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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00만원 쓰고온 시찰기 절반이 명함·기관소개서

    6000만원 쓰고온 시찰기 절반이 명함·기관소개서

    17대 국회의 의원외교 활동 결과 보고서의 수준이 기대 이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신문이 정보공개를 요청해 열람해본 보고서의 내용들이 주로 대담을 정리한 수준인데다, 국내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기초적 정보를 제공하는데 머물고 있다는 점에서다. 때문인지 지난 2000년부터 현재까지 의원외교 결과보고서의 열람을 요청한 건수는 모두 15건에 불과했다. 열람을 요청한 단체도 언론사(6건), 경실련·참여연대 등 사회단체(8건), 국회의원 1명 등이다. 결과보고서가 외면받는 이유는 교육·외교·경제·교육 등 전문적 영역을 시찰하겠다는 목적에도 불구하고 보고서는 그 취지에 못미치는 탓이라는 평가다. 한 예로 지난해 7월 한미의원외교협회(경비지원 5921만원)는 미국 워싱턴과 LA를 방문한 뒤 484쪽 분량의 방대한 결과보고서를 제출했다. ●5년간 보고서열람신청 1명… 의원들 ‘무관심´ 그러나 양적 방대함에도 불구하고 내용은 빈약했다. 부록이 절반 수준인 230쪽에 달했는데 미 하원 의원 및 의원 관계자의 명함 복사물, 미국 NSC, 국무부 등 각종 정부기관 및 연구소의 연역과 현황 등이 주된 내용이었다.250쪽의 본문도 미국 정부·의회 관계자들과의 면담 내용을 단순히 기록한 것이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미국·캐나다를 방문한 국회 과학기술위원회의 (지원경비 5749만원) 보고서는 75쪽. 이 중 40여쪽이 참고자료다. 참고자료의 내용은 ‘방문국 미국의 수도는 워싱턴, 인구는 전세계 4위, 면적, 위도와 경도, 간략한 역사, 의회정치의 역사’ 등으로 시작하는 것이었다. 지난 1월 국회 재경위 (지원경비 5895만원)가 미국 증권선물거래 관련기관을 시찰한 뒤 제출한 보고서는 국내 증권연구원 등이 이미 제시해 놓은 수준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보고서 상임위속기록에 첨부해 열람시켜야 지난해 동남아시아를 다녀온 후 ‘한류 열풍’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던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은 “의원외교 결과보고서의 수준을 높이려면 우선 해외 출장의 목적을 명확히 해 일정을 조정해야 하고, 현재 입법조사관이 작성하는 관행도 버려야 한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이어 “의원외교에 국가예산이 지원되고, 의정활동의 일환인 만큼 결과보고서를 상임위 속기록에 첨부한다든지 해서 일반 국민들이 쉽게 열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소영 박준석기자 symun@seoul.co.kr
  •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동북아균형자론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동북아균형자론

    리처드 롤리스 미국 국방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부차관보가 지난달 31일 홍석현 주미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주창하고 있는 동북아균형자론과 한·미동맹은 양립될 수 없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일 동맹을 바꾸고 싶다면 언제든지 말하라. 하고 싶은 대로 해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이른바 ‘동북아균형자론’을 불만스럽게 여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발언이다. 동북아균형자론이란 쉽게 말해 우리나라가 한반도 주변의 역학 관계 속에서 주도권을 잡고 능동적인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것이다. 한반도는 19세기말 이후 지정학적으로 열강의 각축장이 되었고 한국은 미국과 중국, 일본의 틈바구니에 끼여 수동적인 자세를 취해온 것이 사실이다. 균형자론은 미국이나 일본 등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주관적으로 일을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균형자가 되려면 먼저 주변 국가에 충분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강대국다운 국력이 있어야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언급 노무현 대통령이 동북아균형자론을 제시한 것은 지난 2월 25일 취임 2주년 국정연설에서였다. 노 대통령은 “동북아의 균형자로서 동북아의 평화를 굳건히 지킬 것”이라고 언급한데 이어 지난 3월8일 공사 졸업식에서도 비슷한 발언을 했다. 노 대통령은 국방 3원칙으로 ▲동북아 균형자로서의 군의 역할 ▲자주국방역량 강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들었다. 이어 “우리의 의지와 관계 없이 동북아의 분쟁에 휘말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3월22일 육군3사관학교 졸업식에서도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균형자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면서 “따질 것은 따지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면서 주권국가로서의 권한과 책임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NSC의 설명 개념 정의를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지만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공식 자료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전환기적 시대 상황에서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역할이 부족할 경우 역사는 언제나 우리에게 시련을 안겨주었다. 동북아균형자론은 한·미동맹을 기초로 추진될 것이다. 무력이나 힘에 의존하지 않고, 과거 우리가 종속적 변수였던 상황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역할을 찾아 나가자는 것이다. 연성국력(soft power·교육 학문 예술 과학 기술 등 문화와 정치 외교 분야에서 나오는 국력)도 우리의 소중한 외교자산이다. 우리의 역사적·도덕적인 힘이 국경을 넘어 보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군사력이나 경제력에 있어서는 초강대국들에 미치지 못하지만, 뜻을 같이하는 나라들과 협력하고, 세계 여론의 지지를 받으며 평화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면, 그것이 바로 균형자 역할을 할 기반이 된다. ●동북아균형자론에 대한 비판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동북아균형자론이 한·미동맹의 신뢰를 깨고 훼손시켰고 일본과의 공조도 어렵게 만들었으며 한국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고 소외시켰다.”고 비난했다. 박 의원은 “남북통일 과정에서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할 때 과연 한국에 대해 안보공약을 지킬 수 있는 나라가 어디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유기준 의원도 “현실적으로 균형자를 할 힘이 없는데도 마치 힘이 있는 나라가 일방적으로 선언하는 독트린 형태로 균형자론을 주장했고,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현실성이 없는 선언을 했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미국 위주의 일방적 동맹 재편 시도에 대해 독립적인 목소리를 낸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균형자라는 용어가 냉전적 발상이고, 한·미 동맹에 기초한 동북아균형자 역할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삼각동맹 탈피 논란 동북아균형자론에서 등장하는 것이 ‘남방 3각’ ‘북방 3각’이다. 비판하는 쪽에서는 한·미·일의 남방 3각 동맹을 탈피해서 중·러·북의 북방 3각에 편입하겠다는 뜻이냐고 따지고 있다. 실제 노 대통령은 “한국이 남방 3각동맹의 한 축을 담당했던 동북아 질서는 냉전시대에 만들어졌던 것”이라면서 “우리가 언제까지 그 틀에 갇혀 있을 수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당의 옹호론과 청와대의 해명 열린우리당 이원영 의원은 동북아균형자론을 “열강의 이해관계에 의해 휘둘리지 않고 주체적이고 자주적으로 민족의 미래를 설계해 나가겠다는 적극적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당 송영길 의원은 “냉전시대 공동의 적을 기초로 한 군사동맹의 성격인 한·미동맹의 성격 변화는 불가피하다.”면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치주의, 인간의 기본권 실현 등을 위한 가치동맹적 지역평화 구축자, 조정자로서의 역할로 발전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태영 청와대 제1부속실장은 동북아균형자론이 한ㆍ미 동맹과 배치된다는 비판에 대해 “오히려 철저하게 한ㆍ미 동맹 토대 위에서 동북아균형자를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노 대통령이 지난 3월6일 ‘대원군 선택’을 논하면서 우리가 개방을 하든 쇄국을 하든 아무런 의미가 없었던 것이 아니었는가 하는 문제를 제기했으며 이는 바로 우리 스스로의 선택이 운명을 바꾸는 데 아무런 역할을 할 수 없었던 부끄러운 역사에 대한 반성이었다.”고 했다. ●어떻게 봐야 하나 최근 동북아시아는 다시금 세력 각축장이 되고 있다. 중국은 거대 경제대국으로 팽창하고 있으며 일본은 역사왜곡과 독도 문제 등을 일으키며 군사대국을 지향하고 있다. 북한은 핵을 무기로 역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 이런 틈바구니에서 한국의 외교적 대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과거의 아픈 역사를 돌이켜 볼 때 더 이상 강대국들의 손아귀에서 놀아나지 않고 주체적인 역할을 해야 할 필요가 있고 이것이 동북아균형자론의 요체다. 그러나 국제 관계는 힘은 약한데도 의지만 있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경제력은 괄목할 만큼 성장했다고 하지만 종합적인 국력은 강대국에 미치지 못함은 부인할 수 없다. 정부·여당도 밝히고 있듯이 한·미동맹은 깨기 어렵다. 그렇다면 한·미동맹과 동북아균형자론이 양립할 수 있는지는 따져 볼 필요가 있다. 기본 기조는 유지하되 다시 한번 개념을 정리하거나 수정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참여연대는 실질적인 ‘통합의 독트린’이 되기 위해서는 ▲동북아 평화형성전략 공론화 ▲평화적 개입원칙 천명 ▲국가경계를 넘어선 지역 협력안보 강조 ▲동북아 균형자가 아닌 평화교량자 역할 표방 등이 보완돼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손성진 기자 sonsj@seoul.co.kr
  • [한·미 정상회담 진단] 압박보다 대화… 北에 복귀명분 제공

