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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SA, 10배 커지는 거미형 탐사로봇 제작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18일 행성과 소행성,혜성 및달 탐사에 이용할 거미 모양의 첨단 탐사 로봇인 ‘스파이더-보트'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NASA는 성명을 통해 손바닥 크기만한 이 작은 로봇은 국제우주정거장(ISS)수리와 머나먼 행성에서 토양 샘플 수집 작업에 이용될 수 있으며 인간을 대신해 위험물질 조사에도 투입될 수 있다고 밝혔다. NASA에 따르면 ‘스파이더-보트'는 거미처럼 한쌍의 더듬이를 이용해 장애물을 탐지할 수 있고 현재 6개인 다리를 8개나 12개,또는 50개까지 늘릴 수 있다.특히 실행할 작업의 종류에 따라 현재 몸체의 10배 크기로 커질 수 있다. NASA 산하 제트추진연구소(JPL) 이동시스템 컨셉트개발부 엔지니어인 버트호그는 이번 ‘스파이더-보트' 제작과 관련,“우리의 목표는 각기 다른 환경에서 다양한 지세에서 탐사할 수 있는 작고 유능한 로봇을 만드는 것”이라며 “미래에는 한번에 수백 또는 수천대의 ‘스파이더-보트'를 이용,협력을통해 하나의 목표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KISS TODAY ‘크리스마스 스페셜’ 방송

    스카이라이프 오디오 채널 KISS TODAY(843번)는 25일까지 캐럴을 포함한 크리스마스 관련 음악을 24시간 청취할 수 있는 ‘2002 크리스마스 스페셜’을 편성했다.세계 각국의 독특한 캐럴과 재즈로 편곡된 크리스마스 분위기의연주곡을 비롯해 앤디 윌리암스,프랭크 시나트라,도리스 데이,냇 킹 콜,조용필,전영록,이용 등이 부른 고전적 분위기의 캐럴과 힙합 캐럴 등 다양한 음악들이 방송된다. 오전 시간대에는 연주곡 등 편안한 분위기의 음악들을 방송하며,오후1시∼4시에는 템포 빠른 가요 중심의 캐럴들을 내보낸다.오후4시 이후부터는 가족모임이나 동료들과의 술자리에 어울릴 파티 음악들을 들려준다.
  • 프로선수 출신 커미셔너 첫 탄생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선수 출신 커미셔너(Commissioner)가 탄생했다. 한국농구연맹(KBL)은 20일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10개 구단 총회를 열고 농구선수 출신인 김영기(사진·67) 부총재를 만장일치로 3대 총재에 선임했다.1·2대 총재를 지낸 윤세영 총재는 명예총재로 추대됐다. 신임 김 총재는 배재고 2학년 때인 지난 53년 농구에 입문,고려대와 기업은행에서 가드 겸 포워드로 활약했고,69년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아시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70년) 등에 출전했다.대한올림픽위원회(KOC)를 비롯해 대한체육회,대한농구협회 부회장 등을 지냈으며 지난 91년 경기인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신보투자(주) 사장에 취임,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이기철기자 chuli@
  • 새음반/ Divine discontent 外

    ■Divine discontent-‘Kiss me’로 알려진 그룹 sixpence none the richer의 4번째 앨범.‘breathe your name’등 13곡.워너 ■영화 ‘밀애’ OST-포크록의 대표주자인 존 바에즈의 ‘Donna Donna’등 16곡.M&F ■영화 ‘해안선’ OST-주인공 장동건이 직접 부른 ‘과거는 흘러갔다’등 22곡.뮤직웰 ■록 매스터피스-산타나의 ‘black magic woman’등 1960∼90년대 히트 록 16곡 모음.핫뮤직 ■Unbreakable-그룹 웨스트라이프의 1∼3집 중 히트곡 모음.‘My love’등 19곡.BMG
  • 국제반도체회로학회 학술발표회

    국제반도체회로학회(ISSCC)는 1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2003 학술논문 발표회’를 열고 지난 1년간 학회에 제출된 400여편의 논문중에서 선발한 우수논문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저전압/고속 72Mbit DDR3 S램 개발’ 등 6편의 논문이 우수논문으로 선정됐다. 이날 공개된 우수논문의 자세한 내용은 내년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ISSCC 콘퍼런스’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ISSCC는 세계 150개국,37만 7000여명의 회원을 가진 세계최대 전자공학 관련학회인 IEEE 산하 반도체학회로 내년에 창설 50주년을 맞는다. 박홍환기자 stinger@
  • 21세기 희망 ‘우리 캠퍼스’/ 한양대학교

