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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현의 나이스 샷] 신지애·미셸 위 누가 더 잘할까

    요즘 골프와 관련된 사람들과 만나다 보면 가장 많은 질문을 받는 것 중 하나가 “내년 미국 무대에서 신지애와 미셸 위 가운데 누가 더 잘할까.”이다.사실 골프는 변수가 많아서 승부를 쉽게 장담할 수 없는 스포츠다.골프 기자와 전문가들은 신지애 쪽에 더 많은 점수를 준다.그러나 필자는 오히려 미셸 위가 좀더 나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점쳐 본다. 미셸 위는 그동안 LPGA 무대에서 뛰어본 경험이 있고,무엇보다도 올해 Q스쿨을 거쳐 신인의 자세로 돌아왔다는 점에 더 점수를 주고 싶다.그는 그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2009년에는 여자무대에 전념할 생각을 비쳤다. 반면 신지애의 플레이에는 상당한 부담감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물론 메이저 타이틀대회인 브리티시오픈 우승을 비롯해 많은 우승 경험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미국 무대가 낯설 것이고,따라서 심리적 부담도 클 것이다. 무엇보다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경기를 해야 하는 진정한 투어 일정을 처음으로 소화해 내야 한다.한 대회가 끝나면 또 다른 대회 장소로 이동하는 스케줄에 적응하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심리적 안정을 갖는 데도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하지만 두 사람 중 누가 더 잘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말 그대로 호사가들의 추측일 뿐,내년 초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둘의 대결은 내년 초반 5개 대회에서 승부가 결정날 것이다.둘 모두 진정한 루키는 아니지만 이미 국제무대에서 나름대로 산전수전을 겪은 선수들이어서 초반 누가 자신감을 얻으면서 분위기를 타느냐가 관건이다. 신지애가 개막전 이후 5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경우 낯선 땅에서 적응하는 시기를 앞당기며 자신감 넘치는 경기를 치를 수 있을 것이다.미셸 위와 함께 20세 전후의 어린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초반 자신감과 분위기는 매우 중요하다. 미셸 위에게도 분명 기회다.초반부터 좋은 성적을 보여 준다면 은퇴한 안니카 소렌스탐의 빈자리를 꿰찰 수도 있다.무엇보다 그동안 언론과 선후배들로부터 지탄 받아온 설움을 한순간에 떨쳐 버릴 수 있다.‘1000만달러 소녀’가 재기에 성공할 것인지,아니면 프로 테스트 없이 미국 무대에 ‘무혈입성’한 신지애의 성공 신화가 미국 땅에서도 일궈질 것인지 자못 궁금해진다. 둘의 등장에 반색하는 건 LPGA다.소렌스탐의 은퇴 공백을 메울 확실한 흥행 카드이기 때문이다.그러나 LPGA의 ‘희망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선 각각 한 가지씩은 희생해야 한다.신지애는 그동안 지나칠 정도로 많은 국내외 대회를 섭렵하고 다녔다.이제 미국 무대는 다르다.체력이 중요하다.지나친 대회 출전 욕심은 자제하고 몸과 스케줄의 철저한 관리를 통해 국제적인 선수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미셸 위 역시 당분간 남자무대 도전은 접고 자신의 말대로 여자대회에 전념해야 한다.줄줄이 실패하고도 또 남자무대에 나선다면 ‘도전’에 대한 재평가 대신 곱지 않은 시선이 그를 또 압박할 것이다. 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1226@yahoo.co.kr
  • [We랑 외국어랑 놀자-영어] I will be with you in a couple of minutes.

    A: It’s colder than yesterday,isn’t it? (어제보다 좀 더 춥지 않아요?) B: Yes,it is.Let’s get back to work quickly. (네. 빨리 일하러 들어갑시다.) A: I will be with you in a couple of minutes.Go ahead. (저는 몇 분 있다 갈게요.먼저가세요.) B: Why? Are you going to smoke a cigarette? I thought you quit smoking. (왜요?담배 피우려고요?끊은 줄 알았는데요.) A: Yes,I did but I started smoking again.(끊었는데 다시 피우고 있어요) B: Don’t forget your resolution for the year of 2008. (올 2008년도 초에 결심한 것 절대 잊지 마세요.) ▶get back to work : 일,공부,회의 등으로 복귀하다,돌아가다.Let’s get back to work.(일하러 돌아갑시다.)Let’s get back to study.(공부하러 다시 갑시다.)즉,공부,일 등을 잠시 쉬었다가 “다시 하다”라는 의미가 된다. ▶quit ~ing : ~하는 것을 중단하다.끊다.My husband finally quitted smoking.(우리 남편이 드디어 담배를 끊었다.) ▶resolution : 다짐,결심.새해마다 사람들이 “올해는 ~해야지!”라는 결심을 하는데 이것을 바로 New Year’s resolution이라고 한다.본문에서는 한 해가 다 저무는 2008년 말에 아직도 그 결심을 지키지 못하는 것에 대한 가벼운 질타를 섞은 상기의 의미로 사용했다. 국제영어대학원대학교 교수 박명수
  • [이종현의 나이스 샷] 한국 골프 대디들의 초상

    “한국 골프선수들의 뒤엔 경기장에서 함께 하는 전문캐디 외에 24시간 붙어 다니는 또 다른 캐디가 있다.”미국의 한 언론은 한국 골퍼들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아버지들을 이렇게 표현했다.국내 선수들이 미국에 첫 진출했을 때,그리고 첫 승을 일궈낼 아버지들은 언론의 비판이 되기도 했고,때론 감동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그러나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이 더 많았다. 성적이 나쁘거나 스윙이 맘에 들지 않으면 ‘선수’는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밤새 연습을 해야 하고 때론 손찌검까지 당한다는,과장되거나 왜곡된 소문도 들렸다.하지만 박세리 이후 한국 골프가 세계무대에서 활약한 지 만 10년이 된 지금은 오히려 외국 선수들의 아버지들에게도 ‘골프대디’ 바람이 불고 있다.한국 선수들의 세계무대에서 좋은 활약은 선수 자신의 부지런함과 부단한 훈련 덕이며 그 뒤에서 돌봐준 아버지들의 노고가 없었다면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폴라 크리머는 조종사 출신의 아버지가 정년 퇴직 뒤 딸의 뒷바라지에 적극 나서고 있다.모건 프레셀 역시 할아버지가 그림자처럼 손녀의 손과 발이 돼 주고 있다.이제 외국 선수들의 부모들도 한국 ‘골프 대디’의 극성이 결코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타이거 우즈를 ‘골프 황제’로 키워 사람 역시 아버지이며 앤서니 김을 ‘리틀 타이거 우즈’로 만든 이도 역시 아버지다.미셸 위도 아버지의 영향으로 골프를 시작했고 지금도 아버지가 함께 하고 있다.최근 결혼한 김미현 역시 아버지와 함께 밴에서 생활하면서 ‘아메리칸 드림’을 만들어 내 진한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어느 누구도 한국 선수들의 성공 뒤에 숨어 있는 아버지들의 노고를 부정할 수는 없다.그러나 볕이 있으면 그늘도 있는 법.‘내 자식은 내가 잘 안다.그러니 내 자식은 내가 지킨다.’는 지나친 부정(父情)은 금물이다.아버지의 역할은 다양하다.운전기사로,때로는 카운슬러 역할에다 코치,매니저 역할까지 마다하지 않는다.그러다 보니 선수 스스로 자신의 골프 인생을 생각하고,역경을 헤쳐나갈 시·공간이 부족할 뿐더러 전문 코치와 잦은 충돌을 일으키기도 한다. ‘과유불급’.골프 선수를 기르는 아버지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은퇴한 안니카 소렌스탐은 “내가 쉴 때는 골프를 생각하지 않고 인생을 즐기려 노력한다.그러나 한국선수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한 적이 있다.자신의 골프와 인생을 스스로 개척하지 못하고 승부에만 끌려가는 한국 선수들.그것이 이제까지 소렌스탐을 비롯한 외국 선수들의 눈에 비친 모습이고,또 ‘골프 대디’들의 초상이었다. 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1226@yahoo.co.kr
  • [이종현의 나이스 샷] ‘골연’과 ‘MQ’를 아시나요

