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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황이 탔던 기아車 ‘쏘울’ 어떻게 됐나 보니…

    4박 5일에 걸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두고 경제계 일각에서는 ‘8월의 크리스마스’라는 말이 나온다. 교황에게 제공됐던 각 업체의 제품은 ‘교황이 사용했다’는 입소문만으로도 상당한 마케팅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수혜를 입은 곳은 현대·기아차다. ‘가장 작은 한국 차를 이용하고 싶다’는 교황에 바람에 배기량 1600㏄급인 기아차 ‘쏘울’이 전용 차량으로 제공된 데 이어 이후 교황은 이동 과정에서 카니발과 현대차 싼타페 차량을 이용했다. 현대·기아차는 이 밖에 자사 대형버스 등 모두 30여대를 제공했다. 업계는 교황 방문과 관련해 국내 업체들이 상당한 직간접 홍보 효과를 누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교황이 국내 차량을 타고 내리는 모습이 전 세계에 중계돼 ‘교황의 차’라는 상징성까지 갖게 됐다는 이유에서다. 교황이 탔던 차를 일단 돌려받기로 한 현대차그룹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현대차그룹은 “차량의 상징성을 고려해 내부적으로 전시하는 방법과 한국 천주교에 기증하는 방법 등을 놓고 고민 중”이라면서 “과거 주요 20개국(G20) 회의 때 각국 정상들에게 제공했던 차량처럼 일반에 판매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음료 역시 생수 브랜드 ‘석수’가 교황 방한 기간 사용되는 공식 물로 선정됐다는 점에서 특수가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광장 미사에서 무려 22만명 분량(350㎖ 제품 12만병과 18.9ℓ 제품 2000통)의 석수를 제공했다. 당시 광화문 행사에 공식 초대된 인원만 약 17만명에 이른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에서 집전하는 미사전례에 사용될 와인을 공급할 롯데주류 역시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경제계에서는 연구 사례를 통해 교황의 방한에 따른 경제 효과가 5500억원 이상에 달한다고 보고 있다. 브라질 관광공사는 지난해 7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리우데자네이루 세계청년대회 참가에 따른 경제 효과가 12억 헤알(5380억원)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100시간, 사상 최대 경호작전

    14일부터 시작되는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엔 단일 행사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경호력’이 동원된다. 2010년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와 비교해도 경호의 ‘총량’으로는 부족하지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다자회의 참석 정상들은 대개 1박 2일짜리 단기 일정이지만, 교황은 이번 방문에서 100시간가량 머무르기 때문에 동원 연인원 등은 다자회의에 못지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게다가 ‘대중과의 만남’ 행사 등 외부 노출을 고려하면 투입 에너지는 다자회의를 훨씬 넘어설 수 있다. 이를 위해 정부에 대규모 준비단이 꾸려졌고, 준비단 내 ‘경호본부’는 청와대 경호실이 총괄 지휘를 맡았다. 물론 군경 합동 경호 사안이다. 무엇보다 대중 친화적 이미지를 가진 프란치스코 교황의 특성을 감안한 경호를 해야 하기 때문에 경호본부는 그의 해외 방문 경호 사례를 집중 연구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위해 교황청이나 해당국들과 업무 교류도 활발히 해 왔다고 한다. 이 기법이나 사례 연구와 관련, 경호본부는 13일 “기법과 동선은 초기밀 사안이라 그 어떤 것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경호본부에는 교황 방한 기간 ‘갑호비상령’이 운영된다. 경호본부는 단위별로 경호·경비 대책회의를 지속해 왔으며, 광화문광장에서는 서울 31개 경찰서 정보 및 경비 담당들이 모여 우발 상황에 대한 종합 야외기동 훈련을 하기도 했다. 충북 음성 꽃동네 등 지방 방문을 전후해서는 해당 지역 일대의 모든 활공장과 경비행장, 사격장 운영 등이 전면 금지된다. 교황은 16일 시복 미사일에는 카퍼레이드와 미사 등을 포함해 3시간여 동안 신자들과 만난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생각나눔] 교황 대중 스킨십 막나?… 과잉 경호 논란

    [생각나눔] 교황 대중 스킨십 막나?… 과잉 경호 논란

    신자들과의 스킨십을 원하는 교황의 뜻을 이해 못한 과잉 경호인가, ‘A급 경호 인물’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책인가.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앞두고 불거진 ‘과잉 경호 논란’에 대해 가톨릭 교계와 시민, 경호 당국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10일 가톨릭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오는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시복식’(한국인 가톨릭 순교자 124인을 ‘복자’로 추대하는 예식)에는 초청된 천주교 신자 20만명과 시민 등 100만명 가까운 인파가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정확한 경비·경호 인력에 대해 함구하지만 일각에서는 2010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와 비슷한 3만명이 동원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행사장 인근 4.5㎞에는 방호벽(높이 90㎝)이 둘러쳐지며 시복식 참가자 20만명을 금속탐지기 300대를 동원해 꼼꼼하게 체크한다. 일부 가톨릭 신자들은 대규모 ‘경호 작전’에 부정적이다. 시복식에 초청받은 신모(26·여)씨는 “교황의 참뜻을 헤아리지 못한 행동으로 일반인에게 거리감만 준다”면서 “시복식에 공식 초청된 것인데도 금속탐지기를 통과하도록 하는 등 잠재적 테러리스트 취급을 받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대학원생 차모(27)씨도 “교황은 방탄차 대신 작은 차로 이동하고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 식사하는 소탈한 모습을 보였는데 당국이 너무 유난을 떤다”고 지적했다. 지나친 경호가 특히 비(非)신자들에게 큰 불편을 초래해 교황과 가톨릭에 대한 반감을 키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교황방한준비위원회 허영엽 신부는 “시복식을 포함한 모든 행사의 경호는 교황청 전례 원칙과 기준을 따르는 것”이라면서 “어쩔 수 없이 시민들에게 불편을 드리는 점은 양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호 당국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교황의 방문인 만큼 한 치도 소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 방한 때 대학생 이모(당시 23세)씨가 교황 차량 쪽으로 뛰어들어 장난감 총을 발사했던 ‘악몽’도 무시할 수 없다. 강신명 서울경찰청장이 경찰청장 후보자로 지명된 상황에서 경호에 구멍이라도 뚫리면 조직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가톨릭계와 의견을 맞춰 방호벽 높이를 G20 행사(2m) 때보다 낮췄다”고 말했다. 또,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2008년 미국 뉴욕을 방문해 카퍼레이드할 때도 바리케이드를 설치하는 등 한국의 경호가 유별난 것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한편 시복식 장소인 광화문광장에 세월호 피해자 유족들의 농성 천막이 설치돼 있는 것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천주교 측이 유족들과 일시 철수를 협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반면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관계자는 “경찰이나 서울시로부터 시복식과 관련해 들은 말이 없다”면서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인천 송도컨벤시아