    ■i리더 양성… '세계 100大대학' 도전 “포효하는 사자와 함께 내일의 일꾼을 꿈꿔 보시지 않으시렵니까.우수한 인재를 배출하는 명문 사학 ‘한양대’를 선택하십시오.” 한양대 총학생회의 사무국장인 화학과 3년 이재강(李載康·24)군이 수험생들에게 건네는 학교 자랑이다. 한양대는 개교 100주년이 되는 2039년에 대학의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세계 100대 대학으로 자리매김하는 목표의 해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개교 63주년을 맞아 추진에 들어간 중·장기 밀레니엄 프로젝트인 ‘HY Dream 2010’은 한창 힘을 얻고 있다.프로젝트의 목표는 ‘i-leader’의 양성이다.i는 21세기의 특징인 정보(information)·인터넷(internet)·아이디어(idea)·창조(imagination)의 영문 머리글자로 무한한 도약을 의미한다. 김종량(金鍾亮) 총장은 “말 그대로 새 시대에 맞게 강인한 도전정신과 창조정신으로 무장한 새로운 인재를 길러내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면서 “2010년 한양의 모습은 엄청나게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프로젝트에는 ▲창조적인 인재교육 ▲앞서가는 연구 ▲국제교류 활성화 ▲구조조정과 행·재정제도 개혁 ▲인텔리전트 캠퍼스구축 등의 5개 전략과 60개의 실천과제가 들어있다. 한양대는 현재 국제교류의 활성화를 위해 77개 해외 대학 및 기관과 자매결연했다.해마다 65명의 학생이 자매결연 대학으로 파견된다.여름방학때는 200명의 학생이 어학연수를 떠난다.특히 내년에는 국내 처음으로 안산캠퍼스 건축학부의 주도로 국립대인 싱가포르대학과 연계해 공동으로 프로그램을 운영,상호 학점인정 등 실질적으로 교류한다.아울러 지난 2000학년도부터 ‘영어능력시험 졸업인증제’를 실시,일정 수준까지 재학생들의 영어실력을 끌어올리는데 신경쓰고 있다. 김 총장은 “한양대가 명문 사학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최대 강점은 특유의 실용학풍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실용적인 지식과 행동력을 갖춘 10만여명의 한양대 출신 엔지니어들이 산업현장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상장회사 출신대학별 임원수가 서울대·연세대·고려대에 이어 네번째로 많다.공기업의 임원은 3위를 차지했다.100대 우수벤처기업 대표이사의 출신 대학 분석에서도 한양대가 서울대에 이어 두번째였다. 특히 분단 이래 최초로 실질적인 남북 대학교류의 물꼬를 텄다. 지난 7월1일 정보통신학부의 차재혁 교수와 전자컴퓨터공학부의 오희국 교수가 평양의 김책공업종합대학에서 정보통신관련 2개 과목을 처음 강의했다.두 교수의 강의는 8월말까지 하루 5시간씩 주 5차례 실시됐다. 학문 및 교육개혁의 성과 역시 특출하다.2001년도 대학교육협의회의 디자인분야 평가에서는 한양대 안산캠퍼스가 서울대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교양교육 분야에서는 한양대 서울캠퍼스가 5개 최우수대학중 하나이다. 신소재공정연구센터(소장 오근호 교수)에서 발행하는 학술계간지는 국내 공과대학 학술지 사상 처음으로 미국 과학정보연구원 과학논문 인용색인 SCI-e에 등재되기도 했다.센터는 현재 국외 1건을 비롯,16건의 특허등록을 출원했다. “앞으로 학생들은 분석력보다는 종합력,지성보다는 감성,선형적·논리적 사고보다는 복합적·관계적 사고관을 가져야 합니다.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것은 응용능력,새로운 아이디어,창조력입니다.한양대는 시대적 요구에 발빠르게 부응,국가발전에 필요한 인적자원을 교육시키고자 합니다.한양대에서 여러분의 능력과 노력이 결실하기를 바랍니다.” 김 총장이 수험생들에게 권하는 한 마디다. 박홍기기자 hkpark@ ■안산 캠퍼스 '건축학부' 한양대 안산캠퍼스 공학대학의 건축학부는 한 마디로 잘 나간다. 제2캠퍼스나 지방분교라는 사회적 편견도 없다.그만큼 교육의 질이 확보됐기 때문이다. 건축학부는 지난 99년 대학교육협의회의 건축(공)학부 평가에서 전국 최우수대학 4개교 중 한 곳으로 뽑혔다.85년도에 신설된 학부치고는 대단한 발돋움이다. 당시 최우수대학에는 맏형격인 한양대 서울캠퍼스의 건축공학과도 들어있다.최근 평가에서도 수위를 달리고 있다. 박재승(朴載昇·50) 건축학부장은 이에 대해 “한국 실정에 맞는 예술과 기술을 통합한 특화된 건축교육의 프로그램에서 비롯된 성과”라면서 “캠퍼스내에서 학생들의 수준은 물론 취업률도 최고”라고 자랑했다.취업률은 거의100%에 육박한다는 것이다. 현재 교수진은 명예교수 6명,전임교수 15명,겸임교수 28명이 분야별로 포진해 있다. ◆ 세계화 거점 캠퍼스 추진 건축학부는 내년 1월부터 국내 최초로 국립대인 싱가포르대와 분교 형태로 연계,18주 동안 학생과 교수를 교류한다. 추진위원장을 맡은 신성우(申成雨·51) 교수는 “일반적인 교환수준을 넘어 싱가포르대학의 특정학과에 한양대의 교육프로그램이 편성,운영되는 분교 형식을 갖추는 것”이라면서 “명칭도 ‘건축학부 싱가포르 거점 캠퍼스’”라고 강조했다.건축학부측은 조만간 2·3학년을 대상으로 싱가포르대학에 보낼 2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 건축올림피아드 개최 건축학부는 다음달 7일 건축 분야에 재능있는 인재의 조기 발굴을 위해 ‘제1회 한양대 건축올림피아드’를 개최한다.대상은 학교장의 추천을 받은 고교생 및 재수생이다.국내에는 이같은 건축올림피아드가 없다.지원에는 학교장 추천서와 재학증명서 및 졸업증명서가 필요하다. 접수는 우편이나 인터넷 홈페이지(http://arch.hanyang.ac.kr)를 통해 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안산캠퍼스 건축학부(031-400-5130)로 문의하거나 홈페이지를 보면 된다. ■인터넷 접수요령 한양대는 인터넷만을 이용,다음달 10일부터 13일 오후 1시까지 원서를 접수한다.24시간 접수가 가능하다.원서를 접수하려면 한양대 입학안내 홈페이지(http://www.hanyang.ac.kr/admission)에 접속한 뒤 ‘인터넷 원서접수’에 들어가면 된다.또 별도의 개설 사이트(http://apply114.com)를 통해서도 가능하다.전형료 결제 방법은 apply114.com을 통해 알 수 있다. 전형료 결제가 끝난 뒤 수험표를 확인,출력하면 된다. 논술 및 실기고사를 보는 수험생은 사진을 붙여 전형 당일 신분증과 함께 지참해야 한다.자세한 내용은 서울캠퍼스 입학관리실(02,2290-0073∼79)이나 안산캠퍼스 교무과(031,400-4204∼6)로 문의. ■정시모집 전형안내 한양대의 2003학년도 정시모집은 ‘가’‘나’‘다’군으로 분할 모집한다.지원을 희망하는 수험생들은 분할모집 학부 및 전형 방법[표 참조]을 잘 챙겨야 한다.‘다’군의모집단위는 ‘가’군과 나눠 뽑는다.정보통신대의 정보통신학부는 ‘가’‘나’군에서 50%씩 나눠 모집한다.전형은 수시 1·2학기 모집과는 달리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의 비중이 가장 크다.심층면접도 치르지 않는다. ◆ 수능 반영 영역 ‘가·나·다’군의 인문계·예체능계 모집단위에서는 과학탐구를 뺀 언어·수리·사회탐구·외국어영역을,자연계는 언어영역·사회탐구를 제외한 수리·과학탐구·외국어영역을 쓴다. ‘가’군의 수능지정영역 우수자전형의 경우,인문계·예체능계는 언어·외국어영역을,자연계는 수리·과학탐구를 반영한다. ◆ 수능 반영 비율 정시 ‘가’군에서는 모집단위별로 수능 성적과 학생부를 섞어 쓴다.반면 ‘나·다’군에서는 예체능계를 제외한 모집단위에서 수능 성적만을 반영한다.수능의 비중이 정시모집에서는 절대적이다. ◆ 교차지원 서울캠퍼스의 의대 간호학과는 인문·자연계에서,인문과학대 연극영화과는 인문·예체능계에서,사범대 교육공학과는 인문·자연계에서,체육대 체육학과는 인문·자연·예체능계에서 지원할 수 있다.이들 학과를 제외한 나머지 학부 및 학과는 수능응시계열과 지원계열이 같아야 한다.간호학과의 자연계열지원자는 수능 과학탐구영역 원점수에 5%의 가산점을 준다. ◆ 학생부 학생부는 지정과목을 평어(수·우·미·양·가)로만 활용한다.인문·예체능계는 국어·사회·영어 교과를,자연계는 수학·과학·영어 교과를 지정한다.평어 활용은 1∼3학년 성적 가운데 학기에 상관없이 성취도가 가장 높은 과목을 지정 교과당 3개씩 선별,모두 9개 과목을 반영한다.‘가’군에서 학생부의 반영비율은 인문·자연계는 40%인 반면 예체능계는 30∼40%이다.‘나’군의 성악과에서만 20%를 적용하고 ‘나·다’군의 나머지 모집단위에서는 학생부 성적을 쓰지 않는다. ◆ 논술 서울캠퍼스의 인문과학대·사회과학대·법대·경제금융대·경영대·사범대 수험생만 치른다.단 연극영화과의 연극연기전공과 사범대의 컴퓨터교육과·응용미술교육과의 수험생은 제외된다. ◆ 제2외국어 서울캠퍼스의 인문과학대 영문학부와 언어문학부,안산캠퍼스의 국제문화대동양·영미·유럽 언어·문화학부에서 제2외국어를 활용한다.수능에서 제2외국어의 원점수에 5% 가산점을 부여한다. 박홍기기자
  • 로맨틱코미디·SF·멜로…골라보는 재미가 ‘쏠쏠’

