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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이탄에 메탄비” 유럽우주국 “침식·풍화 활발”

    화성의 최대 위성 타이탄에는 비가 내리고 바위가 깎이며 강이 만들어지는 등 수십억년 전 지구에서 일어났던 침식작용과 비슷한 현상이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탐사선 호이겐스가 전송한 사진자료 270장 등을 일주일째 분석하고 있는 유럽우주국(ESA) 과학자들은 2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타이탄에는 액체메탄 비가 내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수십억년 전 지구에서 일어났던 기상 현상과 똑같은 과정이 전개되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밝혔다. 미 애리조나대 연구원 마티 토마스코는 “타이탄 표면에서는 활발한 침식 작용이 진행 중인데 지구에서 물이 했던 역할을 타이탄에서는 액체메탄이 하는 점이 다를 뿐”이라고 밝혔다. 메탄은 지구에서는 발화성이 매우 높은 기체 상태로 존재하지만 강한 압력과 영하 290도를 오르내리는 타이탄에서는 액체 상태로 존재한다. 토마스코는 “호이겐스가 착륙한 곳에는 그다지 오래되지 않은 시점, 아마도 이틀쯤 전에 비가 내렸던 것 같다.”면서 “타이탄의 표면에서는 지구에서처럼 침식과 풍식, 침적작용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액체메탄 비가 얼마나 자주 내리는지, 지구처럼 우기 같은 것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토마스코는 덧붙였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오렌지 껍질 활용 플라스틱 만들어

    오렌지 껍질의 기름 성분을 활용, 플라스틱을 만들어낼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 미국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고 BBC방송이 20일 보도했다. 제프리 코츠 코널대 화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미국화학학회(ACS)저널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온실가스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와 오렌지 껍질의 기름 성분, 촉매제를 이용해 새로운 중합체를 추출하는 기법을 소개했다. 연구팀은 특히 이산화탄소가 대기로 배출되는 대신 플라스틱 제작을 위해 수집되는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렌지 껍질에 있는 오렌지유(油)의 95%를 차지하는 탄화수소의 일종인 리모넨은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세정제에 감귤류 냄새를 첨가하는 데 이용돼 왔다. 연구팀은 리모넨 산화물이라 불리는 이 기름 추출물을 활성분자, 즉 촉매제로 이용해 이산화탄소와 반응하게 한 결과 ‘폴리리모넨 카보네이트’(일명 오렌지 플라스틱)라는 새로운 중합체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낙태권 인정판결 다시 뒤집어달라”

    “이제 더이상 여성들이 낙태로 인해 고통받고 상처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1973년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한 미 대법원의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이끌어내 유명세를 탄 노머 매코비가 18일(현지시간) 대법원에 당시 판결 내용을 뒤집어달라는 재심 요청 소장을 제출했다. ‘제인 로’라는 가명으로 소송을 진행했던 매코비는 이날 제출한 소장에서 “32년전의 판결은 낙태가 여성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는 새로운 증거들을 감안해 재심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당시 재판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 후회한다고 고백했다.69년 변변한 집도 없는 상태에서 임신했던 매코비는 생계를 이어갈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하자 낙태할 권리를 허용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었다. 매코비는 “이제 우리는 (낙태의 위험과 관련하여) 더 많은 것을 알게 됐다. 나는 법원이 증인들의 말을 경청해 ‘로 대(對) 웨이드’로 알려진 이 사건을 재평가해달라고 간청한다.”고 덧붙였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라이스 청문회] 라이스 인용書 ‘민주주의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 이어 18일 상원 인준청문회에 나선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지명자까지 인용한 나탄 샤란스키의 책 ‘민주주의론’(The Case for Democracy)이 관심을 끌고 있다. 샤란스키는 구소련 반체제인사 안드레이 사하로프의 영어 통역으로 일하다 9년 동안 수감됐던 인물. 석방된 그는 1986년 이스라엘로 건너가 세 차례나 각료를 지낸 이색 경력을 갖고 있다. 삶의 궤적이 그대로 투영된 이 책의 부제 ‘폭정과 테러를 극복하는 자유의 힘’은 민주주의를 바라보는 그의 시각을 함축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9월 펴낸 이 책에서 ‘광장 시험 이론’을 제시했다. 민주주의란 공개된 장소인 광장 한가운데에서 수감이나 육체적 위해에 대한 공포 없이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자유를 뜻한다는 것.9·11테러가 발생한 21세기 지구촌을 자유사회와 공포사회로 양분한다. 자유사회는 한번도 그 안에서 서로 전쟁을 벌인 적은 없고 현대사에서 전쟁은 자유사회와 공포사회간, 또는 공포사회 안에서만 벌어졌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세계가 민주화 된다면 전쟁은 사라지고 평화가 찾아온다는 것이 부시 대통령 외교정책의 근간이라고 샤란스키는 짚었다. 구소련에서든, 중동에서든 폭정은 반드시 민주주의에 고개 숙이고 길을 비켜줄 것이라는 그의 믿음은 “정치는 더 이상 좌우의 문제가 아닌 옳고 그름의 문제”라고 단언한다. 따라서 샤란스키는 팔레스타인의 공포사회가 자유사회로 대체되지 않는 한 적대행위는 종식되지 않을 것이며, 이스라엘은 위험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한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콜럼버스 유골전쟁

