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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대한민국 국회의원 최초 美 카네기홀 공연 김장실 의원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대한민국 국회의원 최초 美 카네기홀 공연 김장실 의원

    “헤일 수 없이 수많은 밤을 내 가슴 도려내는 아픔에 겨워 얼마나 울었던가 동백 아가씨~.” 지난 3일(현지시간) 전 세계 예술가들이 ‘꿈의 무대’로 꼽는 미국 뉴욕의 카네기홀에 구슬픈 한국의 대중가요가 울려 퍼졌다. 객석을 가득 메운 60~70대 한국 동포들은 가슴에 맺힌 한을 쏟아내듯 펑펑 울었다. 카네기홀을 ‘눈물바다’로 만든 사람은 바로 김장실 새누리당 의원이다. 전문 아티스트가 아닌 공연자가 120년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카네기홀에서 ‘솔드 아웃’(SOLD OUT·매진) 스티커를 받으며 ‘대박’을 터트린 것 자체가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지난 20일 김 의원과 만나 공연 기획 단계부터 성황리에 마치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었다. 인터뷰 중간중간 부르는 김 의원의 노래와 이야기가 함께 버무려져 한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했다. 김 의원은 “노래는 귀를 열게 하고 노래에 담긴 의미는 가슴을 적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오래전부터 공직사회와 정계에서 대중가요로 시대를 말하는 노래꾼이자 이야기꾼으로 유명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 최초로 미국 카네기홀 무대에 섰는데. -국내 대중 가수 중 패티김, 조용필 등 최정상 가수들만 무대에 섰다. 전문적인 성악 훈련을 받지 않은 아마추어가 선 것은 처음이다. 전 세계 국회의원 중에 누가 카네기홀에서 리사이틀을 할 수 있겠나. 기록을 찾아봐야겠지만 없을 것 같다. →발상 자체가 쉽지 않은데 어떻게 성사됐나. -우연히 부산의 한 방송국에 출연해 ‘부산과 대중가요’를 주제로 얘기하다가 노래를 했다. 성악을 전공한 방송 진행자가 ‘대중가요의 정치적, 사회적 의미에 대해 해박하고 노래가 직업 가수 뺨친다’며 그 자리에서 뉴욕에 있는 공연 기획자인 박준식 제이삭(JSAC) 대표이사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그게 지난 7월이었다. 이어 8월 초 한국을 방문한 박 대표와 식사를 같이 하다가 그 자리에서 노래를 3곡 불렀고 박 대표가 이에 만족해 공연이 성사됐다. 한국인의 가슴을 촉촉히 적셨던 히트 가요를 선곡해서 그 노래가 가지는 시대정신이 무엇이고, 당시에 일어났던 정치적 사태와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얘기했다. 거기에 노래를 만든 가수와 작사가, 작곡가, 음반 제작자와 팬들 사이에 있었던 뒷얘기를 통해 연예사적 재미를 더했다. 재미없는 노래에 재미있는 ‘당의정’을 입혀 관객들 입에 솔솔 녹도록 했다. →(인터뷰 도중 때마침 박 대표가 ‘매진’ 딱지가 붙은 공연 포스터를 들고 오자) 박 대표가 직접 공연 기획 과정을 말씀해 달라. -(박 대표) 제이삭은 뉴욕에 있는 공연 기획사다. 처음에는 카네기홀 공연이 연 2회도 힘들었는데 7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연 26회로 늘었다. 현재 국립무용단, 국립오페라단, KBS 교향악단 등 한국을 대표하는 공연단의 해외 공연은 대부분 저희가 맡고 있다. 사실 처음에는 김 의원과의 미팅에 나가지 않으려 했다. 제가 가장 반대했다. 카네기홀은 1년 전에 미리 대관 신청을 받는데 특히 올해는 개관 125주년이어서 대관 검열이 아주 까다로웠다. 그래서 김 의원을 만나기 전에 어떻게 거절할지부터 고민했다. 식사 자리에서 김 의원이 대뜸 노래의 스토리를 얘기하며 직접 3곡을 불렀다. 주변에 사람들도 많았는데 대놓고 열창을 했다. 특히 ‘동백아가씨’에 대한 사연을 들었는데 음악과 내용의 연결고리가 너무 좋았다. 광복 70주년이기도 해서 ‘이거다’ 싶었다. 미국 이민자 중에는 이산가족이 많다.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왔는데 영주권도 없고 불법 체류자 신분이 된 한국인이 몇십만명 된다. 이들은 한국에서 부모님이 위독하거나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아도 못간다. 그렇게 이산가족이 된 사람들이 많다. 또 2~3세대 자녀들은 1세대들과 소통이 안 되기 때문에 우리나라 역사를 알 길이 없다. →카네기홀 측의 승인을 어떻게 받았나. -(박 대표) 우여곡절이 참 많았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도 한국 최고의 공연장이라고 까다로운데 드보르자크, 차이콥스키 같은 음악가들이 초연을 한 125년 역사의 카네기홀이니 얼마나 뻣뻣하겠나. 게다가 아티스트도 아니고 강연을 하겠다고 하는데…. 카네기홀 측에서 ‘이 사람 아티스트냐’고 물어봐서 ‘아티스트는 아닌데 노래를 잘한다’고 했더니 ‘안 된다’고 했다. 카네기홀 측도 공연이 망해 명예가 실추될까 봐 주시한다. 전문 아티스트 기록이 없으면 무대에 서기 어렵다. 그래서 그냥 대중가요가 아니라 ‘강연과 콘서트’로 콘셉트를 잡았다. 일제시대부터 해방이 되고 전쟁을 거쳐 다시 휴전이 된 모든 과정을 영문으로 번역해 기안을 올렸고 결국 승인받았다. →어떻게 매진이 됐나. -(박 대표) 공연 열흘 전 첫 언론 보도가 나갔는데 사무실 업무가 마비됐다. 이민 1세대, 1.5세대 등의 문의 전화가 쏟아졌다. 우리가 외국계 회사인 줄 알고 ‘아이 니드 코리안 토크쇼 티켓’(I need Korean Talk Show ticket·한국인 토크쇼 티켓이 필요합니다)이라며 간절한 목소리로 안 되는 영어를 더듬더듬 써 가며 전화를 걸어왔다. 돈을 받아선 안 되겠다 싶어서 40달러의 티켓 비용을 무료로 전환했다. 카네기홀 측에서는 공연 일주일 전에 홍보 포스터가 다 나갔는데 어떻게 무료로 하느냐며 반대했다. 우리가 완강하게 밀어붙이자 카네기홀 측에서 ‘공연에 자신이 없어서 그러는 것이냐’고 묻더라. 그래서 ‘자신이 없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너무 자신이 있어서 그러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제가 카네기홀에서만 170회 공연을 기획했는데, 매진된 건 처음이다. 아티스트들은 각성해야 한다. 하하. →관객들 반응은 어땠나. -공연 초반부에 관객들이 점잖게 앉아 있길래 다 같이 노래를 부르자고 했다. 기다렸다는 듯이 일어나 박수를 치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카네기홀이라는 역사적 공간에서 한국인이 막걸리 마시며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젓가락을) 두들기는 60~70년대 정감이 그대로 되살아났다. 안경을 벗고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많았다. →공연 내용은 어땠나. -해방 이후 70년을 10년 단위로 끊어서 보면 그 시대에 발생한 정치·사회적 사건에 시대정신이 드러난다. 1940년대는 아무래도 해방의 기쁨보다 더 큰 게 없다. 식민 지배가 30년이 넘었고 일본이 아시아를 지배한다고 하니 독립은 틀렸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해방이 됐다. 얼마나 기뻤겠나. 해방을 기뻐하는 노래가 막 쏟아져 나왔다. ‘사대문을 열어라’ ‘울어라 은방울’ 같은 노래들이다. 가장 상징적인 노래는 ‘귀국선’이다. 일본에 동포 230만명이 살고 있었고 중국에 200만, 기타 수십만명이 외국에 살고 있었는데 귀국선은 귀환 동포들이 해방된 조국으로 돌아오는 주요한 통로였다. 그 배를 타고 돌아오는 이들에게 좋은 나라를 만들어서 다시는 빼앗기지 말고 잘 살아 보자는 욕구가 있었다. 그런 욕구가 가사에 잘 표현돼 있다. →1950년대에는 어떤 노래가 상징적인가. -한국전쟁보다 더 1950년대를 특정 짓는 사건은 없다. 중공군이 내려왔을 때 유엔군과 국군은 6중, 7중으로 포위당해 독 안에 든 쥐처럼 죽을 지경으로 집중 타격을 받았다. 한국 지형은 동고서저형이어서 육로 철수가 어려웠다. 그래서 흥남부두에서 해상 철수를 했다. 자유를 잠시 맛본 이북 사람 수십만명이 ‘우리도 데려가 달라’고 했다. 대규모 수송선을 수백척 동원해서 무기를 버리고 군인 10만명, 민간인 9만 8000명을 태우고 내려왔다. 그때 많이들 헤어졌다. 부산에 홀몸으로 내려온 여성분에게서 피란 중 가족과 헤어진 구구절절한 사연를 들었다. 손잡고 같이 타자 했는데 서로 타려고 밀치고 당기다가 밀려서 아이 손, 마누라 손 놓고 ‘어디 갔노, 어디 갔노’ 찾다가 어디 가 버렸는지 몰라 펑펑 울고…. 그 감정을 잘 표현한 노래가 현인의 ‘굳세어라 금순아’다. 또 부산에서 울다가 죽을 순 없으니까 국제시장에서 장사하고 구두도 닦으며 살았다. 오며 가며 눈이 맞았던 경상도 처녀하고 정을 주고 살다가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 이후 헤어졌던 부모, 형제, 처자식을 만날 수 있을까 싶어 서울로 떠났다. 그러면 경상도 처녀가 가지 말라며 붙들고 늘어진다. 서울 가면 헤어진 가족을 만날 수 있을까 싶은데, 차창 밖으로 보니까 정들었던 경상도 아가씨가 울고 있고…. 그런 사나이의 복잡한 심경을 잘 표현한 노래가 남인수가 부른 ‘이별의 부산 정거장’이다. 이승만 정부가 사사오입, 발췌개헌을 하면서 계속 권위주의 정부로 치달았다. 이승만 대통령을 이길 수 있는 후보로 신익희 선생이 나섰는데 1956년 5월 5일 오후 5시 5분 서울역에서 출발한 호남선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정권 교체의 꿈이 사라지고 허망한 상태가 됐다. 그때 손인호 선생의 ‘비 내리는 호남선’ 노래에 대한 유언비어가 돌았다. 신 선생 부인이 너무 억울해 그 노래를 작사를 한 게 아니냐는 소문이었다. 그런 풍문이 노래 판매를 촉진시켰다. →1960년대의 대표곡은 무엇인가. -경제 개발로 산업화가 본격화돼 촌에서 빈둥빈둥 놀던 사람들이 도시로 와서 출세를 많이 했다. 출세를 사회학에서는 ‘사회적 계층 상승’이라고 한다. 돈을 많이 벌거나 고시에 합격하거나 좋은 집안과 혼인을 맺는 것, 3가지가 전통적인 출세 방식이다. 조선시대 500년간 쌓여 왔던 계층 구조가 일제시대 때 반쯤 파괴됐고 한국전쟁으로 계층구조가 거의 다 파괴됐다. 특히 1960년대에는 남자가 출세를 하면서 그렇지 못한 여인과 간격이 많이 벌어졌다. 출세한 남자는 도시의 좋은 집안에서 얼른 낚아채 가 버린다. 그러면 시골 보리밭에서 사랑을 나누고 백년가약을 맺었던 여인과는 멀어진다. 이런 식의 이별이 워낙 많았다. 1960년대 초·중반의 영화와 소설, 대중가요, 라디오 드라마의 60~70%가 서울로 간 남자는 출세해서 예쁜 집 규수를 얻고 시골에서 사랑했던 여인은 버림받고 그 여인은 사회적 장벽으로 인한 거리감 때문에 남자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상황을 다뤘다. 이미자의 ‘동백아가씨’ ‘섬마을 선생님’, 남진의 ‘가슴 아프게’, 조미미의 ‘바다가 육지라면’의 전형적인 도식이다. 1964년 신성일, 엄앵란 주연의 영화 동백아가씨와 한산도 작사, 백영호 작곡 ‘동백아가씨’가 엄청나게 히트를 했다. 왜색조라며 노래가 나온 지 1년도 안 돼 방송금지가요가 됐는데도 20만장이 팔렸다. 3년 뒤인 1968년 공연윤리위원회로부터 음반 제작 금지를 당했는데도 200만장이 팔렸다. 음반을 낸 지구레코드사 고 임정수 사장의 얘기다. 한국 가요 사상 가장 히트한 노래가 동백아가씨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김장실 의원은 김 의원은 국내 문화·체육계의 대부 격이다. 김영삼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과 정치특보 등을 지냈다. 문화관광부 예술국장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사무국장에 이어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까지 역임했다. 이후 예술의 전당 사장에 임명돼 문화 공연계의 발전에 기여했다. 현재 대한장애인농구협회장을 맡고 있으며 2014년 인천세계휠체어농구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2012년 4월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김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부산 출마를 준비 중이다.
  • 鄭의장 “여야 쟁점 좁혀 오늘 의결하자”

