년 동안 연락도 없이 지내던 생모 B씨가 갑자기 나타나 유족급여와 사망급여 등 8000만원이 넘는 돈을 챙겨가자 소송을 제기했다. B씨는 1988년 이혼 이후 단 한 차례도 가족과 만나지 않았고 딸 장례식장에도 찾아오지 않은 데다 부모로서 그간 어떠한 역할도 없었다는 이유였다. A씨는 B씨와 갈라선 이후 배추·수박 장사 등 노점상을 운영하며 어렵게 어린 딸을 양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혁신처는 A씨 딸이 소방관 업무 과정에서 얻은 극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우울증을 앓다가 세상을 뜬 사실을 인정하고 지난해 11월 A씨가 청구한 순직 유족급여 지급을 의결했다. 인사혁신처의 의결을 이행하는 공무원연금공단이 비슷한 시점에 법적 상속인인 B씨에게 이같은 사실을 알리면서 돈이 지급됐다. B씨는 공무원재해보상법 등에 따라 순직유족급여 6000만원과 일반사망급여 1400만원, 순직유족연금 월 91만원씩 5개월분 등 8100여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최근 논란이 된 가수 고(故) 구하라 씨 유산을 둘러싼 구씨 오빠와 친모 사이의 법적 다툼의 연장선에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32년만에 나타나 딸 순직급여 챙긴 생모, 항고 포기하고 합의

    32년만에 나타나 딸 순직급여 챙긴 생모, 항고 포기하고 합의

    ‘양육비 7700만원 지급’ 판결에 유족 측과 합의 소방관 딸이 순직하자 32년 만에 나타나 유족급여 등 8000여만원을 받아간 생모가 그 동안 두 딸을 홀로 키워온 전 남편에게 양육비를 지급하기로 했다. 앞서 전주지법 남원지원 가사1단독 홍승모 판사는 숨진 소방관의 아버지 A(63)씨가 전 부인 B(65)씨를 상대로 낸 양육비 청구 소송에서 “B씨는 A씨에게 77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지난해 1월 수도권의 한 소방서에서 일하던 A씨의 딸(사망 당시 32세) C씨는 업무 과정에서 얻은 극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우울증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순직이 인정돼 유족에게 유족급여 등의 지급이 결정됐는데, 이를 이행하는 공무원연금공단의 연락으로 32년 만에 생모인 B씨가 나타난 것이다. B씨는 본인 몫으로 나온 유족급여와 딸의 퇴직금 등을 합쳐 약 8000만원을 받았고, 본인이 사망할 때까지 매달 91만원의 유족연금도 받게 됐다. 1988년 이혼 이후 단 한 차례도 딸을 만나지 않았고, 양육비를 부담한 적이 없었으며 딸의 장례식에도 오지 않은 생모였다. 이에 아버지 A씨가 전 부인 B씨를 상대로 양육비 지급 소송을 냈고, 법원은 A씨 손을 들어준 것이다. 유족 측 법률 대리인 강신무 변호사에 따르면 법원 판결에 따라 양육비를 지급해야 하는 B씨가 최근 항고를 포기했고, 변호사를 통해 합의를 제안해 왔다. 양측이 작성한 합의서에 따르면 생모 B씨는 1심 판결대로 전 남편 B씨에게 양육비 7700만원을 전액 지급하기로 했다. 다만 4000만원은 일시불로, 나머지 금액은 2025년까지 매달 61만 7000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강 변호사는 “A씨와 첫째 딸(소방관 C씨의 언니)도 이번 합의에 대체로 만족하고 있다”면서 “애초부터 의뢰인들에게 돈의 액수는 중요하지 않았다. 생모에 대한 분노로 촉발된 사건이었다”고 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검색대’ 없어 뻥 뚫린 국방과학연구소…USB로 기밀 담아 출국

