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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군기지 이전비용 논란 / 2사단 후방이전 “비용 100억弗” “韓國부담 0”

    한·미 양국은 최근 하와이에서 열린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공동협의’에서 용산기지 이전을 2006년까지 완료하고,주한미군이 맡아 오던 9개의 ‘특정임무’를 2004∼2006년에 한국군이 이양받는다는 내용의 ‘일정표’를 마련했다.하지만 미 2사단 한강이남 배치,용산기지 이전,특정임무 이양 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둘러싸고 국방부와 한나라당이 다른 견해를 내놓고 있어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미2사단 이전 비용 한나라당측은 경기 북부에 있는 미2사단을 후방으로 이전할 경우 100억 달러의 비용이 소요되며,이는 곧 우리 국방예산의 대폭적인 증액으로 이어져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주장이다. 반면,국방부측은 미2사단 이전은 미국측 요구에 의한 것인 만큼 우리측은 바꿔줄 대상부지만 확보해 주면 될 뿐 우리가 부담해야 할 추가 비용은 ‘0’이라는 입장이다.관련 시설도 역시 미측이 알아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다만 부지를 구하는 시점과 현 부지가 팔리는 시점이 달라 발생하는 시간상의 문제는 있을 수 있지만,기본적으로 우리측이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의 입장은 대체로 2사단 이전에는 우리측이 부담해야 할 예산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란 국방부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육군 대장 출신의 군사전문가 A씨는 “한·미 양국간의 협상 결과에 따라 달라지겠지만,2사단 이전의 경우 미측의 요구에 따른 사업인 만큼 미측이 상당 부분 부담하게 될 것”이라며 국방부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그는 또 부지 비용에 비해 영내 시설부분은 그다지 많은 예산이 들지 않는다며 부지 확보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또 다른 군사전문가 B씨도 “부대 이전의 경우 이전을 요구한 측에서 이전 비용을 대야 한다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의 관련 규정에 따라 미2사단 이전의 경우 미측이 비용을 대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이는 협상과는 무관한 원칙의 문제인 만큼 달라질 게 없다.”고 말했다. ●특정임무 이양 이양을 전제로 한·미 양국이 논의해 온 특정임무는 대부분 전시에 필요한 임무들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책임,기상예보,헌병 전장순환통제,주야탐색구조활동,공지사격장 관리,신속 지상 지뢰 설치,후방지역 제독,근접항공지원,대화력전 수행,해상 대(對) 특수작전 등이다. 국방부는 10개 임무 중 대화력전 수행을 제외하고 이양이 결정된 9개 임무의 경우 대부분 이미 우리측이 감당할수 있는 업무들인데다 예산상으로도 추가 소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또 현재의 국방 사업계획에 대한 우선 순위 조정만으로도 더이상의 예산 투입없이 해결이 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측은 한국군에 이양되는 특정임무 중 JSA 경비책임 등 일부를 제외하고 후방지역 제독,신속 지상지뢰 살포,주야 탐색구조활동 등은 추가 비용이 상당히 들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민주당 소속 장영달 국회 국방위원장도 연간 10억달러 정도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협상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우리 군의 능력이 미군보다 낮아 임무를 인수받더라도 새로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예산이 꽤 들어야 한다고 밝혔다.A씨는 “임무를 넘겨줄 경우 미측이 관련장비까지 우리에게 무상으로 넘길가능성은 없다.”면서 “미군측에 뒤떨어지지 않는 수준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전력보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주한미군의 특정임무를 우리측이 가져올 경우 국방예산이 결국 GDP 대비 4.2%쯤까지 늘어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B씨는 “자주국방을 위해서는 미군의 임무를 인계받은 뒤 한국군의 수준에 맞도록 새로운 작전내용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추가비용은 한 푼도 없다는 식의 국방부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용산기지 이전 비용 용산기지 이전 비용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이견이 적은 편이다.이전을 요청한 측에서 이전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우리측이 대는 것으로 이미 교통정리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다만,이전 비용의 규모에 대해서는 분석이 다소 엇갈린다. 지난 1990년 한·미 양국이 용산기지 이전에 합의하고도 93년 이를 무기연기한 것은 이전비용의 급증 때문이었다.당초 미군측은 91년 이전비용을 17억 달러로 추산했으나 92년엔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해 95억 달러로 상향조정했다.하지만 미측의 당시 주장은 과장됐다는 지적이 많았다. 한나라당은 용산기지 이전비용이 약 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2사단 이전비용까지 감안한다면 내년 국방예산이 국방부 요청대로 GDP대비 2.7%에서 3.2%로 증액되더라도 추가 비용 때문에 지금의 군 전력 유지가 힘들 것이란 얘기도 하고 있다. 하지만 국방부는 이같은 한나라당의 주장에 대해 그동안 학계에서 용산기지 이전비용으로 추산된 30억∼50억 달러를 그대로 인용한 수치인 것 같다며 현재로선 추산이 곤란하다는 입장이다.다만 “내년쯤 시설종합계획이 마무리되면 추정비용이 조금은 구체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용산기지 이전비용의 경우 오랜 기간 준비를 해온 만큼 예전보다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관련규정에 따라 현재와 비슷한 수준의 기지를 물색해 주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경호 조승진기자 redtrain@
  • “2006년이전 9가지 임무 이양” 美요구 거의 수용

    하와이 조승진특파원|23∼24일 하와이에서 열린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공동협의’ 3차회의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용산기지 이전 시기와 주한미군이 한국군에 넘길 ‘특정임무’의 내용 및 이전시기 등을 잠정 확정했다는 점이다.특정임무 이양 시기와 관련,그동안 ‘2009년 이후’를 주장해 온 우리 국방부가 돌연 ‘2006년 이전’으로 합의함으로써 미측 압력에 너무 쉽게 굴복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JSA 경비,한국군 이양 양국은 그동안 한국으로 이양을 논의해 온 10가지 주요 임무 중 9가지를 2004∼2006년 3년 사이에 이전하기로 합의했다.9가지 임무에는 주한미군 소속 AH-64 공격용 아파치 헬기부대가 맡아오던 북한 특수부대의 해상침투 저지 임무와 후방지역 화생방 오염제거,지뢰 살포작전,수색 및 구조작전,폭격유도 등 전선통제 임무 등이 포함돼 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 이양의 경우 완전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으나 2004년 후반기나 2005년 초에 이양하기로 큰 틀의 합의는 본 상태다.국방부 당국자는 “자주국방의 상징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북한측이 한국군만 경비하는 서해북방한계선(NLL)에서 자주 도발을 해왔기 때문에 JSA에서도 그같은 상황이 일어날까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대(對)포병작전 업무의 경우 우리 군의 능력에 대한 양국의 평가 차이에 따라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특정임무를 이양받을 경우 공격용 아파치 헬기 등 각종 무기도입이 불가피해져 특정임무 이양시기가 앞당겨진 배경과 관련,무기구매 압력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용산기지 2006년까지 이전 양국은 이번 회담에서 2006년 말까지 용산기지를 이전시키기로 합의했다.현재까지 이전 후보지로는 경기도 오산·평택이 유력하다.우리측은 이와 관련,올해 안에 용산기지 이전을 위한 시설종합계획 마련에 들어갈 방침이다.또 양국 외교부와 국방부 당국자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용산기지 이전 합의서를 만든 뒤 오는 10월 국회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용산기지가 이전하면 유엔사·연합사의 사령부 일부만 용산에 남게 되고,주한미군사령부는 서울을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1단계로 군소기지 母기지로 이전 미 2사단 이전의 경우 지난 2차회의 때보다 조금 더 구체적인 스케줄이 나왔다.우선 1단계에서는 특정임무를 이양한 부대나 군소기지의 경우 모(母)기지로 들어가게 된다.주 기지로 작은 기지들이 옮겨가는 1단계 과정과 한강이남 지역에 2단계를 위한 기지건설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게 된다.하지만 2단계의 시기는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redtrain@
  • DMZ경계 한국군이 전담

