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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정 포커스] “장충체육관~다산 팔각정 성곽길 예술 거리로”

    [의정 포커스] “장충체육관~다산 팔각정 성곽길 예술 거리로”

    ‘책임을 다하고 양심을 지킨다.’ 김기래 중구의회 부의장의 의정 철학이다. 10일 집무실에서 만난 김 부의장은 “기본을 실천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임기 동안 할 수 있는 것만 약속하고 지키려 한다”고 말했다. 주민과의 약속 중 그가 중점 추진하려는 것은 문화관광 분야다. 그동안 유럽을 다니며 오스트리아의 구 시가지 등을 보고 느낀 점이 많았다고 한다. 김 부의장은 “미래 먹거리는 문화와 관광이라 생각한다”면서 “중구는 관광자원이 많은 만큼 역사와 문화를 지키는 동시에 이를 토대로 발전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가 최근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은 ‘성곽 예술문화 거리 조성’ 사업이다. 중구는 장충체육관 입구에서 다산 팔각정에 이르는 1050m 규모의 성곽길을 예술거리로 만들 계획이다. 이 길은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대상에 오른 한양도성 구간에 있다. 김 부의장의 집무실 한쪽에는 그가 직접 찍은 성곽길 곳곳의 사진이 붙어 있었다. 김 부의장은 “나도 직접 가보기 전에는 이렇게 아름다운 줄 몰랐다”며 “북촌과 삼청동 등이 옛 거리의 아름다움을 살린 것처럼 우리 구의 성곽길도 사랑받는 명소가 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구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조례를 제·개정하는 데에도 힘 쓰고 있다. 7대 의회 들어서는 처음으로 ‘홀몸 노인 고독사 예방을 위한 조례’를 발의하기도 했다. 자신의 경험이 바탕이 됐다. 김 부의장은 “우울증세가 있는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데 외로우실까 봐 바빠도 매일 꼭 전화를 드린다”며 “고독사에 두려움을 가진 홀몸 노인들을 위해 제도적으로 지원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기억에 남는 의정 활동으로는 5대 때 관내 첫 구립도서관을 만든 것을 떠올렸다. 직접 제안하고 예산을 발의해 완공을 이끌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단독] “내 나라가 있어야 ‘나’도 있습니다”

    [단독] “내 나라가 있어야 ‘나’도 있습니다”

    1940년 3월,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일본으로 떠난 한 청소년이 있었다. 외동아들로 평범한 10대였던 그는 일본 유학 생활 1년 만에 애국지사가 됐다. 생존 애국지사인 조성인(93)옹은 9일 광복 70주년을 맞아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일본 오사카 간사이공업학교에 들어간 그는 1941년 2월 정덕수 등 뜻이 맞는 유학생들과 항일결사 ‘개진대’를 결성했다. 조 지사는 “당시 일본에서는 조선인을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았다”며 “우리 동포에 대한 차별과 멸시를 보다 못해 독립 쟁취를 마음먹었다”고 동기를 밝혔다. 개진대는 미국과 영국 등이 참전하면 일본의 패망은 필연적이라 보고, 때를 기다려 일제히 봉기해 독립을 달성하자는 계획을 세웠다. 같은 해 8월에는 명칭을 ‘조선독립청년당’으로 바꾸고 당칙과 행동강령 등도 정했다. 조 지사는 “일본에 강제 노역을 온 동포와 유학생들을 계몽하고, 폭탄을 제조하는 등 무장봉기를 대비했다”며 “하부 조직으로 우유 및 신문 배달 모임 등을 만들어 동지를 포섭하는 데도 힘썼다”고 회고했다. 시련이 닥쳤다. 누군가의 밀고로 같은 해 10월 경찰에 끌려간 것이다. 일본 경찰은 배후를 알아내려고 1년 가까이 혹독하게 고문했다. 조 지사는 “매일같이 몽둥이로 얻어맞았다”며 고통스러웠던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아 오사카 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렀다. 힘겨운 시간을 버틸 수 있게 한 것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었다. 당시 조 지사의 아내는 셋째를 임신 중이었다. 조 지사는 “일제의 검열 때문에 수감 이유는 밝히지 못하고 편지로 감옥에 있다는 얘기만 전했다”며 “영문도 모르고 애태웠을 아내가 걱정됐다”고 전했다. ‘걱정 마시오, 건강하게 살아 나가 만날 것이니’. 자택에 보관 중인 편지 위의 눈물 자국이 아직도 생생했다. 연필 하나를 훔쳐 휴지에 글을 적으며 버티기를 1년 반. 출소 후 고향인 전라남도 광주로 돌아온 그는 동네 젊은이들을 모아 몰래 밤마다 계몽 활동을 했다. 고국 땅을 밟은 지 1년 3개월 만에 마침내 조국 해방을 맞았다. 조 지사는 1990년에 독립운동의 공적을 인정받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조 지사는 오는 14일 ‘서대문 독립민주축제’ 풋프린팅 행사에서 올해의 애국지사로 첫 발자국을 남긴다. 그는 “나라가 힘이 없어 일본의 핍박을 받았는데 국가가 부강해져 이런 예우도 받으니 만감이 교차한다”고 했다. 조 지사는 후대에 다시는 나라를 잃는 수모가 없어야 한다며 젊은이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다. “다른 선진국을 부러워하거나 의지하려 하지 말고 각자 힘을 기르세요. ‘내 나라’가 있어야 ‘나’도 있는 겁니다.” 글 사진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제2 세월호 막는다” 해상용 선박 무전기 개발

    “제2 세월호 막는다” 해상용 선박 무전기 개발

    지난해 4월 16일 세월호(6835t) 침몰 때는 해양경찰이 사고 선박과 얼른 교신하지 못하는 바람에 피해를 키웠다. 무전기 ‘채널’ 상태를 파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전남 진도 해역에서 해상교통관제센터(VTS)와 경비함정이 해상조난주파수(VHF CH16) 상태로 수십 차례에 걸쳐 호출했지만 세월호는 묵묵부답이었다. 세월호가 제주VTS 관할 해역으로 들어가던 길이어서 진도VTS에 채널을 맞추고 있던 해경과 다른 채널로 바꿨기 때문이다. 만약 교신이 이뤄졌다면 얼마나 빨리 침몰되고 있는지를 파악해 승객들에게 “바다로 뛰어내리라”는 방송을 내보내는 등 충분히 대비할 수 있었다. ●선박 전원·채널 번호 식별 가능 육상 도로엔 자동차끼리의 원활한 통행을 위해 중앙선을 그어 놓았기 때문에 서로 신호만 지키면 충돌을 막을 수 있지만 해상에선 아주 딴판이다. 레이더에만 선박 위치가 표시돼 있어 소통하지 못하면 부딪치고 만다. 태평양과 같은 망망대해인 경우 괜찮지만 세월호 사고 지점인 ‘맹골수도’(孟骨水道)처럼 좁은 수로에선 사고로 직결된다. 좁은 골목길에서 마주치는 사람과 어깨를 부딪치기 십상인 것과 같은 이치다. ●박인용 안전처 장관 “골든타임 확보” 국민안전처는 이런 폐단을 막도록 ‘해상용 선박 무전기’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선박에 전원이 켜져 있는지, 어떤 채널 번호를 쓰는지 등을 알 수 있다. 2년에 걸친 노력의 결실이다. 해양 사고 예방과 더불어 관제 및 구조조정 업무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게 됐다. 안전처는 올해 구체적으로 실효성을 검증하는 한편 국제전기통신연합(ITU) 회의 때 정식 의제로 상정할 계획이다. 전파법 등 관계법령도 서둘러 정비해 효율을 꾀하기로 했다. 박인용 안전처 장관은 “불필요한 호출을 줄임으로써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특히 대한민국 해상 치안기관의 국제적 위상 제고와 제품 상용화를 위해 국제특허 등록도 이미 마쳤다”고 말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화합의 장’ 독립민주축제