    ‘검색대’ 없어 뻥 뚫린 국방과학연구소…USB로 기밀 담아 출국

    출국한 퇴직자 2명 수사의뢰 뒷북한국형 무기체계 및 핵심기술 개발의 산실이라고 할 수 있는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국방기밀 자료가 대량 유출된 정황이 사실로 드러났다. 방사청은 2016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ADD 퇴직자 1079명 및 재직자에 대한 휴대용 저장매체 사용기록을 전수 조사한 결과, 전직 수석연구원 2명이 퇴직 전 대량의 자료를 휴대용 저장매체(USB)로 전송한 뒤 외국으로 출국한 정황이 확인됐다. 해당 연구원 2명에 대해서는 경찰에 정식 수사를 의뢰했다. 그러나 이미 해외로 출국한 상황이어서 수사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들은 ADD 정보유출방지시스템(DLP)에 35만건과 8만건의 접속 흔적을 남겼다. 출국자 중에는 아랍에미리트(UAE)의 한 대학 연구소에 취업한 사람도 있는데, 유출한 기밀자료가 ‘취업 보증수표’가 됐을 가능성을 의심받고 있다. 방위사업청이 지난 5월 4일부터 6월 12일까지 실시한 감사 결과를 보면 ADD 내부 보안체계는 곳곳에서 허술했다. 공공기관 건물에서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청사 출입구의 보안검색대가 없고, 검색요원도 두지 않았다고 방사청은 25일 밝혔다. 이런 과정을 거쳐도 기밀이 누설되는 사례가 적발되는데 ADD는 이런 기초적인 보안 대책도 갖추지 않았다. 군사 기밀을 다루는 국방부와 합참, 방사청 청사만 보더라도 출입구에 보안검색대가 있다. 이 검색대에 가방 등 소지품을 넣으면 컴퓨터와 저장매체가 들어 있을 경우 경고음이 나고, 검색요원이 소지품을 꺼내 일일이 확인한다. 심지어 출입증 사진과 출입자의 얼굴이 맞는지를 확인하는 시스템도 없었다. 의도적으로 출입증을 복제하거나 변조해도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고 출입할 수 있는 등 구조적인 취약점이 드러났다. 대량의 기밀자료를 휴대용 저장매체로 빼돌리는 것을 막는 체계도 구축되지 않았다. 보안 기관에서는 내부 컴퓨터에 휴대용 저장매체를 연결할 경우 보안통제센터에서 즉각 이를 감지하게 되어 있다. 특히 퇴직 예정자에 대해 보안점검을 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ADD 내 보안관리 총괄부서는 지난 3년간 단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았다. 재직자 중에도 자료를 무단 복사하거나 휴대용 저장매체 사용 흔적 삭제,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자도 다수 적발됐고, 이 가운데 23명이 수사 대상에 올랐다.아울러 ADD는 통합전산망에서 분리되고, 정보자산으로 등록하지도 않은 연구시험용 PC를 2416대나 사용하는 것으로 적발됐다. 이는 ADD 전체 PC의 35% 규모이다. 연구시험용 PC 중 62%에 달하는 4278대에는 보안프로그램(DLP)도 깔려 있지 않았다. DLP는 PC에서 자료를 다운하거나 복사할 때 기록이 남거나 사용자의 이름 또는 사번이 기록된다. 이런 프로그램이 설치되지 않은 PC에서 작업하면 사용자를 찾아낼 수가 없다. 여기에다 보안 기능이 없는 일반용 저장매체 3635개를 아무나 사용할 수 있도록 방치했다. 이 저장매체는 연구소 밖의 외부 PC에서 접속이 가능해 기밀자료를 담아 와서 외부 PC로 옮겨도 막을 수 없는 구조다. ADD가 기밀자료 무단 반출을 막고자 2006년 9월 구축한 문서암호화체계(DRM)도 제구실을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DRM은 기밀자료 무단 반출을 위해 전자파일을 자동으로 암호화하는 체계인데, 한글문서(HWP)와 파워포인트(PPT), 워드(DOC) 문서만 적용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작 중요한 파일인 엑셀, 도면, 소스코드(핵심문서 접속코드), 실험데이터 등은 암호화되지 않아 빼돌려도 걸러내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ADD 관계자는 “한 퇴직자가 퇴직 전 정보유출방지시스템에 접속한 흔적이 68만여건”이라며 “현재 유출된 자료가 몇 건인지는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ADD를 감독하는 방사청 관계자는 “ADD 내부에서 자료 유출 의혹이 4월에 제기됐는데, 방사청은 그전까지 모르고 있었다”고 전했다. ADD는 ‘자주국방의 초석’을 기치로 1970년 8월 창설됐다. 일부 퇴직자들의 일탈 행위로 올해 창설 50주년의 ADD 역사에 최대 기밀 유출 의혹이란 오명의 기록을 남기게 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플라스틱, 남극 육지동물 먹이사슬에 이미 침입” (연구)