    |하와이 조승진특파원|이르면 2004년 말부터 한국군이 155마일(248㎞)에 이르는 한반도 비무장지대(DMZ)내 군사분계선(MDL)의 모든 경계임무를 맡게 된다.또 용산기지는 2006년까지 한강 이남지역으로 완전 이전한다. ▶관련기사 3면 한·미 양국은 24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에서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공동협의’ 3차 회의를 열고 한·미동맹과 연합방위능력을 강화하고 주한미군의 안정적인 주둔여건을 향상시키기로 합의했다. 그동안 한국과 주한미군이 함께 맡아오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 대한 경계임무는 오는 2004년 말∼2005년 초에 한국군이 전담하게 될 전망이다.주한미군의 JSA 경비는 비록 주둔군 수는 250여명에 불과하지만 의정부·동두천의 제2사단 주둔과 함께 유사시 미국의 개입을 보장하는 인계철선으로 간주돼 왔기 때문에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측 수석대표인 차영구 국방부 정책실장은 이와 관련,“JSA가 갖는 정치·군사적 중요성을 감안,유엔군사령부가 맡아오던 지휘체계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면서 “JSA 경비임무가 한국군에 넘겨지면 비무장지대의 경비를 완전히 우리가 맡게 되며,이는 자주국방의 상징적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또 그동안 한국측에 이양을 전제로 논의를 벌여온 10개의 ‘특정임무’ 중 주한미군 소속 아파치 헬기부대가 맡아오던 북한 특수부대의 해상 침투부대 저지 임무 등 9가지에 대해서는 2004∼2006년까지 3년에 걸쳐 한국측에 이양하기로 확정했다.그러나 이양시기가 당초 우리측 주장인 ‘2009년 이후’에서 많이 앞당겨져 일각에서는 미국측 요구를 너무 수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5월 양국 정상이 조기 이전을 원칙적으로 합의한 용산기지의 경우 2006년 말까지 기지 이전을 완료하기로 합의했다. redtrain@
  • [사설] 미군 재배치 ‘졸속’ 우려된다

    주한미군 재배치 일정이 처음 발표됐다.서울 용산기지가 2006년까지 한강 이남으로 이전되며,이르면 내년말부터 한국군이 비무장지대의 모든 경계임무를 맡는다.한국과 미국은 어제 하와이에서 열린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3차회의에서 이처럼 합의했다.우리는 우선 용산기지를 3년여만에 이전하겠다는 합의는 성급하고,무리한 계획이라고 판단한다.미군의 주요 ‘특정임무’ 9개를 2006년까지 한국군에 서둘러 넘기기로 한 것도 마찬가지다. 용산기지는 반미감정을 일으키는 한 원인이 되는 등 여러 문제점을 노출해왔다.이에 따라 한·미는 지난 6월 2차 회의에서 오는 연말 용산기지 이전에 착수한다는 데 합의했고,이번에 이전 시기를 2006년으로 못박았다.용산기지 이전에 한국의 요구가 반영됐다고 하더라도 3년만에 이전하기는 무리다.이전비용 확보도 문제다.군 관계자들은 용산기지 이전에 30억∼50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우리 돈으로 3조원이 넘는 거액이다.이전부지 매입은 더 큰 난제다.미국은 용산기지뿐 아니라 미2사단의 이전도 감안해 오산·평택지역에 500만평의 부지 매입을 우리 정부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하지만 우리 정부가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적정한 부지를 조기에 확보하기란 쉽지 않다. 한국군과 미군이 공동으로 맡고 있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경비 책임을 2005년초까지 한국군이 전담키로 한 것은 한국민의 안보 불안감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이는 미 2사단의 한강 이남 배치와 함께 돌발사태시 미군의 ‘인계철선’ 역할을 포기하는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미군 아파치 헬기부대가 맡고 있는 북한 특수부대의 해상침투 저지 등 9개 특정임무를 2006년까지 한국군에 넘기기로 한 것은 당장 첨단무기 구입 등을 위한 대규모의 국방비 증액으로 이어질 수 있어 국민적 논란이 우려된다.이번에 2단계 배치시기를 명시하지 않은 미2사단 이전문제의 경우,한국이 요구해온 ‘북핵 해결후 후방배치’ 원칙이 지켜지기를 당부한다.
  • JSA는 어떤 곳 / DMZ내 공동경비구역 한국군 현재 ‘을’구 경비

    이르면 내년 후반 우리측에 경비책임이 완전히 넘어오게 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은 남북 분단을 상징하는 현장이다.행정구역상으론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에 속하며 비무장지대(DMZ)내 군사분계선(MDL)상 직경 800m의 타원 형태 구역이다. 한국전쟁 기간 중 총 1076차례의 정전회담이 열렸고,1953년 7월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된 뒤 유엔사와 북한군측이 합의해 남쪽으로 1㎞ 떨어진 곳에 JSA를 만들었다.1976년 8월18일 시야를 가리는 미루나무를 자르던 미군 장교 2명이 북한군에 의해 살해된 이른바 ‘도끼 만행사건’이 발생한 곳이기도 하다.군사분계선은 서쪽으로 예성강과 한강어귀의 교동도에서부터 개성 남쪽의 판문점을 지나 중부의 철원·김화를 거쳐 동해안 고성의 명호리까지 약 155마일(248㎞)에 이른다.군사분계선의 경계 업무는 현재 대부분 한국군이 맡고 있지만 JSA를 통과하는 1.6㎞만은 예외다.경비구역 가운데 JSA 직후방의 ‘을’구는 이미 90년대 초 한국군에 넘겨졌고 이번에는 JSA 지역인 ‘갑’구까지 이양이 논의된 것이다.미군의 경우캠프보니파스에 소속된 50여명이 JSA 경비를 맡고 있어,한국군으로 대체될 경우 캠프보니파스가 그대로 존재할지,아래쪽 캠프그리피스 부대로 통합될지는 미지수다. JSA에 근무하는 미군들의 경우 수는 적지만 의정부·동두천 지역의 제2사단 미군과 함께 돌발상황시 미국의 자동개입을 보장하는 ‘인계철선’으로 간주돼 왔기 때문에 미측은 가급적 빨리 JSA 경비책임 문제를 넘기려는 입장이었던 반면,우리측은 국민들의 안보 불안감이 가중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신중하게 접근하자는 쪽이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10개임무 한국이양 조율/韓·美 하와이서 정책협의

    |하와이 조승진특파원| 한·미 양국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에서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공동협의’ 3차회의를 갖고 주한미군 재배치와 특정임무 한국군 이양문제 등에 대해 막판 이견 조율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호놀룰루 소재 아시아태평양안보연구소(APCSS)에서 시작된 회의에서는 지난 4월과 6월 두 차례 열린 회의에서 미합의된 미2사단과 용산기지의 한강이남 이전 및 재배치 시점과 군사능력 발전방안,군사 임무 전환 계획 등이 집중 논의했다. 양국은 오는 10월로 예정된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를 앞두고 이번 회담에서 가급적 많은 타협점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어 24일까지 이틀간 계속되는 회의 결과가 주목된다. 주요 현안은 용산기지 이전 예정지역 토지 매입 일정과 미 2사단의 한강이남 재배치 시기 및 부대 위치 선정,주한미군이 맡아온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책임 등 10개 특정임무 이양 시기,연합지휘관계(전시작전권) 변경 등이다. redtrain@
  • 停戰50년 동맹 50년 / (上)주한미군

