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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본영 칼럼] DMZ 평화공원에 남북 경협지구도 許하라

    [구본영 칼럼] DMZ 평화공원에 남북 경협지구도 許하라

    개성은 역사적으로 정치·군사 도시이자 상업 중심지였다. 지금이야 북한의 군사력이 밀집된 삼엄하기 짝이 없는 곳이지만, ‘개성 상인’들이 풍부한 물산을 거래하며 흥청거리던 때도 있었다. 고려의 도읍 개경에서 30여리 떨어진 예성강 하구의 국제무역항 벽란도엔 아라비아 상인들까지 드나들지 않았는가. 이런 지정학적 양면성이 개성의 숙명일까. 개성공단이 4개월 넘게 가동을 멈췄다. 지난 4월 북한의 일방적 폐쇄 조치 이후 어제 7차 남북 실무회담까지 이어오며 공단 정상화를 향한 극심한 산고를 겪었다. 남북 경제협력을 위해 조성한 공단이 정치적 ‘밀당’의 현장이 되고 있는 것은 이만저만 아이러니가 아니다. 따지고 보면 개성공단은 지난 2003년 첫 삽을 뜰 때부터 불안정한 지반 위에서 출발했다. 남의 자본과 기술, 북의 저임금 노동력은 분명 경쟁력 있는 생산요소다. 하지만 북쪽 근로자들이 남쪽 시장경제의 풍요와 자유로운 공기를 접하면서 생길 세습체제의 동요 가능성은 북한정권에는 공포의 시나리오였다. 우리 측 일부 인사들은 개성공단이 정치를 배제한, 경제적 상생지역으로만 가동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개성공단은 태생적으로 정경 분리가 작동될 수 없는 공간이었다. 극심한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선 남한과 외부 세계에 문을 열어야 하나, 그럴 때마다 체제 불안을 걱정해야 하는 딜레마에 처한 북한만 그런 게 아니다. 우리 입주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이윤 동기로 진출했지만, 북한의 몽니로 공단이 파행을 겪게 되면 경제논리 대신 정부에 정치적 해결을 요구하는 역설이 상례화되지 않았는가. 개성공단은 앞으로도 온갖 우여곡절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개혁·개방 울렁증’을 지닌 김정은과 북 군부가 북한 근로자에게 제공하는 ‘메이드 인 코리아’ 초코파이를 저어할 가능성이 상존하는 한 그럴 것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개성공단의 대안으로 ‘나들섬 프로젝트’를 공약한 적이 있다. 임진강과 예성강이 서해로 유입되는 길목인 강화도 북동쪽 하구 인공섬에 남북경협단지를 만드는 구상이었다. 북한 근로자를 남한으로 출퇴근시켜 북한당국의 ‘갑(甲)질’을 막겠다는, 기업인 출신다운 발상이었다. 그러나 북한당국이 호응할 리가 없었다. 노무현 정부 때 김정일이 서해 공동어로구역에 적극적 관심을 보였던 것과 극명히 대비된다. 하기야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그 남쪽에 북한이 자의적으로 획정한 해상경계선 사이의 공동어로수역을 설정하는 것은 북한의 입장에선 최상의 선택이었을 법하다. 어민과 해군의 구분조차 모호한 북한으로선 체제에 독일 수도 있는, 달콤한 남쪽 초코파이를 걱정하지 않고 맘껏 ‘어로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만일 남한에서는 이를 수용했다면 NLL 포기 논란이란 불씨가 더 큰 불길로 번졌겠지만 말이다. 그런 맥락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번 방미 때 제시한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구상이 주목된다. 아직 마스터플랜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DMZ 내에 ▲생태환경 및 문화체험 공간 ▲남북 이산가족 만남의 광장 ▲국제회의장 및 전시공간 등을 조성하는 청사진이 그 요체다. 이왕이면 여기에다 남북 경제협력지구를 추가하면 어떨까 싶다. 신재생 에너지 사업단지나 물류 및 농업단지 등을 포함한, 업그레이드 버전의 개성공단을 조성하는 방안이다. 이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개성공단이나 이명박 정부의 나들섬 프로젝트보다 장기적으로 보면 더 현실성 있는 비전일 수도 있을 것이다. 최악의 식량 및 에너지난을 감안하면 북한도 구미가 당길 수 있는 카드일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남북 접촉면 확대에 따른 주민 동요 가능성에 대한 북한당국의 불안감은 덜 수 있지 않겠는가. 박근혜 정부가 남북관계에 진취적으로 나설 의지가 있다면 ‘DMZ 공단’을 제안해 볼 일이다. 물론 성사 여부는 북한의 선택에 달려 있겠지만. kby7@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 사회와 ‘퀴블러-로스 모델’/강수돌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

    [열린세상] 한국 사회와 ‘퀴블러-로스 모델’/강수돌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