    골프 하면 그동안 자연에서 볼을 치며 자연감을 만끽하는 자신과의 싸움으로 정의를 내리곤 했다.넥타이를 풀어헤치고 편안한 복장으로 맑은 공기와 바람,싱그러운 햇살을 받으며 날아가는 하얀 공을 바라보고 있으면 세속에서 찌든 모든 것들이 다 사라지는 그것이 바로 골프라고 했다. 또 골프만큼 누구에게 제재를 받거나 잘못된 것을 지적받지 않는 스포츠도 없다.결국 스스로 심판이 되어야 하고,스스로 몰입해서 난관을 헤쳐나가는 운동이다.그렇다면 룰과 에티켓은 반드시 중시되어야 한다.골프를 쳐보면 그 골퍼의 인격과 됨됨이를 알 수 있다고들 한다.그래서 요즘 골퍼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오가는 언어가 MQ(Moral Quotient)이다.이른바 도덕성지수다.감성지수는 EQ,지능지수는 IQ,그리고 이 외에 직장에서 재미있게 표현하는 ‘잔머리지수’를 ZQ로 부르고 있는 것과 같다. MQ 지수가 높으면 함께 플레이하기 좋은 골퍼,반대로 MQ 지수가 낮으면 꺼려지는 골퍼다.골퍼라면 누구나 MQ가 높은 사람으로 평가 받길 원할 것이고,그렇지 못하다면 한번쯤 반성해야 할 일이다. 여기에 ‘제4의 인연’으로 불리는 ‘골연’도 중요한 사회적 관계로 여겨지고 있다.그동안 한국은 학연과 지연,혈연을 빼놓을 수 없는 인간관계로 평가해 왔다.이 세 가지 인연은 인간 관계를 결속시키기도 하고,국가 발전을 저해하기도 했다.그런데 요즘 이들보다 ‘골연’을 더 중시하고 있는데 이것이 ‘골연’이다.이른바 골프를 통해 알게 된 인연과 특정 관계다. 사실 골프는 타 스포츠와 달리 비즈니스란 관계 안에서 끈끈하게 운동으로 발전해 왔다.골프가 비즈니스 활동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었던 큰 이유는 우선 자연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두 번째는 목욕탕에서 다 벗고 보여줄 수 있다는 투명성에 있다.그리고 세 번째는 상대방의 됨됨이를 알 수 있으며 잘 치고 못 치고를 자연스레 조절할 수 있는 접대 라운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네 번째는 골프가 비즈니스를 더욱 매끄럽게 할 수 있고,짧은 시간이지만 골프라는 매개체를 통해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국내 대학,대학원에 골프와 관련된 최고위 과정 학과가 50개가 넘는 것도 바로 골연과 크게 연관된다.K대학 골프 최고자 과정에서 만난 50명은 뜻을 모아 경기도 용인에 골프장 건설을 하고 있다.그런가 하면 A골프장 회장은 좋은 인재를 찾기 위해 관련 대학원을 찾고 있다는 소문이다. 골프는 끊임없이 사회와 소통하면서 발전을 꾀한다.단순히 자연을 즐기는 레저스포츠가 아닌,서로의 인격을 가늠하고 좋은 인연을 통해 유기적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MQ와 골연.반드시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할 일이다.자칫하면 상호 비방과 또 다른 악연으로 번질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1226@yahoo.co.kr
  • [이종현의 나이스 샷]소렌스탐이 아름다운 이유

     “이젠 선수가 아닌 갤러리로 골프장을 찾겠다.”  지난달 30일 싱가포르 아일랜드CC에서 막을 내린 제4회 렉서스컵대회에서 소렌스탐은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관련 공식대회를 모두 끝냈다.1994년 LPGA 투어에 데뷔한 뒤 10년 이상을 ‘여제’로 군림했던 그가 투어 생활을 영원히 접는 순간이었다.그는 이제 내년 1월11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막하는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두바이 레이디스 마스터스 출전만을 남겨 놓았을 뿐이다.  그를 아끼는 팬들은 “왜 한참 더 뛸 수 있는데 필드를 떠나느냐.”며 아쉬워하고 있다.그러나 소렌스탐의 생각은 다르다.정상에 있을 때 놓을 수 있는 용기가 바로 스포츠 정신이라는 것이다.또 결단은 빠를수록 좋다고도 말했다.그러한 예는 남자대회 출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그는 남자대회에 딱 한번 출전했다.예선 탈락이라는 쓴 잔을 든 뒤 “도전은 한 번이면 족하다.”면서 “더 이상 남자무대에 대한 도전은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당시만 해도 남자대회 초청료가 만만치 않아 또 남자무대에 설 것으로 대부분의 골퍼들은 생각했다.하지만 소렌스탐은 정말 딱 한 번만 출전했다.반면 미셸 위는 수없이 무모한 도전이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줄기차게 ‘성대결’을 벌인 뒤 망가져 이제는 LPGA 무대에서마저 외면을 당하고 있다.  누구나 정상에서 스스로 내려온다는 것은 쉽지 않다.그래서 과감한 그런 행동은 참으로 아름답다.골프 그랜드슬램을 기록한 ‘골프의 전설’ 바비 존스는 최전성기였던 28세에 은퇴했다.11연속 우승기록을 보유한 바이런 넬슨도 최고의 샷을 구사하던 때 은퇴했다.그의 나이 겨우 34세였다.뉴욕 양키스의 투수 마이크 무시나는 20승을 달성한 올해 은퇴를 선언,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이들은 마치 한 입인 것처럼 “정상에 있을 때 떠날 수 있는 행복”이라는 말로 팬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가장 높은 곳에 있을 때,그리고 가장 많은 것을 가지고 있을 때 내려놓을 줄 아는 건 진정한 용기다.스스로 여제의 굴레를 벗고 평범한 갤러리로 돌아간 소렌스탐.그는 지나친 승부욕과 좋은 성적의 노예가 되는 것을 단호히 거부하고 즐기고 나눌 줄 아는 골퍼였다.그가 약속하고,또 약속한 대로 무대를 떠난 ‘정상에서의 은퇴’는 존중되어 마땅하다. 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1226@yahoo.co.kr
  • [이종현의 나이스샷] 볼썽사나운 ‘진상 골퍼’

    골프장에서 미움받는 이른바 ‘진상 골퍼’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있다.미국 골프다이제스트가 골퍼 1200명을 상대로 조사한 ‘다음번 라운드에 초청하고 싶지 않은 골퍼는?’이란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골퍼들의 생각과 어쩌면 그렇게 같은지 실소가 나온다. 순위에서 상위권을 형성하는 대답에는 플레이하면서 (타수로) 상대를 속이는 일, 무례하고 밉살스런 행동, 골프장에서 큰소리 등 폭력적인 행동, 남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 티오프 시각을 지키지 않거나 중간에 빠지는 일 등이 꼽혔다. 3년 전 미국의 골프 매거진도 비슷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가장 볼썽사나운 에티켓 위반으로는 스윙할 때 소리를 내는 것을 첫째로 꼽았으며 그 다음으로는 ‘슬로 플레이’가 지적됐다. 다른 사람의 퍼트라인을 밟는 일과 제 순서가 아닌데도 먼저 공을 치는 일도 동반자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일조량이 짧아지면서 국내 골프장에는 골프매너와 에티켓이 상실된 무법천지를 방불케 하는 사건이 빈번하다. 대부분의 골프장은 오후 5시 이후엔 어두워져 플레이가 불가능하다. 라운드 시간이 빠듯한 골퍼들은 서두르게 되고, 앞 팀의 느긋한 플레이에 고성까지 토해 낸다.이에 대한 보복(?)으로 IP지점(평균 비거리의 티샷이 떨어지는 지점)도 빠져나가지 않은 상태에서 티샷을 날려 멱살잡이하는 일까지 벌어진다는 전언이다. 심지어 클럽하우스의 라커와 식당 등에서 큰소리로 라운드를 복기하다 내기 결과를 따지면서 싸움까지 벌이는 모습도 비일비재하다니 한심한 노릇이다 타수를 하나 더 줄이는 일보다 코스에서 얼마만큼 매너와 에티켓을 지켰는지에 대해 한번씩 생각해 볼 일이다.‘베가번스의 전설’이란 영화가 있다. 골프의 전설 바비 존스를 실제 모델로 해 만든 영화다. 존스는 영화에서 경기를 벌이던 중 마지막 홀에서 공 뒤에 떨어진 나뭇잎을 들어내다 공을 움직이고 만다. 아무도 보지 않았지만 그는 1벌타를 자신 신고했다. 벌타가 아니면 승리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는 “타수는 속일 수 있어도 양심은 속일 수 없었다.”고 말한다. 최경주 역시 국내 대회에서 존스와 똑같은 일을 겪은 적이 있다. 골프엔 심판이 없다. 가장 크고 무서운 건 골퍼 자신의 양심이다. 최선의 플레이는 버디 몇 개, 이글 몇 개를 잡아내는 것보다 존스와 최경주처럼 자신을 속이지 않고 골프 정신을 이행하는 것이다.국내외 골퍼들이 싫어하는 사람들은 똑같다. 또 공통적인 것은 매너와 에티켓에 관한 사항들이다. 양심과 매너 그리고 에티켓. 올겨울 스토브리그에서 타수 1개를 줄이는 것보다 더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1226@yahoo.co.kr
  • [이종현의 나이스 샷] 최호성의 우승이 더 빛나는 이유

