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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D의 훈수-선글라스]렌즈 색깔 장소따라 ‘그때 그때 달라요’

    [MD의 훈수-선글라스]렌즈 색깔 장소따라 ‘그때 그때 달라요’

    선글라스의 계절이다. 햇볕이 강렬해지는 여름이 되면 자외선 차단과 패션 연출의 2가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선글라스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선글라스는 태양광선, 특히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고 바람에 날리는 먼지 등 이물질을 막아준다. 자외선은 피부에 해로울 뿐 아니라 각막에 손상을 입히는 등 안(眼)질환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선글라스를 착용하면 자외선 노출을 최고 90%까지 막을 수 있다. ●너무 짙으면 눈 건강 해쳐 선글라스는 장소에 따라 렌즈의 크기나 색상이 달라져야 한다. 빛을 많이 받는 해변가나 레포츠를 즐길 때에는 렌즈가 크면 좋고, 출퇴근이나 산책용으로 사용할 때에는 그만큼 빛의 양이 적어 렌즈가 클 필요는 없다. 렌즈 색깔의 농도는 눈의 표정을 읽을 수 있을 정도인 코팅 농도 70% 이하가 적당하다. 눈을 완전히 가리는 짙은 색상의 렌즈는 눈 건강에 좋지 않다. 짙은 색상의 렌즈는 낮에도 동공을 크게 하고 유해독성산소인 프리래디컬, 자외선 등을 더 많이 흡수하기 때문이다. 색깔은 장소와 목적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갈색 계열은 빛이 잘 흩어지는 청색 빛을 여과시켜 시야를 선명하게 해준다. 물 속이나 스키장, 해변가에서 적합하다. 노란색 계열은 자외선이 흡수되지만 적외선은 흡수되지 않는다. 흐린 날씨나 안개나 비 속에서 쓰기 알맞다. 야간에도 잘 보인다. 초록색 계열은 인체에 가장 민감한 색으로 시원하고 눈의 피로를 덜어준다. 시내나 해변에서 착용하기 좋다. 운전할 때도 괜찮다. ●사각형 테·큰 렌즈 유행할듯 올해는 사격형의 두꺼운 테에 얼굴을 덮을 만큼 커다란 렌즈가 유행한다. 지난해에도 사이즈가 작지 않았지만, 올해는 더욱 커질 것이다. 전체적인 스타일은 얇은 메탈(금속성 소재)과 복고풍의 투박한 뿔테가 대부분이다. 렌즈 색깔은 파스텔 느낌을 주는 한가지 톤이 인기다. ●세린느 ‘SC 1230’ 지난해에도 인기를 끈 캡스타일(캡 모자처럼 렌즈 오른쪽 위 테부분이 튀어나온 스타일) 모델을 주목하라. 둥근 모양의 렌즈와 파스텔톤의 렌즈를 사용한다. 렌즈의 플라스틱과 메탈의 어우러짐을 잘 표현한 제품이다. 가격은 36만원. ●로에베 ‘SLW568’ 둥글게 큰 렌즈 모양과 얇은 템플(다리)이 세련된 이미지를 준다. 밝은 파스텔톤이 고급스럽고, 템플 부분의 로고 표현이 로에베를 잘 표현하고 있다. 값은 34만원. ●에스까다 ‘SES 511’ 귀여워 보이는 둥근 렌즈에 테를 감싸는 메탈 백림이 에스까다 로고의 ‘E’를 상징한다. 에스까다의 기본 컨셉트 중 하나인 활기찬 느낌을 주는 뿔테에 볼륨감이 있는 더블 ‘E’를 사용함으로써 젊은층들이 선호하는 제품이다. 가격은 34만원. ●프라다 ‘SPR 06F’ 전형적인 오드리 햅번 스타일인 복고풍 모델이다. 둥글고 큰 프레임으로 끝 부분이 올라가 있으며, 프레임에 크리스탈이 장식돼 고급스러우면서도 여성스럽다. 값은 38만원. ●구찌 ‘GG2572S’ 딱딱한 느낌이 없는 렌즈 모양으로 세련된 느낌의 사각 프레임 선글라스. 가격은 30만 5000원. ●디오르 ‘Dior ADOIRABLE5’ 디오르의 세미 고글라인. 신상품은 사각 반무테로 동양인에게 어울리는 커브라인이 돋보이는 자연스러운 고글형의 디자인이다. 값은 37만원. ●크로스헤어와이어 올해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비행기 조종사 스타일이다. 초경량 C-5 합금을 사용한 템플은 오클리 메탈 아이콘이 있어 디자인도 아름답다. 가격은19만 5000∼21만 5000원. ●하프재킷 렌즈 교체가 가능한 듀얼(Dual) 선글라스 제품. 선택할 수 있는 렌즈가 10여종에 달해 날씨나 태양광선에 맞게 착용할 수 있다. 한 개 제품으로도 여러 개를 갖은 듯한 효과를 얻는다. 값은 16만∼ 25만원. 갤러리아百 송혜령
  • [클릭이슈] 지자체 모럴해저드 천태만상

