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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대한민국 대통령의 모든 것] 청와대 경호관이 하는 일

    [커버스토리-대한민국 대통령의 모든 것] 청와대 경호관이 하는 일

    청와대에는 위기 상황에서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대신 몸을 던질 경호관들이 있다. 이들은 모두 국가 공인무도 3단 이상의 유단자들이다. 대통령 경호는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기 때문에 군사작전을 방불케 한다. 우선 대통령이 전용차로 이동할 때는 같은 차 3대가 함께 움직인다. 대통령은 청와대 경내를 둘러볼 때도 혼자 다니는 일이 거의 없다. 제1부속실장, 의전비서관, 경호수행부장 등이 항상 따라 다닌다. 대통령이 먹는 음식을 사전에 검사하는 것도 청와대 경호관의 주요 임무다. 경호처 검식(檢食)부가 이 일을 맡는다. 대통령이 먹는 음식은 대통령 내외의 일정과 계절 등을 고려해 주방장이 일주일전 식단을 짠다. 식재료는 하루 전에 주문하고 당일 아침 구매한다. 검식부 직원(검식관)은 재료를 살 때 동행해서 재료의 신선도와 유통기한 경과 여부 등을 확인한다. 독극물 검사, 식중독균 검사는 기본이다. 외부 손님을 맞는 청와대 내 영빈관에서도 검식관이 미리 대통령에게 제공될 음식을 직접 맛보고 이상이 없어야 홀로 음식을 내간다. 독극물이 들었는지를 확인하던 조선시대 ‘기미상궁’ 같은 역할이다. 외부행사 때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이 재래시장에 들러 분식집에서 어묵이나 호떡 등 음식을 맛보기도 하는데, 이 역시 검식관이 사전에 대통령의 동선을 다 파악해 해당 가게의 음식을 미리 다 먹어본 뒤에야 대통령이 시식할 수 있다. 청와대 밖에서 열리는 행사에 대통령이 참석할 때는 경호처가 더 바빠진다. 미리 행사장의 안전을 확인하는 ‘검측경호’를 펼치기 때문이다. 우선 훈련견을 끌고 가 폭발물이 숨겨져 있는지를 조사한다. 화장실은 물론 행사장 시설의 전기, 엘리베이터, 비상대피로 등도 꼼꼼히 점검한다. 폭발물이 숨겨져 있을 수 있는 스피커를 열어본다거나, 육안으로 확인이 불가능한 천장 속 등은 천장에 구멍을 내고 내시경처럼 생긴 카메라가 달린 장비를 넣어 훑어본다. 행사장을 ‘완전 진공’ 상태로 만들어 두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고 경호처 직원들이 ‘안전필’ 스티커를 모두 붙이고 나서야 검측이 끝난다. 정보통신(IT) 강국에 걸맞게 우리나라는 ‘스마트(Smart) 경호’에도 강점을 갖고 있다. 행사장에 들어가려는 사람이 출입구를 지날 때 출입증에 있는 사진과 실제 사진이 맞는지를 확인하는 ‘얼굴인식시스템’이나 미세한 방사능에도 반응하는 ‘방사능게이트’ 등이다. 2010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지난 3월 서울핵안보정상회의 때는 경호처의 이 같은 최첨단 경호장비와 시스템이 톡톡히 한몫을 했다. 김성수 기자 sskim@seoul.co.kr
  • [열린세상] MB가 꿰어야 할 민심의 단추/한희원 동국대 법대 교수

    [열린세상] MB가 꿰어야 할 민심의 단추/한희원 동국대 법대 교수

    다사다난했던 대한민국의 2012년은 12월 19일의 대통령선거와 함께 저물어 간다. 그날이 어떤 누군가에게는 희망의 날이었을 것이다. 또 다른 사람에게는 실망의 날일 수도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과반수 지지로 종북은 절대로 아니라고 믿은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선택했다. 순국선열이 피로써 획득한 자유와 민주라고 하는 대한민국의 가치가 훼손될 수 없다는 사실을 108만표 차이로 꾸짖은 것이다. 그러나 18대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는 2013년 2월 25일 시작된다. 따라서 두 달가량 남은 이명박 대통령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국민들은 이명박 정부가 원활하게 국정을 인계받지 못한 것을 기억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부조직개편안에 거부권 행사를 거론하며 협조하지 않았고, MB 인수위의 정책과 공약을 틈만 나면 비난하고 국정을 팽개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새로운 정부가 그렇게 시작되어서는 누가 대통령이 된다고 하여도 국정운용을 원활하게 할 수 없다. 물론 이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후일에 이루어지겠지만, 글로벌 경제위기에 이룩한 성과는 그 어떤 대통령도 이루지 못한 것이었다. CNN이나 BBC 등 국제 언론은 “한국이 세계를 지배한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IMF 외환위기 당시 한국을 투기등급으로 분류했던 무디스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는 대한민국의 신용등급을 일본보다 높게 매겼다. 그뿐이 아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진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핵(核)안보 정상회의 개최 등, 글로벌 경제위기에 이렇게 국가위상을 드높인 나라가 어디 있느냐는 평가였다. 대한민국은 이미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나라가 된 것이다. 원래 대통령은 군사조직의 우두머리인 통령(統領) 가운데 가장 큰(大) 우두머리라는 뜻이다. 그것은 대통령은 국내적으로는 국토안보, 즉 치안질서를 확고히 하고, 대외적으로는 국가위협세력으로부터 국가안보를 확보하는 것이 기본적인 책무라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 음모론이 금수강산을 뒤흔드는 무법천지도 방관했다. 결코 법치의 준엄함을 보여주지 못했다. 또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핵실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공격 및 북방한계선 침범, 독도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 주장과 중국의 영토위협 등 해외세력으로부터 수차례 국가위신을 손상당하는 일을 겪었다. 이 모든 것이 전문용어로는 정보 실패(intelligence failure)에 기인한다. 정보 실패를 예방하기 위한 방책은 국가정보기구의 혁신밖에는 없다. 현재의 국내정보와 해외정보가 통합된 비대한 국가정보 체계와 비전문적인 운용으로는 박근혜 정부에서도 제2, 제3의 정보 실패에 따른 국가안보 위협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 대통령의 진정한 성패는 남은 임기에 달려 있다. 임기를 마무리하는 이 대통령은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라는 헌법 제69조의 취임선서문을 곱씹어 보아야 한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영토주권에 대한 개념도 상실했고, 법치의 무능함으로 인해 국가발전의 원동력인 자유와 자율의 소중한 가치를 포퓰리즘의 쓰나미에 방치했다. 17대 이명박 정부는 제18대 박근혜 정부가 국민대통합을 이루며 국민행복시대를 열 수 있도록 악역을 해서라도 정지작업을 해 놓아야 한다. 이에 이명박 대통령은 신년연설 등에서 첫째, 자유와 민주 그리고 평화통일의 지향이 대한민국의 정체성임을, 둘째, 북방한계선(NLL)이 대한민국의 영토주권선이고 독도는 우리영토임을, 셋째, 김정은 노동당정권이 대한민국의 주적임을, 넷째, 엄격한 법 집행으로 법치주의가 확립되어야 함을 만천하에 엄숙히 선언해야 한다. 이것은 참여정부 때의 언어로는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국정이념에 대해 대못을 박는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가 정체성에 대해 대못을 박고, 차기정부에 정통성 있는 대한민국을 인계하여 18대 박근혜 대통령이 확고한 치안질서와 튼튼한 국가안보 위에서 국가를 경영할 수 있도록 해 주고 떠나야 한다. 이것이 바로 이명박 대통령이 제18대 대통령 선거 결과에서 나타난 민심의 단추를 올바르게 꿰는 길이다. 대통령 임기 두 달은 역사를 바꿀 수도 있는 마지막 기회이지 않겠는가?
  • ‘글로벌 코리아’ 외교 일꾼 될래요