    수능을 치른 수험생들을 겨냥해서인가,이번 주에는 유난히도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관객맞이에 나선다.6일 개봉하는 섹스코미디 ‘몽정기’와 스릴러 ‘레드 드래곤’을 시작으로 8일까지 로맨틱코미디·SF액션·코믹·멜로물이 줄줄이 뒤를 잇는다.입맛대로 고르자면 감상포인트를 아는 것은 필수. “잘 생겼다 싶으면 느끼하고,똑똑하다 싶으면 썰렁하고….어디 내 맘에 쏙드는 짝은 없을까?” 나이가 꽉 찬 노처녀·노총각들의 공통된 고민이다.그런데 이런 경우는 어떨까.오랜 기다림 끝에 딱 맞다 싶은 짝을 만났는데 하필 동성(同性)이라면? ‘이브의 아름다운 키스’(Kissing Jessica Stein·8일 개봉)는 짝을 찾아 좌충우돌하는 로맨틱 코미디에 동성애 소재를 접목한 영화.보수적인 유대인가정에서 자란 뉴욕의 신문기자 제시카(제니퍼 웨스트펠트).평소 좋아하는 릴케의 시구(詩句)가 담긴 구인광고에 솔깃해 찾아간 상대가 같은 여자라니…. 영화는,결코 동성애는 하지 않을 것 같은 제시카가 같은 여성인 헬렌(헤더예르겐슨)에게 어쩔 수 없이 끌리는상황을 만들어가며,코미디의 정석을 따라 웃음을 끌어낸다. 하지만 가볍지만은 않다.그저 친구 사이로만 아는 가족과 동료들 앞에서 우왕좌왕하는 제시카의 모습에서 동성애 또한 평범한 일상 속 사랑이라는 점에 공감을 갖게 한다. 그렇다고 ‘여성의 자아찾기’나 ‘동성애도 사랑’이라는 식의,이미 많은 영화에서 우려먹은 주제에만 머무르지는 않는다.섹스를 사랑의 완성이라고 생각하는 헬렌과,서로를 위하는 마음만으로 충분하다는 제시카.둘은 티격태격 싸우다가 그냥 친구로 머물게 된다.동성애뿐만 아니라 사랑이라는 인간관계에 대한 성찰까지 아우르는 것. 이 작품은 100만달러의 저예산으로 제작돼 올해 초 미국 6개 도시에서 개봉했다가 폭발적인 호응에 힘입어 3주만에 전국으로 스크린을 늘렸다.영국에서는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진지함과 재미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에 성공한 보기 드문 수작이다. 8일 개봉하는 ‘텐 미니츠 트럼펫’(Ten Minutes Older)은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영화 거장들의 단편을 모은 작품.아쉽게 망각 속으로 사라지는 10분에,시간에 관한 서로 다른 해석과 경험을 녹여냈다. ‘개에겐 지옥이 없다’는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다운 간결한 터치의 블랙 유머가 살아 있는 작품.기차를 타기 전 남은 10분의 시간동안 삶을 뒤바꾸는 결정을 하는 주인공을 통해,인생의 선택에 대한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진다.짐 자무시의 ‘실내-트레일러의 밤’은 여배우의 10분간 휴식에 카메라를 들이민다.잠시도 쉴 틈 없는 트레일러 속 여배우의 휴식은 현대인 누구나의 삶처럼 고단하다. 스파이크 리의 ‘우린 도둑 맞았다’는 흥미진진한 다큐멘터리.미국 대통령 선거발표 직전의 숨막히는 전쟁을 인터뷰의 교차편집으로 속도감있게 표현했다. 나른한 일상,피로 젖는 아이,스페인 내전의 신문 기사 등이 몽타주로 이어지며 사적인 삶과 역사를 극명하게 대비시킨 빅토르 에리스의 ‘생명줄’,흙빛의 로드무비로 10분간의 환각상태를 비주얼하게 잡아낸 빔 벤더스의 ‘트로나까지 12마일’도 뛰어나다. 이밖에도 첸 카이거,베르너 헤어조그의 단편을 만날 수 있다.영화가사유하는 힘을 준다고 여긴다면 꼭 봐야 할 작품.올 부천영화제 폐막작이다. ‘레드 드래곤’(Red Dragon)은 ‘양들의 침묵’과 ‘한니발’에 이은 토머스 해리스 원작소설 3부작의 완결편.시간상으로는 맨처음 발표돼 1981년 마이클 만 감독이 ‘맨 헌터’라는 제목으로 한차례 만든 바 있다. 식인마 한니발 렉터와 FBI수사관 그레이엄(에드워드 노튼)의 대결구도에,멀리서 렉터의 조종을 받는 달러하이드(랄프 파인즈)의 엽기적 살인행각이 공식대로 흘러간다. 상대방의 내면까지 뚫어보는 듯한 앤서니 홉킨스의 눈빛은 여전히 간담을 서늘하게 하지만,많이 본 탓인지 ‘약발’이 달린다.‘러시 아워’시리즈의 브렛 래트너 감독.전편보다 충격은 덜하지만 그런대로 오싹하다. 에디 머피 주연의 ‘플루토 내쉬’(Pluto Nash·8일)는 휘황찬란한 네온과 암흑이 어우러진 미래 도시를 배경으로 만화 같은 영상을 선사한다.2087년 달의 도시에서 클럽 사장 내시와 도시를 손아귀에 넣으려는 카지노 왕의 대결을 그렸다.볼거리는 많지만 웃음과 긴장감이 거의 없어지루한 게 단점.론 언더우드 감독. ‘유아독존’(7일·제작 비전 엔터테인먼트)은 인생이 꼬이는 세 남자가 덜컥 아이를 맡아 키우는 내용의 코미디.주연인 안재모·이원종이 ‘야인시대’로 떠 제작사는 쾌재를 불렀지만,영화는 조폭 코미디의 변주에 불과하다.주연배우들의 팬이라면 참고 볼 정도는 된다.‘반칙왕’의 조감독인 홍종오감독 데뷔작.이밖에도 10대들의 성적 호기심을 그린 ‘몽정기’와 불륜을 소재로 한 ‘밀애’(8일)가 이번 주에 선보인다. 김소연기자 purple@
  • 이달말 ‘베스트 앨범’ 내는 가수 조규찬 “부르기 어렵다고요? 듣기엔 편하잖아요! ”

    가수 조규찬(32)의 노래는 백청불염(百聽不厭)이란 말로 요약된다.‘백번 들어도 싫증나지 않는다'는 얘기.1년만 지나도 촌스러움이 한껏 묻어나는 대부분의 대중가요와는 달리 그의 데뷔곡 ‘무지개’ 같은 노래는 언제 들어도 새로운 느낌을 준다. 노래를 시작한 지 벌써 14년째.1989년 동국대 서양화과 1학년 때 유재하음악경연대회에서 자작곡 ‘무지개’로 대상을 탄 게 시작이다. 6집까지 낸 관록을 자랑하지만 나이는 아직 30대 초반이어서 많은 가수들의 부러움을 산다. 그의 독특한 음악이 꾸준히 인기를 끄는 것은,노래가 질리지 않으면서도 웬만해선 따라 부르기가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노래방에서 불렀다간 눈총받기 딱 좋다. “부르기 좋은 노래가 있다면 듣기 위한 노래도 필요하죠.편곡을 좀 쉽게하면 쉽게 부를 수도 있어요.” 이 말에는 그의 음악 철학이 들어 있다.한해 두차례 정도 열리는 그의 콘서트에 가보면 조금 지나서야 비로소 “아∼이 노래가 그 노래구나!”라고 알아챌 수 있다.대부분의 노래를 직접 만드는 그는 콘서트에서 매번편곡을 새롭게 한다.아예 가사까지 바꿔 부르는 일도 종종 있다. “이미 음반에 실린 노래를 콘서트에서조차 똑같이 부르면 너무 성의가 없잖아요.그 자리만의 값어치가 따로 있어야 나 자신이나 팬들에게 예의을 갖추는 것이죠.” 이달 말에 나올 ‘베스트 앨범’에도 이런 신념을 반영했다.1∼6집 노래 가운데 24곡을 추려 담았지만 분위기는 모두 새롭다.이소라, 유희열, 델리스파이스도 참여했다.해이와 함께 부른 ‘kiss’는 오히려 새 버전이 더 좋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집하다 보니 TV출연도 웬만해선 하지 않는다. “가요 프로그램을 두고 ‘구조적 비리’의 온상이라고 말하지만 가수 입장에서는 ‘구조적 어려움’이란 말이 어울립니다.리허설 시간이 부족하고,음향시설도 열악하죠.가수는 방송사 프로그램을 위한 재료에 불과해 TV 프로에서는 제대로 노래 부르기가 어렵죠.” 이런 이유로 콘서트만을 고집하는 그는 새달에도 ‘친구야! 놀자’를 주제로 전국 투어에 들어간다.2일 오후 4시·7시30분(울산 현대예술관),9일 오후 4시30분·8시(부산동아대 석당홀),24일 오후 3시·6시30분(수원 경기도 문화예술회관).수익금중 2000만원을 교통사고 유자녀를 위한 기금으로 쓴다. 그러나 새달이 오기 전에도 조규찬을 무대에서 만날 기회는 있다.오는 25일 대한매일·스포츠서울이 주최하는 ‘2002 가을밤 콘서트’(오후 7시30분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 출연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장기 계획은? 조규찬은 내후년쯤 미국에서 작곡을 배울 생각이라고 밝혔다.그는 유학에 앞서 결혼부터 하겠다면서 1년 넘게 진지하게 만나는 여자친구가 있다고 귀띔했다. 주현진기자 jhj@
  • 돌아온 라틴록의 선구자

    “비가 내리면 모두가 젖는다.창녀로부터 교황에 이르기까지.우리 음악이 추구하는 것은 ‘결국 우리 모두는 하나’라는 메시지다.” 기타리스트 카를로스 산타나가 이끄는 그룹 산타나가 3년만에 신보 ‘Shaman’을 냈다.록과 재즈,블루스를 넘나들면서 티토 푸엔테,레이 바레토,몽고 산타마리아의 라틴음악을 융합하는 산타나의 음악은 록의 역사에서 ‘라틴록’이라는 장르를 확립했다고 평가받는다. 지난 99년 산타나는 앨범 ‘Supernatural’을 세계적으로 히트시켜 사그라지지 않은 역량을 입증한 바 있다.이번 앨범에서는 산타나 음악의 특징인 흐느적거리는 블루스 박자는 물론,열광적인 록 리프,원시적인 라틴리듬의 생명력 위에 어떻게 현대 유행음악을 녹일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여성 싱어송 라이터 미셸 브렌치와 함께 한 ‘The game of love’는 노장과 신예의 환상적인 앙상블을 보여준다.‘Yoy are my kind’는 ‘Kiss from rose’로 유명한 실(Seal)의 팝적인 감각을 산타나의 기타에 적용한 곡이다. 산타나는 사회봉사 활동으로도 유명하다.샌프란시스코의 지진 피해자를 돕기 위한 ‘Blues for Salvador’공연,티후아나 고아소년들 돕기,라틴아메리카의 빈민소년 교육 지원 등을 펼치며 ‘우리 모두는 하나’라는 모토를 음악과 사회활동을 통해 열심히 전파하는 그룹이다. 채수범기자
  • 새음반/ Attack 外

    ◆ Attack = 지난 80∼90년대 록음악에 클래식을 접목해 바로크 메탈의 열풍을 불러일으킨 기타리스트 잉베이 맘스틴의 14집.‘rise up’등 16곡.포니캐년 코리아. ◆ 리베르 탱고 =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가 ‘endless love’‘my all’등 11곡의 팝 발라드 명곡을 재즈로 연주.스톰프뮤직. ◆ 피아노 카페 =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유이치 와타나베의 2집 앨범.‘last kiss’등 12곡.스톰프뮤직.
  • [2002 길섶에서] 웨딩

