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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분기 1.9%성장 IMF후 최저/소비·설비투자 ‘꽁꽁’…2분기연속 뒷걸음

    지난 2·4분기(4∼6월)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동기 대비 1.9%로 주저앉았다.외환위기의 충격파가 이어지던 1998년 4·4분기의 -5.9% 이후 4년6개월 만에 최저치다.직전 분기와 비교한 계절조정 GDP성장률은 -0.7%로 2분기 연속 뒷걸음질쳤다.가계소비와 설비투자가 얼어붙은 게 결정적이었다.3분기 이후에는 수치가 좀 낫게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렇다고 급격하게 좋아질 가능성이 보이는 것도 아니다.한국은행 관계자는 “3분기 성장률이 2분기보다 더 높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면서 “그러나 ‘회복국면에 들었다.’고 말할 수 있는 시점은 언제가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15면 한은은 올 2분기 실질 GDP(잠정)는 1.9%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22일 발표했다.한은은 ▲민간소비 및 설비투자 감소 ▲건설투자 및 수출 증가세 둔화 ▲노사분규 심화 등 국내 문제 ▲북핵문제·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미국·이라크전쟁 등 국외 문제가 겹치면서 성장률이 추락했다고 설명했다. 민간소비는 상품과 서비스의 소비가 모두 부진해 전년대비 2.2% 줄었다.민간소비의 감소는 98년 4분기 -9.2% 이후 처음이다.설비투자 역시 0.8%가 감소,2001년 4분기 -2.2%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수출은 경공업제품의 감소세에 더해 반도체·통신기기·자동차 등 중화학공업제품까지 신장세가 둔화되면서 1분기 19.8%보다 크게 낮은 12% 증가에 머물렀다.휴일 수,기후특성 등 계절적 특수요인을 빼고 계산하는 전분기 대비 GDP 성장률은 1분기(-0.4%)에 이어 또다시 -0.7%를 기록했다.2분기 연속 감소세는 98년 1∼2분기 이후 처음이다. 수출가격이 수입가격보다 더 크게 떨어지는 등 교역조건이 악화되면서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0.2% 증가에 그쳐 GDP 성장률에 크게 못미쳤다. 김태균기자 windsea@
  • 日 경제성적 ‘양호’… 불황 탈출?

    일본이 과연 10년 불황의 터널을 벗어날 수 있을까.전망치를 상회하는 경제성장률,증시 랠리,내수·기업투자 증가….최근의 경제 성적표만 보면 일본 경제 회생에 대한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지표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되며,불안요소가 여전히 남아 있다며 경제회복 가능성에 의구심을 표시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장밋빛 미래를 점치는 사람들은 최근 발표된 각종 지표에서 그 근거를 찾는다.2분기 2.3% 성장,당초 전망치를 크게 앞질러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더욱이 성장의 내용면에서 이전 상황과 다르다.경제 성장의 한 축인 내수가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그간 침체에 허덕이는 일본 경제의 견인차는 수출이었다.지난해 일본의 무역흑자는 30% 늘어났으며,특히 대미·대중 수출은 크게 증가했다. ●내수 증가 ‘청신호’ 외부 여건이 든든한 상황에서 내수가 크게 늘어났다는 점은 회복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무엇보다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 지출이 살아나고 있다.2분기 가계 지출은 0.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올해 1.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기업 지출은 1.3% 늘어났다.지난해 임금·상여금 삭감과 최근의 높은 실업률을 감안하면 이는 매우 괄목할 만한 현상이다.한 전문가는 “임금 상승과 증시 랠리,소비자 신뢰도 회복이 소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수익도 크게 개선됐다.구조조정,경영 합리화가 결실을 본 것이다.기업경제를 관측하는 단칸 조사 결과,제조업 부문 대기업들의 수익은 약 70% 올랐다.불황 탈출을 위한 기업들의 합병,새사업 발굴·진출이 수익개선은 물론 국내 소비심리도 자극하는 효과까지 낳았다. 각종 경제 지표 호조에 일본 증시도 회복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불과 5개월 전만 해도 8000선을 밑돌던 닛케이지수는 상승을 거듭,최근 1만선을 회복했다. ●최대 복병은 금융부실 그러나 한편에선 최근의 상황을 경기 순환상 단기적인 현상이라고 잘라 말한다.비관론자들은 일본 경제가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며 ‘숫자’에 속지 말라고 주문했다. 이들에 따르면 일본 증시의 랠리는 단순히 미국 증시의 상승세에 기인한 것이다.최근의 내수 증가도 일시적인 요인 때문에 가능했다.주택과 담배와 관련한 세제 개편이 소비심리를 자극했으며,사스 파동으로 해외여행과 수입이 줄어 내수가 반사이익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만성적인 물가하락(디플레이션)을 성장의 최대 위협 요소로 거론했다.지난 1분기 일본의 GDP 디플레는 마이너스 3.5%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특히 물가하락세를 막지 못한다면 막대한 부실채권을 안고 있는 일본 금융시스템이 완전히 붕괴할 위험이 있다.국제통화기금(IMF)은 이에 대해 20일 “일본 금융권이 여전히 취약하다.”고 진단하고 부실채권의 근원적인 해결을 위해 부실채권의 엄격한 사정과 함께 자기자본 부족에 빠진 주요 은행들에 대한 공적자금의 재투입을 촉구했다. 일본 정부의 재정적자 해결도 시급하다.경기진작을 위해 막대한 돈을 쏟아붓다 보니 재정적자는 GDP의 8% 수준이다.GDP 대비 총부채비율도 150%에 달한다.하루빨리 손을 쓰지 않으면 채권시장이 폭발할지도 모른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도 쉽지 않다.재정 건전화를 위해 지출을 줄이고 세금을 올린다면 자칫 소비를 위축시키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로 인한 노동인구 감소도 위험 요소다.일본은 해마다 노동인구가 0.5%씩 줄어들고 있는데 이는 생산성 저하로 일본의 경제회복을 더욱 요원하게 만들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박상숙기자 alex@
  • 세계은행·IMF 이라크 주재관 철수

    |유엔본부 연합|세계은행(IBRD)과 국제통화기금(IMF)은 20일 바그다드 유엔 건물에 대한 폭탄테러로 이라크에 파견한 소속 직원을 철수시키겠다는 입장을 미 재무부에 통보했다고 미국의 한 관리가 말했다.이 관리는 “다른 모든 국제기구들은 폭탄테러 사건 이후 테러와의 전쟁의지를 다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세계은행과 IMF의 이라크 주재관 철수 결정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라크 금융계에 수십억달러를 차관 형태로 지원하기 위해 평가팀을 파견했던 세계은행과 IMF의 이같은 결정으로 미국 주도의 이라크 경제 재건 작업에 차질이 우려된다. 한편 이들 2개 국제금융기관과는 대조적으로 바그다드에 주재중인 유엔본부 요원 300여명의 경우는 유엔이 철수를 권고했으나 이에 응한 사람이 2명에 불과했다고 프레드 에커드 유엔 대변인이 이날 밝혔다.에커드 대변인은 “유엔 요원들이 정말로 충실하게 맡은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부분이 철수 권고를 거부해 안전 조치를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말했다.
  • 기고 / ‘광복의 달’ 국민정신 바로 세워야

    8월이 오면,우리 대한민국의 시련과 극복,그리고 광복의 감격으로 이어지는 역사를 돌이켜 보게 된다.올해는 광복 쉰여덟 돌이다.‘평화는 평화를 갈구하는 마음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평화를 지킬 수 있는 힘에서 나온다.’는 말처럼 광복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것은 오늘을 사는 우리의 몫일 것이다. 58년 전 광복의 그날! 일제 강점이라는 암흑 속에서 고난의 세월을 겪어야 했던 우리 민족이 태극기를 높이 들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벅찬 기쁨을 함께 나눈 날이다. 돌이켜 보면 20세기 초 우리는 냉엄한 국제정세 속에서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국권을 빼앗겨 더할 수 없는 시련을 감수해야만 했다.그러나 국권회복을 위해 독립운동이 활발히 일어났고,그 양상도 다양하게 전개되었다. 의병투쟁과 애국계몽운동,3·1독립운동,독립군과 광복군의 활동이 이어졌다.또한 중국에서는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하여 국가의 정통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었다.이러한 선열들의 50여년에 걸친 길고도 험난한 항일구국운동은 마침내 광복의 환희를 안겨 주었다. 지금도 고난의 시기에 천신만고의 파란과 형극의 길을 걸으며,오로지 대한의 광복을 위해 위국헌신한 선열들의 애국혼이 8월의 산하에 서리는 듯하다.횃불을 높이 들고 겨레의 등불이 되었던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은 세월이 가고 계절이 바뀌어도 우리들 가슴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정신이 없는 민족은 살아 남을 수 없으며,국가의 흥망성쇠는 나라의 크기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정신에 의해 결정된다는 교훈을 우리는 알고 있다. 세계 역사를 보면 한때 위세를 크게 떨쳤던 나라가 역사의 뒤안길로 영원히 사라져 버린 경우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나라사랑의 호국정신이 살아 있었기에 수많은 외세의 침략을 받고서도 그때마다 슬기롭게 대처하여 반만년의 유구한 맥을 오늘날까지 이어 올 수 있었다. 이러한 국민적 저력은 6·25전쟁이 남긴 폐허,IMF경제위기 등 광복 후 반세기가 넘는 격동의 세월 속에서도 면면히 이어져 왔다. 우리는 이러한 선열들의 위국헌신 정신을 나라사랑 국민정신으로 승화시켜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국내외적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이러한 의미에서 국가보훈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보훈이야말로 우리 근현대사의 시대정신이었던 독립정신과 호국정신,그리고 민주정의 정신을 나라사랑 국민정신으로 승화시켜 국가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국가공동체 유지·발전의 기본 분야이다. 참여정부에서는 지난 달 호국보훈정책 중장기 발전 계획을 확정한 바 있다.국가보훈정책이 원칙과 철학에 입각한 국가기본정책으로 자리매김될 수 있도록 국가보훈기본법의 제정과 국가보훈처의 위상 강화를 통해 보훈정책의 추진 기반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그리하여 보훈가족의 명예로운 삶을 보장하고 보훈을 통해 역동적인 국민적 에너지를 창출해 나가고자 한다. 오늘의 보람된 삶은 내일의 역사를 아름답게 창조하는 밑거름이 된다는 말이 있듯이,21세기 선진 대한민국을 이룩하는 것은 오늘을 사는 우리의 책무이다. 우리 선열들이 피땀 흘려 오늘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이루어 냈듯이,희망찬 번영의 터전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더 나아가 통일이라는 완전 광복의 의지를 다져보는 광복절이 되었으면 한다. 안 주 섭 국가보훈처장
  • ‘빈곤’자살 크게 늘었다

    빈곤과 삶에 대한 비관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이 최근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자살한 6005명의 자살동기를 분석한 결과 ‘비관’이 3064명으로 전체의 51%를 차지했다고 11일 밝혔다.이는 지난해 비관으로 인한 자살비율 42%보다 9% 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또 빈곤 때문에 자살한 사람이 408명으로 전체의 6.8%를 차지,지난해 4.6%보다 훨씬 늘어났다. 다른 자살 원인으로는 병고 1108명,가정불화 407명,사업실패 215명 등으로 집계됐다.자살 전체 규모는 7월말 현재 지난해 전체의 46%에 그쳐 경찰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자살 건수가 약간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 자살자 수는 지난 97년 9109명에서 98년 IMF 영향으로 1만 2458명으로 급증했다가 99년 1만 1713명으로 줄었다.하지만 지난 2000년 1만 1794명에서 2001년 1만 2277명,지난해 1만 3055명으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장택동기자
  • 노동단위비용 전년대비 5.9%증가/노동硏 “환란때보단 낮지만 경쟁력 약화 우려”

