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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책속 이미지] 한 송이의 꽃, 그 치열한 몸짓… 진정 아름답구나!

    [그 책속 이미지] 한 송이의 꽃, 그 치열한 몸짓… 진정 아름답구나!

    꽃을 기다리다/황경택 지음/가지/320쪽/1만 8000원“꽃이 되는 모든 과정이 ‘꽃’이다.” 만화가이자 숲해설가인 황경택씨는 완성된 꽃을 말하지 않는다. 꽃이 되어 가는, 삶을 이어 가는 치열한 성장사를 생에 대한 더 깊은 관심으로 바꿔 나간다. 그 치열한 한살이를 알아야 꽃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흔하디흔한 스마트폰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며 ‘꽃을 보았다’고 말하지 않는다. 사시사철 스케치북을 들고 서성이며, 수고로이 풀과 나무와 꽃 앞에 쭈그려 앉아 그림으로 담았다. “우리가 꽃을 보고, 기다리고, 사랑한다는 것은 식물의 온 생을 지켜보고 응원하는 일이어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은 1년 더, 1년 더 꽃을 기다리고 그리기를 반복한 저자의 10여년 세월을 엮어 낸 ‘꽃 일기’다. 자연을 대하는 저자만의 태도는 삶을 대하는 통찰을 일깨운다. “천천히 걸어라/새로운 것을 발견하면 멈춰라/멈춰서 오래 보라/(그리고 하나 더 추가하자면) 여러 날을 보라.”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食’ 누구나 먹는다, 아프고 슬퍼도… 고로 존재한다

    ‘食’ 누구나 먹는다, 아프고 슬퍼도… 고로 존재한다

    먹는 인간/헨미 요 지음/박성민 옮김/메멘토/364쪽/1만 6000원“너덜너덜한 인간세계”의 풍경에서 포착한 ‘먹는 인간’의 모습은 애잔하고 슬프지만 풍요롭고 아름답다. 일본 아쿠타가와상 수상 작가인 헨미 요의 ‘먹는 인간’이 그려 낸 세계의 실재는 이런 모습이 아닐까. 교도통신 외신부 기자인 저자는 어느 날 기사 몇 줄로 세상을 해석하는 데 염증을 느낀다. 방글라데시, 베트남, 크로아티아, 러시아, 우크라이나, 에티오피아, 우간다, 한국 등 15개 나라를 떠돌며 ‘식’(食)과 ‘생’(生)의 현장을 찾아 나선다. 포식에 길들여져 아무 감동도 느끼지 못하는 자신의 혀와 위장을 반성하며.헨미 요는 음식을 씹고 쩝쩝거리는 일상 속으로 들어가 그들이 먹는 음식을 함께 먹고 마신다. 그렇게 먹은 음식은 다카의 음식 찌꺼기, 고양이 통조림, 쌀국수, 되네르 케밥, 유고 난민용 구호 식품, 낙타 고기와 젖, 체르노빌의 방사능 오염 식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저자는 여행에서 돌아온 후 쓴 글에서 “그곳에는 신과 같은 사람들이 살고, 악마와 같은 사람들이 생활하고, 저마다 예외 없이 먹고 있었다”고 말한다. 이야기는 고매하지도 거룩하지도 않다. 오감을 느끼며 먹는 행위에 집중하는 사람들에게 간직된 이야기는 아프고 슬프고, 폭력적인 동시에 존재들이 뿜어내는 역사의 발화다.저자는 이 책이 빚어낸 풍경 가운데 가혹하고 격렬했던 음식의 기억으로 한국의 위안부 할머니들을 떠올린다. 1994년 1월 25일 서울의 일본대사관 정문에서 시퍼런 빛을 뿜는 식칼로 자살을 시도했던 이용수·문옥주(1996년 별세)·김복선(2012년 별세) 할머니. 두 번째 자살 시도를 단념하지 않는 할머니들을 쫓아다니며 저자는 ‘그러지 마시라’고 애원한다. 일본인인 저자에게 ‘사과하라’며 울부짖던 할머니들은 저자와 함께 밥을 먹으며 끔찍했던 개인사와 맛의 기억을 떠올린다. 분노의 맛, 증오의 맛, 슬픔의 맛…. 열여덟 살 나이에 미얀마의 ‘랑군 군인 위안소’에서 미쓰코로 불린 김복선 할머니는 하루 20~30명의 일본군에게 범해졌다. “매일 강가에서 (콘돔을) 씻었어. 모두 웅크리고 앉아서. 괴로웠지. 한심했어.” 그녀에게 유일한 음식의 기억은 끌려가던 중 일본 오사카의 포장마차에서 허겁지겁 먹은 ‘우동’이 전부다. 요시코로 불린 문옥주 할머니는 랑군에서 일본 병사가 던져 준 꽁치 통조림 한 통을 떠올린다. 채소를 얹어 위안소 여자 열 명이 나눠 먹은 한 통의 통조림을 “맛있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부모님의 묘소 앞에서 “엄마…엄마…”를 부르며 끝없이 오열하는 이용수 할머니의 처절한 상처를 목격한다. 그리고 “한 사람 한 사람의 고난이 다른 위안부 할머니들의 비참함과 같이 보여도 하나하나 세세하게는 역시 자기 자신만의 것”(337쪽)이라는 걸 깨닫는다.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소말리아 난민들에게 전해진, 싸구려 개밥보다도 못한 구호 식품의 실체도 고발한다. 원전 사고에도 고향을 떠나지 못한 채 방사능에 오염된 식재료로 연명하는 체르노빌 주민들, 크로아티아와 세르비아 간의 살육전 속에서 난민 급식소가 제공한 돼지고기를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고 맹렬히 씹어대는 무슬림 여성을 통해 전쟁과 종교도 어쩔 수 없는 ‘먹고사는’ 일의 실존이라는 것을 환기시킨다. 책은 세계 도처에서 ‘먹는 인간’과 ‘먹는 행위’의 광경들을 관능적으로 그려 낸다. 저자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이 책은 고단샤 논픽션상을 수상하며 비평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탄핵 이후 대한민국의 길] 과도한 국가주의에 농단… 권력개입 막는 ‘문화 분권’ 필요