    [명인·명물을 찾아서] 인천 송도컨벤시아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자리 잡은 송도컨벤시아는 인천 최초이자 유일한 국제컨벤션센터다. 국내 컨벤션센터로는 후발 주자로 2008년 10월 문을 열었지만 뛰어난 국제공항 접근성을 토대로 그동안 ‘A-WEB 창립총회’, ‘G20 재무차관·중앙부총재회의’, ‘국제모의유엔회의’, ‘세계장애대회’ 등 굵직한 국제행사를 비롯해 연간 400여건이 넘는 국제회의, 전시, 이벤트를 소화했다. 바로 옆에 있는 인천대교를 이용하면 인천국제공항까지 차량으로 20분 거리다. 송도컨벤시아 오픈 이후 인천은 국제협회연맹(UIA) 기준으로 MICE(국제회의 등과 관광을 결합한 개념) 개최도시 5위를 기록하는 등 비즈니스도시로서 위상을 드높였다. 제17회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송도컨벤시아는 인천 MICE산업의 활성화를 선도하기 위해 다각적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다음달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아시아 45개국 1만 30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아시안게임에서 송도컨벤시아는 국제방송센터로 활용된다. 송도컨벤시아는 아시안게임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설비·기술인력을 지원하고 원활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비상 체제를 운영할 방침이다. 송도컨벤시아는 미국 뉴욕의 디자인회사 KPF가 가장 한국적인 디자인인 태백산맥을 형상화해 외관을 설계했다. 독특한 외관으로 인해 CF, 영화, 화보,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매체의 촬영장소로 이용되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 헤드하우스 앞에 휴식 공간을 조성해 소규모 콘서트 등을 열 수 있다. 송도컨벤시아 관계자는 “독특하고 감각적인 디자인과 최첨단 유비쿼터스 시스템, 친환경 설비 등 최적의 조건을 갖춘 명품 컨벤션센터”라고 강조했다. 송도컨벤시아는 일방적인 홍보 방식에서 탈피, 고객과 양방향 소통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기 위해 블로그(www.songdoconvensiablog.com)와 페이스북(www.facebook.com/songdoconvensia)을 지난달 오픈했다. 벌써 블로그 누적 방문객 1만 687명, 페이스북 팬 5900명을 확보했으며 연말까지 블로그 방문객 6만명, 페이스북 팬 1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고객 중심의 홍보 콘텐츠 발굴 및 바이럴 활동을 통해 송도컨벤시아의 인지도를 높이고 고객 방문을 늘리기 위해 10명의 서포터스를 선발, 운영 중이다. ‘컨벤시안’이라고 불리는 서포터스는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리는 전시·컨벤션 홍보를 비롯해 송도 주변 관광, 쇼핑, 숙박, 먹거리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 송도컨벤시아는 지난해 499건의 행사를 개최했으며, 올해도 다양한 국제회의·전시회·이벤트를 개최하기 위해 행사 주최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컨설팅 및 팸투어를 제공하는 등 다각적 전략을 펼치고 있다. 대규모 행사 유치를 위한 전략으로 단순한 시설 안내보다는 행사의 콘셉트에 맞는 관광, 숙박, 연회 등의 코스를 설계해 주고 있다. 송도컨벤시아는 2단계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2017년까지 지하 1층, 지상 4층(연면적 6만 1371㎡) 규모의 2단계 사업장에 대한 사업기본계획을 오는 10월 고시하기로 했다. 송도컨벤시아의 잠재력은 주변 환경에서도 잘 드러난다. 미국 게일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은 4900억원을 들여 국내 최고층 건물인 지하 3층, 지상 68층(높이 305m)의 동북아트레이드타워를 지난달 10일 완공했다. 이 빌딩에는 호텔과 대기업 등이 입주한다. 지난해 이 빌딩을 3460억원에 인수한 포스코그룹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은 현재 서울역 앞에 있는 본사를 오는 12월까지 이전할 방침이다. 인천경제청은 대우인터내셔널 이전으로 다른 계열사들도 상당수가 송도국제도시로 옮길 가능성이 높아 유동인구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12월까지 송도 상업단지(1만 9587㎡)에 복합 테마몰을 착공하기로 했다. 이 테마몰에는 호텔과 백화점, 레스토랑, 공연문화시설 등이 들어선다. 롯데도 내년 상반기 백화점과 영화관, 아이스링크 등을 갖춘 복합 쇼핑몰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열린세상] 정부, ‘신뢰적자’ 회복이 우선이다/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정부, ‘신뢰적자’ 회복이 우선이다/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지난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 이전에도 우리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신뢰 수준은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세월호 참사 이전에 조사하고 5월 8일 발표한 ‘더 나은 삶의 지수’에 의하면 조사 대상에 포함된 우리나라 국민들 중 정부를 신뢰한다고 한 응답자는 겨우 23%에 불과해 조사 대상국 중 29위를 기록했다. 문제는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나라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수준은 더욱 낮아졌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있어 국민안전과 관련된 각종 규제를 지나치게 완화하거나 자율규제로 몰고 간 책임자가 누구이고, 침몰의 직접적 원인 제공자, 침몰 후 구조에 있어 누가 그 책임을 다하지 못했는가를 명백하게 밝히지 못하면 정부 신뢰는 금이 간다. 또, 이 모든 일에 관련하여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는 정부부처와 관련 기관이 어딘지도 밝혀야 한다. 세월호 참사에 있어 우리 정부기관의 부실한 대응 이외에도, 사고를 둘러싼 전관예우, 민관유착, 비리 문제가 불거지면서 정부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지게 되었다. 아산정책연구원 발표에 의하면,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에 대한 신뢰 수준은 10점 만점 기준 4.1점으로 참사 이전 조사 결과에 비해 현격한 하락을 보여주고 있어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심각한 상태임을 보여주고 있다. 적극적인 의미에서 정부 신뢰란 ‘정부가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는 데 대한 국민들의 기대’를 의미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차원에서는 ‘정부가 올바른 일을 공정하게 처리할 것이라는 믿음’이 전제되어 있어야 한다. 돌이켜보면 세월호 참사 이전부터 정부는 계속 국민들의 신뢰를 잃어 왔다. 예를 들어, 매번 안전관련 사고가 터지고 인명 및 재산피해가 발생할 때마다 사실상 동일한 문제가 지적되고 별 차이 없는 대응책이 발표되었다가 또 잊을 만하면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여 국민들을 실망시켰다. 정부에 대한 불신이 정부에 대한 믿음보다 크게 되면, ‘신뢰적자’ 상태가 된다. 물론 ‘신뢰적자’의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2011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 앞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정부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는 ‘재정적자’가 아닌 ‘신뢰적자’라고 지적한 바 있다. ‘신뢰적자’의 문제는 단순히 국민들이 정부를 믿지 않는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한 번 신뢰를 잃으면 다시 회복하기까지 오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신뢰적자’ 문제는 재정적자 문제보다 훨씬 심각하다. 모든 정부 정책이 원활하게 추진되기 위해서는 정책 대상인 국민들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순응을 하는 것이 필요한데, 국민들이 정부를 믿지 못한다면 정부 정책에 저항을 하게 되고 결국 그 정부 정책이 실패하게 될 확률이 커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세월호 참사 이후 공직 사회의 무책임과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제시하였다. 세월호 참사를 통해 드러난 공직사회의 무능과 부패를 척결하여 우리나라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혁신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정부 스스로 혁신을 위한 의지와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국민들의 믿음을 확보해야 한다.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첫째, 정부의 정책 형성 및 집행 과정을 국민들이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그동안 여러 가지 이유로 정책결정 과정과 집행 과정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으면서 공정성 시비가 반복되었고, 결국 신뢰 상실로 이어지게 되었다는 점에서 투명성 확보는 신뢰 회복의 밑거름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정부 정책의 일관성 확보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새로운 대책을 발표하여 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혼란에 빠지게 되고 정부의 정책이 언젠가 또 바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셋째, 정해진 원칙의 엄격한 적용을 통한 실질적인 공정성 확보다. 게임의 규칙을 아무리 잘 설계했다고 하더라도 원칙 없이 적용된다면 규칙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고, 이는 결국 정부 전체에 대한 불신이 확대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앞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이 투명성, 일관성, 공정성을 바탕으로 추진되어 정부신뢰가 하루빨리 회복되길 기대한다.
  • 김희범 문화부 1차관, G20정상회의 등 공보업무 정통

