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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취재/ 공우원아파트 특혜나 굴레냐

    ***과외한번 못시키는 ‘강남 달동네’. 지난해 10월부터 집값이 폭등하면서 요즘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개포동 일원의 30평대 아파트는 5억원을 웃돈다.평당 2000만원에 이르는 최고가 주거지에서 ‘외딴 섬’처럼 자리잡고 있는 개포동 공무원 임대아파트.공무원 가족들은 낡고좁은 주거공간이 불편하기는 하지만 ‘8학군’ ‘교육특구’라는 프리미엄 때문에 떠날 엄두를 못낸다.이들의 삶과 고민,소망 등을 소개한다. ■개포동 임대아파트 르포. “4년을 기다린 끝에 입주했어요.이제 2년 가량 남았는데더 오래 살았으면 좋겠지만 대기하는 사람들이 하도 많으니….” 서울 지하철 5호선 고덕역사를 빠져나오면 곧바로 야트막한 언덕에 자리잡은 5층짜리 18평형 아파트 단지와 마주친다. 강동구 고덕동 상록아파트 8단지.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관리하는 전국 92개 공무원 임대아파트 단지 중 한 곳이다. 700가구가 입주해 있는 이곳에 사는 김모(39·여)씨는 “교육여건과 자연환경도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고 전철역도 가까워 여의도로 출근하는 남편의 만족도는 아주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입주 시기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주변 아파트의 전세금에 비해 60% 수준인 보증금만 내면 4년 동안 걱정없이 지낼수 있어 이 지역은 공무원 가족들 사이에서 인기가 매우 높다. 대기자들이 몰리는 바람에 5년이던 거주기간이 98년부터 4년으로 줄었다. 이만하면 ‘대단한’ 혜택으로 여길 것 같지만 공무원 가족들의 생각은 다른 것 같다.공무원들이 적립한 퇴직기금을 운용해 주택지원 사업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국가재정을 축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 90년대 이후 지어진 임대 아파트는 두 곳(대전 둔산 98년,포항 2000년)에 불과할 정도로 대부분이 82∼86년에 건립돼 시설이 너무 낡았다고 항변한다. 올초 부동산 과열로 여론의 집중포화를 받았던 서울 강남구.그러나 개포동의 공무원 임대아파트 단지인 상록아파트는일종의 ‘이색지대’로 통한다.낮은 입주보증금을 부담하고도 서울에서 가장 교육열이 높다는 8학군 프리미엄을 누릴수 있기 때문이다.올 1월 기준으로 입주보증금은 15평형 3000만원,18평형 3600만원,21평형 4200만원이다.이웃한 우성아파트에 비하면 30∼40% 수준이다. 더구나 아파트 뒤편으로 대모산이 자리잡고 있고 강남의 유명 상권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어 서울은 물론,수도권 공무원들에게는 인기 1순위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건립된 지 20년 가까이 돼 수돗물에 녹물이 섞여 나오는 등 불편도 적지 않다.8단지(13층 1680가구)와 9단지(5층 690가구)를 담당하는 관리사무실에는 새해 들어 하루 15건 남짓한 하자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공단측은 오는 4월 60억원의 예산을 들여 8단지의 수도관을 전면 교체할 예정이다.또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새시를 교체,향후 10년 동안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재건축이 거론되고 있는 9단지의 경우 용적률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는 강남 저밀도지구 재건축 일정에 맞춰야 하기때문에 주민들의 불편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9단지 주민 박모(43·여)씨는 “녹물이 나오고 문짝이 삐걱거리는 등 불편하지만 아이들의 교육 문제 때문에 임대기간이 끝나더라도 이곳을 떠나지 못할 것 같다.”면서 “이곳에살던 많은 공무원 가족들이 우성아파트나 개포 주공4단지로 이사를 해 이 일대는 일종의 ‘공무원 타운’이 됐다.”고말했다. 박씨는 주변 아파트 시세가 지나치게 높아 1년 뒤 이사하려면 저축한 돈을 모두 털어넣고 친지에게 손을 벌려야 할 형편이라고 넋두리했다. 주변이 급속도로 개발되는 바람에 ‘강남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주민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감수성이 예민한 일부 아이들은 학교 가기를 꺼린다는 말도 나돌고 있다. 8단지에서 부모를 모시고 사는 서울시청 직원 지모(34)씨는 “여기에 들어와 사는 동안 돈을 모을 수 있어 뒤늦게 장가도 갔다.”고 말했다. 기관들이 배정된 숫자에 따라 자체적으로 뽑는 입주자 선정도 잡음이 없지 않다.현재 대기자는 40명.서울의 구청 직원유모씨는 “근속연수를 기준으로 하다 보니 20년 이상 재직한 공무원들이 종종 당첨된다.”면서 “중·하위직 공무원을 배려할 수 있게 기준을 좀더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청 공무원직장협의회 이대호 대변인은 “소방직 공무원을포함,시 공무원의 45%가 무주택자인 점을 감안하면 공단의 3만가구 건립 목표는 너무 적다.”면서 “양질의 행정서비스를 누리기 위해 치러야 할 비용이라는 식으로 발상을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병선·안동환기자 bsnim@ ■한 공무원 부인의 고충 “8학군 특혜시선 부담”. “‘그 정도의 입주보증금을 치르고 8학군의 혜택을 누리다니…’라는 식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지난 98년 서울 강남구 개포 8단지로 이사온 전업주부 이애숙(47·가명)씨는 공무원아파트에 입주해 있는 여느 공무원 가족처럼 조심스러워 했다.‘특혜’라는 주위의 시선이 몹시도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방 3개짜리인 21평형이어서 다소 비좁고 낡아 불편하기는하지만 8학군에 속해 있어 다른 지역으로 이사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아들이 고3이어서 전학은 꿈도 못 꿀 형편이고,여기 살던 분들이 대거 이사를 간 개포 주공4단지로 옮겨가야 할 것같아요.” 이씨는 요즘 학부모들 사이에서 한창 입에 오르내리는 대치동 학원가에 아들을 보내고있다.누구는 매일 자가용으로 아이들을 실어나르느라 ‘봉고 운전사’라고 자조한다지만 아들이 마을버스를 타고 학원을 잘 다녀줘 고맙다고 했다. “옆동네에서는 학원 선생님이 밤 10시면 집에 찾아와 1대1 수업을 한대요.1주일에 한번 교습을 받는데 월 200만원을준다는 얘기를 들을 때면 힘이 쏙 빠지지요.” 이씨가 지출하는 과외비는 지역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낮다.학원에서 과목당 15만원씩 3과목을 들으니 월 45만원이사교육비로 들어간다. “자녀를 많이 둔 어머니들은 단지안에 있는 상록스토아(공무원연금관리공단 매장)에 판매원으로 취직해요.상당수의 판매원이 공무원 부인이라고 하더군요.”‘강남 달동네’라는식으로 이웃 주민들이 폄하한다는 얘기도 들려오고 이웃 아파트 주민들이 생일파티 초대에 상록아파트 아이들은 제쳐둔다는 얘기도 이따금 나온다고 전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머리가 커서 그런지 눈치껏 가려 사귀는 것 같아 다행”이라며 멋적은 웃음을 지었다. 임병선기자. ■주택공급 현황·문제점. 공무원 주택지원사업은크게 세갈래로 이뤄지고 있다. 먼저 주택공사가 공급하는 물량의 10%(공무원,국가유공자,장애인,철거민 등)를 특별분양 받을 수 있게 알선하는 방식이다. 주택 건립분양은 80년대까지 주공에 위탁해 7000여가구를지었다.하지만 수수료가 3∼4%나 돼 90년대 이후에는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직접 지어 분양하고 있다.공무원 후생복지라기보다는 기금 증식수단으로 도입됐다.사업성이 높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1만2000여가구를 지었고,곧 입주가 시작될 구리 토평지구 등 4곳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중·하위직 공무원의 주거안정대책의 일환으로 도입된 임대아파트는 서울 6개 단지 5243가구를 비롯,전국적으로 1만7000가구가 있다.연금공단은 2만7000∼3만가구만 추가로 확보하면 임대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금공단은 이밖에 서울 구로동 13가구,경기도 과천 59가구 등 수도권 곳곳에 흩어져 있는 소형 단지들을 매각해 24평형 이상의 대규모 단지를 꾸밀 계획도 갖고 있다.오정모 연금공단 주택사업팀장은 무주택 공무원 숫자에 비해 주택공급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IMF 이후 공무원들이 대거 퇴직하면서 10조원 가량이 빠져나가 신규 물량을공급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정수 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총연합 정책연구소장은 연금의 방만한 운영 탓으로 돌린다.김 소장은 “비업무용부동산을 어거지로 떠안는 등 자산이 부실화된 게 근본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공무원 주택지원 제도를 근본적으로 수술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행정자치부 복지과 김가영 사무관은 “수익성을우선하는 연금 운영방식과 공공성을 담보해야 하는 공무원주택지원사업은 애초부터 양립하기 어렵다.”면서 공무원을고용한 국가가 사용자로서 의무를 다하려면 새로운 지원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국가예산에서 지원해야 한다는 취지이나 국민적 저항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 미군 용산기지 이전 막기 국회도 ‘님비현상’

