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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 재무장관 이번 주 접촉… 통화스와프 등 이견 좁히나

    한미 관세 후속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는 가운데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만난다. 이달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타결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가운데 양측이 대미 투자 패키지와 통화 스와프를 둘러싼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기재부에 따르면 구 부총리는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15일 출국한다. 구 부총리는 3박 5일 동안 워싱턴에 머물며 베선트 재무장관과 양자 회담을 갖고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눌 전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양자 회담 일정과 형식에 대해 조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는 지난 7월 말 관세 협상을 타결하면서 미국이 한국에 예고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총 3500억달러(약 502조)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를 제공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했다. 그러나 패키지 구성과 이익 배분 등 ‘디테일’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 결과를 문서로 만드는 데까지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투자패키지의 현금 집행과 투자처 선정 권한, 수익의 90%라는 백악관이 고집하는 탓이다. 한국 정부는 대규모 현금 유출에 따른 외환시장 부담을 덜기 위한 안전장치로 통화스와프 체결을 ‘필요 조건’으로 제시하는 동시에 ▲합리적 수준의 직접 투자 비중 ▲투자처 선정 관여권 보장 등을 수정안에 담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현지시간) 추석 연휴 기간 뉴욕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만나 이런 논의를 이어간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6일 귀국길에 취재진과 만나 “이번 딜(협상)에서 한국 외환시장의 민감성 같은 부분에 대해 상당한 공감대가 이뤄졌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보낸 안에 대해, 특히 외환시장에 대한 상황에 대해 서로 이견이 좁혀지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구 부총리가 베선트 재무장관과 만나 보다 진전된 합의를 이룰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 40년 거스른 낭만 물결… ‘세대 공감’ 문 열까

    40년 거스른 낭만 물결… ‘세대 공감’ 문 열까

    1980년대 TV에서는 30년 전인 1950년대 6·25전쟁 전후 모습을 보여 주는 ‘그때를 아십니까’ 식의 다큐멘터리가 자주 방영됐다. 당시는 “30년 전이면 엄청 옛날이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은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인 1980년대를 추억하는 콘텐츠들이 넘쳐 나고 있다. ●1980년대 추억하는 방송·기기 열풍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는 요즘 연예인들이 1980년대 가요로 경연을 벌이는 ‘80s MBC 서울가요제’를 방송해 대중의 호응이 뜨겁다. ‘백번의 추억’, ‘태풍상사’, ‘애마’, ‘고백의 역사’, ‘파인: 촌뜨기들’ 등 많은 영화, 드라마도 복고를 소재로 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온라인 게임, 각종 전자기기까지도 ‘복고’ 열풍에 가세하고 있다. 바야흐로 ‘80년대 전성시대’다. 이 책은 레트로 열풍의 진원지인 1980년대를 살았던 이들을 ‘낭만 세대’라고 명명하고 그들을 통해 한국 사회를 조명한다. 낭만 세대가 뭘까 싶기도 하지만 그들은 지금까지 X세대로 불렸다. 저자는 “1960~70년대에 태어나 초고속 경제 성장기를 거쳐 풍요로웠던 90년대를 보내고, 세기말과 새로운 세기를 겪으며 갈등과 혐오가 가득한 현대를 맞이한 이들. 최빈국의 아이로 태어나 부유한 나라의 중년으로 살아가는, 한국 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함께 하락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라고 낭만 세대를 정의했다. ●한국 X세대, 여유 있던 과거 추억 낭만 세대들은 ‘한국판 벨 에포크’를 살았던 사람들이다. 프랑스어로 ‘아름다운 시절’을 의미하는 벨 에포크는 19세기 말부터 제1차 세계대전 발발 직전까지 평화롭고 발전에 대한 기대와 희망으로 가득 찼던 시기다. 영원할 것만 같던 벨 에포크는 역사상 가장 잔인한 전쟁이라는 제1차 세계대전으로 막을 내리고 살육과 파괴, 잔혹함으로 가득한 시대가 열렸다. 한국의 벨 에포크도 1997년 IMF 외환위기로 끝나고, 신자유주의의 비인간적 무한 경쟁과 ‘다들 부자 되세요’라는 광고 문구로 대표되는 배금주의가 만연한 세상을 맞았다. 1980~90년대에 사람들은 문자나 메신저 대신 서로의 눈을 보며 이야기했고, 스마트폰 대신 세상을 천천히 바라볼 수 있는 ‘무료함’을 받아들였다. 지금보다 시간도 조금 느리게 흘렀다. 그래서 자기에게 집중할 여유가 있었던 시대였다. 최근 1980~90년대 레트로 열풍도 이런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주산·AI 모두 경험… ‘다리 역할’ 중요 낭만 세대들은 ‘시간 여행자’이자 ‘타임캡슐’이다. 어려서는 주산을 배웠고, 지금은 인공지능(AI)을 사용하며 재래식 화장실에서 비데까지 경험했다. 이들의 부모는 디지털을 어려워하고, 자녀들은 아날로그를 모른다. 낭만 세대들은 아날로그 정서를 디지털 언어로 해석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들이기도 하다. 그들은 부모들이 심은 나무 그늘에서 통기타를 치고 민주주의에 대해 토론했다. 그들의 학창 시절에는 왕따는 없었고 깍두기는 있었다. 이런 문화를 누렸던 낭만 세대는 ‘함께’라는 힘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다른 세대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다가가고 미안해하고 고마워하고 대견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낭만 세대가 ‘공감 세대’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누군가에게는 과거를 추억하는 수단이 될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좋았던 시절의 꿈같은 이야기로 보일 수 있다. 분명한 것은 현재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의 해법 중 하나가 ‘낭만’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 [서울광장] 금융정책 감독, 조직 아닌 운영을 따져라

    [서울광장] 금융정책 감독, 조직 아닌 운영을 따져라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가 반복된다. 지금 체계는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인 2008년 완성됐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당시 후보는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 설치를 공약으로 내놨다. 정부안도 국회에 제출됐지만 무산됐다. 차선책으로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제출됐다. 이마저도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이후인 문재인 정부 때 제정됐다. 문 전 대통령은 대선 당시 금융의 정책·감독을 분리하는 공약을 내놨다. 2022년 대선과 올해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도 같은 언급을 했다. 올해는 강도가 셌다. 국정기획위가 개편안 초안을 마련했고 지난달 15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166명 명의로 금융위 설치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그 이후 금융위 공무원은 누가 서울에 남고, 누가 세종으로 가느냐에 날을 세웠다. 금감원 직원들은 검정 상복 시위까지 했다. 이 소동은 민주당이 해당 법안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힌 지난달 25일 일단락됐다. 분리 주장의 근거는 이렇다. 정책과 감독 기능을 한곳에서 맡으면 감독 기능이 상대적으로 약화돼 대형 금융사고를 못 막는다는 것이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2013년 동양종금증권 사태, 2019년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예로 거론된다. 분리되면 잘할 수 있을까. 금융위법에 따라 금감원은 금융위 지도를 받아 금융기관을 검사한다. 정책과 감독이 분리되면 임직원이 2000명이 넘는 금감원의 권한만 비대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무자본 특수법인인 금감원에 대한 외부통제가 충분하지 않아서다. 지금도 금융위와 금융사 임직원에 대한 제재 권한을 놓고 충돌한다. 금융사는 금융위보다 금감원이 더 무섭다. 윤석헌·이복현 전 금감원장 시절처럼 정부 결정에 공개적으로 반대도 한다. 해외금리연계파생결합펀드(DLF) 등 소비자 피해가 많이 발생한 금융사건은 민원이 먼저 여러 건 접수되는 특징이 있다. 반복 접수되는 해당 금융상품의 문제점을 파악해 금융회사를 적시 검사했다면 피해 규모가 줄었을 거라는 금감원 안팎의 지적이 있다. 한 조직이어도 못 했던 일을 두 조직으로 나누면 잘할 수 있다고? 금감원에서 민원 업무는 홀대받는 기피부서다. 다른 조직이 되면 소통이 더 더뎌지고 기관의 자존심을 내세워 서로 드잡이할 가능성이 커질 게다. 1971년 출범한 싱가포르금융감독청(MAS)은 정책·감독·소비자보호에 더해 중앙은행 역할까지 한다. MAS는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에서 ‘정교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지된 게 아니면 일단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 덕에 스테이블코인 등 신산업도 활성화됐다. 스테이블코인은 ‘1코인=1달러’처럼 실물 자산에 가치를 고정할 수 있도록 설계된 가상자산이다. 당정이 금융감독체계 분리를 없던 일로 한 날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네이버의 합병 추진 뉴스가 보도됐다. 기업가치 15조원으로 추정되는 두나무가 기업가치 5조원으로 3분의1 규모인 네이버파이낸셜(네이버페이)의 자회사가 된다는 소식이다. 두나무의 지난해 이익잉여금은 4조 3781억원. 기업 내부에 쌓여 있는 순이익(이익잉여금)이 2년 전인 2022년(2조 3134억원)보다 89% 늘었지만 각종 규제로 신사업 추진에 애를 먹고 있다. 가상자산을 바라보는 금융당국의 시선이 매우 부정적이어서다. 구글의 거센 공격에도 ‘포털 주권’은 지켰지만 디지털 금융의 주권은 지킬 수 있는지 우려가 크다. 이번 합병이 성사되면 스테이블코인에 진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무섭도록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 세상에 금융이 올라탔다. 인공지능(AI) 등에 조 단위 투자가 언급되면서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완화까지 거론된다. 금융 관련 정부 조직 형태에 대한 과거지향적이고 소모적인 논쟁은 그만하자. 지금은 조직이 아니라 운영 방식의 변화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스테이블코인, AI 등 거대한 변화 과정에서 관련 산업을 어떻게 키우고, 소비자는 어떻게 보호하며, 파괴적인 전이 속도에서 금융 안정을 어떻게 지켜낼지가 빠르고도 심도 있게 논의돼야 한다. 디지털 격차가 초래하는 금융 취약계층의 소외 현상도 풀어내야 한다. 모두 고차원 방정식이다. 전경하 논설위원
  • APEC 바가지·구금 한인 인터뷰 시의적절… 축약어는 지양해야[독자권익위]