    “플라스틱, 남극 육지동물 먹이사슬에 이미 침입” (연구)

    남극에 서식하는 매우 작은 육지동물의 소화기관에서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스티렌의 파편을 발견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세 플라스틱 오염이 이미 세계에서 가장 외진 남극의 육지 기반 먹이 사슬에 깊이 들어섰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탈리아 시에나대가 이끄는 국제 연구진은 “미세플라스틱이 해양 전체에 침투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번 결과는 남극 대륙의 먹이 사슬 역시 오염됐다는 것을 처음으로 입증하는 증거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들 연구진은 또 “이 때문에 플라스틱은 지구상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토양의 먹이사슬 일부에도 들어갔으므로 모든 생물군과 생태계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플라스틱 오염은 이미 기후변화의 위협에 직면한 취약한 극지 생태계에 새로운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비록 곤충으로 분류되지 않지만 벼룩과 비슷한 방법으로 도약할 수 있는 흔히 뛰는 벌레(springtail)로 알려진 톡토기목(目) 크립토피구스 안타르크티쿠스(Cryptopygus antarcticus)에 주목했다. 이른바 남극톡토기로 불리는 이들 동물은 가혹한 남극 환경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적응한 몇 안 되는 생물들 중 한 종이며 얼음으로 덮여 있지 않은 이 지역의 몇 안 되는 땅을 종종 차지하고 있는 종으로 주로 미세조류와 지의류(이끼)를 먹는다.연구진은 남아메리카 남단과 남극대륙의 남극반도 사이에 있는 사우스셰틀랜드제도의 킹조지섬(에서 발견한 녹색 미세조류와 이끼 그리고 지의류로 덮인 스티로폼 덩어리에서 남극톡토기들을 채취했다. 이 섬에는 연구소와 공항, 군사시설 그리고 관광용 시설 등이 있고 사람들의 활동이 많아 남극에서 가장 오염된 지역 중 하나가 되고 있다.연구진은 적외선 영상 기술을 이용해 남극톡토기를 조사하고 폴리스티렌 파편과 비교함으로써 소화기관에서 폴리스티렌 흔적이 있는 것을 날벌레의 소화관에 폴리스티렌의 흔적이 있다는 것을 명백하게 발견했다. 이들 연구자는 이들 남극 톡토기가 평소 먹던 것들을 먹을 때 이런 플라스틱 파편도 함께 섭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엘리사 베르가미 시에나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플라스틱 오염이 어디에나 존재하며 심지어 먼 극지방까지 도달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남극톡토기는 남극 대륙의 단순한 먹이사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이는 미세 플라스틱이 이 종을 통해 잠재적으로 재분포하고 공통 포식자인 이끼 진드기로 전달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베르가미 교수는 또 “지금까지 플라스틱에 관한 육지 오염은 해양 오염보다 덜 주의를 끌었다”면서 “앞으로는 병원균과 오염물질 그리고 항생제 내성과 관련한 플라스틱 노출의 잠재적 독성에 대해 더 많은 연구를 수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바이올로지·레터스(Biology Letters) 24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홍콩서 사람 문 개 주인에 “1억 5천만원 배상”…가장 비싼 견종