    [한·미 정상회담 진단] 압박보다 대화… 北에 복귀명분 제공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의 성과로는 한·미동맹이 굳건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일부의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데 있다. 두번째로는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외교적 해결원칙을 재확인하면서 일단 외형적으로는 제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수그러들게 됐다는 점이다. 나아가 반기문 외교부 장관은 “해결 추이를 보면서 북·미간 수교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생각한다.”고까지 해석했다. ●潘외교 “추이 따라 北·美수교 논의될것” 부시 대통령은 회담에서 “한·미 관계가 매우 특별하고 굳건하며 중요한 전략적 동맹”이라고 언급했다고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가 12일 전했다. 두 정상은 용산기지 이전, 주한미군의 재조정 및 일부 감축, 방위비 분담 등 십수년 동안 동맹 현안이 참여정부 들어 2년 동안 원만하게 타결됐고, 한·미동맹 관계가 보다 공고하게 발전하고 있는 데 만족을 표시했다고 한다. 양국 정상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공통의 가치를 기반으로 앞으로도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또 한·미동맹 관계가 외부로부터의 위협에 대응하는 데 있어서뿐만 아니라 역내 및 전세계에서 공통의 가치와 평화번영 및 민주주의를 촉진하는 데 있어서도 중요하다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고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전했다. 이는 이라크 사태 등에 대한 협력관계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평화·외교적 북핵문제 해결원칙 재확인 부시 대통령은 “미국이 북한을 공격 또는 침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수차례 재확인했는데도 불구하고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미스터(Mr.) 김정일’이라고 호칭한 것과 마찬가지로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6자회담에 복귀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북핵문제의 평화적·외교적 해결 원칙을 재확인하면서도, 북한이 추가로 상황을 악화시키는 조치를 하지 말라고 촉구한 점은 북한의 핵실험을 염두에 둔 것이다. 노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문제가 조화로운 진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고 부시 대통령은 “남북대화가 한반도의 평화 번영에 긴요하며 북한의 핵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유용한 통로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盧-해들리 안보보좌관 ‘따로만남’ 촉각

    |워싱턴 박정현특파원|노무현 대통령은 10일 오전 11시25분(한국시간 11일 0시25분) 백악관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언론회동·오찬회동으로 이어지는 회담 자리를 2시간 동안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가졌다. 노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한 것은 지난 2003년 5월 이후 2년1개월여 만이다. 노 대통령은 백악관 ‘웨스트 윙’에 도착해 도널드 엔세냇 미국 의전장의 안내를 받아 루스벨트룸에 들어선 뒤 방명록에 ‘영원한 우정을 위하여, 대한민국 대통령 노무현’이라고 서명했다. 노 대통령이 이어 회담장인 오벌 오피스에 들어서자 기다리던 부시 대통령은 “잘 오셨다(welcome,welcome).”고 두 번이나 말하면서 환영했다. 노 대통령이 영어로 “나이스 투 시 유(nice to see you·만나서 반갑습니다)”라고 인사하자 부시 대통령은 영어로 “당신의 영어 실력이 내 한국어 실력보다 낫습니다.”라고 화답해 노 대통령은 웃었다. 부시 대통령이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에 이어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소개하자 럼즈펠드 장관은 노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면서 영어로 “다시 만나 반갑습니다.”라고 인사를 했다. 이어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을 소개하자 노 대통령은 “(매클렐런 대변인을)TV에서 자주 봤다.”고 관심을 표시하기도 했다. 두 정상은 50분 동안 회담을 마치고 낮 12시15분부터 10분 동안 기자들에게 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언론회동을 가졌다.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이어 12시25분(한국시간 11일 오전 1시25분)부터 오찬을 겸한 회담을 1시간 동안 가졌다. 노 대통령은 이어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에서 오후 2시40분부터 30분 동안 스티븐 해들리 안보보좌관을 접견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 2월에 취임한 해들리 보좌관이 노 대통령 예방을 희망해 이뤄진 것”이라면서 “정상회담의 연장선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마이클 그린 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과 빅터 차 NSC 아시아담당 국장이 배석했다. jhpark@seoul.co.kr
  • 수행원 9명… 단출한 訪美길

    노무현 대통령의 미국 방문은 1박3일의 초단기에다 공식 수행원 9명으로 ‘초미니’로 짜여졌다. 워싱턴에서 하룻밤을 자고 조지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돌아오는 외에 동포간담회 등의 일정도 전혀 없다. 2003년 5월 처음 미국을 방문하던 당시 6박7일 일정으로 워싱턴·뉴욕·샌프란시스코 등을 두루 방문했고,15명의 장관과 청와대 참모들이 수행한 데 비하면 단출하기 그지 없다. 오로지 북핵과 한·미동맹 등 현안을 논의하러 가는 실무방문이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의 워싱턴 체류 시간은 25시간.9일 오후 6시(현지시간)에 워싱턴에 도착해 다음날 오후 7시에 출발한다. 워싱턴에 가는 비행시간 14시간, 돌아오는 14시간45분 등 왕복에 걸리는 28시간45분의 비행시간보다 체류시간이 더 짧다. 노 대통령은 워싱턴에 도착해 하룻밤을 지낸 뒤 다음날 정오 무렵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50분 동안 갖고 북핵, 한·미동맹 등의 현안을 협의한다.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회담 결과를 10분 정도 설명할 예정이다. 회담에는 한국측에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홍석현 주미대사, 이상희 합참의장, 권진호 국가안보보좌관, 조기숙 홍보수석, 윤병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정책조정실장, 김숙 외교부 북미국장 등 7명이 배석한다. 이어 1시간 동안 진행될 오찬에서는 남북문제와 동북아 정세가 다뤄질 예정이다. 의례적인 의전행사가 아닌 철저히 실무적 성격을 띤 ‘업무 오찬’(working lunch)이다. 회담과 기자 설명, 오찬회담을 포함해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함께 하는 시간은 모두 2시간이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한달 후면 여름방학…우리아이 어딜 보낼까

    한달 후면 여름방학…우리아이 어딜 보낼까

    앞으로 한달쯤 지나면 여름방학이 시작된다. 학습 보충과 인성 함양의 기회로 여름방학을 활용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가 캠프다. 캠프는 자칫 나태해지기 쉬운 방학생활에 활력소가 될 수 있다. 새로운 환경에서 공동생활을 하면서 공부도 하고 놀이도 할 수 있다. 자녀를 캠프에 보낼 의향이 있다면 인기 캠프들은 일찌감치 마감되는 만큼 지금부터 꼼꼼히 살펴서 선택해야 한다. 각종 캠프의 일정과 특징, 캠프 선택 때 주의사항을 살펴본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방학 중 영어캠프는 수백만원씩 들여 해외로 떠나는, 부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그러나 영어 조기교육 열풍이 불면서 기존 업체는 물론 지자체와 대학들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춘 영어캠프를 마련하고 있다. 기간과 가격이 천차만별인 만큼 자녀의 수준과 비용을 고려해 꼼꼼히 따져서 골라야 한다. 올 여름 예정된 각종 영어캠프의 특징과 장·단점을 따져본다. ●외국 대사관 후원받아 문화체험도 가능 가장 저렴하면서도 믿을 만한 것은 각 지자체와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영어캠프다. 대부분 국내 영어체험마을 등에서 1∼3주씩 진행되는 이들 영어캠프는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다른 캠프와 달리, 지자체의 지원금으로 거의 실비 수준만 받으면서도 양질의 교육을 제공한다. 서울·경기·충남·강원도청과 서울·인천·부산 교육청이 주관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기본적으로 지역 학생들만 지원할 수 있고 지원자가 넘치면 시험·추첨을 통해 선발한다. 가장 큰 매력은 역시 비용이 싸다는 것이다. 인천시교육청의 ‘Power-up 영어캠프’는 2주 동안 식비 5만원만 내면 된다. 강원 영어체험캠프는 4박5일에 4만 8000원, 부산시교육청의 영어캠프는 3주에 25만원이다. 충남 영어캠프는 도에서 1인당 150만원씩 지원해 3주에 50만원, 저소득층 자녀는 무료다. 경기영어문화원의 4주 집중 프로그램도 135만원으로 저렴한 편. 그렇다고 해서 교육의 질이 떨어지지는 않는다.24시간 영어만 쓰면서, 요리·공작·방송·게임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엄선된 외국인 강사로부터 영어를 재미있고 자연스럽게 배우고 익힌다. 환경도 최대한 현지와 비슷하게 만들어 놓았다. 교육청 주관 프로그램은 어학능력이 뛰어난 일선 영어교사들이 참여해,24시간 영어로 생활지도까지 철처히 해준다. 구청 주관 캠프도 많다. 서울 강남구의 ‘영어논술 서머스쿨’에서는 미국 스탠퍼드대 영재교육원 교사들로부터 수준 높은 영작문을 배울 수 있다.17일에 280만원으로 다소 비싸다. 국내 영어캠프들은 모두 인원이 한정돼 있어 신청을 서둘러야 한다. 서울시교육청 주관 캠프는 벌써 마감이 임박했다. 경기영어캠프는 10일 마감한다. 아무래도 국내 캠프이기 때문에 외국 문화 체험은 조금 아쉬울 수 있다. 그러나 외국 대사관 후원을 받아 문화·예술 체험 기회를 마련하는 등 보완책을 갖추고 있어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 구청 단위의 캠프는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것도 많으니 해당 구청에 문의해 보는 것이 좋다. ●대학·사설업체 주관 캠프 최근 대학이 주관하는 국내 영어캠프도 크게 늘었다. 이들 캠프는 기숙사 등 대학의 시설과 교수 요원을 활용하기 때문에 크게 비싸지 않고 프로그램도 알찬 편이다.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남서울대의 초·중 영어캠프는 천안에 있는 외국어연수원의 외국인 교수진이 강사로 나선다.4주에 135만원으로 저렴한 편이며, 영어만 사용하고 주니어 토익 강의도 있다. 오는 13일부터 선착순으로 마감한다. 홍익대, 계명대 등이 개설한 2∼3주짜리 캠프도 대부분 200만원을 넘지 않는다. 기타 사설 어학원·유학원 등에서 개최하는 영어캠프는 종류와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예전에는 해외 캠프 일색이었지만 요즘은 국내 캠프도 많다. 미국·캐나다 등 영어를 쓰는 국가의 해외 캠프는 참가비가 300만∼500만원선이며 그보다 비싼 캠프도 있다. 시기와 장소를 폭넓게 선택할 수 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체험캠프 어떤게 있나 여름방학을 이용해 야외에서 산교육을 하는 각종 체험캠프도 많다. 과학·수학·역사 등 관심있는 분야의 캠프를 골라 가볼 만하다. 영어캠프 다음으로 많은 것이 과학·자연체험 캠프다. 중미산천문대가 주관하는 천문과학캠프, 스페이스스쿨의 NASA 우주비행사캠프, 파랑새열린학교의 에디슨 과학실험캠프는 초·중학생의 과학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다물자연학교의 여름계절학교, 환경교육센터의 푸름이 국토환경 대탐사는 답답한 도심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 환경의 소중함을 생각해 볼 기회다. 인성·예절캠프도 다양하다. 수년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청학동 체험 예절교육캠프도 있고 각종 인성함양 프로그램이 나왔다. 평소 소극적·내성적인 아이라면 인성스쿨의 자신감키우기 캠프를 권할 만하다. 한국심리교육연구소의 집중력리더십캠프는 집중력과 자신감을 계발하는 심리기술 캠프이며, 한국가족치료연구소의 자아발견캠프는 학생 개개인의 잠재적인 천재성을 계발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이색 캠프도 많다. 안산 실미도훈련소에서 해병대 훈련을 받으며 체력과 인내심을 키우는 해병대 리더십 캠프, 발전적인 한·일관계를 모색하는 캠프나라의 한·일 청소년 미래 캠프, 음양오행과 침·뜸의 원리를 배우는 파랑새 열린학교의 한방의학캠프 등이 마련돼 있다. 오대산 월정사의 단기출가학교와 마술 캠프·음악 캠프도 눈에 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캠프 이렇게 고르자 ●캠프의 성격 정확히 파악할 것 캠프가 어떤 주제와 일정으로 진행되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잘하는 것을 더 잘하도록 도와주거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주고, 색다른 체험을 통해 경험의 폭을 넓혀 주는 것이 핵심. ●아이의 의견을 존중할 것 캠프의 주체는 자녀이므로, 사전에 충분히 상의하고 의견을 존중한다. 억지로 보내거나, 캠프 참가를 조건으로 다른 보상을 제시하는 것은 역효과가 크다. ●주최하는 단체의 신뢰성 따져볼 것 학기 중 지속적으로 활동하는 단체인지,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적절한지, 이전 캠프 성과는 어땠는지 따져본다. ●참가비가 합리적인지 검토할 것 교육비가 비싸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 단, 지나치게 싸다면 식사·숙소·안전 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 도움말 캠프나라(campnara.net), 파랑새열린학교(openschool21.co.kr)
  • 대정부질문 분야별 내용

