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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타짜들은 이미 창릉지구 밖부터 쓸었습니다”

    [르포] “타짜들은 이미 창릉지구 밖부터 쓸었습니다”

    “미쳤어요, 미쳤어.” 8일 오후 1시가 조금 넘은 시각. 60대 전후로 보이는 한 중년 남성이 고양 창릉3기신도시 예정지 길 건너 편에 있는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들어섰다. 중개업소 대표다. 600만원대 토지를 중개하러 나갔는데, 주인이 900만원으로 올려 부르는 바람에 거래가 무산됐다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로 벌집을 쑤신 듯 온나라가 들끓고 있지만, 택지개발예정지구 밖에선 남의 나라 얘기다. 아직도 ‘부르는 게 값’이고, 자고 나면 오른다고 한다. 그러면서 “눈치 빠른사람들은 이미 2018년~2019년 미리 들어왔다”고 귀뜸한다. 서오릉 근처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2018년 봄 까지만 해도 낡은 주택의 경우 3.3㎡(1평)당 400만원 가량 했으나, 2019년 5월 3기 신도시 발표 후 700만원대로 2배 가까이 오르더니, 지난 해 12월말 국토교통부가 GTX창릉역 신설을 발표하자, 다시 2배로 뛰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아직 상승여력이 높아 매수자를 데리고 찾아가면 매도자가 가격을 올리며 배짱을 부린다”며 입맛을 다셨다. 이 지역은 행정구역상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용두동으로, 고양시 덕양구와 서울 은평구 사이에 위치해 서울지역 전화번호를 사용한다. 서오릉 한식뷔페 앞 삼거리에서 용두초등학교 방향 용두로를 기준으로 오른 쪽은 창릉지구에 편입됐고, 건축물이 많은 왼쪽은 보상비 부담 때문에 창릉지구에서 제외했다. 창릉지구 밖이지만, 신도시 수혜를 그대로 받을 수 있어 2019년 5월 창릉지구 발표 후 부동산값이 ‘천지개벽’을 한 지역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지난 주말 서울신문 취재진이 창릉지구 밖인 용두초교 근처를 둘러 본 결과 땅의 폭이 좁아 건축이 여의치 않거나 묘지가 앉아 있는 주택 신축용 밭 조차 3.3㎡당 1200만원을 넘게 불렀다. 웬만한 대지는 1300~1500만원에 이른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1년 만 빨리왔어도 반값도 안되는 가격에 살 수 있었다”면서 “사장님은 정보가 없네”했다. 건물을 지을 수 없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내 논·밭도 ‘씨’가 말랐다. 3.3㎡당 200~300만원은 줘야 살 수 있으나, 그나마 수요가 많은 작은 땅은 없다. 중개업소들은 농지의 경우 파주 또는 양주지역을 권하고 있다. 경의중앙선 화전역 부근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올 연말 토지보상금이 풀리면 더 오를 것”이라며 “판단을 빨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관계자는 취재진이 신분을 밝히자 최근 LH직원들의 시흥·광명지구 투기 파문을 언급하며, “그 사람들은 아마추어”라고 단정했다. 그는 “공무원들이 겁도 없이 자기 명의로 수용될 지역에 부동산을 산 것을 보면 그렇다. 특히 투기를 하려면, 수용예정지구 밖에 해야 하는데 안에 한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전석기 서울시의원 “양원지구개발로 인한 링컨학교의 피해…해결방안 마련 위해 최선 다할 것”

    전석기 서울시의원 “양원지구개발로 인한 링컨학교의 피해…해결방안 마련 위해 최선 다할 것”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전석기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중랑4)은 지난 4일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공사)의 양원지구 택지개발로 인해 링컨학교 측이 겪고 있는 피해와 관련하여 서울시 및 중랑구 관계자, 링컨학교 측과의 연석회의를 주관하고 해소 방안 마련을 위한 논의의 시간을 가졌다. 링컨학교는 서울시교육청의 인가를 받은 고등학교 과정 위탁형 대안교육기관으로, 2005년 교육청 인가 이후 2021년까지 총 188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바 있다. 학교 소재지는 서울시 중랑구 망우동 308번지로 LH공사가 개발 중인 양원 공공주택지구 내에 위치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링컨학교 측은 현재 양원지구 택지개발로 인해 학교가 삼면의 높은 옹벽으로 둘러싸여 주변과 단절되고 일조권과 조망권을 침해받았으며, 분지화로 인한 여름철의 과도한 온도상승으로 학생들이 큰 피해를 받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또한 주변 공사의 소음과 진동으로 교사와 학생들이 피해를 입고 있으며, 건물에 금이 가고 누수가 발생하는 등 안전문제 또한 발생하고 있어 서울시에 조속한 조치를 요구했다. 링컨학교 측은 학교의 증·개축을 통해 현재 사실상 지하화된 학교건물을 주변 수준으로 높이고 학생 편의 공간을 넓히기 위해 서울시에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요청했으나, 서울시 도시계획국 관계자는 개발제한구역 해제는 국책사업이나 산업단지 조성, 도시개발사업 등 국가·도시 차원에서 법적·공익적 요건이 충족될 경우에만 이루어지는 것으로, 해당 부지는 요건에 부합되지 않아 해제가 불가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에 전 의원은 “개발제한구역 해제는 그 법적·공익적 요건에 관한 문제와 서울시가 이미 해제 불가 입장을 냈다는 점에서 사실상 어렵다”라며 “아직 양원지구 택지개발은 진행 중인 만큼 존치되는 학교 주변의 부지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국토부와 LH공사에 해당 내용을 재차 협의해야 하며, 본 의원은 물론 서울시와 중랑구도 링컨학교 측에 적극 협조하겠다”라며. “이를 위해 서울시와 중랑구는 LH공사에 해당 사안에 대한 협조요청 공문을 발송하는 등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전 의원은 “양원지구 택지개발이 수도권에 양질의 주택공급을 위한 국가적인 사업이라고는 하나, 사전에 지역 주민들과 충분히 협의하여 이러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했다”라며, “매우 안타까운 상황으로 앞으로 사안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하며, LH공사 측도 해당 사안에 대해 다시 검토해 주길 바란다”라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토] 농민단체, LH 사옥에 달걀 투척

    [포토] 농민단체, LH 사옥에 달걀 투척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소속 농민들이 8일 경남 진주시 충무공동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정문에서 기자회견 중 LH 사옥에 달걀을 던졌다. 사진은 사옥 유리 위 달걀 자국. 2021.3.8 연합뉴스
  • LH 직원 투기의혹에 野 공세 계속…검찰 수사 요구·특조위 구성 착수