    여야는 26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국회 비준동의안 처리 문제를 놓고 또다시 충돌했다. 한·중 FTA 비준안 및 민생 법안의 즉각적인 처리를 주장하는 여당과 한·중 FTA에 대한 보전책 마련을 주장하는 야당이 접점을 찾지 못하며 당초 잠정 합의했던 27일 본회의 개최도 불투명해졌다.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과 한·중 FTA 관련 상임위 간사들은 26일 정의화 의장을 찾아 한·중 FTA 비준안 처리를 강하게 주장했다. 정 의장은 이 자리에서 “여야 간 쟁점을 좁혀 27일 중으로 의결하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이 한·중 FTA, 경제활성화, 노동개혁 등 민생 현안을 실패로 몰고 간다면 현재 그나마 남아있는 민심마저 송두리째 잃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야당은 다음달 2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비준동의안을 처리해도 연내 발효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무역이득공유제, 피해보전 직불제 개선 등 여당이 야당의 보전책 마련 주장을 최대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압박하겠다는 의미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27일 본회의는 쟁점법안과 한·중 FTA, 누리과정 예산이 합의됐을 경우에 개의한다”고 밝히며 여당을 압박했다. 집회·시위에서 복면 착용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이른바 ‘복면 금지법’에 대한 야당의 반대가 큰 것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새누리당은 대통령의 심기가 아니라 국민의 마음을 직시하면서 입법 활동을 하기를 충고한다”면서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복면금지법은 우리 당이 절대로 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보육과 교육 사이 낀 어린이집… 여야, 누리과정 아직도 ‘핑퐁게임’

    보육과 교육 사이 낀 어린이집… 여야, 누리과정 아직도 ‘핑퐁게임’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 편성 문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어김없이 국회 파행의 최대 ‘뇌관’으로 떠올랐다. 25일 예산안 심사 기한(30일)이 5일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여야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평행선만 달리고 있다. 지난 24일까지 방안을 마련하겠다던 여야 원내지도부의 합의 역시 산산조각 났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결론을 지어야 할 ‘민생’ 현안이기 때문에 여야가 이런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지 주목된다. 누리과정 예산 논란은 ‘어린이집’이 보육기관이냐, 교육기관이냐에서부터 출발한다. 보육기관이면 보건복지부 소관이기 때문에 교육청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부금)으로 지원하지 않아도 되지만, 교육기관이면 교육부 소관이므로 교육청 예산으로 지원해야 한다. 정부와 여당은 “누리과정은 교육과 보육을 통합한 과정이기 때문에 교부금으로 지원이 가능하다”고 해석한다. 반면, 야당과 야권 성향의 교육감들은 “어린이집은 교육기관이 아니므로 교부금으로 부담하면 교부금법 위반이 된다”고 주장한다. 누리예산 국고 지원을 요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유보통합’(유치원 교사와 보육 교사의 통합)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다소 급하게 제도를 도입하다보니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교육기본법, 유아교육법, 영유아보육법 등 누리과정 지원 관련 법률의 정의와 내용, 범위 등에 대한 정비 작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야당은 또 “누리과정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며, 약속대로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논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여당은 “법령에 따라 편성할 문제이지 단순히 대통령의 공약이라는 이유로 국고 지원을 요구하는 것은 자기 모순이며 불합리한 주장”이라고 맞서고 있다. 또 2012년 도입 당시부터 교육청이 교부금으로 문제 없이 집행해 왔다는 점도 ‘국고 미지원’의 이유로 부각하고 있다. 누리과정 예산 편성 논란이 벌어지는 근본적인 이유는 결국 세수 부족 때문이다. 정부는 약 4조원에 이르는 누리과정 소요액 전액을 부담할 여력이 되지 않고, 교육청 역시 재정난을 호소하며 정부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치적인 이유도 있다. 야권 성향의 교육감들이 박근혜 정부의 간판 정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것을 쉽게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여권에서는 의심하고 있다. 현재 정부와 여당은 “누리과정 예산을 국고에서 지원하는 선례를 남기면 앞으로 매년 부담을 피하기 어려워진다”며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을 태세를 보이고 있다. 야당 역시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여야가 시간에 쫓길 경우 현재로선 지난해와 같은 방식으로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다른 교육 예산을 증액 지원해 교육청의 부담을 덜어준 다음, 거기서 생기는 여유만큼 교부금에서 누리과정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정당학회 새 회장에 박명호 교수