    최근 재계 일부가 노동계의 임금인상 요구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우리나라 제조업의 단위노동비용이 외환위기 발생 이전에 비해 아직은 낮은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단위노동비용은 시간당 임금을 노동생산성으로 나눈 것으로 단위노동비용이 높을수록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낮아진다.그러나 지난해 임금과 생산성 상승 수준이 엇비슷해,앞으로 임금상승률이 생산성증가율을 상회할 경우 기업경쟁력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명지대 이종훈교수(경영학)가 11일 한국노동연구원 ‘매월노동동향’ 8월호에 기고한 논문에 따르면 노동부의 통계에 의거해 지난 1992년의 제조업 단위노동비용을 100으로 설정하고 2002년까지의 단위노동비용 추이를 분석한 결과,지난해 단위노동비용은 100.9로 나타났다.이는 외환위기(IMF 구제금융)가 시작된 해인 97년 103.7보다 낮은 수치이다. 단위노동비용은 IMF체제의 영향이 가시화되기 시작된 98년 93.0에 이어 99년 88.9로 급감했다가 2000년 90.7,2001년 95.3으로 서서히 증가했다. 이 교수는 “IMF가 시작된 98년부터 절대임금이 급감했기 때문에 최근 2∼3년간의 임금인상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단위노동비용은 IMF 이전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그러나 전년대비 단위노동비용 증가율은 지난해 5.9%를 기록,96년 이후 최대를 나타냈다. 전년대비 단위노동비용 증가율은 지난 1996년 3.5%였으나 97년 -7.1%,98년 -10.2%,99년 -4.4%,2000년 1.9%,2001년 5.2% 등이었다. 이 교수는 “지난해에는 정부가 소비를 부추기면서 생산성이 떨어졌고 생산성에 비해 임금이 과도하게 인상되는 바람에 단위노동비용도 급증하는 이상증후를 보였다.”며 “앞으로 몇년간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면 우리 기업의 경쟁력은 매우 취약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젊은이 광장] 농활을 다녀와서

    해마다 여름이면 농촌은 대학생들의 봉사활동으로 활기가 넘친다.대학생들의 농활은 방학을 이용해 농촌을 체험하고,본격적인 농업시장 개방과 열악한 농업환경으로 그 존립기반이 위태로운 농촌의 현실을 알기 위한 것이다.농민들 역시 자식 또는 손자뻘 되는 학생들에게 농촌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줌으로써 농사의 소중함을 알리고 바쁜 농번기 일손을 덜고 있다. 하지만 올해 농활의 분위기는 예년 같지 않았다.지난 한 주 필자는 경북 안동시 임하면에 위치한 금소라는 작은 마을에서 농활을 가졌다.그곳에서 만난 많은 농민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이 상태로 가다간 농사짓고 못산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 해 뼈 빠지게 농사를 지어서 비료값도 안 나온다.”고 했다.사회가 발전하면서 농업이 우리 사회에서 관심 밖으로 밀려난 게 어찌 요즘뿐이겠느냐만 처지를 탓하는 그들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절실했다.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농업정책이 공급·수요의 불균형을 초래하고,그 결과 금값이던 농산물 가격이 몇해 지나지 않아 폭락하고 만다.정부의 장려로 막대한 시설투자를 통해 농업의 기계화와 자동화를 조금씩 갖춰갔지만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등 전면적인 농산물시장 개방이 현실화돼 농업의 경쟁력이 땅에 떨어지게 됐다.IMF 이후 더 늘어난 농가부채로 하루가 멀다 하고 농민들이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농약을 마시고 자살하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현실에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우리 농업은 위기를 넘어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하지만 일반 국민은 그 심각성을 모르고 있는 듯하다.해마다 외국산 수입물의 안전성 문제,값싼 외국산 농수산물에서의 납덩어리 검출,유전자 변형 식품의 등장,과다한 색소와 농약에 찌든 농산물 유통 등이 보도될 때는 난리법석을 떨면서도 정작 우리 농업에 대한 관심은 높지 않다. 이같은 위험요소를 경계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에서 농업시장 개방으로 외국에 대한 식량의존도가 절대적으로 증가하게 되면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값싼 농산물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우리 몸엔 우리 것인데 남의 것은 왜 찾느냐?”는 어느 유행가 가사처럼 농업은 우리 문화의 전통성과 한국민의 정체성을 확립,발전시켜온 뿌리다. 단순히 이를 휴대전화 단말기와 같은 공산품과 맞바꿀 수는 없다.또 시장경제에 의한 가격경쟁력 측면에서만 바라봐선 안 될 문제다.농촌과 농민은 우리 농업을 지켜온 마지막 보루다.그들의 생활터전을 지켜줘야 한다. 오늘의 농촌현실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정치인들은 선거철만 되면 저마다 지역구를 돌며 경로당과 마을회관 신축 등을 약속하며 한표를 구걸하지 말고 제대로 된 관개시설조차 구비되지 않아 봄과 여름이면 가뭄과 홍수에 한해 농사를 망쳐야 하는 농민들의 고통을 깨달아야 한다. 농촌의 인심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을 많이 한다.하지만 그도 그럴 것이 휴가철이면 객지인들이 농촌을 찾아 고성방가는 물론 쓰레기 무단투기,무질서한 모습 등으로 농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농촌을 지키는 사람들이 저마다 담을 새로 쌓고 방문을 걸어 잠그는 모습에 서글퍼하지 말고 존폐의 위기에 서 있는 농촌에 내 일처럼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문제해결책을 찾아야 할 때다. 임 현 재 안동대 신문사 편집부장
  • 늙지않은 老兵만화같은 마운드인생 / 42세 현역 최고령 투수 김정수

    세월을 향해 투혼을 던진다.”불혹을 훌쩍 넘긴 SK의 김정수는 아직도 시속 140㎞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며 마운드를 굳게 지키고 있다.야구선수로선 이미 환갑이 지난 셈이지만 아직도 지칠 줄 모르는 투혼으로 한국 프로야구사에 새로운 획을 긋고 있다.이젠 주연인 선발투수 자리는 후배들에게 물려주고,빛이 나지 않는 조연인 원포인트 릴리프로 물러서 있지만 공을 던질 때는 여전히 처음 마운드를 밟았을 때의 설렘 그대로를 온몸으로 느낀다. ●등판 때마다 프로야구사 새로 써 김정수는 현역 최고령 투수(6일 현재 41세13일)다.이 때문에 그가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는 새로 써야만 한다. 지난 4월8일 LG와의 대전 홈 개막전에서 선발 정민철의 뒤를 이어 7회 구원 등판함으로써 박철순(전 OB)의 최고령 투수(40세5개월22일)기록과 백인천(전 MBC)의 최고령 출전(40세9개월16일) 기록을 한꺼번에 깼다. 박철순의 최고령 승리 투수(40세5개월)와 최고령 세이브 투수(40세4개월),김용수(전 LG)의 최다 등판(613경기) 기록도 경신이 가능한기록이다. 2003년 8월 6일 현재 581경기에 출전해 92승77패34세이브,방어율 3.28을 기록중이다. 이같은 노익장의 원동력은 야구에 대한 열정과 정신력이다.물론 체력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절대적인 조건은 아니라고 말한다.“나를 지탱한 버팀목은 체력보다는 정신력”이라면서 “은퇴할 때가 됐다고 해이해지면 성적이 떨어져 결국 야구공을 놓게 된다.”고 지적했다. ●‘컷 패스트볼’ 신무기 익혀 아울러 배울 것은 배운다는 자세로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한 것이 아직도 마운드를 지키는 비결이라고 털어 놓는다.이번 시즌을 앞두고서도 신무기를 개발했다.지난 시즌 함께 뛴 외국인 투수 파라에게서 ‘컷 패스트볼’을 배운 것. 체력 관리를 위해 젊은 시절 결코 마다한 적이 없는 술도 거의 입에 대지 않는다.“술은 죽을 때까지 마실 수 있지만 야구는 지금 아니면 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훈련 내용도 나이에 맞게 맞췄다. “해마다 몸이 변하는 것을 느낀다.”면서 “올해는 근력이 떨어진 것 같아 웨이트트레이닝 시간을 늘렸다.젊은 선수들과 다르게 내 몸에 맞게 만든 프로그램이 있다.”고 밝혔다. 선동열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위원은 지난해 “투수의 생명은 유연성인데 (김)정수는 유연성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며 그의 눈물겨운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늘 오늘이 마지막 등판이라고 생각하며 마운드에 오른다.”면서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풀 수 없다.”고 속내를 토로했다. 노장이라 실수에 대한 변명의 여지가 없고 부상이라도 입으면 재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프로의 세계는 실력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나이 들었다고 봐주는 법은 절대 없다.이같은 마음고생을 겪으며 선수 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의 마음 한 쪽에는 언제부터인가 사명감도 큼지막하게 자리 잡고 있다.그러면서도 그는 “나는 야구선수라는 직업을 택한 것”이라면서 “딸 셋을 키우기 위해서는 이같은 어려움은 겪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프로근성 가득한 반문을 했다. ●만화 주인공 ‘까치’ 빼닮은 삶 그는 글러브를 낄 때마다 자신이 야구에 모든 것을 바쳤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야구에서 인생의 모든 것을 배우고 느꼈다.승리와 패배를 겪으면서 기쁨과 슬픔,좌절과 희망을 맛봤다.그러기에 쉽게 글러브를 벗어 던질 수가 없다. 그의 모습에서 많은 사람들은 희망과 감동의 메시지를 받는다.‘IMF 사태’ 이후 조기 퇴직자가 늘면서 ‘사오정(45세 정년)’이라는 유행어까지 등장한 세태를 비웃기라도 하듯 당당한 ‘40대의 힘’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 남초등학교 3년 때 야구를 시작한 그는 광주 진흥고와 연세대를 거쳐 지난 1986년 해태(현 기아)에 입단했다.데뷔 첫해 한국시리즈에서 최다승(7승)을 따내며 팀의 우승을 이끌어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2000년 이후 SK와 한화를 전전하다 지난 6월 다시 SK 유니폼을 입었다. 그의 별명은 ‘까치’다.프로야구를 주제로 한 이현세의 인기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에 나오는 주인공 ‘까치’와 삶의 궤적은 물론 반항적인 기질,뻗친 머리카락 등 외모까지 쏙 빼닮았다. 그는 ‘까치’의 캐릭터 가운데 승부근성을 가장 좋아한다.그를 지금까지 버티게 한 것도 사실은 승부근성이기 때문이다. 그는 오늘도 ‘투혼’을 던진다는 각오로 야구장으로 향한다. 글·사진 김영중기자 jeunesse@
  • 지자체 살림 빈익빈 부익부