    지인 중에 말기 암 환자가 생겼다는 소식을 들으면 우리는 대체로 충격을 받는다. 그러곤 곧장 이렇게 반응한다. “설마, 그이가?” “아니, 지금까지 그렇게 멀쩡하던 분이!” “도무지 믿을 수 없네!” 이런 식으로 우리는 현실을 부인한다. 이어 화가 치밀어 오름도 느낀다. “왜 하필이면 그분에게 이런 일이?” “그렇다면 그동안 건강 검진은 모두 엉터리인가?” 원망과 분노가 함께 솟는다. 갑자기 삶이 허무해진다. 수십년간 불치병이나 말기 암 환자를 직접 보살핀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 박사는 ‘죽음과 죽어감’이란 책에서, 죽음을 앞둔 환자들이 대체로 5단계 정서를 체험한다고 했다. 부정, 분노, 협상, 우울, 수용이 그것이다. 처음엔 부정과 분노로 일관하다, 나중엔 운명과 협상을 하기도 하지만 절망과 우울에 빠진 뒤 마지막엔 어쩔 수 없이 수용하고 만다는 것이다. 핵심 메시지는, 질병이나 죽음을 부정하지 말고 정직하게 대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 사회를 보면 불현듯 이 ‘퀴블러-로스 모델’이 떠오른다. 한국 사회가 마치 말기 암 환자인 것 같다. 물론, 나는 한국 사회가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란다. 안타깝게도 현실은 이 간절한 바람과 달리 정반대로 흐른다. 세 가지만 살피자. 첫째,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방사능 오염이 일본은 물론 한국 등 인접국으로 퍼지고 있는데도 정부는 사태를 직시하지 않는다. 지난 7월 24일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사고 원전에서 하루 300t의 방사능 오염수가 유출 중이라 말했다.?다음 날엔 이곳에서 시간당 2170밀리시버트(mSv)의 고농도 방사성 수증기가 유출됨도 확인됐다. 2011년 당초 사고 직후와 비슷한 농도의 방사능 오염이 꾸준히 진행된 셈이다. 이 정도면 바다, 공기, 흙 등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이 가고, 특히 일본산 쌀이나 수산물 등의 피폭 소지가 높다. 정부가 이런 사태에 대해 경보를 발령하고 20개 이상의 부처가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함에도, 오히려 ‘방사능 괴담’ 유포자 처벌 등 대단히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언제까지 부인만 할 것인가? 둘째, 국가정보원의 불법 선거 개입이 검찰 조사 결과 명백히 밝혀졌음에도 철저한 국정조사나 책임자 처벌, 대통령의 진솔한 사과 등이 이뤄지지 않는다. 지난 주말엔 서울광장 등 전국 각지에서 ‘10만 촛불’이 모여 국정원장 퇴진과 국정원 개혁을 외쳤다. 지난 6월 26일, 검찰은 그간의 수사 결과 범죄 혐의가 있는 국정원 심리전단 요원들의 게시글 1977건과 찬반 클릭 행위 1711건이 수록된, 2120쪽에 이르는 ‘범죄일람표’를 발표했다. 실상이 이런데도, 국정원이나 청와대는 꿈쩍도 않는다. 오히려 서해 북방한계선(NLL) 관련 비밀문건을 불법 열람하고 실체적 진실을 호도하고 여론을 조작하려 했다. 셋째, 현대자동차의 최병승·천의봉 비정규직 노동자 두 명이 불법 파견 노동자의 전원 정규직화를 외치며 296일째 철탑 농성을 했음에도 현대차나 정부는 사태를 바로잡을 생각은 않고 ‘희망버스’ 참여자들을 범법자나 폭력배로 몰았다. 이미 2010년 7월과 2012년 2월, 대법원은 현대차 불법파견을 인정하며 “2년 이상이면 파견법 제6조 3항에 의거, 고용의제 조항의 법력에 따라 이미 정규직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결했다. 해당 법률이 위헌이 아니면, 대법원 판결은 곧장 집행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기업 측과 정부 측은 아무 반응이 없다. 오죽하면 당사자 2명이 약 10개월 동안이나 철탑 농성을 감행했겠는가? 위 세 사례만 봐도 한국 사회는 말기 암 환자처럼, 사태의 진상을 인정하고 정직하게 돌파하기는커녕 부정과 회피로 일관함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나는 두 가지 선택이 있다고 본다. 하나는 정말 우리가 말기 암 상태라면 차라리 그것을 인정하고 마지막 삶의 시간이라도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물론 개인도 그렇게 하기 힘든데, 한 사회가 그렇게 하기는 더 어렵다. 게다가 우리 사회는 ‘아직’ 마감할 때도 아니며 그래서도 안 된다. 그래서 두 번째 대안이 나온다. 진짜 ‘말기’로 치닫기 전에 초기 암 세포를 철저히 걷어 내거나 온 사회의 저항력을 길러 암 세포를 이겨내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 건강한 선택이라 본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 사회의 암 세포를 철저히 제거하거나 이겨낼 수 있을까?
  • 박근혜 대통령 ‘금도끼’ 든 까닭은…

    박근혜 대통령 ‘금도끼’ 든 까닭은…

    13일 박근혜 대통령이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잠수함 ‘김좌진함’ 진수식에 참석해 ‘금도끼’로 진수줄을 잘라 화제다. 진수줄을 자르는 행사는 19세기 초 영국에서 유래한 것으로, 배를 처음 물에 띄우는 의식의 하이라이트다. 해군 사상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진수줄을 자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성심여고 3학년에 재학중이던 1969년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세계 최대 유조선 ‘유니버스 코리아호’ 진수식에서도 ‘영애’ 자격으로 직접 진수줄을 잘랐다. 당시는 ‘은도끼’가 사용됐다. 이번에 우리 기술로 만든 김좌진함 진수식에서는 은도끼가 아닌 금도끼를 들었다. 박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항일투쟁사의 가장 큰 전과 중 하나인 ‘청산리대첩’을 언급하며 “튼튼한 해상방위 능력이 있어야만 어업도, 수출길도, 국민의 안전도 지켜낼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에서 확인했다. 저는 국익과 해양주권을 훼손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 젊은 장병들이 목숨을 바쳐 NLL(북방한계선)을 사수했기에 서해 바다의 평화와 어민의 삶을 지켜낼 수 있었다”면서 “저는 우리의 서해바다를 묵묵히 지켜낸 해군 장병들께 무한한 경의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좌진함’ 앞에 선 朴대통령 “국익·해양주권 훼손 용납 안할 것”