    스페인 연구팀이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유해가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묘지를 발굴할 수 있는 허가를 도미니카공화국 정부로부터 받았다고 AP통신이 17일 보도했다. 1506년 스페인의 북부 도시 발라돌리드에서 사망한 콜럼버스의 유해가 어디에 묻혀 있는가는 100년 동안 이어져온 논쟁거리 중의 하나였다. 세비야의 고교 교사 2명과 법의학 유전학자 1명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2월14일과 15일 도미니카공화국의 수도인 산토도밍고를 방문, 콜럼버스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들을 살펴볼 예정이다. 연구팀은 DNA 샘플을 추출할 수 있을 정도로 뼈의 상태가 양호한지를 판단한 다음 도미니카 정부로부터 DNA 샘플을 스페인으로 옮겨갈 수 있도록 허가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연구팀이 허가를 얻으면 산토도밍고에서 추출된 DNA 샘플은 스페인으로 옮겨져 세비야에 묻혀 있는 세 구의 유골에서 추출된 샘플과 교차검증할 계획이다. 현재 세비야에는 스페인이 콜럼버스의 것이라고 강력히 주장하는 유골과 콜럼버스의 형제인 디에고 추정 유골, 콜럼버스의 아들 에르난도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 등이 보전돼 있다. 콜럼버스의 유해는 처음에 발라돌리드에 매장됐다가 3년 후 세비야의 한 사원으로 이장됐고 다시 이 유골은 1537년 산토도밍고로 보내졌는데, 도미니카 당국은 스페인이 1795년 이 유골들을 되찾아갈 때 실수로 엉뚱한 유골을 가져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부시 이런면도 있다-예스맨 따끔하게 질책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꼼꼼히 현장을 살피고 ‘예스맨’을 따끔하게 질책하는 등 일반에게 고착된 이미지와는 정반대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뉴스위크 24일자가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은 법안 통과를 반대하는 의원들에게 새벽녘에도 직접 전화를 걸어 설득하며 참모들에게 미뤄도 좋을 1기 각료들에 대한 경질 통보를 본인이 직접 하는 등 중요한 일은 자신이 직접 챙기고 있다는 것이다. 집권 2기 내각을 구상하면서 “기본적으로 모든 각료가 경질 대상”이라고 밝힌 것이나 앤드루 카드 비서실장이 “(대통령은)새롭게 시작하는 임기에 변화를 이끌어 내기를 갈망하고 있으며 변화의 동력은 새 사람으로부터 시작한다.”고 밝힌 것 모두 부시 대통령의 각오를 웅변하고 있다고 보았다. 글을 읽기 싫어한다는 것도 잘못 알려진 일 중의 하나다. 보좌관들은 부시 대통령이 각종 보고서를 참모들이 인지하는 것보다 3단계 앞서 파악할 정도로 뛰어난 면모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2기 각료 인선 과정에 관한 언론 보도를 보면 부시 대통령은 맹목적인 충성파를 선호하는 것처럼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과는 거리가 있다고 뉴스위크는 지적했다. 지난해 대선 TV토론 직후 자신의 우세를 주장한 참모를 꾸짖고 오히려 존 케리 민주당 후보에게 걷어 채인 셈이라고 지적한 이를 격려하는 등 아첨꾼을 분별하는 안목을 갖추었다고 뉴스위크는 지적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비영어권’ 경제 헤매는 이유있다

    ‘비영어권’ 경제 헤매는 이유있다

    2차대전 후 전성기를 구가하던 일본, 독일,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비영어권 경제가 1990년대 초반 이후 일제히 부진을 면치 못하는 것은 우연의 일치일까. 빌 클린턴은 지난 92년 대통령 당선 직후 독일 경제에서 배우겠다고 약속했지만, 오늘날 미국 대통령이 그런 얘기를 한다면 미친 사람 취급을 받을 것이다. 독일이 유럽의 환자로 치부되기 때문이다.1991년부터 2004년까지 호주, 미국, 캐나다와 영국 등 영어권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은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일본의 GDP를 앞지르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구매력평가지수(PPP)로 환산한 1인당 GDP도 호주(39%)를 비롯해 영국(32%), 미국(30%), 캐나다(29%) 등 4개국 모두 프랑스(19%), 이탈리아(17%), 독일(15%), 일본(14%)보다 높은 성장률을 구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03년을 기준으로 영어권 4국의 GDP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체의 48%를 차지한 데 견줘 비영어권 4국의 비중은 38%에 그친 이유를 분석한 13일자에서 분배압력 증가와 세계경제 환경에의 적응 실패, 그리고 부적절한 경제정책 등을 원인으로 짚었다. 비영어권 경제는 고령화, 제조업 해외이전, 정보기술(IT) 등 경영환경 변화를 제대로 따라잡지 못했고 이로 인해 만성적인 총수요 부족, 대량실업, 투자기회 고갈에 시달렸다. 반면 한때 비영어권에 압도됐던 영어권 경제는 60∼70년대를 거치며 서비스산업을 육성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규제를 과감히 푸는 등 지속적인 경제개혁을 단행했다. 유연한 재정·통화정책을 펼쳐 부유한 가계의 소득이 상대적으로 덜 부유한 가계로 이전되도록 함으로써 내수시장의 높은 수요를 유지할 수 있었다. 특히 FT는 미국 경제학자 맨커 올슨이 저서 ‘국가의 흥망’을 통해 주장한 ‘분배연합’(distributional coalitions)의 역할에 주목했다. 편협한 이해집단의 결합체인 분배연합이 종전과 함께 붕괴됐다 경제적 부흥을 틈타 부활, 국가경제의 경직을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美軍 가혹행위 특별검사가 조사해야”

    이라크의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에서 가혹행위를 저지른 미군들에 대한 군사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비정부 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Human rights watch)’가 13일 미국 정부로 하여금 특별검사를 위촉해 이 사건을 조사하도록 권고해 주목된다. 휴먼 라이츠 워치는 이날 워싱턴에서 발간된 2005년 연례보고서를 통해 이라크에서의 미군 가혹행위와 수단 서부 다르푸르 일대에서 자행된 인권 유린행위로 인해 인권 보호장치가 “현저히 약화됐다.”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권고했다. 이 단체의 케네스 로스 사무총장은 “미국 정부는 국내에서 정의를 실현하려 노력하지 않기 때문에 점점 더 다른 나라에 정의를 요구할 수 없게 된다.”면서 “인권과 관련해 미국으로부터 압력을 받던 나라들이 이제는 미국을 상대로 같은 요구를 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보고서는 이집트, 러시아, 쿠바 등이 미국을 곤경에 빠뜨릴 수 있는 나라들이라고 예시했다. 찰스 그레이너 상병 등 미군 병사 7명은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에 수감된 이라크인 죄수들을 다루기 쉽게 만든다는 미명 아래 죄수들을 발가벗겨 인간 피라미드를 쌓게 하거나 목에 개줄을 묶고, 집단 자위행위를 강요하는 등의 인권유린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돼 군사재판을 받고 있다. 12일(현지시간) 텍사스주 포트 후드 군사법정에서 속개된 찰스 그레이너 상병에 대한 변호인측 반대 신문에서 직속 상관이었던 브라이언 리핀스키 특무상사는 그레이너 상병이 “명령을 잘 따르지 못해 고생한 불쌍한 병사”라고 두둔해 빈축을 샀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가족해체 재촉 뒤틀린 선택” WP ‘한국 기러기아빠’ 특집