    오는 27일로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50년을 맞는다.또 올해는 지난 1953년 10월1일 한·미 동맹이 체결된 지 50년이 되는 해다.우리에게 주한미군은 무엇인가? 국가안보의 버팀목인가 아니면 극복해야 할 외부세력인가.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에서의 세력 균형을 위한 미군의 역할을 인정하고,앞으로도 미군의 주둔이 계속돼야 한다고 굳게 믿는 사람이 아직 많다.반면 이제 주한미군의 역할은 변해야 하며,따라서 철수하거나 본격적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상당하다.지난 50년간 주한미군의 중심지였던 경기도 동두천의 미 2사단 기지와 앞으로 미군의 주축이 옮겨갈 오산·평택 지역의 주민들이 미군에 대해 갖고 있는 애증의 감정이 우리 국민 전체의 이율배반적 감정을 대변하지는 않을까. ■美2사단 떠날 동두천 주한미군 한강 이남 재배치의 핵심인 미2사단 주둔지 동두천은 지역경제 붕괴 우려가 팽배해 있다.대부분의 주민들에게는 미군이 옮겨간 뒤의 ‘안보 공백’보다 경제가 우선 관심이다. 22일 오후 보산동 미2사단 주력부대 캠프 케이시 정문옆주차장.장대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전국주한미군한국인노동조합 동두천지부 소속 근로자 400여명이 부대 이전반대와 고용보장을 요구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었다. 지난해 11월 여중생 미군 장갑차 사망사고의 가해자인 관제병과 운전병 무죄평결에 항의,시위대가 몰려와 ‘양키 고 홈’을 외쳤던 바로 그곳이다. ●부대종사원·상인,위기의식 외항선원 생활을 접고 지난 88년부터 부대내 식당에서 일해온 현영화(47)씨는 “이 나이에 어디서 연봉 3000만원을 주겠느냐.”며 “고용이 보장된다면 아직 어린 두 딸과 아내 부양을 위해 평택기지 쪽으로 이사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현씨처럼 현재 캠프 케이시와 호비·닙블·모빌 등 동두천 지역 미 2사단 산하 4개 부대에서 미군으로부터 직접 급료를 받는 근로자들만 모두 1500여명.이들은 부대 이전 과정에서 상당수가 해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대 인근 보산동·상패동 등에서 미군을 상대하는 360여곳의 점포 상인들도 불안하고 막막하기는 마찬가지.보산동 가방가게 ‘선 플라워’ 주인 이현옥(52)씨는 “어제 미군병사 2명이 들어와 ‘우리 나가라더니 이젠 가지 말란다.’며 비웃는 표정을 지어 민망하고 속상했다.”고 말했다. 미군 기지 출입 종업원들은 미군측이 최근 캠프 케이시내에 계획했던 대형 PX와 스포츠센터 건립계획을 취소,공사업체와 하도급 근로자들이 이미 평택으로 대부분 떠났다고 전했다. ●“기지촌 이미지 탈피 기회다” 그러나 미군 철수를 당장의 경제적 손해보다 기지촌 이미지를 탈피하는 적극적 계기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동두천시민연대 전 의장 이강석(41·학원경영)씨는 “최근의 미군부대 이전 반대 운동은 지난 50년간의 미군주둔 피해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미군 철수에 따른 대책요구에 집중돼 있으나 피해는 부대 종업원들이나 상인들만 입어온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이씨는 “미군 철수를 두려워하기보다 동두천을 사이버센터나 문화·관광지로 육성하는 등 ‘미군 없이도 잘 사는 도시’로 탈바꿈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동두천 지역 미군기지 종사원은 하청업체 근로자를 포함하면 모두 5000여명에 이른다.이들과 상인들이 벌어들이는 달러는 연간 800억원.동두천시의 올 전체 예산액 1607억원의 절반에 해당한다. 동두천 한만교기자 mghann@ ■주한미군·한국군 역할 변경은 한국과 미국이 23일부터 하와이에서 3차 협상을 진행중인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이 타결되면 양국 군간에는 적지않은 역할 변경이 예상된다.양국은 특히 한국측의 군사능력 발전에 따라 그동안 미군측이 맡아오던 ‘특정 임무’를 한국측이 맡기로 지난 4월 합의한 바 있다. ●한국이 맡게 될 ‘특정임무’는 군사전문가들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경비책임이 가장 먼저 한국군으로 넘어올 것”이라고 전망한다.현재 JSA 경비책임은 한국군 350명,주한미군 250명 등 600명으로 구성된 유엔사 경비대대가 맡아 유사시 미군의 자동개입을 보장하는 이른바 ‘인계철선(trip-wire)’ 역할을 해 왔다. 전문가들은 또 “유사시 휴전선 인근 북한 장거리포 부대를 무력화하는 대(對)포병작전 임무도 해당될 것”이라고 예상했다.그동안 미 2사단 소속 다연장로켓(MLRS) 2개대대(30여문)와 M109A6 ‘팔라딘’ 자주포 2개 대대(30여문)가 주로 이 임무를 수행해 왔다.이밖에 주한미군 소속 AH-64 공격용 아파치 헬기부대가 맡아오던 북한 특수부대의 해상침투 저지 임무와 후방지역 화생방 오염제거,지뢰 살포작전,수색 및 구조작전,폭격유도 등 전선통제 임무 등도 국군측으로 넘어올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 한·미 군 당국이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있는 특수임무는 10여개로,그동안 최전방에 배치된 미 2사단이 수행하고 있거나 유사시 수행하는 임무들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시기와 문제점 한·미연합사 관계자는 “특정 임무 이양은 기본적으로 미 2사단 후방 재배치 시점과 맞물려 있다.”고 전했다. 미측은 이같은 특정 임무를 2006년까지 한국군에 넘기려고 하는 반면,우리측은 이보다 늦은 2010년쯤이나 이양받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특히 우리가 JSA 경비책임 문제를 조기에 미측으로부터 넘겨받을 경우 ‘유엔사의 위상이 흔들리고 국민들에게 미국의 인계철선 역할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안보 불안감을 불러올 수 있어 우리측은 중장기적으로 신중하게 추진하자는 쪽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 ■美2사단 맞을 평택 22일 오후 ‘제2의 이태원’으로 불리는 경기도 평택시 신장 1동 신장쇼핑몰.미군 오산기지 정문과 마주보고 있는 이곳은 평소 같았으면 쇼핑 나온 미군들로 활기를 띠었으나 이날 따라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최근 기지 주변에서 미군기지 확장에 반대하는 집회가 자주 열리자 미군들이 외출을 삼가고 있기 때문. 쇼핑몰 입구에는 상인들이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생존권을 위협하는 데모 결사반대’란 현수막이 나붙어 미군 2사단 평택 주둔과 관련한 양분된 지역 여론을 대변하고 있었다. ●경제활기 기대 목소리 평택지역 주민들은 주한미군 2사단 이전 계획에 대해 ‘환영’과 ‘반대’의 엇갈린 의견을 내보이고 있다.기지 주변을 중심으로 한 지역 상공인들은 “경제가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며 기대에 찬 표정이다. 이곳에서 가죽의류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김모(43)씨는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데다 기지 정문앞에서 기지 확장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의 집회가 잇따르면서 매출이 크게 줄었다.”며 “어쨌든 미군이 추가로 내려올 경우 점포마다 매출이 절반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송탄상공인회 등 지역 상공인들은 현재 미군들이 먹고 마시고 물건을 구입하면서 쓰는 돈이 평택경제의 30∼40%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따라서 미8군사령부와 미2사단 병력이 추가로 들어올 경우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박해천 송탄관광특구연합회장은 “관광특구인 송탄지역과 평택항을 연계한 관광도시 조성계획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주둔 잘 사는 곳 없다” 그러나 지역 시민단체와 평택시는 정반대의 견해를 갖고 있다.미군기지가 있는 곳 가운데 잘 사는 도시가 없다며 평택 이전에 반대하고 있다. ‘땅 1평 사기운동’을 통해 미군기지 확장이전을 반대해온 미군기지 확장반대평택대책위 등 지역 시민단체들은 미군기지 이전논의 자체가 한반도 안보 불안을 부추겨 이득을 보려는 미국의 정략적 발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특히 미군기지 이전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보다는 미군범죄와 향락산업 확산 등으로 인해 오히려 삶의 질을 악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강상원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다른 지역은 발전해도 기지촌 주변은 50년이 지나도 판잣집들이 즐비한 사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택시도 미8군사령부의 이전은 기존 기지를 확충하는 선에서 수용할 수 있지만 동두천 미 2사단 보병부대의 이전에 대해선 꺼려하고 있는 눈치다. 평택 김병철기자 kbchul@
  • 韓·美 23일 하와이서 정책협의 / 주한미군 재배치 조율

