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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든 정의 TECH+] 3D 프린터의 무한 확장...21세기 연금술 되나?

    [고든 정의 TECH+] 3D 프린터의 무한 확장...21세기 연금술 되나?

    3D 프린터라는 개념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중에게 매우 생소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21세기의 연금술 내지는 신성장 동력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다룰 수 있는 소재도 과거 플라스틱 계통에서 이제는 금속, 섬유, 음식, 유리에 이르기까지 넓어지면서 3D 프린터가 앞으로 새로운 산업혁명을 일으킬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미래를 예측하기 힘듭니다. 3D 프린터가 일부 주장대로 새로운 산업혁명을 일으킬 만한 혁신인지 아니면 단지 한 시대의 유행인지 아직 알기 어렵지만, 3D 프린터의 놀라운 응용사례에 대해서는 지금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D 프린터로 파스타 만들기 엉뚱한 이야기 같지만, 실제 있었던 일입니다. 세계적인 파스타 제조업체인 바릴라(Barilla)사가 그 주인공으로 이 회사는 2014년에 3D 프린터로 만들 수 있는 파스타 디자인 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이 중에 우승을 차지한 것은 로사(Rosa)라는 디자인으로 물에 끓이면 장미꽃이 활짝 피는 독특한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3D 프린터는 대량 생산에 반드시 적합하지는 않지만, 실험적인 디자인을 출력할 때 가장 유용한 방법입니다. 대회 참가자들은 파스타를 출력하는 3D 프린터를 이용해서 아주 다양한 디자인을 서로 내놓았습니다. -3D 프린터로 생명 구하기 의료 부분도 3D 프린터의 활약이 매우 기대되는 분야입니다. 미시간 대학의 연구팀은 기관 연골 및 기관지 연화증(Tracheobronchomalacia)이라는 치명적인 질병에 걸린 아기를 구하는 데 3D 프린터를 이용했습니다. 이 질환은 기관지가 약해져서 숨을 쉴 수 없는 질병으로 어린 신생아에게 매우 치명적인 질병입니다. 미시간 대학의 연구팀은 기관지를 지지해줄 특수 스텐트를 환자에게 딱 맞는 형태로 3D 프린팅해 이 질병을 치료했습니다. 이 3D 프린팅된 스텐트는 생체에서 녹기 때문에 아기가 크면서 저절로 사라집니다. 어느 정도 크면 기관지가 정상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문제없이 치료가 종료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환자에게 맞춤형 스텐트나 기기를 제작하는데 3D 프린터가 이미 사용되고 있으며 전망도 밝습니다. -3D 프린터로 엔진 만들기 제네널 일렉트릭(GE)사는 복잡한 제트 엔진 부품을 한 번에 출력하는 3D 프린터를 개발 중입니다. 과거 금속 소재를 3D 프린터로 출력하기는 매우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기술의 진보로 3D 프린터로 복잡한 금속 제품을 출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과거에는 복잡한 주물로 제작했던 부품들을 한 번에 출력하는 일도 가능합니다. GE는 실제로 시험 엔진을 제작했으며 성공적으로 연소 테스트도 마쳤습니다. -3D 프린터로 구두 만들기 지금까지는 구두나 다양한 액세서리를 사기 위해서는 매장에 들리거나 혹은 온라인으로 주문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3D 프린터가 집에 있다면 어떨까요? 3D 프린터의 성능이 지금보다 더 좋아진다면 구두나 팔찌를 출력하는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사용자의 발에 꼭 맞는 구두나 나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액세서리가 가능해지는 것이죠. 물론 다양한 편집 도구를 이용해서 컴퓨터에서 나만의 개성을 살리는 능력도 중요할 것입니다. 과연 나만의 개성을 살린 3D 프린팅 구두가 명품 구두의 인기를 누르는 날도 올까요? 그건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3D 프린터로 사무실 만들기 3D 프린터를 건축에 응용하려는 시도는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 가능성은 있습니다. 건축물의 모든 부분을 출력하기보다는 시멘트처럼 출력이 쉬운 소재를 출력해서 다양한 모양을 쉽게 만들 수 있죠. 최근 두바이에서는 3D 프린터를 이용한 사무용 건물을 만드는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높이 6m의 3D 프린터로 186 m2의 부지 위에 건물을 짓는 프로젝트인데, 물론 창문이나 전기 배선 등 출력이 곤란한 부위는 따로 제작합니다. -3D 프린터로 출력한 유리 공예품 유리는 아직은 3D 프린터로 출력하기에 어려운 소재입니다. 아주 뜨거운 온도에서 녹을 뿐 아니라 원하는 모양으로 가공하는 과정이 금속보다 더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MIT의 연구자들은 독특한 노즐을 가진 3D 프린터를 만들었습니다. 알루미나-지르콘-실리카(alumina-zircon-silica) 노즐을 섭씨 1,000도 이상의 고온 액체 유리를 식혀서 형태를 만드는 방식인데, 덕분에 완전히 새로운 유리 공예품이 등장했습니다. -아직은 정해지지 않은 3D 프린터의 미래 아마도 이런 식으로 3D 프린터의 새로운 응용 범위를 설명했다가는 끝이 없을 것 같습니다.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를 짓는 것도 중요한 미덕인 만큼 여기까지 일단 소개를 드려보겠습니다. 이렇게 3D 프린터의 놀라운 가능성을 보게 되면 3D 프린터가 21세기의 연금술이라는 말을 믿을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모든 기술에는 단점도 있기 마련이죠. 만약 누군가 3D 프린터를 이용해서 범죄에 사용될 흉기를 제작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벌써 이를 규제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는 다른 이야기지만, 초기 기술 유망주들이 항상 그렇듯이 3D 프린터 역시 거품 논란에 휩싸이기도 합니다. 기술 초창기에 과도한 기대로 인해 생기는 거품이죠. 그러나 기술의 역사를 보면 이와 같은 문제에도 정말 필요한 기술이 사장되는 경우는 보기 어렵습니다. 공해나 사고 문제, 범죄 악용 등의 문제로 인해서 자동차, 비행기, 컴퓨터, 인터넷이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3D 프린터 역시 항상 밝은 면만 있지는 않겠지만, 미래 사회에 필수적인 기술로 자리 잡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브라질, ‘1996년 외계인 만남’ 장소에 외계인 기념관 설립

    브라질, ‘1996년 외계인 만남’ 장소에 외계인 기념관 설립

    브라질에 이색적인 외계인기념관이 세워진다. 외계인기념관이 건설되고 있는 곳은 브라질 남동부 도시 바르지냐. 1996년 현지 소녀들이 외계인을 만났다고 전해지면서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얻은 곳이다. 한창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외계인기념관은 500m2 규모로 비행접시 외관을 갖고 있다. 외계인기념관에는 천문대와 UFO연구자료관, 기록물전시관 등 3개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기록물전시관에는 소녀들이 외계인을 만났다는 1996년 사건과 관련돼 지금까지 남겨진 각종 기록을 모아 전시할 계획이다. 공사는 원래 2010년 착공됐지만 시가 재정적 어려움에 봉착하면서 한때 중단됐었다. 시는 4년 만에 재개된 공사를 서둘러 완공해 외계인기념관을 브라질의 관광명소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안토니오 실바 시장은 "외계인기념관은 UFO(미확인비행물체) 연구분야에서 바르지냐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사건을 기린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사업"이라 "완공되면 외계인기념관이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범한 남미 도시였던 바르지야에 UFO연구가들의 시선이 집중된 건 1996년 1월이다. UFO가 출몰하고, 3명 브라질 소녀가 외계인을 만났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세계 각지에서 UFO연구가들이 몰려들었다. 브라질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군이 출동해 외계인을 사로잡았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실바 시장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대다수 시민들은 실제로 사건이 벌어졌다고 믿고 있다"며 "지금도 사건은 현재진행형 화제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바르지냐는 외계인 모형을 버스정류장 등에 설치하는 등 2001년부터 외계인테마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비행접시와 비슷한 모양의 물탱크가 곳곳에서 설치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사진=글로보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국방위 소속 새누리 의원들 미2사단 사령부 방문

    국방위 소속 새누리 의원들 미2사단 사령부 방문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이 20일 경기 의정부시에 위치한 미2사단 사령부 ‘캠프 레드클라우드’에서 M249, M240B 등의 총기를 다뤄 보고 있다. 왼쪽부터 주호영·손인춘 의원, 테드 마틴 사단장, 정두언 국회 국방위원장, 한 사람 건너 김성찬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 [우주를 보다] 죽어가는 별들의 외침… ‘아령성운’ 포착

    [우주를 보다] 죽어가는 별들의 외침… ‘아령성운’ 포착

    죽어가는 별들이 만들어낸 환상적인 성운의 모습이 사진으로 공개됐다. 지난 20일 미 항공우주국(NASA)은 북쪽 하늘 여우자리에 위치한 행성상 성운 '메시에 27'(M27)의 사진을 오늘의 천체사진으로 공개했다. 지구로부터 약 1200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 성운은 아령의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아령성운'(Dumbbell Nebula)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동그란 형태의 환상적인 색채를 자랑하지만 사실 이는 죽어가는 별들의 외침이다. 성운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화려한 색상의 성간 물질은 연료를 다 소진한 별들이 방출한 것으로 고온의 가스와 먼지로 이루어져 있다. NASA 측은 "사진상으로는 성운의 크기가 작게도 느껴지지만 전체 규모는 2.5광년에 걸쳐 있다" 면서 "늙은 별들이 내뿜는 강렬한 자외선에 의해 성간 물질들이 가열돼 특정 파장의 우주선을 방출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M27는 지난 1764년 프랑스 천문학자 샤를 메시에가 발견했으며 매우 크고 밝아서 작은 망원경으로도 관측 가능하다.     사진=Francesco di Biase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브라질에 외계인 기념관 설립...’소녀들과 외계인 만남’ 유명

    브라질에 외계인 기념관 설립...’소녀들과 외계인 만남’ 유명

    브라질에 이색적인 외계인기념관이 세워진다. 외계인기념관이 건설되고 있는 곳은 브라질 남동부 도시 바르지냐. 1996년 현지 소녀들이 외계인을 만났다고 전해지면서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얻은 곳이다. 한창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외계인기념관은 500m2 규모로 비행접시 외관을 갖고 있다. 외계인기념관에는 천문대와 UFO연구자료관, 기록물전시관 등 3개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기록물전시관에는 소녀들이 외계인을 만났다는 1996년 사건과 관련돼 지금까지 남겨진 각종 기록을 모아 전시할 계획이다. 공사는 원래 2010년 착공됐지만 시가 재정적 어려움에 봉착하면서 한때 중단됐었다. 시는 4년 만에 재개된 공사를 서둘러 완공해 외계인기념관을 브라질의 관광명소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안토니오 실바 시장은 "외계인기념관은 UFO(미확인비행물체) 연구분야에서 바르지냐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사건을 기린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사업"이라 "완공되면 외계인기념관이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범한 남미 도시였던 바르지야에 UFO연구가들의 시선이 집중된 건 1996년 1월이다. UFO가 출몰하고, 3명 브라질 소녀가 외계인을 만났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세계 각지에서 UFO연구가들이 몰려들었다. 브라질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군이 출동해 외계인을 사로잡았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실바 시장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대다수 시민들은 실제로 사건이 벌어졌다고 믿고 있다"며 "지금도 사건은 현재진행형 화제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바르지냐는 외계인 모형을 버스정류장 등에 설치하는 등 2001년부터 외계인테마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비행접시와 비슷한 모양의 물탱크가 곳곳에서 설치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사진=글로보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고든 정의 TECH+] 스마트폰 속 ‘두뇌’ – 어떤 CPU가 들었는지 아시나요?

    [고든 정의 TECH+] 스마트폰 속 ‘두뇌’ – 어떤 CPU가 들었는지 아시나요?