    정당학회 새 회장에 박명호 교수

    박명호(51)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한국정당학회 새 회장으로 내정됐다. 한국정당학회는 27일 서울시립대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박 교수를 2016년도 회장으로 추대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25일 밝혔다. 박 교수는 동국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민주화·큰 인물’ 부각 속 정치적 함의 압축

    ‘민주화·큰 인물’ 부각 속 정치적 함의 압축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빈소에서는 ‘방명록 정치’가 한창이다. 특히 정치권 인사들이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며 남긴 메시지에는 정치적 함의가 가득했다. ‘사자성어형’, ‘업적 칭송형’, ‘명복 기원형’, ‘에피소드형’ 등 그 형태도 다양했다. 어떻게 하면 남다른 메시지를 남길까 고민한 흔적도 엿보였다. 여권 인사들은 대체로 김 전 대통령이 ‘큰 인물’이었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역사의 거인, 영면하소서’라고 남겼다. 박찬종 변호사는 ‘直情徑行(직정경행·생각한 것을 꾸밈없이 행동으로 나타냄)의 신념의 지도자’라고 적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길 없는 곳에 새 길을 열고 문 없는 곳에 큰 문을 여신 시대의 큰 별께 바칩니다’라고, 홍준표 경남지사는 ‘담대함으로 대한민국을 개혁하신 업적을 우리 국민들은 모두 기억합니다’라고 썼다. 야권 인사들은 주로 ‘민주화’라는 업적을 기리는 데 초점을 뒀다. 한화갑 한반도평화재단 총재는 ‘각하의 정치 역정은 한국 현대사의 한 부분입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는 24일 ‘영원한 민주주의 지도자’라고 적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이 땅에 민주화의 역사를 만든 큰 별’이라고, 같은 당 안철수 의원은 ‘고인의 민주화에 대한 신념과 헌신은 국민들 가슴속에 오랫동안 기억될 것입니다’라고 썼다. 천정배 의원은 ‘군정 종식의 역사적 위업을 남기신…’ 이라며 민주화를 강조했다. 여권으로 정계에 입문했다가 지금은 야권에 몸담고 있는 손학규 전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은 ‘민주 정신과 개혁 정신은 우리 역사에 영원히 빛날 것입니다’라는 방명록 글귀로 김 전 대통령의 업적과 인물 됨됨이를 동시에 칭송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미스터 쓴소리’ 조순형 전 의원도 ‘한국 민주주의를 지켜 낸 우리 시대 거인’이라고 쓰며 양쪽을 아울렀다. 방명록은 개성 넘치는 내용들로 넘쳐났다. 수천명이 펜을 잡았지만 똑같은 글귀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음수사원’(飮水思源)이라는 사자성어로 강렬한 울림을 던졌다. 물을 마실 때 그 물이 어디서 왔는지 생각하라는 의미로,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가 김 전 대통령을 비롯한 선대 정치인들의 투쟁과 희생의 산물임을 잊지 말라’는 정치적 메시지를 단 네 글자에 압축해 담았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민주주의를 일으킨 천하장수’라고 표현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통합과 화합의 그 말씀을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쓰며 김 전 대통령의 유훈을 되새겼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김 전 대통령의 좌우명을 인용해 ‘大道無門(대도무문)의 그 길 우리가 따르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자신의 이름 외에 가장 짧은 메시지를 남긴 인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라고만 썼다. 일반 시민인 박종숙씨는 애도의 편지로 방명록의 한 페이지를 가득 채웠다. 권철현 전 주일대사는 ‘저를 정계로 이끌어 주셨던 각하. 감사합니다’, 이낙연 전남지사는 ‘아침에 가면 사모님의 시래깃국, 밤에 가면 대통령님의 와인을 주셨던 상도동을 기억하며 감사드립니다’라고 추억담을 기록했다. 이 밖에 박근혜 대통령과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등 방명록 작성을 하지 않은 정치권 인사도 적지 않았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역대 영부인들 스타일·근황

    역대 영부인들 스타일·근황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입관식에서 말없이 남편을 떠나보낸 손명순(87) 여사는 이화여대 3학년 때인 1951년 결혼, 65년을 한결같이 헌신한 전형적인 ‘내조형’이다. 민주화 투쟁을 비롯한 YS의 한평생 정치 역정은 손 여사 없이 불가능했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1988년 13대 총선 때 전국에서 지원유세 요청이 쇄도하는 바람에 정작 YS의 부산 지역구는 손 여사가 발로 뛰었다. 당시 명절 때면 서울 상도동 자택에서 거제도 멸치를 나눠 줬다. 온갖 인사들이 “나도 상도동계”라며 멸치를 받아갔는데 “나는 손명순계”라고 재치 있게 말하는 이는 멸치를 더 타갔다. 2011년 결혼 60주년 회혼식에서 YS는 “그동안 참으로 고마웠소. 맹순이(명순이)가 예쁘고 좋아서 60년을 살았지”라며 볼에 입맞춤을 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93) 여사는 적극적인 ‘동지형’이다.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까지 다녀와 당시로는 드물게 신여성이었던 그는 남편의 굴곡진 정치인생에 가장 가까운 정치적 동지였다. DJ 납치사건 및 사형선고, 6년에 걸친 옥바라지, 망명생활 등 정치적 혹한기를 함께 견뎠다. DJ는 생전 이 여사를 일컬어 “영원한 동반자이자 동지”라며 애틋함을 표시했다. 2009년 DJ 서거 당시 입관식 때 넣은 메모에 “너무 쓰리고 아픈 고난의 생을 잘도 참고 견딘 당신을 나는 참으로 사랑하고 존경했습니다”라고 이 여사는 적었다. 고령이지만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으로 지난 8월 방북하는 등 DJ 유훈인 남북평화를 위한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68) 여사는 ‘쓴소리형’이다. 현안에 대해 노 전 대통령에게 솔직하게 쓴소리를 가장 많이 한 사람이 바로 권 여사였다고 한다. 반지를 팔아 노 전 대통령의 고시공부를 뒷바라지할 만큼 열혈적인 면모도 있었다. 현재는 노 전 대통령 유지를 기리고 묘역을 관리하기 위한 재단법인 ‘아름다운 봉하’ 이사장으로 봉하마을에서 조용히 지내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68) 여사는 ‘퍼스트레이디 외교’를 가장 활발하게 펼친 ‘활동가’형이다. 이 전 대통령 재임 중이던 2009년 한식세계화추진단 명예회장을 맡았고, ‘밥퍼’ 나눔 운동을 비롯한 각종 대외행보를 활발하게 펼쳤다. 퇴임 후엔 문화계 행사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마당발 내조’로 회자됐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76) 여사는 불법 비자금 조성 추징 등으로 최근에는 심리적으로는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전 전 대통령 부부는 지난달 대구공고 총동문회에 커플 모자를 쓰고 참석하고, 지난 3월 한정식집에서 단둘이 생일파티를 하는 등 여전한 금실을 과시하고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80) 여사는 유일하게 어록이 없는 영부인으로 기억될 만큼 ‘그림자 내조’를 내세우며 고전적인 현모양처 스타일을 고집했다. 현재는 와병 중인 노 전 대통령을 간호하며 은둔 생활 중이다. 2013년 6월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의 벌과금 미납 착수에 나서자 김 여사가 직접 대검찰청에 탄원서를 내기도 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김영삼 前대통령 서거] “클린턴 꽉 눌러줬다고 자랑” “난방 잘 안 되는 좁은 방에서 생활”

