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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렌베리·루이비통·하이네켄… ‘韓상속세’ 냈다면 이미 사라졌다[규제혁신과 그 적들]

    발렌베리·루이비통·하이네켄… ‘韓상속세’ 냈다면 이미 사라졌다[규제혁신과 그 적들]

    ‘부자감세’ 프레임에 갇힌 상속세 ‘발렌베리 가문’은 168년 동안 5대에 걸쳐 공익법인 산하 기업을 승계하면서 스웨덴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1에 달하는 매출액을 책임지고 있다. 이 가문은 금융·건설·항공·기계·통신·제약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100여개 기업을 경영하고 있다. 통신설비를 만드는 ‘에릭슨’, 가전제품 ‘일렉트로룩스’, 방위산업체 ‘사브’, 지멘스·GE와 함께 세계 3대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꼽히는 ‘ABB’, 미국의 ‘나스닥’ 등이 발렌베리 가문 산하 기업이다. 168년 역사 발렌베리100여개 기업 경영공익재단 상속… 경영권 이어 발렌베리 가문은 개인이 기업 지분을 소유하지 않는다. 모든 주식은 그룹의 지주사인 인베스터AB가 갖고 있다. 가문은 인베스터AB의 지분 24%(차등의결권 52%)를 가진 3개의 공익재단을 상속하면서 그룹 전체의 경영권을 이어 왔다. 그룹 후계자가 되려면 자력으로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해군장교로 병역을 이행해야 하며, 부모의 도움 없이 세계 금융 중심지에 진출해 실무 경험과 금융의 흐름을 익혀야 한다. 또 후계자 평가는 10년 이상 진행되고, 견제와 균형을 위해 2명으로 정하는 승계 기준을 지키고 있다. 이런 기준을 충족해 그룹을 물려받아도 기업 경영자로서 급여를 받을 뿐이라서 세계 부호 순위에서 이름을 찾을 수 없다. ●‘장기·통합적 경영’ 북유럽도 상속 특혜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로 꼽히는 스웨덴이 이렇게 재단 우회 승계를 인정하는 동시에 상속 지분을 처분하지 않으면 상속세를 물리지 않는 등 기업 상속에 ‘특혜’를 제공하는 이유는 의외로 단순하다. 전문 경영인과 달리 장기적·통합적 관점에서의 경영이 강제되는 창업자 가문에 기업 운영을 맡기는 것이 부의 대물림을 막는 것보다 국가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과거 상속세율 70%였던 스웨덴은 기업 오너가 상속세를 내기 위해 한번에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주가가 폭락하고, 발렌베리 가문의 회사였던 아스트라AB(현재 아스트라제네카)가 1999년 영국으로 넘어가고, 이케아와 같은 대기업이 상속세 부담을 피해 다른 나라(네덜란드)로 이탈하는 상황까지 벌어지자 2005년 공론화 끝에 상속세를 없애고 자본이득세로 전환했다. 스웨덴뿐만 아니라 독일의 광학 전문 기업 ‘자이스’ 또한 최대주주 ‘칼자이스 재단’을 승계하는 방식으로 178년 역사를 이어 오고 있다. 최근 비만치료제 ‘위고비’로 세계 최고의 바이오 혁신기업으로 급부상한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노디스크’ 또한 창업자 부부가 설립한 ‘노보노디스크 재단’의 지배하에 있다. 기업들 또한 부의 축적이 아닌 사회 공헌으로 가업 승계의 특혜에 보답하고 있다. 발렌베리 가문은 공익재단을 통해 수익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하면서 자국민의 존경을 받고 있다. 이미 기부 규모 세계 1위의 자선단체인 노보노디스크 재단은 경제성이 없고 개발도 어려운 희귀병 치료제 연구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 가고 있다. 하지만 이런 모범 사례를 한국에선 흉내낼 수 없다. 스웨덴에선 공익재단에 주식을 출연하면 100% 면세인 반면 우리나라에선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과 특수관계에 있는 공익재단에 출연할 경우 최대 5%만 면세된다. 또 스웨덴은 기업을 물려받아도 상속인이 처분(처분 시 자본이득세 부과)하지 않으면 상속세가 없지만, 한국은 상속과 함께 최대 60%의 상속세가 부과된다. 즉 현재 29조 3100억원으로 추산되는 발렌베리 가문의 그룹 지분을 공익재단을 통해 상속할 경우 스웨덴에선 세금이 없지만, 한국에선 16조 7000억원을 상속세로 납부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래서 현행 세법에 따르면 한국에선 3대는커녕 2대 상속만 해도 그룹 경영권 유지가 불가능하다. 佛상속세율 최대 45% 환매금지 등 충족 땐최대 75%까지 공제 혜택 제공 ●네덜란드·佛 등 대기업도 가업승계공제 올해 창립 160주년을 맞은 세계 최고의 맥주 브랜드인 네덜란드의 ‘하이네켄’도 한국 기업이었다면 명맥을 유지하기 어려웠을 터. 네덜란드의 기본 상속세율이 20%로 낮고, 공제 제도도 체계적으로 마련돼 있어 하이네켄 가문은 지분 추산액인 18조 6800억원의 3.4%인 6400억원만 상속세로 내면 된다. 네덜란드에선 상속인이 5년 동안 기업을 계속 경영하고 10년 동안 지분을 보유하면 121만 유로(약 17억 8000만원)까지는 100%, 초과분부터는 83%의 공제율 적용을 받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에선 네덜란드의 17배인 약 10조 8700억원을 상속세로 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상속세율이 높은 다른 선진국들도 가업 승계에 대해선 파격적인 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상속세율 최대 45%인 프랑스는 환매 금지 등 일정 조건만 충족하면 최대 75%까지 공제를 받는다. 이 공제 혜택 덕분에 프랑스를 대표하는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172년의 역사를 이어 올 수 있었다. LVMH의 오너인 아르노 가문은 271조 200억원어치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상속할 경우 프랑스에선 약 30조 4900억원을 상속세로 내면 된다. 반면 한국에선 그보다 5배 이상 많은 157조 7300억원을 납부해야 한다. 이러다 보니 한국에선 세금 폭탄을 피하려고 경영 승계를 포기한 경우도 있다. 세계 1위 콘돔 제조사로 유명했던 ‘유니더스’는 창업주 별세 이후 당시 최대주주였던 아들이 5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사모펀드에 지분을 매각했다. 국내 1위 종자 개발기업 ‘농우바이오’는 창업주 사망 이후 직계 유족들이 약 12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 부담을 피하려 경영권을 농협에 매각했다. ●“韓 대기업은 모두 국가가 상속받아” 국내 상속세 최고세율은 1997년 40%에서 45%, 2000년 50%로 오른 뒤 20년 넘게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 대기업 최대주주가 지분을 상속하면 ‘경영권 프리미엄’ 명목으로 상속세액(50%)에 20%를 더한 최대 60%를 과세한다. 이는 세계적 흐름과 정반대다. 미국은 2002년부터 2012년까지 상속세율을 55%에서 40%로 단계적으로 인하했고, 2000년 독일은 35%에서 30%로, 이탈리아는 27%에서 4%로 각각 인하했다. 또 우리나라에선 가업상속공제가 중견·중소기업에만 적용된다. 이 때문에 공제·감면 등을 적용한 실효세율도 41.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다. 미국의 실효세율은 34.8%, 독일 29.9%, 일본 26.9%, 프랑스 11.0% 등이다. 이처럼 상속세 부담이 크다 보니 “대기업은 자녀가 아니라 국가가 상속받는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 등 삼성가의 세 모녀는 이건희 선대회장의 사망 이후로 약 12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들은 3조 3157억원에 달하는 지분을 팔았다. LG 일가도 구본무 선대회장이 남긴 2조원의 유산 때문에 99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내고 있다. 구광모 회장 등 오너일가는 비상장주식(LG CNS)의 가치가 부풀려져 세금이 높게 책정됐다며 과세 당국을 상대로 상속세 취소 소송을 진행 중이다. 효성의 3형제는 조석래 명예회장이 유산으로 효성티앤씨·효성중공업·효성화학 등의 주식을 남기면서 최소 4000억원에 육박하는 상속세를 내야 한다. 최근 다시 불거진 형제 간 장외 설전의 이유도 천문학적인 상속세와 무관치 않다. ●가업 발전 막는 가업상속공제 중견·중소기업도 까다로운 사후 요건에 발목을 잡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10년 이상 경영하고 매출액 5000억원 미만인 중견·중소기업이 가업상속공제 대상인데, ▲10~20년 된 기업은 300억원 ▲20~30년은 400억원 ▲30년 이상은 600억원까지 공제된다. 그런데 공제를 받은 뒤 5년 동안 ▲상속인의 지분이 줄어들거나 ▲다른 업종으로 바꾸면 추징 대상이 된다. 이러한 사후 요건이 비상장 기업이 상장으로 투자를 받아 사세를 키운다거나, 발전 가능성이 높은 업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기도 상속세 발목업종 변경 땐 ‘추징’“공제 요건에 오히려 발전 막혀” 실제 가업상속공제를 받은 지 5년이 되지 않은 한 부품업 중소기업 대표는 “상속 직후 코로나19로 내수 시장이 얼어붙어 해외로 판로를 뚫었고 수출이 잘되고 있었다”며 “그러나 해외 매출이 내수보다 더 커지면 업종이 (수출업으로) 바뀌면서 추징 대상이 되기 때문에 5년까지는 해외 영업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또 “공제 요건이 오히려 가업의 발전적 계승을 막고 있는 것 같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세율 낮추는 데 아직도 반대 목소리 정부는 올해 최대주주 할증을 폐지하고 50%인 최고 세율을 40%로 낮추는 세법개정안을 내놨다. 또 밸류업 및 스케일업 우수 기업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현행 요건인 매출액 5000억원 미만에 해당하지 않아도 가업상속공제 한도를 2배 늘려 주는 내용도 담았다. 하지만 OECD 주요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담이 크다. 경영계에선 “경제 현실을 따라가지 못했던 세제의 불합리성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반겼다. 하지만 세수 부족 우려와 재벌·대기업 및 초고액 자산가들이 집중적 혜택을 본다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 1970년대에 멈춰선 개별소비세…16년째 제자리 자녀소득공제[규제혁신과 그 적들]

