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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정훈의 간 맞추기] 이번 주에 기억할 날

    [유정훈의 간 맞추기] 이번 주에 기억할 날

    이것은 영화 얘기가 아니다. 막 초등학교 4학년이 된 남자 조카 녀석이 있다. ‘마블’ 영화에 빠져 있다. 히어로 영화에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이 녀석의 꼬임에 넘어가는 바람에, 연말 연초 두 달 동안 마블 영화 15편을 몰아서 보고 최근작까지 진도를 따라잡았다. 지금 그의 최대 관심사는 ‘캡틴 마블’이다. 개봉 첫 주말에 같이 보는데, 내가 영화표를 예매하고 그가 팝콘과 콜라를 사기로 했다(악덕 이모부…). 이 녀석은 새로 등장한 ‘캡틴 마블’이 어떤 캐릭터인지, ‘어벤져스’ 다음 편에서 어떤 활약으로 타노스를 물리칠지 궁금해한다. 여름에 개봉한다는 ‘스파이더맨’ 후속편을 기다리고, 여태 단독 작품이 없던 ‘블랙 위도우’가 주인공인 영화가 제작된다는 소식에 열광한다. 우리의 히어로가 여성인지(캡틴 마블, 블랙 위도우) 혹은 남성인지(스파이더맨)는 그의 관심사가 아니다. 당연한 일이다. 히어로의 매력은 슈트와 초능력에 달려 있다. 여성이 그런 멋진 슈트를 장착하고 등장하면 안 되나? 여성 히어로가 초인적인 힘으로 세계 평화를 지키면 무슨 큰일이라도? 어른의 눈으로 보자면, 히어로의 가치는 슈트나 초능력에 앞서 그가 어떤 존재인지에서 나온다. 오래전 신화의 영웅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마블 세계관의 주인공들은 슈트나 초능력을 잠시 잃고 나서야 진정한 히어로가 됐다. 히어로 영화를 어떻게 접근하든, 히어로가 여성인지 남성인지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런데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포털 사이트를 보면, 개봉하지도 않은 이 영화에 최하 평점을 매기는 이른바 ‘별점 테러’가 있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주연배우의 외모, 인성, 연기력을 비하하고, 과거 발언을 뒤져 페미니스트라고 비난한다. 히어로가 남성일 때 이런 일은 물론 없었다. 마블 영화의 팬인 초등학생 남자아이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악당 타노스로부터 인류 절반을 구해야 하는데, 대체 히어로의 성별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이게 원래 사람의 모습일 것이다. 여성 히어로에 대한 알레르기를 타고나는 남자아이는 없다. 어디에서 누군가 남자아이들을 망쳐놓지 않고서야, 다 큰 남자가 히어로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분노의 평점과 댓글을 남기는 일이 생길 리 없다. 나는 히어로의 성별에 털끝만큼의 관심도 없는 이 아이의 눈이 흐려지지 않길 바란다. 아마도 그 누군가는 여자아이들에게 너희들은 히어로가 될 수 없다고, 여자들이나 할 일이 따로 있는 거라 말하겠지. 그렇지 않다. 여자아이들은 ‘Girls can do anything.’이라는 말이 더이상 슬로건이 아닌 세상에서 살 수 있길 바란다. 여성 히어로에 분노할 시간이 있으면, 혼밥할 때 눈치 안 보고 집에서 김치볶음밥이라도 제대로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프라이팬 돌리는 스냅을 연마하는 편이 훨씬 낫다. 아니면 스쿼트 20회씩 5세트도 괜찮다. 마지막으로, 이번 주에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날은 ‘캡틴 마블’ 개봉일이 아니라 세계 여성의 날, 3월 8일이다.
  •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적극적 안락사’ 해외는 어떻게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적극적 안락사’ 해외는 어떻게

    사회·문화적으로 진보적인 일부 국가에서는 ‘적극적 안락사’까지 허용한다. 의사가 직접 환자에게 독극물을 주입해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게 적극적 안락사라면, 환자가 직접 독극물을 주입해 목숨을 끊는 건 조력자살이다. 두 제도 모두 환자가 고통 없이 죽음에 이른다는 점은 같지만, 개념은 분명히 다르다. 적극적인 안락사는 형식적으로 타살이지만, 조력자살은 자살 개념이기에 법적으로 전혀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스위스는 조력자살을 허용하지만, 적극적 안락사는 법적으로 금지한다. ●네덜란드·벨기에는 조력자살·안락사 모두 합법화 조력자살과 안락사 모두 허용하는 대표적인 국가는 네덜란드다. 전 세계 최초로 안락사와 조력자살을 합법화한 것으로 유명하다. 네덜란드는 1886년 형법을 처음 제정할 때 안락사를 범죄로 규정했지만, 다양한 법원 판결을 거치면서 결국 2002년 4월 안락사법이 시행됐다. 물론 합법화 전에도 관행적으로 안락사는 이뤄졌다. 네덜란드에서 안락사를 선택한 사람은 2002년 1882명에서 2017년 6585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5년 기준 전체 사망자 대비 4.5% 수준이다. ●영국은 모두 금지… 캐나다 퀘벡주 조력자살만 허용 벨기에 역시 2003년 적극적 안락사와 조력자살을 합법화했다. 가톨릭 국가 중에서는 네덜란드에 이어 두 번째다. 2017년 기준 2309명이 안락사를 선택했고, 대다수가 암 환자였다. 캐나다는 퀘벡 주만 안락사를 허용하지 않고, 조력자살만 허용한다. 다른 주는 안락사와 조력자살 모두 허용한다. 미국에서는 1997년 오리건주가 6개월밖에 살 가능성이 없는 환자들에게 조력자살을 허용했다. 현재는 콜로라도, 캘리포니아, 몬태나, 버몬트, 워싱턴주 및 수도 워싱턴이 합법화했다. 올해부터는 하와이가 포함됐다. 한편 영국에서는 2015년까지 조력자살 법안이 4차례나 올라갔지만, 의회를 통과하지 못해 조력자살도 안락사도 금지되고 있다. 생명윤리에 어긋난다는 영국 성공회와 유대교, 이슬람 지도자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문턱을 넘지 못했다. 취리히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취리히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스위스 ‘삶을 끝내는 권리’ 범위 놓고 갑론을박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스위스 ‘삶을 끝내는 권리’ 범위 놓고 갑론을박