    성능을 크게 좌우하는 만큼, 컴퓨터를 살 때는 항상 CPU가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손 안의 컴퓨터라는 스마트폰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흔히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라고 불리는 스마트폰 프로세서는 CPU는 물론 그래픽 장치, 각종 컨트롤러를 비롯한 장치를 하나의 프로세서 안에 담기 때문에 사실 CPU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한번 구매하면 교체는 불가능하니까요. 그런데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CPU는 과연 어떤 것인지 궁금하진 않으신가요? 스마트폰에 조금 관심 있는 분이라면 ARM이나 Cortex Axx 같은 표현을 흔히 접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명칭이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CPU의 종류라는 것은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ARM이 무슨 뜻인지를 물어보면 선뜻 답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본래 이 단어는 'Acorn RISC Machine'의 약자입니다. - 영국에서 건너온 신사의 CPU 개인용 컴퓨터가 태동하던 1970~80년대, 지금은 그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이 별로 없지만, 영국에는 아콘 컴퓨터(Acorn Computers)라는 회사가 있었습니다. 영국의 애플이라고 불리기도 했던 회사로 자체적으로 개발한 CPU를 탑재한 영국 토종 컴퓨터회사였습니다. 1980년대, IBM이 인텔 CPU와 마이크로소프트의 DOS를 이용한 호환 PC의 제조를 허용하자 이를 사용한 PC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IBM 호환 PC는 다른 형태의 개인용 컴퓨터 제조업체들에는 큰 위협이었습니다. 아콘 컴퓨터 역시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작고 강한 RISC 프로세서를 내놓기로 합니다. 이들이 1987년 내놓은 아콘 아르키메데스는 ARM2 프로세를 탑재한 컴퓨터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내세웠습니다. 저렴한 가격의 비결은 작은 ARM 프로세서로 이 CPU는 3만 개에 불과한 트랜지스터를 집적한 32비트 프로세서였습니다. 참고로 인텔의 80386이 27만5천 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한 점을 생각하면 정말 작은 32비트 프로세서였던 것이죠. 그러나 성능상의 격차는 존재했습니다. 1990년대가 되자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연합은 매우 강력해져 한때 잘나가던 미국의 애플 컴퓨터도 흔들렸고, 영국의 애플이라던 아콘은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작고 저렴한 CPU를 원하는 수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ARM 부분만 회사를 분리해 1990년 ARM이라는 회사가 설립되었습니다. ARM의 의미도 Advanced RISC Machines Ltd로 바뀌게 되죠. 이 작은 회사는 인텔처럼 CPU를 직접 생산할 여력이 없었습니다. 대신 자신들이 설계한 CPU의 라이선스를 필요한 회사에 빌려주고 돈을 받는 라이선스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결국, 그것이 이 ARM이 거의 모든 모바일 기기에 사용되게 된 이유입니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망해가던 회사를 미래의 주역으로 바꾼 것이죠. - 모바일 시장의 강자가 되다. 인텔 x86 CPU는 매우 강력하기는 했지만, 전력 소모가 많은 데다 가격이 비쌌기 때문에 모바일 기기에 넣기는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PDA같이 휴대용 컴퓨터에 대한 수요는 분명 존재했습니다. 초창기 PDA와 스마트폰은 ARM의 CPU를 사용했는데, 여기에서 이외의 역사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인텔이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는 것입니다. 인텔은 본래 ARM과 DEC가 개발하던 스트롱암 프로세서를 인수했습니다. 과거 앙숙관계였던 인텔과 ARM은 서로 협력해서 이를 더 발전시켜 나가게 되는데 엑스스케일(XScale) 프로세서가 그것입니다. 5세대 ARM 아키텍처를 사용한 엑스스케일 프로세서는 2000년대 초반 PDA나 스마트폰은 물론 내비게이션 등에도 많이 탑재되었습니다. 당시 ARM 계통 프로세서 가운데 가장 강력했을 뿐 아니라 가장 좋은 성능을 지녔던 모바일 프로세서였죠. 그러나 잘나가던 인텔 표 ARM 프로세서는 2006년 인텔이 이 부분을 마벨에 매각하면서 끝나게 됩니다. 훗날 이 결정을 두고 인텔의 가장 큰 실수였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당시 인텔은 나름의 계획이 있었을 것입니다. 즉, 자신들이 개발하던 x86 계열 CPU인 아톰 프로세서로 이를 대신하려 했던 것입니다. 문제는 ARM 계열 프로세서들이 빠른 속도로 발전해 스마트폰 시대를 열면서 인텔 뜻대로 세상일이 풀리지 않았다는 것이죠. 인텔이 이 부분을 매각한 후 애플의 아이폰이나 삼성의 갤럭시 모두 ARM 기반 CPU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내놓았고 이는 금방 날개라도 달린 듯 팔려나가게 됩니다. 재미있는 것은 인텔에서 ARM 부분을 사들인 마벨이 이 시대의 주역이 된 것이 아니라 퀄컴이나 삼성처럼 다른 회사가 빠른 속도로 시장을 장악했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새로운 ARMv7-A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고성능 프로세서를 내놓았고 곧 스마트폰 시대의 주역이 됩니다. 인텔은 뒤늦게 아톰 기반의 프로세서를 내놓았지만, 시장의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적어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인텔의 영향력은 아직 제한적입니다. - 고성능 스마트폰 시대를 열다. 과거 ARM 기반 프로세서들은 매우 작고 저전력이었습니다. 물론 저성능이라는 대가가 있었지만, 단순한 기능만 처리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대가 되면서 이 모든 것이 바뀌게 됩니다.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그전처럼 전기는 적게 먹으면서 아주 강력한 프로세서를 원하게 됩니다. 그래서 등장한 ARMv8-A 계열의 Cortex-A53, Cortex-A57 코어는 상당히 크고 강력한 프로세서입니다. 특히 64비트를 지원하기 때문에 메모리를 4GB 이상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최신 엑시노스 프로세서는 Cortex-A53/57 코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아주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죠. 애플은 ARMv8 기반의 자체 프로세서를 사용하는데, 코어 수는 작아도 역시 강력합니다. 이런 강력한 모바일 프로세서는 스마트 기기 시대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ARM 기반 프로세서가 서버 등 과거 같으면 상상하기 어려운 영역까지 침투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 몰라서 그렇지 사실 스마트폰 말고도 ARM 기반 프로세서들이 들어간 우리 주변의 IT 및 가전 기기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2014년 ARM 코어가 탑재된 프로세서의 수는 120억 개에 달했다고 합니다. 오래전 아콘 컴퓨터가 파산하고 ARM만 살아남았을 때는 정말 예측하기 어려운 일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셈입니다. 이런 걸 보면 끝나기 전까지는 끝난 게 아니라는 말이 옳은 것 같습니다. 완전히 포기하기 전까지 재기를 위한 기회는 언젠가 있을 것입니다. IT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랄까요.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해외여행 | 중국 구이린Guilin-풍경 그 너머의 고장