    [클릭이슈] 지자체 모럴해저드 천태만상

    모 군청 전직원의 70% 이상이 기부금 영수증을 허위로 발급받아 부당 소득공제를 받았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해 감사원이 벌인 공직비리 직무감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민간기업 직원들 사이에선 허위 기부금 영수증을 이용해 탈세를 공공연하게 하다 적발되곤 했다. 하지만 공무원들이 같은 수법을 사용해 집단적으로 탈세에 가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뿐만 아니라 국고보조금 지급 업무를 소홀히 해 국고낭비를 초래하는 등 지방자치단체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는 상상을 초월했다. 감사원은 250개 지방자치단체에 대해 이같은 비리가 근절될 때까지 연중 감사체제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측은 성명서를 내는 등 집단 반발할 조짐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자칫 충돌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전해졌다. ●공무원이 단체로 부당 소득공제 감사원은 지난해 초 일부 지자체 직원들 사이에서 가짜 기부금 영수증이 유행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직무감찰을 벌인 결과, 전라북도의 모 군청 본부와 7개 읍·면 사무소,3개 보건의료원 등 소속 기관 직원들이 지정기부금 공제제도를 악용,2년간 탈세를 해 온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은 사찰과 교회 등 종교단체로부터 기부금 영수증을 허위로 발급받아 연말정산시 소득공제를 받았다. 군 전체 소속 공무원 480여명 가운데 70%를 웃도는 350여명이 연루됐다. 이들이 탈세한 금액만도 1억 1000여만원에 달한다는 것이 감사원의 설명이다. 조사결과 해당 군청 공무원들이 2002년부터 2년간 총 723건의 지정기부금 공제신청을 했으나, 이 중 123건(17%)을 제외한 600건(83%)이 허위신청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허위신청된 600건 가운데 388건은 실제 기부사실이 없음에도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받았고, 나머지 212건은 기부금액을 부풀렸다. 감사원 관계자는 27일 “탈세에 가담한 공무원이 너무 많아 해당 공무원을 모두 징계하지는 않았다.”면서 “사실을 알면서도 방조한 관리책임자 4명을 징계조치하고, 가산세를 포함해 총 1억 2000여만원에 대해 환수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금품 수수 및 공금유용 금품을 수수하다 적발된 공무원도 다수다. 서울시 모 구청 공보과 관계자 A씨 등은 구청 홍보업무를 처리하면서 특정 업체에 부당한 특혜를 제공하고, 명절에 인사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적발돼 정직 등의 징계를 받았다. 성남시 모 구청 지방건축주사보 B씨는 건축허가 사용승인 업무를 담당하는 직위를 이용, 건축업자의 사무실에 직접 찾아가 200만원 상당의 텔레비전 1대를 받아냈다. 공공예산을 제 돈 쓰듯 유용한 사례도 적지 않다. 문화관광부 소속 한국청소년상담원의 고위인사 C씨는 기관 예산 400만원을 명목없이 직원들에게 선심성으로 지급하는 등 예산을 부당하게 집행한 사실이 드러났다.C씨는 또 2002년 공무를 위한 해외출장 기간 중 개인적으로 여행을 한 데 이어 2003년에도 무단으로 11일간 해외여행을 했다. 특히 야근 등 특근매식비용 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지적됐다. 철도청 소속 D씨는 특근매식비용을 결제하기 위한 관용카드를 관리하면서 업무용카드를 개인카드처럼 사용했다.D씨는 자신의 술값 50만원 등 총 87회에 걸쳐 2000여만원을 본인과 동료들의 음주비용으로 물쓰듯 사용했다. ●불성실 등 근무기강 해이 건설교통부 소속 감정평가업무담당 E씨는 서울시가 감정평가를 의뢰한 토지에 대해 최고 7억원 이상까지 가격을 과다하게 산정해 행정차질을 빚게 했다.E씨의 불성실한 업무처리 때문에 빚어진 과실이라는 것이 감사원의 지적이다. 또한 시흥시 본청이 2003년 학교가 들어설 용지 부근에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내 금지시설인 경륜장외매장의 설치를 승인하는 등 부적절하게 건축사업을 승인한 사례도 상당하다. 제식구 감싸기식의 행정처리도 적지 않았다. 재정경제부 F씨는 4·5급 인사와 근무평정 업무를 담당하면서 4년 이상 휴직중인 사무관을 중간에 복직한 것처럼 처리했다. 그 결과 해당 사무관은 휴직 중에도 복직된 것으로 처리돼 인사발령을 받는 등 인사상의 혜택을 받았다. 그 외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사업대상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실적조사 등 관리를 허술하게 해 보조금을 과다 집행하는 등 국고손실도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남군에서는 자생란 재배단지 조성사업 대상자에게 온실공사 명목으로 8억여원을 지급했으나 회사측이 온실공사에 들인 비용은 4억여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감사원 관계자는 “지자체들이 업무수행에 있어 도덕적 해이를 보이는 사례가 많다.”면서 “감사원에 접수되는 민원을 바탕으로 연중 직무감찰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美 “핵 의심 선적물 압수” 유엔결의 추진