    2012~2016년 열차 투신 매년 100여건 발생 인간답게 죽는 방법 열어주자는 사회적 공감 2015년 기준 GNI 세계 2위지만 자살률 14위 전신마비·말기암 환자에게만 조력자살 허용 2006년부터 고령 노인·우울증 등으로 확대 “마지막 선택권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 중요”“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외국인들이 안락사하러 스위스로 오고 있어요. 자국에서 불가능하다면, 이곳에 오는 것도 괜찮다고 봐요. 단 두 가지가 분명해야 해요.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하고, 분명히 자신이 판단한 것이어야 해요.” 지난 1월 5일 오전 스위스 취리히 주 파피콘에 위치한 일명 ‘블루하우스’. 거의 매일 두 건씩 조력자살(안락사)이 이뤄지는 이곳 앞에서 만난 로이텐아우어 베노이트(55)는 취재진의 질문에 거리낌 없이 답했다. 20여년 동안 이곳에서 살았다는 그는 아내 로이텐아우어 루스(50)와 함께 눈 내리던 인근을 산책하고 있었다. 그들은 이곳을 오가며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외국인들을 자주 지켜봤다고 했다.블루하우스는 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지원하는 비영리기구인 디그니타스가 운영하는 곳이다. 그의 아내는 “제 주변에 아직 조력자살을 한 사람은 없지만, 저나 남편이 말기암으로 고통받는다면 조력자살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위스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선택까지 법적으로 인정하는 몇 안 되는 국가다. 꼭 말기암이나, 전신마비의 고통을 겪는 환자가 아니어도 된다. 최근에는 생의 욕구를 잃은 마음의 병을 앓는 이들까지 조력자살로 자신의 생을 마감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지난 1월 4~11일 일주일 동안 스위스에서 검찰, 법학, 법의학, 의학, 장의업계, 조력자살 지원단체 등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을 만났다. 그들이 현지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이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조금씩 달랐지만, 공통점은 분명했다. 개인의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고 최우선으로 여긴다는 점이다. 실제로 조력자살의 위법성 논란은 스위스에서 이미 끝났다는 게 그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2016년 기준 스위스에서 조력자살로 사망한 숫자는 928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1.4% 수준이다. 조력자살의 역사는 스위스 근대 계몽기까지 올라간다. 같은 맥락에서 스위스 연방 정부도 20세기 초 자살을 범죄로 규정하지 않았고, 자살을 돕는 것 역시 처벌하지 않았다. 관련 법의 틀은 지금도 비슷하다. 달라진 점은 ‘이기적 동기’로 타인의 자살을 돕거나 부추기면 5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위스 정부는 재산상속을 더 빨리 받으려고 부모의 자살을 돕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자 1942년 악용을 막고자 일부 처벌조항을 담은 자살방조죄(형법 115조)를 제정했다. 자살방조죄가 생겼지만, 여전히 이기적 동기만 없으면 처벌받지는 않는다. 환자에게 독극물을 처방하는 의사나, 자살을 도와주는 단체들이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실 스위스에는 정확히 조력자살이 무엇인가를 정의하는 법적 규정이 없다. 그 덕에 사실상 조력자살이 허용되는 법적 자유공간이 만들어졌다. 우리 형법 역시 자살을 죄로 규정하진 않지만, 자살교사·방조는 죄로 규정한다. 다만 스위스와 달리 ‘동기’로 죄의 유무를 구분하지 않아 조력자살이 허용될 틈이 없다. 환자가 간절히 죽음을 원해 의사가 ‘선의’로 독극물을 처방해도 예외 없이 처벌되는 건 이 때문이다.율리안 마우스바흐 취리히대 법학 교수는 “조력자살에 대한 정확한 법적 규정이 필요하다는 논의도 있었지만, 형법 115조만으로도 충분하다는 판단에 새로운 조항은 만들진 않았다”며 “단 이기적 동기라고 했을 때 어디까지 이기적인지 모호한 부분이 있는 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가 조력자살을 허용한 건 자기 선택권을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만은 아니다. 높은 자살률도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자살을 완벽히 막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비교적 인간답게 죽는 방법을 열어 주자는 여론이 법과 제도를 바꿨다. 실제로 스위스에선 2012~2016년에는 열차 투신자살이 매년 100건 이상 발생해 사회문제가 됐다. 또 그전에는 총기 자살이 이슈였다. 취리히주 북화장장(Krematorium Nordheim) 총책임자인 시릴 지머만은 “친척 가운데 두 분이 조력자살로 돌아가셨고, 조력자살로 돌아가시는 것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며 “중병에 걸리고서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한 사람들이 총으로 자살하는 것보다는 조력자살이 훨씬 더 인간적”이라고 말했다. 스위스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12.5명(2015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 37개국 가운데 14위를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선두권을 놓치지 않는 우리나라처럼 압도적으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8만 189달러로 세계 2위인 스위스의 경제·복지 사정을 고려하면 결코 낮은 편이 아니다. 원인은 뚜렷하진 않다. 다만 흐린 날이 많은 기후 조건과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할 정도로 평온하지만 외로운 삶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1997년에는 스위스 자살률(인구 10만명당 18.7명)이 우리나라(15.6명)보다 더 높기도 했다. 현재 한국의 자살률은 25.8명(2015년 기준)으로 세계 2위다. 안락사를 허용하는 범위를 두고선 스위스 내에서도 여전히 갑론을박이 팽팽하다. 초기엔 말기암 환자나 전신마비 같은 육체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는 환자들에게만 조력자살이 허용됐다. 그러나 2006년부터 특정 질병이 없어도 무기력할 수밖에 없는 고령의 노인과 우울증 등 정신질환자들도 조력자살을 할 수 있게 됐다. 스스로 삶을 마감하고자 했던 한 정신질환자가 스위스 연방 대법원을 상대로 소송해서 이긴 결과다. 당시 대법원은 스스로 판단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삶을 끝내는 시간과 방법에 대해 정할 권리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여기에는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우울증 환자도 포함된다. 호주의 최고령 과학자인 데이비드 구달(사망 당시 104세) 박사가 지난해 5월 특정한 질병이 없음에도 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한 건 유명한 일화다. 조력자살 현장에서 검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 스위스 법의학자는 “20년 전에는 조력자살 신청자가 우울증이 있으면 정신과 의사는 그에 대해 스스로 죽음을 판단할 능력이 없다고 봤지만, 요즘은 상황이 바뀌어 우울증 환자도 조력자살을 할 수 있게 됐다”며 “법이 바뀐 건 없지만 같은 법을 바라보는 스위스 사회의 이해력이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스위스 내에서도 우려가 없는 건 아니다. 특히 질병으로 고통받는 노인들이 치료비 부담 때문에, 혹은 자신을 병간호하기 힘든 자녀의 눈치를 보느라 조력자살을 택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 누군가는 자살을 강요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확실한 건 우리나라와 사회적 배경이 많이 다르다는 점이다. 스위스의 복지체계는 스웨덴 같은 북유럽 국가처럼 보편적 복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가난한 사람들이 적절한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선택적 복지가 잘돼 있는 나라에 속한다. 노인들이 자식들에 등 떠밀려 조력자살을 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 수밖에 없다.스위스 정부 차원의 생애 말 결정에 관한 연구를 진행 중인 게오르그 보스하드 취리히대학병원 노인병학 전문의는 “스위스 문화는 여러 언어권과 문화 인식도 다양한데, 죽고자 하는 욕망 역시 다양하다”면서 “좋은 시스템은 다양한 사람의 희망사항을 수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측면에서 조력자살도 허용돼야 한다”면서 “좋고 나쁨을 떠나서 모든 생의 마지막 선택권을 열어 놓고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글 취리히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글 취리히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사진 취리히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 [단독] 한국인 2명 스위스서 안락사… ‘존엄한 죽음’ 화두를 던지다

    [단독] 한국인 2명 스위스서 안락사… ‘존엄한 죽음’ 화두를 던지다

    2016년과 2018년 한국인 2명이 스위스에서 안락사로 생을 마감했다. 한국인이 해외에서 안락사로 숨진 것을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미 숨진 2명 외에 향후 해외 안락사를 준비 중이거나 기다리는 한국인도 107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죽음을 논하는 데 보수적이었던 우리 사회에 안락사 허용 논의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국제적으로 조력자살을 돕는 단체인 스위스의 ‘디그니타스’(DIGNITAS)는 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조력자살을 한 한국인이 2016년과 2018년 2명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사망자와 관련한 일체의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지난 5개월간 두 한국인이 왜 스위스로 마지막 여행을 떠날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그들이 어떤 과정으로 삶을 마감했는지 추적했다. 지난 1월에는 스위스 현지 취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공무원 출신인 40대 남성 박정호(가명)씨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었다. 말기암 환자였던 박씨는 한 달간의 준비 끝에 스위스로 향해 삶을 마감했다. 서울신문은 또 박씨의 안락사를 위해 스위스까지 동행했던 친구 케빈(가명)도 만날 수 있었다. 6일과 7일자 2회에 걸쳐 케빈이 전하는 박씨의 마지막 여정을 싣는다. 조력자살은 회복 가능성이 없는 말기 환자의 고통을 덜어 주고자 시행하는 일종의 안락사다. 스위스는 1942년부터 자국민은 물론 외국인에게도 이를 허용해 왔다. 디그니타스를 비롯해 ‘엑시트 인터내셔널’(Exit International)과 ‘이터널 스피릿’(Eternal Spirit) 등 3개의 단체가 외국인 조력자살을 돕는다.엑시트 인터내셔널은 지난해 호주의 104세 과학자 데이비드 구달 박사의 조력자살을 도운 곳이다. 당시 구달 박사는 특별히 아픈 데가 없음에도 존엄한 죽음을 맞겠다며 공개적으로 안락사를 선택했고, 스위스로 향하는 도중 언론과 실시간 인터뷰를 해 많은 화제를 남겼다. 취재 결과 디그니타스 외 두 단체에는 현재까지 한국인 조력자살자가 없었다. 그러나 디그니타스와 엑시트 인터내셔널에는 각각 47명, 60명의 한국인 회원이 있어 이들 107명이 향후 조력자살을 신청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서울신문은 주스위스 한국대사관에 조력자살 사망 사실에 대한 확인을 요청했지만, 알지 못한다는 답변만 받았다. 취리히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취리히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프롤로그 ‘병석의 아버지가 너무 고통스러워 하세요. 편히 눈 감을 수 있도록 해드리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제발 안락사 논의를 부탁드려요.’ 지난해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기사가 나간 후 안락사 문제를 기사화해 달라는 여러 통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안락사 허용’을 원하는 댓글도 수없이 이어졌습니다. 사실 ‘안락사´는 간병살인 시리즈 기획 단계부터 언급됐지만, 애써 외면한 주제였습니다. 솔직히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더 늦기 전에 미뤄둔 숙제를 꺼냅니다.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5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이 과정에서 스위스에서 한국인 두 명이 안락사를 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거듭된 설득 끝에 친구의 안락사 여정에 동행한 분을 어렵사리 만나 인터뷰할 수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발달한 의료 수준에 비해 한국인의 죽음의 질은 낮습니다. ‘누구나 죽는다’는 사실처럼 확실한 건 없지만 죽음을 준비하는 이는 드뭅니다. 우리 사회에서 죽음을 논하는 것은 일종의 금기입니다. 사랑하는 가족이 중환자실에서 온갖 장치를 주렁주렁 걸고서야 비로소 죽음을 고민하고 이야기합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스위스처럼 안락사를 전면 허용하자고 주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어떤 것이 존엄한 죽음인지에 대해 우리 사회가 성역 없이 고민하고 토론해 봤으면 합니다. 기사는 그런 논쟁의 출발점이었으면 합니다. 지금도 수많은 임종기 환자들이 가족들과 마무리할 시간도 없이 통증을 견디다 이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아픈 몸을 이끌고 스위스까지 가서 안락사를 결정한 이들에게 애도를 표합니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 인피니트 장동우 “제가 보고 싶을 때 이 앨범을 들어주세요”