    한·미 양국은 23∼24일 이틀간 미국 하와이에서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공동협의’ 3차 회의를 갖고 주한미군 재배치와 특정임무 이양 시기 등 현안을 놓고 막판 이견을 조율한다. 하와이 아태안보연구소(APCSS)에서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는 지난 5월과 6월 1,2차 회의에서 미합의된 미2사단과 용산기지의 한강 이남 이전 및 재배치 시기와 군사능력 발전 방안,군사 임무 전환 계획 등이 심도있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미 양국은 지난 6월 2차 회의에서 용산기지 이전을 위해 오산과 평택지역의 토지를 매입하고,동두천과 의정부에 분산된 미 2사단을 수년에 걸쳐 2단계로 나눠 한강 이남으로 이전키로 합의했었다. 그러나 미국은 그동안 주한미군이 맡아온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책임과 유사시 북한 특수부대 해상침투 저지임무 등 10개 특정 임무를 2006년까지 한국군에 이양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한국은 이를 수용하지 않는 등 적잖은 견해 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최첨단 장비 등의 지원이 필요한 특정 임무를 조기에 넘겨받을 경우 한반도 안보불안을 촉발할 수 있다고 보고,이번 협상에서 이양 시기를 최대한 늦춰주도록 설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은 또 한·미동맹을 미래 지향적으로 개선한다는 포괄적 구상 아래 연합군사능력 향상을 위한 주한미군의 전력 증강 방안과 한국의 국방비 증액 문제 등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DMZ 총격사건 안팎/北 왜 4발만 쐈을까

    휴일인 17일 새벽 중부전선인 경기도 연천군의 육군 모사단 내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북한군의 아군초소 총격사건의 고의성 여부와 파장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의성 여부 분석중 이번 사건을 접하는 국방부와 합참은 매우 신중한 입장이다.의도적 도발과 우발사고 가능성을 모두 염두에 두고 있다.이홍기 합참 합동작전과장(육군 대령)은 브리핑에서 “군사정전위원회 현장조사단의 분석작업이 끝나봐야 의도성 여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의 판단을 유보했다. 이번 사건을 의도적 도발로 보는 쪽에서는 북한군의 총탄이 떨어진 위치와 최근의 북한핵 문제와 관련한 북한의 움직임을 배경으로 꼽는다. 이날 북한군이 발사한 기관총탄 4발 중 3발이 1100m나 떨어진 우리측 GP(경계초소) 옹벽을 정확하게 맞춘 데다 DMZ내 총기관리도 엄격하기 때문이다.또 최근 북한 핵문제를 둘러싸고 조여오는 국제사회의 압박에 저항하고,협상에 앞서 무력도발을 국면전환용 돌파구로 이용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 반면,우발사고 가능성을제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우선 북한군이 기관총 4발만 발사하고 추가적인 특이 동향을 보이지 않은 데다 총격 시점이 근무 교대시간인 점에 비춰 새로운 근무조가 총기의 이상유무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생긴 사고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DMZ내 GP에서는 통상 남북한군 모두 상대편 초소쪽을 조준한 상태로 기관총을 거치해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격의 정확성을 반드시 의도성으로 연결짓기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총기가 발사된 북한군 GP에는 통상 20∼30명의 경계 근무자들이 배치돼 주야간 교대로 근무하고 있으며,오전 6시를 전후해 근무교대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긴장조성을 통해 핵카드 전술에 이용하려는 의도를 가졌다면 기관총 4발을 발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추가적인 군사행동을 했을 것”이라며 우발적 총격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적잖은 파장 생길 수도 군 당국은 일단 이번 사건이 의도성 여부와 무관하게 일회성으로 끝난다면 금강산관광을 비롯한 향후 남북 교류협력사업에 별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보고 있다. 하지만 비슷한 사례가 반복될 경우 상황은 엉뚱한 쪽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즉 외교적 채널을 통해 북한핵 문제를 풀려는 우리 정부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미국의 대북 강경책이 힘을 얻으면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이 추가로 군사적 행동을 취한다면 고의성 여부에 관계없이 한반도 긴장이 극도로 악화될 수도 있으나 현재로선 그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98년이후 북한 주요 도발일지 ▲1998.2.2 JSA(공동경비구역) 북한군 1명 2회 MDL(군사분계선) 월경 ▲ 〃 3.12 북한군 12명 MDL 40∼50m 월경(우리측 경고방송 2회,경고사격 20여발) ▲ 〃 6.11 북한군 GP(경계초소)서 아군 GP 방향 자동소총 4발 발사 ▲ 〃 6.22 속초 동방 11.5마일 해상서 북한 유고급 잠수정 1척(사체 9구) 발견 ▲ 〃 7.12 동해시 해안서 무장간첩 사체 1구,침투용 수중 추진기 1대 발견 ▲ 〃 12.18 여수 앞바다 침투 북한 반잠수정 1척 격침 ▲1999.6.7∼6.15 서해 NLL 북 경비정 침범,연평해전 ▲2001.11.27 파주군 장파리 DMZ서 아군 초소에 기관총 2∼3발 발사 ▲2002.6.29 북 경비정 NLL 침범,서해교전 ▲2003.7.17 북한군,경기 연천 DMZ서 14.5㎜ 기관총 4발 발사(우리측 경고사격)
  • 영화채널 6·25 추모특집 풍성

    한국전쟁 발발 53주년을 맞아 영화채널들이 다양한 특집을 마련했다. 캐치온은 반전영화 4편을 내보낸다.25일 ‘방라잔’,26일 ‘워이즈 오버’,27일 ‘K-19’,28일 ‘블랙 호크 다운’이다.오후 10시. MBC 무비스는 25일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퍼플선셋’‘햄버거 힐’‘남부군’을 릴레이 편성한다.TCM&클래식무비도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Y.M.S 504의 수병’‘렌의 애가’‘돌아오지 않는 해병’‘심야의 방문객’‘산천도 울었다’‘더 랙’‘켈리의 영웅들’을 잇달아 방송한다. OCN은 25일까지 오후 2시30분에 ‘쉬리’‘간첩 리철진’‘공동경비구역 JSA’를,홈CGV는 26일까지 오전 1시15분 ‘유보트’‘발지 대전투’‘귀신이 온다’‘파라다이스 로드’ 등을 준비한다.
  • 갇힌자와 가둔자 ‘복수의 이유’ 추적 / 11일 크랭크인 ‘올드보이’ 감독 주연 박찬욱 최민식