    한국의 중산층 부모들이 자녀에게 더 나은 기회와 교육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감수하고 있는 ‘기러기 아빠’ 현상이 결국은 가정의 해체를 재촉하는 ‘뒤틀린 선택’이 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9일 보도했다. 신문은 한국이 인터넷 강국 등 선진국 면모를 갖추고는 있지만 이면에는 직업과 사회적 지위, 배우자 선택까지 성적으로 좌우되는 풍토 때문에 적지 않은 가장들이 기러기 아빠가 되는 일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1면과 14면,15면 등 3개면에 걸쳐 강원랜드에 재직 중인 김기엽(39)씨가 혼자 지내는 강원도 태백시의 아파트와, 부인 김정원(38)씨가 세 아이와 함께 머물고 있는 미국 볼티모어 남쪽 엘리컷시의 집을 오가며 기러기 가족의 해체상을 집중조명했다. 남편 김씨는 국내 대학 입학을 포기하고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네바다 대학을 다니다 이 곳에서 미국 시민권자인 부인 김씨와 만나 결혼했다. 기사는 국내에서 가정을 이루고 살던 부인 김씨가 ‘교육이민’을 결심하게 된 과정, 아이들의 적응 과정, 남편 김씨의 외로운 생활, 이 가족의 짧은 해후 등을 다각도로 다뤘다. 현재 중학교에 다니는 장녀 한나는 국내 초등학교를 다닐 때 자신에게 밀려 2등을 한 친구가 집에서 야단맞고 울던 기억을 떠올리며 “그렇게 압박 속에서 살고 싶지 않았다.”면서 “미국에서의 1년이 내 생애 최고의 해”라고 흡족함을 표시했다. 한나는 유학 1년 만에 외국인 교습반을 졸업하고 방과 후에는 밴드 활동과 드럼 교습 등을 받는 등 잘 적응하고 있다. 그러나 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 유진은 세 아이 중 가장 아빠를 보고 싶어하며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한다. 한국 아이들하고만 사귀며 수업 중에도 한국책을 꺼내드는 등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인 김씨도 냉장고 깜박이등을 고친 후 “봐요. 남편이 필요없어요.”라고 농담했지만, 남편 없이 아이를 양육해야 하는 어려움을 토로할 때면 눈망울이 젖어들었다. 특히 신문은 미국에서 오랜만에 오붓한 시간을 보낸 김씨 가족의 이별 장면을 주시했다. 김씨는 소원해진 관계 탓에 자신이 아빠나 남편이기보다는 삼촌처럼 느껴졌다고 고백했고, 가족과 지내면서도 인터넷을 서핑하는 남편을 지켜본 부인 역시 “그 사람은 아내가 필요없는 것 같아요.”라고 털어놓을 정도로 이 가족의 해체 양상은 심각했다고 꼬집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쓰나미가 화해·개방 가져올까

    아시아 쓰나미(지진해일) 재앙이 내전의 수렁에 빠져 있던 스리랑카에는 화해를 가져다주고, 국제사회에서 고립됐던 인도네시아를 개방으로 이끄는 전환점이 될지 모른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7일 보도했다. 불교국가인 스리랑카는 힌두교를 믿는 타밀족의 독립 요구와 무장 항거에 강경 대처해왔다.3년 전 휴전협정이 체결됐지만 쓰나미가 덮치기 수주 전 총성이 다시 울렸다. 구호 전문가와 외교관들은 3만명 이상을 희생시킨 쓰나미로 인해 찬드리카 쿠마라퉁가 정부와 반군인 ‘타밀 호랑이(타밀 엘람 해방군)’가 피해 복구와 구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손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쓰나미로 인해 양측의 전쟁능력, 특히 해상 전투력이 심각히 훼손됐다는 점에서 이런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미국과 유엔 등의 활발한 구호활동이 정부군과 반군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기폭제가 될 것인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인도네시아군은 15년 동안 아체주에서 독립을 요구하는 반군을 진압한다는 명분으로 강간·고문 등을 저질러왔고, 특히 1999년 독립 투표를 진행하던 동티모르에서 자행한 약탈과 학살로 인해 미국 등 서방으로부터 군사훈련 및 무기판매 등을 금지당해왔다. 그러나 피해를 입은 뒤 반다 아체에서 인도네시아군과 미군이 함께 참사지역으로 떠나는 헬기에 구호품을 싣는 장면이 목격되는 등 2주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지 못할 장면이 펼쳐지고 있다. 분석가들은 쓰나미 참사가 유도요노 정부로 하여금 아체주 통치방식을 변화시키고 군통치에 의해 소외된 아체 주민들에게 사회경제 발전에 대한 염원을 심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천연가스 등 막대한 경제적 자원을 중앙정부에 빼앗기기만 했던 아체 주민을 경제 발전으로 포섭하고 만연한 군부 부패관행을 개혁할 경우,5000여명으로 추산되는 ‘자유아체운동’ 전사들의 반감도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생존자 25%에만 구호식량 전달”