    인피니트 장동우 “제가 보고 싶을 때 이 앨범을 들어주세요”

    “앨범 이름 ‘바이’(BYE)에 숨은 의미가 있어요. 비사이드 유 에브리 모먼트(Beside you every moment). 제가 어디에 있든 항상 모든 순간 옆에 있을 거라는 앨범명이에요. 보고 싶을 때 제 목소리를 들어달라는 뜻입니다.” 그룹 인피니트의 장동우(29)가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첫 솔로 미니앨범 발매 쇼케이스를 열었다. 장동우는 군 입대에 앞서 발매한 이번 앨범에 담은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장동우는 인피니트 완전체 앨범에서 주로 래퍼로 활약했다. 하지만 솔로 앨범에서는 감춰뒀던 보컬 실력을 뽐냈다. 장동우는 “모르시는 분들이 더 많으실 텐데 대표님께서 저희 인피니트를 만들 때 동방신기 선배님들처럼 전 멤버가 노래를 잘 하는 그룹으로 만들고자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 초창기 영상들에서 화음이나 리드보컬로 나간 부분이 많다. 그러다 보니 보컬 실력이 늘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총 7트랙이 담긴 앨범의 타이틀곡은 ‘뉴스’(NEWS)다. ‘데스티니’(Destiny), ‘텔 미’(Tell Me)등 인피니트의 여러 히트곡을 만든 작곡가 BLSSD(이전에 알파벳으로 활동)가 만든 곡이다. 몽환적이고 세련된 느낌의 곡으로 노래와 랩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장동우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장동우는 작사에 참여했다. 장동우는 타이틀곡에 대해 “이별을 통보받았지만 아직 사랑을 놓지 못한 남자의 마음을 담았다”며 “답이 없는 질문 같은 노래’라고 말했다. 앨범을 만들기 위해 500곡 가까이 되는 곡들을 듣고 추렸다. 장동우는 “내 느낌에 맞는 곡을 찾으려 했다. 느낌이 오는 곡 위주로 추렸는데도 50곡이 넘었다”며 곡 선별에 쏟은 고민과 정성을 털어놨다. 장동우는 최근 본업인 가수 활동 외에 뮤지컬 ‘아이언 마스크’에서 뮤지컬 배우로, 오는 17일 방영 예정인 MBC ‘호구의 연애’에서 예능 캐릭터로 나서며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그는 예능 경험에 대해 “내가 정말 예능을 못하더라. 카메라가 오면 겁이 많아 지고 사람이 바뀌더라”고 말했다. 이어 “허경환, 양세찬 등 형들이 많이 챙겨주셨다”며 밝게 웃었다. 장동우는 최근 의경 시험을 봤다. 올해 안에는 군대를 갈 계획이다. 장동우는 “오는 8일 의경 시험 결과 발표가 나는 걸로 안다”며 “성규 형이 ‘너는 군대 가도 되게 잘 할 것 같다. 눈치만 좀 더 키우면 될 것 같다’고 했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장동우는 이번 활동 목표에 대해 “성적을 떠나서 많이 들어줬으면 좋겠다. 장동우가 이런 음악도 하는구나 하고 느껴보셨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쇼케이스를 마치면서는 “긴 여행 다녀올 때까지 건강하시고 두 번째 솔로도 열심히 준비해서 웃는 모습으로 또 한번 인사드리겠다”며 팬들에게 따뜻한 인사를 건넸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단독] 한국인 2명 스위스서 안락사…107명은 준비·대기중

    [단독] 한국인 2명 스위스서 안락사…107명은 준비·대기중

    2016년과 2018년 한국인 2명이 스위스에서 안락사로 생을 마감했다. 한국인이 해외에서 안락사로 숨진 것을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미 숨진 2명 외에 향후 해외 안락사를 준비 중이거나 기다리는 한국인도 107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죽음을 논하는 데 보수적이었던 우리 사회에 안락사 허용 논의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국제적으로 조력자살을 돕는 단체인 스위스의 ‘디그니타스’(DIGNITAS)는 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조력자살을 한 한국인이 2016년과 2018년 2명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사망자와 관련한 일체의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지난 5개월간 두 한국인이 왜 스위스로 마지막 여행을 떠날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그들이 어떤 과정으로 삶을 마감했는지 추적했다. 지난 1월에는 스위스 현지 취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공무원 출신인 40대 남성 박정호(가명)씨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었다. 말기암 환자였던 박씨는 한 달간의 준비 끝에 스위스로 향해 삶을 마감했다. 서울신문은 또 박씨의 안락사를 위해 스위스까지 동행했던 친구 케빈(가명)도 만날 수 있었다. 6일과 7일자 2회에 걸쳐 케빈이 전하는 박씨의 마지막 여정을 싣는다.조력자살은 회복 가능성이 없는 말기 환자의 고통을 덜어 주고자 시행하는 일종의 안락사다. 스위스는 1942년부터 자국민은 물론 외국인에게도 이를 허용해 왔다. 디그니타스를 비롯해 ‘엑시트 인터내셔널’(Exit International)과 ‘이터널스피릿’(Eternal Spirit) 등 3개의 단체가 외국인 조력자살을 돕는다. 엑시트 인터내셔널은 지난해 호주의 104세 과학자 데이비드 구달 박사의 조력자살을 도운 곳이다. 당시 구달 박사는 특별히 아픈 데가 없음에도 존엄한 죽음을 맞겠다며 공개적으로 안락사를 선택했고, 스위스로 향하는 도중 언론과 실시간 인터뷰를 해 많은 화제를 남겼다. 취재 결과 디그니타스 외 두 단체에는 현재까지 한국인 조력자살자가 없었다. 그러나 디그니타스와 엑시트 인터내셔널에는 각각 47명, 60명의 한국인 회원이 있어 이들 107명이 향후 조력자살을 신청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서울신문은 주스위스 한국대사관에 조력자살 사망 사실에 대한 확인을 요청했지만, 알지 못한다는 답변만 받았다. 취리히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취리히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프롤로그 ‘병석의 아버지가 너무 고통스러워 하세요. 편히 눈 감을 수 있도록 해드리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제발 안락사 논의를 부탁드려요.’ 지난해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기사가 나간 후 안락사 문제를 기사화해 달라는 여러 통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안락사 허용’을 원하는 댓글도 수없이 이어졌습니다. 사실 ‘안락사´는 간병살인 시리즈 기획 단계부터 언급됐지만, 애써 외면한 주제였습니다. 솔직히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더 늦기 전에 미뤄둔 숙제를 꺼냅니다.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5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이 과정에서 스위스에서 한국인 두 명이 안락사를 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거듭된 설득 끝에 친구의 안락사 여정에 동행한 분을 어렵사리 만나 인터뷰할 수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발달한 의료 수준에 비해 한국인의 죽음의 질은 낮습니다. ‘누구나 죽는다’는 사실처럼 확실한 건 없지만 죽음을 준비하는 이는 드뭅니다. 우리 사회에서 죽음을 논하는 것은 일종의 금기입니다. 사랑하는 가족이 중환자실에서 온갖 장치를 주렁주렁 걸고서야 비로소 죽음을 고민하고 이야기합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스위스처럼 안락사를 전면 허용하자고 주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어떤 것이 존엄한 죽음인지에 대해 우리 사회가 성역 없이 고민하고 토론해 봤으면 합니다. 기사는 그런 논쟁의 출발점이었으면 합니다. 지금도 수많은 임종기 환자들이 가족들과 마무리할 시간도 없이 통증을 견디다 이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아픈 몸을 이끌고 스위스까지 가서 안락사를 결정한 이들에게 애도를 표합니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 [이범수의 시사상식설명서] 역사 속으로 사라진 ‘키리졸브’가 뭐야

