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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친과 다툰 후 사라졌다…미국에서 실종된 한인 여성

    남친과 다툰 후 사라졌다…미국에서 실종된 한인 여성

    “창업 꿈 부풀었는데… 잠적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 뉴저지 출신 한인 여성 로렌 조(30) 가족은 3개월째 행방이 불분명한 딸의 소식에 망연자실했다. 로렌 조는 지난 6월 29일 오후 4시쯤 캘리포니아 팜스프링스 인근 산버다니노 모롱고 밸리의 후파 로드에서 마지막 모습을 보인 후 사라졌다. 당시 로렌 조는 노란색 티셔츠와 청 반바지 차림이었다. 실종 보고서에 따르면 로렌 조는 뉴저지에서 만난 남자친구 코디 오렐와 지난해 12월부터 유카 밸리에 있는 친구의 집에 머물렀다. 로렌 조와 오렐은 다투었고 화가난 조씨는 유카밸리와 모롱고밸리 사이의 언덕으로 걸어간 후 사라졌다. 조씨는 휴대폰, 지갑, 물, 음식을 휴대하지 않은 채 실종됐다. 조씨의 가족들은 8월부터 페이스북에 ‘실종자: 로렌 조’ 계정을 개설해 그의 사진과 신체적 특징 등을 올리며 목격자를 찾고 있다. 태권도 검은띠 소지자인 로렌 조는 2009년 헌터돈 센트럴고교 졸업 후 웨스트민스터 콰이어 칼리지에서 음악교육을 전공했으며, 여행 전까지 음악 교사, 타투샵 직원 등으로 일했다. 지난 겨울 오렐과 서부 여행을 한 로렌 조는 푸드트럭을 운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현재 샌버나디노 카운티 셰리프국은 특별수사팀을 편성해 인근 지역 경찰과 공조, 조씨를 찾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어떠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약혼자와 여행 떠났던 개비 페티토 사건 조씨의 실종은 비슷한 시기 실종됐지만 지난달 30일 숨진 채 발견된 백인 여성 개비 페티토(22) 사건과 함께 다시 주목받고 있다. 페티토 역시 지난 6월 남부 플로리다주에서 미 전역을 도는 캠핑 여행을 떠났고, 소셜미디어에 약혼자 브라이언 론드리(23)와의 여행 일상을 올렸지만 8월 말 갑자기 가족과 연락이 끊겼다. 페티토는 지난달 19일 북서부 와이오밍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력한 용의자인 론드리는 아직까지 실종 상태로 행방이 묘연하다. 이와 관련 미국 언론이 유독 젊고 예쁜 백인 여성 사건만 광적으로 보도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CNN과 ABC, CBS, 폭스뉴스,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주요 언론은 사건 이후 지난 한 달간 실종부터 수색, 시신 발견까지의 전 과정을 중계하듯 앞다퉈 보도했다. 여행에서 홀로 돌아온 약혼자의 추적 상황 역시 주요뉴스로 다뤘다. 거의 모든 언론이 페티토 실종 사건으로 도배되다시피 했다. 워싱턴포스트 집계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사이 폭스뉴스는 398회, CNN 346회, MSNBC가 100회에 걸쳐 페티토 사건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페티토의 시신이 발견된 와이오밍주에서는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다. 2011~2020년 사이 와이오밍주에서 실종된 여성은 400명이 넘는다. 이 중 언론이 주목한 실종자는 역시 젊은 백인 여성이었다. 언론에 보도된 원주민 여성 사건은 18%에 그쳤으나, 백인 여성 사건은 51%나 언론에 보도됐다. 미 공영방송 PBS 흑인 여성 앵커였던 그웬 아이필은 이를 두고 ‘실종 백인여성 증후군’이라 불렀다. 페티토 사건 역시 백인여성 증후군의 일종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MSNBC 흑인 여성 앵커 조이 레이드는 “왜 유색인종이 실종되면 언론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지 고민하게 된다”고 지적했고, 뉴욕타임스도 칼럼을 통해 “모든 실종자는 평등하게 다뤄져야 하는데, 왜 미국 사회는 미국 원주민이나 흑인, 히스패닉 여성이 실종되면 동등하게 관심을 두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NBC뉴스는 페티토 사건 이후 ‘백인여성 증후군’ 지적을 받은 언론이 6월 실종된 한국계 미국인 로렌 조 사건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美 한국계 여성 실종에도 관심을...젊고 예쁜 백인여성 증후군 자성

    美 한국계 여성 실종에도 관심을...젊고 예쁜 백인여성 증후군 자성

    약혼자와 여행을 떠났다가 실종 보름여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 개비 페티토(22) 사건 이후, 미국에서는 이른바 '백인여성 증후군'에 대한 자성이 잇따르고 있다. 언론이 유독 젊고 예쁜 백인 여성 사건만 광적으로 보도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CNN과 ABC, CBS, 폭스뉴스,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주요 언론은 사건 이후 지난 한 달간 실종부터 수색, 시신 발견까지의 전 과정을 중계하듯 앞다퉈 보도했다. 여행에서 홀로 돌아온 약혼자의 추적 상황 역시 주요뉴스로 다뤘다. 거의 모든 언론이 페티토 실종 사건으로 도배되다시피 했다. 워싱턴포스트 집계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사이 폭스뉴스는 398회, CNN 346회, MSNBC가 100회에 걸쳐 페티토 사건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페티토의 시신이 발견된 와이오밍주에서는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다.2011~2020년 사이 와이오밍주에서 실종된 여성은 400명이 넘는다. 이 중 언론이 주목한 실종자는 역시 젊은 백인 여성이었다. 언론에 보도된 원주민 여성 사건은 18%에 그쳤으나, 백인 여성 사건은 51%나 언론에 보도됐다. 이처럼 백인 여성 사건만 경쟁적으로 보도하는 언론 행태를 과거 미 공영방송 PBS 흑인 여성 앵커였던 그웬 아이필은 '실종 백인여성 증후군'(missing white woman syndrome)이라 불렀다. 이번 페티토 사건 역시 백인여성 증후군의 일종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MSNBC 흑인 여성 앵커 조이 레이드(52)는 지난 20일 "왜 유색인종이 실종되면 언론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지 고민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도 지난 22일 칼럼에서 "모든 실종자는 평등하게 다뤄져야 하는데, 왜 미국 사회는 미국 원주민‧흑인‧히스패닉 여성이 실종되면 동등하게 관심을 두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그리고 언론 관심은 이제 유색 인종 여성의 실종 사건으로 옮겨갔다. 25일 NBC뉴스는 페티토 사건 이후 '백인여성 증후군' 지적이 잇따르면서, 반대급부 격으로 6월 실종된 한국계 미국인 로렌 조(30) 사건에 이목이 쏠렸다고 보도했다.조씨는 6월 28일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카운티 유카 밸리 자택 인근에서 실종된 이후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조씨는 뉴저지에서 만난 남자친구와 지난해 12월 캘리포니아로 적을 옮겼다. 실종 당일 남자친구와 싸우고 집을 나선 뒤 돌아오지 않았다. 경찰이 헬기와 수색견을 동원해 수색 작전을 벌였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답보 상태에 빠진 수사가 다시 활기를 띤 건 페티토 사건 이후 백인여성 증후군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면서부터다. 페티토 사건에 비해 언론 보도도, 대중 관심도 적었던 조씨 사건은 백인여성 증후군 논란 이후 재조명되는 모양새다. 조씨 가족은 지난 18일 "페티토 사건과 궁극적으로 차이가 있지만, 두 사건 사이의 유사점에 주목하고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를 전한다"며 수색 진전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자칫 묻힐 뻔했던 한국계 여성 실종 사건은 이로써 전환점을 맞게 됐다. 경찰은 21일 조씨 사건을 특수수사부로 넘기고, 전담팀을 꾸려 수색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 “흑인女 실종에도 이랬을까?”…‘실종 백인여성’ 불균형 보도 논란