    여야가 9일 벌인 통일외교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북한핵·외교안보라인 정비·한미관계 등이 도마에 올랐다. 동전의 양면처럼 맞물려 있는 이들 주제를 놓고 여야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라인정비 등 일부 분야에서는 같은 목소리였지만 동북아균형자론 등의 부문에서는 현격한 시각차를 보였다. ●북핵:우려는 공감, 해법은 달라 여야 모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등의 상황에 우려를 표명했다. 열린우리당은 해법으로 미국의 대북 특사 파견 등 평화적 방법을 제시했다. 한나라당은 ‘북핵 보유’ 상황에 대비한 정부의 대책 미흡을 추궁했다. 열린우리당 송영길 의원은 “미국의 클린턴이나 부시 전 대통령을 대북 특사로 파견해 구체적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할 것을 제안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한국의 강력한 ‘북핵 불용’ 의지를 북한에 알려서 북한이 무모한 핵실험을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해찬 국무총리는 “북핵실험에 대한 실증자료가 없고 미국의 공식 입장이 안보리에 회부하지 않는 것”이라며 “북핵 보유를 가정한 대응책은 불안감만 조성한다.”고 오히려 목소리를 높였다.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6자회담이 재개되면 관계국들간 협의를 통해 북핵문제를 실질적으로 타결할 방법을 성안하고 있다.”라고 답변했다. ●NSC·외교안보라인 정비론 자문기구인 NSC가 권한이 비대해져 문제를 양산한다는 진단에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 한나라당 황진하 의원은 “외교 부처 위에 군림하고 있다.”며 비판했고 같은 당 박진 의원은 “무소불위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면서 월권·독선으로 외교안보를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라고 질타했다. 한편 열린우리당 최성 의원도 “시스템적 국정 운영과 전문성·경륜을 겸비한 능력 있는 인사를 통해 NSC의 역량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외교안보팀 교체를 추진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최 의원은 최근 이 총리와 이종석 NSC사무차장과 용산고 동문인 권진호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이 국정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것을 겨냥한 듯,“언론에 거명되는 국정원장의 후보군과 NSC 핵심인사 후속 인선이 일부의 우려처럼 특정학교, 특정인사와의 친소관계에 따라 좌우되면 대통령과 외교안보팀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이 총리는 “NSC에서 논의·정리된 것을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거쳐 입법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권한 집중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정동영 통일부장관도 “여러가지 현안을 협의조정하는 기구로서 매우 효율적인 시스템”이라고 반박했다. ●동북아 균형자론에는 시각차 열린우리당 이원영·송영길 의원은 각각 “한국 미래상을 적극적으로 제시”“세계 자본주의로 통합된 상태에서 가치동맹적 지역평화 구축자·조정자로 발전”이라는 논리로 옹호했다. 반면 한나라당 박진·유기준 의원은 “국익과 안보에 엄청난 상처”“국제사회로부터 의구심만 조성” 등을 내세워 즉각 폐지를 촉구했다. 이에 이 총리는 “동북아의 정치·군사적 이해 관계에서 한국이 국가적 이익과 민족역사 차원에서 능동적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국정원장 후보 정세현씨 부상

    권진호 카드 유력(1일)→3배수 후보 추천방침(4일)→권진호·정세현 50대 50(7일). 이처럼 국정원장 인선을 놓고 청와대의 기류가 시시각각 바뀌고 있다. 권진호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을 유력한 후보라고 했던 청와대가 3배수 추천방침으로 말을 바꾸는가 하면,7일에는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권진호 보좌관과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50대 50”이라고 말했다. 두 후보를 대등한 비중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여서 적어도 논리적 정황으로는 정세현 전 장관이 급부상하는 양상이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권진호 보좌관과 정세현 전 장관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여기다 국방장관 출신의 조성태 열린우리당 의원도 거론된다. 정치력을 갖춘 인사가 국정원장에 바람직하다는 여당의 요구와 맥을 같이한다. 여당의 지향점은 권 보좌관에 대한 비토나 국회의원의 진출보다는 외교안보라인에서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독점체제를 깨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는 여당의 요구 때문이라기보다는 대북관계에서 국정원장 인선을 접근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듯하다. 김만수 대변인은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이어서 신중하게 다양한 카드를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국정원장 후보는 9일의 청와대 인사추천회의에서 3배수로 압축된 뒤, 노무현 대통령이 미국 방문(9∼11일)을 마치고 돌아온 다음주 초에나 가닥이 잡힐 것 같다. 권진호 국정원장 카드가 바뀐다면 이는 외교안보라인의 재정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2001년 DJ가 햇볕정책 설명하자 부시, 수화기 막고 “자기가 뭔데”

    |워싱턴 연합|“김대중 대통령이 대북 햇볕정책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하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전화기를 손으로 막고는 배석한 잭 프리처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북한담당 선임국장을 향해 입모양으로 ‘이 사람, 자기가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Who does this guy think he is?)’라고 말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국가안보 전문가 데이비드 로스코프는 최근 발간한 저서 ‘세계 경영(Running the World)’에서 부시 행정부 1기 초창기 때의 ‘ABC(Anything But Clinton:클린턴 행정부 것은 무조건 안돼)’ 기조를 설명하면서 프리처드 전 대북특사로부터 들은 이 사례를 소개했다. 로스코프는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은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 정책과 일치하는 면이 있는 것”이라면서 “부시 대통령의 말은 김 전 대통령이 한반도의 역동성이나 북한의 실체를 자신만큼 모른다는 뜻이었다.”고 지적했다. 두 정상의 통화 시점은 부시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김 전 대통령과 처음 통화한 2001년 1월25일로 추정된다. 당시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은 통화 내용에 대해 “양국이 충분한 협의를 통해 대북관을 확립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 [‘유전의혹’ 검찰 중간 발표] ‘연결고리’ 허씨 빠져 곳곳 물음표