    최근 북한으로부터 일련의 도전을 받고 있는 미국 부시 행정부가 전세계 모든 국가들이 핵물질이나 그 부품을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과 항공기 선적물을 중간에 압수할 수 있도록 하는 유엔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25일 미 고위관리의 말을 빌려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점점 더 많은 고위관리들에 의해 구상되고 있는 이 결의안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참모들이 아직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고 있지만 결국 북한을 격리, 제재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결의안은 미국과 다른 나라들이 한반도 주변 국제수역에서 선박을 나포하고 항공기를 강제 착륙시킬 수 있도록 허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NYT는 이같은 구상이 나오게 된 배경은 지지부진한 6자회담과 북한 영변 원자로 가동 중단이라고 지적했다. 북한과의 협상을 좋아하지 않는 부시 행정부 내 매파들은 이 제재안을 환영하고 있으며, 미 국방부와 딕 체니 부통령의 참모들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그러나 미국과 아시아 관리들은 이 결의안의 주요 목적이 중국에 북·중 국경을 단속할 수 있는 정치적 명분을 주는데 있는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에 식량과 석유를 공급해왔으며, 북·중 국경은 현재 무기와 마약, 위조화폐 등의 이동이 거의 통제되지 않아 북한 경화 수입의 창구로 이용되고 있다. 미 관리들은 북핵 문제를 유엔으로 끌고가더라도 백악관은 6자회담을 포기하지는 않겠지만 새 유엔 결의안은 북한이 적대 행위로 간주할 것이라고 밝혔던 추가 정치·경제 제재를 포함한 몇가지 형태를 띠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의안이 채택되면 존 F 케네디 전 미 대통령이 40년 전 쿠바를 상대로 도입했던 봉쇄 조치를 느슨하게 본뜬 형태를 띠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외화밀반출 기업등 45곳 적발