    김희범 문화부 1차관, G20정상회의 등 공보업무 정통

    국내외 공보 업무로 잔뼈가 굵은 행정관료 출신이다. 옛 문화공보부 출신으로 2010년 대통령 직속 G20정상회의 준비위원회 홍보기획단장을 비롯해 해외문화홍보원장, 대통령비서실 공보기획행정관, 주애틀랜타 총영사등 문체부와 외교통상부, 국정홍보처를 오가며 요직을 두루 거쳤다. 부인 최수현씨와 사이에 2남. ▲서울(55) ▲경성고, 연세대 행정학과 ▲행시 24회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장 ▲대통령직속 G20정상회의준비위원회 홍보기획단장 ▲외교부 주애틀랜타 총영사
  • 美의회 골드메달 받은 헝가리의 쉰들러 사망 미스터리 풀릴까

    美의회 골드메달 받은 헝가리의 쉰들러 사망 미스터리 풀릴까

    ‘헝가리의 쉰들러’로 불리는 라울 발렌베리(1912~1947)가 미국 의회가 수여하는 골드메달을 받은 것을 계기로 그의 죽음에 얽힌 미스터리가 밝혀질지 주목된다. 10일 AFP통신은 미 의회가 발렌베리에게 최고의 미국시민에게 주는 의회골드메달을 수여했다고 전했다. 기념식에 참석한 발렌베리의 조카딸 마리 두푸이는 “지난해 9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러시아 측이 보관하고 있는 관련 자료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는 얘기를 스웨덴 주재 미국 대사에게서 들었다“고 말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그런 발언 여부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고위급에서 그 문제가 논의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스웨덴 재벌가에서 태어난 발렌베리는 건축가를 꿈꿨으나 2차대전 당시 나치의 아돌프 아이히만이 관할하던 헝가리의 스웨덴공사관에서 1등 서기관으로 부임한 뒤 그쪽 지역 유대인들 수만명을 홀로코스트 행렬에서 빼돌려 국외로 탈출시켰던 인물이다. 그의 도움으로 죽지 않을 수 있었던 사람들 가운데 톰 렌토스가 나중에 미 하원 외교위원장이 되면서 윈스턴 처칠 영국 수상에 이어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의회가 인정하는 명예시민으로 추대됐다. 의회 의사당에는 그의 흉상이 만들어졌고, 뉴욕에는 그의 이름을 딴 학교도 지어졌다. 그러나 그의 최후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소련군이 헝가리에 진주한 뒤 발렌베리에 대한 얘기는 뚝 끊겼다. 유족들의 끈질긴 요구에 계속 침묵을 지키던 러시아는 2000년대 들어서야 1947년 7월 스탈린 시절 모스크바에 있던 비밀경찰감옥에서 34살의 나이로 숨졌다는 내용의 서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왜, 어디서, 어떻게 죽었는지 자세한 정황은 알려지지 않았다. 때문에 발렌베리가 실은 미국의 정보요원이었다거나, 요원은 아니었으나 오해를 받아 소련군에 총살됐다는 등의 추측이 광범위하게 나돌았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기고] 적정기술이 만드는 지구촌 행복/김영민 특허청장

    [기고] 적정기술이 만드는 지구촌 행복/김영민 특허청장

    ‘콩 한쪽도 나눠 먹는다’는 옛말이 있다. 지난해 초대형 태풍 하이옌으로 큰 피해를 본 필리핀에 가슴 아파하며 성금과 물품을 기부하는 손길을 보며 예부터 나눔을 실천해 온 민족임을 다시금 느낀다. 우리나라는 2009년 개발도상국을 도와주는 공여국의 지위로 올라선 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 회원국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국민총소득(GNI) 대비 공적개발원조(ODA) 증가율이 18.8%로 세계 1위에 올랐다. 지구촌에는 하루를 1000원 남짓한 돈으로 생활하고 있는 극빈곤층 인구가 약 12억명에 달한다. 국제사회의 기부가 증가하고 있지만 빈곤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원조 방식이 적절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유대인 속담에 ‘물고기를 한 마리 주면 하루밖에 살지 못하지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준다면 평생을 살아갈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개도국 국민이 현실에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립을 이룰 수 있는 맞춤형 원조가 필요하다. 물·식량·에너지 등 현실적 생계와 직결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정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이유다. 현지 맞춤형 적정기술을 보급하는 것은 의식주와 관련한 현실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적 효과가 큰 기술 사업화를 통해 지역경제를 발전시키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 우리 기업은 새로운 시장개척과 일자리 창출의 기회로도 활용할 수 있기에 적정기술 나눔은 과학기술 원조이자 창조경제의 실현에도 일조가 기대된다. 우리나라는 미국, 유럽, 중국, 일본과 함께 특허 선진 5개국(IP5), 상표 선진 5개국(TM5)으로 활동하는 세계 5대 지식재산권 강국이다. 2009년부터 특허정보를 활용한 적정기술을 개발해 개도국에 보급하고 있다. 특허청이 보유한 약 2억 4000만건의 특허정보는 모든 분야에 걸쳐 다양한 기술을 담고 있다. 특허정보를 활용하면 적은 예산으로 효과적으로 개도국 현지에 맞는 적정기술을 개발할 수가 있다. 그동안 벌목 금지령으로 땔감이 부족한 아프리카 차드에 사탕수수 숯 제조기술, 식수 확보가 곤란한 캄보디아에 간이 정수기, 주거환경이 열악한 네팔에 대나무 단열 주택기술을 보급했다. 최근 필리핀에 아로마오일 추출기와 파푸아 뉴기니에 간이 워터펌프를 지원해 농가 소득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일조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아태경제협력체(APEC)에서 지식재산을 활용한 적정기술 나눔사업을 제안해 회원국으로부터 타당성을 인정받아 약 9만 달러의 기금을 지원받았다. APEC과 공동으로 2일부터 2일간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지식재산의 전략적 활용’이라는 주제로 적정기술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적정기술 제품인 ‘큐드럼’(도넛 모양의 물통)을 개발한 리처드 쿨만과 APEC 지식재산전문가회의(IPEG) 의장인 미겔 마게인 멕시코 특허청장 등 25개국 적정기술 전문가가 참석한다. 반세기 만에 최빈국에서 주요 20개국 모임(G20) 경제국으로 성장한 경험을 토대로 선진국과 개도국이 동반성장할 수 있는 행복한 지구촌을 꿈꿔 본다.
  • 푸틴·포로셴코 “우크라 유혈사태 끝내자”