    해외여행 | 중국 구이린Guilin-풍경 그 너머의 고장

    억만년의 시간이 빚어낸 경치를 시인묵객들은 천하제일이라 예찬했고, 구이린계림, 桂林을 보지 않고 산수를 논하지 말라고 누군가는 으스댔다. 그러나 마주한 그곳에서 시선을 파고든 건 산과 물의 품에 안긴 사람들이었다. 장엄한 풍광도 삶의 터전일 뿐인 그들은 전통을 잇고 현재를 수긍하며, 리장리강, 漓江처럼 담담히 흐르고 있었다. 순한 웃음을 주던 그 얼굴들이 쉽게 잊혀질 것 같지 않다. 구이린桂林을 여행하기 전 기원전 214년, 진나라 시황제가 처음 도시를 세운 구이린은 광시좡족자치구 북동부에 있다. 수려한 경관은 익히 유명하고 특히, 몇년 전부터는 수십 개의 풍경구를 새로 개발하고 교통까지 편리해져 국제관광도시로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 주고 있다. 구이린은 아열대 기후라 기온이 높고 일 년 내 비가 자주 온다. 크게 덥지도 춥지도 않은 곳이라지만 실제 체감 온도는 그렇지 않다. 습기 탓에 훨씬 덥게 느껴지고 비가 내린 후에는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다. 5월 말의 기온이 34℃ 정도였는데 체감온도는 40℃처럼 느껴졌다. 종잡을 수 없는 날씨이기 때문에 가볍게 보지 말고 여행시에는 계절에 맞는 준비물을 잘 챙기도록 한다. 흔히 계수나무 꽃이 피는 가을을 여행의 최적기로 꼽는다. 룽지티톈의 경우 10월 둘째 주쯤 추수를 하기 때문에 황금 논을 보기 위해서는 중국 내 인파가 몰리는 첫째 주는 피하는 것이 좋다. ●구이린桂林 계수나무의 숲 잦은 비에 하늘을 볼 수 있는 날이 일 년에 고작 60일이라는 구이린. 출국 전부터 중국 기상청 예보에 온통 신경이 쏠렸건만. 6월을 앞둔 구이린의 하늘은 머리 위로 폭염을 쏟아내고 있었다. 이동하는 내내 차창에 코를 박았다. 종일 집안으로 향기가 스민다는 꽃이 피기에는 이른 시기였지만 계수나무는 초여름 무성한 녹음을 뿜고 있었다. 건물 사이 기괴한 봉우리들이 시선을 끌었고 수많은 오토바이들이 그 사이를 무심히 내달렸다. 구이린은 몇년 사이 빠르게 변화해 왔다. 특히 광시廣西좡족자치구의 교통 요지로서, 잘 정비된 도로에 리장漓江, 샹장湘江의 물길은 광저우와 홍콩, 마카오까지 이어진다. 숲을 이룰 만큼 계수나무가 많다는 뜻을 가진, 구이린에서 가장 오래된 수령 110년의 계수나무 부부수가 있는 곳은 징장왕청靖江王城이다. 징장은 구이린의 옛 지명으로 명나라 태조 주원장은 왕위에 오르면서 장손인 주수겸을 왕으로 임명해 구이린에 파견했다. 왕청은 징장왕의 저택으로 명나라 5년에 착공해 완성까지 20년이 걸렸다. 현재 광시사범대학 왕청캠퍼스로 사용 중인 징장왕청은 시내에서도 중심에 있었다. 견고한 성벽과 네 개의 성문은 당시 그대로지만 종묘, 정자, 누각 등 대부분의 건물들이 중일전쟁1937~1945년 때 파괴되어 1947년 재건한 것이다. 역사전시실로 꾸며진 청윈뎬承云殿에는 12대에 걸친 성의 역사를 모아 놓고 있으며 한 켠에서는 작은 공연도 펼쳐진다. 그 뒤 국학당으로 사용 중인 침궁 앞으로 학생들이 오간다. 우거진 나무터널을 지나 걸음은 두슈펑獨秀峰에서 멈췄다. 66m 높이에 불과한 이 석회암 봉우리는 이름처럼 홀로 우뚝 솟아 있는데 정상에서 보이는 멋진 전경은 과거 명인들의 동경이었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석각이다. 당나라 이래 136개나 되는 석각이 봉우리 곳곳에 숨은 그림처럼 새겨졌는데 가장 유명한 것이 송나라 후기 때 문인이던 왕정공王正功이 직접 새긴 시다. ‘구이린의 산수가 천하의 으뜸桂林山水甲天下’이라는 유명한 문장이 그 시 속에 있다. 젊은이들과의 연회에서 흥에 겨워 쓴 시의 한 구절이 구이린을 대표하는 말로 대대손손 기억되리라는 것을 왕정공은 짐작이나 했을까.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더위에 지쳐 있다 쾌재를 부른 것은 루디옌蘆笛岩에서다. 루디옌은 시내에서 7km 떨어진 광명산에 있는 동굴로 전체 2km 중에 개방된 곳은 500m 정도다. 18℃를 유지한다는 동굴 안은 정말 시원했다. 눈사람, 부처, 사자, 수정궁 등 기이한 형상의 종유석과 석주, 석화가 색색의 조명 아래 영롱한 자태를 드러냈고 안내원의 설명이 어김없이 이어졌다. 동굴은 정말 신비로웠지만 여기저기 판매를 목적으로 잘려 나간 종유석을 보는 기분은 그리 유쾌하지 않았다. 어쨌거나 ‘대자연의 예술궁전’이라는 그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것은 분명하다. 구이린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평범했던 낮과 달리 밤의 구이린은 화려하게 변신한다. 대표적인 곳이 량장쓰후兩江四湖다. 량장쓰후는 시내를 감싸 흐르는 리장과 타오화장桃花江의 물줄기를 도심의 룽후龍湖, 산후杉湖, 구이후桂湖, 무룽후木龍湖와 연결해 만든 해자라고 할 수 있다. 네 개의 호수는 당나라 당시에도 구이린의 해자였다. 샹산象山공원도 량장쓰후 부근에 자리한다. 흔한 유원지를 떠올리는 분위기 탓에 명성과 달리 조연으로 전락했던 그 코끼리 모양의 돌산은 차라리 밤이 되자 주연의 자리를 되찾은 듯 보였다. 산후 앞 선착장에서 유람선의 차례를 기다렸다. 물 위로 량장쓰후의 랜드마크인 일월쌍탑日月月雙塔이 반짝인다. 금탑은 태양, 은탑은 달을 뜻한다. 유람선이 제 속도를 내고 룽후를 지나는 오른쪽으로는 룽후공원의 밤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이 조명에 파묻혀 웃고 있다. 함께 손을 흔들었다. 속도가 줄어든 것은 중간 지점 구이후 부근에서다. 재현된 옛 선박모형 앞에서 가마우지를 이용해 물고기를 잡는 전통낚시 퍼포먼스가 연출되고 있었다. 날개가 있지만 날지 못하는 가마우지는 긴 목과 주둥이를 이용해 재빠르게 물고기를 잡는다. 배는 다시 미국 금문교 모양의 다리 아래를 지난다. 모두 열 아홉 개나 되는 량장쓰후의 다리 중에는 이처럼 세계 유명 다리를 본뜬 것도 많아 교량박물관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뱃놀이의 풍류는 당을 거쳐 송宋대에 절정의 인기를 누렸다. 많은 호수와 강이 있는 구이린은 수로가 발달해 뗏목과 배를 이용한 뱃놀이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 하지만 경제성장을 위해 개발이 진행되면서 수질은 나빠지고 하천의 체계는 무너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 1998년의 량장쓰후 프로젝트다. 강과 호수를 연결하고 공원 녹지를 조성했으며, 다리와 길을 만들고 수질을 정화하는 작업을 거쳐 2002년, 지금의 량장쓰후를 탄생시켰다. 덕분에 도심의 생태환경 질은 높아졌고 오늘날 쾌적하게 밤의 풍류를 즐기게 된 것이다. 유치하다 싶을 만큼 화려한 조명들로 몽롱한 사이, 수변 무대 앞에서 유람선이 갑자기 멈춰 선다. 음악과 함께 민속공연이 한창이었다. 감상도 잠시, 출발 지점을 향해 다시 뱃머리를 돌린다. 배 안. 어여쁜 한족 아가씨가 익숙한 우리 노래를 비파로 연주하는 동안 한 시간여의 현대판 뱃놀이가 끝나 가고 있었다. ●룽성 龍勝 눈물로 일군 천국의 계단 구이린에서 77km. 광시와 후난湖南성 접경에 자리한 룽성으로 향한다. 정확히 말하면 룽성 각족各族자치현 허핑和平향, 그곳에 있는 룽지티뎬龍脊梯田이 목적지다. 룽지티톈은 우리가 흔히 다랭이 논이라 부르는 계단식 논이 산 전체를 덮고 있는 곳이다. 두 시간 반 만에 버스가 매표소 앞에 도착했다. 여기서 버스를 갈아타고 30분을 또 가야 한다. 세차게 비가 내렸고 험한 산길 아래는 물줄기가 운무에 쌓인 계곡을 휘감았다. 멀미가 슬슬 올라올 무렵 멈춘 곳은 훙야오红瑶족의 부락인 황뤄야오자이黄洛瑶寨. 60가구, 약 500명이 이곳에 모여 산다. 야오족은 수난의 역사를 가졌다. 원명元明시대 봉건통치자들의 압박을 피해 대규모 야오족이 남쪽으로 이동했고, 특히 명대 97년간은 군대까지 동원한 유혈진압에 시달렸다. 훙야오족이 룽지티톈에 정착한 것도 이 무렵이다. 다채로운 자수를 수놓은 붉은색 옷을 입는 훙야오족은 여인들의 긴 머리가 유명하다. 머리카락 평균 길이는 1.7m, 가장 긴 사람은 2.1m나 된다. 다섯살 때부터 기른 머리를 성인식 때 귀밑까지 자르고는 다시 평생 기른다. 자른 머리카락은 뭉치로 잘 보관해 뒀다가 결혼 후 자녀를 낳으면 틀어 얹는데 그것을 반발盤髮이라 한다. 그리고 머리를 손질할 때 빠지는 머리카락을 모아 뒀다가 또 하나의 반발을 만든다. 예쁘게 틀어 올린 머리는 지금의 머리에 두 개의 머리채를 묶어 비로소 완성된 스타일이다. 훙야오족이 이토록 애지중지 머리를 기르는 이유는 다름 아니라, 머리카락이 부귀영화와 장수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부락으로 가기 위해서는 먼저 흔들다리를 건너야 했다. 10여 명씩 우산을 든 채 한 손으로 출렁대는 다리를 부여잡고 뒤뚱대며 건넜다. 발아래로 비에 불어난 물살이 아찔했다. ‘천하제일장발촌’이라는 표지석을 지나 들어선 민속공연장에는 훙야오족 문화의 면면이 공연으로 펼쳐진다. 전통차인 유차를 마시며 여인들이 그 긴 머리를 풀어헤치고 감아올리는 퍼포먼스를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남성 관객과 함께 연출하는 결혼 풍습도 흥미롭다. 마음에 드는 남성의 엉덩이를 사정없이 꼬집고 남성이 여성의 발등을 살짝 밟는 것으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면 그 다음은 일사천리다. 공연은 부락에서 가장 나이 많은 81세의 할머니가 창가에서 긴 머리를 빗는 것으로 막바지에 이른다. 놀랍게도 흰머리가 하나도 없다. 훙야오족은 쌀뜨물을 발효시킨 물로 계곡에서 머리를 감는다는데, 일평생 검고 윤기 나는 머릿결을 지니고 있는 비법일지도. 노동이 흐르는 산등성이 풍경 71.6km2라는 가늠하기도 힘든 면적의 룽지티톈은 해발 1,916m 룽지산 자락을 380m부터 높게는 1,180m까지 뒤덮고 있다. 크게 진컹티텐金坑梯田과 핑안티텐平安梯田으로 나뉘는데, 핑안은 좡壯족의 거주지이고 진컹은 훙야오족의 거주지다. 그들은 13세기 원나라 때부터 이 방대한 개간 작업을 시작해 청나라 초기에 완성했고, 지금까지 대를 이어 살고 있다. 방향은 진컹티톈 쪽이었다. 3년 전 설치된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기로 했다. 천천히 고도가 높아지고 창밖으로 논이 물결친다. 20분 후, 드디어 가장 높은 진푸딩金佛頂 전망대다. 막 비가 그친 희뿌연 산자락에 온통 용이 춤을 춘다. 논 사이사이 다자이, 신자이, 좡지예 등 부락들이 그림처럼 박혀 있고, 장대한 선율로 흐르는 곳곳에서 모심기가 한창이다. 룽지티톈에는 ‘황금빛 부처의 정수리’라는 진푸딩 외에도 8개의 전망대가 더 있다. ‘달과 일곱 개의 별’, ‘천국으로 향하는 천개의 계단’ 등 저마다 낭만적인 이름을 지녔다. 위대한 이 풍광은 땀과 정성으로 일군 것이라기보다 척박한 자연환경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의 결과라고 하는 것이 차라리 옳다. 눈앞에 펼쳐진 것은 카메라를 내려놓기 힘든 매력적인 예술작품이기 전에 돌투성이 산을 일구며 죽음과 맞서 온 이들의 삶의 터전인 것이다. 보고도 믿기지 않는 이 역설적인 아름다움 앞에서는 그저 말을 잊을 뿐이다. ●싼장 三江 시의 고향, 노래의 바다 또 하나의 소수민족을 만나러 싼장 둥족자치현으로 향한다. 소수민족들이 흔히 그렇듯 이들 또한 한족, 몽고족, 만주족 등 주류의 핍박을 피해 이 변방의 산간벽지에서 거친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8개의 부락이 모여 산다는 정양촌 입구. 촌락 입구에서 제일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청양펑위차오程陽風雨橋, 이름 그대로 바람과 비의 다리다. 길이 64.4m에 폭 3.4m, 높이는 10.6m에 이르는 이 다리는 실용성을 넘어 뛰어난 조형미와 아름다운 자태로 세계적으로도 건축양식의 걸작이라 평가받는다. 1916년부터 12년이 걸려 완성됐는데 중국 정부의 중점보호대상문물로 지정되어 있다. 청양펑위차오는 맨 아래에 5개의 청석으로 기둥을 받치고 그 위에 삼나무로 몸체를 만든 후 탑 모양의 정자를 지붕으로 올린다. 다리 내부는 긴 복도 형태다. 놀라운 것은 쇠못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나무를 서로 맞물려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런 펑위차오風雨橋는 둥족 마을 어디에나 있다. 현에만 모양이 다른 다리가 100개도 넘는다. 부락과 부락의 경계, 강이 있는 자리에 세우는 펑위차오는 교량의 기능 외에도 영혼을 달래고 액을 막아 복을 기원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또 다른 펑위차오인 허룽河龍교를 지나니 핑자이平寨다. 이 부락에는 고루鼓樓 신축 공사가 한창이었다. 펑위차오와 함께 둥족 문화를 상징하는 고루는 공동체의 중심역할을 담당하는 곳이다. 고루를 지을 때는 모두가 힘을 보태고 돈이나 물건을 기부하기도 한다고. 점심은 관샤오冠小촌에서 바이자옌百家宴을 베풀어 성대한 대접을 받았다. 바이자옌은 귀한 손님이 오면 집집마다 대여섯 가지의 음식을 만들어 모여 접대하는 손님맞이 잔칫상인데 마을 입구에 들어서니 전통복장을 한 둥족 여인들이 줄을 맞춰 서서 고음과 저음이 섞인 음색으로 환영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그들의 환대는 노랫가락을 타고 둥족은 노래하기를 좋아하는 민족이다. 아무 때고 권해도 막힘없이 한 자락을 뽑아낸다. 고유문자가 없는 그들이 노래 속에 역사와 신화를 담아 문화적 전통을 이어온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둥족 사회가 ‘시의 고향이자 노래의 바다’라는 서정적 칭호를 갖게 된 것도 민족의 서사를 전승하는 방법이 노래였기 때문이다. 고루 앞 광장. 군무와 함께 연회가 시작된다. 대나무로 만든 관악기인 루성蘆笙이 갖가지 소리를 내며 광장을 울리고, 이들이 모시는 대모신 싸마薩瑪를 상징하는 우산을 들고서 여인들이 질서정연하게 춤을 춘다. 햇살처럼 사방으로 퍼진 우산살이 마을의 재앙을 막아 준다고 믿는다. 공연이 끝날 때쯤 여인들이 서둘러 음식을 나르기 시작했다. 상 하나에 두 가정이 만든 음식이 놓이는데 얼핏 봐도 백 가족은 돼 보인다. 둥족은 자신의 집에서 만든 음식상 앞에 앉아 그 자리에 마주 앉은 손님과 함께 식사를 나눈다. 특이한 것은 한자리에서 식사를 마치는 것이 아니라 젓가락을 들고 상을 돌면서 각각의 손맛을 볼 수가 있다. 개구리튀김이나 메뚜기볶음이 앞에 있다고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는 거다. 상마다 반겨 주는 얼굴들을 외면할 수 없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연신 받아먹었다. 여기저기서 권주가가 끝날 때까지 권하는 술잔을 연거푸 들이켜 곤혹을 치르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배를 두드릴 때쯤 마지막 순서는 뚜어예多耶다. 강강술래처럼 음악에 맞춰 모두가 손을 잡고 도는 춤으로 화합의 뜻이 담겨 있다. 연회가 끝났다. 돌아 나서는 등 뒤에서 그들이 또 이별 노래를 부른다. 괜히 목이 메어서 결국 뒤돌아 손 한 번 흔들지 못했다. 바람소리 같고 새소리 같은 그 노래 때문이다. 소수민족 중국에는 한족 외에도 55개의 소수민족이 있다. 인구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한족에 비해 다른 민족들은 10% 미만에 불과하다. 중국 정부는 1952년 소수민족정책 시행 이후 5개 자치구와 30개 자치주, 120개 현에서 소수민족 자치를 허용하고 있는데 가장 인구가 많은 민족은 1,800만 의 좡족으로 광시에 많다. ▶travel info GUILIN Airline 아시아나항공 ‘인천-구이린’ 직항편이 현재 매주 목, 일요일 20:30에 출발하고 ‘구이린-인천’은 04:55 인천 도착이다. 에어차이나항공은 김포에서 베이징을 경유해 구이린까지 운항한다. 직항 소요시간은 약 4시간, 경유시 ‘김포-베이징’은 1시간 40분, ‘베이징-구이린’은 약 3시간이 소요된다. TEA 유차油茶 좡족, 둥족, 묘족, 야오족은 복장이나 음식 등 비슷한 풍습이 많다. 그중 하나가 유차다. 구이린의 유차는 궁청 야오족유차, 룽성 둥족유차, 신안유차로 나뉘는데 유차를 만들고 마시는 것을 ‘타打유차’라고 한다. 만드는 방법은 보통 현지에서 나는 차를 살짝 볶아 생강, 마늘, 쪽파 등을 넣고 물을 부어 끓인 후 걸러낸다. 그리고 기름에 튀긴 찹쌀 위에 부어 낸다. 감기를 치료하고 고된 노동 후, 체력회복을 위해 마셔 왔다는 유차는 손님이 오면 꼭 권한다. 훙야오족과 둥족 모두 환영의 뜻으로 유차를 냈는데 둘 다 비슷했다. 맛은 마치 식용유가 섞인 누룽지처럼 약간 애매하다. MUSICAL 둥족의 사랑이야기, 줘메이坐妹 <줘메이>는 둥족의 풍속을 연출한 대형 뮤지컬이다. 현 중심에 자리한 공연장, 둥샹냐오차오侗鄕鳥巢는 새의 둥지를 형상화한 둥근 형태로 천장이 없다. 줘메이는 둥족 젊은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서막을 포함, 전체 6장의 구성 안에서 전통과 현대적인 감각을 조화시켜 춤과 노래로 엮어낸다. 특히 펑위차오와 전통가옥, 흐르는 강 등 둥족의 생활터전을 연출한 무대와 출연자들의 화려한 의상이 볼거리다. www.zuomeisj.com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이세미 취재협조 중국국가여유국 www.visitchina.or.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아산 동양고속터미널 복합상가’ 아산 상권의 新중심으로 급부상

    ‘아산 동양고속터미널 복합상가’ 아산 상권의 新중심으로 급부상

    기준금리가 1%대로 떨어지면서 이른바 초저금리 시대가 도래하자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상가나 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흐름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천안, 아산지역은 단지내상가를 중심으로 상가분양이 인기를 끌며 높은 분양가에 낙찰되고, 아파트 분양권은 프리미엄이 형성되어 거래되는 등 열기가 높다. 아산의 중심상권이 광범위해지고 있다. 과거 번화가가 천안터미널에만 머물렀다면 현재는 지하철 1호선을 따라 온양온천역 인근과 모종동 터미널주변까지 상권 폭이 넓어진 상태다. 상권이 온양 온천역까지 확대되는 이유에는 모종동에 위치한 터미널 이용객(일일 이용객수 평균 1,682명)뿐 아니라 인근의 모종풍기지구와 용화지구의 신규 입주로 인한 인구 증가와 역세권(지하철 1호선)이 한 몫하고 있다. 풍부한 고정수요는 물론 유동인구의 유입으로 상권 발전이 뒤쳐질 틈이 없는 상황이다. 또한 KTX천안∙아산역 개통으로 수도권 방문객이 늘어난 것도 상권 확대의 원인으로 꼽힌다. KTX를 이용시 서울에서 천안,아산까지 1시간 내에 이동이 가능하며 하루 평균 이용객 6,310명 역시 온양온천역 인근 상가의 잠재적 수요로 꼽을 수 있다. 아산시외버스터미널은 2013년 새단장을 통해 롯데마트와 패밀리레스토랑 애슐리, 아산지역 유일의 멀티플렉스 롯데시네마 등 대규모 편의시설이 입점하여 단순한 버스터미널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 터미널 이용객뿐 아니라 아산권역 전체를 아우르는 신상권의 핵심시설로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택지개발이 완료시 주변 인구의 증가로 터미널 인근의 상권 역시 주목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호재가 가득한 모종동 인근에 최근 ‘아산동양고속버스 터미널’ 개발을 앞두고 있어 큰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충남 아산시 모종동 557-3번지 일원에 대지면적 3,178.00㎡ / 지하2층 ~지상5층, 연면적 15,069m2 의 규모의 ‘아산 동양고속터미널 복합상가’는 유명 프렌차이즈, 병의원, 근생시설 입점이 예정되어 있어, 기존상권은 물론 시외버스터미널 상업시설과 연계되는 초대형 상권의 중심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을 대표할 만한 앵커 테넌트가 ‘아산동양고속버스 터미널 복합상가’에 입점할 경우 바로 옆 아산시외버스터미널 상업시설과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용화지구와 배방읍의 수요까지 확보가 가능하며, 기존 터미널 이용객은 물론 유동인구의 구 증가로 인해 아산지역 내 최고상권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사업지 주변으로 병의원 및 상업시설 문의가 꾸준히 늘고 있어 모종동 일대가 주거단지 및 향후 입주세대 등으로 인해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지역 중 하나로 급부상 했다”며 “이번 아산동양고속버스 터미널 개발로 유동인구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벌써부터 상가 분양 관련 문의가 이어지는 중” 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산 동양고속터미널 상업시설 홍보관은 현장(충남 아산시 모종동 557-3번지)에 위치하고 준공 예정시기는 2016년 9월 예정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아산 상권의 중심으로 떠오른 ‘아산 동양고속터미널 복합상가’

    아산 상권의 중심으로 떠오른 ‘아산 동양고속터미널 복합상가’