    [‘유전의혹’ 검찰 중간 발표] ‘연결고리’ 허씨 빠져 곳곳 물음표

    철도청의 유전사업 투자 의혹 사건 곳곳에는 코리아크루드오일(KCO) 대표 허문석(기소중지)씨의 흔적이 묻어 있다.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이 철도청의 유전사업 추진에 개입한 의혹도 허씨가 열쇠를 쥐고 있다. 허씨는 지난 4월 인도네시아로 출국한 뒤 종적을 감췄다. 검찰은 결국 지난달 24일 허씨에 대해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NSC 개입·재경부 협조 여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과연 철도청의 유전사업에 개입했는지도 허씨를 통해서만 규명될 수 있다. 철도청 전 사업개발본부장 왕영용씨에게 “이 의원이 사안별로 NSC 업무를 맡아 유전개발 사업에 관여하고 있고 NSC의 유모 중령이 관련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는 말을 한 것도 허씨인 것으로 조사됐다.NSC 관련자들은 모두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산업자원부에서 해외자원개발 사업계획 신고서가 당일 수리된 것도 허씨를 빼고서는 설명될 수 없다. 당시 왕씨는 신고서 수리에 대해 청탁을 했고 허씨가 “윗선에 이야기했으니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한 지 2시간이 안 돼 신고서가 수리됐다고 진술했다. 철도청이 한ㆍ러 정상회담 일정에 맞추려고 유전사업을 졸속으로 추진한 배경에도 허씨가 있다. 재정경제부 협조 의혹과 관련해 이헌재 전 부총리의 압력이나 지시가 있었는지도 허씨를 통해서만 풀 수 있는 과제다. ●청와대 ‘관여’ 여부도 베일속 청와대의 개입 여부도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수사 결과 왕씨로부터 사업 보고를 받은 김경식 행정관은 지난해 9월 직접 철도청 서울사무소를 방문, 부도난 하이앤드 대표 전대월씨 대신 석유공사의 사업 참여를 제안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행정관 외에 시민사회수석비서관실 최두영 행정관과 남영주 전 사회조정비서관도 유전사업에 대해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청와대가 철도청 유전개발 사업에 대해 별도 조치를 취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점에 비춰볼 때, 사업을 사전에 지시하거나 기획한 것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이광재씨 내사중지

    철도청(현 철도공사)의 유전사업 투자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홍만표)는 2일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에 대해 인도네시아로 도피한 석유전문가 허문석(71·기소중지)씨가 체포될 때까지 내사중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지난 4월13일 감사원의 수사의뢰 이후 50여일 동안 해온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검찰은 유전사업이 경영개선이라는 명분 아래 이 의원의 직·간접적 지원을 배경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지난해 9월20∼23일)에 맞춰 졸속 추진된 것으로 결론냈다. 하지만 대통령 방러 일정 입수 경위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개입 여부 등 주요 의혹사항은 허씨의 도피로 규명하지 못했다. 이 의원은 유전사업을 지난해 11월8일 처음 알았다고 주장해왔으나 그보다 한달 전 하이앤드 대표 전대월(43·수감)씨에게 유전사업 진행상황을 묻고, 전씨는 지분 양도사실을 밝힌 것이 드러났다. 이 의원은 또 지난해 8∼9월 허씨와 여러 차례에 걸쳐 ‘자원개발 전문기업’ 설립방안 등을 논의하고, 허씨로부터 석유공사의 경영상 문제점과 전문가가 운영하는 민·관 석유회사의 설립 필요성을 제기하는 문건(서울신문 4월20일자 1·3면 보도)을 심모 비서관을 통해 전달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직·간접적 개입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검찰은 그러나 허씨의 도피로 이 의원의 개입 정도나 구체적 역할을 조사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허씨 조사 때까지 내사중지키로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김세호(52·수감) 당시 철도청장의 지시에 따라 철도청 사업개발본부장 왕영용(49·수감)씨가 지난해 8월31일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실 김경식 행정관에게 ‘대통령의 러시아 정상회담시 유전회사 한국 인수의 정부간 조인식 거행 예정’이라는 내용이 기재된 문건을 보고했고, 며칠 뒤 김 행정관이 직접 철도청 서울사무소를 찾아가 유전사업 진행 상황을 문의한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이기명씨가 지난해 7월7일 자신의 사무실에서 고교 동창인 허씨와 함께 전씨를 만난 사실을 확인했으나 유전사업에 개입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김효섭 박경호기자 newworld@seoul.co.kr
  • 후임 권진호씨 유력

    고영구 국정원장의 후임에는 권진호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이 유력시된다. 노무현 대통령은 고영구 국정원장의 사퇴의사를 수리하기로 하고, 후임 국정원장을 주말쯤 내정할 것이라고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이 1일 밝혔다. 권진호(64) 보좌관은 충남 금산 출신으로 용산고·육사 19기를 거쳤다. 이해찬 총리도 용산고 출신이다. 권 보좌관은 주프랑스 대사관 무관과 정보사령관, 국정원 해외·북한 차장을 지낸 정보통이다. 김만수 대변인은 “6월 임시국회에서 인사청문회 등의 절차를 거치도록 한다는 방침”이라면서 “후임 국정원장은 토요일 이전에 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정상회담 조율을 위해 미국을 방문중인 권 보좌관은 3일 귀국한다. 권 보좌관이 국정원장으로 이동하면 외교·안보 라인의 대대적인 교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주목된다. 김 대변인은 “고 원장의 교체가 외교안보 라인 물갈이 차원은 아니다.”고 부인했으나 여권 관계자는 “북핵문제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외교안보 라인 교체 건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외교·안보 라인 가운데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 윤광웅 국방부 장관 등이 교체대상으로 점쳐지고 있고, 동북아시대위원장 자리는 비어있다. 10월 재보선 출마설이 나도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교체도 관심을 모은다.NSC 사무차장에는 국정원 기조실장을 지낸 서동만 상지대 교수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오는 11일 노 대통령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외교안보 라인을 교체하더라도 시기는 한·미 정상회담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개각과 청와대 참모진의 교체는 단계적인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영구 국정원장은 10일전쯤 노 대통령을 만나 사의를 직접 표시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고 원장은 과거사진상규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국정원의 위상이 정립되면 물러나겠다고 밝혀 왔고, 지난 26일 국정원은 과거사진상 조사결과를 중간발표했다. 고 원장은 지난해말 검찰총장·국세청장·경찰청장 등 ‘빅4’ 교체가 검토될 때 사의를 표명했으나 노 대통령은 경질로 비쳐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교체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에 사의 수리는 당뇨를 앓고 있는 고 원장의 건강도 감안됐다고 한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생각나눔] 동북아 균형자론 ‘뒷걸음’

    [생각나눔] 동북아 균형자론 ‘뒷걸음’

    정부가 ‘동북아 균형자론’에서 자꾸만 뒷걸음질치는 인상이다. 특히 이번 주 들어 후진(後進)의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고 있어 배경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지난 3월8일 노무현 대통령이 공군사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처음 동북아 균형자론을 꺼냈을 때 전적으로 군사력을 근간으로 한 세력균형자 역할로 해석됐다.“이제 우리 군은 동북아의 세력 균형자로서…”란 연설은 지금 봐도 호기가 느껴진다. 2주 뒤인 같은달 22일 노 대통령은 육군3사관학교 졸업식에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동북아의 세력판도는 달라질 것”이라고 강도를 높이면서 ‘한·미동맹’에 관해서는 한 글자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자 보수세력을 중심으로 “한·미 동맹을 뒤흔드는 위험한 망상”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 등 정부측 인사들이 총출동,“힘(군사력)이 아니라, 경제력 등 연성국력으로 균형자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톤을 낮췄다. 그후 소강상태를 보이던 균형자론은 한·미 정상회담 일정이 오는 10일로 잡힌 최근 들어 다시 거론되기 시작했다. 전과는 달리 정부쪽에서 얘기를 꺼내고 있는데, 균형자론 정의가 크게 달라졌다. 윤태영 대통령 제1부속실장은 지난달 31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균형자론은 일본에 대한 우려 때문에 나오게 된 것”이라고 느닷없이 일본쪽으로 화살을 돌렸다. 이는 균형자론 논란이 불거진 지난 3개월간 전혀 거론되지 않은 논리다. 노 대통령도 약속이나 한듯 이날 ‘일본 원인론’을 꺼냈다.1일에는 아예 균형자론을 스스로 철회한 수준의 언급이 천영우 외교통상부 외교정책홍보실장의 입을 통해 나왔다. 그는 언론에 “동북아에는 역내 균형자인 우리나라와 세계적 균형자인 미국이라는 두 겹의 균형자가 있는데, 우리의 균형자 역할이 성공하면 미국이 개입할 필요가 없고 우리가 개입하지 않고 미국이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며 “동북아 역내의 ‘최후의 균형자’(ultimate balancer)는 미국”이라는 알쏭달쏭한 논리를 제시했다. 이는 우리의 균형자론 대상에서 미국을 완전히 뺀다는 것으로, 노 대통령이 처음 천명한 균형자론의 ‘유전자’ 자체가 바뀐 셈이다. 정부의 갑작스러운 태도변화를 놓고, 외교가에서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균형자론에 대한 미국 정부의 불편한 심기를 누그러뜨리려는 유화 제스처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북핵 압박·경협 균형 조율”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오는 6월10일 백악관에서 열리는 노무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대북 화해협력 정책과 북한의 핵을 포기시키는 정책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문제와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백악관 관계자들이 25일 말한 것으로 26일 전해졌다. 이는 주미 한국대사관이 제공한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 등과 마이클 그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국장 등간의 면담록에서 밝혀졌다. dawn@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LG家 ②-구인회 3代 경영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LG家 ②-구인회 3代 경영

