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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성없는 전쟁터’ 영사관… 양자외교 한 축이자 패권경쟁 축소판

    ‘총성없는 전쟁터’ 영사관… 양자외교 한 축이자 패권경쟁 축소판

    ‘G2’(주요 2개국) 미중의 갈등이 ‘영사관 전쟁’으로 한층 격화하고 있다. 양국이 코로나19 책임론, 무역·정보기술(IT) 전쟁에 이어 휴스턴·청두 주재 상대국 영사관 폐쇄 조치로까지 치달으며 1979년 수교 이래 최악의 고비를 맞았다. 대개 영사관 폐쇄는 단교 직전이나 그 과정에서 취해지는 외교 조치라는 점에서 이번 사태의 심각성이 짐작된다. 중국은 27일 오전 10시를 기해 청두 주재 미 총영사관을 개관 35년 만에 완전히 폐쇄했다. 앞서 미 총영사관은 72시간의 시한인 지난 사흘간 화물 트럭 5대를 투입해 짐을 내보냈고, 이날 오전 6시 18분 성조기를 내리며 폐쇄 절차를 사실상 마쳤다. 중국 공안은 아침 일찍부터 주변 도로를 통제하고 외부 접근을 막았다. 중국 외교부 군공사는 이날 정오 “우리는 정문을 통해 들어가 정당하게 접수 절차를 집행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미국에 항의하는 현지 주민 수백명은 건물 앞에 몰려 있다가 공안이 바로 진입하지 않자 “당장 끌어내라”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이날 장면은 양자외교의 한 축이자 패권 다툼의 공간이었던 영사관이 ‘겉은 우아하되 본질은 냉혹한’ 국제외교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 순간이었다. 영사관은 대사관과 더불어 외교 및 재외국민 보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해외 주재국에 설치된 접수국 외교부처 소속 재외공관이다. 1961년 체결된 ‘외교 관계에 관한 빈 협약’에 따라, 각국은 자국의 강제력·위협의 공포 없이 주재 외교관들이 고유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외교 공관에 권한을 부여한다. 주로 주재국 수도에 설치되는 대사관이 주재국과 상대국 정부 간 공식 대화·외교 창구 역할을 한다면, 영사관은 기타 주요 도시에서 해당국 교민을 위한 여권·비자 발급, 자국민 보호, 경제투자 등 민원 업무를 처리한다. 대사관은 국가승인을 해야 설치할 수 있지만, 영사관은 국가승인 없이도 설치할 수 있다. ●中, 61개국 중 1위… 韓 13위로 선진국 대열에 영사관을 포함한 재외공관은 그 나라의 국력과 외교 파워, 상대국과의 관계를 가늠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외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965년 상주대사관 24개, (총)영사관 9개 등 재외공관이 35개에 지나지 않았지만, 지난달 기준 전 세계 191개 수교국 중 상주대사관 115곳, (총)영사관 46곳, 대표부 5곳 등 총 166개 공관으로 55년 만에 5배 가까이 늘어났다. 미국에는 뉴욕, 로스앤젤레스,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시카고, 애틀랜타, 호놀룰루, 휴스턴 등 9곳에 총영사관을 두고 있다. 중국에는 광저우, 상하이, 선양, 시안, 우한, 청두, 칭다오, 홍콩 등 8곳에 총영사관이 있어 미국(6곳)보다도 많다. 아프리카는 수교 48개국 중 18곳에 대사관을 두고 있으며 영사관은 없다. 호주 싱크탱크 로위연구소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글로벌 외교 인덱스’에 따르면 중국이 전 세계에서 운영하는 재외공관 수는 총 276개로, 미국(273개)을 앞지르며 61개국 중 1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13위에 올랐다. 재외공관으로만 따지면 한국의 외교력도 선진국 대열에 든 셈이다. 영사 및 영사관의 신분과 임무, 특권·면제조항은 1963년 채택된 ‘영사관계에 따른 빈 협약’에 따라 대사·대사관에 준해 보장된다. 영사 역시 외교사절로서 불체포, 형사소추 면제의 신체 불가침 특권을 누린다. 접수국 관리는 영사 등의 동의를 얻은 경우, 전염병 방지·화재 등 긴급 조치를 요할 경우를 제외하고 치외법권 지역인 영사관 영내에 들어갈 수 없다. 물론 이를 악용하는 문제도 발생하기 마련이다. 해외 주재 북한 재외공관이 마약밀매와 카지노, 레지던스 등 불법 외화벌이의 전초기지가 되고 있다는 점은 익히 알려져 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러시아에서는 북러 합작회사가 주소를 버젓이 블라디보스토크 북한 영사관으로 등록해 놓는 등 대놓고 불법 영업을 자행하고 있지만, 제재가 쉽지 않다. 이번 미중 갈등처럼 드러났듯 영사관이 면책특권을 이용해 상대국 안보·산업 정보수집에 나서는 은밀한 기지라는 점도 공공연한 사실이다. 일본 시사주간지 슈칸다이슈는 2017년 4월 일본 내 중국 간첩 실태를 전하면서 “도교 중국대사관을 거점으로, 오사카·후쿠오카·나고야 등지 총영사관을 중계지로 해 (중국이) 스파이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폭로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외교 불가침 구역’이라는 점에서 영사관 침입이나 폐쇄는 국제사회 이목을 끌기에도 충분하다. 갈등 관계에 있는 나라나 자치령·소수민족 출신들이 상대국 영사관 월담을 곧잘 시도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특히 영사관 폐쇄는 즉각 단교를 의미하는 대사관 폐쇄보다는 충격이 덜하지만 상징적 측면에서 충분하다는 점에서 헤게모니 경쟁 때마다 흔히 시도돼 왔다. ●습격·추방·폐쇄… 반복되는 ‘오욕의 역사’ 2017년 1월 호주 멜버른의 인도네시아 총영사관에 서파푸아 독립 깃발이 게양된 사건으로 인도네시아 정부가 호주에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서파푸아는 20세기까지 네덜란드, 인도네시아 지배를 연달아 받다가 1971년 분리독립선언 이후 오늘날까지 인도네시아에 무장투쟁을 벌이고 있는 미승인 국가다. 서파푸아 출신 용의자는 2.5m 벽을 넘어 들어가 독립을 상징하는 샛별기를 매달고 도주했는데, 당시 인도네시아 정부는 범인 체포와 처벌, 영사건물의 안전 보장을 강력히 촉구했다. 지난해 11월 이라크의 시아파 이슬람 성지인 카르발라시에서는 반정부 시위대 수십명이 이란 영사관을 습격, 콘크리트담을 기어 넘어 이란 국기를 끌어내리고 자국 국기를 게양하기도 했다. 반정부 시위이지만 적대국 이란에 대한 분노도 겹치면서 영사관을 침범하는 행위를 통해 정부와 이란에 대한 불만을 중첩 표출한 셈이다. 영사관 폐쇄의 가장 극적인 사례는 2018년 러시아와 영미 등 서방세계 사이에서 벌어졌다. 그해 3월 영국에서 러시아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당시 66세)과 딸 율리아(33)가 독극물 암살 미수를 당했는데, 약물이 옛 소련서 개발된 노비촉으로 밝혀지며 배후로 러시아가 지목됐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폴란드 등 유럽국가들이 줄줄이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했고, 이에 동조한 미국도 시애틀 소재 러시아 총영사관을 폐쇄하는 동시에 자국 내 러시아 외교관을 무려 60명 추방하는 강수를 뒀다. 이에 맞서 러시아 역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미국·영국 총영사관을 퇴출하고 동수의 미국 외교관을 추방하는 등 한동안 파장이 지속됐다. 영사관은 국제정치적 역학관계 변화에 따라 운을 달리하기도 했다. 1905년 일본과의 을사조약 체결로 대한제국의 외교권이 박탈되자, 조선땅에 가장 먼저 진출한 서구 열강 프랑스가 공사관을 영사관으로 격하시켰던 비운의 역사도 있다. 1992년 한중 수교 직후 국교가 단절된 타이완도 마찬가지다. 한국과 타이완은 1948년 수교 이후 공산주의에 맞섰던 공통적인 경험으로 인해 우방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북방외교 일환으로 한중이 외교관계를 맺자 타이완은 단교를 선언했다. 그해 8월 24일 마지막 주한 대사였던 진수지가 눈물의 퇴임사와 함께 국기인 청천백일만지홍기를 내리는 것으로 서울 명동 대사관은 영원히 문을 닫았다. 이듬해 7월 양국은 각국 수도에 영사관을 대신하는 대표부를 설치하며 교류를 겨우 재개했지만, 명동 건물에는 주한 중국대사관이 들어섰다. 외교 상황이 반전됐지만 영사관을 다시 열 수 없는 웃지 못할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좌파정권을 이어받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그를 지도자로 인정하지 않는 행보로 관계가 악화된 콜롬비아에 지난해 2월 일방적 단교를 선언하며 영사관을 폐쇄했다. 그러나 경제 실패로 ‘남미의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베네수엘라는 폭증한 자국 이주민들이 콜롬비아에서 출생신고도 못 하고 범죄인 인도에도 애를 먹자, 올 1월 “영사급 관계를 복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다시 손을 내밀었지만 콜롬비아로부터 단칼에 거절당했다. 외교관계가 개설이나 단절은 쉬울지 몰라도 복원은 쉽지 않다는 것을 세계 각국 영사관이 오욕의 역사로 증명하는 셈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우크라 정부군·친러 반군 정전 합의… 6년 전쟁 끝나나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6년 만에 총성이 멈출까.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 무장세력이 27일 0시부터 정전에 들어간다고 AP·로이터통신 등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전화 정상회담에서 휴전을 재확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러시아 측에 붙잡힌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석방도 요구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인 돈바스의 반군 지도자들은 “소속 군에 정전에 관해 설명하고 무기 사용 금지 명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도 “정전에 대비한 준비를 시작하라”고 명령했다고 AP가 전했다. 앞서 지난 22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대표로 구성된 3자 접촉그룹은 원격회의에서 27일부터 포괄적인 정전을 시행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따르면 공격작전과 정찰 임무, 화기 사용과 갖가지 대규모 훈련 등이 모두 금지된다. 우크라이나 대통령궁은 정전이 준수되면 ‘민스크 평화협정’을 실행할 길이 열린다고 기대했다. 민스크 평화협정은 2015년 2월 양국이 교전 중단, 평화 정착 방안에 합의한 내용으로, 프랑스·독일이 중재했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앞서 2014년 3월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이후 러시아 지원을 받는 분리주의 무장세력과 돈바스 지배권을 확보하려는 우크라이나 군의 교전으로 지난 6년간 1만 3000명 이상이 사망한 바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군 개입을 부인하고 있다. 특히 민스크 평화협정에는 우크라이나가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조항이 포함돼 있어 논란이 돼 왔다.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자치권과 자체 선거를 인정한 이후에야 러시아 국경 관할권을 넘겨받도록 한 부분이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유세 과정에서 “국경선 관할권을 먼저 확보한 다음 선거를 인정하겠다”고 주장했지만, 러시아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당국이 오는 10월 실시될 지방선거에서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가 포함된 돈바스 지역을 제외한다고 밝히며 정전협정의 돌파구가 마련됐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밀워키vs샬럿… 유권자 이목 쏠린 전대 장소