    ‘화합의 장’ 독립민주축제

    서대문형무소 일대에서 광복 7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역사문화 축제가 열린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행사를 더 키웠다. 서대문구는 오는 14일과 15일 서대문형무소역사관과 서대문독립공원에서 ‘2015 독립민주축제’를 개최한다고 6일 밝혔다. 장소의 역사적 상징성을 기반으로 독립과 민주화의 가치를 되새기는 취지다. 행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일제강점기 시절 활동했던 고령의 독립지사, 민주화 운동 인사가 참여한다. 대표적인 행사는 14일 밤 개막식에서 진행될 독립지사·민주인사 ‘풋프린팅’이다. 헐리우드의 핑거프린팅에서 착안해 2010년 처음 만들었다. 그동안 이병호 독립유공자협회 전 회장 등 여러 독립지사와 민주인사들이 발자국을 남겼다. 이날 개막식에는 전인권밴드와 로맨틱펀치, 박기영 등이 축하공연을 한다. 광복절인 15일 저녁에는 ‘광복 70년 다시 해방을 부르다’를 주제로 역사콘서트가 펼쳐진다. 일제 강점기의 억압과 수난, 저항과 슬픔, 해방의 기쁨을 주제로 음악과 이야기를 엮어 3부로 구성했다. 소프라노 강혜정, 테너 정의근, 시온오케스트라 등이 무대에 오른다. 무엇보다 시민 참여 행사가 많다는 게 특징이다. 사전 참여를 신청한 시민 200여명과 당일 현장 관람객 500여명이 참여하는 순환연극(관객들이 이동하며 공연하는 형태의 연극) ‘아리랑 랩소디’가 대표적이다. 관객들은 일제강점기의 박해받는 조선인이 돼 옥사와 광장을 이동하며 ‘해방 플래시몹’을 벌인다. 시민 2000명이 함께하는 ‘대한민국을 그리다’도 있다. 독립지사·민주인사와 일반 시민들이 밑그림이 그려진 걸개에 색을 채워 완성하면 옥사 외벽에 전시한다. 학생들에게 역사의식을 일깨워 줄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 40명이 서대문형무소에서 1박 2일을 함께 보내는 옥사 체험, 독립군을 감옥에서 탈출시키는 미션을 수행하는 ‘독립군 구출 대작전’ 등이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고난의 역사도 축제가 될 수 있다”며 “독립을 위해 애쓰신 분들을 우리 사회가 잊지 않고 예우하는 차원에서도 중요한 행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융합의 장’ 예술영상 축제

    일상에 젖어 현대인들이 잊고 사는 ‘낯섦’과 ‘설렘’의 소중함. 이를 소재로 한 100여편의 영화와 전시작품들이 찾아온다. 마포구는 6일부터 14일까지 구청 대강당과 홍익대 근처에서 ‘서울 국제뉴미디어 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6일 밝혔다. 올해로 15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서울시가 공식 후원하는 국내 유일의 뉴미디어 예술 영상축제다. 올해의 슬로건은 ‘낯설고 설레는 인간’이다. 유럽을 비롯해 중남미, 아시아 등 33개국에서 113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6일 밤 개막작으로는 하룬 파로키 감독의 ‘노동의 싱글숏’이 올랐다. 지난해 별세한 하룬 파로키 감독은 주요 독일 영화감독 중 한 명이자 세계적인 뉴미디어 영상 예술가로 꼽힌다. 작품은 요리사, 창문 청소부 등 다양한 직업군의 노동의 순간들을 편집 없이 보여준다. 각 인물을 1~2분의 싱글숏(한 화면에 한 명의 등장인물을 담은 장면)으로 담아 영화와 전시의 느낌을 동시에 자아냈다는 극찬을 받은 바 있다. 이날 구청 대강당에서는 ‘아트스타 코리아’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예술가 차지량 작가의 개막공연도 펼쳐질 예정이다. 축제 기간 동안 영화제는 관내 ‘인디스페이스’와 ‘산울림 소극장’에서, 전시제는 ‘서교 예술실험센터’와 ‘아트스페이스 오’ 등에서 나눠 진행된다. 이번 축제는 대안영상과 뉴미디어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문화 융합을 보여줄 것이라고 구는 기대했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뉴미디어 페스티벌을 통해 마포가 한 단계 발전하고 지역 주민들에게 신선한 문화체험을 제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석촌호 물빠짐, 제2롯데·9호선 영향… 싱크홀 무관”

    “석촌호 물빠짐, 제2롯데·9호선 영향… 싱크홀 무관”

    하루에 수천t씩 사라졌던 서울 잠실 석촌호수물이 주변 지하철 9호선 공사장과 제2롯데월드 등 인근 대형건물 공사장으로 흘러든 것으로 분석됐다. 즉 시민들을 불안하게 한 잠실지역 대형 싱크홀 등과 석촌호수 수위 저하는 무관해 지역 침하 등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가 6일 내놓은 한국농어촌공사의 석촌호수 수위 저하 원인 분석 결과다. 석촌호수 수위는 2010년 연평균 4.68m를 유지해 왔으나 2011년 10월부터 연평균 4.57m로 낮아지기 시작했다. 2013년 10월까지 연평균 4.17m의 저수위 상태를 유지했다. 지하수 유출을 유발하는 대형 공사가 몰린 데다 석촌호수 자체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물빠짐량(일평균 약 2000t)이 더해져 수위 저하 변화가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석촌호수 수위 변화에 영향을 미친 정도는 시기에 따라 달랐다. 제2롯데월드는 2011년 10월부터 2012년 3월 초반까지 영향이 크다가 공사가 단계별로 완공됨에 따라 2012년 말부터 2013년 초에 영향이 줄었다. 반면 지하철 9호선 공사의 영향은 초반에는 낮았으나 공사가 진행됨에 따라 점차 증가했다. 수위 저하 기여율은 2012년 3월 25%에서 2013년 10월 53%로 증가했다. 대한하천학회의 분석 결과도 비슷했다. ▲2010년 11월 제2롯데월드 984t/일 ▲2011년 11월 제2롯데월드 1102t/일 ▲2013년 10월 지하철 9호선 3948t/일, 제2롯데월드 1236t/일 등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시민들이 우려한 석촌호수 수위 저하와 잠실 지역 대형 싱크홀 발생과는 관련이 없다고 했다. 수위 저하로 인한 지반 침하량은 최대 8㎜로 허용 침하량 25㎜ 이내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반을 통한 지하수 이동 속도가 시간당 1.3~8.3㎝로 아주 느려서 토사 유출을 일으키기는 어려운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또 잠실지역 하수관거 70㎞ 조사와 도로GPR(지하 레이더) 탐사 11.7㎞, 일본 업체와의 합동 동공 탐사 결과에서도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석촌호수 수위 저하 원인 중 하나가 제2롯데월드 공사라는 것을 부인할 순 없지만 영향의 수준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면서 “‘시민 안전을 최고의 가치’로 마무리 공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신준기 서울시 도시안전본부장은 “석촌호수 수위 저하 원인조사 결과 주변지역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앞으로는 대형 굴착 공사장의 유출 지하수 관리를 철저히 해 시민 불안감을 없애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서울시 ‘아리수’ 상수도 경영 2년 연속 1위