    홍콩서 사람 문 개 주인에 “1억 5천만원 배상”…가장 비싼 견종

    사람을 물어 상처를 낸 개의 주인이 피해자에게 1억 5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홍콩 법원 판결이 나왔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전날 홍콩 법원은 티벳탄 마스티프 품종의 개 2마리를 키우는 세실리아 추이(60)씨와 그 아들에 대해 “96만 홍콩달러(약 1억 5000만원)를 개물림 사고 피해자에게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법원이 정한 손해배상액에는 정신적 위자료 65만 홍콩달러와 미래 치료비 19만 홍콩달러가 포함됐다. 그리고 소송 비용 대부분도 추이씨가 부담해야 한다. 홍콩 항공사 캐세이퍼시픽 전직 직원인 만쓰와이(26·여)씨는 지난 2015년 위안랑 지역에 있는 집 근처에서 추이씨가 키우던 개 2마리에게 물려 심한 상처를 입었다. 추이씨의 개 2마리는 각각 42㎏이 넘을 정도로 몸집이 컸지만, 만씨를 물 당시에 입마개는 물론 목줄도 매지 않은 상태였다. 얼굴과 몸 여러 곳에 상처를 입은 만씨는 오른손에 경증 마비 증상 등이 나타나 어릴 때부터 즐기던 피아노도 제대로 칠 수 없게 됐다. 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리고 대인 기피증까지 겪고 있다. 그러나 견주인 추이씨는 피해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추이씨는 홍콩 인근 선전 등에서 만씨의 뒤를 밟아 그가 사람들과 만나는 장면 등을 50여 차례 촬영해 법원에 증거물을 제출하기도 했다. 법원은 추이씨의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만씨는 개물림 사건으로 인해 평생 남게 될 상처를 입었고, 정신적 고통을 당했으며, 삶의 일부였던 피아노마저 즐길 수 없게 됐다”면서 추이씨에게 거액의 배상을 명령했다. 앞서 홍콩 법원은 추이씨에게 동물관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1만 8000홍콩달러(약 28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고, 개들을 ‘위험 동물’로 지정했다. 티벳탄 마스티프 종은 티베트와 중앙아시아 유목 지대에서 유래된 견종으로 주로 혹한의 환경에서 염소나 양 등의 가축을 지키기 위해 길러졌다. 티벳탄 마스티프 종은 큰 덩치만큼이나 몸값도 어마어마해 중화권의 부자들 사이에서 부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기르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2014년 중국에서는 생후 1년 된 수컷 티벳탄 마스티프 1마리가 1200만 위안(약 20억 8000만원)에 팔린 적 있다. 홍콩의 개 전문가들은 티벳탄 마스티프가 추운 환경에 적응한 데다 유목 지역의 가축 지킴이로 키워진 종이기 때문에 더운 날씨의 홍콩에서 실내에서 키우기엔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원격수업 대화방서 열띤 토론… 소심한 학생 열정도 불러냈다