    지난달 19일 러시아 모스크바 출장길에 오른 구본무(60) LG 회장을 수행한 사람은 차장급 직원 한명뿐이었다. 계열사 사장들과 같이 가는 출장이 아니면 수행은 늘 직원 한명이 담당한다. 공항으로 임원들이 배웅이나 마중을 나오는 것도 금지한다. 구 회장은 지난 12일 LG 계열사 사장단 20여명과 함께 국내사업장 ‘혁신투어’를 나서면서 자신의 차량인 ‘벤츠S600’을 놔 두고 대형 관광버스 2대를 빌렸다. 사업장간 이동중에도 사장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다. 지난 2003년에도 구 회장은 버스로 2박3일간 전국의 사업장을 누볐다. 이처럼 ‘격식’을 따지기보다 실용성을 강조하는 구 회장을 두고 ‘소탈한 이웃집 아저씨 같다.’는 평이 따라다닌다. 사람좋아 보이는 눈웃음 등 구 회장의 외모도 이같은 이미지 구축에 한몫했다. ●몸에 밴 검소한 생활 구 회장의 소탈한 모습은 아버지 구자경(80) 명예회장이나 할아버지인 고 구인회 창업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보인다. 구인회 회장은 창업초기인 40년대 후반 부산 서대신동 시절 활동하기 편하다며 미군 파카를 즐겨 입었다고 한다. 외출할 때를 제외하곤 공장내에서 늘 입고다녀 소매가 닳고 기름때가 반지르르 묻은 옷이었다. 구 회장은 또 비싼 담배와 싼 담배를 같이 갖고 다니면서 손님에게는 좋은 담배를 권하고 자신은 값싼 담배를 피웠다.“돈이란 벌 때 아껴야 하는 법”이라는 지론이다. 사돈이자 동업자인 고 허준구 회장도 당시 판매와 구매일을 맡으면서 수금하러 거래처를 다닐 때 고무신을 신고 다녔다.‘찰떡궁합’인 셈이다. 구자경 명예회장은 사업장이나 계열사 사무실을 즐겨 찾았는데 어떤 때는 사전통보없이 불쑥 고객서비스센터 등 현장을 방문해 생생한 고객의 목소리를 듣기도 했다. 럭키증권(현 우리투자증권) 객장을 방문했을 때는 고객들이 좁은 객장에서 불편을 겪고 있는데 반해 임원실이 한 부서보다 큰 것을 보고 “무슨 임원방이 내 방보다 커요?”라며 질책을 했다고 한다. 이같은 소탈한 이미지 때문인지 LG의 회장들은 삼성이나 현대에 비해 강한 인상을 주지 않는다. ‘시사저널’이 지난해 발표한 가장 영향력있는 기업인 순위에서도 구본무 회장은 삼성 이건희 회장은 물론 현대차 정몽구 회장보다 순위가 낮았다. 재계에서 LG가 차지하는 비중이 현대차그룹보다 낮지 않은데도 그룹총수의 영향력은 현대차가 높게 나온 것이다. LG관계자는 구 회장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이렇게 반박했다. “구 회장은 1995년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는 허씨와의 동거기간이었고 2년전까지만 해도 삼촌뻘 되는 집안어른들이 계열사 사장을 맡고 있었다. 또 취임한 지 얼마되지 않아 국제통화기금(IMF) 직격탄을 맞았고 99년에는 반도체 빅딜로 주력사업을 빼앗기는 고초를 겪었다. 사실 구 회장의 총수로서의 경영능력은 올해부터 검증된다고 봐야 할 것이다.” ●LG의 상징, 인화(人和) 구인회 창업회장은 포목상, 청과·어물전, 운수업 등 숱한 시행착오를 겪은 뒤 47년 럭키크림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사업인생을 걸었다.6형제의 장남(4명의 여자형제도 있었으나 일찍 사망함)이자 6남4녀의 아버지가 하는 사업을 돕기 위해 초기 가족들의 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경영도 대부분 가족이나 사돈(허씨)들이 도맡아 했다.47년 락희화학 설립당시 생산담당이었던 김준환씨를 제외하면 구 회장, 부사장 고 구정회(둘째 동생)씨, 영업담당 허준구(첫째 동생 철회씨 사위)씨 등으로 사실상 ‘가족기업’이었다. 이후에도 아래로 다섯 동생과 여섯 아들, 조카, 허씨들이 대거 경영에 참여했는데 LG의 ‘인화정신’은 이같은 독특한 가족사와 무관치 않다. 친인척들을 잘 다독여 가며 경영을 하는 것이 중요했고 이를 경영이념으로 발전시킨 것이 인화다. 창업회장부터 내려온 인화정신의 대표적인 사례는 삼성과 함께 했던 방송사업. 구인회 회장은 60년대 초반 사돈인 고 이병철 삼성회장으로부터 방송사업을 같이 해보자는 제의를 받고 50대 50 합작으로 64년 ‘라디오서울’과 ‘동양TV’를 설립했다. 하지만 방송사 경영이 시원치 않은 와중에 두 그룹에서 파견된 임직원간 알력이 심해졌고 결국 TV는 LG가 라디오는 삼성이 맡아서 하기로 잠정 합의를 봤다. 이후에도 TV와 라디오 사업의 정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구 회장은 일본으로 건너가 이 회장을 만나 TV사업까지 삼성에 넘기기로 결정한다.LG내부에서는 불만이 많았지만 구 회장은 사돈간의 ‘불화’가 더 이상 계속돼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80년대에는 택배사업 진출을 계획했다가 사돈과의 정리를 생각해 포기했다. 당시 기획조정실에서는 21세기 물류산업의 꽃이라고 불리는 택배사업을 유망한 신규 사업으로 선정, 일본의 택배사업을 벤치마킹하고 계획을 수립했지만 사돈인 한진그룹에서 택배(한진택배)를 하고 있다는 이유로 구자경 회장이 사업중단을 지시했다.LG와 한진은 구자경 명예회장의 동생인 구자학(75) 아워홈 회장의 2녀 명진(41)씨가 한진그룹 고 조중훈 회장의 4남 조정호(47) 메리츠증권 회장과 결혼하면서 사돈으로 맺어졌다. ●창업주의 사람들 구인회 창업회장은 할아버지 밑에서 한학을 배우다 열네살때인 1921년에야 지수보통학교 2학년에 편입한다.24년에는 서울로 상경, 중앙고등보통학교를 다녔지만 19세때인 26년 처가에서 보내주던 학비가 끊기고 본인의 뜻도 있어 낙향, 사업의 꿈을 키운다. 구 회장은 사업을 키워가면서 동생들을 뒷바라지했고 동생들은 좋은 학교를 졸업한 뒤 형의 사업을 성심성의껏 도왔다. 한때 구씨, 허씨 일가가 너무 많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지만 구씨, 허씨들 가운데는 경영능력을 갖춘 이들이 적지 않았다. 창업회장의 동생들은 초창기 외국원서를 번역해 기계 작동법을 알아내고 수출, 기술도입 등 형이 할 수 없는 해외업무를 도맡아 했다. 첫째 동생 고 구철회씨는 형과 함께 첫 사업인 포목상 ‘구인회상점’을 세웠고 둘째 고 구정회씨는 동경고등공업학교를 졸업하고 평안남도청 토목과에 잠시 근무하다 형의 사업을 도왔다. 구태회(82) LS전선 명예회장은 일본 후쿠오카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마쳤다. 그는 경영보다는 정치권에서 주로 활동했는데 4대 민의원과 6,7,8,9,1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구평회(79) E1 명예회장은 진주고보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마치고 51년 락희화학 이사로 입사했다. 구두회(77) 극동도시가스 명예회장은 진주고보와 고려대 상대,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한일은행에서 잠시 일하다 63년 금성사 상무로 입사했다. ‘골프멤버’였던 사돈인 이보형 제일은행장·홍재선 전경련 회장·경방 김용완 회장, 효성 조홍제 회장 등도 구인회 회장과 교우가 깊었다. ●제2의 창업주 구자경 명예회장 구자경 LG명예회장은 삼촌인 구평회 명예회장과 진주고보에 같이 입학한 뒤 진주사범을 마치고 고향인 지수보통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이후 50년까지 부산사범대 부속국민학교에서 교사생활을 했는데 제자들 중에는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 권근술 전 한겨레신문 사장,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부인인 한인옥씨 등이 있다. 구 명예회장은 한씨에 대해 “얼굴도 예쁜데다 공부도 잘하는 학생이었다.”고 기억했다. 신 전 부의장은 모 TV프로그램에 출연해 구 명예회장에게 ‘호랑이 선생님’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구 명예회장은 50년 락희화학 이사로 입사했지만 공장에서 현장 근로자들과 같이 먹고 자며 혹독한 경영수업을 받았다. 구인회 회장은 생전에 왜 장남을 그토록 고생시키느냐는 질문에 “대장장이는 하찮은 호미 한 자루 만드는데도 담금질을 되풀이해 무쇠를 단련한다. 내 아들이 귀하니까 저렇게 일을 가르치는 것이다.”고 대답했다. 덕분에 그는 현장에서는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의 전문가가 될 수 있었다. 69년 12월31일 구인회 회장이 뇌종양으로 세상을 뜬 직후인 1970년 1월6일 열린 럭키그룹 시무식에서 구철회 락희화학 사장은 본인의 경영 퇴진과 구자경 당시 금성사 부사장의 회장 추대를 제안했고 이는 우레와 같은 박수로 통과됐다. 구 회장 취임 이후 1년간 그룹 기획조정실장을 맡아 준 사람은 삼촌인 고 구정회 사장이었다. 조카를 ‘보필’하는 삼촌은 LG가의 저력을 잘 말해준다. 구자경 신임회장은 “선대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인화단결과 상호협조를 통해 그룹의 부드러운 기업풍토를 조성하는데 힘쓰고 급속한 확대보다는 내실있는 안정적인 성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락희화학, 금성사 등 11개 계열사를 갖고 시작한 구자경 회장은 95년 2월 이임할 때까지 LG를 한차원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는다. 취임 첫 해인 70년 520억원에 불과하던 그룹매출은 94년 30조원을 넘어섰고 수출은 3100만달러에서 147억달러로 474배나 늘어났다. ●늘 꿈이었던 농사일에 매진 구 명예회장은 장남 구본무 회장에게 그룹 회장직을 넘겨주면서 “앞으로 여의도 본사에는 일주일에 한번만 출근할 것이다. 모든 경영은 신임 회장에게 맡긴다.”고 약속했다. 구태회·평회·두회씨 등 창업주 형제들과 허준구·허신구 회장도 고문으로 물러났다. 충남 천안의 ‘천안연암대학’으로 내려간 구 명예회장은 버섯재배 등에 심혈을 기울이며 10년전 약속을 지키고 있다. 주중에는 천안에 머물다 주말에는 서울 성북동 집으로 올라오는데 매주 월요일에만 트윈타워로 출근한다. 하지만 구본무 회장 집무실인 30층 대신 32층으로 직행, 본인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복지재단·문화재단 업무만 보고 오후에는 천안으로 내려간다.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구 회장 얼굴을 보지 않고 그냥 가는 경우가 많다. 분재, 장미재배를 거쳐 버섯재배로 이어진 구 명예회장의 왕성한 취미활동은 요즘 된장, 생면, 만두 등 유기농 먹을거리로 확대되고 있다. 구 명예회장은 선친이 두산, 경방그룹 회장과 함께 1956년 서울컨트리클럽에서 발족한 ‘단오회’와 진주중 15회 동창회에는 거의 빠지지 않고 있으며 능성구씨 대종회장을 맡고 있다. 단오회에는 김각중 경방 회장, 김상홍 삼양사 명예회장, 선친을 치료했던 이동렬 박사 등이 참여하고 있다. 진주중 동창인 고 이규호 전 문교부 장관도 생전에 절친한 사이였다. 고 정주영 회장도 전경련 회장단 활동 등을 통해 남다른 친분을 쌓았다. ●20년 경영수업 받은 ‘구병장’ 구본무 회장은 연세대 상학과에 다니다 육군 현역으로 입대했다. 재벌 총수 가운데 현역 출신은 쉽게 보기 어렵다. 보병으로 만기 제대후에는 미국 애슐랜드대로 유학을 떠났다. 클리블랜드주립대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구 회장은 30세때인 75년 럭키(현 LG화학)의 심사과(사업의 적정성을 평가하는 부서로 사업전반을 이해할 수 있음) 과장으로 입사했다. 당시 심사과에서 같이 근무했던 직원이 구 회장의 ‘핵심참모’인 강유식(57) ㈜LG 부회장이다. 강 부회장은 청주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72년 럭키에 입사했다.97년 회장실(구조조정본부)로 소속을 옮겼고 99년 구조조정본부장을 맡으면서 그룹 구조조정과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진두지휘했다. 구 회장은 아버지처럼 ‘험한’ 고생은 하지 않았지만 81년에야 금성사 이사로 승진할 정도로 차곡차곡 경영수업을 받았다. 럭키 심사과장, 수출관리부장, 유지사업본부장을 거쳐 80년 금성사(현 LG전자)로 옮겨 기획심사본부장을 맡았고 83∼84년에는 도쿄 주재원으로 근무했다. 입사 10년만인 85년에야 기획조정실 전무로 그룹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95년 회장 취임사에서 ‘초우량 LG’를 약속했던 구 회장은 인터넷, 홈쇼핑, 이동통신, 통신 등에 잇따라 진출하며 사세를 넓혀갔고 필립스와 합작으로 LCD사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빅딜’과 ‘LG카드 사태’로 반도체, 금융사업에서 손을 떼는 등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1등LG를 이끄는 사람들 지금까지 LG그룹을 상징해 온 ‘인화’는 구본무 회장 대에 이르러 사실상 ‘일등주의’로 바뀌었다.LG는 그동안 ‘인화정신’이 결코 ‘온정주의’가 아니라고 항변해 왔지만 삼성그룹에 비해 LG그룹의 분위기가 다소 느슨해 보인 것은 사실이다. 