    지난 9일 국내 남자골프대회인 하나투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최호성 선수가 화제다. 단순히 우승해서가 아니라 ‘4급 지체’라는 장애를 딛고 우승컵을 안았기에 그에게 쏟아지는 찬사와 감동은 더욱 진하게 묻어났다. 최호성은 오른손 엄지손가락의 첫 마디가 없다. 일반 프로골퍼보다 불리한, 분명한 ‘핸디캡’이다. 그러나 그는 강한 정신력으로 그 불리함을 극복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골프는 남녀노소가 함께 할 수 있는 유일한 스포츠다. 연령과 성별에 구분이나 차별이 없다. 최호성처럼 프로무대에서도 충분히 장애를 딛고 우승할 수 있는 종목이다. 유명한 청각장애 프로골퍼인 이승만도 지난해 프로 데뷔 7년 만에 방콕에어웨이스오픈에서 감격의 첫 승을 신고했다. 대회를 관전한 갤러리와 현지 골프 관계자들은 이승만이 청각장애를 딛고 우승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뜨거운 박수로 축하해 줬다. 또 시각장애인 골퍼 조인찬씨는 지난달 세계 시각장애인 골프대회에서 85타,106타의 놀라운 성적으로 우승했다. 두 눈이 멀쩡한 일반 골퍼들도 85타를 치기는 쉽지 않다. 이 대회 최강자에 오른 조하르 샤론(이스라엘)은 2005년 홀인원까지 기록한 뒤 “지구상에서 밤에 나보다 더 골프 잘 하는 골퍼는 없을 것”이라는 농담으로 골프에는 장애의 벽이 없음을 강조했다. 미국의 장애인 골퍼 짐 테일러는 7000V 고압선에 감전돼 두 팔을 잃은 뒤 인공팔을 부착하고도 1986년 첫 홀인원을 기록한 이후 지금까지 16차례의 홀인원을 기록한 기적의 골퍼다. 국내에서 활동 중인 박철홍 화백은 오른손을 쓸 수 없어 왼손으로만 골프를 하는 사람이다. 그의 평균 핸디캡은 15정도로 80대 중반의 골프 실력이다. 일반 골퍼와 라운드를 나가 간단한 내기를 할 때도 절대 빠지지 않을 뿐더러 진 적도 별로 없다.골프가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감동이다. 나이와 성별은 물론, 장애까지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들이다. 오히려 자신의 핸디캡을 고도의 노력과 강한 정신력으로 상쇄시켜 비장애인들보다 더 나은 골프를 할 수 있다는 걸 그들은 분명히 증명했다. 최호성의 우승은 값지다. 그러나 “나도 할 수 있다.”는 강한 희망을 뿌린 건 더욱 소중하다. 도전과 희망. 이것은 골퍼들뿐만 아니라 이 어려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 모두에게 빼놓을 수 없는 삶의 소중한 자산이다. 골프장에 나가보라.1번홀에서 18번홀까지 언덕을 넘고 물을 건너 그린에 오를 때까지의 과정들. 우리의 인생과 다르지 않다. 온전한 몸뚱이가 아닐지라도 그들이 걸어가고 있는 페어웨이는 언제나 어디서나 똑같다. 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1226@yahoo.co.kr
  • 터키 배트맨 시장 “영화 이름 함부로 쓰지마”

    터키 배트맨 시장 “영화 이름 함부로 쓰지마”

    ”배트맨 시장이 배트맨을 고소한다?” 최신작 ‘다크 나이트’(the Dark Knight)로 전세계적인 흥행을 일으킨 ‘배트맨’(Batman) 시리즈가 소송에 휘말릴 지도 모르겠다. 터키 언론은 터키 배트맨(Batman)시 후세인 칼칸(Huseyin Kalkan) 시장이 ‘배트맨’ 시리즈의 영화제작자들에게 분노했다고 전했다. 그 이유는 영화 제작자들이 허락 없이 도시명을 영화에 사용했기 때문. 칼칸 시장은 “전 세계에 ‘배트맨’은 하나 뿐이다. 제작자들이 우리에게 아무 말 없이 지역명을 영화에 사용했다.”며 “필요하면 미국에 가서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배트맨 시는 터키 남동부에 위치한 주요석유생산지 배트맨 주의 주도(州都)다. 영화 ‘배트맨’시리즈는 만화를 원작으로 1989년 첫 영화 ‘배트맨’이 개봉한 이후 총 6편이 제작되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렸다. 사진=영화 ‘배트맨’ 서울신문 나우뉴스 문설주 기자 spirit0104@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골프회원권 값도 반토막 위기

    불과 5~ 6개월 전만 해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골프회원권 가격이 11월 들어 반토막이 날 위기에 몰리고 있다. 국내 증시의 폭락과 환율 폭등, 국내 신설골프장 급증 등으로 인해 골프회원권 가격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특히 황제 회원권으로 불리는 초고가 회원권의 추락은 더욱 심각하다. 올해 초 20억원 이상을 호가하던 남부CC만 해도 4일 현재 10억 6000만원으로 6개월 사이에 무려 10억원 가까이 하락했다. 가평베네스트골프장 역시 한 때 18억원 가까이까지 올랐던 골프회원권이 지금은 10억 8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이외에도 곤지암 황제회원권 트리오로 불리던 남촌CC와 이스트밸리, 렉스필드가 각 8억원 안팎의 급락세를 보였다. 올해 가장 높았던 때의 가격에 대비하면 이들 회원권의 주인들은 가만히 앉아서 50%나 손해를 본 셈이다. 물론, 중저가 회원권 가격도 동반 하락했지만 황제회원만큼 큰 폭은 아니다. 그 동안 우려했던 일본 골프장들의 버블현상이 한국에도 온 것 아니냐는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일본 골프회원권 역시 90년대 초 2억~ 3억엔까지 급등한 골프장이 등장하자 모든 돈이 골프회원권으로 몰려 들었다. 그러나 이후 경제 불황과 맞물리자 골프장들이 줄줄이 도산, 회원권은 휴지조각이 되버리는 심각한 사회문제를 일으켰다. 골프 전문가들은 일본 골프장을 답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현재의 흐름으로 봐서는 결코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첫 째 이유는 그 동안 황제회원권 가격이 골프장 가치 이상으로 올라 있다는 것이다. 골프장과 회원권 업체가 가격을 너무 부풀렸고, 여기에 투기세력까지 합세하면서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둘째로는 수요와 공급이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국내 골프장은 300개로 늘어났고, 이제 곧 500개 시대를 맞게 된다. 인허가를 준비 중인 골프장까지 포함하면 곧 770개를 넘어선다. 수요보다 공급이 과잉을 걱정하는 시대가 곧 온다는 점이다. 세 번째 이유는 국내 불황의 장기화로 내다 팔려는 법인 회원권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얼마 전 A 중소기업은 자금압박으로 보유하고 있던 A 황제골프회원권을 반 가격에 내놔 해당 골프장을 경악케 했다. 절반 가격에 구입해 명의 개서를 요구해 오자 해줄 수도, 안 해줄 수도 없는 곤란한 지경에까지 이르렀던 것이다. 마지막 네 번째는 국내 골프장들의 회원권 반환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 국내 골프전문가들은 그 동안 실제 가치 이상의 가격으로 치닫는 초고가 회원권들에 대해 우려를 많이 했다. 일본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지라도 한 번쯤은 홍역을 앓을 것으로 예견해 왔다. 그 때가 바로 지금이다.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1226@yahoo.co.kr
  • [이종현의 나이스샷] 스윙 연습도 좋지만 그린 규칙부터 배워라