    밀워키vs샬럿… 유권자 이목 쏠린 전대 장소

    미국 대선을 100일 앞두고 세간의 이목은 양당의 대통령·부통령 후보가 공식 지명되는 다음달 전당대회에 쏠린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32년 만에 승리를 빼앗겼던 위스콘신주 밀워키를, 공화당은 코로나19와 관련해 더이상의 실수를 막으려는 듯 플로리다 잭슨빌의 대규모 행사 대신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을 낙점했다. 민주당은 공화당 우세 지역인 선벨트(남부지역)의 텍사스 휴스턴과 플로리다 마이애미 등을 두고 고민하다 다음달 17~20일 위스콘신 밀워키 개최를 일찌감치 결정했다. 우세 지역부터 꼼꼼히 표심을 다져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위스콘신주는 6대 경합주 중 하나지만 공화당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한 건 1984년이 마지막이었다. 지난 대선에서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낙승이 예상됐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곳에서 47.22% 대 46.45%로 극적 승리를 거두며 대권 가도의 발판을 마련했다. 공화당은 막판까지 다음달 24~27일 플로리다 잭슨빌 전당대회를 염두에 뒀지만, 지난 23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브리핑에서 코로나19로 취소를 선언하고 당초 후보지였던 샬럿으로 선회했다.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는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가 이겼지만, 유독 샬럿에선 힐러리 후보가 득표율 60%로 승리했다. 민주당이 승리를 거둔 경합 지역에서 공화당 세몰이를 시작하겠다는 계산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민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샬럿 행사에서 2만 5000명이 모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해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이 소규모로 치러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흡한 코로나19 대응으로 떠나간 민심을 방역 최우선 기조를 통해 다시 잡아 보겠다는 의미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미중 휴스턴·청두 총영사관 폐쇄 강대강…수교 이래 최악 위기

    미중 휴스턴·청두 총영사관 폐쇄 강대강…수교 이래 최악 위기

    미국 휴스턴 총영사관 폐쇄 조치에 맞선 중국이 24일(현지시간) 자국 내 쓰촨성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 폐쇄를 요청하며 반격에 나섰다. 미중 양국이 상대국 영사관 폐쇄라는 외교상 가장 수위높은 조치를 맞받아 취하면서 양국 갈등은 1979년 수교 이래 최악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AP 등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이날 주중 미국대사관에 “중국은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의 설립과 운영 허가를 철회한다”며 “청두 총영사관의 모든 업무와 활동을 중지해야 한다”고 통지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 직원들이 신분에 맞지 않은 활동을 하면서 중국 내정에 간섭하고 중국의 안보 이익을 해쳤다”고 비난했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의 이번 조치는 미국의 비이성적인 행위에 대한 정당하고, 필요한 대응”이라며 “이는 국제법과 국제관계 기본준칙, 외교 관례에도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1일 미국이 돌연 중국의 휴스턴 총영사관 폐쇄를 통지한 점을 언급하며 “이는 국제법과 국제관계 기본 준칙, 양국 영사조약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며 중미관계를 심각히 훼손한 것”이라고도 비난했다.영사관 폐쇄 기한은 미국이 휴스턴 총영사관에 취한 것과 마찬가지로 72시간 내이다. 오는 27일 오전 10시가 된다. 중국 외교부는 “모든 책임은 미국에 있다”며 “미국이 즉시 잘못된 관련 조치를 철회하고, 양국 관계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조건을 만들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상해와 광저우, 선양, 우한 및 홍콩에 영사관을 두고 있는데, 중국은 그 중 상징성이 있으면서도 타격이 상대적으로 덜한 청두를 폐쇄 대상으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1985년 문 연 청두 총영사관은 소수민족 인권문제로 미국이 관심을 두고 있는 티베트 지역을 관할한다. 앞서 전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역시 중국 정부가 맞대응으로 청두 주재 총영사관을 폐쇄할 움직임이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미중 양국이 정치,경제적으로 실효적 충격은 덜한 곳들을 영사관 폐쇄 대상으로 골랐지만, 치외 법권 영역인 영사관을 서로 폐쇄하는 강공을 맞받아 취했다는 점에서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양국 모두 상대국이 개인·산업 정보 침탈, 내정간섭 등 상대국 안보 이익에 위해가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휴스턴 총영사관이 현지 의약사, 정보기술 회사들로부터 개인정보 등을 훔쳤다고 보고 있고, 중국 역시 청두 총영사관이 인권 문제 등 내정 간섭을 했다고 주장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전날 “휴스턴 총영사관은 스파이 활동과 지식재산권 절도의 중심지”라며 “중국은 우리의 소중한 지식재산과 사업 기밀을 훔쳤다. 이는 미국 전역에서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희생시키는 것”이라고 정면 겨냥했다. 그러나 이날 카이웨이 휴스턴 총영사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추가 통지가 있을 때까지 영사관을 계속 운영하겠다고 밝히는 등 미국 요구를 불수용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맞불놓은 중국, 청두 미 영사관 폐쇄 명령…“모든 책임은 미국” (종합)