    [탄핵 이후 대한민국의 길] 과도한 국가주의에 농단… 권력개입 막는 ‘문화 분권’ 필요

    2013년 2월 25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식 연설을 통해 4대 국정기조 중 ‘문화융성’을 제시한다. 대선 당시 없던 공약이었고, 당선 후 구성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국정 과제에도 포함되지 않은 사안이었다. 박소현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인수위원회 활동을 무력화하는 방식으로 출현한 대통령 ‘말씀’이 행정부를 통해 사후 권력을 획득하는 변칙적 과정을 대표하는 정책 언어가 ‘문화융성’”이라고 지적했다.박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인 최순실씨는 문화예술과 체육 분야를 전방위적으로 유린했다. 최씨 등 비선 그룹은 문화정책 전반에 깊숙이 개입했다.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 등에서 이권을 챙기고 공직 인사를 좌지우지했다. 지난 10일 헌법재판소가 박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한 데에는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공모 행위가 결정적 이유가 됐다. 블랙리스트는 시대착오적인 정권 유지의 도구로 작동했다. 특히 문학·연극·영화·출판·미술 등 작품에 풍자적 요소와 비판적 표현이 많은 서사적 장르들이 검열과 지원배제의 표적이 됐다.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에 따르면 블랙리스트 작성 시점은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직후다. 특검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 주도로 3000여 단체와 8000여명의 명단이 만들어졌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국정 농단과 블랙리스트의 온상이 된 문체부는 김종덕·조윤선 전 장관, 김종 2차관, 정관주 1차관 등 수뇌부가 줄줄이 구속되며 초토화됐다. 정부 정책에서 문화 분야가 처음으로 떨어져 나온 1990년 문화부 출범을 기점으로 문화체육부, 문화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명칭의 변화 속에서도 역대 정부의 문화정책을 진두지휘했던 컨트롤타워의 몰락이었다.●문화융성, 산업시스템 일부로 전환 우리 문화정책은 1990년대 이후 민주화의 진전으로 문화예술에 대한 국가 검열과 통제가 폐지되었고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팔길이 원칙’을 기초로 하고 있다. 1999년 문화산업진흥 기본법이 제정된 데 이어 김대중 정부 시절 처음으로 문화예산이 정부 예산의 1%를 돌파했다. 2001년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설립을 분기점으로 한국 영화와 케이팝, 온라인 게임 등 문화콘텐츠는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았다. 박근혜 정부의 문화정책은 두 가지 특성이 핵심으로 꼽힌다. ‘국가주의’와 산업적 가치로의 전환 즉 ‘환금성’이다. 박 전 대통령의 취임사에는 문화융성의 국가주의적 성격과 산업적 성격(창조경제)이 혼재돼 있다. 김재엽 연극연출가는 “문화융성이라는 이름으로 문화예술정책 전반의 기조를 공적 소통의 영역과는 무관한 국가홍보를 위한 수단으로 삼는 경향이 팽배했다”며 “다른 한편으로는 창조경제를 명분으로 문화예술을 사적 자본과 결탁된 산업시스템의 일부로 전환했다”고 지적한다. 특히 박정희 정권의 ‘제1차 문예중흥 5개년 계획’(1974~1978), 전두환 정부의 ‘문화발전 장기 정책 구상’(1986~2000) 등 독재 시절 국가 주도 방식의 문화 정책과 매우 유사하다. 박근혜 정부는 역대 정부의 국가 주도 문화예술 진흥을 기본으로 삼으면서 산업적 부가가치 창출도 기대했다. 후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93년 할리우드 영화 ‘쥬라기 공원’ 흥행 당시 “영화 1편의 수입이 쏘나타 150만대를 수출하는 것과 맞먹는다”고 강조한 것과 맥락이 닿아 있다. 문화예술계는 문화 정책의 ‘국가주의’ 타파를 공통적으로 제기한다. 관 주도에서 민간 주도의 자율성을 가진 공공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견해가 주류다.●문체부의 국정홍보 기능 분리해야 염신규 한국문화정책연구소장은 “박근혜 정부의 경우 자율성보다는 국가 대표예술 지원으로 대변되는 관 주도의 드라이브를 강조하면서 극도의 경직된 문화행정을 보여 왔다”며 “문체부가 기획사처럼 문화예술의 A부터 Z까지 시시콜콜 통제했다”고 지적한다. 특히 블랙리스트의 집행 기관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영화진흥위원회가 독립적 기구로 복원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 교수는 “현재의 문체부는 국정홍보 기능이 과도해 문화를 통한 정부 홍보가 많았다”며 “향후 정부 조직 개편을 통해 문체부로부터 국정홍보 기능을 분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민 참여를 강화하고 문화 분권을 통한 문화 민주주의의 확대 목소리도 나온다. 박영정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예술기반정책연구실장은 향후 ‘문화분권의 로드맵’부터 그리자고 말한다. 박 실장은 “권력의 개입을 막는 구조적 장치로서의 분권뿐 아니라 예술창작 지원과 문화예술교육 지원, 문화향유 등 각 분야에서 정부로부터 지자체 문화행정 단위로 안정적으로 이행되는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화예술계 내부에서는 추락할 대로 추락한 문화행정의 신뢰 복원이 ‘우선’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초점은 ‘적폐 청산’이다. 김 연출가는 “문체부가 블랙리스트의 피해자인 예술가를 돈으로 구제하는 듯한 시혜성 정책들을 내놓고 있는데 블랙리스트 사태는 예술가들을 시범 케이스로 국민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체부가 자금 지원 등의 문화예술에 대한 구제 정책으로 ‘셀프 면책’을 하고 있다”며 “최순실 국정농단과 블랙리스트 사태의 실행자와 부역자, 동조자들에 대한 인적 청산부터 하고 스스로 법적 책임을 감내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적 지원 ‘눈먼 돈 퍼주기’식 경계를 한편에서는 문화정책의 패러다임 전환도 제기한다. 김정수 한양대 교수는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문화발전의 촉매라는 기존의 패러다임 자체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역시 국가주의에는 반대한다. ‘새마을운동’하듯 문화예술을 국가가 끌고 가기보다는 ‘씨를 뿌린다’는 생각으로 간접적이고 기초적인 지원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 역할에 대해서도 문화예술의 향유와 교육 분야 등에 대한 장기적인 지원을 강조한다. 아울러 문화예술에 대한 공적 지원이 ‘눈먼 돈 퍼주기’식으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는 경고도 내놓고 있다. 김 교수는 “박근혜 정부에 대한 반발을 이용해 마치 예술가의 모든 창작활동이 공공의 이익이 된다는 인식도 위험하다”며 “공적 자금을 받는 문화예술이 사회적 책임과 상충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붉은 글 첨삭 ‘어정규장전운’·산수화 등 다산 정약용 고서본·시문 일반 첫 공개

    붉은 글 첨삭 ‘어정규장전운’·산수화 등 다산 정약용 고서본·시문 일반 첫 공개

    조선 후기 실학자인 다산(茶山) 정약용(1762∼1836)이 정조의 지시를 받아 붉은 글씨로 첨삭 지침을 쓴 ‘어정규장전운’(御定奎章全韻) 등 다산 고서본과 시문·서화 등이 일반에 처음 공개된다.한국학중앙연구원은 김영호 단국대 석좌교수가 기증한 어정규장전운 등 다산 자료를 경기 성남 연구원 내 장서각에서 20일부터 6월 10일까지 전시한다고 14일 밝혔다. 정조가 다산에게 내린 어정규장전운은 한시를 지을 때 필요한 운자(韻字)를 정리한 사전이다. 정약용은 이 책의 상단 여백에 붉은색 글자로 첨삭 의견을 적고 임금의 지시를 받아 교열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신 용’(臣 鏞)이라는 글자를 넣었다. 이번 전시에는 어정규장전운 외에도 1936년 정인보와 안재홍이 간행한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의 저본이 된 ‘경세유표’(經世遺表), 다산이 ‘맹자’(孟子)의 내용 일부를 실용적 입장에서 재해석한 ‘맹자요의’(孟子要義) 등의 고서도 볼 수 있다. 다산의 친필 작품 중에는 ‘현진자설’(玄眞子說)과 ‘산재냉화’(山齋話)가 눈길을 끈다. 현진자설은 다산이 1814년 3월 14일 제자를 위해 우화의 형식을 빌려 쓴 글이고, 산재냉화는 수기치인(修己治人)을 이루고자 했던 다산의 처세관이 담긴 책이다. 이외에도 다산이 그린 산수화를 비롯해 남양주 수종사에 놀러 갔다가 지은 시들을 모은 ‘유수종사시권’(游水鍾寺詩卷), 정약용이 쓴 시의 초고들을 엮은 ‘다산유운’(茶山遺韻) 등도 전시에 나온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17일부터 이틀간 다산학의 세계화를 위해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오렌지만한 얼굴 혹 제거하고 웃는 감비아 소녀