    LH 직원 투기의혹에 野 공세 계속…검찰 수사 요구·특조위 구성 착수

    국민의힘은 LH 직원들의 신도시 예정지 투기 의혹을 파고 들며 정부·여당에 대한 전방위 공세에 나섰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보다 자세한 내용을 국민에게 알려드리기 위해서 우리 당 차원에서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 분노를 극대화하는 매우 중요한 사건으로 정부는 검찰이 철저한 수사를 하도록 지시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나름대로 조사한다고 하지만 그 조사가 제대로 될지 회의적”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은 ‘셀프조사’를 비판하며 상임위 개최와 국정조사는 물론 문재인 대통령의 직접 사과 등을 함께 요구하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한국토지주택공사를 이제는 한국투기주택공사로 국민이 인식할 것 같다”면서 “즉각 감사원 감사에 착수하고 국정조사 해야 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 앞에 나와 사과하고 어떻게 철저히 조사할지 밝혀야 한다”고 했다. 비대위원들도 잇따라 LH 의혹과 관련한 비판을 이어갔다. 김병민 비대위원은 “내가 LH꼴을 보려고 촛불을 들었나 자괴감이 든다“면서 ”문 대통령은 즉시 변 장관을 경질해야 한다. 공직 기강이 완전 무너졌다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현아 비대위원도 “LH사태에 대한 정부와 여당의 아무말 대잔치, 무책임의 행태가 점입가경”이라고 지적했다.전방위적 공세에 나선 국민의힘은 입법도 추진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부동산시장 정상화 특별위원회는 이날 ‘공공개발 관련 중대비리 근절을 위한 입법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공공개발 업무 관여 임직원 재산 등록 의무화 ▲임직원·직계가족 등의 토지거래사전신고제 도입 ▲신규택지 개발사업 정보 이용 부동산 투기시 이익몰수 강화 등이 골자다. 송석준 당 부동산특위 위원장은 “허점투성이인 문재인 정부의 공공주도 개발은 객관성과 공정성에 구멍이 뚫려 투기의 먹잇감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민주당, ‘LH 투기방지법’ 3월 처리·의원 및 보좌진 조사

    민주당, ‘LH 투기방지법’ 3월 처리·의원 및 보좌진 조사

    민주당,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 3월 최우선 처리의원 및 보좌진 3기 신도시 부동산 보유 현황 조사더불어민주당은 8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투기 의혹과 관련해 3월 국회에서 ‘LH 투기방지법’을 최우선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소속 의원과 보좌진들의 3기 신도시 지역 부동산 보유 현황 조사에도 착수했다. 분노한 부동산 민심을 진화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하겠다는 기조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금융 범죄와 마찬가지로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 이익을 환수하겠다“며 “투기 이익에 3∼5배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이낙연 대표도 “가족, 친인척 명의를 포함해 가명·차명거래에 대해 강제수사를 통해서라도 있는 그대로 모든 것을 밝혀내고 현행법이 허용하는 가장 강력한 처벌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현행 공공주택 특별법은 국토교통부 등 관련 기관 종사자가 업무 중 알게 된 내부 정보를 부당하게 사용하거나 누설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있다. 민주당 문진석 의원이 지난 4일 발의한 개정안은 업무 처리 중 알게 된 정보 등으로 얻은 이익의 3~5배에 달하는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겨 ‘투기이익환수법’으로도 불린다. 박상혁 의원도 관련 법안을 낼 예정이다. 다만 개정안이 3월 국회에서 처리되더라도 소급 적용은 어렵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민주당 관계자는 “법 통과는 가능하지만 소급 적용은 당연히 안 되는 것”이라며 “지금은 진상조사와 현재 법과 제도 내에서 불법행위를 한 사람들을 처벌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여론 잠재우기용 사후 대책이 되지 않으려면 수사기관의 강제수사로 진상 규명 및 처벌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또한 민주당 윤리감찰단은 이날 의원 및 보좌진들을 상대로 “올해 3월 기준 3기 신도시 지구 내 부동산 보유현황을 신고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며 당내 조사에 돌입했다. 앞서 민주당 소속 경기 시흥시의원의 가족이 3기 신도시 사업 발표 전인 2018년 과림동 임야를 미리 매수한 사실이 알려졌다. 김 원내대표는 “투기 의혹이 제기된 당 소속 시의원이 윤리감찰단 조사를 앞두고 탈당한 데 대해 영구히 복당을 금지하겠다”고 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고수들은 달랐다… 신도시 일대 용버들을 찾아라”

    “고수들은 달랐다… 신도시 일대 용버들을 찾아라”

    “앞으로 땅을 살 땐 1000㎡ 이상, 지역단위농협에서 담보대출을 받고 용버들 묘목을 심어야겠어요.” 경기 시흥 주민들이 최근 광명시흥지구 신도시 일대에서 발각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땅투기 수법을 보고 하는 말이다. LH 임직원들이 매입해 땅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시흥시 과림동 178-6번지를 중심으로 양쪽에는 178-4, 178-5, 178-7번지 등 4개 필지로 분할돼 있다. 지목은 답이며, 자연녹지지역으로 근처 무지내동 일대에도 동종의 용버들 묘목이 잔뜩 심어져 있다. 178-6번지 토지는 북시흥농협에 채권최고액 7억 8000만원의 근저당이 설정돼 있어 이 토지를 담보로 60% 대출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에는 현재 녹색줄기의 용버들나무 묘목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빽빽이 심어져 있다. 한눈으로 봐도 토지보상을 노린 묘목으로 보인다. 현장에 가보면 겉으로는 한 필지에 경계도 없이 용버들묘목을 심은 것처럼 보이지만 등기부상에는 4개 필지로 나뉘어져 있다.바로 옆에서 고물상을 하고 있는 주민은 “지난해 봄에 일꾼 20여명이 동원돼 3일간에 걸쳐 용버들 묘목 심는 걸 봤다”고 말했다. 이어 “나랏일을 하는 공직자들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희한한 나무를 심어 더 많은 보상금을 타내려고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우리같은 서민은 운전하다 과속으로 단속에 걸리면 범칙금을 꼬박꼬박 내는데, 공직자들은 내부정보를 이용해 투기행위를 하다 걸려도 먹고사는데 별 문제가 없다. 낱낱이 파헤쳐 토지수익금을 전부 환수조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도시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우리 동네주민들은 고구마나 감자·마늘고추 등 주로 식용작물을 심는데, 용버들을 심는 경우는 아주 특이한 경우로 외지인들 짓”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용버들은 1년에 1m씩 자라 보상시점인 3년 후엔 3m 이상 훌쩍 큰다”며, “나무가 크면 이식비도 비례해 엄청 늘어나므로 용버들을 심어 한탕을 노린 것 같다”고 추정했다. 또 광명시흥특별구역내 한 감정평가사는 “수십년간 감정평가를 해왔지만 용버들나무 보상평가는 한번도 안해봤다. 이곳에 왜 용버들묘목을 심었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 말하며, “보상가가 그리 많지 않아 일반인들은 나무를 저렇게 많이 안심는다. 신도시 발표전 미리 항공위성 촬영을 해놓기 때문에 보상용으로 심은 행위들은 전부 잡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미공개 정보로 땅 투기 하면 최대 ‘무기징역’…‘LH법’ 추진