    [이범수의 시사상식설명서] 역사 속으로 사라진 ‘키리졸브’가 뭐야

    국방부가 지난 3일 정경두 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부 장관 대행이 전화 통화를 통해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오늘은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이 뭔지 짚어보겠습니다. 키리졸브 연습, 독수리 훈련 명칭이 어려운데요. 한국과 미국 군대가 같이 하는 훈련이 많은데 그 중에 을지프리덤가디언(UFG)과 함께 3대 한미연합훈련으로 불립니다. 한반도가 여전히 전쟁 중이기 때문에 매년 3월쯤 동맹국가인 한국과 미국이 같이 훈련을 하는 겁니다. 북한이 쳐들어 왔을 상황을 가정해서요. 훈련기간만 되면 북한과 우리 사이에 긴장이 극에 달하고는 했죠. 실제로 북한은 2009년 개성공단 통행을 차단했고, 정전협정 폐지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위협이 될 수밖에 없었겠죠. 멀지 않은 거리에서 한미가 군사력을 뽐내니까 말이죠. 하나씩 살펴보면 키리졸브는 ‘중요한 결의, 의지’라는 뜻입니다. ‘모든 전쟁을 승리할 수 있다’는 미국의 의지가 들어가 있는 명칭입니다.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났다’고 가정하고 국방부, 주한미군사령부 등 한미가 지휘소에 모여서 북한의 공격을 막으며 어떻게 미국에서 지원 오는 군대와 장비를 최전방으로 보내고, 배치할지 등을 시뮬레이션, 그러니까 가상으로 연습해보는 겁니다. 실전에서 지휘를 정해진 절차에 따라 할 수 있게 컴퓨터 모의훈련을 하는 거죠. 이름은 그동안 팀 스피리트, 한미 연합전시증원연습 등으로 바뀌었다가 2008년부터 키 리졸브라는 이름을 달았는데요. 11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키리졸브라는 이름의 연습은 종료됐지만 지휘소 훈련까지 종료된 건 아닙니다. 동맹연습이라는 한글이름으로, 규모를 좀 줄여서 한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지난 4일 시작했고 오는 12일 연습은 종료됩니다. 독수리 훈련은 2002년부터 아까 설명드렸던 키 리졸브의 전신인 한미 연합전시증원연습에 통합돼 현재까지 키리졸브와 같이 실시됐는데요. 이 훈련 역시 북한이 남침을 했을 때, 남한의 후방 지역을 침투에 왔을 때를 상정해 하는 겁니다. 아까 키 리졸브가 컴퓨터 모의훈련이라면 이건 야외에서 실제로 한·미 양국의 육·해·공군과 특수 부대가 투입돼서 어떻게 북한의 공격을 방어할지를 훈련하는 거죠. 손발도 맞춰봐야 소리가 나잖아요. 한미 연합군사훈련은 전쟁 상황인 한반도에서 전쟁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고 했었는데요. 미국 입장에서도 대규모 훈련을 실시할 장소를 제공받으니 나쁘지 않은 기회고요. 아까 말씀드린 대로 북한의 거센 반발은 항상 있었지만요. 지난해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고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남한도 훈련을 축소하는 등 여러 상응 조치들을 했죠. 이번에도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는 변수가 있었지만 한미가 북한에 대화를 이어가고자 외교적 조치를 취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입니다. 물론 안보 불안을 조성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국방부는 방위 태세에 전혀 문제없다는 입장입니다. 오늘은 키리졸브와 독수리 훈련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더 많은 시사상식은 팟캐스트 ‘이범수의 시사상식설명서’(https://bit.ly/2TV38hl)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우주를 보다] 두 은하가 합병하면 무슨 일이?…블랙홀의 비밀

    [우주를 보다] 두 은하가 합병하면 무슨 일이?…블랙홀의 비밀

    어떤 관계는 맺어지는 것이 파멸로 직결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 특히 천문학에서 그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망원경이 몇 쌍의 은하들을 관측한 결과, 은하들이 서로 가까이 접근할 때 다른 은하에게 자신의 가스를 대량 빼앗기는 바람에 더 이상 별을 만들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NASA의 발표에 따르면, NASA의 스피처 우주망원경이 잡은 은하 합병 이미지는 은하들이 서로의 중력으로 묶이게 된 후 합병하는 방식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은 은하 합병이 아주 낮은 비율로 드물게 진행되고 있지만, 우주의 나이가 젊었던 60억 년에서 100억 년 전에는 은하 합병이 일반적으로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 현재 우주의 나이는 약 138억 년으로 추정되고 있다. 은하 합병을 연구하면 오늘날 은하가 우주의 역사에서 어떤 과정을 밟아왔는가에 대해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되며, 우주가 어떻게 진화했는지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GOALS(Great Observatories All-sky LIRG Survey)라는 연구 프로그램은 이미 합병된 은하계를 포함해 200개에 가까운 천체를 관측, 연구했다.NASA 관계자는 “합쳐진 은하 내부에서 별 형성이 갑자기 멈추어지는 원인으로 생각되는 주요 과정 중 하나는 과식하는 블랙홀에 관계가 있다”라고 밝히면서 “대부분의 은하계의 중심에는 거대한 블랙홀이 있다. 태양 질량의 수백억 또는 수십억 배나 되는 거대 블랙홀이다. 이들이 은하 합병 때 별들을 생성하는 가스를 독차지해서 집어삼킨다”고 덧붙였다. 은하 합병은 높은 비용을 지불한다. 블랙홀이 커짐에 따라 은하계를 통해 파문을 일으킬 수있는 충격파가 생성되어 이웃의 가스가 방출시켜 별이 태어나는 데 필요한 연료를 빼앗기게 된다. 최악의 경우, 은하는 새로운 별을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연료를 잃어버릴 수 있으며, 현재 갖고 있는 별들이 늙어서 죽으면 은하는 종말을 맞게 된다. NASA 관계자는 연구자들이 여전히 은하 합병과 별의 형성, 그리고 블랙홀 활동 사이에 어떤 인과관계가 존재하는지 이해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GOALS 과학자들은 최근 하와이의 W. M. 케크 천문대에서 활동 은하핵의 충격파를 찾아냈는데, 그 속에는 주변의 모든 것들을 집어삼키는 초질량 블랙홀이 숨어 있다.이 연구는 몇몇 충격적인 현상을 발견하기도 했는데, NASA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합병 과정에서 은하 성장을 주도하는데 있어 활동 은하핵의 역할이 간단하지 않고 아주 복잡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에 GOALS 과학자들은 스피처 적외선 우주망원경 은하 합병을 관측하는 한편, 허블과 찬드라 우주 망원경, 유럽 우주국의 허셜 위성과 같은 다른 우주 관측소를 사용해 같은 대상을 관측했다. 하와이의 케크 관측소, 미국국립과학재단(NSF)의 전파망원경 배열인 장기선간섭계(Very Large Array), 칠레 북부의 아타카마 사막에 있는 알마전파망원경 및 몇몇 지상 기반 관측소들도 목표 연구에 사용되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美검찰 비무장 흑인 오인 사격한 세크라멘토 경찰관에 “정당방위였다”

    美검찰 비무장 흑인 오인 사격한 세크라멘토 경찰관에 “정당방위였다”