    최근 기분 좋게 라운드를 하다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함께 코스를 돌던 A씨가 자신이 친 공이 벙커 신발 자국에 빠지자 드롭을 한 뒤 쳐냈다. 그러자 B씨가 벌타를 선언했고,A씨는 룰이 개정돼 ‘구제’를 받을 수 있다고 항의했다.A씨는 한 프로골퍼를 통해 이 룰을 알게 돼 이를 그대로 적용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상황이 이쯤되자 A씨는 필자에게 “대한골프협회(KGA) 운영위원이니 바뀐 ‘룰’을 알고 있을 것이 아니냐.”면서 “정확한 룰 해석을 요청할 테니 시시비비를 가려 달라.”고 졸라댔다. 사실 필자 역시 벙커 안의 발자국에 들어간 공은 그대로 플레이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던 터라 KGA에 전화를 걸었다. 대답은 명쾌했다.“그렇잖아도 요즘 협회에 비슷한 내용의 문의가 많은데 룰은 바뀐 적이 없고 있는 그대로 쳐야 합니다.”A씨에게 협회의 결론을 전달하자 그는 믿을 수 없다며 되레 “협회에 바뀐 룰을 알려줘야겠다.”고 흥분했다. 이번엔 필자의 경우. 후반홀 한 페어웨이에서 날린 공이 그만 벙커 옆으로 떨어져 고무래에 걸쳤다. 필자는 이를 치우려다 그만 공을 벙커에 빠뜨렸다. 이를 놓고 동반자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필자는 공을 옮길 수 있다고 주장한 반면, 나머지 세 명은 공이 굴러 떨어진 벙커에서 그대로 쳐야 한다고 완강하게 버텼다. 골프규칙 24조에 따르면 움직일 수 있는 장애물은 제거가 가능하기 때문에 벌타 없이 공을 옮길 수 있다. 그런데도 “벙커에서 쳐야 한다.”는 다수의 강압적 의견 때문에 결국 잘못된 룰 적용을 해야 했다. 언제부터인가 골퍼들 사이에는 있지도 않은 룰이 규정집에 있는 것처럼 해석되고 적용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프로골퍼 사이에도 종종 룰을 어기는 경우도 나온다.OB 말뚝을 뽑고 친다거나 공이 벙커에 박혔을 때 ‘언플레이볼’을 선언한 뒤 두 클럽 이내에 드롭한다는 게 벙커 밖으로 드롭하는 바람에 벌타를 받거나 실격을 당하는 경우까지 생긴다. 벙커 안의 언플레이볼은 반드시 벙커 안에서 드롭해야 하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다. 반대로 페어웨이에 박힌 볼을 구제받지 못하고 그대로 쳐 손해보는 경우도 있다. 또 주말 골퍼들의 경우 그린에서 “공을 닦아달라.”며 캐디에게 공을 굴려 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엄연히 그린 스피드 테스트에 해당돼 벌타가 적용된다. 그런데도 이를 모르는 골퍼들이 수두룩하다. 국내 골퍼 대다수는 연습장에서 자신의 스윙은 점검해도 룰 공부는 하지 않는다. 너무 잘 안다고 자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위원들도 룰 판정을 할 때는 반드시 규정집을 들춘다. 그만큼 골프 룰은 어렵고 애매모호하다. 자신이 알고 있는 룰이 맞다고 큰소리부터 낼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의심 가는 상황이면 규정집을 확인하는 한편, 협회 등에 자문해야 할 일이다. 잘못 알고 있는 룰 때문에 즐거워야 할 라운드가 짜증으로 뒤범벅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yahoo.co.kr
  • [이종현의 나이스샷] 골프장 무리한 팁 요구 개선돼야

    최근 수도권의 A골프장에 들러 골프를 치고 나오는 길이었다. 라커에 있는 한 남자 직원이 허둥지둥 현관까지 쫓아나오더니 팁을 요구했다. 부끄러워 당황하면서 손에 쥐여 준 기억이 생생하다. 팁이란 고객이 좋은 서비스를 받았다고 생각할 때 종업원에게 주는 답례다. 상호 예의가 깔려 있는 것이다. 팁 문화가 정착된 외국의 경우도 팁은 의무사항이 아니라 손님의 선택이자 결정 사항이다. 식사를 하고 팁을 놓지 않고 나오면 종업원은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나 뒤돌아보고 다음 손님에게 더 잘해 팁을 받으려는 것이 일상화돼 있다. 그런데 국내 일부 골프장에서는 예외다. 팁은 골퍼의 의무이자 책임처럼 요구된다. 라커에서 받은 서비스는 먼지 하나 묻지도 않은 구두를 닦은 것뿐이다. 현관에서는 또 자동차 트렁크에 골프백 싣는 것을 도와준 것뿐이다. 떡하니 게시판에 붙은 가격은 2000원에 불과하지만 무심코 지나칠 때는 몇 곱절과도 바꿀 수 없는 창피함을 감수해야 한다. 뿐만 아니다. 라운드 내내 함께한 한 지인은 버디를 할 때마다 ‘오버 팁’까지 줘야 했다. 주지 않으면 눈치가 보인다는 말에 무엇이 맞는 것인지 혼란스러웠다. 캐디들이 받아가는 수고료 역시 팁의 의미가 강하다. 골프장들은 회사에서 나가지 않는 돈이라며 골퍼의 사정은 저버린 채 캐디피를 매년 올리고 있다.N골프장 캐디피는 11만원으로 가장 비싸다. 사실 캐디피는 골프장이 결정할 것이 아니라 골퍼가 결정해야 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골프장이 정한 대로 캐디 봉사료를 일괄적으로 받고 있고, 혹은 오버팁까지 요구한다. 물론 일부 골퍼들이 과하게 팁을 남발해 직원들의 기대 심리를 높여 놓은 것도 사실이다. 그렇잖아도 골프장과 관련된 각종 세금과 부대 이용료가 많은 마당에 라커 팁, 현관 팁까지 요구한다면 골프 대중화는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 팁이란 사전적 의미로는 ‘여급이나 사환에게 일정한 품삯 외에 더 주는 돈’으로 풀이된다. 특정 수고에 대한 감사의 표시가 팁인 것이다. 따라서 진정 팁을 받으려면 골퍼의 마음까지 감동시키는 서비스를 해야 한다. 물론 팁을 받기 위한 가식적인 서비스는 예외다. 호텔 요금엔 서비스료가 10% 포함돼 있다. 일반 식당이나 숙박업소, 커피숍보다 나은 서비스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골프장의 식음료 등 제반 서비스 물품이 바깥보다 비싼 것은 봉사료까지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기분 좋은 서비스를 받았을 때 더 챙겨 주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주고 싶지도 않은데 억지로 뜯기는 팁, 그날 하루 라운드를 망치는 원흉이다. 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yahoo.co.kr
  • [20 & 30] 당신의 ‘오피스 스파우즈’는 누구?

    [20 & 30] 당신의 ‘오피스 스파우즈’는 누구?