    봄날 오후에 만난 두 남자는 오래된 범죄의 공모자(?)처럼 호흡이 잘 맞았다.마침 그날은 잔뜩 찌푸린 하늘에서 빗방울이 추적추적 떨어져 미스터리 영화의 배경을 닮은 듯했다.미스터리 액션영화 ‘올드 보이’의 박찬욱(40)과 최민식(41).명실공히 최고 감독과 최고 배우의 만남이다. ●“논리·색깔 분명한 감독” “박 감독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고 주저하지 않았습니다.논리와 색깔이 분명한 감독이 흔치 않으니까요.”(최민식) “프로듀서가 제게 거꾸로 최민식이 캐스팅됐는데 그래도 감독을 안 맡을 거냐고 묻더군요.둘다 속아서 만난 사이죠.”(박찬욱) 과정이야 어떻든 둘에게 서로의 이름은 가장 신뢰할 만한 보증수표였던 셈이다. 영화 ‘올드 보이’는 15년 동안 이유도 모른 채 갇힌 자와,오래된 원한을 갚으려고 그를 가둔 자의 대결과 복수를 다룬 영화다.배우들의 계약 조건에 시나리오 미공개가 포함될 정도로 자세한 내용은 비밀에 부쳤다.스치야 가롱의 일본 만화가 원작으로,김동주 전 코리아픽쳐스 대표가 설립한 쇼이스트의 창립 작품. 박감독은 흥행만 보자면 지난 2000년 ‘공동경비구역 JSA’로 떴다가 지난해 ‘복수는 나의 것’으로 망했다.그런데 왜 또 복수를 다뤘을까.“복수는 오래된 신화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가장 즐겨 사용되는 드라마틱한 소재입니다.얼마든지 다른 양식으로 영화 쉰 편도 만들 수 있어요.또 이번 영화는 ‘누가’를 찾는 과정에 초점이 맞춰지는 보통의 미스터리와는 달리 ‘왜’를 추적할 겁니다.” ‘취화선’ 이후 10개월 동안 권투도장을 다니고 술도 끊으며 기본기를 다졌다는 최민식의 이번 역할은 우진(유지태)에게 감금당하는 대수란 인물.“풀려난 다음 왜,누가 나를 감금했는지 분노에 휩싸입니다.추적해보니 제가 많이 잘못했더라고요.요즘은 참회하는 마음으로 착하게 살려고 합니다.” 그가 대수역에 끌린 이유는 ‘갇힌 자/가둔 자’의 설정 때문이다.“만화·영화적인 설정이 재미있으면서도 많은 것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최민식의 연인인 미도역에는 문승욱 감독의 ‘나비’에 출연했던 강혜정이 300명의 오디션을 거쳐 캐스팅됐다.어떤기준으로 뽑았냐고 묻자 박 감독은 “최민식씨가 골랐다.”며 웃었다.“직접 연기해야 할 사람은 나라며 온갖 간섭을 하더라고요.” 최민식이 바로 농담을 건넨다.“파릇파릇한 신인급 여배우들과 만나니 참 행복하드만요.” 최민식은 국립극단 오디션에 떨어진 경험이 있어,박 감독은 재능있는 배우를 놓칠까봐 사실은 오디션 심사가 조심스럽고 공포감이 든다고 했다.“우리 둘이 감금된다면 아마도 범인은 오디션에서 떨어진 사람들일 것입니다.” ●“배우복 터져 행복할 뿐” 농을 걸다가도 이내 진지하게 박 감독은 최민식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는다.“배우 복이 터져 행복할 뿐입니다.훌륭한 배우와 일하니 감독으로서 성장하는 것을 느껴요.최민식씨와는 대본을 함께 고쳐가면서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러다 금세 샛길로 빠진다.“주로 잡담이죠.여자 얘기도 많이 하고…” 최민식도 지지 않는다.“시나리오 작업 하느라 얼마나 힘들까 싶어 긴장을 풀어준 것 뿐인데…” 삶의 깊이가 담긴 듯 얼굴에 주름이 가득한 배우 최민식과 아직은 장난꾸러기아이처럼 보이는 박 감독.외모에서 풍기는 분위기는 사뭇 다르지만,진지함과 농담 사이를 오가는 둘은 같은 배를 탄 감독과 배우답게 많이 닮아 있었다. 둘이 함께 꾸며갈 ‘올드보이’는 오는 11일 크랭크인해 10월 말 개봉한다. 김소연기자 purple@
  • 美, JSA경비 한국전담 제안

    미국은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회의를 통해 현재 유엔사가 관할하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 대한 경비책임을 한국군이 전담하는 방안을 논의해 보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국방부 당국자는 30일 “미측이 정책구상회의 세부 의제 가운데 하나로 JSA 경비 책임을 한국군이 전담하는 문제를 제기해 왔다.”면서 “하지만 현재는 아이디어 수준이고,공식 논의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인혁당 사건’ 영화 만든다/ ‘JSA’ 박찬욱 감독 메가폰

    유신시절인 1974년 중앙정보부에 의해 조작된 것으로 밝혀진 ‘인혁당 재건위 사건’이 영화로 재조명된다. ‘공동경비구역 JSA’로 유명한 박찬욱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박 감독은 ‘인혁당 사건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대책위원회’와 사건 관련자의 도움으로 지난해부터 자료조사와 기획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건 당시 고문조작설을 제기,관련자 구명운동을 펴다 군사정권에 의해 강제추방됐던 제임스 시노트(74·한국명 진필세) 신부가 현재 국내에 체류하며 구체적인 상황을 증언하는 등 영화 제작을 지원하고 있다.한 관계자는 “박 감독이 현대사에 관심이 많은 데다 오래 전부터 인혁당 사건을 영화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얘기를 자주 했다.”면서 “현재 촬영 중인 ‘OLD BOY’가 마무리되는 대로 실무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인혁당 재건위 사건은 74년 정부가 도예종씨 등 23명이 북한의 지령을 받아 민청학련을 배후 조종,정부 전복을 기도했다고 발표한 것.다음해 4월 대법원에서 8명이 사형선고를 받았고,20시간 만에 가족도 모르게 사형이 집행됐다. 지난해 9월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유신정권에 의한 사건 조작 가능성을 국가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구혜영기자 koohy@
  • “영화 만든다고 영화처럼 사나요?”/명필름 심재명대표·이은감독 부부이야기