    애인을 한국전쟁에 보낸 한 여인이 어느날 그의 ‘실종’(missing)소식을 들었다.달과 해가 바뀌었지만 더 이상의 연락은 없었다.주위에선 그가 죽었을 가능성이 많다며,이젠 기억에서 지우라고 권했다.한 해를 더 기다렸다.그리고 그녀는 결국 다른 사람과 결혼을 약속하게 된다. 그 병사는 그러나 죽지 않았다.인민군에 2년여 포로로 잡혀있다 석방됐다.미 육군소속 병사였다.그는 꿈에 그리던 고향으로 돌아갔지만,애인은 다른 남자와 곧 결혼한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 “당신의 결혼식에 갔어요.…가엾은 내 마음은 말하고 있어요.너의 꿈은,너의 꿈은 끝난 거라고.” 페티 페이지의 ‘I went to your wedding’의 노랫말 사연이다. 남북문제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내년 봄쯤이면 이산가족 면회소가 상설화되고 ,6·25 전쟁 행불자의 생사확인 및 주소교환도 이뤄질 것 같다고 한다.전쟁후 50년 세월이 야속하게 훌쩍 흘렀다.얼마나 많은 사연이 쏟아져 나올까. 최태환 논설위원
  • “이라크 6개월내 핵무기 제조능력”

    미국의 대(對)이라크 공격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의 핵무기 제조 능력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9일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에 이어 10일 리처드 버틀러 전 유엔 무기사찰단장이 ABC방송과의 회견에서 “이라크가 고농축 우라늄 같은 핵분열 물질을 입수하면 6개월 내에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이같은 논란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양쪽 다 “이라크가 핵분열 물질을 입수한다면”이라는 단서가 붙어있다.아직 이라크뿐 아니라 어느 단체나 국가도 국제무기암시장에서 고농축 우라늄을 손에 넣었다는 정보는 없다. IISS는 외부 도움없이 이라크가 자체적으로 핵무기를 제조하려면 수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그러나 이라크가 보유한 현수준의 생화학무기와 미사일공격만으로도 수백∼수천명의 사상자가 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농축우라늄 입수 여부가 관건- 이라크가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느냐는 러시아 암시장에서 고농축 우라늄 등 핵심물질을 손에 넣을 수 있느냐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핵심물질을제외하고는 이라크는 이미 핵폭탄을 제조하는 방법을 보유하고 있고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 개발에서도 어느 정도 진전을 이뤘다고 IISS가 밝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게리 세모어 IISS 선임연구원은 아직 이라크가 암시장에서 고농축 우라늄을 입수했다는 정보는 없지만 입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버틀러 전 유엔무기사찰단장은 이라크는 고농축 우라늄 등 핵심 물질만 러시아 암시장에서 입수할 수 있다면 6개월만에 핵폭탄을 제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생·화학무기, 미사일- 이라크는 현재 탄저균과 보툴리누스균,리신,발암성독성 물질인 아플라톡신 등을 보유하고 있다고 IISS는 밝혔다.출혈열 바이러스 등도 보유한 것으로 보이나,천연두와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 사실은 부인하고 있다.최근에는 구제역균에 대해서도 연구중이다. 이라크는 수천 ℓ의 생물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량생산 체제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문제는 생물무기를 퍼뜨리는 기술력인데 포탄이나 미사일에 탑재할 경우 파괴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자살폭탄의 경우처럼 사람이 생물무기를 운반하고 목표물에 돌진하는 경우를 상정해 볼 수도 있다고 IISS는 경고했다. 화학무기의 경우 치사율이 높은 신경가스(VX)와 사린을 수백t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이를 탑재할 수 있는 폭탄과 단거리 미사일 등을 보유하고 있지만 피해는 제한적이다. 미사일의 경우 현재 사거리가 650㎞인 알 후세인 미사일을 최대 12기 정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이스라엘,이란,터키가 사정거리 안에 들어있다.사거리가 2000㎞인 2단계 미사일을 개발중이다. ◇보고서 신빙성 의문- 이라크는 9일 핵무기 개발 의혹시설로 지목받고 있는 알 트웨이다 연구단지를 언론에 공개하는 등 핵무기 제조 의혹에 적극 반박하고 있다.타하 야신 라마단 이라크 부통령은 지난 8일 후세인 정권이 핵원료를 입수하려고 노력중이며 핵시설을 건설중이라는 주장은 “거짓말 작전”의 일환이라고 비난했다. 영국의 BBC방송도 IISS의 보고서에 대해 기존에 나온 보고서들보다 진전된 내용이 별로 없다고평가했다. 이라크의 핵무기 제조 능력에 대해서는 영국과 미 국방부가 각각 1998년과 2001년에 내놓은 보고서에서도 5년은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BBC는 그럼에도 IISS 보고서가 주목받는 이유는 발표 시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균미기자 kmkim@
  • 美, 이라크공격 여론몰이

    미국과 이라크가 치열한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존 칩먼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소장은 9일 “농축 우라늄이나 플루토늄 같은 핵분열 물질만 입수한다면 이라크는 수개월 내에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다.”고 밝혔다.칩먼 소장은 이라크의 대량파괴무기 개발 실태에 대한 공식보고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라크가 일부 화학무기 및 생물무기를 은폐하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그러나 이라크는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에 군사공격을 가하기 위해 전세계에 거짓 정보를 흘리고 있다며 격렬히 비난했다. 미 행정부 고위관리들은 8일(현지시간) 일제히 텔레비전 시사프로에 출연해 이라크에 대한 공격의 당위성을 역설하는 등 막바지 여론몰이에 나섰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폭스 뉴스 선데이’에 출연,“우리는 추측이 아닌 사실을 가지고 말한다.”며 이라크의 핵무기 개발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파월 장관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대량살상무기를 생산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데 대해 한치의 의심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유엔 무기사찰단원으로 이라크에서 사찰활동을 벌였던 스콧 리터는 이날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증거가 없다고 부시 행정부의 주장을 반박,논란을 불렀다.이라크를 방문 중인 리터는 이라크 의회에서 행한 연설에서 이같이 주장한 뒤 “내 조국이 역사적 실수를 저지를 찰나에 있다.”고 말했다.그는 지난 7년간의 사찰활동을 통해 이라크가 90∼95% 정도 무장해제됐다는 것이 입증됐다면서,부시 행정부가 대량살상무기를 공격의 구실로 삼고 있으며,이라크 공격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타하 야신 라마단 이라크 부통령도 “이라크는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면서 “미국과 영국은 다른 나라들에 자신들의 거짓말을 믿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딕 체니 미 부통령은 NBC 텔레비전의 ‘언론과 만남’프로에 출연해 “우리는 (단독으로 행동하는)일방주의자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미국민과 의회의 지지는 물론 유엔의 지지도 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도 CNN방송의 ‘레이트 에디션(Late Edition)’ 프로에 출연해 부시 대통령은 의회가 중간선거 전 휴회날인 10월4일 전에 결의안을 승인해주기를 바라고 있다며 조속한 선제공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장관도 CBS의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프로에서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관련,유엔결의를 반복적으로 위반했다는 정보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상숙기자 alex@
  • 오피니언 중계석/ 김영곤교수 인터넷신문 기고/상습 침수지역 주민 집단이주시켜야