    ‘글로벌 코리아’ 외교 일꾼 될래요

    모랫바람 몰아치는 레바논 유엔 평화유지군 동명부대에서 통역군무원으로 근무했던 아랍어 전문가가 이제 정부의 아랍국가를 상대로 한 외교 일꾼으로 최일선에 선다. 러시아 및 독립국가연합(CIS)에서 펼쳐야 할 자원외교와 행정 한류 수출을 위해 러시아어에 능통한 이는 필수적이다. 정부가 아랍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등 비영어권 6개 언어 통번역 요원 7명을 선발했다. 행정안전부는 23일 “최근 G20 정상회의 및 핵안보 정상회의 개최, 녹색기후기금(GCF) 유치 등 국제사회에서 이룬 굵직한 성과와 함께 공적개발원조(ODA)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국제사회에서 위상이 높아졌다.”면서 “유럽, 중남미, 아프리카, 동남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단기간에 이뤄낸 경제성장을 배우려는 열풍이 불고, 교류·협력 수요가 늘어난 만큼 이들 국가와 더욱 원활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비영어권 통·번역 요원 7명을 선발했다.”고 밝혔다. 프랑스어, 스페인어, 중국어, 러시아어, 아랍어, 베트남어 등 6개 비영어권의 통·번역 요원으로 뽑힌 이들은 전문계약직 나급(5급 상당) 또는 다급(6급 상당)이다. 행안부뿐 아니라 모든 중앙부처의 통번역 수요에 따라 지원활동을 펼칠 예정이며, 장·차관급 국제회의 또는 회담 등에서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경력들도 이채롭다.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 전담 통역으로 일했고, 연합뉴스에서 중국어뉴스 기자로 일한 문소라(31)씨는 물론, 한 게임업체의 러시아 모스크바 지사에서 현장 실무 경험을 쌓았고, 모스크바의 한국 =학교에서 4년 동안 러시아인들에게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가르친 석주희(30)씨도 남다르다. 홍아름(30)씨는 베트남 호찌민시 국립사범대를 졸업하는 등 13년 동안 베트남에서 살았고, 2010년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대통령 통역으로 활약하는 등 이미 검증된 통역 요원이다. 특히 아랍어 전문가인 임미라(28)씨는 2010~12년 2년 동안 레바논 유엔평화유지군 소속으로 군사작전과 관련된 임무는 물론, 레바논 군 지원, 지역주민 숙원 사업, 부대의 각종 행사 등에서 통역 업무를 했다. 레바논 사람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도 계속했다. 그 전에는 주요르단 대사관에서 행정인턴으로 일하며 중동문화에 대한 이해도 높다. 임씨는 “통번역해야 할 것들이 대부분 전자정부나, 인사제도, 지방자치제도 등 전문적인 내용이 많아 미리 공부하고 있다.”면서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실질적인 외교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씨줄날줄] 대통령 순방외교/육철수 논설위원

    우리나라는 세계 190개국과 수교 중이다. 나라마다 우호관계를 증진하고 국익을 창출하려면 대통령이 해야 할 외치(外治)는 산더미 같다. 대통령의 외교 역량에 따라 국부(國富)와 나라의 안위가 좌우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자원분야는 정상(頂上) 외교가 중요하다. 자원 부국들은 중동·중앙아시아·중남미·아프리카에 많은데, 자원 관련 국책사업은 대개 그 나라 최고위층이 결정한다. 따라서 대통령이 직접 담판을 벌이는 게 효율적이다. 단순한 친선 방문이라 해도 국가원수가 움직이면 우호증진 효과는 대단하다. 세금만 쓰고 다닌다고 비난할 일만은 아니다. 대통령의 해외순방에는 사실 돈이 꽤 들어간다. 거리·일정·목적에 따라 한 차례 순방비용이 적게는 5억원에서 많게는 80억원이나 든다. 북방외교에 힘을 쏟은 노태우 전 대통령은 재임 중 11차례 순방에서 452억원을 썼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3차례 나가면서 495억원을 사용했다. 실사구시 외교를 펼친 김대중 전 대통령은 23차례에 546억원, 자원외교에 전념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27차례에 700여억원을 각각 썼다고 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해외순방을 줄이고 경제인을 대동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나 가끔 호화 수행단을 꾸려 야당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여러 면에서 기록적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동아시아 정상회의(캄보디아) 참석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방문을 끝으로 재임 중 해외순방을 마무리했다. 그는 49차례에 걸쳐 84개국을 방문했다. 임기의 8분의1인 232일(기내 포함)을 외국에 머물렀다. 비행거리는 75만 8478㎞. 지구 열아홉 바퀴를 돈 셈이다. 다자회담을 포함한 정상회담을 170차례나 했다. 2년 전 순방길에는 딸과 외손녀를 데려가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5년간 순방 비용은 곧 계산서가 나오겠지만 만만찮을 것 같다. 이 대통령은 최고경영인(CEO) 출신답게 ‘세일즈 외교’를 활발하게 펼쳐 ‘결코 손해보지 않는 외교력’을 발휘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핵안보정상회의를 개최하고, 평창동계올림픽과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을 유치하는 데 업적을 남겼다. UAE에서는 400억 달러 규모의 원전사업을 수주했다. ‘20년 지기’인 카자흐스탄 대통령과는 정상 외교사(史)에 사례가 드문 ‘사우나 외교’로 화력발전소 프로젝트를 따오기도 했다. ‘글로벌 코리아’를 이룬 이 대통령이 내치(內治)에서는 빛을 잃은 게 못내 안타깝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사설] 외국인 노동착취는 국격의 문제다