    1970년대에 멈춰선 개별소비세…16년째 제자리 자녀소득공제[규제혁신과 그 적들]

    “교통·생계 수단인 차량에 여전히 보석·귀금속처럼 개별소비세를 매기고 있다. 개별소비세를 면제하는 배기량 기준이라도 높여 달라.” ●국민의 발에 붙은 ‘사치품 딱지’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자동차 등록 대수는 2595만대였다. 가구당 평균 1.2대꼴이고 국민 2명당 1대꼴이다. 그럼에도 자동차에는 세제상 개별소비세(옛 특별소비세, 이하 개소세)란 이름의 ‘사치품’ 딱지가 붙어 있다. 사치품 소비를 억제한다는 명목으로 만들어진 규제 성격의 특소세가 처음 부과된 1977년 1000달러였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지난해 3만 6000달러로 늘어났다. 1977년 특소세 첫 부과사치품 소비 억제 명목자동차에 여전히 5% 세금 붙어 정부는 국민 소득 증가에 따라 1999년 세법을 개정해 TV, 냉장고, 세탁기, 자양강장제(박카스) 등을 개소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배기량 1000㏄를 넘는 차량에는 여전히 5%의 세금이 붙는다. 출고 가격이 약 4000만원인 국산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개소세는 200만원 안팎이다. 자동차 업계는 ‘국민의 발’인 자동차에 매기는 개소세가 시대착오적이라며 폐지를 주장해 왔다. 개소세가 폐지 혹은 완화돼야 내수가 살아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늘어나는 자동차 보급 대수와 맞물려 세금이 안정적으로 걷히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개소세수는 8조 8000억원으로 총 국세 수입 344조 1000억원의 2.6%를 차지했다. 학계에선 자동차에 대한 개소세의 콘셉트를 새롭게 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최원석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자동차가 사치품이 아니라는 데 모두가 공감하는 만큼 자동차 배기량에 따라 환경세를 부과하는 방향으로 콘셉트를 개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적 공제 확대… 세제 개편 필요” 소득세법상 자녀 소득공제액은 2009년 귀속분부터 1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50만원 상향된 뒤 16년째 제자리다. 부양가족 소득공제는 소득세를 계산할 때 소득이 없는 자녀와 배우자 등 부양가족 숫자를 곱해 소득에서 빼 주는 것으로 연말정산 때 가장 중요한 공제 항목으로 꼽힌다. 그러나 공제액은 16년째 소득 변화나 물가 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는 2009년 7월 84.1에서 지난달 114.1로 35.7% 올랐다. 1인당 GNI 또한 2009년 2542만원에서 지난해 4725만원으로 85.9% 늘었다. 150만원의 소득공제 혜택에서 국민이 체감하는 혜택은 과거에 비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 주요국의 자녀 소득공제액은 우리보다 2배 이상 많다. 현재 일본은 자녀 1인당 38만엔(약 353만원), 미국은 4050달러(약 555만원), 독일은 3192유로(약 478만원)를 공제하고 있다. 자녀소득공제 150만원소득·물가 변화에 둔감日 353만원·美 555만원 혜택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자녀 소득공제액 150만원은 16년 전에도 충분한 금액이 아니었는데, 16년째 그대로라는 건 말이 안 된다”면서 “공제 규모를 상향하는 방안을 포함해 인적 공제를 확대하는 방향의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상속·증여세도 ‘고인 물’로 꼽힌다. 현재 정부는 1999년 이후 25년 만에 상속·증여세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조정하는 세법 개정에 나선 상황이다. 하지만 2014년 이후 11년째 변함이 없는 증여세 자녀 공제액(5000만원)은 그대로 뒀다. 자산 가치 변화와 물가 상승 추이를 고려해 증여세 자녀 공제액을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늘려야 한다는 여론도 상당하지만 정부는 시기상조라고 못박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상속과 달리 증여는 시기를 자유자재로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조세 회피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상속보다 증여가 ‘부의 대물림’이라는 인식의 허들이 높다는 의미다. ●증표·종이 발행 수수료 ‘인지세’ 폐지론 인지세에 대해서도 일각에선 ‘폐지론’이 제기된다. 증표와 종이를 발행할 때 내는 수수료성 세금으로 1950년 도입돼 75년째 유지 중이다. 신용카드 신청서를 쓸 때 300원, 부동산 계약서상 금액이 10억원을 초과하면 35만원의 인지세가 붙는다. 지난해 세수 규모는 8000억원이었다. 김 교수는 “통장을 개설할 때, 대출받을 때, 등기할 때, 행정 서비스를 받을 때 인지세를 내는데 액수가 크지 않다 보니 ‘그림자 세금’으로 인식돼 왔다”면서 “과세 근거가 빈약하고, 형평성에도 어긋나며,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과세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국민 소득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조세부담률은 2022년 기준 경상 국내총생산(GDP) 대비 23.9%로 2015년 17.4%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증가세다. 이런 상황에서 개소세 등 ‘낡디 낡은’ 세금은 과세 명분이 약해졌을뿐더러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역대급 세수 결손이 2년째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재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세금 제도는 안정적 세원 확보가 중요하고, 조세 형평성을 유지하려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수적으로 운용할 수밖에 없다”면서 “세율이 자주 바뀌면 혼란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 고삐 풀린 가계대출… 불티나는 서울 아파트

    고삐 풀린 가계대출… 불티나는 서울 아파트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이 전달보다 5조원 넘게 증가했다.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4년 만에 최다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면서 금융당국은 “높은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경고했다. 정부가 정책 대출 금리까지 인상하며 ‘가계대출 옥죄기’에 나섰지만, 주택 거래 증가에 따라 늘어난 대출 수요를 잠재우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20조 8000억원으로 집계돼 한 달 새 5조 5000억원이 증가했다. 6월(5조 9000억원)보다 증가폭은 조금 줄어들었지만 4개월 연속 5조~6조원대 증가세다. 올해 1~7월 가계대출 증가액은 25조 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조원)보다 무려 2.6배가량 늘어났다. 가계대출 증가세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견인했다. 1~7월 주담대 증가액은 총 32조 1000억원으로 전체 가계대출 증가분(25조 90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정부와 한은은 가계대출 증가율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이내에서 관리하고 있다면서도 가계부채가 더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박민철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5월 이후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가 늘어난 것이 두세 달 시차를 두고 주담대 실행으로 이어졌다”면서 “당분간 확대 가능성에 유의해 금융권 가계대출 취급 행태 등을 면밀히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의 설명처럼 통상 아파트 매매 계약을 하고 2~3개월 뒤 주담대 실행이 이뤄지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 8~9월까지는 가계대출이 현재보다 더 증가할 수밖에 없는 추세다. 실제 지난 3월 전국의 아파트 매매량은 10개월 만에 4만건을 회복한 뒤 4개월 연속 4만건 이상의 매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까지 신고된 7월 서울 아파트 매매 계약 건수는 6912건으로 집계됐다. 7월 계약분의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 3주가량 남았는데도 이미 6월 거래량(7450건)의 92.8%에 도달한 것을 고려하면 7월 계약 건수는 2020년 12월(7745건) 이후 최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은행이 금리를 인위적으로 올리며 가계대출 수요를 억제하고 있지만 주택 매매에 따른 대출 수요 증가세를 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시중은행들이 지난달 가계대출 금리를 연거푸 올린 데 이어 국토교통부는 무주택자 대상 정책 상품인 디딤돌·버팀목 대출금리를 오는 16일부터 0.2~0.4% 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8월에도 수도권 중심의 부동산 거래 증가 및 휴가철 자금 수요 등으로 증가세가 확대될 우려가 큰 만큼 높은 경각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당장 의지할 만한 카드는 다음달 1일 도입되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다. 금융당국은 변동금리에 대해 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스트레스 DSR 2단계를 시행하고, 은행권 모든 대출에 대해 DSR을 산출한다. 현재 전세자금 및 정책대출에는 DSR 규제가 적용되지 않지만, DSR 산출을 통해 은행이 자체적으로 관리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금융권에선 스트레스 DSR을 강화하더라도 급증하는 대출 증가세를 잡기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 관계자는 “소득에 비례해 대출을 제한하는 DSR은 실제 아파트 구매력이 있는 중산층 이상에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출 한도는 줄어들 수 있지만 주택 구매 수요 자체가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과거 영광이 지금은 족쇄’… 올림픽 황금세대 영광 속 청소년들의 호소 들리지 않나요 [세계 청소년의날 대담]

    ‘과거 영광이 지금은 족쇄’… 올림픽 황금세대 영광 속 청소년들의 호소 들리지 않나요 [세계 청소년의날 대담]