    ‘김좌진함’ 앞에 선 朴대통령 “국익·해양주권 훼손 용납 안할 것”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우리의 국익과 해양주권을 훼손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1800t급(214급·SS-Ⅱ) 잠수함인 ‘김좌진함’ 진수식에서 축사를 통해 “동북아 지역의 평화를 정착시키는 데 있어서도 바다는 매우 중요한 무대”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젊은 장병들이 목숨 바쳐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사수했기에 서해 바다의 평화와 어민들의 삶을 지켜낼 수 있었다”면서 “오늘 진수하는 김좌진함은 청산리대첩을 승리로 이끌었던 김좌진 장군의 호국 정신과 필승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가 간 이익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의 바다를 수호하고 해양에서의 국익을 지켜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국익과 해양주권을 언급한 것은 각각 북한과 일본을 상대로 NLL과 독도에 대한 수호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일제강점기 항일 독립운동 사상 최대 승전인 청산리전투를 직접 거론했다는 점에서 8·15 광복절을 앞두고 일본의 독도 도발 움직임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도 읽힌다. 한편 이날 진수된 김좌진함은 인수 평가를 거쳐 내년 후반기 해군에 인도된 뒤 2015년 실전에 배치된다. 214급 잠수함으로는 손원일함과 정지함, 안중근함에 이어 네 번째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檢, NLL 회의록 본다… 16일부터 국가기록원 압수수색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법원에 청구한 대통령지정기록물과 일반 대통령기록물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됐다. 조병현 서울고법원장은 13일 “검찰이 제출한 소명자료에 의하면 압수수색 대상인 대통령지정기록물이 중요한 증거로 판단돼 영장을 발부한다”면서 “그러나 현 단계에서는 열람만으로 수사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되므로 사본 제작 및 자료 제출은 허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원본 열람 시 원본이 손상될 염려가 있다며 대통령기록관장으로 하여금 대상물을 복제해 원본 대신 열람케 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중앙지법 전휴재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원본의 훼손 가능성 등을 고려해 이미징을 통한 사본 압수를 허용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광수)는 이날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에 보관된 지정기록물 열람을 위해 서울고법과 서울중앙지법에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 대통령지정기록물 열람은 고등법원장, 일반 대통령기록물 열람은 중앙지법원장의 압수수색 영장이 각각 필요하다. 검찰이 청구한 압수수색 대상은 대통령기록관, ‘이지원’(e-知園) 시스템, 기록물 데이터가 저장된 하드디스크 등 5군데다. 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검찰은 이르면 16일부터 경기 성남에 있는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 등을 방문해 본격적인 조사를 할 예정이다. 검찰은 실체를 규명하는 데 한 달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달 25일 고발장이 접수된 이후 검찰은 수사팀을 꾸려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의혹에 대해 수사해 왔다. 검찰은 현재까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근무자, 대통령기록관 직원 등 30여명을 소환해 조사했다. 하지만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실제 생산하고 이관을 책임진 당시 참여정부 청와대 근무자 30여명은 검찰수사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 관계자는 “디지털 정예요원을 모두 투입해 새누리당과 민주당에서 의혹을 제기한 부분을 철저히 다 보겠다”면서 “회의록이 있는지 없는지, 없다면 왜 없는지 신속하고 철저하게 실체를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文, 열하루째 장외투쟁 관망

    文, 열하루째 장외투쟁 관망

    문재인(얼굴) 민주당 의원이 폭염 속에 고민이 깊어가는 것 같다. 민주당이 장외투쟁에 돌입한 지 11일로 열하루째에 접어들었지만 대열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민주당 차원의 두 번째 촛불집회에도 참석하지 않은 문 의원은 현재 부산에 칩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일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실종 사태에 대해 “사초가 증발한 전대미문의 일은 국기를 흔들고 역사를 지우는 일”이라고 말하자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의 본질은 안보를 대선·정치공작의 수단으로 악용한 것”이라고 반박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린 뒤 침묵하고 있다. 문 의원은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규탄 촛불집회에 자신이 참여하면 대선의 당사자로서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 곤혹스러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의원이 ‘트위터 정치’만 치중하는 데 대한 불만도 당내 일각서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회의록 공개 열람을 요구해 사태가 이지경이 됐는데도 뒷짐만 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진행 중인 국정원 국정조사가 성과를 내지 못하거나 무산되면 비로소 그가 적극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檢, 이지원 다음주 재구동… ‘사초 실종’ 의혹 밝혀질까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광수)는 다음 주부터 참여정부 업무관리 시스템인 ‘이지원’(e-知園)의 구동 작업에 착수해 본격적으로 관련 의혹을 확인할 방침이라고 8일 밝혔다. 대통령기록물을 최초로 생성하고 관리하는 이지원이 가동될 경우 그동안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된 ‘노무현 전 대통령 폐기설’, ‘이명박 정부 파기설’, ‘대화록 원천 부재설’ 등 각종 의혹에 대한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이 프로그램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그동안 시스템 제작업체인 삼성SDS 직원 등 관계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시스템 구조와 열람방법, 열람 가능한 항목 등 가동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을 해 왔다. 검찰은 이번 주중 이지원 구동에 필요한 도구 구입 등 준비작업을 마치고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해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이지원 재구동에 나설 방침이다. 검찰은 대통령 기록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와 이지원 로그기록까지 샅샅이 확인하며, 그동안 불거진 의혹 전반을 한번에 규명할 계획이다. 이지원 확인은 이번 사건의 키를 쥔 핵심 절차로 거론돼 왔다. 당시 대통령 기록물은 ‘이지원→비서실 기록관리시스템(RMS)→이동식 하드디스크→팜스’의 과정을 거쳐 국가기록원에 옮겨졌다. 만일 이 과정에서 회의록 원본을 찾게 될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노 전 대통령의 ‘NLL’(서해 북방한계선) 포기 발언 논쟁도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가 나름대로 잘되고 있어 시간이 다소 걸릴지라도 대화록의 실체가 규명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문화마당] 사초와 남북정상 대화록/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문화마당] 사초와 남북정상 대화록/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지난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의 서해북방한계선(NLL) 관련 대화 내용을 최근에 국가정보원이 무단으로 발췌해 공개한 사건이 있었다. 이를 계기로 조선시대 사초 문제가 여러 신문지상에서 제법 회자되었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장삼이사가 모인 자리에서도 사초 문제는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조선시대를 전공한 나는 연산군이 정말 사초를 보았는가, 그리고 결국 그 때문에 쫓겨났는가라는 질문을 더러 받았다. 그러나 이번 대화록 사안과 사초 문제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사초는 사관(史官)의 사실 인식과 평가가 강하게 투영된 자료이다. 조선을 포함한 유교문명권의 일부 군주가 원칙을 어기면서까지 사초를 강제로 보려고 한 이유는 거기에 자신의 언행이 정리되어 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자기 언행에 대한 준엄한 평가가 실려 있었기 때문이다. 연산군이 보고 싶어 한 사초도 김종직이 사관으로 있을 때 조의제문(弔義帝文)을 통해 단종을 애도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세조의 등극을 찬탈로 평가한 내용의 자료였다. 국가의 각종 공문서들을 월별로 모아 정리한 시정기(時政記)도 사초의 일종이지만, 그 정리과정에 사관 개인의 판단과 평가가 개입되었음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남북정상 대화록과 사초는 그 성격이 사뭇 다르다. 대화록은 말 그대로 대화의 내용을 그대로 담고 있는 녹취 자료이다. 대화 내용을 누군가 특정 기준에 따라 임의로 정리했거나 자기 주관에 따라 논평을 해 놓은 자료가 아니다. 대화록을 조선시대의 경우로 보자면, 시정기를 작성하기 이전 단계의 국가공문서 원본, 곧 원자료일 뿐이다. 따라서 대화록은 엄밀한 의미에서 사초가 아니며, 대화록 내용의 무단 공개 행위를 조선시대의 사초 누설 행위에 빗댄 최근의 논평이나 칼럼들은 사안의 본질을 오해한 셈이다. 또한 사초가 어느 국왕도 절대 볼 수 없는 자료인 데 비해, 남북정상 대화록은 오히려 현직 대통령으로서 남북관계 관련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최대한 직접 전모를 파악할 필요가 있는 자료이다. 골자만 보고받을 경우에는 보고자가 누군가에 따라 자의적인 왜곡 발췌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상회담 대화록을 엄중히 보관하는 이유도 역사 현장의 기록을 후대에 그대로 남긴다는 목적뿐 아니라, 후임 대통령들에게 그 내용을 생생하게 알려주어 보다 나은 정책을 펴서 국가발전에 이바지하도록 돕기 위함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이번 사건의 핵심은 그렇게 중요한 국가 기록을 국정원이 독점한 점과 그것을 조직과 정파의 논리에 따라 자의적으로 발췌해 함부로 공개(누설)한 점이다. 이런 국가 기밀 누설 행위를 조선시대의 사초 누설에 견준다면, 조선시대에 국가기록을 담당했던 분들이 지하에서 몹시 불쾌해할 것이다. 범법혐의에 대해서는 실정법으로써 준엄하게 수사하고, 혐의내용이 사실로 드러나면 법대로 처리할 일이지, 비교의 격에도 맞지 않는 사초 문제를 빗대어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현대 한국사회에서 사초를 다루는 사관의 역할을 담당해야 할 곳으로는 언론이 가장 가깝다. 언론이라면 진영 논리를 넘어 정론(正論)을 펴야 한다는 원론에 다들 동의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사건만 놓고 보아도, 그 역할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 같지는 않다.
  • 野, 대통령과 담판 통해 정국돌파