    원격수업 대화방서 열띤 토론… 소심한 학생 열정도 불러냈다

    ‘격리’(isolation),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팬데믹’(pandemic)…. 서울 송파구 가락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온라인 개학’ 기간 영어수업 시간에 학급별로 ‘코로나 영어사전’을 만들었다. 코로나19와 관련된 영어단어의 뜻을 직접 풀어 사전을 완성하는 활동이다. 장은경 가락고 수석교사는 수업에서 배운 단어들과 사전을 만들 문서공유 프로그램인 구글 프레젠테이션 페이지를 학생들에게 제시했다. 한 반에 25명 안팎인 학생이 한 명당 단어 두 개씩을 골라 페이지를 채우니 사전에는 총 50개 안팎의 단어가 담겼다. “수업 시간에 모둠별 발표를 하도록 하면 학생 한 명이 집에서 파워포인트(PPT)를 만들어 오기 마련입니다. 원격수업에서 문서공유 프로그램으로 모둠활동을 하니 오히려 학생들이 각자 자신의 역할을 하더군요.” 장 수석교사는 “온라인 도구를 활용해 교실 수업보다 학생들의 협업을 더 잘 구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문서공유 프로그램에 접속해 기록을 남기고, 각자가 남긴 기록을 서로 보고 배울 수 있었다. 문서공유 프로그램은 누가 접속해 어느 부분을 작성했는지 기록이 남는다는 점도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장치다. 이 같은 원격수업 프로그램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면 학생 한 명이 주도하던 기존 모둠활동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게 장 수석교사의 설명이다. 코로나19 국면에서 고육지책으로 시작한 원격수업이지만, 다양한 시도 속에서 이 같은 ‘소통’과 ‘협력’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경기 안성시 경기창조고 1학년 학생들은 국어 원격수업 시간에 소설 ‘장마’를 희곡으로 재창작하는 모둠활동을 진행했다.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모둠별 토의를 하고 구글 문서(Docs) 프로그램에 자유롭게 적어내려 가는 방식이다. 안숙용 경기창조고 국어교사는 “대면수업에서는 소극적이었던 학생들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는 한마디라도 더 말을 하려 한다”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했던 학생들의 발언 기회가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사상 처음 시도된 ‘온라인 개학’을 둘러싸고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학습 효과가 떨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교사가 지켜보지 않으니 학생들이 ‘딴짓’을 하기 쉽고 시간표에 맞춘 규칙적인 생활이 어그러진다는 이유에서다.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활용한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하지 않는 교사나 학교는 “수업의 질이 낮다”는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원격수업이 오히려 학생과 학생, 학생과 교사 간 소통의 물꼬를 트게 할 수도 있다는 게 교육계의 평가다. 채팅과 댓글을 통한 대화에 익숙한 청소년의 특성과 비대면·익명성 등 온라인 공간의 특성이 맞물린 효과다. 경기창조고에서는 ‘패들렛’(Padlet) 프로그램을 활용해 학생들에게 질문을 하도록 하거나 의견을 제시하게 한다. 패들렛은 칠판에 포스트잇을 붙이듯 화면 위에 메모와 사진, 동영상, 링크 등을 자유롭게 게시해 공유하는 소프트웨어다. 익명 기능을 활용하면 학생들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교실 수업에서 포스트잇에 질문이나 의견을 내놓도록 하면 자신의 글씨를 부끄러워하거나 자기 손으로 적어내는 것 자체를 꺼리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패들렛에 익명으로 적어내게 하면 학생들의 부끄러움을 해소할 수 있고 서로 친하지 않은 친구의 글에도 댓글을 달며 피드백이 활발하게 일어납니다.” 안 교사는 “교실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의견을 내놓고 교사가 피드백을 하기에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면서 “구글 설문지나 패들렛에는 학생들이 차근차근 글을 쓰고 교사도 수업이 끝난 뒤 찬찬히 살펴보며 피드백을 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원격수업의 한계도 분명하다. 온라인 공간은 학생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도록 하는 한편 아예 숨어버리게 하기도 하는 양면성이 있다. 장 수석교사는 “온라인 학급에 접속조차 하지 않는 학생이나 집에서 온라인수업에 참여할 여건이 되지 않는 학생들의 경우 학습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면서 “학습 기기와 네트워크를 확충하고 교실 수업과 효과적으로 맞물리도록 수업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도 원격수업에서의 소통과 협력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학교 문화와 교실 수업의 민주적인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고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을 높이는 ‘민주시민교육’에 이 같은 원격수업이 기술적 토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두철 교육부 민주시민교육과장은 “민주적 학교 문화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배움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원격수업을 확산시킬 것”이라면서 “원격수업에서 학생들이 서로 공감하고 협력하는 토의·토론 수업을 실천할 수 있도록 관련 수업자료를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성모 마리아 맞아?…스페인서 또 ‘아마추어 복원 참사’

    성모 마리아 맞아?…스페인서 또 ‘아마추어 복원 참사’