    미군 용산기지 이전 문제와 관련,님비현상(NIMBY:Not inmy back yard)이 국회에서도 재연될 조짐이다.지금까지 용산기지 이전 후보지로 거론된 서울 송파구 거여동과 경기도 성남지역 출신 의원들이 최근 잇따라 담당 상임위원회를 국방위원회로 옮겼다.자신들의 지역구로 기지가 옮겨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민주당 김성순(金聖順·서울 송파) 의원은 5일 국방위 소속 이인제(李仁濟) 의원과 자리를맞바꿨다. 산업자원위원회 소속이었던 민주당 조성준(趙誠俊·경기성남중원) 의원도 지난해 12월 같은 당 장재식(張在植) 의원이 과기정위로 가는 대신 국방위로 자리를 옮겼다.김성순 의원은 이와 관련,“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려는 것이아니라,송파구가 정말 미군이 주둔하기에 적합한 지역인지 논리적으로 따져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 금융특집/ 조흥銀 순이자 이익률 ‘우리가 톱’

    최근 시중은행들의 주요 수익성 지표중 하나로 떠오른 순이자이익률(NIM) 비교에서 조흥은행이 1위를 차지했다. NIM이란 Net Interest Margin의 약자다.대출금,유가증권 등 이자발생 요인이 있는 자산을 순수 이자수입(수입이자-지급이자)으로 나눈 것이다. 조흥의 NIM은 지난해 9월말 4.05%에서 12월말 4.33%로 뛰었다.선진국 은행 수준(5%대)에는 아직 못미치지만 국내 은행중에서는 최고다.공적자금을 받은 ‘원죄’ 때문에 ‘부실은행’ 이미지가 강한 조흥이 내로라하는 우량은행들을 제치고 따낸 결과여서 눈길을 끈다. 기획부 남택봉 차장은 “지난해 부실여신을 대폭 줄인데다고수익 신용카드 자산이 크게 늘어난데 힘입었다.”고 분석했다. 또 한가지 결정적인 요인은 낮은 조달비용에 있다.역사가 105년이나 되다보니 학교(등록금),법원(공탁금) 등 안정성있고 이자지급비용이 많지 않은 이른바 ‘알짜 거래처’를 상대적으로 많이 갖고 있다.전체 수신예금 중 저비용 예금(요구불예금+저축예금+기업자유저축) 비중은 지난해말 45.7%로,역시 시중은행 중최고였다. 이런 전통적인 강점과 부실여신 감축노력 덕분에 지난해 대손충당금을 7400억원이나 쌓고도 당기순익(5225억원)을 많이 낼 수 있었다.주가도 ‘눈물의 액면가’ 5000원을 회복해사기가 잔뜩 올라있는 임직원들은 “최대한 빨리 공적자금을 갚겠다.”며 여세몰이에 나서고 있다. 안미현기자 hyun@
  • 집중취재/ 건설 인력난·고령화 실태

    “칠순 노인이 새벽밥 드시고 잡부라도 하겠다고 나오시는걸 보면 기가 막힙니다.30대는 물론 40대 초반도 막내 취급을 받습니다.” 체감온도 영하 20도의 칼바람이 몰아치던 8일 새벽.서울 종로구 창신동 산비탈을 힘겹게 오르자 M건설의 아파트 신축현장이 나왔다.날씨가 워낙 추워 작업은 이뤄지지 않고 현장주변을 정리하는 잡부 4명만이 눈에 띄었다.모두 40대 중반이었다.50대 근로자 1명도 나왔으나 ‘몸이 아프다’며 곧장돌아갔다고 한다. 김현수(金顯秀·51) 직영반장은 직종을 가릴 것 없이 젊은일꾼을 찾아볼 수가 없다며 혀를 끌끌 찼다.60대 형틀 기술자가 허드렛일을 거들며 기술도 배우는 조공을 ‘모셔오지’ 못해 직접 재료를 준비하고 기계를 설치하다 보니 작업이제대로 진척되지 않는다고 탄식했다. 건설노련이 2000년 10월과 지난해 9월 노동력 수급상황을조사한 결과 전체 기능인력의 75%를 차지하는 12개 직종에서 인력부족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2000년 10월 8만300원이던 일당이 지난해 9월에는 8만6,323원으로 올랐고,숙련공 노임은 12만∼15만원으로 치솟았다. 다세대주택 신축붐 등 수요 초과로 인한 공급 인력 부족으로 임금 상승이 초래됐다는 관측이 일부에서 제기됐으나 피상적인 분석이라는 게 현장의 반응이다.심규범(沈揆範·37)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외환위기가 닥치기 전인 96년의 건설투자 총액은 87조원이었던 반면 지난해에는 72조원내외였던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같은 상황에서 비롯된인력난은 건설경기 과열 때보다 훨씬 위험하다”고 진단했다. 지금처럼 고령화 및 젊은층 이탈로 인해 임금이 오르면 숙련수준 저하,생산성 하락,채산성 악화,공기 차질 등 악순환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서울 관악구 봉천11동의 원룸주택 건설현장.제때 인력을 투입하지 못해 공기를 맞추지 못한 탓에 비닐을 덮어씌운 채온풍기를 틀고 마감공사를 하는 다세대주택 건축현장이 많았다. 건축업자 김금선(金金宣·45)씨는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어렵게 따낸 공사를 포기한 아픔을 털어놓았다.건물 100평당타일 기능공 5명이 매달려야 하므로 500평이면 25명이 필요한데 일손이 달려 두 손을 들고 말았다는 것이다. 여러 직종의 기능공들을 한데 모았다가 그중 1명이 다른 현장으로 옮기는 바람에 나머지 기능공들은 집에 돌아간 사례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의 K건설 아파트 신축현장에서 만난 이명래(李明來·47)씨는 미장·방수·타일부문 기능장으로 뽑힌 숙련공.그는 얼마전 자격증 시험 감독으로 나갔다가 70세 노인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젊은 놈들은 하나도 없었어…” 이씨는 건설업종의 특성과 현장과의 연계성을 살린 교육기관이 부족한 데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기능사 자격증을 따고 취업해도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도 건설 기능공을 기피하는 요인으로 지적됐다.경력20년 이상인 기능장이 십장만도 못한 대접을 받는다는 것이다. 인력 부족은 조선족 등 외국 인력의 유입을 초래했다.외국인력은 연간 2,500명으로 채용 총원이 묶여 있지만 불법체류자들로 인해 건설인력풀의 10∼15%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서울 창신동 ‘인력시장’에서 만난 철근공 이철환씨(가명·47)는 “전국의 현장에서 불법취업한 조선족 등을 쉽게찾아볼 수 있다”고 전했다. 김종태(金鍾台·40) 서울지역 건설일용노동조합 위원장은“기능인력을 존중하는 풍토가 조성돼야 해결책이 나올 수있다”고 강조했다. 임병선기자 bsnim@ ■“외국궁궐 짓던 솜씨 代끊길판”. “40여년이나 익힌 목공 일을 전수해줄 재목을 아직 못 구했으니 참 한심하죠.하기야 기능올림픽 메달리스트들도 제밑에 와서 일하다가 인테리어가게를 차려 나가는 형편이니…” 인천광역시 남구 주안4동에서 문짝과 문틀을 아파트나 고급 주택에 납품하는 목공·창호 기능장 가풍국(賈豊局·56)씨는 한숨을 내쉬었다.톱밥 먼지가 날리는 30평 남짓한 허름한 건물에서 앳된 얼굴의 청년과 함께 나무를 켜는 가씨의 어깨에는 힘이 느껴지지 않았다. 가씨는 “이런 작업환경에서 어떤 젊은이들이 일하려고 하겠느냐”며 넋두리한다.옆에 있던 청년이 힐끔거리자 아들재현(在賢·25)씨라고 소개한다.아들에게는 물려주지 않으려고 뜯어말렸는데 굳이 나서는 바람에 지고 말았단다. 가씨는 70년대 초반 4년 동안 일본 굴지의 건설회사 스미토모(住友)에서 작업반장을 지냈을 정도로 빈틈없는 솜씨를 자랑했고,그뒤 이란으로 건너가 팔레비 전 국왕의 별장을 지으면서 미국인 기술자들과 어깨를 겨루기도 했다. 화려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그가 여태껏 길러낸 제자는 60명 남짓하다.일을 배우겠다는 사람들이 터무니없이 많은 돈을요구해 내친 결과다. “일본 목수들은 작업이 끝나면 옷도 갈아입지 않고 지하철을 탑디다.그런데 양복차림의 신사가 벌떡 일어서더니 ‘얼마나 고생이 많으시냐’면서 어깨를 두드리며 자리를 내주는 겁니다.까무러칠 정도로 놀랐지요.” 기능공을 대접하는 풍토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건설 기능인력의 맥은 끊어지게 된다는 게 가씨의 생각이다. “정부와 건설업체 등은 왜 젊은 인력들이 현장을 떠나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봐야 합니다.언젠가 기능인을 깔보고 방치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겁니다.”임병선기자
  • 집중취재/ 건설시장 ‘인력대란’