    미공개 정보로 땅 투기 하면 최대 ‘무기징역’…‘LH법’ 추진

    국토부·관련 지자체 공무원·주택공기관 대상 미공개 정보로 가족·타인 명의 투기 금지주택, 토지 관련 기관의 공직자가 업무 정보를 이용해 공공택지에 투기하면 최대 ‘무기징역’으로 처벌하고 수익의 3∼5배를 벌금으로 환수하도록 하는 법 개정이 추진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을 처음 폭로한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8일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손잡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들은 “공공택지와 관련한 공직자 등의 투기 행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처벌 규정의 강화와 투기 이익의 환수, 지속적인 거래 감시·감독 시스템 구축 등 제도적 개혁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정안은 현행 공공주택특별법 제9조(보안관리 및 부동산투기 방지대책)에 초점을 맞췄다. 적용 대상은 국토교통부을 비롯해 주택지구 지정 등을 준비 중이거나 지정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LH 등의 공공주택기관 종사자다. 우선 ▲공공주택사업을 위해 검토 중인 후보지 등 개발 정보 ▲공공주택사업을 위한 각종 계획수립, 공공주택 건설·매입 정보 등을 ‘미공개 중요 정보’로 정의하고 관련 기관 종사 이력이 있는 인물이 이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없도록 했다. 이 같은 미공개 중요 정보를 이용해 자신이나 배우자·직계존비속·형제자매 1명 이상 또는 타인의 명의로 토지·건물·신탁 권리를 취득할 계약을 금지하는 내용도 담았다. 미공개 정보라는 사실을 사후에 알게 돼도 마찬가지다. 벌칙도 대폭 강화했다. 미공개 중요 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계약에 연루되면 현행 처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지만, 개정안은 1년 이상의 징역이나 이익의 3~5배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투기 이익이 5억원 이상이면 3년 이상의 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징역이나 5년 이상의 징역형이 적용된다. 징역형·벌금형 중 하나를 처벌로 택하게 한 현행법과 달리 개정안은 두가지 처벌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와 정치권도 LH 투기 의혹을 계기로 처벌 수준을 높이고 투기 이익의 3~5배를 환수하는 등 내용을 핵심으로 한 관련법 개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법 개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엉성한 그물코…이런 조사라면 ‘투기 미꾸라지’ 다 빠져나가”

    “엉성한 그물코…이런 조사라면 ‘투기 미꾸라지’ 다 빠져나가”

    “이런 조사라면 진짜 ‘미꾸라지(투기꾼)’는 다 빠져나간다. 정부가 진짜 투기꾼에게 면죄부를 주는 꼴 밖에 되지 않는다” 신도시 투기의혹 조사 관련 기사마다 붙은 누리꾼들의 댓글이다. 투기 조사 그물코가 너무 엉성하고 빈틈이 많아 현재 조사로는 투기꾼을 잡을 수 없다는 지적이 빗발치고 있다. “조사대상 한정, 허점···진짜 투기꾼 따로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조사 대상을 본인·배우자와 직계 존비속으로 한정해 투기꾼이 빠져나갈 구멍이 크다고 지적한다.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직원이 금방 드러날 수 있는 사람 이름으로 투기를 하는 것은 매우 유치한 행동”이라고 비웃었다. 그는 “광명 시흥에서 투기의혹을 받는 LH직원들은 본인이나 배우자 이름으로 땅을 사들인 것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기가 아니라고 확신했기 때문일 것”이라며 “진짜 정보를 이용한 투기라고 생각하면 드러내고 본인·배우자 이름으로 사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부동산개발업체 대표는 “투기의혹을 피하기 위해 형제·자매, 동서, 처남 이름으로 땅을 사거나 친구 이름을 빌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또 다른 개발업체 대표는 “법인 이름으로 구입하면서 법인 직원 이름으로 사는 일도 있는데 합법을 가장한 투기”라고 했다. 조사 대상을 국토교통부와 LH, 몇몇 지자체로 한정한 것도 허점이라고 한다. 중앙부처 공무원보다는 신도시 지역 지자체 공무원, 기초의원과 그 주변 인물들이 세세한 정보를 많이 알고 있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이를 간과했기 때문이다. 이참에 지자체 공무원과 주변 인물도 전수조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구지정에 필요한 용역을 받은 엔지니어링사 직원과 주변 인물도 전수조사할 필요가 있다. 투기조사 대상 지역을 신도시구역으로 한정한 것도 현실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런 지적이 빗발치자 정부는 의심되면 신도시 인근 지역 부동산 거래내용도 들여다보겠다고 했지만, 투기성 거래 여부를 모두 밝혀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구역 안의 부동산은 토지수용보상이나 대토보상 밖에 챙길 수 없지만, 구역 경계의 부동산은 가만히 있어도 땅값이 치솟고, 개발사업을 펼치면 더 큰 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 구역 밖의 땅을 사면 투기의혹에서도 어느 정도 빗겨나고, 거래도 비교적 자유로워서 진짜 투기꾼은 인근 지역 부동산을 집중적으로 사들인다.“등기 맹신말고 자금흐름부터 조사해야” 과거 부동산 투기조사를 했던 한 공무원은 “보이지 않는 투기 고리를 찾아내려면 자금흐름을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등기부동본만 봐서는 정상 거래로 나와 투기의혹을 가려내기 어렵지만, 돈의 흐름을 캐다 보면 투기 연결 고리를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정부합수단 구성에 국세청, 금융위원회까지 포함하고 조사결과를 국가수사본부로 즉시 넘기라고 지시한 것도 이 같은 지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도둑놈들 살기 좋은 대한민국”…성일종, ‘LH 땅 투기’ 조사 비판

