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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내년 선거에서 이기는 길/김용호 인하대 정치학 교수

    [열린세상] 내년 선거에서 이기는 길/김용호 인하대 정치학 교수

    내년 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은 “재창당 이상의 쇄신”을, 민주당은 시민통합당과 합당을 통해 유권자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여야의 위기 극복 노력은 주로 정치공학적 요소가 많고 유권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진정한 개혁을 담고 있지 못하다. 과거 열린우리당, 새천년민주당, 새정치국민회의, 신한국당, 민자당의 등장과 소멸에서 보는 것처럼 이번에도 “간판 교체”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우리 국민들이 기존 정당에 절망하는 이유는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국민의 삶을 행복하게 하려는 노력보다 개인이나 특정 집단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선거 때마다 정치인들의 달콤한 얘기에 속았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세 가지 큰 흐름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첫째, 경제를 살리겠다고 집권한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경제회생에 성공했다고 주장하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생활경제는 과거보다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수출 1조 달러 달성, 주요 20개국(G20) 서울회의 성공적 개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의 경제성장이라는 정부 홍보에 공감을 느끼지 못하는 국민이 많은 것은 결국 유권자들이 느끼는 체감 경제가 다르기 때문이다. 청년 실업, 소득 양극화, 가계 부채 증가, 전세난, 주택가격 하락, 내수 부진, 비정규직 증가 등이 이를 말해 준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대통령’을 약속한 이명박 대통령과 총선에서 뉴타운 사업을 비롯한 장밋빛 경제 공약을 내걸었던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에 대한 유권자의 분노가 최근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등에서 분출하고 있다. 민생경제를 살리지 못하면 내년 선거에서 한나라당의 패배는 예상되는 결과다. 둘째, 집권 세력에 대한 유권자의 분노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정당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크다.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는 야당에 국민들은 묻고 있다. 그럼 대안은 무엇인가? 보편적 복지를 확대하자는 야당에 대해 국민들은 “재원을 마련할 방법은 무엇인가?” 하고 묻고 있다. 설득력 있는 재원 마련 방안이 나오지 않으면 중산층은 자신들이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정보화의 발달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비롯한 새로운 소통 수단이 늘어나면서 네티즌들은 높은 정치적 자신감과 함께 네트워킹, 인지적 동원에 능숙한데 기존 정당은 이러한 변화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함으로써 이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2000년 온라인을 통한 낙천낙선운동의 확산, 노사모, 투표 인증샷, 나꼼수 등에서 보는 것처럼 온라인 정치활동은 급속히 진화하고 있는데 기존 정당은 이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서 유권자와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런 사회경제적 변화를 수용하여 여야가 개혁을 통해 내년 선거에 승리하려면 첫째, 시대정신을 정확히 파악하여 이념의 지평을 넓히고 새로운 선거 어젠다를 개발·제시해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보여준 신자유주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경제개혁 방안이 필요하다. 국민의 생활경제를 윤택하게 할 수 있는 새로운 경제정책 노선을 개발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인재를 모아야 한다. 둘째, 공천제도를 비롯한 정당의 충원구조·소통구조를 혁신해야 한다. 제도를 고쳐서 대학생, 직장인, 교사 등이 평소에 정당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 예를 들면 2004년에 폐지된 지구당 제도 대신 어떤 새로운 풀뿌리 정당조직을 만들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특히 서울과 여의도 중심의 정당의 소통구조를 바꾸어 네티즌의 참여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지금까지 공천과 대선 캠프 참여가 정치 충원의 핵심통로이기 때문에 선거를 앞두고 사생결단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전국 전당대회에서 신진인사를 발굴하여 등장시키고, 매년 시·도별로 전당대회도 열어서 평소에 훌륭한 인재가 정당에 모여 들어야 정당이 살아남을 수 있다. 앞으로 여야가 정치공학적 대응에 급급하지 않고 사회경제적 변화에 부합하는 개혁 방안을 제시하고 실천할 때 내년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 러 WTO 가입

    러시아가 18년에 걸친 협상 끝에 16일(현지시간) 세계무역기구(WTO)의 154번째 회원국으로 공식 가입했다. 이날 제네바에서 열린 제8차 WTO 각료회의 이틀째 날 153개 회원국 대표들은 천연자원과 에너지 대국인 러시아의 WTO 가입을 승인했다. 주요 20개국(G20) 회원국 가운데 유일하게 WTO에 참여하지 않았던 러시아의 가입은 중국이 회원국이 된 지 10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1993년 가입을 신청한 러시아가 공식 회원국이 되면서 WTO는 전 세계 무역의 99%를 관장하게 됐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의 WTO 가입으로 매년 40억 유로에 달하는 수출 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원유와 가스 등의 수입이 쉬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도 러시아 수출이 급증해 현재 11위인 수출 순위가 5위로 급부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올해 100억 달러에 달하는 수출액은 2015년 200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10일 제네바 WTO 본부에서 열린 최종 실무그룹 회의에서 EU를 포함한 62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실무그룹은 러시아의 가입 서류들을 예비 승인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3조2017억弗 쥔 큰손의 ‘호령’

    중국의 대외 관계가 강성으로 바뀌고 있는 이유는 경제적 성장이다. 일본을 제치고 주요 2개국(G2)에 등극하면서 경제대국에 걸맞은 국제적 위상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중국 지도부의 의지다. ●글로벌 금융위기 등 호기 삼아 2008년 9월의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8월의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은 중국 경제의 새로운 기회로 다가왔다. 은인자중하며 힘을 키우는 도광양회의 전략을 접고 경제력을 바탕으로 세상을 호령하겠다는 대국굴기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등 국제회의에서 공식적으로 미국에 도전장을 내미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지난 30년 동안 중국의 연평균 성장률은 10%에 이른다. 이는 초기 30년 고속성장기의 한국(9.7%·1962~1991년)과 타이완(8.8%·1957~1986년), 일본(8.3%·1946~1975)의 성장률을 앞지르는 것이다. 향후 중국의 연평균 성장률이 5~6%대로 떨어진다고 해도 넉넉잡고 15년 안에 1인당 국민소득(GDP)이 2만 달러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 한마디로 한국과 같은 규모의 경제가 약 30개가 생긴다고 보면 된다. 그동안 쌓아 둔 세계 최대 규모의 외환보유액(10월 기준 3조 2017억 달러) 역시 차이나 파워를 뒷받침하는 배경이다. 중국은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큰손으로 군림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자국 화폐인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어 미국이 구축한 달러 체체를 허물고 세계 금융계의 패권을 장악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1차적으로 위안화의 무역 결제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에 대한 중국의 경제적 장악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 중국은 한국의 제1교역 대상국이다. 수교 당시 64억 달러였던 교역액이 지난해 1884억 달러로 30배 이상 늘어났다. 한·미 간 교역액(902억 달러)의 두 배를 넘는다. ●15년내 국민소득 2만弗 예상 중국의 대한(對韓) 직접투자(FDI)는 지난해 4억 1000만 달러에서 올해는 10억 달러 이상으로 2.5배나 늘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3년 안에 중국이 한국의 최대 투자국이 될 것으로 관측한다. 올 11월까지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한 외국인 가운데 중국 자본이 미국(9조 2107억원)에 이어 2위(4조 8550억원)로 뛰어올랐다. 2009년 5위에서 불과 2년 사이에 2위로 상승한 것이다. 이런 경제적 영향력을 바탕으로 우리의 경제뿐만 아니라 외교·안보·사회 영역에서까지 중국의 이익을 관철시키려는 움직임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통일비용 수천억弗’ 한면만 부각시키는데… 통일혜택은 왜 계산하지 않나