    지방자치단체들의 중앙정부 의존도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지자체간 재정자립도 격차도 최고 20.7배에 이르는 등 지역재정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는 실정이다. 행정자치부가 6일 공개한 ‘2001년 지자체 재정분석’ 결과다.때문에 참여정부의 핵심 어젠다인 지방분권의 착근을 위해서는 지방재정 확충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절반에도 못미치는 재정자립도 2001년 전국 248개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는 평균 47.17%이다.98년 55.4%,99년 54.2%,2000년 58.3%보다 낮은 수치다.1년새 무려 11.13%포인트 낮아졌다. 재정자립도는 지자체의 총수입 가운데 지방세와 세외수입 등 자체수입 비율을 의미한다. 따라서 지자체 수입금의 반 이상을 교부세 등 정부지원금으로 충당하고 있다는 얘기다. 관계자는 “재정자립도 급락의 주요 원인은 시·도가 시·군·구에 지원하는 재정보전금 및 조정교부금 등을 자체수입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라면서 “교부세 등 의존재원 증가율이 자체재원 증가율보다 높은 것도 재정자립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까닭에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지원 확대보다는 국세의 지방세 전환 등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광역·기초자치단체별 재정자립도는 서울시(94.50%)와 서울 강남구(91.26%)가 가장 높고,전남(18.96%)과 전남 신안군(4.40%)이 가장 낮다. 이같은 재정력 격차는 광역단체의 경우 2000년 4.8배에서 2001년 5.0배로,기초단체는 5.1배에서 20.7배로 커졌다. 특히 9개 도 가운데 경기도를 제외한 8개 도,89개 군 가운데 울산 울주군을 제외한 88개 군의 재정자립도는 평균치를 밑돌아,지역간 불균형이 심각하다. 관계자는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자체는 인구 감소 등으로 자체재원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중앙정부는 자체재원이 부족한 지자체에 국가지원을 늘릴 수밖에 없어 지자체간 재정자립도 격차는 갈수록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 활용의 악순환 재정수입액을 재정수요액으로 나눈 재정력지수가 100을 넘는 지자체는 광역에서 서울과 경기,기초에서는 용인·수원·고양·성남·부천·과천·안양·안산시와 서울 강남·서초·중구 등 모두 13개뿐이다. 수입보다 지출을 많이 해야 하는 대다수 지자체는 추진중인 지역사업을 축소 또는 중단해야 한다.또 지방채 발행 등으로 지출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해당지역 주민들의 빚이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지자체 재정에서 투자비가 차지하는 비율도 98년 71.7%,99년 66.1%,2000년 64.9%,2001년 62.49%로 감소하고 있다.지역사업 추진을 위해 국고지원을 받으려면 일정부분을 자체재원으로 충당해야 하지만,열악한 자체재원이 투자 축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인건비와 운영비 등 경상경비 증감률은 IMF 직후인 98년에만 97.3%로 전년보다 감소했고, 99년(101.7%)과 2000년(106.3%), 2001년(111.15%) 등 매년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
  • 빈사상태에 빠진 농업법인 8천여곳중 22%만 ‘명맥유지’

    국내 농업법인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전문 경영지식 부족과 자금난,인력난,판로개척의 어려움으로 대부분 빈사상태다. 게다가 세계무역기구(WTO) 출범 이후 밀물처럼 쏟아져 들어오는 값싼 외국산 농산물도 목을 조이고 있다.막다른 골목에 처한 농업법인의 운영실태와 문제점을 해부한다. ●농림부 등 농업법인 운영실태 파악도 못해 지난 92년 정부가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 타결로 인한 농업시장 개방확대에 대비,국내 농업의 규모화와 협업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유도하면서 설립이 본격화됐다. 법인은 대규모 농사를 짓거나 다른 사람의 농사를 위탁받아 지어주는 영농조합법인과 농업회사법인으로 나뉜다.농촌 발전을 위한 획기적인 자금지원 등 특단의 조치를 위한 농어촌특별조치법을 근거로 설립됐다.경영경험이 없더라도 농업인 5인 이상 등으로 법인설립이 가능한 데다 정부의 보조금과 낮은 금리의 융자,정책자금 우선 지원,세금면제 등 각종 혜택이 주어졌다.이같은 파격적인 지원에 힘입어 농산물 가공 및 수출·축산·화훼·특작·저장유통 등 농업 전 분야에 걸쳐 법인설립이 한동안 러시를 이뤘다. 그러나 경영 마인드가 없는 농민들로 구성된 농업법인의 난립과 함께 운영 미숙,정부의 무관심은 농업법인의 암울한 앞날을 예고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부농의 꿈을 이루려던 법인들의 ‘장밋빛 청사진’은 점차 물거품으로 변해 갔다.그동안 국제통화기금(IMF) 한파에 따른 경영난으로 휴·폐업이 속출했다.운영중인 대다수 법인들도 자금난과 인력난으로 어지럼증을 앓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1년말 현재 전국의 농업법인은 7915곳에 이른다.이중 영농조합은 6288곳,회사법인은 1627곳으로,정부보조금 및 정책자금 등 모두 9932억 5900만원이나 지원됐다. 속사정을 들여다 보면 부실투성이다.당시 정식 결산서를 작성한 법인은 22%인 1791곳에 불과하다.그나마도 1430여곳(80%)은 적자를 냈거나 1억원 이하의 영업이익에 그치고 있다. 1억원 이상의 이익을 올린 법인은 350여곳 남짓이다.나머지 4769곳 중 2069곳은 자금난으로 휴·폐업중이다.2700곳은 정부자금을 지원받기 위해 설립된 위장 법인이거나 경영규모가 미미하다.679곳은 사업준비중이다.특히 휴·폐업중인 상당수 법인은 해산에 필요한 수수료(30만∼100만원)조차 부담할 수 없을 만큼 애물단지로 전락한지 오래다. 따라서 이들 법인에 물린 엄청난 규모의 정부자금은 회수조차 어려울 전망이다.사정이 이런데도 농림부는 실태 파악조차 외면하고 있다.‘농업인들 스스로 알아서 할 일’이라며 책임회피로 일관하고 있다.일선 지자체들도 무관심하기는 마찬가지다. 농림부 관계자 등은 “정부의 규제 완화조치에 따라 농업인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해명했다.이 때문에 농가소득 향상과 국내 농업발전을 위해 앞다퉈 설립됐던 농업법인은 엄청난 국고만 낭비한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졸속정책에 무너진 농업법인 농업인들은 정부의 졸속정책으로 영농법인들이 무너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정부가 농산물시장 개방과 관련해 성난 농민을 달래는 데 급급해,무작정 ‘퍼주기식’ 자금 지원에 나선 것이 법인 난립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또 법인 운영에 따른기술지도 및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경영경험이 없는 농민에게 운영을 내맡긴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그동안 대부분의 법인이 경영난으로 잇따라 도산하고 있는 데도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수수방관하고 있는 당국에 대한 농민들의 불만도 폭발 직전이다. 농업인들의 의욕만 앞세운 무모한 도전과 운영미숙도 실패의 주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철저한 준비와 사업계획수립,시장조사 등도 없이 사업에 뛰어든 데다 과다한 초기 시설투자로 인한 운영 자금난은 이내 파산으로 이어졌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대기업들의 횡포도 법인들을 수렁에 빠뜨렸다.법인들이 팔리는 제품을 어렵사리 생산하기라도 하면 대기업이 유사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는 파상 공세가 이어졌다. 경북 경산대추조합은 대기업의 횡포에 망한 대표적인 케이스로 꼽힌다.지난 95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생산한 대추음료가 불티나게 팔려나가자 대기업들이 곧바로 20여종의 유사제품을 내놓아 이 법인은 가동 4년 만에 문을 닫고 말았다.경산시청 이재욱(42)씨는 “이런 사실을 확인한 감사원 관계자도 어이가 없어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선 자치단체 공무원들은 “부실법인의 과감한 통·폐합과 자금회수,경영관리 지도 등을 전담할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상화기자 shkim@ ■어떤 지경일까 경북 군위군 우보면 이화리 군위화훼영농법인의 텅빈 화훼농장에서 만난 하모(48) 이사의 얼굴은 핏기가 없고 창백했다. 담배 한대를 피워 문 그는 가슴 속에 묻어 두었던 말들을 쏟아냈다. “IMF를 도저히 견딜 재간이 없었어요.농자재 값 등은 천정부지로 치솟은 반면 장미꽃 값은 폭락했기 때문이죠.정부가 조금만 관심을 가졌더라면….” 법인의 부도로 최근 농장이 경매처분된 데다 대표인 홍모(54)씨마저 부도 이후 종적을 감춰 가슴만 답답할 뿐이다. UR협상 이후 정부가 화훼산업 육성에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자 군위지역 7개 화훼농가들은 묘안을 짜냈다.95년 조합을 만들어 자체 개발한 장미재배 신기술인 속칭 ‘아칭 재배법’으로 고품질의 장미를 생산,외국에 수출키로 한 것.이들은 이듬해30억원(국비 등 보조금 14억 7200만원,융자 9억 3100만원,자부담 6억원)을 들여 최신 생산시설을 설치한 뒤 장미 23만여 그루을 심었다. 사업 초기에는 대성공이었다.98년 첫 수확한 장미(리틀마블) 46만여 그루는 전량 일본에 수출하는 쾌거를 올렸다.외국어 사전을 뒤적이며 독학하고 인터넷을 검색해 수출시장을 개척했다. 수출을 시작한 지 불과 몇개월 만에 외화 10만달러를 벌어 들였다.이 때문에 홍 대표는 정부에 의해 ‘신지식 농업인’으로 선발됐다.‘경북도 농업대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환희는 잠시 뿐이었다.IMF 여파로 그해 말 시련이 찾아왔다. 하우스 난방 기름값과 농자재값,인건비는 천정부지로 뛰었다.끝내 단가 인상 등으로 수출길이 막히고 내수시장마저 얼어붙었다.이어 수해·태풍이 겹쳤고,정부의 화환거래 규제까지 목을 죄었다.때문에 판로가 막히고 매출은 급락해 적자행진이 이어졌다. 결국 화훼법인은 지난해 적자 누적으로 문을 닫았으며,최근에는 경매 처분됐다. 영농법인으로 전 재산을 날리고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하씨는“당국은 달콤한 보조금만 준 뒤 판로지원 등 뒷받침은 전혀 하지 않았다.”며 “정부의 안일한 정책이 계속되는 한 농업법인의 미래는 없다.”고 한숨지었다. 군위 김상화기자 ■농업법인이란 농업법인은 크게 영농조합법인과 농업회사법인으로 나뉜다.영농조합법인은 농업인 5명 이상으로 법인을 구성할 수 있다.농산물의 공동 출하 및 가공·수출 등을 통해 소득증대를 꾀한다. 농업회사법인은 농업인 및 비농업인 2∼3인 이상으로 합자·합명·유한·주식회사 등을 설립할 수 있다.농산물의 유통·가공·판매 및 농작업 대행으로 농촌의 일손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설립된다.
  • 태국 IMF 졸업 선언

    |방콕 연합|탁신 치나왓 태국 총리는 31일 태국이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선언했다. 탁신 총리는 이날 밤 TV 생중계로 방영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제 태국은 IMF프로그램하의 모든 의무에서 해방됐다며 이는 전국민이 축하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설 말미에서 한국과 일본,중국,홍콩,말레이시아,싱가포르,브루나이,호주,캐나다 등 공동지원국들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탁신 총리는 그러나 IMF가 태국의 금융위기에 대한 처방을 잘못하는 바람에 은행부문에 1조 4000억바트(한화 42조원 상당)의 불필요한 손실이 초래됐다고 비판했다. 탁신 총리는 또 민영화와 서민위주 정책을 IMF 체제 이후 경제정책의 주조로 계속 삼아나가겠다고 다짐했다.
  • 연줄문화·강성노조 때문에 한국은 기업하기 힘든나라 / 다카스기 노부야 한국후지제록스 회장