    “도둑놈들 살기 좋은 대한민국”…성일종, ‘LH 땅 투기’ 조사 비판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 사건 조사가 정부합동조사단에 의해 이뤄지는 것과 관련, “정말로 도둑놈들이 살기 좋은 대한민국이 돼버렸다”고 비판했다. 성 의원은 8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대통령과 총리, 집권여당 대표는 수사가 아니라 조사를 해야 된다고 말하고 있다. 앞으로 나올 모든 정권의 비리도 다 조사로 끝내려 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성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 참으로 이상하다. 법률가인 대통령이 수사와 조사의 차이를 모를 수 있는가”라며 “압수수색 권한도 없는 조직에서 조사해봐야 무엇하겠나. 한동훈 검사 등을 시켜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LH 땅 투기 의혹 사건에 대해 “일반인들은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신도시 정보를 도둑들에게 열쇠를 쥐어주어 황금창고를 털게 해준 방임사건”이라면서 “장관이든 여야 국회의원이든 공직자든 성역 없이 수사하라”고 요구했다.성 의원은 이어 “수사를 요구하지 못 하는 이유는 이 파장이 ‘서울·부산 성범죄 보궐선거’에 영향을 줄까봐인가”라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LH 사장이던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해선 “대통령께서 장관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수사의 대상이 될지도 모를 장관을 조사의 책임자로 한다는 것은 투기 사건을 덮겠다는 의지로밖에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이 검찰 수사로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해선 “대한민국의 가장 우수한 수사기관이 팔다리를 잘린 채로 이번 사태를 멀뚱히 쳐다보는 국가 붕괴 상태”라고 진단한 뒤 “이 정권이 검찰을 붕괴시킨 이유가 드디어 달성된 것이다. 이 정권에 축하를 드린다”고 비꼬았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영상을 통해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광주시,광주 광산구 산정지구도 공직자 투기 여부 전수 조사

    정부가 최근 신규 공공주택 지구로 발표한 광주 광산구 산정지구에 대해서도 공직자들의 투기 여부를 가리는 전수조사가 이뤄진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8일 기자 간담회에서 “행정부시장을 단장으로 한 조사단을 꾸려 불법적인 투기가 있었는 지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최근 5년간 근무 이력이 있는 광주시와 광산구 공직자 및 직계 가족들이다. 조사단은 공무원과 그 가족에게 개인정보 수집, 이용 등 동의를 받아 토지 소유 여부를 확인하고 토지 거래 내역을 조사하기로 했다. 시는 산정지구에서는 아직 투기 의혹이 생기지는 않았지만, 유사 사례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전수 조사를 결정했다. 시는 산정 지구 조사 결과를 토대로 다른 개발 사업으로 조사 확대 여부도 검토하기로 했다. 산정지구는 정부에서 집값 안정을 위해 발표한 2·4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의 후속 조치에 따라 지난달 24일 신규 공공 택지로 선정됐다. 산정동, 장수동 일원 168만3천㎡(51만평)에 1만3000 가구, 생활기반 시설, 자족 용지 등을 공급하게 된다. 현재 중앙 정부 합동조사단 조사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그러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산정지구 등을 포함한 개발 지역 토지 조서와 직원 명부를 비교해 자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정총리 “LH투기, 비리행위자 패가망신시켜야”…정부특별수사본부 설치

    정총리 “LH투기, 비리행위자 패가망신시켜야”…정부특별수사본부 설치

    “사생결단의 각오로 파헤쳐라”국세청·금융위 참여 특수본 설치“차명거래 등 불법 투기 철저 규명하라”LH직원들 내부정보로 신도시땅 대거 매입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만들어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 등 공직자의 신도시 투기 의혹은 기관 설립정신을 정면으로 위배했다”면서 “사생결단의 각오로 파헤쳐 비리행위자를 패가망신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지시했다. 정 총리는 또 국세청,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해 차명 거래 등 불법 투기행위를 철저히 규명하라고 강조했다. 丁 “위법 이전에 국민 배신 행위” 정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게 ‘부동산 투기 특별수사단 운영방안’을 보고 받은 뒤 “위법 이전에 국민에 대한 배신 행위”라며 이렇게 밝혔다. 정 총리는 남 본부장에게 “정부합동조사단 조사 결과를 통보받으면 지체 없이 한 줌의 의혹도 남기지 않고 철저히 수사하라”고 주문했다. 정부합동조사단의 국토교통부와 LH 직원을 대상으로 한 3기 신도시 관련 토지거래행위는 오는 11일 정 총리의 1차 브리핑에서 발표될 전망이다. 조사단은 조사 결과를 국수본에 즉시 수사 의뢰하고, 국수본에서는 현재 고발된 사례와 함께 조사단이 수사 의뢰하는 사항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하기로 했다. 정 총리는 LH직원들의 내부 정보를 활용한 사전 투기 의혹에 대한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 발족도 지시했다.LH 익명직원 “LH 직원이라고 부동산 투자하지 말란 법 있나” 땅 개발 전문 공공기관인 LH 전·현직 임직원 14명은 국민 주거 안정에 기여는커녕 자신의 내부 정부를 활용해 광명·시흥 3기 신도시에 본인과 배우자, 가족 명의로 7000평(2만 3100㎡)의 땅을 사전 매입하고 보상금을 높이기 위해 묘목을 심는 등 치밀한 수법으로 부동산 사전 투기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를 위해 50억원 이상의 대출을 끼어 100억원대의 땅을 사들였다. 이들 중 상당 수는 보상 관련 업무를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행위는 참여연대 등이 일부 지역에 한해 조사한 것이라 전수조사가 이뤄지면 훨씬 더 많은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행위들이 쏟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들이 범죄 행위를 통해 시세차익을 실현시키더라도 대한 법적으로 환수 조치의 근거가 명확지 않아 어려움이 예상된다. 실제 직장인 익명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서는 LH 재직을 인증한 한 이용자가 “LH 직원들이라고 부동산 투자 하지 말라는 법 있나요”라면서 “내부 정보를 활용해 부정하게 투기한 것인지 본인이 공부한 것을 토대로 부동산 투자한 것인지는 법원이나 검찰에서 판단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또다른 LH 직원 추정 회원도 “요즘 영끌하면서 부동산에 투자가 몰리는 판국이다. 1만명 넘는 LH 직원들 중 광명에 땅 사둔 사람들이 이번에 얻어 걸렸을 수도 있다”면서 “막말로 다른 공기업·공무원 등 공직에 종사하는 직원 중 광명쪽 땅 산 사람 한 명 없겠느냐”고 자신들에게만 비판이 쏟아지는 상황이 억울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특수본 수사권으로 차명거래·미등기 전매 등 모든 불법 투기 수사” 현재 정부합동조사단의 조사는 국토부, LH, 지방자치단체 개발공사 직원들과 그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 등 수만명에 달하는 대상자의 개발지역에서 부동산 거래 여부를 신속히 파악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민간에 대한 조사나 수사 권한이 없어 차명거래, 미등기 전매 등 불법행위를 밝히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에 현재 국수본에 설치된 특별수사단을 국세청, 금융위 등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로 확대 개편해 개발지역에서의 공직자를 포함한 모든 불법적·탈법적 투기행위에 대해 수사할 계획이다. “허위거래신고 후 취소 등 부동산 시장교란행위 엄정 대응” 정 총리는 남 본부장에게 허위거래 신고 후 취소 등 부동산 시장교란행위에 대해서도 엄정히 대응하라고 주문했다. 신고가 허위거래 신고 후 취소, 담합을 통한 시세조작, 불법 전매 등은 일반 국민의 주거복지를 저해하는 대표적인 행위다. 현재 국토부에서 관련 내용을 정밀 분석하고 있으며, 국수본은 조사결과를 통보받으면 즉시 수사할 예정이다. 정 총리는 “부동산 투기 등 민생경제 사건은 검경수사권 조정에 따른 경찰의 핵심수사 영역이며 경찰 수사역량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면서 “새롭게 출범한 국가수사본부의 수사역량을 국민들께 보여드릴 시험대에 올랐다는 것을 명심하고 비상한 각오로 모든 수사역량을 집중하라”고 남 본부장에게 당부했다.“국토부 조사 과정 참여는부동산거래전산망 조회만으로 국한” 한편 정 총리는 배석한 최창원 정부합동조사단장(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에게 “정부합동조사단의 조사는 총리실 지휘 아래 실시하고, 조사 과정에서 국토부 등의 참여는 부동산거래전산망의 조회 협조에만 국한시키고 있음을 국민 여러분께 분명히 알려 오해가 없도록 하라”며 지시했다. 이는 야당을 중심으로 정부가 검찰이나 감사원에 조사를 맡기지 않고 LH 직원들과 주택 계획을 설계하고 정보를 공유했을 가능성이 높은 국토부에 조사를 맡기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며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한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추정된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LH 투기發 국민 분노에 ‘강제 수사’ 꺼낸 與...‘투기방지법’ 추진