    유엔 등 국제기구들은 15만명 이상의 희생자를 낸 남아시아 쓰나미 피해지역에 이번 주말까지 깨끗한 물 등이 공급되지 않으면 전염병 창궐 등 제2의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잇따라 경고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질병 예방을 위한 신속한 조치가 이행되지 않으면 사망자 수가 배로 늘어나 30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고 세계식량계획(WFP)도 피해지역 생존자 가운데 4분의 1만이 구호 식량을 전달받고 있다며 빠른 지원대책을 촉구했다. WHO는 6일 성명을 통해 “쓰나미 피해 지역의 전염병 발생에 대비, 경보시스템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6600만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WHO는 5일 콜레라와 이질과 같은 전염병에 대처하기 위해 피해지역에 응급진료팀을 보냈고, 구호의 손길이 많은 지역에 미치고 있지만 여전히 깨끗한 물이 부족해 이번 주말까지 신속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사망자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종욱 WHO 사무총장은 “이들 지역에서 전염병이 발생하면 15만여명이 극히 위험한 상황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 지역의 WHO 구호활동을 총괄하는 로널드 월드먼 박사는 전염병이 피부 상처를 통해 침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에서는 상처 부위가 썩는 ‘괴저(壞疽)’가 발생, 손발을 절단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또 더러운 물로 인한 폐렴과 홍역도 큰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토니 밴버리 WFP 아시아 담당관은 교통시설 파괴와 홍수 등에 따라 이재민의 4분의 1만이 구호 식량을 제공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 가운데 유엔은 피해복구에 전념해도 모자랄 판에 여전히 내전을 치르고 있는 일부 피해국가에 대해서는 구호액 삭감을 경고했다. 얀 에겔란트 유엔 인도지원담당 사무차장은 “내전 중인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소말리아 등이 평화를 유지하지 못할 경우 구호의 손길에서 제외될 수 있다.”며 복구기간에 정전과 평화를 촉구했다. 한편 호주 정부는 5일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인도네시아에 10억 호주달러(7억 6400만달러)를 차관과 공여 형식으로 내놓겠다고 밝혀 세계 최고 구호지원국으로 올라서는 등 각 국의 구호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여기에다 국제통화기금(IMF)도 10억 달러의 재정 지원을 약속했다. 이로써 각 국과 국제기구가 구호활동에 내놓겠다고 약속한 금액은 47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캐나다 젖소, 광우병 최종확인

    지난해 말 광우병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발표됐던 캐나다 앨버타주의 한 젖소가 광우병에 감염된 것으로 공식 발표돼 북미대륙을 긴장시키고 있다. 캐나다 식품검사청(CFIA)은 2일 성명을 발표,“북부 앨버타주의 10년생 젖소 한 마리가 광우병 양성반응을 보인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면서 이 젖소는 1997년 가축 사료에 대한 신규 규제가 도입되기 전에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발표는 그동안 캐나다산 생우 수입을 금지해온 미국이 지난달 30일 올 3월 초부터 수입을 재개하겠다고 밝힌 지 수일 만에 나온 것이어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앞서 CFIA는 예비조사 결과에서 지난 1996년 앨버타주에서 태어난 젖소에서 광우병 의심증세가 발견됐지만 이 소의 어떤 부위도 식품이나 사료로 사용되지는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캐나다에서 소가 광우병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것은 2003년 5월20일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광우병 감염으로 인해 각 국에서 캐나다산 소 및 육류 수입금지 조치가 발효돼 수출 의존형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캐나다 축산농가들이 50억 캐나다달러(4조 3000억여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캐나다산 생우의 70%는 미국에 수출돼 2002년에만 15억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했다. 미국에서도 2003년 12월 캐나다에서 워싱턴주로 수입된 생우가 처음으로 광우병에 감염된 사례가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광우병에 감염된 소는 모두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비슷한 시기에 태어났다.”며 “이에 따라 당국은 이들이 오염된 먹이를 먹었는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캐나다산 생우 수입을 재개하기로 발표한 미국 정부는 일단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 농무부 관계자는 “양국의 공중보건 조치들로 식품업계와 소비자들이 보호될 수 있기 때문에 수입 재개는 차질없이 이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병선기자 연합 bsnim@seoul.co.kr
  • [사설] 국민연금 개혁 결국 미룰것인가

    국민연금 수급액은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처럼 현행 평균 소득액의 60%에서 50%로 단계적으로 낮추되 연금 보험료는 그대로 유지하는 형태의 국민연금 개정방안이 여권 일각에서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더 내고 덜 받는’ 정부안이 국민적인 저항에 직면한 상황에서 우선 수급액만 줄이고 더 내는 부담은 2008년 다음 정부로 떠넘기자는 속셈이다. 이렇게 하면 2047년으로 추정되는 국민연금 재정 고갈시기를 3∼4년 정도 늦출 수 있다는 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 측의 설명이다. 저부담-고수급으로 첫 단추부터 잘못 꿴 국민연금 수급방식을 다시 짜야 한다는 논리에서 출발한 국민연금 개혁이 이처럼 편법으로 흘러서는 곤란하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올해 영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강행됐듯이 당장 욕을 먹고 정치적으로 부담이 되더라도 고령화사회에 대비하고 후세대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국민연금을 개혁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다. 그럼에도 맞벌이 부부 연금 제한규정 완화, 유족연금 수급자의 성차별 철폐 등 연금수급 혜택은 대폭 늘리면서 정작 전제조건인 보험료율 인상은 다음 기회로 넘긴다는 것은 조삼모사(朝三暮四)의 술수나 다름없다. 연금수급자가 130만명인 지금 국민연금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수급자가 300만명에 이르는 2008년에는 더욱 어려워진다던 지금까지의 논리와도 맞지 않다. 요즘 공직사회에서는 ‘님비’현상에 빗대어 내 임기 중에는 하지 않겠다는 뜻의 ‘님트(NIMT:Not In My Term)’라는 단어가 유행이라고 한다. 하지만 국민연금 개혁을 늦추다가 국가적인 위기까지 초래한 이탈리아의 교훈을 잊어선 안될 것이다.
  • 장수연구 최고권위자 레오나르드 푼 박사