    *부인은 ‘대박영화'로 남편은 ‘독립영화'로 같으면서도 다른 동반자적 관계 유지 *비디오보기외엔 취미생활도 다르지만 아무리 바빠도 1년에 두세번 가족여행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과연 영화처럼 환상적인 부부생활을 할까.해답은 대개의 경우 ‘아니다.’이다. ‘접속’ ‘해피엔드’ ‘공동경비구역(JSA)’ 등을 연속 대히트시키며 한국 영화의 보증수표로 불리는 명필름의 심재명(40) 대표와 이은(42) 감독 부부 역시 출연배우들처럼 폼나게,멋지게 살지 않는다.“대박을 터트린 사람들치고 삐까번쩍하지 않구만.”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주위에서 흔히 보는 평범한 부부와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들 부부의 첫 만남이나,연애생활,결혼 프로포즈 등은 영화나 TV드라마처럼 드라마틱하지 않았다.뭔가 특별한 것을 기대한 사람들의 바람을 여지없이 무너지게 한다. 심 대표는 “지난 1991년 한국 영화기획실 회원 모임에서 처음 만났어요.원래는 참석하지 않게 돼 있었는데 이 감독이 우연히 참석하게 돼 만나게 됐습니다.당시 이 감독은 회원이 아니었거든요.연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둘은 집에서는 서로의 이름을 부르고 직장이나 외부에서는 심 대표,이 감독이라고 부른다.) 두 사람이 결혼에 골인한 것도 평범하게 이뤄졌다.2년 정도 연애하다가 서로 마음이 맞아 큰 어려움 없이 결혼했다는 것이다.요즘 신세대처럼 이벤트성 결혼 프로포즈 같은 것은 물론 없었다.“첫 인상이 귀여워 마음에 든 데다 심 대표의 전문적인 영화 마케팅 기법을 배우고 싶어 자꾸 만나다보니 정이 들었어요.서로 다른 색깔의 영화 일을 하고 있었지만 같이 일을 하고 있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데다,나이도 적령기를 넘긴 상태라 어렵지 않게 결혼으로 이어진 셈이죠.”(이 감독) “이 감독을 처음 만났을 때 저는 흥행을 위한 상업 영화 일을 하고 있었어요.그런데 이 감독은 상업성과는 무관한 독립 영화 일을 하고 있어 같은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한번 또 한번….만남이 쌓여갈수록 인간적이고 남성적인 매력을 느꼈습니다.더욱이 인생의 가치관도 비슷하다는 것을 확인했을 때 자연스레결혼을 받아들이게 됐죠.(심 대표) 둘의 애정표현이나 성생활은 꽤 보수적인 편이다.심 대표는 “부부생활에서 성생활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부부생활의 70∼80%를 차지할 만큼 중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데다,제 성격마저 좀 무덤덤한 편이어서 살갑게 애정표현을 못하는 편”이라고 말한다. 이들 부부는 약간 무덤덤한 것에 익숙해져 이제는 별로 불만을 느끼지 않는다.권태기에 접어든 것으로 느낀다면 지나친 표현일까.이 감독은 “성격 자체가 원만하고 무던해 부부싸움을 할 기회도 그리 많지 않다.”며 “한쪽이 화를 내면 한쪽이 참아 크게 부부싸움을 해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딸 승채(7)의 교육법에 대한 이들 부부의 생각은 남다르다.승채가 원하는 일을 하도록 내버려 둔다.남들처럼 학원에 보내 딸에게 스트레스 주는 일을 삼간다.“일에 바쁘다보니 아이를 돌볼 시간이 없어 조금 불만이에요.아이에게 책을 많이 읽어주려고 노력합니다.승채가 잠들기 전 30분 정도 책을 읽어줍니다.지금까지 승채에게 대략 700권이 넘는 책을 읽어준 것 같아요.”(심 대표) 둘은 영화작업에서는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하지만 취미는 확연히 다르다.같이 여가생활을 보내는 경우가 별로 없다.이 감독은 “비디오 보기 외에는 취미생활이 서로 다른 데다,나는 외부 행사가 많고 심 대표는 일이 끝나면 아이를 돌봐야 하기 때문에 주말을 같이 보내는 경우가 드물다.”고 말한다. 때문에 이들 부부는 아무리 바쁘더라도 짬을 내 1년에 2∼3번 가족여행을 떠난다.최근에는 친구 가족들과 함께 말레이시아 여행을 다녀왔다.“우리 부부 둘다 여행은 좋아해요.주말이 돼도 심 대표는 승채를 돌봐야하고 저는 영화 관련 행사가 많아 오붓이 여행을 갈 기회가 적어요.특별히 짬을 내 가족여행을 가 그동안 못다한 대화를 나누는 셈이죠.”(이 감독) 이들 부부가 바깥 일에 매달리다보니 가족끼리 오붓하게 쇼핑을 하거나 외식할 기회는 별로 없다.시간이 나면 대학로나 세검정에서 주로 외식을 한다.“특별히 즐기는 음식이 없어 주로 한식을 먹습니다.하지만 우리 부부는 몸에 좋은 개고기를 좋아하는 편이에요.그래서 성북동에 있는 개고기 전문 ‘쌍다리집’을 가끔 찾습니다.” 심 대표는 제작자로 나서기 전인 90년대 초반 ‘결혼이야기’ ‘닥터봉’‘게임의 법칙’ 등의 기획·홍보 마케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제작자로 나선 90년대 후반 ‘접속’‘반칙왕’으로 장타를 쳤으며,2000년 공동경비구역’으로 홈런을 날렸다. “‘대박’을 터트리는 비결요.특별한 것은 없어요.다만 어릴 때부터 영화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진 덕분에 영화 경험이 쌓였고,영화를 하면서 축적된 영화에 대한 직관이 종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좋은 결과를 얻고 있는 것 같아요.”(심 대표) 반면 이 감독은 ‘장산곶매’ 대표를 맡는 등 상업성이 없는 독립 영화를 제작해 왔다.따라서 ‘지명도’에서 이 감독은 심 대표보다 크게 떨어지는 셈.그도 이 점을 인정한다.이 탓인지 심재명 대표의 남편으로 불리는데 별다른 이견이 없다.“심 대표가 더 유명한데 어떡합니까.이제는 심 대표의 남편이라고 소개해도 자연스레 들려요.” 김규환기자 khkim@kdaily.com ●이은 감독 1961년 서울출생 중앙대 영화학과 졸업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석사 1991년 독립영화단체 ‘장산곶매’대표 1995년 명필름 대표 2001년 영화진흥위원회 위원 ●심재명 대표 1963년 서울 출생 동덕여대 국문과 졸업 서울극장 기획실·극동스크린 기획실장 1995년 명필름 설립 2000년 ‘여성 영화인’ 모임 기획이사 2001년 추계예대 문화산업대학원 겸임교수
  • 판문점서 北병사 1명 MDL 10~20㎝ 월경,유엔사 “정전협정 위반 조사”

    주한 유엔군사령부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북한군 병사 1명이 20일 오전 10시30분쯤 군사분계선(MDL)을 월선했다고 21일 밝혔다. 유엔사 관계자는 “잔디 정리 작업을 하던 북한 병사들 중 1명이 JSA ‘자유의 집’ 오른쪽에 있는 일직장교 사무실 앞에서 10m 간격의 말뚝으로 표시된 MDL을 10∼20㎝ 정도 넘었다.”면서 “한 발짝 넘었더라도 정전협정 위반이 분명한 만큼 유엔사 군정위가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장의 MDL은 10m 간격의 말뚝으로 표시돼 선은 그어져 있지는 않지만,월선을 증명하는 사진을 유엔사측이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엔사의 이런 방침에 대해 “유엔사의 과민 반응”,“북측의 의도적 월선”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과민 반응쪽은 일단 경계선도 그어지지 않고,실제로 선을 넘었는지 판단하기 불분명한 상황에서 유엔사가 서둘러 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01년 10월 북한 병사가 밤을 주으러 MDL을 1∼2m 넘는 등 남북한간에 사소한 위반은 지금까지 80만건이 넘는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시네 드라이브] ‘대박배우’ 하늘이 내린다