    오렌지만한 얼굴 혹 제거하고 웃는 감비아 소녀

    첨단 의학의 도움으로 얼굴에 달려있던 무게 2.7㎏의 거대 혹을 제거해 미소를 찾은 소녀의 사연이 훈훈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아프리카 감비아에 살고 있는 13살 소녀 자넷 실바는 9살부터 턱에 자라기 시작한 양성 종양 때문에 지난 3년 동안 먹고, 말하고, 미소 짓는 지극히 일상적 활동들을 전혀 하지 못했다. 처음 종양이 자랄 때만 하더라도 실바는 큰 고통이나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자라난 종양은 아래턱뼈의 3배에 이르는 크기에 이르렀고 얼굴에 심각한 기형을 유발했다. 실바는 종양을 가리기 위해 늘 스카프를 착용해야 했고 학교생활이나 친구 만나기를 피할 수밖에 없었다, 종양은 결국 호흡을 곤란하게 만들 만큼 커졌고, 빨리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실바는 1년 내에 사망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실바를 도운 것은 아동보호 비영리 조직 ‘힐링 더 칠드런’이었다. 감비아 현지 의사에게서 실바의 사연을 듣게 된 이들은 미국 스태튼아일랜드 대학병원 구강악안면외과(Oral and maxillofacial) 전문의 호프만 박사에게 연락해 도움을 구했다. 소식을 접한 호프만 박사는 수술에 필요한 재정적 지원을 위해 세계 각지 어린이들에 의학적 지원을 제공하는 국제 재단 GMRF의 설립자 엘리사 몬탄티에게 연락을 취했다. 몬탄티는 실바와 그의 어머니가 미국에 들어와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비자와 거처를 마련해줬다. 복잡한 과정 끝에 실바를 직접 만난 호프만 박사는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실바의 상태를 확인하고는 스탠튼아일랜드 병원의 힘만으로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노스쇼어 대학병원의 아르멘 카사비안 성형외과 전문의 또한 실바의 수술에 동참하게 됐다. 적절한 수술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연구팀은 먼저 CAT 스캔으로 실바의 얼굴 골격 구조를 알아냈다. 그 뒤 미국에 체류할 수 있는 기간이 짧은 실바의 사정을 고려해 수술 횟수를 최대한으로 줄이기 위해 컴퓨터로 수많은 가상 수술 시뮬레이션을 거쳤다. 그리고 1월 16일(이하 현지시간) 여러 분야 전문의가 모인 가운데 12시간에 걸쳐 대수술이 감행됐고 혹 제거와 턱뼈 재건을 성공적으로 끝마칠 수 있었다. 지난 9일 기자회견을 가진 의료팀은 수술이 성공적으로 진행됐으며 회복 또한 순조로워 모녀가 다음 주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모녀는 통역을 통해 의료팀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어머니는 “딸의 제모습을 되찾아 정말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밝혔다. 실바 또한 얼굴을 가릴 때 사용하던 스카프를 이제 버렸다며 평범한 삶을 되찾게 된 기쁜 소감을 전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그 책속 이미지] 존 버거의 마지막 손길… 스케치북 위에 고스란히

    [그 책속 이미지] 존 버거의 마지막 손길… 스케치북 위에 고스란히

    존 버거의 초상/장 모르 사진/신해경 옮김/열화당/168쪽/3만 7000원역사상 가장 소란스러웠던 한 세기를 ‘멋지게’ 살아낸 한 영국인이 지난 1월 2일 프랑스의 작은 마을에서 숨졌다. 예술비평가이자 소설가, 화가, 시인, 사회비평가, 농부 등의 삶을 살며 예술과 문학, 사회 전반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해 온 영국의 지성 존 버거(1926~2017). 대표작 ‘다른 방식으로 보기’(Ways of Seeing)를 통해 예술의 관습을 거부하는 사유의 유산을 남긴 그는 1972년 소설 ‘G’로 부커상도 수상했다. 국내에 존 버거의 저서를 가장 많이 펴낸 출판사 열화당이 두 권의 책으로 그를 추모한다. 50년 지기인 사진작가 장 모르의 사진집 ‘존 버거의 초상’과 그의 마지막 산문집 ‘우리가 아는 모든 언어’. 그가 그려 온 오리지널 드로잉 60여점을 모은 전시회 ‘존 버거의 스케치북’도 4월 7일까지 서울 종로 온그라운드갤러리에서 열린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문화 한 스푼 과학 두 스푼 맛깔난 한 끼

    문화 한 스푼 과학 두 스푼 맛깔난 한 끼

    “달걀 프라이 이상적 온도는 120도” 재료 특성·국가 차이 담은 ‘요리 성경’ 문학·물리학 정통한 美요리사의 역작 음식과 요리/해럴드 맥기 지음/이희건 옮김/이데아/1260쪽/8만 8000원 아마존 서점에서 이 책은 ‘요리사들의 성경’으로 소개된다. 신간 ‘음식과 요리’. 인류가 맛봐 온 전 세계의 음식 재료를 망라하고 있는 요리책인 동시에 과학책이며, 역사와 문화·인류학을 넘나들며 ‘세상 모든 음식에 대한 답’을 맛깔나게 풀어낸 현대의 고전이다. 원제는 ‘On Food and Cooking: The Science and Lore of the Kitchen’. 저자는 미국 칼텍과 예일대에서 문학과 천문학, 물리학을 전공한 과학저술가 겸 요리사로 대가의 반열에 선 해럴드 맥기. 요리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를 수상한 데 이어 타임지가 선정한 ‘2008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될 정도로 세계 요리계의 주목을 받아 왔다.한국어판 추천사를 쓴 박찬일 셰프는 “요리사들은 모르는 것이 있으면 이제 엄마에게 전화하는 대신 이 책을 펼치는 것이 빠르고 정확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그런 행동을 ‘요리사의 진화’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이 책의 ‘달걀 프라이’ 항목을 보자. “달걀 프라이는 아래쪽에서만 열을 받기 때문에 흰자의 흘러내림 현상이 수란의 경우보다 심하며, 흰자의 응고도 더 늦다. 달걀 프라이를 만드는 이상적인 팬 온도는 120℃ 안팎이다. (…) 한국에서는 ‘동전 지갑형’ 달걀 프라이처럼, 굳기 시작한 달걀을 반으로 접어 달걀의 바닥과 위는 아삭아삭하게 하고, 가운데의 노른자는 약간 덜 익은 크림 상태를 유지하게 만들기도 한다.”(148~149쪽)저자는 달걀 프라이 하나에도 과학적 지식과 비법, 특정 문화권의 독특한 요리법까지 담아내고 있다. 육류 조리법의 경우 “결정적 온도는 60℃이며, 이 온도에서 각각의 근세포를 둘러싸고 있는 결합조직의 콜라겐 피복이 붕괴되고 오그라들어 고기 내부에 압력을 가해 육즙을 쥐어짜내게 된다”고 설명한다. ‘발효 양배추’ 항목으로 분류된 김치의 경우 갖은 재료와 양념, 보존 방식 등의 기본 정보뿐 아니라 “간혹 생기는 거품은 14℃ 이하의 온도에서 가스를 생성하는 박테리아의 영향”이라는 세세한 기술도 빼놓지 않았다. “젠장, 한국인이고 요리사인 나보다 더 정확하고 확고하게 설명하고 있다”는 박찬일 셰프의 투덜거림이 이해된다. ‘요리의 과학자’라는 저자의 별명대로, 과학적으로 재료의 특성을 분류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레시피와 요리 소개는 이 책이 가진 최고의 미덕이다. 젖과 유제품으로 시작해 알, 고기, 생선과 조개·갑각류, 식용식물, 자주 먹는 채소, 자주 먹는 과일, 식물에서 얻는 향료, 씨앗, 곡물 반죽으로 만든 음식, 소스, 설탕·초콜릿·당과, 와인·맥주·증류주까지 일상에서 접하는 거의 모든 음식과 재료들을 훑었다. 책은 백과사전 방식으로 구성돼 있지만 건조하지 않고, 읽는 재미까지 더한 친절함이 돋보인다. ‘고기’(meat)가 초기에는 ‘고형의 음식물 일반’을 지칭했지만 1300년 이후 서양에서 특별한 지위를 성취하며 ‘동물의 살코기’로 그 의미가 좁혀졌다거나 ‘빵’이 사회적 지위를 가리키는 단어의 기원이 됐다는 얘기 등 인문학적 감칠맛을 더했다. 아들 존과 딸 플로렌스가 생애의 절반 이상을, 이 책을 쓰기 위한 실험적인 저녁 식사와 더불어 살아왔다는 저자의 익살스러운 너스레를 통해 이 책의 내공을 엿볼 수 있다. 초판은 1984년에 출간됐다. 1260쪽에 달하는 이번 한국어판은 저자가 전부 새로 쓰다시피 한 2004년 개정증보판을 원서로 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어제의 분열 끝내고… 대한민국 내일에 에너지 모으자