    한국 특유의 연줄문화,강성노조,후진적 산업구조….한국 주재 외국 기업인들은 경영에 애로사항이 많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다카스기 노부야(高杉暢也·62) 한국후지제록스 회장도 한국에서의 지난 5년이 결코 쉬운 길이 아니었다고 회상했다.지금이야 한국후지제록스가 신노사문화 우수기업의 대표격으로 꼽히지만 다카스기 회장이 부임했던 1998년만 해도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당시 한국 경제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을 정도로 위기에 빠져 있었고 한국후지제록스 역시 부도 직전까지 몰려 있었다.다카스기 회장을 더욱 당황케 한 것은 당시 노조의 입장이었다고 한다.“보너스를 지급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지만 노조는 나를 믿지 않았습니다.일본인 회장이 한국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면서 보너스를 계속 요구했지요.”일본 기업문화에 익숙하던 다카스기 회장 역시 자기주장 강한 한국 직원들을 이해하지 못하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2003년 현재 한국후지제록스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3년 연속 무협상 임금타결의 성과를 자랑하는기업으로 거듭났다.비결이 없을 리 없다. 다카스기 회장은 “경영의 투명성” 덕분이라고 잘라 말했다.그외 비결은 없단다.외국 기업으로서 현지 토착화를 위해 일본후지제록스와 다른 특별한 경영방식을 도입하지도 않았다.단지 경영원칙의 첫째도 둘째도 ‘투명한 경영’이라는 소신대로 그는 부임 이후 회사 경영실적을 직원들에게 모두 공개했다.이후 노조의 무리한 요구가 사라졌다.임원진과 직원들간의 대화의 시간을 마련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인 결과 노사간의 불신을 신뢰가 대신하게 됐다.노사관계가 안정되자 실적이 오르는 것은 당연했다. 요즘 세간에 오르내리는 유럽식,네덜란드식,영미식 노사관계 모델 등은 다카스기 회장에게 현란한 말장난일 뿐이다.투명한 경영이 기반이 되면 노사갈등은 자연히 치유된다는 것이 그의 경험이다.다카스기 회장은 “부임 초기가 가장 힘들었지만 지나고 나니 즐거웠던 시간이기도 하다.”며 성공한 자만의 여유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성공한 외국계 기업인으로 꼽히는 다카스기 회장도 여전히 한국에서의기업 경영이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학연과 지연으로 얽혀 있어서 무엇보다 마케팅에 애로사항이 많습니다.”또 “한국 사원들의 노동력은 우수하지만 개성이 강한 편입니다.”그는 사원들의 조직력이 약하다는 말을 이같이 표현했다.정부의 노사정책도 노조편향적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한국 내 일본기업인들의 모임인 ‘서울재팬클럽’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그는 다른 외국 기업인들도 공통적으로 이같은 어려움을 호소한다고 전했다. 청와대 직속 경제자문위원회에도 몸 담고 있는 다카스기 회장은 이달 초 노무현 대통령에게 서한 한 통을 보냈다.현정부가 추진하는 동북아 경제중심지 건설과 관련된 일종의 건의서였다. 다카스기 회장은 서한에서 3가지를 강조했다.국가이미지 개선이 그 첫째로 개발과 생산을 일체화하고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할 것을 방안으로 제시했다.중국보다 뛰어난 연구개발(R&D) 능력과 일본보다 저렴한 생산비의 장점을 살리면 매력적인 시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두번째로 팔만대장경을 만들었던 ‘일자삼배(一字三拜)’의 정신을 살려 고품질 국가로 발돋움할 것을 주문했다.공학적인 품질에 한정된 것이 아닌 정치나 경영에 있어서도 수준 향상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세번째로는 강경노조 이미지를 없애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경노조와 관련해서는 한국 기업인들에게도 항상 전하는 말이 있다.투명한 경영이 노사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다.한국 재벌이 그동안 경제발전을 이뤄온 것은 사실이지만 글로벌 시대를 맞이해 기업경영도 현대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다카스기 회장은 한국 기업들이 투명한 경영을 위해 소유와 경영을 엄격히 분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지난 5년이 힘들기만 한 시간은 아니었다고 한다.보람된 일도 많았다.다카스기 회장은 지난달 노무현 대통령의 방일에 한국 경제계 대표로서 동행했던 일을 꼽았다.당시 한국과 일본간의 FTA체결 당위성을 피력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고 그는 자부한다.체결 시기에 대한 양국의 입장차이는 있었지만 공동성명서에 FTA추진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냈기 때문이다. 다카스기 회장은 FTA 필요성을 역설했다.“한국은 FTA 체결 이후 증폭될 무역수지 적자와 중소기업이 받을 타격으로 FTA 체결에 소극적입니다.하지만 이같은 우려는 근시안적이지요.장기적인 안목으로 세계동향을 파악해야 합니다.”북미자유무역지대(NAFTA),유럽연합(EU) 등의 움직임을 지켜보면 일본과 한국 등 인접국가가 하루빨리 하나의 마켓을 이뤄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그는 거듭 강조했다. 후지제록스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에도 지대한 관심을 갖고 고민하는 다카스기 회장에게 혹시 여가시간은 있는지 물었다.오랜 기간 가족과 떨어져 타국생활을 하면서 외로움을 느낄 만도 한데 다카스기 회장은 후지제록스회장,서울재팬클럽이사장,경제자문위원의 1인3역을 소화해내느라 운동할 시간도 없다며 다음 일정을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 / ‘위안화 절상’ 찬·반논란 가열

    중국 위안화 가치가 오르면 우리 경제는 미국의 경기침체 못지 않게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이런 가운데 위안화 절상압력을 바라보는 국제 금융계의 찬반양론도 심화되고 있다. 우리 정부의 공식입장은 위안화 절상압력을 지지하지도,반대하지도 않는다는 ‘엉거주춤’ 전략이다. ●위안화 절상,우리 경제에는 득(得)보다 실(失)? 현대증권 이상재 경제조사팀장은 지난 24일 무역협회가 서울 무역센터에서 개최한 ‘위안화 환율변동 및 우리 기업의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위안화 절상이 단기적으로는 우리 경제에 호재이지만 궁극적으로 보면 손해가 훨씬 많다.”고 지적했다. 위안화 가치가 오르면 중국제품의 가격이 올라 ‘수출시장의 주된 라이벌’인 우리나라 제품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미국 등지에 대한 우리나라의 수출이 늘어나게 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중국은 그 자체로 우리나라의 주된 수출시장이다.5월말 현재 대중(對中) 수출비중(16.9%)은 대미(對美) 비중(17.9%)에 바짝 다가섰다.위안화 절상으로 중국경제가 타격을 받게 되면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도 자연히 줄게 된다.게다가 중국이 수출하는 제품의 주된 원자재 및 중간재 공급처가 바로 우리나라다. ●권태신 차관보,“중국 공격에 우리가 앞장설 필요없어” 최근 중국 정부는 미국 달러화에 고정시켜 놓은 위안화의 환율을 점진적으로 변동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위안화 절상을 강력히 요구해온 미국 등은 중국의 이같은 입장변화를 환영하면서도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중국이 의도적으로 자국통화 가치를 절하시킴으로써 값싼 제품으로 세계 수출시장을 공략,디플레이션(물가하락)을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물론 진짜 속내는 대중 무역적자 개선에 있다. 이에 대해 국제통화기금(IMF)은 “위안화 절상에 따른 세계 각국의 무역적자 개선효과는 미미한 반면 중국내 은행의 막대한 부실이 노출돼 관련국까지 연쇄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위안화 절상 압력에 반대했다.유명한 ‘경제 비관론자’ 미국의 스티븐 로치도 “위안화 절상은 전 세계 공급사슬을 교란에 빠뜨릴 위험이 있다.”면서“미국을 필두로 한 세계 각국의 위안화 절상압력은 내부의 경제실정을 은폐하고 책임을 전가하려는 ‘중국 때리기’”라고 비판했다. 재정경제부 권태신(權泰信) 국제담당 차관보는 “공격당하는 중국이나,공격하는 미국이나,우리에게는 양대 수출시장”이라면서 “위안화 절상압력에 섣불리 동참하기보다는 ‘환율 조작국’이라는 오명을 벗는 게 더 급선무”라고 밝혔다. 선진각국은 한국도 중국·일본과 마찬가지로 외환당국이 의도적으로 자국통화 평가절상을 막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권 차관보는 한국의 환율 절상률이 아시아권 1위인 점을 국제사회에 적극 홍보하고 있다. ●중국,수입 3배로 늘리겠다 미국과 유럽의 거센 공격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은 향후 3년 안에 수입을 현재보다 3배 많은 1조달러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뤼푸위안(呂福源) 중국 상무부장은 이날 중국 다롄(大連)에서 열린 제5차 아시아·유럽(ASEM) 경제장관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2020년까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소비시장이 되기 위해 관세를 인하하고 각종 수입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말했다.뤼 부장의 발언은 중국산 제품이 위안화의 평가절하로 인해 유럽과 일본 등에서 갈수록 값싸게 팔리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해 나온 것이다.지난 95년 이후 달러당 8.277위안으로 고정된 위안화는 올들어 달러의 대(對) 유로 환율이 8% 하락하면서 함께 평가절하됐다. 뤼 부장은 “위안화 절하는 중국 수출품의 해외 경쟁력을 도와주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경제성장을 촉진해 수입도 늘리고 있다.”면서 “이같은 시장 확대는 주변국들과 무역 상대국들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위안화를 단기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정책을 고수할 것”을 확인하면서도 “그러나 이것이 미래에 환율을 조정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변동폭 확대를 시사했다. 안미현기자 hyun@
  • “모국 근무 자원… 경제회복 보탬 되고 싶어”IMF 서울사무소장 내정자 한국계 케네스 강

    외환위기 이후 국내 인지도가 부쩍 높아진 IMF(국제통화기금) 서울사무소장에 22일 한국인 이민 2세가 내정됐다.9월초 부임하는 케네스 H 강(사진·35)씨.한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이민 2세다.물론 미국 볼티모어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죽 자라,국적은 미국인이다. 취임인사차 얼마전 한국에 들어와 서울시내 호텔에 머물고 있는 강 내정자는 사석에서 “서울사무소장을 자원했다.”면서 “모국에서 일하게 돼 몹시 기쁘다.”고 소감을 털어놓았다고 한다.정식취임 때까지는 ‘인터뷰를 자제하라.’는 IMF 본사의 방침 탓에 그는 직접 인터뷰를 꺼렸다. 그는 역대 IMF 서울사무소장중 최초의 한국계 이사이자 최연소다.그를 잘 아는 지인은 “켄(강 내정자의 애칭)은 매우 유능하면서도 신중한 성격”이라고 전했다.예일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석·박사를 마쳤다.IMF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95년.모교인 하버드대에서 강의 조교를 하다가 IMF로 옮겼다.아프리카국·정책개발국을 거쳐 99년 아시아태평양국 한국·북한 담당 수석연구원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력서를 들춰보면 ‘모국’에 대한 관심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하버드대 석사과정을 마친 뒤 91년부터 2년간 KDI(한국개발연구원)에서 교환연구원으로 일했다.박사논문 주제도 ‘한국의 경제개발’이다.KDI 근무시절,기업 구조조정에 상당히 관심이 높았다고 한다. 한국에 관심많은 강 내정자가 ‘외환위기 이후 최대 위기’라는 요즘의 모국 경제에 대해 어떤 처방을 내릴지 주목된다. 안미현기자 hyun@
  • ‘번개’ 남의 이름으로 10년