    맞불놓은 중국, 청두 미 영사관 폐쇄 명령…“모든 책임은 미국” (종합)

    미국 휴스턴 총영사관 폐쇄 조치에 맞선 중국이 24일 자국 내 쓰촨성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 폐쇄를 요청하며 반격에 나섰다. AP 등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이날 주중 미국대사관에 “중국은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의 설립과 운영 허가를 철회한다”며 “청두 총영사관의 모든 업무와 활동을 중지해야 한다”고 통지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이번 조치는 미국의 비이성적인 행위에 대한 정당하고, 필요한 대응”이라며 “이는 국제법과 국제관계 기본준칙, 외교 관례에도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는 앞서 지난 21일 미국이 돌연 중국의 휴스턴 총영사관 폐쇄를 통지한 점을 언급하며 “이는 국제법과 국제관계 기본 준칙, 양국 영사조약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며 중미관계를 심각히 훼손한 것”이라고 비난했다.특히 “중국은 중미가 현재 상황을 맞이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며 “모든 책임은 미국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이 즉시 잘못된 관련 조치를 철회하고, 양국관계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조건을 만들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미국은 상해와 광저우,선양,우한 및 홍콩에 영사관을 두고 있는데, 중국은 그 중 상징성이 있으면서도 타격이 상대적으로 덜한 청두를 폐쇄 대상으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날 “중국 정부가 남서부 지역에 있는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을 폐쇄할 움직임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1985년 문을 연 청두 총영사관은 1985년 문을 열었으며, 미국이 인권 문제로 인해 관심이 지대한 중국 내 티베트 지역을 관할한다. 미중 양국이 상대국 영사관 폐쇄라는 외교상 가장 수위높은 조치를 맞받아 취하면서 양국 갈등은 1979년 수교 이래 최악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미국은 폐쇄 조치를 취한 중국의 휴스턴 총영사관이 텍사스A&M 메디컬 시스템 등 현지 의약사, 정보기술회사들로부터 개인정보를 훔치는 등 미국안보에 위해를 가했다고 보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전날 “휴스턴 총영사관은 스파이 활동과 지식재산권 절도의 중심지”라며 “중국은 우리의 소중한 지식재산과 사업 기밀을 훔쳤다. 이는 미국 전역에서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희생시키는 것”이라고 정면 겨냥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세월호 운영사 공금횡령’ 의혹 유병언 차남 뉴욕서 체포 (종합)

    ‘세월호 운영사 공금횡령’ 의혹 유병언 차남 뉴욕서 체포 (종합)

    사망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차남 유혁기(48)씨가 미국 뉴욕에서 체포됐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미 법무부 대변인은 세월호 운영 선박회사에 대한 횡령 혐의를 받는 유씨를 전날 뉴욕 웨스트체스터 카운티의 자택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유씨는 고 유병언 회장의 2남2녀 자녀 중 한국검찰이 유일하게 신병을 확보하지 못했던 인물이다. 한국이 미국에 제출한 범죄인 송환 요청에 따라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웨체스터 카운티 자택에서 체포될 당시 유씨는 순순히 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는 세월호 운영사인 세모그룹의 공금 등 559억원 규모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2014년 말 한국 검찰의 출석에 불응하고 미국에서 잠적해 한국 법무부가 미국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고 그에 따라 체포가 이뤄졌다.미국 영주권자인 그는 케이스 유(Keith H Yoo)라는 영어 이름을 써왔으며, 유 전 회장의 종교적·사업적 후계자로 알려졌다. 한국 법원은 지난 1월 세월호 참사 관련해 국가가 집행한 비용의 70%인 1700억원을 유 전 회장의 자녀 4명 중 상속을 포기한 장남 대균씨를 제외한 3명이 부담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4년 당시 예금보험공사(KDIC)가 재산몰수 소송을 걸자 유씨는 미국의 대형로펌 변호사를 선임한 바 있다.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 6월 유 전 회장은 수사당국 추적을 피해 도주하다 전남 순천 야산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장남 대균씨는 국내 도피 중 체포돼 징역 2년형을 선고받고 2018년 석방됐다. 장녀 섬나씨는 2017년 프랑스에서 체포돼 국내 송환된 뒤 횡령 등 혐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은 뒤 복역 중이다. 차녀 상나씨는 별다른 범죄 혐의가 입증되지 않아 기소되지 않았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의사당 위인 동상 철거 수순… 美하원서 찬성 305표로 통과

    인종차별의 상징인 미국 남부연합 위인들의 동상이 국회의사당에서도 철거 수순을 밟게 됐다. 미 하원은 22일(현지시간)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을 위해 자발적으로 복무했던 위인들의 동상 철거를 요구하는 법안을 찬성 305대 반대 113으로 통과시켰다고 USA투데이 등 미 언론들이 전했다. 민주당 의원 전원이 찬성했으며 공화당 소속 72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무소속인 미시간주 저스틴 애머시 의원도 찬성했다. 미국 50개주는 각 주 출신의 대표적 위인 2명의 동상을 국회의사당 내 국립 통계관에 기증하고 있는데, 법안은 이들 중 인종차별 논란이 된 동상들을 철거하고 새 인물로 교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존 C 캘훈 전 부통령, 찰스 B 에이콕 전 주지사, 존 C 클라크 전 의원 등 노예제와 인종차별을 옹호한 인물들의 이름을 짚어서 명시했다. 또 1857년 ‘노예는 시민이 아니며 고소권이 없다’고 선언한 악명 높은 ‘드레드 스콧 판결문’을 쓴 로저 토니 전 대법원장의 흉상을 철거하는 내용도 담았다. 의사당의 대법원 회의실 안에 자리잡고 있는 이 흉상은 대신 미국 최초의 흑인 연방 대법관인 서굿 마셜로 대체될 예정이다. 법안을 발의한 스테니 호이어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는 앞서 기자회견에서 “동상 철거는 원칙과 신념의 행동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법안이 아직 완결 단계에 이른 것은 아니다.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까지 통과돼야 하는데,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법안 처리에 주저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환경운동가 툰베리, 14억 상금 전액 기부

    환경운동가 툰베리, 14억 상금 전액 기부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상금 100만 유로(약 13억 8000만원)를 전액 기증하기로 했다. BBC는 21일(현지시간) 걸벤키언 인도주의상 수상자로 선정된 툰베리가 이런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 상은 포르투갈의 칼루스테 걸벤키언 재단이 매년 기후변화 문제에 공헌한 개인·단체에 수여하며 상금은 100만 유로다. 재단 측은 올해 17세인 툰베리를 “이 시대의 가장 주목할만한 인물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툰베리는 “모든 상금을 최대한 신속하게 기후와 환경 위기에 대응하는 자선 프로젝트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소년 환경 운동의 상징적 인물인 툰베리는 지난 2018년 학교를 결석하고 스웨덴 국회 앞에서 지구 온난화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여 전세계적인 이목을 끌었다. 이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해 툰베리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고, 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올랐다. 올해 1월 다보스포럼에 초청됐을 당시에는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56살의 나이 차이가 무색한 ‘트위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100년 전 피임권 외친 여성운동가, 이름 퇴출되는 까닭은