    통계청이 처음으로 국내 체류 외국인을 대상으로 실시해 어제 발표한 ‘2012년 외국인고용조사 결과’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고된 삶을 살고 있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줘 씁쓸하다. 국내에서 일자리를 가진 외국인 취업자 79만 1000여명의 3분의2는 월평균 임금이 200만원을 밑돈다. 월급 100만원 미만 외국인도 5만 2000명(6.8%)이나 된다고 한다. 근로시간도 가혹하다. 외국인 노동자의 3분의1은 주당 평균 60시간 이상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 온 외국인 노동자들의 열악한 취업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2004년 8월 외국인근로자 고용허가제를 도입하고 내국인 근로자와의 차별 금지 등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해 힘써 왔다. 그 결과 사업장 내에서의 폭행과 폭언, 임금체불 등이 개선되는 성과가 있다고 하지만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 이들이 아직 적지 않다. 한달 내내 야간에 하루 10시간씩 근무하고도 최저임금법이 정한 적정 임금을 훨씬 밑도는 110만원의 월급만 주는 사용주도 있다고 한다. 한국에 온 외국인 취업자들은 베트남, 필리핀, 몽골,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캄보디아, 네팔,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 출신들이 주를 이룬다. 혹여 일부 사회심리학자들의 분석처럼 서구 백인들에 대한 열등의식을 동남아 사람들에 대한 우월의식으로 만회하려는 심리가 작용해 노동착취를 해서는 결코 안 될 말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중소기업들은 외국인 근로자들에 의존한다. 외국인 근로자 고용허가 쿼터를 늘려야 한다고 요청할 정도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 한해 한국이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중국, 인도네시아에 이어 다섯번째로 뛰어난 경제 성과를 보였다고 어제 보도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아홉번째로 무역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외환보유액은 세계 7위이고, S&P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 모두 올해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유일한 국가이기도 하다. 한국의 경제력에 걸맞게 외국인들이 우리 사회에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정책적인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산업 현장에서의 출신 국가 차별은 국격을 떨어뜨리는 주 요인이 된다.
  • 세계20위 관광선진국 진입 이젠 질적 성장 눈 돌릴 때

    세계20위 관광선진국 진입 이젠 질적 성장 눈 돌릴 때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시대가 21일 개막된다.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K팝, 중·일 갈등과 일본 원전 사고에 따른 반사이익 등 안팎의 호재가 줄을 이으면서 올해 한국 관광산업이 ‘대박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한류·中관광객 급증이 큰 몫 신용언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산업국장은 “최근 관광객 수를 분석한 결과 21일 1000만 번째 외국인 관광객이 입국할 것”이라며 “10월 말까지 입국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946만명으로 연말까지는 113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19일 밝혔다. 이에 따라 문화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관광객 1000만 시대 진입 선포식’을 갖고 1000만 번째 입국자를 위한 환영식을 여는 등 기념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은 한국이 관광선진국에 본격 진입하는 기반을 갖췄다는 의미를 갖는다.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이 넘는 나라는 세계적으로도 20개국 안팎에 불과하다. 외국인 관광객은 관광통계가 시작된 1961년 1만 1109명에서, 1978년 100만명, 2000년 500만명을 각각 돌파했다. 51년 만에 1000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은 979만명으로 세계 25위였다. 올해 1130만명을 달성하면 세계 20위권(2011년 기준) 안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유치에는 한류 관광과 중국인 관광객 급증 등이 중요한 요인이 됐다. 쇼핑과 미용 등을 위해 개별적으로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중국발 크루즈나 전세비행기 수도 급증했다. 엔화 강세에 힘입어 일본인 관광객도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한류 붐은 아시아를 넘어 유럽·남미까지 확산되며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큰 몫을 했다. 최근 몇년 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핵안보정상회의·여수세계해양박람회가 열리며 국제적으로 국가 인지도가 높아진 점도 관광객 증가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의료 관광과 MICE(회의·인센티브 관광·국제회의·전시회) 등의 고부가가치 관광산업도 해마다 20~30%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고품격 콘텐츠 개발 등 힘써야 그러나 한국관광이 이제는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질적 성장에 눈을 돌려야 할 때라는 지적이 많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15위인 것에 견줘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해 평가한 관광산업경쟁력지수(TTCI)에서 한국은 조사 대상 139개국 중 32위에 그쳤다. 관광산업이 GDP에 기여하는 비중도 5.2%(2011년 기준)로 세계 평균 9.1%에 비해 낮다. 관광객들의 평균 체류일수(7.0일)를 늘리고 1인당 소비금액(1250달러, 이상 지난해 기준)을 높이는 것도 과제다. 한마디로 더 오래 머물면서 보고 맛보고 쇼핑하며 즐길 수 있는 관광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 중 80%가 서울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지역 편중 현상도 여전히 심각하다. 한경아 한국방문의해위원회 마케팅본부장은 “관광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관광산업의 주체인 민간의 참여와 역할이 확대돼야 한다.”며 “외국인의 재방문율을 높이는 친절한 이미지 심기·고품격 콘텐츠 개발·안내표지판 정비 등 서비스 향상은 단발성 캠페인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민관이 함께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관광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G20 재무장관 “허리띠 너무 죄지 말자”

    주요 20개국(G20)의 재무장관들은 세계 경제의 하방 위험이 여전히 큰 만큼 재정 건전화 속도 조절을 통해 지나친 긴축을 경계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경제정책 기조를 긴축에서 개혁과 성장 쪽으로 선회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이틀간의 회의를 마친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5일(현지시간) 발표한 공동 성명서에서 “세계 경제 성장 속도가 더딘 점을 고려할 때 경제 회복을 지원할 수 있을 만큼의 적절한 재정 긴축 속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역내의 긴축 노력이 성장에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유럽의 한 고위 관리는 G20이 균형 재정 달성을 위한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려고 한다면서 내년 2월 열릴 모스크바 회동 전까지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그는 새 목표는 회원국의 사정을 고려해 책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G20은 성명에서 미국과 일본의 재정 문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경제 개혁정책 이행 성과에 대한 불확실성, 신흥 국가의 낮은 성장률 등을 세계 경제의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미국과 일본의 갑작스러운 재정 긴축을 통한 부작용인 이른바 ‘재정절벽’을 지적하며 “미국이 재정 절벽을 처리하는 데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며 빠른 대응을 촉구했다. 그는 또 “일본도 미국과 비슷한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일련의 조치를 분명히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G20은 세계 경제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세계 경제의 전반적인 체질 개선과 성장을 위해 필요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모든 보호 무역주의를 배격하고 교역과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다국적기업 탈세 단속 ‘英·獨 연합전선’

    스타벅스와 애플 등 다국적 기업의 편법적인 세금 탈루를 막기 위해 영국과 독일이 함께 손을 잡기로 했다. 두 나라가 기업의 불법 행위를 막기 위해 합의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로, 최근 스타벅스의 법인세 탈루 의혹 등으로 다국적 기업의 탈세 행위에 대한 유럽 각국의 비판 여론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5일(현지시간)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과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이 멕시코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만나 다국적 기업의 탈세 행위에 대한 국제적인 단속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두 장관은 지난 1일 베를린에서 만나 이번 합의에 대해 조율했으며, 7일에는 데이비드 캐머린 영국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어 합의 결과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 재무장관은 이날 G20 회의 직후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전자상거래 비중이 늘어나면서 국제 무역 거래 활동에서 국제적인 세금 규정이 따라가기 어려워졌다.”면서 “그로 인해 일부 다국적 기업들은 과세대상 국가에서 발생한 수입을 다른 나라로 옮기는 방법으로 해당 국가의 일반 기업들보다 세금을 적게 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각 나라의 세금 관련 법률과 세율 차이를 분석하도록 의뢰했으며, 오는 2013년 2월 러시아에서 열리는 G20 회의에서 최종 연구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페이스북, 구글, 애플, 아마존 등 미국계 다국적 기업들이 영국 조세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매출액을 조세피난처로 옮기는 수법으로 세금을 회피했다고 보도했으며, 스타벅스도 지난 3년간 연매출을 축소하는 수법으로 수백억원의 법인세를 탈루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빈스 케이블 영국 상무장관은 “스타벅스의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며 다국적기업들이 영국 경제와 소비자들로부터 가져가기만 하고 돌려놓는 것은 하나도 없다.”고 비판해 유럽 각국에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한국 기업환경 세계 8위… 작년보다 한 계단 상승