    APEC 바가지·구금 한인 인터뷰 시의적절… 축약어는 지양해야[독자권익위]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제190차 회의를 열고 9월 한 달 동안의 서울신문 보도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에는 김영석(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명예교수) 위원장과 최승필(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허진재(한국갤럽 여론수석), 김재희(김재희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윤광일(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재현(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과 박사과정) 위원이 참석했다. 위원들은 지난달 10일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공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건에 대해 근로자 인터뷰로 상황을 상세히 전달하는 등 발 빠른 취재가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나온 숙박업소의 바가지 요금 실태 보도와 후속 보도도 시의적절했다고 봤다. 반면 지나친 축약어 사용이나 성격이 다른 기사를 묶어 쓰는 것은 기사에 대한 이해와 가독성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 최승필 한국외대 교수경주 숙박비 상승 후속 보도 좋아‘사이버戰 샌드백…’ 적절한 지적16일자 ‘벌써 APEC 바가지…’ 기사는 경주 숙박업소의 가격 상승을 짚었다. 가격 하락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후속 기사가 필요하다고 봤는데, 마침 29일자 전국면 기사에서 경주시와 숙박업체들이 숙박료를 할인하는 조치를 한 부분을 다뤄 잘한 보도라고 생각한다. 22일자 ‘사이버전(戰) ‘샌드백’ 전락했는데…’도 좋은 보도다. 다른 나라들은 사이버전을 공격적으로 하고 있는데 한국은 여전히 부처 간 칸막이와 헤게모니 싸움 등으로 쪼개져 있다. 기사에서 이를 적절히 지적했다. 최근 해킹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만큼 기획 기사로 다뤄 볼 만한 주제다. 2일자에 ‘김용범 “李, 한미회담 못 해도 되니 무리한 사인은 안 된다고 해”’ 기사는 두 이질적인 내용을 한 기사에 묶었다. 미국 3500억 달러 투자에 대한 서명을 할지 말지의 문제를 다루다가 뒷부분에서는 남북 관계 문제로 넘어가고 사진도 북한 미사일 사진이 쓰여 적절하지 않았다. 또 ‘노봉법’(노란봉투법)이나 ‘증감법’(증언·감정법)처럼 법령 내용을 전혀 유추할 수 없는 축약어들을 제목에 쓰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김영석 연세대 명예교수‘해외 인재 영입’ 인터뷰 깊이 부족전문가 인용 땐 전문성 철저 검증을중국이 인공지능(AI)이나 로봇 등 첨단 기술에서 상당한 발전을 보이면서 국내에서도 인재 영입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H-1B 비자 수수료 인상으로 인한 관심도 높다. 그런데 24일자 인터뷰 기사 ‘채용·보상 탄탄하게… 세계 빅테크 인재 영입할 절호의 기회’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반적인 이야기를 하나의 전체 지면에 할애했다. 지면 활용이 효과적이지 않고 내용도 깊이가 부족해 아쉬웠다. 전문가의 인터뷰를 기사에 인용할 때도 해당 사안에 진정한 전문성을 가진 인물인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이런 점들이 신문의 권위와 독자 신뢰를 높이는 핵심 요소다. 윤광일 숙명여대 교수 ‘中 로봇산업 기획’ 시사점 잘 짚어프랑스 재정 위기 관련 보도는 부족3회에 걸친 ‘천지개벽 중국 로봇산업’ 기획은 풍부한 정책적 시사점을 준 기획이었다. 중국 상하이 취재뿐 아니라 여러 정책 보고서 등 자료를 잘 취합했고 시각화도 잘됐다. 중국이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첨단 기술에서 앞서가는 현실을 보여 줬고, 산재 감소 같은 국내 정책적 시사점까지 잘 풀어냈다. 23일자 등 영국의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 관련 보도들은 영국과 미국이 팔레스타인 문제에서 다른 입장을 보이는 역사적 맥락과 외교 전략을 잘 짚어 줬다. 한국과 일본은 왜 팔레스타인을 인정하지 못하고 있는지도 다뤄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이 어떤 문제인지 종합적이고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었다. 다만 국제 기사에서 미국 비중이 크다 보니 프랑스 재정 위기 문제를 잘 다루지 않은 점은 아쉽다. 프랑스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까지 얘기가 나올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한국에도 정책적 시사점을 던지는 만큼 프랑스 문제를 보도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정치권의 언어를 전달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지적하고 싶다. 과격하고 자극적인 언어(살아 있는 시체, 내란 좀비 등)를 언론이 그대로 보도하는 것이 필요한지 의문이다. 언론은 이런 표현을 확산시키기보다 그 속에 담긴 주장 중 근거 있는 내용과 없는 내용을 가려내고 법치나 사법부 흔들기 같은 본질적 쟁점을 정리해 전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김재희 변호사 구금 사태 보도 심층·차별성 갖춰‘3대 특검 3색 수사’ 가독성 돋보여9월에는 국제면 기사가 친절하고 깊이 있었다. 조지아주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 보도는 속보 위주의 방송·유튜브와 달리 심층성과 차별성을 갖췄다. 비자 제도도 그래픽을 활용해 취업비자 종류와 절차를 쉽게 설명해 독자의 이해도를 높였다. 15일자 1·3면에 걸쳐 보도한 구금 한국인 단독 인터뷰는 한국인 근로자의 상황과 체포 당시 심정을 생생하게 담았다. 현대자동차 이외에 다른 기업들은 미국에 어느 정도 나가 있었는지와 투자 현황도 제시해 이해도를 높였다. 26~27일자 9면 ‘3대 특검 3색 수사’ 기사는 복잡한 수사 상황과 성과를 독자의 눈에 잘 들어오도록 구성했다. 또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이 자폐아 위험을 높인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언과 관련해 전문가에게 물어본 25일자 기사도 특출난 소재를 다루지는 않았지만 접근을 달리해 차별화된 보도였다. 2면 이슈면과 관련해 독자 입장에서는 기사 배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7일자(맘다니 무슬림 뉴욕시장 후보), 19~20일자(민폐와 자유 사이, 상탈 러너들)는 시의성과 사회적 영향력에서 2면 전체에 걸쳐 보도할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다. 전면은 기사 가치와 공적 의미 등을 고려해 비중 있게 배치하면 어떨까 싶다. 허진재 한국갤럽 여론수석‘피싱 수법’ 설명으로 경각심 높여한반도 주변 정세 통찰 돋보인 칼럼미국 조지아주 한국 근로자 구금 사건에서 단속 현장에 있던 공장 직원과 한국인 직원 접견 변호사 인터뷰는 긴박한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줬고 국민들이 궁금해할 사안을 적절히 전달했다. 1일자 ‘커지는 피싱 피해’ 지면도 주요 통신사들의 고객 정보 유출 등 개인정보 보안에 대한 염려가 커진 시점에서 진화한 범죄 수법에 대한 자세한 설명으로 경각심을 갖게 해 줬다. 9월에는 좋은 칼럼이 많았다. 1일자 ‘산재 그 후, 살아남은 자의 슬픔’(유영규 전국부장), 2일자 ‘전승절, 북중러 애증의 삼중주’(오일만 논설위원), 17일자 ‘중처법·노란봉투법 엇박자’(최광숙 대기자) 칼럼 등이다. 오 위원의 칼럼은 변화무쌍한 한반도 주변 정세를 깊은 통찰로 분석했다. 12일자 사회면 ‘30만원 대출 이자만 280만원…’은 기사의 절반가량을 사채 조직이 피해자들의 얼굴을 박제한 사진으로 채웠는데 굳이 블러 처리한 14명의 사진을 모두 게시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29일자 인터넷판 ‘李 대통령 지지율 70% 육박… [여론조사 꽃]’에 인용된 ‘여론조사꽃’은 기사에서 언급한 대로 진보 성향 방송인 김어준씨가 운영한다. 지난 대선 이후 분석 자료를 보면 편향된 결과를 내놓은 업체로 주요 언론에서 보도하지 않는다. 이번 조사 결과 보도는 이례적이다. 이재현 이화여대 박사과정과도한 피해자 정보, 2차 가해 우려전문가 원론적 주장 인용도 아쉬워2일자 ‘도쿄서 40대 한국 여성 교제 살인’ 기사는 제목만 보면 마치 한국 여성이 살인을 저지른 것처럼 오해될 수 있다. 피해자가 여성인데도 제목에서 피해자를 전면에 내세워 사건의 맥락을 혼동하게 만들었다. 본문에서 피해자의 국적·직업 등 세부 정보는 과도하게 드러낸 반면 가해자 정보는 ‘30대 한국 남성’ 정도로 처리했다. 이는 피해자에게 불필요한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 사건을 단순 보도로 끝내지 말고 일본의 스토킹 방지법이나 제도적 대응 같은 구조적 맥락까지 짚어야 했다. 8일자 ‘임신중지약 도입 갑론을박…’ 기사는 온라인에서 불법적으로 약이 유통되는 현실과 임신 중지 문제의 시급성을 다룬 중요한 기사였다. 하지만 전문가 발언 인용이 “수술과 약물 모두 가능하도록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수준에 머물러 원론적이고 평이한 주장밖에 전달하지 못했다. 임신 중지 관련 논의의 사회적 무게감을 감안할 때 전문가 의견은 법·제도 개선, 의료 현실, 해외 사례 등 심화된 분석으로 이어졌어야 했다.
  • [세종로의 아침] 정치·경제 선진화 이룬 ‘포용적 제도’의 위기