    100년 전 피임권 외친 여성운동가, 이름 퇴출되는 까닭은

     100여년 전 여성의 피임권을 외치고 산아제한 운동을 활발히 벌인 선구적 여성 운동가인 마거릿 생어도 ‘인종주의 철폐‘ 재평가 바람 속에 역사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처했다.  뉴욕타임스는 20일(현지시간) 가족계획연맹 뉴욕지부가 뉴욕 맨해튼 보건소에서 그녀의 이름을 지우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또한 지부 사무실이 있는 뉴욕 블리커가에 20년이 넘도록 그녀의 이름을 따 붙여진 도로 표지판 역시 바꾸는 조치를 시 관계자들과 논의하고 있다. 단체 측은 성명에서 “그녀의 이름을 건물에서 지우는 조치는 산아제한이 장애인과 이민자, 빈민, 유색인종 등 일부 집단에 끼친 역사적 피해를 인정하기 위해 진작에 취했어야 할 조치”라고 밝혔다.  생어는 1916년 미국 최초의 산아제한 진료소를 연 간호사 출신 여성운동가로, 오랫동안 선구적 페미니스트의 아이콘으로 기념돼 왔다. 브루클린 빈민가에서 간호사로 일하며 이민자 출신 빈민 여성들이 원치 않는 임신, 낙태로 죽음까지 맞이하는 피폐한 현실에 충격을 받은 생어는 피임을 거론하는 것조차 금기시했던 당시 풍조에 맞서 산아제한 운동을 펼치고 피임약 대중화를 이끌었다. 산아제한 진료소를 연 죄로 투옥되기도 했던 그는 1953년 국제 가족계획연맹 탄생의 산파 역할을 했다. 미국에서 ‘산아제한’ 용어를 정착시킨 것도 생어이다. 하지만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외친 페미니스트로 대접받아온 생어는 최근 ‘선택적 생식으로 인류를 개선한다’는 명목의 우생학을 지원했다는 비판과 퇴출 운동에 휩싸였다. 그는 1937년 미국 정부 최초의 산아제한 프로그램인 ‘니그로 프로젝트’를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실행했는데, 조직적으로 흑인 낙태를 겨냥했던 것으로 비판받고 있다. 미국을 강타한 인종차별 철폐 시위와 맞물린 셈인데, 찬반양론도 엇갈린다.  앞서 미국 가족계획연맹은 2016년 보고서에서 ‘생어가 장애인 불임시술을 지지하고, 문맹, 빈민, 실업자, 범죄자, 매춘부, 마약상의 집단 수용을 지지했다’고 비난하면서도 ‘빈민과 이민자 지역사회가 산아제한에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상반된 평가를 내놨다. 그가 1930~1940년대 흑인 지도자들과 함께한 업적을 들어 그를 옹호하기도 했다.  그러나 연맹 측은 최근 기존 입장을 많이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연맹 대변인은 성명에서 “지난 1세기 이상 존재해 온 다른 많은 단체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단체도 역사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싱크탱크인 루즈벨트 연구소 선임연구원이자 생어 전기를 쓴 엘렌 체슬러는 “나라가 엄청난 사회변화를 겪는 가운데 생어의 업적이 역사적 맥락에서 잘못 해석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체슬러에 따르면 생어는 ‘흑인·이민자도 더 나은 삶을 살 권리가 있다’는 측면에서 산아제한 운동을 펼쳤고, ‘백인 중산층 가정이 다른 가정보다 아이를 많이 낳아야 한다’는 일부 우생학자들의 믿음을 거부했다는 주장이다. 특히 그녀는 ‘가족 규모가 작을수록 아이들의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다’고 믿었다고 한다.  체슬러는 “생어가 전국유색인종협회(NAACP) 창립자인 흑인운동 지도자 W.E.B. 두보이스와도 친분이 있었다”며 “그녀의 (산아제한) 동기는 오히려 인종차별의 반대”였다고 주장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퇴출 결정을 낙태반대 보수주의자인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텍사스), 벤 카슨 미국 주택도시개발부 장관 같은 인물들이 환영하는 상황마저 낳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코로나에 ‘500년 전통’ 런던탑 근위병 정리해고

    코로나에 ‘500년 전통’ 런던탑 근위병 정리해고

    50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영국 런던탑의 근위병(Beefeater)들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여파를 피해 가진 못했다. 코로나로 인한 방문객 수 급감 탓에 런던탑 근위병이 창설 이후 처음으로 정리해고에 들어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워싱턴포스트 등이 20일(현지시간) 전했다. 영국 명소를 관리감독하는 자선단체 히스토릭로열팰리시스(HRP)는 올해 약 9800만 파운드(약 1487억원) 적자로 인해 37명의 근위병 중 2명이 이미 자발적 정리해고를 신청했고 추가 감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RP는 당초 올해 수익을 약 1억 1000만 파운드로 예상했지만, 1200만 파운드로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자발적인 정리해고 프로그램에 들어간 이 단체는 무급휴가, 채용동결에 이어 이달부터 오는 10월까지 20%의 임금 삭감 조치를 취했다. 런던탑은 매년 300만명이 방문하는 런던의 주요 명소로, 앞서 넉 달여간 폐쇄된 이후 지난 10일 재개장했지만 일일 관광객 1000명까지만 받고 있다. HRP 소속 근위병의 제반 비용은 정부나 왕실 기부 없이 온전히 이 단체 부담으로, 수입의 80%를 방문객 기부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특히 봉쇄령이 내려진 동안 정부로부터 구체적인 재정 지원이 없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500년 역사도 코로나 못피해’, 해고 위기 맞은 런던탑 경비병들

    ‘500년 역사도 코로나 못피해’, 해고 위기 맞은 런던탑 경비병들

    50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영국 런던탑의 경비병(Beefeaters)들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여파를 피해가진 못했다. 코로나로 인한 방문객 수 급감 탓에 런던탑 경비대가 창설 이후 처음으로 정리해고에 들어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워싱턴포스트 등이 20일(현지시간) 전했다. 영국 명소를 관리감독하는 자선단체 히스토릭로열팰리시스(HRP)는 올해 약 9800만 파운드 적자로 인해 37명의 경비병 중 2명이 이미 자발적 정리해고를 신청했고 추가 감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RP는 당초 올해 약 1억 1000만 파운드의 수익을 예상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1200만 파운드의 수익을 간신히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자발적인 정리해고 프로그램에 들어간 이 단체는 무급휴가, 채용동결에 이어 이달부터 오는 10월까지 20%의 임금 삭감 조치를 취했다. 지난해 경비병 임금으로 5000만 파운드를 지출했지만, 올해는 3000만 파운드로 낮출 예정이다.런던탑은 매년 300만명이 방문하는 런던의 주요 명소로, 예년 여름 하루 1만 5000여명이 다녀갔지만 최근엔 하루 800여명을 간신히 채우는 수준이다. 앞서 넉 달 여간 폐쇄된 이후 지난 10일 재개장했지만, 1일 관광객은 1000명까지만 받고 있다. HRP 소속 경비병들은 런던탑 뿐 아니라 북아일랜드 힐즈보로 성, 햄튼 코트, 켄싱턴 궁전, 큐 팰리스 등에서도 근무하고 있다. 그러나 경비병의 제반 비용은 정부나 왕실 기부 없이 온전히 이 단체 부담으로, 수입의 80%를 방문객 기부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정부로부터 구체적인 재정지원이 없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런던탑 경비병이 되기 위해서는 최소 22년 이상의 군 복무 경력이 필요하며, 이들은 실제로 탑에서 살며 관광객 안내 업무를 한다. 붉은색, 금색, 남색이 어우러진 화려한 유니폼으로 상징되는 이들은 엘리자베스 여왕 대관식 때 사용됐던 보석 박힌 왕관 및 2300여점의 수집품을 경비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단순한 직업 이상으로 역사의 상징이자 자부심을 갖고 임했던 이들의 일자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여론도 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美 대선출마 선언한 ‘악동’ 칸예 웨스트, 캐스팅보트로 부상하나