    LH 투기發 국민 분노에 ‘강제 수사’ 꺼낸 與...‘투기방지법’ 추진

    경기 광명 시흥 신도시 땅 투기 의혹에 연루된 공직자와 가족 규모가 1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정부합동조사단이 3기 신도시 전반에 대한 투기 조사를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여당도 ‘강제 수사’를 통한 처벌에 대해 언급했다. 이낙연 “강제수사 통해 모두 밝힐 것...시민 여러분께 송구”8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신도시 땅투기 의혹과 관련해 “가족, 친인척 명의를 포함해 가명·차명거래에 대해 강제수사를 통해서라도 있는 그대로 모든 것을 밝혀내고 현행법이 허용하는 가장 강력한 처벌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열린 제1차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이 대표는 “시민 여러분께 정말 송구스럽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시민 여러분이 얼마나 큰 분노와 실망을 느끼고 계실지 저희도 아프도록 잘 안다”면서 “가장 강력하게 응징하고 강력한 재발 방지 대책을 최단시일 내 수립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확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문제는 시민사회의 제보에서 시작됐다”면서 “앞으로 강제수사 과정을 시민사회와 협력해 수사하는 체제로 임할 것을 약속드리겠다. 그렇게 해서 한 점 의심을 남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태년 “‘LH 투기방지법’ 3월 국회 최우선 처리 법안으로”김 원내대표는 선대위 회의에서 “LH 직원의 투기 의혹에 대한 국민의 분노와 허탈감을 뼈저리게 느낀다”며 이같이 말했다.이날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른바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방지법’을 3월 국회의 최우선 처리 법안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금융 범죄와 마찬가지로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 이익을 환수하겠다”며 “투기 이익에 3∼5배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법안을 문진석 의원이 발의했고, 박상혁 의원도 발의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기 의혹이 제기된 당 소속 시의원이 윤리감찰단 조사를 앞두고 탈당한 데 대해서는 영구히 복당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당정의 진정성마저 훼손하는 사건으로 대단히 엄중하게 받아들인다. 백 마디 말보다 실질적 행동과 결과를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투기 의혹 전수조사·수사와 별개로 2·4 주택공급 계획은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당·정·청이 책임지고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지지율, 서울·부산 지역서 민주당 앞서리얼미터 “LH 의혹 큰 영향 미쳐” 한편,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한 달 앞두고 서울 지역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에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관련 사전 투기 의혹이 정당 지지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8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2∼5일 전국 18세 이상 2,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서울 지역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4.7%포인트 상승한 34.2%로 나타났다. 반면, 민주당은 1.7%포인트 하락한 29.6%였다. 양당 간 격차는 4.6%포인트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 밖 결과다.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는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두 자릿수로 앞섰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0.9%포인트 상승한 39.9%로 집계된 반면, 민주당은 1.9%포인트 하락한 25.7%로 양당 간 격차가 14.2%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전국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32.0%, 민주당이 31.0%로 나타났다. 지난주 대비 국민의힘은 1.3%포인트 상승하고, 민주당은 1.9%포인트 하락했다. 양당 지지율의 경우 지난 5주 연속 30%대 초반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리얼미터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투기 의혹과 각 정당·진영의 보궐선거 후보 선출 등이 조사에 반영됐다”며 “지난 4일 윤석열 검찰총장 사퇴는 부분적으로 반영돼 윤 전 총장 사퇴 여파보다 LH 의혹이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선수 아니면 못해” LH직원이 희귀수종 빽빽이 심은 이유 [이슈픽]

    “선수 아니면 못해” LH직원이 희귀수종 빽빽이 심은 이유 [이슈픽]