    2024 파리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절반이 2000년대생이다. 이 말은 이번 올림픽에서 청소년들이 한국 메달의 절반을 따냈다는 얘기와 같다. 청소년보호법 등에선 주로 19세 이하를 청소년으로 보지만 청소년기본법에선 초기 청년인 24세까지를 청소년으로 본다. 탁구에서 메달 2개를 추가한 ‘삐약이’ 신유빈(20) 선수부터 배드민턴 금메달 안세영(22) 선수까지 청소년기본법 대상 연령에 해당한다. ‘파리 올림픽 황금세대’로 일컬어지는 이 세대는 ‘경기 매너’에서도 기존과 다른 모습으로 주목 받았다. 한일전에서 지고도 상대의 노력에 적극적으로 경의를 표했고, 금메달을 받은 뒤 소속 협회에 대한 비판을 공식적으로 제기하기도 했다. 우리 사회 역시 청소년들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적절하게 기울여 왔을까. UN이 정한 세계청소년의 날(12일)을 맞이해 수십년째 청소년 권리 보호 활동을 펴 온 조준호 엔젤스헤이븐 대표와 권일남 한국청소년수련시설협회 회장의 대담을 연속 보도한다.“청소년 참여·생각·활동 존중하는지 돌아봐야” “우리를 발전시킨 동력이 지금에 와서는 오히려 발목을 잡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부 체육협회에서 나타난 갈등상도 그런 맥락이지요.”(조준호 엔젤스헤이븐 대표) “결국 기득권 체제에 대한 항의입니다. 낡은 체계가 깨져서 재구성 되어야 할 시기를 놓쳐서 생긴 문제입니다.”(권일남 한국청소년수련시설협회 회장) 올림픽 기간 중 안세영 선수가 금메달 획득 직후 기자회견에서 “대표팀에 많이 실망했다”며 대한배드민턴협회를 저격하자 협회가 장문의 해명 자료를 내놓았다. 안 선수가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성급하게 문제제기를 했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조 대표와 권 회장은 다소 다른 견해를 제시했다. 어리다는 이유로 우리 사회와 어른들이 청소년 선수의 비판을 흘려듣고 있지 않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담을 질문·응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MZ세대 선수와 협회 간 갈등이 여러 차례 노출되었다. 조준호 “과거 발전의 열쇠가 오히려 이제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된 경우로 본다. 배드민턴, 유도, 축구협회 등의 체계와 방식이 과거에는 국위선양에 기여하는 요소였지만 이제는 협회가 기득권이 되어 변화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단 스포츠 협회 뿐 아니라 교육계를 비롯해 여러 곳에서 나타나던 문제다. 시대나 젊은 세대가 변화하는데 리더십은 그에 맞춰 변화하지 못한 경우로 보인다.” 권일남 “어른들이 책임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 문제의 본질을 놓친다. 이번에 벌어진 갈등의 본질 역시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는지 여부가 아닌가. 선수가 문제제기를 했다면 보다 포용적이고 진지한 자세로 무슨 이야기인지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책임 대신 군림에 익숙한 리더 시대에 맞지 않아” - 교육계에서 비슷한 문제가 일어났다는 것은 어떤 뜻인가. 조준호 “우리나라 교육의 큰 문제점 중 하나가 교장이 행정직군으로 올라오는 시스템에 있다. 미국이나 유럽 주요국의 교장은 학교에서 교육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책임지는 사람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교장이 책임을 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교사와 학생 간 갈등이 있다면 교장이 나서서 해결해야 하지만 한국 대부분의 교장은 사건 처리가 끝난 뒤 보고받는 사람이다.” 권일남 “이는 최근의 교권침해 문제와도 연결된다. 교장은 교권, 즉 가르칠 권리가 보장되도록 하고 그러한 여건을 만들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런 역할을 수행하는 일이 드물기 때문에 결국 말단의 교사가 교육과 행정, 여건 조성까지 모든 업무를 떠안게 된다.” -학교부터 협회까지 ‘군림하고 지시하는 행정형 리더’는 있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책임형 리더’는 드문 모습이다. 이유가 무엇인가. 권일남 “그 동안 문제가 바뀌었는데 어른들의 질문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꼴찌도 공부하는 사회였는데 지금은 70%의 학생들이 학업을 포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교육은 뭘 하는 거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해야 하는데 학교는 여전히 누가 서울대에 갈 것인지에 집중하고 있다.” 조준호 “동의한다. 근본적으로 교육의 목적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는 사회가 되었다. 교육개혁을 하겠다면서 입시제도 개혁에만 초점을 맞추고 다른 논의는 하지 않는 식이다. 올림픽 중 드러난 갈등도 비슷한 측면이 있다. 기성세대는 올림픽 메달을 위해 희생이 불가피하다고 하는 반면 선수들은 올림픽 메달 외에 중요한 대회, 나아가 운동을 하는 과정에서의 즐거움을 찾고 싶다고 다른 이야기를 한다.” -어떻게 하면 변화시킬 수 있을까. 권일남 “국내총생산(GDP)을 위해 사회의 여러 가치를 희생시키고 1등을 선별하기 위해 다른 학생들을 희생시키는 문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 청소년과 다음 세대가 행복한 길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 ” 조준호 “요즘 애들이 다르다고 비판하기도 하는데, 실은 다음 세대인 청소년이 달라야 우리 사회 미래가 바뀌는 것이다. 기성세대가 어른으로서 요즘 세대 청소년의 불편함이 무엇인지 더 신경 쓰고 그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 시진핑 끝나지 않는 ‘軍 부패와의 전쟁’...“군비 증강 속 비리 만연 탓”

    시진핑 끝나지 않는 ‘軍 부패와의 전쟁’...“군비 증강 속 비리 만연 탓”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집권 이후 10년 넘게 이어 온 군부 사정을 앞으로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중 갈등 심화로 인한 급속한 군비 증강 상황에서 부정부패가 만연했기 때문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8일 보도했다. SCMP는 미래 전력인 로켓군 중심으로 전력 강화에 속도를 내다가 천문학적 비용이 투입되는 장비 조달 관련 부정부패·뇌물수수 등이 빠르게 퍼져 사정 작업이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지난 10년 넘게 연간 7~8%대를 유지해온 중국 국방예산 증가율은 올해에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인 ‘5% 안팎’보다 높은 7.2%다. 올 국방예산은 1조 6900억 위안(약 32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시 주석은 2016년 1월 인민해방군 기존 7대 군구(軍區)를 5개 전구(戰區)로 개편하면서 로켓군을 증강·개편해 군 예산을 전폭적으로 투입해왔다. 핵미사일 운용 부대뿐 아니라 전략핵잠수함, 전략폭격기 부대, 우주 방어부대 등을 통합한 미래 전력으로 육성해 지역 패권을 지키겠다는 속내다. 이런 로켓군에 부정부패가 많은 건 시 주석 주도의 당 중앙이 첨단무기 현대화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었고, 이 과정에서 각종 형태의 뇌물 수수와 군 내부의 폐쇄적 기율·감찰 기능으로 인해 ‘예견된 결과’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지난달 15~18일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부정부패 혐의로 리상푸 전 국방부장(장관)과 리위차오 전 로켓군 사령원(사령관), 쑨진밍 전 로켓군 중장의 당적이 박탈됐다. 저우야닝 전 로켓군 사령원과 장전중 전 로켓군 부사령원, 리촨광 로켓군 장비발전부 부부장, 뤼훙·딩라이항 전 공군 사령원, 당 중앙군사위 장비발전부 부부장 출신 장위린·라오원민·쥐신춘 등도 당국의 조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2년 말 제18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시 주석 집권 이후 중국 내 모든 분야를 대상으로 부정부패 척결 작업이 추진돼왔으나 지난해 7월부터 인민해방군 사령탑인 당 중앙군사위 주도로 로켓군 조사가 집중되고 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연구소(CSIS)의 브라이언 하트 연구원은 “인민해방군 내부에 승진을 노린 뇌물수수가 횡행한다”면서 “군 부정부패를 척결하려면 몇 차례 숙청만으로 해결되지 않을 것이며 지속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아시아사회정책연구소의 중국정치 선임연구원인 우궈광도 “아직 알지 못하는 많은 (로켓군 포함 인민해방군) 인사들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면서 시 주석의 사정 작업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 주석의 군 부정부패 척결 의지는 후진타오 전 주석 재임 때부터 당 중앙군사위 부주석을 지낸 쉬차이허우·궈보슝을 반면교사 삼은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시 주석과 권력 다툼을 했던 이들은 군사령관 임명을 빌미로 2000만 위안을 뇌물로 받은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으며 이들은 결국 낙마했다고 SCMP는 전했다. 궈보슝은 2016년 뇌물 수수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고 쉬차이허우는 2015년 재판을 앞두고 암으로 사망했다.
  • 총리 사퇴 방글라, 과도정부 착수… ‘노벨상’ 유누스 수반으로