    美 대선출마 선언한 ‘악동’ 칸예 웨스트, 캐스팅보트로 부상하나

    ‘민주당이 흑인에 뭐 해줬나’ 불만 대변 제3후보로 11월 대선 ‘캐스팅 보트’ 역할 ‘조울증으로 충동 출마’ 지적도 첫 유세서 ‘아기 낳으면 100만 달러’ 공약 좌충우돌하는 미국의 억만장자 흑인 래퍼 칸예 웨스트가 올해 대선을 과연 끝까지 완주할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다 지난 4일 돌연 무소속 대선 출마를 선언한 웨스트가 쓸어갈 표심이 ‘의외로 의미가 클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0일 분석했다. 트럼프처럼 뻔뻔하고 무모한 캐릭터이지만 유권자와 주요 언론, 소셜 미디어의 주목도가 높은 웨스트가 수십년 간 민주당에 실망해 온 흑인 유권자들의 속마음을 대변하는 상황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제3지대 후보인 웨스트가 오는 11월 대선에서 당선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지만, ‘누가 당선되느냐’를 가를 수 있는 변수가 충분히 되고도 남는다는 얘기다. 여론 조사 전문가 테런스 우드버리는 “웨스트가 올해 대선에서 그저 대선 출마를 선언한 괴짜 연예인이 아니라,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치 리서치 업체 히트 스트래티지스 역시 “웨스트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우리가 그래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고 거들었다. 그는 그래미상을 수상한 음악 천재이자 TV스타 킴 카다시안의 남편으로 유명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구호가 박힌 모자를 쓰고 다닐 정도로 트럼프의 열혈 지지자였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트럼프 지지를 철회한 웨스트는 지난 4일 트위터에 “이제 미국의 약속을 실현해야 한다”는 글을 올리며 2020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러나 그가 대선 행보를 계속 이어갈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여론이 많다. 이미 여러 주에서는 대선 투표용지에 이름이 인쇄될 기한이 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5일 웨스트는 오클라호마주의 투표용지에 자신의 이름이 포함되도록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관련 서류를 제출하는 등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19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가진 첫 공개 유세에서는 “아기를 낳는 모든 사람은 100만 달러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도 약속했다. 그의 행보가 진짜인지 아니면 단순히 연예활동 홍보수단인지 헷갈려 하는 유권자가 많은 가운데, 영국에 본사를 둔 레드필드&윌튼 스트래티지스는 지난 14일 웨스트의 이름이 포함된 최초의 미국 전국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는 유권자 2000명 중 2%가 웨스트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레드필드 측은 “충격을 가져올 수 있는 모든 변수를 측정한다”고 밝혔다. 여론조사기관들이 민주·공화 양당 후보가 아닌 제3지대 후보인 웨스트에게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잇따른 여론조사에선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두자릿수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는 수치가 나오고 있지만, 웨스트가 완주한다면 실제 대선결과는 정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우드베리는 “이것은 웨스트의 정치적 메시지”라며 “(민주당이) 흑인들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나라에는 정치인을 신뢰하는 것보다 카니예 웨스트를 더 신뢰하는 젊은이들이 있다“고 말했다. 한 흑인 남성은 “우리 엄마는 민주당을, 아버지·할머니·할아버지도 50년 동안 민주당을 찍었다. 그런데 내가 도대체 왜 민주당에 계속 투표하겠는가“라고 토로했다. 이런 흑인들의 속마음을 웨스트가 공개석상에서 똑같이 표출하고 대변하면서 민주당 표를 유의미하게 잠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 ‘글로벌 셀럽’인 그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어 보인다. 음악·패션 거물인 그의 노래를 수백만명이 듣고, 그가 협업한 신발을 사고, 그의 트윗을 팔로우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웨스트가 굳이 수백만 표를 얻을 필요도 없다. 예컨대 경합주인 미시건주에서 그가 1만 1000표만 얻으면 승리하는 당 색깔이 뒤바뀔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 2000년 대선에서 녹색당 랄프 네이더 후보는 최대 격전지 플로리다에서 앨 고어 민주당 후보 표를 잠식,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 당선에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2016년 대선에서도 녹색당 질 스타인 후보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대선가도에 골칫거리가 됐고, 1992년 무소속 돌풍을 일으킨 억만장자 로스 페로도 빌 클린턴 대통령 당선에 공을 세웠다. 이들 중 누구도 백악관에 입성하진 못했지만 대선 후보 당락에는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만델라, 아프리카 청년들에 영향력 1위

    만델라, 아프리카 청년들에 영향력 1위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아프리카 젊은이들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혔다. 그가 2013년 타계한 지 7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아프리카 청년들에게 추앙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 본부를 둔 이치코위츠 가족 재단이 만델라의 생일인 이날을 맞아 공개한 청년 대상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5%는 만델라가 그 어떤 사람보다 아프리카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다. 2위인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12%로 1·2위 간 격차가 현격했다. 뒤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각각 6%,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5%, 제이컵 주마 전 남아공 대통령 2% 순이었다. 특히 응답자의 86%는 ‘만델라가 남긴 자유·인권을 위한 투쟁의 가치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의미하다’고 답했다. 루즈코 코티 넬슨만델라재단 대변인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전 세계적으로 총체적인 불평등을 노출시켰다”며 “불평등에 대한 만델라의 저항은 아프리카인들이 급증하는 코로나19와 싸우는 데 도움을 준다”며 조사 결과를 반겼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미래 기술 선점하라” G2 메가시티 ‘열전’

    “미래 기술 선점하라” G2 메가시티 ‘열전’