    ‘통일비용 수천억弗’ 한면만 부각시키는데… 통일혜택은 왜 계산하지 않나

    통일비용은 얼마나 될까. 이 질문은 조금 김 샌 느낌이 있다. 북한에 불어닥쳐 3대 세습정권을 쓰러뜨리라고 기원했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촉발된 아프리카 재스민혁명이 북한 대신 남한에 들이닥친 분위기라서다. 그럼에도 북한을 생각할 때면 빠질 수 없는 질문이기도 하다. 통일비용은 대개 수천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액수’로 언급된다. 그런데 이 숫자들은 믿을만한 것일까.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등에 따른 경제적 효과처럼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숫자인 것은 아닐까. 계간지 역사비평 겨울호에 임현진(서울대 사회학과)·정영철(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두 교수가 쓴 논문 ‘전환의 계곡을 넘어-통일편익, 통일비용, 그리고 통일혜택’은 이 질문을 던지는 글이다. 두 교수가 보기에 기존의 통일비용 연구는 “통일이 어떻게 이뤄지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통일비용의 일면성만 부각시킨 결과”였다. 물론 북한은 비정상 국가의 대표 사례이고, 따라서 정상적인 국가로 되돌리는 과정에서 비용은 반드시 발생할 수밖에 없고, 그 액수도 만만치 않으리라고 본다. 그렇지만 비정상적인 국가를 더 이상 상대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통일편익’ 역시 분명히 있다. 따라서 통일비용을 계산하는 데는 통일에서 생기는 이익에서 통일비용을 뺀 액수가 중요하다는 것이 두 사람 주장의 핵심이다. 바꿔 말하면 어떤 통일이냐에 따라 비용보다 이익이 더 많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따지면 통일비용은 흔히 생각하듯 마이너스(-)가 아니라 플러스(+)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통일비용 개념 독일모델에 너무 기대 이들은 먼저 통일비용이라는 개념 자체가 전격적인 흡수통일이라는 독일모델에 너무 기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동독의 1인당 국민총생산(GNP)이 서독의 그것과 동일해지는 순간까지 소요되는 서독의 정부 지출액’이 독일 통일 당시 통일비용 개념이었다. 따라서 남북통일의 경우에도 남한의 흡수통일을 전제한 뒤 북한의 1인당 GNP가 언제쯤 남한의 1인당 GNP에 다다를 것이냐를 중심으로 논의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성장은 정치, 사회, 문화, 군사적 상황에 의존하는 바가 크다. 즉, 경제적 비용을 계산할 때는 온갖 비용을 다 포함해서 계산하다가 왜 이득에 대해서는 그러지 않느냐고 되묻는다. 한마디로 “여지껏 논의된 것은 총 통일비용으로, 통일로 인한 이익을 감안한 순 통일비용은 언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통일로 얻게 되는 이익을 계산할 때도 경제적 이익뿐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군사적 이익을 계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예컨대 동독 지역에서 이뤄진 민주주의와 인권의 증대, 동·서독의 국방비 절감, 외교적 경쟁에 따른 불필요한 지출 절감 등을 고려해야한다는 얘기다. 결국 통일비용이 엄청 드니까 미리 적립해둬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통일비용이 실제 얼마인 지는 아무도 말할 수 없다 ▲통일비용이 한 덩어리로 제시되다보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단계적인 투자와 통일 이후 점증하는 통일 효과가 무시된다 ▲초기에 상당한 부담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비용이 지나치게 과대포장되어 있다고 두 교수는 지적한다. “남북한 지역 격차, 남한 내의 격차, 북한 내의 격차는 언제든 존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남북한만의 격차가 없어야 한다고 상정한 채 통일비용을 산출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결론이다. 남한 내 격차를 없애자면 국가재정을 파탄내는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면서 남북한은 왜 절대적으로 차이가 없는 상황을 전제하느냐는 반문이기도 하다. ●정치·사회 등 경제외적 이익도 따져야 그렇다면 남북한 통일에 따른 이득은 뭐가 있을까. 대표적인 게 국방비 감축이다. 국방비를 직접적으로 줄이는 비용뿐 아니라, 정부가 내놓는 다른 장밋빛 전망들처럼 이 줄인 비용으로 다른 곳에 투자했을 경우 더 큰 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 그래서 두 교수는 “통일비용보다는 통일이익에 대한 심층적 연구가 더 필요하고, 통일 이후 창출될 편익이 어떻게 분배되는 가에 대한 분명한 프로세스를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막대한 규모의 정부사업이 추진될 때마다 경제적 효과가 얼마라는 내용을 쏟아내는 정부와 각종 경제연구단체들이 뭐라고 답할 지 궁금해진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사공일특사 세계정책회의 참석