    회화와 조각 등의 예술작품은 세월이 지나면 변색 등의 열화 현상이 생겨 복원 작업을 해야만 한다. 그런데 이런 복원 작업을 전문가가 아닌 아마추어에게 맡겼다가 작품이 훼손되는 사례가 상당한 모양이다. 얼마 전 스페인에서는 한 예술품 수집가가 한 유명 화가의 유화작품 복제화를 아마추어 복원가에게 복원 작업을 맡겼다가 후회한 사연이 전해졌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발렌시아에 사는 한 익명의 예술품 수집가는 자신이 아끼는 한 유명 화가의 유화작품 복제화를 한 아마추어 복원가에게 1200유로(약 165만원)를 주고 복원하도록 했다가 분개하고 말았다.그가 의뢰한 작품은 17세기 스페인 바로크 회화의 대표 화가인 바르톨로메 에스테반 무리요(1617~1682)의 유화작품인 ‘베네라블레스의 원죄 없는 잉태’(Immaculate Conception of Los Venerables)의 정교한 복제화로, 원래 성모 마리아가 그려져 있었지만, 복원된 작품에는 전혀 다른 여성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그는 해당 복원가에게 작업을 다시 하도록 했지만, 그 모습은 더욱더 끔찍하게 변했다.이는 8년 전인 2012년 8월, 스페인 ‘셍츄어리 어브 머시’라는 이름의 교회에 있던 100년 전 19세기 지역화가 엘리아스 가르시아 마르티네스가 그린 프레스코 벽화 ‘에케호모’(Ecce Homo·이 사람을 보라) 속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당시 80세 할머니 세실리아 히메네스가 복원했다가 원숭이 얼굴처럼 그려놓은 유명한 복원 참사를 떠올린다. 당시 해당 벽화는 ‘비스트 지져스’(Beast Jesus) 혹은 ‘에케모노’(Ecce Mono·이 원숭이를 보라) 등으로 불리며 유명세를 치렀고, 이를 보기 위해 관광객이 몰리면서 기념품까지 만들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이뿐만 아니라 불과 2년 전인 2018년에는 16세기 때 제작된 성 조지 목각상의 복원을 한 미술교사에게 맡겼다가 도료를 잘못 사용하는 바람에 훼손되는 사례도 발생했다. 결과적으로 이 조각상은 전문 기관을 통해 다시 복원돼 거의 원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다. 이처럼 아마추어에 의한 예술작품 복원 참사가 다수 보고된 스페인에서 또다시 비극(?)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갈리치아 문화유산 보호·복원학교의 페르난도 카레라 교수는 “복원 작업은 훈련된 복원가들에 의해서만 수행돼야만 한다”면서 “난 이 사람, 아니 이런 사람들은 복원가로 불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하게 말하면 이들은 예술작품을 엉망으로 망쳐놓는다”고 덧붙였다. 스페인문화재복원협회(ACRE)의 협회장이었던 카레라 교수는 스페인 법에서는 필요한 기술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도 예술작품 복원 작업에 종사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ACRE 발렌시아지부의 마리아 보르자 부지부장은 “이런 복원 참사 사례는 생각 이상으로 많다. 예술작품 복원 실패는 SNS상에서 확산했을 때만 주목받지만 주위에 확산하지 않은 아마추어 복원가의 복원 실패 사례도 많다”면서 “아마추어 복원가에 의한 복원 작업으로 예술작품이 입은 손상은 전문가도 되돌릴 수 없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속보] 인도네시아 므라피 화산 분화…화산재 6㎞ 치솟아

    [속보] 인도네시아 므라피 화산 분화…화산재 6㎞ 치솟아

    인도네시아 자바섬 족자카르타(욕야카르타)의 므라피 화산이 21일 오전 두 차례 분화해 화산재가 6㎞까지 치솟았다. 족자카르타는 인도네시아의 관광 도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전에는 한국 관광객도 많이 찾던 곳이다. 인도네시아 지질재난기술연구개발연구소(BPPTKG)는 “오전 9시 13분쯤(현지시간)부터 328초 동안 분화가 이뤄졌고, 최대 6㎞까지 뿜어진 화산재가 서쪽으로 날아갔다”며 “두 번째 분화는 9시 27분께부터 100초 동안 이뤄졌으나 화산재 기둥 높이는 관찰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어 “주민들은 평소처럼 화산 분화구에서 반경 3㎞ 안에 들어오지 말고 침착하게 활동하라”고 권고했다. 당국은 므라피 화산의 경보단계를 전체 4단계 중 2단계(주의)로 유지했다. 므라피 화산은 인도네시아의 120여개 활화산 가운데 가장 위험한 화산 중 하나로 꼽힌다. 1994년과 2006년에도 폭발해 각각 60여명과 2명이 사망했다. 2010년에는 대규모 분출을 일으켜 350명 이상이 숨지고 약 35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청와대 보안 메일 사칭한 악성파일 발견…북한 연계 추정”

    “청와대 보안 메일 사칭한 악성파일 발견…북한 연계 추정”