    지난해 비무장 상태인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오인 사격해 숨지게 했던 두 명의 미국 경찰에 대해 검찰이 정당방위를 인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워싱턴포스트는 2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지방검찰청 마리 슈버트 검사가 22살의 스테폰 클락이 무장 상태로 자동차 절도범으로 오인해 20발의 총을 쏴 숨지게 한 경찰관 테런스 메르카달과 자레드 로비넷에 대해 “합법적으로 무력을 사용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두 경찰은 차 절도 사건이 일어났다는 911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자신의 할머니 집 뒤뜰에 있는 클락을 발견한 뒤 ‘손을 보여줘’라고 외치다 클락의 손에서 하얀 불빛이 새어 나오는 것을 보고 총으로 오인해 격발했다. 경찰이 쏜 20발 중 7발을 맞은 클락은 결국 사망했다. 클락이 손에 들고 있던 것은 총이 아닌 플래시를 켠 아이폰으로 드러났다. 클락의 가족들이 따로 진행한 부검 결과 클락은 등에 6발의 총을 맞았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슈버트 검사는 “지난해 3월 이후 클락의 가족과 지역사회가 엄청난 슬픔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이날 아침에 만난 클락의 어머니는 명백하게 슬퍼하고 있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클락의 죽음이 비극이라는 사실에는 누구도 반대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지역 검사로서 나의 일은 이번 총격에 대한 공정하고 독립적이며 완전한 조사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슈버트 검사는 “수개월에 걸친 조사 끝에 우리가 내린 결론은 두 경찰관이 치명적인 무력을 사용한 건 정당방위였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그들(경찰)이 종종 분초를 다두는 결정을 하도록 압박을 받고 있으며, 불확실하고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상황 속에서 긴장 상태에 놓여있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면서 “핵심은 ‘두 사람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정직하고 합리적인 믿음을 갖고 있었는가‘이다, 이번 사건에서 두 경찰은 그런 믿음을 갖고 있었다”고 결론지었다. 슈버트 검사가 이러한 발표는 내놓자 클락의 어머니는 “이것은 정의를 위한 싸움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녀는 “우리는 몹시 화가 났다. 그들은 내 아들을 처형했다. 그것도 내 어머니의 뒷뜰에서 그랬다. 이건 정당하지 않다. 우리는 이러한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우리는 지난 1년간 인내심을 갖고 슈버트 검사가 올바른 일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줬지만 그는 우리를 실망시켰다”고 말했다. 지난 1월 클락의 가족은 새크라멘토시를 상대로 2000만 달러의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클락의 사망은 캘리포니아를 넘어 미 전역에 경찰의 무력 진압을 반대하는 시위를 촉발시켰다. 시위 현장에서는 민권단체들이 퍼거슨 사태 당시 구호인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등을 본떠 ‘휴대전화를 들었으니, 쏘지 마”(Cells Up, Don‘t Shoot!)를 외쳤다. 이는 2014년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일어난 흑인 소요 사태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였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건강을 부탁해] ‘하얀 피’ 가진 남성 사연 … ‘이것’ 때문이었다

    [건강을 부탁해] ‘하얀 피’ 가진 남성 사연 … ‘이것’ 때문이었다

    검사를 위해 채취한 혈액이 불과 2시간 만에 하얗게 변한 사례가 국제학술지에 소개됐다고 과학전문매체 라이브사이언스가 지난달 26일 보도했다. 사례에 따르면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39세 독일 남성은 메스꺼움과 구토, 두통 등을 호소하다 의식을 점차 잃어가는 상태에서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 환자는 당뇨병을 앓고 있었으며, 의료진은 증상 완화를 위해 다양한 약물을 사용해봤지만 효과가 없었고, 결국 응급실에서 의식을 잃었다. 혈액검사 결과 이 환자는 혈액 내 트리글리세리드(triglyceride) 수치가 매우 높았다. 트리글리세리드는 콜레스테롤과 함께 동맥 경화를 일으키는 혈중 지방 성분이다. 일반적으로 150mg/dL(콜레스테롤이나 혈당의 단위) 이하가 '정상', 500mg/dL까지는 ‘매우 높음’으로 간주되는데, 사례 속 환자의 수치는 무려 1만 4000mg/dL로 정상 수치의 약 94배에 달했다. 의료진이 혈액검사를 위해 채취한 환자의 혈액은 2시간이 지난 뒤 뿌연 흰색으로 변했는데, 이 역시 지나치게 높은 트리글리세리드 수치 때문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 환자에게서는 당뇨병성 케톤산혈증(diabetic ketoacidosis)도 확인됐다. 이는 당뇨병의 급성합병증 중 하나로, 신체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을 때 당보다 지방을 사용함으로써 야기되는 신대사물 축적 및 수분과 당의 손실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결국 의료진은 당뇨병성 케톤산혈증 및 높은 트리글리세리드 탓에 의식을 잃고 호흡이 어려운 환자를 위해 혈장반출(혈장 내 유해물질을 체외순환에 의해 기계적으로 제거하는 치료법)을 시도했다. 하지만 최초시도 당시 환자 혈액 내 지방비율이 너무 높아 기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두 차례 더 시도했으나 체외순환을 위한 기계가 여전히 지방에 막혀 작동하지 않았고, 결국 의료진은 직접 혈액을 체외로 제거하는 사혈(瀉血)을 통해 환자의 트리글리세리드 지방을 제거해야 했다. 이틀 뒤에야 환자의 혈액 내 지방 수치가 체외순환 기기를 이용할 정도까지 낮아졌고, 5일 후에는 원활하게 호흡할 수 있었다. 당시 의료진은 라이브사이언스와 한 인터뷰에서 “이런 사례를 단 한번도 본 적이 없었다. 혈액 내 지방 수치가 극도로 높았고, 이 때문에 혈액을 체외에서 걸러주는 기기조차 사용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현상은 환자의 적절하지 못한 식습관과 당뇨병의 그릇된 대처, 그리고 인슐린 저항 및 비만 등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례는 미국에서 발간되는 국제학술지인 ‘내과학 저널 연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 journal) 2월 25일자 최신호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트럼프의 자랑 ‘국경장벽’ 시제품, 알고보니 불량품

    트럼프의 자랑 ‘국경장벽’ 시제품, 알고보니 불량품

    새 장벽으로 교체 위해 8개 모두 철거 미국과 멕시코 간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설치한 시제품들이 27일(현지시간) 철거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설치된 국경장벽의 시제품 8개가 모두 철거됐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 장벽 시제품들은 2017년 10월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와 멕시코 티후아나를 분리하는 기존의 장벽에서 한발짝 떨어진 곳에 설치됐다. 미 관세국경보호국(CBP)은 16개월 전 공개입찰 때 시제품의 제작 조건을 내걸었다. 조건은 ▲사람들이 도저히 넘어갈 수 없을 정도의 충분한 높이여야 하고 ▲산악용 훅(걸이) 등 전문 등산장비를 동원해도 쉽게 오를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하며 ▲지하로도 6피트(약 1.8m) 정도 파고 들어가 지반에 단단히 붙어 있어야 하고 ▲대형 해머나 산소용접기를 동원해도 적어도 1시간 이상 부서지지 않아야 하며 ▲미국 쪽에서 바라봤을 때 주변 경관과 잘 어울리고 미학적으로 아름다워야 한다는 것이다. 입찰 조건에 따라 제작된 시제품의 높이는 8개 모두 30피트 이상이며 가격은 각각 30만∼50만 달러(약 3억 3600만∼5억 6000만원)다. 시제품 중 4개는 강화 콘크리트로 만들어졌고 다른 4개는 강철판으로 제작됐다. 미학적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1개는 푸른색과 흰색으로 칠한 장식을 달았고 다른 제품들은 사막과 어울리는 회색, 황갈색, 갈색으로 칠했다. 시제품들은 그러나 성능 실험 결과 중대한 결함이 발견됐다. 특히 8개 중 6개는 배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계를 크게 변경해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지난주 1억 100만 달러의 장벽 설치 계약을 따낸 텍사스주 갤버스턴에 기반을 둔 건설업체 SLSCO는 태평양 해안에서부터 국경을 따라 세워진 12마일(약 19㎞) 길이의 기존 장벽을 새 장벽으로 교체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용도를 다한 시제품은 해체에 들어간 것이다. AP는 “작업을 시작한 지 2시간도 되지 않아 시제품 7개가 부서졌다. 대형 유압식 파쇄기가 여러번 벽을 내리치자 먼지구름을 일으키며 콘크리트 조각이 떨어졌고 철제 기둥도 해체됐다”며 작업 현장 모습을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54) M&A의 선봉장인 한화그룹 사장단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54) M&A의 선봉장인 한화그룹 사장단