    野, 대통령과 담판 통해 정국돌파

    민주당이 단독회담이나 3자회담을 고수하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과의 담판을 통해서만 실타래처럼 꼬인 정국을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야당 대표와의 단독회담은 과거 여야 관계가 벼랑 끝으로 내몰릴 때엔 사실상 마지막 선택지로 활용됐다. 야당으로서는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회담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책임을 청와대에 떠넘길 수 있어서다. 이번에도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의혹,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논란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유출 문제 등은 결국 박 대통령과 풀어야 할 문제임을 부각시키려 하는 것 같다. 민주당은 단독회담이나 3자회담의 주제는 정국 현안이 되겠지만, 원내대표까지 더한 5자회담의 주제는 법안 문제가 포함되면서 정국 현안의 중요성이 줄어들 것이라며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광장에 마련된 천막당사에서 기자와 만나 자신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김 대표는 “형식이나 의전에 구애받지 않겠다고 한 건 단독회담에 대한 얘기이지 집단회의나 다자회담을 뜻한 게 아니다”라며 “박 대통령과 담판을 짓는 게 중요하니 언제 어디서든 형식과 의전에 구애받지 않고 대통령이 원하는 방식대로 ‘둘이 만나겠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자꾸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다고 한 것을 두고 ‘다자회담은 왜 안 받느냐’고 하는 건 상당한 비약”이라며 “맥락이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과의 회담을 원내 복귀의 명분으로 삼으려던 민주당으로서도 회담이 아예 무산되는 건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민주당의 마지노선은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제안한 대통령·여야 대표의 3자회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웅래 비서실장도 3자회담에 대해서는 “고려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靑 “공약 이행·민생 입법하려면 원내대표 협조 절실”

    청와대는 7일 박근혜 대통령의 5자회담 제안을 민주당이 거절한 데 대해 유감의 뜻을 밝히면서도 “문을 열어 놓고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춘 비서실장이 이날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박 대통령의 뜻을 분명하게 전달했다. 청와대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민주당에 5자회담 수용을 거듭 촉구하는 일종의 압박전술로 보인다. 청와대는 정국 경색의 원인이 된 국가정보원 국정조사 문제나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관련한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논란 등이 원내를 중심으로 진행돼 왔고 9월 정기국회에서 민생 정책 관련 입법을 위해서도 원내대표의 협조를 받아야 하는 입장이다. 청와대가 여야 원내대표가 포함된 5자회담을 고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민주당이 양자회담을 요구한 배경엔 지지율 하락과 강온파 간 갈등 등의 ‘내홍’을 타개하려는 정략적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까지 지지층 결집을 겨냥해 일종의 ‘대선불복성 장외투쟁’을 이어나가다 동력이 떨어지면서 상황 타개용으로 양자회담 ‘카드’를 꺼냈다는 것이다. 여기에 내심 양자회담을 수용할 경우 야권의 정치적 공세가 박 대통령에게 집중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다. 민주당이 요구하고 있는 국정원 개혁과 박 대통령의 사과, 남재준 국정원장 해임 중 어느 것도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 청와대의 입장이다.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나는 3자회동에 대해서도 여전히 부정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5자회담을 통해 야당 대표를 만나겠다는 뜻을 표명한 것이 중요하다”며 “자꾸 핑퐁게임하듯 이런저런 야권의 제안에 청와대가 대응하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회담의 형식을 정하는 문제로 정국 파행이 장기화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기류도 없지 않아 당분간 정치권 움직임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여야, 국조특위 정상화 합의