    푸틴·포로셴코 “우크라 유혈사태 끝내자”

    우크라이나 사태의 열쇠를 쥐고 있는 두 정상이 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 기념식장에서 처음으로 한목소리를 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당선자와 공동으로 유혈사태와 군사 활동을 끝내자는 데 의견을 모은 것이다. 6일 AFP통신에 따르면 푸틴의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푸틴과 포로셴코가 우크라이나 동남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유혈사태와 정부군, 친러 무장세력 양측의 군사작전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끝내길 바란다”고 발표했다. 두 정상은 이에 앞선 기념식과 오찬행사가 시작되기 전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주재로 약 25분간 만나 대화를 나눴다. 관계자는 러시아가 포로셴코를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계속되고 있는 교전을 중단하는 내용이 포함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말에 따르면 푸틴은 7일 포로셴코 대통령 취임식에 대사를 파견할 예정이다. 두 정상은 이날 오찬장에 들어서기 전에도 행사장 문 앞에 서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함께 짤막한 대화를 나눴다. 이 같은 진전은 전날부터 계속된 각국 정상의 비공식 활동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정상들은 푸틴에게 하나같이 포로셴코를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그를 조속히 만날 것을 촉구했다. 올랑드는 5일 엘리제궁에서 푸틴과 만찬을 갖고 우크라이나의 대통령 당선자 포로셴코를 조속히 만날 것을 촉구했다. 앞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샤를드골 공항에서 푸틴을 만나 “우크라이나 사태에 더 이상 개입하지 말고 포로셴코를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협력하라”고 강조했다. 메르켈 독일 총리도 6일 그를 만나 “우크라이나를 안정화할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로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아 지난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로 마주치지 않았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날 오찬 직전 10~15분 동안 다른 정상들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고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이 밝혔다. 푸틴이 포로셴코를 대통령으로 인정해야만 러시아가 우크라 대선의 합법성이나 권력 계승의 정통성을 인정하는 셈이 돼 우크라 동부 지역의 유혈충돌이 누그러질 수 있다. 정상들이 이번 행사에 모인 명목은 ‘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 기념식 참석이었지만, 실상은 치열한 외교 각축전이었다. 1944년과 달라진 점은 독일 대신 러시아가, 아돌프 히틀러 대신 푸틴 대통령이 연합국의 공동 ‘타깃’이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행사는 늘 한편으론 기념식이자 한편으론 외교 각축장이었다”면서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의 적이 된 푸틴이 신(新)냉전시대의 대표로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BBC는 “이번 기념식은 ‘우크라 침공’ 후 서방이 기피해 왔던 푸틴이 처음으로 서방과 마주한 만큼 국제적으로 중요한 자리”라면서 “러시아와 서방이 갈등을 풀 수 있는 외교적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1944년 6월 6일 새벽 미·영 연합군(총사령관 아이젠하워)이 독일 치하에 있던 노르망디에 기습 상륙한 작전이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큰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남긴 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군이 승리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으며, 유럽 대륙의 해방을 가져다준 기념비적인 작전으로 남아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한국 국가경쟁력 26위, “4단계나...정부 효율성 탓”

    한국 국가경쟁력 26위, “4단계나...정부 효율성 탓”

    한국 국가 경쟁력은 26위다. 22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에 따르면 한국은 ‘2014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평가대상 60개국 중 26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22위에서 4단계 떨어진 순위다. 한국 국가경쟁력의 하락은 정부 효율성과 기업 효율성 분야 탓이다. 정부 효율성 부문은 20위에서 26위로, 기업 효율성 부문은 34위에서 39위로 추락했다. 정부 효율성은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순위다. 한국 국가경쟁력은 아시아·태평양 국가 중 9위, 인구 2000만명 이상 국가 가운데 10위를 차지해 지난해보다 각각 2단계·1단계씩 밀렸다. G20 국가 중에서는 8위를 차지해 지난해 7위에서 1단계 하락했다. 미국과 스위스는 각각 2년 연속 1위와 2위를 유지했다. 지난해 5위였던 싱가포르는 3위로 올라섰다. 일본은 지난해 24위에서 3계단 오른 21위를, 중국은 21위에서 2단계 떨어진 23위다. 네티즌들은 “한국 국가경쟁력 26위, 중국보다도” “한국 국가경쟁력 26위, 정부와 기업의 효율성 때문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연내 1000원선까지? 세 자릿수 진입?

    연내 1000원선까지? 세 자릿수 진입?

    올 들어 달러당 1050~1060원선을 오르내리던 원화 환율이 아래쪽으로 확실하게 방향을 튼 것은 지난달부터다.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지던 1050원선이 지난 4월 9일(1041.4원) 속절없이 무너지자 그로부터 불과 이틀 뒤인 11일(1035.0원) 1040원선마저 힘없이 내줬다. 지켜보던 외환 당국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엄포(구두 개입)와 실탄(물량 개입)을 교대로 투하했다. 당국과 시장의 힘 겨루기 속에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던 환율은 기어코 1030원선도 7일 뚫었다. 시장에서는 1050원선이 무너지는 순간, 1000원까지는 갈 수 있다고 대체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국내에 달러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환율 하락에 따른 가격 경쟁력 약화 우려에도 수출은 여전히 견고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4월 수출액은 503억 달러다. 월간 기준 역대 두 번째 최고 기록이다. 증가율로 따져도 지난해 4월 대비 9.0%다. 이에 힘입어 경상수지도 25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연간 흑자액이 6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에도 경상흑자액은 국내총생산(GDP)의 6.1%나 됐다.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제조업이 발달한 독일을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미국 등은 원화 환율이 더 떨어져야 한다고 본다. 한국 정부가 외환시장에 의도적으로 개입해 환율 하락을 막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은근슬쩍 내비친다. 외환 당국이 섣불리 시장에 개입하지 못하는 것은 그래서다. 하지만 세 자릿수까지는 당국도 용인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오석 부총리는 이날 경제장관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환율이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달 10일 “환율 변동성이 너무 커져 쏠림현상이 생기면 시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수 있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외환 당국 관계자는 “글로벌 달러 약세 등으로 원화가치가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지금의 (환율 하락) 속도가 적정한지는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급격한 하락을 보고만 있지는 않겠다는 의지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오늘(7일)은 연휴 동안의 달러 매도 수요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외환 당국도 억지로 돌려세우기 어렵다고 판단해 (시장 개입에) 적극 나서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도 환율이 좀 더 하락할 요인은 있지만 1000원선으로 떨어지면 당국이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세 자릿수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이 증권시장에서 채권을 사고 있지만 주식은 순매도로 전환한 것도 환율 추가 하락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지금의 경상흑자 추세나 국제사회의 원화 절상 압력 등에 비춰볼 때 올해 안에 원화 환율이 세 자릿수로 떨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데스크 시각] 한국이 진짜 ‘미개한’ 이유/박상숙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한국이 진짜 ‘미개한’ 이유/박상숙 산업부 차장