    사공일 한국무역협회장은 9~1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제4차 세계정책회의(World Policy Conference)에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참석한다. 사공일 회장은 외국 정상, 고위관료, 저명 학자 등이 참가하는 회의에서 ‘G8, G20의 미래’라는 주제로 세계 경제 글로벌 거버넌스 구축과 관련, 우리 정부의 비전을 제시한다.
  • [데스크 시각] 임기 5년차 대통령/김성수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임기 5년차 대통령/김성수 정치부 차장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처럼 세월이 아무리 지나도 바뀌지 않는 게 있다. 임기 말을 맞는 대통령의 처지다. 시간이 지날수록 국정 지지도가 떨어지면서 대통령은 무대의 중심에서 점점 멀어진다. 국민들도 대통령의 말이나 행동에 더 이상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집권 5년차에는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5년 단임제 대통령의 숙명이다. 대신 차기 대권주자에 대한 관심은 집중된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나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시시콜콜한 움직임까지 언론은 주목한다. 임기 4년차에서 5년차로 넘어가는 시점에서는 또 예외 없이 악재가 터졌다. 무슨 무슨 게이트라고 하는 대형 권력형 비리나 친·인척비리다. 이렇게 되면 본격적으로 ‘식물대통령’이 되면서 국정 장악력을 잃게 된다. 다음 달이면 집권 5년차에 접어드는 이명박 대통령도 비슷한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측근 비리는 이미 여러 건 터졌다. 친·인척 비리 조짐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올 초까지만 해도 40%를 넘나들었던 국정 지지도는 이미 심리적 마지노선이라고 하는 30%선이 무너졌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는 2040 세대의 70%가 여권에 등을 돌렸다. 기존 지지층의 절반은 이미 이탈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나온다. 내년에는 민심 이반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전망이다. 여권 내부라고 다를 게 없다. “대통령이 민심의 흐름을 잘못 읽는 것 같다. 집값이나 물가 등 국민들이 관심을 갖는 사안은 따로 있는데, 최근 행사에서 나오는 대통령의 언급을 보면 민심과 너무 괴리되어 있다.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는데, 엉뚱하게 자신의 얘기만 자꾸 하려는 것 같다.”(전 청와대 참모) 이런 상황이다 보니 집권 5년차 때 등장하는 ‘단골메뉴’인 대통령의 탈당 얘기도 나온다.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기 5년차 때 예외 없이 떠밀려 집권당을 떠났듯이, 이 대통령도 탈당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얘기다. 역대 최대인 531만표차로 당선된 이명박 대통령으로서는 이 같은 상황이 당혹스러울 듯하다. 취임 첫해 미국산 쇠고기 파동에서 비롯된 ‘촛불시위’로 크게 흔들리긴 했지만, 이 대통령이 지난 3년 10개월 동안 적잖은 업적을 쌓은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2008년 가을 불어닥친 금융위기를 가장 먼저 성공적으로 극복하면서 ‘경제대통령’이 돼 달라는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사상 처음으로 아랍에미리트연합 원전 수주에 성공했고,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개최로 국격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숙원이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도 성공했다. 이런 성과는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이 대통령의 추진력과 비즈니스 마인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런 나라 밖에서의 두드러진 업적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의 여론은 여전히 좋지 않다. 당장 ‘소통 부재’가 문제로 지적된다. 아는 사람만 골라서 쓰는 이 대통령 특유의 인사스타일은 임기 말까지 되풀이되고 있다. 취임 초부터 ‘회전문 인사’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지만, 이명박 정부의 인사는 지금도 발표 때마다 뒷말이 끊이지 않는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뒤 청와대의 인적 개편이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두 달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또 관료들에게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임기는 이제 1년 2개월쯤 남았다. 임기 초 약속했던 많은 것들을 다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다. 반성할 부분은 용기있게 반성하고 앞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는 노력이 요구된다. 내년 세계경제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데,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물가만큼은 확실히 잡겠다는 목표를 세우는 것도 좋다. 시간이 많지 않다. sskim@seoul.co.kr
  • “호랑이 잡으려면 호랑이굴 가야” 주룽지 주도… 15년만에 ‘승선’

    “호랑이 잡으려면 호랑이굴 가야” 주룽지 주도… 15년만에 ‘승선’

    중국이 ‘G2’의 반열에 올라서는 데 있어 ‘일등공신’은 WTO 가입이다. WTO 가입은 중국이 국제사회에 세계 무역질서를 준수하겠다는 ‘확인서’를 보냄으로써, 외화 유치의 기폭제가 되고 대외수출을 늘리는 도화선으로 작용해 고도 경제성장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것이 중국 경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중국의 WTO 가입 협상 과정은 파란곡절 그 자체였다. 1986년 시작된 WTO 가입 협상은 ‘결렬’과 ‘협상’이라는 냉온탕을 반복하면서 15년에 걸친 줄다리기 끝에 2001년 9월이 돼서야 마무리됐다. WTO 가입 협상에 참가한 중국 대표들의 머리가 ‘흑발’에서 ‘백발’로 바뀌었을 만큼 협상 과정이 치열했다고 ‘WTO 가입 10주년’을 맞아 중화공상시보(中華工商時報) 등이 보도했다. 가입의 가장 큰 ‘장벽’은 미국과 중국의 강경파를 설득하는 작업이었다. 미 매파들은 중국의 열악한 인권상황과 노동 환경을 문제 삼아 격렬히 반대했다. 당시 대외경제무역합작부(현 상무부) 부부장으로 WTO 협상 수석대표를 맡았던 룽융투(龍永圖) 주요 20개국(G20) 연구센터사무총장은 최근 “미국 측은 (중국 상황을 빌미로) 이것은 이래서 안 되고, 저것은 저래서 안 된다며 도무지 협상의 여지를 남기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협상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던 1999년 11월 15일 주룽지(朱鎔基) 당시 총리가 실무 협상장을 전격 방문, 샬린 바셰프스키 미국 측 수석대표와 면담하면서 돌파구가 극적으로 마련됐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중국 내 강경파의 설득도 녹록지 않았다. 중국 최고 지도부 내 일각에서는 “미국이 WTO를 이용해 중국을 분열시키려고 한다.”는 음모론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당시 주 총리가 “WTO 가입만이 살 길”이라고 ‘총대’를 메고 나서고,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과 리펑(李鵬) 전인대상무위원장 등이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고 지원 사격을 하면서 협상 타결을 이끌어 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박재범 칼럼] 나랏일에 앞장서는 분들께 드리는 고언