    [세종로의 아침] 정치·경제 선진화 이룬 ‘포용적 제도’의 위기

    “한국을 보라. 경제 번영은 포용적 제도가 결정한다.”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다론 아제모을루·사이먼 존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제임스 로빈슨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한국인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작가 한강 못지않게 주목 받았다. 아제모을루와 로빈슨 교수는 2012년 공동으로 집필한 저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 부국과 빈국의 차이는 제도가 결정한다고 봤다. 특히 ‘포용적 제도’를 지닌 한국과 ‘착취적 제도’를 지닌 북한을 극명하게 대비시키며 한국을 극찬했다. 로빈슨 교수는 최근에도 한국을 방문해 ‘K팝의 역사’인 SM엔터테인먼트 본사를 방문하는 등 K팝 산업의 성공 비결에 주목하기도 했다. 아제모을루와 로빈슨 교수가 말하는 포용적 제도란 일반 대중의 재산권을 보장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지원하는 등 공정한 경쟁의 장을 제공하는 것이다. 반대로 착취적 제도란 소수의 집단에 부와 권력이 집중된 경우를 말한다. 국가의 성패는 지리적·역사적·인종적 조건이 아니라 제도가 결정한다는 것이 이들 주장의 핵심이다. 공정과 자유, 적절한 규제가 조화를 이루는 제도가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지리적·역사적·인종적 조건이 같은 남한과 북한의 경제발전의 차이는 제도가 결정한다는 점을 보여 주기 위해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는 남북한의 위성사진이 나온다. 그러나 포용적 제도를 채택한 국가일지라도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일 수 있다. 지난해 12월 3일 느닷없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사태가 그랬다. 민주주의의 후퇴를 막기 위해선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경제 분야도 마찬가지다.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수도권으로의 부동산 쏠림 현상,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생산성 격차, 저출생·고령화 위기 등으로 인한 저성장 고착화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규제가 강화될수록 포용적 제도와는 거리가 멀어질 수도 있다.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지 100일이 훌쩍 넘었다.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사법·언론 개혁을 일사천리로 진행하고 있다. 포용적 제도의 근간이라고 볼 수 있는 대화와 타협은 온데간데없다. 오히려 국회에는 강성 지지층에게 어필하기 위해 한층 수위가 높아진 고성과 막말이 활개치고 있는 형국이다. 여당이 주도하는 78년 만의 검찰청 폐지,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 등은 로빈슨 교수 등이 극찬하던 포용적 제도와는 한참 거리가 멀어 보인다. 정치 제도는 경제 제도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 8일 국가AI전략위원회를 출범해 세계 ‘AI 3강’을 목표로 세웠다. 내년도 AI 관련 예산은 올해의 3배인 10조 1000억원 규모에 달한다고 한다. 14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7월 한국의 올해 잠재성장률을 1.94%로 추정했다. 그런데 정부는 AI 성장만 부르짖을 뿐 구조개혁에 대한 언급은 찾아보기 힘들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감소, 기후변화 위기, 부동산 쏠림으로 인한 집값 폭등과 가계부채 증가세 등을 막기 위한 구조개혁은 반드시 이뤄내야 할 숙원이다. 만일 구조개혁이 없다면 우리나라는 장기적인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오기 힘들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1%대로 추락한 한국의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해 과감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대·중소기업 간 생산성 격차 해소, 인공지능(AI) 대전환 및 리스크 관리, 재정 개혁 등을 꼽았다. 이미 저성장의 길에 들어선 우리가 이룩한 경제번영과 전 세계가 주목하는 K컬처 현상 역시 지금이 고점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로빈슨 교수 등이 말한 포용적 제도의 대표적 사례였던 우리나라가 위기를 맞았다는 점을 직시하고, 소수에게 자원이 집중되는 착취적 제도가 우리 사회에 스며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점검할 때다. 황비웅 디지털금융부 기자(차장급)
  • 김동연 “한국판 플라자 합의 안 돼”…트럼프 현금투자 요구 정면 반박

    김동연 “한국판 플라자 합의 안 돼”…트럼프 현금투자 요구 정면 반박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미국과의 관세 협상 및 대미 투자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 김 지사는 중국 출장 마지막 날인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판 플라자 합의는 절대 있어선 안 된다”며 “3500억 달러에 달하는 대미 현금 투자는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한 요구”라고 밝혔다. 그는 1985년 일본이 미국과 맺은 플라자 합의를 언급하며 “당시 일본은 엔화 강세를 받아들이고 미국의 요구를 수용했지만, 그 결과 ‘잃어버린 30년’이라는 장기 불황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투자 요구를 수용할 경우, 한국도 같은 길을 걷게 될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특히 김 지사는 외환보유고의 실체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4100억 달러의 외환보유고는 금, 미국 국채, IMF 포지션 등 다양한 자산 형태로 보유된 예비 자산”이라며 “이를 직접 꺼내 3500억 달러 규모의 현금 투자를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 투자 수익금의 90%를 미국 내에 유보해야 한다는 조건에 대해서도 “사실상 회수가 불가능한 구조로, 미국의 영구채권을 사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협상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무제한 통화스와프 체결이야말로 최소한의 방어장치”라며, “우리 정부가 통화스와프 요구 등 협상의 방향을 잘 잡고 있다. 직접투자 규모는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투자 실행 기간은 최대한 늘리는 방식으로 외환시장과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치적 공세보다는 정부 협상팀에 힘을 실어줘야 할 때”라며 “대한민국 경제의 운명을 좌우할 중요한 협상에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의 주장은 투자 규모와 실행 속도를 최소화하려는 정부·여당의 신중론이나 ‘투자 조건을 협의 중’이라는 대통령실 입장과 달리, 애초에 현금 중심 요구 자체를 수용할 수 없다는 강경한 선 긋기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는 또 중국 출장 중 만난 현지 기업·학계 인사들과의 논의를 계기로, 한국 경제가 국제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에 서지 않도록 선제적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 [사설] ‘세계 2000대 기업’ 中 날고 韓 추락… 규제가 갈랐다

    [사설] ‘세계 2000대 기업’ 中 날고 韓 추락… 규제가 갈랐다

    최근 10년간 글로벌 2000대 기업에 포함된 한국 기업은 줄어든 반면 중국 기업은 큰 폭으로 늘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그제 발표한 분석 결과를 보면 한국은 2015년 66개에서 올해 62개로 6% 줄었다. 중국은 180개에서 275개로 53%, 미국은 575개에서 612개로 6% 늘었다. 2000대 기업에 포함된 기업들의 전체 매출액 증가율의 경우 한국은 15%에 머문 반면 중국은 95%, 미국은 63%였다. 중국 기업들이 폭풍 성장하는 사이 우리 기업은 물가 상승 수준의 성장을 겨우 유지한 셈이다. 상의는 규제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자산 5000억원 미만이면 적용되지 않던 규제가 2조원 이상이면 128개, 5조원 이상이면 329개 등으로 늘어난다. 최태원 상의 회장은 이달 초 “기업 규모별 규제가 존재하는 한 기업 입장에서 성장할 유인이 없고 현재에 머무르는 것이 유리하다”고 꼬집었다. 실제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이 되는 비율은 0.04%,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이 되는 비율은 1~2%다. 경제의 중심인 기업이 성장을 꺼리니 경제가 활력을 찾기 어렵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그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6월)과 같은 1.0%로 유지했다. 일본은 기존 전망보다 0.4% 포인트 오른 1.1%다. OECD 전망이 현실화되면 2년 만에 다시 일본에 성장률이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어제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0.9%로 내놨다. 7월 전망(0.8%)보다는 그나마 높지만 뚝뚝 떨어지고 있는 잠재성장률(1.8~2.0%)에도 못 미친다. IMF는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해 구조개혁을 가속화할 것을 주문했다. OECD 등 국제기구도 누차 해 왔던 조언이다. 구조개혁의 필수 조건이 규제개혁이다. 과도하거나 불합리한 규제를 거둬 내야 혁신과 성장이 촉진된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 속도만큼 규제개혁이 시급하다. 행정편의주의에서 벗어나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고민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걷어 내는 데 정부 역량을 모아야 한다.
  • IMF, 韓성장률 0.8 → 0.9% 상향… “구조개혁·재정개혁 필요” 주문