    최근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으로 촉발된 미국의 ‘중국 때리기’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를 끝내는 행정명령과 홍콩보안법 관련자들과 거래하는 은행을 제재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무역전쟁에서 시작된 갈등에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신장위구르 인권 탄압, 대만 독립 문제까지 더해져 이제 양국 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양국이 ‘신냉전’에 돌입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두 나라의 혁신을 주도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와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는 미래 기술을 선점하고자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미 두 도시는 오래전부터 ‘열전’에 돌입했다. 전 세계를 이끄는 두 메가시티의 현황을 살펴봤다.■혁신 테스트베드 된 美 샌프란시스코 ‘나스닥지수 1만 돌파를 이끈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220조원) 클럽 4곳의 본거지’ ‘공유경제부터 인공지능(AI), 자율주행까지 미래산업의 요람’. ‘실리콘밸리’로 대표되는 미국 서부의 메가시티 샌프란시스코를 수식하는 매력적인 키워드들이다. 알다시피 샌프란시스코는 도시 전체가 하나의 혁신 테스트베드(시험장)다. 도시 곳곳을 누비는 자율주행 차량이나 배달용 무인 로봇이 여기서는 낯선 모습이 아니다.캘리포니아의 건조한 기후와 사막 지역의 저렴한 지대(地代), 스탠퍼드·버클리 등이 배출하는 우수한 인재가 결합해 반도체 산업이 꽃핀 실리콘밸리가 전 세계 정보기술(IT)의 메카로 떠오른 건 1970년대다. 애플과 인텔의 성공신화는 50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두뇌와 자본을 잘 버무리는 샌프란시스코의 창업 시스템은 이스라엘과 핀란드, 아일랜드, 한국 등이 꾸준히 벤치마킹하는 모델이다. 그러나 이곳의 창의성과 파급력은 어느 국가나 도시도 따라오지 못한다. 샌프란시스코의 4차 산업혁명 역량은 미국을 거세게 추격하는 중국을 압도할 강력한 무기이기도 하다. 실리콘밸리는 1990년대 ‘닷컴 열풍’으로 넷스케이프와 야후, 시스코시스템 등 인터넷 관련 기업들이 대거 쏟아져 소프트웨어(SW) 스타트업들의 성지가 됐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기술주 거품이 꺼지고 나스닥 지수도 폭락해 일각에서는 “실리콘밸리는 운명이 다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도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실리콘밸리의 실험은 이어졌다. 구글이 새로운 방식의 검색 엔진을 들고 나와 세상을 놀라게 했고 애플도 MP3플레이어 ‘아이팟’을 출시해 재기에 성공했다. 페이스북(2003)과 유튜브(2005), 트위터(2006), 우버·에어비앤비(2008)가 모두 실리콘밸리에서 탄생했다. 지금 샌프란시스코는 5세대(5G) 통신망을 기반으로 공유경제와 자율주행, AI 등 전방위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성공 비결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창업 도전자가 실패해도 재기할 수 있게 기회를 주는 투자 문화와 명시적으로 금지한 것 외에는 모든 것을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 혁신의 주도권을 시장에 맡기고 업계의 성장을 방해하지 않는 정부의 노력이 그것이다. 덕분에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주가가 급등해 ‘표정관리’ 중이다. 비대면 기술과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폭발해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5개사의 시가총액은 올해 초 5조 230억 달러에서 지난달 말 6조 700억 달러로 20% 넘게 늘었다. 실리콘밸리의 전기차 스타트업 테슬라도 80년 역사의 도요타를 제치고 시가총액 기준 세계 1위 자동차 회사로 올라섰다. 이들 기업의 선전으로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도 1971년 출범 이후 49년 만에 1만선을 돌파했다. 샌프란시스코는 변화의 속도 또한 엄청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곳의 4대 기술주는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이었지만 요즘은 ‘MAGA’(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구글·애플)로 대체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에서 수십년째 ‘4대 그룹’(삼성·SK·LG·현대차) 구도가 이어지는 것과 대비된다. 이들 MAGA 기업은 모두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넘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대륙의 4차 산업혁명 이끄는 中 선전 미국에서 샌프란시스코가 혁신을 이끈다면 중국에서는 선전이 그 역할을 맡고 있다. 광둥성 광저우와 홍콩 사이에 있는 선전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인구 30만명의 작은 어촌 마을이었다. 하지만 1979년 ‘개혁개방 설계사’ 덩샤오핑(1904∼1997)이 이곳을 경제특구로 지정하면서 운명이 바뀌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홍콩과 마카오 자본으로 경공업 공장을 운영하던 선전은 2000년대부터 미국의 전자산업 하청기지로 두각을 나타냈다. 이렇게 습득한 선진 기술을 토대로 최근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시대의 흐름을 이끄는 업종을 지속적으로 발굴한 덕분에 중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가 됐다. 1980년 선전의 국내총생산(GDP)은 1억 5000만 위안(당시 환율 기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2조 6900억 위안(약 460조원)으로 200배 가까이 늘었다. 선전의 경제 규모는 핀란드나 그리스 등 어지간한 유럽 국가보다 크다. 2018년에는 홍콩도 넘어섰다.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위챗’을 운영하는 텅쉰(텐센트)과 중국 1, 2위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중싱통신(ZTE), 세계 최대 드론 제조업체 다장(DJI), 세계적 투자자 워런 버핏이 지분을 인수해 유명해진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 등이 여기에 본사를 두고 있다.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행사인 ‘국제전자제품전시회’(CES)에 참가하는 중국 업체 1300여개 가운데 절반 이상이 선전에 자리잡은 기업들이다. 지금 이곳의 대표 기업은 단연 텐센트다. 세계 최대 게임 콘텐츠 회사이자 중국 최대 SNS 회사로 코로나19 사태에도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클라우드 서비스 등 미래 산업 전 분야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클래시 오브 클랜’, ‘브롤스타즈’를 만든 게임회사 슈퍼셀(핀란드)과 세계 1위 e스포츠인 ‘리그 오브 레전드’를 개발한 라이엇게임즈(미국)가 텐센트 소유다.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와 국내 대표 SNS 업체 카카오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텐센트의 시가총액은 7000억 달러 정도로 알리바바와 함께 ‘글로벌 톱10’을 지키고 있다. 최근에는 정보기술(IT)을 총동원해 에너지·운송·물류 효율을 극대화한 신도시 ‘넷시티’를 건설하겠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선전은 ‘창업 용광로’로도 유명하다. 우리나라 용산 전자상가의 20배가량 되는 화창베이 단지에는 전자제품 생산에 필요한 모든 재료와 부품이 구비돼 전 세계 스타트업들이 이곳으로 모여든다. 구글과 애플도 여기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설치했다. 선전의 성공신화는 ‘가능한 한 모든 것을 허용한다’는 중국 정부의 육성 철학과 14억 인구의 거대한 시장을 정복하려는 담대한 도전자를 키우는 중국 대기업들의 지원 문화가 만든 합작품이다. 텐센트의 도움으로 초고속 성장 중인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는 알리바바, 징둥 같은 ‘넘사벽’(아무리 노력해도 따라잡을 수 없는 상대)을 상대로 “산에 호랑이가 있어도 우리는 산에 오른다”며 도전장을 냈다. 세계 최초로 폴더블 스마트폰을 발표한 선전의 유니콘 기업 ‘로율’ 역시 스마트폰 절대강자인 삼성전자·화웨이 앞에서 “미래를 예측하지 말고 창조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미래 기술 선점하라” G2 메가시티 ‘열전’

    “미래 기술 선점하라” G2 메가시티 ‘열전’