    [김영삼 前대통령 서거] “클린턴 꽉 눌러줬다고 자랑” “난방 잘 안 되는 좁은 방에서 생활”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입관식이 23일 오전 유가족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유가족의 뜻에 따라 기독교식으로 진행됐다. 황금색 수의를 입은 김 전 대통령은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띤 평온한 모습으로 관 속에 누웠다. 부인 손명순 여사가 김 전 대통령을 한동안 말없이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고, 다른 가족들도 끝내 오열했다. 시린 가을비가 그치고 한층 쌀쌀해진 날씨 속에서도 김 전 대통령을 향한 애도의 물결은 끊이지 않았다. 정치권 거물들은 물론 대기업 총수들까지 대거 조문 행렬에 동참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등 상도동계 인사들은 서울대병원에 차려진 빈소를 줄곧 지키며 조문객들을 맞았다. 조문객 수는 오후 10시 기준 9300여명이었으며 누적 1만 2500명에 달했다. 빈소를 찾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김 대표와 만나 ”호(號)가 거산(巨山)이다, 거대한 산. 일생을 풍미한 양반”이라면서 “(김 전 대통령은) 외국 원수들, 특히 미국 대통령을 만나고 오면 ‘내가 꽉 눌러 줬다’며 기싸움한 얘기를 아주 자랑스럽게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이 전 총재는 김 전 대통령에 의해 감사원장으로 전격 발탁됐지만 국무총리 시절 대통령과 갈등을 빚으며 서로 불편한 관계가 됐다. 이 전 총재는 자신이 방명록에 남긴 사자성어 ‘음수사원’(飮水思源)을 언급하며 “물을 마시면 물이 어디서 왔는지 생각하라는 뜻인데, 지금 우리나라에 민주주의가 생활화돼 있다. 마치 공기처럼. 그래서 민주주의가 어디서 왔는지 잘 모르고, 세상이 하도 좋아져서 잘 못 느낀다”면서 “민주주의의 주역이었던 김 전 대통령이 이렇게 서거하시니까 어떻게 민주주의를 이뤄 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대표는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김 전 대통령이 만들었다”고 화답했다. 정운찬·김황식·정홍원 전 국무총리 등도 잇달아 조문을 했다. 정운찬 전 총리는 “총리를 할 때 세종시 개선안을 가지고 몇 번 뵀는데, 꼭 (개선안을) 관철시켜야 한다며 많이 격려해 주셨다”고 전했다. 김 전 총리는 “상도동 자택으로 찾아뵀을 때 난방도 제대로 안 되는 좁은 방에서 생활을 하시더라”고 소개하며 “원칙에 충실하고 바른길이라면 좌우 살피지 않고 앞으로 나가는 모습을 후학들이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의 경남중학교 후배인 정홍원 전 총리는 “대한민국 역사의 한 축을 담당한 어르신”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도 빈소를 찾아 헌화하고 묵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남인 노건호씨도 이날 저녁 빈소를 방문했다. 노씨는 “민주화의 투사로서 아버지께서도 항상 존경해 오신 분”이라고 짧게 말했다. 노씨는 김 대표, 이완구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과 함께 자리해 대화를 나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은 각각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명의로 조화를 보냈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직접 빈소를 찾을지도 관심사다. 93세의 고령인 신 총괄회장은 거동이 어렵지만 김 전 대통령과 생전에 각별했던 사이로 알려졌다. 이날 서울시가 마련한 서울광장 분향소에는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특히 노신사가 유독 많았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그는 떠났지만 말은 남아 있네

    그는 떠났지만 말은 남아 있네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오고야 만다.” (1979년 국회의원에서 제명되자) “민주화 산행에 있어 최종 고지의 200m 전방에 왔다.” (1987년 언론 인터뷰) “나는 박정희 정권을 타도한 사람이다. 기필코 전두환·노태우 정권을 타도할 것이다.” (1987년 대통령 선거 직후 기자회견) “나는 대통령인 나 자신이 솔선해야 한다는 각오 아래 오늘 나의 재산을 공개한다.” (1993년 첫 국무회의) “새 정부 국가 기강 확립의 대도(大道)는 첫째도 윗물 맑기요, 둘째도 윗물 맑기다.” (1993년 국가기강확립 보고회의) “우째 이런 일이….” (1993년 최형우 민자당 사무총장 아들의 대입 부정에 대해) “너무 급히 달려도 위험하지만 달리다가 멈추면 쓰러진다.” (1993년 모범 수출업체 대표들과의 오찬) “분노와 저항의 시대는 갔다. 투쟁이 영웅시되던 시대도 갔다.” (1993년 서울대 졸업식 치사) “지지율이 90%를 넘을 때는 너무 높아서 어지럽고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이제야 정상으로 돌아왔다.” (1994년 대통령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로마제국은 외침이 아니라 내부 부패로 망했다.” (1994년 인천 북구청 세무 비리 사건에 대해) “이번 기회에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쳐 놓겠다.” (1995년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 “정상에 오르면 반드시 내려갈 때도 생각해야 한다.” (1997년 LA다저스 박찬호 선수 가족 초청 오찬) “나도 23일간 단식해 봤지만 굶으면 죽는 것은 확실하다.” (2003년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의 단식투쟁 현장) 김영삼 전 대통령은 수많은 ‘어록’을 남겼다. 정치 거목이 자신의 ‘직설 화법’을 통해 단단한 ‘저항 의식’을 담은 말들을 쏟아 내니 무시 못 할 파괴력이 더해졌다. 김 전 대통령은 1979년 헌정 사상 첫 제명 국회의원이 된 직후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오고야 만다”는 말을 남겼다. 이 말은 ‘저항’을 뜻하는 상징적 표현으로 여겨지며 정치권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널리 회자됐다. 김 전 대통령은 1990년 ‘3당 합당’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로 들어간다”며 화살을 피했다. ‘큰길로 나가면 거칠 것이 없다’는 의미의 ‘대도무문’(大道無門)을 좌우명으로 삼은 김 전 대통령은 같은 해 국가기강확립 보고회의에서 “새 정부의 국가 기강 확립의 대도(大道)는 첫째도 윗물 맑기요, 둘째도 윗물 맑기다”라며 공직자들의 청렴성을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우째 이런 일이…”라는 말도 유행시켰다. 최형우 민주자유당 사무총장 아들의 대입 부정 사건이 벌어진 데 대한 김 전 대통령의 반응이었다. 진한 경상도 사투리 발음 탓에 ‘학실히(확실히)’, ‘씰데(쓸데)없는 소리’, ‘이대한(위대한) 국민 여러분’ 같은 유행어도 만들어졌다. 또 김 전 대통령은 1995년 일본 정치인의 거듭된 망언에 대해 “이번 기회에 버르장머리를 고쳐 놓겠다”고 비판하며 국민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겨 주기도 했으나 한·일 관계에서는 오랜 기간 그늘이 됐다. 2008년 당시 김무성 의원이 한나라당의 공천 학살로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을 때에도 김 전 대통령은 “공천 심사가 엉망이다. 버르장머리를 고쳐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1997년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당시 LA다저스 소속 박찬호 선수에게 “정상에 오르면 반드시 내려갈 때도 생각해야 한다”는 조언을 했다. 이는 정치인들에게 주는 메시지이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이 2003년 단식 농성을 벌이던 최병렬 당시 한나라당 대표를 찾아가 “나도 23일간 단식을 해 봤지만 굶으면 죽는 것은 확실하다”며 단식을 중단할 것을 종용한 일화도 유명하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금융실명제·공직 재산공개… OECD 1년만에 외환위기