    기준금리가 1%대로 떨어지면서 이른바 초저금리 시대가 도래하자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상가나 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흐름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천안,아산지역은 단지내상가를 중심으로 상가분양이 인기를 끌며 높은 분양가에 낙찰 되고, 아파트 분양권은 프리미엄이 형성되어 거래되는 등 열기가 높다. 아산의 중심상권이 광범위해지고 있다. 과거 번화가가 천안터미널에만 머물렀다면 현재는 지하철 1호선을 따라 온양온천역 인근과 모종동 터미널주변까지 상권 폭이 넓어진 상태다. 상권이 온양 온천역까지 확대되는 이유에는 모종동에 위치한 터미널 이용객(일일 이용객수 평균 1,682명)뿐 아니라 인근의 모종풍기지구와 용화지구의 신규 입주로 인한 인구 증가와 역세권(지하철 1호선)이 한 몫하고 있다. 풍부한 고정수요는 물론 유동인구의 유입으로 상권 발전이 뒤쳐질 틈이 없는 상황이다. 또한 KTX천안∙아산역 개통으로 수도권 방문객이 늘어난 것도 상권 확대의 원인으로 꼽힌다. KTX를 이용시 서울에서 천안,아산까지 1시간 내에 이동이 가능하며 하루 평균 이용객 6,310명 역시 온양온천역 인근 상가의 잠재적 수요로 꼽을 수 있다. 아산시외버스터미널은 2013년 새단장을 통해 롯데마트와 패밀리레스토랑 애슐리, 아산지역 유일의 멀티플렉스 롯데시네마 등 대규모 편의시설이 입점하여 단순한 버스터미널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 터미널 이용객뿐 아니라 아산권역 전체를 아우르는 신상권의 핵심시설로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택지개발이 완료시 주변 인구의 증가로 터미널 인근의 상권 역시 주목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호재가 가득한 모종동 인근에 최근 ‘아산동양고속버스 터미널’ 개발을 앞두고 있어 큰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충남 아산시 모종동 557-3번지 일원에 대지면적 3,178.00㎡ / 지하2층 ~지상5층, 연면적 15,069m2 의 규모의 ‘아산 동양고속터미널 복합상가’는 유명 프렌차이즈 ,병의원, 근생시설 입점이 예정되어 있어, 기존상권은 물론 시외버스터미널 상업시설과 연계되는 초대형 상권의 중심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을 대표할 만한 앵커 테넌트가 ‘아산동양고속버스 터미널 복합상가’에 입점할 경우 바로 옆 아산시외버스터미널 상업시설과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용화지구와 배방읍의 수요까지 확보가 가능하며, 기존 터미널 이용객은 물론 유동인구의 구 증가로 인해 아산지역 내 최고상권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 사업지 주변으로 병의원 및 상업시설 문의가 꾸준히 늘고 있어 모종동 일대가 주거단지 및 향후 입주세대 등으로 인해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지역 중 하나로 급부상 했다”며 “이번 아산동양고속버스 터미널 개발로 유동인구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벌써부터 상가 분양 관련 문의가 이어지는 중” 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산 동양고속터미널 상업시설 홍보관은 현장(충남 아산시 모종동 557-3번지)에 위치하고 준공 예정시기는 2016년 9월 예정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군산 지역 선호 주거지가 변한다…조촌동 일대 ‘디 오션시티’복합단지 개발에 ‘주목’

    군산 지역 선호 주거지가 변한다…조촌동 일대 ‘디 오션시티’복합단지 개발에 ‘주목’

    군산 지역의 전통적 부촌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군산 지역은 근대 이후 항구를 중심으로 한 옛 군산세관, 군산근대박물관이 있는 금암동, 장미동 일대가 가장 먼저 선호하는 주거지로 자리잡았다. 80년대에 들어서면서 구시청 인근 군산 영동 의류쇼핑 상권이 나운동 상권으로 중심 이동하고 병원, 학원, 패션 의류 상가가 밀집되면서 점차 나운동이 핵심 주거지로 변했다. 이어 2000년대에는 현재 가장 번화가 지역인 수송동 롯데마트 인근이 개발됐고 이에 따라 이 지역 아파트 가격이 올라 군산에서도 아파트 시세차익, 프리미엄을 형성했다. 수송동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인 ‘수송 아이파크’는 전용 100m2 아파트(2009년 8월 입주)가 2009년 1월 기준 2억2,250만원(KB국민은행 시세기준)에서 올해 6월 기준 3억 500만원으로 약 8,250만원으로 약 37% 올랐다. 최근 전통적 부촌이 이동하고 있다. 자연환경에 따라 자연스럽게 마을이 형성되고 선호하는 입지를 중심으로 부촌이 생겨난 과거와 달리 주변 개발 진행, 주거 트렌드 변화에 따라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부촌 이동 경로를 읽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이를 미리 파악하고 그 지역 부동산을 미리 선점하면 편리한 주거환경의 프리미엄과, 부동산 시세차익의 프리미엄을 동시에 누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군산의 경우 군산시청, 전주지방검찰청 군산지청 등이 있어 행정타운으로 자리잡은 조촌동으로 점차 중심축이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촌동에는 페이퍼코리아 공장이 이전하면서 친환경 입지가 되고 여기에 이 부지에 전북 최초 신도시급 복합단지 ‘디 오션시티’가 개발 되고 있어 이 일대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인근 부동산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현재 조촌동은 생활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이지만 혐오시설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교육, 문화예술, 쇼핑, 주거를 누릴 수 있는 대규모 복합단지가 조성되면 최근 원스톱 라이프를 중시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대거 이동하면서 인기 주거지역으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군산 지역의 오랜 선호 주거지역인 나운동을 시작으로 수송동에 이어 조총동으로 동쪽으로 계속 이어질 지 주목 받고 있는 가운데 ‘디 오션시티’ 내 A2블록에 대우건설이 오는 10월 분양을 준비하고 있어 수요자 및 부동산 관계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자연환경을 기본으로 사회 경제 환경에 따라 변화해 가는 선호 주거지가 최근에는 생활편의시설이 집중되어 있는 신도시, 복합도시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방 주요도시들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처럼 선호 주거지 이동을 미리 감지하고 선점할 경우 부동산 가치가 높아지고 프리미엄을 누릴 가능성도 크다는 설명이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우주는 왜 붕괴되거나 찢어지지 않는가? -벤틀리의 역설

    [이광식의 천문학+] 우주는 왜 붕괴되거나 찢어지지 않는가? -벤틀리의 역설

    만유인력의 법칙을 밝힌 뉴턴의 '프린키피아'는 1687년에 출간되었다. “나는 이제 세계의 기본 얼개를 선보이겠다”는 뉴턴의 자랑스런 선언을 담고 있는 이 책은 뉴턴 물리학을 집대성 것이었다. '프린키피아'에서 뉴턴은 행성의 운동을 비롯하여, 조석의 움직임, 진자의 흔들림, 사과의 낙하 같은 다양한 현상들을 단일한 원리로 통일하고, 다시 그것을 수학적으로 완벽하게 제시했다. 신과 같은 이 놀라운 솜씨는 마침내 지상의 물리학과 천상의 물리학을 하나로 통합했던 것이다. 이것은 일찍이 갈릴레오가 그토록 이루기를 갈망했으나 끝내 성공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뉴턴 이전에는 땅의 세계와 하늘의 세계가 엄격히 구분돼 있었다. 땅의 세계는 불완전한 사멸과 변화의 세계고, 천상의 세계는 비물질적이며 완전하고 불변하는 신의 세계였다. 그러나 뉴턴으로 인해 우주에서 비물질적이고 관념적인 것들은 모두 제거되고 하나의 법칙으로 통합되었으며, 인류는 문명사 6000 년 만에 비로소 우주를 이성적으로 사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뉴턴이 찾아낸 만유인력의 법칙은 한마디로 우주 안의 모든 것들이 하나의 법칙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며, 그것을 문장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모든 물체는 각기 질량의 힘으로 서로 끌어당긴다. 이 힘은 두 물체의 질량의 곱에 비례하며, 두 물체 사이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이를 수식으로 나타내면 허망할 정도로 단순하다. F = G m1 m2/r^2(F는 인력, G는 만유인력 상수, m1, m2'는 두 물체의 질량, r은 두 물체 사이의 거리) 이 간단한 방정식 하나로 우주 안의 만물은 서로 감응한다. ‘나’라는 존재도 온 우주의 만물과 서로 중력을 미치며, 사과 한 알이 떨어져도 온 우주가 감응한다는 뜻이다. 뉴턴 역학이 전하는 복음은 분명했다. 한마디로, 이 세계는 모두 우주 역학의 결과이며, 모든 천체들이 고유한 중량과 그것들의 운행에서 나오는 힘들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행성운동은 말할 것도 없고, 우주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은 원자들의 상호관계에서 일어나는 역학의 결과이다. 그러므로 이 세계 안에 우연이란 것은 없다. 말하자면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는 '결정론적 우주관'이다. 이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프린키피아'는 출간되자마자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그중에는 ‘우주는 유한한가, 무한한가’라는 유서 깊은 논쟁도 있었다. 예리한 논리로 ‘우주는 태어난 지 오래지 않다’라고 추론했던 고대 로마의 철학자 루크레티우스(BC 96년경 ~ BC 55)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은 사려깊은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우주는 모든 방향으로 무한히 뻗어 있다. 만일 우주에 끝이 있다면 그 끝을 이루는 경계가 있어야 하고, 이는 곧 우주의 바깥에 또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 그런데 우주를 이루는 모든 차원들은 아무런 방향성도 없고, 그 바깥에 무언가 존재한다는 것도 확인된 바 없으므로 우주는 끝이 없어야 한다.” 뉴턴의 중력 이론은 우주가 유한하든 무한하든 모순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리처드 벤틀리라는 한 성직자가 뉴턴에게 편지를 보내 이 점을 지적했다. "중력이라는 것이 작용거리가 무한하고 한 방향으로만 작용하는 힘이라고 할 때, 만약 우주가 무한하다면 별들은 각기 임의의 물체를 중력으로 잡아당길 것이고, 그렇다면 우주는 각자의 방향으로 찢어져 혼돈에 찬 종말을 맞이할 것입니다. 만약 우주가 유한하다면 별들은 서로의 중력에 의해 끌어당길 것이고, 우주는 결국 하나의 점으로 붕괴되어 충돌하는 처참한 종말을 맞이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중력이론을 우주에 적용할 때 나타나는 역설적인 결과를 최초로 지적한 ‘벤틀리의 역설’로, 올베르스의 역설과 함께 천문학 역사상 유명한 역설에 속한다. 뉴턴 역시 중력 이론의 모순을 알고 있었다. 심사숙고 끝에 내놓은 뉴턴의 대책은 이런 것이었다. “우주공간에 떠 있는 하나의 별이 무한히 많은 다른 별들에 의해 당겨지고 있다면, 오른쪽으로 끌어당기는 힘과 왼쪽으로 끌어당기는 힘이 서로 상쇄될 것이다. 모든 별들이 이런 식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정적인 우주가 유지된다. 그러려면 우주는 무한하며 균일해야 한다.” 그러나 이 정적인 균형은 위태로운 것이다. 별 하나만 요동쳐도 일시에 균형이 와해되어 파국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해법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을 안 뉴턴은 이런 대형사고를 피하기 위해 신의 자비를 구하며 다음과 같이 편지를 마무리했다. “태양과 항성들의 중력에 의해 한 점으로 붕괴되지 않으려면 주기에 따라 태엽시계에 시간을 돌려서 맞추듯이 우주의 시계에도 전지전능한 신의 도움이 가끔씩은 필요할 것입니다.” 지금에서 보면 황당한 얘기처럼 들릴 수도 있는 말이지만, '프린키피아' 자체를 인간에게 신의 길을 가르치기 위한 노작으로 보는 뉴턴으로서는 무난한 결론이기도 할 것이다. 오히려 과학이란 단지 물리적 우주를 이해하려는 시도일 뿐이라는 현대의 견해를 뉴턴이 듣는다면 크게 놀랄 것이 틀림없으니까. 어쨌든 뉴턴은 이 만유인력의 발견으로 모든 시대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천재, 마호메트와 예수 다음으로 인류 역사를 바꾼 인물로 평가받는 과학자가 되었으며, 인류는 뉴턴 역학으로 인해 우주에 대해 깊은 이해에 도달할 수 있는 열쇠를 갖게 된 것이다. 지금도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수많은 인공위성들의 궤도 계산이나 로켓 발사, 그리고 우주 탐사선의 우주 여행 등이 모두 300여 년 전에 확립된 뉴턴의 이론적 모델에 기초하고 있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뉴턴의 공적이 얼마나 큰 것인지 알 수 있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사람들은 뉴턴을 가리켜 ‘신의 마음에 가장 가까이 간 사람’이라 평하기도 한다. 자, 이제 '벤틀리의 역설'의 정답을 말해보자. 정답은 첫째, 은하 내의 별들이 중력을 거슬러 서로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은하 중심을 공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행성들이 공전함으로써 태양과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둘째, 은하들이 한 점으로 붕괴되지 않는 것은 '빅뱅 우주론'에 의한 우주팽창 때문이다. 여기에는 물론 암흑 에너지도 한몫한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우주는 결코 뉴턴 생각처럼 정적이 아니며, 인력에 반하는 팽창력이 척력으로 작용함으로써, 은하나 별들이 한 점으로 붕괴되거나 찢어지는 일 없이 지금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천하의 천재인 뉴턴도 상상하지 못한 일일 것이다. 우주란 얼마나 오묘한가!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바나나껍질 뚫고 나오는 거미 ‘경악’

    바나나껍질 뚫고 나오는 거미 ‘경악’