    최근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으로 촉발된 미국의 ‘중국 때리기’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를 끝내는 행정명령과 홍콩보안법 관련자들과 거래하는 은행을 제재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무역전쟁에서 시작된 갈등에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신장위구르 인권 탄압, 대만 독립 문제까지 더해져 이제 양국 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양국이 ‘신냉전’에 돌입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두 나라의 혁신을 주도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와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는 미래 기술을 선점하고자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미 두 도시는 오래전부터 ‘열전’에 돌입했다. 전 세계를 이끄는 두 메가시티의 현황을 살펴봤다.【 혁신 테스트베드 된 美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로 대표… 미래 산업의 요람 네거티브 규제·민간주도·패자부활 문화 구글 검색엔진·애플 아이팟… 재기 성공 AI 등 5G통신망 기반 전방위 영토확장 ‘FANG→MAGA’ 4대 기술주 변화 눈길 비대면 기술 폭발로 5개社 시총 6조 달러‘나스닥지수 1만 돌파를 이끈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220조원) 클럽 4곳의 본거지’ ‘공유경제부터 인공지능(AI), 자율주행까지 미래산업의 요람’. ‘실리콘밸리’로 대표되는 미국 서부의 메가시티 샌프란시스코를 수식하는 매력적인 키워드들이다. 알다시피 샌프란시스코는 도시 전체가 하나의 혁신 테스트베드(시험장)다. 도시 곳곳을 누비는 자율주행 차량이나 배달용 무인 로봇이 여기서는 낯선 모습이 아니다. 캘리포니아의 건조한 기후와 사막 지역의 저렴한 지대(地代), 스탠퍼드·버클리 등이 배출하는 우수한 인재가 결합해 반도체 산업이 꽃핀 실리콘밸리가 전 세계 정보기술(IT)의 메카로 떠오른 건 1970년대다. 애플과 인텔의 성공신화는 50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두뇌와 자본을 잘 버무리는 샌프란시스코의 창업 시스템은 이스라엘과 핀란드, 아일랜드, 한국 등이 꾸준히 벤치마킹하는 모델이다. 그러나 이곳의 창의성과 파급력은 어느 국가나 도시도 따라오지 못한다. 샌프란시스코의 4차 산업혁명 역량은 미국을 거세게 추격하는 중국을 압도할 강력한 무기이기도 하다. 실리콘밸리는 1990년대 ‘닷컴 열풍’으로 넷스케이프와 야후, 시스코시스템 등 인터넷 관련 기업들이 대거 쏟아져 소프트웨어(SW) 스타트업들의 성지가 됐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기술주 거품이 꺼지고 나스닥 지수도 폭락해 일각에서는 “실리콘밸리는 운명이 다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도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실리콘밸리의 실험은 이어졌다. 구글이 새로운 방식의 검색 엔진을 들고 나와 세상을 놀라게 했고 애플도 MP3플레이어 ‘아이팟’을 출시해 재기에 성공했다. 페이스북(2003)과 유튜브(2005), 트위터(2006), 우버·에어비앤비(2008)가 모두 실리콘밸리에서 탄생했다. 지금 샌프란시스코는 5세대(5G) 통신망을 기반으로 공유경제와 자율주행, AI 등 전방위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성공 비결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창업 도전자가 실패해도 재기할 수 있게 기회를 주는 투자 문화와 명시적으로 금지한 것 외에는 모든 것을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 혁신의 주도권을 시장에 맡기고 업계의 성장을 방해하지 않는 정부의 노력이 그것이다. 덕분에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주가가 급등해 ‘표정관리’ 중이다. 비대면 기술과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폭발해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5개사의 시가총액은 올해 초 5조 230억 달러에서 지난달 말 6조 700억 달러로 20% 넘게 늘었다. 실리콘밸리의 전기차 스타트업 테슬라도 80년 역사의 도요타를 제치고 시가총액 기준 세계 1위 자동차 회사로 올라섰다. 이들 기업의 선전으로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도 1971년 출범 이후 49년 만에 1만선을 돌파했다. 샌프란시스코는 변화의 속도 또한 엄청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곳의 4대 기술주는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이었지만 요즘은 ‘MAGA’(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구글·애플)로 대체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에서 수십년째 ‘4대 그룹’(삼성·SK·LG·현대차) 구도가 이어지는 것과 대비된다. 이들 MAGA 기업은 모두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넘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대륙의 4차 산업혁명 이끄는 中 선전】 작은 어촌마을, 경제특구 지정 후 급성장 2000년대 美 전자산업 하청기지로 두각 작년 GDP 460조원… 20년새 200배 늘어 中 IT공룡 ‘텐센트’, 넷시티 건설 포부 밝혀 구글·애플 R&D센터 등 ‘창업 용광로’ 유명 中정부 육성 철학·대기업 지원문화 ‘합작’미국에서 샌프란시스코가 혁신을 이끈다면 중국에서는 선전이 그 역할을 맡고 있다. 광둥성 광저우와 홍콩 사이에 있는 선전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인구 30만명의 작은 어촌 마을이었다. 하지만 1979년 ‘개혁개방 설계사’ 덩샤오핑(1904∼1997)이 이곳을 경제특구로 지정하면서 운명이 바뀌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홍콩과 마카오 자본으로 경공업 공장을 운영하던 선전은 2000년대부터 미국의 전자산업 하청기지로 두각을 나타냈다. 이렇게 습득한 선진 기술을 토대로 최근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시대의 흐름을 이끄는 업종을 지속적으로 발굴한 덕분에 중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가 됐다. 1980년 선전의 국내총생산(GDP)은 1억 5000만 위안(당시 환율 기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2조 6900억 위안(약 460조원)으로 200배 가까이 늘었다. 선전의 경제 규모는 핀란드나 그리스 등 어지간한 유럽 국가보다 크다. 2018년에는 홍콩도 넘어섰다. 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위챗’을 운영하는 텅쉰(텐센트)과 중국 1, 2위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중싱통신(ZTE), 세계 최대 드론 제조업체 다장(DJI), 세계적 투자자 워런 버핏이 지분을 인수해 유명해진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 등이 여기에 본사를 두고 있다.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행사인 ‘국제전자제품전시회’(CES)에 참가하는 중국 업체 1300여개 가운데 절반 이상이 선전에 자리잡은 기업들이다. 지금 이곳의 대표 기업은 단연 텐센트다. 세계 최대 게임 콘텐츠 회사이자 중국 최대 SNS 회사로 코로나19 사태에도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클라우드 서비스 등 미래 산업 전 분야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앵그리 버드’를 만든 게임회사 슈퍼셀(핀란드)과 세계 1위 e스포츠인 ‘리그 오브 레전드’를 개발한 라이엇게임즈(미국)가 텐센트 소유다.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와 국내 대표 SNS 업체 카카오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텐센트의 시가총액은 7000억 달러 정도로 알리바바와 함께 ‘글로벌 톱10’을 지키고 있다. 최근에는 정보기술(IT)을 총동원해 에너지·운송·물류 효율을 극대화한 신도시 ‘넷시티’를 건설하겠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선전은 ‘창업 용광로’로도 유명하다. 우리나라 용산 전자상가의 20배가량 되는 화창베이 단지에는 전자제품 생산에 필요한 모든 재료와 부품이 구비돼 전 세계 스타트업들이 이곳으로 모여든다. 구글과 애플도 여기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설치했다. 선전의 성공신화는 ‘가능한 한 모든 것을 허용한다’는 중국 정부의 육성 철학과 14억 인구의 거대한 시장을 정복하려는 담대한 도전자를 키우는 중국 대기업들의 지원 문화가 만든 합작품이다. 텐센트의 도움으로 초고속 성장 중인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는 알리바바, 징둥 같은 ‘넘사벽’(아무리 노력해도 따라잡을 수 없는 상대)을 상대로 “산에 호랑이가 있어도 우리는 산에 오른다”며 도전장을 냈다. 세계 최초로 폴더블 스마트폰을 발표한 선전의 유니콘 기업 ‘로율’ 역시 스마트폰 절대강자인 삼성전자·화웨이 앞에서 “미래를 예측하지 말고 창조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보잉사, 코로나19로 납품 못한 ‘787드림라이너’ 격납고도 모자라

    보잉사, 코로나19로 납품 못한 ‘787드림라이너’ 격납고도 모자라

    미국의 항공기 제조사 보잉사가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 고객사들이 인수하지 못한 ‘787 드림라이너’ 기종을 세워둘 공간 부족까지 겪고 있다. 19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보잉사 공장을 쫓아다니며 드림라이너를 추적해온 전문 블로거 유레쉬 셰스는 “이런 드림라이너들이 총 50대가 넘는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는 통상 매년 고객사 인수를 위해 대기하던 항공기 수의 2배를 넘는 수치다. 셰스는 “시애틀 북쪽의 공장에 맞닿은 공항 활주로들, 노스찰스턴의 배달센터와 격납고는 물론, 캘리포니아주 빅터빌의 사막 부지에도 보관을 위해 항공기들을 보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앞서 지난해 3월 자사 737 맥스 기종이 2번의 치명적인 충돌 사고로 비행을 금지당한 이후, 보잉사는 200억 달러에 이르는 비용 조달을 위해 787 드림라이너 같은 대형 항공기 생산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코로나19 글로벌 팬데믹으로 장거리 여행객이 급감하면서 787 드림라이너 역시 재고가 쌓이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자금난에 시달리게 된 전세계 항공사들이 항공기 구매를 늦추거나 취소하면서, 보잉사의 787 및 777, 경쟁사인 에어버스사의 A350, A330네오 기종 모두 판매에 큰 타격을 입었다. 틸 그룹 애널리스트 리처드 아불라피아는 “보잉 737 맥스 기종이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787 드림라이너는 현금을 더 많이 끌어들이기 위한 몇 안되는 수단 중 하나였는데, 지금은 속빈 강정이 됐다”고 말했다. 보잉사는 787 기종 재고 및 생산계획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통신에 따르면 전세계 고객들은 지난 5~6월 보잉 787기 중 단 3대만 인수했으며, 올 상반기를 통틀어도 36대에 불과하다. 이는 1년 전의 78건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 수치다. 보잉은 이미 787 기종 생산량을 한 달에 10대로 낮췄으며, 향후 2년간은 더 많은 감산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JP 모건 애널리스트 세스 셰이프먼은 지난 15일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장거리 여행이 여전히 압박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보잉사가 납품량을 늘려야만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내년에 이 재고들을 정리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잉사의 787 기종 재고 급증과 생산지연 비용 이슈는 오는 29일 보잉에 이어 아메리칸 에어라인 그룹,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홀딩스 등 핵심 고객사가 실적을 발표함에 따라 앞으로 2주간 더 뚜렷하게 부각될 것이라고 통신은 덧붙였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文대통령 등 8개국 정상 “코로나 백신, 공정하게 나눠져야”

