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G2
    2026-06-20
    검색기록 지우기
  • B2B
    2026-06-20
    검색기록 지우기
  • R
    2026-06-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358
  • [美·中 전문가 6명이 짚어 본 ‘G2 정상회담’ 주요 이슈] “오바마, 남중국해 中 비군사화 약속 원할 것”

    더글러스 팔 미국은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야심을 줄이기를 원하지만 이런 민감한 주제에 대한 기대는 높지 않다. 향후 한·중·일 정상회담 등을 통해 주변국들이 중국에 개입함으로써 지역 내 군사·안보 갈등을 줄여야 한다. 김동길 남중국해가 미국의 영향력하에 놓이면 중국은 원유 수송에 제약을 받는다. 때문에 중국으로선 이게 패권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다. 동북아에서 양국의 충돌은 기본적으로 미국이 공세적이고 중국이 수세적일 수밖에 없다. 열쇠는 미국이 쥐었고 중국은 협력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앨런 롬버그 오바마 대통령은 시 주석으로부터 섬을 군사화하지 않고 위협적인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말을 원할 것이다. 시 주석은 미국의 중국 해안 정찰 문제를 논의하고 싶을 것이다. 선딩창 외교·군사 문제에 대해서는 각자 입장을 상세하게 설명하겠지만,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동등한 입장의 ‘신형 대국 관계’를 계속 요구하겠지만, 미국은 아직 이를 받아들일 뜻이 없다. 보니 글레이저 남중국해와 관련, 미국은 모든 관련국가들이 땅을 간척, 건설, 군사화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는 제안을 되풀이할 것이고 시 주석은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의 행동은 법적으로 타당하고 민간 목적으로 섬을 개발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할 것이다. 후싱더우 중국과 미국은 상대방의 팽창을 용인하지 못한다. 다만 중국이 너무 과하게 행동해서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문제를 크게 만든 측면이 있다. 중국과 미국이 전략적 파트너로서 서로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협상해야 할 것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美·中 전문가 6명이 짚어 본 ‘G2 정상회담’ 주요 이슈] “사이버 안보 창의적·다자적 접근 필요”

    더글러스 팔 미 정부는 훔친 지적재산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중국 기업들에 제재를 가할 가능성을 흘리면서 스스로를 궁지에 몰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더 창의적이고 다자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미국은 시 주석이 건강한 성장을 유지하는 데 더 노력할 것을 독려하는 것이 현명하다. 환율 문제는 더 낮은 급의 당국자들에게 맡겨야 한다. 김동길 미국이 해킹 문제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내년에 있을 대선의 영향이 크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은 위안화 평가절하 문제일 것이다. 중국은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할 것이다. 롬버그 사이버공격은 현 상황에서 아주 민감한 문제다. 중요한 것은 양 정상이 사이버능력 사용을 위한 규칙을 정하는 문제를 폭넓게 협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양 정상은 또 미래에 환율을 어떻게 다룰지를 포함해 양자경제 관계와 국제경제 전망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싶을 것이다. 선딩창 미국이 해킹 문제를 띄우는 것은 반중 감정을 표출해야 하는 정치세력과 관련이 있지만, 양국이 타협할 것으로 본다. 위안화는 미국의 직간접적 압력과 영향 때문에 계속 절상돼 왔다. 현재의 하향 조정은 정상적인 것이다. 미국은 중국 정부의 환율 및 증시 관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겠지만 이는 당연한 조치다. 글레이저 오바마 대통령은 예전에도 수차례 시 주석에게 사이버해킹 문제를 제기했으나 진전이 없었다. 중국의 해킹과 미 지적재산 절도 행위의 증가는 양자 관계의 주요한 마찰 요인이다. 후싱더우 미국도 많은 해커를 동원해 중국을 공격한다. 스파이 전쟁은 숨길 것이 아니다. 위안화의 세계화 추세는 막을 수가 없기 때문에 미국은 위안화 평가절하에 대해 크게 비판하지 않을 것이다. 팔 미국은 중국의 법률가와 언론 탄압을 언급할 것이다. 대만 문제는 내년 대만 선거를 예측하면서 미국이 대만의 운명에 대해 왜 걱정하는지에 대해 깊이 있게 들어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김동길 인권 문제나 대만 문제는 판을 깨려고 작정하지 않는 한 오바마 대통령이 정색하고 항의할 사안은 아니다. 기후변화 문제는 지난번 합의를 준수하는 수준에서 재론될 전망이다. 선딩창 미국은 인권 문제를 트집 잡지만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사안은 아니다. 일부에서는 달라이 라마 등 소수 민족 문제를 인권 문제와 결부시키는데, 이는 통일 문제이지 인권 문제라고 보기 어렵다. 글레이저 중국의 국가안보법·비정부기구(NGO)법과 인권변호사 체포 등이 다뤄질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중 양국 국민의 교류에 미칠 중국 국내법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강조할 것이다. 후싱더우 환경 보호를 위해서는 중국보다 서방국가가 더 노력해야 한다. 인권 문제는 과거 미국이 종종 말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따라서 이번에 미국 측에서 이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 다만 중국은 외부 압력과 별개로 인권과 법치를 강화해야 진정한 대국이 될 것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S&P, 한국 신용등급 A+ → AA- 한 단계 상향

    S&P, 한국 신용등급 A+ → AA- 한 단계 상향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15일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한 단계 올렸다. S&P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올린 것은 2012년 9월 이후 3년 만이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무디스, 피치 등 3대 신용평가사 모두에게서 ‘AA-’라는 역대 최고 등급을 받았다. 세 곳 모두가 ‘AA-’ 이상 등급을 부여한 나라는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미국, 독일, 영국, 캐나다 등 8개국뿐이다. S&P는 등급 상향 이유로 ▲우호적인 정책 환경 ▲견조한 재정 ▲우수한 대외 건전성(순채권국) 등을 꼽았다. 앞으로 3~5년간 다른 선진국에 비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진단이다. 등급 전망은 ‘안정적’을 줬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S&P가 그동안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를 상당히 중요하게 여긴 점을 감안할 때 최근 남북 합의에 힘입은 한반도 긴장 완화가 상향 조정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S&P는 지난해 9월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한 채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올려 등급 상향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S&P가 등급을 올린 것은 우리나라가 실제로 좋아지고 있다기보다는 다른 선진국보다 상대적으로 낫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도 “국제신용평가사는 잠재성장률을 많이 보는데 우리나라의 3%대 잠재성장률이 선진국(2%대)에 비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글로벌 초저금리’ 이번주 중대 기로