    IMF, 韓성장률 0.8 → 0.9% 상향… “구조개혁·재정개혁 필요” 주문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8%에서 0.9%로 상향 조정했다. 31조 8000억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따른 경기 부양 효과가 반영됐다. IMF는 이재명 정부가 국정과제로 선정한 ‘잠재성장률 3%’를 달성하려면 ‘구조개혁’과 ‘재정개혁’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IMF는 이런 내용의 ‘2025년 연례 협의 결과’를 발표했다. IMF는 “완화된 재정·통화 정책에 힘입어 국내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견조한 대외 반도체 수요가 다른 수출의 감소를 상쇄하면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9%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내년에는 불확실성 완화, 완화적 정책의 효과 본격화, 기저효과 등으로 GDP가 (올해보다) 1.8%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0.9%는 지난 8월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전망치와 같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전날 제시한 1.0%보다는 0.1% 포인트 낮다. 라훌 아난드 IMF 미션단장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7월 경제전망 이후에 이뤄진 2차 추경을 반영해 올해 성장 전망치를 다른 기관과 유사한 수준으로 높였다”고 설명했다. IMF가 내년 한국 성장률을 2%에 못 미치는 1.8%로 제시한 배경에 대해선 “성장률 자체는 잠재성장률에 수렴해 가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지금의 통화·재정정책으로 2%까진 갈 수 있지만, 3%까지 가려면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면서 “한국은 고령화 사회로 앞으로 굉장히 많은 지출 요구가 있을 것이기에 재정개혁도 수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1% 성장… ‘관세 협상·소비 쿠폰·금리 인하’ 3박자 달렸다

    1% 성장… ‘관세 협상·소비 쿠폰·금리 인하’ 3박자 달렸다

    석 달 전과 같아… “내년 2.2%”美·日·中 등 일제히 예측 상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3일(현지시간) 주요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가운데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종전과 같은 1.0%로 제시했다. 1.0%는 지난 6월 전망치와 같은 수치다. 기획재정부가 0.9%, 한국은행·한국개발연구원(KDI)·국제통화기금(IMF)이 0.8%로 전망한 것과 비교하면 나쁘지는 않다. 주요 기관 중 1%대 전망치를 내놓은 건 OECD가 현재로선 유일하다. OECD는 한국경제에 대해 “최근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OECD는 미국은 1.6%에서 1.8%로, 일본은 0.7%에서 1.1%로, 중국은 4.7%에서 4.9%로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OECD는 “관세 인상 전 조기 선적에 따른 생산 및 무역 증가, 인공지능(AI) 투자 등으로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세계 경제 성장률도 2.9%에서 3.2%로 0.3% 포인트 높였다. 한국만 제자리걸음인 셈이다. 대신 OECD는 내년 한국의 성장률을 2.2%로 높게 제시했다. 일본 0.5%, 미국 1.5%를 크게 웃도는 성장 폭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 경기 부양책으로 인한 소비심리 개선 효과가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8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 110.8보다 0.6포인트 오른 111.4로 2018년 1월 111.6 이후 7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의 ‘진짜 성장’ 정책의 향배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1%+α’ 달성 여부에 달렸다. 향후 관세 협상 결과와 2차 소비쿠폰 효과, 금리 인하 여부가 0%대 저성장에서 탈출할 열쇠로 꼽힌다. 4분기에는 대미 관세 협상 후속 조치 타결 여부가 GDP 개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미국은 대미 최대 수출품인 자동차에 15% 관세율에 합의하고도 여전히 25%를 매기는 중이다. 자동차 관세가 15%로 낮아지고, 수출 제조업의 업황이 개선되면 성장률이 개선될 여지가 생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월 1.7%로 안정적인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내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황건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이날 “지금 금리를 결정하라고 한다면 (경기 회복보다) 금융 안정에 더 초점을 두고 싶다”면서도 “연내 금리를 한 번은 인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사설] ‘주 4.5일’ 급가속 전, 바닥 수준 노동생산성 끌어올려야

    [사설] ‘주 4.5일’ 급가속 전, 바닥 수준 노동생산성 끌어올려야

    정부가 주 4.5일 근무제 도입을 본격 추진하면서 실노동시간 단축 논의가 뜨겁다. 일과 삶의 균형, 이른바 워라밸 추구는 시대적 흐름이지만 생산성 향상 없는 노동시간 단축이 과연 노동자와 기업 모두에 이익이 될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가 어제 발표한 ‘임금과 노동생산성 추이, 그리고 근로시간 단축의 영향’ 보고서는 냉혹한 현실을 보여 준다. 2023년 기준 한국의 연간 노동생산성은 6만 5000달러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중 22위에 머물렀다. 주 4일제를 도입한 벨기에나 아이슬란드에 비하면 절반 수준의 노동생산성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이후 6년 동안 한국의 임금은 연평균 4% 올랐지만 노동생산성은 1.7%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런 구조가 고착화되면 기업 경쟁력이 약화될 뿐 아니라 국가 전체의 부가가치 창출 능력이 떨어져 결국 일자리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달성 시점을 당초 2027년에서 2029년으로 2년이나 늦춰 잡았다. 정부는 임금 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을 전제하고 있지만 생산성이 따라 주지 않는 한 불가능한 주문이다. 일하는 시간은 줄어드는데 임금이 그대로여서 시간당 인건비 부담이 급증한다면 노동집약적 산업과 중소기업은 이를 감당할 여력이 없다. 근로시간이 줄면서 총임금이 감소하거나 동결되면 생계비 부족을 느낀 노동자들은 투잡이나 긱 이코노미 일자리를 찾아 나설 것이다. 여기에 주 4.5일제가 정년 연장과 맞물리면 청년 고용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 노동시간 단축이 워라밸과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려면 순서가 있다. 직무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 노동시장 유연화, 인력의 재교육과 재배치, 기술 투자 확대, 불합리한 규제 철폐 등 생산성 향상을 위해 필수적인 구조개혁부터 해야 한다. 노동시간 단축은 그다음의 일이다.
  • 李대통령 “통화스와프 없이 3500억 달러 美투자 땐 IMF 위기”

    李대통령 “통화스와프 없이 3500억 달러 美투자 땐 IMF 위기”

    “日, 달러 보유량 두 배… 상황 다르다”최대한 빠른 ‘관세 협상 타결’ 노력비자 사태엔 합리적 조치 모색 합의대통령 취임 후 처음 유엔 총회 참석‘민주 대한민국 복귀’ 기조연설 예고“트럼프 대통령과 회담 계획은 없어” 이재명 대통령이 관세 협상에서 미국이 요구하는 대규모 투자를 안전장치 없이 수용할 경우 한국 경제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같은 충격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미국이 원하는 투자를 위해서는 한미 통화스와프 등의 장치가 전제돼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22일 보도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미 투자에 대한 상업적 타당성 보장 문제로 양국 간 이견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통화스와프 없이 미국이 요구하는 방식대로 3500억 달러(약 486조원)를 현금으로 미국에 투자한다면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 때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화스와프란 두 나라가 서로의 통화를 일정 기간 미리 정한 환율로 교환할 수 있도록 한 계약을 뜻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통화스와프가 목적이라기보다는 ‘그거라도 해 줘라’ 이런 식으로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원 오브 뎀(One of them)”이라며 “다만 지금은 그것조차도 잘 안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앞서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미국이 한국산 제품에 부과한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고 한국은 미국에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하기로 구두로 합의했다. 다만 세부 내용에서 양국은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미국과의 합의를 문서화한 일본의 외환보유액 등을 설명하며 한국은 일본과 상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일본은 한국의 외환보유액 4100억 달러의 두 배가 넘는 외환을 보유하고 있으며, 엔화는 기축통화로 인정받고, 미국과 통화스와프 라인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은 5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하는 조건으로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는 내용의 합의안에 서명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관세 협상 전망에 대해 “타결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협상 결렬 가능성’을 묻는 말에 “현재 실무 협상에서 제시된 안들은 상업적 타당성을 보장하지 못해 간극을 메우기 어렵다”면서도 “혈맹 사이에서는 최소한의 합리성은 유지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협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우리는 이 불안정한 상황을 가능한 한 빨리 끝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최근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공장에 대한 미 당국의 이민 단속 사태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나는 이것이 의도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미국이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했고, 우리는 이와 관련한 합리적인 조치를 모색하기로 합의했으며, 그 방안에 대해 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보도된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우리 국민들이 체포되고 구금되는 가혹 행위를 당한 점에 대해서는 대통령으로서 매우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번 인터뷰는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유엔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미국 뉴욕으로 출국하기 직전에 공개됐다. 22일(현지시간) 뉴욕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와 미국 상·하원 의원단 등을 접견하는 것으로 3박 5일간의 일정을 시작한다. 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민주 대한민국’의 복귀를 선언하고 한반도 정책 등 한국 정부의 외교 비전을 밝힐 계획이다. 24일(현지시간)에는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개 토의를 주재한다. 25일(현지시간)에는 미국 월가의 금융계 인사들과 한국 기업인들을 만나 ‘한국경제설명회(IR) 투자 서밋’ 행사를 진행하고 귀국할 계획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약식회담이 이뤄질지도 현재로선 미지수다. 앞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9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며 약식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금은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22일(현지시간) 뉴욕에선 한미일 외교장관회의가 열린다.
  • 李정부 국정과제 123개 빼곡… 구체적 ‘개혁 대상’은 검찰·사법뿐[윤태곤의 판]