    금융실명제·공직 재산공개… OECD 1년만에 외환위기

    ■ YS가 남긴 功 김영삼 전 대통령도 국내외의 다른 모든 지도자들과 마찬가지로 공(功)과 과(過)가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역사적인 평가와 재평가가 계속 이어지겠지만 김 전 대통령 시절의 대표적인 공적으로는 ‘금융실명제 도입’ ‘군 사조직(하나회) 숙청’ ‘고위 공직자 재산 공개’ ‘일제 잔재 청산’ 등이 꼽힌다. 2002년 한·일월드컵 유치 등도 주요 성과로 기록됐다. 김영삼 정부의 첫 번째 업적으로 금융실명제를 꼽는 데는 이견이 없다. 모든 금융 거래를 실제 명의로 하도록 하는 제도다. 1982년 ‘이철희·장영자 거액 어음 사기 사건’ 발생을 계기로 논의가 시작됐다. 제도 도입 전에는 가명이나 차명, 무기명으로도 금융 거래가 가능해 출처가 불분명한 자금의 음성적 거래가 심각했다. 김 전 대통령은 1993년 8월 12일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긴급재정경제명령 16호’를 발동했다. 그는 당시 “국회의 법 개정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일어날 수 있는 금융시장 동요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득이 ‘긴급명령’ 방식을 택했다”고 밝혔다. 또 “금융 거래에서 부정부패, 부조리를 연결하는 고리를 차단해 깨끗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하고자 하는 데 뜻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실명제는 우리 사회의 ‘검은돈’을 걷어내는 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합리적 과세 기반을 마련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금융실명제는 부동산 실명제로 이어졌다. 금융실명제 도입 이후 자금이 부동산 투기로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해 1995년 1월 6일 부동산 거래 실명제 실시 계획이 발표됐다. 입법도 단 3주 만에 이뤄졌다.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대대적인 정치 개혁에 나선 김 전 대통령은 군의 대표적 사조직인 ‘하나회’를 해체했다. 하나회는 1963년에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포함된 육군사관학교 11기생들이 주도해 만든 조직이다. 12·12 군사반란,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압 등에 참여한 군부세력들이 주요 회원이었다. 김 전 대통령은 취임 10일 만인 1993년 3월 8일 하나회 멤버였던 김진영(육사 17기) 육군참모총장과 서완수(육사 19기) 기무사령관을 전격 경질했다. 다음날 김 전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모두 깜짝 놀랬제”라며 웃었다고 한다. 이어 군부 실세들이 줄줄이 경질됐다. 모두 42개의 별이 날아가며 군사 정권의 종식을 알렸다. 김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전격적으로 숙청을 단행해야만 저들이 규합할 시간을 주지 않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베일에 가려 있었던 30조원 규모의 전력증강사업(율곡사업) 비리에도 사정의 칼날을 들이댔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도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시켰다. 김 전 대통령은 쇠말뚝 뽑기, 조선총독부 건물 철거 등과 같은 일제 잔재 청산 작업에도 힘을 쏟았다. 1993년 8월 광복절을 앞두고 조선총독부 건물 해체 지시가 떨어진 이후 광복 50주년이 되는 1995년 8월 15일 중앙돔 해체가 시작돼 1996년 11월 13일 지상 부분 철거까지 모두 완료됐다. 김 전 대통령은 또 취임 사흘째인 1993년 2월 27일 첫 국무회의에서 “우리가 먼저 깨끗해져야 한다”며 자신의 재산을 공개했다. 17억 7822만 6070원이었다. 고위 공직자 재산 공개 제도화의 첫 출발점이었다. 대통령이 솔선수범하자 국회의원, 고위 공무원, 군 장성, 판검사들이 잇따라 재산을 공개했고 이 과정에서 전·현직 국회의장의 부정 축재 의혹이 드러나기도 했다. 고위 관료들의 부동산 투기 정황도 대거 노출됐다. 또 청와대 국무회의나 각종 회담 자리에서 제공된 ‘칼국수’는 개혁의 상징이 됐다. 시민사회운동 활성화, 정상외교 확대, 지방자치제 부활, 2002년 월드컵 유치 등도 김 전 대통령이 일궈낸 성과다. 현행 초·중·고교에서부터 대학까지의 교육제도 기틀을 잡은 1995년 5·31 교육개혁도 김영삼 정부의 공으로 평가된다. 민선 지방자치제를 부활시켜 지방분권 시대를 연 것도 김 전 대통령의 주요 업적으로 꼽힌다. ■ YS가 남긴 過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것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선진국으로의 진입에 대한 기대감은 국민들의 자긍심을 고취시켰지만 동시에 금융위기 사태를 초래하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은 패착으로 인식된다. 김영삼 정부는 9%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적극적인 시장 개방이 이뤄지자 1996년 12월 OECD에 가입했다. 대한민국이 6·25전쟁의 상흔을 딛고 40여년 만에 선진국 수준에 이르렀다고 대내외에 알린 것이다. 여권은 선진국의 반열에 올랐다며 ‘자화자찬’했다. 하지만 야권은 “외화 출자, 개발도상국 지원 등 의무 사항이 많다”며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OECD 가입은 1년 만에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방만한 경제 운영과 부실한 대처는 결국 ‘외환위기 사태’를 불러왔다. 1997년 1월 재계 14위인 한보그룹 계열사인 한보철강 부도를 계기로 대기업 연쇄 부도 사태를 맞았다. 삼미와 기아자동차, 쌍방울, 해태, 고려증권, 한라그룹이 연이어 쓰러졌다. 1997년 한 해 동안 부도를 낸 대기업의 금융권 여신만 30조원을 훌쩍 넘었다. 해외 금융기관들의 부채 상환 요구가 쇄도했고 정부는 1997년 11월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해 ‘모라토리엄’(대외 채무 지불 유예)을 가까스로 면했다.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는 비판이 김 전 대통령과 한국에 쏟아졌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한 11월 22일은 공교롭게도 18년 전인 1997년 우리나라가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날이기도 하다. 김 전 대통령의 개인사뿐 아니라 대한민국으로서도 잊지 못할 ‘역사적인 날’이 된 셈이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참으로 송구스러울 뿐”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공기업 민영화와 재벌 정책 등에서 일관성이 부족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대외적으로 공정 거래를 강조하면서도 재벌 위주의 경제 정책을 펼친 까닭에 ‘대재벌’을 탄생시켰다는 것이다. ‘세계화’ 역시 방향 설정은 좋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부족해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만 생기면 내린 고위 공무원 경질이라는 ‘충격적 처방’은 관가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또한 과도한 사정은 역풍을 가져왔다. 정권 말 정작 자신의 차남인 현철씨가 알선 수재·조세 포탈 혐의로 구속 수감되면서 김 전 대통령의 부패 척결 드라이브는 빛이 바랬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반기문의 ‘조문 전화’