    “장수에는 유전적인 요인이 작용하지만 가장 중요한 조건은 부양 체계라든가 고르고 절제된 영양섭취 등 환경요인입니다.” 8일 전북 순창군에서 열리는 ‘국제 백세인 심포지엄’ 참석차 방한한 미국 조지아대학 노년학센터 소장 레오나르드 푼(61) 박사는 6일 서울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 세계 장수인들을 조사한 결과 유전적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경우는 25% 정도에 불과했으며,중요한 것은 장수를 가능케 하는 환경요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세계 공통의 장수 요건으로 ▲유전적 요인▲성(性)▲부양체계▲인지능력▲영양섭취 등을 꼽은 푼 박사는 “유전적 관점에서 봤을 때 어머니보다 아버지의 수명이 어느 정도였는가가 자녀 세대의 장수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가 됐으며,누구와 어떻게 사는가 하는 부양체계와 노후의 인지능력도 중요한 장수 요인이었다.”고 말하고 “인지능력이 좋은 사람과 달리 치매 등 정신이 박약한 사람이 장수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세계적인 장수 벨트의 섭생에 대해 “미국의 장수 지역에서는 지금도 육식을 즐기지만 중요한 것은 그들이 항상 적당한 양을 먹는다는 점이며,일본의 대표적 장수 지역인 오키나와(沖繩) 주민들의 경우 육식 대신 고구마와 생선,비타민A와 카로티노이드가 풍부한 녹황색 채소 등을 많이 섭취했으나 최근들어 이 지역 젊은 층이 패스트푸드 같은 서구식 식생활을 즐겨 더 이상 장수의 대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푼 교수는 “60년대에 52세에 불과했던 한국인의 평균 수명이 현재는 76세로 늘어났다는 말을 전해 듣고 매우 놀랐다.”면서 “이는 세계인의 평균 수명 증가세를 크게 뛰어 넘는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푼 박사는 “예전에는 100세가 인간 수명의 한계라고 여겼으나 몇 년 전 122세까지 살다가 숨진 프랑스의 잔 칼망 할머니 사례에서 보듯 점차 인간 수명의 한계가 확장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홍콩에서 태어난 푼 박사는 장수연구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현재 미국정신건강연구소(NIMH)가 연간 1300만 달러의 연구비를 투입하는 국제 장수연구프로젝트의 총괄 책임자를 맡는 등 백세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권위자이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은행, 새 성장엔진은…] (상)한계 이른 돈장사

    은행들이 새로운 성장엔진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마치 생산성과 효율성 저하에 직면한 우리경제의 축소판 같다.예대마진(예금이자와 대출이자의 차이)이라는 구형엔진의 수명이 다해가는데 신형엔진 개발은 겨우 걸음마 단계다.씨티은행의 한미은행 인수 등 바깥으로부터의 도전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국내 은행이 고민하고 있는 생존해법을 3회에 걸쳐 알아본다. “한국의 은행업은 ‘마이너스 비즈니스’다.최근 10년간 국내은행들의 손익을 모두 합하면 적자다.확실한 수익원이 없기 때문이다.은행들이 올 상반기 3조 5000억원대의 순익을 올렸다지만 지난해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손실액이 14조원에 달했음을 감안하면 자잘한 액수다.”(전직 시중은행 부행장) ●은행 수익성 선진국의 3분의 1 수준 국내은행들이 미래를 맡길 새 수익원을 찾는 데 부심하고 있다.모든 은행들이 2000년대 들어 눈에 불을 켜고 답을 찾아왔지만 ‘당장 돈되는 미래사업’은 나오지 않았다.황영기 우리은행장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방카슈랑스,투자은행 업무,외환운용 등 수익 다변화를 통해 현재 20%에 불과한 비(非)이자 수익의 비중을 획기적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했지만 이는 이미 몇년 전부터 되풀이돼온 은행 CEO들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이 부진하니 당연히 외국보다 수익성이 낮다.2001∼2003년 국내 일반은행의 총자산이익률(ROA)은 평균 0.5%로 같은기간 미국 상업은행 평균치(1.3%)의 절반에도 못미쳤다.총자산 1000원당 우리나라 은행들은 5원밖에 못 벌었지만 미국 은행들은 13원을 벌었다는 얘기다.은행 경비 1달러로 발생하는 부가가치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가 1.6달러인 반면 우리나라는 1.3달러에 그치고 있다.임금 1달러당 부가가치 격차는 더욱 커서 우리나라 은행은 2.4달러로 OECD 평균(3.9달러)에 크게 못미친다. 규모의 경제도 어려운 상황이다.경제규모는 GDP(국내총생산)기준 12위권이지만 우리나라 은행 중 세계 100위 안에 드는 곳은 금융전문 월간지 ‘더 뱅커’ 발표 기준으로 국민은행 한 곳뿐이다.그나마 국민은행도 2002년 말 60위에서 지난해 말 79위로 19계단이나 하락했다.2위 은행인 우리은행은 120위(전년 119위),농협은 121위(114위)다. ●비즈니스모델 구형…그나마도 낮은 수익성 국내 은행의 총이익 중 수수료 등 비이자부문 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23.7%로 미국(42.8%)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국내은행은 자금이체·입출금 등 예금계좌와 연계된 수익이 절반 이상인 반면 미국은 방카슈랑스,수익증권 판매 등 폭넓고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갖췄기 때문이다.그렇다고 이자수익 기반이 단단한 것도 아니다.우리나라의 순이자마진(NIM·대출이자에서 예금이자를 뺀 것)은 2.5% 정도로 미국의 4%에 비해 크게 낮다.한 은행 임원은 “은행이 대출금리 인상에만 적극적이고 예금금리 인상에는 소극적이라고 비난할 게 아니라 예대(預貸)격차를 선진국 수준으로 높임으로써 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강화,장기적으로 은행고객이나 국가에 더 이익이 되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좁은 시장,특성없는 은행간 제살 깎아먹기 경쟁 금융연구원 지동현 연구위원은 “국내은행들이 수수료와 방카슈랑스 등에서 성장의 대안을 찾겠다고 하지만 미국의 경우 대부분의 수수료 항목을 예금과 대출에서 찾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은행들도 예금과 대출이라는 본연의 기능에 더욱 충실하면서 이를 통해 향후 수익원을 찾아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한국은행 김창호 차장은 “은행별 전략의 차별화가 필요한데,국내 은행은 취급 원가보다는 다른 은행과의 경쟁력을 기준으로 수수료율을 책정함에 따라 은행간 수수료 차이가 미미하고 수수료 수익을 다변화할 만한 상품이 개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위원회 권재중 자문관은 “국내 은행은 신용위험 관리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나 여신손실률이 높다.”면서 “여신심사 기법이 개선되지 않으면 앞에서 벌고 뒤에서 까먹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태균 김유영기자 windsea@seoul.co.kr
  • 농림부가 ‘개 보호운동’ 나선 까닭은?