    지난해 건설현장 인력의 평균 연령이 47.6세에 이르는 등건설 인력의 노령화가 심각한 수준을 넘어섰다.업계에서는 5년 안에 건설인력 ‘대파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경기 부양을 겨냥한 SOC(사회간접자본) 조기 집행과 대선 예비선거 및 지자체 선거가 겹치는 4∼5월에는 심각한 인력파동이 닥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8일 건설산업연구원 등에 따르면 2000년 1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건축·토목·플랜트 등 건설 부문의 3개 직종에 종사하는 20∼39세 인력은 모두 4만3,465명이 감소했으며,이중 25∼29세의 경우 3만1,039명이 현장을 떠났다.반면 40세 이상은 모두 6만4,337명이 늘어난 가운데 60세 이상도 1만6,970명이나 늘었다. 이에 따라 건설노련과 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해 공동으로설문조사한 결과,기능인력의 평균 연령은 47.6세로 나타났다. 건설현장의 고령화 및 젊은층의 이탈은 건설업계의 생존까지 위협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젊은층의 인력을 확보하지못해 공사수주를 포기하거나 힘들게 따낸 공사를 반납하는업체마저 생겨나고있다.극심한 청년 실업난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비교적 흔한 기능공이었던 타일공의 일당이 20만원까지 치솟고 있다. 중소 하도급업자인 K씨는 “기능을 갖춘 젊은 인력을 제때확보하지 못해 공기를 맞추지 못할까봐 안달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건설현장의 붕괴사고도 기능인력 고갈,특히 쓸만한 젊은 인력의 이탈과 무관하지 않다는분석이다. 건설인력은 5∼8년 동안 현장에서 경험을 쌓아야 A급 숙련공에 이를 수 있다.그러나 젊은층의 기피로 멀지않아 기능전수의 맥이 끊어지게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건설 기능인력에 대한 관할영역이 건설교통부와 노동부 등으로 분산돼 있는 데다,관련단체도 전문건설협회와 일반건설협회로 이원화돼 있어 대책을 강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하소연이다. 대한건설협회는 최근 건설 기능인력풀(Pool) 복원을 위한 T/F팀을 가동했다.최윤호 건설협회 기획조정실장은 “외국 대형 건설업체의 국내 진출에 맞서려면 보다 체계적이고 포괄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병선기자 bsnim@
  • [공무원 Life & Culture] 서울지방노동청 일일취업센터 이영종씨

    “IMF 직후에는 매일 5,000명이 몰렸으나 요즘에는 50명정도에 불과하니 상황이 많이 나아진 거죠.하지만 아직도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수은주가 영하 13도를 오르내리던 지난 3일 새벽 6시.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한 약국 앞 사거리에 돼지머리와 떡등이 올려진 제사상이 차려졌다.50여명의 건설 일용근로자들이 돼지 코에 만원권 지폐를 꽂고 절을 올린 뒤 빈 속에 막걸리를 들이켰다.올 겨울을 사고없이 무사히 넘기게 해달라고 기원하는 고사였다. 그곳에서 50m쯤 떨어진 허름한 상가건물 2층에 자리잡은서울지방노동청 중부일일취업센터(02-741-1010)에는 불이환하게 켜져 있었다.지난 98년부터 이곳에서 새벽 5시면문을 열고 일용직 근로자 취업이나 공공근로 접수를 해온이영종(李煐淙·34)씨가 실직자들에게 알선할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었다. 이곳을 찾은 김철수씨(가명·55)는 “그만한 사람은 없습니다.우리들을 위해 얼마나 애쓰는지 모릅니다.집에서 쉬고 있을 때도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어볼 정도지요”하고치켜세운다. 이씨는 IMF 직후인 지난 98년 계약직으로 채용됐다.“그때는 어찌나 사람이 많았던지 북새통에 컴퓨터가 부서질정도였다”고 회고했다.이씨는 일요일에도 취업센터에 나온다.하루 벌어 먹고 사는 사람들의 얼굴이 어른거려 편안히 쉴 수 없다는 게 그의 솔직한 심정이다. “제가 공무원 출신이었다면 버텨내지 못했을 겁니다.” 이씨는 군에서 제대한 뒤 1년 동안 막노동판에서 뒹군 경험이 있다.십장의 눈에 들어 총무 일을 맡으면서 현장 노동자들을 다루는 방법과 협업체계 등을 익혔다.그때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오전 7시45분.현장에 나갔던 한 근로자가 “지금까지 일당 6만원씩 받았는데 왜 5,000원이 깎였느냐”며 목청을높였다.이럴 때면 이씨는 몹시 속이 상한다.“겨울철 새벽 5시에 일어나 두어 시간이나 떨면서 기다린 끝에 어렵게얻은 일자리인데….”이씨는 목젖까지 치밀어 오른 말을끝내 내뱉지 못했다. 해가 떠오르자 사무실 근처에 몰렸던 구직자들이 하나둘흩어지고 일당 1만9,000원에 식대·교통비 3,000원을 받는 공공근로라도 하겠다는사람들이 취업센터로 몰려왔다. 공공근로로 받은 일당으로는 생활이 안된다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이들을 대하는 이씨의 마음도 울적해진다. 이씨는 낮 12시쯤 퇴근,한숨 잔 뒤 오후 4시쯤 창신동 가파른 산비탈 동네를 돌아다니며 일자리를 수소문했다.오후 6시 다시 취업센터에 나와 일손을 구하는 건설현장 등의전화를 기다렸다. 전화를 기다리는 동안 이씨는 가끔 사설 직업소개소까지기웃거렸다.“우리 인부들은 성실하고 일도 잘 한다”면서 써달라고 매달렸다.직업소개소를 통하면 일당 6만∼7만원짜리 일자리도 소개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구직자들이현장에서 ‘사고’라도 치지 않을까 조바심을 낸 적도 있지만 지금까지 그런 일은 없었다. 이씨는 일시적인 실업으로 이곳을 찾았던 이들이 안정된직장을 구할 때면 각별한 보람을 느낀다. 언젠가 ‘먹물’이 들어보이는 30대 남자가 건설현장 잡역부라도 하겠다며 찾아왔다.궁금증을 억누르고 현장을 소개해 줬더니 1주일 동안 성실하게 다녔다.어느날 연락이끊겨 전화했더니 “명문 K대를나온 학원강사 출신”이라고 뒤늦게 자신을 소개하면서 “다른 학원에 취업됐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기쁜 마음으로 전화기를 내려놓았다고 이씨는 회고했다.이씨는 일자리를 구하러 오는 이들에게 ‘된다’‘잘 될 것이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 어느덧 저녁 7시.“어디 가서 식사나 하자”고 했더니 이씨는 “전화를 기다려야 한다”며 한사코 손사래를 쳤다. 임병선기자 bsnim@
  • 충주 화장장·납골당 건립 구체화