    직장인들에게는 과중된 업무 스트레스, 회사 동료와의 불필요한 갈등을 토로하며 고민을 나눌 그 누군가가 절실히 필요하다. 그래서일까. 최근 직장에선 이성 동료간 ‘이성적 감정’ 없이 돈독한 우정을 나누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들은 사무실에서 만큼은 실제 배우자보다 더 허물없이 친하게 지내 ‘오피스 와이프’(office wife), ‘오피스 허즈번드’(office husband) 혹은 ‘오피스 스파우즈’(office spouse)라고 불린다. 실제로 마음의 벗이 되는 사무실 배우자(오피스 스파우즈)가 있는 직장인은 얼마나 될까. 2030 직장인들에게 그들의 사무실 배우자에 대해 들어봤다. ●사무실 내 나만의 구원투수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양모(27·여)씨는 소설가 양귀자와 같은 훌륭한 글쟁이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대학졸업 후 2년간 계속된 백수생활은 그녀의 꿈을 앗아가버렸다. 취업으로 눈을 돌린 양씨. 기왕이면 글을 쓸 수 있는 홍보실이나 문화재단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워낙 경쟁이 치열해 그 희망도 이루지 못했다. 결국 양씨는 2년 전 가까스로 IT회사에 입사했다. 하지만 컴퓨터와 정보통신의 문외한인 양씨의 회사생활은 고난의 연속이었고, 매일 컴퓨터 언어, 코딩, 알고리즘 등 생소한 용어와 지식을 익혀야만 했다. 그런 그가 3년째 회사를 계속 다닐 수 있었던 것은 회사 선배이자 ‘오피스 허즈번드’인 김모(32)씨의 배려 덕분이다. 김씨는 다른 회사에 다니다 양씨와 비슷한 시기에 입사한 경력사원.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김씨는 업무수행능력이 떨어지는 양씨가 계속 한직으로만 떠도는 것이 안타까워 그녀의 특별과외 교사를 자청하고 나섰다.6개월간의 과외로 양씨는 전문가 수준은 아니지만 IT업무 전반을 이해하게 됐다. 이젠 간단한 프로그램도 혼자 짤 수 있고, 일에 흥미도 갖게 됐다. 양씨는 “김씨가 아니었다면, 진작에 회사를 그만뒀을 것”이라면서 “사무실에서 만큼은 김씨가 남자친구보다 더 소중하다.”고 말했다. 마케팅 회사에서 2년 4개월째 근무 중인 최모(31)씨는 세상 그 누구보다 훌륭한 ‘오피스 와이프’를 뒀다고 자부한다. 그의 오피스 와이프는 같은 부서에 근무하는 입사 동기 김모(24·여)씨. 최씨는 가끔 자신의 실제 부인보다 김씨가 더 편하게 느껴진다. 두 사람은 입사 초기 대졸 신입사원과 상고를 졸업한 계약직 경리사원으로 만났다. 처음엔 서먹했지만 같은 부서에 배치받은 뒤 서로 허물없이 고민을 터놓는 사이가 됐다. 익숙지 않은 업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두 사람은 어려운 부분들을 조금씩 도와주면서 우정을 키워 나갔다. 컴맹이었던 최씨는 외국 바이어 앞에서 진행할 프레젠테이션을 앞두고 컴퓨터 프로그램 관련 책을 구입해 열심히 공부했다. 아무리 책을 봐도 어떻게 프레젠테이션 프로그램을 구성해야 할지 막막할 뿐이었다. 어느 누구도 최씨를 도와주지 않을 때 선뜻 구원의 손을 내밀어 준 게 김씨였다. 상고 출신의 김씨는 ‘컴퓨터 도사‘로 불릴 만큼 능숙한 프로그래밍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최씨는 김씨의 도움을 받아 만든 프레젠테이션으로 무사히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김씨 또한 ‘오피스 허즈번드’인 최씨의 도움으로 매번 위기의 순간을 넘기고 있다. 학창시절부터 영어와는 담을 쌓고 지낸 김씨에게 부장이 외국 거래업체와 주고받는 서류를 정리하는 업무를 맡겼다. 영어사전과 한참을 씨름해도 짧은 영어 문장을 해석하기 힘든 김씨의 구원투수는 최씨였다. 영문과 출신의 그는 김씨가 하루종일 시간을 투자해도 불가능했던 영어 업무를 능수능란하게 처리해줬다. 김씨는 “오피스 허즈번드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입니다. 업무뿐 아니라 일상적인 고민, 갈등도 해결해주는 만능 카운슬러죠. 그가 없는 직장생활은 상상할 수 없어요.” ●꼴불견 상사 때문에 맺어진 오피스 스파우즈 부산의 한 은행에 근무 중인 성모(26·여)씨와 박모(27)씨는 둘 도 없는 직장 동료이자 ‘오피스 스파우즈’다. 올해 초 입사해 신입사원 교육을 받은 뒤 서로 다른 지점에서 일하고 있지만 둘은 직장 선배들로부터 “서로 사귀는 사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정도로 친하다. 이들은 메신저와 전화로 하루에도 스무 번 이상 대화를 나눈다. 성씨는 “박씨와 이렇게 자주 연락한다는 것을 상사들이 알면 둘 다 직장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말한다. 일에 대한 불만과 상사들의 뒷담화가 둘이 나누는 대화의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한 번은 직장 상사 때문에 속상해하던 성씨에게 박씨가 “선배가 나무랄 땐 그냥 아무 대꾸하지 말고 ‘정말 내가 잘못했다.’, ‘많이 반성하고 있다.’는 표정만 지어주고 속으로는 ‘오늘 뭐 먹지?’ 이런 생각을 하라.”고 조언해줬다. 성씨는 이 방법을 터득한 후 신기하게도 상사에 대한 스트레스를 더 이상 받지 않게 됐다.“직장생활을 하면서 답답하고 속상한 일을 누군가에게 믿고 말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를 푸는 가장 좋은 방법이에요. 오피스 스파우즈는 그런 의미에서 2030 직장인들에겐 필수적인 존재랍니다.” 9급 공무원인 박모(27·여)씨의 오피스 와이프는 같은 부서에 근무하는 입사 동기 정모(29)씨다. 그들이 오피스 스파우즈의 인연을 맺은 데는 같은 부서의 괴팍한 성격의 50대 노총각 과장이 큰 역할을 했다. 이 상사는 후배들의 사소한 일 하나하나에 시비를 걸어왔고, 후배들에게 결코 쉴 틈을 주지 않는다. 때론 자신의 기분에 따라 후배들을 대하는 태도도 시시각각 급변해 최악의 직장 상사로 평가받는다. 이런 상사 밑에서 잦은 업무보고와 야근 등의 스트레스를 받던 박씨와 정씨는 동기라는 이유만으로도 뭉칠 수 있었다. 한 번은 과장이 별다른 이유없이 시비를 걸며 박씨에게 소리를 지르고 짜증을 부렸다. 이날 박씨는 정씨의 제안으로 단 둘이 술을 마시며 속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박씨는 자신의 넋두리를 들어주는 동기가 한 없이 고마웠다. 정씨도 가끔 과장의 부당한 행동에 화가날 때마다 오피스 와이프인 박씨와 술잔을 기울인다. 자신의 여자친구보다 과장의 부당함을 잘 아는 박씨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기분이 나아지기 때문이다.“박씨가 없었다면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었을지 막막해요. 가끔은 여자친구보다 더 저를 잘 이해해준다니까요. 이러다가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연인으로 발전할까봐 걱정이에요.” ●내 배우자와 더 친밀한 오피스 스파우즈 회계사인 정모(35)씨는 자신의 오피스 와이프 때문에 아내로부터 바람피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은 적이 있다. 정씨의 부인은 남편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직장 여성동료와 장시간 통화를 하는 모습을 보고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고 확신했다. 부인은 남편이 다른 직장 동료에 대해선 이야기하지 않으면서 유독 그 여성동료만 칭찬하는 걸 의심했다. 정씨가 야근이라도 하는 날이면 아내의 의심은 드라마 ‘사랑과 전쟁’ 수준으로 극에 달했다. 의부증에 시달리던 정씨는 특단의 조치로 부인에게 오피스 와이프인 유모(32·여)씨를 소개시켜줬다. 몇번의 만남 이후에야 부인은 두 사람의 관계가 이성적 관계가 아닌 그야말로 업무적 스트레스를 푸는 데 도움을 주는 오피스 스파우즈 관계란 걸 이해했다. 이후 몇번의 만남을 가진 부인과 유씨는 서로 취미와 관심사가 같다는 이유로 돈독한 사이가 됐다. 때론 정씨의 회사 생활을 오피스와이프인 유씨가 부인에게 일일이 보고하기도 해 정씨가 곤란스러울 정도이다. 하지만 정씨는 아내와 오피스와이프의 절친한 사이가 그리 나쁘지 않다.“아내가 오피스 와이프와의 관계를 이해해줘서 다행이에요. 직장내에선 오피스와 이프가 제겐 둘도 없는 벗이고 인생에 있어선 아내만큼 훌륭한 친구가 없답니다.” 인천의 무역회사에서 7년째 근무 중인 정모(35)씨는 요즘 회사 생활이 ‘옥살이’ 같다. 오피스 와이프인 직장 후배 이모(32·여)씨가 회사에서의 일거수 일투족을 아내에게 실시간으로 보고하기 때문이다. 정씨와 이씨는 대학 시절 둘도 없는 같은 과 선후배였다. 졸업 후 1년간 백수생활을 한 이씨는 정씨의 제안으로 지금의 직장에 입사하게 됐다. 그 이후로 정씨와 이씨는 학교뿐 아니라 직장 선후배 사이로 누구보다 가깝게 지냈다. 특히 정씨는 아내와 갈등이 있을 때마다 아내와 동갑인 이씨에게 조언을 구했고 이씨는 회사생활에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정씨의 도움을 받으며 의지하게 됐다. 서로 잘 챙겨주다보니 정씨는 아내로부터 “유부남이 너무 여자 후배와 가깝게 지내는 거 아니냐.”는 항의도 많이 받았다. 이에 정씨는 이씨를 아내에게 소개시켜준 뒤 오해를 풀었다. 하지만 이것이 문제의 발단이 됐다.“서로 동갑이라 편하게 지내더니 요즘은 나보다 더 가깝게 지내며 내 험담도 함께 늘어놓아요.”집에서는 아내 눈치, 회사에서는 오피스 와이프 눈치 보느라 행동이 여간 조심스러운 게 아니다.“오피스 와이프가 아니라 정말 회사내에 와이프가 하나 더 있는 것 같아요. 가끔 갑갑하긴 하지만 가정과 직장에서 나를 이해해주는 아내와 후배가 있다는 게 행복하기도 하지요.” 황비웅 장형우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용어클릭 - 사무실 배우자(오피스 스파우즈·Office spouse) 직장내에서 이성적으로 사랑하진 않지만 마치 아내와 남편처럼 서로에게 의지하는 직장 동료를 일컫는 신조어다. 미국에서 생겨난 용어로 하위개념으로 오피스 와이프(사무실 부인·Office wife)와 오피스 허즈번드(사무실 남편·Office husband)가 있다. 미국의 한 온라인 백과사전(www.urbandictionary.com )에선 오피스 와이프에 대해 ‘직장에서 자주 접하는 이성 동료이며, 당신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지만 그 어떤 신체적 접촉은 하지 않는다.’고 정의하고 있다.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강남경찰서, 기업형 룸살롱에도 ‘性戰’ 칼날 주택금융公, 직원엔 펑펑 서민엔 찔끔  [뉴스in뉴스] 촛불 농성 100일,조계사에서는 지금…  [캐릭터뷰] 박철민이 말하는 ‘불광동 배용기’ 그리고 ‘배우 박철민’   기획재정부의 아고라 활동에 네티즌 ‘냉소’  
  • [이종현의 나이스샷] 지방 vs 수도권 골프장 ‘총성없는 전쟁’