    [박재범 칼럼] 나랏일에 앞장서는 분들께 드리는 고언

    요즘 세태를 보면 너무나 거칠다. 여야는 물론 시민단체 등 국민의 현재 삶과 앞날을 걱정한다는 모든 정치적 세력들의 공방이 지나치게 원색적이다. 게다가 신구(新舊)의 양자 대결구도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라는 뉴 디바이스에 힘입어 속도 빠르게 진행, 축록전의 열기를 달군다. 아쉬운 것은 이들의 언어가 정제돼 있지 않아 본이 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자신과 반대 견해를 가진 사람에 대해 조롱과 막말은 예사다. 주먹을 휘두르고 ‘약을 올렸으니 맞아도 싸다.’고 한다. 형식이 내용을 상당폭 규정하는데 내용만 좋으면 만사 OK라는 식이다. 최근 몇 가지 사례를 보면 우리가 법치사회에 살고 있는지,무법천지에 있는지 헷갈린다. 핫이슈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국회 통과를 놓고 국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국회의원에 의해 최루탄이 터뜨려졌다. 법의 산실에서 벌어진 폭력에 대해 국회의원들은 눈을 감고 있다. 법을 만든다고 법을 깔아뭉개도 되는지 묻고 싶다. 뜻이 떳떳했다면 처벌을 자청하는 게 당당하다. 그뿐이 아니다. 법을 집행하는 경찰간부가 시위대에 의해 계급장이 뜯겨나갔음에도 한낱 말씨름의 소재가 되고 있다. 역시 법의 최종 해석자인 판사가 SNS를 통해 대통령을 조롱해도 결말은 흐지부지된다. 피고나 변호사가 판사를 조롱할 때 판사는 발연대로(勃然大)할 것이다. 자신이 대접받고자 한다면 타인도 대접해야 한다. 입법, 행정, 사법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진 이들 사안을 보면 ‘정치적인 것’이 인간사회의 모든 것에 앞선다는 인식이 공통적으로 깔려 있는 듯하다. 현자들은 세상사에 대해 나와 나 이외의 사람과 사물이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로 풀이한다. 역사학자 토인비는 도전과 응전으로, 신채호는 아(我)와 비아(非我)로 이런 이치를 설파한 것으로 보인다. 주먹을 휘두르다 보면 자신도 반드시 주먹에 얻어맞는다. 그리고 ‘정치적인 것’이 삶의 모든 부분을 좌지우지할 때 삶은 결코 행복하지 않았다는 것을 역사는 경험으로 알려준다. 이미 우리 곁에는 100만명 이상의 외국인이 한국인으로 자리잡았다. 아무리 빗장을 치려 해도 한국의 경제가 망가지지 않는 한 국내 거주 외국인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한국은 세계 1등 제품 390여 가지를 만들어 팔고 있다. 한국전쟁 61년 만에 일궈낸 이런 성취를 평가받아 주요20개국(G20) 서울회의와 세계육상대회를 열었다. 동계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을 개최하게 됐다. 한국은 세계의 끄트머리에 매달려 끌려가는 처지가 아니라 세계를 이끌어가는 위치로 위상이 달라졌다. 앞으로 어떻게 지금의 위치를 지키고 향상시킬 것인가. 조롱과 무례함과 폭력으로 가능할까. 동양의 고전 서경(書經)은 첫머리에서 요임금의 덕치를 칭송하고 있다. 추정해 보면 수천년 전 사람들은 지금보다 훨씬 험악했을 것이다. 수년 전 내전에 휩싸인 아프리카의 사진을 보면 길거리에 해골이 뒹구는 장면이 비일비재하다. 당시 상황도 이에 못지않았을 수 있다. 그런 시절을 딛고 요는 태평성대를 일궈냈다. 서경은 이렇게 적고 있다. ‘지극히 공손하고 끝없이 겸양하는 윤공극양(允恭克讓)’. 성장과정이나 지향점이 다른 사람들끼리 이해갈등을 조정해 평화를 일구는 첫발이 공손하고 겸양하는 태도임을 적시하고 있다. 사기열전에서는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끼치는 영향에 대한 에피소드가 여러 개 실려 있다.그중 하나가 왕이나 대신들이 큰 마차를 타고 뻐기는 것을 좋아하자 서민들까지 따라하는 풍토를 꼬집은 대목이 있다. 국회의원과 판·검사, 나랏일에 큰 목소리 내는 모든 분들은 서민의 모범이 돼야 할 높은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한국 전체가 욕설과 폭력에 만연된 것은 이른바 국가의 일에 나서는 사람들의 몫이 크다고 본다. 나랏일을 걱정할수록 내용은 치열하게 따지되 상대방에 대한 태도는 윤공극양을 지켜, 우리 사회에서 욕설과 폭력·조롱이 줄어들게 하는 데 앞장서 줬으면 싶다. jaebum@seoul.co.kr
  • [지구촌 신용위기] 신용등급 강등 ↔ 국채금리 급등 ‘악순환의 고리’ 끊어라

    [지구촌 신용위기] 신용등급 강등 ↔ 국채금리 급등 ‘악순환의 고리’ 끊어라

    지난달 29일 이탈리아의 3년물 국채 금리(7.89%)가 유로존 창설 이래 최대치로 솟아오르면서 ‘국채 신뢰 상실의 시대’에 진입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국가나 주요 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시키면 국채 금리 상승과 신용경색으로 이어지고 다시 국가·은행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로존 스스로 해법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제공조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3개월(9~11월)간 국가 신용등급 강등건수는 19건(14개국)으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았다. 신용등급 강등은 주요국의 국채 금리 상승을 이끌었다. 11개월간 그리스의 국채 금리(10년물 기준)는 34.3% 급등했다. 최근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된 벨기에 및 헝가리 국채는 각각 21.2%, 17.2% 급등했고 유로존 핵심국인 독일과 프랑스도 각각 15%, 13.5% 올랐다. 걷잡을 수 없는 국채 금리 상승으로 프랑스·영국 신용등급의 강등 가능성도 높아졌다. 미국·일본의 추가 강등을 예견하는 목소리도 많다. 국채금리 상승으로 인한 은행들의 신용경색은 실물로 전이돼 유럽 기업들의 자금조달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채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입을 모은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2008년 금융위기를 경고하지 못해서 잃은 신뢰를 되찾기 위해 이번에는 신용등급 평가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무더기로 국가신용 등급이 하락되면서 그동안 안정적으로 유지해 왔던 채권시장 자체의 신뢰를 떨어뜨렸다는 설명이다. 채권 시장의 신뢰회복 방법은 크게 유럽의 부채축소, 유로본드 도입, 자국 화폐 약세 유도 등이 있다. 하지만 부채축소는 복지혜택 축소, 자산 매각, 세수 증가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그리스를 비롯한 재정취약국 국가들의 반대가 심하다. 유로본드는 독일의 국채 금리 상승이 걸림돌이고 통화 약세 유도 정책은 보호무역으로 인한 화폐전쟁을 낳을 수 있다. 윤여삼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채권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지 않으면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신용경색 상황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국채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PIGS)에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규모가 6300억 유로이고, 프랑스와 독일도 각각 2900억 유로, 3000억 유로에 달한다. 이에 따라 국제공조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주요국 은행의 우리나라 익스포저(거래규모)는 3495억 달러로 이중 54%에 달하는 1873억 달러가 유럽계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유럽 불안과 경기 진작에 대해 하나라도 국제공조가 성사되지 않으면 잃어버린 10년에 직면할 우려가 있다.”면서 “G20을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우리나라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제공조 난항에 대비해 미국·유로존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고 경상수지 흑자 유지, 단기외채 축소, 외환보유액 확충 등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 IMF, 초단기 자금 푼다