    “흑인女 실종에도 이랬을까?”…‘실종 백인여성’ 불균형 보도 논란

    美언론 ‘실종 백인여성 증후군’ 논란 약혼자와 자동차 여행을 떠났다가 실종된 미국의 20대 여성이 시신으로 발견된 가운데, 미국 언론의 보도를 놓고 논란이 불거졌다. 미국 주요 언론이 백인 여성 개비 퍼티토(22) 실종 사망 사건에 관한 대서특필을 이어가자 ‘실종 백인 여성 증후군’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 자사를 포함해 미국 언론이 퍼티토 사건에 과도한 관심을 보이는 이유를 비판적으로 분석하면서 백인과 유색 인종 실종 사건에서 나타나는 보도 불균형 문제를 진단했다. 퍼티토 사건의 전말을 밝히고 범인을 잡아야 하는 것과 별개로 젊은 백인 여성이 아닌 유색 인종 여성의 실종 사건이 발생했다면 이렇게 큰 관심을 두고 보도를 했겠느냐는 지적이었다. ‘실종 백인 여성 증후군’은 미국 공영방송 PBS의 흑인 여성 앵커였던 그웬 아이필이 2004년 저널리즘 콘퍼런스 행사에서 백인과 유색 인종 사건에서 나타나는 불균형 보도 현상을 지적하며 만들어낸 용어다.‘20대 백인 실종’ 대서특필…유색 인종에는 불균형 보도 지적 퍼티토는 약혼자와 함께 장거리 자동차 여행을 떠났다가 실종됐고 지난 19일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 사건을 타살로 규정하고 종적을 감춘 약혼자의 행방을 추적 중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퍼티토를 “파란 눈과 금발의 모험가”로 묘사하며 실종 사건을 다뤘고, 뉴욕포스트는 1주일 사이 세 차례나 1면에 이 사건을 실었다. ABC 등 지상파 방송은 황금시간대에 이 사건 뉴스를 배치했고, 지난 7일 동안 CNN 방송은 346차례, 폭스뉴스는 398차례 사건 경과를 보도했다. 다만, 미국 신문과 방송의 이러한 보도가 ‘실종 백인 여성 증후군’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은 언론계 내부에서 먼저 제기됐다. 흑인 여성 방송인 조이 리드는 지난 20일 인디언 원주민과 흑인 실종 사건을 다루는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초청해 대담을 진행하는 자리에서 “왜 유색 인종이 실종됐을 때는 이번 사건만큼이나 언론의 관심이 없었는가”라고 의문을 표시했다. NYT도 리드의 문제의식을 전하면서 실제로 유색 인종 실종 사건은 백인보다 더 높은 비율로 발생하지만, 언론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퍼티토 시신이 발견된 와이오밍주에선 2011∼2020년 인디언 원주민 710명이 실종됐고 이 중 57%가 여성이었으나 퍼티토 사건만큼이나 언론의 주목을 받은 사례는 없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대니엘 슬라코프 조교수는 언론이 “흑인과 라틴계에 대해선 안전하지 않은 환경에 있는 것으로 묘사하면서 이들이 사건의 희생자가 된 것조차도 일반화해버린다”고 말했다.
  • [열린세상] 차기 정부는 국가과학기술의 철학 먼저 세워라/이은우 건양대 교수

    [열린세상] 차기 정부는 국가과학기술의 철학 먼저 세워라/이은우 건양대 교수

    과학기술은 인류 역사의 전개 과정에서 늘 보이지 않는 결정적 역할을 해 왔다. 인류가 자연을 극복해 가는 과정에서도 과학기술은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며, 제국과 열강들의 흥망성쇠 저변에서도 과학기술은 승리와 패배의 흐름을 그 훨씬 이전부터 가르고 있었다. 중국의 진나라가 기원전 221년 중원을 통일한 것도 주물 기술의 발달로 무기를 대량생산하고 운용한 덕분이라고 한다. 특히 이런 방식으로 제작한 석궁은 적들의 석궁보다 화살을 멀리 보내고 정확해 적을 압도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한다. 2차 세계대전은 1945년 8월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리틀보이’와 ‘팻맨’이라는 원자폭탄의 투하와 일본의 무조건 항복으로 종지부를 찍었다. 원자폭탄은 미국이 비밀리에 추진한 ‘맨해튼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최근 중국의 부상과 도전에 직면한 미국은 중국에 대한 강한 압박과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 견제 핵심에도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첨단소재, 인공지능 등 과학기술이 자리잡고 있다.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감안해 보면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지도자와 정부는 적어도 과학기술 분야만은 정치적 이해관계보다는 국가와 국민의 미래와 생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역대 정부의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과 성과를 살펴보기로 하자. 초대 정부의 이승만 대통령은 원자력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1956년 문화교육부 기술교육국에 원자력과를 신설하고 1959년 대통령 직속 원자력원을 출범시키며 상대적으로 많은 예산을 원자력원에 배정했다. 이와 더불어 원자력위원회와 원자력연구소도 신설했다. 외화가 턱없이 부족했음에도 많은 과학도를 선진국에 유학 보내 핵심 전문인력으로 양성했다고 한다. 아마도 일본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위력을 실감하고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라고 짐작된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는 1967년 과학기술행정을 전담하는 중앙행정기관인 과학기술처 신설, 1966년 KIST의 설립과 많은 정부 출연 연구소 설립, 대덕연구단지 조성, 한국연구재단의 설립 등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기초가 확립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에는 국무위원, 재벌 총수 등 200여명이 참석하는 기술진흥확대회가 개최도됐으며, 문민정부의 김영삼 대통령 시절에는 G7프로젝트를 추진하고 PBS 제도를 도입했다. 국민의정부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는 과학기술처를 과학기술부로 승격시켰으며,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설치하고 과학기술연구회 체제를 출범시켰다. 또 과학기술기본법을 제정하고 과학기술기본계획도 시행했다. 뒤를 이은 참여정부의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범부처 조정 기구인 과학기술혁신본부를 설치하고 과학기술부를 부총리 부처로 승격시켜 과학기술의 위상을 높이고 과학기술 중심의 국정 운영을 도모했다. 이명박 정부는 녹색기술을 강조했으며 기초과학연구원을 설립했고, 박근혜 정부에서는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설치·운영한 바 있다. 2017년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서는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정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K바이오의 도약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과학기술에 대한 열정의 차이는 있지만 역대 정부는 그 나름대로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려고 노력했다. 해방 후 지금까지 선진국을 따라잡는 재빠른 추격자의 역할을 제대로 해 온 덕분에 우리나라는 세계 최빈국에서 유일하게 선진국으로 진입한 자랑스러운 국가가 됐다. 이제 중국의 부상과 미중 간의 패권 경쟁 격화 등 우리를 둘러싼 국내외 환경이 크게 바뀌어 가고 있으며, 국가총연구개발비도 100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이제는 추격에서 선도로 나가지 않으면 추월당하는 특이점 상황에 처해 있다. 차기 정부는 추격자적 관성으로 길들여진 의식과 제도를 과감히 혁파하고 국가과학기술의 틀을 새롭게 짜야 한다. 정부 연구소나 산하기관에만 혁신하라고 주문하지 말고 정부 스스로가 변화에 앞장서야 한다. 과학기술 예산을 늘리는 것보다도 이제는 과학기술에 대한 철학을 명확히 하고, 이를 국정의 중심에 반영하는 것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됐다.
  • 정의용 “북한도 바이든 정부 대북정책 구상에 호응하길”

    정의용 “북한도 바이든 정부 대북정책 구상에 호응하길”

    정의용 장관, PBS 방송과 인터뷰서美 대북정책 “더 현실적 접근” 평가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더 현실적 접근을 했다”며 “북한도 이 구상에 호응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정 장관은 이날 PBS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이 북한과 접촉하려고 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정 장관은 “북한 정부 내에 책임 있는 결정을 최종적으로 내릴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그들과 직접 접촉하는 게 낫다”며 북미 간 고위급 접촉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도록 권장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가능하다면 그렇게 하겠지만, 아직은 최고 지도자들이 만날 때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최고 지도자들이 만나기 전에 더 많은 준비작업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정부는 대북정책을 검토한 결과 2018년 북미 싱가포르 합의의 토대 위에서 외교를 통해 유연하고 실용적인 접근으로 대북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기조를 정했다. 정 장관은 싱가포르 합의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무엇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1992년 발효한 남북 간 ‘한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을 언급했다. 이 선언에는 비핵화를 ‘남과 북은 핵무기를 시험, 제조, 생산, 접수, 보유, 저장, 배비(配備), 사용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 장관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매우 명확한 정의”라며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의 정의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68년을 교도소 독방에서 지내고 83세에 석방 “그리 기쁘지 않았다”

    68년을 교도소 독방에서 지내고 83세에 석방 “그리 기쁘지 않았다”