    지난 1일 정부가 추진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수도권과 제주를 제외한 전국 회원제골프장의 비회원 그린피가 3만원정도 내렸다. 정부는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세금 2만 1120원과 체육진흥기금 3000원 등 모두 2만 4120원을 조세특례제한법을 통해 삭감해 줬다. 이로 인해 지방골프장은 적게는 1만 5000원에, 많게는 5만원까지 그린피를 내려받게 됐다. 인하폭은 평균 3만원 정도. 당초 예상했던 4만∼5만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골퍼들에겐 분명 희소식이다. 그린피를 가장 많이 내린 곳은 부산 동래베네스트골프장으로 5만원(비회원)을 내려 눈길을 끌었다. 태인CC는 주 중 그린피가 8만원으로 제주도를 제외하면 가장 싸다. 수도권의 골퍼들과 지방의 골퍼들은 벌써부터 내년 단체부킹을 위해 접근성과 그린피가 가장 저렴한 곳을 찾기에 여념이 없다. 지방 골프장들도 이 호재를 바탕으로 연간 단체부킹 팀을 잡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내걸고 적극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5개팀 이상은 단체 버스를 내주는가 하면 총무와 회장은 그린피 할인, 클럽하우스 점심 무료 제공 등 당근을 내밀고 있다. 이로 인해 2009년엔 수도권 지역의 단체 골퍼들이 충청과 강원도 지역으로 대거 이동하는 기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이탈하려는 단체팀을 놓고 수도권과 지방골프장은 소리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1팀당 평균 20만원 정도가 절약되니 골퍼들에겐 이는 분명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다. 반면 수도권의 골프장들은 이번 조세특례제한법에서 제외돼 지방보다 비싼 그린피로 경쟁해야 하는 탓에 빠져 나가는 내장객을 벙어리 냉가슴 앓듯 쳐다만 봐야 하는 상황이다. 수도권 골프장 가운데 그린피가 가장 비싼 곳은 남서울골프장으로 26만원(주말)이다. 태인CC에 견줘 무려 18만원 더 비싸고, 전국 평균보다도 11만원이 더 높다. 골퍼들은 웬만하면 비싼 수도권골프장은 삼가겠다는 눈치다. 이제는 지방에도 저렴하면서 접근성이 좋은 곳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국내 골프장들은 치열한 경쟁 체제에 돌입했다. 지방은 지방대로, 수도권은 수도권대로 가만히 앉아서 밀려오는 골퍼를 맞았던 시절은 이젠 옛일이다. 수도권 골프장의 세금 인하는 앞으로도 3년은 더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기간 동안 수도권과 지방 골프장의 생존경쟁은 극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명의 골퍼라도 더 유치하기 위해 소리없는 총성이 막 울려퍼졌다. 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1226@yahoo.co.kr
  • [이종현의 나이스샷] 해외 골프관광 줄일 처방전은 있다

    해외 골프관광 지출액으로 지난 3년간 3조 7000억 여원이 빠져 나갔고,203만명이 해외에서 골프를 치고 왔다는 조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지난해에만 82만명이 1조 5000억원의 비용을 썼다는 전언이다. 왜 해외로 골프를 치러 나가는 것일까? 첫째, 골퍼들은 늘 새로운 코스에서 플레이하고 싶어 하는 본능이 있다. 따라서 한번 쳐 본 곳보다는 새로운 골프장, 자국이 아닌 외국에서 치고 싶어 한다. 물론, 이는 한국이나 일본, 심지어 미국 골퍼들까지 공통으로 갖고 있는 것이어서 한국 골퍼의 광적인 해외골프 투어와는 상관이 없다. 둘째로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때문이다. 골프인구는 많은데 골프장이 절대 부족해서다. 다만, 이것도 최근 골프장 공급이 수요를 앞서 나가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해결돼 가는 과정이다. 셋째는 국내 골프장의 대단히 높은 비용 때문이다. 주말엔 그린피를 22만원은 줘야 골프를 칠 수 있다. 주중에도 20만원 수준이다. 정부는 최근 지방 골프장을 대상으로 조세특례제한법을 통한 차등 그린피 인하 조치를 취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골프장은 3만∼4만원의 그린피 인하가 기대된다. 하지만 국내 골퍼의 70% 이상이 수도권에 밀집돼 있어 정작 수도권에 거주하는 골퍼들은 아직도 비싼 그린피를 지불하고 라운드를 해야 한다. 정부의 노력에 비해 실효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 뻔하다. 여기에 골프장 식음료 비용이 시중 가격보다 3∼8배까지 비싸 골퍼들의 강한 불만을 사고 있으며, 이것이 해외로 눈을 돌리게 하는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오는 판이다. 슈퍼마켓에서 300원이면 살 수 있는 찐계란이 1500∼2000원으로 5∼6배나 비싸다.3500원이면 먹을 수 있는 자장면의 가격은 골프장에선 8000원으로 둔갑한다. 단순히 그린피 인하 하나만으로 해외로 향하는 골퍼들의 발길을 잡겠다는 생각은 잘못됐다. 정부와 골프 관계자들은 보다 현실 적인 곳에서 문제점을 찾아야 한다. 단순히 그린피만 내렸다고 해서 근본 문제가 해결되는 건 절대 아니다. 국내 골프장 역시 무조건 식음료 비용을 내리라고 하면 단 한 군데도 내릴 의향이 없다. 가장 큰 이유는 지나친 세금과 높은 인건비 때문이다. 정부는 한 해 100만명이 넘는 골퍼가 1조원 이상의 돈을 해외 골프장에 뿌리는 것을 막기 위해선 그린피 인하뿐만 아니라 각종 과다 세금부터 현실화시켜야 한다. 골프장의 찐계란, 자장면 값이 그대로라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골퍼들의 발길도 그대로다. 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1226@yahoo.co.kr
  • [이종현의 나이스샷] 경기 취소 결정은 신중해야