    LH 직원, 밭 갈아엎고 희귀수종 심어적당한 간격보다 촘촘하게 심어져 있어희귀수종, 자료 부족해 보상금 늘 수도“규정 회피 잘 아는 직원이 벌인 일” 의혹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이 광명시흥지구가 3기 신도시로 지정되기 전에 땅을 매입하고, 희귀수종을 빽빽이 심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적 공분이 일고 있다. 8일 토지보상·감정평가업계에 따르면 LH에서 토지 보상업무를 한 간부급 직원 A씨는 2017~2020년 광명시흥지구 내 토지를 매입해 밭을 갈아엎고 그 자리에 희귀수종으로 꼽히는 왕버들 나무를 심었다. ㎡당 약 25주의 나무가 180~190㎝ 간격으로 촘촘하게 심어졌는데, 이 나무는 3.3㎡당 한 주를 심는 것이 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보상금을 많이 받기 위한 것이라는 의심을 받는다. 하지만 토지보상법 시행 규칙은 수목 밀식에 의한 투기 성행을 방지하기 위해 정상적인 범위를 넘어 빽빽하게 심어진 수목에 대해서는 정상적인 식재를 기준으로 한 감정평가액을 보상하게 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감정평가사는 “수종 밀식은 딱 보면 티가 난다”며 “수종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길이 0.5m 안팎의 묘목을 기준으로 1~1.5m 간격으로 심겨 있으면 밀식으로 판단하고 감정평가를 한다”고 설명했다.문제는 A씨가 심은 나무가 희귀수종이다 보니 보상에 대한 자료와 근거가 부족해 보상금이 늘어날 우려가 있다는 부분이다. LH는 “지장물(공공사업 시행 지구에 속한 토지에 설치되거나 재배돼 사업 시행에 방해가 되는 물건) 조사는 관련 지침에 따라 객관적으로 조사된다”며 “감정평가업자는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사유가 발생하면 전문기관의 자문이나 용역을 거쳐 감정평가가 가능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규정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을 개연성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토지보상·부동산개발정보 플랫폼 ‘지존’의 신태수 대표는 “원칙은 있으나 이론과 현실은 다소 괴리가 있다”며 “희귀종에 대한 토지 보상 자료와 기준은 부족하고, 촘촘한 규정 밖에서 LH의 지장물 조사 지침에 따라 토지 소유자는 ‘로또’를 맞을 개연성도 그만큼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은 LH 직원처럼 선수가 아니라면 도저히 벌일 수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 다른 감정평가사는 “희귀 수목은 감정 평가에서 감을 잡기 힘든 부분이 있다”면서도 “난도가 있는 지장물은 평가사들이 전문기관에 의뢰하지만, 값비싼 큰 나무도 아니고 묘목의 감정 평가를 전문기관에 의뢰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만큼 이번 사안은 조사자의 재량에 따라 보상금이 상이하게 매겨질 가능성도 크다는 얘기다. 투기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는 존재하지만, 현실에서 규정을 회피할 방법을 잘 아는 LH 직원이 더 많은 토지보상금을 노리고 벌인 일이라는 의혹이 나온다. 무엇보다도 신규 택지 확보와 보상 업무를 총괄하는 공공기관인 LH의 직원이 신도시 지정 이전에 해당 토지를 매입하고, 나아가 더 많은 토지 보상금을 노린 것이라고 충분히 의심받을 행위를 했다는 것 자체가 도덕적 해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검찰 아닌 부동산 이슈 건드려”…윤석열식 장외 정치?(종합)

    “검찰 아닌 부동산 이슈 건드려”…윤석열식 장외 정치?(종합)

    윤석열, 사퇴 사흘 만에 첫 공개 발언LH투기 겨냥 “망국의 범죄” 목소리 높여검찰 대변자 아닌 정치인 행보 나서“사퇴 정당성 떨어질 것” 비판 시각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투기 사건을 공개 비판했다. 사표 수리 사흘 만에 내놓은 첫 공개 발언이다. 법조계에서는 윤 전 총장이 ‘장외정치’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은 7일 언론 인터뷰에서 LH 투기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윤 전 총장은 “공적 정보를 도둑질해서 부동산 투기하는 것은 망국의 범죄”라며 “이런 말도 안 되는 불공정과 부정부패에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검찰의 직접 수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가 사직하면서 강조했던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 사퇴의 이유로 내세운 “수사청 입법을 막는 데 힘을 쏟겠다”는 각오와 상당한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정치 본색’을 너무 빨리 드러낸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LH 투기 사건은 당장 검찰과 직접 관련된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야당이 오는 4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LH 투기 사건을 정치적 카드로 활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이 사퇴하자마자 이에 적극 가담하고 나선 것은 정치적 의도를 의심받을 수 있다. 게다가 일부 언론을 콕 찍어 ‘언론플레이’에 나선 것도 평소 윤 전 총장답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은 인터뷰에서 재·보궐선거도 언급했다. 그는 “오는 4월 재·보궐 선거를 의식해서 조사 수사를 얼버무려서는 안 된다”며 “여든 야든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신속하고 대대적인 수사를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를 잘 아는 한 지인은 “검찰에서 나온 지 1주일도 안 된 상황에서 특정 사안에 많이 얘기하면 사퇴의 정당성이 떨어질 것”이라며 실망감을 내비쳤다.일각선 ‘정치인 윤석열’ 의구심도 윤 전 총장이 현 정부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부동산 이슈를 건드린 것은 앞으로 그의 행보가 검찰을 넘어 정치 현안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의 대변자’가 아닌 ‘정치인’으로 변신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다. 사퇴 후 당분간 신중한 입장을 취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곧바로 정치 행보를 본격화하면서 검찰총장 재직 시절 발언과 수사 지휘에 대한 의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가 재직 중 목소리를 높였던 ‘정치적 중립’ 발언이 무색해지면서 여권의 비판을 받아온 주요 사건 수사에 대한 검찰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LH 발언은 정치·사회 전반적인 사안에 대한 평론 아니겠나”라며 “이제 장외정치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일제히 윤 전 총장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정치인 윤석열’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이들도 여전하다. 2017년 대선 당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처럼 인지도를 앞세워 제3지대에서 대권 행보를 보이다가 현실 정치의 벽에 가로막힐 수도 있다는 것이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사설] LH 투기의혹 조사, 검찰·감사원이 나서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어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광명·시흥 땅투기 의혹과 관련해 부동산등록제 등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부동산 투기가 확인될 경우 수사 의뢰, 징계 조치 등 무관용하에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4일부터 국무총리실을 중심으로 국토교통부가 포함된 합동조사단을 꾸려 3기 신도시 6곳과 대규모 택지 개발지 2곳에 대한 투기의혹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사 대상은 국토부·지자체·LH·지방공공기관이며, 전 직원 또는 업무 담당자와 그 배우자 직계존비속 등까지다. 문제는 홍 부총리의 사과와 정부의 합동조사 약속에도 조사가 공정하게 진행될 것이라 믿는 국민은 거의 없는 듯하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직원들이 신도시 개발 정보를 사전에 입수해 투기했을 개연성이 큰 기관인데도 조사를 주도한다. 특히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신도시 지정 정보를 알고 땅을 미리 산 건 아닌 것 같다”며 LH의 일부 전현직 직원을 감싸는 발언을 해 공분이 커졌다. 변 장관이 LH 사장 시절에 일어난 일이라 국토부가 조사 주체인 것도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자칫하다가는 정부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에 어떤 신뢰도 얻지 못할 수 있다. 게다가 민변과 참여연대가 해당 의혹을 제기하면서 감사원에 공익 감사를 청구했지만 정작 감사원은 이번 정부 합동조사의 주체에서도 빠졌다. 홍 부총리는 합동조사로 투기가 확인될 경우 수사 의뢰를 한다고 ‘선조사, 후수사’로 과정을 나눴지만, 국민적 공분이 있는 사건의 빠른 의혹 해소라는 차원에서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최소한 조사단에 감사원이 포함돼야 한다. 또 1, 2기 신도시 투기의혹 수사를 주도한 검찰의 참여도 고려해 봐야 한다. 1990년 노태우 정부는 1기 신도시 부동산 투기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합동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일산·분당 등 5개 지역 투기의혹을 수사해 131명의 공직자를 포함, 987명의 부동산 투기 사범을 구속했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7월에도 검찰합수본이 경기 김포 등 12개 지역 2기 신도시 관련 투기 의혹을 수사해 공무원만 27명(7명 구속)을 적발했다. LH 직원뿐만 아니라 신도시 관련 기관 전체를 수사하려면 검찰에 수사단을 차리고 경찰과 합동으로 수사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번 투기의혹은 공교롭게도 대선을 1년여 앞두고 터졌다. 정부ㆍ여당이 4월 보궐선거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정치적 고려를 한다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 우를 범할 공산이 크다.
  • 옵티머스 전액 반환 길 열리나…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 검토