요즘 LG가 거의 매일 쏟아내는 ‘강한 승부욕’,‘독종정신’,‘다이내믹’ 등은 LG가 온건하고 점잖은 반면 보수적이고 느린 조직에서 ‘환골탈태’하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구 회장이 주력 계열사인 LG전자를 김쌍수(60)부회장에게 맡긴 것도 생활가전사업을 1등으로 만든 그의 ‘뚝심’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김 부회장은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부진을 면치 못하던 휴대전화 사업을 ‘비전문가’인 박문화(55) 사장에게 맡겨 새로운 도약을 주문했다. 오디오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박 사장은 LG의 ‘광스토리지’ 사업을 7년 연속 세계 1위로 끌어올린 주역이다. LG에서 독립한 다른 친척이나 형제와 달리 주력사인 LG필립스LCD 부회장을 맡고 있는 둘째동생 구본준(54) 부회장 역시 1등에 대한 집념이 남다르다. 경복고 서울대 계산통계학과, 미국 시카고대 대학원 경영학과를 나온 구 부회장은 한국개발연구원(KDI), 미국 AT&T를 거쳐 86년 금성반도체에 입사했다. 반도체를 현대그룹에 빼앗기다시피 넘겨주는 것을 눈으로 지켜본 뒤 99년부터 LG필립스LCD 대표를 맡아 세계적인 LCD업체로 키워왔다. ●숨어있던 승부사기질 발휘되나 소탈하고 인자해 보이는 구 회장의 이면에는 무서울 정도의 집념과 승부욕이 도사리고 있다는 평이다. 구 회장의 집념은 그가 하늘을 나는 모습만 보고도 무려 150여종의 새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조류학’에 조예가 깊은 것에서 잘 나타난다. 중학교때 산에 올랐다가 우연히 다친 새 한 마리를 발견, 집에 데려와 치료해 준 인연으로 새에 관심을 갖게 된 구 회장은 2000년에는 ‘조류도감’을 낼 정도로 새에 관해서는 전문가다. 여의도 LG트윈빌딩에 둥지를 튼 천연기념물 ‘황조롱이’가 구 회장의 각별한 보살핌덕에 무사히 새끼를 낳은 일화는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동생 구본능(56) 희성그룹 회장도 최근 ‘사진으로 보는 한국야구 100년’을 발간할 정도로 야구에 대한 관심이 보통이 아닌데 좋아하는 일에 대한 열정은 윗대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보인다. 사람좋아 보이는 구 회장이 거의 ‘경멸’할 정도로 싫어하는 부류가 있는데 준비하지 않는 불성실한 사람이다. 구 회장은 연습장에서 충분히 연습하지 않고 무작정 골프장에 나타나는 초보자를 무척 싫어한다고 한다. 더 싫어하는 부류는 ‘트리플보기(이븐파보다 3타를 더 치는 것)’를 하고도 ‘히죽히죽’ 웃는 사람이다. 다시는 트리플보기같은 치명적인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웃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계열사 사장들을 평가할 때도 이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구 회장은 특별히 운동에 소질이 있는 편은 아니지만 끈질기게 연습에 매달려 한때 핸디캡 5∼6 수준까지 끌어 올렸다고 한다. 환갑을 맞은 지금도 핸디 8∼9 정도를 친다. 구 회장은 지난 3월 구 명예회장 시절 선포한 경영이념인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와 ‘인간존중의 경영’에 ‘1등LG’를 더한 ‘LG Way’를 새로운 기업문화로 천명했다.10여년에 걸친 계열분리를 마무리지은 구 회장은 ▲고객이 신뢰하는 LG▲투자자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LG▲인재들이 선망하는 LG▲경쟁사들이 두려워하면서도 배우고 싶어하는 LG를 목표로 재도약을 시도하고 있는데 그의 집념과 승부사기질이 앞으로 어떻게 발휘될지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해 동국제강 창립 50주년 기념식에 이례적으로 참석할 정도로 장세주 회장과는 친분이 깊은 편이다. 장 회장의 숙부인 장상돈 한국철강 회장의 딸 인영(37)씨가 구 회장의 당숙인 구자은(41) LS전선 상무와 결혼해 사돈지간이기도 하다. 만화가 허영만씨와도 교류가 있는데 허씨는 인기작 ‘식객’에서 구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맛있는 삼계탕을 사주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단출한 네식구 구 회장은 72년 김태동 전 보사부 장관의 딸인 김영식(53)씨와 결혼했다. 김씨는 이화여대 영문과를 다닌 ‘재원’으로 서구적인 외모의 미인이었다고 한다. 시아버지 구자경 명예회장은 “보수적인 며느리를 원했는데 맞고보니 맏며느리는 개방적이고 아래 며느리들이 보수적이었다. 뒤바뀐 감도 없지 않지만 그만하면 잘 맞는 편”이라며 만족하는 분위기다. 구 회장 부부는 금슬이 좋기로 유명하지만 ‘내외’가 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이 주말에 곤지암에서 골프를 치다 부인이 일행들과 골프를 치는 것을 보고 나무랐다는 일화도 있다.LG 소유인 곤지암은 주말에 주로 계열사 임원들이 비즈니스 차원에서 애용하는데 ‘회장 부인’이 나오면 임원들이 불편해 한다는 이유다. 김씨가 다른 그룹 회장 부인과 달리 미술관을 맡지 않은 것이나 여의도 트윈타워에 한번도 나오지 않은 것도 LG가의 엄격한 ‘단속’ 때문이다. 구 회장은 지난해 양자로 들인 구광모(27)씨와 연경(27)·연수(9) 두딸을 두고 있다. 광모씨는 병역특례인 산업기능요원으로 국내의 한 IT솔루션업체에 근무하고 있다. 올해 병역을 마치면 미국 뉴욕주의 로체스터 인스티튜트공대로 돌아가 학업을 계속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양자로 입적된 뒤 ㈜LG와 LG상사 지분을 대폭 늘려 ‘경영승계’가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하지만 LG측은 “광모씨의 양자입적은 ‘제사 지낼 장손은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구자경 명예회장의 뜻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4세 경영’과는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연세대 사회사업학과를 마치고 미국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있는 연경(27)씨는 삼성 이건희 회장의 막내딸 윤형(26)씨와 함께 재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붓감’이다. ukelvin@seoul.co.kr ■3공화국서 “소총 만들어보라” 권유 구인회 “유망해도 무기는 싫다” 거절 LG화학은 한때 자회사를 통해 ‘비데’사업을 하다 그룹으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았다. 타일, 욕조 등 욕실 인테리어사업에 비데를 함께 취급하면 고객들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시작했지만 구본무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첨단기술로 해외시장을 노리는 제품도 아닌데 돈이 된다고 해서 ‘품위’에 맞지 않는 제품을 팔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LG에서 계열분리된 지 1년이 지난 지난해 말에도 LG카드의 부실이 해결되지 않자 채권단은 또 한번 LG그룹의 지원을 요청했다.LG측은 “이미 1조원이 넘게 지원을 한데다 그룹에서 분리된 회사를 무슨 근거로 지원하느냐.”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구 회장의 ‘결단’으로 출자전환을 결정했다. 구 회장은 LG카드 기업어음(CP)을 갖고 있던 친척들에게 일일이 양해를 구해가며 출자를 부탁했다고 한다. 삼성과 공동으로 시작했던 방송사업을 넘겨준 것이나 택배사업 진출을 계획했다 직전에 포기한 것도 ‘사돈간의 불화’로 세인들의 지탄을 받지 않기 위해서였다. LG가 이처럼 ‘세간의 평판’을 신경쓰는 것은 엄격한 유교가문의 장손인 고 구인회 창업회장의 경영철학에서 비롯됐다. 구인회 회장은 도박이나 술 등 사행산업은 물론 이른바 ‘먹고 마시는’일과 연관된 소비성 사업, 부동산 투자도 금지할 정도로 엄격했다. 나중에야 필요에 의해 인터컨티넨탈호텔을 설립했지만 한때는 호텔사업도 LG의 ‘금지리스트’에 올라 있을 정도였다.3공화국 당시 정부로부터 “소총을 만들어 보라.”는 권유를 받았을 때도 “우리의 능력을 인정해주는 것은 고마우나 아무리 유망한 사업이라도 무기는 만들고 싶지 않다.”며 거절했을 정도다. 하지만 냉혹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이같은 ‘체면 경영(정도경영)’은 자칫 수익성 좋은 사업 기회를 놓칠 수 있고 공격적인 확장에도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LG관계자는 “사람들에게 욕을 먹어가며 일등할 생각은 없다.”면서 “좋은 품질과 서비스를 갖추면 무리한 방법을 쓰지 않아도 고객들이 인정해준다는 것이 구 회장의 지론”이라고 말했다. ukelvin@seoul.co.kr ■구씨 3대의 반도체 인연 현대전자와 LG반도체가 합병돼 설립된 하이닉스반도체의 ‘새 주인’이 누가될 것인지를 놓고 재계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매각대금이 3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이는 이 대형 매물의 유력한 새 주인으로 전 주인인 LG가 거론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LG는 하이닉스 인수설에 대해 “생각해보지도 않았고 앞으로도 검토할 일도 없다.”며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40년 가까운 구씨 3대의 반도체 인연이 그리 쉽게 끝날 것 같지는 않다는 게 중론이다. LG는 구인회 창업회장 생전인 69년 미국 NSC의 기술제공으로 반도체 회사인 금성전자를 설립했다. 초대 사장은 구자두 현 LG벤처투자 회장이었다. 금성전자는 1차 오일쇼크 등으로 73년 금성사에 흡수합병되면서 주춤했지만 74년 삼성 이건희 회장(당시 동양방송 이사)이 한국반도체를 인수한 것 등에 ‘자극’받아 75년 반도체팀을 만들고 미국 AMI와 합작 공장을 설립하는 등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79년에는 대한전선의 대한반도체를 인수, 금성반도체를 발족하기에 이르렀다. 초대 회장은 구자경 현 명예회장, 사장은 이헌조 현 LG그룹 고문이었다. 금성반도체는 이후 85년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세번째로 1메가롬(ROM)을 개발하는데 성공하고 금성일렉트론으로 이름을 바꾼 뒤 90년 1메가 D램,91년 4메가 D램을 잇따라 내놓으며 삼성전자와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하지만 LG는 98년 정부의 ‘빅딜정책’의 ‘희생양’이 되면서 반도체사업을 현대그룹에 양보하게 된다.99년 1월6일 청와대를 방문한 구본무 회장은 전자사업이 주력인 LG에 반도체사업이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했지만 이미 현대측과 ‘얘기’가 끝난 김대중 당시 대통령의 귀에 구 회장의 ‘절규’가 들릴 리 만무했다. 이날 밤 이헌조, 변규칠, 성재갑 등 LG의 원로들이 마련한 위로자리에서 구 회장은 모처럼 통음을 했다. 일부에서는 구 회장이 ‘통곡’을 했다고 하지만 ‘통한의 눈물’을 보인 정도였다는 것이 당시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서울 한남동 구 회장의 집앞에 진을 친 기자들은 자정이 넘어 귀가하는 구 회장을 붙들고 ‘소감’을 물었고 구 회장은 “다 버렸습니다.”는 말로 3대를 내려오며 30년간 이어진 반도체와의 인연을 정리했다. ukelvi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김진경 신임교육비서관 양정철 홍보의 고교스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초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진경 청와대 교육문화비서관과 정치권 내 ‘386 운동권’ 출신 인사들과의 각별한 인연이 화제다. 시인인 김 비서관이 우신고 국어교사로 부임할 당시 양정철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2학년, 한나라당 고진화 의원은 3학년이었다. 양 비서관은 “김 선생님은 국어를 가르치면서도 사회 부조리를 학생들과 함께 고민했고, 김 선생님을 통해 각종 역사 및 철학 관련 서적들을 접할 수 있었다.”면서 “우리 사회와 조국에 눈을 뜨게 해주고, 인생항로가 바뀌게 해준 분”이라면서 말했다. 양 비서관은 “고진화 의원도 김 선생님과 삼삼오오 모여 토론에 참여했고, 여기에 참여했던 많은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 운동권에 접어들었다.”면서 “결과적으로 김 선생님은 나를 운동권에 접어들게 해준 은사님”이라고 소개했다. 양 비서관이 7회, 고 의원이 6회 졸업생이고, 현재 청와대 내의 ‘우신고 인맥’으로는 서주석(1회)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기획실장, 김선수(3회) 사법개혁비서관 등이 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남북 차관급회담 이틀째…6·15대표단 갈등