    지난 21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협회 투어 SK에너지인비테이셔널대회는 매끄럽지 못한 경기 운영으로 빈축을 샀다. KLPGA측은 둘째 날 경기가 폭우로 지연되자 2라운드 대회를 전격 취소했다. 물론 골프 규칙 33조 d항에는 ‘어떤 사정에 의해 경기가 불가능할 경우에는 위원회 또는 대행자가 해당 라운드의 플레이를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분명 대회 취소는 상황에 따라 가능하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지켜본 골퍼와 전문가들마저도 성급한 판단이었다며 KLPGA의 매끄럽지 못한 운영을 비난했다. 골프 중계를 지켜보던 한 지인은 필자에게 전화를 걸어 대회 취소를 할 상황이었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아마 그도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성급한 결정이 아니냐는 질문 같았다. 골프가 태생되고 발전한 곳은 영국이다. 영국 스코틀랜드 골프장은 비와 바람이 많기로 소문이 나있다. 여기에 거친 잔디와 러프는 골프를 치는 골퍼라면 다 안다. 만일 영국에서 이런 날씨에 대회를 진행했다면 이곳 경기위원들은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 궁금하다. 영국에서 생겨난 축구, 골프 등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상황이면 대부분 강행한다. 특히 골프는 자연 그대로의 상태에서 도전하고 극복하는 스포츠란 인상이 강하며 골프 정신은 바로 영국의 링크스 코스와 기후에 맞닿아 있다. 반면 미국에서 생겨난 야구나 미식축구는 조금만 비가 내려도 대회를 취소한다. 이것이 영국에서 생겨난 축구, 골프와 미국에서 생긴 야구, 미식축구의 다른 점이다. 따라서 골프는 플레이가 가능하거나 여건이 웬만하면 취소가 없다. 우리가 가장 많이 시청하고 있는 미여자프로골프(LPGA) 대회만 해도 비바람이 몰아쳐도 대회를 취소하는 사례가 적다. 당일 다 플레이를 하지 못하면 그 다음날 36홀 경기로라도 끝낸다. 이번 KLPGA의 경기 취소는 다소 성급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마지막조가 9개 홀을 마친 상태였기에 다음날 오전 일찍 잔여경기를 속개해도 대회를 충분히 마칠 수 있었다. 누가 봐도 이번 2라운드 경기 취소는 협회의 성급한 결정이었음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협회에 대한 비판은 운영 자체의 문제점으로도 번진다.1990년대 초 7,8개 대회로 겨우 명맥을 유지해 왔던 시절을 생각하라는 골프 관계자들의 충언도 이어지고 있다. 예컨대 지금은 국내 여자대회를 유치하고 싶다는 스폰서의 경우,‘협회로 들어와서 이야기하라.’,‘대회를 하려면 3년 이상 계약을 해야 한다.’는 식의 다소 일방적인 말을 듣는 등 협회 운영에 대한 불만 토로도 있다. 협회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상업성 우선이 결코 나쁘다고 할 수만은 없다. 하지만 이번과 같은 ‘성급한 대회 취소’라는 대회 운영이 계속된다면 TV 앞에 있는 시청자도, 갤러리도, 스폰서도 외면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스코틀랜드에 불어오는 바닷바람, 파도, 비를 맞으며 자란 거친 잔디를 헤쳐나가며 도전, 정복하는 것이 바로 골프 정신이다. 그렇기에 국내 아마추어 골퍼들도 아무리 비가 와도 ‘골프 라운드 취소는 골프장에 도착해서 한다.’는 불문율을 지키고 있는지 모른다.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1226@yahoo.co.kr
  • [이종현의 나이스샷] 난이도만 높이면 명문 골프장?

    국내 골프장의 수가 250개를 넘어서면서 다양한 마케팅이 쏟아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게 바로 ‘높은 난이도’다. 충청 지역의 R골프장과 전북의 B골프장, 제주의 S골프장 등이 최근 높은 난이도를 내세우며 홍보에 나서고 있다.“결코 정복되지 않는 골프장”,“프로가 공략해도 언더파를 못 내는 골프장”이란 말을 써가며 골퍼의 ‘원초적 본능’을 자극한다. 최근 B골프장을 찾은 A씨는 ‘프로도 언더파를 못 치는 곳, 고수 아마추어들도 80,90대 스코어밖에 못 내는 골프장’이라는 말에 죽기 살기로 쳐 2언더파 70타의 성적을 올렸지만 그렇게 유쾌하지 않았다고 한다. A씨는 이곳을 다녀온 골퍼들과 이야기해 본 결과 묘하게도 ‘정말 좋은 골프장, 명문 골프장이라기보다는 어떡하면 골퍼를 궁지에 몰아넣어 골탕을 먹일까’를 궁리하는 골프장 같다고 했다. 난이도의 균형미는 잃은 채 ‘어디 얼마나 잘 치는지 두고 보자.’는 식으로 설계 정신은 상실된 것 같아 그리 큰 감동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이 정도 난이도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국내 명문, 더 나아가 세계 100대 골프장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국내 골프장 관계자들의 잘못된 생각에 심히 당황스럽다고까지 했다. 정말 난이도가 높은 골프장이 명문골프장일까. 결론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난이도는 명문 조건인 심미성과 코스설계의 밸런스, 샷의 가치 등 코스를 평가하는 7∼8가지 기준 가운데 한 부분일 뿐이다. 난이도를 높이기 위해 설계 밸런스가 무시되고, 균형미는 상실한 채 벙커와 해저드 등에 의존하려는 건 분명 골프장 설계의 본질에서 어긋난 것이다. 그런가 하면 일부 골프장은 대회 때 언더파 우승을 막기 위해 상식 이하의 핀 위치와 그린 스피드 등 기본 조건마저 무시하기도 한다. 반드시 어렵다고 해서 좋은 골프장은 아니다. 경기도 용인의 K골프장은 프로와 아마추어들 모두 좋아하는 코스를 갖고 있다. 그렇다고 코스 난이도가 높지도 않다. 페어웨이 폭이 100m 정도로 넓어 편안하게 플레이를 할 수 있다. 그린도 웬만한 골퍼라면 파온을 시킬 만큼 넓은 데다 높낮이도 심하지 않다. 그렇다고 스코어가 쉽게 나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많은 골퍼들은 K골프장을 선호하고 좋아한다. 균형미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골프장은 쉽게 정복되지 않는, 대단히 어려운 골프장’이란 자랑은 분명 옳지 않다. 어렵게 만들려면 해저드와 벙커를 많이 만들고, 골퍼가 공략하기 어렵게 설계하면 된다. 하지만 코스설계의 밸런스는 빵점이 된다. 진정한 명문 골프장이란 골퍼가 반드시 극복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는 난이도를 지녀야 한다.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1226@yahoo.co.kr
  • [We랑 외국어랑 놀자-영어] What brought you to the Express Bus Terminal?