    총리 사퇴 방글라, 과도정부 착수… ‘노벨상’ 유누스 수반으로

    대통령, 野 등과 회동 후 선거 약속가택연금 지도자·시위대 전원 석방유누스 “해방의 날” 직책 수용 뜻인도로 탈출한 총리 英으로 망명설 셰이크 하시나(77) 방글라데시 총리가 퇴진 시위를 이기지 못하고 인도로 피신했지만 약탈과 방화로 인한 혼돈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실권을 가진 총리가 물러나면서 국정을 이어받은 모하메드 샤하부딘 대통령은 과도정부 구성을 논의하고 시위 지도부가 요구한 무함마드 유누스(84)를 최고 고문으로 옹립하는 등 격해진 민심을 달랠 방안을 내놓고 있다. AP통신은 6일(현지시간) 하시나 총리의 사임 발표 뒤 수십만 명이 거리로 나와 그의 퇴진을 반겼지만 일부는 폭력적으로 변해 정부 건물을 공격하고 불을 질렀다고 보도했다.과격분자들은 친정부 성향 TV 방송국들을 파괴하고 여당 인사가 운영하는 호텔에 불을 질렀다. 하시나 총리의 아버지이자 방글라데시 독립 영웅 셰이크 무지부르 라만(1920~1975) 초대 대통령의 동상도 무너뜨렸다. 사임 발표 뒤에도 40명 넘는 시민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하부딘 대통령은 군부 및 야당 지도자와 긴급 회의를 열어 과도정부를 구성하고 최대한 빨리 차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약속했다. 야당 지도자인 칼레다 지아(78) 전 총리를 비롯해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체포된 이들을 모두 석방하기로 했다. 지아 전 총리는 하시나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로 2018년 부패 혐의로 징역 17년형을 선고받고 가택연금 생활을 해 왔다.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빈곤퇴치 운동가인 유누스를 과도정부 수반에 앉혀야 한다는 학생 시위대 지도부의 요구도 받아들였다. 치료차 프랑스에 있는 유누스도 이날 르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우리는 또 다른 해방의 날을 맞고 있다”며 직책 수용 의사를 밝혔다. 그는 “젊은이들이 총탄에 맞섰고 부모와 친구들이 동참했으며 그 규모가 전국적으로 수천만 명에 달해 혁명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에 놀랐다”면서 “시위 지도자들을 구타하고 투옥해 학생들을 낙담시키고 분열시키려는 정부의 일반적인 전술은 이번엔 통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유누스는 최대한 빨리 귀국해 과도정부를 이끌고 총선을 관리할 계획이다. 전날 군용기로 탈출한 하시나 총리는 수도 뉴델리에서 40㎞가량 떨어진 우타르프라데시주 가지아바드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그는 인도 정부의 도움을 거절하고 영국에 망명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1975년 군사 쿠데타 때 아버지와 가족 대부분이 처형됐지만 하시나 총리와 여동생은 해외여행 중이어서 살아남았다. 1981년 고국으로 돌아와 현 집권당인 아와미연맹(AL)을 이끌며 민주화 투쟁을 이끌었다. 1990년 군사 정권이 붕괴한 뒤 1996~2001년 총리를 지냈고, 2009년 재집권해 15년째 집권했다.하시나 총리는 노동집약 산업을 집중 육성해 경제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9년 이후 방글라데시 국내총생산(GDP)은 연평균 6% 이상 성장했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정적과 야권을 탄압하면서 독재자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지난 1월 총선이 부정선거 의혹에 휩싸여 반정부 민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6월 대법원이 독립전쟁 후손에 대해 공무원 채용 30% 할당제를 부활하는 판결을 내자 반감이 폭발했다. 지난달 15일 수도 다카에 있는 대학을 중심으로 폐지를 요구하는 시위가 일었고 이튿날 아부 사예드(25)가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하면서 분노가 전국으로 번졌다. 시위대가 총리 탄핵을 외치고 군부도 이에 동조해 압박하자 하시나 총리는 망명을 택했다. 그가 예기치 않게 정계를 떠나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억제하려는 미국과 인도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새로운 도전이 생겨났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이날 진단했다. 최악의 실업률과 부정부패, 기후변화 등으로 신음하는 방글라데시로서는 당장 경제적 지원을 끌어낼 수 있는 중국에 기댈 가능성이 크다. 누가 돼도 워싱턴보다 베이징을 선호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 미 안보수뇌 3인방 공동기고 “북핵 위협은 심각한 안보 도전, 동맹이 저지”

    미 안보수뇌 3인방 공동기고 “북핵 위협은 심각한 안보 도전, 동맹이 저지”

    미국 국무부·국방부 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외교안보 수뇌 3인방이 5일(현지시간) 북한, 중국에 맞선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파트너 국가들과의 격자혁 안보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조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업적으로 꼽았다. 또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맞선 한미일 3국의 안보협력 강화도 주요 성과로 꼽았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이례적으로 3인 공동으로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인도태평양 지역은 미국인들의 삶과 미래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지역”이라며 이 지역이 전세계 GDP의 60%를 차지하고 300만 미국인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 취임 당시 이 지역에서 미국의 입지는 역대 최저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 동맹국들은 미국이 신뢰할 수 없는 친구가 될까 두려워했다”며 “중국은 미국의 쇄국정책을 이용해 대안적 세계 구상을 추진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인태지역에 대한 접근 방식을 변화시켰다며 특히 전통적인 ‘허브 앤드 스포크’(거점과 지부) 방식 외교에서 벗어나, 동맹·파트너들과의 ‘소(小)다자’ 중심 외교 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오커스(AUKUS), 쿼드(Quad),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등은 이런 노력의 결과물이라며 근거로 들었다. 이들은 북한의 핵 위협, 중국의 위험하고 도발적인 행위가 인태 지역 뿐 아니라 전세계적인 심각한 안보 도전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한일을 한데 모아 캠프 데이비드 회담을 성사시켰다”며 이를 통해 전례 없는 3국 간 경제 및 안보 협력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일본의 방위비 확대, 한국의 동남아시아 핵심 산업 투자 등을 사례로 들며, 동맹국들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공동의 도전에 대응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유럽과 인태 동맹을 연결하는 가교를 구축했다”며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나서고, 유럽 파트너들이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이 역사적인 안보 배당금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과 중국의 해상에서의 위험한 행위에 맞서 동맹과 함께 대응하고 있다. 인태 지역에서 우리의 파트너십은 한층 효과적이고 단결됐다”고 강조했다.
  • [서울광장] 혼돈의 미국 대선 관전법

    [서울광장] 혼돈의 미국 대선 관전법

    미국 대선은 자국뿐 아니라 글로벌 각국의 정치, 경제, 안보, 외교 등 국정운영 방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패권국 미국의 정책 향방에 따라 국제질서와 국가 이익이 좌우된다. 석 달 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다. 한반도라는 지정학적 구도와 대외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선 미 대선의 불확실성은 무척 곤혹스러운 일이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지난달 13일) 이후 미 대선은 요동치고 있다. 고령의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를 전격 사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대타 출마로 이어진 선거판은 지금 시계 제로의 혼돈 상태다. 구사일생으로 암살 위기를 넘긴 트럼프가 반짝 기염을 토했지만 새로운 주자 해리스가 지지자를 결집하면서 오차범위 내 선두경쟁이 치열하다. 안갯속 미 대선을 지켜보는 우리로선 치밀한 대비가 필요하다. 해리스는 인도(어머니)와 자메이카(아버지) 출신의 부모를 둔 흑인이다. 친환경 정책 적극 지지, 탄소 배출 감소와 재생에너지 전환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미 언론들은 해리스의 경제정책이 현재 작동하는 ‘바이드노믹스’보다 더 진보적이라고 평가한다. 부자증세, 법인세율 21%에서 35%로 인상, 서민층에 대한 지원 확대 등이 그의 지론이다. 그럼에도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대부분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트럼프가 집권 2기 창출에 성공할 경우 급격한 변화가 불가피하다. 즉흥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포퓰리즘 스타일로 시장의 변동성은 커지고 특정 국가와 산업이 피해를 입는 현상도 반복될 것이다. 그의 미국 우선주의는 더욱 고립된 외교·안보·경제 정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는 이미 평균 3.3%인 현 관세율을 10% 선으로 끌어올리는 보편적 기본관세는 물론 중국산에 대해선 60~10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상태다. 문제는 트럼프의 강도 높은 중국 때리기 과정에서 우리의 대중 수출이나 투자에 부정적 영향이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최근 비중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홍콩을 합치면 우리의 대중 수출은 전체 수출의 24%에 달한다. 두 후보의 정책 방향 차이에도 불구하고 누가 집권하든 차기 미 정부는 보호무역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퍼스트 아메리카’를 우선순위에 두는 데 있어서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차이가 없다. 막대한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로선 그야말로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특히 트럼프의 보편적 기본관세 적용 시 우리의 국내총생산(GDP)이 0.31% 포인트 감소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전기차, 이차전지 등 대미 흑자의 주력 품목들이 충격을 받게 된다. 당장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 대미 자동차 수출이 휘청거릴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현재진행형인 막대한 대미 투자가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미 정부로부터 최대한의 수혜를 이끌어 내고 중국과의 갈등을 최소화하는 유연하고 탄력적인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기회와 위기는 동전의 양면이다. 미 주도의 제조 기반 내재화 및 대중 수출 통제가 우리로선 글로벌 경쟁 상대인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벌리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장비·기술의 대중 봉쇄가 지속될 경우 중국의 자력갱생 전략은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미 대선과 별개로 장기적인 대미 전략이 필요하다. 미국 내에서도 세계 문제에 개입하고, 세계경찰로서 책임을 떠맡는 것에 대한 반감과 피로감이 폭발 직전이다. 어느 정당이 집권하든 미국 우선주의는 강화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지금 세계질서는 과거 소련이라는 전략적 위협에 맞선 냉전 체제를 기반으로 구축된 것으로, 21세기를 관통할 지속성은 이미 상실한 상태다. 반면 새로운 국제질서는 아직 명확하게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다. 혼돈의 시기다. 보호무역주의, 고립주의가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서 오직 각자도생의 길을 찾아야 하는 엄혹한 생존의 법칙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아메리카 퍼스트’는 변수가 아닌 상수라는 전제 아래 한국의 국익 극대화 전략을 짜야 한다. 오일만 세종취재본부장
  • “우리만 행복해서 미안” 국민들이 죄책감 느낀다는 ‘이 나라’

    “우리만 행복해서 미안” 국민들이 죄책감 느낀다는 ‘이 나라’