    서울의 수돗물 ‘아리수’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특·광역 상수도 경영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서울시는 아리수를 생산하는 상수도사업본부가 2년 연속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고 5일 밝혔다. 행정자치부가 1993년부터 매년 실시하는 8개 특·광역자치단체 직영 상수도를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다. 이번 평가는 지난 3~7월 시행됐다. 리더십 및 전략·경영시스템·경영성과·정책준수 등 4개 영역의 21개 세부지표에 대해 서면 및 현지평가를 거쳤다. 아리수는 세계 최고 수준인 유수율 95%를 달성하는 등 높은 평가를 받았다. 유수율이란 정수장에서 생산된 수돗물이 가정까지 도달하는 양을 백분율로 환산한 수치다. 유수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이동 과정에서 물이 새지 않았다는 의미다. 아리수는 지난해도 특·광역상수도 분야 1위에 올랐다. 또 2008년 국제비즈니스상, 2009년 유엔공공서비스 대상, 2012년 물산업혁신상을 받았고, 2015년 버클리 스프링스 세계물맛대회에서 입상했다. 국내외 최고 수준의 수돗물로 공인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영 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통수 107주년을 맞아 서울 수돗물이 전국 최고 평가를 받으니 더욱 뜻 깊다”면서 “앞으로도 효율적인 경영과 보다 더 안전하고 건강한 수돗물 공급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중구 개발부담금 소송 승소… 16억 2862만원 세수 확보

    중구 개발부담금 소송 승소… 16억 2862만원 세수 확보

    서울 중구가 1심에서 패소한 사건을 끈질긴 노력과 변론 끝에 뒤집어 16억여원의 구 예산을 지켜냈다. 구는 도시환경 정비사업 시행자와의 ‘개발부담금 부과처분 취소’ 소송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승소했다고 5일 밝혔다. 이로써 사업자에게 부과했던 개발부담금과 그동안의 소송비용 등 총 16억 2862만원의 세수를 확보하게 됐다. 구는 2011년 11월 관내 장교구역 제6지구 도시환경 정비사업을 실시한 뒤 사업 시행자에게 개발부담금 16억 1000여만원을 부과했다. 개발부담금은 토지개발 사업으로 발생되는 개발 이익의 일정액을 환수하는 제도다. 토지의 효율적 이용 촉진과 동시에 지자체의 부족한 예산을 채워 주는 세원이 되고 있다. 그러나 당시 이에 불복한 사업자는 다음해 2월 부과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개발부담금이 시가가 아닌 공시지가 기준으로 산정돼 부당하게 부과됐다며 사업자의 손을 들어 줬다. 막대한 예산 손실을 우려한 구는 반격에 나섰다. 우선 토지관리과를 중심으로 감정평가사 및 토지개발사업 전문가들을 수차례 방문 상담했다. 또 인근 토지의 거래 사례를 살피고 한국감정원 등과 자체적인 감정평가를 재실시해 개발부담금 부과의 적법성을 증명하고자 했다. 이 같은 2년 10개월간의 노력 끝에 구는 지난해 11월 서울고등법원으로부터 승소 판결을 이끌어 냈고 지난 7월 소송비용까지 받게 됐다. 최창식 구청장은 “구민을 위해 사용될 구 예산을 끝까지 지킨다는 각오로 임했다”면서 “다른 지자체에도 예산 절감의 표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청소년 자살문제, 청소년이 푼다

    2008년부터 청소년 사망 원인 1위로 꼽히고 있는 ‘자살’ 문제의 대책 마련을 위해 청소년들이 직접 나섰다. 종로구는 오는 10일 구청 한우리홀에서 ‘생명존중을 위한 종로구 청소년 오픈 토크’ 행사를 연다고 5일 밝혔다. 청소년들의 눈높이에서 자살 예방에 대한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생명존중 문화를 조성하려는 목적이다. 구는 지난해 관내 학생 6953명을 대상으로 정서행동발달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관심군’으로 분류된 329명 중 약 20%인 67명이 정신건강 고위험군으로 나타나 실질적인 대책 마련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토론회 주제는 ‘함께 나누는 생명존중, 우리가 만들어 보아요’다. 관내 중·고등학생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3시간 30분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내용은 ▲생명존중 서약서 작성과 희망나무 만들기 ▲생명존중 안건 내놓기 ▲관심 있는 안건모임에서의 집단토론 ▲토론을 통한 실행계획 세우기로 구성됐다. 박영도 한국오픈스페이스 연구소장이 진행을 맡는다. 개방형 집단토론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행사에 관심 있는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청소년들의 고민상담 대상 중 친구와 선후배가 많다는 점에 비춰, 또래의 자살 예방에 대한 열띤 토론장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구는 2011년 자살 예방을 위한 조례를 제정했다. 이후 관련 실무협의체 구성, 관내 초·중·고교와의 ‘생명존중학교 협약’ 체결 등을 진행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에는 한국자살예방협회에서 ‘생명사랑 네트워크’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지난 4월에는 대한불교 조계종, 천주교 서울대교구, 대한예수교장로회 등 3개 종단과 구민의 생명존중 및 자살 예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김영종 구청장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청소년들의 자살 예방에 대한 관심과 고민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생명존중 문화 조성을 위한 실질적인 사업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내가 우리 동네 ‘산림 지킴이’

    내가 우리 동네 ‘산림 지킴이’

    “공원에 벚나무 한 그루가 말라 죽어 보기가 애처로운데 다른 나무를 심어주시면 어떨지요.” 지난 5월, 성동구청장실에는 익명의 노인이 보낸 편지 한 통이 배달됐다. 고사된 나무 대신 새로운 나무를 심어 달라는 내용이었다. 매일 공원을 이용하는 주민들이 공원의 관리 상태를 더 정확히 알고 있음을 느낀 정원오 구청장은 한 가지 아이디어를 냈다. 공원 관리에 관심과 적극성을 가진 주민들에게 마을의 산 관리를 맡기자는 것. 구는 지역의 응봉근린공원 ‘산별 지킴이’ 운영계획을 수립하고, 지난달 28일 주민 70여명에게 위촉장을 줬다. 활동은 다음달부터 시작한다. 산별 지킴이 대상지는 근린공원을 이루는 응봉산, 대현산, 금호산, 매봉산 등 4개 산이다. 응봉근린공원은 한강변 서울숲에서 남산으로 이어지는 구간으로, 최근 산책코스 및 도심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한강의 경치를 즐기며 운동할 수 있고 응봉산 출렁다리, 외줄타기 등 모험시설도 조성해 놨다. 지킴이들은 응봉동과 금호1가동 등 공원 인근에 사는 주민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일상적으로 공원을 이용하며 간단한 청소와 비료주기, 공원 이용자 질서 계도, 이용 불편사항 신고 등 활동을 할 예정이다. 순수 자원봉사인 만큼 활동은 자율에 맡긴다. 구에서는 관리에 필요한 각종 용품을 지원해 줄 계획이다. 각종 건의사항을 받아 이용자 수요 예측을 위한 기반 자료로도 활용할 방침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최지숙 기자의 돈되는 행정정보] 홍보는 돈 많은 기업들만? 꿈 많은 소상공인엔 무료!