    삼복철에 농림부가 느닷없이 개 보호운동에 나선 까닭은? 농림부는 23일 사단법인 한국동물복지협회와 공동으로 ‘동물복지 홍보용 홈페이지(www.koreananimal.net)’를 구축했다고 밝혔다.애완견 사랑에 대한 홍보책자도 외국인 관광객 등에게 나눠주기로 했다. 농림부는 “외국으로부터 ‘동물학대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한 활동”이라고 설명하고 있다.그러나 보신탕 수요가 늘면서 골치아픈 ‘개고기’ 관련 업무를 떠맡지 않기 위한 선수(先手)가 아니냐는 게 주변의 해석이다. 개고기가 인스턴트 보신탕,보신탕 체인점,생고기 쇼핑몰 등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아직도 ‘음식점에서 팔 수 있는 불법유통 고기’로 간주되고 있는 상황에서 농림부의 활동은 순서가 바뀌었다는 지적이다.개고기는 보건복지부가 관장하는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에서는 ‘일정한 시설을 갖춘 음식점에선 합법적으로 팔 수 있는 식품 재료’다.반면 농림부가 관장하는 축산물가공처리법에는 쇠고기 등과 달리 12종의 축산물에 포함되지 않는 불법육이다.따라서 도축·유통 과정에서 위생 규제를 받지 않는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1904 & 2004 한반도] 주변 4强 한반도정책-러시아