    감옥에서 보낸 세월이 68년이다. 난 조 리곤이다. 열다섯 살에 감옥에 처음 들어갔다. 내내 독방에서 지냈다. 미국에서 청소년 시절부터 복역한 최장기 종신수다. 난 늘 자유로운 날이 올 것을 확신하며 기다렸다. 그렇게 낙천적으로 살다보니 기회가 와 풀려났다. 이제 여든셋이다. 다음은 9일 영국 BBC 월드 서비스에 털어놓은 나의 회고담이다. “외로웠던 적은 결코 없었다. 늘 혼자였다. 가능한 한 혼자 있는 것을 좋아했다. 체포될 때부터 풀려날 때까지 독방에서 늘 혼자 지냈다. 나처럼 혼자 있고 싶어하는 이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다. 난 그런 사람이었다. 감방에 들어가 문이 잠기면 난 어떤 것도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한다. 라디오와 TV를 가질 수 있게 허용됐을 때 그것들이 내 친구가 됐다. 앨라배마주 버밍햄에서 태어났다. 일요일이면 가족끼리 교회에 다녔다. 열세 살에 필라델피아의 가난한 블루칼라 노동자들이 주로 사는 딥 사우스로 기계공 아버지, 간호사 어머니, 남동생, 여동생과 이사왔다. 학교 공부를 따라가지 못해 읽지도, 쓰지도 못했다. 스포츠도 할 줄 몰랐다. 친구는 한둘 뿐이었다. 친구를 분별할 능력이 없었다. 1953년의 어느 금요일 저녁 잘 모르는 일행과 어울려 술을 마시던 사람들에게 돈을 뜯어냈다. 시비가 붙었고, 2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했다. 맨처음 내가 체포됐다. 경찰이 내가 누구누구를 흉기로 찔렀다고 했는데 난 그 사람들의 별명만 알고 있었다. 닷새 동안 구금돼 법률적 조언을 받지조차 못했다. 부모들이 찾아왔지만 경찰은 그를 만나게 하지도 않았다. 오랜 세월 날 화나게 했던 문제였다. 결국 살인 죄로 기소됐는데 그는 계속 부인하다 PBS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살아남은 두 사람을 흉기로 찌른 사실만 시인하며 후회한다고 털어놓았다. 경찰은 계속 서류에 서명하라고 종용했는데 살인 혐의를 인정하는 내용이었는데 난 모르고 했다. 펜실베이니아주는 가석방이 없는 종신형을 선고할 수 있는 미국의 여섯 주 가운데 하나다. 난 일급 살인 혐의를 둘이나 인정한 셈이 됐다. 재판 결과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선고됐다는 사실도 법정에서 듣지 못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하여튼 그랬다. 난 뭘 물어야 하는지도 몰랐다. 시간이 지나면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평생을 감옥에서 썩을 줄은 정말 몰랐다. 내 이름 하나도 똑바로 적지 못했다. 감옥 시스템을 두려워하지도 못했다. 그저 혼돈스러웠다. 그냥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가 보다 싶었다. 죄수 AE 4126으로 불리며 얼마나 형기가 남았는지 물어볼 생각도 못했다. 여섯 군데 교도소를 거치며 오전 6시 기상나팔 소리에 일어나 한 시간 뒤 아침을 먹고 8시에 노역을 하는 생활을 되풀이했다. 부엌과 세탁실에서 일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청소 일을 했다. 점심을 먹은 뒤 다시 노역을 하고 저녁에 점호를 하고 저녁을 먹은 뒤 잠을 잤다. 마약을 섞지도, 술을 마시지도 않았다. 술을 먹으면 살인을 할지 모르니 그런 미친 짓을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탈옥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난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았다. 가능한 겸손하게 살려 했다. 감옥에서 배운 것이 있다면 다른 일에 엮이지 말고 내 앞가림에나 신경 쓰라는 것이었다. 곤란할 일은 만들지도 말고 옳은 일만 하려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53년을 복역한 뒤에야 변호사가 날 만나고 싶어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미국 대법원이 2005년에 청소년 범죄자들을 사형 집행하면 안된다고 판결했다. 브래들리 브리지란 변호사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언도 받은 소년범이 다음 이슈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당시 펜실베이니아주에만 525명이 리곤과 같은 처지였다. 물론 미국에서 가장 많은 숫자였다. 필라델피아에만 325명이 있었다. 물론 리곤이 최장기 복역수였다. 브리지를 만나니 눈을 뜬 느낌이었다. 체포된 순간부터 잘못됐음을 깨달았다.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하나도 누리지 못했음을 깨달았다. 2016년에야 미국 대법원은 모든 소년 종신수들을 재심하라고 판결했다. 리곤의 재심 결과는 35년형이었다. 가석방을 신청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졌다. 이듬해 항소해 연방법원은 지난해 11월 그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2월 11일 브리지가 날 만나러 교도소에 왔다. 변호사는 나름 “오 마이 갓”과 같은 반응을 예상했는데 내가 너무 차분해 놀라웠다고 털어놓았다. 이내 난 수십년 동안 해왔던 일을 되풀이했다. 혼자 생각에 빠져든 것이다. 다시 태어난 기분이었다. 모든 것이 새로웠다. 차며 커다란 건물이며 모든 것이 변해 있었다. 가족들은 모두 세상을 떠났다. 이제 가장 잘 아는 일을 해볼 생각이다. 평생 해왔던 일을 똑같이 할 것이다. 청소하는 일을 누군가 줬으면 좋겠다.” 그의 얘기를 들으며 내내 영화 ‘쇼생크 탈출’의 교도소 도서관 사서 브룩스의 얼굴이 떠올랐다. 평생을 감옥에서 지내 온 그는 바깥 세상을 한참 두려워하더니 결국 가석방돼 한동안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다 극단을 선택하고 만다. 브룩스와 달리 리곤은 엄청 긍정적이고 낙관적이라고 하니 그 어려움을 슬기롭게 이겨냈으면, 하고 바랄 뿐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땅 속에서 썩고, 숨쉬기 편한 ‘마스크 필터’

    땅 속에서 썩고, 숨쉬기 편한 ‘마스크 필터’

    코로나19로 쓰고 버려지는 마스크가 늘면서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100% 자연분해되면서도 숨쉬기 편하고 여러 번 사용 가능한 고성능 마스크 필터를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 정밀바이오화학연구본부 황성연 바이오화학소재연구단장팀은 버려졌을 때 한 달 내에 100% 자연분해될 뿐만 아니라 숨쉬기도 편하고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N95성능의 생분해 마스크 필터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3월호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연구팀은 ‘폴리부틸렌 숙시네이트’(PBS)라는 생분해 플라스틱으로 나노섬유와 마이크로섬유를 뽑아 부직포로 만들었다. 부직포에 ‘키토산 나노위스커’라는 키토산 나노입자로 코팅해 새로운 마스크 필터를 만들었다. 이 필터는 코팅 표면 전하로 외부물질을 달라붙게 하고 체처럼 외부물질을 걸러내는 방식 모두를 적용해 기존 마스크 필터들의 단점을 보완했다. 이번 기술은 마이크로섬유도 함께 사용해 기공을 넓힘으로써 숨쉬기 편하게 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된 필터는 2.5㎛(마이크로미터)의 미립자들을 98.3%까지 차단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N95, KF94 마스크와 같은 필터성능이다. 실험결과 해당 마스크는 사용 후 폐기했을 때 흙 속에서 28일 이내에 100% 분해되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숨쉬기 편하고 100% 분해되는 마스크 필터 개발…바이러스도 완벽 차단

    숨쉬기 편하고 100% 분해되는 마스크 필터 개발…바이러스도 완벽 차단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 사용이 늘어나면서 사용 후 버려지는 마스크도 증가하면서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100% 자연분해되면서도 숨 쉬기 편하고 여러 번 사용가능한 고성능 마스크 필터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 정밀바이오화학연구본부 연구팀은 버려졌을 때 한 달 내에 100% 자연분해될 뿐만 아니라 숨쉬기도 편하고 여러번 사용할 수 있는 N95성능의 생분해 마스크 필터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3월호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코로나19로 생활필수품이 된 마스크는 분해와 재활용이 되지 않아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를 유발시키고 있다. 특히 폴리프로필렌이라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지는 필터는 썩지도 않는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마스크 필터는 플라스틱 섬유 가닥을 교차시켜 만들어진 공간에 정전기를 발생시켜 바이러스나 미세먼지를 달라붙게 하는 정전기 필터방식과 플라스틱 섬유를 여러 겹 겹쳐 공간을 작게 만들어 이물질을 통과하지 못하게 만드는 방법이 있다. 정전기 필터식은 습기나 입김의 수분에 오래 노출될 경우 정전기력이 떨어져 필터 기능이 오래가지 못하고 여러 겹을 겹치는 방식은 착용했을 때 숨쉬기가 불편하다는 것이다.연구팀은 ‘폴리부틸렌 숙시네이트’(PBS)라는 생분해 플라스틱을 강화시킨 뒤 나노섬유와 마이크로섬유 형태로 뽑아 이들을 겹쳐서 부직포로 만들었다. 부직포를 키토산 나노입자인 ‘키토산 나노위스커’로 코팅해 새로운 마스크 필터를 만들었다. 이 필터는 코팅 표면 전하로 외부물질을 달라붙게 하고 체처럼 외부물질을 거르는 방식 모두를 사용해 기존 마스크 필터들의 단점을 보완했다. 기존의 체 방식 필터는 나노섬유로만 만들어져 섬유 사이 공간이 좁아 숨쉬기 불편했는데 이번 기술은 마이크로섬유도 함께 사용해 기공을 넓힘으로써 숨쉬기 편하게 했다. 또 습기에도 강해 오랫동안, 여러 번 재사용할 수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된 필터는 2.5㎛(마이크로미터)의 미립자들을 98.3%까지 차단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N95, KF94 수준의 필터성능이다. 이와 함께 사용후 쓰레기 분해 시험결과 흙 속에서 28일 이내에 100% 생분해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황성연 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소재연구단장은 “현재 필터 이외에도 마스크 콧대 고정 철사, 마스크 풀림 방지 연결고리, 고무줄 등 마스크의 모든 부분을 생분해성 소재로 대체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79세 인생 스리쿠션, 후반전이 진짜 승부