    “전 세계 많은 이들이 고통받는 세상에서 우리가 누리는 특권에 죄책감을 느끼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풍부한 천연자원과 압도적인 경제력, 민주주의 지수 1위, 2024년 세계행복보고서가 선정한 가장 행복한 나라 7위. 바로 북유럽 선진국 노르웨이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영국 BBC 뉴스에 따르면 오슬로 대학에서 스칸디나비아 문학을 전공한 엘리자베스 옥스펠트 교수는 “많은 노르웨이 국민들이 자신들의 편안한 삶을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가는 다른 나라와 비교하며 죄책감을 느끼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르웨이는 유럽에서 러시아 다음으로 가장 많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한 국가다. 1인당 명목 GDP는 9만 4660달러로 영국(5만 2456달러)의 2배에 가깝고, 세계 1위 경제대국 미국(8만 5373달러)보다도 높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부채가 늘어나는 가운데 노르웨이는 국가 소득이 지출을 초과해 흑자 예산을 운용하고 있다.옥스펠트 교수는 스칸디나비아의 책, 영화, TV 시리즈가 사회와 문화를 어떻게 반영하는지 연구한다. 그가 보기에 최근 노르웨이에서는 부에 대한 죄의식을 탐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는 ‘스칸디나비아 죄책감’(Scan gulity)이라는 표현을 제시하며 “모든 사람이 죄책감을 느끼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죄책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옥스펠트 교수는 지하실 침대에 살며 부유층을 위해 일하는 이주 노동자가 등장한 노르웨이 드라마를 언급하며 “가난한 나라의 저임금 노동자의 돌봄노동 덕분에 직장에서 양성평등을 이뤘다는 현실을 깨닫게 된 여성들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노르웨이 정부는 지난 3월 상주 가사도우미를 원하는 외국인에게 노동 허가를 내주는 것을 중단했다. 올해 1월 파이낸셜 타임스는 아프리나 모리타니 연안의 생선으로 만든 사료가 노르웨이 연어 양식에 쓰이는 과정을 보도한 바 있다. 보도는 노르웨이산 양식 연어가 “서아프리카의 식량 안보를 해치고 있다”고 전했다. 환경단체는 이를 가리켜 “노르웨이 연어 산업의 탐욕스러운 식욕이 서아프리카의 빈곤과 영양실조를 초래하고 있다. 이는 새로운 유형의 식량 식민주의”라고 비판했다.노르웨이 내에서도 자국 경제가 석유 산업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한편으론 이러한 경제 구조가 고물가를 야기해 평범한 노르웨이 국민들은 스스로 부유하지 않다고 느끼게 만든다는 지적도 있다. 옥스펠트 교수는 노르웨이가 해외에 인도적 지원을 가장 많이 하는 공여국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노르웨이 국민들은 올바른 대의에 매우 관대하다”라고 평가했다. 이에 경제학자 얀 루드비그 안드라센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노르웨이가 석유를 더 많이 수출하고 있는 것을 지적하며 “전쟁과 고통을 통해 얻은 추가 수입에 비하면 노르웨이의 해외 공여는 매우 적은 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옥스펠트 교수가 주장한 ‘죄책감’에 대해 “아마 환경운동처럼 일부에서만 그렇게 느낄 것”이라고 반박했다.
  • TSMC는 “실리콘 방패”…대만 개미 투자자 애국심에 주식 매입

    TSMC는 “실리콘 방패”…대만 개미 투자자 애국심에 주식 매입

    대만을 대표하는 반도체 제조 회사인 TSMC의 주식을 매입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31일 기준 미국 뉴욕거래소에 165.8달러를 기록하는 TSMC의 주식을 1000주 미만 매입한 소액 투자자 수가 올들어 역대 최대 숫자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대만인들이 ‘실리콘 방패’라고 부르는 TSMC의 주식을 애국심으로 구매하는 현상을 집중 조명했다. 대만 여성 아우구스트 추앙(31)은 “중국의 침략으로부터 조국을 보호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은 TSMC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2020년 그녀가 처음 TSMC 주식을 매수한 이후로 주가가 두 배 이상 올라서 투자 목적으로도 좋은 선택이었다. 그녀는 “TSMC는 대만을 대체 불가능한 고급 기술 공급업체로 만들었다”며 “중국이 대만을 침략하는 것을 막기 때문에 TSMC가 강해질수록 저는 더 안전하다고 느낀다”며 단순한 투자 목적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TSMC 지분 가운데 1000주 미만을 소유한 개인 투자자 비율은 1%도 안 되지만, 외국 투자자들이 줄어든 가운데 올해 소액 주주 숫자는 최고치를 기록했다.대만을 인공지능(AI) 섬으로 만드는 것 말고도 TSMC의 성공이 중국을 물리칠 능력을 결정할 것이라고 믿는 많은 대만인들이 저축과 심지어 결혼자금까지 털어 주식을 사 모으고 있다. 대만인들은 TSMC는 나라를 지키는 신령스러운 산이란 뜻의 ‘호국신산(護國神山)’이라고 부른다. TSMC는 내년 대만에서 최첨단 2㎚ 칩을 생산할 예정이다. 최근 일본에 칩 공장을 지었고 미국과 유럽에도 추가 공장을 짓고 있지만, 대만 정부는 가장 진보된 반도체 기술을 국내에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중국이 대만에 군사적 조처를 하면 특히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으로부터 보복받을 가능성이 크다. TSMC는 대만의 ‘실리콘 방패’ 역할을 하는 것이다. 지난 6월 대만 신주에서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CC 웨이 TSMC 최고경영자는 “생산 용량의 80~90%가 대만에 있기 때문에 반도체 공장을 섬 밖으로 옮기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중국이 ‘분리주의자’라고 부르는 라이칭더 대만 신임 총통이 취임하자, 중국은 대만 섬 주변에서 대규모 군사 훈련을 실시했고 대만 해협의 주요 경계를 넘어 기록적인 수의 전투기가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했다.대만 반도체 산업 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TSMC는 2022년 대만 국내총생산(GDP)의 8%를 차지했다. 아시아에서 가장 가치 있는 회사인 TSMC는 대만 자취안지수(Taiex) 가중치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최근 대만이 미국에 방위비를 내야 한다며 “미국은 ‘보험 회사’와 다를 바 없다”며 “대만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TSMC 대만 상장 주식의 74%는 외국인 소유로 이는 ‘개미’ 투자자들이 쉽게 손해를 볼 수 있는 구조다. 미국 투자자 워런 버핏은 지난해 중국의 위협을 이유로 TSMC의 지분을 매각했다. 버핏은 TSMC의 기술과 경영을 칭찬했지만 지정학적 위험이 너무 커서 주식을 소유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TSMC에 대한 소액 투자자들의 열광은 식지 않고 있다. 대만 거래소에 따르면, TSMC의 단주 거래 회전율은 대부분 ‘개미’ 투자자에 의한 것으로 7월에 기록적인 수준으로 급증했다.
  • 다 못 쓴 방위비만 1조원인데 총리 인기 후보까지 나서 증액 요구 왜

    다 못 쓴 방위비만 1조원인데 총리 인기 후보까지 나서 증액 요구 왜

    일본 정부가 29일부터 2025년도 예산안 편성에 본격적으로 나선 가운데 집권당인 자민당을 중심으로 방위비를 더욱 증액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30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이시바 시게루 자민당 전 간사장은 지난 12일 방위비에 대해 “엔화 가치가 높았을 때 설정한 계획”이라며 “이를 시정하는 것을 포함해 안전보장 대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오는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할 계획으로 알려진 유력 정치인이다. 차기 총리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항상 1위를 달리고 있어 그의 발언은 무게감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앞서 일본 정부는 2022년 말 국가안전보장전략 등 3대 안보 문서를 개정하면서 국내총생산(GDP)의 1% 수준인 방위 관련 예산을 2027회계연도(2027년 4월~2028년 3월)에 2%로 늘리고 2023년도부터 2027년도까지 5년간 방위비 예산을 43조엔(385조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방위비 증액 요구의 가장 큰 이유는 엔화 가치 하락이다. 2022년 방위비 증액 계획 당시 환율을 1달러당 108엔으로 했지만 최근 161엔까지 급등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해외 장비나 부품을 사용할수록 수입 가격 상승에 구입 비용이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인력이나 물자 수송 등에 사용하는 대형 수송 헬기 치누크 헬기는 2018년 말 기준 1기 가격이 76억엔(681억원)이었지만 2024년도 예산 책정 시 2배 이상 상승한 176억~196억엔(1577억~1756억원)이나 됐다. F-35A 스텔스 전투기 1대 가격은 2018년 116억엔(1039억원)에서 2024년 140억엔(1254억원)으로 예산이 크게 올랐다. 다만 엔화 가치 하락이나 물가 상승 같은 변수로 방위비 증액을 논하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2023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방위비 예산은 다 쓰지도 못한 전력이 있어서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당시 예산에 계상한 6조 8210억엔(58조원) 방위비 가운데 불용액은 1300억엔(1조 1648억원)에 달했다. 방위비 불용액으로는 동일본 대지진 복구에 예산 사용을 집중한 2011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이뿐만이 아니라 최근 해상자위대의 비리가 잇따라 터져 나온 것도 방위비 증액 주장에 힘이 실리지 않게 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방위비 증액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을 방위성 스스로가 만들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방위비 증액 요구는 나오지만 당초 세운 2023년도부터 2027년도까지의 5년간 방위비 예산 목표액인 43조엔 안에서 벗어나지 않는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재무성 관계자는 마이니치신문에 “국민에게 부담을 요구하기 어려워 우선 정해진 틀 안에서 예산 편성을 추진하려 한다”며 당분간 대량 구입과 가격 협상 등으로 방위 장비 구입 부담을 낮출 계획으로 알려졌다.
  • “한반도 전면전 터지면 수백만 죽는다…우크라전 2배 피해”