    A:Hey,Junho! What a small world!(준호씨! 정말 세상 좁네요!) B:Jenny! What brought you to the Express Bus Terminal?(제니! 고속버스터미널엔 무슨 일로 왔어요?) A:I have an appointment in the bookstore.What about you?(서점에서 약속이 있어요. 준호씨는요?) B:I am going to take an express bus for Busan.(부산가는 고속버스 타려고요.) A:I see.It is Chusok tomorrow,isn’t it? Happy Chusok! I’ve got leave.(그렇군요. 내일이 추석이죠, 그렇죠? 즐거운 추석 보내요. 나 이제 가야 해요.) B:Same to you.(당신도요.) ▶ what a small world : 정말 세상 좁네요. 감탄문 구문인데, 의외의 장소에서 아는 사람을 만났을 때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이다. ▶ appointment :약속 ▶ express bus : 고속버스 ▶ Happy Chusok : “Merry Chusok”이라고 할 수 도 있는데, 즐거운 추석 보내라는 의미의 인사로 볼 수 있다. ▶ same to you :위와 같은 인사말 등에 응대하기 위한 표현으로 “당신도 그러기를…”이라는 의미이다. 그러니까 ‘I wish you the same.’이라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박명수 국제영어대학원대학교 교수
  • [이종현의 나이스샷] 진심 담긴 골프장 서비스를

    골프장 서비스로 말하면 대한민국을 따라올 나라는 아마 없을 것이다. 골프장 입구에서 경비의 거수경례를 받으며 클럽하우스에 도착하면 상냥한 인사와 함께 골프백을 내려준다. 일부 골프장은 발렛파킹 서비스까지 해준다. 호텔을 능가하는 클럽하우스 로비에는 대표이사가 직접 나와 반긴다. 스타트 티로 나가면 젊고 상냥한 캐디가 반갑게 인사한다. 여기에 라운드 직전에 간단한 스트레칭까지 해준다. 골프장을 찾은 외국인들은 깜짝 놀란다. 세상에 이렇게 귀빈 대접을 받는 곳도 있구나 싶을 것이다. 그뿐인가. 그늘집 등 코스 중간에도 직원들의 상냥한 인사는 그칠 줄 모른다. 골프가 끝난 뒤에도 마찬가지. 캐디와 도어맨들이 90도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한다. 대한민국 서비스산업의 진수를 보는 듯하다. 그러나 달리 보면 서비스가 지나치거나 요식적이란 느낌이 들곤 한다. 먼저 골프장 입구에서의 거수경례는 군사문화 냄새가 짙다. 클럽하우스에서의 대표이사 영접은 거북살스럽기까지 하다. 캐디와 직원들의 상냥한 웃음과 인사도 받아들이는 골퍼의 기분과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그리고 집에 돌아가려고 발렛파킹해준 차의 운전석에 앉았을 때 좌석 위치가 당겨지거나 넓혀져 있고, 사이드미러, 리어미러도 달라져 있기 일쑤다. 오너 운전자의 기준에 다시 맞춰 놔야 진정한 서비스일 것이다. 얼마 전 일본 홋카이도의 니돔무 골프장을 찾은 일이 있다. 홋카이도 톱 5에 드는 골프장이었지만 캐디도 50대 아주머니가 나왔고 입구부터 그리 요란스럽지 않았다. 더욱 놀란 것은 그늘집에 들렀을 때 50대 캐디에게 먹을 것을 주려 하자 그늘집 종업원은 한 되 됨직한 쌀을 권했다. 꼭 캐디에게 선물을 하려면 예쁘게 포장된 쌀을 주는 것이 좋다고 했다. 가격은 1000엔(약 1만원)이었다. 그 외에도 농산물이 예쁘게 포장돼 있었다. 그늘집 종업원은 이렇게 권하는 이유가 상하 관계가 아닌 친구처럼 존경하는 마음을 담는 게 선물의 본령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골프장을 떠날 때 클럽하우스 입구에서 우리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드는 모습에서 진정한 서비스가 무엇인지 느껴졌다. 캐디를 동반자 내지 친구로 생각하고 골퍼가 보든 안 보든 차가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드는 서비스는 지극히 인상적이었다.대다수 골퍼에게 뭔가 불만족이 남는다면 진정 골퍼의 마음을 읽는 서비스가 아니라 보여주기식 서비스 때문이란 것을 한번쯤 돌아보아야 한다. 보여지는 서비스보다 상대를 존중하고 인격체로 대하는 대등한 잣대에서의 서비스가 필요하지 않을까.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1226@yahoo.co.kr
  • [이종현의 나이스샷] 골프장 농약 보도에 대한 오해

    최근 모든 언론들이 하나같이 경기도내 골프장의 농약 사용이 크게 늘어났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그것도 10년 전 맹독성·고독성 농약이 검출된 것도 아닌 정식 등록된 농약을 많이 사용해 문제가 야기된다는 내용이다.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조사한 결과 113개 경기도 골프장 가운데 62%인 70개 업소 잔디와 토양에서 농약이 검출됐다.2006년에 견줘 8%포인트,2007년 대비 40%포인트나 늘어난 수치라며 심각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실제 농약 사용량은 2000년부터 점차 줄어들고 있다. 환경부가 전국 222개 골프장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농약 사용량은 지난 2000년 ㏊당 12.3㎏이었지만 이후 꾸준히 감소해 2005년에는 10.8㎏으로 줄었다. 물론, 골프장 수의 증가로 연간 총 사용량은 매년 늘었지만 단위 면적당 사용량은 크게 준 것이다. 더욱이 국내 골프장 가운데 30% 정도는 친환경적 잔디 관리에 힘쓰고 있다. 수도권 가운데 30여곳은 농약 사용량을 줄이는 수단으로 곰팡이와 세균 바이러스, 선충 등 각종 미생물들을 이용해 잔디 병충해 방지에 나서고 있다. 바야흐로 대체 농약 시대다. 농약 과다용용 문제뿐만 아니라 사용량이 줄고 있다는 사실도 국민들의 알 권리다. 또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사실 가운데 하나는 검출 시기다. 한번 뿌린 농약은 잔디 뿌리에서 모두 빠져나가는 데 5∼8년이 걸린다. 따라서 무농약 시대를 열기 위한 노력은 최소 5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결론이다. 골프장 농약의 해악을 들먹인 건 불과 10년도 되지 않았다. 그리고 불과 5년 전부터 구체적인 노력이 시작됐다. 골프장은 코스를 이용하는 골퍼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유해한 농약 사용은 당연히 금지돼야 하고 이에 어긋날 경우 추상같은 칼날을 들이대야 한다. 그러나 좀 더 기다릴 때다. 던져진 주사위는 아직 숫자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레저신문 편집국장huskylee1226@yahoo.co.kr
  • ‘제리 스프링거쇼’ 어떻게 만들어졌나

    ‘제리 스프링거쇼’ 어떻게 만들어졌나

    화제의 미국 토크쇼 ‘제리 스프링거쇼’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지난 17여년간 많은 화제를 뿌리며 시청률 고공행진을 펼친 ‘제리 스프링거쇼’의 제작 과정이 최초로 공개된다. 제작진이 직접 NBC TV의 간판 토크쇼인 ‘제리 스프링거쇼’의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는 것. 이 프로그램 ‘메이킹 더 스프링거쇼’(원제 ‘Springer Hustle’)는 20일부터 매주 수·목요일 오후 7시에 온스타일을 통해 연속 2편씩 감상할 수 있다. 유명 방송인 제리 스프링거가 진행하는 ‘제리 스프링거 쇼’는 매회마다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들이 출연해 충격적인 사생활을 털어 놓으면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지난 1991년부터 2007년 11월까지 무려 17개 시즌이라는 대기록을 만들어냈고,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에 방송됐다. 또 유사한 포맷의 프로그램이 성행할 정도로 전세계적인 벤치마킹의 대상이 됐다. 오는 2009년에는 리뉴얼된 새 시즌이 탄생한다는 소식에 팬들의 가슴이 설레고 있다. ‘메이킹 더 스프링거쇼’에서는 ‘제리 스프링거 쇼’의 험난한 제작 뒷이야기들이 생생하게 파헤쳐졌다. 지난해 4월부터 6월까지 미국 케이블TV 채널 VH1에서 방송될 당시에도 큰 인기를 끌었다. 사실 ‘제리 스프링거쇼’의 제작 과정이 방송 최초로 공개된다는 것만으로도 방송 전부터 시청자들의 큰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제리 스프링거쇼’를 만든 여성 프로듀서 ‘세레나’는 물론 제작진들이 직접 나서서 제작 과정과 에피소드를 들려주어 더욱 흥미롭다. 끊임없는 논란과 화제 속에서도 변함없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비결과 ‘난폭한 토크쇼’가 될 수밖에 없었던 사연들이 시청자들을 사로잡는다. 또 제작진이 뽑은 최고 악질 출연진, 충격적이고 기막힌 사연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작가들,3년 만의 화려한 컴백 무대를 만들기 위해 범죄자를 만난 제작자 토비 등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밖에도 10여년이 넘는 세월 동안 미국 토크쇼 분야의 정상을 놓치지 않기 위해 밤잠을 설칠 정도로 시청률 압박에 시달리는 모습, 방송 녹화 직전에 출연진이 방송 출연을 거부한 일, 임신한 ‘셀리나’에게 떨어진 ‘유료 시청쇼’ 제작사건 등 웃지 못할 순간들도 공개된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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