    우리나라가 세계은행(WB)이 발표한 ‘기업하기 편한 나라’ 순위에서 세계 8위에 올랐다. 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세계은행이 22일(현지시간) 각국 기업 환경의 편의성을 조사해 발표한 연례 보고서 ‘2013 두잉 비즈니스(Doing Business)’에 따르면 한국은 전년도 9위에서 한 계단 상승한 8위를 기록했다. 동아시아 주요국 가운데 싱가포르(1위)와 홍콩(2위)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타이완(16위), 일본(24위), 중국(91위) 등은 우리나라에 비해 현저히 뒤처졌다. 주요 20개국(G20) 중에서는 미국(4위)과 영국(7위) 다음 순위였고, 캐나다(17위), 독일(20위), 프랑스(34위), 러시아(112위) 등보다는 월등히 높았다. 우리나라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톱10’에 오른 것은 투자자 보호(79위→49위)와 세금 납부(41위→30위), 전기 연결(11위→3위) 등의 부문에서 제도 개선이 이뤄진 덕분이다. 다만 재산권 등록(72위→75위)과 자금 조달(9위→12위) 등은 순위가 내려갔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CGF 송도 유치] 17國 순방·펜팔외교·초청접대…

    [CGF 송도 유치] 17國 순방·펜팔외교·초청접대…

    녹색기후기금(GCF) 한국 유치는 청와대·기획재정부 등 중앙정부의 ‘현장 외교’와 인천시 등 민간의 ‘후방 지원’이 합작해 이끌어낸 결실이다. 재정부·환경부·외교통상부·보건복지부 등 중앙정부 고위관료가 사무국 유치를 위해 직접 방문한 GCF 이사국만 17개국에 이른다. GCF 전체 이사국(24개국)의 70% 정도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올 2~10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한·아프리카 장관급 경제협력회의(KOAFEC)에서 미국·일본·호주·중국·인도·잠비아·에티오피아 등 각국 재무장관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유영숙 환경부 장관은 2~9월 유엔 환경계획(UNEP)·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환경장관회의·세계자연보전총회(WCC) 등에서,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6월 리우+20 정상회의 등에서 발벗고 뛰었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아이타워 15개층을 GCF에 무상 제공하겠다는 등의 통 큰 지원을 내걸었다. 지난달엔 GCF 이사국 및 대리이사국 주한 대사들을 송도로 초청해 직접 유치 당위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한덕수 GCF 민간추진위원장도 주요국 이사들을 직접 만나고 편지 공세를 벌였다. 이회성 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협의체(IPCC) 부의장, 김용환 한국수출입은행장,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상임연구위원 등도 힘을 보탰다. 특히 경제관료 출신의 김 행장은 ‘운명의 GCF 투표 기간’에 열린 KOAFEC 회의에서 7680만 달러 차관 제공을 약속하고, 수단의 ‘톤즈 밴드’를 수출입은행 연수원으로 초청해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런 정성에 아프리카 이사국들의 마음이 우리 쪽으로 움직였다는 후문이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사설] 안보리 교두보로 동북아 격변 대비해야

    한국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진출 여부가 나흘 뒤 가려진다.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현지시간으로 18일 열리는 제67차 유엔총회에서 이뤄질 투표에서 193개 전체 회원국 중 3분의2인 129개국의 지지를 얻으면 내년부터 임기 2년의 비상임이사국에 오르게 된다. 1996~1997년에 이어 두번째로 안보리 이사국으로 다시 활동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 동북아는 그야말로 총성 없는 안보전쟁에 돌입했다. 일본은 부끄러운 과거를 까맣게 잊고는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며 거침없이 우경화의 길로 나섰다. 중국과 일본·러시아의 3각 영토분쟁은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고, 아시아를 무대로 한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은 누구 하나 말릴 세력도, 스스로 제어할 브레이크도 없다. 미·중·일·러 4개 열강의 군비 증강은 몇 년 안에 동아시아 일대가 세계 안보전쟁의 중심지가 될 가능성을 예고한다. 북한은 또 어떤가. 3차 핵실험 준비를 마치고 미사일 타령을 하며 미국과 우리를 을러대고 있다. 내년은 사실상 동북아 주변국 모두가 새로운 행정부로 출범하는 해다. 이미 푸틴 행정부를 꾸린 러시아에 이어 우리와 미국이 연말 대선을 앞두고 있고, 중국도 연내 새 지도부를 꾸린다. 일본은 내년 자민당으로의 정권교체가 유력시된다. 북한 또한 새로 등장한 김정은 체제의 안착 여부가 가려질 것이다. 동북아 주변국 전체의 권력지형이 바뀌면서 이 지역 외교안보 정세의 유동성 또한 한동안 급격히 팽창할 전망이다. 그리고 이런 외교안보 정세의 혼란 속에서 북핵을 비롯한 한반도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공산이 크다. 자칫 우리가 외교안보의 중심을 잡지 못하면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을 잃은 채 이리 끌리고 저리 밀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시절 대북 결의안 채택 하나를 놓고 회의장 밖에서 중국을 쫓아다니며 설득하고 미국의 활약에 목을 매야 했던 처지를 생각하면 안보리 구성원으로 당당히 참여해 한반도 문제를 주도해 나가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에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세계 핵안보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 등 지난 몇 년 한국이 보여준 외교 역량은 유엔 안보리에 참여할 자격이 충분함을 말해준다. 정부는 남은 기간 외교 역량을 쏟아부어 유엔 안보리 진출을 꼭 성사시키길 바란다.
  • 글로벌 리더 손지애의 자녀 교육법