    이스트시큐리티는 청와대 관련 파일로 위장한 악성 파일을 발견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날 새벽 제작된 이 악성 파일의 이름은 ‘bmail-security-check.wsf’로, 실행하면 ‘보안메일 현시에 안전합니다’라는 문구가 뜬다. 회사 측은 “‘bmail’ 보안 체크 프로그램으로 위장하고 있다”며 “청와대 보안 이메일 검사를 사칭해 관련자를 현혹한 다음 지능형 지속위협(APT) 공격을 수행할 목적으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또 윈도 화면보호기 파일로 위장한 변종 ‘bmail-security-check.scr’도 함께 발견됐다. 문종현 시큐리티대응센터장은 “공격자의 명령 제어 서버 일부 주소가 청와대 사이트로 연결되는 등 청와대를 사칭해 관련자를 공격할 의도가 다수 포착됐기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사이버 범죄 조직 ‘김수키(Kimsuky) 그룹’의 공격과 유사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김수키는 북한과 연계설이 제기되는 해킹조직으로, 2014년 한국수력원자력 해킹 사건에 이어 작년 통일부와 경찰청, 암호화폐 거래소 등 지속적인 사이버 공격을 감행해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32년만에 나타나 소방관 딸 순직급여 챙긴 생모…법원 “양육비 내라”

    32년만에 나타나 소방관 딸 순직급여 챙긴 생모…법원 “양육비 내라”

    소방관 딸이 순직하자 32년 만에 나타나 유족급여 등 1억원을 받아 간 생모에 대해 법원이 그 동안 딸을 홀로 키운 전 남편에게 양육비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법 남원지원 가사1단독 홍승모 판사는 최근 숨진 소방관의 아버지 A씨가 생모인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양육비 지급 청구소송에서 “B씨는 A씨에게 77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법원 등에 따르면 수도권의 한 소방서에서 응급구조대원으로 근무하던 C(당시 32세)씨는 지난해 1월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등졌다. A씨의 둘째 딸인 C씨는 구조 과정 중 앓게 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우울증을 5년간 앓아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혁신처는 그 해 11월 공무원 재해 보상심의위원회를 열고 C씨의 순직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A씨가 청구한 순직 유족급여 지급도 의결했다. 공무원연금공단은 생모 B씨에게도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유족급여와 둘째 딸의 퇴직금 등 약 8000만원을 전달했다. 매달 91만원의 유족연금도 받게 됐다.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강하게 반발했다. A씨는 “B씨는 이혼 뒤 자녀 양육에 관여하지 않았고, 딸의 장례식에도 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 1월 전주지법 남원지원에 B씨를 상대로 양육비 1억 895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홍 판사는 “부모의 자녀 양육 의무는 자녀의 출생과 동시에 발생하고 양육비도 공동 책임”이라면서 “생모인 B씨는 이혼할 무렵인 1988년부터 딸들이 성년에 이르기 전날까지의 양육비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지난해 숨진 구하라씨의 재산을 놓고도 비슷한 논란이 벌어진 바 있다. 부모가 부양 의무를 게을리하면 자녀의 재산을 상속받지 못하도록 하는 민법 개정안인 일명 ‘구하라법’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처리되지 못하고 20대 국회가 임기를 종료하면서 해당 법안은 자동 폐기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AI 에브리웨어… 어디서나 ‘누구’와 연결되는 세상 만들 것”

    “AI 에브리웨어… 어디서나 ‘누구’와 연결되는 세상 만들 것”