    로또복권 열풍에 온 나라가 통째로 술렁이는 이즈음.아라비아 숫자 하나에 울고 웃는 이들이 얼마나 많을까.“캐스팅이 끝나면 영화 절반은 찍은 셈”이란 우스갯소리가 정설이 돼버린 영화판에도 순간의 선택에 늘 희비가 엇갈리게 마련.단칼에 퇴짜를 놨거나 혹은 얼떨결에 캐스팅됐다가 개봉 뒤 크게 울거나 웃은 배우들이 한둘이 아니다. 신라시대를 배경으로 중국에서 촬영중인 무협멜로 ‘천년호’(제작 한맥영화).남녀 주인공 3명이 모두 최초 캐스팅 대상이 아니다.당초 제작사는 정준호가 맡은 신라장군 역에는 배용준,김혜리에게 낙착된 진성여왕 역에는 이혜영·강수연을 점찍어 시나리오를 넣었다.그러나 임자는 따로 있었다.배용준은 안경을 벗어야 하는 사극을 꺼렸고,이혜영과 강수연에게서는 가타부타 회신이 없었고.진성여왕의 연적 역에 캐스팅된 김민정은 발목부상으로 촬영도중 눈물을 머금고 하차해야 했다.그 ‘대타’로 어부지리를 챙긴 주인공은 이렇다 할 출연작이 없어 놀고(?) 있던 김효진. 이런 사례야 일일이 꼽기가 숨찰 정도다.‘공동경비구역 JSA’에서 송강호가 맡은 북한군의 본래 임자가 최민식이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차인표가 ‘친구’의 캐스팅 제의를 거절했다가 흥행을 놓친 사례도 두고두고 회자된다.흥행작에 대한 감식안이 남다르기로 소문난 한석규도 마찬가지.최근의 인터뷰 자리에서까지 “‘박하사탕’의 주인공을 못한 게 가장 안타깝다.”고 말할 정도다. 7일 개봉하는 해양액션 ‘블루’도 오현경에서 촬영 직전 신은경으로 뒤바뀐 작품.영화에 전폭 지원하기로 한 해군 쪽에서 포르노 비디오 사건과 관련한 오현경의 이미지에 난색을 표하자 제작사가 어쩔 수 없이 캐스팅을 번복했다. 캐스팅이 하늘의 별따기인 영화계에서 이런 일들이야 병가지상사.극중 역할에 자부심을 가진 연기자에겐 쉬쉬할 얘깃거리도 아니다.최근 인터뷰에서 김혜리는 “다른 배우가 읽고 있던 시나리오를 어깨너머로 보고 탐이 나서 직접 제작사를 찾아갔다.”고 털어놔 오히려 기자들을 놀라게 했다.크랭크인 직전 방송사극을 선택한 김혜수 대신 급히 문소리를 기용한 영화 ‘바람난 가족’이5월 개봉예정으로 한창 막바지 촬영중이다.김혜수가 ‘쪽박’을 찰지,문소리가 ‘대박’을 터뜨릴지 며느리도 모를 일이다.흥행배우는 하늘이 내리니까. 황수정기자
  • 訪美 김승연회장 민간외교 힐러리 등 만나 현안논의

    김승연(金升淵·사진) 한화 회장이 대미 민간외교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30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워싱턴을 방문중인 김 회장은 한미교류협회 회장 자격으로 지난 28일(현지시각)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부시 대통령의 상하원 국정연설 발표회에 참석했다. 또 필 크레인 하원 무역소위원회 위원장,톰 피니 공화당 하원의원,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상원의원 등을 잇따라 만나 북핵 문제와 촛불시위 등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 김 회장은 “두 여중생 사망사건으로 촉발된 촛불시위 등 일련의 정서는 한국인의 자주의식을 표현한 것이지,적대적인 반미감정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앞서 지난 15일,17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 근무하는 한미연합사령부 소속 장병들에게 김치 등 한국음식을 전달,이준(李俊) 국방장관으로부터 감사편지를 받기도 했다. 김경두기자
  • 베를린영화제 경쟁작 22편 확정

    새달 6∼16일 열리는 제53회 베를린영화제의 경쟁작 22편이 확정됐다.올해도 미국영화 편식이 심한 데다,한국영화가 한 편도 못 끼어 한국 영화팬들은 ‘그들만의 잔치’를 지켜봐야 할 형편이다. 경쟁작 가운데 미국영화는 5편.‘에린 브로코비치’‘트래픽’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줄 아는 스티븐 소더버그는 ‘솔라리스’를,‘존 말코비치 되기’로 유명세를 탄 스파이크 존스는 가상과 실재의 관계를 탐구하는 ‘어댑테이션’을,‘빌리 엘리어트’의 스티븐 달드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삶을 토대로 현실과 과거를 교차시킨 ‘디 아워스’를 내놓았다.스파이크 리의 ‘25번째 시간’,조지 클루니의 감독 데뷔작 ‘위험한 마음의 고백’도 경쟁작에 들었다. 개·폐막작도 미국영화가 독차지했다.개막작은 뮤지컬 영화 ‘시카고’가,폐막작은 마틴 스코시즈 감독의 ‘갱스 오브 뉴욕’이 선정됐다.두 영화 모두 골든 글로브에서 각각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한 작품이어서,올해도 베를린영화제가 미국의 영화제와 차별성이 없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듯. 독일·프랑스도 경쟁작에 3편씩 올렸다.누벨바그의 거장 클로드 샤블롤의 ‘악의 꽃’,‘인티머시’로 2001년 금곰상을 수상한 파트리스 쉬로의 ‘형제’ 등 프랑스에서는 거장을 초청한 반면,독일은 신예감독들로 채워졌다.영국 감독 마이클 윈터바텀의 ‘이 세상에서’도 주목되는 작품.아시아 영화는 중국 장이머우의 ‘영웅’과 일본 요지 야마다의 ‘황혼의 사무라이’가 일찌감치 확정된 가운데,중국·독일이 합작한 리양의 ‘블라인드 샤프트’가 합류했다.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은 ‘엑조티카’‘어저스터’ 등을 만든 캐나다의 아톰 에고이안 감독. ‘공동경비구역 JSA’‘나쁜 남자’로 2년 연속 경쟁부문에 올랐던 한국영화는 이번엔 출품작을 못 냈다.다만 ‘동승’이 아동영화제 부문에,‘복수는 나의 것’‘밀애’‘김진아의 비디오 일기’‘경계도시’(사진)가 포럼부문에,‘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됐다.재독 철학자 송두율 교수를 다룬 홍형숙 감독의 다큐멘터리 ‘경계…’는 공식시사 뒤 평론가·관객들과 토론시간이 마련돼 있다. 김소연기자
  • 이준 국방장관 김승연 회장에 편지“JSA에 한국음식 보내줘 감사”

    이준(李俊) 국방부장관이 최근 한화그룹 김승연(金昇淵) 회장에게 ‘감사 편지’를 보냈다. 한화그룹이 최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대대에 근무하는 한·미 연합사 소속 장병들에게 김치 등 한국 음식을 제공해 준 데 따른 감사의 편지다. 이 장관은 서신에서 “김 회장은 JSA 대대 근무 장병들에게 한국인의 온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줬을 뿐 아니라 미군들에게 한국 음식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해 줬다.”면서 “한·미 우호관계를 돈독히 하는 데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지난 연말 한·미 교류협회 회장 자격으로 리언 라포트 한·미 연합사령관과 함께 JSA 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 한국군 병사로부터 ‘미국식 식단 때문에 한국음식이 그립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에 김 회장은 지난 15일 포기김치와 총각김치,갓김치 등 다양한 종류의 김치와 깻잎,마늘쫑 등 10종류 500만원 상당의 한국 음식을 이곳에 전달했다. 한화측은 앞으로 한국 음식을 2∼3차례 더 제공하는 것은 물론,경기도 의정부에 있는 미2사단 장병들에게도 금명간 4000만원 상당의 한국 음식을 전달할 계획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이중간첩’ 내일 개봉