    지자제 실시 이후 님비(NIMBY)현상 극복의 수범사례로 꼽히는 충북 충주시 화장장 및 납골당 조성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21일 충주시에 따르면 시는 오는 2003년까지 74억원을 들여 목벌동 산 38의 2 일대 3만3,000여㎡에 화장장과 납골당을 조성한다. 2,000㎡ 규모의 화장장에는 8기의 최첨단 화장로와 분향실,수골실 등이 설치되며 4,000㎡의 납골당에는 4만기의 유골을 안치할 수 있게 된다. 시는 이를 위해 올해 부지를 매입,내년 상반기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또 최근 화장장과 납골당의 설계를 공모,㈜선 엔지니어링 종합건축사의 작품을 선정했다. ㈜선엔지니어링의 작품은 자연을 최대한 활용한데다 건축물 외관을 현대적이고 자연친화적으로 설계,혐오시설이란이미지를 탈피하는 데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시는 현재 운영중인 안림동 화장장이 낡은데다 주민들의 이전 요구에 따라 지난 98년부터 이전을 추진,목벌동을 후보지로 선정했으며 주민들을 설득하고 일본의 첨단 화장장을 견학한 결과 주민의 동의를 얻어냈다. 시 관계자는“사업 내용과 취지에 대한 충분한 설득과 주민들의 동의에 따라 어려운 사업이 원만하게 추진되고 있다”며 “그러나 사업비 외에 100억원 정도의 지역 숙원사업비,13억원 정도의 주민 지원 사업비 등이 소요돼 부담을 느낀다”고 말했다. 충주 김동진기자 kdj@
  • 日최고의 명물 다테야마 알펜루트/ 구로베협곡엔 웅장한 가을교향곡이

    3,000m급 연봉만 12개를 거느린 일본 중부지방의 다테야마(立山).다테야마 하면 최고의 자랑거리는 알펜루트.5월 초순 알펜루트가 열리면 수십m 높이로 쌓여있는 빙벽도 열린다.다테야마는 그 웅대한 규모만큼이나 수많은 비경을 품고 있다. 그중 하나가 구로베(黑部)협곡.만년설이 녹아 굽이굽이 패고 할퀴며 비췻빛 ‘바다’를 품는다.국내에선 찾아보기가쉽지 않는 삼나무숲이 굽이마다 펼쳐지고 노천온천이 계곡건너편에서 어김없이 손짓하는 곳.그 울울창창한 협곡에도어김없이 가을이 내렸다. 한반도 설악을 붉게 물들이던 단풍도 이제 절정을 지나 내리막을 걷는 요즘,서울과 위도상으로 비슷하지만 바다가 가까운 해양성 기후 덕에 단풍이 이제야 절정을 향해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가을의 끝자락을 붙잡으려 애쓰는 이들은 구로베 협곡의 웅장한 가을 교향곡에 귀기울여 봄직하다. 인구 32만에 불과한 일본 중부지방의 거점도시 도야마(富山)는 다테야마를 끼고 있어 이름 그대로 여유롭고 살기좋은 도시.시내를 빠져나와 고속도로에 들어서자마자 턱하니다테야마가 버티고 선다.우와! 3,000m급 연봉의 웅장함앞에 설악과 한라에 눈높이를 맞추던 감각이 무디어진다. 도야마시에서 30분 거리인 구로베시를 거쳐 20여분을 더나아가자 구로베협곡의 입구격인 우나즈키(宇奈月)역에 들어선다.이 역에서 종착역 게야키다이라( 平)역까지를 1시간20분동안 달리는 ‘도라쿠’ 기차에 올랐다. 수력발전소를 세우면서 놓인 철로라 너비 76㎝의 협궤로한줄에 3명이 겨우 앉을 수 있는 꼬마열차.터널만 41곳,다리가 22곳인 이곳 험한 지형을 꼬마열차는 씩씩하게도 잘도 다닌다.11월중순부터는 눈때문에 기차가 다니지 않는다.그래도 10월까지 아침 평균기온이 12도를 오르내려 단풍이 11월 중순까지 간다. 다리품을 팔지 않고 그저 창밖으로 시선만 돌리면 자연이달려와 품에 안긴다.하늘을 찌를 듯 뻗은 삼나무를 비롯,온갖 활엽수와 침엽수가 하늘을 향해 일어서고 있고 계곡 곳곳에는 만년설이 녹아내린 물들이 우르르 쾅쾅대며 내리닫는다. 기차가 출발한 지 50분만에 이른 가쓰쯔리(鐘釣)역.이 역에서 게야키다이라까지는 걸어서 두 코스를 즐길 수 있다. 게야키다이라역에서 계곡 아래로 난 길을 따라 구로베천의힘찬 물줄기를 따라간다.여기가 원숭이가 날아다닐 정도로아주 좁은 협곡 원비협(猿飛峽).물론 산이 깊어 여우와 늑대 등이 출몰해 등산로를 이용할 경우는 주의해야 한다. 계곡의 아름다움을 만끽한 뒤 산 위쪽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808m지점에 위치한 전망대를 거쳐 게야키다이라까지 돌아온다.멀리 다테야마 연봉이 손짓하는 가운데 건너편 백관산(百貫山·1,970m)에 깃든 단풍미는 그야말로 몸을 던지고 싶을 정도의 아름다움으로 깃들어 있다. 게야키다이라역에서 오종교(奧鐘橋)를 건너면 더 짙은 단풍의 바다가 드러난다.이제까지는 바다처럼 넓었던 협곡이갑자기 좁아들며 계곡수가 온갖 바위들을 휘돌며 분류한다. 20분 정도 더 오르자 조모곡(祖母谷)와 조부곡(祖父谷)으로 갈라지는 갈림길이 나오고 이쯤에서야 비로소 다테야마 연봉 가운데 하나인 당송악(唐松岳)과 백마악(白馬岳)이 모습을 드러낸다. 지쳤다 생각될 즈음 깎아지른 듯한 절벽위 조그만 집이 눈에 들어온다.메이켄(名劍)온천.이곳 풍여(風呂·노천온천)에 몸을 담근다.건너편 계곡을 마주보고 하늘에서 내리는노란,빨간 비를 바라본다.벌써 낙엽이 날리고 있다. 고이즈미(小泉) 총리가 한국방문때 남겼다는 ‘사무사’(思無邪)란 친필휘호가 떠오른다.주체할 수 없는 시간을 잡으려 하지 말고 세상을 넉넉히 바라보라고 이곳 구로베 협곡은 그렇게 울어대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구로베 글 임병선기자 bsnim@. ■ 윤봉길의사 암장지 들러보세요. ◆윤봉길 의사 암장지=상하이 홍코우 공원에서 폭탄테러를감행했던 윤봉길의사 암장지가 도야마에서 1시간 거리인 가나자와시 로다야마(野田山)공원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 한국인은 많지 않다. 상하이에서 가나자와시로 압송된 윤 의사는 이곳에서 사형을 최종확정받고 총살형을 당했는데 윤 의사의 무덤이 있을 경우 대일 저항세력들에게 단결의 명분을 제공하지 않을까 우려한 일제는 공원 입구 길목에 시체를암장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92년에야 이곳 암장지가 확인됐다. ◆가는 길=아시아나항공이 주 4회(월·화 오후 5시,금·토오전 9시50분) 도야마로 직행한다.공항에서 도야마역까지는 버스로 20분거리.역에서 우나즈키까지 기차가 1시간 간격으로 운행돼 구로베 협곡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게야키다이라역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메이켄(名劍)온천은 이곳 특산물인 암어(岩魚)의 뼈를 갈아 만든 술 또한 유명하다.입욕료는 600엔(7,200원)이고 1박(2식포함)에 1만5,000엔(17만여원)인데 자연과 호흡하는 온천을 즐기기에는 그리 비싼 편은 아니다.여기서 30분 더 위쪽으로 올라가면 바바다니(祖母谷)온천이 나온다.1박 8,000엔으로 싼 편. 또 도야마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하쿠바(白馬)는 올림픽을 치른 스키장으로 유명한 ‘스키 천국’이다.일본여행센터는 펜션,코티지,호텔 등으로 숙소를 차별화한 패키지 상품을 50만원대부터 판매한다.(02)7744-114
  • ‘울긋불긋’ 첫 단풍 한창 철원 복계산