    가게 홍보를 해야 되지만 막대한 비용 때문에 엄두도 못 내는 분들 많으시죠. 홍보물 디자인부터 제작·부착까지, 처음 하기에는 과정상 어려움도 많은데요. 비용 때문에 또는 방법을 몰라 홍보를 못하는 영세상인과 공익 단체를 돕고자 서울시가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시는 오는 9월 1일까지 ‘희망광고’ 소재를 모집합니다. 영세한 소상공인 및 전통시장과 장애인 기업, 여성 기업, 사회적 기업 등 비영리법인·단체가 그 대상입니다. 선정되는 기업 및 단체는 전문 광고회사인 ‘이노션월드와이드’로부터 홍보물의 디자인 시안을 재능 기부받고요. 시로부터는 인쇄물 및 영상물 제작을 지원받게 됩니다. 이렇게 제작된 홍보물은 시가 곳곳에 보유하고 있는 약 6900면의 홍보매체에 실리는데요. 전 과정이 무료로 진행됩니다.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지하철 2·3호선을 위주로 출입문 상단, 승강장 안전문, 전동차 내 모니터 등에 우리 가게 광고가 게재되니 홍보 효과도 클 것으로 보입니다. 공모 소재에는 제한이 있는데요. 성공적 창업 스토리로 시민들에게 널리 알릴 만한 내용,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과 봉사, 기부활동 등 공익성이 있는 사연이면 됩니다. 희망광고는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 활성화와 시민 공익활동 지원을 위해 2012년 처음 시작됐습니다. 현재까지 총 9차례에 걸쳐 160개 단체를 선정했고요. 업체당 5000만원 정도의 예산 지원 효과가 있다는 게 시의 분석입니다. 시민들은 재능 기부를 받아 홍보물을 무료로 제작할 수 있으니 좋고, 시 차원에서는 나눔·기부 문화를 조성한다는 목적이 있죠. 소재 공모에 제출된 내용은 ‘시민 공익광고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치게 됩니다. 9월 중순쯤 최종 15개 단체를 선정하고요. 뽑히면 오는 12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약 3개월간 무료 광고가 가능합니다. 응모 절차 등 자세한 내용은 ‘내 손안의 서울’ 홈페이지(mediahub.seoul.go.kr)의 공모전 코너를 확인하세요. truth173@seoul.co.kr
  • 마포구 7개 도서관 광복 70주년 특별 프로그램 운영

    마포구가 광복 70주년을 맞아 오는 15일까지 지역 도서관에서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3일 밝혔다. 순국선열들의 희생정신을 기리고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광복절의 의미를 일깨우려는 취지다. 행사에는 구립 서강도서관, 하늘도서관, 용강동 작은 도서관 등 7개 도서관이 참여했다. 서강도서관은 아이들의 손도장이 찍힌 70개의 그림 조각으로 만든 대형 태극기를 전시한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이 자신이 느끼는 광복절의 의미를 글씨로 쓰거나 그림을 그려 제작할 예정이다. 완성된 태극기는 오는 10일부터 일주일간 어린이자료실에 전시된다. 늘푸른소나무와 성산글마루 작은 도서관에서는 클레이로 태극기 배지 만들기, 태극무늬 부채 만들기 등 애국심을 고취시킬 수 있는 특색 있는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또 성메 작은 도서관에서는 ‘북아트로 꾸며보는 우리 역사’ 프로그램과 함께 광복 전후의 역사·문화·인물을 주제로 도서를 선정해 전시하는 코너도 마련된다. 서강도서관의 프로그램은 별도 신청 없이 언제든 방문 참여가 가능하다. 작은 도서관들은 참여 인원이 한정돼 있어 선착순으로 접수한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광복의 역사적 가치를 아이들에게 알리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면서 “이번 특별 프로그램들이 광복 70주년의 의미를 더욱 뜻 깊게 만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강동구 “메르스 종식 선언때까지 대책반 유지”

    강동구 “메르스 종식 선언때까지 대책반 유지”

    “브라보~ 앙코르! 앙코르!” 3일 오전, 강동구 길동의 강동성심병원에는 모처럼 생기가 넘쳤다. 활기찬 클래식 음악과 주민들의 환호 소리가 가득했다. 강동구청이 마련한 ‘찾아가는 메르스 치유공연’이 열린 것. 한때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병원이 폐쇄되기도 했지만 침체된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평일임에도 1층 로비는 100여명의 시민들로 북적였다. 이날 의료진을 격려하기 위해 직접 병원을 찾은 이해식 강동구청장도 박수와 함성을 보내며 적극적으로 호응했다. 이 구청장은 내원한 시민들에게 “성심병원이 사태 초기부터 어려움을 겪었지만 추가 감염자가 한 명도 안 나오는 등 대처를 잘했다”면서 “고생한 의료진과 메르스로 고통을 입은 분들의 빠른 회복을 바라며 음악회를 준비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시민들도 응원의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병원을 찾은 주민 김모(52)씨는 “메르스가 크게 번지지 않고 마무리돼 다행스럽다”며 “병원에서 열리는 음악회는 처음 봤는데 분위기도 좋고 안도감이 느껴진다”고 반겼다. 이 구청장은 음악회 뒤 이삼열 강동성심병원 원장 및 의료진과 대화를 나누며 병원을 둘러봤다. 특히 환자를 돌보다 자가격리 대상이 됐던 정형외과 간호사들에게는 “고생 정말 많으셨다”며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 구는 지난 5월 천호동 365열린의원에서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한 뒤 서울에서 가장 큰 홍역을 치렀다. 강동경희대병원과 강동성심병원 등 대형병원이 폐쇄 조치에 들어가고 자가 격리자만 1094명에 달했다. 구는 이 구청장을 본부장으로 신속히 메르스 대책본부 구성에 나섰다. 구청 직원만 720여명이 투입 돼 1대1로 격리자들을 관리했고, 주민들에게 메르스 일일 현황을 알리며 정확한 정보 전달에도 힘썼다. 그러나 음압장비나 감염병 전문 구급차 미비 등으로 인한 어려움도 많았다. 이 구청장은 “보건소의 감염병 대처능력 제고와 음압진료실 마련 등에 대해 추가경정 예산을 신청한 상태”라면서 “우선 자체적으로 기존 의료인력에 대한 역학조사 교육부터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는 공식적인 메르스 종식 선언이 있을 때까지 부구청장을 본부장으로 한 메르스 대책반을 유지할 방침이다. 이 구청장은 “역학조사 권한이 지자체에 주어져야 발 빠른 초동 대응이 가능하다”면서 “중앙정부, 지자체, 병원 등이 한몸처럼 움직이며 정보를 공유하고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춰놔야 다음을 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11]=항생제의 두 얼굴(1)