    李정부 국정과제 123개 빼곡… 구체적 ‘개혁 대상’은 검찰·사법뿐[윤태곤의 판]

    혁신경제 등 5대 국정 목표 발표강화·실현·추진·준비 등 표현 차이우선순위·정부 의지 정도 엿보여‘개혁’ 단어가 등장한 분야는 4개반부패·탄소중립은 다소 추상적검찰·사법체계는 명료하게 규정‘개혁 실천’ 가장 쉬웠던 독재 시대 노태우·김영삼·김대중 일부 성과IMF 이후엔 ‘사회 합의’ 어려워져거대 여당·전임자 처절한 몰락 등李대통령 정치적 입지 유리하나본질적 환경은 녹록지 않을 수도지난 16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안’과 ‘123대 국정 과제’가 확정, 발표됐다. 국민이 하나되는 정치, 세계를 이끄는 혁신경제, 모두가 잘사는 균형성장, 기본이 튼튼한 사회, 국익 중심의 외교 안보라는 5대 국정 목표 산하 과제 중 맨 앞에는 ‘진짜 대한민국’을 위한 헌법 개정, 즉 개헌 추진이 놓였다. 4년 연임제 및 결선투표제 도입 등을 포함한 권력구조 개편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점이 명시됐고 감사원의 국회 소속 이관, 대통령 거부권 제한, 비상명령 및 계엄 선포 시 국회 통제권 강화 등도 개헌 논의 주제에 들어갔다. 이 논의가 잘 진행되면 내년 지방선거 혹은 2028년 총선에서 국민투표를 실시한다는 복안인데, 현재 정국을 보면 내년 지방선거 이전에 여야가 합의로 개헌안을 만들 가능성은 희박하다. ●1호 과제 개헌… 경제발전 52개로 최다 과제 개수가 가장 많은 분야는 경제발전이다. 혁신경제와 균형성장을 합해 52개가 들어 있다. 민생 안정과 내수 활성화를 위한 규제 합리화, 인공지능(AI)·바이오 등 신산업 육성과 에너지 전환, AI고속도로 구축, 벤처 투자 연간 40조원 달성, AI·바이오·재생에너지 분야 규제 제로화, 메가특구 도입, 국민성장펀드 100조원 조성, 코스피 5000시대 도약 등의 과제가 빼곡히 들어섰다. 5대 국정 목표와 123대 국정 과제는 23개 전략으로 연결되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개별 국정 과제의 ‘어미’에 차이가 나타난다. 강화, 확립, 구축, 실현, 육성, 지원, 추구, 추진, 준비 등의 단어에서 실현 가능성이나 우선순위 혹은 정부의 의지 정도가 엿보인다는 이야기다. 예컨대 통일부가 주관 부처로 돼 있는 5가지 과제들은 화해·협력의 남북 관계 재정립 및 평화 공존의 제도화, 국민이 공감하는 호혜적 남북교류협력 추진, 분단 고통 해소와 인도적 문제 해결, 국민과 함께하는 한반도 평화·통일정책 추진, 한반도 평화경제 및 공동 성장의 미래 준비 순이다. 강화, 해결, 확립이 아니라 추진과 준비다. 남북 관계는 원래 우리의 역량이나 노력 혹은 의지로만 좌우되는 문제가 아닌 데다가 최근 북한이 헌법까지 개정하면서 완고하게 통일 불가를 선언하고 있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또 눈에 띄는 건 123개 과제 제목에 ‘개혁’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바꿔 말하자면 몇 안 되는 ‘개혁 과제’는 이재명 정부가 정말로 힘을 줄 사안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과제 번호도 앞쪽이다. 국정 과제 03이 수사와 기소 분리를 통한 검찰 개혁 완성, 06이 국민주권 실현을 위한 사법체계 개혁, 16이 국민 권익을 실현하는 반부패 개혁, 41이 탄소 중립을 위한 경제구조 개혁이다. ●특히 검찰엔 ‘개혁을 완성한다’ 적시 뒤의 두 개는 경제구조, 반부패(를 위한 역량)이 개혁 대상이라 다소 추상적인데 앞의 두 개는 사법체계와 검찰로 분명하다. 특히 검찰에 대해선 ‘개혁’을 ‘완성’한다고 돼 있다. 특히 검찰과 사법 개혁은 각각의 과제 목표와 주요 내용도 명료하고 확고하다. 다른 과제들의 주요 내용에는 조성, 정립, 제고, 실질, 구체화, 방안 마련 등의 단어가 많이 등장하는데 여기에서는 (원천) 차단, 신설, 대체, 전담이 눈에 띈다. “공소청과 중수청 등 관계 기관의 상호 파견 겸직 등을 법률로 금지하여 인적 교류를 통한 유착 가능성 원천 차단” “법무부 내 보직 검사 및 국내외 기관 파견 검사 인원을 검사 정원에서 감축하고 특정직인 법무부 법무관을 임용하여 대체” “일반 시민의 사법절차 참여 대폭 확대” “사법 개혁 추진 기구를 설치하여…개혁 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수행”과 같은 식이다. ●군부 세력, 권력 강화 차원 ‘개혁의 칼’ 각각 명칭은 달랐지만 역대 정권들도 다 집권 초에 국정 과제와 개혁 의제를 제시해 당시 사회상 및 정부의 목표와 지향점을 반영했고, 정통성을 과시하거나 벌충하려 했다.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 시대적 과제를 발굴해 구현하는 동시에 국정 동력, 즉 권력을 강화·유지하려 한 것이다.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 세력도 다르지 않았다. 박정희의 국가재건최고회의는 부패와 구악을 일소한다는 공약에 따라 폭력배 4200명을 단속했다. 이정재 등 정치 깡패들도 일거에 체포된 후 조리돌림을 당하고 사형 등 엄벌을 받았다. 혁명재판소는 3·15부정선거 관련 책임자와 4·19혁명 당시 발포 책임자였던 곽영주, 최인규를 사형하는 등 급진적 사법 처리를 단행했다. 부패한 공무원 수만명을 공직에서 추방했고 축첩을 사회악으로 규정해 민법에 일부일처제의 기초를 뒀다. 외국인 토지소유 금지법 등으로 국내 화교 상권을 타격하고 민생 안정책으로 농가 부채를 탕감해 주는 농어촌고리채법 등은 큰 호응을 얻었다. 민족일보 조용수 등에 대한 사법 살인과 언론 탄압, 중앙정보부를 통한 불법 정치자금 조성 및 장기 집권 준비 등과 더불어 한편으로는 국민 눈높이와 시대상에 부합하는 개혁 조치도 실시된 것이다. 전두환의 국가보위비상대책위는 국가재건최고회의에도 비길 바 아닐 정도의 노골적 권력 찬탈 기구였지만 김재익, 김종인 등 젊은 전문가들이 참여한 경제 분과에서는 경제구조 개혁의 밑그림이 만들어졌고 중화학공업 투자 재조정, 과학기술계 정부출연기관 통합 조정 등 난제들이 구현됐다. 과외 금지, 대입 본고사 폐지 등도 이 시기에 단행된 조치들이다. 오히려 총과 칼로 집권한 세력들에게 ‘개혁 실천’이 손쉬웠다. 여론이나 반대파의 눈치 볼 것 없이 미래를 위해 필요한 구조적 수술을 단행하기도 했고, 권력 유지에 필요한 여론을 얻기 위해선 전문가들의 반대나 기득권의 반발을 무시하고 포퓰리즘적 개혁을 펼쳤다. ●민주화 이후 개혁 추진 훨씬 어려워져 반면 민주화 이후에는 개혁의 추진이 훨씬 어려워졌고 더 정교해졌다. 12·12쿠데타의 주역인 동시에 민주화를 통한 직선제 선거로 당선됐다는 이중적 성격을 지닌 노태우 전 대통령의 경우 일반 대중보다 전문가들의 평가가 후한 편이다. 안으로는 민주화가 진행되고 밖으로는 냉전 체제가 무너지는 전환기에 민주주의 확대, 북방 정책, 사회간접자본 확충 등에서 상당한 개혁의 성과를 거뒀다는 이유다. 시대적 과제를 발굴해 실현하고 나라를 발전시키는 것과 이를 통해 국민적 지지를 얻어 취약한 정통성을 제고하는 것은 노태우 정부에 동전의 양면이었을 것이다. 본질적으로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노 전 대통령의 경우 개혁 추진에서 상당히 정교한 정치력을 발휘했다. 야당과 대중들의 요구를 수용해 5공 청산 작업을 진행했고 여론의 호응도 얻었는데, 이는 퇴임 후에도 상왕과 같은 영향력을 행사하려던 전임자 전두환과 측근 세력을 완전히 거세해 당시 여권 내에서 대통령의 장악력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김영삼·김대중 등 카리스마적 야당 리더와 전두환을 필두로 한 군부 및 보수파 사이에서 개혁을 내걸고 자신의 공간을 확장해 나간 것이다. 3당 합당으로 민정당과 한몸이 된 이후 집권한 김영삼 전 대통령도 비슷했다. 하나회 숙청, 국정 전반의 문민화를 통한 군부 영향력 축소, 5·18의 명예회복과 과거사 청산 작업은 국민들의 지지를 제고하고 훼손된 정당성을 회복하는 개혁 작업인 동시에 여권 내 민정계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대통령의 구심력을 강화하는 정치 기획이기도 했다.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얻은 성공적 개혁인 것. 노태우, 김영삼 케이스와는 다소 다르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도 역시 위기와 어려움을 개혁의 동력으로 삼았고 개혁을 통해 권력 기반을 확대했다. 최초로 수평적 정권 교체에 성공했지만 지역 기반도, 여당 의석도 적었던 김 전 대통령이 개혁을 추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동력은 IMF경제위기 극복이라는 시대적, 전 국민적 요구였고 개혁의 초점도 거기에 맞춰졌다. 대기업 간 빅딜과 노동 유연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은 평상시였다면 불가능한 개혁 과제였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개혁이 어려운 이유를 구질서의 혜택을 받는 모든 사람들이 강력히 저항하고 신질서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은 확신이 없어서 미온적 지지에 그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IMF경제위기는 그런 구조를 깨뜨릴 만한 파괴력을 지녔었기 때문에 대기업 등 경제적 기득권자, 강력한 노조, 수십년의 집권 경험을 가진 거대 야당 등의 저항은 미미했다. ●DJ 이후엔 성공 사례도 찾기 어려워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이후에는 개혁이 더 어렵고 험난해졌다. 명확한 성공 사례라고 할 만한 것도 찾기 어렵다. 먼저 개혁의 대상과 방향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찾는 것 자체가 힘들어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집권 동력이었던 권위주의 청산과 지역주의 혁파 자체는 훌륭한 슬로건이었고, 이에 대한 정치 기득권의 반발로 인한 탄핵소추가 전화위복이 돼 권력 기반을 강화하게 되기는 했다. 하지만 탄핵 기각 이후 다수 의석을 차지한 여당이 들고 나온 국가보안법, 사립학교법, 과거사진상규명법, 언론관계법에 대한 개혁 추진은 국민 다수의 공감을 끌어낸 통합적 의제가 아니라 정파적·분열적 의제로 받아들여졌다. 정권 후반부에 추진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정도가 통합적·구조적 개혁 의제에 가까웠지만, 당시 여당을 비롯한 진보 진영의 반대가 거세 국정 동력 강화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개혁 의지가 충만하고 여러 개혁을 추진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개혁에 성공했다고 보기는 힘든 이유다.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전 대통령의 개혁 환경은 더 열악했다. 각 대통령들은 야심차게 개혁 의제를 제시했지만 그 의제들이 진영과 정파성의 벽을 넘지 못했고, 개혁 실현이 진짜 목표가 아니라 진영적 이익을 강화하기 위한 기획으로서의 개혁 ‘추진’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하는 의제들도 많았다. 그런 와중에 국정의 호흡은 점점 짧아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초거대 여당, 차점자와의 압도적 득표율 격차, 탄핵당한 전임자의 처절한 몰락이라는 좋은 정치적 환경 안에 서 있다. 하지만 본질적이고 구조적인 환경은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 결국 ‘검찰과 사법체계 개혁’이 진영의 벽을 넘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윤태곤 공공전략컨설턴트
  •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금융, 경제 재도약 중추 역할 해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금융, 경제 재도약 중추 역할 해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 금융산업이 든든한 동반자이자 변화를 주도하는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생산적·포용 금융 실천을 강조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과 우리금융이 공동 주최한 국제 콘퍼런스 환영사에서 “대한민국은 세계를 이끄는 혁신 경제, 모두가 잘 사는 균형 성장을 목표로 새로운 출발을 시작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임 회장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의 ‘변화만이 유일한 상수’라는 말을 인용하며 “우리금융은 생산적 금융과 포용 금융을 확고히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혁신·성장 기업을 키워내는 생산적 금융을 적극 실천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듬는 포용 금융을 통해 책임감 있게 변화를 선도하겠다”며 “그룹의 혁신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건전성을 높이고 금융소비자 보호에도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 경제의 도약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는 신뢰받는 금융그룹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콘퍼런스는 ‘한국 경제 재도약을 위한 새로운 길: 금융 혁신의 역할’을 주제로 열렸다.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과 헨리 페르난데즈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회장의 특별 대담을 비롯해 앤 크루거 전 세계은행·IMF(국제통화기금) 부총재(현 스탠퍼드대 석좌교수), 팀 아담스 IIF(국제금융협회) 회장, 로버트 머튼 MIT 석좌교수(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등이 연설과 축사를 이어갔다. 행사에 참석한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축사에서 “우리 경제는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고 첨단 전략 기술 중심의 혁신이 그 해법이 될 것”이라며 “전례 없는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금융의 주도적 역할이 긴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회사가 생산적 금융을 적극 수행할 수 있도록 규제·감독을 개선하고 자본시장을 건전하게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 이창용 “물가안정목표제, 정치 압력 막는 장치”