    외국에 잠깐 발을 디뎠던 사람들이 되레 그 나라를 다 아는 것처럼 떠드는 법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한 대학 도시에서 짧게 연수 생활을 했던 기자도 그동안 지인들에게 사골국처럼 우려먹었던 그곳 얘기를 꺼내려 한다. 아들이 다니던 현지 초등학교에서 전화가 왔다. 등굣길 스쿨버스를 아들과 함께 기다리던 여자가 할머니냐고 묻고는 “버스가 다가설 때 할머니가 아이의 등을 떠밀었다. 갑자기 차도로 내려온 아이 때문에 운전기사가 기겁했다”는 것이다. 순간 터지려는 웃음을 꾹 참았다. 동서양 문화차이가 빚어내는 촌극은 끝이 없구나 하며. 요즘은 나아졌다지만 예전엔 정차 장소에 버스가 서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무정차 통과도 비일비재했다. 팍팍한 한국적 환경에 단련되다 보니 버스가 올 때 차도로 내려가 준비 자세를 취하는 건 기본이요, 행여 버스가 지나칠세라 쫓아갈 태세까지 갖추는 건 당연했다. 미국의 한적한 시골 동네에 와서도 못처럼 굳게 박힌 습관을 버리지 못해 현지인들을 놀라게 한 것이다. 스쿨버스의 속도는 20㎞ 남짓. 몇 미터 앞에서 누가 지나간다 해도 큰 사고가 날 리 만무다. 학교 관계자는 심각했다. “버스는 늘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 멈춘다. 절대 움직이지 말고 제자리에서 기다려 달라.” 세월호 참사를 접하고 보니 사소한 위험도 놓치지 않는 그들의 사고방식이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느끼게 된다. 원칙과 매뉴얼을 목숨처럼 여기고 여기서 조금이라도 어긋난다 싶으면 발 빠르게 대처한다. 운전기사의 즉각적인 신고 정신과 학교 관계자의 주의 환기에서 모든 일을 ‘에프엠(Field Manual·야전교범)’대로 처리하는 ‘개화된’ 국민성을 알 수 있다. 우리도 원칙, 매뉴얼이 다 있다. 문제는 늘 말뿐이라는 것. 때문에 숱한 인재를 겪고도 아직도 외양간을 고치지 못했다. 평소의 사소한 변화나 작은 징후에 대한 무신경은 번번이 대형참사로 이어졌다. G20 선진국 운운하면서도 어렵지도 않은 매뉴얼 하나 지키지 못해 어린 생명을 한꺼번에 잃었다는 점에서 국민적 분노와 무력감은 더욱 크다. 돌이켜보니 ‘원칙 망각증’과 ‘안전 불감증’은 일상적인 학교현장에도 만연했다. 아이를 전학시키던 날, 학교 운동장 한편에 유리, 목재 등 방학 기간 쓰고 남은 공사 자재가 어지럽게 널려 있는 것을 보고 기가 막혔다. 한번은 교실 건물 출입구에 어른 키만 하게 두 단으로 쌓은 벽돌 더미를 뚫고 아이들이 하교하는 모습을 본 적도 있다. 인명피해가 없더라도 미국 같으면 한동안 지역사회가 들끓고도 남을 일이다. 사소한 것을 잘해야 중요한 일도 잘한다. 사람의 됨됨이를 판단할 때 사소한 일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살피라는 말도 있다. 미국이 세계 최강국이 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최근 유명 정치인의 2세가 꼬집은 대로 한국은 ‘미개하다’. 그러나 철부지의 야유는 국민 정서가 아니라 원칙과 상식을 늘 ‘대범하게’ 무시해 대형참사를 반복하는 정부 관료, 정치인에게 향해야 마땅하다. 유가족의 눈물이 홍수를 이룰 때 라면을 먹고 기념사진을 찍으며, 마라톤을 뛰고 폭탄주를 돌렸으니 미개하다 할 만하지 않은가. 하긴 수준 이하의 사람들을 뽑아 혈세를 낭비하니 국민이 미개하다는 소리를 듣는 게 싼지도 모르겠다. alex@seoul.co.kr
  • 英왕세손 몸에 함부로 손을 대다니…호주총리 곤혹

    英왕세손 몸에 함부로 손을 대다니…호주총리 곤혹

    ”감히 왕세손 몸에 손을 대다니…”  토니 애벗 호주총리가 영국 윌리엄 왕세손의 ‘몸’에 함부로 손을 댔다가 곤혹을 치루고 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호주 의회에서 열린 윌리엄 왕세손 환영 공식행사에서 애벗 총리는 왕세손의 등에 손을 대는 ‘결례’를 범했다. 영국왕실은 지금도 ‘보통사람’이 ‘로열패밀리’에게 악수를 제외하고 함부로 손을 대는 것을 의전에 어긋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호주는 과거 이와 같은 사례로 한차례 ‘손’을 크게 데인 바 있다. 지난 1992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호주 의회를 방문했을 당시 폴 키팅 호주 총리가 여왕을 안내하며 등에 손을 대는 실수를 한 것. 곧바로 영국언론은 키팅 총리에게 ‘오즈의 도마뱀’(The Lizard of Oz)이라는 별명과 함께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이후에도 이같은 사례는 여러차례 있었다. 지난 2009년 영국 버킹엄궁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환영식에서도 미국 미셸 오바마 여사가 엘리자베스 여왕과 어깨동무 비슷한 포즈를 해 영국 언론의 비난을 받았다. 이에대해 당시 버킹엄궁 측은 “두 사람의 친밀함과 존중의 표시”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으며 이번 왕세손 사건 역시 영국 왕실에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영국 네티즌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많은 네티즌들이 “사라지지 않은 구시대의 의전”이라며 비난한 반면 일부 네티즌들은 “이는 왕실예법으로 오랜시간 내려온 전통”이라며 반박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북핵과 동맹… 韓·美의 메인요리