     만약에 항생제가 없었다면 아마 인류는 멸종했거나, 지금처럼 ‘만물의 영장’이라는 지배적인 위상을 갖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인간이 아무리 지혜롭고, 강인하다 해도 주변에 너무나 많이 있으면서도 볼 수도, 만질 수도 없고, 그렇다고 냄새가 나거나 소리를 내지도 않는 유령같은 침략자들을 감당할 길이 없으니까요. 우리에게 익숙한 항생제의 대척점에 있는 존재, 바로 세균(germ)입니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습니다. 비교적 가까운 조선시대만 하더라도 콜레라가 한번 창궐하면 전국에서 한꺼번에 수만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은 ‘멸종’을 떠올릴만큼 전율을 느끼게 하지 않습니까. 멀쩡하던 사람이 픽픽 자빠져 나가는데, 대책은 없으니 엉뚱하게도 무당을 불러 굿을 하거나 부적을 만들어 위기를 벗어나려고 했지만, 그렇게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지요.  ‘도성 한양에는 괴질로 죽은 사람의 시체가 도성 성벽보다 높게 쌓였으며, 그나마 살아남은 사람들은 굶주림에 내몰려 아버지가 아들을 죽여서 그 살을 먹고, 아들이 늙은 부모를 잡아먹고 연명을 했다’는 기록이 이수광의 지봉유설에도 전하거니와 이를 어찌 전쟁의 참화에 비기겠습니까.   ●세균이 왜 무섭나고요?  카이스트 한국과학문명사연구소 신동원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조선 영조 연간인 1730년에 수도 한양 일대에 역병이 퍼져 무려 1만 명이나 사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당시 한양 인구가 20여만 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스무 명 중 한 명은 숨진 셈이지요. 이 역병은 홍역으로 추정되는데, 홍역이야 바이러스가 원인이니 그렇다 치고, 일반적인 세균에 의한 대표적 질병인 콜레라는 어땠을까요.  역시 신동원 박사의 저서인 ‘호열자, 조선을 습격하다’에 따르면, 콜레라(세균 모양은 사진 참조)가 처음 조선에서 유행한 것은 1821∼1822년으로, 사서에는 ‘신사년 괴질’로 기록돼 있습니다. 1821년(순조 21년) 8월 13일 평안도에서 올라온 장계에 따르면, “설사와 구토를 한 후 비틀리면서 순식간에 죽어버렸고, 열흘 안에 1000여 명이 죽었는데, 병에 걸린 10명 중 한둘을 빼고는 모두 죽었다.”고 했습니다. 이 괴질의 특징은 ‘심한 설사와 탈수로 인한 쇼크’였답니다. 또 “전염되는 속도가 불이 번지는 것과 같다”고도 했습니다. 심노숭의 ‘자저실기’에는 그 전파 속도를 “바람처럼 일어나 조수처럼 퍼져 항우의 군대가 휩쓸고 지나가는 것보다 더 빨랐다”고 표현하고 있지요. 이 콜레라 유행으로 수십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입니다. 콜레라는 그 후에도 몇 차례 더 유행을 했는데, 1858년 유행 때는 50여만 명이 죽었고, 1886년, 1895년에도 수만 명의 희생자를 냈습니다.  다산 정양용은 이 신사년 괴질에 관한 기록을 ‘목민심서’에 남겼는데 “도광 원년 신사년 가을에 이 병이 유행했다. 10일 이내에 평양에서 죽은 자가 수만 명이요, 서울 성중의 오부에서 죽은 자가 13만 명이었다. 증상은 혹 교장사(攪腸沙) 같기도 하고 전근곽란 같기도 한데, 치료법을 알 수 없었다.”라고 적었습니다. 이 정도면 ‘시체가 도성 성벽보다 높게 쌓였다’는 기록을 의심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 나라에서 콜레라가 어찌 그 때에서야 처음 나타났을까만, 남아있는 기록은 많지 않습니다. 괴질 정도로만 기록된 것도 있어 정확한 병명은 추정할 뿐인 사료도 있고, 잃어버린 자료도 무척 많으니까요. ●도대체 얼마나 죽었길래…  우리나라에서 콜레라는 1660년 이후 집중적으로 발생합니다. 위력이 어느 정도였냐 하면 국가 인구통계를 바꿀 정도였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79차례의 역병 기록이 전하는데, 이 중에서 한번에 10만명 이상 죽어나간 경우도 여섯 차례나 됩니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2005, 청년사)에 따르면, 어떤 해에는 전국에서 50만명 이상이 사망했는데 이는 전체 인구의 7∼8%나 되는 규모였습니다. 요즘 인구로 치자면 350만∼400만명쯤 되는 수치입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감염병으로 나자빠지니 인구 동향에 영향을 안 미칠 수가 없지요. 1807년 조신 인구는 756만 1463명으로 집계됐는데, 이후 역병이 집중적으로 돌아 28년 뒤인 1835년에는 661만 5407명으로 잡힙니다. 약 100만명 정도가 줄었는데, 이 기간에 큰 전화가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역병과 이에 따른 기근이 원인임을 쉽게 알 수 있는 일입니다. 이 정도의 인구 감소는 임진왜란이나 병자호란 때보다 큰 규모이지요. 조선왕조실록은 “구할 방도가 없다”는 기막힌 기록으로 그 때의 참상을 전하고 있습니다.  1918년 스페인 독감은 많은 사람이 ‘인류 최대의 재앙’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프랑스에 주둔 중이던 미군 병영에서 시작된 독감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지요. 이 바이러스가 제 1차 세계대전 참전병들이 귀환할 때 옮겨져 이후 한 달만에 미군 2만 4000명을 포함해 미국에서만 50만명이 죽어나갔으며, 이듬해에는 영국에서만 15만명이 죽는 등 이후 2년 동안 전 세계에서 최대 5000만명이 죽었답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도 740만명이 감염돼 이 중 14만명 가량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때 유행한 바이러스가 요즘 자주 듣는 ‘H1N1’형인데,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정이 이러니 항생제의 발견이 인류 문명에서 얼마나 위대한 업적인지 새삼 생각하게 됩니다. ●세균이 있는 곳에 항생제가 있다  아무튼, 파스퇴르가 세균의 실체를 알아내 현대 의학의 기틀을 다진 이후 인류는 귀신이나 마귀의 장난이라고 여겼던 이전의 무지몽매한 전염병 인식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지만, 파스퇴르가 이룬 과학적 업적이 우리나라로 전파돼 괴질이 귀신의 장난이 아니라 세균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우치기까지 한 세기가 넘는 세월이 지나야 했습니다. 우리가 흔히 특정 질병의 예방책으로 활용하는 백신(vaccine)이라는 말은 파스퇴르가 예방용 접종을 위해 세균으로 만든 약을 뜻하며, 예방접종을 ‘vaccination’이라고 말하는 것도 여기에서 유래합니다. 물론, 그 전에 제너가 종두법을 개발해 인류를 천연두의 공포에서 구했지만, 임팩트가 파스퇴르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이후 수많은 세균들이 속속 실체를 드러냈고, 인류는 이런 세균들을 제압할 약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인류 역사를 통해 가장 많이 처방되고 사용된다는 항생제입니다. 어떻게 해서 ‘생명체에 맞선다’는 뜻의 항생제라는 이름이 붙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영국의 알렉산더 플레밍이 페니실린이라는 이름의 항생제를 만들어 제 1차 세계대전 중에 부상을 당한 군인들을 치료하기 시작한 이후 ‘항생제의 역사’가 곧 ‘문명의 역사’가 되었습니다. 이런 항생제가 본격적으로 질병 치료에 사용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중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전쟁은 인명 살상 뿐 아니라 각종 세균을 전파하는 매개가 되기도 했으니까요.  이후, 항생제는 그 위력만큼 엄청난 속도로 진화를 거듭합니다. 세균이 세포분열을 할 때 세포벽을 만들지 못하게 함으로써 항균작용을 하는 페니실린류에서 시작해 세팔로스포린류,병원균의 단백질 합성을 억제하도록 만들어진 아미노글리코사이드류와 테트라사이클린류, 세균의 DNA에 작용하는 약제로 오늘날에도 흔히 사용되는 퀴놀론류 등 병원성 세균의 특성에 맞춘 다양한 항생제가 속속 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런 항생제들은 매독을 비롯해 디프테리아, 결핵, 콜레라와 장티푸스 등 수많은 질병으로부터 인류를 지켜왔지만, 문제가 없지 않았습니다. 바로 내성균의 출현입니다.  [다음 주에 게재될 ‘항생제의 반란-2’에서 계속됩니다.]  jeshim@seoul.co.kr
  • 우크라서 추락 말레이機 국제법정 무산