    ‘이중간첩’ 내일 개봉

    ‘흥행메이커’ 한석규의 컴백으로 기대를 모아온 영화 ‘이중간첩’(감독 김현정·제작 쿠앤필름)이 23일 개봉한다.체코의 프라하,포르투갈의 리스본을 오가며 남북 이데올로기에 희생된 한 인간의 참상을 신랄하게 그린 영화는 ‘쉬리’‘공동경비구역 JSA’에 이어 분단소재물의 계보에 서는 휴먼드라마.세간의 기대는 지난 20일 서울극장에서 열린 첫 시사회장에서부터 역력히 읽혔다.안성기 정우성 박중훈 등 톱스타들이 이례적으로 대거 걸음했다.●역시 한석규…한석규 영화! 제작단계에서부터 영화는 아예 ‘한석규의 컴백작’으로 통했다.개봉시점으로 따져보면 ‘텔미썸딩’(1998년) 이후 4년만의 출연작.누가 뭐래도 영화의 최대 흥행포인트가 그에게 쏠릴 수밖에 없다. 극중 역할은 남과 북 어디에도 둥지를 틀 수 없는 비운의 혁명전사.김일성광장 사열대를 도도하게 행진하는 조선인민군 전사에서부터 목숨을 내놓고 사는 남파 이중간첩,남북 모두에게 쫓겨 이국땅에서 숨어사는 막노동자….“역시,한석규”란 소리가 나올 만큼 그의 연기는 소름끼치게 사실적이고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과시한다. ●분단의 비극과 폭력의 현대사 냉전의 서슬이 시퍼런 1980년.북한 인민군 소좌 림병호(한석규)가 베를린 ‘체크포인트 찰리’를 목숨걸고 넘어오는 장면으로 시작한 영화는 연신 가쁜 숨을 몰아쉬게 만든다.위장귀순 혐의로 ‘안가’의 취조실에 끌려간 그가 발가벗겨진 채 갖은 고문을 당하는 묘사만으로도 영화가 얼마만큼 엄중한 시각을 견지할지 감 잡힌다. 그로부터 3년.사상검증을 거쳐 안기부 요원이 된 병호는 남한내 고정간첩과 접촉하며 감쪽같이 이중간첩의 임무를 수행한다.‘쉬리’가 그랬듯 이 영화도 관객에게 주요 캐릭터들의 정체를 미리 밝힌 뒤 인물들간의 갈등과 음모를 전지적 관점으로 감상하게 했다.해서,병호를 구심점으로 엮이는 여러 인물들의 캐릭터가 영화를 끌어가는 큼지막한 동인(動因)이다.아버지로부터 간첩신분을 세습해 라디오 PD로 위장하고 사는 윤수미(고소영),수미의 정신적 지주인 고정간첩 총책 송경만(송재호),병호를 교묘히 이용하는 안기부 상사 백승철(천호진) 등. 영화는 안기부 깊숙이 침투해 들어가며 불안에 노출된 병호와 그를 압박하는 백승철 사이의 심리전,연민에서 시작해 조금씩 감정이 무르익는 병호와 수미의 관계변화를 번갈아 조명하며 화면을 채운다.병호의 갈등에 결정적인 골을 파놓는 건 수미의 사랑.병호의 앞날을 걱정한 수미가 북의 지령을 전달해주지 않아 북에 마저 버림받은 병호는 백승철에게 정체가 탄로날 즈음 제3국으로의 탈출에 생사를 건다. ●‘쉬리’의 멜로,‘…JSA’의 유머도 없이? 찔러도 피 한방울 안 날 듯한 한석규의 이중간첩 연기는 영화의 주제의식에 무게를 싣는 데 주효했다.그러나 몇몇 대목에서 허점이 잡힌다. 무엇보다 아쉬운 건,지나치게 건조한 시각으로 일관한 나머지 극적 반전이나 쉼표를 찍어줄 자잘한 감상포인트가 거의 전무하다는 점.밀실의 고문,평범한 유학생이 정보기관의 술수로 꼼짝없이 간첩으로 내몰리는 상황 등 주요설정들은 암울한 80년대의 모자이크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쉬리’의 멜로,‘…JSA’의 유머 장치,둘 모두를 철저히 배제한 영화에서 요모조모드라마를 뜯어보는 재미는 기대하기 어렵다. 순제작비 47억원.오프닝 부분의 베를린 체크포인트 찰리 탈출장면은 프라하 세트장에서,브라질로 탈출한 주인공이 비극적 최후를 맞는 엔딩은 리스본에서 각각 원정촬영했다.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으로 단편 ‘고수부지의 개자식들’ 등을 연출한 김현정 감독의 장편 데뷔작.상영시간 2시간 3분. 황수정기자 sjh@kdaily.com ◆ 4년만에 컴백 한석규 “저도 오늘 처음 영화를 봤습니다.소감이라면…한마디로 아쉽죠.사실 늘 그렇긴 했어요.‘쉬리’때도,‘8월의 크리스마스’때도 그랬듯이 제 연기의 장점보다는 단점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오랜만에 하는 작품이라 솔직히 긴장도 더 많이 됐고요.” 지난 20일 ‘이중간첩’의 시사회장에 나타난 한석규(39)는 적잖이 긴장해 있었다.“세간의 기대치가 오를대로 올라 더욱 부담스럽다.”는 그는 “연기를 하는 것보다 안하는 게,대사도 하는 것보다 안하는 게 더 어려운 법”이라며 공백에 대한 부담감을 에둘러 밝혔다. 연예계 데뷔 12년째인 그에게 ‘이중간첩’은 9번째 영화.시나리오를 처음 받아본 게 지난해 3월이니 개봉까지 근 1년을 공들인 셈이다.남으로 위장귀순한 간첩 역할에 푹 빠져 살다 ‘현실’로 돌아온 지금,흥행과 완성도에 대한 부담이며 아쉬움이 없을 리 없다. “위장간첩이라는 비밀이 조금씩 벗겨질 때 미묘한 심리변화를 표정으로 연기하는 게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유머나 멜로요소가 좀더 가미돼 영화의 긴장을 풀어줬으면 좋았겠다 싶기도 합니다.하지만 관객을 몰입시켜 이중간첩의 비극적 삶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그렇게 건조하게 묘사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확고부동의 톱스타에게 최근의 한국영화들은 어떤 무게로 다가갈까.“한국영화는 개봉하는 족족 거의 다 본다.”는 그는 “물론 우리 영화시장이 커진 건 기쁘지만,완성도 높은 장르영화가 드물다는 점이 아쉽다.”며 성우 출신답게 또박또박한 말투로 견해를 밝혔다. 시나리오를 까탈스럽게 고르기로 악명(?)높은 그에게 슬며시 다음 작품 소식을 물었다.“아직은 계획이 없습니다.1년에 5편을 찍을지,5년에 1편을 찍을지는저도 모릅니다.빠른 시일내 새 작품을 찍고 싶고,그때는 밝은 이야기에 밝은 캐릭터였으면 좋겠습니다.” 욕심도 많고 그만큼 자기애(自己愛)도 큰 배우다.‘한석규’라는 이름 석자의 힘으로 관객을 끌어들이는 연기자로 영원히 남고 싶단다.지향하는 연기관은 어떤 걸까.대답이 선문답같다.“의식하는 무의식의 연기,그게 배우로서의 지향점입니다.” 황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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