    국제통화기금(IMF)이 금융위기 때 만들어진 단기 지원 프로그램보다 조건이 덜 까다로운 초단기 지원 제도를 도입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3일 IMF가 ‘위기 예방 및 유동성 지원 제도’(PLL)를 채택했음을 확인했다면서 이로써 IMF가 유로 위기 충격 차단에 더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보도했다. IMF는 금융위기 때 단기 지원을 위해 도입한 ‘예방적 대출제도’(PCL)가 위기국에 1~2년짜리 지원을 제공하는 데 반해 PLL은 첫해에 6개월, 그다음 해에는 2년짜리 후속 지원이 가능하도록 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단기 지원 프로그램) 개선은 위기 예방 및 해결에 대한 IMF의 지원능력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달 초 프랑스 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PLL 도입이 합의됐음을 상기시키면서 IMF 회원국이 출자 쿼터의 최대 5배에 해당하는 지원을 6개월간 받을 수 있으며 그 이듬해에는 최대 10배의 지원을 2년간 사용할 수 있도록 돼 있다고 했다.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의 신설 PLL 수혜 자격 여부에 대해서는 유로권 관리들 사이에도 견해가 갈린다. 이탈리아가 PLL을 빌릴 경우 일차적으로 6개월간 최대 600억 유로를, 2차 연도부터는 1200억 유로를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지만 막대한 채무를 가진 이탈리아의 문제 해결에는 큰 도움이 되기 어려울 것으로 이들은 분석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기고] 연평도 포격 1주기와 호국 보훈정신/박승춘 국가보훈처장

    [기고] 연평도 포격 1주기와 호국 보훈정신/박승춘 국가보훈처장

    지난해 11월 23일,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이 연평도에서 일어났다. 우리 주민이 평화롭게 사는 연평도에 무려 170여발의 포탄을 북한군이 퍼부은 것이다. 순식간에 연평도는 화염에 휩싸였고, 결국 우리 장병 두 명과 군부대 공사 중이던 민간인 두 명이 무고하게 희생되었다. 천안함 피격이 있은 지 1년도 되지 않아 다시 발생한, 6·25전쟁 이후 최초로 우리 영토에 포격을 가해 국민을 희생시킨 북한의 만행이었다. 북한은 ‘불리할 때는 대화로 위기를 넘기고, 유리하면 상대방을 공격한다.’는 마오쩌둥의 전술을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집단 중 하나이다. 북한의 대남전략 핵심은, 우리가 방심하고 있을 때 무력 도발을 통해 우리 내부의 갈등과 혼란을 야기하는 것이다. 동아시아연구원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2010년 10월 주요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앞두고 51%까지 상승했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도는 연평도 포격 이후 44%로 떨어졌다. 북한의 의도가 어느 정도 적중한 셈이다. 북한의 대남전략에 흔들리지 않고 대한민국의 안위를 보장하려면 무엇보다도 국민의 굳건한 호국보훈의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 국민, 특히 젊은 세대들은 안보 실상에 대해 무관심하고, 안보관은 다른 경제적인 논리에 밀리는 것이 우리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는 국민, 특히 2040세대들이 전시작전통제권과 한미연합사 해체 결정 등 한·미 동맹이 약화돼 가는 안보 실상을 모르고 잘못 판단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보훈의식의 약화는 안보의식의 약화로 연결되고, 이는 나라의 진정한 발전과 국민통합을 저해한다. 최근 한 언론은, 2012년은 북한의 3대 세습 구축과 한국의 총선과 대선 그리고 김일성 출생 100주년과 강성대국 원년이라는 전례 없이 중요한 시기로서, 북한이 도발할 개연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보도했다. 지금은 제2, 제3의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같은 무력 도발이 발생할 수 있는, 안보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이제 우리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우리 정치일정과 연계한 북한의 도발 의도가 무엇인지 정확히 직시하고 올바르게 판단해야 한다. 2002년 6월 제2연평해전과 지난해 3월 천안함 피격에서와 같이, 북한은 도발하고 우리 젊은이들은 희생당하고 결과는 북한의 의도대로 되는 악순환을 내년에도 되풀이할 수는 없다. 국가의 안위를 위하는 일에 우리는 방관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굳건한 안보의식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이때, 보훈의식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말이 가슴 깊이 와 닿는다. 이제 대한민국을 위해 국민, 특히 젊은이들이 나서야 할 때이다. 만약 국가관과 안보현실을 간과한 결과로 대한민국이 위기에 처하게 되면, 이는 과거 목숨을 바쳐 가며 대한민국을 지켜낸 수많은 호국영령의 소중한 희생을 헛되게 하는 것이며 미래를 불행하게 만드는 길이다. 북한의 대남전략을 올바로 알고, 자신들의 판단에 국가의 운명이 걸려 있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지금의 안보현실을 정확히 직시하는 것이야말로 이미 사회의 주역이 된 젊은 세대에게 가장 필요하고 시급한 일이라 할 것이다.
  • 글로벌 위기에 한국채권 안전자산 급부상

    유럽 재정위기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채권의 인기가 오르고 있다. 21일 국제금융센터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0년 만기 한국 국채금리는 지난 7월 말 4.20%에서 지난 16일 3.79%로 0.41% 떨어졌다. 미국(0.79%), 인도네시아(0.74%), 호주(0.73%), 독일(0.72%), 영국(0.70%), 캐나다(0.69%), 중국(0.47%)에 이어 주요20개국(G20) 가운데 8번째로 금리 하락폭이 컸다. 투자 수익률을 뜻하는 국채금리가 낮아졌다는 것은 채권을 사려는 수요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지난 8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전세계 주식시장이 폭락한 가운데 한국 채권은 안전성을 높게 평가받아 인기가 올라간 것이다. 한국 채권의 실제 금리 하락폭 순위는 G20 가운데 5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지난달과 이달에 각각 기준금리를 내린 인도네시아와 호주, 채권시장이 외국인에게 완전히 개방되지 않은 중국은 제외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견해다. 이재승 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금융위기가 오면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채권의 인기가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미국 채권의 수익률이 낮고 유럽 채권은 안전성이 의심되면서 상대적으로 국가신용등급과 경제상황이 좋은 한국 채권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G20 국가 중 5곳은 국채 금리가 올랐다. 재정위기의 중심이 된 이탈리아의 국채금리는 지난 7월 대비 1.14% 폭등했고 프랑스 국채 금리는 0.49% 올랐다. 인도(0.44%)와 터키(0.23%), 폴란드(0.03%)도 금리가 상승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MB·오바마, APEC회의 ‘동석’… ISD 재논의?