    태풍과 폭우로 전국이 사상 최악의 피해를 입은 가운데 김영곤 조선대 생물과학부 교수가 최근 인터넷 신문 이슈투데이(www.issuetoday.com) 기고를 통해 상습 침수지역 주민 이주 등 근본적인 수방 대책을 대안으로 제시해 눈길을 끈다.주요 내용을 요약한다. ■김영곤교수 인터넷신문 기고 해마다 여름이면 거의 예외없이 장마가 오고 태풍이 지나간다.장대비가 시간당 50㎜만 집중적으로 쏟아져도 물난리가 오는 것은 비일비재하다.아무리 현대 과학이 발달해도 기습적인 호우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선진국 역시 기상위성 등 첨단 정보시스템을 통해 빈틈없는 예측과 통계학적 산술을 이용하지만 하늘은 이를 비웃듯 심술을 부릴 때가 많다. 세계적으로 매년 홍수로 죽어가는 인명과 재산 피해를 계산하면 수조 달러가 훌쩍 넘을 것이다.그렇다면 이를 예방하는 슬기와 지혜만이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첩경이 아닌가 싶다. 매년 여름마다 우리 주변에선 기상예보를 무시하고 등산·낚시를 즐기다 폭우에 떠밀려 죽어가고 파도에 휩쓸려 조난을 당하는 등 야단법석을 떤다.제목숨 제가 지킬 줄도 모르면서 믿는 구석이 있는 듯 제 맘대로 산다.그리고 이런 사람들을 위한 보상은 대부분 세금으로 충당된다.일기예보를 무시하는 이들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데도 국민은 그 ‘얼간이’인생을 위해 땀을 흘려야 한다. 우리에게는 안전에 대한 정량화된 시스템이 부재하다.기껏해야 다리가 견딜 수 있는 하중이 얼마이니 건너서는 안될 차량에 대한 경고,하천의 깊이가 어느 정도이니 수영금지라고 쓴 기울어진 팻말 정도가 고작이다.따라서 우리 생명은 언제 어느 곳에서나 위협받을 수 있다. 안전핀이 주택가 골목의 담벼락에 붙어 있는 가스통,그에 대한 불안은 우리를 너무도 초라하게 한다.모든 이마다 스스로 안전핀을 달고 다녀야 될 날이 올지 모른다. 길거리를 가다가 맨홀에 빠져 어린이가 죽으면 그때서야 난리법석을 떤다. 하천에 농약병이 떠다니고 오물이 뒤범벅이 되어도 하류에서는 낚시를 하며 흥에 겨워 매운탕을 끓이면서 제 몸에 들어가는 독극물은 생각하지 않는다.모르고 먹으면 약이 된다면서 위안을 삼는다. 먹을 것이 넉넉하고 명품으로 몸치장을 하면 선진화한 문화인 행세를 할 수 있는 것일까? 우리에게 선진국 대열은 아직 한참 멀다. 산비탈에 집을 지을 땐 그에 따른 구조공학이 도입되어야 함에도 비가 와 흙더미에 매몰되면 정부 대책만 나무란다.상습 침수지역에 살면서 생명만 겨우 건지는 쓰라린 이재민 경험을 하면서 또다시 그 자리에 집을 짓는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삼만리쯤 떨어져 있는데 또다시 악몽의 터에 벽을 바르고 문을 고치며 안도한다. 정부는 왜 근본적인 수해대책을 평소에 수립하지 않는지 모르겠다.제방을 쌓고 도로를 복구하고 다리를 놓고,또다시 장마에 휩쓸리면 다시 건설하고.이게 무슨 쥐의 학습장면 연출인가. 상습 수해지역 주민은 아예 집단적으로 이주시키는 대안이 고려되어야 한다.우리나라처럼 산이 많은 농경사회에서 과거엔 이러한 지역이 어쩔 수 없이 삶의 터전이 되었지만 이제는 좀 더 높은 지역으로 이주시켜 안전한 주거문화로 개선해야 한다. 홍수로 인한 국민의 경제적 손실과 정신적 폐해는 실로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하다.이제 정부는 적어도 상습 수해지역을 등급별로 정해서 우선순위에 따라 안전지대로 이주시키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제방을 쌓고 수로를 정비하며 댐을 건설하는 등 치산치수는 원천적으로 중요하다.하지만 수해와 직접 관련되는 위기로부터의 탈출은 안전지대로 옮기거나 안전지대를 만드는 일이다.지방자치단체에서도 주택단지를 확보해 장기대여,세제 혜택 등을 통해 주거여건을 개선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래서 다시는 수재의 재앙을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이제 이러한 악습을 우리 땅에서 걷어내고 절망감과 삶의 터전이 교차되는 시행착오는 추억으로 남겼으면 한다. 언제까지 비만 오면 복구를 되풀이하는 시행착오를 거듭할 것인가. 정리 임창용기자 sdragon@
  • 노벨·호암재단 주최 ‘노벨상 100주년 기념전’/노벨상에 감춰진 ‘창조성’ 찾아라

    소설 ‘닥터 지바고’를 쓴 러시아 작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는 “창조성은 예술가(과학자)가 경험하는 현실 속의 특별한 ‘온도’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195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지명됐지만,옛소련 정부의 압력을 받아수상을 거절했다. 서울 태평로 로댕갤러리에서 11월3일까지 열리는 ‘노벨상 100주년 기념전’은 노벨상 수상자 734명의 ‘특별한 온도’,즉 창조성에 깊은 관심을 표현한 전시회다.창조성은 무엇인가,창조적인 결과를 만들어내는 데 개인과 환경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할까 등을 전시물과 다양한 영상 다큐멘터리를 통해볼 수 있는 체험장이다. 노벨은 유언장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발명’하며 인류의 삶을 ‘개선’하는 사람들에게 상을 줄 것을 요구했다.그가 소중히 여긴 것은 ‘업적’이 아니었다. 해외 순회전시를 기획한 스반테 린스퀴비스트 노벨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는 환경이 어떻게 개인의 창조적인 활동을 이끌어냈는가를 보여준다.”며 “한국 중고생 등 청소년에게 꿈과 야망을 심어주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말한다. 전시회는 입구에 설치된 핀란드 조각가 힐레나 히데타난의 ‘네트워크’로시작된다.은빛 광섬유를 코일처럼 빽빽히 감은 설치물로 광섬유 안쪽에서 반짝거리는 꼬마 전구들이 ‘지구에서 세계인들이 경쟁과 협력을 통해 과학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하는 듯하다. ‘돈을 바꿀 수 있는 나머지 모든 유산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처리해야한다….’는 내용의 노벨의 유언장과 안경,나이프·포크까지 챙겨다닌 여행용 가방,서재에 꽂은 책,부를 안겨준 다이너마이트 등을 전시했다.각 노벨상에 따른 메달의 종류와 의미도 흥미롭다. 관객의 움직임을 센서가 포착해 영상을 보여준다든지,볼 수는 있으나 만질수 없는 홀로그램,인터넷으로 스웨덴 노벨재단과 연결된 6대의 컴퓨터,노벨상 수여기관의 모형 전시,창조성에 관한 두 종류의 영화 상영,노벨상 수상자들의 발명품 전시 등이다. 스웨덴 왕립 과학아카데미(물리학,화학상),카롤린스카 연구소(생리학·의학),스웨덴 아카데미(문학상)등 노벨상 시상기관과 그 내부를 보여주는 나무로 만든 입체 모형도 관심거리다. 초기 시상식의 부대행사에서 점차 ‘축제’로 변한 노벨 만찬장의 테이블세팅도 눈여겨 볼 만하다.이번 만찬장 세팅은 1991년,노벨상 제정 90년이 되는 해의 것을 재현했다.기본테마가 ‘4’이다.스웨덴에서 수여하는 4가지 상,물리학,화학,생리학·의학,문학상을 상징한다.다소 전위적인 디자인의 접시 등 식기가 인상적이다. 만찬장에서는 오래된 수상자들의 모습부터 최근 수상자들의 연설까지를 보여주는 영상물들을 계속 상영한다. 관람 시간은 일반 전시에 비해 2시간30분이상 넉넉히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볼 만한 영화 두 편이 기다리기 때문이다.‘개인의 창조성’은 러닝타임 1시간으로 수상자 1인당 3분씩 32명에 관해 그 창조성을 자세히 설명한다.‘창조적 환경’은 8편의 짧은 영화를 통해 노벨상과 관련 깊은 환경에 대해 소개한다.러닝타임 1시간30분.꿈많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삶에 찌든 어른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생각케 하는 시간이 될 듯하다. 노벨재단과 함께 이 전시를 주최한 호암재단이 이번 전시에 투자한 돈은 20여억원.그 투자만큼의 효과가 엿보인다.‘창조성의 문화’라는 전시회 도록은 별도로 노벨상 수상자들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한다.2만5000원. 문소영기자 symun@ ■메달 뒷면에 새겨진 상징성/환자 갈증 달래려는 의학의 신, ‘풍요의 뿔' 들고있는 자연의 신 노벨상 메달의 앞면에는 알프레드 노벨의 초상이 담겨 있다.그러나 뒷면이 부문별로 다른 상징적 모습을 가졌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스웨덴왕립과학아카데미가 주관하는 물리학상과 화학상의 메달엔 자연을 상징하는 이시스 여신이 풍요의 뿔을 들고 구름에서 솟아난다.옆에선 과학의 신이 그녀의 차갑고 엄격한 얼굴을 가리던 베일을 들어올리고 있다. 카롤린스카연구소가 만든 생리학·의학상 메달은 무릎에 책을 펼쳐놓은 의학의 신이 소녀 환자의 갈증을 달래주려고 바위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그릇에 받는 모습을 담았다.스웨덴아카데미가 주관하는 문학상 메달에선 한 젊은이가 월계수 아래 앉아 뮤즈의 노래를 받아적는다. 스웨덴에서 만든 이 메달들에는 모두 ‘그리고 새로 발견한 지배로 지상에서의 삶을 더 낫게 만든 그들’(Inventas vitam juvat excoluisse per artes)이라는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아스’에 나오는 라틴어 구절이 들어 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만든 평화상은 서로 팔을 내밀어 어깨를 굳게 잡은세 사람이 형제애를 보여주는 장면이다.‘민족들 사이의 평화와 우애를 위해’(Pro pace et fraternitatet gentium)라고 쓴 것도 조각의 의미와 통한다. 한편 스웨덴은행이 1968년 신설한 경제학상 메달의 뒷면엔 스웨덴왕립아카데미의 상징문양이 들어 있다. 서동철기자 ■역대 수상자들의 발자취/ 기존 관행 거부하고 소신껏 연구 노벨이 노벨상을 만든 까닭은 창조적인 사람들의 공헌에 보상해 주기 위해서였다고 한다.유언장에서 가장 강조한 세가지 단어도 바로 ‘발명’과 ‘발견’‘개선’이었다. 노벨상 수상자의 궤적을 살펴 보면 창조적인 공헌이 어떻게 가능한지 해답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그러나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교훈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데 그 묘미가 있다. ◆ 마리 퀴리= (1903년 남편 피에르와 공동으로 물리학상,1922년 화학상)는 관행을 거부하고 주류에 거스르는 성격이었다. 마리는 실험실 바깥 세상에는 관심 없이 연구에만 몰두한 여성과학자로 부당하게 묘사되어 왔다.그러나 그는 자신의 발견이 의학과 산업에 실용적으로 응용되도록 신경을 썼다.과학연구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졌기 때문이다. ◆ 아마르티아 센 = (1998년 경제학상)의 어린시절 인도 벵골에는 가난과 문맹이 넘쳐났다.센은 14살때 마을 어린이를 위한 학교를 열었다.그의 열정은 다른 사람들까지 전염시켰다.그에게는 가장 가난한 이들의 생활조건을 개선하고자하는 욕구가 넘쳤다.그 결과 가난의 본질과,사회의 자원이 어떻게 분배되는지를 연구하게 되었다. ◆ 베르너 포르스만 = (1956년 생리학·의학상)은 1929년,말의 정맥을 통해 관을 밀어넣은 방법으로 심장기능을 실험했다는 글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았다.여기서 힌트를 얻은 그는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기 팔꿈치를 통해 실험기구를 심장까지 집어넣어 X선 사진을 찍었다.그러나 그는 “당신의 묘기강의는 서커스에서는 좋지만,독일 대학에서는 안된다.”는 비난과 함께 해고당했다. ◆ 리처드 파인먼 = (1965년 물리학상)은 식당에서 쟁반을 공중으로 회전 원반처럼 던지는 것을 보았다.쟁반은 회전하면서 요동쳤고,파인먼은 그 운동을 방정식으로 만들어 분석했다.빛과 같은 전자기 복사가 원자와 어떻게 상호반응하는지를 설명하는 기본이론을 찾기 위한 것이었다. 그가 양자전기역학 이론을 만들어내는 데 영감을 불어넣은 것은 바로 이 순간적인 관찰이었다. ◆ 막스 페루츠 = (1962년 화학상)가 헤모글로빈의 구조를 발견하는 탐구과정에는 방대한 자료수집과 어마어마한 계산,엄격한 분석이 필요했다.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가기 전 X선으로 헤모글로빈 결정의 모양이라는 기초자료를 얻는데만 6년이 걸렸다. 모두 16년의 연구 기간에서 7년에 걸친 연구는 물거품으로 돌아갔다.그가 받은 노벨상은 ‘노고에 대한 보상’이었다. ◆ 알렉산더 플레밍 = (1945년 생리학·의학상)은 1928년 어느날 세균을 배양하다 버려둔 접시 하나를집어올렸다.곰팡이가 자라는 곳에는 세균이 죽어 있었고,이 발견은 페니실린 개발로 이어졌다.그는 습관적으로 세균을 배양한 표본을 그냥 내버려두곤 했다.플레밍은 실험실을 늘 질서정연하게 유지했다면,어떤 발견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그에게 과학 연구란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할 위대한 일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 (1954년 문학상)는 그날 하루 사용한 단어의 총수를 벽에 기록했다.그것은 기자생활을 할때의 버릇으로,전송하는 단어 하나하나에 돈이 든 만큼 비용에 걸맞게 문장을 최대한 흥미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이다.또 피곤하여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루에 여섯시간 이상은 글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전문가 좌담/한국형 경제모델의 모색/ ‘원칙있는 보상’ 성과주의 정착 시급