    외화를 해외로 불법으로 빼돌려 부동산 등에 투자한 기업과 개인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24일 외국환거래 신고 없이 불법으로 해외에 외화를 송금한 34개 기업과 개인 46명을 적발, 최고 1년간 외국환 거래정지 등 제재 조치했다고 밝혔다. 특히 1개 기업과 개인 1명은 검찰에,9개 기업과 개인 34명은 국세청에 각각 통보했다. 고객의 외국환 거래 확인 의무를 위반한 5개 은행에 대해서도 자체 검사후 조치해 보고토록 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A씨의 경우 지난 2003년 10월 국내에서 환치기 브로커에 5억원(40만달러)을 원화로 지급하고 중국에서 위안화로 바꿔 돌려받은 뒤 친인척 명의로 중국 현지기업의 지분(24만달러)을 취득하고 부동산(12만달러)을 임차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소기업 대표인 E씨는 2004년 3∼4월 3차례에 걸쳐 중국에 유학중인 자녀 2명에게 60만달러를 유학 경비로 송금한 뒤 이중 33만달러와 현지은행에서 빌린 87만달러를 합한 120만달러로 현지 주택을 매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다른 중소기업 대표 F씨도 2004년 3월 비슷한 방법으로 미국에 17만달러를 송금하고 현지은행에서 65만달러를 빌리는 등 총 86만달러로 현지 주택을 취득한 사실이 적발됐다.B사는 1999년 3월 외국환은행에 중국 호텔사업에 투자한다고 신고한 20만달러보다 5배 많은 100만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아르바이트로 생계” 212만명

    취업난 속에 하루 근로시간이 5시간도 채 안되는 아르바이트족(族)이 늘고 있다. 이들 중 아르바이트만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프리터’(Freeter·Free+Arbeiter)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1·4분기 주당 근로시간이 1∼17시간인 근로자는 98만 2000명,18∼26시간은 114만 4000명으로 하루 평균 5시간도 일하지 않는 주당 26시간 미만 근로자가 212만 6000명에 달했다. 1∼17시간 근로자는 매년 1분기 기준으로 2000년 72만 6000명,2001년 74만 3000명,2002년 75만 2000명,2003년 68만 5000명에서 올들어 급증세를 보였다.18∼26시간 근로자도 2000년 85만명,2001년 87만 8000명,2002년 88만 5000명,2003년 93만 4000명 등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이렇게 단시간 근로자들이 늘고 있는 것은 취업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안정된 일자리를 구하기가 힘들어진 데다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프리터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인터넷 취업포털 잡링크(www.joblink.co.kr)가 3개월 이상 구직 회원 1572명을 대상으로 이달 1일부터 19일까지 조사한 결과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조사에서 전체의 36.5%가 ‘취업 대신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심각한 취업난을 피하기 위해’(66.5%),‘구직기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17.1%),‘직장생활로 받는 스트레스가 싫어서’(9.1%)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26.7%는 ‘생계유지를 위해 2개 이상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했으며 ‘3개 이상’도 4.5%를 차지해 프리터들이 적지 않게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AFC 챔피언스리그] 안정환 ‘골바람’