    지난해 7월 우크라이나에서 추락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MH17편 피격 사건 규명을 위한 국제 법정 설치를 러시아가 거부해 서방과 갈등을 빚었다고 AFP가 29일(현지시간) 전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여객기는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상공에서 추락했다. 네덜란드인 194명 등 탑승자 298명 모두 사망했다. 민간기를 전투기로 오인해 격추시켰다는 의혹 확인을 위해 MH17편 피격 사건 규명을 위한 국제형사법정 설치 결의안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제출됐으나 5대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해 안건은 폐기됐다. 법정 설치에 찬성한 국가는 안보리 15개 이사국 가운데 11개국이다. 중국, 앙골라, 베네수엘라 등 3개국은 기권했다. 러시아엔 각국의 비난이 쏟아졌다. 서맨사 파워 미국대표부 대사는 “러시아가 거부권이란 특권을 사용해 국제 평화와 안전을 좌절시킨 점은 비극적”이라고 말했다. 파블로 크림킨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러시아가 가해자가 아니라면 결의안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비난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친근한 도서관 만들기에 힘쓰는 자치구] 마포 도서관은 우리 동네 사랑방

    [친근한 도서관 만들기에 힘쓰는 자치구] 마포 도서관은 우리 동네 사랑방

    지난 17일 마포구 상암동의 해오름문고 도서관에는 오랜만에 활기가 넘쳤다. 캘리그래피(손으로 그린 그림문자) 수업이 처음 열렸기 때문이다. 수강생들은 저마다 즐겁게 수업에 참여하며 자신의 솜씨를 뽐냈다. 마포구가 시비 지원으로 작은 도서관 활성화에 나섰다. 구는 ‘2015 공공-작은 도서관 연계 협력사업’을 시행한다고 30일 밝혔다. 지역에는 현재 24개의 공사립 도서관이 있지만 대부분이 인력난과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자원봉사자에 의존해 운영하다 보니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운영이 어려웠다. 이에 구는 지난 5월 서울시에서 2500여만원을 지원받아 작은 도서관을 활성화할 발판을 마련했다. 사업 총괄은 구립 서강도서관이 맡았다. 서강도서관은 작은 도서관을 지원할 전담 사서를 채용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했다. 전담 사서는 작은 도서관들을 순회하며 도서분류와 정리작업, 자원봉사자 교육, 문화프로그램 운영 등을 지원한다. 지난 24일까지 지역 성산동의 와글와글 작은 도서관과 상암동 해오름문고 등에서는 시범적으로 캘리그래피 수업이 진행됐다. 또 오는 9월 초까지 하늘꿈 작은 도서관 등 3개 도서관에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연극으로 읽는 동화’ 수업이 있을 예정이다. 아울러 10월에는 지역 전체 도서관이 함께하는 ‘마포 동네 책 축제’가 개최된다. 김정일 구 교육청소년 과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효율적인 지역 도서관 운영이 가능해졌다”며 “적극적인 자원 교류로 지역 주민들에게 양질의 문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의정 포커스] 김복동 종로구의회 의장 “해묵은 민원에 귀 ‘쫑긋’… 600년 종로의 가치 살릴 것”

    [의정 포커스] 김복동 종로구의회 의장 “해묵은 민원에 귀 ‘쫑긋’… 600년 종로의 가치 살릴 것”

    “의회는 생물처럼 살아 있어야 합니다. 눈과 귀를 열고 움직여야 해요.” 5선째 흔들림 없이 고수하는 김복동(66) 종로구의회 의장의 철학이다. 그는 이 같은 자신의 구정 철학을 ‘주민과의 대화’를 통해 이어오고 있다. 30일 집무실에서 만난 김 의장은 “종로는 도시 형성이 오래돼 고질적인 민원이 많다”며 “주민들의 해묵은 민원을 청취하고 함께 고민하는 차원에서 개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과의 대화는 구의원들이 직접 민원 현장에 나가 주민들과 토론하며 의견을 수렴하는 것으로 지난해 8월부터 시작했다. 전날 오후에는 일곱 번째로 청운효자동 주민센터에서 ‘경복궁 서측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 주민 150여명이 모인 가운데 건물 층수 제한과 전선 지중화 시행 등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특히 주민 재산권 행사와 관련, 김 의장은 “한옥의 가치가 주민보다 우선일 수는 없다”면서 주민의 희생만 강요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앞서 주민과의 대화에서는 ‘창신·숭인 도시재생’, ‘북촌 지구단위계획’, ‘삼일아파트 개발’ 등을 주제로 주민 의견을 수렴했다. 모은 의견은 관련 기관에 공문을 보내 전달하는 한편 예산 확보 등 실질적인 방안 마련에도 힘썼다. 김 의장은 “북촌 문제는 서울시장과 한전 지사장을 면담했고, 삼일아파트 건은 지구단위계획 해제 심판을 제기하기도 했다”며 “주민의 뜻을 존중하고 나서 주니 ‘속이 후련하다’며 좋아하는 분들이 많다”고 웃었다. 기억에 남는 의정 활동으로는 2007년 종로 노인종합복지관을 지었던 때를 떠올렸다. 김 의원은 “지금도 수천명의 노인들이 이용하고 있고 당시 다른 자치구에도 표본이 됐다”며 “나는 일개 구의원이지만 내 활동을 시작으로 전반적인 행정 수준이 올라간다면 얼마나 좋으냐”고 말했다. 김 의장은 600년 종로의 가치를 살리고 싶다고 했다. “개발할 것은 과감히 개발하고 보존할 것은 그대로 지켜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를 만들고 싶습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100세 시대 新노년] 전문가로 사는 노년의 조언