    또다시 시간의 마술이 한창이다. 요즈음 산을 좋아하는 이들은 주말마다 들뜬 산행의 꿈에 젖곤 한다.다름 아닌 단풍. 10월부터 두달 동안 한반도에서 펼쳐지는 이 색깔의 향연으로 요산인(樂山人)들은 들뜨게 마련.기상청 등에선 올 가을 일교차가 컸고 강수량이 적었기에 올 단풍이 유달리 예쁠 것이라고 전망했다.그러나 산악인들은 수은주가 급작스레 떨어져 물들기 전에 아예 낙엽으로 떨어질 지 모른다는우려를 하기도 했다. 지난 2일 강원도 철원 복계산을 찾았다.예보대로 단풍이조금씩 늦춰질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다.계곡에나 겨우 단풍이 깃들어 첫단풍은 이달 중순을 넘어야 할 것 같았다.단풍의 때깔은 유난히 예쁠 것이 틀림없었다. 원래 한반도 단풍의 들머리는 설악,오대 등이다.지도를 펴놓고 설악과 이곳 복계산을 이어보았더니 거의 수평이다.비무장지대와 가장 가까운 최북단의 산으로도 유명하다. 복계산에는 분명 두개의 계절이 서로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곳의 명물은 단연 매월대.생육신의 한사람이던 매월당 김시습(1435∼1493)은 세조의 왕위찬탈에 항거,관직을 내던지고 이곳에 들어와 은거했다. 산행 들머리인 굴골 아래 차를 대고 빼어난 자태를 뽐내고있는 매월대(595m)를 쳐다보며 산행에 들자마자 곳곳에 떨어져 이람을 활짝 벌린 밤송이가 나뒹군다. 밤알을 줍느라산행이 여의치 않다.아이들은 투둑투둑 떨어지는 밤송이를피하는 진기한 경험에 연신 환호성이다. 그렇게 400m를 나아가니 매월대가 훤히 바라보이는 너럭바위가 보이고 그 위로 20여m 높이의 매월대폭포가 장쾌한 물줄기를 쏟아붓는다.지난달 30일부터 중부지방에 제법 내린비 덕에 물줄기가 장엄하다.왼편 매월대와 이어진 절벽 여기저기 붉은 빛 나뭇잎이 경염하고 있다. 폭포 위쪽으로 오르는 가파른 길을 엉금엉금 기어 올랐다. 오른편 계곡으로 난 오롯한 길을 따르니 불이라도 지른 듯요염한 새악시들이 맞는다.이 물줄기에는 벌써 가을빛이 완연하다.단풍은 적당한 태양빛을 뒤에 이어야 진정한 아름다움을 뽐낸다.아침 나절 올라 40여분을 끈질기게 기다렸더니그제야 단풍이 제 빛을 발한다.이번과 다음 주말 단풍은절정에 달할 것이다. 여기서 10분 정도 로프를 잡고 암릉을 타고 넘으니 노송쉼터가 나온다.노송에 가려진 산들로 해가 지는 모습이 장엄하다.서울에서 하루 일정으로 이곳을 찾는다면 하산길을 이쪽으로 잡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곳에서 능선을 따라 헬기장을 거쳐 북동능선을 1시간여계속 오르면 정상(1,057m).남쪽으로 강원도 화천 복주산(1,152m),경기도 포천 국망봉(1,168m),동쪽으로 대성산(1,175)이 손짓한다.그 위로 북녘 산이 물결을 이룬다.그래서 이산은 북쪽에 고향을 둔 산악인들이 특히 많이 찾는 것으로전해진다. 하산길은 한층 편안하다.길이 또렷하고 호젓한 산책에 나선 듯 부드럽다.1시간20분쯤 걸린다.들머리 가까운 곳에 몇년전 방영됐던 드라마 ‘임꺽정’의 촬영세트가 남아있다. 정상에서 들었던 산하의 외침이 되살아난다.“너희들은 반세기가 다 되도록 뭣들 하고 있느냐”고. [가는 길] 서울 상봉터미널에서 와수리행 직행버스가 하루20회 운행된다.동부터미널에서는 철원까지 고속버스가 다닌다.와수리에서 잠곡리 가는 시내버스가 수시로 있다.산악회장수산맥은 7일 하루 일정으로 복계산을 찾는다.(02)499-5451 의정부를 거쳐 포천에 이르는 43번 국도를 타고 북상하다일동읍과 이동읍으로 빠지는 47번 국도로 갈아탄다.이동갈비 냄새 진동하는 이동읍 지나 20㎞ 북상하면 수유교 앞에서 우회전해 56번 국도를 탄 뒤 10㎞ 진행하면 매월동이 나온다.돌아오는 길에 이동용암온천에 들러 산행의 피로를 씻을 수 있다. 철원 임병선기자 bsnim@. ■전국 유명 단풍 코스. 단풍의 마술은 활엽수의 잎 속에 있는 효소의 작용 탓이다.기온의 차이로 우열이 바뀐다.수은주가 떨어지면 잎자루와 줄기가 붙어있는 기부에 분리층이 생겨 잎에서 만들어진당(糖)이 줄기로 이동하는 길이 막힌다.봄부터 여름까지 녹색을 내던 클로로필색소는 분해의 길을,붉은 색의 안토시안색소,황색을 내는 카로틴 또는 크산토필색소는 생합성의 길을 각자 걷는다. [설악산] 10여 개의 등산코스 중 백담계곡-수렴동-봉정암-대청봉(1,708m)-희운각-천불동계곡-비선대를잇는 32.8㎞의코스가 단풍 산행에 가장 좋다.쉬지 않고 주파하려면 2박3일이 무난하다. 백담계곡 못미쳐 십이선녀탕도 단풍미가 빼어나기로 이름높다.들머리에서 1시간 거리인 응봉폭포부터 내설악의 속살이 드러난다.복숭아탕에 이르기까지 5폭10탕 옥빛 웅덩이에 비친 단풍잎을 바라보노라면 6시간 왕복 산행이 아깝다.천불동 수렴동 가야동 십이선녀탕은 11∼20일,비선대 비룡폭포 백담사 주전골 용소폭포 장수대 옥녀탕 등은 20∼30일이절정으로 예상된다. [오대산] 큰 덩치에 부드럽고 포근한 산세를 갖고 있는 다섯개 연꽃 봉오리 오대산은 이달 12일쯤 절정을 맞는다.다양한 활엽수종으로 이름높은 오대산은 붉은단풍은 물론 오색영롱한 단풍빛이 곱다.상원사에서 내려다보는 단풍숲이특히 아름답다.상원사 입구에서 명개리를 잇는 고갯길 20㎞를 자동차나 산악자전거로 여행하는 것도 좋다. [지리산] 1,500m가 넘는 15개 봉우리를 잇는 종주도 좋고피아골 단풍도 좋지만 호젓한 아름다움을 즐기고 싶다면 산청 내원사를 찾으라.10월말 또는 11월초 절정을 이루는 내원사 단풍은 특히 얼핏 얼굴을 드러낸 감나무와의 어우러짐이 빼어나다.흐르는 물소리조차 고적한 산사분위기에 해를끼칠까 조심스럽기 그지 없다. [내장산] 11월 초순 이땅의 마지막 단풍을 보려는 이들은내장산을 찾는다.그리고 단풍보다 더 얼굴이 붉어진다.내장산 단풍나무는 그 잎이 작고 얇으며 투명함으로 아름답다. 힘들이지도 않고 꽃불 피어오르는 내장의 단풍을 맛보려면원적암 입구에서 사랑의 다리를 거쳐 벽련암을 잇는 길을타는 게 좋다.
  • [클릭 2002월드컵] “이변 또 이변” 위기의 獨·체코