    여야, 국조특위 정상화 합의

    국가정보원 국정조사가 가까스로 정상화됐다. 여야는 논란이 됐던 증인 채택 문제를 7일 마무리 짓고 국정조사 기간을 15일에서 23일로 8일 연장키로 합의했다.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국정조사특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권성동·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정조사 기간을 23일까지 연장하는 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증인 및 참고인에 대한 청문회도 기존 이틀(7, 8일)에서 사흘(14, 15, 21일)로 연장하기로 했다. 특위는 23일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고 국정조사 결과보고서를 채택한다. 여야는 국조 기간 연장을 위해 오는 9일 본회의 소집요구서를 제출하고 13~14일쯤 본회의를 열어 연장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여야는 논란이 됐던 증인 채택 문제와 관련해서는 7일 오전 여야 간사 협의 뒤 오후 2시 전체회의를 열어 증인 및 참고인 명단을 의결하기로 했다. 여야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14일 청문회에 증인으로 부르고 출석하지 않을 때는 동행명령장을 발부키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과 권영세 주중 대사의 증인 채택 문제다. 두 사람의 증인 채택에 대해 새누리당은 여전히 불가를, 민주당은 증인 채택 관철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 의원은 “두 사람의 증인 채택 문제는 서로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여야가 또다시 두 사람의 증인 채택 문제로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여야는 김 의원과 권 대사 대신 축소 수사 의혹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박원동 국정원 전 국익정보 국장을 증인대에 세우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전날 네 시간 넘게 열린 민주당 긴급 의원총회에서 당내 강경파가 김 의원과 권 대사의 증인 채택 없는 국정조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지만, 지도부는 박 전 국장 등 국정원 전·현직 직원들의 증인 채택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국장은 이른바 ‘권영세 녹취파일’에서 지난해 12월 16일 김용판 전 청장에게 전화해 국정원 댓글사건 축소수사 결과 발표를 독촉한 것으로 알려져 ‘권영세-김용판’의 연결고리로 지목받아 왔다. 한편 국정원 국정조사특위 민주당 위원들은 이날 국정원의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와 관련해 남재준 국정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남 원장이 국정원의 정상회담 회의록 무단 공개 등 정치 개입을 인정하기는커녕 자기 변명으로 일관하는 등 자격이 없다”면서 “특히 회의록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해 북방한계선 (NLL)을 포기하겠다는 말이 없는데도 남 원장이 관련 주장을 되풀이하는 것은 국정원을 계속 정권 유지의 도구로 이용하겠다는 뜻”이라고 비난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김·세 증인채택’ 여야 사투 왜

    여야가 6일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사건 국정조사특위 활동기한 연장에 합의했지만 최대 걸림돌인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 권영세 주중 대사의 증인 채택에 대해선 여전히 ‘창과 방패’ 싸움을 계속했다. 서로 물러서지 않는 ‘사투’를 벌이는 양상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위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이날 양당 간사 브리핑 직후 두 사람의 증인 채택에 대해 “아직 팽팽한 평행선”이라면서 “양측 간 서로 양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도 “견해차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이른바 ‘김·세’(김무성·권영세) 사수에 ‘올인’하는 것은 두 사람이 국정조사 증언대에 서게 되는 것을 박근혜 정부의 정통성에 대한 ‘직격탄’급 위협이라고 판단한 측면이 크다. 김 의원은 대선 당시 총괄선대본부장, 권 대사는 종합상황실장으로 각각 박근혜 후보의 ‘왼팔’과 ‘오른팔’이었다. 그런 이들이 국정조사에 증인으로 선다는 것은 박 대통령 당선의 정통성을 정면 겨냥하는 상황으로 비화될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무엇보다 대선 당시 이들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회의록 사전 입수 의혹이 증폭되면 될수록 민주당에 ‘불공정 대선’ 등 대여투쟁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농후해진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두 사람의 (증인) 출석만큼은 짐을 싸들고라도 막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두 사람의 증인 채택은) 절대불가”라고 말했다. 반면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은 “‘김·세’ 없이는 ‘앙꼬’ 빠진 국정조사”라고 보고 있다. 일부 민주당 내 강경파 인사들은 두 사람을 증인으로 세우지 못한다면 국정조사를 포기해야 한다는 입장까지 내비치고 있다. 민주당도 새누리당이 ‘김·세 카드’를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그런데도 지속적으로 공략하는 것은 국정원 국정조사 국면을 NLL 회의록 사전 입수 및 선거 개입 국면으로 확산시키겠다는 복안이 숨겨져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정 의원은 “증인 채택이 무산된다면 간사직을 사임하겠다”고 배수진까지 쳐 놓고 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朴대통령 “사초 증발, 國基 흔들고 역사 지우는 일”

    朴대통령 “사초 증발, 國基 흔들고 역사 지우는 일”

    박근혜 대통령은 6일 국가기록원이 보관하고 있어야 할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사라진 이른바 ‘사초(史草) 증발’ 사태와 관련, “중요한 사초가 증발한 전대미문의 일은 국기를 흔들고 역사를 지우는 일로 절대 있어선 안 되는 일이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새로운 변화는 과거 잘못된 관행을 정리하고 기본을 바로 세워 새 문화를 형성하고 바른 가치를 만드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증발 사태에 대해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새누리당의 검찰 수사 의뢰를 계기로 여야 공방이 잦아드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이 문제를 지적해 파장이 일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논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민주당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또다시 ‘사초 증발’을 정쟁화해서 국정원 국정조사와 관련한 박 대통령의 입장 표명 요구를 물타기하려는 시도는 아닌지,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준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민주당 문재인 의원도 이날 오후 늦게 트위터를 통해 “NLL 논란의 본질은 안보를 대선공작과 정치공작의 수단으로 악용한 것이고, 그래서 국기문란이라는 것”이라면서 “박 대통령이 나서서 풀어야 할 것은 국정원의 대선 개입과 함께 바로 그 문제”라고 꼬집었다.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인사들도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사초 실종에 대한 검찰수사 압박”이라며 격앙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與김용태 “靑개편, 야당이 펄펄뛰는 심정 이해”