    ‘번개 배달원 조태훈 강사’로 전국 각지를 돌며 성공담을 강의해온 중국집 배달원 출신 ‘번개’가 10년간 남의 이름으로 이중생활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번개’는 지난 18일 오후에도 기업연수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하기 위해 경기도 안성시청을 찾았다가 공문서 변조 등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면서 정체가 밝혀졌다. ‘조태훈’으로 알려진 번개의 본명은 김모(38·서울시 강서구 화곡동)씨.번개는 지난 94년 4월 중국집 계산대에서 훔친 동료 배달원 조태훈(37·광주 서구 상무동)씨의 주민등록증에 자기 사진을 붙이면서 엉겁결에 조씨로 행세하게 됐다.예비군훈련 불참으로 기소중지자가 되고 잦은 이사로 전입신고마저 하지 못하면서 주민등록증이 말소됐기 때문. ‘번개’의 성공담은 널리 알려진 대로다.광주에서 태어난 그는 할머니 손에서 자라다 중학교 1학년 때 중퇴하고 지난 86년 무작정 상경했다.검정고시 출신 중졸학력이 전부인 번개는 지난 97년 서울 안암동 고려대 앞 중국 음식점 S반점에서 배달원으로 일하면서 뜨기 시작했다.“주문 전화를 끊는 순간 오토바이 소리가 들린다.”는 신속함과 남학생에겐 소주를,여학생에겐 스타킹을 선물하는 등 톡톡튀는 아이디어로 매스컴에 이름을 올리면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밑바닥 인생에서 일약 ‘명강사’로 이름을 날리면서 이후 ‘번개 배달원 조태훈 강사’의 질주는 거침이 없었다. 방송사들이 앞다퉈 그를 초빙했고 IMF체제에서 ‘21세기 신지식인’으로 선정됐다.초청강연 횟수만 2000차례를 넘었다.강연료도 한달에 1000만원을 웃돌았다.‘번개반점’ 체인망을 거느린 사장이자 ‘번개외식경영컨설팅연구소장’이라는 길다란 직함까지 얻게 된다. 하지만 조태훈이 된 번개는 이후 친구들을 만나지 못할 정도로 불안한 생활이 이어진다.자신의 처지를 너무나 잘 아는 친구를 속일 수는 없었다.자동차운전면허도 따지 못했다. 아무리 멀어도 기차나 버스로 이동했다.멀찌감치 경찰 복장만 보여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아무리 바빠도 무단횡단만은 하지 않았다.더욱이 초등학교 갈 때가 된 큰아들(7)은 물론 둘째(2)도 혼인신고조차 못한 부인의 호적에 올렸다. 지난 98년 을지로에 ‘번개’라는 중국집을 냈다가 쫄딱 망하지만 않았어도 어쩌면 번개의 명성은 이어졌을지 모른다. 큰 손해를 보고 중국집 문을 닫고 지금도 빚을 갚고 있다. 문제는 진짜 조태훈씨에게 엄청난 소득세와 의료보험료 미납 독촉장이 수년째 날아들었고 소명자료 제출에 지쳐 견디다 못한 조씨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번개는 덜미가 잡혔다. 김씨는 경찰에서 “떳떳한 아빠로 살아가게 돼 오히려 시원하고 홀가분하다.”고 털어놨다.광주 서부경찰서는 20일 김씨에 대해 공문서 위·변조와 조세포탈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그러나 검찰은 고의성이 없고 그동안의 사회적 봉사활동을 고려해 불구속 수사토록 조치했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
  • 비정규직 ‘차별의 벽’을 넘어 / (하) “”해법은 없나””전문가 좌담

    정규직 과보호 수준 낮춰야 임시직 무분별 확산 규제를 공공부문부터 문제 풀어야 비정규직 문제는 이제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자신들의 이야기가 돼 버렸다.근로자중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이기 때문이다.사용주는 해고가 쉽고,인건비가 낮아서 비정규직을 선호하고 있다.비정규직은 극심한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이를 방치했다간 더 큰 사회문제가 우려된다.노·사·정 전문가가 한 자리에 모여 비정규직 차별철폐 방안을 논의했다. ▲최재황 본부장=먼저 비정규직의 규모부터 따져보자.퇴직금을 받지 못하는 영세사업장 근로자까지 모두 임시직으로 쳐서 비정규직이 56%라는 통계가 나오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한국노동연구원이 내놓은 27%가 맞다.우리의 비정규직 개념은 애매한 상태다.비정규직 대신 보호근로자 계층이라고 용어 정리를 하는 편이 낫다.OECD 기준으로는 비정규직이 13∼16% 정도라고 보면 된다. ▲주진우 실장=민주노총이 추정한 바로는 임시일용직이 52%,상용 형태 4% 등 모두 56%이다.고용 불안과 임금 차별등으로 고통받고 사회보험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층이 56%에 해당된다.이런 특징이 발견되는 사람들을 비정규 노동자라고 할 수 있다. ▲안주엽 위원=규모를 논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정책과 연결되기 때문이다.정규직처럼 일하지만 비정규직으로 대우받는 사람들이 가장 큰 문제다.이 사람들에 대해서는 보호가 필요하다.임금·복지 등 정당한 근로복지를 받을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 ▲최 본부장=보호를 필요로 하는 비정규직 계층이 분명 있다.하지만 보호 주장을 할 때 너무 막연하게 총체적으로 주장한다.비정규직이 열악해 보이는 것은 정규직이 과보호되고 있기 때문이다.우리나라 고용경직성 정도가 OECD 27개국 가운데 두번째다.27개국 가운데 해고가 두번째로 어렵다는 말이다.정규직이 과보호되고 있기 대문에 비정규직이 상당히 차별받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정규직에 대한 과잉보호 수준을 낮춰야 한다. ▲주 실장=고용유연화의 핵심적인 문제는 비정규직 문제다.OECD 기준은 법률에 대한 점수를 따진 것이다.사회 내적으로 보면 우리나라처럼 고용 유연화가 돼있는 나라는 별로 없다.우리나라는 OECD 기준으로 유연화 정도가 1위다.고용유연화의 핵심은 해고의 유연성이다.실제로 56%라는 근로자는 언제든지 해고할 수 있다.임금 비용의 절감,해고의 용이성 등이 직접적인 원인이다.따라서 지금부터라도 비정규직의 무분별한 확산 억제 정책이 필요하다. ▲안 위원=우리 근로기준법에 해고 금지 조항이 존재한다.고용유연성이 상당히 낮다.해고 금지 조항 때문에 사람수 줄이기는 어렵다.그래서 IMF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기업들이 찾은 활로가 비정규직이다.아무 때나 쓰고 그만두게 한다는 것이다.즉 고용 유연성을 위해 비정규직을 활용한 것이다.4∼5년 지난 지금 기업 입장에서 볼 때 고용유연성뿐 아니라 노동비용 절감까지 가져왔다.일거양득의 효과를 본 셈이다.그 결과 비정규직이 사회 문제화된 것이다. ▲최 본부장=노동유연성이 너무 경직돼 있다.정리해고 한 기업은 거의 없다.노조 반발 있으면 정리해고는 제대로 못 한다.현대자동차의 경우 200명도 못 했다.그러나 미국의 크라이슬러는 만명단위로 한다. ▲주 실장=임금차이가 절반이나 된다.네덜란드의 경우 시간급으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임금은 별 차이가 없다.우리나라에서는 동일 노동을 해도 차이가 현격하게 난다. 최근 임시직 사용이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다.따라서 이의 규제가 필요하다.직원의 결혼이나 임신 등 임시직 고용이 필요할 때도 있다.그러나 우리나라는 언제든지 해고할 수 있게 하기 위해,비용적 요인에 의해,임금 줄이기 위해 비정규직을 쓰고 있다.기업이 혜택을 누리고 있는 상황이다.객관적·합리적 사유에 따른 임시직 사용의 법제화가 필요하다.기간제 노동에 대해 일정 사유를 정해서 비정규직 확산을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 파견직의 경우도 우선 불법 파견에 대해서는 사용자를 처벌하고 직접 고용토록 해야 한다.특수고용 노동자들에게는 노동3권을 보장하는 식으로 법제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안 위원=임금 부분은 정책으로 규제하기가 어렵다.임금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서 결정되는 것이다.기본적으로 둘이 결정한다.또 고용안정 보장은 지금 추세에서는 안 맞는다.고용 안정성이라는 말은 한 직장에서의 안정성이 아니라 평생 일자리라는 측면에서의 안정성을 뜻해야 한다. ▲최 본부장=노동계는 임금 차별,근로조건 차별을 기업주들이 선호하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실상 그렇지 않다.임금을 조금 주면 충성도가 떨어진다.일부러 기업주가 차별을 둬서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것은 아니다.기업도 차별을 반대한다. 우리나라 노동 시장이 너무나 경직돼 있기 대문에 비정규직 형태가 나타난 것이다.인정할 부분은 인정해야 한다. ▲주 실장=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아까 언급한 법제화가 필요하다.비정규직의 경우 정부에서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한다.한편으로는 세계화에 따른 고용유연화를 추구하고,또 한편으로는 보호하려 한다.고용유연화 정책을 추진할 때 반성이 필요하다.정부는 무조건적인 고용유연화 정책 자체를 수정해야 한다. ▲최 본부장=기업은 비정규직에 대해 보호 조치가 많으면 비정규직을 안 쓴다.비정규직이 갖고 있는 장점은 고용의 유연성에 있다.IMF 당시 노동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실업률이었다.지금은 비정규직이 큰 문제다.지금도 IMF 당시처럼 노동시장이 경직돼 있다면 가장 큰 문제는 실업률이 될 것이다.비정규직은 근로조건은 열악하지만 실업자보다는 나은 상태다.비정규직을 꼭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 ▲안 위원=원·하청 문제에서 원청 기업이 수요 독점적 구조를 갖고 있다.독점 이윤이 생기는 것이다.실제 수요자인 하청업체 근로자가 가져가야 할 임금을 수요독점적인 구조에서 원청업체가 독점 이윤으로 가져간 것이다.비정규직을 보호하면 노동비용이 올라간다.노동비용이 올라가면 물가 상승 압력이 생긴다.독점 이윤을 경쟁적 구조로 바꾸면 물가 상승없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결국 법과 제도를 통해 공정거래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 실장=원·하청은 불법파견이 많다.따라서 불법 파견에 대한 철저한 지도 감독이 필요하다.불법파견을 쓰다 적발되면 정규직으로 고용토록 강제해야 한다.파견 업종 제한을 푼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불법파견을 막기 위해서는 원청 업체에 노동법상의 의무를 지우는 게 필요하다. ▲안 위원=정부도 법 제도 개선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노사정위에서도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비정규직 문제는 일거에 해결할 수 없다.숨을 길게 쉬면서 차근히 풀어 나가야 한다.민간부문에 강제하지 말고 공공부문부터 시행한 뒤 민간에 권유해야 한다.특히 공공부문에서의 비정규직 해결은 합리적 수준에서 실시돼야 한다.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한다며 국가예산을 남용하면 안된다. ▲주 실장=정부는 노사의 주장을 중립적으로 수용하려 하지 말고 비정규직을 사회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철학이 필요하다. ▲최 본부장=비정규직이 차별이나 인격적 모욕을 당하는 경우는 있을 수 있다.그러나 그것 때문에 비정규직 전체를 사회적으로 문제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차별과 인격적 모욕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해야지,비정규직 전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접근 방법은 위험하다. 정리=김용수 이두걸기자 ■숫자로 본 비정규직 비정규직은 우리나라 근로자의 절반이 넘는다. 2002년 8월의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기간제 근로자가 전체 근로자의 54.7%로 764만 4000명이나 된다.성별로는 남성의 경우 비정규직이 44.5%,여성은 69.5%를 차지하고 있다.또 파견직 등 간접고용의 경우 2001년 8월 통계청 조사 결과 44만 9000여명으로 집계됐다.그러나 노동부의 ‘근로자파견사업 현황’에 따르면 2001년 6월 현재 허가받은 파견업체는 1324곳,파견근로자수는 5만 327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파견근로자는 불법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비정규직 비율을 27.3%로 보고 있다.이는 본인이 원하면 일을 계속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고용안정을 기준으로 분류한 것.노동부도 같은 시각이다.30%포인트 차이가 있는 것은 대부분 건설일용노동자들 때문이다. 비정규직의 임금은 정규직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전체 임금근로자의 지난해 월 평균임금은 133만원.정규직은 182만원인데 반해 비정규직은 96만원에 불과하다.비정규직이 정규직의 52.7%에 불과한 수치다.특히 남자의 경우 정규직은 202만원인데 반해 비정규직은 116만원밖에 안된다. 저임금은 간접고용의 경우 더욱 심각하다.파견직·용역직 등이 저임금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다중적 착취구조 때문이다.사용업체에서 외주·용역화할 때 일단 임금이 삭감되는 데다 용역업체를 거치는 과정에서 30∼50%의 임금이 중간착취되기 때문이다. 서울대 시설관리노동자중 여성 미화원의 경우 1996년 월 47만원이었으나 97년 42만원에 이어 2000년에는 40만원으로 삭감됐다.이는 외주용역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최저낙찰계약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이다.실제로 2000년 서울대가 시설관리 용역선정과정에서 원래 책정했던 가격은 28억 8000만원.그러나 D업체가 이보다 훨씬 낮은 23억 1000만원에서 용역계약을 따냈다. 비정규직은 또 각종 사회보험에도 취약하다. 2002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비정규직의 사회보험 가입률이 국민연금은 21.6%,건강보험 24.9%,고용보험 23.2%에 불과하다.특히 퇴직금을 받는 경우는 13.9%에 불과하다.상여금도 14.0%에 그치고 있다.시간외수당을 받는 경우도 10.1%에 불과하다. 김용수기자 dragon@
  • [열린세상]北 벗어난 선택과 집중을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5월부터 한 달 간격으로 워싱턴,도쿄,베이징을 방문하면서 정상외교를 전개하였다.집권 초기 산적한 국내 현안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숨가쁘게 이들 3국을 방문하지 않으면 안될 만큼 우리의 미래는 이들 주변 강국들과 숙명적으로 맺어져 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정상외교는 말이 정상외교이지 실제 내용을 들여다보면 북한 핵문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설명하고 3국과의 정책 조율에 모든 역량을 소진한 회담이었다.워싱턴에서는 ‘위협이 증대될 경우 추가적 조치의 검토’,도쿄에서는 ‘다자대화 프로세스에 대한 강한 기대’를,그리고 베이징에서는 ‘한반도문제의 당사자로서 건설적인 역할’ 등 자구 하나하나에 매달리고 그 의미 해석에 따른 국내외의 파장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북핵문제는 자칫 엄청난 사태를 몰고 올 수도 있는 매우 중대하고도 민감한 사항이다.이 문제를 놓고 주변국 모두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교차하고 있다.경쟁적인 주변 강국을 상대함에 있어 우리가 겪는 어려움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고,더구나당사자인 북한이 우리의 통제권 밖에 있다는 사실도 우리 정부의 고충을 더해주고 있다.그러나 진짜 문제는 북핵문제에 임하는 우리 정부의 입장과 목표,정책과 전략,의지와 역량이 부족하고 부실하다는 데 있다.누구를 탓하고 변명하거나 우리끼리 내부 소모전을 벌이기에는 시간이 너무도 아깝다. 21세기 세계는 급변하고 있다.유일 초강대국인 미국은 9·11 이후 본토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테러리즘과의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세계 2위의 경제대국인 일본은 보통국가화하는 것을 목표로 정치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15억 인구를 가진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을 통해 미국과 어깨를 겨룰 세계 강국으로 도약하고 있다.좋건 싫건 이러한 국가들이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상황에서 21세기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새로운 선택은 발상의 전환 없이는 불가능하다.무엇보다 북한문제를 통해 국제사회를 바라보던 시각부터 교정해야 한다.남북정상회담 이후 우리는 6·15공동선언의 신화에 묻혀 국가역량을 남북관계 개선에 쏟아 부었고 민족과 통일이란 구호 속에 남남갈등으로 허송세월하였다.서독은 통일보다는 분단의 평화적 관리에 치중하였고 구호와 상징보다는 실질적인 동독 주민의 고통을 덜어주는 데 치중하였다.통일도 민족공조를 통해서가 아니라 통합유럽의 일원으로서 접근함으로써 평화적으로 달성하였다. 남북관계의 개선도,민족과 통일도 우리에겐 중요한 역사적 과제이다.그러나 앞으로는 우리 사회 내부와 국제사회로부터 남북문제,북한문제,통일문제를 바라보고 접근해야 한다.선택의 우선순위를 올바로 세워야만 21세기 우리의 희망과 미래가 있다. 올바른 선택 다음은 집중이다.미·일·중 3국과의 정상회담 최대 성과는 대통령이 변화하는 주변 3국과 그들이 만들어가는 21세기의 새로운 모습을 현장에서 목격하였다는 것이다.미국과의 완전한 동반자 관계,21세기를 향한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전면적 협력동반자로서의 한·중 관계는 향후 우리가 추구해야 할 국가의 기본 목표이자 생존 전략이다. 지난 시기 우리는 국민적 에너지를 결집시킴으로써 전쟁과 분단의 상처를 딛고 고도 경제성장과 자유민주주의를 정착시켰다.그러나 남북관계만 잘되면 모든 걸 망쳐도 좋다는 사고가 우리 정부의 관심과 역량을 분산시켰으며 국론을 갈기갈기 찢어놓았다.IMF는 성공적으로 극복했으나 정상회담 이후 국민소득 1만달러 고지는 몇 년째 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동굴속의 민족공조’를 접고 국제사회와의 완전한 동반자관계,새로운 파트너십,전면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국가역량과 국민의 에너지를 집중시켜야 한다.그러한 선택과 집중만이 북한문제를 해결하고 궁극적으로 민족의 재통일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유 호 열 고려대 교수 북한학
  • 함혜리 특파원 독일 현지르포/위기의 독일경제