    ■유럽예선 중간점검. 이변,또 이변- 잇단 이변을 연출해온 2002월드컵축구대회유럽예선이 6일 재개됨에 따라 유럽 전역이 긴장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지금까지 나타난 유럽예선의 최대 이변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위권을 호령해온 네덜란드(10위)의탈락과 독일(5위) 체코(7위)의 벼랑 끝 위기로 요약된다. 따라서 이같은 이변의 연장선상에는 유럽축구를 대표하는독일과 체코가 본선무대를 밟을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자리잡고 있다.아일랜드의 예상 밖 약진과 함께 ‘죽음의조’로 불린 2조에서 네덜란드가 이변의 희생양이 된 뒤 독일과 체코의 본선 진출 여부는 유럽예선의 남은 일정 가운데 가장 큰 관심사다. 프랑스를 제외하고 총 13.5장의 티켓이 걸린 9개조의 유럽예선에서는 각조 1위가 본선에 직행하고 2위팀들은 생존확률 50%의 플레이오프라는 피곤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2위 9개팀 가운데 추첨으로 선택된 한 팀은 아시아예선 3위팀과,나머지 8팀은 2개팀씩 짝을 지어 각각 한장씩의 티켓을 건홈앤드어웨이전을 펼친다. 먼저 관심을 끄는 것은 월드컵 14회 진출에 우승과 준우승 각 3회에 빛나는 독일의 위기다.현재 9조에서 잉글랜드(승점16)에 이어 골득실차 2위를 기록중인 독일은 핀란드와의나머지 한경기를 이겨도 1위에 오르는게 사실상 불가능하다.잉글랜드가 최약체인 그리스와 마지막 경기를 남겨둔데다골득실에서 독일보다 6점이나 앞서 있기 때문.지난달 2일뮌헨 홈에서 마이클 오언이라는 특급 저격수를 앞세운 잉글랜드에 1-5의 치욕적인 패배를 당한 것이 결정타였다. 그러나 정작 더 큰 문제는 독일 자체의 무기력함에 있다. 독일은 예선 개막 직전 세대교체를 게을리 한 에리치 리베크 감독을 도중하차시킨 뒤 루디 팰러 임명,크리스토퍼 다움 내정,루디 팰러 재신임 등 일대 홍역을 치렀다.실전에서도 골잡이인 올리베르 비어호프의 부진 속에 수비에서 심각한 문제를 거듭 노출했다.특히 수비 불안으로 잉글랜드전대패 이전에도 약체 그리스에 2골이나 내주며 힘겹게 이기는 등 ‘녹슨 전차군단’으로 전락해가는 모습을 드러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2위를 확정할 경우 약체들이 모인5조 2위와 마지막 티켓을 다투게 된다는 사실이다.독일은 최근 실시된 2위팀간 대진추첨 결과 폴란드의 1위가 확정된 5조의 2위팀과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됐다.결국 최종 승부 상대는 비교적 약체로 평가되는 우크라이나와 벨로루시 가운데한 팀으로 좁혀졌다.독일은 새달 10일부터 시작되는 조2위끼리의 플레이오프에 나서게 됨에 따라 11월11일 상암동월드컵경기장 개장기념으로 한국대표팀과 갖기로 한 친선경기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본선 8회 진출에 준우승과 8강진출 각 2회를 자랑하는 체코의 상황은 독일보다 더 어려워보인다.체코(승점17)는 덴마크(승점19)의 1위가 확실시되는 3조에서 동률의 불가리아와 숨가쁜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직행 티켓 획득은 고사하고 조 2위도 확보하지 못해 당장 플레이오프 진출부터 신경써야 하는 상황이다. 남은 일정을 보면 체코의 앞날은 자못 비관적이다.같은조6개팀이 한경기씩 남긴 현재 덴마크가 약체인 아이슬랜드전을 기다리는 반면 체코는 새달 7일 난적 불가리아와 2위 자리를 건 최후의 일전을 벌여야 한다.만약 이 경기에서 무너지면 체코는 무조건 탈락하게 된다. 체코의 고전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는 것이어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지난 8월 한국을 5-0으로 물리친데서 드러났듯이,원톱인 얀 콜러의 포스트 플레이와 파벨 네드베드의 총알 같은 드리블에 이은 미들슛이 건재함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성적을 못내는데 따른 것이다. 체코가 원정경기에서 1-0으로 이긴 불가리아와의 마지막홈 경기에서 다시 승리해 월드컵 본선 진출의 희망을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해옥기자 hop@. ■2002 스타예감- 폴란드 이매뉴얼 올리사데베. 지난달 11일 한국과의 두차례 평가전을 치르기 위해 입국한 나이지리아 대표팀 닥터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우리는 유럽에서 뛰는 선수만 3,000명인데 한국은 얼마나 되나” 2진을 데려왔다는 비난에 대한 반박이었다.우수선수가 넘쳐나는 나이지리아는 유럽 마이너리그의 자국 선수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이매뉴얼 올리사데베(23·파나티나이코스 아테네) 역시 나이지리아 국가대표에 선발되지 못한 유럽파 가운데 한명.낙심한 그를 폴란드가 냉큼 낚아채 지난해 6월 귀화시켰다.폴란드 사상 첫 흑인선수로 기록된 올리사데베는 예선 8경기에서 7골을 낚아 제2의 조국에 16년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이란 선물을 안겼다. 96년 나이지리아 남부 와리에서 태어난 그는 국내리그 제스퍼 유나이티드팀에서 뛰며 득점왕에 올랐다.이때 현 폴란드 대표팀 감독 제르치 엥겔(48)이 그를 폴란드의 폴로니아바르샤바로 스카우트했다.여기에서 그는 페널티지역의 ‘박멸자’란 별명을 얻었다. A매치 7경기에서 겨우 한골을 뽑아내는 골기근에 시달린폴란드 대표팀을 새로 맡은 엥겔은 폴란드를 위해 올리사데베가 꼭 필요한 존재라며 대통령을 붙들고 늘어졌다.그 결과 5년간 자국에 거주해야 하는 귀화 규정까지 대통령 책임아래 위반했다. 그만한 값어치가 있었다.그는 “월드컵 그라운드에서 뛸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라도 하겠다”며 이를 악물었고 “나를 선발하지 않은 나이지리아를 후회하도록 만들겠다”고다짐했다.180㎝의 키에 총알같은 스피드,벼락같은 슈팅력을지닌 그는 지난해 9월 5조 첫 경기에서 걸출한 스트라이커안드리 세브첸코가 버틴 동구 강호 우크라이나를 3-1로 제치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해 전유럽의 주목을 받았다.선제골에 이어 결승골까지 따낸 것. 노르웨이전에서는 선제골,아르메니아전에서는 추가골,웨일스전 동점골 등 그의 활약은 멈추지 않았다. 덩달아 주전 미드필더 라도슬라브 칼루즈니(독일 에네르기 코트부스)가 5골,공격수 마르신 즐라코프가 3골을 터뜨리는 등 폴란드는 그가 귀화하기 전 10경기 노골의 치욕을 말끔히 씻어냈다.당연히 폴란드 국민들은 그를 영웅으로 떠받들었다. “제 이름을 올리사데보브스키로 바꾸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농을 던지는 올리사데베는 월드컵 예선의 활약으로 지난 1월부터 1년8개월 동안 파나티나이코스에 23억원에 임대되는 영예를 누렸다. 임병선기자 bsnim@. ■신기록 진기록- 亞최초 본선진출국. 월드컵 본선무대를 밟은 최초의 아시아 국가는 인도네시아다.인도네시아는 3회째인 38프랑스대회에 네덜란드령 동인도라는 이름으로 출전했다.15개국이 나서 토너먼트 방식(스웨덴은 2라운드 자동진출)으로 겨룬 당시 대회에서 인도네시아는 헝가리와의 첫 경기에서 0-6으로 대패해 탈락했다.인도네시아는 이후 극동 및중동국가들의 성장세에 밀려 단 한번도 본선에 나서지 못했고 2002년대회 1차 예선에서도 중국에 밀려 최종예선 진출에 실패했다.
  • 스포츠와 함께하면 한가위 즐거움 ‘두배’

    스포츠가 있어 더 즐거운 한가위 연휴.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강 티켓을 가리는 정규리그 막판 레이스 등 볼만한 빅이벤트가 잇따라 열려 스포츠팬들을 즐겁게 만들고 있다. [프로야구] 최대 관심은 플레이오프 마지막 한장 남은 4위자리를 놓고 혼전을 벌이고 있는 프로야구 정규리그.라이벌기아와 한화가 2일과 3일 광주에서 4위싸움에 종지부를 찍는 외나무 대결을 펼치고 롯데도 4연승의 기세를 올리고 있는LG를 홈으로 불러들여 막판 경쟁에 가세한다. [박찬호 ‘15승 사냥’] 지난 26일 9월 들어 첫 승수를 추가하며 14승 고지에 오른 ‘코리안 특급’ 박찬호(28·LA 다저스)가 1일 새벽 5시35분 애리조나와의 시즌 최종전에 선발등판,15승 사냥에 나선다. 다저스로서는 서부지구 선두 애리조나에 4.5게임차로 뒤져있어 맞대결에서 이길 경우 승차를 줄이며 포스트시즌 진출의 실낱 희망을 이어갈 수 있다. 애리조나는 메이저리그 10년 통산 41승52패4세이브에 불과한 알비 로페스를 선발투수로 내세워 박찬호의 무난한 승리가 점쳐진다. [민속씨름] 두둥실 떠오른 달이 아름답기로 이름난 월출산자락,전남 영암에서 2001세라젬마스타 장사씨름대회가 1∼4일 열린다. 비신사적 행위로 3개대회 출장정지 징계를 당한 김영현(LG투자증권)의 공백을 딛고 어떤 선수가 백두장사와 지역장사에 오를 지가 관심거리다.올해 한번도 꽃가마에 오르지 못한 이태현(현대중공업)이 한을 풀 절호의 기회를 맞았으나 지난번 김영현에게 당한 부상 후유증으로 단체전 출전만 점쳐지고 있다. 따라서 신봉민(현대),김경수,백승일(이상 LG) 등이 꽃가마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월드컵 예선] 2002월드컵축구대회 아시아지역 최종예선과 17세이하 세계청소년축구대회 결승전 등이 열려 국내 축구경기의 공백에 따른 아쉬움을 달랜다. 29일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A조 1·2위를 달리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이며 같은날 B조에서는 카타르와 우즈베키스탄이 격돌한다.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포트 오브 스페인에서 1일 새벽 열리는 청소년축구대회 프랑스와 나이지리아의 결승전도 축구팬들의 관심사다. [골프도 한몫] 김미현이 1라운드 선두를 달리는 등 한국 낭자군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미 여자프로골프(LPGA)와 미 프로골프(PGA) 투어 경기도 추석날 아침인 1일까지 계속된다. 임병선기자 bsnim@
  • 챔피언스리그/ 레알 마드리드 3연승