    12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하와이로 떠나는 이명박 대통령의 어깨가 한층 무겁게 됐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의 쟁점인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와 관련,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언질’이라도 받아오라며 11일 영수회동을 거부한 민주당의 ‘버티기’에 한껏 가슴이 눌릴 형편이다.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을 만날 것인가. 만나서 FTA 얘기를 꺼내고, ISD 문제에 대한 양보를 받아낼 수 있을 것인가. 이에 대한 청와대와 정부의 답변은 단연코 ‘절대불가’다. 우선 APEC 회의 기간 두 정상 간 양자회담 일정이 잡혀 있지 않고, 설령 만난다 해도 이미 미 의회의 비준까지 마친 협정을 다시 손 보자고 얘기를 꺼내는 자체가 국가 간 외교에서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설명이다. 청와대 측은 이미 한·미 FTA 협정의 효력이 발효된 뒤 한쪽이 문제제기를 하면 서로 협의할 수 있는 위원회를 두고 있는데, 협정이 발효되기도 전에 상대방에게 재재협상을 요구하라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민주당의 주장은 아주 거친 요구이며, 외교 관례도 아니다.”라면서 “미국은 (비준안이) 통과됐는데 돌아서자마자 정상 간에 그렇게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며, 국제사회에서 나중에 그런 것들이 한국 정부에 줄 악영향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APEC 회의에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21개국 정상이 참석하는데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양자 회담은 예정돼 있지 않다. 이 대통령은 당초 태국, 파푸아뉴기니 두 나라와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가 회의에 불참하기로 하면서 현재 파푸아뉴기니하고만 양자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는 지난달 국빈방문 때 정상회담을 가졌고, 이달 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만났기 때문에 미국은 다른 참가국 정상 몇몇과만 양자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ISD 논의의 또 다른 변수인 미 행정부의 기류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어디까지나 한국 내정의 문제라는 점에서 철저히 함구한 채 상황만 예의주시하고 있으나 ISD 관련 재재협상에 대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년간 의회를 설득한 끝에 지난달 가까스로 의회의 비준동의를 받았는데, 재재협상안을 들고가 비준동의를 처음부터 다시 해달라고 하는 것은 전례도 없고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행정부가 재재협상을 한다 하더라도 미국의 정치 일정상 내년 말까지 비준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미 의회는 지금 한창 재정적자 감축 협상을 하느라 정신이 없고 내년 1월부터는 본격적으로 대선후보 경선이 시작되면서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기 때문이다. 다만 FTA가 발효되고 일정 기간이 지난 뒤 한국 정부가 재재협상을 요구할 때는 미 정부도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이미 발효돼 가동되고 있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재협상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칠레도 한때 한·칠레 FTA 재협상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성수기자·워싱턴 김상연특파원 sskim@seoul.co.kr
  • 러 ‘18년숙원’ WTO 가입 초읽기

    러시아가 18년 숙원인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눈앞에 뒀다. WTO 실무그룹은 10일(현지시간) 러시아가 WTO 가입을 위해 제시한 개혁과 약속들을 승인했다고 AP·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러시아는 다음 달 중순 WTO 회원국 각료회의에서 최종 승인을 받은 뒤 내년 1월 중순 자국 의회의 비준 절차를 거치면 WTO 회원국으로서 지위를 누릴 수 있게 된다. 러시아는 WTO 가입을 위해 관세를 현행 평균 10%에서 7.8%로 점진적으로 낮추는 데 동의했다. 농산물에 대한 관세는 13.2%에서 10.8%로, 공산품 관세는 올해 평균 9.5%에서 7.3%로 각각 낮추기로 했다. 목화와 정보기기에 대한 수입 관세는 철폐하기로 약속했다. 농산물 수출 보조금도 내년에 90억 달러로 제한하고, 2018년까지 44억 달러로 점진적으로 줄이기로 했다. 또 전기통신 부문에 대한 외국인 지분 49% 제한 조치도 WTO 가입 이후 4년 내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파스칼 라미 WTO 사무총장은 “러시아가 WTO 가입을 위해 투명하고 비차별적인 세계무역 시스템의 토대가 되는 많은 규칙과 약속을 수용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WTO에 가입하지 않은 유일한 나라였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3대 악재에 주식 투자자 패닉

    3대 악재에 주식 투자자 패닉

    10일 국내 주가 폭락은 ▲이탈리아 쇼크 ▲공매도 금지 해제 첫날 ▲옵션 만기일이라는 3개 악재가 겹치면서 빚어졌다. 장 시작과 함께 10초 만에 50포인트가 폭락했고, 장 막판 10초 만에 15포인트가 추가로 빠지면서 투자자들을 패닉상태에 빠뜨렸다. 전문가들은 공매도와 옵션만기일은 일시적인 악재지만 이탈리아 쇼크로 인해 당분간 증시 널뛰기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하락폭인 94.28포인트 가운데 70% 이상인 67.23포인트가 장 시작과 마감 직전 20초 만에 순식간에 빠져버린 것이다. 코스피는 이날 1813.25를 기록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이날 평소보다 1시간 늦은 오전 10시에 개장한 유가증권 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오전 10시 0.51포인트가 빠진 채 시작했지만 단 10초 만에 52.04포인트까지 폭락했다. 또 장 막판 오후 4시 78.13포인트 하락세에서 10초 만에 93.83포인트로 하락폭이 급격히 커졌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옵션 만기일이 겹쳐 변동성이 더 커졌다고 진단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부터 공매도가 풀리면서 이미 외국인들은 코스피200 등을 팔아 공매도를 위한 자금을 마련한 상태였다.”면서 “장 막판 하락세는 옵션만기일에 따른 매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5000억여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외국인은 공매도가 3개월 동안 금지됐던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총 2조 6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하며 ‘안도 랠리’를 이끌었지만, 공매도가 풀리자마자 ‘돈놀이’를 재개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6500억여원과 900억여원을 순매수하며 쏟아지는 물량을 받았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대차잔고는 비금융주에 대한 공매도 제한 해제 발표가 나온 직후인 지난 9일 24조 5801억원으로 전 날보다 1.32% 증가했다. 투자자들이 빌린 주식의 규모를 말하는 대차잔고가 늘어나면 공매도 증가를 예고하는 신호가 된다. 대차잔고의 상당 부분이 공매도에 사용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의 수출이 크게 둔화했다는 소식도 가세했다. 결국 코스피지수 하락률(4.94%)은 미국 다우지수(-3.20%), 일본 닛케이지수(-2.91%), 타이완 자취안지수(-3.35%) 등에 비해 가장 컸다. 문정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8%에 달하면 시장 상황을 매우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며 “최근 열린 주요 20개국(G20)과 유럽 재무장관회담에서 별다른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시장의 실망감이 커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탈리아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나오면서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다시 치솟았다.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뉴욕상품거래소 기준 12월물 금 선물 가격은 트로이온스(1트로이온스=31.1035g)당 1799.20달러로 장을 마쳤다. 지난 9월 21일 이후 7주 만에 최고치다. 임주형·오달란기자 hermes@seoul.co.kr
  • [화장실도 경쟁력이다] (5·끝) 전문가 제언