    글로벌 리더 손지애의 자녀 교육법

    CNN을 통해 한국 소식을 전 세계에 알렸던 손지애(49)는 주요 20개국(G20) 서울정상회의 대변인과 청와대 비서관을 거쳐 아리랑 국제방송 대표로 활동 중이다. 동시에 세 딸 미나(23), 유나(13), 지나(11)를 둔 어머니다. 많은 여대생의 롤모델이자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글로벌 리더인 손지애의 어머니로서의 모습은 어떨까. 12일 밤 10시 40분 EBS ‘어머니 전’에서 만나 본다. 네 딸 중 맏딸인 손지애는 전통적인 교육보다는 개방적인 신식 가정교육을 받으며 자랐다. 1950년대에 줄리아드 음대에 유학을 간 뒤, 평생 피아노를 연주하고 가르쳤던 어머니는 결혼 뒤에도 여자가 일을 가지는 길은 예술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손지애에게도 첼로를 가르쳤다. 하지만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는 손지애의 선택은 달랐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외교관이던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 갔다. 4년을 머무른 게 전부였지만 완벽한 영어를 구사했고, 훗날 세계적인 언론사의 구애를 받았다. 외신기자와 결혼한 그는 기자로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지만 유축기를 회사에 갖고 다니며 2시간에 한 번씩 모유를 받았다. 세 딸을 모두 모유 수유로 키웠다. 퇴근해서는 밤마다 동화책을 꼭 읽어 주는 자상한 엄마였다. 세 딸이 손지애에게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네가 알아서 해.”다. 무엇이든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게 하는 손지애는 자녀가 주체적으로 삶을 살게끔 해 주고 싶었다. 자신이 지킬 수 없는 일들은 아이들에게도 강요하지 않는 게 손지애식 교육법이다. 사람들은 손지애의 자녀 영어 교육법을 궁금해할 테지만, 그는 영어 공부를 억지로 시키지 않았다. 평생 가져가야 할 영어를 혹 교과목이라 생각하고 거부감을 느낄까 봐 걱정해서다. 책을 좋아하는 첫째에게는 영어책으로, 음악을 좋아하는 둘째에게는 팝송으로 영어에 대한 흥미만 북돋아 주고 그다음은 딸에게 맡겼다. 영어책을 읽고 혼자 일기를 쓰며 영어에 재미를 붙이게 된 큰딸 미나는 지금 어머니보다 실력이 더 출중하다. 한 달에 두 번씩은 꼭 세 자매의 손을 잡고 서점에 간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균형 잡힌 시각, 사람에 대한 이해 등 기자로서, 글로벌 리더로서 자신을 키운 8할이 책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큰딸 미나가 취업이 부담스러워 사학과 전공을 망설일 때에도 적극적으로 지지해 줬다. 인문학적 소양이 바탕이 된 사람만이 사람과 세상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을 이끄는 리더로 성장할 수 있다고 용기를 북돋아 준 것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FT “BRICs도 암울… 세계경제 와해직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의 추가 부양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가 ‘와해 국면’에 직면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현지시간)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와 공동으로 발표하는 ‘타이거지수’(TIGER)를 공개하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유럽중앙은행(ECB), 영국 영란은행(BOE) 등 주요 중앙은행이 잇따라 통화정책을 완화하고 나섰지만, 경기 전망은 전반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타이거지수’는 주요 20개국(G20)의 경기 회복세를 보여주는 지표로, 각국의 국내총생산(GDP)과 수출입 규모 같은 거시경제 지표와 주식시장, 기업·소비자 신뢰지수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산출한다. FT는 독일과 프랑스 같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핵심 국가와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신흥 국가의 경제회복 전망이 모두 어둡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유로존 금융시장이 ECB의 통화정책 완화에 살아난 것처럼 보였지만, 스페인과 그리스 등 위기국이 정치적 결단을 미루면서 유럽 주요국의 기업과 소비 심리가 모두 부정적으로 돌아섰다.”면서 “중국 역시 글로벌 수출 시장이 침체하면서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인 7.5%를 달성하기 어렵게 됐다.”고 분석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에스와르 프라사드 교수는 “국가 간 정책 마찰과 각국 정부의 과감한 결정 부재, 성장을 가로막는 공공재정의 뿌리 깊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정부의 무능력 때문에 세계경제가 와해 직전”이라면서 “위기국가에 대한 재정, 금융의 구조 개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세계 경제는 머지않아 다시 의식을 잃을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부실한 경제 지표와 경기 회복에 대한 부정적인 심리가 각국으로 확산되면서 실제 세계 경기전망도 나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독일의 경제일간지 한델스블라트는 9일 발표 예정인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입수, IMF가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 전망치를 종전보다 각각 0.1%포인트, 0.3%포인트 내린 3.3%, 3.6%로 하향 조정했다고 보도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하반기 한국경제 어디로] 피치, 韓 신용등급 ‘AA-’로 한 단계 상향

    무디스와 더불어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 꼽히는 피치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한 단계 올렸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더블 A 등급을 회복한 것은 처음이다. 피치 기준으로 일본이나 중국보다 신용등급이 높아진 것도 처음이다. 다만 피치는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피치는 이날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상향 조정하고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부여했다.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무디스가 우리 신용등급을 ‘A1’에서 ‘Aa3’로 올렸다. Aa3와 AA-는 같은 등급이다. 피치의 등급 상향은 2005년 10월 ‘BBB+’에서 ‘A+’로 올린 이후 7년 만이다. ‘AA-’ 등급 회복은 1997년 이후 15년 만이다. 이로써 3대 신평사 중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A’ 등급)를 제외하고는 모두 환란 이전 수준으로 등급이 되돌아갔다. 최종구 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신평사들이 등급을 판단하는 일반적인 기준이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S&P 역시 (등급 상향에 대해) 긍정적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피치는 중국과 일본에 대해서는 A+ 등급을 유지해, 우리나라가 한 등급 더 높아졌다. 주요 20개국(G20) 중에서는 미국과 독일, 프랑스 등에 이어 7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피치는 우리나라가 실물·금융 안정성과 튼튼한 거시경제정책 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등급 상향의 이유로 들었다.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과 단기외채 비중 축소, 외화보유액 증가 등 대외건전성 개선도 높게 평가받았다. 그러나 피치는 우리나라 성장률이 올해 2.5%에 그친 뒤 내년에는 3.6%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6월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보다 0.3% 포인트 내려잡은 것이다. 무디스 역시 지난달 27일 유로존 경기 침체 등을 이유로 우리나라 성장률이 3.0%에서 2.5%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치는 공기업 부채, 가계부채 등을 한국 경제의 취약요소로 지적했다. 이두걸·김양진기자 douzirl@seoul.co.kr
  • 131개국 ‘사형 폐지’…국제적 추세

    131개국 ‘사형 폐지’…국제적 추세

    “우리가 가진 가장 큰 의문은 잔인한 처벌이 범죄율을 실제로 낮추느냐 하는 점이다.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지난해 11월 유엔 회의에서 이란 사법부 산하 인권고등위원회의 무함마드 자바드 라리자니 사무총장은 사형 집행의 효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란은 지난해 사형집행 건수가 공식발표된 것만 360건에 이르는 세계 2위의 사형 국가다. 그런 이란에서조차 사형의 범죄예방 효과에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사형을 없애는 게 국제적 추세이기 때문이라고 폐지론자들은 말한다. 국제앰네스티의 자료에 따르면 2011년 말일 기준 ‘모든 범죄’에 대한 사형 폐지국은 96개국이고 한국을 비롯한 35개국은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전 세계 국가의 3분의2 이상이 사형을 형벌로 집행하고 있지 않고 있는 셈이다. 유엔 회원국을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전체 193개국의 91%인 175개국이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다. 주요 20개국(G20) 중에서는 미국, 중국, 사우디아라비아의 3개국에서만 사형이 집행됐다. 사형제 폐지의 흐름은 유럽에서 두드러진다. 옛 소련을 포함한 유럽 전체에서 지난해 사형을 집행한 나라는 벨라루스가 유일했다. 유럽연합(EU)은 사형제 폐지를 회원국 가입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국제앰네스티 관계자는 “사형 제도가 범죄를 억제하는 효과가 미미하고 세계적으로 인권 우선의 가치관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라면서 “단기적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명을 존중하는 문화로 가는 것이 오히려 강력범죄를 줄일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Weekend inside-녹색세계은행] 1000조원짜리 유치戰… “평창올림픽 경제효과의 100배”