    남북 차관급회담 이틀째…6·15대표단 갈등

    “쉽게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다.” 남북 차관급 회담에 참석중인 남측 정부 당국자는 17일 오후 7시 30분쯤 남북의 지루한 힘겨루기를 이렇게 에둘러 설명했다. 당국자의 설명 이후 회담이 재개 여부에 대한 개성발 소식은 끊겼고, 차관급 회담 자체는 자정을 넘겨 18일 새벽까지 난항을 계속하며 극심한 산고를 겪었다. ●“최종 결론은 돌아올 때를 봐야 한다” 회담은 오전 10시 30분에 시작됐으나 하루종일 회담이 진행된 시간은 모두 4시간 50분에 불과했다. 수석대표 회담이 1시간 15분, 연락관 접촉 1시간 50분, 수석대표접촉 30분, 실무대표접촉 15분이었다. 나머지 시간 동안 공전을 거듭하면서 첨예한 기싸움을 벌였다. 특히 양측 대표단은 오찬도 각각 해결했다. 양측은 오전에 전체회의 대신 곧바로 수석대표 회담에 돌입하면서 담판을 벌이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지만 회담장 안팎에서는 “분위기가 밝지 않다.”는 말이 새어 나오면서 회담장에는 먹구름이 끼었다. 오전 회의가 끝난뒤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계속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봉조 수석대표의 굳은 표정이 회담의 분위기를 반영했다. 오후 1시30분부터 연락관 접촉을 가졌고, 곧바로 수석대표간 접촉을 가졌지만 30분만에 끝났다. 오후 5시 35분부터 가진 실무대표접촉도 15분만에 성과없이 끝났다. 이후 자정무렵까지 회담이 재개됐는 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관측통들은 “아마도 접촉을 하고 있을 지 모른다.”고 말했다. 회담 당국자는 “쉽지않은 상황이나 그렇다고 비관할 상황은 아니다.”고 낙관도 비관도 거부했다. 하지만 서울의 남북회담사무국에 나와 있는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회담의 최종 결론은 돌아올 때를 봐야 한다.”면서 “과거에는 상황이 좋지 않았을 때는 다음날 새벽에 끝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막판 극적인 타결에 기대를 걸었다. 이날 오후에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등이 회담사무국을 찾아 회담 진행상황을 둘러봤다. ●왜 진통을 겪나 6·15 대표단 방북, 장관급 회담 재개, 비료지원 등의 3대 핵심 의제 가운데 어느 것 하나 시원하게 진도가 나가지 못했다. 회담 당국자는 3대 현안을 일괄 타결할 것이냐는 질문에 “딱 부러지게 말하기 어렵다. 협상 상대방이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비료지원을 놓고 남측은 20만t을 우선 지원하고 나머지는 장관급 회담 등에서 협의하자고 장관급 회담에 고리를 걸었다. 하지만 북측은 이달중으로 당장 20만t을 달라고만 했고, 장관급 회담을 통한 추가 지원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대답을 하지 않았다. 6·15 대표단 방북에 대해서는 원칙적인 의견접근은 이뤄졌지만 양측은 미묘한 이견을 보였다. 우리는 참여 정부 관계자를 주로 하고, 국민의 정부 시절 관계자도 포함하는 대표단을 구성하자는 입장이었으나, 북측은 국민의 정부 관계자를 주로 하고 참여정부 관계자도 포함하자고 맞선 것으로 알려진다. 회담에서는 특히 장관급 회담 재개 여부와 재개 일자를 놓고 첨예한 대립을 빚었다. 남한 측은 6·15 이전에 장관급 회담을 갖자고 했으나 북측은 남북 당국간 대화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장관급 회담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중대한 제안’으로 관심을 모았던 북핵문제는 남북간 동상이몽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한반도 비핵화와 6자회담 조기 복귀를 요구했던 남한측 주장에 북측은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남한측은 전날부터 북핵문제의 중요성을 환기시키려고 노력했으나, 북측은 “이번 회담은 핵문제와는 거리가 멀다.”,“해당 부분(외무성에) 전달하겠다.”는 등 끝까지 발을 뺐다. 이산가족 상봉과 경의선 복원 등에 대해서도 상당한 이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개성 공동취재단 서울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대미협상 오류 점검? … 통일안보라인 갈등?