    |프랑크푸르트 함혜리특파원|‘유럽의 경제 기관차’로 불리던 독일이 심각한 경제난으로 탈선 위기에 놓여 있다. 3년째 계속된 경기침체로 각종 경제지표에 빨간불이 들어온 지 이미 오래다.지난해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3.6%에 달했으며 경제성장률은 0.4%에 그쳤다.독일기업의 도산 건수는 1990년대 초반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지난해만 4만개의 기업이 도산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경제규모로는 아직 세계 3위이지만 국가 경쟁력 순위는 15위로 처졌다.올해는 사정이 더욱 악화됐다.산업활동과 개인소비지출이 위축되면서 경제성장률은 제로(0%) 혹은 -0.1%,실업률은 10.4%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분배에 무게를 둔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모델로 부러움을 샀던 독일은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동서독이 통일된 지 13년째를 맞아 저성장과 고실업,과도한 사회보장비용 부담,노동시장의 경직성으로 요약되는 ‘독일병’으로 고통받고 있다.한때 ‘라인강의 기적’으로 불리며 경제발전의 귀감이 됐던 독일이 이처럼 심각한 위기국면에처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2003년 7월의 독일을 찾았다. ●얼어붙은 소비심리 지난 7월9일 기자가 찾은 독일 최대의 경제도시 프랑크푸르트는 화창한 날씨 탓인지 경제적인 위기감을 첫눈에 느낄 수는 없었다.그러나 시내 중심가를 걸어다녀 본 뒤 생각은 금세 바뀌었다.프랑크푸르트는 그야말로 거대한 ‘가격하락의 소용돌이’에 빠져 있었다. 모든 상점은 서로 경쟁하듯이 할인하며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아흐퉁!’(요주의)‘슈타크 레둑지에’(강력 할인),‘할인에 또 할인,이것이 최저가’ 등 각종 기발한 문구들로 채워져 온전히 남아있는 쇼윈도가 없다.정상가의 50%에 세일하는 것으로는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 수 없기 때문에 할인율을 70∼80%까지 낮춰 폭탄세일이나 폐업정리를 하는 곳이 대부분이다.명품 매장이 밀집한 괴테슈트라세의 구치,페라가모,샤넬 등도 자존심을 팽개치고 일부 제품을 절반가격에 내놓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대폭할인을 해도 별 반응이 없다는 점이다.사람들은 물건을 들었다 놓았다 하며 가격만 보고 그냥 지나칠 뿐 물건을 실제로 구매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독일이 자랑하는 피혁제품 메이커인 아이그너 매장의 에크너 지배인은 “정상가격대로 팔면 사람들은 아예 물건을 들여다 보지도 않는다.”면서 “지난주까지 반액할인을 해도 반응이 시원치 않아 이번 주부터는 아예 70% 할인된 값에 물건을 팔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지만 점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했다. 독일의 개인소비지출 증가율은 지난 2001년 1.5%에서 지난해 -0.6%를 기록할 정도로 소비가 얼어붙었다. 올해는 1%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전년 수준에도 못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지난 5월 국제통화기금(IMF)은 독일이 선진산업국 가운데 디플레이션 위험에 가장 크게 노출돼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이같은 우려는 거리에서 실제로 확인할 수 있었다. 백화점과 상점이 밀집한 자일 거리는 100m 간격으로 문을 닫은 상점들이 눈에 들어왔다.마지막 폐업처분을 한다는 광고판이 쇼윈도에 아직 붙어있어 새로운 주인이 들어올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부동산 중개사무실을 운영하는 하이마이어씨는 “비어있는 점포들이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지만 요즘 같은 불경기에 새로 문을 열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전했다. ●소비행태도 바꿔놓은 경기침체 조금 비싸도 튼튼한 것을 사는 것이 전통적인 독일인들이었지만 최근 수년간 지속된 경기침체를 겪으면서 요즘 독일 사람들의 소비행태는 완전히 달라졌다.조금이라도 더 싼 곳을 찾아 상점을 이곳저곳 다니며 물건값을 비교하는 식이다. 할인마트 알디(ALDI)는 최대의 유통업체로 부상,창업자는 현재 독일 소득 랭킹 1위를 달리고 있을 정도다.변두리에는 0.99유로 균일가에 생활용품을 파는 ‘땡처리’ 상점들도 많이 생겼다. 프랑스와 독일의 소비행태를 비교한 프랑스 신문의 기사에 따르면 프랑스 사람들이 물건을 구입할 때 평균 3곳의 가게를 들러본 뒤 구매를 하는 것에 비해 독일 사람들은 7곳의 가게를 들러 가격을 비교한다고 한다.독일 사람들이 워낙신중한 측면도 작용하긴 했지만 할인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조금만 발품을 팔면 아주 싼값에 원하는 물건을 구할 수 있는 탓이다. 주부 크리스티안씨는 “유로화로 전환된 이후 물가가 너무 올랐고 경기침체로 불안감이 커졌다.”며 “생활비를 한푼이라고 절약하기 위해 아끼고,또 아끼는 게 습관이 됐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하기가 두렵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만난 교포 2세 차고은(다름슈타트공대 건축과 3년)양은 “경기가 안 좋은 데다 실업률이 너무 높아 취직하기가 너무 어렵다.”면서 “졸업하기가 부담스러워 일부러 휴학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지난해 건축과 졸업생 80명 중 취업에 성공한 사람은 겨우 3명.학생들은 따라서 졸업을 1∼2년씩 늦추고 기업체에 들어가 실습을 하거나 다른 나라에 가서 현장업무를 익히고 있다고 한다. 독일 기업들은 까다로운 노동법규에 따라 경기가 나빠져도 기업주들이 마음대로 해고를 할 수 없고,근로자 1명에 대한 실업·의료·연금 등 각종 부담을 져야 한다.때문에 기업들은 신규채용을 꺼리고,실업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올해 독일의 실업률은 10.4%,실업자는 50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실업자 중 1년 이상 무직인 장기실업자가 50%나 된다. 코트라 구주지역본부장 김인식 이사는 “노동시장이 경직돼 있기 때문에 실업자는 지속적으로 늘고,이들에게 지급되는 실업수당과 연금 등은 정부의 재정부담을 늘리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며 민간소비 지출도 위축시켜 경기침체를 가속화한다.”며 “결국 뇌관이 뇌관을 치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2002년 말 독일의 GDP는 1조 9000억달러.아직까지 유럽에서 가장 큰 경제대국의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단기 처방으로는 쉽게 치유될 수 없는 깊은 병을 앓고 있었다. lotus@
  • 전문가가 진단한 세계경제 / “美 경기 회복세… 내년 세계경제 활기”