    세계 경제가 이번 주 중대 기로에 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간 이어 온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릴지 선택의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세계의 이목은 오는 16~17일(현지시간)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쏠려 있다. 신흥국의 불안과 미국 경제의 자신감이 교차하는 형국이다.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우리 시간으로 18일 새벽 3시 기자회견을 한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게 되면 위험 자산으로 간주되는 신흥국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도미노 자금 이탈이 일어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세계은행이 지난 6월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장기금리가 1% 포인트 오르면 신흥 시장으로의 자본 유입액은 지금보다 18∼40%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선진국도 안심하기는 이르다. 신흥국 불안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게 되면 선진국도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주요 20개국(G20) 회원국은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 것은 신흥국에 공황과 혼란을 가져올 수 있는 만큼 금리 인상을 미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미국이 금리를 동결할 경우 금융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의 이월’이라는 점에서 충격은 여전할 것이라는 주장도 적지 않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미국 금리 인상에 이어 중국 경제까지 흔들리는 ‘복합 충격’이 올 경우 그 파장을 짐작하기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해외 IB들 ‘한국 금리 인하’에 베팅 왜

    해외 IB들 ‘한국 금리 인하’에 베팅 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하는 해외 투자은행(IB)들이 늘고 있다. 한국의 경제 성장을 떠받들고 있는 ‘수출 엔진’이 식어 가고 있고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경기침체까지 겹쳐서다. 국내 채권시장도 금리 인하에 ‘베팅’하며 중단기 금리를 끌어내리고 있다. 아직은 ‘동결’ 전망이 좀 더 우세하지만 ‘인하’로 옮겨 가는 시각이 빠르게 늘고 있어 주목된다. 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HSBC, BNP파리바, 호주뉴질랜드(ANZ) 은행 등 세 곳은 오는 11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와 바클레이즈는 이달이 아니더라도 4분기 중 금리 인하를 점쳤다. 모건스탠리는 10월 인하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은은 올 들어서만 3월(0.25% 포인트)과 6월(0.25% 포인트)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연 1.5%까지 끌어내렸다. 해외 IB들이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의 수출 부진이다.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 같은 달 대비 14.7% 감소했다. 2009년 7월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프레드릭 뉴먼 HSBC 아시아 리서치 담당 공동 책임자는 “수출 감소와 내수 부진은 통화정책 추가 완화(금리 인하)가 타당함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ANZ은행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7%에서 2.2%로 대폭 낮췄다.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은 2.6%에서 2.4%로, 세계적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2.6%에서 2.5%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중국발 경기 침체도 인하론에 힘을 보탠다. 지난달 중국 정부가 위안하 평가절하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중국의 8월 수출은 1년 전보다 6.1%, 수입은 14.3% 감소했다. 윤임구 국제금융센터 채권팀장은 “해외에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보다 중국 경기 둔화가 한국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보고 있다”며 “한국 교역량에서 중국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한국의 수출 부진도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해외 시각”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채권시장도 발빠르게 ‘인하’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3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4일 연 1.645%까지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김상훈 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금융시장에서 중단기 채권금리가 저점을 깨고 밑으로 내려간 곳은 주요 20개국(G20) 중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며 “국내외 시장이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강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주요 IB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여전히 ‘동결’ 비중이 60~70%로 좀 더 높다. 프랑스계인 소시에테제네랄은 원·달러 환율 상승과 자본유출 위험을 이유로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은 “한국의 경기 회복 전망이 예상보다 약해졌다”면서도 “올해 한은의 금리 인하는 (지난 6월로) 마무리됐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최근 해외 IB들의 잇단 인하 전망을 ‘투자전략’ 차원에서 해석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박종연 NH투자증권 FICC리서치센터 팀장은 “해외 채권 투자자들은 통상 태국·인도네시아 등 신흥시장에서는 단기로, 한국 시장에서는 장기로 자금을 운용한다”며 “만일 기준금리가 동결되더라도 시장에서 인하 기대감이 지속된다면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 금리와 채권 값은 반비례한다.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 수익률이 올라가는 만큼 의도적인 여론몰이 성격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中, 증시 안정 위해 ‘서킷브레이커’ 검토

    중국 증권 당국이 증시 급락이 금융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을 막기 위해 거래를 일시 정지하는 서킷브레이커(CB)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지난 6일 관영 신화통신과의 서면 문답을 통해 주식시장에서 과도한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CB 제도의 도입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 주식시장이 지난 6월 중순 이후 최고 38% 급락, 5조 달러가량의 시가총액을 증발시키며 세계경제 위기를 촉발하는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된 데 따른 조치다. 증감회는 “시장 감독관리 제도를 완비하기 위해 CB 제도 시행 방안을 연구하는 한편 자동화된 프로그램 매매를 엄격히 제한하고 주가지수 선물에 대한 과도한 투기성 거래를 줄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CB는 지수가 일정 수준으로 급락할 경우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주식 매매를 일시적으로 정지시키는 제도다. 중국 증시는 개별 종목에 대해서는 전일 종가 대비 상하 10%로 가격 제한 폭을 두고 있지만 시장 전체의 변동성을 완화하는 장치는 없다. 중국 당국은 아울러 앞으로도 적극적인 시장 개입을 통해 주식시장을 안정화할 뜻을 밝혔다. 정부를 대신해 직접 주식을 사들여 온 증권금융공사의 역할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증감회는 “증시 등락이 자율적인 운행에 의해 순조롭게 이뤄질 때는 정부가 개입하지 않겠지만, 급격하고 비정상적인 변동성이 나타날 때 정부가 가만히 앉아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증감회는 또 현재 주식시장이 안정을 되찾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상하이종합지수의 주가수익률(PER) 가치가 최고 25배에서 지난 2일 현재 15.6배로 떨어졌다는 점을 들었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 총재도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중국 증시의 조정 국면이 대체로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시론] 다가오는 ‘G2發 신흥국 위기’ 대책 시급하다/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

    [시론] 다가오는 ‘G2發 신흥국 위기’ 대책 시급하다/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