    미국기업들의 분식회계,일본의 10여년간 장기불황 등으로 미국식과 일본식경제 모델이 모두 불신받고 있다.과연 한국의 경제모델은 어떤 형태를 지향해야 할지 삼성경제연구소 이언오(李彦五·정책연구센터장) 상무,한국외국어대 박명호(朴明浩·경제학과) 교수와의 좌담을 통해 진단했다.사회는 이상일(李商一) 대한매일 경제팀장이 맡았다. *이상일 팀장= 미국이나 일본 경제모델의 문제점들이 요즘 지적되고 있습니다.한국의 경제모델은 어떻게 되어야 할까요? *이언오 상무= 월드컵 기간동안의 ‘대∼한민국’ 열기가 2개월도 채 안돼 완전히 실종됐습니다.허탈한 기분이 드는 것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안돼 있기 때문입니다.우리의 경제시스템에 대한 문제 제기는 이 시점에서 매우 적절합니다. *박명호 교수= 외국사례를 하나 들어볼까요.80년대초 미국에서는 10년후쯤 이른바 신(新)고전파 경제학이 득세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그러나 80년대 실질소득이 떨어지면서 90년대 들어 등장한 것은 ‘구조조정’이라는 살빼기 모델이었습니다.80년대 초에도 과거 전혀 생각못했던 ‘레이거노믹스’가 등장했었습니다.역사나 다른나라의 사례에서 경제모델을 찾는 것은 때늦은 경우가 많습니다.특정모형의 선택보다는 우리경제를 시장지향적으로 몰고가는 방안을 찾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 상무= 과거 우리는 일본식에 가까웠지만 지금은 일본과도 다릅니다.오너중심,대기업체제,정부개입이란 특성이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전문경영인,중소벤처기업,외부감시강화로 대폭 바뀌었습니다.이는 경쟁과 선택의 결과입니다.어떤 시스템이 확실하게 우위다,아니다라는 정답은 없습니다. *박 교수= 시장경제를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경제마인드를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미국은 70년대 이후 중산층의 실질임금 상승이 거의 없었습니다.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세계화의 영향 때문입니다.하지만 노동조합조차 크게 반발하지 않습니다.실질임금의 하락을 수긍합니다.80년대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경제가 성과위주로 가야 한다는 것을 배웠기 때문이지요.반면 우리나라는 이런 인식이 부족합니다.구조조정의 쓴 맛을아직 덜 본 것이지요.성과주의에 대한 인식을 더욱 강화,확산시켜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 팀장= 삼성경제연구소는 미국식 성과주의를 국내 기업들이 무분별하게 도입해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보고서를 냈습니다.회계부정 등으로 미국식 시스템도 비판했는데요. *이 상무= 우리나라는 점진적으로 성과주의를 추진해야 합니다.업종,기술,경쟁상대 등에 따라 차별적일 필요가 있습니다.금융기관은 성과위주로 해도 상관 없지만 제조업체·정부 등은 섣불리 도입하기 힘든 면이 있습니다.성과주의가 우리나라에서 어려운 것은 무엇보다 상위그룹의 능력이나 도덕성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박 교수= 우리 사회는 성과주의를 무턱대고 거부하는 경향이 강합니다.시장에서 개인역량을 평가하고 성과로 이어가는 것이 시장경제 시스템인데 잘 수용하지 않습니다.월드컵 4강 포상금을 축구 대표선수 모두에게 공평하게 분배한 것을 보고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기여도가 다른데 어떻게 똑같이 나눌 수 있습니까.성과주의의 작품이었던 이번 4강쾌거의 마지막 마무리도 성과주의로 했어야 옳았다고 봅니다. *이 상무= 사회전반의 투명성이 약하다보니 성과차이가 어떤 규칙에 의해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사회적 신뢰가 약합니다.우리사회에서 잘 나가는 사람들,스타플레이어급 CEO(최고경영자)들의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아직 정착이 안된 것도 문제입니다. *이 팀장= 한국적인 성장모델은 가능할 것으로 보십니까? *박 교수= 시장경제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19세기말에 가난했던 나라들은 지금도 여전히 가난합니다.또 1인당 국민소득 5000달러에서 1만 1500달러선의 중간층 국가가 거의 없으며 이는 ‘미싱 미들’(Missing Middle)로 표현됩니다.중간 지대에 우리나라가 유일합니다.선진국의 자유시장 경제로 나가려면 엄격한 원칙적용이 중요합니다.국회의원들의 역할이 지역구 기업의 은행대출 때 행장에게 청탁전화 거는 것이라는 말이 있을만큼 시장경제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습니다.기업 독과점에 대한 시장규제를 엄격히 적용하고 재벌문제의 해소도 엄격한 시장의 힘에 맡겨야 합니다.소액주주들의 권리도 철저히 보호해 주어야 합니다. *이 상무= 하지만 우리같은 문화풍토에서 시장경제를 어설프게 도입했다가는 역효과를 볼수 있기 때문에 더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이를테면 농업을 시장경제라고 해서 완전개방시킬 수 없고,실업을 마치 ‘죽는 것’으로 생각하는 우리 현실에서 노동유연성만 강조하는 것도 안됩니다.한국적인 현실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바로 이거다.’라는 식의 단정적인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저는 경쟁과 실험 등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시도할 수 있는 것을 시장경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대기업 오너체제라는 것도 시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여러 방안 중 하나라는 것입니다.오너는 나쁘고,전문경영인은 좋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 팀장= 시장의 문제를 고치려는 정부개입의 정도와 범위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할 듯 합니다. *이 상무= 미국은 국가 안에서는 정부간섭 없는 자율을 강조하지만 해외로 나가면 정부와 기업은 물론,군대까지 힘을 모읍니다.하지만 우리는 유착도 아니고 협력도 아니고 대립도 아닌,아주 어설픈 상황입니다.시장경제는 정부가 개입하는 것이 아니고,정부가 효율적으로 나서주는 것인데,우리는 정부가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팀장= 일본에서는 구조개혁이 상당히 지연되고 있는데 우리에게 시사점은 무엇일까요. *박 교수= 일본과 한국의 중요한 차이는 위기의식의 정도입니다.일본 중산층에게는 위기의식이 없습니다.디플레 상태에서는 돈 있는 사람이 제일 행복합니다.실업문제도 크지 않습니다.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외환위기 때 우리나라는 기업 정부 국민이 모두 죄인 취급을 받았지만 일본의 장기불황에는 죄인이 없다는 것입니다.때문에 시스템의 개혁이 지연되는 상황입니다.일본은 이런 식으로 갈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 상무= 일본은 아직 먹고 살만한 나라입니다.시장경제가 겉으로는 도입됐지만 빠르게 확산되지 않고 있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예를들어 닛산자동차에 외국인인 카를로스 곤 사장이 와서 개혁을 했지만 여타기업으로 전파가 안되고 있습니다.반면 상대적으로 위기감이 높고 가진 게 별로 없는 우리는 일본에 비해 개혁 확산이 빠른 편이지요. *이 팀장= 시장경제가 장점이 있긴 하지만 산업의 독과점이 심화되고 근로자의 절반이 임시직으로 변하는 등 문제도 심각합니다. *이 상무= 독과점이나 대기업 편중 같은 현상은 몇십년동안 압축성장을 해온 우리경제의 태생적 한계입니다.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자발적 역동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시장에서 마음껏 경쟁하고 그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있다는 믿음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단순히 현상만 갖고 나쁘다 좋다해서는 안되며 그 과정이 시장경제적이냐,아니냐로 판단해야 합니다.무한경쟁 속에서 독과점이 나타날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박 교수= 임시직이 급증한 것은 우리가 그동안 지나치게 높은 보수와 안정된 고용을 제공해 온 데 원인이 있습니다.대기업 대졸자 첫 연봉이 1500만∼2000만원쯤 되는데 이는 우리나라 1인당 GDP(국내총생산)보다 높은 액수입니다.아마 이런 나라는 한국 밖에 없을 것입니다.시장경제가 제대로 되려면 고용상태가 불안해지는 것도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이런 데까지 정부가 나서면 안될 것입니다. *이 팀장= 우리사회에서 가장 시급하게 고쳐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요. *이 상무= 외환위기 이후 기업 금융 공공 노동 등 정부가 중점 추진해온 4대 개혁과제는 상당한 진전이 있었습니다만,유독 정치분야는 낙후되어 있습니다.또 교육이나 복지처럼 완전경쟁은 아니지만 민간의 활력이나 경쟁의 원리가 도입될 수 있는 부분들이 폐쇄적,독점적으로 남아있습니다.이런 것들을 해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한국적 시장경제 모델의 핵심은 기업입니다.기업은 시스템이 어찌됐든간에 살아남기 위해 계속 노력을 합니다.경쟁에 둔감한 부분들부터 먼저 효율화시켜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박 교수= 60년대부터 30년간 성장을 해온 우리경제는 앞으로 자본과 노동의 경제기여도가 갈수록 떨어지게 돼 있습니다.새로운 기술과 경영노하우,연구개발,제도의 효율성 등이 종합된 총요소생산성을 높여야만 합니다.총요소생산성은 철저하게 시장경제로 가야만 높아질 수 있습니다.저는 기업·금융 등 개별시장이 자기의 역할만 제대로 하면 시장경제의 구축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정리 김태균기자 windsea@ ▲이언오 상무·삼성경제연구소 정책연구센터장=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정부시스템,산업정책,기술정책 등 큰 틀의 국가전략을 연구했다. 저서 '21세기를 향한 한국의 국가경쟁력' 등. ▲박명호 한국외국어대 경제학과 교수= 경제발전론,경제학사,경제제도 비교이론 분야의 전문가로 제도학회,비교경제학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논문 '유럽의 산업화가 한국경제에 주는 시사점'등.
  • 하루 관광객 2만…주민 절반이 허시사 직원 ‘초콜릿 마을’ 허시 풍전등화