    바나나껍질 뚫고 나오는 거미의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인터넷상에서 화제로 떠오른 거미 나오는 바나나 영상을 기사와 함께 소개했다. ‘난 단지 바나나가 먹고 싶었다’(I just wanted to eat a banana)란 자막으로 시작되는 1분 20초가량의 영상에는 테이블 위에 놓여진 바나나 한 개의 모습이 보인다. 곳곳이 검게 변한 바나나 상단 부위에서 무언가가 껍질 속에서 꿈틀거린다. 잠시 뒤 바나나 껍질에 작은 구멍이 뚫리며 밖으로 나오려고 한다. 작은 구멍을 찢고 나온 것은 놀랍게도 거미 한 마리. ‘난 사과를 먹었다’(I ate an apple)란 자막이 나오며 영상은 끝난다. 이 영상을 접한 일부 네티즌들은 “거미를 바나나 껍질 속에 넣고 찍은 거짓 영상이다”, “거미 알이 부화해 밖으로 나온 것으로 생물학적으로 가능한 일이다” 등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편 지난 3월 영국에서도 테스코에서 산 바나나 송이에 세계에서 가장 독성이 강한 ‘브라질 방황 거미’ 한 마리가 발견됐으며 거미의 알이 바나나 껍질 속에서 부화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영상= Kaleb Lechowski / Granirim2XML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해외여행 | 남아프리카를 달리는 럭셔리 열차②로보스 레일 Rovos Rail

    해외여행 | 남아프리카를 달리는 럭셔리 열차②로보스 레일 Rovos Rail

    ●로보스 레일Rovos Rail 럭셔리 기차 여행의 황금시대 열두 칸 기차에 승객은 스물여덟 명뿐 블루 트레인에 이어 이번에는 2박 3일간 로보스 열차를 타고 프리토리아에서 남아프리카의 서부, 인도양에 접한 도시 더반으로 달린다. 더반에 살면서 정치에 무관심했던 변호사 간디가 요하네스버그로 가기 위해 일등석 기차에 탔다가 단지 유색인이란 이유로 쫓겨나면서 정치적 각성을 했다는 일화를 가진 바로 그 구간이다. 내가 탄 로보스 열차의 객차 수는 열두 개인데 승객은 전부 스물여덟 명이다. 지난번에 탄 블루 트레인의 승객이 전부 70명이란 말에 깜짝 놀랐는데 로보스 승객 수는 훨씬 더 적은 셈이다. 열차의 호사스러움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대목이다. 수는 적지만 국적은 다양하다. 남아프리카, 독일, 스위스, 벨기에, 캐나다, 미국 그리고 한국까지 7개국 사람이 모였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사실 나는 처음 내가 원한 날짜에 로보스를 예약할 수 없었다. 그때는 예약이 꽉 찼다는 말을 좀체 이해할 수 없었다. 기차의 그 많은 좌석 중에 내 자리 하나가 없다는 게 의아했다. 그런데 오늘 승객 수를 보니 그 상황이 이해된다. 무엇보다 내가 착각한 건 승객들이 좌석이 아닌 ‘캐빈’에 머무른다는 사실이다. 프리토리아역에서 출발하는 블루 트레인과 다르게 로보스는 약 24만 평방미터(7만3,000평 정도) 규모의 로보스 기차역을 따로 운영한다. 덕분에 무심코 프리토리아 기차역으로 간 나는 서둘러 택시를 잡아타고 4km 정도 떨어진 캐피털 파크의 로보스 기차역으로 가는 소동을 치렀다. 서둘러 찾아간 로보스역사 라운지에서 마주친 사람들이 승객이건 직원이건 너무 한가로워 보여 늦을까 허둥지둥 대던 모습이 머쓱했다. 로보스는 안전하고 편안한 자기만의 기차역을 자랑하고 있었다. 이곳에 로보스 박물관도 있다. 승객들은 열차에 오르기 전 라운지에서 샴페인 리셉션을 즐기고, 아프리카에 관한 사진집을 들쳐보고, 박물관을 둘러본다. 라운지를 둘러보다 보니 키가 훤칠한 중년 남자가 눈에 띈다. “저 분이 로보스 레일의 창립자 ‘로한 보스’씨입니다. 오늘 손님들에게 인사말을 하기 위해 오셨어요.” 나와 눈이 마주친 로보스 직원이 친절히 설명해 준다. 로한 보스는 기차가 출발하고 도착할 때 종종 기차역에 나와 손님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인사를 건넨다고 한다. 이런 오너가 또 있을까? excursion 특별했던 로보스 사파리 기차 여행 중에 사파리를 간다는 점은 블루 트레인과 다른 로보스의 특징이다. 프리토리아-더반 구간에서는 둘째 날 이른 아침과 오후에 걸쳐 두 번 사파리를 간다. 스피온콥 리저브Spionkop Reserve와 나미티 게임 리저브Namiti Game Reserve를 둘러본 로보스의 사파리는 오전과 오후에 걸쳐 전부 6시간 넘게 진행된다. 이날 나는 운이 좋았다. 스피온콥 리저브에서는 4,500만 평방미터(1,350만평) 넓이의 리저브 안에 단 한 마리밖에 없다는 치타를 보았고 8,000m2(2,450만평) 넓이의 나미티에서는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코뿔소를 보았다. 사파리 외에도 로보스의 익스커션은 더 있다. 첫째 날에는, 라이온스 리버역에 내려 버스로 갈아타고 아드모어 세라믹 갤러리Ardmore Ceramic Gallery와 1962년 8월5일 넬슨 만델라가 체포된 장소 인근에 세운 기념관Nelson Mandela Capture Site을 방문했다. 세라믹 갤러리에선 줄루족의 민속, 동물과 자연 환경이 투영된 작품들을 보았고, 넬슨 만델라 기념관에서는 6m에서 9.5m에 달하는 철제빔 50개로 만든 만델라의 얼굴과 만났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만델라 조형물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해야만 만델라의 얼굴이 보인다는 점이었다. 흔히 기념관이 있는 곳을 만델라가 체포된 곳으로 여기기 쉬운데 만델라가 운전수로 위장했다가 경찰에 의해 체포된 장소는 조형물 부근 도로다. 빈티지 열차에 담은 아프리카 대모험의 로망 2014년 로보스 레일은 25주년을 맞았다. 로보스의 애칭이자 슬로건은 ‘더 프라이드 오브 아프리카The Pride of Africa’다. 로보스의 자부심이 이 한마디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로보스는 지금보다 심플하지만 더 우아했던 과거를 그린다. 로보스 역시 블루 트레인과 마찬가지로 비싸다. 하지만 로보스에서 제공하는 와인은 남아프리카에서 최고로 꼽히는 와인들이다. 5성급 호텔 음식과 와인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 요금은 비싼 게 아닌지도 모른다. 로보스를 타고 달리는 2박 3일은 온갖 와인을 시음하고 공부하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승객들은 정장을 하고 한 시간, 또는 두 시간에 걸쳐 디너를 즐긴다. 하지만 나는 마냥 즐길 수만은 없었다. 사실 나는 처음 메뉴판을 받아 보고 당황했다. 메뉴를 읽을 수가 없었다. 낯선 단어가 너무 많다. 이를테면 둘째 날 저녁 애피타이저 메뉴는 이렇다. “Seared loin of springbok with a port and black cherry demi-glace set on stir-fried vegetable and a creamy parmesan and sage polenta.” “센 불에 재빨리 구어낸 후 포르투갈 산 와인과 블랙 체리 데미 글라스 소스를 뿌린 남아프리카산 영양의 허릿살에 볶은 야채, 그리고 크리미한 파마산 치즈와 세이지라는 허브를 섞어 만든 폴렌타(옥수수 가루로 만든 음식)를 곁들임.” 이번엔 메인 메뉴다. “A special duo of Rovos cheeses locally made from goats milk and infused with peppadew and biltong, served with fresh grapes, pears, apples, figs and melba toast.” “산양 우유로 만든 특별한 로보스 치즈 두 조각에 스위트 페퍼와 육포를 가미하고, 신선한 포도, 배, 사과, 무화과와 바삭하게 구운 얇은 토스트를 곁들임.” 호화열차 다이닝 카에서 공부하듯 사전을 찾았고, 맛을 최대한 천천히 음미했다. 하나하나 알아 가는 과정은 번거롭지 않았다. 오히려 다이닝의 즐거움은 배가됐다. 사실, 내가 위의 메뉴를 제대로 이해한 건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승차권 요금에 모든 식사, 음료, 좋은 와인과 주류, 기차에서 내려 즐기는 익스커션, 룸서비스, 세탁 서비스를 포함시킨다는 건 우리가 제일 먼저 내린 결정이에요. 이 결정을 한 번도 후회한 적 없습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로보스의 어느 관계자는 이렇게 말한다. 그러니 일단 로보스에 승차만 한다면 남은 일은 모든 서비스를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즐기는 일뿐이다. 이런 서비스는 블루 트레인도 크게 다르지 않다. 로보스에도 블루 트레인과 마찬가지로 드레스 코드가 있다. “낮에는 캐주얼 스마트, 하지만 디너 때는 ‘아프리카의 프라이드’에 걸맞게 슈트와 타이를 하는 게 예의입니다.” 블루 트레인 때와 다르게 어느 새 슈트를 입고, 보타이를 하고 식사를 하는 게 그다지 어색하지 않다. 여행은 이렇듯 인생학교가 될 수 있다. 여행 중 시도하는 새로운 경험은 언제나 유익하다. 1박 2일 상품만 운영하는 블루 트레인과 다르게 로보스는 9일짜리 헌팅 사파리와 나미비아 사파리, 골프 사파리 등 2박 3일에서 14박 15일까지 8가지 다양한 여정을 선보인다. 프리토리아-케이프타운 구간도 1박 2일의 블루 트레인과 다르게 로보스는 2박3일 여정이다. 기간이 가장 긴 상품은 케냐를 지나 탄자니아 다르에 살람Dar es Salaam까지 가는 15일짜리 여정이다. 로보스는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아프리카 대모험의 로망을 우아한 빈티지 열차에 담았다. 전혀 다른 삶을 엿보는 사교장 로보스에서 한 가지 인상적이었던 것은 스위트별 승객 명단을 모두에게 나눠준 점이다. 이름을 기억하고 부르는 건 승객간 사교의 출발점인데 로보스는 승객 명단을 제공하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셈이다. 로보스 역시 워낙 고가의 열차이기에 블루 트레인처럼 중년, 노년의 승객이 많다. 60대 초반의 마르셀은 스위스 루체른에서 왔다. 아니, 케이프타운에서 왔다고도 할 수 있다. 집이 루체른과 케이프타운 두 곳에 있어 스위스가 여름일 때는 루체른에서, 겨울일 때는 케이프타운에서 지내는 식인데 요즘은 케이프타운에서 지내기 때문이다. 스위스 은행에서 일했던 그는 마흔아홉살 때 은퇴했다고 했다. ‘쉰아홉이 아니고요?’ 그에게 되물었다. “은행에 다니면서 돈은 많지만 너무 빨리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을 많이 봤어요. 나는 일만 하다가 돈 쓸 시간도 없이 죽고 싶진 않아요. 인생을 즐기며 살 거라고 진작 결심했죠. 내가 아주 일찍 은퇴한 이유에요.” 아내 카타리나와 함께 여행 중인 마르셀은 로보스에 ‘여덟 번째’ 타는 거라고 했다. 그는 기차 여행을 즐기는데 내가 알고 있는 세계의 호화열차는 거의 다 타 본 듯하다. 마르셀의 노년은 세상 사람 모두가 꿈꾸는 인생인지도 모르겠다. 마르셀과 얘기를 마치고, 전망차로 갔다. 로보스의 마지막 칸은 오픈 데크open deck의 전망차다. 말 그대로 바람과 공기를 차단하는 유리창이 없는 탁 트인 전망대다. 바람이 더할 나위 없이 시원하다. 내 개인적 취향으로 블루 트레인과 로보스를 비교할 때 로보스의 장점은 캐빈의 냉난방을 전적으로 조절할 수 있고, 창문을 열고 바깥 공기를 마실 수 있다는 점이다. 나는 27일 오전 11시 로보스 열차에 올라 이틀 밤을 기차에서 보내고, 드라켄즈버그 산을 넘어, 29일 아침 해발 1,903m의 하이델베르크를 지나 오후 4시30분 더반역에 도착했다. 더반, 인도양이 저 앞이다. 69819번. 로보스 레일에서 준 ‘럭셔리 기차 여행의 황금시대’란 제목의 탑승 증명서의 내 이름 옆에 쓰인 일련번호다. 고상한 느림을 추구하다 로보스에는 풀맨 스위트Pullman Suites, 딜럭스 스위트Deluxe Suites, 로열 스위트Royal Suites 등 세 가지 스위트가 있다. 내 방은 딜럭스 스위트. 세 가지 캐빈 중 중간 등급이다. 그런데도 요금은 장장 R2만2,900(2인 기준, 1인 요금). 하지만 나처럼 혼자 스위트를 쓰면 요금의 50%가 추가되어 USD3,000 정도다. 각 슬리퍼 캐리지의 길이는 22m, 무게는 11톤으로 ‘경쟁자’보다 25% 무겁다. 수납공간은 아주 넓다. 골프 클럽 세트와 다섯 개의 큰 슈트케이스를 넣을 수 있을 정도다. 수납장도 욕실도 경쟁자보다 25% 넓다. 로열 스위트에는 욕조도 있다. 블루 트레인에서 가능했던 와이파이가 로보스에선 불가하다. 라디오도 TV도 로보스에선 찾아볼 수 없다. 로보스는 승객들에게 “핸드폰, 노트북 등은 라운지나 다이닝 카 같은 퍼블릭 에어리어가 아닌 자기 캐빈 안에서 사용해 달라”고 요청한다. 로보스는 식사를 하거나 잠을 잘 때 간혹 기차가 멈춘다. 로보스의 최고 속도는 겨우 60km, 하지만 속도를 못내는 게 아니다. 여유를 즐기기 위해서다. 블루 트레인과 로보스의 성향은 이렇게 다르다. 로보스는 1989년 최초로 운항을 시작해 10년 후인 1999년에는 프리토리아의 캐피털 파크에 본사 역사를 지었고, 2002년에는 ‘에어 사파리’란 이름으로 기차여행에 항공기를 추가했으며, 2011년에는 캐피털 파크에 로보스 레일 박물관을 완공하기까지 26년이 넘는 세월의 부침을 거쳐 여기까지 왔다. 로보스 레일 서울총대리점 02-3455-8034 www.rovos.kr 에필로그epilogue 블루 트레인과 로보스 레일. 두 호화열차 안에서 3박 4일을 보냈다. 단순한 기차 여행이 아니다. 특급호텔 수준의 객실과 요리, 개별화된 버틀러 서비스와 숨 막히는 바깥 풍경을 보여 주는 호화열차 여행이었다. 지도는 필요 없었다. 가만히 의자에 앉아 있을 뿐인데 캐빈의 통창이 남아프리카 대륙의 새로운 세상을 끊임없이 보여 주었다. 한가롭게 달리는 기차에서 바람을 맞고, 코치 침대에 기대 창밖 풍경을 바라보고, 화려한 식사를 즐기고, 라운지에서 여러 나라 사람들을 엿봤다. 새하얀 테이블에 가지런히 놓인 세 개의 나이프와 세 개의 포크, 슈트를 입고 보타이를 하고 즐기던 다이닝은 가장 선명히 각인된 시간이다. 혼자라서 좀 심심했지만 혼자라서 편안했다.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평온했던 시간, 그 시간이 좀 더 지속되기를 바랐다. 블루 트레인과 로보스 레일에서 많이 누렸고 많이 배웠다. 기차에서 내리고 시간이 흘러도 아프리카 어딘가를 달리고 있던 그 순간의 기억은 바랠 것 같지 않다. 얼마나 달렸을까. 석양마저 지고 밤이 왔다. 어느새 별들이 하나둘 제 빛을 드러낸다. 전망차로 나가 바람을 맞으며 별들을 우러러본다. 코끝이 찡하고 가슴이 먹먹하다. 이 순간의 환희와 충만감은 생의 고비마다 다시 나를 위로할 것이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박준 취재협조 남아프리카항공 www.flysaa.com, 로보스 레일 www.rovos.com, 블루 트레인 www.bluetrain.co.za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해외여행 | HUBEI-자연이 빚은 땅 우룽 & 언스