    79세 인생 스리쿠션, 후반전이 진짜 승부

    “인생은 성공을 추구하는 전반부 삶과 의미를 찾아가는 후반부 삶으로 나뉘는데 승부는 후반전에 결정된답니다”.김영수(79) 프로당구협회(PBA) 총재는 세계적인 모험적 사회 기업가이자 작가, 인생 컨설턴트로 1998년 ‘하프타임 인스티튜트’의 공동 설립자이기도 한 봅 뷰포드가 자신의 저서 ‘하프타임’(Half Time)에 쓴 문장을 인용했다. 사실 ‘망팔’(望八)을 이미 오래전에 넘기고 이제 내년이면 ‘산수’(傘壽)를 맞게 되는 김 총재는 뷰포드의 이론과 주장에 딱 걸맞은 사람이다. 이른 봄볕이 내리쬐던 지난달 27일. 언 땅을 뚫고 나온 할미꽃 봉우리가 여기저기서 빼꼼히 고개를 내밀던 서울 아차산의 남쪽 자락 그랜드워커힐서울 호텔에서 만난 김 총재의 모습은 예전 그대로였다.PBA 투어 출범 두 번째 시즌 최종전인 SK렌터카 월드챔피언십 사흘째 경기를 참관하기 위해 대회장에 들른 김 총재는 “어김없이 ‘토요산행’을 마치고 부랴부랴 경기장을 찾았다”고 했다. “1993년 문민정부 초대 민정수석 시절 YS를 따라 나섰던 첫 산행이 벌써 28년째”라는 그는 “세상없어도 가는 토요산행인데 딱 하나 예외는 PBA 경기가 있는 날”이라고 웃었다. 청와대 민정수석 당시 국정 현안에 대해 질문을 쏟아붓던 기자들에게 그는 “글쎄 그게 궁금하면 토요일에 산에 한번 따라와 보라구~”라며 물귀신 작전을 펼치기도 했다. 2015년 안나푸르나를 마지막으로 히말라야 트래킹도 세 차례나 마친 그는 “어마어마한 산의 봉우리와 계곡을 오르락내리락하면 흡사 지나온 인생사의 굴곡을 되짚는 것 같다”고도 했다. 김 총재는 1965년 사법시험에 합격하면서 인생의 전반부를 활짝 열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부 검사였던 그는 1974년 8월 15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일어난 대통령부인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의 범인 문세광을 송치받아 기소했다. 당시 중앙정보부 대공수사국장이던 김기춘 합동조사단장으로부터 트럭 몇 대분의 수사 자료를 넘겨받아 3개월을 꼬박 기소 준비에 매달렸다. 김 총재는 “당시 세상은 문세광의 뒤에 조총련과 북한이 있다는 데 집중했지만 나는 담당검사로서 피의자가 피해자에게 총격을 했다는 사실의 규명에만 온 힘을 쏟았다”면서 “호송차 창밖을 내다보는 문세광의 눈빛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돌아봤다. 문세광 사건으로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세상에 알렸지만 김영수의 제5공화국은 수난으로 점철됐다. 그는 “귀족 검사로 낙인이 찍혀 제천으로 제주로 귀양살이하듯 떠돌았다. 검사로서 열심히 일했지만 정권이 바뀌니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고 했다. 이 일을 겪으면서 김 총재는 “수양을 많이 했다. 비로소 주어진 운명에 순응하고 감사하는 마음까지 갖게 됐다”고 말했다. 몸과 마음이 유연해지니 인생에 막힘이 없었다. 5공화국이 끝날 무렵 공안부장으로 서울지검에 돌아온 그는 노태우 정권의 첫 안기부장 특별보좌관을 거쳐 서열 2위인 제1차장까지 올랐다. ‘3당 합당’ 뒤에는 민자당 비례대표와 정세분석위원장 등을 맡으며 YS의 측근이 됐다. 문민정부 출범 직후 YS는 아들과 상도동의 반대에도 김 총재에게 초대 민정수석비서관 자리를 맡겼다. 성공을 추구한 삶의 전반부를 매듭지은 김 총재는 황금기였던 당시를 돌아보며 “엄청난 권력을 손에 쥐었지만 섣불리 튀지 않았다. 교만과 방종, 탐욕에 휩쓸리지 않았다. 칼을 잡았을 때는 놓을 때도 생각해야 한다고 다짐했다”면서 “칼은 칼집에서 뺄 듯 말 듯할 때가 가장 무서운 법이다. 섣불리 빼다가는 결국 내가 다친다는 진리를 세월과 함께 터득했다”고 말했다.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후반부는 프로당구(PBA)와 함께 열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체육계와 제법 많은 인연을 쌓았다. 문민정부 세 번째 문화체육부 장관을 지낸 그는 2004년부터는 KBL 총재로 대표적인 겨울 프로종목인 프로농구를 4년 동안 이끌었다. 이듬해에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고문을, 2011년에는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장을 맡아 대한민국의 세 번째 아시아경기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2012년부터 현재까지 대한체육회 고문을 수행하는 등 체육계와의 인연을 이어 가고 있다. 김 총재는 “PBA의 수장이 된 건 내 인생 후반부의 ‘화룡점정’”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2019년 2월 출범을 앞둔 PBA의 총재직을 제안받았다. “처음에는 마뜩찮았다”고 했다. 담배 연기와 컴컴한 지하실이 연상되는 당구라는 종목 자체부터 내키지 않았다. 더욱이 벌써 두어 차례 시도했지만 불신과 반목에 휘말려 프로화에 실패했던 ‘전력’도 마음에 걸렸다. 그러나 결국엔 PBA가 세 차례나 찾아가 내민 손을 잡았다. 당구로 먹고살 수 있는 진정한 프로종목을 만들겠다는 PBA의 청사진이 마음을 흔들었다. 그해 5월 9일 PBA 투어 출범식을 겸한 자신의 취임식에서 김 총재는 “대한민국 최초의 글로벌 투어 ‘PBA 투어’를 기반으로 ‘당구 한류’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리고 그는 지금 두 시즌째의 막바지를 바라보고 있다. 김 총재는 “4년 총재 임기 중에 2년을 보냈으니 이 또한 나의 또 다른 후반전”이라고 했다. 소회를 묻자 그는 “지난 2년은 안도감 그리고 자신감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출범 초반 몇 차례 프로화가 좌절됐던 지난 전력 때문에 하루하루 살얼음을 걷는 기분이었다”면서 “그러나 코로나19라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사태까지 덮친 와중에도 PBA 투어는 프로종목 중 거의 유일하게 시즌 일정의 대부분을 차질 없이 소화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적인 영국의 프로 스누커 기구인 WPBSA의 찬사와 함께 국내 타 프로스포츠 단체에서도 향후 당구가 프로스포츠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을 것이란 덕담을 듣는 것은 아직 생각지 못했던 즐거운 일”이라고 반색했다. “출범 당시 내세웠던 ‘직업인으로서의 당구 선수’라는 목표도 가시권에 도달했다”고 강조한 김 총재는 “아직 다른 종목에 비하면 미미하지만 현재 50명 남짓의 선수가 팀리그에서 후원을 받으며 안정적인 프로선수 생활을 하는 점이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생계에 대한 선수와의 약속, ‘상생해 나가자’고 한 후원사에 대한 약속, ‘좋은 경기를 보여 주겠다’고 한 팬과의 약속도 충실히 이행했다고 자부한다. 이제 누구도 PBA 투어의 존재에 대해 의심을 하는 이는 없을 것”이라면서 “이제 남은 건 더 넓어진 시장과 후원사의 협력 안에서 당구장 안 해도 먹고살 수 있는 프로당구 선수가 나오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PBA의 재정 상태를 우려하는 일부 시각에 대해 김 총재는 “출범 준비에 많은 비용이 투입된 탓이다. 내 4년 임기 내에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하는 것이 재정적 목표였는데 2시즌 만에 이를 일궈냈다. 이는 부총재와 사무총장을 비롯해 PBA 전 직원의 마케팅 노력이 일궈낸 성과”라면서 “세 번째 시즌엔 투어 운영비용을 충당하고 남을 만큼 재정 사정이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오는 6일 종료되는 PBA 투어 6차 대회 SK렌터카 월드챔피언십을 끝으로 ‘전반전’은 끝나지만 하프타임 없이 곧바로 후반전에 돌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새 시즌에는 특히 PBA 투어의 전 세계 확산을 위해 2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라면서 “우선 베트남과 유럽, 남미 등 3쿠션 종목이 강세인 해외 지역에서 의미 있는 PBA 이벤트를 시작하고 당구의 올림픽 정식종목 가입을 위해 스누커 프로투어를 운영하는 WPBSA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PBA 투어는 이미 국제적으로 3쿠션 종목의 대표기구로 인정받고 있으며 스투커, 풀 등의 기구와 협력한다면 이른 시일 내에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글 사진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검찰, ‘라임펀드’ 판매한 대신증권·신한금투 기소…펀드판매사 기소는 처음