    박윤식 사장,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 A등급 획득권혁웅 사장, 이공계 박사출신으로 매출실적 경신김희철 사장, 화학업에서 태양광 전문가로 변신 한화그룹은 굵직한 인수·합병(M&A)로 매년 몸집을 키워오고 있다. 지난해 자산규모 61조 3000억원으로 재계순위 8위이지만, 7위 GS그룹(65조)과 치열한 순위다툼을 벌이고 있다. 화약, 금융, 화학, 태양광, 건설 등 여러 분야에서 선전하고 있는 한화그룹의 약진에는 계열사 CEO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박윤식(62)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는 경기고, 한국외국어대 서반어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 무역학 석사, 미국 코넬대에서 MBA 과정을 밟았다. 제일은행 팀장으로 금융계에 첫 발을 내디딘 후, 아더앤더슨코리아, PWC컨설팅을 거쳐 동부화재(현 DB손해보험)에서 경영지원실장, 고객상품지원실장 부사장을 역임한 후 2013년에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영입됐고 2017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박 사장은 부임 이후 지속적인 전사 혁신활동을 이끌며 회사의 수익구조를 빠르게 개선해 나갔다. 특히 2017년 역대 최고 당기순이익(1496억원)을 실현하고, 2018년 회사 미래가치를 인정 받아 보험업계 최초로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A등급을 획득했다.  권혁웅(58) 한화토탈 사장은 경기고, 한양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KAIST)에서 화학공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은 그룹 내 대표적인 석유화학∙에너지 전문가로 손꼽히고 있다. 한화에너지(구 경인에너지) 공정∙제품 연구실장, 한화케미칼 에너지절감TF팀장, CA사업기획팀장, 한화에너지 사업∙관리 담당, 2012년 한화에너지 대표이사, 2015년 ㈜한화지주부문 부사장 등 주요 보직을 거치면서 현장 실무 경험과 전문성을 두루 갖춘 이공계박사 출신 전문 경영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화토탈은 권 사장 취임 첫해인 지난해에 창사 이래 첫 매출 10조원을 돌파했다. 김희철(55)한화큐셀 대표이사는 대구 성광고와 서울대 화학공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워싱턴대와 세인트루이스교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마쳐 공학적 지식과 경영학적 지식을 두루 갖췄다. 한화케미칼 경영기획담당 상무, 미국 실리콘밸리 한화 법인장,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전략팀장 등을 거쳤다. 2012년에는 한화그룹 태양광 사업의 양대 축이었던 한화솔라원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같은 해 말에는 또 다른 축이었던 한화큐셀 독일법인의 대표이사로 취임해 태양광 전문 경영인으로 거듭났다. 미국, 중국, 독일을 거치며 ‘글로벌 전략통’으로 불리던 그는 2015년 한화토탈 대표이사로 취임해 2016년과 2017년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기록하며 한화그룹의 급속한 성장에 기여했다. 이후 2018년 10월 한화큐셀로 복귀해 태양광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최광호(63) 한화건설 사장은 성남서고와 서울산업대 건축설계학과를 마치고 서울산업대 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77년 태평양건설(현 한화건설)에 입사해 현장시공, 현장소장을 거쳐 2007년 한화건설 건축지원팀 상무, 2012년 건축사업본부장 전무, 2013년 BNCP건설본부장, 해외부문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국내외 현장을 두루 섭렵한 건설 전문가다. 총 공사비 11조원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 초기부터 본부장으로 근무하면서 이라크 내전 등의 위기를 극복하고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5년 한화건설 CEO로 선임된 이후 주택 개발 사업 역량 강화와 내실 위주의 경영을 펼치며 한화건설의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권희백(56)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는 장충고,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위스콘신 매디슨 MBA과정을 밟았다. 권 사장은 한화투자증권 자산운용본부장, 리스크관리본부장, 경영관리총괄을 거쳐 2017년 7월 대표이사를 맡았다. 2015년 12월에는 한화생명 투자부문장을 맡기도 했다. 권 사장은 증권업에 30년 이상 몸담고 있는 정통 증권맨이다. 또한 한화투자증권 공채 출신으로는 첫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지난 2016년 ELS 자체헤지 운용 실패에 따른 경영 위기를 2017년, 2018년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등 빠른 속도로 극복했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하얗게 변해버린 혈액…정상보다 94배 많은 지방 때문이었다

    하얗게 변해버린 혈액…정상보다 94배 많은 지방 때문이었다

    검사를 위해 채취한 혈액이 불과 2시간 만에 하얗게 변한 사례가 국제학술지에 소개됐다고 과학전문매체 라이브사이언스가 26일 보도했다. 사례에 따르면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39세 독일 남성은 메스꺼움과 구토, 두통 등을 호소하다 의식을 점차 잃어가는 상태에서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 환자는 당뇨병을 앓고 있었으며, 의료진은 증상 완화를 위해 다양한 약물을 사용해봤지만 효과가 없었고, 결국 응급실에서 의식을 잃었다. 혈액검사 결과 이 환자는 혈액 내 트리글리세리드(triglyceride) 수치가 매우 높았다. 트리글리세리드는 콜레스테롤과 함께 동맥 경화를 일으키는 혈중 지방 성분이다. 일반적으로 150mg/dL(콜레스테롤이나 혈당의 단위) 이하가 '정상', 500mg/dL까지는 ‘매우 높음’으로 간주되는데, 사례 속 환자의 수치는 무려 1만 4000mg/dL로 정상 수치의 약 94배에 달했다. 의료진이 혈액검사를 위해 채취한 환자의 혈액은 2시간이 지난 뒤 뿌연 흰색으로 변했는데, 이 역시 지나치게 높은 트리글리세리드 수치 때문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 환자에게서는 당뇨병성 케톤산혈증(diabetic ketoacidosis)도 확인됐다. 이는 당뇨병의 급성합병증 중 하나로, 신체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을 때 당보다 지방을 사용함으로써 야기되는 신대사물 축적 및 수분과 당의 손실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결국 의료진은 당뇨병성 케톤산혈증 및 높은 트리글리세리드 탓에 의식을 잃고 호흡이 어려운 환자를 위해 혈장반출(혈장 내 유해물질을 체외순환에 의해 기계적으로 제거하는 치료법)을 시도했다. 하지만 최초시도 당시 환자 혈액 내 지방비율이 너무 높아 기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두 차례 더 시도했으나 체외순환을 위한 기계가 여전히 지방에 막혀 작동하지 않았고, 결국 의료진은 직접 혈액을 체외로 제거하는 사혈(瀉血)을 통해 환자의 트리글리세리드 지방을 제거해야 했다. 이틀 뒤에야 환자의 혈액 내 지방 수치가 체외순환 기기를 이용할 정도까지 낮아졌고, 5일 후에는 원활하게 호흡할 수 있었다. 당시 의료진은 라이브사이언스와 한 인터뷰에서 “이런 사례를 단 한번도 본 적이 없었다. 혈액 내 지방 수치가 극도로 높았고, 이 때문에 혈액을 체외에서 걸러주는 기기조차 사용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현상은 환자의 적절하지 못한 식습관과 당뇨병의 그릇된 대처, 그리고 인슐린 저항 및 비만 등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례는 미국에서 발간되는 국제학술지인 ‘내과학 저널 연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 journal) 25일자 최신호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시사상식설명서] 트럼프-김정은 2차 북미정상회담 돌입, ‘종전선언’이 뭐야

    [시사상식설명서] 트럼프-김정은 2차 북미정상회담 돌입, ‘종전선언’이 뭐야

    오늘부터 1박 2일간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립니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따른 상응조치로 종전선언이 거론되는데요. 종전선언이 뭔지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종전선언은 말 그대로 전쟁을 종료한다고 선언하는 겁니다. 여기서는 한국전쟁을 말하는데요. 근데 1953년에 국제연합군, 북한, 중국이 정전협정을 맺으면서 한국전쟁 중단 된 거 아냐? 뭘 종료한다고 또 선언까지 해? 의아해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현재 한국전쟁이 종료 상태냐, 아니냐 다양한 의견이 있습니다. 우선 일반적으로 ‘당시 정전협정으로 서로간의 적대행위는 정지됐지만, 전쟁 자체는 종료된 게 아니며 여전히 전쟁 중에 있다’고 생각하는 그룹이 있고요. 국제법적으로 당시 협정을 하나씩 뜯어보고 따져보면 ‘전쟁은 이미 종료된 게 맞다’는 의견을 가진 그룹도 있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지금 언론이든 정부든 종전선언을 언급할 때는 아직 전쟁이 종료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구나, 그래서 종전선언을 하려는 거구나, 그럼에도 학계에는 전쟁이 종료됐다고 보는 의견도 있구나, 정도만 이해하시면 됩니다. 종전선언이 이뤄지면 정전협정 이후 66년만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전쟁은 종료됐다, 안됐다 다양한 의견이 있는데, 어느 측면에서 봐도 선언이 의미는 있습니다. 전쟁이 종료가 이미 됐다고 생각해도 전쟁 종료를 다시 한 번, 재확인하는 거니까 그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고요. 반대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전쟁 중인 상태라고 보면 전쟁이 종료됐다고 첫 선언이니 외교적 정치적 무게감이 있습니다. 그럼 왜 종전선언을 하려는 걸까요. 종전선언 없이 여전히 전쟁 중이라고 생각하면 외부에서 봤을때 한국은 코리아 리스크가 크고 평화체제로 나아가는데 아무래도 걸림돌이 되니까요. 단순히 선언에 불과하지만 정치적으로나 외교적으로 의미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현재 미국은 ‘북한, 네가 원하는 종전선언 해 줄 테니까 비핵화를 하라’며 종전선언을 비핵화 협상 카드 중의 하나로 테이블에 올려놨는데요. 청와대는 “북미 간 종전선언 합의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를 하는 상황입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평화협정이 있습니다. 종전선언이 아까 말한 대로 단순히 선언이라면 평화협정은 그걸 문서로 남겨 법적 구속력을 갖게 하는 겁니다. 종전선언은 평화협정의 전 단계입니다. 북한은 종전선언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는데요. 종전선언이 정전협정과 관련된 임무를 맡고 있는 유엔사령부(유엔사) 해체, 주한미군 철수 등의 요구를 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전쟁은 종료됐는데 미군이 왜 한국에 주둔하느냐. 떠나라.” 뭐 이런 식으로요.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유엔사 지위나 주한미군 철수 등에 전혀 영향이 없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하나만 더 짚어보면 포털사이트에 종전선언이 통일로 이어지냐, 종전선언을 하면 북한은 적국이 아닌 것이냐, 이제 징병제는 사라지냐, 등의 질문이 있는데요. 모두 사실과 다른 이야기입니다. 앞서 말씀 드린 대로 종전 선언은 선언이고, 평화협정으로 가는 전 단계이고 구속력은 없습니다. 그러니 지금 시점에서는 다 해당이 안 되는 얘기들이죠. 오늘은 종전선언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팟캐스트 ‘이범수의 시사상식설명서’(바로가기)에서 다른 시사문제와 상식도 들으실 수 있습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이재용·UAE 왕세제 화성사업장서 ‘5G·반도체 협력’ 논의