    與김용태 “靑개편, 야당이 펄펄뛰는 심정 이해”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이 청와대 참모진 인사개편에 대해 당내 의견과 상반된 의견을 내놨다. 김용태 의원은 6일 청와대 참모진 인사개편에 대해 “당황 그 자체였는데 우려 반, 기대 반”이라고 평가하면서 김기춘 신임 비서실장 임명에 “야당이 펄펄 뛰는 심정이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청와대 인선에 대해 “경륜과 역량을 갖춘 인사”라는 긍정적 총평을 내놓은 것과는 확연하게 다른 발언이다. 김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허태열 전 비서실장과 수석들의 교체 배경에 대해 전혀 알 수가 없었고 새롭게 선임된 비서실장 및 나머지 수석들에 대한 인선 방향성도 종잡을 수 없어 어떤 의미였는지 당혹스럽기 짝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야당이 김 신임 비서실장의 유신헌법 실무작업, 정수장학회 장학생 이력 등을 문제 삼는 것과 관련, “야당이 처음부터 실장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고 나선 마당에 정국의 꼬인 실타래를 풀어나가는 데 김 실장이 어떤 역할을 할지 조심스럽게 지켜볼 따름”이라고 말했다. 김 비서실장이 당사자였던 ‘초원복국집’ 사건에 대해선 “민주주의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일을 현직 고위공직자들이 했다는 것이 국민에게 충격이었다”면서 “김 실장께서 경제상황을 극적으로 돌파해내는 데 큰 역할을 하면서 그때의 죄를 씻어내야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21년 전 민주주의를 훼손했던 당사자가 이렇게 나섰으니까 야당 입장에서 정말 울고 싶은데 뺨을 때린 격일 것”이라며 “김 실장은 야당 비판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경제살리기로 국정 방향을 전환해 성과를 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외교관 출신의 박준우 신임 정무수석에 대해서도 “정무수석 그 양반은 어떤 사람이냐며 서로 황당해서 전화하는 웃지 못할 일이 있었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지금 정무수석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몇 달째 끌고 있는 NLL 정국을 다른 국면으로 전환하는 극적인 정치력을 발휘하는 것”이라며 “의원 300명을 상대로 이분이 어떠한 정무라인을 가동해서 현재의 난국이나 9월 정기국회 등을 풀어나갈지 조심스럽게 지켜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황우여·김한길 두 대표부터 중심 잡아라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 등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가 여야 간 논란 끝에 어제 국정원 기관보고를 받는 것으로 한 발짝 나아갔다. 그러나 민주당의 장외 투쟁을 포함한 파행 정국이 안정을 되찾기는 요원해 보인다. 국정조사 청문회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이 여전한 데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남재준 국정원장 퇴진 등 민주당의 요구사항도 쟁점으로 남아 있다. 지금 상황대로라면 국정원 국정조사가 예정대로 15일 순조롭게 종료될지, 그 이후 여야가 논란을 매듭짓고 정국을 정상화하는 데 뜻을 모을지 장담할 수 없어 보인다. 여야는 여하한 경우에도 이견을 대화로 해소해 나가는 대의민주주의의 본령을 저버려선 안 될 것이다. 정국 파행의 요인을 꼽자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국정원 댓글 논란이 검·경 수사에도 불구하고 해소되지 않은 게 직접적 요인이겠으나,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여야의 주도권 다툼도 배경이 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입지가 좁아진 민주당 친노 인사들이 재기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이에 여권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발언을 문제삼으며 맞불을 놓은 것 또한 대치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여야 지도부, 특히 새누리당 황우여·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빈약한 지도력이다. 당내 강경파들에게 휘둘려 우왕좌왕했을 뿐 당심을 추스르고 이를 바탕으로 여야의 간극을 좁혀 나가는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김 대표만 해도 장외 투쟁을 주도하는 모습으로 존재감을 내보이려 하고 있으나, 얼마 전 NLL 공방 때만 해도 문재인 의원 등 친노 인사들과의 엇박자를 제대로 조율하지 못했다. 황 대표 또한 당내 친박 강경세력이 거친 언사로 민주당을 자극하며 대치 수위를 높일 때 어떤 지도력을 보였는지 의문이다. 당장 친박 핵심인 최경환 원내대표와도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이다. 뒤늦게 김 대표가 영수회담을, 황 대표가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3자 회동을 제의하며 정국 수습에 나선 것은 그나마 평가할 일로 여겨진다. 여야 대표가 먼저 만나 국정조사 문제를 타결짓고 이후 대통령과의 3자 회담을 통해 정국 전반을 논하는 것이 순리이겠으나 굳이 형식과 때를 가릴 일은 아닐 것이다. 다만 회동이 의미를 가지려면 그 어떤 합의든 제대로 실현해 낼 지도력을 두 대표가 먼저 갖춰야 한다. 두 대표는 지금부터라도 당내 이견부터 정리해 정국을 수습국면으로 돌려놓기 바란다.
  • “남 ‘盧, 金 발언에 동조’ 답변” vs “남 ‘NLL포기 단어 없다’ 말해”

    “남 ‘盧, 金 발언에 동조’ 답변” vs “남 ‘NLL포기 단어 없다’ 말해”