    해외여행 | HUBEI-자연이 빚은 땅 우룽 & 언스

    겹겹이 시루떡처럼 쌓인 바위부터 끝도 없이 이어지는 기암괴석들. 언스대협곡의 절벽잔교를 따라가다 보면 하늘을 걷는 듯한 기분이 든다. 중국이 아니면 상상하기 힘든 놀라움, 우룽武隆; 무륭과 언스恩施; 은시에서 만날 수 있다. ‘역시, 중국’이라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인천에서 4시간, ‘경사가 겹친다’는 의미를 가진 충칭重慶. 충칭은 베이징과 상하이, 톈진과 어깨를 나란히 겨루는 4대 직할시 중 한 곳이자 중국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서부대개발의 핵심도시다. 충칭 주변에 우룽 천생삼교와 언스대협곡을 비롯해 부용동 등 중국의 내로라하는 관광지들이 포진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편한 교통 때문에 여행자들이 찾기 쉽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충칭과 유명 관광지를 잇는 고속도로와 고속철이 속속 개통하고 있어 꼭꼭 숨어 있던 중국의 비경을 만나기가 훨씬 쉬워졌다. ●우룽(武隆│무륭) ‘천생삼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중 하나’ 충칭에서 버스를 타고 4시간 정도 달리니 2007년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우룽의 천생삼교天生三橋가 나타났다. 천생삼교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3개의 거대한 다리를 말하는데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의 영화 <황후화>와 <트랜스포머4>의 배경이 된 곳이다. 천생삼교에 도착하니 트랜스포머4 모형이 입구를 지키고 있었고 그 옆에는 <트랜스포머4> 마이클 베이Michael Bay 감독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중 하나’라는 글씨가 중국 스타일로 비석에 새겨져 있었다. 먼저 나타난 것은 높이 100m에 달하는 엘리베이터. 수직 절벽을 따라 엘리베이터는 아래로 쑤욱 내려갔다. 엘리베이터에서 밖으로 나오니, 이번에는 계단이다. 아래로 몇 계단 내려왔을까, 다시 거대한 굴이 나타났다. 그리고 오른쪽 벽에는 자연이 탄생시킨 코끼리 한 마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코끼리에 감탄사를 던지고 있는 순간, 앞서 간 일행들의 입에서도 탄성이 울려 퍼졌다. 머리 위로 천생삼교의 첫 번째 다리인 ‘천룡교’가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 235m 높이에 147m의 너비, 150m의 두께, 자연이 빚은 다리다. 아파트 한 층 높이를 2.5m라고 치면, 무려 94층의 높이다. 천룡교의 모습은 계단을 다 내려와서 보니 더욱 웅장했다. 천룡교 아래에는 역참으로 사용되었던 천복관역이 있는데 현재의 건물은 619년에 지어진 것을 2005년 개축한 것으로 제작비 450억원에 엑스트라 1,000명이 동원된 영화 <황후화>의 유일한 야외촬영지이기도 하다. 여행을 떠나오기 전 <황후화>를 보고 오길 잘했다 싶었다. 건물 내부에는 TV를 통해 <황후화>의 야외 촬영분을 틀어놓고 있어 어떤 장면에 이곳이 배경으로 등장했는지 알 수 있다. 천룡교, 청룡교, 흑룡교로 이어지는 천생삼교 두 번째 다리는 청룡교다. 280m 높이에 두께 168m, 너비 124m로 3개의 다리 중 가장 크고 넓다. 비가 온 후나 안개가 낀 날이면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그때 모습이 날아가는 용처럼 보인다 하여 ‘청룡교’라는 이름이 붙었다. 천룡교에서 청룡교에 가는 길 중간에는 또 다른 트랜스포머 모형이 자리하고 있다. 중국인들에게도 생소했던 천생삼교를 세계적으로 알리게 된 데에는 <황후화>보다 <트랜스포머4>의 힘이 더 컸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의 배경지로 나오는 것도 이슈였지만 중국측 투자사가 영화 제작사인 파라마운트에 소송을 걸었던 것이 중국 내 더 큰 뉴스를 만들어 냈다. 소송 이유는 계약할 때 중국측 투자사에서 요청했던 부분이 영화에 나오지 않았다는 것. 투자사는 중국 곳곳에서 기자회견을 열었고, 소송 뉴스가 연일 중국 매스컴을 타면서 중국인들이 자연스럽게 우룽의 천생삼교를 알게 되었다. 아름답지만 비교적 한적했던 우룽의 천생삼교는 아이러니하게도 <트랜스포머4> 개봉 이후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한다. 영화와 얽힌 이야기를 들으며 도착한 곳은 천생삼교의 마지막 다리인 흑룡교. 내부가 어두워서 마치 검은 용이 살 것 같다 하여 흑룡교라는 이름이 붙었다. 천룡교를 시작으로 청룡교, 흑룡교로 이어지는 천생삼교. 다리의 끝이 다가올수록 자꾸 뒤돌아보게 된다. <트랜스포머>의 힘도 <황후화>의 규모도 천생삼교가 만들어낸 자연의 장엄함은 넘어서지 못하는 것 같았다. 신비롭고 은밀한 계곡, 용수협 천생삼교를 뒤로하고 간 곳은 용수협지봉龍水峽地縫 관광구. 동굴을 따라 내려가니 아마존 밀림처럼 거대한 초록이 등장했다. 빼곡한 숲을 왼쪽에 두고 협곡에 난 가느다란 길을 쫓아 올라갔다. 마치 땅이 가라앉아 이곳만 구멍이 뚫린 것처럼, 자연이 만든 지붕이 머리 위를 덮고 있었다. 돌로 만들어진 지붕 틈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에 의지해 할 걸음씩 나아가니 아무도 찾지 못할 것 같은 요새가 나타났다. 낮인데도 햇빛이 마치 달빛처럼 몽롱하게 드리웠다. 천생삼교처럼 이곳도 남방 카르스트 지형을 대표하는 곳으로 세계적인 생태박물관으로 꼽힌다. 카르스트는 물에 녹기 쉬운 암석으로 된 대지가 빗물과 자연활동에 의해 용식되어 만들어진 독특한 지형을 말하는데 용수협은 중국 남방 카르스트의 대표적인 곳이라 세계적인 지질학자와 탐험가들도 주목하고 있다. 용수협은 자연과 세월이 만들어 낸 신비로움이 가득 담긴 곳이었다. 특히 높이 80m의 은하폭포가 떨어지는 자리에 도착해서는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절벽 사이로 떨어지는 폭포수를 보니 마음이 시원해졌다. 은하폭포를 지나면 고사리를 비롯해 물을 머금은 반짝반짝한 초록들이 나타난다. 어찌나 생생한지 말을 걸어 올 것만 같다. 전체 길이는 5km에 이르지만 지금까지 개방된 곳은 2km. 지구의 은밀한 신비로움을 만나는 데 그 정도면 충분할 것 같았다. ●언스(恩施│은시) 용린궁과 토사성에서 시작한 언스 여행 우룽의 아름다움을 뒤로하고 찾아간 곳은 후베이성의 언스. 우룽에서 고속도로를 따라 4시간을 달리면 언스에 도착한다. 언스 여행의 시작은 용린궁인데 1시간을 꼬박 걸어야 굴을 다 볼 수 있다. 시간이 부족하다면 입구가 아닌 출구 쪽으로 올라가면 된다. 뱃사공이 끄는 배를 타고 살랑살랑 동굴 속으로 들어갔다. 배에서 내려서 5분쯤 걸었을까. 형형색색의 조명이 동굴의 바닥을 비추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조명을 받은 동굴의 반사된 모습이 수면 위에 그림처럼 펼쳐져 있었던 것. 완벽한 데칼코마니 작품을 넘어서 또 다른 동굴이 있는 것처럼 물빛은 한없이 투명했다. 언스에는 토가족土家族이라는 소수민족이 살고 있는데, 이들의 왕족이 살던 곳이 토사성土司城이다. 중국의 다른 성에 비해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하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특히 입구에 있는 다리는 옆에 연인이 있다면 두 손 잡고 한번 올라가 보고 싶을 정도다. 토가족은 백호를 토템으로 삼고 있어 곳곳에서 백호 그림과 조각을 볼 수 있었다. 토사성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라 마을의 지붕을 한눈에 내려다보니 잔잔한 패턴으로 이어진 풍경에 잠시 시간을 잊고 싶을 정도로 마음이 편안해졌다. 아슬아슬 언스대협곡의 ‘절벽잔교’ 하이라이트는 여행의 마지막에 펼쳐졌다. 동양 최대의 협곡으로 꼽히는 언스대협곡恩施大峽谷. 병풍처럼 펼쳐진 거대한 절벽의 향연은 동양의 그랜드캐니언이라는 표현이 부족하지 않았다. 언스대협곡은 가는 길부터 달랐다. 한없이 평화로운 마을에는 점점이 집들이 박혀 있었고 집집마다 굴뚝에서는 모락모락 김이 올라오고 있었다. 작은 마을을 비호하듯 서 있는 절벽은 새가 날다가 머리를 부딪히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느닷없이 나타났다. 웅장함에 위협적이기까지 한 절벽 아래로 봄을 알리는 유채꽃들이 노란 얼굴을 하나둘 내밀고 있었다. 언스에서 서북쪽으로 5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언스대협곡은 길이 108km에 총면적 300km2에 펼쳐진 협곡으로 2004년에 발견됐다. 현재 전체 중 공개된 곳은 108km 중 약 10km 정도다. 언스의 속살을 보기 위해 케이블카에 올랐다.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보는 마을은 한없이 평온했다.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은 삽을 들고 땅을 갈고 있었다. 척박해 보이는 깊은 산속에서도 일상은 이어지고 있었다. 케이블카를 타고 7분 정도 오르니 삐죽한 봉우리와 몽글한 산들이 어깨를 겨루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나타났고, 물결 모양의 돌들이 이어진 루문석낭을 지나니 좁은 틈이 등장했다.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바위 ‘일선천’이다. 그 다음에 나타난 것이 언스대협곡의 상징인 절벽잔교. 수직절벽에 다리를 만든 중국 사람들의 상상력과 노고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어려운 공사를 하면서 고생했을 분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발걸음을 내디뎠다. 한 발짝 들어갈수록, 신선의 세계로 들어서는 것만 같았다.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 앞에 보이는 풍경과 옆으로 보이는 모습, 뒤쪽 그림이 다 달라 가슴을 졸이면서도 자꾸 사방을 둘러봤다. 겨우 500m밖에 되지 않는 길이었지만 한없이 길게 느껴졌다. 쿵쿵거리는 심장과 후들거리는 다리를 안고 경이로운 풍경 속을 걸었다. 절벽잔교를 지나고 나니 기암괴석의 향연이 시작되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촛대처럼 서 있는 ‘일주향’. CNN이 뽑은 중국의 가장 아름다운 장소 40곳 중에 들어가는 일주향은 수많은 지진에도 불구하고 놀랍게도 지금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12년 4월에는 딘 포터Dean Potter라는 미국인이 절벽과 일주향 사이에 로프를 묶고 아무런 도구 없이 맨발로 외줄타기를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일주향에 이어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자라며 관광객을 맞이하는 영객송, 쌍둥이처럼 사이좋게 서 있는 쌍자탑을 비롯해 특이하게 형성된 바위들이 끊임없이 나타났다. 언스대협곡을 오르락내리락하며 바위들을 구경하다 보면 옥필봉 앞에 다다른다. 옥필봉과 옥녀봉, 옥병봉까지 각기 다른 모양의 절벽 바위가 나란히 서 있다.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이 세 바위와 뒤에 펼쳐진 마을의 평온함이 대비되어, 더욱 드라마틱해 보인다. 중국을 수십번 여행했다는 동행은 “장자제의 기기기묘묘한 바위들, 타이산의 웅장함, 구이린의 예쁜 산들을 한자리에 모아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산하는 길도 중국 스타일이다. 산 중턱에서 주차장까지 에스컬레이터를 만들어 놓았다. 여유롭게 내려오면서 협곡의 지나온 길을 올려다보는 것도 생각지 못한 즐거움이었다. 그러나 정작 여행의 화룡점정은 그 다음에 있었다. 충칭으로 돌아갈 버스를 타기 위해 주차장으로 내려와 헐떡이는 숨을 고르며 뒤를 돌아본 순간, 그곳에 웅장한 언스대협곡이 한눈에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갑자기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던 설레던 기분부터 잔교를 지나던 긴장감, 바위의 매력에 빠져 있던 시간들이 영화 마지막에 크레딧이 올라가듯 천천히 흘러갔다. 역시 중국이다. ▶travel info AIRLINE 에어차이나와 아시아나항공이 인천-충칭 구간 직항을 보유하고 있다. 에어차이나는 매일 충칭편을 운항하고 있으며 소요시간은 약 3시간 30분~4시간. TRANSPORTATION 우룽은 충칭에서 버스로 4시간, 언스는 충칭에서 버스로 5시간 정도 걸린다. 언스와 충칭을 잇는 고속철을 이용하면 1시간 30분~2시간이면 닿는다. PLACE 중국의 4대 직할시 중 하나인 충칭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대도시다. 충칭시 면적은 우리나라의 80%, 인구는 3,300만명에 달한다. 우리나라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가 있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임시정부 청사에 가면 김구 선생의 흉상과 대한민국 건국 자료를 볼 수 있다. 또한 세계 최대 규모인 장강삼협댐의 전초기지로 유유히 흐르는 장강을 만날 수 있다. 밤이 되면 충칭 시내는 불야성을 이루며 화려한 야경을 뽐낸다. 불교예술에 관심이 있다면 충칭에서 160km 거리에 위치한 대족석각도 찾아 보자. ACTIVITY 우룽을 대표하는 공연 <印像> 무릉에서는 장이머우 감독의 대형 공연인 <인상印像>을 볼 수 있다. 자연을 배경으로 70분간 펼쳐지는 웅장한 퍼포먼스가 볼 만하다. 구이린과 서호 등 중국 곳곳에서 <인상> 시리즈를 볼 수 있는데, 우룽에서 펼쳐지는 <인상>은 지금은 사라진,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며 배를 끄는 사공 첸푸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공연은 우룽 시내에서 약 9km 떨어진 U자형 모양의 아늑한 협곡에서 펼쳐져, 다른 공연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맛볼 수 있다. 武隆县巷口镇建设中路24号 238위안, VIP 티켓 588위안 +86 023 8561 9993 www.gowulong.com/yxwulong FOOD 훠궈는 기본, 감자는 덤! 충칭은 중국식 샤브샤브인 훠궈로 유명하다. 또한 우룽은 감자도 유명한데 어느 식당에 가더라도 감자가 들어간 요리를 주문하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HOTEL 유주가든호텔 瑜珠花园酒店 우룽에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시설 좋은 호텔들도 많이 생겼다. 4성급 호텔로 깔끔한 객실을 자랑하는 유주가든호텔도 추천할 만하다. 객실에서 우룽을 유유히 흐르는 강을 감상할 수 있다. 武隆芙蓉西路 16号 +86 023 7779 9888 대협곡여아채호텔 恩施大峡谷女儿寨度假酒店 언스는 우룽에 비해 숙소가 많지 않다. 아직 오픈한 지 1년이 되지 않은 대협곡여아채호텔은 새 호텔이라 깨끗한 것이 장점. 객실에서 언스대협곡을 조망할 수 있다. 恩施大峡谷女儿寨度假酒店 郵編 P.C. 445000 +86 0718 881 9688 www.dxgnverzhaijd.com TIP 언스대협곡은 걷는 구간이 길기 때문에 꼭 운동화와 물을 챙겨 가는 것이 좋다. 간식을 사 먹을 수 있는 매점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 중국식 주전부리를 맛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채지형 취재협조 하나투어 www.hanatour.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1580억’ 사상 최고가 조각품, 낙찰자는 ‘헤지펀드 억만장자’