    반기문의 ‘조문 전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2일 서거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유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조의를 표했다. 반 총장은 이날 오후 3시쯤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김 전 대통령의 빈소에 전화를 걸어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와 3분간 통화했다. 반 총장은 “회의 때문에 당장 한국에 갈 수 없어 미안하다”면서 “한국에 가면 꼭 찾아뵙겠다”고 말했다고 현철씨가 전했다. 반 총장은 “김 전 대통령은 민주화를 앞당기는 데 앞장선 분”이라며 애도의 뜻을 전했으며 손명순 여사의 건강을 걱정하며 “어머니를 잘 모시라”고 거듭 당부했다고 현철씨는 덧붙였다. 이에 앞서 반 총장은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참석차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한 직후 발표한 ‘조문 메시지’에서 “온갖 희생을 감수하면서도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평생을 헌신했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사회의 투명하고 건전한 발전을 위해 과감한 개혁을 이룩하신 분”이라며 애도했다. 반 총장은 김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외무부 외교정책실장과 제1차관보를 거친 뒤 청와대 의전수석비서관과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을 지냈다. 현철씨는 “고인이 대통령 재임 시절부터 반 총장에 대해 애정을 갖고 계셨다”면서 “반 총장도 (한국에) 오시면 항상 (고인을)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YS 서거]금융실명제 ·하나회 해체 성과, 외환위기 초래 뼈아픈 실정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첫번째 공적으로는 금융실명제가 꼽힌다. 김 전 대통령은 1993년 8월 모든 금융거래를 실제 명의로 하도록 하는 금융실명제를 도입했다. 현재 은행 예금에서 본인 명의로만 계좌 개설이 가능한 것이 이 제도 때문이다. 제도 도입 전에는 가명이나 차명, 무기명으로도 금융거래가 가능해 출처가 불분명한 자금의 음성적 거래가 심각했다.  1982년 이철희·장영자 거액 어음사기사건이 발생하면서 논의가 시작된 금융실명제는 대통령의 ‘긴급명령’ 형식으로 시행됐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국회의 법개정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일어날 수 있는 금융시장 동요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득이 대통령의 ‘긴급명령’이라는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또 “금융거래에서 부정부패·부조리를 연결하는 고리를 차단해 깨끗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하고자 하는 데 뜻이 있다”고 밝혔다. 금융실명제는 우리 사회의 ‘검은 돈’을 걷어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합리적 과세 기반을 마련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군의 대표적 사조직인 ‘하나회’를 해체한 것도 김 전 대통령의 업적 가운데 하나이다. 하나회는 1963년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포함된 육군사관학교 11기생들이 주도해 만든 조직으로 12·12 군사반란,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압 등에 참여한 ‘군부세력’ 대부분이 회원이었다. 김 전 대통령은 취임한지 10여일만인 1993년 3월 8일 하나회 멤버였던 육군참모총장과 기무사령관을 경질하며 군부 척결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다음날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김 전 대통령이 “모두 깜짝 놀랬제”라며 웃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김 전 대통령은 “전격적으로 숙청을 단행해야만 저들이 규합할 시간을 주지 않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이후 42개의 ‘별’이 물갈이 됐고, 하나회는 해체됐다. 김 전 대통령은 박정희·전두환·노태우로 이어진 군인정부 이후 처음으로 ‘문민 정부’를 표방하며 ‘군사 정권’의 종식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위 공직자와 공직 후보자의 재산공개 의무화, 시민사회운동 활성화, 정상외교 확대, 지방자치제 부활, 2002년 월드컵 유치 등도 김 전 대통령의 성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사태’를 야기한 것은 김 전 대통령의 최대 과오로 꼽힌다. 재벌들의 지나친 문어발 확장 묵인과 수출산업 강화, 임금인상, 물가상승, 외화낭비 등으로 인한 경제적 부실이 원인이 됐다. 1997년 11월 21일 당시 임창렬 경제부총리는 “IMF에 구제금융 지원을 요청한다”고 발표했고, 이후 국가는 총체적 위기에 빠졌다. 원·달러 환율은 2000원대까지 치솟았고, 대량해고 사태가 빚어졌다. 김 전 대통령에 이어 집권한 김대중 대통령 임기초 국난 극복을 위한 ‘금 모으기 운동’이 대대적으로 펼쳐지기도 했다.  임기 초반 90%를 웃돌았던 김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아들 현철씨 비리와 외환위기 등으로 임기 종반 10% 이하로 뚝 떨어졌다. 이와 관련,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9번째 가입국이 된 것이 외환위기를 초래한 원인이 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선진국 진입’에만 도취 돼 ‘세계화’라는 명분 하에 해외 기업과 자본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인 것이 화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문민정부는 또 공기업 민영화와 재벌정책 등에서 일관성이 부족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대외적으로 공정거래를 강조하면서 실질적으로는 재벌 위주의 경제 정책을 펼친 까닭에 ‘대재벌’을 탄생시켰고, 이에 중소기업은 소외당할 수밖에 없었다. 또 김 전 대통령은 문제만 생기면 ‘경질’이라는 ‘충격적 처방’을 내려 개혁적 이미지는 한층 부각되긴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실효성에서 적잖은 문제를 드러내기도 했다. ‘세계화’ 역시 방향 설정은 좋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부족해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론적으로 문민정부의 과감한 민주화 조치 등은 민주주의의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왔지만, 평등과 복지 확대에 있어서 소홀했던 것은 과거 정권에 비해 크게 달라진 점이 없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정보위 여야 간사에 들어본 ‘테러방지법 입법 방향’] “테러방지법 2주내 처리해야”

    [정보위 여야 간사에 들어본 ‘테러방지법 입법 방향’] “테러방지법 2주내 처리해야”

    지난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로 전 세계가 ‘테러리즘’ 공포에 떨고 있다. “국내도 더이상 테러의 안전지대가 아니다”라는 목소리가 높다. 정치권에서는 ‘테러방지법’ 입법 논의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테러 컨트롤 타워를 국가정보원에 두는 방안 등을 놓고 여야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본회의 처리까지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로부터 테러방지법 입법 방향에 대해 들어 본다. “지금 이 순간, 테러 우범자가 국내에 들어와 있어도 테러를 저지르기 전까지는 색출해 낼 방법이 없습니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은 20일 “국회에 계류 중인 테러방지법을 지금부터 2주 내에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테러방지법은 국가정보원에 대테러센터 설치, 안보 목적 휴대전화 감청 허용, 국정원의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 접근 허용 등을 핵심으로 한다. 이 의원은 “테러는 예방이 가장 중요하고 예방은 정보다. 따라서 국정원에 대테러센터를 두는 것이 옳다”면서 “테러 예방은 세계 정보기관과 정보를 주고받는 게 필수인데, 미국 CIA(중앙정보국)가 테러범 정보를 국정원에 제공하지 청와대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나 국민안전처에 주려고 하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터키가 프랑스에 지난 2월과 8월 두 차례 ‘공연장에서 테러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정보를 제공했었다”고 소개했다. 이 의원은 또 “파리 테러의 총책이 누구인지는 프랑스 정보 당국의 휴대전화 감청을 통해 파악된 것”이라면서 “하지만 우리는 테러 우범자가 식별돼도 그들이 무슨 대화를 주고받는지 감청할 수 없고, 테러 자금의 흐름이 의심되는 계좌에 대한 추적도 못 하고 있다”며 테러방지법 입법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어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이 심화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국정원이 권력 남용을 할 수 없도록 견제할 수 있는 장치를 법안의 부칙 조항에 넣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슬람국가(IS)의 본거지인 시리아와 북한의 연계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시리아와 북한이 서로 무기를 매매하는 등 아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북한 사람들이 IS를 조종해서 테러를 저지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야당이 테러방지법 입법에 시간 끌기를 하고 있는 것은 깊숙한 좌파 세력 중에 테러와 연계돼서 활동하는 사람이 나타날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일 것”이라면서 “그래도 처리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기 때문에 끝내는 처리에 동의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與, 민생 챙기기로 본격 총선체제 ‘시동’

    與, 민생 챙기기로 본격 총선체제 ‘시동’

    새누리당이 내년 4·13 총선을 5개월 앞두고 본격적인 총선체제로의 전환을 꾀했다. 당 조직 정비와 함께 ‘민생 챙기기’로 시동을 걸었다. 새누리당은 1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17개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를 열었다. 지역 조직별 책임자를 한자리에 모아 체계를 점검하고 지역별 현안에 대한 중앙당 차원의 지원 방안 등을 살폈다. 황진하 사무총장은 “선거구 획정 문제가 결론 나지 않았지만 원내수석부대표 간 대화의 물꼬가 트였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될 것”이라면서 “실무적으로 (공천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 고시 이전 불과 며칠 사이에 시도당에서 14만명이라는 찬성 의견을 모아 보내준 여러분의 순발력과 열정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역구 4곳의 조직위원장을 새로 임명했다. 경기 수원정 박수영 전 경기행정부지사, 고양 덕양갑에 손범규 전 의원, 이천 송석준 전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 전북 익산을 박종길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등이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의 조속한 통과를 요구하며 ‘민생·경제 제일’을 역설했다. 오후에는 당 정책위 산하 ‘민생 119본부’와 함께 서울 서대문구 미동초등학교를 방문했다. 미동초는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춘 화장실 개선사업으로 호평을 받은 학교다. 김 대표는 교사·학부모들과 간담회를 열고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한편, 낡은 학교 시설 개선을 위해 정부에 지원을 촉구할 것을 약속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단독] 與野 한통속 ‘예산 파티’