    文대통령 등 8개국 정상 “코로나 백신, 공정하게 나눠져야”

    “코로나19 백신은 모두의 승리여야 한다. 우리 모두가 안전할 때까지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8개국 정상이 15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에 코로나19 백신의 공정하고 투명한 분배를 강조하는 공동 기고문을 실었다. 이들 정상은 기고문에서 “전 세계 지도자들이 모두를 위한 더 큰 자유의 정신에 기초해 백신의 공정한 유통에 기여하겠다고 약속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기고에는 문 대통령을 포함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살러워르크 저우데 에티오피아 대통령,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 엘리에스 파크파크 튀지니 총리가 참여했다. 정상들은 ‘우리가 모두 안전할 때까지는 아무도 안전하지 않다’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성명을 인용하며 “예방접종이 전염병 대유행을 종식할 가장 좋은 방법이나, 모든 나라가 백신에 접근할 때에만 그렇다”고 지적했다. 이어 “백신 접근이 저소득이든, 중간소득이든, 고소득이든 국가 간 불평등을 키우도록 허용할 순 없다. 어디에 사느냐가 살아남을지를 결정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곧 개발될 백신이 소득·거주 지역에 관계없이 전 세계에 공정하게 나눠져야 한다고 역설한 것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경제 정책서도 밀린 트럼프… 바이든에 지지율 15%P 뒤져

    경제 정책서도 밀린 트럼프… 바이든에 지지율 15%P 뒤져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를 15% 포인트까지 벌리며 멀찌감치 앞서가기 시작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우위를 점했던 경제 분야에서도 바이든 전 부통령이 역전하면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입지가 좁아진 트럼프 대선 캠프에 한층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지지율 만회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을 전격 교체했다. 15일(현지시간) CNN·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퀴니피액대학교 여론조사(9~13일, 유권자 1273명 대상, 오차범위 2.8% 포인트) 결과 바이든이 52%, 트럼프가 37%의 지지율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15% 포인트 차이는 이 기관의 지난해 10월 조사 이후 최대치로, 지난달 같은 조사(49%대41%) 때보다 2배 가까이 더 벌어진 것이다. 특히 ‘경제 분야를 누가 더 잘 다룰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바이든이 50%로, 45%를 얻은 트럼프를 추월했다. 트럼프 51%, 바이든 46%였던 지난달 응답 결과가 한 달여 만에 역전됐다. ‘인종 이슈’에서 ‘바이든이 더 잘할 것’이라는 응답은 트럼프 쪽보다 32% 포인트 높았고 ‘코로나19 대응’ 24%, ‘헬스케어’ 23%, ‘위기대응’은 19%가 더 높았다. 트럼프가 밀어붙이고 있는 ‘학교 개학’에 대해서는 61%가 반대했고, 29%만 찬성했다. 경제 분야의 우호적인 여론을 발판 삼아 재선을 노렸던 트럼프 캠프에는 비상이 걸렸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대규모 재정이 투입됐지만 경기 회복 속도가 느려진 데다 수백만명의 실업자 양산, 캘리포니아·텍사스 등의 체감경기 악화로 경제 분야에서 호의적이었던 민심이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다만 NBC·월스트리트저널(WSJ)의 같은 날 공동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에 대한 경제 분야 평가가 54%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지율 고전이 계속되자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브래드 파스케일 선거대책본부장 대신 빌 스테피언 선대부본부장을 신임 선대본부장에 앉혔다. 파스케일 본부장은 지난달 오클라호마주 털사 유세 흥행 참패 후에도 지지율 반전을 이뤄 내지 못한 책임을 물어 경질된 것으로 보인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유럽사법재판소 “EU-미국 데이터 전송 합의 무효”

    유럽연합(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가 16일(현지시간) EU와 미국 간 데이터 전송 합의가 무효라고 판결했다.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소비자 정보에 대한 접근권을 요구할 수 있어 미국의 개인 정보 감시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것이 판결 이유라고 로이터 통신은 이날 전했다. 이날 판결은 미국·EU 사이 개인정보 보호 합의인 이른바 ‘프라이버시 실드’(Privacy Shield)를 무효화한 것으로, 이 권리를 이용했던 5000개 이상의 미국 기업들의 유럽 내 개인 정보에 대한 특별 접근권을 종료하는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프라이버시 쉴드’는 유럽인들의 개인 정보를 상업적 목적으로 미국으로 전송할 때 해당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2016년 미국과 EU가 체결한 합의다. 다만 다른 법적 장치들로 있기에, EU 이외 지역으로의 모든 데이터 전송이 즉각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판결에 따라 유럽 당국은 데이터 전송 시 유럽인들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미국보다 엄격한 EU 기준에 따라 심사할 수 있게 된다. IT 기업들이 수집한 개인정보의 미국 이전을 아예 막을 수도 있다. 페이스북 같은 IT 기업들이 유럽 사용자들의 개인정보를 미국으로 전송할 때 개인 정보를 제대로 보호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의미다. 또 EU와 미국은 미국에서도 유럽인들의 개인정보 보호를 보장할 수 있는 새로운 합의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망했다. 이번 판결은 2013년 미 정보기관이 유럽인의 개인정보를 열람했다고 주장한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가 도화선이 됐다. 이후 오스트리아 활동가인 막스 슈렘스가 페이스북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유럽에서 미국으로 정보를 보내는 모든 IT기업들에게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게 됐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시칠리아 ‘아틀라스’ 제우스 신전 앞으로

    시칠리아 ‘아틀라스’ 제우스 신전 앞으로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신전의 계곡’에 수세기 동안 방치돼 누워 있던 거대한 아틀라스 조각상이 조만간 제우스 신전 앞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4일(현지시간) 시칠리아 고고학 공원 측이 “섬에서 가장 유명한 조각상 중 하나인 이 작품을 조만간 인근 제우스 신전 정면에 바로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신전의 계곡은 시칠리아섬 서쪽 끝에 있는 아그리젠토에 위치해 있다. 이 지역은 고대 그리스 시대 인구 밀집지로 황금기를 구가하는 동안 100여년에 걸쳐 신전들이 곳곳에 세워졌는데, 제우스·헤라·헤라클레스·콩코드 신전 등 7개가 비교적 잘 보전돼 있어 이런 이름이 붙었다. 그리스 철학자 엠페도클레스는 “(그리스인들이) 내일 죽을 것처럼 파티를 하고, 영원히 살 것처럼 (신전을) 건설했다”고 기록한 바 있다. 기원전 5세기에 만들어진 약 8m 크기의 아틀라스상은 도리아식 건물인 제우스 신전 주위를 장식했던 40여개 조각 중 하나이지만, 그동안 신전 근처 다른 고대 유적들과 함께 방치돼 있었다. 공원 측은 “아틀라스상을 다시 세우는 것은 신전 복원 작업의 정점”이라고 밝혔다. 아틀라스는 그리스 신화의 거인족(티탄) 인물로, 제우스가 이끄는 올림포스 신들을 상대로 싸우다 패배한 뒤 대지 서쪽 끝에 서서 하늘을 떠받치는 형벌을 받게 된 주인공이다. 아그리젠토는 기원전 406년 카르타고인에 의해 파괴된 뒤 기원전 210년 로마인에게 장악됐다. 이후 로마인들이 주변 건물·항구 건축에 사용하기 위해 신전 기념물들을 떼 가는 과정에서 아틀라스 조각상도 제 위치를 벗어나 훼손된 것으로 보인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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