    ‘(동)아시아의 러시아?’,또는 ‘러시아의 (동)아시아?’ 이 문제는 러시아의 한반도 정책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준거 틀이 된다.러시아는 ASEAN+3(한·중·일)로 보면 아시아 밖에 있으나,APEC(아·태 경제협력체)으로 보면 안에 있다. 유라시아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러시아는,‘아시아-우리는 언제나 거기에 있었다.’라는 19세기 ‘동방주의자’들의 표현대로라면,역사적으로 아시아에서 중요한 지정학적 지위를 점하고 있다. 사상·지리적으로 ‘유라시아 국가’라는 이중적 정체성을 지닌 러시아는 아시아에게 ‘문화 전달자(kultur trager)’인 동시에 ‘이방인’이기도 했다.또한 아시아는 러시아에게 ‘기회’인 동시에 ‘딜레마’였다.기회는 유럽과 아시아에 대한 전략적 ‘균형’으로,딜레마는 양 세계로부터의 ‘배제’와 ‘퇴각’을 초래했다.이러한 이중성은 외형적으로 제정러시아 시기의 ‘역사적 사명(holy mission)’이든,소비에트 시기의 ‘사회주의적 국제주의’로 표명되어지든 실질적인 대외정책 수립에 있어 러시아로 하여금 지정학적 사고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하는 원인을 제공한다. 러시아의 동아시아 정책은 19세기 후반 이래 대체로 지정학적 사고에 입각한 유럽과 (동)아시아 간의 ‘균형’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한반도에 대한 정책 또한 시기에 따른 전략적 비중의 정도 차이는 있을 지라도 100여 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보면 대체로 이에 연동된다.러시아는 ‘진출의 시기’-삼국간섭(1895),아관파천(1896),로젠·니시협약(1898),얄타회담(1945) 등-에는 ‘독립화론’을,‘퇴각의 시기’-‘뉴코스(new course)로의 전환기’(1900-1903),정전협정이후-에는 ‘교환론’과 ‘분할론’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기울었다. 19세기 말,러시아가 관심을 전환해 본격적인 동아시아진출 정책을 시도한 것은 유럽 발칸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 전략이 좌절되자 유럽지역에서의 열세를 동아시아에서 만회하려는 일종의 ‘균형’정책에서였다.100여년을 격세해 1990년대 중반 미국 주도로 NATO(북대서양 조약기구)의 동진정책이 본격화되자 러시아가 중국과 인도에 접근,모스크바-델리-북경을 잇는 동진 저지라인을 형성하는 ‘동방정책’에 매달리게 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러시아는 냉전시기부터 (동)아시아에서 다자간 안보협력체제를 구축하는 데 지대한 관심을 지니고 있었다.냉전체제의 안정화 뿐 아니라 지정학적 관점에서도 소련의 전략적 종착지는 동방과 서방에서의 공동 안보체제의 구축이었다.냉전 시기 소련이 유럽에서 유럽안보협력회의(CSCE)를 결성함과 동시에 아시아에서 아태안보협력체의 결성을 시도한 것이 그 예이다. 러시아의 이러한 유라시아적 균형정책은 ‘최대(maximum)계획’과 ‘최소(minimum)계획’의 범위내에서 결정됐다. 최대계획은 동아시아에서 재정상 위떼가 세운 ‘그랜드 디자인’(몽골,만주,조선을 러시아의 세력범위로 함)과 2차대전 종전 당시 스탈린의 구상(만주,한반도 북부지역,일본 분할)에서 발견된다.최소계획은 “뉴코스 정책”(만주와 조선의 교환)과 정전협정(1953),탈냉전 초기 옐친 정부의 대서양주의 노선 등에서 표현된다.현재 러시아는 미국 패권질서를 견제하고 탈냉전 초기 서구 편중외교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서방 외교와 동방 외교의 균형을 시도하고 있다. 동아시아에서 ‘북방 삼각협력관계(북,중,러)’의 복원과 한반도 등거리 외교를 통해 동아시아와 한반도에 대한 전통적인 지정학적 이해 관계를 재확보한다는 방침이다.냉전 해체 이후 현재까지는 러시아의 동아시아 정책이 최소계획범위에 있다고 평가할 수 있으나,오일달러로 인한 외환 보유고와 경제 성장률 증가,무역흑자 규모의 확대,과학기술과 군사력의 현대화 추진 등은 러시아가 최대계획으로 전환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지난해 이후 극동에서 세차례나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한 러시아는 특히,지난 6월 말에 규모면에서 소련 해체 이후 최대 규모로 추정되는 ‘동원 2004’훈련을 실시한다.이런 움직임은 러시아가 최소계획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암시해 주기도 한다. 백준기 한신대 교수˝
  • [서울광장] 경제 먹구름 걷으려면/우득정 논설위원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만 성장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우리 경제에 먹구름이 잔뜩 드리웠다.투자와 소비는 여전히 한겨울이다.총선만 끝나면 경제 외적인 불확실성이 제거돼 투자와 소비 심리가 되살아 나리라던 기대는 일단 물 건너 간 듯한 인상이다.왜 그럴까?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내놓은 ‘총선 이후 경제정책 과제’라는 보고서에서 “기업의 동물적인 본능(Animal Spirits)이 위험을 감지했기 때문”이라는 말로 요약했다.구체적인 사례는 언급을 회피했지만 총선 이후 여권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기업들이 느끼는 위험 요인을 쉽게 간파할 수 있다.먼저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당선자의 절반 이상이 ‘중도 진보’를 표방했다.기업들이 보기에는 여당의 이념적인 스펙트럼이 ‘좌로 일보’했다.‘분배’에 무게를 둔 개혁 목소리가 더 커질 것으로 파악한 것이다. 이를 확인시켜 주기라도 하듯 이정우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은 열린우리당 당선자 워크숍 강연에서 “이 시대의 역사적 과제는 개혁이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개혁하지 못했다.”면서 “열린우리당이 총선에서 승리한 것은 국민이 개혁을 계속해 달라고 주문한 것”이라고 해석했다.김병준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장은 국정운영 패턴에 대해 시민들이 권력의 주체가 되는 수평적 네트워크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들 외에도 정부와 여권내 개혁론자들이 일제히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따라서 기업인들은 경제 살리기에 앞장섰던 이헌재 경제부총리의 입지가 위축되고 개혁론자들에게 무게의 중심이 실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6·5 재보선’을 비롯,올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되는 재선거 국면에서도 여권이 표를 얻으려면 개혁의 기치를 내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결국 기업들이 요구했던 규제 완화 등 친기업 정책은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미국 뉴욕 등 세계 금융시장에서 열린 한국 경제설명회(IR)에서 이 경제부총리가 설파한 ‘선(先) 성장-후(後) 구조조정’이라는 한국 경제정책 방향이 국내에서 그다지 반향을 불러 일으키지 못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지금의 형국이 지난해 참여정부 출범 초기와 다를 바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컨트롤 타워’가 없이 각개약진하면서 목소리가 큰 사람이 주도권을 휘두르는 모양새로 비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의 돈 주머니를 풀어 헤치려면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그래야만 성장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정부 당국자들은 지난 1년여 동안 규제 완화를 줄기차게 외쳤다.하지만 지난 3년 동안 규제는 도리어 700여건이나 늘었다고 한다.세계 초일류 기업이라는 삼성전자마저도 최고의 인력과 기술,풍부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공장 한 곳을 증설하는 데 인허가에만 3년이나 걸렸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국정 최고 책임자의 방향 설정이다.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이 탄핵사태 이후 국정을 무난히 끌고 왔다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기술적인 미(微)조정일 뿐이다.방향 결정은 대행의 몫이 아닌 것이다.그리고 그 방향이 시장 친화적이어야만 기업이 움직인다.그렇다고 무작정 기업 입맛에 맞추라는 뜻은 아니다.회계 투명성과 기업 지배구조의 선진화는 분배 우선과는 별개 차원에서 우리 경제가 반드시 지향해야 할 방향이다. ‘대통령 탄핵심판 계류’라는 중요한 변수가 남아 있으나 여권으로서는 총선 승리를 통해 일관성 있게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토대를 충분히 갖췄다.‘파이’를 키우기 위해 기업을 움직일 것인지,‘체질’부터 개선할 것인지 하루빨리 선택해야 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
  • [데스크시각] 泰 싸라기와 日의 협상술/권혁찬 경제부장·부국장