    어제의 분열 끝내고… 대한민국 내일에 에너지 모으자

    대통령이 파면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상황에 직면한 대한민국의 앞날에 대해 각계 원로, 전문가들은 하루빨리 탄핵을 둘러싼 갈등 국면을 정리하고, 안보와 외교, 경제 등 나라 안팎의 산적한 현안들을 해결하는 데 국가적 에너지를 모아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4·19혁명·6월 항쟁보다 의미 원로와 전문가들은 우선 헌법재판소가 이날 박근혜 대통령 파면을 결정하기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촛불과 태극기 민심이 맞서는 등 갈등과 분열, 대립 양상이 드러났지만 혼란 속에서 새로운 발전을 이뤄내는 민주주의의 저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10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단기적으로 혼란으로 보일지라도 크게 역사적 맥락에서 보면 국민의 저력이 확인된 사건, 민주주의의 힘을 보여준 결과”라면서 “탄핵을 통해 우리 위상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염무웅 문학평론가도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은 시민들이 평화적인 혁명으로 이뤄낸 결과로 4·19혁명, 6월 항쟁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미국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민주주의를 위협받고 유럽도 극우파가 득세하는 가운데, 이번에 우리가 보여준 국민들의 성숙한 민주주의 의식은 전 세계가 경탄하고 배우려 할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한완상 전 부총리는 “단순히 대통령의 거취 문제를 넘어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1조를 바탕으로 내려진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면서 “분열된 국민들의 화합 역시 빈부격차와 종교, 이데올로기를 넘어 헌법정신을 중심으로 해 나가야 하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깨끗이 승복하고 포용하자 정치권, 시민사회 모두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서로를 포용해야 한다는 제언도 쏟아졌다. 김도연 포스텍 총장은 “일단 결정된 사안에 대해서는 무조건 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서로 쪼개져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다가도 결정이 나면 거기에 승복하고 상생하는 길을 찾는 것이 민주주의이고 상식 아니겠나. 이번 결정을 계기로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가 한 단계 더 발전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덕환 서강대 교수는 “다른 나라에서는 역사에 한 번 경험할까 말까 한 탄핵이라는 정치적 이슈가 10년 동안 두 번이나 반복됐다. 이런 상황을 만들어 낸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의 반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들도 이번 탄핵을 통해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다. 권력에 대한 감시와 합리적 사고라는 교훈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 사회의 보수, 진보 논쟁은 소모적이고 아무런 실체가 없다. 진짜 보수, 진보라면 결과에 승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다수 원로, 전문가들은 대통령 파면은 출발일 뿐이며 앞으로 우리 사회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고전학자인 장희창 동의대 교수는 “국민의 힘으로 절대 권력자를 끌어내린 이 경험을 우리가 또 한 발자국 진보하는 초석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민주주의와 공화를 이상으로 한 국가의 완성이 필요하다. 당장의 갈등은 있겠지만 반목과 분열이 우리의 발목을 잡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이제부터는 적폐를 청산하고 대선을 잘 관리해 새로운 권력을 준비하는 일들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양사학자 주경철 서울대 교수도 “단기적으로 갈등이 커지겠지만 예상됐던 판이고, 안정을 희구하며 그 방향으로 대한민국이 나아갈 것이라고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요한 건 이번에 나온 촛불과 태극기 현상을 차분하게 되짚어 보고, 우리 내면에 도사린 위험 요소들을 성찰해야 한다”면서 “누가 차후에 권력을 잡을지에 시선을 집중할 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문화·정신적 요소들, 성숙되지 못하고 쌓인 적폐들을 제대로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남훈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는 “탄핵은 시작일 뿐”이라면서 “박근혜 정부에서 무너진 부분을 수습하고 국민들이 더불어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박근혜 정부에서 경제와 외교, 교육 등 전반적인 체계가 붕괴함은 물론 국론도 분열했다”면서 “차기 정부에서는 증세를 회피하지 말고 복지를 늘려 다수 국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정지영 영화감독도 “촛불혁명은 이제 시작”이라며 “대한민국에 무엇이 문제였나에 천착해서 그것을 캐내고 하나하나 극복해 나가는 일을 해야 한다. 그런 과정에서 우리 사회는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생 대책 세우는 게 급선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 등 각종 현안 등을 해결하고, 합리적인 정치 개혁을 이루기 위해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대내적으로는 민생대책을 세우는 일이 제일 시급하고 중요하다”면서 “국내 혼란, 정치적 행사로 인해 민생이 외면되고 방치되고 있는데 서민가계의 생계위기에 대한 대응이 우선 급하다. 실업문제, 기본생활 보장 문제가 우선 해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총재는 “북한 미사일 발사, 사드 배치 계기로 한반도가 미·중 양 대국의 군사적 대결장이 되어가고 있다”면서 “사드는 대중 외교적 절차, 국내 여론수렴 과정을 생략한 채 배치된 만큼 정부가 외교력을 발휘해서 한·중 관계 악화를 조속히 치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은 “국익을 위해 빨리 국론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고, 사드 배치를 놓고 중국과의 갈등이 커지고 있는 등 외교·안보 측면에서 어려움이 많다”면서 “탄핵을 둘러싼 갈등 국면을 빨리 정리하고 국익을 위해 국민들이 뜻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 아베 신조 총리는 직접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보호무역주의 등에 직접 대응을 했는데 우리는 그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면서 “이제 단합된 모습으로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국익을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이제는 통합으로 가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 누가 대통령이 돼도 경제가 금방 나아지기는 어렵다. 정치권도 정부를 열심히 도와줘야 한다. 당장 급한 일들에 집중해야 한다. 중국과 사드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데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정해서 외교부와 경제팀이 힘을 합쳐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음 정부에서 가장 급하게 다뤄야 할 문제가 가계부채다. 부실기업 구조조정도 중요하다. 이번을 계기로 정치가 기업을 옥죄고, 화풀이 대상으로 삼는 적폐가 사라져야 한다. 정치와 경제가 철저히 분리돼야 한다”고 밝혔다. 엄청난 변화의 시대… 지혜 모아야 백용호 이화여대 정책과학대학원 교수는 “대한민국은 이제 엄청난 변화의 시대에 돌입했다”면서 “헌재 결정까지 보여준 국민의 저력을 일자리 부족, 성장률 저하 등 국내 경제 문제뿐 아니라 4차 산업혁명, 기후 변화 등 전 세계적인 메가 트렌드를 동시에 풀어내는 데 쏟아부어야 한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대통령 탄핵이 주는 또 다른 시사점은 정책의 일방적인 통행이 앞으로 어려워졌다는 것”이라며 “미국 보호무역주의 정책, 사드 배치 문제로 인한 중국과의 관계 등을 푸는 데 있어 국민들과의 소통이 충분히 이뤄지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대선 국면에 들어간 만큼 국가의 리더가 되겠다고 하는 사람은 그러한 변화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들이 (그 비전을) 평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성대 교수인 김상조 경제개혁연대소장은 “정치적 불확실성은 해소됐으나 한국을 둘러싼 대외적 변수는 여전히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정치권은 광장에서 울려 퍼진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 달라는 국민의 요구를 엄중한 심정으로 받들어야 한다. 누가 새 대통령이 되든 단번에 국민의 요구를 충족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일관된 개혁의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도 믿고 따를 것이다. 합리적인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고 강조했다. 이필상 전 고려대 총장은 “대통령 파면에 대한 찬반이 격화돼 정치·사회적 혼란이 빚어지면 경제가 큰 충격을 받게 된다. 현재 우리 경제는 사면초가의 상태다. 정부가 중심을 잡고 안보는 물론 경제를 제대로 지키려는 강력한 소신을 보이고 국민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면 경제 포퓰리즘 공약이 나올 수 있는데 이를 경계해야 한다. 한계기업 구조조정, 과도한 가계부채 등 우리 경제가 암에 걸렸는데 정치 포퓰리즘이 있으면 암 수술을 할 수가 없다. 국민도 정치 실상을 제대로 보고 투표를 해야 한다. 강력한 경제 외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염무웅 문학평론가는 “다음 지도부는 사회 통합과 함께 개헌, 선거법 개정 등을 함께 진행해야 한다. 대선 주자들은 공약의 하나로 임기 내 추진할 개헌의 윤곽을 분명히 드러내야 한다. 유력한 정치집단들이 서로 권력을 나눠 가져온 폐습을 철폐해야 한다.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고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남북 평화를 증진시킬 방법은 무엇인지를 중심으로 사유하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고 제언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예술가 권익보장법’ 추진… 표현의 자유 침해 땐 처벌