    [Weekend inside-녹색세계은행] 1000조원짜리 유치戰… “평창올림픽 경제효과의 100배”

    최근 녹색기후기금(GCF·Green Climate Fund) 이사회가 열리고 있는 스위스 제네바는 ‘총성 없는 전쟁터’다. 올해 안에 GCF 사무국이 어느 나라로 갈지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다룰 GCF 이사회가 지난 23일(현지시간) 처음 열려 각국 간에 치열한 유치전의 막이 올랐다. 인천 송도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물론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신제윤 재정부 1차관 등이 세계 각국 유력 인사들을 물밑에서 접촉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신 차관은 “임기 중에 딱 두 가지만 이뤄 놓으면 후대에 평생 여한이 없다. 그중 하나가 GCF다.”라고 공언할 정도다. 일반 국민들에게는 생소하기 그지없는 GCF 사무국 유치에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이 이렇게 ‘목숨 거는’ 이유는 무엇일까. GCF가 앞으로 1000조원 이상의 기금을 운영하는 ‘녹색산업의 세계은행(WB)’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의 핵심 미래 아이콘인 녹색산업의 패러다임을 선점하는 효과도 엄청나다. 우리나라는 여기에 반세기 만에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한 ‘기적’을 전 세계에 알릴 절호의 기회라는 계산도 내심 하고 있다. GCF 유치에 성공하면 사실상 국제기구 사무국 첫 유치가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천문학적 재원 규모… 고용창출 효과 기대 24일 기획재정부와 외교통상부 등에 따르면 GCF는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기후변화 특화기금이다. 2010년 12월 선진국들이 유엔 상설기구로 GCF를 설립하는 데 합의하고, 지난해 12월 기금 설계 방안을 채택하면서 가시화됐다. 지구환경기금 등 기존 기후 관련 기금과 달리 온실가스와 기후변화에 집중적으로 재원을 투입하게 된다. 재원 규모는 천문학적이다. GCF의 이사국과 대리이사국인 41개 선진국이 내년부터 2020년까지 연간 1000억 달러의 장기 재원을 조성하게 된다. 총 80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904조원 정도다. 국제통화기금(IMF·8450억 달러)에 버금가는 규모다. GCF의 위상을 WB나 IMF, 아시아개발은행(ADB) 등과 동급으로 보는 이유다. 사무국 유치에 따른 부대효과도 상당하다. 정부는 GCF가 연간 120회 정도 국제회의를 열 것으로 보고 있다. 사무국 직원만도 500명에 이를 것으로 보여 고용 창출 효과도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정부 관계자는 “부대 비용까지 감안하면 1000조원짜리 수주전”이라고 말했다. GCF 사무국 유치에 성공하면 국가 위상도 크게 올라갈 전망이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있는 국제기구는 국제백신연구소(IVI)와 유엔동북아사무소(UNESCAP) 등 21개다. 하지만 대부분 사무소 수준이다. IVI 직원은 2009년 말 기준 157명이다. 연간 예산은 3000만 달러 수준이다. GCF 사무국 유치에 성공하면 전 세계를 아우르는 ‘제대로 된’ 국제기구로는 처음이 되는 셈이다. 2010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서울에 유치한 것보다 실질적인 효과가 훨씬 크다는 게 정부의 속내다. 유럽과 미국에 편중돼 있던 주요 국제기구를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유치한다는 의미도 작지 않다. 아시아 지역에 본부를 둔 국제기구로는 국제열대목재기구(ITTO·일본 도쿄), 국제미작연구소(IRRI·필리핀 마닐라),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아랍에미리트 연합) 등이 있지만 위상은 그리 높지 않다. 외교부 관계자는 “GCF 사무국을 가져오게 되면 지금까지 국제 외교에서 변방에 머물렀던 한계를 단숨에 극복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글로벌 신성장 동력으로 손꼽히는 녹색·기후 분야에서 우리가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의미도 크다. GCF가 기후변화 재원 체계를 총괄하는 환경 부문의 WB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우리나라가 글로벌 기후변화의 패러다임을 선점하는 데 유리한 조건이 마련되는 셈이다. 태양광과 자동차용 2차전지 등에 눈을 돌리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녹색산업 관련 투자 역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그동안 분담금 등의 문제 때문에 목소리를 내지 못했지만 GCF를 유치하게 되면 우리나라가 전 세계적인 녹색산업 분야 논의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진화된 녹색금융 기법 전수받아 녹색금융 분야의 질적인 향상도 기대된다.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은 “국내 금융기관들이 GCF의 선진화된 녹색금융 기법을 전수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녹색산업과 녹색금융이 결합하면 향후 우리나라가 100년 이상 먹고살 수 있는 인프라를 확보하는 동시에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의 100배 이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GCF 사무국 유치를 신청한 나라는 한국, 독일, 스위스, 멕시코, 폴란드, 나미비아 등 6개국이다. 오는 11월 말 카타르에서 열리는 제1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8)에서 최종 승자가 결정된다. 우리나라는 일찌감치 물밑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박재완 장관은 지난 6월 열린 ‘리우+20’ 정상회의에서 각국 각료와 양자 면담을 갖고 한 표를 호소했다. 신제윤 차관과 최종구 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은 최근 미국과 중앙아메리카, 아프리카 등을 돌며 유치 운동을 펼쳤다. 우리가 카드로 내민 것은 최첨단 사무실 제공과 비용 지원. 우선 다음 달 송도 아이타워가 완공되면 15개층을 GCF 사무국에 무료로 제공할 방침이다. 또 유치 첫해에 200만 달러를 출연하고, 그 뒤 7년 동안 해마다 100만 달러(약 15억원)의 운영 비용도 지원할 방침이다. 정부는 신 차관이 주재하고 관계부처 1급이 참여하는 유치추진단을 발족, 구체적인 운동에 들어갔다. 한덕수 무역협회장을 위원장으로 한 민간유치위원회도 출범했다.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국제기구 유치 경험이 풍부한 독일과 스위스다. 특히 독일은 해마다 운영비로 700만 유로(약 100억원)를 GCF에 내놓겠다고 제안하며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최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까지 유치전에 직접 나섰다. 신 차관은 “솔직히 다소 불리한 조건에서 유치전에 뛰어들었지만 지금은 해볼 만한 게임이 됐다.”면서 “유럽과 북미에 편중된 환경 관련 국제기구의 지역적 불균형 해소 필요성과 우리나라가 그동안 녹색 분야에 다각적으로 기여한 점 등을 적극 부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에티오피아 제나위 총리 돌연사