    북핵과 동맹… 韓·美의 메인요리

    오는 25일 열릴 한국과 미국 간 정상회담 및 정상 간 만찬에는 대화 주제에 있어 사실상 제한이 없는 듯 보인다. “북한 핵문제, 일본과의 역사 문제, 한·중·일 3국을 포함한 동북아 이슈까지 한국과 미국에 관련된 모든 얘기가 테이블에 올라 있다”고 15일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지난 9일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회담 준비단장격으로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것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김 차장은 “사전 협의에 있어 여러 단계를 거치지 않고 청와대의 시각을 바로 전달할 수 있는 효율적인 채널”인 데다 “외교부 차관을 지낸 미국통 외교관으로서 워싱턴에 다양한 외교 네트워크를 가진 점도 감안됐다”는 후문이다. 우선 두 정상은 최근 북한의 제4차 핵실험 위협 등으로 인해 한반도와 동북아에 군사적 긴장감이 조성되는 상황이어서 북핵 위협을 집중 논의할 전망이다. 양자 및 다자 차원의 공조 대응 방안이 거론되면서 ‘동맹’이 논의의 핵심으로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미 간의 동맹뿐 아니라 한·미·일 동맹까지 포괄하는 만큼 자연스럽게 역사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한·일 관계도 거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양국 현안으로는 전시작전권 전환 재연기 문제가 있다. 최근 정부도 이 문제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자유무역협정(FTA)의 지속적 발전 문제와 한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참여 등 경제 문제 등도 협상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해외 순방 일정으로 지난해 5월 미국을 방문했을 때 오바마 대통령과 ‘한·미 동맹 60주년 기념 공동선언’을 채택한 적이 있어 이번에도 ‘포괄적 전략동맹 발전 방안’이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23일 늦은 오후 일본을 도착해 24일 미·일 정상회담과 일왕 환영행사 등을 2박3일간 소화한 뒤 25일 이른 오후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날 한·미 정상회담 및 만찬 행사를 갖고 26일 교육·문화행사 또는 주한미군 관련 행사에 참여한 뒤 26일 늦은 오후 말레이시아로 떠난다. 일본에서는 42시간가량, 한국에서는 1박 2일간 30시간가량 체류하게 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1기 임기 첫해였던 2009년 11월 방한한 데 이어 2010년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2012년 3월 핵안보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한국을 방문했었다. 정부 관계자는 “오바마 대통령이 재임 중 이처럼 자주 방문한 나라는 한국과 멕시코 등 손에 꼽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 톡 경제 콘서트] 신용평가기관의 신용도는 누가 평가하나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 톡 경제 콘서트] 신용평가기관의 신용도는 누가 평가하나

    신용평가기관은 채무자나 채권의 원리금 상환 능력, 파산 가능성을 평가해 신용등급을 부여하는 기관이다. 세계적으로 수많은 신용평가기관이 있지만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 등 3대 신용평가사가 국제금융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대부분의 국제적인 기관투자자들이 이들 3대 신용평가기관이 평가한 신용등급을 기준으로 거래 상대방이나 채권의 신용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신용등급을 어떻게 받느냐는 수익률과도 직결된다. 보유하고 있는 채권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채권과 무위험자산 간의 이자율 차이(스프레드)가 커져 손실을 볼 수 있다. 채권의 이자율이 높아지면 채권값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사채와 같은 신용채권 투자자들에게 신용평가기관들의 신용평가 방향을 예측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투자자뿐 아니라 채권 발행자 등 차입자들은 더욱 신용평가기관의 눈치를 보게 된다. 왜냐하면 발행 채권에 부여된 신용등급이 직접적으로 자금조달비용(채권금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채권 발행자가 국가일 때도 마찬가지다. 신용등급이 국채 금리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 될 뿐 아니라 국가의 신용도나 국가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나타내는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1997년 외환위기 직후 투기등급 수준인 Ba1(무디스 기준)까지 강등됐던 국가신용등급은 이후 꾸준히 상승해 지금은 네 번째로 높은 등급인 Aa3까지 올라갔다. 이에 따라 대외신인도가 오르고 차입금리가 떨어지는 등 국제금융시장에서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신용등급이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크지만 신용등급의 신뢰성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아 왔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흥시장국과 남유럽국가들에 이어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의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신용평가에 대한 공정성 논란이 고조됐다. S&P가 미국, 프랑스 등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등급(AAA)에서 강등하자 미국 및 유럽연합의 주요 인사들이 S&P 신용평가의 일관성 부족을 비판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모기지)에 기반한 주택저당증권(MBS)과 구조화채권(CDO) 등에 대한 관대한 신용평가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미 의회의 금융위기조사위원회는 무디스가 2006년 최고등급(Aaa)을 부여했던 MBS 중 73%가 2010년 4월까지 투기등급으로 강등됐다고 추산했다. 결과적으로 신용평가기관의 신뢰성을 믿고 서브프라임 MBS 등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엄청난 손실을 봤다. 일부에서는 신용평가기관들의 관대한 신용등급 책정 관행이 신용평가기관과 피평가기관(채권 발행기관)과의 밀착 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대부분의 신용평가기관이 해당 채권 발행기관으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신용등급을 부여하기 때문에 수수료를 지불하는 고객(발행기관)에게 관대한 신용등급을 양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3대 신용평가기관이 세계 신용평가시장의 90%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과점적 구조도 문제로 지적된다. 과점적 구조에서는 신용평가기법 개선 등을 위한 기관 간 경쟁이 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용평가기관에 대한 또 다른 비판은 신용평가 관행 자체가 경기의 진폭을 확대시키는 경기 순응성을 내재한다는 것이다. 호황기에는 비교적 높은 신용등급을 부여하다가도 2008년 같은 위기 상황이 닥치면 뒤늦게 신용등급을 대거 강등하는 행태가 급속한 거품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이다. 대부분의 투자자가 투자 대상 선정 시 신용등급에 크게 의존하는 관행도 경기 순응성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위기 때 대규모 신용등급 강등이 집중되면 대다수 투자자가 동시에 해당 채권을 투매하는 벼랑 끝 효과와 쏠림 현상이 이어지면서 불황기에 채권시장이 더욱 위축되는 악순환이 나타난다. 이 경우 시장 불안도 문제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매 현상으로 인해 자신이 팔아야 되는 채권가격이 계속 급락해 엄청난 매각 손실을 부담할 수 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신용평가기관은 평가 인력 및 방법론을 보강하는 등 자체 노력을 기울여 왔다. 국제사회 차원에서도 신용평가기관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마련되고 있다. 특히 국제증권위원회기구(IOSCO)는 주요20개국(G20) 국가들과 긴밀히 협조, 2008년 ‘신용평가기관 행동강령’을 개정해 신용평가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경쟁을 촉진하는 노력을 강화했다. 즉 신용평가에 대한 시장의 정보 접근성을 높여 신용평가정보의 수요자인 투자자들이 각 신용평가기관의 평가 방법 및 신뢰도를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우수한 평가 능력을 가졌으나 지금껏 주목받지 못했던 중소형 신용평가기관들의 시장 진입이 쉬워지면서 신용평가시장의 왜곡된 과점 체제가 완화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중소형 신용평가기관의 시장 진입은 평가 대상자가 곧 고객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신용평가의 이해 상충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중소형 신용평가기관은 채권 발행자로부터 수수료를 받지 않는 대신 신용정보가 필요한 투자자들에게 신용평가정보를 제공해 수익을 내는 구조를 갖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위기 시 벼랑 끝 효과 및 쏠림 현상을 줄이기 위해 투자자들의 신용평가기관 의존도를 완화하려는 노력이 국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금융안정위원회(FSB)가 2010년 제정한 ‘신용평가기관에 대한 의존도 완화 원칙’이 대표적이다. 이 원칙의 기본 방향은 신용등급의 기계적 사용을 지양하기 위해 내부 신용평가모델을 만들어 이를 활발히 이용하자는 것이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신용평가기관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못한 가운데 여전히 많은 투자자와 금융감독당국이 신용 리스크 관리 시 신용평가기관의 신용등급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용평가기관의 신용도를 평가할 수 있는 또 다른 평가기관이 있다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그런 기구나 기관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신용평가기관의 한계를 명확하게 인식하여 신용등급을 맹목적이고 기계적으로가 아니라 균형 있고 슬기롭게 활용하려는 정책기관 및 투자자들의 노력이 신용평가기관의 한계점을 보완하고 그 유효성을 평가하는 소중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쏙쏙 경제용어] ■주택저당증권(MBS) 금융기관이 장기 주택담보대출을 기초자산으로 해 발행한 증권으로 자산담보부증권(ABS)의 하나다. 주택담보대출을 해 준 은행이나 은행으로부터 이 담보대출채권을 사들인 기관이 발행한다. 발행자 입장에서는 증권을 발행함으로써 대출채권을 즉시 현금화할 수 있다. 투자자는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 상환과 연계돼 현금을 받는다. MBS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의 신용도에 따라 에이전스, 점보, 알트A 및 서브프라임(비우량)으로 나뉘는데 이 중 가장 신용도가 낮은 서브프라임 MBS에서 원리금 상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됐다. ■벼랑 끝 효과(cliff effect) 시장 참여자들이 특정 충격에 크게 영향을 받아 민감하게 반응하는 현상을 뜻한다. 예를 들어 투자 가능한 최저신용등급 기준을 엄격하게 설정하고 있는 기관투자자들은 보유 채권의 신용등급이 투자 기준 미만으로 강등될 경우 해당 채권을 급히 매각하면서 시장을 더욱 위축시킨다. ■구조화채권(CDO) 회사채나 대출채권 등으로 구성된 풀(pool)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채권이다. 기초자산의 신용등급에 따라 이익을 분배받는 순위가 정해진다. 2007년 미국 주택가격 하락으로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주택담보대출이 기초자산인 CDO 가격이 급락, CDO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던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었다.
  • 가스밸브 쥔 푸틴, 유럽에 ‘최후통첩’