    국회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사건 국정조사특위가 5일 진행한 국정원 기관보고에서 새누리당과 민주당 특위위원들은 남재준 국정원장을 상대로 서로 자기 당 측에 유리한 답변을 이끌어내기 위해 충돌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국정원 직원 매관매직 의혹과 국정원 여직원 인권유린 등을 집요하게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지난 대선을 국정원이 조직적·계획적으로 개입한 불법 선거로 규정하면서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한 남 원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여야는 기존 합의대로 남 원장의 인사말 등 모두발언만 공개하고 나머지는 비공개로 진행했다. 남 원장은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에 대해 “독자적인 판단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청와대와의 사전 교감설을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남 원장은 “직원들이 강하게 반발했지만 설득했다”고 국정원 내부의 강력한 이견이 있었음을 밝혔다. 여야는 남 원장의 발언을 서로 유리하게 해석하는 등 기싸움을 벌였다.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이 중간 브리핑에서 “남 원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없애자는 김정일의 발언에 동조했기 때문에 NLL 포기라고 본다고 했다”고 하자,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남 원장이 NLL 회의록에 포기라는 단어는 없다고 답변했다”고 정정했다. 또 정 의원이 “원세훈 전 원장에 대한 검찰 공소장 내용을 시인하느냐는 질문에 남 원장이 부인도, 시인도 안 한다고 했다”고 했지만, 권 의원은 “원 전 원장에 대한 선거법 적용이 적절치 않다고 발언했다”고 반박했다. 또한 정 의원이 “남 원장은 국정원의 대북심리전단이 2005년 1개팀에서 2009년 4개팀으로 확대 개편되는 과정에서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재가가 있었다고 했다”고 하자, 권 의원은 “1개팀을 4개팀으로 증가시키는건 원장 권한”이라고 반박했다. 남 원장은 또 전·현직 국정원 직원의 청문회 증언 허가에 대해서는 “사안별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국정원 여직원 감금과 관련, 민주당 김민기 의원이 “경찰이 통로를 확보해 주겠다며 나오라고 했는데 이게 감금이냐 잠금이냐”고 추궁하자, “다시 파악해서 보고드리겠다”며 답변을 주저하기도 했다. 이날 방청석에는 김한길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남 원장은 007가방(서류가방)을 들고 입장, 치밀하게 준비했다. 남 원장이 의원들에게 거꾸로 질문하자 야당 특위위원들이 “태도가 불량하다”며 문제 삼았고, 여당 특위위원들은 일부 여당 의원들의 발언을 지적하며 한때 정회되기도 했다. 앞서 국정원 기관보고는 오전 한 차례 파행됐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열어 “지상파 3사가 생중계를 못하겠다고 통보했다”며 기관보고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여야는 긴급 간사 회동을 갖고 방송사에 대한 생중계 요청과 함께 오후 2시에 재개하기로 결정, 가까스로 무산 위기를 넘겼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남재준 “盧, NLL 포기… 원세훈 ‘지시’ 부적절”

    남재준 “盧, NLL 포기… 원세훈 ‘지시’ 부적절”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논란에 대해 5일 “포기 발언은 없었지만 김정일이 NLL을 없애자고 한 발언에 동조했기 때문에 포기라고 본다”고 밝혔다. 남 원장은 또 지난해 대선 당시 원세훈 전임원장의 이른바 ‘지시 말씀’에 대해서는 “직무 범위에 맞지 않다. 부적절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 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국정조사특위 국정원 기관보고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고 국조특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권성동·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이 국회 국정조사의 기관보고 대상이 되고, 현직 국정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한 것은 1961년 국정원 전신인 중앙정보부 창설 이래 처음이다. 민주당 정 의원은 이날 남 원장을 상대로 “원세훈의 국정원은 선거 쿠데타를 했고, 남재준의 국정원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유출의 쿠데타를 저질렀다”고 질책했다. 반면 새누리당 권 의원은 “민주당이 대선 패색이 짙어져 가자 대선 승리를 위해 국정원 전·현직 직원을 매관매직한 ‘제2의 김대업 사건’”이라고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을 규정했다. 이날 국정원 기관보고는 당초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민주당이 지상파방송 3사의 생중계를 요구하면서 오후로 연기됐다. 한편 여야는 전날에 이어 이날 밤늦게까지 국정조사 증인 채택 협상을 벌여 원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증인 채택 및 동행명령장 발부, 불출석 시 검찰 고발, 국정조사 10일 연장 등에서 접점을 이뤘지만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문재인 국민보고·5차촛불도 불참

    문재인 국민보고·5차촛불도 불참

    민주당 문재인 의원은 지난 3일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한 야권의 ‘국민보고대회’와 제5차 국민촛불대회에도 불참했다. 민주당 장외투쟁이나 시민단체의 촛불대회 모두 자신과 관련이 있어서 매우 곤혹스러운 듯하다. 장외투쟁은 국정원 대선 개입 국정조사 증인 문제로 촉발됐고, 일련의 촛불집회도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과 맞물려 있다. 문 의원이 이후의 장외투쟁에 참석할 것인지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선주자를 지냈던 인사가 장외투쟁에 나섰다가 입게 될 타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문 의원이 나서면 ‘대선불복’의 인상을 강하게 줄 수 있고, 그러면서 장외투쟁의 목적이 흐려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다. 한편 당 내부에서는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4일 당내 일부 인사들은 “문 의원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정국에 불을 붙여서 당이 땡볕에 장외투쟁을 하고 있는데 너무 한가하다”며 동참을 요구했다. 문 의원이 지난달 31일 장외투쟁 여부를 결정했던 긴급 의원총회에 불참한 것이나, 앞서 문 의원의 지역구가 있는 부산에서 열린 국정원 규탄 장외집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에도 분을 품는 이들이 적지 않다. 당 밖도 소란스럽다. 다음 ‘아고라’에는 ‘NLL(서해 북방한계선) 대화록 실종! 문재인 의원의 해명을 촉구합니다!’라는 1만명 청원 서명이 진행 중이다. ‘문 의원이 나라를 어지럽힌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 1일 발의돼 오는 15일 마감 예정이며, 서명자는 이날 현재 600여명을 넘었다. 당 안팎의 도전으로 문 의원의 위기 돌파 역량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형국이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권성동·정청래, 갈등의 두 간사… ‘동행명령’ 마찰에 정국 파행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와 국정원 국정조사를 둘러싼 정치 일정은 지난 6월 중반 이후부터는 ‘선(先) 국정조사·후(後) 회의록 공개’로 가닥이 잡혔었다. 지난 6월 20일 새누리당 최경환·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 등이 국정원 국조를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자고 합의한 것은 이를 전제로 한 것이었다. 이 틀은 이튿날 나온 문재인 의원의 성명으로 어그러졌다. 문 의원은 절차에 따라 대화록을 공개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주요인사는 2일 서울신문에 “그렇게 나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 지도부의 판단이었지만, 다른 사람도 아니고 ‘피해당사자’인 문 의원이 공개하자고 하니 어쩔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또 당내 최대계파인 친노무현계와 갈등을 빚어 계파갈등이 생겨나는 데 대한 부담도 작용했다”고도 했다. 이때부터 국정조사 정국은 NLL정국으로 바뀌었다. 그래도 민주당 지도부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열흘 정도면 NLL정국이 끝나고 민주당이 당초 계획했던 대로 국정원 정국이 될 것으로 예상했었다”고 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회의록 원본 실종이라는 ‘사초 실종’논란으로 결론이 나면서 민주당 지도부를 당혹하게 만들었다. 민주당이 장외로 나가는 데에는 증인채택 문제를 둘러싸고 국조특위 새누리당 권성동·민주당 정청래 간사 간의 힘겨루기가 큰 요인이 됐던 것으로 양당은 판단하고 있다. “과거의 유사한 협상 때와는 달리 권·정 두 간사에게 많은 재량권이 부여됐고, 두 간사가 이를 과도하게 행사하려다 사태가 악화된 것 같다”는 해석이 양당으로부터 나오고 있다. 양당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두 간사는 한때 저녁식사를 함께하면서 폭탄주도 돌리는 등 보여지는 것과는 달리 호흡이 잘 맞았다. 그러다 현역의원을 증인에 포함시키는 문제를 놓고 정 간사는 지난달 30일 단독 기자회견을 하면서 ‘동행명령서’ 카드를 들고나왔다. 두 간사의 진술은 엇갈리지만, 권 간사는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느낌이다. 나하고 좋게 헤어졌는데 기사를 보니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 둘은 이후 주고받은 말을 놓고 진실 공방을 벌였고 관계는 계속 악화됐다. 권 간사는 증인 채택에 있어 사실상 양당 간 암묵적인 합의가 이뤄진 원세훈·김용판 카드를 협상 테이블에 다시 올려놓음으로써 민주당을 자극했다. 안 그래도 ‘국정조사를 한들 무슨 실효가 있느냐’며 친노무현계로부터 강한 압박을 받아오던 민주당 지도부에게 장외를 선택하도록 만드는 결정적인 일이 됐다. 권성동 간사는 장외로 나간 민주당을 원내로 복귀시키려는 당 지도부와 달리 동행명령서 확약서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계속 고수해 민주당을 더욱 자극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각각 당 지도부와 마찰이 생기기 시작한 두 간사는 ‘간사직을 사퇴하겠다’고 당 지도부를 압박하기도 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시론] 정치권의 의사결정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임승빈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