    옵티머스펀드가 라임 무역금융펀드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원금 100% 반환 사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옵티머스펀드가 제시했던 공공기관 매출채권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럴 경우 판매사는 투자자들에게 원금을 100% 돌려줘야 한다. 7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다음달 초 열리는 옵티머스펀드 관련 분쟁조정위원회에서 금감원은 이러한 분쟁조정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란 애초에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만큼 중요한 사항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을 경우 계약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을 말한다. 손해배상의 개념이 아니라 계약 자체가 취소되기 때문에 판매사는 투자자들에게 원금 전액을 돌려줘야 한다. 적용 근거는 옵티머스펀드가 주된 투자 대상으로 제시한 공공기관 매출채권이 실제 존재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금감원은 옵티머스펀드가 제시한 공공기관 매출채권의 실재성 검증을 대부분 마무리했다. 옵티머스 투자 제안서에 언급된 한국도로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국가철도공단, 춘천시, 경기도교육청 등 5곳에 문의한 결과 ‘옵티머스가 투자 대상으로 삼은 매출채권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라는 취지의 공식 답변을 받았다. 다만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적용할 경우 해당 상품에 대해 2년 이상 사후 보고를 받은 금감원도 감독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7년 옵티머스펀드가 상품을 처음 기획·판매한 이후 지속적으로 금감원에 사후 보고를 해 왔으며, 2018년엔 종합검사까지 받았는데도 금감원이 사기 유무를 적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최대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이 이러한 분쟁조정안을 받아들일지도 관심사다. 분조위 결정은 투자자와 금융사 양측이 모두 동의해야 효력이 발생한다. NH투자증권의 옵티머스펀드 판매액은 무려 4327억원이나 돼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부랴부랴 뒷북 대응… 정부의 ‘야심찬’ 공급대책 차질 불가피

    부랴부랴 뒷북 대응… 정부의 ‘야심찬’ 공급대책 차질 불가피

    정부가 7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중심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의혹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지만, ‘뒷북 대응’이란 지적이 많다. 곪을 대로 곪은 환부가 터지고 나서야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은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이번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한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도 “대책이 여전히 추상적”이라며 냉담한 반응이다. 홍 부총리는 정부의 주택 공급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지만, 전문가들은 이미 국민 신뢰를 잃은 상황이라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 부총리는 휴일인 이날 이례적으로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등과 함께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했다. 회의에 참석하진 않았지만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까지 합쳐 4명의 장관급 인사가 합동으로 발표한 호소문이며, 김대지 국세청장도 함께 이름을 올렸다. 그만큼 정부가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본다는 방증이다. 홍 부총리는 “집은 우리 삶의 기본이기에 살고 싶은 주택에 대한 국민의 염원을 잘 알고 있다”며 “부동산 정책을 현장에서 집행하는 가장 공정하고 스스로에게 엄정해야 할 공공기관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 홍 부총리는 근본적인 재발방지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주택 업무를 담당하는 관련 부처와 기관의 직원은 원칙적으로 일정한 범주 내 토지거래를 제한하고, 불가피한 경우엔 신고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내부 통제 강화를 위해 이들에 대해선 ‘부동산 등록제’ 같은 상시 감시 체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직원 개인의 일탈이라도 중대한 경우엔 기관 전체의 관리책임을 강화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기관장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LH는 물론 정부나 공공기관 인사들의 부동산 투기가 ‘공공연한 비밀’처럼 입에 오르내렸음에도 정부가 늑장 대응에 나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실제로 참여연대와 민변엔 이번 의혹 제기 이후 전국 곳곳에서 관련 제보가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정부가 투기꾼들에 대해 무관용을 외쳤지만 소급 적용이 안 되는 만큼 선언적인 의미에 그칠 것이란 지적도 있다.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야심차게 추진한 공급대책도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많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변창흠 국토부 장관의 첫 작품인) 2·4 공급대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특히 ‘쪽방촌’ 재개발 등 서울 도심에 주택을 공급하려는 계획은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정부합동조사단은 오는 11일 우선 국토부 공무원·LH 직원 1만 4000여명의 3기 신도시 토지거래 내역을 공개할 계획이지만 토지 몰수나 시세차익 환수 등의 강력한 조치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내부 정보 등으로 투기에 나섰더라도 증거 확보 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국회에서도 관련법 개정안이 쏟아지고 있지만 소급 적용이 안 돼 부당이익 환수 같은 조치는 불가능하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기약 없는 ‘전세 난민’ 신세… 3기 신도시 취소될까 불안”