    가스밸브 쥔 푸틴, 유럽에 ‘최후통첩’

    “밀린 가스대금을 내지 않으면 밸브를 잠가버리겠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내 크림반도 합병과 동부 도시들의 잇따른 독립시위를 둘러싸고 마찰을 빚고 있는 서방에 마침내 ‘가스공급 차단’이라는 무기를 꺼내 들었다. 유럽 전체에서 쓰이는 천연가스 30%가량이 러시아산인 만큼, 서방의 제재 수위가 높아질수록 푸틴이 가스를 반격카드로 쓸 것이라는 전망은 진작부터 제기됐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자국의 경제 및 군사 궤도를 벗어나려는 우크라이나를 단속하고, 연방제를 수용하라고 압박하는 제스처라고 분석한다. 푸틴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유럽 18개국 지도자들에게 서한을 보내 우크라이나가 22억 달러(약 2조 2825억원) 규모의 밀린 가스대금을 갚도록 즉각 중재하지 않으면 가스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가스대금을 내지 않으면 “러시아 국영가스사 가스프롬이 앞으로 가스대금을 선불로 받을 수밖에 없다”며 “지급조건을 추가로 어기면 가스 공급을 전부 또는 일부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1일부터 가스 공급가를 종전보다 81%나 올렸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정부는 “경제 침략”이라고 거세게 비난했다. 현재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공급되는 가스의 절반가량이 우크라이나를 경유한다. 우크라이나가 밀린 대금을 갚지 못해 가스 공급이 막히면, 당장 유럽 가스 수요량의 15%가 부족해지는 것이다.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높은 체코,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국가의 경우 24시간 가동되는 석유화학, 중공업, 조선, 자동차 등 제조업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지적했다. 이번 조치는 연방제 개헌을 위한 푸틴의 노림수라는 지적이 많다. 러시아 정치평론가인 세르게이 마르코프는 뉴욕타임스에 “크렘린은 우크라이나 주지사에 더 많은 권한을 주는 ‘연방제’가 실시되면 우크라이나가 절대 반러시아로 돌아서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푸틴이 연방제를 원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AP통신은 러시아의 가스 차단 위협은 “유럽연합(EU)을 분열시키고, 미국과 서방의 추가제재를 막으려는 의도”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즉각 러시아를 비난하며 추가 경제제재를 경고했다. 잭 루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앞서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을 만나 러시아가 상황을 계속 격화시킨다면 추가 제재를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를 강압하려는 도구로 에너지를 사용하려는 러시아의 시도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전화통화를 하고 추가 제재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과도정부는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동부 도시 3곳의 친러 시위대에 대한 강경진압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혀 위기와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역할 못한 통화기금 결국 ‘개혁’ 부메랑

    역할 못한 통화기금 결국 ‘개혁’ 부메랑

    “영국의 재정은 건전하다. 재무 구조는 양호하고, 외부 충격에 견딜 수 있는 완충장치가 갖춰져 있다. 특히 향후 수년간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40% 이내에 머물 것이다. 부채는 우려 수준이 아니며, 주요7개국(G7) 가운데 가장 낮은 비율이다.” 2007년 영국 경제에 대한 국제통화기금(IMF)의 장밋빛 보고서다. 하지만 바로 다음해인 2008년 영국 경제는 수십년 만에 최악으로 곤두박질쳤다. IMF 개혁에 대해 중국, 러시아 등 신흥국에 이어 영국이 가세했다. 앞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도 개혁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세계 경제의 비중을 반영하지 못하는 IMF 지배구조와 경기 예측 실패, 지나치게 엄격한 긴축 요구 등이 개혁안의 골자다. 조지 오스번 영국 재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미국 의회를 향해 IMF에서 신흥국 지분을 늘리는 내용의 ‘출자 할당금(분담금) 개혁안’ 처리를 늦추지 말 것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오는 11~13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IMF 연례회의에서 개혁안이 논의될지 주목된다. 오스번 장관은 이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IMF와 같은 국제기구를 개혁해 브라질 등이 입지를 강화하고, 세계 경제에 더 많이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며 “미국이 IMF 개혁안을 당장 통과시키기를 강력히 권고한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주요20개국(G20) 정상들은 2010년 서울 정상회의에서 분담금 규모를 배로 확충하고, 신흥국에 IMF 분담금 비율을 6% 포인트 이전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개혁안이 예정대로 되면 한국을 비롯해 신흥국의 지분율이 높아지면서 세계 경제에서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IMF 최대 지분 보유국이자 유일하게 거부권을 가진 미국이 반대하면서 개혁안이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이 합의에 따라 추가로 630억 달러(약 66조 4587억원)를 부담해야 한다. 비정부기구인 유럽개발부채네트워크(Eurodad)는 ‘IMF 금융지원에 따르는 정책조건 분석’이란 보고서에서 “2007년 구제금융을 받는 데는 이행 조건이 14개였지만 2014년에는 20개로 늘었다”며 “구제금융 국가에 지나치게 긴축을 요구해 그리스처럼 오히려 경제가 더 악화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IMF는 최근 서방이 지원하기로 한 우크라이나에 에너지 보조금 삭감과 가스비 50%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전 세계은행 부총재는 “IMF의 관심은 경제 개발이나 가난 탈출이 아니다. 오로지 금융기관이 어떻게 돈을 받을 것인지에만 관심이 쏠려 있다”고 말한 것으로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환율절상 압력에 노출 가능성