    이재용·UAE 왕세제 화성사업장서 ‘5G·반도체 협력’ 논의

    두바이 엑스포 앞두고 5G 상용화 계획 삼성전자, 김한조·안규리 사외이사 추천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방문한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왕세제를 두 번째 만났다. 삼성전자는 26일 오후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가 경기 화성사업장에서 이 부회장과 만나 5G 이동통신과 반도체, 인공지능 등 미래산업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UAE 기업들 사이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무함마드 왕세제는 이에 앞서 화성 사업장의 5G와 반도체 전시관과 생산 라인을 둘러봤다. 삼성전자는 드론으로 촬영한 화성사업장 360도 초고화질 전경을 무함마드 왕세제가 착용한 가상현실(VR) 기기에 5G로 실시간 전송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초고화질 영상 여러 개를 8K QLED TV에 끊김 없이 동시 전송하는 기술도 시연했다. 이 부회장과 무함마드 왕세제의 면담 자리엔 UAE 국가안보 부보좌관, 교육부 장관, 행정청장, 아부다비 왕세제실 차관이 참석했으며, 삼성전자 측에선 윤부근·김기남 부회장,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 노희찬 경영지원실장(사장) 등이 배석했다. UAE는 석유자원 의존도를 낮추고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2021년 목표로 혁신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데다, 2020년 두바이 엑스포를 앞두고 중동 지역 최초 5G 이동통신 서비스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다. 특히 왕세제가 통치하는 아부다비는 180억 달러(약 20조 1350억원)가 투입된 스마트시티를 건설하고 있다. 앞으로 삼성전자와 5G, 반도체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협력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UAE와 부르즈 칼리파, 정유 플랜트 등 건설·엔지니어링 분야를 중심으로 파트너십을 맺어 왔으나, 앞으론 5G, 반도체 등 ICT 분야로 협력을 확대해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사회를 열고 김한조 하나금융 나눔재단 이사장,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를 새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이날 사외이사로 새로 추천한 내정자들은 다음달 임기가 종료되는 사외이사 3명 중 송광수 전 검찰총장, 이인호 전 신한은행장의 후임이다.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선임됐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또 올해 정기 주주총회를 다음달 20일 서울 서초구의 삼성전자빌딩 다목적홀에서 열고 지난해 실적 승인과 이사보수 한도 승인 등의 안건을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시사상식설명서] 트럼프-김정은 2차 북미정상회담 돌입, ‘종전선언’이 뭐야

    [시사상식설명서] 트럼프-김정은 2차 북미정상회담 돌입, ‘종전선언’이 뭐야

    오늘부터 1박 2일간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립니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따른 상응조치로 종전선언이 거론되는데요. 종전선언이 뭔지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종전선언은 말 그대로 전쟁을 종료한다고 선언하는 겁니다. 여기서는 한국전쟁을 말하는데요. 근데 1953년에 국제연합군, 북한, 중국이 정전협정을 맺으면서 한국전쟁 중단 된 거 아냐? 뭘 종료한다고 또 선언까지 해? 의아해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현재 한국전쟁이 종료 상태냐, 아니냐 다양한 의견이 있습니다. 우선 일반적으로 ‘당시 정전협정으로 서로간의 적대행위는 정지됐지만, 전쟁 자체는 종료된 게 아니며 여전히 전쟁 중에 있다’고 생각하는 그룹이 있고요. 국제법적으로 당시 협정을 하나씩 뜯어보고 따져보면 ‘전쟁은 이미 종료된 게 맞다’는 의견을 가진 그룹도 있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지금 언론이든 정부든 종전선언을 언급할 때는 아직 전쟁이 종료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구나, 그래서 종전선언을 하려는 거구나, 그럼에도 학계에는 전쟁이 종료됐다고 보는 의견도 있구나, 정도만 이해하시면 됩니다. 종전선언이 이뤄지면 정전협정 이후 66년만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전쟁은 종료됐다, 안됐다 다양한 의견이 있는데, 어느 측면에서 봐도 선언이 의미는 있습니다. 전쟁이 종료가 이미 됐다고 생각해도 전쟁 종료를 다시 한 번, 재확인하는 거니까 그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고요. 반대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전쟁 중인 상태라고 보면 전쟁이 종료됐다고 첫 선언이니 외교적 정치적 무게감이 있습니다. 그럼 왜 종전선언을 하려는 걸까요. 종전선언 없이 여전히 전쟁 중이라고 생각하면 외부에서 봤을때 한국은 코리아 리스크가 크고 평화체제로 나아가는데 아무래도 걸림돌이 되니까요. 단순히 선언에 불과하지만 정치적으로나 외교적으로 의미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현재 미국은 ‘북한, 네가 원하는 종전선언 해 줄 테니까 비핵화를 하라’며 종전선언을 비핵화 협상 카드 중의 하나로 테이블에 올려놨는데요. 청와대는 “북미 간 종전선언 합의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를 하는 상황입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평화협정이 있습니다. 종전선언이 아까 말한 대로 단순히 선언이라면 평화협정은 그걸 문서로 남겨 법적 구속력을 갖게 하는 겁니다. 종전선언은 평화협정의 전 단계입니다. 북한은 종전선언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는데요. 종전선언이 정전협정과 관련된 임무를 맡고 있는 유엔사령부(유엔사) 해체, 주한미군 철수 등의 요구를 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전쟁은 종료됐는데 미군이 왜 한국에 주둔하느냐. 떠나라.” 뭐 이런 식으로요.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유엔사 지위나 주한미군 철수 등에 전혀 영향이 없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하나만 더 짚어보면 포털사이트에 종전선언이 통일로 이어지냐, 종전선언을 하면 북한은 적국이 아닌 것이냐, 이제 징병제는 사라지냐, 등의 질문이 있는데요. 모두 사실과 다른 이야기입니다. 앞서 말씀 드린 대로 종전 선언은 선언이고, 평화협정으로 가는 전 단계이고 구속력은 없습니다. 그러니 지금 시점에서는 다 해당이 안 되는 얘기들이죠. 오늘은 종전선언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팟캐스트 ‘이범수의 시사상식설명서’(https://bit.ly/2TV38hl)에서 다른 시사상식도 들으실 수 있습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AFC 챔피언십 경기일 아침에 뉴잉글랜드 구단주는 유사성행위