    이창용 “물가안정목표제, 정치 압력 막는 장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물가안정목표제가 정치권의 단기 압력으로부터 중앙은행 독립성을 지키는 장치라고 강조했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팽창 등 금융 불안 요인을 들어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높은 금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이 총재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특별 강연 후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와 대담을 갖고 “물가안정목표제 덕분에 정치권력이 요구하는 사안에 대해 ‘내 임무가 아니다’라고 답할 수 있다”며 “중앙은행이 장기적 관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내린 사실을 언급하며 “파월 의장의 연설을 보며 한국의 인플레이션이 2%라는 점이 기뻤다. 중앙은행 총재로서 책무를 달성한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연준은 현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2%)를 웃도는 3% 안팎을 기록하는 가운데 경기 둔화 우려를 고려해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이 총재의 발언은 정치권의 경기부양 요구에도 중앙은행이 독립적으로 정책을 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또 “비은행 예금취급기관들이 빠르게 성장해 금융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규제는 상대적으로 느슨하다”며 “한국 같은 개방 경제에서는 금융 안정이 핵심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립금리를 산정할 때 금융안정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그 때문에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조금 높은 금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장에 대해서는 신중론을 유지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 아직 자본 이동이 완전히 자유화되지 않았다”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허용할 경우 사실상 자본 자유화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편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 총재를 “열정적인 골퍼”로 소개하며 “통화정책은 골프처럼 다양한 클럽을 상황에 맞게 선택해야 한다”고 비유했다. 이 총재는 “IMF가 내 골프 가방에 많은 클럽을 담아줬다”며 “그 덕에 필요한 정책 수단을 꺼내 쓸 수 있다”고 화답했다.
  • [강유덕의 유럽 프리즘] 프랑스, 정치와 경제가 맞물린 시험대

    [강유덕의 유럽 프리즘] 프랑스, 정치와 경제가 맞물린 시험대

    프랑스는 지금 정치와 경제 양쪽에서 큰 내홍을 겪고 있다. 지난 8일 하원은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 불신임안을 압도적으로 가결했다. 지난해 임명 3개월 만에 불신임 퇴진한 미셸 바르니에 전 총리에 이어 바이루 전 총리도 재정 긴축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9개월 만에 물러난 것이다. 경제 불안의 핵심은 재정적자다. 바이루 총리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6%에 육박하는 재정적자를 2029년까지 3% 이하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440억 유로 규모의 긴축안을 내놓았다. 심지어 재무장관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배수진을 쳤다. 여당의 의석이 30%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서 긴축안은 정치적 저항을 돌파하기 어려웠다. 프랑스의 국가채무는 20년 전 GDP 대비 64%에서 계속 증가해 2024년 113%에 이르렀다. 팬데믹과 같은 충격이 있었지만 이웃인 독일은 20년 전과 마찬가지로 60%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프랑스가 20년 동안 국가채무를 늘려 온 데에는 ‘큰 정부’를 지향하는 프랑스 모델과도 관련이 있다. 프랑스의 정부수입은 GDP 대비 51%, 정부지출은 57%에 이른다. 국가가 개입하는 영역이 크기 때문에 재정지출을 축소하기가 구조적으로 어렵다. 재정적자를 줄이려면 복지제도 개혁과 같은 민감한 영역을 다룰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재정적자 축소는 경제적 선택을 넘어 정치적 결단의 문제로 이어진다. 한편 정치 불안은 프랑스 특유의 ‘이원집정부제’에서도 비롯된다. 대통령은 직선제로 선출되지만, 야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할 경우 총리직은 야당 몫으로 넘어가곤 한다. 이를 ‘동거정부’라 부른다. 문제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해 총선에서 다수당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동거정부 대신 소수정부를 선택했다는 점이다. 바르니에 전 총리에 이어 이번에 퇴진한 바이루 전 총리도 여권과 노선이 유사한 중도우파 원로였다. 중량감 있는 원로 정치인을 연달아 총리로 기용한 것은 소수정부의 한계를 보완하고, 야당을 설득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내 1당인 좌파연합은 줄곧 좌파 출신 총리 임명을 요구했고, 강경우파 국민연합(RN)은 아예 대통령의 사임을 주장하며 압박을 이어 왔다. 재정적자 축소는 어느 정부든 쉽지 않은 과제지만, 정치적 기반이 취약한 현 상황에서는 더욱 추진하기 어렵다. 더구나 이는 프랑스식 경제 모델의 근간을 건드리는 문제이기도 하다. 좌파연합도, 대중영합적 성향이 강한 국민연합도 뾰족한 해법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 현재 프랑스는 정치와 경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쉽게 풀기 힘든 난제를 안고 있다. 신임 총리는 측근인 세바스티앵 르코르뉘를 임명했다. 정면돌파를 선택하는 분위기다. 마크롱 대통령은 8년 전 전통 좌우 체제를 무너뜨리며 개혁의 상징으로 등장했다. 경제개혁 과정에서 ‘정치적 결단력’과 함께 ‘엘리트주의’라는 상반된 평가를 받아 왔다. 사임하지 않는다면 2027년 대선까지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데, 그 길은 쉽지 않아 보인다. 강유덕 한국외대 LT학부 교수
  • “금감원 해체 반대” 1100명 17년 만에 국회 앞 시위