    중국 경제 추락과 미국 금리 인상이라는 주요2개국(G2)발 불확실성이 심상찮다. 특히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달 중국의 갑작스런 위안화 평가절하는 중국 경제가 얼마나 심각한 중병을 앓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 주는 계기가 됐다. 외국 자본은 썰물처럼 빠져나갔고 주가는 더욱 하락했다. 이 파장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중남미, 호주, 중동 산유국 등 자원부국과 동아시아 국가들로 확산됐다. 이미 중국 경제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주변 국가로 위기가 전염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2011년까지 30년 동안 연평균 10.2%의 고성장을 해 왔지만 2012년부터 성장률은 7%대로 내려앉았다. 올해는 6.8%, 내년에는 6.3%의 성장률이 전망된다. 2017년 5%대 성장률을 예측하는 기관도 있다. 대체 중국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지난 30년 동안 중국이 고속성장을 할 수 있었던 건 저임금, 저소비를 하면서 투자와 수출 비중을 계속 키워 왔기 때문이다. 수치에서도 분명히 나타난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민간 소비 비율은 1980년대 초반 53%에서 36%로 낮아진 반면, 투자 비율은 25%에서 46%로 높아졌다. 수출 비중도 10%에서 27%로 올라갔다. 그러나 중국 경제가 성장하면서 임금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1980년대 초 월평균 100~200위안에 불과하던 임금은 최근 4000위안(약 70만원) 수준으로 올랐다. 인건비가 오르면 수출 경쟁력은 그만큼 떨어지게 돼 있다. 설상가상 글로벌 위기까지 겹치며 수출이 둔화되고 성장률이 6~7%대로 하락하면서 10% 성장을 예상하고 투자한 설비는 심각한 과잉투자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60%까지 하락했다. 그 결과 기업부채와 금융기관 부실여신 비율은 급등했고, 부동산 시장에도 초과공급 문제가 발생했다. 이를 해소하는 데만 4~5년은 족히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과잉 투자는 구조조정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를 통해 실업이 초래되면 정치·사회 문제로 비화될 우려가 크다. 중국 정부가 연이은 통화 팽창과 위안화 평가절하로 막아 보려고 해도 역부족이다. 일각에서는 현재 달러당 6.4위안인 위안화 환율이 연말에는 7위안, 내년 말 8위안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그렇다고 구조조정을 하지 않으면 성장률이 5%대로 추락하면서 경착륙 경고등이 켜질 수 있다. 중국 경제뿐 아니라 중국과의 교역 비중이 높은 국가들까지 비상이 걸리게 되는 셈이다. 이미 엔저로 고통받고 있는 동아시아 국가들에는 치명타나 다름없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신흥시장으로 유입된 자금이 재차 빠져나갈 수 있다. 외국인 자금 유출 속도에 따라서는 외화유동성 위기도 올 수 있다. 1990년대 중반에도 위안화 평가절하, 미국 금리 인상, 엔화 절하 등의 결과로 중남미에 이어 동아시아 국가들에 위기가 닥쳤다.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앞으로 3~4년 동안 중국은 위안화 약세 기조를 펼칠 것이고 일본은 양적완화를 지속할 것이다. 미국도 점진적으로 금리를 올려 나갈 것이다. 여기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외화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환율이 급격히 오를 경우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 자금 유출이 가속화할 우려가 있으므로 환율은 달러는 물론 엔화, 위안화까지 고려해 적절한 균형 수준이 되도록 점진적인 절하를 유도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둘째,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 해도 덩달아 금리를 올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국내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셋째, 과도한 수출 의존도를 줄여 나가기 위해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경기 부침에 따라 크게 흔들리는 지금의 산업구조로는 지속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산업구조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구조 개혁과 규제 혁파는 물론 투자 활성화가 전제돼야 한다. 작금의 한국 경제는 G2 리스크로 인해 다시 위기에 처할 수 있는 어려운 국면에 있다. 좌우, 여야를 막론하고 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다.
  • 한·중·일 중앙은행 총재 한자리에

    한·중·일 중앙은행 총재 한자리에

    이주열(오른쪽)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4일(현지시간) 터키 앙카라에서 저우샤오촨(가운데) 중국 인민은행장, 구로다 하루히코(왼쪽) 일본은행 총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한 이들은 세 나라의 경제 협력을 위해 따로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 한국은행 제공
  • [소비자의 선택] 한우