    이현아 SK텔레콤 인공지능(AI) 서비스단장은 ‘AI 에브리웨어’를 꿈꾸고 있다. 지금은 주로 스마트폰이나 AI스피커 등에서 초기 단계의 AI를 이용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어디에서나 AI로 연결되는 세상이 올 것이라 믿고 있다. AI가 점점 고도화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시점이 올 수 있는데 그때 어디에서나 AI에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금부터 ‘AI 생태계’를 차근차근 꾸리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중구 사무실에서 만난 이 단장은 “지난해 10월 SK텔레콤이 개발한 AI인 누구를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SDK)로 개방했다. 다른 업체의 애플리케이션(앱)이나 기기에도 탑재할 수 있도록 공개한 것”이라며 “농협이 이를 처음으로 활용해 모바일 은행 업무 플랫폼에 누구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SK브로드밴드 IPTV에 누구가 탑재될 때도 ‘꼭 넣어야 하나’라는 내부 반응이 있었다. 본래 사업 영역에 이종의 서비스가 들어오는 것에 위험요소가 있다 본 것”이라며 “하지만 AI와 결합한 IPTV을 내놓으니 시장 반응이 좋았다. 서로 동반 성장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볼보나 르노삼성 차량에도 누구가 기본 탑재됐다. 주방 기기, 인테리어 업체와도 협력 중”이라며 “집과 자동차 그리고 모바일에서 모두 AI를 이용할 수 있다면 ‘유비쿼터스’(언제어디서나)가 가능해진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은 AI를 이용한 스마트기술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끊임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AI서비스단에서는 사람 얼굴 사진 수십만장을 학습한 AI가 영상통화 도중 사람의 얼굴을 ‘아이언맨’의 머리로 바꾸는 등의 기술을 연구 중이다. 이미 누구가 적용된 SK텔레콤의 내비게이션 앱 ‘티맵’은 AI가 영상으로 찍힌 도로 표지판의 글씨를 스스로 인식해 티맵의 지도를 업데이트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카카오와는 AI 분야에서 ‘초협력’을 하자는 데 합의했으며 구체적 방식에 대해 고민 중이다. 이 단장은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아직도 AI를 하고 있느냐며 놀라는 이들도 있다”면서 “회사에서는 현재 AI에 적지 않은 투자를 하고 있다. 통신 위주의 수익창출(BM)만으로는 현재의 자리를 지킬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진정한 의미의 AI비서를 만들어서 2~3년 안에 수익을 낼 것”이라며 “AI가 SK텔레콤의 넥스트 BM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발리우드의 샛별 수샨트 싱 라지풋 서른넷 짧은삶 마감

    발리우드의 샛별 수샨트 싱 라지풋 서른넷 짧은삶 마감

    인도 발리우드의 떠오르는 샛별 수샨트 싱 라지풋이 서른넷 짧은 삶을 마쳤다. 뭄바이 경찰은 전설적인 크리켓 스타 MS 도니 역할로 커다란 인기를 끈 고인이 자택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역시나 극단을 선택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고 영국 BBC가 14일(현지시간) 전했다. 예전 여자 매니저 디샤 살리안(28)이 지난 주 초 뭄바이의 14층 건물에서 몸을 던져 극단을 선택한 지 며칠 뒤에 일어난 일이어서 충격을 더한다. 많은 이들이 그의 죽음을 안타까이 여기고 추모하는데 나렌드라 모디 총리도 “또 하나의 젊고 빛나는 배우가 너무 일찍 세상을 떴다”며 애도했다. 동부 비하르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공과대학을 낙제한 뒤 영화와 춤 분야에서 경력을 쌓다가 2013년 영화 ‘카이 포 체’가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좋은 평가를 들으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이 영화는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도 초대됐다. 고인의 마지막 작품은 지난해 개봉된 ‘Chhichhore’가 됐는데 감독 니테시 티와리는 지난주 살리안의 사망 소식을 듣고 고인과 문자로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고 했다. 티와리는 PTI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할 말을 잃어버렸다. 지난주에 난 그와 문자메시지로 얘기를 나눴다. 우리는 서로 이따금 문자를 주고받았다. 그리고 지금 소식을 들었다. 그는 내게 남동생 같은 존재였다”고 털어놓았다. 팔로어만 1020만명인 인스타그램에 그는 지난 3일 글을 올렸는데 2002년 세상을 떠난 어머니 사진과 함께였다. “눈물방울로부터 흐릿해진 과거가 증발하고 있다”는 알듯 모를 듯한 내용이었다. 살리안의 비극이 전해진 뒤 인스타그램에 라지풋은 “이토록 황망한 소식이라니. 디샤의 유족과 친구들에게 심심한 애도를. 영혼이라도 평안한 안식을 누리길”이라고 적었다. 지난 4월 리시 카푸르, 이르판 칸 같은 전설적인 발리우드 스타가 며칠 간격으로 세상을 떠난 충격에서 채 헤어나오지 못한 전 세계 발리우드 팬들이 라지풋의 비보로 안타까움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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