    미국 경기가 회복돼 내년에는 세계 경제가 활력을 띨 것인가.달러화 약세는 얼마나 지속되고 디플레이션의 가능성은 실재하는가.한국 경제가 재도약,동북아 허브 역할을 할 수 있을까.이같은 물음에 답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 조사국장 겸 총재 경제자문역을 지낸 마이클 무사(59) 국제경제연구소(IIE) 선임 연구원 및 손성원(58) 웰스 파고은행 수석 부행장과 인터뷰를 가졌다. 이들은 미국 경기의 완만한 회복을 점치면서도 노동시장과 기업투자의 움직임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러나 유럽과 일본 경제에는 여전히 우려를 표시했다.무사 연구원은 IMF 조사국장 시절 세계경제 전망으로 이름을 날렸고 손 부행장은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1년에 두차례 그의 자문을 들을 만큼 월가에서 ‘톱 5’ 경제분석가의 입지를 확고히 굳혔다.개별적으로 가진 인터뷰를 대담 형식으로 재구성한다. 미국 경기가 회복되고 있나. -손 부행장 조금씩 나아지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실현되지는 않고 있다.회복되더라도 ‘V자형’이 아닌 ‘U자형’ 상승이 기대된다.향후 1년간 3.5∼4% 성장이 예상된다.경제의 아킬레스건은 기업투자다.과거엔 소비가 경제를 떠받쳤으나 앞으로 ‘지휘봉’은 기업에 넘어갈 것이다.세금감면 같은 일시적 ‘리베이트’로는 소비자의 패턴이 바뀌지 않을 것이다.감세정책은 일종의 ‘보험정책’으로 생산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개선시키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현재 우려되는 바는 수요 부족이지 이자율이나 세금감면의 수준이 아니다.기업이 자본지출을 줄인 이유 중 수요 감소가 3분의2나 된다. -무사 연구원 미국 경제는 2001년 말부터 회복됐다.그러나 성장의 속도는 상반기 중 둔화돼 1.5% 성장에 그쳤다.미국의 잠재적 성장에 훨씬 밑도는 수준이다.하반기에는 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로서는 4%에 이를지 불투명하다. 내년 세계경제를 낙관해도 되는가. -손 부행장 미국 경제는 세계 경제를 이끄는 ‘기관차’다.미 경기의 회복에 따라 세계 경제도 침체에서 벗어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그러나 유럽과 일본은 성장에 한계가 있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유럽은 노동시장이 경직돼 생산성 증대를 해치고 있다.게다가 유럽 경제가 완전히 통합되지 않아 규모의 경제로 인한 이익을 보기에는 이르다.일본은 여전히 디플레이션에 빠져 있고 은행 시스템은 실질적으로 파산 상태다.금융이 경제를 떠받치지 못하고 있다. -무사 연구원 같은 생각이다.미 경기의 회복은 세계 경제를 활력있게 만드는 요인이다.특히 대미 수출에 의존하는 아시아의 활로가 트일 수 있다.그러나 유럽은 다소 뒤처져 있다. 미 경기가 회복된다고 하지만 실업률은 6.4%까지 치솟았다.기업과 소비심리가 다시 흔들릴 가능성은. -무사 연구원 실업률이 오르는 것은 최근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잠재적인 성장치를 밑돌았기 때문이다.그럼에도 지금까지 소비 지출은 아주 괜찮았다.주가도 연초보다 상당히 올랐다.금리인하를 통해 시중에 돈을 푸는 통화정책과 세금감면 등의 재정정책으로 소비심리가 다시 위축될 가능성은 적다. -손 부행장 이라크전이 끝난 뒤 소비와 기업의 신뢰도가 개선됐다.그러나 신뢰의 수준은 여전히 매우 낮다.이같은 위축은 노동시장의 문제를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기업도 아직 근로자를 채용하지 않고 있다.장래에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지 않으면 경제성장은 머뭇거릴 수밖에 없다.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손 부행장 콜레스테롤처럼 디플레이션에도 좋은 것과 나쁜 게 있다.생산성 증대와 시장 경쟁에서 비롯된 디플레이션은 좋다.그러나 과잉공급이나 수요 부족에서 빚어진 디플레이션은 나쁘다.일본이 나쁜 디플레이션에 전염된 것과 달리 미국은 좋은 디플레이션의 수혜를 입고 있다.그러나 일본의 경험에 비춰 디플레이션은 한번 빠지면 탈출하기 어려운 ‘모래 늪’이다.때문에 FRB가 실질금리를 마이너스로 유지하며 시장에 유동성을 풀고 있다. -무사 연구원 미국에서 디플레이션의 위험은 거의 없다.소비자 가격은 과거보다 느리지만 오르고 있다.앞으로도 계속 오를 전망이다.그럼에도 FRB가 인플레이션은 중요한 위험이 아니라고 보고 강력한 경제성장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올바른 결정이다.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심각해지면 FRB는 금리인하나 국채 매입 등 추가적인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주택시장이 과열됐다는 지적이 있다.거품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는가. -손 부행장 일부 도시에선 가능하다.그러나 미 전체에서 버블의 가능성은 없다.집값과 소득 증대와의 관계를 보면 샌프란시스코와 워싱턴DC,보스턴 등지에서는 집값이 소득 증대의 속도보다 빠르게 올랐다.집값과 임대료의 비율도 상당히 높다.증시의 주가 수익비율(PER)과 비슷하다.그러나 주택시장이 지역화,미 전역에 걸쳐 한꺼번에 무너지는 경우는 없다. -무사 연구원 지난 3년간 경기침체에도 집값은 크게 올랐다.그러나 최근 집값 상승률은 둔화됐다.앞으로 크게 오를 가능성도 없다.주택 건설에 대한 투자는 정점에 달해 앞으로 하락세가 예상된다.그러나 FRB가 저금리를 유지,주택대출 금리도 낮은 상태를 지속하고 집을 보유하려는 수요가 계속돼 버블은 예상되지 않는다. 예산적자가 4500억달러에 이르는 등 경상수지와 함께 ‘쌍둥이 적자’ 문제가 거론된다. -무사 연구원 ‘쌍둥이 적자’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1999∼2000년에 미국은실질적인 예산흑자를 누렸다.지금의 재정적자는 미국이나 세계 경제에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그러나 경기가 회복되면서 재정적자가 좁혀지지 않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부시 행정부는 경기가 나아지면 적자폭이 줄 것으로 내다봤다.) -손 부행장 단기적으로 큰 문제가 없으나 장기적으로는 두가지 측면에서 봐야 한다.무엇보다도 적자가 지속되면 달러화 가치가 떨어져 인플레이션이 유발되고 금리가 올라 경기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또한 경상수지 적자는 해외로의 달러화 유출을 의미,외국 자본이 미국 시장에 대한 지배권을 갖는 것을 뜻한다.이는 미국 경기의 자생력이 떨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달러화 약세가 계속되겠는가. -손 부행장 달러화 가치가 과대평가됐다.따라서 내려가야 하는 게 맞다.강한 달러는 미국 경제가 좋았을 때 얘기다.올해에는 유럽으로부터의 자금 유입이 줄고 있다.약한 달러는 수출을 늘려 경상수지 적자가 줄어드는 등 미국 경제에 장점이 많다.대미 수출에 의존하는 아시아 국가들이 타격을 입을 수는 있지만 이들이 수출에만의존하는 구조에서 탈피해야 한다.미국에서는 내수가 3분의2,일본은 절반을 넘는다.한국도 내수 비중을 높여야 한다. -무사 연구원 1998∼2000년 경기가 좋을 때 ‘강한 달러’는 미국과 세계경제의 안정을 위해 필요했다.그러나 미 경기가 침체된 지금,‘약한 달러’는 고용과 생산증대에 긍정적 효과를 볼 수 있다.물론 달러화 약세는 ‘교역조건’을 악화시켜 인플레이션의 부정적 효과를 낳을 수 있으나 지금은 걱정할 단계가 아니다. 일본이 장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선적으로 취해야 할 조치는. -손 부행장 일본은 당장 돈을 더 찍어내 인플레이션을 유도해야 한다.그래도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약하다.일본 금융은 사실상 파산 상태다.부실채권을 모두 털어내야 한다.은행은 대출을 꺼린다.융자하면 부실채권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경제 전체에 돈이 돌지 않는다.일본은 한국을 본떠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일부 은행은 국책은행으로 만들어야 한다.이 부문에선 한국이 훨씬 앞서 있다. -무사 연구원 2001년까지 지난 10년간 일본은 연 평균1%의 저성장을 기록했다.그러나 장기불황은 아니었다.지난해 일본은 2.5% 성장했다.올해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이같은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일본 정부는 구조개혁을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특히 파산 상태에 있는 금융 부문에 집중해야 한다.일본 중앙은행은 유동성 증대를 위해 ‘제로 금리’를 계속 유지할 필요가 있다.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은. -손 부행장 하반기에는 잘 될 것이다.연초 내수와 수출이 동시에 안 좋았으나 미 경기의 회복과 더불어 수출이 살아날 것이다.문제는 내수를 얼마만큼 높이느냐에 있다.감세정책을 과감히 추진하고 통화를 더 풀어야 한다.재도약의 걸림돌은 북핵 문제와 노사 문제다.특히 노사 문제 때문에 외국기업은 한국에 대한 투자를 꺼린다.한국 기업들이 중국으로 진출하려는 이유는 노사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그러나 일본 경기가 좋지 않은 이유 중 하나가 국내에 생산기반이 없다는 점임을 명심해야 한다.이같은 산업공동화 방지를 위해 고부가가치의 상품 개발에 더욱 주력해야 한다. -무사 연구원 통화완화정책과 미 경기의 회복,아시아 지역에서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의 감퇴,세계 경제의 전반적 활력 등으로 한국 경제는 하반기와 내년에 걸쳐 성장이 가속될 것으로 의심치 않는다. 한국이 동북아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손 부행장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가장 큰 문제는 여전히 규제가 많다는 데 있다.외국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제출서류가 많고 관리들의 간섭이 많다고 생각한다.10년 전보다 개선된 것은 사실이나 미국이나 국제기준에 비하면 골치 아픈 게 너무 많다.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는 영어다.한국에서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는 사람들도 외국 기업인과 대화하면 형편없이 달린다.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기업의 회계 투명성을 높일 방안은. -손 부행장 투명성 부문에서 정부가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미 당국이 지금 하듯이 벌금과 형량을 크게 높여야 한다.그러나 기본적으로 법으로 해결할 사항이 아니다.기업인 스스로 정직하지 않으면 막을 방도는 없다. -무사 연구원 전적으로 동의한다.전세계적으로 이 문제를 풀 비결은 있을 수 없다.기업실적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주들에 대한 책임감을 높이는 게 최선책이다. 하반기 증시 전망은. -무사 연구원 경기회복과 2004년 상반기 기업실적 호전에 대한 기대감으로 미 증시는 이미 충분히 올랐다.이같은 기대감이 충족되면 증시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 -손 부행장 지금까지 저금리 때문에 증시가 좋았다.앞으로 금리가 더 내려갈 가능성은 없다.따라서 실적에 따라 증시가 움직일 것이다.
  • 비정규직 ‘차별의 벽’을 넘어 / ‘궂은 일’ 도맡아해도 월급은 절반