    대미협상 오류 점검? … 통일안보라인 갈등?

    청와대가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 수용을 놓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이종석 차장 등을 대상으로 ‘점검’을 벌인 것으로 17일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청와대의 이런 점검은 전례가 드물다는 점에서 ‘사실상’ 조사로 해석된다. 청와대 일부에서는 “조사가 아닌 점검”이라고 설명하지만 다른 핵심관계자들은 “조사가 맞다.”고 말한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국정상황실은 전략적 유연성과 관련한 협상팀이 전략적 유연성을 수용해 놓고 번복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면서 국정상황실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이를 보고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에 따라 NSC 상임위원장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에게 점검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정 장관 주재로 문재인 민정수석, 천호선 국정상황실장이 참석한 가운데 이 차장 등에게 질문하고, 이 차장이 답변하는 청문회 형식의 점검활동이 4월 6일과 15일 두차례 열렸다. 점검 기간은 모두 한달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만수 대변인은 “점검과정에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그래서 점검결과에 따른 문책이나 조치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전략적 유연성은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 계획에 따라 미군을 세계 어디든 신속하고 유연성있게 재배치한다는 개념이다. 경우에 따라 주한미군을 빼갈 수 있다는 얘기여서 노 대통령은 지난 3월 8일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동북아시아의 분쟁에 휘말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우려를 표시했다. 청와대가 점검을 벌인 것은 이 차장이 미국과 협상과정에서는 전략적 유연성 전략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가, 뒤늦게 이를 번복했느냐는 부분이다. 청와대가 조사를 벌이던 당시에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논란은 물론이고 방위분담금 감액에 대한 주한미군의 반발, 전쟁예비물자(WRSA-K) 폐기, 작전계획 5029 논란, 자이툰부대 감축설 등으로 한·미 동맹에 이상기류로 해석되는 사안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왔던 시점이다. 따라서 이런 사안들에 대해서도 점검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안은 한개가 될 수도 있고 3∼4개가 될 수 있다. 모든 게 연관됐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점검범위는 청와대의 공식 설명과 달리 노 대통령에게 부실 보고를 했는지, 대미 협상과정의 오류가 있었는지를 포함해 정책결정 전반에 걸쳐 이뤄졌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조사가 참여정부 외교안보 라인의 파워게임에서 빚어졌다는 관측도 있다.NSC가 이종석 차장 중심으로 운영되는데 따른 반작용이라는 얘기다. 한 소식통은 “NSC는 시스템이 아니라 한 개인에 의해 운영된다.”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업무처리 과정에서 점검을 받았던 이 차장의 향후 거취가 주목된다. 박정현 구혜영기자 jhpark@seoul.co.kr
  • [사설] 점검대상 오른 NSC 對美협상

    이종석 사무차장을 비롯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외교안보팀의 대미(對美)협상과정이 집중점검을 받았음이 뒤늦게 알려졌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관련, 미국의 제안을 수용키로 합의해놓고 번복했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는 것이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의 보고를 받은 노무현 대통령은 NSC상임위원장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에게 점검을 지시했고, 지난달 청문회 형식의 검토회의가 두차례 열렸다는 게 청와대측의 설명이다. 노 대통령은 지난 3월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우리 국민이 동북아분쟁에 휘말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제동을 거는 언급으로 풀이됐다. 앞서는 동북아균형자론을 거론함으로써 정치·사회적으로 논란이 벌어졌다. 그런 와중에 정부내에서 전략적 유연성 수용 여부를 둘러싸고 혼선이 빚어져 자체점검이 이뤄졌다는 사실은 국민을 불안하게 한다. 안보정책의 총괄부서인 NSC관계자들이 협상을 부실하게 했다는 의심을 샀다는 자체가 간단한 일이 아니다. 특히 정부 핵심 인사간의 의사소통이 충분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대 안보담론들이 공식화됐다는 것은 제도적 미비를 그대로 보여준다. 점검 결과 큰 문제는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는 하지만 일련의 과정을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 내부점검 사실도 언론에 노출된 뒤에야 해명성으로 밝혔다. 자세한 점검 내용은 여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 주한미군 역할변경과 감축·재배치 협상 과정은 국민들에게 알리고 공감대를 이뤄가야 할 사안이다. 차제에 NSC의 인적·제도적 개편을 검토해야 한다. 그동안 외교통상부·국방부 등 소관부처를 제치고 NSC가 독주한다는 비판이 많았다. 이종석 차장에게 너무 힘이 쏠린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외교안보 고위정책당국자간 파워게임 관측도 있었다. 외교·국방 정책에서도 투명성과 합리적 절차가 강화되어야 하며, 그런 맥락에서 특정기관이나 개인의 독주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 [서울광장] ‘북핵’ 전략부재냐 모호성이냐/김경홍 논설위원

    [서울광장] ‘북핵’ 전략부재냐 모호성이냐/김경홍 논설위원

    북한이 지난 2월10일 핵보유를 공식선언했을 때 정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반기문 외교부장관은 거듭 “새로운 국면”이라고 했다. 긴급 소집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북핵은 절대 용인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전문가라고 자처하는 인사들은 북한의 핵보유선언을 협상용이라느니, 명분축적용이라느니 온갖 분석들을 내놓았다. 하지만 그 아전인수격 전망들은 맞지 않았다. 핵보유 선언으로부터 불과 두달 남짓 사이. 북한은 3월 말에 영변 원자로의 가동을 중단했고,5월1일에는 동해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어 북한 외무성은 11일 영변 원자로에서 8000개의 폐연료봉을 인출해 핵무기고를 늘릴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발표대로라면 이미 핵무기를 가지고 있고, 앞으로 핵무기를 더 만들 준비도 완료됐다는 선언이다. 북한의 수순이 이렇듯 정교한데 이를 ‘벼랑끝 전술’로 보기에는 석연치 않다. 벼랑끝 전술이란 결국에는 협상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북한이 사태를 벼랑끝으로 몰아가다가 양보를 얻어내면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낙관론에 가까운 것이다. 하지만 벼랑은 남과 북의 벼랑이지 주변국들이 벼랑끝으로 몰리는 것은 아니다. 북한이 최근 핵위협 수위를 높이는 동안 정부가 내놓은 것이라고는 북핵의 평화적 해결과 주변국들과 공조를 통한 6자회담 재개 외에는 별게 없어 보인다. 북한의 핵실험설, 미국의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설, 일본의 대북제재 준비설, 러시아의 유엔안보리 회부 지지설 등이 나오는데도 정부는 우리 입맛에 맞는 ‘취사선택’의 성향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외교로 풀 수 있다고 언급하면 ‘무력사용은 타당성이 없다’는 쪽으로, 중국이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면 ‘중국이 북한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석하는 식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북핵문제의 진전에 소극적이거나 낙관적이라는 지적은 귀 기울일 만하다. 북한의 폐연료봉 인출에 대한 정부의 대응도 마찬가지다. 반기문 외교부장관은 처음에는 “비관하거나 낙관할 것이 없다.”며 차분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다음날에는 “정부는 심히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한 정부당국자는 북한이 사용후 핵연료봉 재처리를 끝냈다고 주장하던 2년전 상황의 재탕이라고 말했다. 반 장관의 발언이나 당국자의 인식이 이 정도라면 모호하고 미지근하기 짝이 없다. 외교에서 말을 아끼고 전략을 숨기는 것을 ‘전략적 모호성’이라고 한다. 하지만 최근 북핵상황과 관련해 정부가 보여주고 있는 태도는 전략적 모호성이라기보다는 전략부재로 비처진다. 미국이 말을 바꿀 때마다, 북한이 수위를 높일 때마다 상황에 따라 이리저리 휩쓸리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김영삼 정부시절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정종욱 교수가 최근 “북한의 핵은 협상용이 아니라 필수”라고 했다. 김정일 정권이 핵을 포기한다고 하더라도 내부로부터의 충격과 파괴력 때문에 핵보유국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얘기다. 가능성 높은 전망이고, 만약 이런 식으로 간다면 북핵전략도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 북한에만 시기를 놓치지 말라고 충고할 것이 아니라 우리 정부가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 최악의 경우를 상정한 치밀하고 정교한 ‘북핵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대북정책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등에 대한 외교전략도 재점검해야 한다. 정부의 북핵대응이 사후약방문이 되어서는 안 된다. 예방이 치료보다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는 정도의 정부의 대응은 불안하다.‘매우 불길한 위기국면’이라는 전직 대통령의 지적을 명심해야 한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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