    [소비자의 선택] 한우

    한가위가 20일 앞으로 다가왔다. 고향의 부모와 형제를 그리며 가슴부터 설렌다. 반가운 만남에는 선물도 따라간다. 경제적으로 어렵고 인심이 각박해져도 미풍양속이 사라지지 않는다. 추석 명절을 맞아 무엇을 선물하고 제사상에 올릴까 걱정하는 가정을 위해 전국에서 나는 명품 한우와 명품 사과, 배·포도를 3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널리 알려진 ‘전국구 브랜드’도 있고 아직 지역에서만 유명한 ‘골목 브랜드’도 있지만, 모두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수준의 품질을 자랑한다. ●“20% 더 비싼 ‘횡성한우’가 최고래요” 한우는 강원도산이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이 중 강원 횡성한우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 명품 한우다. 해발 700~800m 서늘한 기후에서 30년 동안 이어온 혈통과 품질관리로 최고가 됐다. 국내 다른 브랜드보다 가격이 20% 이상 높다. 자치단체에서 ‘횡성한우 보호육성 조례’까지 만들어 짝퉁을 차단했다. 대한민국 축산물 브랜드 경진대회에서 4차례(2005, 2007, 2008, 2013) 대통령상을, 올해까지 4년 동안(2009, 2010, 2014, 2015) 국가명품 인증을 받았다. 지난해 홍콩에서 시식회를 열어 호평을 얻었다. 방청량 횡성군 유통담당은 “수정 단계부터 혈통관리, 사료배합, 도축까지 함께 처리할 수 있는 전국 최고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알코올 발효 사료 고집 ‘홍천한우’ 알코올 발효된 송아지 전용사료만을 고집하는 ‘늘푸름 홍천한우’는 향이 뛰어난 고기로 정평이 났다. 맑고 깨끗한 홍천강과 원시림, 일교차가 큰 기후에서 사육돼 고기맛이 달다. 늘푸름 홍천한우는 순수 혈통의 암소에 고급육 우량 형질인 수소의 정액으로 인공수정한다. 송아지를 자체 입식한 뒤 거세해 비육한다. 산학 협동으로 국내 첫 알코올 발효 사료를 개발하고 이 사료를 먹고 자란 최고급 1등급 고급육만을 생산하고 있다. 무항생제축산 인증, 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인 HACCP 인증 등 사육 단계에서 가공, 유통까지 국제적 위생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김제평야 청보리 먹는 ‘총체보리 한우’ 전라북도에는 다양한 한우 브랜드가 있지만, 강원도 한우만큼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다. 이 중 김제평야 청보리 사료로 키우는 ‘총체보리 한우’가 다소 유명하다. 지방 빛깔이 희고 육즙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장수한우’는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를 사료로 많이 먹여 고소하면서 식감이 좋은 고품질 한우로 정평이 나 있다. 한우 고유의 풍미가 좋은 최고급 평가를 받는다. 정읍에서 생산되는 ‘단풍미인 한우’는 엄격한 품질관리가 장점이다. 자체 검사를 해 1등급 이상만 시장에 출하한다. ‘참예우’는 전북 완주를 중심으로 6개 농협이 공동 참여해 키운다. ●대표 석쇠 불고기 언양 ‘햇토우랑’ 울산의 명품 한우 ‘햇토우랑’은 1980년대부터 시작된 한우 개량사업을 통해 우수한 혈통을 확보하고, 청정 지역에서 생산한 사료로 키우고 있다. 햇토우랑은 햇살의 ‘햇’과 토양의 ‘토’, 한우의 ‘우’에다 함께 어울린다는 ‘랑’을 합한 말로 순수 한우를 뜻한다. 3통(혈통· 사료· 사양관리 통일)과 3정(정품· 정량· 정시 생산), 유통단계별 위생과 안전성을 확보했다. 2012년부터 4년 연속 우수축산물브랜드(소비자 시민모임)로 선정됐다. 울산축협 관계자는 “인공수정 등을 통해 확보한 우수한 혈통을 친환경(무항생제)적으로 키운다”고 말했다. 햇토우랑 고기가 원료인 울산 언양불고기와 봉계한우불고기가 유명하다. ●G20 정상회의 만찬 올랐던 ‘상주 한우’ 경북 상주 ‘명실상감 한우’는 특산물인 곶감의 껍질을 사료로 먹인다. G20 정상회의 공식 만찬상에도 올랐다. 2010년 대한민국 우수 축산물브랜드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도 받았다. 2004년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축산물 선도브랜드 선정, 2005년 농협중앙회 히트예감 농산물 선정 및 전국 브랜드축산물경진대회 위생안전상 수상, 2006·2007·2009년 (사)소비자시민모임 우수축산물브랜드 인증 획득, 2008년 ‘전국 한우능력평가대회 육량우수상’ 등을 휩쓸었다. 경북지역에는 ‘참품한우’, 불포화지방산과 올레인산 함량이 높은 ‘영주한우’, 경주 ‘천년한우’, ‘봉화한약우’, ‘의성마늘소’ 등도 유명하다. ●기능성 한우 ‘함평천지한우’ 전남의 ‘함평천지한우’는 청정 자연의 드넓은 함평 들녘에서 사육되는 한우다. 친환경 무항생제 사료만 사용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신뢰한다. 최고의 브랜드 명성을 위해 ‘함평천지 브랜드 사업단’ 운영을 통해 군과 함평축협이 컨설팅 등 지속적인 협력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함평천지한우는 지방산 비중이 다른 소에 비해 두 배 이상 높다. 고소한 맛을 내는 올레인산도 10% 더 많고, 향과 담백한 맛을 느끼는 미놀레인산도 두 배 정도 많다. 셀레늄은 1.7배 더 함유돼 기능성 소고기로 꼽힌다. ●맛 좋고 가격 저렴한 ‘팔강상강한우’ 대구 ‘팔강상강한우’는 2004년부터 소고기 이력추적제를 실시해 오고 있다. 소고기 개체 식별 번호를 판매장에 설치된 단말기에 입력하면 소의 출생에서부터 사육, 도축, 가공, 판매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소비자 안전을 위해 유통되는 축산물을 수거해 세균과 이물질 검사 등을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대구 시내 7개 직영 하나로마트와 50여개의 축산물 가맹점, 2개의 전문직영식당(팔공상강한우 프라자)을 통해 공급하고 있다. ●30차례 상 휩쓴 ‘물맑은 양평한우’ ‘물맑은 양평한우’는 경기도를 대표한다. 2011 축산물 브랜드 경진대회 최우수상을 받는 등 그동안 국내 각종 한우 관련 품평회 및 경진대회에서 화려한 입상 전력을 자랑한다. 30여회에 걸쳐 각종 상을 휩쓸었다. 양평한우는 혈통, 사양관리, 사료통일로 고품질 육질 생산에 힘쓰고 있다. 사육 방식도 남다르다. 경매시장을 통해 5~6개월 송아지를 구입한 후 따뜻한 물을 먹여 안정을 취한 후 거세를 시행, 1~2개월간 환경적응을 거친다. 비육기에는 사료 섭취량을 일정하게 유지해 성장 효율을 극대화한다. ●전통 쇠죽 끓여 먹인 ‘토바우 한우’ 충남 홍성군을 중심으로 키우는 ‘토바우 한우’는 2004년 브랜드가 출시된 이후소비자들에게 각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 2005년 출범한 토바우사업단의 엄격한 관리를 받으며 1600여 회원 농가에서 8만 마리가 사육된다. 건초와 짚 등을 넣어 옛날 쇠죽처럼 만들어 먹인다. 전통방식 사료다. 30개월쯤 길러 몸무게가 740~750㎏ 나가면 출하한다. 쇠죽을 먹고 자란 덕분인지 맛이 깊고, 고소하며 육질이 부드럽다는 평가다. 이호욱 토바우사업단 부장은 “인도네시아에 수출하며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속리산 황토 먹은 ‘조랑우랑 한우’ 충북 보은의 ‘조랑우랑’ 한우는 속리산에서 태어난 순수 토종 송아지를 엄선해 사육한다.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 황토에서 추출된 일라이트가 함유된 브랜드 전용사료만을 먹인다. 이 사료는 소화율을 좋게 한다. 26개월 이상 성숙한 고급육만을 생산, 고기 속에 지방이 많이 축적돼 부드러움과 고유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조랑’은 보은의 특산물인 대추를 의미한다. 112개 농가가 브랜드 작목반에 참여해 9900여 마리의 소를 키우고 있다. 최근 1년간 1등급 출현율은 92.8%에 달한다. 2011년 충북 한우경진대회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그해 5년 연속 소비자시민모임 우수 축산물브랜드 인증을 받았다. 전국종합·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최경환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노사정 타협대상 아니다”