    검찰, ‘라임펀드’ 판매한 대신증권·신한금투 기소…펀드판매사 기소는 처음

    검찰이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와 관련해 라임펀드의 부실을 숨기고 이를 판매한 펀드판매사 2곳을 재판에 넘겼다. 펀드 사기와 관련해 판매사(법인)가 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2일 서울남부지검은 라임펀드 판매사인 대신증권과 신한금융투자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부당권유 행위의 양벌규정으로 이날 기소했다고 밝혔다. 양벌규정은 법인의 구성원이 위법행위를 했을 때 행위자의 책임뿐만 아니라 법인의 책임을 함께 묻는 규정이다. 검찰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2017년 9월부터 2019년 7월까지 장모 전 반포WM센터장이 중요사항인 수익률, 위험성 등을 거짓으로 설명해 투자자 470명을 17개 펀드(투자금 총 2000억여 원)에 가입시켰음에도 이를 방지하기 위한 주의·감독을 소홀히 한 혐의를 받는다. 신한금융투자는 2018년 11월부터 12월까지 임모 전 PBS사업본부장이 펀드제안서에 허위 사실을 기재해 투자자 64명을 3개 펀드(투자금 총 480억여 원)에 가입시켰으나, 이를 방지하기 위한 주의·감독을 소홀히 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임 전 본부장은 펀드 돌려막기 의도를 숨기고 라임펀드를 판매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4월 구속 기소됐다. 장 전 센터장도 펀드 수익률과 위험성 등을 허위로 알리며 라임펀드를 판매한 혐의로 지난해 6월 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1심에서 혐의가 인정돼 복역 중이다. 임 전 본부장은 지난해 9월 징역 8년을, 장 전 센터장은 지난달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현재는 이들 모두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검찰의 이번 기소는 펀드의 사기적 부정거래 및 불완전 판매와 관련해 판매사의 형사책임을 물어 기소한 첫 사례다. 검찰 관계자는 “라임의 펀드 설계, 운용 등 관련 추가 혐의 및 다른 금융기관들의 라임펀드 판매 관련 불법행위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트럼프 대권 도전 봉쇄에 공화 ‘솔깃’… 탄핵 역풍엔 민주도 ‘머뭇’

    트럼프 대권 도전 봉쇄에 공화 ‘솔깃’… 탄핵 역풍엔 민주도 ‘머뭇’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퇴임이 불과 9일 남는 11일(현지시간) 민주당이 하원에 트럼프에 대한 두 번째 탄핵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지난 6일 지지자들의 국회 난입을 부추기고 적극 저지하지 않아 미국 민주주의의 참사를 촉발했다는 것이 이유다. 다만 물리적 시간이 촉박하고, 각종 정치적 계산이 엇갈리고 있어 또 다른 혼란이 불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 소속인 테드 리우 하원의원은 9일 트위터에 “11일 열리는 하원 회의에서 탄핵안을 발의하겠다”며 “나와 데이비드 시실리니·제이미 래스킨 의원이 만든 탄핵안에 190명의 의원이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다”고 썼다. CNN이 보도한 탄핵안 초안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국회 난입 사건과 관련해 대선 패배를 뒤집으려 ‘반란 선동’을 한 혐의가 적용됐다. 또 지난 2일 브래드 래펜스퍼거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전화해 조지아주 대선 결과를 뒤집도록 해 달라고 위협한 것도 포함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23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조지아주 선거조사 책임자에게 전화해 “국가적 영웅이 될 것”이라며 대선 사기를 밝혀 내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소속인 밴 새스, 리사 머카우스키 의원까지 탄핵을 지지하고 나선 상태다. 하지만 표결 의원 3분의2가 찬성해야 하는 상원의 탄핵안 통과는 사실상 힘든 상황이다.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들에게 탄핵 절차를 설명한 메모에서 ‘오는 19일까지 휴회인 상원을 열려면 100명 의원 전체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고 WP가 전했다. 친트럼프 의원 중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탄핵안이 상원에서 논의될 수도 없다는 의미다. 다만 퇴임 후에 탄핵 심판을 진행했던 과거 사례가 있어 상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하는 오는 20일 탄핵안을 처리할 수 있다. 다만 매코널 원내대표는 상원 규칙에 ‘연방 대법원장이 현직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주재’토록 돼 있어 퇴임 대통령에 대해서도 대법원장이 주재할 수 있는지 불분명하다고 했다. 이런 절차상의 문제에 의원들의 속내도 서로 다른 상황이다. 우선 상·하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되면 상원은 과반 의결로 탄핵된 대통령이 공직에 출마하지 못하게 할 수 있는데,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의 차기 대선 주자들에게 매력적인 시나리오다. 트럼프는 2024년 대선 재도전을 시사한 바 있다. 탄핵 추진에 대해 국민 화합을 기치로 내건 조 바이든 당선인도 부담을 느낄 수 있고, 공화당은 트럼프 표심을 잃는 정치적 손해를 볼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반대 진영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을 이용해 피해자로 행세하며 지지층을 결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의회 난입 사건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9일 국정지지도는 42.8%로 40%대 콘크리트 지지율을 지켰다. PBS방송이 지난 8일 발표한 설문에 따르면 트럼프의 조기 퇴임을 지지하는 이들은 48%, 지지하지 않는 이들은 49%로 박빙이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트럼프 협박 동영상의 ‘IS 소년’ 미국 돌아와 일년 “달콤한 위안”

    트럼프 협박 동영상의 ‘IS 소년’ 미국 돌아와 일년 “달콤한 위안”