    “한반도 전면전 터지면 수백만 죽는다…우크라전 2배 피해”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혹시라도 전면전이 발발한다면 수백만명이 사망하고 경제적 피해도 4조 달러(약 5527조원)가 넘을 것으로 추산됐다. 전쟁 첫해에만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이 3.9% 감소하고,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공급망에도 큰 차질이 생겨 전 세계가 경기침체에 빠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피해 규모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피해의 2배가 넘는 것이다. 블룸버그 그룹의 글로벌 경제분석기관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29일(현지시간) 다양한 변수를 복합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집합 모델 분석을 활용, 한반도 전면전 가능성과 그 피해 상황을 예측했다. 이 예측에 따르면 한반도에서 남북한이 전면전을 벌일 확률은 매우 낮다. 하지만 가능성이 ‘제로(0)’는 아니다.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년 만에 북한을 방문해 북한 지도자 김정은과 만나면서 냉전 시대의 파트너십이 부활하고 새로운 방위 협정이 체결돼 세계에 또 다른 위험도 추가됐다. ● 한국 37.5% 등 세계 GDP 3.9% 감소 추산 한국은 지정학적 단층선 위에 세워진 반도체 주요 생산국인데, 만약 전쟁이 발발한다면 인적·경제적 손실은 막대할 것이다. 전면전 시 수백만명이 사망하고 첫해에 세계 경제에 4조 달러, GDP에는 3.9%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1950년 6.25 전쟁 시 남북한의 경제 규모는 전 세계 GDP의 0.4% 미만이었지만 지금은 한국만 1.5%가 넘는다. 이조차도 주요 공급망에 대한 한국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매우 과소평가한 것이다. 북한 방사포 사정권인 한국 수도권에는 한국 인구의 약 절반인 2600만 명이 거주한다. 수도권은 한국 반도체 생산의 81%, 전체 제조업 생산의 34%를 담당한다. 생산된 제품은 세계에서 네 번째로 바쁜 부산항을 비롯해 여러 항구에서 중국, 일본, 유럽, 미국에 수출된다. 시가총액 기준 세계 30대 기업에 속하는 삼성전자는 전 세계 D램 반도체의 41%, 낸드 메모리의 33%를 생산한다. 이 제품은 애플부터 중국 샤오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업에 수출된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한국의 핵 특사를 역임한 위성락 민주당 의원은 앞으로 몇 년간 한반도에서 교전이 일어날 가능성은 약 30%이며 이런 충돌은 더 큰 형태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모든 시나리오에서 김정은 사망·북한 폐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체제에 대한 실존적 위협을 느끼면 핵 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다. 지난해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에 따르면 북한은 한국, 일본, 심지어 미국에 대해서도 핵 공격을 할 수 있는 80∼90개의 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전면전 발생 시 한국 경제는 산업 생산과 수출이 타격을 받아 37.5% 위축될 전망이다. 중국도 반도체 공급부족, 미국과의 무역 감소 등의 영향으로 GDP가 5% 감소할 것이며, 미국은 반도체 부족과 시장 급락 여파로 GDP의 2.3%가 줄어드는 타격을 입게 된다. 세계 GDP는 3.9% 감소하는데, 한국 반도체에 많이 의존하면서 해상 물류 교란에 취약한 동남아, 일본, 대만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반도 전쟁의 모든 시나리오는 김 위원장이 사망하고 북한이 폐허가 되는 것으로 끝난다. 이에 대해 다니엘 K. 이노우에 아시아 태평양 안보연구센터의 라미 김 교수는 “김정은은 자살하지 않을 만큼 이성적이다”라고 평가하며 북한이 전면전을 벌일 확률을 낮게 봤다.
  • ‘행복의 나라’ 부탄의 특별한 초대…‘제 1회 부탄 ESG 투어’ 개최

    ‘행복의 나라’ 부탄의 특별한 초대…‘제 1회 부탄 ESG 투어’ 개최

    ‘행복의 나라’ 부탄을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열렸다. 한국부탄우호협회는 “협회가 직접 주최하는 ‘2024 부탄 ESG 투어’가 오는 8월 27일부터 9월 2일까지 5박 7일 일정으로 진행된다”고 29일 밝혔다. ‘부탄 ESG 투어’는 올 연말까지 2달 간격으로 총 6회에 걸쳐 진행되는 이벤트다. 1회 차에 한해 부탄 입국자 모두에게 부과되는 관광세가 면제된다. 1일 100달러씩 총 500달러(약 65만원)가 절약되는 셈이다. 김민경 한국부탄우호협회 회장은 “600만원 정도인 일반 패키지 여행 상품에 견줘 최대 25% 할인된 가격에 투어 상품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탄의 국민가수로 꼽히는 우겐의 특별 공연, 부탄 전통문화 공연 등의 볼거리와 부탄산 송이버섯 등 특별식도 준비했다.항공은 인천~방콕 구간은 타이항공, 방콕~파로(부탄) 구간은 부탄에어라인을 이용한다. 높이 51.5m로 세계 최대인 도르덴마 부처상, 정부청사 타시초종(Dzong) 등이 있는 수도 팀푸, 부탄의 상징 탁상 곰파 사원과 남근을 숭배하는 치미라캉 사원 등이 있는 파로, 부탄 내 최고 아름다운 건물 푸나카종이 있는 푸나카 등 부탄 내 주요 관광지는 모두 돌아볼 수 있다. 부탄은 개발보다 환경 보존을 우선시하는 산악 불교국가다. 국내총생산(GDP) 대신 국민총행복(GNH, Gross National Happiness)을 앞세우는 ‘세계 제1의 행복한 나라’로 알려져 있다. 개별 여행은 허용되지 않고, 패키지 여행만 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부탄우호협회 누리집(www.koreabhutan.com) 참조.
  • ‘족집게’의 예측 “해리스가 트럼프 이긴다”…무슨 근거?

    ‘족집게’의 예측 “해리스가 트럼프 이긴다”…무슨 근거?

    10번의 미국 대선 중 9번의 결과를 맞힌 ‘족집게’ 역사학자가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승리를 점쳤다. 29일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대선 예언가’로 불리는 앨런 릭트먼 아메리칸대 역사학과 석좌교수는 자신이 개발한 ‘대권 13개 열쇠’ 모델을 통해 이 같은 예측을 제시했다. 릭트먼 교수가 말하는 백악관행 13가지 열쇠는 ▲후보의 현직 여부 ▲집권당 입지(중간선거 승리) ▲대선 경선 ▲현직의 카리스마 ▲도전자의 카리스마 ▲제3후보 ▲스캔들 ▲장기 또는 단기 경제성과 ▲외교군사 성공 또는 실패 ▲사회 불안 ▲정책 변화다. 집권 여당이 열쇠 13개 중 6개 이상을 잃으면 패배하고 5개 이하로 잃으면 승리한다는 게 그의 예측 모델이다. 이 키워드로 그가 예측한 대선은 1984년 로널드 레이건을 시작으로 조지 H.W. 부시,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까지 10번 중 9번이 적중했다. 특히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의 당선을 유력하게 보는 여론조사가 쏟아졌지만, 그는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의 당선을 예상했다. 그의 예측이 빗나간 것은 조지 W. 부시와 앨 고어가 맞붙은 가운데 재검표 논란까지 불거졌던 2000년 대선이 유일하다. ● “해리스, 13개 열쇠 중 8개 가졌다” 이번 릭트먼 교수의 예측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13개 열쇠 중 8개에서 유리한 것으로 나타나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우선 민주당에 해리스 부통령에 맞설만한 다른 후보가 없고, 그가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됐다는 점이 꼽혔다. 역사적으로 볼 때 집권당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제3 후보가 없다는 점도 유리한 변수로 해석됐다. 현재 무소속 대선 후보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있긴 하지만, 그의 존재가 영향을 미치려면 오는 11월 직전에 여론조사 지지율이 10%를 넘어야 한다는 것이 릭트먼 교수의 분석이다. 그러나 릭트먼 교수는 그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내다봤다. 단기 경제 성과와 장기 경제 성과도 해리스 부통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측됐다. 현재로서는 올해 경기 침체가 발표된 바가 없고,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8%로 작년 4분기와 올해 1분기를 상회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이 전임 트럼프 행정부와는 근본적으로 달랐다는 점과 현재 산발적인 시위를 제외한 사회적 불안이 없는 상태라는 점도 해리스 부통령에게 유리한 변수로 전망됐다. 반면 민주당이 지난 2022년 중간선거에서 2018년 중간선거보다 더 많은 하원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점, 해리스 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는 현직 대통령이 아니라는 점 등은 해리스 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측됐다. 아울러 가자지구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해결되지 않은 점도 민주당에 불리한 변수로 판단됐다. 이 밖에도 집권당의 대통령 후보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처럼 당을 초월해 유권자들에게 매력적이어야 한다는 변수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은 불리한 것으로 예측됐다. 릭트먼 교수는 이번 예비 분석결과를 재검토해 다음달 정식 분석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서울 이테원] 바이든 가고 해리스 온다