    [100세 시대 新노년] 전문가로 사는 노년의 조언

    ‘전문가는 은퇴가 없다’는 말이 있다. 실제 오랜 취미나 새로운 도전을 통해 나비전문가, 기타제작 장인, 영화감독 등 전문가로 노년을 보내는 이들은 주위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뒤에는 많은 노력과 인내가 숨어 있다. 어떤 이는 나비 수집을 위해 수십년 발품을 팔다 보니 최고의 전문가가 됐다. 또 하루라도 더 직장에서 버티려는 동료와 달리 명퇴를 단행하고 기타 기술을 배우러 유학을 떠난 이도 있다. 생전 남편과 약속을 지키려 컴퓨터에 도전했다가 영화감독이 된 사람도 있다. 이들은 ‘청년과 중년 때도 그랬지만 준비와 도전이 없는 단순한 바람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이들의 비결을 통해 전문가로서 노후를 맞는 방법을 정리해 보았다. ■나비 박물관장 김용식씨 가져라! 다양한 사람과 나눌 수 있는 오래된 취미 “오랜 취미를 갖고 그 취미에 대한 가족의 지지를 받는 게 노후에 전문가가 되기 위해 중요하다고 봅니다.” 지난 14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자택에서 만난 김용식(71) 에코피아 제주 나비박물관 관장은 지난 40여년간 나비 채집에 몰두했다. 그는 남강고등학교에서 생물교사로 일했고, 정년 퇴임을 하면서 나비박물관 관장을 맡았다. 서울과 제주를 오르내린 지 9년째다. 김 관장은 “30대에 과학교사로서 학생들에게 다른 것을 알려주고 싶어 채집을 시작했는데, 날 맑은 주말에는 매일 나비를 찾아다녔다고 보면 된다”면서 “남방녹색보전나비는 전남 두륜산에만 있는데 광주시에서 해남으로, 또 시내버스로 두륜산까지 가도 허탕을 치기 일쑤였지만 결국은 찾아냈다”고 회고했다. 그는 최고의 나비박사 중 한 사람으로 인정받는다. 40년간 채집한 표본으로 나비가 지역에 따라 어떤 변이를 보이는지를 최초로 밝힌 원색한국나비도감을 펴냈고, 에코피아에 우리나라의 모든 나비종을 기증해 나비박물관을 세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또 깊은산녹색부전나비 등 3종의 미기록종을 발표했다. 그는 주말이면 땀범벅으로 돌아오는 남편 취미를 인정한 부인 지지로 채집을 계속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 관장은 “둘 다 자연을 좋아하는 덕분에 대자연에서 나비를 찾고 돌아올 때 먹는 국밥 한 그릇, 막국수 한 젓가락이 행복한 데이트였다”면서 “지난 20여년간 차를 몰며 나를 나비가 있는 곳까지 데려다 줬고, 지금은 함께 나비 사진을 찍는다”고 말했다. 그는 힘든 고비를 넘기려면 같은 취미를 즐기는 집단에 가입하라고 권했다. 김 관장은 “늘 학생과 동료교사만 보다가 나비학회에서 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들과 취미를 나누는 것은 늘 새로운 자극이었다”면서 “희귀한 나비를 채집하면서 경쟁하다 보면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고 말했다. 특히 목표를 나눠 잡아야 원대한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일반 나비를 모으고, 우리나라 희귀 나비를 채집하고, 외국 나비를 채집하는 식이다. 처음부터 모든 나비를 모으겠다고 들면 막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노후에 전문직업을 갖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이라면서 “젊었을 때부터 틈틈이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고 끝맺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다큐 영화감독 윤아병씨 찾아라! 새로운 도전 끝까지 이끌어 줄 좋은 스승 시작은 남편의 유언이었다. 남편은 세상을 떠나기 전 컴퓨터를 같이 배우자고 했었다. 그러나 평생 가정주부로만 살다 보니 뭔가를 새로 배운다는 게 두려웠다. 남편이 떠나자 “싫다”고 자른 게 가슴에 남았다. 윤아병(76) 할머니가 ‘영화감독’으로 거듭난 계기다. 15년 전, 윤 감독은 남편과 사별한 뒤 그의 유언이 생각나 전단지 한 장을 들고 무조건 컴퓨터를 배우러 갔다. 시작은 늦었지만 속도는 빨랐다. 컴퓨터 기초부터 파워포인트, 엑셀, 포토숍까지 일사천리로 배워 나갔다. 윤 감독은 “포토숍을 배우다 보니 사진을 찍어야 해서 카메라를 샀다”면서 “그러다 영상 촬영법도 배워 놀러다니며 찍어 봤는데 너무 재밌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처음부터 감독이 되려는 생각은 없었다고 한다. 그저 배운 대로 따라 하다 보니 어느새 다큐멘터리 영화를 찍고 있었다. 윤 감독은 “시작이 반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면서 “선생님이 가르쳐 주는 대로 즐기면서, 성실하게 따라가니 되더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 노인영화제에서 처음 입선한 뒤 2011년 안산 상록수 영화제에서 ‘최용신을 찾아서’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자신감을 얻어 2013년에는 ‘제1회 NILE 단편 영화제’에도 나갔다. ‘나이야 가라!’라는 작품으로 영예의 대상을 거머쥐었다. 윤 감독은 새로운 직종에 뛰어들어 전문가가 되려면 ‘끈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같이 배우던 사람들 중 중도 포기한 사람들도 많다”면서 “나도 어려움이 많았지만 될 때까지 집에 가서 복습하고 연습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윤 감독이 꼽는 가장 중요한 비결은 바로 ‘좋은 스승’을 만나는 것이다. 그는 “아무 계획 없이 살다가 스승을 만나면서 여기까지 온 것”이라면서 “처음에 스승을 잘 택해 지도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 감독의 스승은 현재 그가 시니어 강사로 몸담고 있기도 한 사회적기업 ‘은빛둥지’의 라영수 원장이다. 라 원장은 배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도전하는 시니어들을 이끌었다. 윤 감독은 끝으로 노인들에게 “자신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라”고 당부했다. 그는 “다 늙어서 내가 뭘 하겠어”라는 생각부터 버리라고 했다. “세상 밖으로 나와 용기를 갖고 도전하세요. 하면, 진짜 됩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수제기타 장인 최동수씨 얻어라! 하고픈 일 옆에서 응원해 줄 가족의 동의 “바보정신이 있어야 해요. 바보정신. 그래야 뭐라도 하나 이룰 수 있어요.” 지난 23일 경기 고양시 정발산동 자택에서 만난 수제기타 장인 최동수(75)씨는 은퇴 이후 한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는 비법을 묻는 말에 “바보정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뜬금없이 웬 바보정신이냐고 되묻자 그는 “내일 뭐 먹을지에 대한 걱정이 머리에 가득하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기 어렵다”면서 “남들이 다 하는 것 말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려면 ‘바보끼’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1994년 현대건설 임원이던 최 장인은 “기타를 만들겠다”며 20년을 다닌 회사에 사표를 냈다. 취미생활을 하겠다고 회사를 때려치운 것이다. 회사에선 어떻게 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최 장인의 결심은 굳었다. 사표를 낸 그는 스페인과 미국으로 늦은 유학길에 올랐다. 최 장인은 “국내에선 수제 기타 만드는 것을 체계적으로 가르쳐 주는 곳이 없었다”고 말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 가족과의 갈등은 없었을까. 20년 전 “아이들을 다 키우고 나면 하고 싶은 걸 해도 된다”고 약속했던 최 장인의 아내는 “밥 세끼는 먹여주겠다”며 그를 응원했다. 최 장인은 “내가 기타를 만들기 시작하자 아내는 수필을 쓰기 시작했다”면서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려고 하면 가족의 지지와 응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새 길을 가기 시작한 지 20년. 현재 그의 기타 가격은 1000만원이 넘는다고 한다. 1대당 1000만원이 넘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떼돈을 벌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최 장인은 “온도와 습도가 적당한 10월에서 이듬해 4월까지 기타를 만든다”면서 “이 때문에 1년에 2대 정도, 가끔 특별한 부탁을 받았을 때 3대 정도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최 장인은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만 할 수 있으면 행복한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면서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선택하고 구체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어떤 사람은 은퇴 이후에 어떻게 편하게 보낼 것인가를 고민하는데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면서 “매일 규칙적으로 노동하는 게 행복한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3인이 말하는 전문가 되는법 ] >>김용식씨의 조언 -오랜 취미를 가져라 -가족의 지지를 얻어라 -단계별로 목표를 세워라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을 사귀어라 >>윤아병씨의 조언 -좋은 스승을 만나 배워라 -될 때까지 연습하라 -자신에 대한 편견을 버려라 -현재에 충실한 계획을 세워라 >>최동수씨의 조언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라 -하고 싶은 일을 구체적으로 준비해라 -규칙적으로 노동한다고 생각해라 -마음을 비우고 경쟁에서 벗어나라
  • [현장 행정] 교육 탓에 강남 가는 청소년 잡아라