    ‘예술가 권익보장법’ 추진… 표현의 자유 침해 땐 처벌

    대관료 지원 등 부당폐지 사업 복원 5개 新사업 추진… 85억 긴급 투입예술가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 등을 처벌하는 조항을 담은 ‘예술가 권익보장법’이 추진된다. 헌법 제22조에 규정된 ‘모든 국민은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가진다’는 기본권을 강화하는 것으로, 입법을 통해 표현의 자유를 예술가의 직업적 권리로 실효적으로 보장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9일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를 각종 지원에서 배제해 온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문화예술정책의 공정성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문체부는 예술가의 사회·경제·문화적 권익 보호를 강화하는 ‘예술가의 권익보장에 관한 법률’안을 올 상반기 중 발의한다는 계획이다. 이 법에는 예술의 자유 침해 금지, 예술 지원의 차별 금지, 예술 사업자의 불공정행위 금지 원칙이 명시되고, 표현의 자유 침해, 예술지원 차별 및 심사 방해 등에 대한 형사처벌 조항도 규정한다. 이를 토대로 예술의 자유 침해 사례를 조사해 시정 조치를 권고하고, 형사처벌 등을 요구할 수 있는 ‘예술가권익위원회’를 설립한다는 구상이다. 최근 논란이 된 예술계 성추문을 차단하기 위한 예술가의 성적 자기결정권 보호 규정도 마련된다. 문체부는 캐나다의 ‘예술가 지위법’(1992년)과 프랑스의 ‘창작의 자유와 건축, 문화재 관련법’(2016년)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문학·연극·영화 분야에서 부당하게 폐지되거나 변칙적으로 개편된 사업도 종전대로 복원된다. 앞서 폐지된 우수문예지 발간, 공연장 대관료 지원, 특성화 공연장 육성 등 3개 사업을 되살리고, 축소된 아르코문학창작기금도 확대 편성하기로 했다. 또한 지역문학관 활성화, 도서관 상주작가 지원, 공연예술유통 지원, 영세 출판사 창작자금 지원, 피해출판사 도서 우선구매 등 5개 지원 사업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들 사업의 복원과 신설에는 우선적으로 예산 85억원을 편성했다. 대표적 예술지원기관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영화진흥위원회의 독립성도 강화된다. 현행법상 두 기관에 대해 문체부 장관이 위원장을 임명하는 법규를 개정해 ‘합의제 위원회’의 취지에 맞게 위원들이 위원장을 뽑는 ‘호선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특히 두 기관이 정치적 압력에 못 이겨 ‘블랙리스트’의 집행 기관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만큼 앞으로 지원은 하되 간섭은 최소화하는 ‘팔길이 원칙’을 엄격히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예술가, 예술단체들에 대한 지원심의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예술지원기관들의 회의록 작성·관리·공개 규정을 마련하고, ‘심의위원 풀제’와 ‘참여위원 추첨제’를 도입한다. 지원심의 결과에 불복할 경우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지원심의 옴부즈맨’ 제도도 예술지원기관 전반에 적용하기로 했다. 문체부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도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훈령으로 존재하는 ‘문체부 공무원행동강령’에 상급자의 부당한 지시를 거부한 뒤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는 인사상 보호 규정과 직무 수행에서 특정인을 차별하지 못하게 명시하는 규정을 추가하기로 했다. 김영산 문체부 문화예술정책실장은 “블랙리스트 사태를 뼈아픈 자성의 계기로 삼고, 다시는 문화예술정책의 공정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제반 제도와 절차를 과감히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韓 사드 배치 땐 준단교”… 中 민심 급냉랭