    우리나라 근로자의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이다.이들은 노동시장에서 ‘2등 근로자’ 취급을 받으며 극심한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도 5대 차별철폐에 비정규직을 포함시켜 놓고 있다.정규직 노조 역시 자신들의 설자리를 빼앗길까봐 비정규직 끌어안기에 소극적이다.비정규직의 실태와 차별철폐 방안 등을 3회에 걸쳐 시리즈로 연재한다. 인사이트코리아 노조위원장 지무영(36)씨.인사이트코리아는 지금은 없어졌지만 한때 SK㈜의 도급업체였다.비정규직인 지씨는 이 회사를 통해 SK에서 일하다 비정규직 노조를 설립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지씨는 복직투쟁 끝에 지난 3월 서울고법의 “불법파견도 2년후엔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판결로 승소,복직을 기다리고 있다. 지씨는 비정규직의 설움을 온몸으로 안고 살아왔다.더욱이 복직을 위해 법정투쟁까지 벌여야 했다.먹고 살 길이 막막해 부인 역시 비정규직인 백화점 계산원으로 일하다 병까지 얻었다.지씨는 “이윤추구를 위해 불법 파견 노동자를 사용하는 사업주에 대한 처벌없이비정규직에 대한 알량한 동정을 보내는 사회가 얄밉다.”고 말했다. 1967년 부산에서 태어난 지씨는 85년 해운대고교를 졸업했다.가정 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군대에 가기 전에 다양한 경험을 쌓기 위해 막노동,웨이터,배관공,전기공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방위생활을 마친 후 가까운 울산으로 생활터전을 옮겼다.웨이터와 막노동 생활이 기다리고 있었다. 91년 어느 날.친구가 SK㈜(당시는 유공㈜)에서 직업훈련생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알려왔다.직업훈련에 응시했다.10대 1의 경쟁을 뚫고 합격했다.6개월 동안 직업훈련을 받았다.훈련수당은 20만원.친구와 함께 자취를 했지만 생활이 어려웠다.집에서 용돈을 타써야 했다. 수료후 발령을 기다리며 놀고 있는데 93년 초에 SK에서 전화가 왔다.서울 본사로 면접을 보러 오라는 것이었다.기쁜 마음에 찾아갔더니 담당직원이 “본사가 아니고 계열사인 현대석유”라고 했다.지씨는 “계열사면 어때?”하며 그해 2월부터 현대석유에서 일하게 됐다.도급회사인 현대석유를 계열사라고 속였던 것이다.비정규직 인생이 시작된 것이다. 연장근무를 주당 45시간 이상 해야 수당이 나올 정도로 임금착취가 심했다.지씨는 계속 따졌다.45시간 이상 일해야 주는 연장근무수당이 투쟁 끝에 15시간 이상으로 줄어들었다.보너스도 연 400%에서 600%로 늘었다.그러나 직업훈련소 동기들은 SK 정식직원이 돼 월급을 두배나 받았다. 97년이 되자 현대석유가 인사이트코리아로 사명을 바꿨다.유치원교사를 하던 아내를 만나 결혼했다.SK직원이라고 속였다. 경기 안양에서 3000만원짜리 전세를 얻어 신혼살림을 시작했다.SK 작업복을 입고 출퇴근했으며 SK에서 일했기 때문에 아내는 지씨가 SK직원인 줄 알았다.그러나 지씨는 파견회사의 비정규직이었던 셈이다. 98년부터 근로자파견법이 시행됐다.당시 만연했던 파견근로가 법제화된 것이다.지씨는 그때서야 파견직임을 알게됐다.그러나 2년이 지나면 SK 정식직원이 된다는 말을 듣고 한없이 기뻤다. 지씨는 2000년에 노조를 결성했다.더 이상 차별을 감수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파견직 150명이 가입 대상이었다.처음에는 15명으로 노조를 결성했다.다음날 휴가를 내고 1박2일 일정으로 전국을 순회했다.대전,대구,부산,마산,목포,광주,전주,군산을 돌았다.잠도 못자는 강행군이었다.만나는 사람들 모두로부터 노조가입원서를 받았다.30여명이 가입했다. 곧바로 사측의 탄압이 시작됐다.3일만에 노조가 와해되고 말았다.사무장과 조합장 등 2명만 남고 모두 탈퇴하고 말았다.비정규직 노조의 한계를 실감해야 했다.인사이트코리아는 그해 겨울 파견직들을 SK 계약직으로 돌리면서 지씨와 사무장 등 2명의 조합원을 해고시켜버렸다. 지씨는 “이미 파견법 시행에 따라 2002년 7월 정식직원으로 채용돼야하기 때문에 해고는 부당하다.”고 맞섰다.그후부터 기나긴 복직투쟁이 시작됐다. 8년 동안 일하고 난 뒤 받은 퇴직금이 1000만원 남짓밖에 안됐다.생활비가 금방 바닥나 빚만 늘어났다.아내가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카드권유사원,학습지 교사 등으로 일하다 비정규직인 백화점 카운터 생활을 했다.그나마 최근에는 신장결석이라는 병을 앓아 수술후 쉬고 있다. 아내 최모(33)씨는 “남편이 복직을 위해 투쟁하는 것은 비정규직 전체를 위한 것이니까 자랑스럽다.”면서 “경제적으로 어렵긴 하지만 참을 만하다.”고 말했다. 지씨는 지난 3월 고법에서 “불법파견업체도 2년 뒤엔 직접 고용하라.”는 판결로 승소했다.현재 지씨와 SK는 복직에 대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지씨는 아직 2세가 없다.해고자 신분이어서 아기를 키울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이윤밖에 모르는 파렴치한 사업주들에게는 아무런 돌팔매도 없습니다.단지 고용불안과 저임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에 대한 동정만 있을 뿐입니다.” 지씨는 비정규직 차별이 없는 세상을 꿈꾸며 오늘도 복직을 기다리고 있다. 김용수 기자 dragon@ ■비정규직 실태 우리나라에서 비정규직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IMF 외환위기 이후부터다.특히 1998년 7월1일부터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부터 파견직 근로자가 생겨났다. 비정규직은 고용형태에 따라 크게 ▲임시직 ▲파견직 ▲단시간 노동자 ▲특수고용직 등으로 나뉜다. 임시직은 사용주와 근로자가 직접 근로기간을 계약한 형태이다.대개 계약기간은 1년 미만이다.파견직은 파견회사를 통한 비정규직으로 파견기간은 1년 단위로 최대 2년까지 가능하다.2년 이후엔 다른 사람으로 교체해서 사용할 수 있다.비서직 운전직 전화교환원 등 단순반복업무 26개 직종으로 제한돼 있다.단시간 노동자는 편의점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르바이트이다.특수고용직은 레미콘기사,학습지교사,캐디 등이다. 비정규직 가운데 파견직만 법제화돼 있을 뿐 나머지는 아무런 제약이 없다. 비정규직은 근로현장에서 정규직 임금의 절반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또 언제 해고될지 몰라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그래서 비정규직들은 노조결성에 목말라하고 있다.그러나 노조결성이 쉽지 않을 뿐더러 곧바로 와해되고 만다.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인 비정규직 노조는 2000년에 결성된 한국통신계약직노조라 할 수 있다.선로보수 등 기능직 2000명이 가입했지만 결국 해산되고 말았다.사측은 물론 정규직 노조가 인정을 안해줬기 때문이다.롯데호텔 노조처럼 비정규직도 노조원으로 받아주는 사업장도 있다. 현재 비정규직 노조는 전국에 대략 80개 정도.노조원은 6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결성후 곧바로 와해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확한 통계가 없는 실정이다. 비정규직 노조결성은 합법적이다.그러나 노조설립이 어려운 실정이다.노조설립 움직임을 보이면 곧바로 해고되기 때문이다.그나마 특수고용직은 사용자가 한정돼 있지 않아 노조결성이 쉬운 편이다. 비정규직은 정부 등 공공기관 내에서도 심각한 문제점을 낳고 있다.청사관리,민원서류발급,식당조리 등 정규직이 꺼리는 궂은 일을 도맡아하고 있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실태조사를 끝내고 8월 중에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이와 별도로 노사정위원회에서도 비정규직 차별철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김용수기자 ■비정규직에 대한 재계 시각 재계는 비정규직의 처우개선을 경영자들이 모두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은 부당하다고 입을 모은다.정규직과 정부가 함께 분담하지 않고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영자총연합회 관계자는 15일 “정규직은 자신들이 받고 있는 프리미엄을 비정규직과 함께 나눠야 한다.”면서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시대에 세계 초일류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정부도 각종 지원 등을 통해 함께 부담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비정규직에게 고용보험,산재보험 등 4대 사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현재 1년으로 되어 있는 기간제 및 파견근로자 사용기간을 연장,직무 능력 습득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평생직업 및 전직지원을 위한 공적 교육훈련 투자를 확대하고,비정규직 가운데서도 사회적 취약계층으로 분류되는 계층에 대해서는 공적 부조 기능을 확대하는 등 정부도 함께 나설 것을 촉구했다. 재계는 특히 정규직 노조에 대한 부담으로 공장을 속속 해외로 이전하는 마당에 비정규직 근로자의 노동조합 결성까지 활발해져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재계는 현대차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직원들이 현대차비정규직노동조합이란 이름으로 노조 설립신고증을 받자 더욱 신경이 예민해졌다. 경총은 이에 성명을 내고 “현대차 노조와 같이 해당기업과 관련 없는 일반노조들에게 ‘기업체 노동조합과 혼동할 수 있는 노동조합명칭’의 노동조합설립신고증이 교부됨으로써 대외이미지 훼손과 같은 유형·무형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하청업체 소속 직원들과도 교섭을 해야 한다면 기업이 노조문제에 끌려다니느라 경영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경총 관계자는 “기업의 투자를 독려하면서도 비정규직 문제는 재계가 모두 부담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정부는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한편 법에 따른 객관적인 심판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현진 기자 j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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