    [서울 이테원] 바이든 가고 해리스 온다

    <‘서울신문’이 국내 투자자분들과 함께 ‘이’주의 주식시장 ‘테’마 ‘원’픽을 살펴봅니다.>국내외 주식시장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못해 활활 타오르는 모습입니다. 주변에서 들려온 성공적인 투자 후기에 ‘나도 한 번?’이라는 생각과 함께 과감히 지갑을 열어보지만 가슴 아픈 결과를 마주해야 할 때도 많습니다. 하루 내내 정보를 수집하고 기사를 쓰는 게 직업인 저 역시 그렇습니다.학창 시절 성적이 좋았던 친구들은 ‘오답노트’를 꼬박꼬박 작성했던 기억이 납니다. 왜 틀렸는지, 앞으로 틀리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복기했던 것이겠지요. 서울신문이 국내 투자자분들과 함께 지난 한 주 주식시장의 흐름을 살피고 오답노트를 써내려 가볼까 합니다.우리 시간으로 지난 22일 새벽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만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를 공식화한 것입니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며 새로운 후보의 등장을 본격적으로 알렸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기를 굳혀가는 것으로 봤던 시장은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직후엔 해리스 부통령의 등판이 큰 변수가 되지 못할 것이란 관측과 함께 ‘새로울 것 없다’는 반응이 힘을 얻는 듯 보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해리스 부통령의 기세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서울 이테원’이 꼽은 이번주 테마 원픽은 국제 증시를 들썩이게 한 ‘해리스 등판’입니다. 예상 외의 접전 양상..‘해리스株 떴다’ 뉴욕타임스와 시에나칼리지가 지난 22~24일 합동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투표예상자 사이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은 47%,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48%로 나타났습니다. 7월 초 같은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43%, 트럼프 전 대통령이 49%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하며 6% 포인트의 격차가 있었는데 해리스 부통령이 등판하자마자 격차를 1% 포인트 차로 줄여낸 셈입니다. 불확실성은 커졌습니다. 이른바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는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발표 직전인 19일 16.52로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오르더니 25일 기준으로는 18.46까지 치솟았습니다. 2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깜짝 상승 등도 영향을 미쳤지만 치열한 대선 다툼의 영향도 적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 시장에선 힘을 얻고 있는 모습입니다. ‘해리스 등판’은 국내 증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대마초라고도 불리는 마리화나 관련 주식들의 움직임입니다. 해리스 부통령이 마리화나 합법화를 내세우고 있다는 이유로 애머릿지, 오성첨단소재, 우리바이오 등 국내 마리화나 관련주는 지난 한주 급격한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한파 맞은 반도체...해리스가 변수 될까 이와는 반대로 지난 한주 국내외 반도체 시장은 매서운 한파를 마주했습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양호한 실적에도 매혹적인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뉴욕증시에선 ‘매그니피센트7’이라 불리는 대형 기술주들의 주가가 흘러내렸고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관련 기업들 역시 한파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국내 증시도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엔비디아의 대표적 수혜주로 분류되는 SK하이닉스는 지난 25일에만 주가가 8% 이상 빠지면서 종가 기준으로 지난 6월 5일 이후 처음으로 20만원 선을 내줬습니다. 하루에만 시가총액이 13조원 이상 증발했죠. 또 다른 수혜업체인 한미반도체 역시 하락세를 피하진 못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지원법’과 TSMC를 비롯한 비(非) 미국 반도체 업체들을 직격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이 있었던 지난주의 내림세까지 감안하면 지난 2주는 반도체 투자자들에겐 ‘고난의 시간’이었다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이런 와중 혜성처럼 등장한 해리스 부통령의 등판은 반도체 업계와 투자자들에게도 새로운 국면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정책 중 하나였던 반도체 지원이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해리스 부통령이 지원을 확대하진 않더라도, 적어도 반도체 지원법을 직격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보단 국내 반도체 시장의 상황이 나아질 것이란 목소리도 나옵니다. 결국 정답은 시간이 알려주겠지만 적어도 한동안은 주식시장 한파가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불확실성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미국 대선 직전 주식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며 “코스피 하단을 더 열어둬야 한다. 2,650포인트를 볼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전망했습니다.
  • 수입 늘고 민간소비 둔화… 2분기 성장률 18개월 만에 역성장

    수입 늘고 민간소비 둔화… 2분기 성장률 18개월 만에 역성장

    설비투자·건설투자 모두 뒷걸음질 1분기 ‘깜짝 성장’ 기저효과도 영향금리 완화 시점 ‘성장률 둔화’ 변수 내수와 수출이 주춤한 모습을 보이면서 2분기 국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지난 1분기 대비 0.2% 감소했다. 1분기 ‘깜짝 성장’으로 인한 기저효과도 있었지만 무역수지와 민간소비 둔화세가 역성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경기 부진을 막으려면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조율 중인 한국은행의 셈법이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실질 GDP 성장률(속보치)은 전 분기 대비 -0.2%로 집계됐다. 분기 기준 역성장은 2022년 4분기 -0.5%를 기록한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선 2.3%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성장률은 지난해에 비해 2.8%를 기록했는데 2022년 상반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2분기에 비해 2%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음에도 직전 분기 대비 역성장을 기록한 것은 1분기 ‘깜짝 성장’의 영향이 크다. 지난 1분기 실질 GDP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직전 분기 대비 1.3% 성장하며 기대치를 웃돌았다. 수출이 늘었지만 더 큰 폭으로 수입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와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수출은 직전 분기 대비 0.9% 늘었다. 하지만 수입 역시 원유와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1.2% 늘면서 순수출 성장기여도는 -0.1%로 집계됐다.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건설투자도 뒷걸음질치면서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데 일조했다. 민간소비는 서비스 부문에서의 소비가 다소 늘었지만 재화 소비가 부진하면서 0.2% 감소했다. 설비투자 역시 2.1% 줄었다. 지난 1분기 3.3% 깜짝 성장했던 건설투자 부문은 주거용 건물건설과 토목건설 모두 투자가 줄면서 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한은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물가 안정세, 대출 연체율 상승 등으로 인해 금리 인하를 촉구하는 목소리와 가계부채 상승을 부추길 것이란 지적이 맞서는 가운데 ‘성장률 둔화’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하가 시장에서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면서 한은도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여기에 더해 주요 경제지표가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을 보였고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대출 연체율이 치솟으면서 금리 인하 목소리는 더욱 힘을 얻는 모습이다. 하지만 가계부채가 발목을 잡는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6월 한 달 동안에만 5조 3000억원 이상 급증하며 2년 1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의 증가폭을 기록했고 7월에도 4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수도권 부동산, 가계부채 등 위험 요인이 많아 방향 전환(금리 인하) 시점은 아직 불확실하고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며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는 뜻을 에둘러 전한 바 있다.
  • 상속세 자녀공제 1인당 5000만원→5억원

    상속세 자녀공제 1인당 5000만원→5억원

    상속·증여 최고세율도 40%로 부담 낮춰과표구간 상향 등 25년 만에 체계 손질‘부자 감세’ 논란 종부세 개편안은 또 제외 정부가 상속세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인하하고 자녀공제액을 1인당 5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대폭 상향하는 법 개정을 추진한다. 최저세율을 적용받는 과세표준 구간은 1억원 이하에서 2억원 이하로 올리는 등 25년 만에 상속세 손질에 나선다. 공제액이 커질수록 세금 부과의 기준이 되는 과세표준이 줄어 세 부담이 경감된다. 최고세율을 내리고 하위 과표 구간은 확대해 세 부담을 덜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2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2024년 세법 개정안’을 확정·발표했다. 현행 과세표준은 ▲기초공제 2억원을 제외한 과세 대상 1억원 이하(세율 10%) ▲5억원 이하(20%) ▲10억원 이하(30%) ▲30억원 이하(40%) ▲30억원 초과(50%) 등으로 돼 있다. 개정안에선 30억원 초과 구간이 사라지고 ▲2억원 이하(10%) ▲5억원 이하(20%) ▲10억원 이하(30%) ▲10억원 초과(40%)로 단순화된다. 앞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낡은 세제를 정비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상속세 최고 세율을 40%로 하향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2배 넘게 늘고 물가는 80%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상속세 최고세율이 평균 26%로 우리나라보다 낮은 점도 고려했다. 자녀 1명당 받을 수 있는 상속세 공제금액이 상향되는 건 2016년(3000만원→5000만원) 이후 8년 만이다. 자녀 수에 비례해 공제액도 커진다. 다만 배우자 공제는 현행(5억∼30억원)을 유지한다. 정부는 이번 개편으로 약 8만 3000명이 세 경감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되는 세수 감소는 5년간 총 4조원가량이다. 2년 연속 대규모 ‘세수펑크’가 예정된 상황에서 감세 기조 확대라는 점에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통령실과 여당에서 전면 폐지까지 거론했던 종합부동산세 개편은 결국 포함되지 않았다. 최근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고 여소야대 지형에서 ‘부자감세’ 프레임을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 [데스크 시각] 중국의 길이 이상하다