    [허시(미 펜실베이니아주) 백문일특파원] 워싱턴에서 북쪽으로 200여㎞ 떨어진 펜실베이니아주에는 동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초콜릿 마을’이 있다.은박지에 싸인 알밤 모양의 초콜릿 ‘키세스(Kisses)’와 초콜릿 스낵 ‘킷 캣(Kit Kat)’ 등으로 유명한 허시의 본고장이다.마을 이름도 회사명 ‘허시 푸드’를 따랐다. 일반인에게 초콜릿 만드는 공정을 보여주고 놀이동산까지 갖춰 하루 평균 2만여명의 관광객들이 다녀간다.평일인 13일에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카카오 열매를 불에 쬐 녹인 뒤 설탕과 버터,우유 등을 섞어 초콜릿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곳은 어린이들의 천국처럼 보였다.겉으로는 위기감을 찾아보기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허시의 장래를 물어보자 이곳 주민들의 불안한 내색은 금세 드러났다.허시 놀이동산 앞에서 초콜릿 선물가게를 운영하는 20대 청년 마이클 말페지는 “허시가 다른 기업에 팔리면 본사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지 모른다.”며 “허시는 이곳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라고 말했다. 허시의 지주회사인 허시 트러스트가 지난달 27일 미국 제 1위 제과업체 허시를 매각키로 한 뒤 이곳 주민들은 불안감에 휩싸였다.주민 1만 2000명 가운데 6200명이 허시의 직원이고 나머지도 자영업을 하며 관광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때문에 허시가 다른 기업에 팔려 본사라도 이전한다면 주민들의 상당수는 일자리를 잃고 허시 마을의 명성도 퇴색될 가능성이 높다. 허시 트러스트는 엔론 사태 이후 기업의 재무상태에 불안감을 느꼈고 허시도 예외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보유자산 절반 가까이를 허시 주식에 투자한 허시 트러스트는 자산구조의 다양화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한다.지난해 46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허시는 아직 흑자를 내지만 이윤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을 때 주식을 파는 게 상책이라는 것. 마을 주민들은 지난 2일 매각에 반대하는 대대적인 시위를 벌였다.허시 주민과 직원뿐 아니라 정치인과 노동단체,인근지역의 주민까지 가세했다.펜실베이니아 공화당 주지사 후보로 나선 마이크 피셔 주 검찰총장은 12일 법원에 청원을 냈다.허시를 사려는 기업은 앞서 법원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모든 입찰 과정도 미리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허시 트러스트는 1909년 허시 푸드의 창업자 밀턴 허시가 불우한 청소년을 돕기 위해 만든 영리법인이다.현재 54억달러의 자금을 운영,밀턴 허시 학교를 통해 청소년 1200명의 학업을 돕고 있다.동문회장인 릭 포우드 변호사는“허시 트러스트의 잘못된 경영이 문제이지 허시 주식을 탓할 수는 없다.”며 “주 정부가 요구한 개혁을 추진하면 매각은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자선단체에 대한 감독권을 갖고 있는 주 정부는 앞서 허시 트러스트를 18개월간 조사한 끝에 2003년 6월 30일까지 경영개혁에 착수하라고 발표했다. 현재 허시에 관심을 보인 업체는 미국에서 크래프트 식품,추잉검 업체인 윌리엄 리글리와 세계 최대 식품업체인 스위스 네슬레 등이다.이들은 70달러 안팎인 허시의 주가를 85∼100달러까지 평가,총 120억달러에 사겠다는 제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허시가 팔리면 본사가 이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돼 허시 마을의 장래는 ‘풍전등화’와 같다. mip@
  • 섹시디바 돌풍