    ‘1580억’ 사상 최고가 조각품, 낙찰자는 ‘헤지펀드 억만장자’

    최근 역대 가장 비싼 조각 작품을 기록한 스위스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1901~1966)의 청동상이 ‘헤지펀드 억만장자’인 스티브 코헨(58)에게 낙찰된 것이 밝혀졌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헨은 지난 5월 11일 열린 크리스티 경매에서 자코메티의 1947년작인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남자’(Man Pointing, L‘Homme au doigt)를 1억 4130만 달러(약 1580억 원)에 낙찰받았다. 실물 크기인 이 청동상은 이제 코헨의 개인 수집품 가운데 자코메티 컬렉션에 이름을 더하게 됐다. 코헨은 지난해 11월 열린 소더비 경매에서 자코메티의 1950년작 ‘마차’(The Chariot)를 1억 100만 달러에 낙찰받았다. 그는 이 작품 역시 익명으로 입찰했지만, 여러 소식통을 통해 그가 낙찰자임이 밝혀졌다. 역대 가장 성공한 헤지펀드 매니저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코헨은 1992년 자금 2000만 달러로 SAC캐피털을 설립, 월가(街)에서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이 회사는 2012년 내부자거래 혐의로 기소돼 여러 직원이 유죄 판결을 받고 18억 달러의 벌금까지 물었다. 또 외부투자자 모집 금지 처분으로 결국 2014년 문을 닫게 됐다. 결국 코헨은 자신의 개인 자산을 운용하는 포인트72를 설립했다. 순자산 103억 달러를 가진 코헨은 최근 몇 년간 많은 기술 분야에 투자했고, 10억 달러에 가까운 돈을 벌어들였다. 코헨은 자코메티 외에도 클로드 모네와 에드바르 뭉크, 재스퍼 존스, 제프 쿤스, 윌럼 데 쿠닝, 프랜시스 베이컨, 앤디 워홀, 데미안 허스트 등의 작품을 수집해 맨해튼과 이스트 햄프턴, 코네티컷 그리니치에 있는 개인 박물관에 소장하고 있다. 코헨의 새로운 콜렉션은 사실 지금까지 그가 사들인 작품 가운데 가장 비싼 것은 아니다. 그는 2012년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거물 스티브 윈으로부터 피카소의 ‘꿈’(Le Reve)을 1억 5500만 달러에 구매했다. 이 열렬한 미술품 수집가는 윈의 실수로 훼손된 그림이 복원될 때까지 6년을 기다렸다. 코헨은 2006년 1억 3900만 달러짜리였던 작품이 복원 때문에 1억 5500만 달러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 와튼스쿨 출신 코헨은 현재 코네티컷 그리니치에 있는 18에이커(79만평) 부지의 대저택에 살고 있다. 이 호화로운 저택에는 3250m2(983평) 규모의 메인 저택과 실물 크기 실내 농구장, 아이스 스케이트 링크, 소형 골프 코스가 자리잡고 있다. 한편 코헨이 이번 조각품을 구매한 지난 5월 11일, 피카소의 ‘알제의 여인들’(Les Femmes d’Alger)이 1억 7900만 달러에 팔려 경매 사상 가장 비싼 작품을 기록했다. 이 작품은 전 카타르 총리가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매회사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사진=크리스티, 스티븐 앤드 알렉산드라 코헨 재단, 구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오구노데, 亞 100m 기록 제조기

    나이지리아 출신 스프린터 페미 오구노데(24·카타르)가 또다시 남자 100m 아시아 기록을 새로 썼다. 오구노데는 3일 중국 우한에서 열린 제21회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선에서 9초91에 결승선을 통과하며 우승했다. 지난해 9월 28일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자신이 작성한 종전 기록(9초93)을 8개월여 만에 100분의2초 앞당겼다. 10초15로 2위를 차지한 장페이멍(중국)과의 격차가 무려 0.24초일 정도로 오구노데는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쳤다. 아시아 메이저 대회에서 연거푸 아시아 기록을 새로 쓴 오구노데를 향해 ‘오일달러로 산 메달’ 등의 폄훼가 여전하다. 지난달 31일 미국 유진에서 열린 다이아몬드리그 대회에서 쑤빙톈(중국)이 9초99로 동양인 최초로 9초대에 진입, 아시아육상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고 들썩였는데 오구노데가 여전히 한수 위임을 증명해 보인 것. 오구노데가 아시아 기록을 9초91까지 끌어올리면서 동양인 최 이제 오세아니아(9초93)를 앞질렀다. 유럽(9초86)과 아프리카(9초85) 최고 기록에도 근접했다. 오구노데는 “곧 9초8대 진입도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렇게 카타르와 중국은 부지런히 뛰는데 한국 선수들은 대회 둘째날인 이날 기대 이하의 성적을 맴돌았다. 여자 100m 결선에 진출한 김민지(20·제주도청)는 11초80으로 8위에 그쳤으며 메달을 기대했던 남자 장대높이뛰기의 진민섭(23·국군체육부대)은 5m20으로 9위에 머물렀다. 한두현(21·부산대)은 5m40으로 6위를 기록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메르스 공포] 中연구진 “메르스 억제 물질 만들어”

    일본 정부가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 한국에 체류했던 이들에 대해 중동 방문자와 같은 수준으로 대응할지를 검토하고 있다. 또 그동안 차분하게 사실만 전달했던 중국과 홍콩 언론들은 한국 정부를 비판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한국에서 메르스 감염자가 늘고 사망자가 발생함에 따라 한국에서 머물다 돌아온 이들에게도 발열 등의 증상이 있으면 공항 검역소 등에서 상담하도록 할지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일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이날 ‘한국 정부의 방역 의식이 박약하다고 비판받고 있다’는 기사에서 홍콩의 시사평론가 발언을 인용해 “한국 경제는 갑자기 발전했지만 정부의 방역 의식이 부족하고, 방역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의 태양보도 한국 정부가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병원 이름과 지역을 밝히지 않는 것과 관련해 “방역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여행객의 안전을 위협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한편 중국 상하이 푸단대 장스보 병원미생물연구소 소장이 이끄는 연구팀이 메르스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물질을 만들었다고 중국과학보가 이날 보도했다. ‘HR2P-M2’로 불리는 이 폴리펩티드(아미노산 다중결합물) 물질은 의료인, 감염자 가족 등 메르스 고위험군에 대한 긴급예방용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해외여행 | 남아프리카의 손짓③Botswana 보츠와나