    에티오피아 제나위 총리 돌연사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의 멜레스 제나위(57)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숨졌다고 올리비에 베일리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대변인이 21일(현지시간) 밝혔다. 앞서 현지 국영 TV 방송은 “제나위 총리가 외국의 한 병원에서 두달간 치료를 받던 중 회복 단계에 접어들었다가 돌연 병에 감염돼 응급 치료를 받았으나 어제 자정쯤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제나위 총리는 지난 6월 멕시코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했으나 7월 중순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아프리카연합(AU) 정상회의에는 불참해 중병설이 나돌았다. 26세 때인 1991년 반군 지도자로서 멩기스투 하일레 마리암 독재정권을 축출한 뒤 1995년까지 대통령을 지낸 데 이어 지금까지 총리로 장기 집권해 왔다. 제나위 총리는 아프리카 지도자 중에서 특히 한국에 많은 관심을 보였던 ‘지한파’로, 한국의 경제 발전을 모델 삼아 국가 주도형 경제 개발 정책을 추진해 최근 수년 동안 10%대 이상의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Weekend inside-지구촌 식량위기] 이상기후만 탓할 수 없다… 인간의 탐욕이 ‘곡물파동’ 불렀다

    [Weekend inside-지구촌 식량위기] 이상기후만 탓할 수 없다… 인간의 탐욕이 ‘곡물파동’ 불렀다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만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늘기 때문에 결국 전쟁이나 기아가 일어날 것이다.” 영국의 경제학자 토머스 맬서스(1766~1834)가 1798년 저서 ‘인구론’에서 예언한 전망은 다행히 맞지 않았다. 개발도상국이 2차 세계대전 후 폭발적인 인구 증가로 식량문제를 겪었지만, 농업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킨 ‘녹색혁명’을 통해 위기를 해결했다. 맬서스는 배고픔을 이기려는 인간의 노력을 간과했던 것이다. 1960년대 중반까지 국제 곡물가격은 완만하게 하락했고, 생산력을 높이려는 각국의 노력은 계속됐다. ‘풍요의 시대’는 그러나 오래가지 않았다. 기상이변으로 인한 공급 감소, 곡물을 이용한 대체연료 활성화, 식량의 자원화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결합하며 곡물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식량을 투기 대상으로 보는 거대 자본의 ‘탐욕’은 세계 인구의 7분의1을 기아의 고통에 빠뜨리는 주범으로 작용했다. ●생산이 수요 못 따라가… 곡물값 2년 주기 요동 2006년부터 국제 곡물가격은 2년 주기로 요동치고 있다. 1972년이나 1996년 이상기후에 따른 흉작으로 발생했던 곡물파동과는 여러 측면에서 다르다. 2004~05년 세계 곡물 생산량은 20억 4447만t으로 전년보다 9.79%나 증가했으며, 해마다 20억t 이상 꾸준히 생산되고 있다. 생산의 문제가 아닌 수요 급증으로 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곡물(애그리컬처) 가격 급등이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진 것도 이전과 다른 점이다. 영국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낸 것도 이때다.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은 심각하다. 세계 곡물 생산량은 1990~91년 18억 1009만t에서 2010~11년 22억 4746만t으로 2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비는 27.1%(17억 5502만t→22억 8746만t) 늘었다. 1990년대 이후 곡물 생산량이 전년보다 줄어든 해는 10차례 있었지만, 소비가 감소한 경우는 4차례뿐이었다. 곡물 생산 차질의 주된 원인은 이상기후이지만 수요 증가는 인간이 야기했다. 우선 석유 파동에 대비해 각국이 바이오연료 생산에 열을 올리면서 곡물 소비가 크게 늘었다. 미국은 2005년부터 ‘에너지정책법’을 통해 에탄올 생산에 필요한 재원을 보조하고, 세금 우대정책으로 바이오 에너지 생산을 장려했다. 미국에서 수확된 옥수수가 에탄올 생산에 쓰인 비율은 1997~98년 5.5%에서 2007~08년 26.8%로 뛰었다. ●밀·옥수수값 최대 50% 치솟아… 일부 사재기 인간의 ‘돈 욕심’도 곡물가격 상승에 불을 지폈다. 미국과 유럽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풀면서 헤지펀드(단기차익을 좇아 이동하는 돈) 등 투기자본이 대거 곡물시장에 몰렸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곡물 관련 선물 거래에서 실제 농산물 거래는 2%에 불과하고, 나머지 98%가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적 금융자본”이라고 성토했다. 투기자본을 막으려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주요 20개국(G20)은 지난해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의 원자재 파생상품시장 규제·감독 일반 원칙을 승인하고, 시장 왜곡에 대한 우려가 있을 경우 매매 한도를 두는 등 적극적인 시장 개입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은 원유와 옥수수 등 28개 상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려다 업계의 반발로 연기했고, 영국은 규제 자체를 지금까지 반대하고 있다. 주요 곡물 수출국이 식량을 무기화하며 이용하는 것도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2008년 식량 수급이 불안한 조짐을 보이자 아르헨티나와 우크라이나,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은 수출제한 조치를 단행했고, 이는 국제 곡물가격 폭등으로 이어졌다. 러시아는 2010년에도 밀 생산량이 급감하자 수출 중단을 선언했다. 2012년 세계 곳곳에 이상기후가 나타나면서 인류는 다시 한번 애그플레이션 공포에 떨고 있다. 밀과 콩, 옥수수 가격이 최근 두 달 사이 30~50% 치솟았다. 애그플레이션으로 가는 마지막 단계인 ‘패닉 바잉’(panic buying), 즉 사재기 현상이 일어날 조짐도 있다. 멕시코에서는 옥수수로 만든 주식인 토르티야 가격이 급등하면서 사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고, 중국은 역대 최대 규모인 콩 6100만t을 2013년까지 수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7~2008년 식량 파동 당시 방글라데시 등 12개국에서 폭동이 발생한 것처럼 지구촌 전체가 다시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까닭이다. ●바이오연료 수요 감소… 희망적 전망도 그러나 과거의 파동과 지금은 여러 측면에서 달라 식량 위기로까진 치닫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도 있다. 일단 핵심 곡물인 쌀의 공급이 원활하다는 점을 든다. 미 농무부가 최근 발표한 ‘8월 세계 곡물 수급 동향과 전망’에 따르면 올해 쌀 생산량은 4억 6322만t으로 전년 대비 0.4%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밀과 옥수수가 각각 4.7%, 3.2% 줄어드는 것에 비하면 작황이 양호하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쌀은 t당 338달러에 거래됐다. 400달러를 훌쩍 넘겼던 2008년과 비교하면 안정적이다. 바이오연료 수요가 감소한 점도 애그플레이션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다. 2008년 국제유가(서부텍사스중질유)가 배럴당 14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자 세계 주요국은 앞다퉈 석유를 바이오연료로 대체했다. 그러나 지금은 국제유가가 95달러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어서 바이오연료가 절실하지 않다. 중국 등 거대 곡물 소비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것도 곡물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양승룡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의 생산 부진은 이미 시장에 반영된 만큼 조만간 파종에 들어가는 남미의 수확량이 중요하다.”면서 “남미마저 생산이 저조할 경우 투기자본이 활개를 치며 곡물 시장에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G20은 곡물 파동에 대비하기 위해 오는 27일(현지시간) 긴급 화상회의를 갖는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과거사 반성없는 노다정부 ‘난타’…‘레임덕 피하기’ 효과도