    AFC 챔피언십 경기일 아침에 뉴잉글랜드 구단주는 유사성행위

    열 번째 슈퍼볼 우승을 차지한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로버트 크래프트(77) 구단주가 성매매를 흥정한 혐의로 기소됐다는 소식은 지난 주말 알려졌다. 그런데 검찰이 크래프트 구단주가 마사지 업소를 방문한 날이 캔자스시티 칩스와 아메리칸풋볼콘퍼런스(AFC) 챔피언십 경기를 벌인 날이었다고 밝혔다. 선수단은 열심히 챔피언십 경기를 준비하는데 구단주는 아침에 마사지 업소를 찾아 유사 성행위를 즐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25일(이하 현지시간) 팜비치 검찰청이 배포한 기소 기록에 따르면 크래프트 구단주는 24시간도 안돼 두 번째로 지난 20일 오전 11시쯤 2015년형 파랑색 벤틀리 승용차를 타고 주피터 시에 있는 오키즈 오브 아시아 데이 스파를 찾았다. 한 여성으로부터 두 가지 유사성행위를 받는 모습이 동영상에 찍혔다. 검찰은 100달러 지폐와 잔돈을 그 여성에게 건넸음 15분 뒤 업소를 떠났다고 밝혔다.캔자스시티의 킥오프로 오후 6시 40분 AFC 챔피언십 경기가 시작됐는데 메이저리그 사커(MLS) 뉴잉글랜드 레볼루션 구단주이기도 한 크래프트는 버젓이 경기장에 얼굴을 내밀었다. 이 일이 있기 17시간 전에는 크래프트 구단주가 성매매를 흥정하는 모습이 역시 동영상에 포착됐다. 데이브 애런버그 팜비치 카운티 검찰총장은 두 가지 경범죄 혐의로 기소했다며 첫 재판이 4월 24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낮은 수위의 체포영장이 발부돼 여행하려면 검찰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죄가 인정되면 1년 징역형과 5000 달러 벌금, 100시간의 사회봉사 활동, 인신매매의 위험성을 일깨우는 강연에 참여하는 등의 징벌을 받을 수 있다. 크래프트 변호인은 “어떤 불법 행위에도 가담하지 않았다고 부인한다”고 밝혔다. 플로리다주에서는 반년 동안 대대적인 성매매 단속과 수사가 진행돼 팜비치 카운티에서만 24명에 대한 체포 영장이 발부됐고 팜비치부터 올랜도까지 열 군데 스파가 영업 정지됐으며 여러 명이 성매매 혐의로 구금됐다. 2011년부터 이듬해까지 씨티 그룹 회장을 지냈으며 지금은 씨티 그룹으로부터 자금을 지원 받은 헤지펀드를 운영하는 존 헤이븐스(62)도 같은 스파를 드나들며 성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와우! 과학] 큰돌고래 수컷 사이에도 ‘브로맨스’ 존재한다 (연구)

    [와우! 과학] 큰돌고래 수컷 사이에도 ‘브로맨스’ 존재한다 (연구)

    돌고래 수컷 사이에도 일명 ‘브로맨스’가 존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플로리다애틀랜틱대학 연구진은 플로리다 연안에서 서식하는 큰돌고래(bottlenose dolphin) 아홉 마리(암컷 한 마리, 수컷 여덟 마리)에게 추적기를 부착한 뒤, 2007년과 2010년 각각 100일간 이들의 행동을 분석했다. 그 결과 다 자란 수컷 돌고래는 종종 또 다른 수컷 돌고래와 매우 친밀한 유대관계를 맺으며, 특히 이들은 먹이를 찾거나 사회적 관계를 맺을 때에도 함께 행동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러한 ‘브로맨스’는 몇 년간 이어지며, 일부 수컷 돌고래 사이에서는 평생토록 관계가 지속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컷 돌고래가 짝짓기를 시도하지 않고 암컷 돌고래와 친구를 맺는 사례도 확인했지만, 이는 수컷과 수컷끼리 우정을 나누는 사례에 비하면 훨씬 드물었다. 암컷이 암컷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큰돌고래는 다른 사회적인 성격의 포유동물과 마찬가지로 무리에서 함께 놀다가 헤어지는 것을 반복하며, 이러한 습성은 성장 과정 또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사교적인 것으로 알려진 큰돌고래가 어린 시절에는 상당 시간 홀로 보낸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연구에 따르면 어린 시절이었던 2007년에는 홀로 보내는 시간이 전체시간 중 72%를 차지했지만, 3년이 흐른 뒤 성체가 됐을 때에는 홀로 보내는 시간이 36%로 줄어들었다. 또 큰돌고래는 일생의 53%를 바다를 헤엄치며 여행하는데, 실제로 100일 동안 움직인 거리는 27.3㎞에 불과하며 일부 돌고래는 고작 약 13㎞를 이동할 뿐이었다. 이는 큰돌고래가 움직이는 반경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큰돌고래에 관한 자세한 연구결과는 유럽에서 발행되는 수생포유류 저널(journal Aquatic Mammals) 최신호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김종수 영남대 교수, 한국진공학회 학술상 수상

    김종수 영남대 교수, 한국진공학회 학술상 수상

    영남대 물리학과 김종수 교수(50)가 최근 대명비발디파크에서 열린 제56회 한국진공학회 동계정기학술대회 및 정기총회에서 한국진공학회 학술상을 수상했다. 진취적인 연구 활동과 탁월한 연구 업적으로 진공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다. 김 교수는 반도체 양자점, 반도체 나노구조, 태양전지 및 적외선 센서 연구 분야에서 163편의 SCI 논문을 발표하는 등 국내외에서 왕성한 학술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 교수는 영남대 물리학과와 대학원 물리학과에서 학사 및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일본 국립물질재료연구소(National Institute for Materials Science) COE(Center of Excellence) 연구원, 광주과학기술원 선임연구원 등을 역임하고, 2009년 3월부터 영남대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현재 한국진공학회지(Applied Science and Convergence Technology) 부편집위원장, 한국진공학회 운영위원(국제협력), 한국물리학회 반도체물리학분과회 총무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이범수의 시사상식설명서]‘청년수당’이 뭐야

    [이범수의 시사상식설명서]‘청년수당’이 뭐야

    서울시의 청년수당이 다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청년수당은 뭐고,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고, 최근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오늘은 청년수당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청년수당은 2016년 서울시에서 도입 한 정책 중 하나입니다. 처음 도입됐을 때 기준으로 설명 드리면 서울시에서 사는 만 19세부터 29세 구직 활동하는 청년들 중에서 월 50만원 씩 최대 6개월간 지급을 했습니다. 재학생들은 제외하고요. 대상자는 첫해에 3000명을 해주겠다고 예산을 잡았고요. 돈을 지급할 테니 학원 수강료, 시험 응시료, 식비, 교통비 등에 쓰며 취직활동에만 집중해라 이런 건데요. 매달 돈이 들어오면 따로 알바를 한다거나 할 필요 없이 삶이 안정되지 않겠어요. 그런 목적으로 청년수당 정책은 시작됐습니다. 지금까지 오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는데요. 한번 지급하고 끝날 위기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2016년 당시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데 복지부에서 “중앙정부와 충분히 협의하지 않았다”며 사업을 못하게 했거든요. 사회보장기본법 26조는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할 때 복지부 장관과 협의를 하도록 돼 있는데 불충분하다는 말이었죠. 이후에 시가 기습지급 했고, 복지부는 직권으로 수당지급 취소 조치를 내려 사업이 중단됐습니다. 시는 또 직권취소를 취소해달라고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법적으로 문제가 비화되기도 했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며 눈 녹듯 문제가 해결됐고, 2017년부터 다시 지급이 시작됐습니다. 사실상 본격적인 시행은 이때라고 보면 됩니다. 지금까지 달라진 점도 몇 가지 있습니다. 17년부터는 소득기준을 만들었는데요. 4인 가구 기준 건강보험료 본인부담금을 기준으로 하는데 올해기준으로 따져보면 지역가입자는 24만 5305원, 직장가입자는 22만 6441원 미만 정도입니다. 나이도 올해부터는 만29세에서 만34세로 확대했고요. 가장 크게 바뀐 건 최종학력 졸업 후 2년이 넘은 사람으로 기준을 새롭게 만들었다는 점인데요. 시에 따르면 복지부도 올해부터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사업을 시작하면서 최종학력 졸업 후 2년 이내로 요건을 정했는데 협의를 통해 중복 지원되는 걸 막기 위해 이렇게 정했다고 합니다. 최근 다시 청년수당이 논란이 된 건 “시가 모든 청년에게 청년수당을 주는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부터입니다. 사실은 이렇습니다. 서울연구원은 지난달 23일 국회토론회를 열었는데 여기서 2400명을 실험 대상으로 해서 3그룹으로 나눠 800명에게 기본소득 지원수당(월 50만원), 800명은 보충급여 성격이 강한 근로 연계형 수당을 지급해보자. 그리고 수당을 받지 않은 나머지 800명과 비교를 해보자. 이에 대해 시는 제안 받은 건 사실이나 추진여부, 시기나 방법 등에 대해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그동안 청년수당을 놓고 선심성 정책이다, 아니다 청년들을 위한 디딤돌 정책이다 했던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고 보시면 될 듯합니다. 오늘은 청년수당에 대해 짚어봤습니다. 또 다른 시사상식은 팟캐스트 ‘이범수의 시사상식설명서’(바로가기)에서도 들으실 수 있습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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