    ‘9.11 테러’이후 미국 팝 아티스트들의 활동이 심한 침체를 보이는 가운데 ‘섹시한 외모’를 자랑하는 호주·라틴계 디바들이 앞다투어 새 음반을 내놓으면서 국내 팝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홀리 발란스= 지난 2일 국내에서 발매된 첫 싱글 ‘Kiss Kiss’(워너뮤직)의 뮤직비디오에 전라로 ‘열연’해 모국인 호주에서조차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화제의 주인공.지난 3월 영국에서 발표한 이 앨범의 타이틀곡 ‘Kiss Kiss’는 영국의 UK차트 댄스부문 등 유럽 전역의 차트에서 1위를 석권했다. 발란스(21)는 호주 브라이튼 출신으로 호주의 장수 드라마 ‘Neighbours(이웃들)’를 통해 스타덤에 올랐으며,GQ등 내로라하는 영국잡지의 표지 모델로도 활약하는 등 호주 최고의 ‘섹시 미인’으로 우뚝 서 있다. ◇탈리아=강력한 카리스마로 멕시코의 ‘비너스’로 불릴 만큼 독보적인 위상을 자랑하는 서른살의 ‘섹시한’아티스트.최근 미국 팝시장을 겨냥해 8집앨범 ‘Tu Y Yo(투 이 요·그대와 나)’를 펴냈다.특히 남편 토미 모툴라가회장으로 있는 소니가아닌,EMI와 손잡고 펴내 더욱 화제를 모았다. 이번 앨범은 글로리아 에스테판의 남편 에밀리오 에스테판,제니퍼 로페즈의 프로듀서 코리 루니 등 화려한 제작진이 참여했으며 지난 6월초부터 5주간빌보드 라틴앨범 차트에서 1위를 독주하는 기염을 토했다. 88년부터 스페인 음반을 펴낸 그는 미 팝시장을 겨냥한 이번 앨범에서도 전체 13곡중 영어곡은 3곡만 수록해 라틴의 자존심을 꼿꼿이 세웠다는 평을 받았다. ◇나탈리아 오레이로 =25세로 3번째 앨범 ‘Turmalina’(BMG코리아)가 국내에 처음 소개됐다.경쾌한 템포의 타이틀곡 ‘Cuesta Arriba Cuesta Abajo’는라틴 리듬과 활기찬 보컬이 돋보인다. 12세때 펩시 등의 광고 모델로 활동을 시작해 드라마·영화 등 연예 전분야를 넘나드는 만능 엔터테이너.그는 우리나라 팬에게는 김남일 선수와의 ‘뽀뽀 해프닝’으로 첫인사를 했다.지난 2월 우루과이에서 열린 한국 대 우루과이 대표팀 평가전 때 그는 라커룸에서 한줄로 서 출전을 기다리는 자국 선수들에게 승전을 비는 키스를 해주었다.그런데 우리팀선수 김남일이 그 대열에 끼어 뽀뽀를 받았다는 일화가 ‘차두리 인터뷰’중 한 토막으로 인터넷을 통해 알려졌다. 주현진기자 jhj@
  • 편집자에게/ 6·29 서해교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대한매일 8월6일자 ‘고속정 본격인양 지연’기사는 지난 6·29 서해교전이 아직도 마무리되 지 않았음을 일깨워주는 기사였다. 교전이 발발한 지 벌써 40일이 지나고 있는데 해군 고속정은 아직도 치열했던 전장의 바다 속에 가라앉아 있고 한상국 중사는 여전히 실종상태에 있다.기상악화에 따라 본격인양이 지연되었다고 하지만 40여일내내 날씨가 나빴던 것은 아닐 터인데 왜 이렇게 지연되는 것인지 의문이다. 최근 베트남전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박우식 소령의 유해가 35년의 세월을 뒤로하고 마침내 조국의 품에 안겼다.고 박 소령은 대전국립묘지에 위패가있는 베트남전 MIA(Missing In Action·작전 중 실종자) 두 사람 중 한명이다.지난달 31일 봉영식에는 이준 국방부장관을 비롯한 많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고 한다.미국은 참전용사들의 유해를 찾기 위해 유해발굴센터에 학자 19명,전문가 169명을 두어 1구 발굴에 40만달러의 예산을 책정하고 있다고 한다.이번에 돌아온 박 소령의 유해도 미군의 베트남전 유해발굴사업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발견된 것이다. 서해교전 영결식 때 우리는 의전과 관례를 들어 총리는 물론,국방장관과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가 불참했던 것을 기억한다.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전사자 유해를 독일에서 발굴해 미국으로 봉송할 때 대통령과 국민이 모두 애도와 존경을 표시한 것과 너무나 상반되는 현실이다.군인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명예다.명예를 지켜주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다. 불과 한달 조금 전에 일어났던 일이 벌써 먼 추억으로 느껴질지도 모르겠다.조금 더 지나면 고속정이 인양되더라도 그냥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 지나칠까봐 두렵다. 권오용/ KTB네트워크 상무·명예논설위원
  • [열린세상] 통치능력 상실한 아르헨티나

    지난 3월7일자 파이낸셜 타임스에는 경제학자 루디거 돈부시와 리카르도 카바예로가 기고한 ‘믿을 수 없는 아르헨티나’란 글이 실렸다.두 사람은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스스로 통치할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에,제3국의 전문가집단이 관리하는 위원회의 통치를 적어도 5년간 받아야 한다는 충격적인 제안을 했다. 이 글에 따르면,아르헨티나는 자신의 통화·재정·규제·자산 관리의 주권을일정 기간 포기하여 경제가 정상화될 때까지 ‘멀리 떨어져 있는,불편부당한 소국인 영국·네덜란드·또는 아일랜드’ 출신 총독(commissioner-general)의 통치를 받는 게 좋단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통화정책을 경험이 많은 외국 중앙은행 금융인들이 통제해야 한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민영화할 수 있는 것은 거의 모두 팔아먹었기에,돈부시와 카바예로는 이제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항구와 세관을 민영화할 것을 제안한다.당연히 민영화와 탈규제 사업도 외국인 대리인들이 맡아야 한다고 덧붙인다. 아르헨티나 정치인들과 국민들에게 거의 모욕으로 여겨질 ‘주권 이양’ 주장은 단순히 저명한 경제학자들의 소신에 그치지 않는다.돈부시는 7월 들어‘세계경제보고·미국의 경기회복에 대한 위험으로서 주변부의 문제점’이란보고서를 의뢰한 ‘초국적 연구소’(Trans-National Research Corporation)에 제출한 모양이다. 이를 입수한 아르헨티나의 한 일간지에 따르면,보고서의 골자가 “권위주의가 탄생할 때까지 IMF 지원은 멈춰야 한다.”는 내용이라고 한다. 마르틴 그라노프스키 기자의 요약을 살펴보자.보고서에 따르면 그는 아르헨티나의 제도들은 “계속 붕괴하고 있어 어떤 군부독재가 들어설 때까지 외부지원을 이야기할 수도 없으리라.”고 진단한다.“아르헨티나에는 배제된 사람들의 계급투쟁이 확산되고 있고,제도들은 완전히 붕괴되고 있다.”는 것.그의 진단은 다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제도들은 계속 붕괴하고 있다.둘째,제도의 붕괴는 군부독재로 귀결될 것이다.셋째,아르헨티나에 대한 경제지원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만약 세 문장을 연결된 분석이라고 한다면 여기서 두 개의 조건문이 탄생한다.첫째,군부독재가 들어서면 경제지원을 할 수 있다.둘째,군부독재가 들어서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경제지원을 해야만 한다. 불행히도 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해 인도적 차원에서 경제지원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국무부의 미주담당 차관보인 오토 라이시가 주도하는 강경노선이나 앤 크루거가 주도하는 IMF 근본주의 입장과는 양립하지 않는 것 같다. 그렇다면 대답은 간단하다.군부독재가 들어서서 시민들의 시위나 불복종을 완전히 잠재울 수 있어야 경제지원의 효과가 발생하리라는 결론이 위 보고서의 핵심일 것이다. 투자은행이나 IMF의 이해를 대변하는 한 경제학자의 보고서가 연초부터 아르헨티나 정가를 여러 차례 강타하고 있지만,정작 국난을 극복하기 위한 리더십이나 연대의식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페론당 지도자들은 국난 극복은 뒷전이고 여전히 파벌의 손익계산에 맞춰 움직인다.정치인들의 구태에 식상한 시민들은 주방기기를 두들기며 연일 광장과 가도를 누빈다. 당연히 무력진압 과정에서 사상자가 나온다.민중과 정치인들 사이에 증오는 더욱 심해진다.지식인들도 암울한 현실에서 점차 무력감을 느끼고,급진화된 말만 내뱉는다.중도좌파 정치인들에 대한 지지도가 늘어가지만,이들이 과연 국제금융권과 여론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인지 의문스럽다. 이런 와중에 차라리 외국인 총독정치가 뭐가 나쁘냐는 반응도 만만찮다.수도권의 800명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45%가 주권 이양 의사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던 것이다. 비전이 없는 엘리트들은 주권을 방어할 능력을 상실했고,정치인들은 신뢰를 깡그리 잃어버렸다.국민들은 빈자와 부자로 양분화되어 서로에 대한 증오를 재생산한다.과학자들과 젊은이들은 나라를 등지고 먼 이국 땅에서 자신의 미래를 도모한다.부에노스아이레스의 잠 못이루는 밤은 언제나 끝날 것인가? 이성형(세종硏 초빙연구위원.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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