    레알 마드리드(스페인)가 유럽프로축구 챔피언스리그에서 3연승을 이어갔다. 마드리드는 27일 홈에서 열린 본선 1라운드 A조 3차전에서라울 곤살레스의 2골 등 모두 4골을 몰아넣으며 안더레흐트(벨기에)를 4-1로 눌렀다.기대를 모은 설기현은 이날도 벤치를 지켰다. 승점 9가 된 마드리드는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보태면 조 2위를 확보,16강이 겨루는 2라운드에 나간다. 전반 루이스 피구의 날카로운 패스를 앞세워 파상공세를 편 레알 마드리드는 득점기회를 살리지 못하다 33분 안더레흐트의 아루나 디다네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그러나 마드리드는 후반 4분 알베르트 셀라데스가 동점골을 만든 뒤 6분과 23분 곤살레스의 왼발 슛이 잇따라 네트를 갈라 3-1로 전세를 뒤집었다. 같은 조의 AS 로마(이탈리아)는 로코모티프 모스크바(러시아)를 2-1로 꺾고 승점 4(1승1무1패)를 기록,마드리드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B조의 리버풀(잉글랜드)은 부상으로 빠진 마이클 오언 대신 출전한 야리 리트마넨이 결승골을 터뜨려 디나모 키예프(우크라이나)를 1-0으로 제압,첫 승을 올렸다. 임병선기자 bsnim@
  • 초경량비행기 탑승기

    노랗게 익어가는 들판이 내 발아래 펼쳐진다.날로 푸르름을 더해가는 가을 하늘 속으로 비상하는 기분이 짜릿하기 그지 없다. 26일 경기도 안산시 시화호를 찾았다.바닷바람을 맞아 한창 짙푸른 향을 내뱉고 있는 송산면 포도밭을 지나 시화호가건너다보이는 어섬에 닿았다. 꼭 물고기 모양을 닮았다는 이 섬 개활지 한 가운데 활주로가 보인다.단출한 모양의 초경량 비행기가 여럿 서 있다.저게 하늘을 어떻게 날까 싶은데 요란한 굉음을 내며 달리기시작한다.좌우날개가 흔들릴 정도여서 겁이 덜컥 난다. “이러다 혹시…” 이 비행체는 아무래도 믿음이 안가는군.몸체와 날개길이를다 합해보아야 6∼10m.높이 1.5∼2m,세발자전거 만한 바퀴,휘발유 38ℓ의 연료,고도계·속도계 등 고작 3∼5개의 계기판을 갖춘 이 ‘꼬마 비행기’. 동체가 떠오르자 시화호가 점점 작아진다.조종스틱을 잡은에어로피아(www.aeropia.co.kr) 손상기(27)교관은 고도 500피트까지 올라가자 기수를 급선회한다.안산 시화공단이 가까워지고 그 옆으로 시화방조제가 시야에 들어온다.송산면 쪽의 포도밭도 내려다보이는 게 마치 평화로운 한폭의 그림을대하는 것 같다. 조그만 포구에선 한 어민 부부가 배에서 무언가를 부리다비행기를 쳐다보고 손을 흔든다. “들은 대로 시화호 물이 참 더럽군요” 굉음을 막기 위해쓴 헤드셋을 통해 손 교관에게 말을 건네자 그는 “아니오. 여기선 여름철 바지락을 캘 정도로 깨끗한 편이에요.갯벌이라서 흐려보이는 겁니다.저쪽 공단쪽이 훨씬 심해요”라고설명한다. 보통 여객기를 탈때 겨우 창문틈으로 내다보던 하늘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하늘이 열린다.개벽이란 이런 느낌일까. “바이킹 탈 줄 아세요” 어느 정도 비행에 익숙해지자 손교관이 말을 건넨다.“그럼요” 대답이 끝나기 무섭게 조종스틱을 앞으로 갑작스레 숙여 급하강했다.정말 바이킹 타는것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의 스릴이 몰려온다.손 교관은 저녁노을이 참 아름답다며 다음에는 그때를 맞춰 오라고 권한다. 이렇게 시화호 섬들과 바다,산들을 돌아보는 데 15분 정도가 걸렸다.그리고 엔진을 끈 채 서서히 활강해 개활지 표면에 내려앉는다. 이런 짜릿한 비행체험에 커다란 비용이 드는 것은 아니다. 무게 225㎏ 이하의 2인승으로 작고 단순하기 때문에 조종이쉬운 초경량 비행기는 보통 2,000만∼9,000만원까지 나간다. 5분짜리 맛뵈기 비행은 3만원이면 충분하고 1시간 짜리는 10만원 가량 받는다. 프로펠러 동력을 이용해 시속 100∼200㎞까지 날 수 있는초경량 비행기는 엔진이 꺼지면 날개만의 양력을 이용해 활공이 가능해 불시착이 가능하다. 보통 반경 2∼5㎞의 허용된 공역(公域)만을 비행한다.이곳화성 어섬 말고도 송도 안산 일산 제천 대천 아산 등 전국 20여곳을 찾으면 맛뵈기 비행을 즐길 수 있다. 안산 임병선기자 bsnim@. ■ULM 이틀정도 배우면 조종가능. 초경량 항공기는 일반 프로펠러 비행기처럼 생긴 ULP(Ultra Light Plane)와 행글라이더에 모터 엔진만 장착시킨 ULM(Ultra Light Motor) 두가지로 나뉜다.앞엣것은 한층 안정적인비행이 가능하지만 해체가 불가능하다.조종술을 익히려면 뒤엣것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뒤엣것은 조립과 해체가 가능하고 행글라이더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이틀 정도 바지런히 배우면 조종할 수 있다. 교육방법 역시 크게 두가지.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단독비행 훈련과 지난 98년부터 선보이기 시작한 ‘맛뵈기비행’.앞엣것은 조종사 면허시험 통과를 목표로 ULP를 중심으로 3개월동안 항공관련법,기상,조종술 등을 익히게 한다. 이럴 경우 비용은 200만∼300만원 정도가 든다. 뒷엣것은 3만∼5만원의 저렴한 비용을 지불하고 간단한 교육을 받은 뒤 조종석 옆에 앉아 체험비행을 즐기는 것으로청소년들이 주로 이용한다.에어로피아 이규익 대표는 “정회원 60명 정도가 매주 또는 격주 이곳을 찾아 나만의 세계를즐긴다”며 “아무리 손기술이 없는 분이라도 20∼25시간 정도만 익히면 혼자서 마음껏 창공을 날 수 있다”고 말한다. 한국경항공협회(www.k-maa.org)를 통해 보험회사에 가입한업체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초속 10m이상의 바람이 불거나 창공에서 돌풍이 발생하는경우,해무나 안개가 밀려와 시계 전방이 4㎞미만일 때 비나눈이 많이 내려 활주로 노면이 심하게 질척거릴 때는 무조건 비행을 포기해야 한다.상하좌우 방향의 조종 스틱과 가속기만 조작하면 창공을 쉽게 날 수 있지만 풍향 풍속 안개 등자연현상을 충분히 주시해야 한다고 이대표는 조언한다. 임병선기자
  • 월드컵 자원봉사 28% 늘려 뽑아

    2002월드컵조직위원회는 지난 4월15일∼6월15일 접수한 신청자 4만7,680명 중 1만6,196명을 자원봉사자로 선발했다고25일 발표했다.예상보다 우수한 인력이 많이 몰리는 바람에모집 인원 1만2,604명보다 28%를 늘려 뽑았다. 여성이 9,141명으로 56%를 차지했고 연령별로는 20대가 52%,10대 18%,30대 12%,40대 10%,50대 5%,60대 2%이며 70대 이상도 1%인 121명이 선발됐다.최고령자는 이치업(79·전 육사교장)씨. 직업은 학생이 53%이고 자영업,가정주부,회사원 및 공무원순이다.김종하 전 대한체육회장을 비롯해 귀화한 중국 수영스타 황샤오민,아나운서 원종관,양궁선수 김남순 등 특이 경력자도 다수 포함됐다. 전체 선발인원 중 외국어 구사가 가능한 인력은 1만5,388명으로 영어 1만317명,불어 721명,독일어 505명,스페인어 360명 등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언어 가능자가 77.4%를 차지했다. 임병선기자 bsnim@
  • 2002월드컵 캐치프레이즈 당선작 발표 30일 이후로