    [화장실도 경쟁력이다] (5·끝) 전문가 제언

    한국의 공중화장실 시설은 2002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불과 1990년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불특정한 다수가 이용하는 공중화장실은 악취가 진동했고 남자 화장실의 소변기는 철제로 된 일체형으로 칸막이도 없이 생면부지의 사람끼리 서로 ‘은밀한 곳’을 드러내 놓고 생리 현상을 해결해야 했다. 하지만 20여년이 지난 지금 각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공중화장실은 꽃향기가 나고,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곳으로 변모했다. 화장실 문화 개선에 앞장서고 있는 시민단체들은 이제 ‘하드웨어’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 개선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중화장실 점검 기획 시리즈를 마무리하며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 봤다. ●“생활 눈높이에 맞춰야” 김원철(69) 문화시민운동중앙협의회 본부장은 공중 및 공공화장실 수준을 사용자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 지자체가 관리하는 공중화장실은 상당한 수준으로 개선됐지만, 초중고교 등 학교 화장실은 시설이 열악한 곳이 많다.”면서 “학교 화장실이 가정의 화장실보다 지저분해 이용하지 않고 용변을 참는 학생도 많다.”고 말했다. 아파트 등 현대식 건축물이 보편화되면서 가정의 화장실 또한 깨끗해진 반면 오래된 학교는 화장실도 낡고 지저분해 학생들의 생활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김 본부장은 또 “이 같은 눈높이의 문제는 군대가 더욱 심각하다.”며 “정부가 학교, 군대, 농어촌, 다중이용업소를 중심으로 화장실 개선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중화장실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일반 가정에 대한 화장실 복지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송철호(65) 한국화장실협회 사무총장은 “지금까지 공중화장실 개선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저소득층, 빈민가 등 사회 소외계층의 화장실 복지로 눈을 돌려야 할 때”라면서 “서울만 하더라도 변두리 지역으로 나가면 아직도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송 사무총장은 “화장실은 단순히 생리 현상을 해결하는 공간을 넘어 삶의 수준과 행복에도 영향을 미치는 공간”이라면서 “지난해부터 행정안전부의 지원을 받아 사회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사랑의 화장실 지어 주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독거노인, 결손가정 등 8개 가정에 현대식 화장실을 지어 줬다. 올해는 연말까지 10여 곳의 가정에 화장실을 새로 만들어 줄 방침이다. 그는 “정부가 화장실 복지 예산을 늘려야 하며, 중앙 및 지방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사용자 의식 높아져야” 표혜령(61) 화장실문화시민연대 대표는 시설 개선보다 이용자의 선진 의식을 강조했다. 아무리 깨끗하게 잘 만들었더라도 사용자의 의식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개선 효과를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공중화장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라는 표어가 표 대표의 작품이다. 표 대표는 “이제 어느 정도의 하드웨어 개선은 이뤄졌고, 관리의식 등 소프트웨어 정착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사회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청소용역 시스템 개선안을 제시했다. 그는 “국내 어디를 가도 화장실 청소는 중년 여성들이 담당하고 있어 남성 화장실 이용자나 청소 담당자 모두 불편한 경우가 많다.”면서 “화장실 관리는 용역업체가 대행하는데, 업체는 경영논리상 인건비가 가장 낮은 중년 여성을 선택할 수밖에 없어 남성 청소원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과 유럽 국가처럼 별도 청소 시간을 공지해 그 시간 동안은 다른 화장실을 이용하거나 기다리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아프리카·중앙아시아 등 저개발 국가의 공중 보건 및 위생 향상을 위해 2007년 우리나라에서 창립된 ‘세계화장실협회’는 정부의 예산 지원 중단으로 운영에 위기를 맞고 있다. 조용이(75) 협회장은 “우리 협회는 한국에 본부를 둔 국제기구로 68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해 있으며 지금까지 아프리카 국가 등 13개국에 27개의 화장실을 보급했다.”면서 “아직도 저개발 국가에서는 오수 시설 미비 등으로 연간 200만명이 죽어 가고 있는데 정부에서는 국내 사업이 아니라는 이유로 예산 지원을 중단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6·25 전쟁 때 많은 나라의 원조를 받아 지금의 위치까지 성장하게 됐다. G20 회의 같은 국제 행사를 유치하는 것보다 저개발 국가에 꼭 필요한 지원을 해 주는 것이 진정 국격을 높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베를루스코니도 의회 ‘심판’ 넘어설까

    유로존 위기의 블랙홀이 이탈리아로 옮겨 가고 있다. 수년간 효과적인 개혁을 시행하고 공공부채를 억제하겠다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금리(수익률)은 6.43%로 유로화 출범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탈리아의 부채상환 능력과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리더십은 불신과 조롱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퇴진 시위 격화… “과반 힘들것” 전망 그간 여러 차례 불신임 위기를 넘겨온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8일 내년도 예산안 승인 투표에서 다시 한번 고비를 맞게 된다. 내각책임제 정치구조상 예산안 승인 자체가 정부에 대한 신임투표의 성격을 띠는 데다 여당 의원들의 탈당이 이어지면서 과반수 지지를 얻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를 겨냥한 압박은 나라 안팎으로 조여 오고 있다. 수도 로마에서는 5일 수만명이 베를루스코니 총리에게 퇴진을 요구하며 거리 시위를 벌였다. 야당 지지 세력이 대부분인 이들은 야당의 깃발을 흔들며 조기 총선과 새 과도정부 구성을 촉구했다. 이탈리아 제1야당인 민주당의 피에르 루이기 베르사니 당대표는 시위에서 중도 성향 정당들과 함께 새로운 정부를 구성해 국정 운영의 책임을 맡을 준비가 돼 있다며 베를루스코니를 압박했다. ●ECB “개혁 미흡하면 국채매입 중단” 유럽중앙은행(ECB)은 이탈리아 국채 매입을 중단할 수 있다는 경고장을 냈다. ECB 정책이사이자 룩셈부르크 중앙은행장인 이브 메르시는 6일 이탈리아 일간 라 스탐파와의 인터뷰에서 “이탈리아가 유럽연합(EU)과 약속한 개혁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ECB는 이탈리아 국채 매입을 중단할 수 있고 ECB는 이에 대해 계속 논의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일은 정치인들의 실수를 바로잡는 게 아니다.”라는 말로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강하게 드러냈다. ECB는 지난 8월부터 채권직매입프로그램(SMP)을 재개해 1000억 유로 규모의 유로존 국채를 매입해 왔다. 로이터는 이 가운데 대부분이 이탈리아 국채라고 전했다. 앞서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이탈리아의 개혁 이행에 대한 국제통화기금(IMF)의 실사를 받을 예정이지만, IMF의 자금 지원 제안은 거부했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G20 정상들 “IMF 재원 확충·내수진작 공조”