    금융감독원 직원 1000여명이 금융감독 체계 개편안에 반발하며 17년 만에 머리띠를 두르고 거리로 나섰다. 18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 도로는 검은 옷과 붉은 머리띠를 두른 금감원 직원들로 가득 찼다. 주최 측 추산 1100여 명이 모여 “금감원 해체 반대”, “금융소비자원(금소원) 분리 결사 저지”를 외쳤다. 2008년 금융감독기구 개편 반대 집회 이후 17년 만에 다시 국회 앞으로 행진한 것이다. 현장에는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김재섭 의원도 동참했다. 금감원 비상대책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금융소비자원 분리와 공공기관 지정은 기관장 자리 나눠먹기를 위한 시도”라면서 “감독 독립성을 훼손하고 금융소비자 보호 기능을 약화시키는 개악”이라고 직격했다. 또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위해서는 50여개 법률, 9000여 조문을 손봐야 하는데 이를 이틀 만에 검토한다는 것은 졸속”이라며 입법 대응 태스크포스(TF) 운영 중단을 요구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한 직원은 “책임지지 않는 모피아(경제 관료 집단)가 금융정책과 감독을 장악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비대위는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서는 “금감원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고 촉구했다. 또 국회에는 금감원장 인사청문 대상 추가, 공청회 개최, 금융소비자보호 업무 성과 평가 등을 요구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금융위원회 해체와 금감원 분리를 골자로 하는 ‘금융위 설치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금융위의 금융산업정책을 신설 재정경제부로 이관하고, 금융감독정책은 신설되는 금융감독위원회로 넘기는 한편, 금감원의 금융소비자보호 기능과 영업행위 감독 기능을 분리해 금소원을 설립하는 내용이다. 한편 이날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으로 일명 ‘F4 회의’로 불리는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가 서울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렸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참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일정으로 미국에 있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화상으로 연결됐다. 참석자들은 미 연준의 0.25% 포인트 금리 인하가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 사상 최고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 사상 최고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47%대에 달한 것은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90년 이후 35년 만에 처음이다. 17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한국의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47.2%로 집계됐다. BIS 기준의 정부부채는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달리 비영리 공공기관과 비금융 공기업 등을 제외한 협의의 국가 채무만을 포함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코로나19 팬데믹 때인 2020년 1분기 40.3%로 처음 40%를 넘은 뒤 추세적으로 상승해 왔다. 지난해 4분기 43.6%로 주춤했지만 다시 급상승한 것이다. 올해 1분기 말 정부부채 규모를 원화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212조원인데 역시 사상 최대다. 달러 기준으로는 약 8222억 달러를 기록해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3분기(약 8683억 달러) 대비 5% 줄었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우리나라의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세계 주요국과 비교하면 아직 낮은 편이다. 올해 1분기 BIS 통계에 포함된 28개 OECD 가입국 중 18위 수준이다. 일본(200.4%), 그리스(152.9%), 이탈리아(136.8%), 미국(107.7%), 프랑스(107.3%) 등 주요국들보다 낮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의 재정 확장 정책으로 정부부채 비율이 더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문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전날 서울대 강연에서 “지금 경기가 안 좋아 재정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도 “계속 국가부채가 (늘어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올해 1분기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9.5%로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3분기(88.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BIS 통계에 포함된 31개 OECD 가입국 중에선 스위스(125.3%), 호주(112.7%), 캐나다(99.1%), 네덜란드(94.0%), 뉴질랜드(90.1%) 등에 이어 6위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반면 기업부채 비율은 지난해 4분기 110.6%에서 올해 1분기 111.3%로 소폭 상승했다. 정부·가계·기업부채를 합한 국가 총부채 규모는 6373조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가계신용과 기업신용 레버리지는 모두 2010년 이후 장기 평균(가계 83.7%·기업 98.0%)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 금감원, 진짜 ‘신의 직장’일까… 김어준 ‘싫으면 나가라’ 발언 후폭풍

    금감원, 진짜 ‘신의 직장’일까… 김어준 ‘싫으면 나가라’ 발언 후폭풍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이 정부의 조직 개편안에 반발하며 집단 행동에 나선 가운데, 방송인 김어준씨가 “불만이면 퇴사하라”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과거 ‘연봉 상위권·고용 안정성’을 앞세워 ‘신의 직장’으로 불렸던 금감원이지만, 실제 처우를 두고는 논란이 거세다. 16일 정치권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2일 유튜브 방송에서 “불만이 있다면 전원 퇴사시키고 새로 뽑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감원 직원들은 “4급 이상은 퇴직 후 3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돼 있어 쉽게 나갈 수 없다”며 반박했다. 이는 공직자윤리법 제17조에 근거한 규정으로, 2021년 헌법재판소도 합헌 판단을 내렸다. 금감원 익명 게시판에는 “현실을 모르는 발언”이라는 비판 글이 올라왔고,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국민에게 ‘힘들면 그만 살아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며 김씨를 겨냥했다. 금감원이 한때 ‘신의 직장’으로 불린 데에는 이유가 있다. 1999년 IMF 외환위기 직후 여러 감독 기관을 통합해 출범한 뒤 한동안 평균 연봉은 금융공기업보다 높았고, 금융감독 권한을 독점하다시피 하며 외부 견제도 지금보다 덜했다. 금융소비자 보호 개념이 본격적으로 자리 잡기 전이어서 업무 강도도 상대적으로 낮았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금감원 경영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 보수는 1억 852만 원으로, 전년(1억 1061만 원)보다 줄었다. 금융공기업 평균보다는 여전히 높지만, 성과급과 스톡옵션을 받는 민간 금융사와 비교하면 매력은 떨어진다. 정년 보장과 구조조정 위험이 거의 없는 안정성은 장점이지만, 4급 이상 직원은 퇴직 후 금융권 재취업이 제한돼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는 커리어 단절 우려가 크다. 여기에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로 검사·감독·정책 등 특수 업무 강도는 높아졌고, 정치권과 언론, 시민단체의 감시도 한층 심해졌다. 과거에는 높은 연봉과 안정성 덕분에 ‘신의 직장’으로 불렸지만 지금은 평가가 달라졌다. 퇴직 후 제약과 정치적 압박, 강화된 감독 책임을 고려하면 과거와 같은 특권적 지위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평가는 업계 안팎에서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연봉과 안정성만 보면 여전히 좋은 직장일 수 있지만, 예전처럼 ‘신의 직장’이라 부르긴 어렵다”고 말했다.
  • 독서와 신앙의 힘으로 자수성가… 그룹 내 영향력 여전한 박성수[2025 재계 인맥 대탐구]

    독서와 신앙의 힘으로 자수성가… 그룹 내 영향력 여전한 박성수[2025 재계 인맥 대탐구]