    역대 대통령 중 최초로 독도 방문(10일)→“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영향력도 예전 같지 않다.”(13일, 이명박 대통령)→일왕(日王)에 대한 사과요구(14일, 이 대통령)→“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반하는 행위”(15일, 광복절 경축사→“노다 요시히코 총리에게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는 결론 내렸다.”(16일, 청와대 고위관계자) 이명박 대통령을 포함해 정부가 최근 일주일 새 독도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 문제를 놓고 연일 강경발언을 쏟아내며 일본을 압박하고 있어 배경을 놓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일왕까지 직접적으로 이 대통령이 거론하며 사과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노다정부가 위안부 문제 등의 해결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낸 것으로 볼수 있다. 독도 등 영토 문제나 과거사 문제에 대한 조속한 해결을 기대하면서 가급적 발언을 자제하고 미래지향적으로 풀어나가자는 정도의 원론적인 접근을 해 왔지만, 노다 정부가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8일 일본 교토에서 열린 노다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외교관례를 벗어나면서까지 회담 시간의 거의 전부를 위안부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요구하는 데 할애했지만, 노다 총리는 “(서울 일본 대사관 앞에 있는) 위안부 평화비 철거를 요청한다.”고 맞섰다. 때문에 청와대 내에서는 일본에서 연내에 총선이 실시된다면 이후 구성되는 차기 정부와 과거사 문제를 심도 있게 다시 논의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고 강경한 태도로 일본을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외교·안보라인 쪽에서는 “우리 정부 입장으로 그런 결정을 한 적이 없다.”고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 여론의 흐름 등을 지켜보면서 ‘치고 빠지기’식의 접근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어쨌든 독도,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이 대통령이 목소리를 최근 들어 높이면서 17%까지 떨어졌던 국정지지도가 급상승하는 등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현상)을 피해가는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같은 정부의 강공모드는 일본 정부가 거세게 반발하면서 여러 대응 조치들을 내놓고 있지만 이는 충분히 사전에 예상한 수준이며 감당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판단도 작용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이번 광복절 경축사에서 올해 선진국에 진입했음을 이 대통령이 선언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이 변화했다는 자신감도 바탕에 깔려 있다. 이런 상황이라 노다 정부와는 한동안 갈등관계가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는 ‘조용한 외교’라는 대일 외교정책의 기조가 바뀐 것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청와대의 다른 고위관계자는 “개별 사안이 터지더라도 양국관계의 근간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관리하는 게 중요한 목표”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광복절 67돌] 위안부 ‘전시 女인권’으로 규정… 양국 긴장의식 ‘독도’ 빠져

    [광복절 67돌] 위안부 ‘전시 女인권’으로 규정… 양국 긴장의식 ‘독도’ 빠져

    전격적인 독도 방문(10일), 일왕(日王)에 대한 사과요구 발언(14일) 등으로 잇따라 대일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임기 마지막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가 책임 있는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는 점을 단호한 어조로 촉구했다. 하지만 독도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에서 일본 정부를 거듭 압박하면서 분명하고도 단호한 대일 메시지를 전달했다. 지난 3·1절 기념사에서 “군대 위안부 문제만큼은 여러 현안 중에서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할 인도적 문제”라고 언급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위안부 문제를 처음으로 양국 차원의 문제가 아닌 ‘전시(戰時) 여성 인권문제’로 규정한 것도 주목된다. ●위안부 문제 해결 日정부 압박 최금락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은 “이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를 단순히 한·일 양국 차원이 아니라 전 인류적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위안부 문제는 일본의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분명히 말한 것으로, 독도문제는 이미 행동으로 보여 준 만큼 경축사에 굳이 담을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율 명지대 정외과 교수는 “위안부 문제는 더 강경하게 나갔어야 하는데, 일왕 발언의 여파가 커지자 수위조절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송석원 경희대 정외과 교수는 “대일문제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는데 뭔가 서두르는 느낌이 있다.”면서 “다만 위안부 문제를 전시여성 인권문제라고 한 것은 한국이 제기할 수 있는 최상의 마지막 카드라고 본다.”고 밝혔다. 독도문제를 별도로 언급하지 않은 것은 ‘조용한 외교’라는 대일외교 기조를 전면적으로 바꿀 계획이 없는 만큼 이 대통령의 독도방문 이후 고조된 한·일 간 긴장관계를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한·일 재무장관 회담이 일본의 요구로 연기됐고, 일본 민주당 정부에서 처음으로 일부 각료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등 일본 쪽 반발이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한·일 간 갈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北 변화 촉구 선에 그쳐 이명박 정부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되는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수준에서 북한의 변화를 촉구하는 선에서 그쳤다. 임기 마지막 해인 만큼 역대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한반도 경제공동체 실현’(2008년), ‘대북 5대 개발 프로젝트 제안’(2009년), ‘통일세 도입’(2010년) 등 구체적인 대북 정책을 제시한 것과는 달랐다. 대북관계가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비난여론을 의식한 듯 “외부적으로 나타나는 양상과는 다르게, 그동안의 원칙있는 대북정책은 실질적으로 상당한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고 자평한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임혁백 고려대 정외과 교수는 “정부의 일관된 정책이 북한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게 했다는 것은 지나친 자가당착”이라면서 “우리 정부의 압박과 관계없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새로운 개방정책을 채택하는 것이며, 오히려 ‘화해와 협력’이라는 정책기조는 적어도 10년은 뒷걸음쳤다.”고 지적했다. 송석원 교수는 “대통령이 말한 ‘원칙 있는 대북정책’의 효과는,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의 중국방문이라든가, 중국과 북한의 경협 등 최근 북한의 경제개혁을 염두에 둔 발언인 것 같다.”면서 “그러나 북한의 그런 움직임이 이명박 정부의 4년에 의해 이뤄졌는지는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경제분야 치적 상당부분 할애 이 대통령은 또 올해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다고 밝히면서 연설의 상당부분을 집권 4년 반 동안 자신의 경제치적을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극복했으며, 국가채무 비율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양호한 편이라고 밝혔다. 또 대부분 선진국이 금융 위기 이전 국내총생산(GDP)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으나 우리나라만 10%이상 성장했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아시아에서 처음 개최했으며, 세계핵안보정상회의도 서울에서 열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김성수·하종훈기자 ss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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