    최경환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노사정 타협대상 아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 도입 문제는 노사정 타협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터키 앙카라를 찾은 최 부총리는 지난 4일(현지 시간) 동행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정부의 임금피크제 도입 방침으로 노사정 대화가 파행된 것과 관련해 “정부가 연말까지 공공부문 임금피크제를 하겠다고 이미 방침을 정해 굉장히 빠른 속도로 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부총리는 “지금에 와서 임금피크제를 놓고 협상하자는 것은 하지 말자는 것”이라면서 “이는 협상을 안 하려는 하나의 명분이고 노동계가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공부문은 거의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가고 있고 민간에서도 30대 그룹이나 금융업계 등 임팩트(영향력)가 큰 곳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하고 있다”면서 “(도입을 중단하면) 정부의 신뢰성 문제도 생긴다”고 덧붙였다. 최 부총리는 오는 10일까지 제시했던 노사정 대타협 시한과 관련해 “밤새도록 앉아서 협상한다고 될 일이 아니고 결단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올 정기국회에서 입법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거기(협상)에만 매달리고 있을 수가 없다”며 “최선을 다하고 안 되면 정부 입법안을 내고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 방향에 대해서는 “자꾸 ‘쉬운 해고’라고 하는데 우리는 ‘공정 해고’라고 표현한다”며 “괜히 쫓아내는 게 아니라 저성과자에 한해 교육 기회를 주고 ‘그래도 안 되면’이라는 전제가 붙는다”며 “정부가 사회안전망을 확충해 주면 노동계가 충분히 받아들일 만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이 공무원부터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직급별 호봉상한제 등 이미 임금피크제적 요소가 공무원 사회에 일부 도입돼 있다”고 말했다. 또 “내년 공무원 임금인상에 쓰일 재원으로 성과급적인 요소를 강화할 것”이라면서 “지금은 성과급적 임금 비율이 30% 미만인데 이를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최경환 “내년 성장률 전망 3.3%로 하향”

    최경환 “내년 성장률 전망 3.3%로 하향”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터키를 방문 중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3.5%에서 3.3%로 낮출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경기 둔화 리스크가 커짐에 따라 내년도 예산안에 수정 전망치를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의 3.1%를 유지했다. 최 부총리는 중국의 성장이 둔화되면 한국의 수출이 줄고, 신흥국 불안이 확대되는 등 직간접적인 방향으로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에서 이전과 같은 고도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국 당국의 관리 능력을 고려할 때 경기 연착륙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경제 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성장률이 급격히 꺾이는 경착륙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최근 위안화 평가절하에 대해서는 “자국 경제에 대한 상황 인식에 입각해 취해진 조치라고 본다”며 “이로 인해 아시아에서 ‘환율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 부총리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미국이 금리를 올려도 한국에서 대규모 자금 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서울광장] 가보지 않은 길에 나선 한국외교/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가보지 않은 길에 나선 한국외교/오일만 논설위원

    톈안먼 성루는 중국 외교의 살아 있는 현장이다. 톈안먼 성루에서 투영되는 모습은 중국의 국가전략을 읽을 수 있는 풍향계가 되기도 한다. 45년 전인 1970년 10월 1일, 톈안먼 성루로 가 보자. 중국 건국 21주년 기념식을 주관한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이 미국 저널리스트 에드거 스노와 다정하게 이야기하는 장면이 전 세계에 타전됐다. 마오는 한국전쟁에서의 무력충돌 이후 중국의 주적이었던 미국과 관계 개선을 내심 원했고 의도적으로 친분이 두터운 미국인 기자를 초청한 것이다. 불행히도 미국은 마오의 마음을 알아채지 못했다. 몇 달 후 마오는 다시 스노를 초청해 장시간 환담을 하면서 “닉슨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싶다. 얘기를 하다가 뭔가 성사가 돼도 좋고 안 돼도 그만”이라는 비밀 메시지를 전달한다. 마오의 의중은 미국에 전달됐고 이듬해 헨리 키신저 당시 국무장관의 극비리 베이징 방문으로 이어진다. 1972년 마오·닉슨 정상회담에 이어 1979년 역사적인 미·중 수교로 매듭이 된다. 45년이 지난 지금 중국은 전승절 70주년 행사를 치르면서 톈안먼 성루에 박근혜 대통령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지근 거리’에 세웠다. 미국 동맹국 가운데 유일하게 참석한 박 대통령이 톈안먼 성루에 서서 중국군 열병식을 지켜보는 장면이 동아시아의 획기적 정세 변화를 알리는 상징인 것은 사실이다. 우리 언론들은 ‘한·중 신(新)밀월 시대’의 도래라고 흥분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우선 우리가 처한 사실을 냉정하게 살펴봐야 한다. 한반도는 역사적으로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충돌하는 접점이 됐고 정면충돌을 피하고 싶은 강대국들은 늘 완충지대로 한반도를 이용해 왔다. 1940년대 최강국인 미국과 소련은 38도를 경계로 한반도 분할에 합의했고 1953년 한국전쟁 정전협정을 통해 미국과 중국은 다시 이 분할 구도를 고착화했다. 21세기 글로벌 파워가 된 미국과 중국 역시 남북으로 분단된 한반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그들의 국익을 관철하는 무대로 이용하고 있다. 2005년 신설된 미·중 경제전략 대화에서 당시 로버트 졸릭 국무부 부장관이 “중국에도 좋고 미국에도 좋은 한반도 시나리오를 강구할 때가 됐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미·중의 한반도 정책은 남북 분단과 대치 상태를 지속시키는 ‘현상 유지’에 있다는 점이다. 이들 주요 2개국(G2)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란 말로 그들의 정책을 포장하지만 냉정하게 짚어 보면 전쟁을 막고 통일도 막는 ‘현상 유지’ 전략이다. 미국과 중국이 추구하는 국익은 통일을 지향하는 우리의 외교노선과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이 엄혹한 국제정세다. 군사 굴기를 선언한 중국의 중화부흥 야심과 아시아 회귀를 주창하는 미국의 전략은 동아시아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갈등과 충돌을 잉태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G2가 주요 파트너가 된 우리에게 더 창의적인 신사고(新思考)가 필요하다. MB(이명박 전 대통령)식의 한·미 동맹 최우선 정책은 중국의 반발에 직면해 최악의 한·중 관계로 귀결됐고 노무현 정권의 동북아 균형자론은 구체적인 성과 없이 최악의 한·미 관계를 빚어냈다. 이런 시행착오 때문에 기계적인 중립·균형 외교에 나선다면 주변국 모두에 경원시당할 위험이 크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눈치를 보는 소극적 줄타기 외교는 국격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패배주의 외교나 다름없다. 반대로 미국과 일본이 희망하는 한·미·일 안보 협력 구도는 역으로 북·중·러 연대를 강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는 주변국들과 다양한 경제협력으로 국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우리의 외교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다. 중국이 적대국 미국과의 수교로 국제적인 위상과 실익을 취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동북아에서의 화해 협력을 추구하는 대의명분을 틀어쥐고 주변국의 국익을 일치시키는 ‘가교 외교’는 우리에게 중진국 외교의 길을 제시한다. 이번 박 대통령의 중재로 성사된 한·중·일 정상회담이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다. 강대국이 짜 놓은 외교 안보 프레임에 우리 스스로 갇히는 것은 그야말로 하수(下手)의 외교다. oilman@seoul.co.kr
  • [中 전승절 열병식] 美 사정권 둥펑 31A·‘항공모함 킬러’ 둥펑 21D 첫선… ICBM ‘둥펑 41’·스텔스 전투기 ‘젠20’ 등은 미공개