    4일(현지시간) 폐막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유럽의 채무 위기 해소를 위해 국제통화기금(IMF) 재원을 확충하기로 합의했다. IMF의 단기 대출 목적으로 위기예방 및 단기 유동성 지원제도(PLL)도 새로 도입했다. 정상들은 또 경상수지 흑자국들을 중심으로 내수 진작에 공조해 경기 회복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독일, 중국, 브라질, 캐나다, 호주, 인도네시아 등 재정 여력이 있는 국가들이 세계 경제 상황이 심각해지면 각국 여건에 따라 재량적으로 내수 진작책을 펼친다는 내용이다. G20 정상들은 지난 3~4일 프랑스 칸에서 회의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공동선언문(칸 선언)을 채택했다. 이번 회의에서 정상들은 글로벌 재정 위기에 따른 재정 긴축이 경기 침체를 부를 수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경기 침체를 예방하기 위해 재정 형편이 양호한 국가들이 내수 진작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정상들은 IMF 재원을 늘리는 데는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확대 규모 등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현재 IMF의 가용 재원은 4000억 달러(약 444조원) 수준이다. 때문에 직접적인 유로존 위기 해법을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공동선언문에서 정상들은 금융 안정성 회복을 위해 시장결정적 환율제로 더욱 신속히 전환하고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할 수 있도록 환율유연성을 제고해 경쟁적 평가절하를 금지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중국은 환율 유연성 제고와 외환보유액 축적속도 완화, 금융안전을 저해하지 않는 자본자유화 등을 약속했다. 외신들은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상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앞서 로이터는 “환율 변동성 확대를 위해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는 요구가 (이번 회의에서) 제기됐다.”고 보도했고, 이는 위안화 절상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정상들은 최근 이행된 러시아의 시장결정적 방향으로의 환율제도 전환과 중국의 시장 펀더멘털에 기반한 환율 유연성 제고방침을 환영했다. IMF 재원 확충을 위해 정상들은 양자 차입과 특별인출권(SDR) 일반 배분, 특별 계정 등을 활용하기로 했다. 외신들은 내년 가을쯤 회원국들이 자발적으로 지분을 늘리는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금융안전망 강화를 위해 신설된 PLL은 지난해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예방대출제도(PCL) 기능을 위기예방에서 해결까지 확대하고 6개월 단기 유동성 지원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이와 함께 유럽 각국은 종합적인 패키지를 통해 유로존 안정 조치를 이행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규모를 1조 유로(약 1536조원)까지 늘리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내년 6월까지 은행의 핵심자기자본비율을 9%로 상향 조정하되 실물경제로의 자금흐름을 원활하게 유지하고 과도한 딜레버리징(부채 축소)을 방지하기로 했다. 특히 이탈리아는 이미 승인된 600억 유로의 재정패키지 이행 등을 통해 내년부터 국가 부채를 줄여 2013년까지 균형재정에 근접할 것을 약속했다. 미국은 공공투자와 조세개혁, 고용대책 등 성장을 유지하기 위한 단기 경기 진작 패키지의 적기 이행을, 일본은 대지진 복구 비용을 포함해 적어도 19조엔(약 271조원)의 재정지출을 각각 약속했다. 한편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브릭스(BRICS) 국가들이 유로존 구제기금에 재정적 기여를 할 것이며 그 세부 사안은 향후 수주일 안에 결정될 것이라고 칸 현지의 러시아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후진타오 中주석 야심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프랑스 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사용 확대를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IMF서 특별인출권(SDR) 확대주장 후 주석은 3일(현지시간) 기조연설을 통해 “국제통화체제 개혁에 나서야 한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SDR의 사용을 크게 늘리고 SDR 바스켓을 개혁해 총량 규제가 가능한 새로운 국제 기축통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상 SDR을 국제 기축통화로 만들자는 얘기다. 직접적으로 위안화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SDR 바스켓 개혁은 현재 달러, 유로, 엔, 파운드로 구성된 SDR 바스켓에 자국 화폐인 위안화를 비롯한 신흥시장 화폐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후 주석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와의 회담에서도 위안화의 SDR 진입과 관련된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SDR에 신흥 화폐 포함 포석 중국은 달러화의 불안정이 확대되면서 달러화 위주의 현행 기축통화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도 당장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겠다는 노력은 하지 않고 있다. 기축통화가 되면 금융시장이 완전히 개방돼야 하는 등 현재 중국 경제로서는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SDR 바스켓 개편을 통한 신흥시장 화폐의 역할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기축통화를 다극화하자는 얘기다. 중국의 이 같은 주장에 브라질, 러시아,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브릭스(BRICS)의 나머지 회원국들도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국은 이번 G20 정상회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브릭스 회원국들과 SDR 개혁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4일 “작금의 경제 위기를 극복하려면 달러 단일의 기축통화 시스템이 아닌 ‘확대된’ 통화 바스켓 시스템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재계총수들 B20 서밋 주도적 목소리

    재계총수들 B20 서밋 주도적 목소리

    국내 재계 주요 총수들이 글로벌 비즈니스 무대에서 ‘별’로 떴다.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의 부대 행사로 열린 ‘재계의 유엔 총회’ 비즈니스 서밋(B20)이 그 현장이다. 이들은 비즈니스 서밋에서 글로벌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며 주목받았다. 4일 재계에 따르면 비즈니스 서밋은 3∼4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에 앞서 2∼3일 열린 행사다. G20 주요 기업인들이 세계 경제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그 결과를 G20 정상들에게 제안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3일 비즈니스 서밋 라운드테이블에 참석, 저개발국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사회적 기업 설립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저개발국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만들어내는 것이 글로벌 문제 해결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면서 “이들 국가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이 사회적 기업을 설립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녹색성장 분과’에 참석해 녹색성장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위해 화석연료 보조금을 점진적으로 폐지할 것을 제안하면서 주목받았다. 김 회장은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는 차세대 후손들에게 친환경적인 미래를 물려줄 수 있는 중요한 해결책인 만큼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경제를 저탄소사회로 바꿔야 한다.”면서 “에너지 취약계층 보호도 중요하기 때문에 화석연료 보조금보다는 직접 지원이 더 효율적인 정책”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앞서 2일 한국 경제계를 대표해 비즈니스 서밋 개막식에서 특별 연설을 했다. 허 회장은 “경제위기 속에서 기업들이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하고 선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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