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나와 다른 모습으로 언젠가 남자대회 출전 재개”
“눈 감고 귀 막고 그저 연습만 했어요.하구(그리고)‥·,이젠 대회 많이 나가구,우승도 많이 하구 싶어요.아픈 건 싫어요.”
2주 전 퀄리파잉스쿨 공동 7위로 미여자프로골프(LPGA) 무대에 서게 된 미셸 위(19·나이키골프)가 그 동안의 속앓이를 털어놨다.
지난 12일 2년 만에 한국을 찾아 할아버지인 고 위상규 서울대 명예교수의 장례식에 참석한 위는 16일 기자들과 비공식으로 만난 자리에서 “5년 전만 해도 그냥 (공을) 두들겨 팰 만큼 어린애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더 영리해졌다.”면서 “옛날과는 전혀 다른 선수가 되고 싶다.”며 먼 길을 돌아온 LPGA 투어에서 정식 멤버로 뛰게 될 각오를 밝혔다.
‘1000만달러의 소녀’로 화려하게 프로 무대에 데뷔했지만 첫 대회 실격과 무리한 남자대회 출전,그리고 손목 부상으로 2년 만에 ‘망가진 소녀’로 따가운 눈총을 받았던 터.그러나 위는 지금 자신의 말대로 한껏 성숙해지고 영리해진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그는 “(부진으로) 진짜 고생 많이 했다.아픈 손목이 변명이 될까봐 더 열심히 쳤는데 그럴수록 손목이 더 안 좋아졌다.”면서 “몸은 물론,마음까지 많이 힘들었지만 그동안 학교 공부와 운동 모두 열심해 했다.옛날로 돌아가고 싶진 않다.”고 다부지게 말했다.새해 소망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가능한 한 많이 LPGA에 출전하는 것.그러나 그는 “당장은 아니겠지만 언젠가 남자대회에 다시 출전하겠다.”면서 “마스터스는 어릴 적 골프채를 잡을 때부터 꿈꿔왔던 것”이라고 말해 적절한 시기에 ‘성대결’에 다시 나설 것임을 내비쳤다.
미국 대통령 당선자 오바마의 고등학교 후배로 스탠퍼드대 3학기째인 위는 “(대학)팀 선수들과는 달리 내겐 학업에 관해 어떤 예외도 없기 때문에 공부와 운동을 함께 하기가 매우 힘들다.”면서 “하지만 골프 연습과 수업 등 촘촘하게 짜 놓은 시간표에 충실한 덕에 지난 학기에는 버디(B학점) 1개를 제외하곤 전부 이글(A학점)을 받았다.”고 자랑했다.“기숙사 생활 초반에는 커피물을 끓이기 위해 전자레인지에 주전자를 통째로 넣는 실수도 저질렀지만 이제는 손빨래도 직접 할 정도로 익숙하다.”며 자리를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위의 장타는 어디로 갔을까.연습 라운드에서 세운 최장타는 392야드,공식 대회 최고 기록은 340야드다.위는 “이제 거리보다는 정확도와 일관성이 더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면서 “퀄리파잉스쿨 때도 떨어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굉장히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230야드 세컨드샷을 한 번에 그린에 올리는 대신 레이업으로 두 번에 잘라치는 등 무리하지 않는 경기로 주위를 깜짝놀라게 했다.그러면서도 위는 “그때 (끊어치려니)진짜 답답했다.하지만 퀄리파잉스쿨이니까 신중하게 할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솔직히 재미는 없었다.”고 넉살을 피웠다.
“합격 직후 신인 오리엔테이션에서 신지애(20·하이마트)와 양희영(19·삼성전자)과도 인사를 나눴다.”는 위는 “내년에는 정말 훌륭한 신인들이 많다.”면서 “소렌스탐이 은퇴해 슬프기도 하지만 정말 기대된다.”며 웃었다.위는 오는 24일 성탄 전야를 불우 아동들과 함께 보낸 뒤 26일쯤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