    ‘반지의 제왕’ 안정환(29·요코하마 마리노스)의 골폭풍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안정환은 20일 일본 요코하마 미쓰자와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4차전 BEC 테로 사사나(태국)와의 홈경기에서 골을 터뜨리며 5경기 연속 득점(6골)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사카타 다이스케(22)와 투톱을 이뤄 선발로 나선 안정환은 전반 45분 터진 사카타의 선제골로 팀이 1-0으로 앞서던 후반 12분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슛으로 쐐기골을 뽑아내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3승1패를 기록한 요코하마는 이날 마카사르(인도네시아)를 4-0으로 꺾고 4연승을 달린 산둥 루넝(중국)에 밀려 조 2위에 머물렀지만, 안정환의 맹활약으로 각 조 1위 7개 팀만 나갈 수 있는 8강 토너먼트(전대회 우승팀 알 이티하드 포함) 진출의 희망을 이어갔다. 지난해 11월 몰디브와의 2006년 독일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경기에서 오른쪽 발목 골절상을 당한 뒤 이번 달부터 부상에서 회복, 경기에 모습을 드러낸 안정환은 지난 6일 열린 BEC 테로와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원정 경기에서 2골을 폭발시킨 것을 시작으로 일본 프로축구 J리그 3경기를 포함,5경기째 골을 몰아치고 있다. 절정의 골 감각을 과시하고 있는 안정환은 오는 6월3일과 8일 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우즈베키스탄 쿠웨이트와의 연속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있는 본프레레호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한국판 레알 마드리드 수원은 홈에서 열린 E조 4차전에서 일본 축구협회(FA)컵 우승팀 주빌로 이와타를 맞아 선제골을 내줬으나, 후반 들어 ‘진공 청소기’ 김남일(28)과 ‘돌아온 득점왕’ 산드로(25)가 연속골을 뽑아내며 2-1로 역전승했다. 이로써 3승1무(승점 10)를 기록한 수원은 이날 호앙 안지아라이(베트남)를 물리친 중국의 선전 젠리바오(3승1무·승점 10)에 골득실에서 뒤진 2위를 유지했다. 앞서 부산은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에서 열린 G조 조별리그 경기에서 이정효(30) 도화성(25) 뽀뽀(27)의 릴레이골로 한수 아래의 페르세바야를 3-0으로 제압,4전 전승(17득점 무실점)으로 조 1위를 질주했다. 이정효는 이번 대회 4골로 득점 공동 선두에 올랐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학부모가 봉인가

    ‘회식비 50만원,2차 비용(술값) 17만원, 서무부장 전근 18만원, 수련회 지원비 8만원, 스승의 날 상품권 18만원, 교장·교감 택시비 15만원….’ 서울 A초등학교의 지난해 학교운영위원회 운영비 내역이다. 학생들을 위해 쓴 돈은 거의 없다. 이 학교 학교운영위원들은 1년에 회비 50만원씩을 내라는 요구를 받았다. 새 학기를 맞아 일선 학교에 불법찬조금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와 학부모회를 중심으로 ‘학교발전기금’이라는 명목으로 수백만에서 수천만원까지 걷고 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는 19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불법찬조금 조성 사례를 공개했다. 서울과 경기, 부산, 광주, 경북 등 전국 162개교 학부모들이 제보한 실태다. 서울 강서구 B고등학교에서는 지난달 각 반 대의원 학부모들이 20만원씩, 모두 1400만원을 냈다. 회계 서류는 아예 없었다. 교사 연수지원금 100만∼200만원, 수련회 교사 뒤풀이 지원금 200만원 등의 용도는 말로만 전달됐다. 중랑구 C고등학교의 한 학부모는 “학교측이 2008학년도부터는 내신과 상을 잘 받는 아이가 수시모집에도 유리하다며 은근한 지원을 요청한다.”고 하소연했다. 양천구의 D고등학교에서는 교육청에서 책걸상 교체사업 명목으로 지원받은 3억원을 몽땅 ‘우등반 교실’을 만드는데 썼다. 대신 책걸상 교체 비용은 각 반당 160만원씩 대의원 학부모들이 떠안았다. 인천의 E초등학교에서는 축구부 학부모들이 코치를 영입하면서 1000만원씩 걷어 아파트를 얻어줬다. 이 학교 학부모는 “선수기용권과 중학교 진학권을 코치와 감독이 쥐고 휘두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의 사립 F중학교에서는 교감이 강남교육청과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들에 대한 섭외비가 필요하다며 학교운영위원들에게 400만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광진구의 G초등학교는 명예교사나 도서실 도우미, 녹색어머니회 등 온갖 단체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하고 가입비로 무조건 10만원씩 걷고 있다. 특수목적고인 외국어고의 경우 찬조금 규모는 더 커진다. 임원은 물론 모든 학부모에게 돈을 걷는 탓이다. 서울 A외고는 학생 한 명당 30만원씩 모두 7200만원을 걷었다.B외고는 학부모 개인당 35만원씩 강제로 거둬 에어컨과 스승의 날 선물, 교사 생일선물을 사는데 썼다. 학부모회 박경양 회장은 “학교현장에서는 불법찬조금이 여전히 판을 치고 있지만 그동안 교육 당국의 의지는 얼마나 형식적이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몸으로 익히니 영어가 술술