    3년 전 열 살 때 이슬람 국가(IS)의 선전 동영상에 등장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영토에서의 테러에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던 미국 소년이 있었다. 매슈(13)란 이름만 알려진 소년은 어머니와 의붓아버지에 이끌려 시리아로 건너갔다가 2018년 미군에 의해 구출돼 미국 아버지 집에 돌아와 일년 정도 아버지와 함께 지냈다. 매슈는 23일 영국 BBC의 파노라마와 미국 공영방송 PBS의 프론트라인에서 방영하는 인터뷰를 통해 집에 돌아와 “달콤한 위안”을 느낀다고 털어놓으며 “과거 일들이 있었고, 이제 나는 그것들을 뒤에 뒀다. 너무 어려서 난 정말로 그게 어떤 일인지 이해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일들을 치유하고 적응하는 데 카운셀링을 받고 있다고 했다. 의붓아버지 무사 엘하사니는 2017년 여름 드론으로 의심되는 공격을 받고 사망했고, 어머니 서맨사 샐리는 테러에 자금을 지원한 혐의 등으로 이달 초 6년 6개월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평범하기 이를 데 없어 보이는 미국인 가족이 터키의 시리아 국경 도시 산리우파를 통해 시리아 영토로 진입한 것은 2015년 4월이었다. IS가 수도로 선포한 라까에서 엘하사니는 군사 훈련을 받은 뒤 저격수가 됐다. 당시 여덟 살이었던 매슈는 집에 대한 기억을 또렷이 해냈다. “라까에 처음 들어가 이곳저곳을 옮겨 다녔다. 아주 시끄러웠고 매일 총성이 들렸다. 한번은 멀리에서 폭발음이 들렸는데 우리는 별반 걱정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2017년 초 서맨사는 미국에 있는 자매에게 가족들이 탈출할 수 있게 돈을 보내달라고 간청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매슈 동영상들이 첨부돼 있었다. 한 동영상에는 엘하사니가 매슈에게 자살폭탄 조끼를 채우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의붓아버지가 꾸민 대로 미국인 구조자가 오면 반기는 척 껴안은 뒤 폭탄 버튼은 눌러 살해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이었다. 다른 동영상은 의붓아버지가 1분 안에 매슈가 AK 47 소총을 장전하도록 재촉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같은 해 8월부터 라까에 미군 주도의 공습이 시작돼 이웃 주택이 완전히 붕괴돼 자갈과 흙먼지를 뒤집어 쓴 적도 있다고 했다. IS 수뇌부는 여전히 승리한다고 장담하면서 매슈가 저항을 부추기도록 선전 동영상을 찍게 했다.매슈가 외어서 반복한 메시지는 이런 것이었다. ‘트럼프는 유대인의 꼭두각시다. 알라는 우리에게 승리를 약속했고, 트럼프는 미국인들에게 패배를 약속했다. 이 전투는 라까나 모술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미국 땅에서 끝날 것이다. 그러니 준비하라, 이제 싸움은 막 시작됐을 뿐이다.’ 그는 동영상 제작에 협조하지 않았으면 의붓아버지가 엄청 화를 냈을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따랐다고 했다. 의붓아버지가 점점 정신줄을 놓아 정서적으로 불안해졌다고 했다. 얼마 안돼 엘하사니가 폭사하자 “난 기뻤다. 사람이 죽었으니 그러면 안된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랬다. 우리 모두는 기뻐서 울 정도였다”고 했다. 서맨사는 자신과 네 자녀를 IS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브로커에게 건넬 돈이 있었다. 트럭 뒤쪽 술통에 매슈를 숨겨 IS 검문소를 무사히 빠져나왔다. 쿠르드족이 통제하던 구역에 이르러 구금 캠프에 들어갔다. 2017년 겨울이었는데 파노라마 제작진이 처음 서맨사를 만난 곳이었다. 새 남편에 속았을 뿐이며 라까에 도착하자마자 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했다고 했다. 또 야지디족 10대 소녀 둘을 노예로 부렸는데 남편이 둘을 정기적으로 성폭행했다고 했다. 남편의 “바보 같은 모험”을 지지하긴 했지만 자신은 IS에 가입해 지지하거나 한 것은 아니라고 변명했다. 그러나 두 프로그램 제작진은 조금 다른 얘기를 발견했다. 알하사니가 가족들을 데리고 미국을 떠나기 몇달 전부터 이미 IS 사상에 경도돼 IS 선전물을 여러 차례 시청했다고 했다. 서맨사의 친구들은 남편이 성전에 참여하겠다고 자신에게 얘기했다고 증언했다. 서맨사는 홍콩에 여러 차례 여행을 가 3만 달러의 현금과 금뭉치를 은행에 개설한 금고에 보관했다.그녀는 여러 차례 검찰 진술을 바꿨으며 결국 형량을 줄이기 위해 테러 자금을 지원한 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종신형 선고를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아들에게 자살 조끼를 입히거나 AK 소총 장전을 하게 하는 과정에 그녀는 옆에서 거들었던 점에 놀라워했다. 또 남편이 IS에 가입하려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으면서도 남편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협력했다고 책임을 돌리기에 급급했다. 미국에 돌아오니 어떠냐는 질문에 매슈는 “종일 꼭 끼는 옷과 양말, 신발을 끼고 있는 기분이었다. 이제 벗어버리니 좋고 뜨거운 욕조에 들어가 시원하다고 느끼는 것과 같은 심정이다. 내가 느끼는 것이 그런 기분이다. 달콤한 위안처럼 느낌이 좋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이런 모습 처음이야”… ’게으름쟁이’ 판다, 암컷 두고 수컷들 경쟁 모습 포착

    “이런 모습 처음이야”… ’게으름쟁이’ 판다, 암컷 두고 수컷들 경쟁 모습 포착

    특유의 게으름 탓에 번식 욕구가 거의 없어 개체 수 확보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판다에게서 보기 드문 모습이 포착됐다. 중국 내에서 판다의 주요 서식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친링산에서 촬영된 영상은 수컷 판다들이 암컷 한 마리를 두고 서로 차지하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는 모습을 담고 있다. 짝짓기를 귀찮아하는 판다의 번식 확률을 높이기 위해 전문가들은 합사 전 판다의 성관계 영상이나 성욕을 촉진하는 약물을 복용하게 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개된 영상처럼 수컷들이 암컷 한 마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일은 좀처럼 보기 드물다. 해당 영상을 촬영한 미국 PBS채널 프로그램 ‘네이처’ 제작진이 “수컷들의 싸움이 처음으로 포착됐다”고 설명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작진에 따르면 수컷 두 마리의 경쟁은 놀랍도록 공격적이었으며, 여기에는 서로에게 자신의 힘을 과시하고 암컷의 눈에 들기 위한 포효와 영역표시 등이 포함돼 있다. 두 수컷이 힘겨루기를 하는 동안 암컷 판다는 대나무 곁에서 누구를 선택할지를 고민하는 듯 바라본다. 수컷 두 마리 중 더 어린 수컷이 경쟁에서 이겼지만, 곧바로 짝짓기가 성사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일주일 뒤 암컷은 긴장을 풀고 경쟁에서 이긴 수컷에게 다가갔고, 두 마리는 자연 교배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제작진은 “수컷들 사이의 적대적인 경쟁이 암컷의 배란을 유발하는데 도움이 되는데, 일반적인 동물원에서는 (이런 모습을 보기 드물기 때문에) 자연적인 교미가 어렵다. 1년에 가임기가 단 3일밖에 되지 않는 것도 번식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한편 제작진은 친링산에 서식하는 판다의 생태를 관찰하기 위해 3년간 추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판다는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돼 있으나, 중국 정부의 보호 정책 덕분에 멸종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국내 유일의 판다 커플인 암컷 아이바오(7세)와 수컷 러바오(8세) 사이에서 자연분만을 통한 새끼가 태어나기도 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라임 이종필에 금품 제공’ 리드 전 회장 “직무 관련성 없다”

    ‘라임 이종필에 금품 제공’ 리드 전 회장 “직무 관련성 없다”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해준 대가로 이종필(42·구속 기소) 전 라임 부사장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김정수(54) 전 리드 회장이 첫 공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오상용)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 전 회장의 첫 공판기일을 7일 오전 열었다. 앞서 ‘리드 횡령 사건’으로 구속 기소돼 지난 4월 1심 재판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은 박모(43) 전 리드 부회장도 추가로 기소돼 이날 김씨와 함께 법정에 출석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와 박씨는 라임이 약 300억원을 투자해 코스닥 상장사 리드가 발행한 전환사채를 인수한 대가로 2017년 3월 이 전 부사장에게 489만원 상당의 명품가방과 2340만원 상당의 명품시계를 제공하고 이후 고급 외제차와 전환사채 매수 청구권 등을 제공해 14억원 상당의 금품과 이익 등을 공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신한금융투자가 약 50억원을 투자해준 대가로 심모(39·구속 기소) 전 신한금투 팀장에게도 450만원 상당의 명품가방과 2340만원 상당의 명품시계, 고급 외제차 등을 제공하고, 심 전 팀장과 그의 상사였던 임모 전 신한금투 PBS(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본부장이 공동으로 투자한 회사에 약 1억 6500만원을 송금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김씨가 이 전 부사장과 심 전 팀장에게 투자를 청탁하는 대가로 박씨로부터 6억 66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김씨는 평소 주변인들에게 이 전 부사장과 심 전 팀장과의 친분을 자랑하며 많은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김씨가 박씨와 공모하여 2018년 5월 리드의 회사자금 440억원을 횡령하고 이 중 약 207억원을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씨의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변호인은 “리드를 인수해서 운영한 주체는 박씨다. 박씨는 리드의 의사 결정 과정 및 업무 집행 과정을 전적으로 주도했다”면서 “김씨는 리드의 지분도, 리드에서 맡고 있는 직책도 전혀 없었다. 단지 박씨가 김씨에게 만들어준 명함에 ‘회장’이라고 기재돼 있었을 뿐 리드 자금 집행에 대한 의사 결정은 리드의 실소유주인 박씨가 총괄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김씨가 리드의 실소유주로 알려져 있었지만 김씨 변호인은 리드를 실질적으로 경영한 박씨가 리드의 실소유주라고 말했다. 변호인은 이어 “이 전 부사장과 심 전 팀장에게 금품 등을 제공한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이미 라임과 신한금투가 리드의 전환사채 인수를 결정하고 인수대금을 완료한 이후에 이 전 부사장과 심 전 팀장과 만나 저녁을 함께하는 자리에서 인간적인 친분 관계를 형성·유지하려는 차원에서 선물을 제공한 것이지 직무와 관련한 대가성 있는 금품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김씨가 박씨로부터 받은 6억 6600만원에 대해 변호인은 “(김씨가 하던) 엔터테인먼트 사업 투자 대여금으로 받은 돈”이라고 했고, 리드 회사자금 횡령 혐의와 관련해서는 “2018년 3월 박씨가 스포츠서울로부터 리드 주식을 재인수하면서 리드 자금을 횡령하여 인수대금 190억원을 지급했다는 것이 검찰의 공소사실이고, 김씨는 박씨로부터 수표로 받은 17억 9000만원을 김씨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위해 박씨가 자금을 투자한 것으로 인식했다. 박씨가 리드 자금을 횡령해서 주는 돈이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반면 박씨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씨는 이 전 부사장과 심 전 팀장과 전혀 아는 사이가 아니었다. 김씨를 통해서 알게 된 사람들”이라며 “금품 등을 교부할 때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오는 18일로 예정된 다음 공판기일부터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해 10월 서울남부지검이 리드 임직원들의 횡령 사건을 수사 중인 사실을 알고 잠적해 수배 중이었다. 그러다 약 9개월 간의 도피 생활 끝에 지난 7월 6일 자수해 검찰에 체포된 이후 지난 7월 23일 구속 기소됐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라임’ 김봉현, ‘친노’ 이상호에 불법 정치자금 제공 등 추가 기소