    “일본은 UR협상 때 값싼 태국산 싸라기를 수입하는 선제조치로 쌀 관세화 때 1250%라는 고관세를 얻어냈습니다.그러나 우리는 이제야 관세화를 검토하고 있습니다.잘 얻어내야 340%입니다.”“칠레는 돌(Dole)이나 유나이티드 프루츠(United Fruits)같은 다국적기업이 대형 과수농장을 좌지우지하는 수출강국입니다.그럼에도 한·칠레 FTA는 사전 현지조사조차 생략된 채 추진됐습니다.” 얼마 전 필자가 만난 농업통상전문가가 털어놓은 얘기다.통상전략과 정보의 부재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1993년 12월,스위스 제네바에서 우루과이라운드(UR) 쌀 협상이 우여곡절 끝에 타결된다.골자는 쌀 시장을 개방하지 않는 대신 최소물량(MMA·Minimum Market Access)을 수입하고,10년 뒤에 재협상한다는 거였다.이른바 ‘관세화 유예’다. 그 10년 뒤가 바로 올해다.우리는 쌀 시장을 놓고 곧 힘겨운 협상을 해야 한다.내부진통이 클 것이다.그러나 이젠 MMA로 계속 갈지,관세화로 갈지의 선택만 남았다.우리와 같이 MMA를 택했던 일본은 중간에 관세화로 발빠르게 전환했다.더 이상 협상이 필요없게 손을 털어버린 것이다. 중요한 사실은 어떻게 결론나든 쌀 수입은 늘게 돼 있으며,궁극적으론 시장을 개방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다. UR협상 때로 가보자.당시 일본은 우리처럼 MMA방식(관세화 유예)을 택했다.그러나 일본은 결국엔 쌀 시장의 전면개방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미리 값싼 태국산 싸라기 쌀을 수입해 놓는다.협상 당시의 국내외 가격차만큼을 관세로 인정해 주기로 한 점을 활용,국외가격을 아주 낮게 미리 ‘증빙’해 놓는 전략을 구사했던 것이다. 싸라기 위력은 머지않아 나타났다.일본은 99년 관세화로 돌아섰고,1250%라는 고관세를 얻어낸다.태국산 싸라기와 자국산 고급 일반미의 가격차를 고스란히 인정받은 셈이다.관세율을 이렇게 높여놨으니 시장이 열려도 외국 쌀이 들어올 재간이 없다. 우리는 어떤가? 불행히도 우리에겐 고관세를 받아낼 근거가 지금 없다.일찍이 싸라기라도 수입해 놓았더라면 고관세를 고집해볼 만도 하나 ‘성난 농심’에만 정신이 팔려 일본처럼 치밀하게 대처하질 못했다.그 때문에 이제 관세화로 간다 해도 기껏해야 350% 내외다.전략부재로 후폭풍을 다시 맞게 된 것이다. 우리는 이제 또 허둥대야 한다.관세화로 돌아서고도 여유작작해 하는 일본을 불쾌하게 생각할 시간조차 없다.쌀만이 아니다.최근 재개된 도하개발어젠다(DDA)협상은 전 분야의 시장개방을 촉구하고 있다. 더욱이 통상협상이 종종 정쟁에 휘말린 채 전문가들이 협상의 후선테이블로 밀리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한·중 마늘협상은 통상전략과 전문가 부재가 부른 대표적인 협상 실패사례다.농산물 협상을 통상교섭본부가 총괄하고 전문관료인 농림부 과장이 말석에 앉게 되는 현실에선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기형적인 통상시스템부터 손봐야 한다.통상담당 관리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바뀌어서야 협상이 제대로 될 리 없다.여기에 미국처럼 공세적 통상외교를 펼치는 나라라면 대통령 직속의 무역대표부(USTR)가 나을지 모르나,우리처럼 수세적인 국가는 교섭권을 분산,대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통상협상은 산업정책과도 반드시 연계돼야 한다.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한 전문가집단에 맡기는 것이 뒤탈이 적다.예컨대 스크린쿼터 문제라면 문화관광부에,농축산물 개방문제라면 농림부에 협상의 주도권을 주는 게 좋다. 권혁찬 경제부장·부국장˝
  • 이기적 판단도 존중해야 ‘님비’ 해결 실마리 풀려

    우리 사회에서 자신들이 거주하는 지역에 핵폐기물처리장,쓰레기매립장 등의 건설을 반대하는 이른바 님비(NIMBY) 현상으로 인해 주민과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 사이의 갈등이 야기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분권사회로의 진전에 따라 이러한 양상이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 전망 또한 없는 게 현실이다.그렇다면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한 보다 합리적인 진단과 해결방안을 모색해야만 한다. 지역이기주의의 발생은 근대 이후 우리 사회가 경험한 공동체의식,그리고 정치권력의 통제방식 변화 등에 의해 기인한 것이다. 주지하는 대로 한국의 공동체의식은 가문·혈연·문벌·학연에서부터 지역 및 민족공동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규모와 속성을 지닌다. 이러한 공동체의식이 오늘날에도 지속되고 있다.우리사회의 전통적 공동체의식은 지역자치권의 확대로 인해 지역주민,지역단체의 손익계산을 지극히 자기중심적으로 이뤄지게 만드는 데 일조를 한 감이 없지 않다.따라서 우리 사회에서는 이러한 이익적 요구에 따라 상호 불신과 대립이 생겨나도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상호 의사소통망과 갈등조정시스템이 미비하였다.그렇다고 해서 지역이기주의가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공공,공리라는 명분으로 소수와 지역이 무조건 희생되는 것을 강요해서도 안 된다. 지역과 주민의 이기적 주장과 판단,그리고 응집된 힘을 지역의 개혁과 혁신 쪽으로 물꼬를 터가는 지혜가 중요하다. 따라서 우리는 이기적 판단을 일단 존중하고,‘자!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해야 한다.’는 식의 사고전환이 필요하다. 님비현상은 기본적으로 이해관계 충돌에서 비롯된다.따라서 해결 또한 이해관계의 조정을 통해 모색되어야 한다.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주로 야기되는 님비현상은 이해관계의 조정보다는 찬성과 반대,흑과 백이라는 이분법적 구조에 근거한 명분싸움에만 매달리고 있다. 님비현상의 해결을 위해서는 성숙한 대화기법과 협상기법이 잘 작동하는 사회시스템의 구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그러나 우리나라는 ‘한국에는 협상문화가 없다.’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갈등조정에 익숙하지 않다. 문명사적 전환이라고 불릴 만큼 오늘날의 사회시스템은 사회구성요소들을 마치 거미줄처럼 연결시키는 수평적 네트워크 사회로 전개하고 있다. 따라서 그 과정에서 권위주의적 질서는 급격하게 해체되고 집단적인 사고와 가치보다는 개인주의적 사고와 가치가 더 비중 있게 다뤄지도록 하고 있다.한편으로는 사회의 이질성과 다양성으로 인해 구성원간의 이해갈등도 급격히 증대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어떤 일방적인 명령이나 규제 혹은 일원적 가치구조로는 사회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협상문화가 사회시스템 곳곳에 스며들고 정착되어 다양한 이해와 가치를 용해시킬 수 있는 협상지향적 시민사회로 혁신되어야 할 것이다. 우동기 영남대 교수 행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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