    지난 1일 중국 봉황TV의 시사토론 프로그램 ‘시사변론회’(時事辯論會) 주제는 ‘한국이 사드를 배치하면 중국은 준단교로 대응해야 하나’였다. 이날 방송에서 찬반 투표 참여자 1만 850명의 99.0%가 한국과의 ‘준단교’를 지지했다. 시사변론회는 중국의 대표적 시사토론 프로그램으로, 사회자가 하나의 주제를 제시하면 패널들이 논쟁을 벌이고 시청자들의 찬반 투표 의견을 중간 집계로 공개한다. 백지운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HK 교수는 7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올해가 한·중 수교 25주년이지만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 심리가 대중에게까지 확산되고 있으며, 쉽게 자기편이 되지 않는 한국에 대한 불안과 배신감이 교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백 교수는 최근 발간된 계간지 ‘역사비평’ 118호에 게재한 논문 ‘중국의 TV 시사토론 속의 한국과 북한’을 통해 2014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의 시사변론회 방송을 분석한 데 이어 올 들어 나온 방송분도 추가로 분석한 결과를 내놓았다. 시사변론회가 지난 3년 동안 다룬 사드 토론 방송은 총 17회. 그중 15회가 2016년에 집중됐다. 2016년 8월 25일 방송된 ‘사드는 한·중 관계를 무너뜨릴 것인가’에는 2만 7000여명이 투표해 찬성률이 97.9%에 달했다. 하지만 실제 배치는 부정적으로 보는 기대 심리도 적지 않았다. 같은 해 10월 10일 ‘사드 배치 김빠졌나’ 주제에는 71.8%가 찬성했고, 12월 12일 방송된 ‘박근혜 직무정지, 사드 배치도 정지될까’라는 주제에는 90.58%가 찬성했다. 하지만 올 들어 사드를 바라보는 중국인들의 여론은 극도로 냉랭해졌고, 구체적인 보복 조치도 거론됐다. 지난 1월 17일 방송된 ‘중국이 만약 한한령(限韓令)을 시행하면 사드 조치에 도움이 될까’라는 주제에는 찬성 의견이 89.7%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백 교수는 “사드 반대라는 원칙을 고수하는데도 한국을 설득하지 못하는 불안 심리와 사드 배치가 현실화될 경우에 갖게 될 극도의 배반 심리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면서도 “사드 문제가 양국 관계의 단순한 성장통이 아니라 앞으로 다시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폭언·폭행·추태 외교관, 이대로 괜찮나요?”

    “폭언·폭행·추태 외교관, 이대로 괜찮나요?”

    프랑스 파리7대학에서 인류학을 공부하다 프랑스인이 된 한국인 최은주(43)씨. 프랑스어와 영어 등 3개 국어에 능통한 최씨는 박사 과정을 준비하던 2005년 10월 파리 주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대표부의 비정규직 행정원으로 채용됐다.최씨는 2011년 1월 공관 사무실에서 상사인 남성 행정원으로부터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 한국대표부의 외교관들은 피해자인 최씨를 일방적으로 해고했다. 사내 폭력을 한국 외교부에 보고했다는 이유였다. 프랑스 법원은 2012년 10월 최씨가 한국대표부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 해고 소송에서 그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한국대표부는 면책특권을 내세우며 4년 동안 프랑스 법원의 배상 판결 이행을 거부하다 결국 불어난 이자까지 국고를 털어 물어줬다. 최씨가 쓴 책 ‘프랑스에서는 모두 불법입니다’(갈라파고스)에는 한 개인이 한국대표부와 벌인 5년간의 고단한 소송 과정과 한국 외교관들의 낯뜨거운 갑질 행태가 생생히 담겨 있다. 파리에 살고 있는 최씨는 7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한국대표부 행정원 시절을 떠올리면 조선 시대의 노비제도가 오버랩된다”며 “권위 의식과 제왕적 사고로 노동자(행정원)를 대하는 한국 외교관들의 모습이 지겹도록 봐 온 한국 기득권의 모습과 똑같다”고 말했다. 그는 행정원 채용 당시 ‘프랑스 노동자’ 지위를 선택했다. 한국대표부에 소속된 한국인 직원은 외교증을 발급받는다. 당시 유학생 신분이었던 최씨는 외교증이 아닌 체류증을 선택했다. 외교증을 받으면 한국 노동법을 적용받는 한국 노동자 신분이 되고, 체류증으로는 연봉도 적고 세금은 더 많이 내는 프랑스 노동자 신분이 된다. 최씨는 “을인 제가 갑에 맞서 싸울 수 있게 방패가 돼 준 건 프랑스 노동법이었다”며 “대표부와 소송을 할 때 ‘프랑스는 당신의 권리를 존중할 것입니다’라는 프랑스인 변호사의 말을 절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눈에 비친 한국대표부의 모습은 그야말로 추태다.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본국의 소식을 듣고도 주말 야유회를 간 공관장의 모습도 담았다. 외교부는 당시 전 재외공관에 국상을 통지하고 분향소 설치를 지시했었다. 프랑스 에어버스 회장의 화려한 대저택을 공관으로 구입한 대표부 외교관들이 일과 시간 이후 1층 테라스에서 단체로 고기를 구워 먹어 누런 기름때가 얼룩진 내부, 한국인 행정원에게 “야”, “너” 등의 반말과 모욕적 언사로 대하는 관행, 서울에서 온 높은 분을 의전하기 위해 미슐랭 3성 식당 4~5군데를 한꺼번에 예약하고 가지 않는 상습적인 ‘노쇼’(예약 부도) 행태로 현지 식당의 기피 대상이 된 에피소드에 이르면 안타까울 정도다. 이 책은 ‘아 정말 이건 아니잖아’라는 한탄에서 ‘우리 이대로 정말 괜찮은 걸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최씨는 “책에서 든 사례들은 빙산의 일각입니다. 한국인으로 보면 견디기 어려운 분노와 서글픔을 느껴요”라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북마크] 개와 늑대의 시간, 시를 읽습니다

    [북마크] 개와 늑대의 시간, 시를 읽습니다

    도처에 저주와 증오의 말이 넘치고 있습니다. 온 나라가 편 가르기를 합니다. 찬박(박근혜)과 반박, 찬탄(탄핵)과 반탄. “당신은 어느 편이냐”고 물으며 적과 동지를 나눕니다. 우리는 마치 해 질 녘 저 언덕 너머로 다가오는 그림자가 내가 기르던 개인지, 나를 해치러 오는 늑대인지 분간할 수 없는, 혼돈의 순간인 ‘개와 늑대의 시간’을 통과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답답하고 고통스러운 ‘헬조선스러운 현실’에서 출구를 찾고 있는 이 시대의 우리들에게 신간 ‘내 마음이 지옥일 때’(해냄)는 머리맡에 두고 틈틈이 복용해도 좋은 처방전이 될 듯합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심리 치유공간인 ‘이웃’을 운영하며, 마음이 지옥 같은 사람들의 고통을 어루만져 온 심리기획자 이명수씨의 통찰과 정신과 의사 정혜신 박사의 영감을 담아낸 책입니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무기력한 존재가 되는 상황으로부터, 깊은 고립감과 절망감 등이 만드는 ‘마음 지옥’은 누구나 살면서 맞닥뜨릴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이명수씨는 “시리아나 아우슈비츠처럼 객관적 지옥도 있지만 우리 마음속에는 수많은 주관적 지옥이 있다”고 말합니다. 책은 구원의 언어로 ‘시’(詩)를 지목합니다. 저자는 자신이 애독해 온 수천편의 시 중 82편을 골라 마음 지옥의 ‘탈출 지도’를 그려 냅니다. 왜 시에서 구원과 치유의 능력을 찾을까요. ‘내마음보고서’, ‘힐링Talk’ 등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만들어 온 저자는 시의 임상실험 결과를 제시합니다. 한 예로, 치유공간 ‘이웃’에서는 매달 세월호 참사로 숨진 단원고 아이들의 생일 파티를 합니다. 그동안 60여명의 시인이 참여해 생일인 아이들의 이야기를 한 편의 시로 쓰고 함께 낭독했습니다. 가슴에 돌덩이 하나씩 품고 있는 부모들을 다독인 건 시였습니다. 그렇게 나온 시집이 ‘엄마, 나야’(난다)입니다. 시인 이문재는 상처 입은 영혼들에게 ‘부작용이 없는 천연 치유제’로 시를 꼽습니다. “억울할 때, 배신당했을 때, 외로울 때, 주눅 들 때, 우울할 때, 화가 날 때, 내가 나인 것이 견딜 수 없을 때 시를 마시자. 시를 꼭꼭 씹어 먹자.” 세상에 태어나 소중한 사람들에게 했던 한마디 “엄마”, “보고 싶어”, “사랑해”, “네 탓이 아냐.” 사람을 살리는 모든 말들도 알고 보니 시였습니다. ipsofacto@seoul.co.kr
  • 발가벗겨진 조세 피난처의 진실