    지난 6월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KOWOC)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공모한 2002한일월드컵 캐치프레이즈 당선작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 월드컵조직위는 24일 “캐치프레이즈를 공동 개최국인 일본과 세계 각국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협의중”이라며 “오는 30일 FIFA·한·일 3자 사무총장회의를 거친 뒤 당선작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직위는 지난 6월 18∼30일 인터넷과 우편을 통해 접수된 3,756편(우리말 2,460편 영어 1,296편) 가운데 당선작을 선정,7월말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FIFA와 일본조직위원회(JAWOC)가 난색을 표명해 계속 미뤄왔었다. 임병선기자 bsnim@
  • ‘님다’ 피해 한국 세계 4번째

    사상 최악의 컴퓨터 바이러스로 맹위를 떨치고 있는 님다(Nimda) 웜 바이러스가 국내 유입 이틀째인 21일에도 기승을부리고 있으나 확산 속도는 다소 주춤해지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이날 오후 1시 현재 6,639건의 피해가 신고됐다고 밝혔다.컴퓨터 바이러스의 피해 신고율이 통상 5%정도임을 감안하면 실제 피해는 13만여건에 이르는 것으로추산된다. 그러나 이는 국내 유입 하루만인 전날 오후1시까지 피해신고가 4,910건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확산 속도는 다소 떨어진 수치다. 한편 미국의 온라인 정보보안 전문조사업체인 시큐리티포커스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님다 바이러스의 피해현황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미국,캐나다,네덜란드에 이어 4번째로 피해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시큐리티포커스에따르면 미국에서만 52만여대의 웹서버가 감염됐으며 캐나다7만2,000여대, 네덜란드 3만5,000여대에 이어 한국이 2만2,000여대가 감염됐다는 것이다. 박대출기자 dcpark@
  • [씨줄날줄] ‘테러 바이러스’

    컴퓨터 바이러스가 또 출현했다.‘님다’(W32/Nimda.worm)바이러스이다.‘테러 바이러스’라고도 한다.컴퓨터를 닥치는대로 무력화시키는 위력이 가히 테러 수준이다.예전의 바이러스와는 아예 버전이 다르다.e­메일에 딸려온 첨부파일을 열었을 때 감염되던 ‘아이 러브 유’나 ‘코드 레드’와 달리 e­메일 자체를 클릭하는 순간 시스템을 마비시켜 버린다.어느새 100만대 가까운 세계의 웹서버가 망가졌다고 한다. ‘님다’를 ‘테러 바이러스’라고 하는 것은 위력 때문만이 아니다.미국의 세계무역센터를 폭발시켰던 테러범들이 이번에는 사이버 테러를 시작했다고 보는 것이다.명칭부터 예사롭지 않다.‘님다’(Nimda)는 지배라는 뜻의 ‘Administration’ 앞 다섯 글자를 역순으로 조합했다는 것이다.‘W32’도 뒤에서부터 읽으면 ‘To 3W’로 3차대전을 암시한다는 것이다.미국의 이슬람권에 대한 보복 공격이 3차 대전으로 비화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는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공격이 임박한 시점에 출현했다는 점도 ‘테러 바이러스’라는 의구심을 더해준다.현대는 말그대로 ‘컴퓨터 사회’다.비록 군사용 사이버망에는 침투하지못한다 하더라도 국가 기관의 시스템망을 마비시킨다면 의외의 낭패를 불러 올 수도 있다.미국에서는 벌써 50만대가 훨씬 넘는 웹사이트가 공격을 받았다고 한다.‘님다 증후군’이 사회적 공포심으로 증폭된다면 그 피해 또한 가볍지 않을 것이다. 바이러스는 병원체로 숙주에 잠복했다가 틈이 보이면 질병을 일으켜 정상적인 질서를 깨뜨리는 속성이 있다.요즘 일본을 지켜보노라면 바이러스 행태를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미국이 테러를 당한 후유증으로 국제질서가 동요되는 듯하자약삭빠르게 자위대 족쇄 풀기를 획책하고 있다.미국 지원을명분삼아 군사 대국화의 물꼬를 트겠다는 것이다.세계 평화를 위협하겠다는 얘기인지 도대체 속셈을 알다가도 모르겠다. 감기나 컴퓨터에서 보듯 바이러스에는 특효약이 없다.일단걸리면 곤욕을 톡톡히 치러야 한다.컴퓨터에 저장됐던 자료가 모두 훼손돼 공든 탑이 허물어진다.그저 예방만이 처방이요 특효약이다.낯익지 않은 e­메일이라면 눈여겨 보았다가지워버리면 ‘님다’의 피해를 입지 않는다고 한다.그러나방심하면 결과는 지독하고 돌이킬 수 없다.일본이든 컴퓨터바이러스든 경각심을 갖고 대비해야 할 일이다. 정인학 논설위원
  • 한국홍보 ‘판타지 코리아’ 국제관광필름페스티벌 은상수상

    한국관광공사(사장 趙洪奎)가 제작한 관광홍보비디오인‘판타지 코리아'가 25일부터 체코에서 개최되는 제35회 국제관광필름페스티벌(TOURFILM)의 비디오 부문 은상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국제관광필름페스티벌은 세계 관광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기위해 세계 각국에서 출품하는 관광홍보 비디오와 영화를 시상하는 영상 축제로서 가장 유서깊은 관광부문 영화제이다. 관광공사는 올해 처음으로 출품해 세계의 유수 관광홍보물과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비디오는 관광공사 해외지사뿐만 아니라 항공사 기내및 국내외 방송사를 통해 방영되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
  • ‘님다’ 바이러스 中 상륙

    [베이징 AFP 연합] 전세계적으로 e메일 등을 통해 급속히퍼지고 있는 ‘님다(W32.Nimda)’ 바이러스가 미·일에 이어 중국에도 상륙,100여개의 기업체 웹서버를 감염시켰다고 관영 중국일보가 20일 보도했다.신문은 “통신회사와 언론사 등을 포함한 대기업 웹서버들이 님다 바이러스의 공격을 받아 마비됐다”면서 “중국 전역에 걸쳐 약 100여개의 서버가 피해를 당한 것으로 보고됐다”고 전했다.한편 미국의 한 컴퓨터 보안업체는 1만5,000개 이상의 유럽 기업체 전산망이 님다 바이러스에 감염돼 무용지물이 됐다고 밝혔다. 님다 바이러스는 윈도가 탑재된 모든 PC와 인터넷 서버를감염시키고 e메일 뿐만 아니라 공유 디렉터리 등 복합적인경로를 통해 전파된다.
  • ‘님다’ 바이러스 급속 확산

    정보통신부는 님다(Nimda) 웜 바이러스가 국내 유입 하루만인 20일 오후 2시 현재 4,910건의 피해가 신고되는 등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정통부는 컴퓨터바이러스의 피해 신고율이 통상 5% 정도임을 감안하면 실제 피해는 10만여건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정통부에 따르면 한국정보보호진흥원 79건과 안철수연구소 1,876건,하우리 2,780건,트랜드 100건,시만텍 75건 등으로 신고됐다. 백신업계는 대규모 인트라넷을 사용하는 국내 대부분의대기업과 관공서,학교 뿐 아니라 인터넷접속서비스(ISP)업체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도 감염된 것으로 파악했다. 님다 바이러스는 ‘readme.exe’ 파일이 첨부된 임의의제목을 가진 e메일을 열어보았을 경우는 물론 본문내용만확인해도 감염돼 전파속도가 매우 빠르다. 네트워크상에서 패스워드없이 읽기·쓰기가 가능하도록공유돼 있는 디렉토리를 통해서도 감염되며,감염된 웹사이트에 접속해도 마찬가지다.정통부는 기존의 바이러스는 PC나 서버 중 한쪽만 감염시키는 반면 님다바이러스는 PC와서버를동시에 감염시키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님다바이러스는 서캠,코드블루,코드레드 등의 결합형으로 ‘코드레인보우’(Coderainbow)로도 불리운다. 박대출기자 dc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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