    [단독] 與野 한통속 ‘예산 파티’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 중인 국회의원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지역구 예산에서 거액의 ‘묻지마 증액’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늘 현안을 놓고 충돌하는 여야도 예산 증액을 놓고서는 일치단결된 모습을 보였다. 18일 서울신문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산하 예산안 조정소위원회의 심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예결위 소속 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 예산은 물론 동료 의원들의 몫까지 챙기며 ‘상부상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넘어온 예산에서는 어마어마한 ‘증액 파티’가 이뤄졌다. 도로·하천 정비 사업을 비롯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선거에서 표를 얻는 데 가장 좋은 명분이 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지역구에서 ‘어떤 의원이 도로를 놔줬다’는 말 한마디는 바로 표로 직결된다”고 말했다. 실제로도 도로 건설 사업에서 무분별한 증액이 넘쳐났다. 정부는 경남 함양~울산 고속도로 사업 예산으로 1546억 6500만원을 편성했다. 하지만 국토교통위는 원활한 사업 추진을 이유로 250억원을, 예결위에서는 정부안의 2배가 넘는 3453억원의 증액을 요구했다. 예결위원들의 ‘내 지역구 예산 땡기기’는 이제 당연한 일이 돼 버렸다. 경북 포항 남·울릉군이 지역구인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은 포항 냉천 등 지방하천 정비 사업비로 308억원 증액을 요구했다. 경기 안산 단원을이 지역구인 새정치민주연합 부좌현 의원은 안산 스마트허브 도로기반시설 정비 예산의 70억원 증액을 희망했다. 또 예산 증액에서만큼은 여야가 하나가 됐다. 새누리당 김제식·김동완 의원과 새정치연합 김관영·김성주·박범계 의원은 일제히 서해선 복선전철 사업비(정부안 1837억원)를 2113억원 더 올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부산에서 새누리당 김도읍·나성린 의원과 새정치연합 배재정 의원도 부산 사상공단 재생사업 관련 예산의 50억원 증액을 똑같이 요청했다. 섬진강댐 순환도로 사업비 증액(18억원)에서도 새누리당 신상진 의원과 새정치연합 유성엽 의원이 한목소리를 냈다. 동료 의원의 지역구 예산을 챙겨주는 ‘훈훈한’ 모습도 적잖게 발견됐다. 경북 김천이 지역구인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같은 당 김종태 의원의 지역구인 경북 상주의 강 정비 사업비를 55억원 더 늘려 달라고 요구했다. 김현미 새정치연합 의원 지역구인 경기 고양 일산서구에 있는 문촌9종합사회복지관의 리모델링 비용을 6억원 더 증액해달라 요청한 의원은 경기 양주·동두천이 지역구인 같은 당 정성호 의원이었다. 이런 의원들의 무차별적인 증액의 규모는 한 해 전체 예산에 맞먹을 정도다. 그야말로 터무니없는 요구이기 때문에 예결위의 심사 과정에서 대부분 감액된다. 그럼에도 이런 선심성 ‘뻥튀기’ 증액 관행은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의원들의 지역구 ‘생색내기용’이라고 분석한다. 예결위원 보좌 경험이 많은 한 의원실 보좌관은 “지역구민들에게 어떻게든 지역 예산을 챙기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다. 그래야 나중에 깎이더라도 면피가 된다”고 말했다. ‘주목끌기용’이라는 시각도 있다. 다른 한 보좌관은 “일단 증액을 많이 해놔야 예결위원들의 관심을 끌 수 있고 예산도 정부안보다 더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 의원의 증액에 동의해줘야 내 몫도 챙길 수 있는 분위기”라면서 “특히 SOC 예산은 선거 득표로 이어지는 예산이기 때문에 의원들이 쉽게 양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비박, 공천위로 직행 vs 친박, 룰 논의 먼저

    새누리당이 내년 20대 총선 공천룰 논의를 놓고 진퇴양난에 빠졌다. ‘정치신인 배려’ 논의를 위한 공천관리위원회 조기 구성을 놓고 김무성 대표와 친박(친박근혜)계 좌장 서청원 최고위원이 한 달여 만에 재충돌하며 공천룰 논의 특별기구는 물론 공천관리위까지 기약 없이 미뤄지는 형국이다. 명분은 ‘선거구 획정 난항과 맞물린 신인 배려’지만, 이면에는 김 대표를 비롯한 비박(비박근혜)계와 친박계의 공천 주도권을 둘러싼 기싸움이 숨어 있다. 비박계는 ‘공천위 조기 출범’을, 친박계는 ‘룰 논의기구 우선 구성’을 각각 내세운 가운데 선거구 획정, 예산안 처리 등 시간을 다투는 현안 때문에 “공천위 구성은 예산안 처리일인 12월 2일 이후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비박계는 사실상 공천 룰 논의기구를 생략한 ‘공천위 직행’ 쪽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박계 한 의원은 17일 “역대와 비교해도 공천위 구성이 늦어졌다”며 “지역에선 정치 신인들이 ‘룰이 없다’고 아우성인데 하루빨리 공천위를 구성해 구제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비박계 인사도 “선거구 획정마저 법정시한을 넘긴 상황에서 룰 논의기구까지 별도 운영하는 것은 비효율적이고 옥상옥 격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당헌 제99조에 따르면 ‘지역구 의원은 공천위 심사와 국민참여선거인단대회 등 상향식 추천방식을 통해 선정한다’고 되어 있다. 안심번호 여론조사 방법, 국민·당원 비율 등 공천룰을 공천위에서 논의할 근거가 이미 충분하다는 게 비박계의 계산이다. 그러나 공천위 구성은 최고위 의결사항이라 김 대표가 서 최고위원 등 친박계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하긴 사실상 어렵다. 여기에 예산안 처리·선거구 획정 등 국회 현안을 놓고 김 대표가 청와대와 발맞춰야 할 필요성도 있다. 당 관계자는 “예산안,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 등 지금은 청와대가 국회만 쳐다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김 대표 역시 우선순위를 정해 놓고 있을 것이고 당장 공천위 구성 등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친박계는 공천위가 조기 구성될 경우 상향식 공천 방식이 그대로 적용되면서 기존 의원들은 유리한 대신 ‘박근혜 키즈’ 등 새 인물 수혈이 어려워진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12월 예산안 처리 직후 당에 복귀하면 우선 공천 요구 등 룰 압박을 하기가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친박계인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당내에서도 선거구 획정과 관련 없이 공천룰 논의 기구 구성을 빨리하는 게 신인들에게 나름대로 일정을 주는 입장이라고 보고 있다”고 서 최고위원 편을 들었다. 양 계파 간 신경전은 향후 공천위가 구성돼도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 인선 등 지분싸움으로 이어질 공산이 매우 높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박근혜 정부 月평균 336명 노무현 정부 月평균 622명

    서울의 도심 한복판에서 지난 14일 발생한 민중총궐기대회를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각이 극명하게 갈리는 가운데 불법 집회·시위 가담자에 대한 사법 처리는 현 정부보다 역대 정부가 조금 더 가혹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이 17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정부별 불법 집단행위 검거 현황’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10월 현재까지 1만 1440명의 불법 가담자가 경찰에 적발됐다. 월평균 336명씩이다. 구속된 인원은 모두 84명으로 월 2명꼴로 철창 신세를 졌다. 노무현 정부 5년(2003~2007년) 동안에는 3만 7351명이 검거됐다. 월평균 622명으로 현 정부보다 월 286명이 더 경찰에 붙잡혔다. 구속된 시위자는 1264명, 월평균 21명으로 집계됐다. 이 또한 현 정부보다 월 19명이 더 많았다. 이명박 정부(2008~2012년)에서는 피검거자 수 2만 3720명(월 395명), 이 가운데 피구속자 수 489명(월 8명)으로 노무현 정부보다는 적었지만 박근혜 정부보다는 많았다. 전체 집회 건수는 현 정부가 1만 9430건으로 다른 정부를 압도했다. 노무현 정부는 1만 1297건, 이명박 정부는 1만 538건이었다. 임기가 2년이나 더 남았는데도 다른 정부 5년 동안 발생한 집회 건수를 이미 초과한 것이다. 집회 건수는 많았지만 불법 폭력시위 비율은 현 정부가 0.32%(62건)로 가장 낮았다. 이명박 정부가 0.50%(53건), 노무현 정부가 0.76%(86건)씩을 기록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날 강신명 경찰청장을 국회로 불러 부상당한 경찰 현황을 따져 물으며 지난 14일 사건이 ‘불법 폭력 시위’라는 점을 부각하는 데 애썼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살수테러’, ‘살인적 진압’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경찰의 과잉 진압을 질타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여야, 20일까지 선거구획정위에 획정 기준 제시하기로