    ‘라임’ 김봉현, ‘친노’ 이상호에 불법 정치자금 제공 등 추가 기소

    ‘라임 사건’(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둘러싼 사건들)에 연루된 김봉현(46·구속 기소)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친노 인사’인 이상호(55·구속 기소)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하고 라임자산운용의 투자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됐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조상원)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및 배임증재, 범인도피 등의 혐의로 김 전 회장을 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앞서 김 전 회장은 김모(58·구속 기소) 전 스타모빌리티 사내이사 등과 공모해 경기 수원에 있는 버스회사 수원여객운수 회삿돈 241억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등으로 수원지검이 지난 5월 구속 기소해서 현재 수원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이 위원장이 전문건설공제조합 감사를 지낼 당시 이 위원장에게 불법 정치자금 3000만원을 제공하고, 이 위원장에게 투자를 청탁하며 이 위원장과 그의 가족에게 56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이 위원장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의 혐의로 지난 7일 구속 기소됐다. 김 전 회장은 또 스타모빌리티가 라임자산운용으로부터 투자받은 400억원과 재향군인회상조회의 보유자산 377억원을 각각 횡령하고, 재향군인회상조회 자산 유출 사실을 숨긴 채 재향군인회상조회 매각대금 명목으로 보람상조로부터 250억원을 빼앗은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외에도 김 전 회장은 사업 편의 제공 등을 대가로 김모(41·구속 기소) 전 라임자산운용 대체투자운용본부장에게 약 8000만원 상당의 골프 회원 지위를 제공하고, 같은 고등학교 친구 사이인 김모(46·구속 기소) 전 청와대 행정관과 그의 가족에게 5500만원 상당의 금품 등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종필(42·구속 기소)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과 심모(39·구속 기소) 전 신한금융투자 PBS본부 팀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도 추가됐다. 서울남부지검은 김 전 회장의 측근인 김 전 사내이사도 스타모빌리티 회삿돈 192억원을 횡령하고 재향군인회상조회 자산 유출에 가담한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김 전 사내이사는 김 전 회장의 지시에 따라 스타모빌리티 자금 집행 업무를 담당했던 인물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또 사모펀드 부실’ 신한금융…470억원대 고객 투자금 날릴 위기

    ‘또 사모펀드 부실’ 신한금융…470억원대 고객 투자금 날릴 위기

    “부실화 땐 보험금으로 100% 보상”한다며 상품 판매홍콩 보험사는 지급 거부 “사기·기망에 의한 손실”라임·DLS에 이은 사모펀드 사고…업계 1위 자리도 내줘최근 각종 사모펀드 사고에 엮여 고객 투자금 수천억원을 날려 국내 1위 자리를 내준 신한금융이 또 사모펀드 사기 의혹 사건에 휘말렸다. 판매 직원들의 “예적금만큼 안전하다”는 말을 믿고 수억원을 투자한 고객들은 큰 손실을 볼 위기에 처했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지난해 5월 판매한 아름드리 사모투자신탁 7호(240억원 규모)가 지난 5월 환매 중단됐다. 이 펀드는 아름드리자산운용에서 운용한 사모펀드로 싱가포르의 원자재 무역업체인 아그리트레이드 인터내셔널이 제품 구매자에게 받을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신한은행은 이 상품을 최소가입금액 3억원 조건으로 프라이빗뱅커(PB) 창구 등을 통해 팔았다. PB들은 고객들에게 “위험도가 높지 않은 4등급 투자 상품으로 만약 투자 대상인 매출채권이 부실화돼도 홍콩의 3대 보험사인 차이나타이핑보험이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계약돼 있어서 100% 보상된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펀드 만기가 12개월로 다른 펀드보다 짧고, 연 3.75%(세전 기준)의 수익률이 기대된다며 고객의 투자를 유도했다. 최소한 원금은 보험금 지급 등을 통해 보장되고, 수익률도 비교적 낮은 안전 상품이라는 설명 때문에 안정 지향 성향의 고객들이 주로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이 상품을 판매하고 신탁보수로 1.0%의 선취 수수료를 떼어갔다. 신한은행 측은 “지난 5월 만기 상환이 어렵다는 통보를 자산운용사로부터 받았을 때는 ‘아그리트레이드로부터 제품을 산 업체가 모라토리움(지불유예) 선언을 했으며 일시적인 문제’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급반전됐다. 현지 자산운용사가 홍콩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는데 보험사 측이 ‘지급 불가’를 통보해왔기 때문이다. “아그리트레이드가 사기·기망한 탓에 손실이 난 것이어서 보험금을 내어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현재 아그리트레이드는 모라토리움을 선언했고, 이 업체 대표도 파산 신청을 했다. 또 이 회사 제품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진 회사들은 매출채권이 허위라며 결제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신한은행은 사모투자신탁 7호와 비슷한 구조인 9호(230억원 규모)도 12월 만기가 돌아오는데 같은 피해가 예상된다.신한은행 측은 아직 손실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다양한 방법을 찾아 투자금을 회수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 은행 관계자는 “해외 법무법인을 새로 구해 보험금을 재청구해보거나 해외 자산운용사를 상대로 소송하는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국내 운용사인 아름드리자산운용과는 보험 재청구 등 이슈 대응을 함께 해야하기 때문에 당장 이 업체를 상대로 소송하는 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등 신한금융 계열사들은 최근 잇다른 사모펀드 사고에 계속 엮이면서 신뢰도 등에서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은 신한금융투자가 라임자산운용의 플루토 TF-1호(무역금융펀드)의 원금이 상당부분 손실봤다는 사실을 알고도 고객들에게 계속 판매했다고 결론내고 “고객에게 투자원금 전액을 돌려주라”고 결정했다. 또 임모 전 신한금융투자 PBS 본부장은 자본시장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수재·사기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또 신한금융투자가 판매한 독일 헤리티지 DLS(파생결합증권)도 막대한 손실을 내 고객들에게 피해를 줬다. 이 때문에 업계 1위였던 신한금융은 지난 2분기(4~6월) 실적이 악화하면서 KB금융에 실적 1위 자리를 내줬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라임 투자사’ 리드 실소유주 김정수, 횡령 등 혐의로 구속

    ‘라임 투자사’ 리드 실소유주 김정수, 횡령 등 혐의로 구속

    라임자산운용(라임)과 신한금융투자가 투자해준 대가로 이종필(42·구속 기소) 전 라임 부사장 등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체포된 리드의 실소유주 김정수(54) 회장이 9일 구속됐다. 서울남부지법 성보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김 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도망한 사실이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면서 이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코스닥 상장사 리드의 실소유주인 김 회장은 지난해 10월 서울남부지검이 리드 임직원들의 횡령 사건을 수사 중인 사실을 알고 잠적해 수배 중이었다. 그러다 약 9개월 간의 도피 생활 끝에 지난 6일 오전 검찰에 자수해 체포됐다. 김 회장은 라임이 약 300억원을 투자해 리드가 발행한 전환사채(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를 인수해준 대가로 이 전 부사장에게 명품시계, 명품가방, 고급 외제차와 전환사채 매수 청구권 등 14억원 상당의 금품과 이익 등을 제공한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 위반)를 받고 있다. 또 신한금융투자가 자금 50억원을 투자해준 대가로 심모(39·구속 기소) 전 신한금투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본부 팀장에게 7400만원 상당의 명품시계, 명품가방, 고급 외제차 등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외에도 김 회장은 2018년 5월 리드의 회사 자금 440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박모(43·구속 기소) 부회장 등 리드 전·현직 임직원들은 리드 회삿돈 약 83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4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라임 사태’(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된 다른 ‘회장’들의 행방도 쫓고 있다. 라임 투자금 약 3100억원을 필리핀 리조트 인수, 서울 서초구 오피스텔 개발 등에 사용한 부동산 사업 시행사 메트로폴리탄의 김모(47) 회장은 현재 인터폴 적색수배가 발령된 상태다. 메트로폴리탄에 투입된 라임 투자금 중 상당액(약 2600억원)은 사업 중단 등으로 회수가 어려운 상황이다. 또 코스닥 상장사 에스모의 실소유주 이모(53) 회장은 에스모를 무자본 인수합병(자본금 없이 대상 기업의 경영권과 주식을 담보로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려 기업을 인수하는 불공정거래 행위) 방법으로 인수한 뒤 전환사채를 발행해 투자받은 라임 펀드 자금을 횡령하고, 시세조종(주가를 인위적으로 상승·하락시키는 불공정거래 행위) 세력과 공모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부양한 뒤 높은 가격에 팔아 대규모 시세차익을 거둔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 회장과 공모한 시세조종 세력은 현재 서울남부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라임에 옵티머스까지 ‘4대 공범’이 불붙인 사모펀드 잇단 잔혹사