    지주사 지분 40.68% 쥔 최대주주서울대 졸업 앞두고 희귀병 앓아완치 이후 옷가게 열고 사업 확장유명한 독서광, 사내 문화로 전파사내 목사 등 종교색 짙어 마찰도‘창업 공신’ 동생과는 달리 은둔형 박성수(72) 이랜드그룹 회장이 2019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이랜드그룹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당시 그는 회장 직함을 유지하면서도 “계열사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고, 현재는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랜드그룹에서 박 회장의 영향력은 여전히 절대적이다. 지주사 이랜드월드 지분을 40.68% 보유한 최대주주인 데다 이랜드의 ‘가성비’ 전략, 기독교적인 기업 문화, 젊은 최고경영자(CEO)의 전진 배치까지 박 회장의 철학을 반영하고 있어서다. ●패션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승승장구 박 회장은 1953년 3월 1일 전남 목포에서 태어났다. 그는 공무원이었던 아버지와 중소기업을 경영하던 어머니를 뒀다. 박 회장의 설교 내용이 담긴 책인 ‘나는 정직한 자의 형통을 믿는다’에서 그는 “어머니는 나에게 훌륭한 스승이셨다”고 회고한다. 그의 어머니는 다른 회사보다 질 좋은 상품을 팔면서 가격은 3분의1 내지 절반 정도밖에 받지 않았다. 이를 의아하게 생각한 박 회장에게 어머니는 “돈을 많이 벌기보다 내 물건을 사서 이익을 보거나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더 즐겁다”고 했다. 박 회장은 소비자로부터 받는 가격보다 주는 가치가 더 커야만 비즈니스에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어머니로부터 배웠다. 이 가르침은 ‘타인 중심적 사고’를 밑바탕에 둔 이랜드의 비즈니스 전략인 ‘가격은 2분의1, 가치는 2배’로 이어지게 된다. 박 회장은 광주제일고를 졸업하고 연세대 식품공학과에 입학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재수 끝에 서울대 건축공학과에 들어갔다. 졸업할 즈음 박 회장은 온몸에 힘이 빠져 연필조차 들고 있기 어려운 희귀병인 ‘근육무력증’에 걸렸다. 한의사인 교회 장로를 만나 수년간 투병 끝에 완치했지만 취업할 시기를 놓쳤다. 1980년 그는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 골목에 2평(6.6㎡) 남짓한 보세 옷가게 ‘잉글런드’를 열었다. 패션의 중심이 ‘신사의 나라’ 영국(잉글랜드)이란 생각에 지은 이름이었다. 대학을 나와 옷 장사한다는 걸 부끄럽게 생각한 그는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든다. 보세 매장이 주류를 이루던 당시 시장에 디자인과 매뉴얼이 통일된 프랜차이즈 매장을 도입한 건 처음이었다. 1986년 잉글런드를 ‘이랜드’라는 이름으로 법인화했다. 지명은 법인명으로 쓸 수 없었기에 바꾼 것이다. ●“문화 소비 늘 것” 희귀품 수집에 진심 작은 보세 옷가게를 대기업으로 성장시킨 원동력 중 하나는 독서다. 집안 형편 때문에 대학에 가지 못했던 박 회장의 어머니는 항상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고 박 회장 또한 어머니를 따라 늘 책을 곁에 두고 즐겨 읽었다. 근육무력증으로 누워 지낼 때 읽은 책만 3000권에 이르고, 이사 갈 때 옮긴 책 분량만 트럭 5대분이었다고 전해진다. 이랜드에선 승진이나 인사이동 때 관련 책을 선물하는 문화가 있다. 박 회장은 독서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지식을 갖추면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다는 ‘지식 경영’을 강조했다. 지난해 이랜드가 뛰어든 전시 사업은 박 회장의 오랜 수집 취향에서 비롯됐다. 박 회장은 1990년대부터 국제 경매시장에서 틈틈이 희귀품을 사 모았다. 현재 이랜드뮤지엄엔 오드리 헵번의 드레스, 마이클 잭슨의 재킷 등 50만점의 소장품이 있다. 박 회장은 “선진국이 되면 문화 소비가 늘어난다”고 생각했다. 유통업체들이 대여료를 내고 이랜드의 소장품을 빌려 가기 시작했다. 박 회장이 재계에서 가장 독실한 기독교 신자란 사실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대학 시절 여동생인 박성경(68) 전 이랜드그룹 부회장이 책상에 둔 ‘성령 충만한 비결을 아십니까’라는 책을 읽고 신앙을 갖게 된다. 1970년대 성도교회 대학부에서 고 옥한흠 목사의 제자 훈련을 받았다. 박 회장은 경영자로서 대외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는데 사랑의교회 시무장로와 연세대 채플 강사 등은 했을 정도로 종교 활동엔 활발했다. 그는 희귀병이 완치된 일, 이랜드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극복했던 일 모두 종교의 힘이 컸다고 언급한다. 그런 까닭에 이랜드그룹은 종교색이 강하다는 세간의 인식이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이랜드에는 다른 회사엔 없는 사내 목사인 ‘사목’(社牧)이 있었다. 매년 연말 승진자를 발표하기에 앞서 사목의 설교 시간이 있었다고 한다. 다만 2017년 공식적으로 사목실을 폐지했다. 사목 중 일부는 외부 컨설팅 회사를 차린 뒤 이랜드그룹 주요 계열사와의 제휴를 통해 사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회사 내 종교색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교회의 영향으로 2001아울렛 분당점의 경우 다른 유통업체와 달리 매주 일요일에 쉰다. 2023년엔 이랜드리테일 직원 수련회에서 종교 관련 일정을 강요해 논란을 빚었고, 그해 송년 행사 공연을 위해 직원들에게 춤 연습을 시켜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받기도 했다. 이랜드는 술을 마시는 회식이나 접대가 없고, 대신 직원들끼리 뭉쳐 사내 행사를 빈번하게 열어 왔는데 이를 두고 내부 구성원의 평가는 엇갈린다. 논란이 일자 지난해 최운식 당시 이랜드월드 대표는 “공동체 구성원 여러분께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사과한다. 더 열린 기업 문화를 만드는 것에 주력하겠다”고 했다. ●부친상·모친상도 직원 모르게 치러 박 회장의 가족 관계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십수 년 전 부친상과 모친상을 당했을 때도 주변에 알리지 않아 뒤늦게 직원들이 당황했을 정도다. 부인 곽숙재(67)씨는 지주사 이랜드월드의 지분 8.06%를 가지고 있고 그 외 다른 가족의 지분은 없다. 곽씨는 이랜드 초창기 시절 입사한 직원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박 회장 내외 슬하에는 1남 1녀가 있다. 두 사람 모두 30대지만 회사 경영엔 일절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전문경영인 체제가 자리잡았기에 향후 경영 승계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1986년 이랜드에 입사한 최종양(63) 부회장은 현재 지주사 이랜드월드 지주부문 대표를 맡아 중장기 전략의 중심을 잡고 있다. 패션 사업은 조동주(45) 이랜드월드 대표가, 유통과 외식은 황성윤(43) 이랜드 유통부문 및 이랜드이츠 대표가 이끈다. 그룹 핵심 사업을 실무에서 성과를 내 본 40대 젊은 리더에게 맡긴 것도 박 회장의 뜻을 반영한 인사다. 박 회장과 친한 재계 인사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 박 회장은 친분이 있던 인사들을 초창기부터 기용했다. 이랜드 사목으로 35년간 일한 방선기(73) 목사는 성도교회에서 박 회장과 동고동락했던 사이였고, 1984년 이랜드에 입사했던 이응복(73) 전 부회장은 박 회장과 연세대 식품공학과 71학번 동기였다. 박 회장은 오정현(69) 담임목사가 이끄는 사랑의교회에서 장로를 지냈으며, 김성주(69) 성주그룹 회장과는 기독교 행사에서 나란히 강의한 적이 있다. 박 회장의 여동생인 박 전 부회장은 이랜드의 창업 공신으로 꼽힌다. 이화여대 섬유예술학과를 졸업한 그는 디자이너로 이랜드에 합류해 패션 사업 확장에 큰 공을 세웠다. 박 전 부회장은 2019년 경영에서 손을 떼고 이랜드재단 이사장을 맡았으나 2022년 물러났다. ●노동자 탄압 등으로 노조와 악연 자수성가의 상징으로 불리는 박 회장이지만 노동 탄압으로 거센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외환위기 이후 1999년 이랜드는 수익을 냈는데 대대적인 정리해고, 상여금 반납, 비정규직 전환에 따른 결과로 평가받는다. 불법 대체근로와 교섭 회피에 따른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박 회장은 고소당했다. 여기에 법원 소환에도 불응하면서 체포영장까지 발부됐다. 이 때문에 박 회장은 3년간 비자가 없는 상태로 미국에서 생활했다. 2007년엔 기간제근로자법이 시행되자 법의 허점을 이용해 대형마트 홈에버의 비정규직 계산원을 대거 해고하고 외주화를 추진해 논란을 빚었다. 국회가 박 회장에게 증인출석 요구서를 보냈지만 이보다 앞서 출국했다. 이후 이랜드 노조가 사랑의교회 앞에서 천막농성을 하자 박 회장은 교회 장로직을 사임한다. 2014년 개봉한 영화 ‘카트’는 이 사태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 [씨줄날줄] 한미 통화 스와프

    [씨줄날줄] 한미 통화 스와프

    정부가 미국의 3500억 달러(약 485조원) 규모 대미 투자 펀드 조성 요구에 대응해 무제한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을 제안했다. 미국이 대출·보증 중심이 아닌 현금 직접투자 비중을 높이라고 요구하자 외환시장 충격 완화를 위한 안전장치로 꺼내 든 카드다. 통화 스와프는 두 나라 중앙은행이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빌려 오는 제도다. 외환위기와 같은 비상시에 유동성 확보를 돕는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과 달리 까다로운 경제정책 이행계획을 요구받지 않아 경제주권 침해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한국의 첫 통화 스와프는 2001년 일본과의 20억 달러 규모 협정이었다. 이후 2011년 700억 달러까지 확대됐지만 이듬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2015년 완전히 중단됐다. 8년의 공백을 거쳐 2023년 12월 100억 달러 규모로 재개됐다. 미국과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신흥국 최초로 300억 달러 규모 통화 스와프를 체결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까지 치솟다가 협정 발표 직후 70원 급락할 만큼 즉각적인 시장 안정 효과가 나타났다. 2020년 3월 코로나19 위기 때 600억 달러로 확대해 재체결했고, 약 200억 달러를 사용한 뒤 같은 해 7월 전액 상환했다. 이 협정은 2021년 말 종료됐다. 올 2월 말 현재 한국은 일본, 중국, 스위스, 인도네시아 등 10개국과 1482억 달러 규모 통화 스와프를 맺었다. 정작 가장 긴요한 한미 통화 스와프는 공백 상태다. 미국은 영국, 일본, 캐나다, 유럽연합(EU), 스위스 등 5개국과 상설 통화 스와프를 맺고 있다. 보유하면 든든하지만 막상 쓰면 궁색해 보인다는 것이 통화 스와프의 역설. 마이너스 통장처럼 한도가 클수록 신용도가 높다는 의미지만 실제로 쓰기 시작하면 국가의 자금 조달 여력이 부족하다는 고백이나 마찬가지다. 내 지갑 속의 내 돈이 아니면 이렇게 문제가 복잡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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