    [中 전승절 열병식] 美 사정권 둥펑 31A·‘항공모함 킬러’ 둥펑 21D 첫선… ICBM ‘둥펑 41’·스텔스 전투기 ‘젠20’ 등은 미공개

    중국은 3일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대회 열병식에서 40여종 500여개의 무기를 선보였다. 이들은 모두 중국산이며 84%가 이번에 처음으로 외부에 모습을 드러낸 최신형으로 경제력에 이은 ‘군사굴기’를 과시한 셈이다. 중국군 제2포병(전략미사일 부대)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 31A’ 등 7종의 미사일 100여기를 공개했다. 중국이 2007년부터 실전 배치한 둥펑 31A는 1050~1750㎏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고 목표물 명중 오차 범위는 300m다. 오차가 120m인 미국 ICBM보다 정확도는 떨어지지만 사거리가 1만 1270㎞로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다. 함께 공개된 구형 미사일 둥펑5A가 액체연료를 사용해 연료 주입에 시간이 걸리는 반면 둥펑31A는 고체 연료를 사용해 이를 극복했다. 특히 관심을 모은 것은 이날 처음 공개된 중거리 대함탄도미사일 ‘둥펑21D’이다. 둥펑21D는 사거리 900∼1500㎞로 지상에서 발사해 남중국해, 동중국해의 미국 항공모함을 타격할 수 있다. 또한 둥펑21D의 파생형인 둥펑26은 사거리 3000~4000㎞로 태평양의 미군 전략기지 괌을 타격할 수 있어 ‘괌 킬러’라는 별명이 붙었다. 공중에서는 신형 전략폭격기 ‘훙 6K’와 주력 전투기 ‘젠10’, ‘젠11’, 공중 조기경보기 ‘쿵징 200’, 무장헬기 ‘즈 9’ 등 군용기 200여 대가 위용을 자랑했다. 전략폭격기 훙6K는 중국이 러시아 폭격기 Tu16을 기반으로 독자 연구 개발한 기종이다. 작전 반경이 3500㎞이라 중국에서 미국령 괌과 미드웨이 제도까지 날아가 공습할 수 있다. 이 밖에 대함미사일로 태평양 해상의 미국 항공모함을 타격할 수 있다. 조기경보기 ‘쿵징2000’은 레이더를 통해 470㎞ 이내의 전투기를 식별할 수 있다. 중국은 쿵징2000이 470㎞ 떨어진 표적 60~100개를 동시에 추적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차세대 핵전략 ICBM ‘둥펑31B’(사거리 1만 1200㎞)와 ‘둥펑41’(사거리 1만 4000㎞ 이상), 스텔스 전투기 ‘젠20’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는 공개할 경우 주요 제원 등 핵심 정보가 노출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중국이 이번 열병식을 통해 미국과 나란히 주요 2개국(G2)임을 과시하면서도 아직은 주요 전력에 대해 좀 더 감추고자 한다”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韓中 정상회담] “한국외교 블루오션 열려… 동북아 헤게모니 재편 이끌어야”

    [韓中 정상회담] “한국외교 블루오션 열려… 동북아 헤게모니 재편 이끌어야”

    “미국, 중국, 일본이 동북아 지역에서 헤게모니 재편을 시도하고 있다. 앞으로 여러 차례 맞게 될 시험대에서 한국은 스스로 원칙 있는 자세로 당당하게 나아가야 한다.” 중국 전승절 행사를 하루 앞두고 2일 중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을 중국이 환대하는 것과 관련해 황재호(47)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외교 방향의 전환을 전망했다. 미국과의 동맹 및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라는 큰 틀은 유지되겠지만, 한국 외교적 지평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최근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이 신장에서 주최한 ‘제1차 중국신장발전 포럼’에 한국 연구자 대표로 참석한 그는 “한국에 외교 블루오션이 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방중에 미국과 일본은 불편한 기색이다. 한국이 미·중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가 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 -우리는 곧잘 아시아 외교 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을 간과하지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박 대통령과 단독 오찬을 하며 환대한 것에서 우리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빠르게 성장한 경제, 각종 국제협상 유치 경험, 미국과의 동맹이란 지정학적 위상 등을 고려할 때 한국은 외교적으로 매력적이다. 그러니 한국이 한쪽을 일방적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조급증을 가질 필요는 없어 보인다. 전승절 직전 북한과의 대치 국면에서도 한국이 미국과 긴밀하게 협조한 뒤 북한과 대화로 문제를 해결, 여전히 믿을 만한 미국의 동맹국이란 점을 성공적으로 증명해냈다. →중국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설립하고,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해상 실크로드)를 추진하며 미국과의 신경전이 치열해지는 것은 사실 아닌가. -과거 비단길을 뜻하는 ‘일대’가 시작하는 신장에서 개최된 포럼엔 30여개국에서 100여명의 전문가가 참석했다. 일대일로 주변국뿐 아니라 남미와 아프리카 국가 등이 망라됐다. 중국은 주요 2개국(G2)의 다른 축인 미국과 정면 대결을 하기보다 미국의 영향력이 덜 미치는 지역에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외교적 역량 강화 측면에서도 블루오션이 열릴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포럼에서 제가 “박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일대가 접목되면 한국의 물류와 남북 관계는 물론 중·북 관계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발표하자, 중국 연구자들이 관심을 보였다. →블루오션에 대비한다면, 한국은 어떤 외교적 노력을 해야 하는가. -박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 이후 한국은 동북아 외교재편 국면에 진입하게 될 것이다. 열병식에서 시 주석 옆으로 박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란히 서는 순간 변화는 시작되는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와 동맹으로 함께 섰던 북한 대신 남한 정상이 서는 것이다. 동북아 헤게모니가 변하면 국가 간의 관계들도 변한다. 예컨대 우리가 일본에 대해 과거사 사죄와 같은 의제가 있을 때 한국은 ‘무작정 떼쓰는 것처럼 미국에 보이지 않게 하는 방안’을 고민하며 접근해야 한다. →전승절 이후 우리의 외교적 입지는 어떻게 잡는 게 좋을까. -외교적 균형이 형성될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참여정부는 미국, 이명박 정부는 중국, 이번 정부는 일본과 잘 지내지 못했다. 주변국 모두와 좋게 지내는 것은 이상론일 수 있지만, 한쪽을 배제시키는 외교는 지양하는 게 좋겠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최경환 부총리·이주열 총재 G20 회의 참석차 출국