    라임에 옵티머스까지 ‘4대 공범’이 불붙인 사모펀드 잇단 잔혹사

    라임자산운용에 이어 옵티머스자산운용까지 대규모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반복되면서 투자자 피해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사모펀드 환매 중단은 2015년 규제 완화 이후 금융당국의 부실한 관리·감독, 자산운용사의 도덕적 해이, 판매사들의 수수료 욕심, 저금리 시대의 ‘묻지마 투자’와 같은 구조적 문제가 불러온 결과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부업체 사채’ 들인 옵티머스 펀드 환매중단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만기 상환을 요청한 옵티머스크리에이터 25·26호 펀드는 발행 초기부터 한 대부업체가 발행한 사모사채 등을 일부 자산으로 편입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편입 자산의 95% 이상이 공공기관 매출채권’이라는 자산운용사의 설명과는 전혀 다른 구조인 것이다. 하지만 현행 제도로는 이를 걸러낼 수 없었다. 판매사인 NH투자증권, 수탁은행인 하나은행, 사무수탁회사인 한국예탁결제원은 모두 운용사에 속았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모펀드 규제 완화 이후 관리 감독이 전무한 상황에서 자산운용사들이 우후죽순으로 성장했다”며 “여기에 저금리 시대 다른 금융상품의 판매 부실과 달리 치솟는 사모펀드를 조금이라도 더 팔려는 판매사의 수수료 욕심, 사모펀드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 등이 결합되면서 펀드 자체의 부실한 운용은 가려졌다”고 전했다. 실제로 라임자산운용, 팝펀딩 등도 안전 자산을 기초로 한다는 운용사의 설명과 달리 복잡한 상품구조, 부실 채권 편입, 검증 없는 판매사의 묻지마 판매 등으로 인해 문제가 불거졌다. ●“2015년 규제 풀면서 다단계 등 불법 시작”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은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은 제도적 허점이 불법행위로 돈을 버는 여건을 만들어 주고 있기 때문”이라며 “2015년 금융위원회가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 사모펀드 자산운용 규제를 풀면서 시작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펀드 돌려막기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자전거래 규제를 완화한 것과 관련해선 “‘폰지 사기’와 같은 다단계 사기가 가능했던 가장 큰 이유”라고 비판했다. 금융위도 이러한 의견을 받아들여 지난 4월 사모펀드 제도개선안에 운용사의 자사 펀드 간 자전거래를 평균수탁고의 20%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을 담기도 했다. ●‘운용사 감시’ 제도 내놨지만… 시행까지 먼길 또 감시체계가 없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사모펀드 수탁회사와 판매사,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가 운용사를 감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지난 4월 제도 개선안에 포함됐다. 하지만 자본시장법 개정 사안이라 실제 시행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고위험·고수익… 개인 투자 막아야” 의견도 아울러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 시장에 위험 감수 능력과 감시 능력이 부족한 개인투자자의 투자를 막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사모펀드는 위험 감수 능력과 감시 능력이 있는 투자자가 자기 책임하에 투자해야 하지만 지금은 그 원리가 작동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재현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도 “판매사의 수수료 욕심 등 여러 요인으로 일반 투자자까지 사모펀드에 뛰어드는 상황”이라며 “개인 일반투자자에게는 사모펀드를 아예 판매할 수 없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라임 이어 옵티머스자산운용까지…반복되는 ‘사모펀드 잔혹사’ 왜

    라임 이어 옵티머스자산운용까지…반복되는 ‘사모펀드 잔혹사’ 왜

    라임자산운용에 이어 옵티머스자산운용까지 대규모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반복되면서 투자자 피해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사모펀드 환매 중단은 2015년 규제 완화 이후 금융당국의 부실한 관리·감독, 자산운용사의 도덕적 해이, 판매사들의 수수료 욕심, 저금리 시대의 ‘묻지마 투자’와 같은 구조적 문제가 불러온 결과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만기 상환을 요청한 옵티머스크리에이터 25·26호 펀드는 발행 초기부터 한 대부업체가 발행한 사모사채 등을 일부 자산으로 편입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편입 자산의 95% 이상이 공공기관 매출채권’이라는 자산운용사의 설명과는 전혀 다른 구조인 것이다. 하지만 현행 제도로는 이를 걸러낼 수 없었다. 판매사인 NH투자증권, 수탁은행인 하나은행, 사무수탁회사인 한국예탁결제원은 모두 운용사에 속았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모펀드 규제 완화 이후 관리 감독이 전무한 상황에서 자산운용사들이 우후죽순으로 성장했다”며 “여기에 저금리 시대 다른 금융상품의 판매 부실과 달리 치솟는 사모펀드를 조금이라도 더 팔려는 판매사의 수수료 욕심, 사모펀드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 등이 결합되면서 펀드 자체의 부실한 운용은 가려졌다”고 전했다. 실제로 라임자산운용, 팝펀딩 등도 안전 자산을 기초로 한다는 운용사의 설명과 달리 복잡한 상품구조, 부실 채권 편입, 검증 없는 판매사의 묻지마 판매 등으로 인해 문제가 불거졌다.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은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은 제도적 허점이 불법행위로 돈을 버는 여건을 만들어 주고 있기 때문”이라며 “2015년 금융위원회가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 사모펀드 자산운용 규제를 풀면서 시작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펀드 돌려막기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자전거래 규제를 완화한 것과 관련해선 “‘폰지 사기’와 같은 다단계 사기가 가능했던 가장 큰 이유”라고 비판했다. 금융위도 이러한 의견을 받아들여 지난 4월 사모펀드 제도개선안에 운용사의 자사 펀드 간 자전거래를 평균수탁고의 20%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을 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운용사의 불법적 운용을 막기 위해선 자전거래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감시체계가 없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사모펀드 수탁회사와 판매사,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가 운용사를 감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지난 4월 제도 개선안에 포함됐다. 하지만 자본시장법 개정 사안이라 실제 시행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 시장에 위험 감수 능력과 감시 능력이 부족한 개인투자자의 투자를 막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사모펀드는 위험 감수 능력과 감시 능력이 있는 투자자가 자기 책임하에 투자해야 하지만 지금은 그 원리가 작동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재현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도 “판매사의 수수료 욕심 등 여러 요인으로 일반 투자자까지 사모펀드에 뛰어드는 상황”이라며 “개인 일반투자자에게는 사모펀드를 아예 판매할 수 없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신한금투 “라임펀드 개방형 30%·폐쇄형 70% 보상”

    신한금투 “라임펀드 개방형 30%·폐쇄형 70% 보상”

    신한금융투자가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발생한 고객 손실에 대해 자발적 보상안을 확정했다. 라임 펀드 판매사가 손실 보상에 나선 것은 신영증권에 이어 두 번째다. 신한금투는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고 라임 국내 펀드와 무역금융펀드 개방형의 경우 30%(법인전문투자자 20%), 무역금융펀드 폐쇄형은 70%(법인전문투자자 50%) 보상안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신한금투 관계자는 “무역금융펀드 중 환매가 불가한 폐쇄형 펀드는 투자설명서에 대한 충실한 설명이 필요했음에도 미흡했던 점을 감안해 보상 비율을 다르게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신한금투는 환매 중단된 라임 펀드를 총 3248억원 판매해 19개 판매사 중 2위를 기록했다. 신한금투가 자발적 보상에 나서게 된 것은 금감원 검사 결과 무역금융펀드 관련 부실 은폐와 사기 혐의가 적발됐고 임모 전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본부장이 검찰 수사로 구속되는 등 외부 압박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신한금투가 손실 보상에 나서면서 전체 판매액 1위를 차지한 우리은행(3577억원)과 3위 신한은행(2769억원)도 이에 동참할지 주목된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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