    직장인 이모(28)씨는 지난해 6월 3기 신도시 청약 자격을 얻으려고 아파트를 사는 대신 경기 고양시에 전셋집을 얻었다. 하지만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현직 직원들의 대규모 부동산 투기 사건으로 3기 신도시 사업을 전면 취소하라는 주장이 커지자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질까 봐 불안에 떨고 있다. 이씨는 “잘못은 LH 직원들이 했는데 왜 선량한 시민들이 불안에 떨어야 하느냐”며 “이제는 아파트값이 너무 올라 매수할 엄두도 나지 않는데 사업이 지체되거나 취소된다면 기약 없이 ‘전세 난민’ 생활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터지면서 3기 신도시 사업을 전면 취소하거나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되자 인천과 경기 고양·부천·남양주 등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공공분양을 받으려고 기다리던 무주택자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 폭등과 정부의 대출 규제 때문에 3기 신도시를 내 집 마련의 마지막 기회로 여겼던 청년 신혼부부들이 대다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5일 3기 신도시 사업을 철회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7일 현재 1만 2000여명이 동의했다. 각종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도 3기 신도시 사업 취소 필요성을 주제로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 공급대책을 포함한 주택공급대책은 반드시 일정대로 추진하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부천에 거주하는 무주택자 박모(32)씨는 “사업에 차질이 생긴다면 정부에서 이사 비용과 전세자금 대출 비용을 배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기 신도시 사업 차질이 집값 폭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송기균 집값정상화시민행동 대표는 “3기 신도시의 취지가 대규모 공급을 늘려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이라며 “사업에 차질이 생기면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폭등할 수 있어 LH 직원들의 법적 처벌과 별개로 주택 공급이 신속히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투기 의혹을 가장 먼저 터뜨린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강제 수사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단체들은 논평에서 “비밀정보 활용이나 투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정부가 자체 조사하는 것은 제 식구 봐주기식 축소·소극 조사라는 의구심이 든다”며 “정부 합동조사단 조사와 별개로 수사기관의 강제 수사나 감사원의 감사 등이 병행돼야 하고,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행위에 확실한 환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광명·시흥 토지 거래, LH 직원들 매입한 2017년부터 ‘들썩’

    광명·시흥 토지 거래, LH 직원들 매입한 2017년부터 ‘들썩’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경기 광명·시흥에서 땅을 매입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이 일대 토지 거래 시장이 들썩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부동산원 통계 시스템에 등재된 광명시 순수토지(건축물 뺀 토지) 거래량은 지난해 2520필지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6년 이래 가장 많았다. 거래량은 매매뿐 아니라 증여, 교환, 판결 등을 모두 포함한 것이다. 광명시 순수토지 거래량은 2016년 893필지에서 2017년 1036필지, 2018년 1665필지, 2019년 1715필지, 지난해 2520필지로 급증세를 보였다. 시흥시 순수토지 거래량은 2017년 9243필지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후 2018년 8111필지, 2019년 8246필지, 지난해 7352필지로 거래량이 감소세를 나타냈지만, 2006∼2016년 평균 거래량(3539필지)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었다. 지난달 24일 여섯 번째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광명·시흥에 땅 투기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LH 직원들의 첫 토지 매매가 이뤄진 시점도 2017년 8월(광명시 옥길동 밭)이었다. 당시 거래된 광명시 전체 순수토지는 138필지로, 전월(78필지) 대비 거래량이 76.9% 급증했다. LH 소속 A직원은 2017년 8월 광명시 옥길동 밭에 이어 2018년 4월과 2020년 2월에 각각 시흥시 무지내동과 과림동에 있는 논을 추가로 매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광명·시흥의 토지 거래 시장이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들썩인 정황을 고려할 때, LH 직원의 개인 일탈을 넘어 조직적인 투기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광명·시흥에서 각각 토지 거래가 가장 많았던 지난해와 2017년은 서울 거주자가 이들 지역에서 각각 가장 많은 토지를 산 해이기도 하다. 광명·시흥 토지 거래에서 서울 거주자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보면 모두 2018년에 가장 높았다. 정부가 수도권 주택공급 물량을 확대하기 위해 신도시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해였다. 그해 광명은 전체 토지 거래량 1665필지 가운데 서울 거주자의 거래가 33.1%(551필지)에 달했다. 앞서 정부는 2018년 9월 신도시 조성 계획을 밝혔다. 과거 보금자리지구로 지정됐다가 해제된 뒤 특별관리구역으로 다시 지정된 광명·시흥은 당시 가장 유력한 신도시 후보로 거론됐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LH 사태 칼 뺀 당정청… 국수본 강제수사 ‘조준’

    LH 사태 칼 뺀 당정청… 국수본 강제수사 ‘조준’

    더불어민주당, 정부, 청와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땅투기 의혹 수사를 검찰이 아닌 경찰 국가수사본부에 맡기기로 했다. 당정청은 정부의 조사가 아닌 강제 수사가 필요하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7일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비공개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당정청은 이번주 정부 합동조사단의 1차 조사 결과가 발표되더라도 신뢰를 얻기 어려운만큼 강제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국가수사본부에 수사를 맡길 방침이다. 국수본은 부동산 투기 사범 특별수사단을 구성한 상태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도 정부 합동조사단과 별개로 수사기관의 강제수사나 감사원의 감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한편 정부는 주택 정책을 담당하는 국토교통부 공무원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같은 공공기관 직원 등에 대해선 부동산 소유 또는 거래 현황을 ‘등록제’ 형태로 관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의혹과 같은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상시 감시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미공개 또는 내부 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로 이득을 챙겼을 땐 자본시장의 불공정 행위처럼 최대 5배에 달하는 벌금을 물리는 방안도 추진한다. 하지만 이번 의혹을 공론화한 참여연대 등은 정부 대책이 여전히 추상적이라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마치고 발표한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시스템적으로 마련하기 위해 ‘부동산등록제’ 등 상시 감시할 수 있는 체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부당이득 회수는 물론 자본시장법상 불공정 행위에 대한 처벌을 참고해 얻은 이득 이상이 환수되도록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서울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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