    최경환 부총리·이주열 총재 G20 회의 참석차 출국

    최경환(왼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오른쪽) 한국은행 총재가 터키 앙카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朴대통령, 대국굴기·아베 외교 사이 ‘동북아 주도권’ 첫 단추

    朴대통령, 대국굴기·아베 외교 사이 ‘동북아 주도권’ 첫 단추

    2일 한·중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 3국을 둘러싼 외교전이 본격화된 가운데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배경을 갖고 각국의 정상으로 활동을 시작한 세 지도자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편차는 있지만 세 지도자는 각자 자국에서 상당한 지지 세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외교 환경을 주도적으로 타개해 나가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외교 전문가들은 1일 “한·중·일 세 지도자의 개인적 특성과 의지가 새롭게 꿈틀대는 동북아 지형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국민들이 역대 그 어느 지도자의 외교 노선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대국굴기(大國屈起) 외교에 환호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국답게 외교적으로도 그만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국가적 자존심에 대국굴기 외교가 불을 지폈기 때문이다. 주요2개국(G2)으로서 신형 대국 관계를 건설하려는 대미 전략, 과거를 꾸짖되 미래의 길을 열어 놓는 대일 외교, 한반도 균형자 역할, 아프리카 및 아시아 장악, 미국의 텃밭이었던 남미 공략 등 기존 세계 질서를 중국 중심으로 바꾸려는 시 주석의 강력한 외교 노선으로 중국 인민들은 ‘중국의 꿈’(中國夢)이 실현되고 있다고 믿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외교·안보에 있어 국내 평가는 호의적인 측면이 더 강하다. 일본 외무성의 한 중견 간부는 “일단 아베 총리 집권 이후 일본의 행동이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으며 미국과의 강한 동맹을 배경으로 새 역할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자평했다. 잃어버린 20년이란 경제 쇠퇴 속에서 자랑스러운 일본, 일본의 역할, 적극적 평화주의를 외치며 민족주의에 호소하는 아베 총리의 목소리가 일부 계층에서는 지지를 이끌어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과의 갈등이 지난해 11월 베이징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계기로 풀렸고 한국에 대한 강경 정책과 갈등 속에서도 나름 정상화의 길을 찾을 수 있었던 것 역시 아베 외교의 성과로 꼽히고 있다. 오쿠조노 히데키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는 “특히 미국의 ‘아시아로의 회귀’ 및 ‘재균형 정책’ 속에서 미국의 강력한 지지는 물론 점수를 얻고 있는 것이 아베 외교가 힘을 받는 원천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취임 직후부터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왔다. 특히 최근 북의 군사 도발과 뒤이은 남북협상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둔 이후 지지율이 급등했으며 이를 추동력 삼아 남북문제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 나가려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많은 논쟁 속에서도 중국 전승절 열병식을 참관하기로 파격적인 결정을 내린 것도 이런 데 힘입은 결과다. 취임 직후부터 원활하지 못했던 아베 총리와의 관계는 지난 광복 70주년을 계기로 전향적인 태도를 보임으로써 돌파구를 마련했고 국제적으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서울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사설] 박 대통령 방중, 동북아 평화의 디딤돌로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부터 사흘간 한·중 정상회담과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다. 박 대통령의 이번 방중은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에서 한국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추진력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크다. 시기적으로 일촉즉발의 군사적 충돌 상황에서 남북이 주도적으로 ‘8·25합의’를 이끌어 낸 직후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한·중 정상이 어떤 대화를 나눌지에도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세계 주요 2개국(G2)으로서 사실상 동북아에서 강력한 헤게모니를 쥐고 있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8·25 남북 합의를 통해 새로운 남북 관계의 불씨를 살린 상황에서 이번 방중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위한 남북 관계의 주도권과 추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 핵 등 복잡한 남북 문제를 풀려면 중국의 존재와 영향력을 인정하는 현실적 판단 속에서 박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이 이뤄진 것이다. 이번 방중으로 한·중 관계가 한층 밀접해지는 만큼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이 기대된다. 박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참석은 미국과 일본은 물론 서방 주요 국가 원수들이 모두 불참한 상황에서 미국의 동맹국인 우리가 유일하게 참석하는 것으로 중국에 신뢰외교를 보여 주는 결단이다. 한국이 미국과 중국 어느 쪽의 신뢰를 잃지 않고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만드는 주도적이고 긍정적인 역할에 나서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박 대통령의 이번 방중이 일각에서 제기하는 ‘중국 경도론’이 아니라 미래 지향적인 동북아 평화 구축에 신축적이고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전 세계에 피력한 것이다. 그제 한·미 양국은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이 중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한·미 동맹의 굳건한 기초 위에서 중국의 대북 레버리지를 활용해야 북한 핵 문제를 풀어 갈 수 있다는 점에서 한·미 양국이 견해를 같이한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박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은 한·미 동맹의 균열이 아니며 한·미·중 대화를 위한 첫걸음이라는 의미가 있다.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전략으로 미·일 군사 동맹이 강화되고 있고 이에 비례해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결속력 또한 커지는 상황이다. 동북아 정세가 이런 지형 속에서 ‘한·미·일 대(對) 북·중·러’의 대결 구도로 굳어질 경우 우리로서는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이 이번 전승절에서 중국, 러시아 정상과 함께 중국군을 사열하는 모습은 대한민국이 동북아 평화를 위한 주도적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첨예화하는 미·중 경쟁 구도에서 우리가 양국의 눈치를 보면서 언제까지나 좌고우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외교 전략 속에 한·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협력 구도를 새롭게 짜 나가야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우리의 국익을 굳건하게 지킬 수 있다.
  • 朴대통령 訪中행보 ‘시동’… 동북아 외교안보 지형 변화 ‘주목’