    발가벗겨진 조세 피난처의 진실

    파나마 페이퍼스/바스티안 오버마이어·프레드릭 오버마이어 지음/한스미디어/536쪽/1만 8000원지난해 4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전·현직 정상 12명과 스포츠 스타, 기업가 등의 세금 탈루와 조세피난처의 실체를 공개한 세계 80개국 이상 400여명의 탐사 저널리즘 실화를 다룬 책이다. 익명의 제보자에 의해 폭로된 파나마의 최대 법률회사이자 ‘역외비밀도매상’인 모색 폰세카의 내부 자료는 2.6테라바이트(TB)에 달했다. 영화 ‘스타트렉’에 나오는 우주선 이름을 딴 ‘프로메테우스 프로젝트’팀으로 명명된 탐사보도팀은 방대한 퍼즐을 맞춰 간 끝에 은폐되어 있던 조세피난처의 진실을 드러낸다. 마치 촘촘하게 짜여진 스릴러 소설을 읽는 듯한 이 책은 생생한 탐사보도 현장으로 독자를 이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그 책속 이미지] 달라이 라마·투투… 두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말하는 ‘기쁨’이란

    [그 책속 이미지] 달라이 라마·투투… 두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말하는 ‘기쁨’이란

    JOY 기쁨의 발견/달라이 라마·데스몬드 투투 등 지음/이민영 외 옮김/예담/416쪽/1만 6800원80대 두 노인의 해후에는 장난기와 익살, 기쁨이 가득했다. 달라이 라마는 입맞춤이라도 하려는 듯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를 향해 입술을 내밀었고, 투투 대주교는 그런 달라이 라마가 사랑스럽다는 듯 그의 두 빰을 어루만진다. 이 책은 우리 시대의 정신적 스승인 달라이 라마(1989년 노벨평화상 수상)와 투투(1984년 노벨평화상 수상) 대주교가 인도 다람살라에서 만나 ‘어떻게 기쁨을 찾을 것인가’라는 화두를 깊은 통찰로 풀어낸 대담집이다. 고국 티베트를 떠나 50년 넘게 망명 생활을 하고 있는 달라이 라마, 남아프리카의 폭력적인 인종 차별에 맞서 평화와 용서를 설교한 투투 대주교, 두 스승은 헐벗고 어려운 시대를 살아갈 힘으로 ‘기쁨’을 꼽는다. 두 스승은 기쁨은 언제 어디서나 스스로 찾아낼 수 있는 것이며, 미래를 이끌어 갈 단 하나의 힘이라고 강조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콘텐츠산업 100兆 시대

    콘텐츠산업 100兆 시대

    우리나라 콘텐츠산업이 대내외 경기 둔화에도 꾸준히 경제성장률을 웃돌며 매출액이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일 공개한 ‘2016 콘텐츠산업 통계조사’에 따르면 국내 출판, 영화, 음악, 게임, 방송 등 콘텐츠산업 매출액은 2015년도 기준 100조 4863억원(확정치)으로 전년보다 5.8% 증가했다. ●매출액 출판·방송·광고·지식정보 순 이는 같은 해 국내 경제성장률 2.6%의 두 배를 상회한다. 특히 캐릭터 산업과 인터넷·모바일 관련 지식정보 부문의 매출 규모가 크게 확대돼 전체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콘텐츠산업 매출액은 2011년 82조 9678억원, 2012년 87조 2716억원, 2013년 91조 2096억원, 2014년 94조 9472억원으로 4년간(2011~2015년) 연평균 4.9%씩 성장했다. 부문별 매출액 규모는 출판이 20조 5098억원으로 가장 컸고, 방송(16조 4630억원), 광고(14조 4399억원), 지식정보(12조 3421억원), 게임(10조 7223억원), 캐릭터(10조 807억원) 순이었다. ●게임 수출액 3조원대… 전체의 57% 2015년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전년보다 7.4% 늘어난 56억 6137만 달러(약 6조 4659억원)를 기록했다. 지난 5년간 콘텐츠산업 수출액의 연평균 성장률은 7.1%로,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이 연평균 1.3% 감소한 것과 대조를 보였다. 부문별로 보면 게임 수출액이 전년보다 8.1% 증가한 32억 1463억 달러(약 3조 6714억원)로 전체 콘텐츠산업 수출액의 56.8%를 차지했다. 캐릭터 수출액은 5억 5146만 달러(약 6298억원)로 12.7% 늘었으며, 지식정보 수출액은 5억 1570만 달러(약 5890억원)로 7.5% 증가했다. 음악 수출액도 3억 8102만 달러(약 4352억원)로 13.5% 증가했다. 국내 콘텐츠산업 종사자 수는 2015년 기준 62만 1928명으로 전년보다 0.9% 늘었으나, 콘텐츠 기업 수는 10만 5014개로 0.4% 줄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영화광’ 김정일의 황당 납치극