    해외여행 | 남아프리카의 손짓③Botswana 보츠와나

    ●Chobe National Park 코끼리를 위한 고속도로 잠비아에서 보츠와나로 떠난 일일 사파리 리빙스톤에서 보츠와나의 초베국립공원으로 일일투어를 떠났다. 초베국립공원은 흔히 ‘코끼리들의 파라다이스’라고 불린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코끼리를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초베국립공원으로 가는 길은 간단하다. 리빙스톤에서 60km 떨어진 국경까지 이동해 이민국을 통과한 후 보트를 타고 2~3분이면 보츠와나 쪽 강변에 도착한다. 여기서 초베국립공원까지는 차로 채 10분이 걸리지 않는다. 보츠와나의 북동쪽에 위치한 초베국립공원은 1968년 문을 열었다. 1만1,700km2의 면적을 자랑한다. 보츠와나에서 세 번째로 큰 국립공원이다. 공원이 보츠와나의 북쪽 국경 경계가 되는 셈이다. 남서쪽으로는 오카방고 델타와 접한다. 공원 이름은 초베강에서 비롯되었다. 초베국립공원에서 두 가지 사파리를 했다. 리버 사파리와 초베 야생동물 사파리. 초베강을 따라 길이 나 있기 때문에 강에서뿐만 아니라 내륙에서도 동시에 사파리를 할 수 있다. 리버 사파리는 초베강에서 출발하고, 초베 야생동물 사파리는 4륜 구동차량을 타고 초베 야생동물 보호구역을 둘러본다. 초베강을 오르내리며 즐긴 리버 사파리는 남아프리카를 여행하는 동안 가장 평온한 시간이었다. 일행들은 모두 약속이나 한 듯 아무 말이 없다. 간간히 사진을 찍을 때를 제외하곤 몸을 움직일 줄조차 모른다. 물줄기는 고요하고, 그림 같은 수평선과 지평선이 우리가 탄 배 앞으로 펼쳐졌다. 어느 순간 코끼리 무리가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다. 푸른 초원에서 세상이 온통 즐겁고 신기한 듯 유유하게 노니는 코끼리들. 아, 여기는 정말 코끼리들의 낙원이다. 코끼리뿐만 아니라 바로 눈앞에서 4개월 정도 된 새끼 악어도 만났다. 어미를 보고 싶었지만 물속에서 끔쩍도 안한다. 보트에서 어미 악어까지 거리는 1m 정도였다. 보트는 코끼리 무리가 모여 있는 강기슭으로 향한다. 보트가 다가가도 코끼리들은 물러나지도 않고, 경계하지도 않는다. 코끼리들은 뜨거운 태양을 피해 물속에서 수영을 즐기거나 몸에 진흙을 바르는 일에 몰두할 뿐이다. 아프리카에서 본 가장 평화로운 풍광이다. 내가 꿈꿨던 아프리카의 풍광을 바로 여기 초베강에서 만났다. 초베강 리버 사파리가 끝나고 점심을 먹고 나면 초베 야생동물 사파리가 이어진다. 초베강 기슭은 초베국립공원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지역이다. 특히 겨울 같은 건기에는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동물을 볼 수 있는데 수킬로 내에 물을 구할 수 있는 곳은 초베강밖에 없기 때문이다. 건기 때는 초베강 기슭에서 천 마리 이상의 코끼리를 보게 되는 게 드문 일이 아니라고 한다. 천 마리의 코끼리떼가 운집한 모습이라니! 상상만으로도 흥분에 휩싸인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저게 엘리펀트 하이웨이에요. 코끼리가 물가를 찾아갈 때 흔적을 남긴 길이죠. 코끼리들은 푸른 풀을 찾아 종종 강을 건너 섬으로 향합니다.” 레인저의 설명이 이어진다. 사실 초베로 올 때 나는 코끼리 보는 것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인도와 태국을 여행할 때도 코끼리는 많이 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눈앞에서 마주한 아프리카 코끼리들은 인도나 태국 코끼리와 완전히 다르다. 좀더 깨끗하고 순정한 동물로 보인다고 하면 내 느낌이 전달되려나? 인도나 태국 코끼리들이 세파에 휩쓸려 있는 느낌이라면 아프리카 코끼리들은 유복해 보인다. 그러고 보면 내가 인도나 태국에서 본 코끼리들은 야생 코끼리가 아니다. 늘 인간과, 그것도 관광객과 함께 있는 코끼리들이다. 코끼리를 조종하는 마홋mahout들은 항상 한 손에 날카로운 갈고리를 들고 코끼리를 위협하고 조종했다. 하지만 초베 코끼리들은 다르다. 사파리 차량이 근접해도 피하지 않는다. 사파리 차량을 경계하거나 공격성을 드러내지도 않는다. 사파리 차량이 다가오면 새끼의 움직임에 따라 어미는 자리를 옮기며 새끼를 지킬 뿐이다. “사실 코끼리는 굉장히 위험한 동물이에요.” 태국을 여행할 때 많이 들은 얘기다. 그런데 이 말이 틀렸다는 것을 초베 와서 알았다. 코끼리는 사람들이 자기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그에 맞게 반응할 뿐이다. 버펄로도 마찬가지다. 버펄로는 사람들이 사파리를 할 때 가장 보고 싶어 하는 빅 5 사자, 코끼리, 표범, 버펄로, 코뿔소 중에서 코뿔소와 함께 가장 위험한 동물로 여겨진다. 예를 들어 A라는 밀렵꾼이 오늘 버펄로를 공격하면 버펄로는 내일 B이건 C이건 무고한 사람들을 공격한다. 사람 생김새를 비슷하게 인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베의 버펄로는 사파리 차량 옆에서 유유자적한다. 사파리 차량에게 공격당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하마에 대해 나는 어떻게 알고 있었나? 낮에는 물속에 있다가 밤에 나와 활동하는 동물이라고 배웠다. 하지만 초베국립공원에서는 수많은 하마떼가 한낮에 들판에서 돌아다닌다. 하마들은 안다, 여기에 자신을 해치려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초베는 코끼리뿐만 아니라 버펄로, 하마, 임팔라라 불리는 아프리카산 영양, 비비라 불리는 개코 원숭이, 460종 이상의 조류 등 수많은 동물들의 낙원이다. ▶epilogue에필로그 다시 가고 싶은 아프리카 아쉽게도 여행은 너무 짧았다. 단 6일 동안 남아프리카와 잠비아, 보츠와나를 둘러보았을 뿐이다. 많은 것을 본 것 같기도 하고, 관광객의 동선에 머물러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 아프리카가 더 이상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나는 곧 아프리카를 다시 찾을 것 같다. 나의 아프리카 여행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내가 며칠간 묶은 케이프타운 샨티 가든 게스트하우스 직원 중 한 사람은 말라위 사람이다. 7년 전에 일자리를 찾아 케이프타운으로 왔다. 틈틈이 그림을 그리며 언젠가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는 꿈도 꾼다. 그를 만난 후 처음으로 말라위? 말라위는 도대체 어디 있는 나라인지 생각해 봤다. 말라위 사람을 만난 것도 처음이다. “말라위는 아름다운 곳이지만 일을 구할 수 없어요.” 그를 만났기 때문에 말라위가 내게로 왔다. 아프리카에 왔기 때문에 아프리카가 내 안으로 들어왔다. 리빙스톤에 갔을 때 시간이 없어 빅토리아 다리 위에서 번지점프를 하지 못한 게 무척이나 아쉽다. 빅토리아 폭포 아래에서 물줄기를 맞으며 수영을 하지도 못했다. 원주민 마을인 무쿠니 빌리지에 가보지도 못했다. 이번에는 헬기를 탔으니 다음에는 초경량항공기인 마이크로라이팅을 타고 빅토리아 폭포를 보고 싶다. 나는 다시 리빙스톤에, 초베국립공원에 가고 싶다. 다시 아프리카에 가고 싶다. ●Q&A 남아프리카 여행, 안전할까? 남아프리카를 여행하고자 하면 에볼라가 아니더라도 흔히 이런저런 걱정부터 하게 된다. 안전할까? 강도가 많다던데? 내가 아는 두 사람이 요하네스버그 국제공항에서 가방과 캐리어를 잃어버렸다. 나로선 요하네스버그는 매우 위험한 곳이란 강한 편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사건이었다. 요하네스버그 시내의 치안은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지경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요하네스버그에선 걸어 다니면 안 돼요.” 요하네스버그에서 만난 가이드 프레드릭은 단호하게 말했다. 난 처음에 도대체 이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게다가 요하네스버그 시내의 칼튼Carlton 호텔이 범죄를 우려한 투숙객의 급감으로 문을 닫았다고 하는 어이없는 이야기까지 들려 남아프리카 여행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내게는 극심한 일교차로 인한 지독한 기침으로 고생한 일을 빼면 어떤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다. 물론 나는 현지인들이 안전하다고 말하는 샌톤 지역을 제외하고 요하네스버그 시내에 가보겠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요하네스버그에 사는 한 친구는 요하네스버그가 통째로 ‘범죄의 도시’로 여겨지는 것에 “직접 와서 보고 요하네스버그 치안이 어떤지 얘기해 줄래요?” 하고 말했다. 나는 그럴 만한 시간이 없었지만 친구 말을 정리해 보면 이렇다. “요하네스버그의 ‘특정’ 지역이 위험할 뿐이에요. 상식적으로 사람들이 안 가는 특정 지역에 가서 강도를 만났다고 하면 현지인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되물어요. 그 시간에 거기를 왜 갔대?” 현지인들도 요하네스버그 다운타운을 밤에 가는 일은 없다. 하물며 여행객이야 두말할 것도 없다. 안 가면 그만이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요하네스버그를 ‘이골리Egoli’라고 불렀다. ‘황금의 도시’라는 말이다. 황금시대부터 2015년 현재까지도 여전히 황금을 찾아 아프리카 전역에서 흑인들이 모여 들고 있다. 남아프리카 사람들은 남아프리카 흑인들이 아니라 불법이민자들이 요하네스버그 범죄의 온상이라고 생각한다. 자, 남아프리카 여행의 안전 문제에 대해 한마디로 정리해 보자. 요하네스버그를 제외하곤 상식적인 주의만 기울이면 큰 문제는 없다. 그럼 다른 치안은 어떠할까? 케이프타운시에서 권고하는 주의 사항은 다음과 같다. “어둡고 외진 길을 혼자 걷지 마세요. 걷는 동안 핸드폰을 사용하지 마세요. 핸드백은 몸 가까이 두세요. 값비싼 보석류를 눈에 띄게 하지 마세요. 많은 돈을 갖고 다니지 말고, 남이 보는 데서 돈을 꺼내 세지 마세요….” 아프리카가 아니더라도 여행을 할 때 ‘상식적으로’ 주의해야 할 내용들이다. 더욱이 케이프타운 시내 곳곳에는 녹색 조끼를 입은 안전요원들이 있어 언제든 도움을 청할 수 있다. 그러니 막연한 공포를 이유로 남아프리카 여행을 주저할 이유는 없다. 내게는 치안 문제보다 하루에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다 있다는 극심한 케이프타운의 일교차가 더 큰 문제였다. 치안 문제가 아니더라도 아프리카에 대한 오해는 끊이지 않는다. 말라리아나 황열병은 어떤가? “약을 먹으면 3일이면 낫는 병이 말라리아에요.” 가이드 프레드릭(사실 그는 할아버지다)은 말라리아에 세 번이나 걸린 적이 있다고 했다. 적절히 약만 먹으면 3일 만에 낫는 병도 말라리아다. 황열병도 마찬가지다. 나는 아프리카에 오기 전 인천공항에서 황열병 예방주사를 맞았다. 국립의료원에는 대기자가 많아 출국까지 접종시간을 맞출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 와서 알았다. 2015년 1월31일부터 남아프리카와 잠비아를 여행하는 데 황열병 예방접종 증명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제네바 소재 세계보건총회의 결정이다. 한국 의사들은 누군가 아프리카에 간다고 하면 무작정 습관적으로 황열병, 말라리아 등 최대한 많은 예방주사와 약을 처방한다. 이게 과연 적절한 것인지 의문이다. 그들은 과연 아프리카가 하나의 나라가 아니라 ‘대륙’이란 사실을 인식하고 있을까? 이번에 남아프리카, 잠비아, 보츠와나를 여행하는 동안 어느 나라에서도 황열병 예방접종 증서를 요구하지 않았다. 그게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최소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아프리카는 안전한 게 틀림없다. Airline 남아프리카항공South African Airways; SAA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우수한 항공사다. 요하네스버그에서 전 세계 38개 도시로 취항한다. 아직 인천까지는 운행을 하지 않아 홍콩에서 SAA로 환승한다. 홍콩에서 요하네스버그까지는 매일 운행하며 13시간 25분 걸린다. 스타 얼라이언스 멤버인 SAA는 12년 연속 아프리카에서 ‘베스트 에어라인 인 아프리카Best Airline in Africa상’을 받았다. Mango항공은 남아프리카항공이 만든 저비용 항공사다. SAA는 Mango와도 코드 셰어를 확대했다. SAA와 Mango항공은 아프리카에서 정시운행을 가장 잘 지키는 항공사 1위,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02-777-6943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www.flysaa.com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박준 취재협조 남아프리카항공 02-777-6943 www.flysaa.com, Sun International www.suninternational.com, Thomson Gatraway www.thompsonsafrica.com
  • 美육군 거침없이 전장 누비는 ‘무인 탱크’ 개발

    美육군 거침없이 전장 누비는 ‘무인 탱크’ 개발

    미래에는 탱크도 무인화돼 거침없이 전장을 누비게 될 것 같다. 최근 미 육군이 현재 개발 중인 소위 '드론 탱크'(Drone Tank)를 공개해 관심을 끌고있다. 최고속도 95마일(시속 153km)로 믿기힘든 기동성을 발휘하는 이 탱크의 이름은 립소(Ripsaw). 지난 2009년 부터 미 육군 무기연구·개발·기술센터(ARDEC)와 관련 회사가 개발 중인 이 탱크는 무게 4톤, 750마력의 힘을 발휘하는 경전차로 빠른 속도로 적진에 침투해 중화기로 적을 제압하기 위해 설계됐다. 이 탱크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사람이 탑승하지 않는다는 점. 이 탱크의 조종사는 1km 이상 떨어진 후방에서 모니터를 보며 탱크에 장착된 50구경 M2 중기관총과 MK19 40mm 자동 유탄발사기, M240B 기관총을 마치 게임하듯 사용할 수 있다. 이같은 탱크의 등장은 과거 육군 무인 무기가 주로 폭발물을 제거하거나 건물 안 등 위험지역을 정찰하는 용도보다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결과적으로 하늘에는 적진을 정찰하고 폭격하는 무인 드론이, 땅에도 무인 드론이 전쟁을 수행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 미 육군은 최근 무인 탱크 '립소'와 사람이 운전하는 M113 보병수송장갑차와의 합동 훈련 테스트를 실시했다. 향후 립소가 전장에 먼저 투입돼 위험 요소를 제거하면 병력을 실은 장갑차가 뒤따르는 상황을 예상해 볼 수 있는 셈. ARDEC의 수석 엔지니어 발 테스타는 "아무리 튼튼한 차량 안에 군인이 있더라도 전장에서는 다치거나 죽기 마련" 이라면서 "무인 차량은 이같은 위험을 처음부터 차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HAH사 개발한 무인 전차를 군용에 맞게 개량한 것" 이라면서 "향후 실전배치되면 수송 행렬과 함께 이동하면서 이들을 호위하고 화력을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내장지방 유전적으로 막는 방법 밝혀내 - 옥스퍼드大 연구

    내장지방 유전적으로 막는 방법 밝혀내 - 옥스퍼드大 연구

    비만 관련 단백질을 유전자 조작으로 차단하면 우리 몸에 해로운 내장지방이 쌓이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심지어 이 효과는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미국 과학전문매체 사이언스데일리 6일자 보도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소(INSERM) 공동 연구팀이 쥐의 유전자를 조작해 체중이 늘어도 장기에 내장지방이 쌓이는 것을 줄이고 비만으로 둔화하는 인슐린 감도를 유지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인슐린 저항성과 제2형 당뇨병, 심장 질환 등을 유발하는 내장지방은 체내 염증을 유발하는 면역세포인 M1 대식세포를 끌어들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때 이 식세포가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는 해로운 단백질까지 생산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인터페론 조절인자-5’(IRF-5)라는 단백질이 M1 대식세포를 좀 더 평화적인 M2 대식세포로 바뀌도록 촉진하는 것을 밝혀냈다. 여기서 인터페론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 세포에서 생산하는 항(抗)바이러스성 단백질을 말한다. 이런 메커니즘에 주목한 연구팀은 쥐를 대상으로 IRF-5 인자를 조작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어떤 반응이 나오는지 실험을 통해 조사했다. 연구팀은 IRF-5를 제거한 쥐 그룹과 일반 쥐 그룹에 각각 건강식이나 포도당이 함유된 고지방식을 먹였다. 두 쥐 그룹은 고지방식을 섭취했을 때 똑같이 체중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유전자를 바꾼 쥐 그룹은 내장지방보다 피하지방을 더 쌓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쥐의 복부에는 콜라겐이 더 많아 내장지방 세포의 크기가 더 작았다. 연구를 이끈 이리나 우달로바 옥스퍼드대 교수는 “IRF-5가 제거된 쥐는 여전히 지방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방이 쌓이는 위치가 달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복부에 지방이 더 많은 사람은 허벅지에 지방이 많은 사람보다 제2형 당뇨병 등 비만 관련 질환을 앓을 가능성이 크다. 비만은 신체가 인슐린에 덜 민감해지도록 하는 것으로 이는 포도당이 혈류에서 사라지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림을 뜻한다. 즉 인슐린 감도가 떨어지면 당뇨병이 유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포도당 농도검사(GCT)에서도 IRF-5가 제거된 쥐는 더 뚱뚱해도 일반 쥐보다 인슐린 감도가 좋았다. 연구팀은 IRF-5가 없는 쥐가 상당히 뚱뚱했음에도 본질적으로 건강한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IRF-5의 활동을 차단하는 것은 알레르기를 증가하는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추가 연구를 통해 인간의 IRF-5 수치를 변화시켰을 때 비만과 비만 관련 대사 질환 문제를 치료할 수 있는지 밝힐 수 있다고 연구팀은 말한다. 이에 대해 우달로바 교수는 “이번 결과는 당신이 지방으로 많은 문제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매우 명확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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