    [시론] 정치권의 의사결정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임승빈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

    흐림, 폭우, 갬의 연속이다. 정치권이 마치 지루한 중부지방의 장마와도 같다. 장마는 다음 주에 끝난다지만 정치권은 도무지 서로 물러날 기색이 없다. 나누기나 뺄셈의 정치만 있지 덧셈의 정치는 실종된 지 오래이다. 종이 위에서는 1 나누기 2는 2분의1이 되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2분의1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부모가 자녀에게 한 개의 사과를 똑같이 2등분하여 나눠주는 것 자체도 불가능하다. 이를 의사결정론에 결부시켜 2007년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후르비치 교수 등이 메커니즘디자인이론으로 증명한다. 즉, 어느 한쪽이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할 때 의도가 아무리 좋더라도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대상 집단의 불만족 내지 반대에 의해 당초 의도했던 정책 효과가 달성되지 않을 수 있다는 가정을 깔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의사결정의 경우, 정책결정자는 자신의 의도와 다를 수도 있겠으나 대상 집단에게 우선적 선택권을 부여해야만 둘 다 만족하는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다. 이는 정보의 비대칭성에 대한 연구 결과로, 2011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의 의견도 마찬가지이다. 그가 던진 ‘분열된 사회가 왜 위험한가’라는 화두는 우리 한국사회, 특히 정치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생각해 보면 야당이라는 한자말을 풀이하면 들판에 있는 도당이고 영어의 의미는 반대를 위한 도당이다. 야당이 여당과 정부에 반대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마찬가지로 여당이 친정부적이고 청와대에 편을 드는 것 역시 당연하다. 경영자나 노조 역시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을 탓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 사회의 합의를 이루기 위한 갈등 현상을 나쁘게만 볼 수 없다. 문제는 합의를 위한 갈등이 아닌, 상호 간 질시(疾視)와 적개심의 정치로 인한 갈등이 난무해 합의 과정을 방해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본래 갈등이란 일상생활의 한 부분처럼 자연스러운 것이며, 갈등의 현상 자체 역시 부정적이지도 긍정적이지도 않은 중립적인 것이다. 오히려 갈등이 생산적으로 다루어지면 사회관계에 순기능적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다만 갈등이 비생산적으로 다루어지면 폭력과 같이 기존 사회 관계에 역기능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치권이든, 사회경제 영역이든 상호 간의 갈등에서 합의를 도출하는 방법, 즉 갈등을 관리 내지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이쯤 애기하면 명석한 우리 정치권이나 발 빠른 행정가들은 합의를 위한 제도 혹은 기구를 만들고자 하거나 기존의 것을 개조해 합의체 내지 협력기구를 만들고자 할 것이다. 그러나 틀렸다. 지금까지 이들 기구나 제도가 없었던 것이 아니다. 문제는 갈등을 관리해 합의를 도출하려고 모인 참여자들 자체가 동기가 불순하다는 데 있다. 상대방의 의견을 들으려고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의견을 관철시키려고 참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 국가정보원 국정조사 모두 정치권에서 합의에 의해 시작된 일이다. 국민은 정치권이 장마와 같이 맑음과 흐림이 반복되는 것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합의는 당사자가 있는 게임이며 과정이지 산출물이 아니다. 즉, 합의가 끝이 아닌 시작인 것이다. 둘 이상의 당사자 간 합의의 과정은 관계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갈등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며, 최소한 둘 이상의 주체가 갈등 당사자가 되기 때문에 이들 사이에는 소통이 존재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따라서 합의를 통해 상대방의 인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하기보다는 상대방이 갖고 있는 강점, 그리고 상대방의 자원과 역량에도 의존하면서 나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다음 주에 끝나는 장마처럼 폭염도 좋으니 정치권의 맑음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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