    ‘영화광’ 김정일의 황당 납치극

    김정일 왼편에는 신상옥이, 그리고 오른편에는 최은희가 섰다. 세 사람은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했다. “긴장하지 말라우. 남조선 신문에 안 실릴 테니까!” 김정일이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농을 던졌다. (…) “동지들, 지금부터 신 선생님이 내 영화 자문가가 되어주실 것이야!” 열렬한 박수 소리가 쏟아졌다. “최 여사님은 우리 조선 여성들을 대표하는 배우가 되어주실 것이라우!” 또다시 박수갈채가 쏟아져 나왔다. (1983년 3월 6일, 북한 평양의 한 연회장)‘제작 김정일, 감독 신상옥, 주연 최은희’ 1980년대 국제 영화제에서 연이어 수상작을 배출한 북한 ‘김정일 프로덕션’의 탄생 순간이다. ●신상옥·최은희 납북사건 다뤄 프랑스 출신 영화감독 겸 제작자인 폴 피셔가 쓴 ‘김정일 프로덕션’(한울)에 묘사된 장면이다. 이 책은 1978년 홍콩에서 사라진 신상옥(1926~2006) 감독과 여배우 최은희(91)의 북한 공작원 납치 사건을 김정일 스타일의 ‘극장 정치’의 탄생과 맞물려 풀어낸 기록이다. 북한 정치사에서 영화로 좁혀 본 독특한 미시사다. ‘세상에서 가장 황당하고 대담한 납치극’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은 2015년 미국, 영국에서 출간된 후 14개 언어로 번역됐고, 다큐멘터리로도 제작됐다. 저자는 자신의 취재를 바탕으로, 영화광 김정일이 청년 시절 벌인 해적판 영화 비디오 밀수 사업의 전모도 밝힌다. 이른바 ‘100호 물자’ 사업. 김정일의 지시에 따라 전 세계 북한 대사관 지하에서는 영화 비디오를 불법으로 복제하는 작업이 벌어졌다. 해적판 비디오는 프라하, 마카오에 모아져 평양의 영화도서관으로 보내졌다. 이렇게 쌓인 ‘김정일 컬렉션’에는 미국 할리우드 첩보물부터 일본 야쿠자 영화, 포르노 영화까지 방대한 자료가 구축됐다. 저자에 따르면 김정일에게 영화는 자신만의 독특한 ‘독재 통치술’을 연구하는 교본이었다. “김정일은 김씨 일가의 신화와 부흥이라는 작품을 세심하게 구상했고, 그에게는 자신의 상상을 스크린에 만들어 낼 전문가가 필요했다”고 저자는 기술했다. 김정일이 1960년대 한국 영화계의 최고 스타인 신 감독 부부 납치를 직접 명령했던 이유다.●저자가 직접 北에 다녀오기도 신 감독과 최씨는 1986년 3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미국 대사관으로 망명하기 전까지 북한에서 17편의 영화를 찍었다. 그중 첫 작품인 ‘돌아오지 않는 밀사’는 1984년 카를로비바리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1985년 김정일이 직접 제작에 나선 ‘소금’은 모스크바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북한 최초의 SF 괴수영화이자 훗날 미국 할리우드의 B급 영화에 절대적 영향을 끼친 신 감독의 ‘불가사리’도 납치 시절 만들어졌다. 신상옥 필모그래피의 최악의 작품으로 평가받지만 역설적으로 가장 유명한 작품이 됐고, 저자에 따르면 김정일은 이 영화를 좋아했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신 감독과 최씨의 회고록, 신문기사, 논문뿐 아니라 두 부부와 관련이 있거나 당시 북한에 살던 인물 등 50여명을 인터뷰했다. 저자 자신도 북한을 직접 다녀왔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혜민 스님 에세이집 영문판 英 아마존 베스트셀러 상위권

    혜민 스님 에세이집 영문판 英 아마존 베스트셀러 상위권

    혜민 스님의 에세이집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영문판(영어 제목 ‘The Things You Can See Only When You Slow Down’)이 영국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상위에 올랐다. 27일 출판사 수오서재에 따르면 국제 출판그룹 펭귄에서 지난 23일 출간한 이 책은 26일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27일에는 5위에 랭크됐다. 영국판 편집을 맡은 편집자 대니얼 크루는 “뜨거운 반응이 놀랍다. 초판 2만부를 찍었으나 서둘러 재판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출간된 미국판도 2주일 만에 3만부 판매를 넘어서며 호평을 받고 있다. 혜민 스님의 이 책은 2012년 1월 출간된 후 국내에서도 누적 판매 부수 300만부를 돌파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문자를 뛰어넘은 한글의 미학

    문자를 뛰어넘은 한글의 미학

    세종대왕 탄신 620주년(1397년 5월 15일)을 맞아 ‘훈민정음’(訓民正音) 해례본(국보 제70호)에 담긴 한글 원형을 현대 디자인으로 풀어낸 특별전 ‘훈민정음과 한글 디자인’이 국립한글박물관에서 28일부터 5월 28일까지 열린다.안병학 홍익대 교수 등 디자이너 23개팀이 스물여덟 자의 한글 문자를 소재로 완성한 그래픽, 가구, 조명, 영상 등 작품 30여점을 중심으로 한 특별전은 국립한글박물관이 지난해 10월 일본 도쿄 한국문화원에서 개최한 동명의 전시를 국내로 장소를 옮겨 여는 것이다. 특별전은 훈민정음 해례본을 조명한 1부 ‘쉽게 익혀 편히 쓰니: 배려와 소통의 문자’와 한글을 이용한 디자인 작품들로 구성한 2부 ‘전환이 무궁하니: 디자인으로 재해석된 한글의 확장성’으로 구성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어둠 속에 빛나는 원형, 훈민정음 33장 전체를 네온사인의 빛으로 표현했고, 한글 창제 원리를 담은 영상도 방송된다. 2부에는 한글 자음과 모음을 입체화한 송봉규의 ‘한글 블록’, 가구 표면을 한글로 장식한 하지훈의 ‘장석장’, 한글의 기본이 되는 획과 점을 디자인 요소로 삼아 의자, 벤치로 제작한 황형신의 ‘거단곡목가구 훈민정음 연작’ 등이 나온다. 이외에도 한글 창제 당시 글자 왼쪽에 점으로 표시했던 성조를 목판에 새긴 장수영의 ‘성조: 빛, 소리, 조각’과 당시 ‘샘’의 표기법이었던 ‘ㅅ·lㅁ’에서 초성·중성·종성을 분리해 흑백의 추상화처럼 표현한 윤민구의 ‘옛한글 컴포넌트’가 공개된다. 국립한글박물관 김은재 학예연구사는 “한글 사료가 아닌 한글 미술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는 처음이며, 한글을 활용한 디자인의 가능성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故박맹호 회장 ‘금관문화훈장’

    故박맹호 회장 ‘금관문화훈장’

    정부가 지난달 22일 별세한 박맹호 민음사 출판그룹 회장에게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한다.문화체육관광부는 50년 동안 출판 외길을 걸으며 출판문화 발전을 위해 공헌한 고인의 공로를 높이 평가해 훈장을 추서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1966년 민음사를 창립한 고인은 ‘세계문학전집’ 등 우수한 단행본 기획과 신진 작가 발굴에 앞장섰다. 훈장은 송수근 문체부 장관 직무대행(제1차관)이 유족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그 책속 이미지] 톈안먼 탱크를 막아 선 남자… 진실을 향한 기록

    [그 책속 이미지] 톈안먼 탱크를 막아 선 남자… 진실을 향한 기록

    세계, 인간 그리고 다큐멘터리/스튜어트 프랭클린 지음/허근혁 옮김/토러스북/216쪽/2만원2만년 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의 동굴 손자국부터 현대의 스마트폰 셀카까지 인류는 기록의 충동 속에 산다. 사진은 “우연히 발견하여 생기를 잡아내는” 극대화된 실존성으로 다큐멘터리 미학을 구현했다. 인간은 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보는가. 이 질문에 다큐멘터리 사진가인 저자는 “우리가 목격하고 개혁하고 싶은 것, 우리가 주목하는 모든 것을 기록하는 열정”이라고 답한다. 그 자신도 1989년 중국 톈안먼 사태를 고발하는 역사적 장면을 기록한 사진가다. 조작 혹은 연출된 이미지와 맥락 없는 기록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사진이 진실을 향한 어떤 특별한 지위도 가지지 않는다”는 저자의 말은 역설적으로 진실을 향한 사진의 헌신을 드러낸다. 이미지는 스튜어트 프랭클린의 작품 ‘탱크맨’(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 1989).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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