    여야는 16일 꽉 막혀 있는 쟁점 현안들을 정기국회 내에 처리하기로 일단 가닥을 잡았다. 최종 합의문은 17일 여야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원내수석부대표 간의 ‘3+3’ 회동을 통해 최종 확정, 발표될 예정이다. 완전한 국회 정상화로 가기 위한 물꼬가 트인 셈이다.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만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여·야·정 협의체와 내년 총선 국회의원선거구 획정을 위한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가동,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 편성, 테러방지법, 경제활성화법 입법 문제 등에서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내년도 예산안 심사의 최대 난관으로 꼽힌 누리과정 예산은 예산안 심사가 끝나는 이달 30일 전까지 여야가 어떻게든 대안을 마련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또 ‘오는 20일까지 내년 총선 선거구 획정 기준을 마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에 제시한다’는 내용이 합의문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서울 동작구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창립 17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민생·경제 활성화 법안 및 한·중 FTA 비준안과 예산안 통과를 연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또 인천 주안동에서 열린 인천 남구갑 당 의정보고대회에서도 “당치 않은 이유로 발목을 잡는 정당이 바로 대한민국 제1야당이다. 그래서 지금 야당 지지율이 새누리당의 절반도 안 나오는 것”이라면서 “방송 카메라가 있어서 욕도 못 하겠고…”라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낮잠’ 테러방지법 이번엔 처리 될까

    프랑스 파리에서 지난 13일(현지시간) 발생한 연쇄 테러를 계기로 국회에 계류 중인 ‘테러방지법’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 초반부터 국가정보원에 대테러 컨트롤타워를 설치하는 내용의 테러방지법 입법을 시도해 왔다. 하지만 번번이 새정치민주연합의 반대에 막혀 제대로된 논의는 이뤄지지 못했다. 새정치연합은 “국정원 공작정치 지원법”이라는 이유로 입법에 반대하고 있다. 앞서 국정원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동조하는 외국인 5명과 IS 가담을 시도한 한국인 2명을 적발했다고 공개했다. ●국정원장 직속 ‘대테러센터’ 설치 등 내용 담겨 19대 국회에 제출된 테러방지법은 15일 현재 5개로 집계됐다. 모두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했다. 2013년 3월 송영근 의원의 ‘국가대테러활동과 피해보전 등에 관한 기본법안’이 첫 테이프를 끊었다. 이어 같은 해 4월 서상기 의원이 ‘국가 사이버테러 방지에 관한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리고 올해 2월 이병석 의원 등 73명이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안’을 냈고 3월과 6월 이노근 의원이 ‘테러예방 및 대응에 관한 법률안’과 ‘사이버테러 방지 및 대응에 관한 법률안’을 잇따라 대표발의했다. ●새누리 “국가 안보 목적 감청 등 허용해야” 법안들은 이름만 다를 뿐 대체로 일맥상통한다. 때문에 국회에서 논의가 진행된다면 단일안으로 병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안은 국가정보원장 직속 ‘대테러센터’ 혹은 ‘국가사이버안전센터’를 두고, 여기에서 테러 위험 인물의 통신·출입국·금융거래 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정원장이 사이버 위기 관리를 위한 민·관 협의체를 구성하고 ‘사이버테러’에 대해 감시할 수 있는 권한도 규정하고 있다. 야당은 ‘정치 댓글 사건’을 일으킨 경험이 있는 국정원에 민간인 사찰 ‘프리티켓’을 주는 법이라며 입법에 극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최재천 새정치연합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국정원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에 맡길 수 없다. 사이버국가보안법이 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창조과학부 산하에 국가정보통신기반안전센터를 설치해 사이버테러에 대응하도록 하는 변재일 새정치연합 의원의 정보통신기반 보호법 개정안이 최선”이라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 “민간인 사생활 보호가 더 중요” 대테러 관련 휴대전화 감청을 허용하거나 온라인 해킹을 허용하는 법안,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를 국정원에 제공하도록 하는 법안에도 먼지만 쌓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국가 안보를 목적으로 감청 등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새정치연합은 민간인 사생활 보호를 더 우선시해 접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김무성 “野 대표가 초선이라…” 문재인 “與 대표가 재량 없어…”

    내년 총선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안을 법정 기한 내 처리하는 데 실패한 여야는 13일 대국민 사과는커녕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새누리당은 “야당이 당 내홍의 분출을 막기 위해 선거구 획정을 무산시켰다”고 비판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청와대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해 협상이 깨졌다”고 주장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초선이 당 대표라서…”라며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와의 협상이 어려웠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5선인 자신과 초선인 문 대표의 정치적 연륜 차이가 협상을 결렬시키는 데 한몫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공개 발언에서는 “권역별 비례대표제, 선거 연령 하향, 투표 시간 연장안은 우리 당이 도저히 받을 수 없다”고 했다.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협상을 깨려고 하는 사람(새정치연합)과 협상을 하려고 하는 사람(새누리당)이 부딪치니까 참 어렵다. 벽을 보고 얘기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어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로 비노(비노무현)계의 탈당을 막았던 친노 세력들이 선거구 획정을 무산시키면서 비노계의 정치 행동을 제약하고 있다”면서 “친노 프레임만 벗으면 하루 만에 다 해결된다”고 공격했다. 문 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협상의 주체가 권한과 재량이 없고 자꾸 제동을 당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면서 “우리는 여러 번의 양보와 결단을 했는데 새누리당은 아무런 양보와 결단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배부른 정당이 끊임없이 스스로의 욕심만을 불리려고 한다”며 네 탓 공방에 가세했다. 김태년 의원은 친노 세력을 겨냥한 조 원내수석부대표의 발언에 대해 “야당에 대한 졸렬한 이간질이자 기본적인 정치 도의를 망각한 거짓 선동”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예결위원 끼워넣기’ 논란으로 제동이 걸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는 여야가 위원 1명씩 빼기로 하면서 이르면 15일부터 정상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이정현 최고위원을 소위 위원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반기문 총장 측 “친반연대와 무관”… 장기만 “내년 3월까지 당원 2000만명 확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지지하는 ‘친반(親潘)연대’ 창당준비위원회가 지난 6일 발족했다는 소식<서울신문 11월 13일자 5면>이 정치권에 큰 화제를 불러온 가운데 친반연대 창당 추진의 주역인 장기만(62)·김윤한(57)씨의 정체가 13일 드러났다. 장씨와 김씨는 둘 다 경북 안동 출신으로 각종 선거에 출마한 경력이 있었다. 장씨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내년 3월까지 당원 2000만명을 모아 국회 200석 이상을 확보하고, 반 총장을 내년 노벨평화상 후보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 총장과의 인연에 대해서는 “그런 건 묻지 마라. 때가 되면 (반 총장은) 큰 배의 선장이 되실 분이다”라고 했다. 교회 목사를 지내고 택시 운전 경력이 20년이라고 밝힌 장씨는 19대 총선에서 서울 강서갑에 국민행복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력이 있었다. 장씨는 또 “17대 대선과 18대 총선에서도 예비후보로 입후보했었다”고 주장했다. 친반연대 사무소로 등록된 서울 서초구 방배동 주소지는 장씨의 자택이었다. 대구의 유력 지역신문 기자 출신인 김씨는 17·18대 총선에서 각각 새천년민주당과 자유선진당 소속으로 경북 안동에서 출마했다가 1.6%, 1.9% 득표율로 낙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안동시장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5.7%의 득표율로 고배를 마셨다. 김씨는 17대 대선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특보 경력도 갖고 있었다. 반 총장 측은 난감한 눈치다. 한 측근은 “반 총장이 모르는 분들 같다. 상식적으로 그분들이 설마 반 총장과 교감을 갖고 그런 모임을 만들었겠느냐”며 관련성을 부인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반 총장의 이름을 팔아 총선에서 표 한번 얻어 보려는 사람들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친반연대 창당 움직임이 알려지자 주식시장에서 ‘반기문 테마주’가 동반 급등세를 나타내는 등 파장은 만만치 않다. 반 총장의 고향인 충북 음성을 기반으로 하는 씨씨에스, 유엔환경계획(UNEP) 상임위원인 최승환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한창, 반 총장의 동생 반기호씨가 부회장으로 재직 중인 보성파워텍㈜ 등이 주요 수혜주로 꼽힌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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