    [현장 행정] 교육 탓에 강남 가는 청소년 잡아라

    “각 대학의 인재상에 부합하는 추천 활동은 무엇인가요?”(정원오 성동구청장) “외국에서 받은 상도 0점 처리되나요?”(학부모 김모씨) 지난 28일 오전 10시, 성동구청 8층 대회의실은 입시 열기로 달아올랐다. 학생이 아닌 학부모들이 모였지만, 고3 수험생 교실 같은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정원오 구청장은 유일한 ‘아빠 학부모’였다. 구는 오는 9월 수시모집을 앞두고 이날 ‘구청장과 함께하는 교육세미나 에듀톡톡’을 개최했다. 입시 설명회는 곳곳에서 열리지만 자치구가 직접 대학 입학사정관들을 불러 세미나를 연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 아니겠느냐며 자랑한다. 세미나에는 건국대, 이화여대, 서울시립대 입학처 실장들이 참석해 2016학년도 수시입학 전형과 자기소개서 작성법 등을 설명했다. 학부모들은 ‘백년대계’ 수료생 50여명이 모였다. 백년대계는 희망 학부모가 교육 전문가에게 체계적인 입시진학 교육을 받는 성동만의 자체적 프로그램이다. 구는 지난해 9월 청사에 입시진학 상담센터를 설치해 선발된 관내 고교 학부모들을 교육해 왔다. 세미나에서 학부모들은 저마다 입학사정관들의 설명을 꼼꼼히 기록하며 질의응답과 토론을 했다. 정 구청장도 자녀를 둔 학부모로 함께 참여했다. 이날 오후에는 서울 주요 10개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이 학부모 500여명을 대상으로 대학별 입시 설명회를 열었다. 또 3시간 동안 일대일 상담 부스도 운영했다. 세미나와 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 전춘희(51)씨는 “구청에서 대학 입학사정관들에게 대입 궁금증을 직접 묻고 상세한 답변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며 “구에서 학생들의 진학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게 느껴진다”고 호평했다. 구가 이처럼 입시설명회 등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떠나가는 성동구의 청소년 인재를 붙잡기 위해서다. 성동구에는 일반계 고교가 5곳으로 서울 자치구 평균 9개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그 때문에 고교 배정 때 집에서 멀리 떨어진 학교에 배정받아 교육 여건이 열악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학부모들이 강남, 송파 등으로 이사 가는 이유 중 하나다. 구는 2017년 금호고(가칭)와 왕십리 뉴타운 내 고교가 신설되면 취약한 교육환경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명문학군을 만들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이를 위해 올해 80억원을 교육 부문에 편성했다. 정 구청장은 “교육은 미래에 대한 가장 현명한 투자”라면서 “아이들 교육 때문에 떠나는 성동이 아니라 ‘교육 1번지 성동’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홍은사거리 인근 우회 불편 끝

    홍은사거리 인근 우회 불편 끝

    서대문구가 4년여간 촉구해 온 홍은사거리 유턴이 허용됐다. 중앙버스 전용차로 안 유턴 허용은 서울시에서 처음이다. 서울에선 사고 위험 등 때문에 유턴을 위한 중앙분리대가 설치된 경우에만 유턴할 수 있다. 구는 지난 28일 열린 서울지방경찰청 교통안전시설 심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가결됐다고 29일 밝혔다. 이로써 이 일대 주민들은 1.3㎞를 더 우회해 통행해야 하는 불편을 해소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홍은사거리 유턴은 홍제고가차도가 철거되고 2011년 12월 중앙버스 전용차로가 개통되면서 금지됐다. 이에 따라 홍제동 330 일대 주민들은 집에 가기 위해 좌회전 신호를 받아 돌아가거나, 녹번역까지 올라갔다 내려오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에 주민들은 구에 이를 시정해 달라는 민원을 줄기차게 제기해 왔다. 구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2012년부터 관계기관에 알리고 도로 구조개선을 통한 유턴 허용을 촉구해 왔다. 기존 차로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유진상가 쪽 보도 축소를 통해 차로를 추가 확보하면 유턴이 가능하다는 게 구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서울시 교통운영과는 신중한 태도를 보여 왔다. 시 중앙차로 전 구간에 대한 운영진단 용역이 진행 중이고, 안전사고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였다. 구는 주민과 관계기관 간담회를 거쳐 유턴 허용을 시에 거듭 촉구했다. 지난해에는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이 직접 박원순 시장을 찾아 건의했고, 지난해 말 서울경찰청과 합동 점검에도 나섰다. 아울러 구는 중앙버스 전용차로에서 유턴을 허용하는 경기 고양시 중앙로 6곳의 사례를 자체 분석, 관계기관에 제시하기도 했다. 구는 오는 9월 초 시와 함께 홍은사거리 차로 공사에 착수, 그달 중 유턴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4년 만에 주민 숙원사업이 이뤄진 만큼 인근 운전자들의 협조가 필요하다”면서 “꼬리물기를 근절하고 교통신호를 잘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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