    朴대통령 訪中행보 ‘시동’… 동북아 외교안보 지형 변화 ‘주목’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안보의 시계’가 9월부터 숨가쁘게 돌아간다. 여느 순방과 성격과 차원이 다른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시작되는 새달 2일이 그 출발점이다. 앞서 남과 북은 군사적 대치라는 위기를 남북 주도의 회담으로 돌파하고 박근혜 정부 들어 처음이자, 가장 우호적인 남북 관계의 문을 열기 위한 환경을 조성했다. 2일 예정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여섯 번째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 낸다면 훨씬 더 전향적이고 진전된 여건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는 논쟁거리가 됐던 박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을 발표하면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기여하는 중국이 되길 바라는” 속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한·중 정상회담은 한·중·일 정상회담 성사의 가늠자가 되며, 여기서 도출된 성과는 이후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주요 20개국(G20) 회담 등에서 동북아 외교지형에 변화를 야기할 지렛대로도 작용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30일 “9월만 보면 한국이 호기를 잘 잡은 것 같다”면서 “중국의 대한반도 정책을 우리 측에 유리하게 가져올 수 있다면, 한·미·중 간 큰 틀에서 북한에 대한 공통된 인식을 마련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그러기 위해 한국이 나서 악화된 북·중 관계의 개선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중요성이 큰 만큼 방중 일정은 꿰기가 녹록지 않은 첫 단추일 수 있다. 예컨대 톈안먼 단상에서 중국의 군사 퍼레이드를 관람하는 박 대통령은 중국이 갖게 될 호감 이상의 경계감을 서방 세계에 줄 수 있다. 안 그래도 국제사회는 최근 한국이 중국에 경도되는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오는 10월 중순 예정된 미국 방문 때 이를 충분히 불식시키지 못하면 방중 성과는 상쇄될 수 있다. 북한이 태도에 일관성을 보일지도 중요한 변수다.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 직전인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 전후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전략적 도발을 시도한다면 모처럼 조성된 우호적 희망은 사그라들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이 우화 제스처를 지속할지 강한 도발로 나아갈지에 따라 우리 정부의 외교 정책상의 많은 이슈가 달라질 것이며 한·중, 한·미, 한·중·일 정상회담도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미국을 오가는 동안 우리 정부가 최대한 상황 관리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위기의 중국 경제] 정부 강력한 개입, 시장 통제에 한계… 내수 위주 ‘뉴노멀’ 승부수도 안 먹혀

    올해 초 중국 경제의 화두는 오랜만에 찾아온 주식시장의 ‘대세 상승장’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였다. 지난해 상하이와 홍콩 증권시장의 교차거래를 허용한 후강퉁(?港通)을 앞두고 상승세의 시동을 건 중국 증시는 6개월간 60% 이상 치솟으며 연말 3000선에 안착했다. 이에 힘입어 올 들어 증시 주변에는 6000선 고지 등정도 머지않았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돌면서 지난 6월 5100선을 가뿐히 돌파했다. 이것이 최고점이었다. 견고할 것 같았던 경제성장에 둔화 조짐이 뚜렷해져 증시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백약이 무효’인 중국 증시의 널뛰기 장세로 ‘중국식 자본주의’의 민낯과 한계를 여지없이 드러냈다. 강력한 통제와 일사불란한 정책집행으로 요약되는 철저한 관제를 통해 역동적인 성장을 거듭하던 중국식 발전 모델이 힘을 잃었다. 곤두박질치는 주식시장을 떠받치기 위한 중국 정부의 개입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 바람에 정책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 바닥으로 떨어졌다. 중국 정부가 7주간 무려 4000억 달러(약 470조원)를 쏟아붓는 것도 모자라 기준금리·지급준비율 인하 등 갖가지 부양책을 내놔도 패닉 상태에 빠진 중국 증시를 안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에인절 유바이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중국 당국에 시장 변동을 관리할 능력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결국 중국 경제가 더이상 정부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줌으로써 정부와 시장 간의 힘겨루기에서 정부가 시장에 백기를 든 형국이다. 강력한 정부 리더십을 바탕으로 성장가도를 내달리며 중국을 주요 2개국(G2) 반열에 올려놓은 ‘중국식 자본주의’가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1978년 개혁·개방을 선언한 중국은 사회주의와 시장경제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결합시키는 새로운 경제 모델을 채택해 30여년간 연평균 10%에 가까운 고도성장을 구가하며 승승장구했다. 덕분에 경제에 대한 국가의 통제에 반대하고 시장의 기능과 민간의 자유로운 활동을 중시하는 ‘신자유주의’의 부작용을 보완하는 대안으로 떠올랐다는 평가도 받았다. 자신감을 얻은 시진핑(習近平) 정권은 집권 초부터 수출 위주의 양적 성장을 포기하는 대신 내수 위주의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신창타이’(뉴노멀) 노선을 도입하며 과감히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믿었던 내수가 살아나지 않아 성장률 둔화가 확연해졌다. 2년 전만 해도 8%를 넘보던 경제성장률은 올해 6%대 추락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경제부총리·한은 총재 만남이 뉴스 안 되게 자주 보자”

    “경제부총리·한은 총재 만남이 뉴스 안 되게 자주 보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년여 만에 다시 만났다.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및 경기 둔화,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 등으로 세계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가운데 이뤄진 만남이라 이목이 집중됐다. 최 부총리와 이 총재는 28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주요 간부들과 함께 만났다. 두 사람이 간부들을 대동하고 만나기는 최 부총리 취임 직후인 지난해 7월 21일 이후 1년 1개월 만이다. 최 부총리는 “밥값은 누가 내나? 재정 상황이 나은지 통화 사정이 나은지…”라는 농담으로 운을 뗐다. 이어 “다른 나라는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가 만나는 게 전혀 뉴스가 아닌데 우리는 뉴스가 된다”며 “앞으로 뉴스가 안 되게 자주 만나자”고 말했다. 재정당국과 통화당국의 회동이 외국에서는 낯선 풍경이 아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과 재무부 장관은 종종 조찬 회동을 한다. 기재부와 한은은 이번 회동이 특별한 의제 없이 친목을 다지는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소통을 강화해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 공유가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영향을 끼쳤느냐의 여부다. 이를 의식한 듯 이 총재는 이날 공개석상에서 말을 아꼈다. 실제, 지난해 최 부총리와 이 총재의 두 차례 만남 이후 기준금리가 전격 인하되기도 했다. 한은 측은 “전혀 무관한 일”이라고 펄쩍 뛴다. 한은은 지난해 8월과 10월 금리를 내렸다. 지난해 9월에는 호주 케언스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두 수장이 ‘와인 회동’을 한 뒤 최 부총리가 “금리의 ‘금’자도 얘기 안 했지만 ‘척하면 척’이다”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1년 만에 만난 이날 만찬 자리에 오른 반주도 와인이었다. 기재부에서는 최 부총리 외에 주형환 제1차관, 정은보 차관보, 최희남 국제경제관리관 등 11명이 참석했다. 한은도 이 총재 외에 장병화 부총재, 하성 감사, 허재성·서영경·김민호 부총재보 등 11명이 참석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