    환율절상 압력에 노출 가능성

    새 통계기준을 적용해도 우리나라의 경상흑자 규모가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6%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위안화 가치 급락으로 환율 전쟁의 전운이 꿈틀대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환율 절상 압력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은행은 유엔 등 국제기구가 정한 새 통계기준을 적용한 결과 우리나라의 지난해 경상흑자 규모가 798억 8000만 달러라고 31일 발표했다. 옛 통계기준을 적용했을 때보다 91억 8000만 달러 늘었다. 새 통계기준에 따른 지난해 GDP(명목 기준)는 1428조 3000억원(1조 3043억 달러)이다. GDP 대비 경상흑자 비중은 6.1%로,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2012년 기준 23.2%)와 독일(7%) 다음으로 가장 높다. 당초 한은은 새 통계를 적용하면 이 비중이 6%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GDP 대비 경상흑자 비중의 ‘적정선’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국제사회의 암묵적인 ‘4% 룰’을 적용하면 우리나라의 6%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G20 회원국은 2012년에 경상흑자 적정 비중을 GDP의 4% 안팎으로 정하려다가 사우디, 독일, 중국 등의 반발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최근 다소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 위안화 가치는 올 들어 2% 이상 떨어졌다. 이 때문에 환율전쟁이 재연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은 측은 “우리의 경상흑자 배경에는 수출 호조보다 수입 부진 요인이 크고 환율 하락에 따른 달러화 환산액 증가 요인 등이 있다는 점에 국제사회도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어 당장 환율절상 압력이 고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대 섞인 관측을 내놓았다. 한편, 올 2월 경상흑자액은 45억 2000만 달러로 전월(32억 9000만 달러)보다 늘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오바마 “러, 이웃국 위협하는 지역 강국”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싸고 미국과 러시아가 벼랑 끝 대치를 하고 있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러시아는 세계 강국이 아닌 ‘지역 강국’에 불과하며, 최근 행위는 “연약함의 신호”라고 비판했다. 백악관 등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참석 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이같이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는 인접국(우크라이나)을 위협하는 지역 강국에 불과하다. 이는 힘의 표출이 아니라 연약함의 발로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도 이웃국가들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만 이들 국가와의 강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침략을 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느끼고 국제법을 위반하는 것은 자신들의 영향력이 떨어졌음을 의미하는 것이지 커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러시아는 미국 국가안보에서 ‘최대 위협’이 아니다”라고 덧붙여 러시아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그대로 드러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계 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크림을 합병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이들이 크림이나 우크라이나에서 위협받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크림 합병은 완전히 끝난 게 아니고 국제 공동체에 의해 인정받지도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크림 합병 조약에 서명하면서 크림 독립이 ‘코소보와 같은 경우’라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크림을 정부에 의해 수천명이 학살된 코소보에 비유하는 것을 들었는데 이는 절대 이치에 맞지 않다. 러시아의 행동에 대한 스스로의 해명이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를 주요 8개국(G8)에서 제외하는 등 러시아를 고립시키자 러시아와 함께 ‘브릭스’로 불리는 신흥국들은 오는 11월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러시아가 참석해야 한다며 러시아를 두둔하고 나섰다.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외무장관은 이날 헤이그에서 별도 회동한 뒤 공동 성명을 내고 “11월 호주에서 열릴 G20 회의와 관련해 우려를 표한다”며 “G20 회의에 대한 관리 권한은 모든 회원국에 있으며 특정 국가가 그 본질이나 성격을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두 사람의 화두는 오직 ‘통일’… 獨 NGO와 협력사업 협의

    두 사람의 화두는 오직 ‘통일’… 獨 NGO와 협력사업 협의

    14년간의 교분, 다섯 번째 만남이지만 그 상징성과 의미를 볼 때 이번 박근혜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간의 만남은 이전의 것과 비교할 수 없다. 50년 전 독일을 찾아 분단국가의 동질성을 공유하며 통일의 염원을 함께 되새긴 한국 대통령의 딸이 대통령의 자격으로 통일 독일의 아이콘 메르켈을 만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50년 전 함께 통일을 꿈꾸며 서독 국민을 위로하던 한국 지도자의 딸은 이제 이 나라가 이룬 통일을 부러워하고 열망하는 처지라는 아이러니가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는 만남이었다. 두 사람은 많은 공통점을 지녔다. 박 대통령은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고, 메르켈 총리는 독일 최초의 여성 재상이다. 박 대통령은 서강대 전자공학과, 메르켈 총리는 라이프치히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이공계 출신이다. 보수 정당의 대표를 지냈고 야당 당수로 위기에 놓인 당을 구해 낸 점도 공통점으로 꼽힌다. 그래서인지 박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의 개인적 인연의 깊이도 여느 지도자들이 나눌 수 있는 것 이상이다. 박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의 첫 만남은 2000년 10월 시작됐다.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 부총재였던 박 대통령은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소속 위원으로 재외공관 국정감사를 위해 독일을 찾았다가 독일 야당 기민당 당수이던 메르켈 총리와 1시간가량 회담했다. 두 번째는 박 대통령이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석 달이 지난 2006년 9월 독일을 방문했을 때였다. 독일 총리 집무실에서 30여분간 단독 면담을 한 뒤 박 대통령은 “서로 생각하는 데 공통점이 많다고 느꼈다. 메르켈 총리의 경제·사회 개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우리나라도 그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2010년 11월에는 메르켈 총리가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서울에 왔을 때였고, 네 번째는 지난해 9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때였다. 이 밖에도 서로 선거에서 승리했거나 주요 자리를 맡았을 때 두 사람은 늘 전화통화를 하거나 축하 메시지를 전해 왔다. 이날 두 사람은 ‘통일’을 협의했다. 대북 인도적 사업과 북한 인력 초청사업을 진행 중인 독일의 비정부기구(NGO) 및 정치 재단 등과의 협력사업을 모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비무장지대(DMZ) 보전 및 관리 체계 구축을 위해 과거 동서독 접경 지역의 보존 경험을 공유하는 방안 등도 협의했다. 베를린(독일)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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