    [데스크 시각] 중국의 길이 이상하다

    얼마 전 중국을 다녀왔다. 때마침 베이징에서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가 열려 의미가 남달랐다. 특파원 시절 거주한 한인 밀집지역 왕징의 대형 쇼핑몰을 방문했다. 2020~2022년 강도 높은 ‘제로 코로나’ 시기에도 많은 사람들로 붐비던 푸드코트는 식당이 줄폐업한 상태였다. 스무 곳 가까이 경쟁하던 이곳에서 살아남은 업소는 겨우 3~4곳뿐이었다. 기자가 즐겨 찾던 한식당 두 곳도 모두 사라져 더 씁쓸했다. 고급 의류를 판매하던 자리에는 ‘임박 쇼핑몰’이 들어섰다. 임박 쇼핑몰은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제품을 모아 떨이로 판매하는 곳이다. 요즘 중국에서 가장 빠르게 세를 키우는 업종이다. 지하철역과 인접한 대로변 상가에도 비어 있는 공간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도시 전역이 다 이런 건 아니었다. 서울의 홍대입구와 이태원을 합쳐 놓은 듯한 싼리툰 쇼핑가는 여전히 빠르게 세를 불려 가고 있었다. 한국에서 볼 수 없는 거대 규모 명품 매장도 속속 들어섰다. 인근 지역 상가도 하나둘 쇼핑몰로 탈바꿈해 젊은이들을 불러 모았다. 도심과 외곽지역 간 양극화가 심화하는 모양새다. 베이징에서는 최고가 대비 50~60% 수준의 아파트 급매물이 나와 주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아마도 집주인이 ‘영끌’해서 샀다가 원리금 상환 부담을 견디지 못해 처분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는 베이징 아파트를 팔아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었다. 한국인에게도 부담스럽던 아파트 월세도 최고가 대비 30% 이상 내려갔다. 이 지역 경제를 사람에 비유하자면 중병에서 막 벗어났지만 체력이 회복되지 않은 환자 같았다. 중국에서 정치 관련 언급은 금기시돼 있다. 그러나 사석에서 ‘지금 문제가 많다’라고 토로하는 목소리가 종종 새어 나왔다. 작년까지도 보지 못한 현상이다. 바닥 민심이 예전 같지 않다. 라오바이싱(老百姓·일반서민)의 불만이 커진 가장 큰 이유는 경제 문제 때문일 것이다. 근본 원인은 바로 부동산 시장 추락에 있다. 중국은 국내총생산(GDP)의 20% 이상을 건설 및 부동산 관련 산업이 책임지는 ‘콘크리트 경제’다. 지방정부가 신규 택지를 개발하면 부동산 업체가 이를 공급받아 최신 주거 단지로 개발한다. 주민들이 새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가전제품과 가구, 자동차를 바꾼다. 이를 통해 제조업 경기도 살아나 경제를 선순환시킨다. 그런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부동산 가격 급등이 빈부 격차를 키워 사회주의 이상과 멀어지게 만든다는 판단에 따라 2020년부터 시장 규제에 나섰다. “주택은 거주용이지 투기용이 아니다”라는 구호를 내세워 ‘공동부유’(같이 잘살자) 기조를 강화했다. 취지는 좋았지만 시장에 인위적으로 개입한 부작용이 상당했다. 헝다와 비구이위안 등 대형 부동산 개발사들이 하나둘 나가떨어지자 중국인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주택 구매를 미루고 저축에만 매달렸다. 이런 상황이 국내 소비를 위축시켜 경제를 악순환시키고 있다. 지난 15~18일 열린 3중전회의 최대 관전 요소는 ‘중국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어느 정도 규모로 제시될 것인가’였다. 원래 3중전회가 부동산 부양책을 내놓는 자리는 아니다. 그러나 지금 중국 경제가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어 ‘긴급 처방전’이 나올 것으로 시장은 내다봤다. 아직 기운을 차리지 못한 병자에게 수액주사 정도는 놔줄 것으로 기대한 것이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3중전회 폐막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300개 이상 개혁 조치가 제안됐다”고 자평했지만, 부동산 침체와 소비 둔화 관련 구체안은 내놓지 않았다. 미국과의 대결 구도 심화에 맞춰 기술 자립 등 거대담론에만 매달릴 뿐 주민들의 고통에는 귀 기울이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중국이 ‘잘못된 길로 간다’고 할 수는 없으나 분명 ‘이상한 길로 들어섰다’는 불안감은 지울 수 없다. 류지영 국제부 차장
  • [김영익의 경제 통찰] 미국이 보호무역주의에 앞장선 이유는

    [김영익의 경제 통찰] 미국이 보호무역주의에 앞장선 이유는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압력이 더 커지고 있다. 특히 당선 확률이 높아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산 자동차에 10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자유무역으로 세계경제 질서를 주도했던 미국이 보호무역주의에 앞장서고 있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그에 대한 답을 세계 최고의 헤지펀드 회사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설립자인 레이 달리오의 견해에서 찾을 수 있다. 달리오는 저서 ‘변화하는 세계 질서’(2021)에서 제국의 흥망성쇠 과정을 7단계로 구분했다. 1단계에서는 한 국가가 세계의 새로운 질서를 설정한다. 2단계 가서는 평화와 번영 속에 경제가 높은 성장을 한다. 이 단계에서 부채는 늘지만 자원은 생산성이 높은 곳에 투자된다. 3단계에 가서는 부채가 대폭 증가하고 경제성장과 자산가격 상승으로 그 나라의 부(富)가 큰 폭으로 늘어난다. 그러나 4단계에 접어들면 부채에 의한 성장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자산가격의 거품이 붕괴되고 경제성장률도 크게 떨어진다. 이에 대응해 정책 당국은 대규모로 돈을 찍어내 신용공급을 늘려 경기를 부양하는 5단계에 접어든다. 6단계에 가서는 통화정책으로 경기 부양의 한계에 직면하면서 경제주체 간 갈등이 심화하고 혁명이나 내전이 일어난다. 7단계에 가서는 부채 재조정이나 새로운 정치 세력의 등장으로 새로운 질서를 모색한다. 현재 미국은 어느 단계에 있을까? 제2차 세계대전 종료 후 미국은 민주주의에 기반한 인권과 법치주의라는 이데올로기로 세계의 새로운 질서를 정립했다(1단계). 1990년대에는 미국 경제가 높은 생산성을 바탕으로 호황을 누렸다(2단계). 특히 1996~2000년에는 정보통신 혁명으로 노동생산성이 그 이전보다 2배 정도 늘면서 미국 경제가 고성장과 저물가를 동시에 달성했다. 이 기간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4.3%로 매우 높았는데 개인소비지출 물가상승률은 1.7%에 그쳤다. 이를 일부 경제학자들이 ‘신경제’ 혹은 ‘골디락스 경제’라 극찬하는 가운데 자산가격이 급등하는 등 미국의 부가 대폭 증가했다(3단계). 그러나 이 과정에서 부채가 큰 폭으로 늘었다(4단계). 미국의 민간과 정부를 포함한 총부채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89년 234.2%에서 2000년 289.5%로 증가했다. 2020년 2분기에는 일시적으로 그 비중이 400%를 넘었다. 그러나 2000년 정보통신 혁명의 거품이 붕괴했고 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로 미국 경제는 극심한 경기침체에 빠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대규모로 돈을 풀어 대응했다(5단계). 한 나라의 실물경제(명목 GDP)에 비해 통화(M2)가 얼마나 풀렸는지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가 마셜 케이(=M2/명목 GDP)다. 2000년 0.47이었던 마셜 케이가 2010년 0.57, 2020년에는 0.87로 급증했다. 돈을 풀어 경제위기를 극복한 셈이다. 돈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순 없다. 돈을 많이 푼 결과 물가상승률이 높아졌다.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부의 불균형이 확대됐다. 무엇보다도 국민 사이에 가치의 격차가 커졌다(6단계). 지난 46대 대통령 선거에 불만을 품은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사건은 미국 패권주의의 상징인 자유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의사당을 ‘자유의 성체’라 했다. 그런 의사당에서 깨진 유리창은 미국 민주주의 후퇴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가치의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최근 ‘트럼프 피격’ 사건도 크게 보면 그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달리오는 지난달 칼럼에서 미국에서 내전이 발생할 확률이 50%를 넘어서고 있다는 극단적 진단까지 내놓았다. 세계 패권을 이끌었던 법치 기반의 자유 민주주의가 미국 내에서 무너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미국 GDP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 30.1%에서 2021년에는 24.3%로 줄었다. 미국의 패권이 상대적으로 축소되는 가운데 세계 곳곳에서 지정학적 문제가 발생하고 미국 중심의 자유무역주의 후퇴는 가속화할 것이다. 김영익 내일희망경제연구소장
  • 트럼프 참모들, 나토에 ‘방위비 3%’ 상향안 검토

    트럼프 참모들, 나토에 ‘방위비 3%’ 상향안 검토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외교안보 참모들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의 방위비 지출 기준 상향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 2기가 들어설 경우 미국 탈퇴까지 공언했던 나토와의 긴장 관계가 한층 고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트럼프의 외교안보 자문역들은 지난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2%인 나토 회원국의 국방비 지출을 3%로 상향하는 안을 제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의 소식통은 “더 높은 목표치도 논의됐지만 그렇게 설정하는 게 과연 좋은 아이디어인지에 대한 논쟁도 있었다”고 전했다. 나토 탈퇴를 공언해 왔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월 “나토가 방위비를 제대로 내지 않으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가 원하는 대로 하게 할 것”이라며 방위비 분담을 재차 압박했다. 트럼프 외교 책사인 리처드 그레넬 전 독일 주재 미국대사 역시 전당대회 기간 외신 브리핑에서 “전 세계 어떤 클럽도 회비를 안 내면 시설을 쓸 수 없다”며 동맹국에 방위 무임승차는 없다고 단언했다. 동맹을 가치 공유의 안보 집단으로 인식하는 게 아니라 철저히 주고받는 이해관계로 인식한 발언이다. 국방비 지출 3%를 넘는 나토 회원국은 지난해 기준 미국(3.49%), 폴란드(3.9%), 그리스(3.01%)뿐이다. 2%를 넘는 국가도 영국, 핀란드, 루마니아, 헝가리, 체코,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등 8개국으로 러시아와 인접한 동유럽 국가들 위주다. 나토 32개 회원국 중 23개국이 올해까지 2% 기준을 맞추기로 했지만 트럼프식 새 기준에 부합하려면 또다시 수천억 달러를 지출해야 한다. 트럼프 캠프에 정통한 소식통은 “3%라는 수치는 동맹국들이 방위비 분담금을 조금 올린 걸로 자만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협상 전략”이라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 후 나토에 국방비 기준 상향을 요구해도 이를 현실화하려면 모든 동맹 회원국의 승인을 받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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