    몸으로 익히니 영어가 술술

    영어 교육의 메카를 꿈꾼다. 인천시 교육청이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점프 인투 잉글리시(Jump into English)’ 영어체험 프로그램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교육은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됐지만 공식 오프닝 행사는 20일 열린다. 현재 서울과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대규모 유료 영어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인천시 교육청이 운영하는 점프 인투 잉글리시는 교육연수원 학생수련원을 개조해서 하는 프로그램으로 참가비는 없다. 인천시교육청은 앞으로 인천외국어 교육센터 I.F.T.C(Incheon Foreign Language Training Center)로 육성할 계획이다. 살아 있는 영어 교육에 큰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되는 수련원의 교육 현장을 찾았다. 지난 14일 인천 중구 운서동에 자리한 인천광역시 교육연수원 외국어수련부. 인천의 중학교에 다니는 여학생 100명의 영어 체험 수업이 한창이다. 캐나다 출신 원어민 강사 브레트(33)는 말하기(Speaking Skills) 수업을 진행한다. 오늘의 이야기 주제는 ‘if…(만약에)’이다. 한 반 학생 12명은 도서관 소파에 둘러 앉아 각각 한장씩 ‘if카드’를 뽑는다.‘만약에 대통령이 된다면’,‘만약에 역사를 바꿀 수 있다면’과 같이 만약의 상황을 가정하고 영어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다. 계산여중 정현초(14)양이 처음 나섰다.‘만약 한 시간 동안 투명인간이 된다면 무엇을 하고 싶습니까?’라는 카드를 뽑은 현초양은 당황하는 기색없이 “집에 가서 잠을 자고 싶다.”고 조금 엉뚱한 대답을 해 한바탕 웃음이 터진다. 브레트는 ‘누군가를 감옥에 보낼 수 있다면 누구를 선택하겠습니까?’라고 쓰인 두 번째 카드를 뽑고 학생들의 토론을 유도한다. 최근 일본의 역사 왜곡과 독도 영유권 주장에 국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듯이 학생들은 일본 정부 관계자들을 감옥에 넣고 싶다는 대답을 계속했다. 학생들은 중학교 2학년 수준에서 소화할 수 있는 4∼5단어로 구성된 짧은 문장을 만들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데 무리가 없어 보인다. 호주 출신 원어민 강사 스콧(38)과 미국인 강사 앨리슨(25·여)이 진행하는 ‘경매’ 수업은 학생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다.2개반 학생들이 강당에 모였다. 더 좋은 물건을 사기 위한 경쟁이 시작된다. 볼펜과 공책, 수첩 등 4∼5가지 물품이 오늘 경매에 부쳐졌다. 거래는 가상 화폐를 이용한다. 강화여중 유지연(14)양은 팀원 11명을 리드하며 상대팀과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다 일기장과 공책을 사는 데 성공했다. 계산여중 박신애(14)양은 “문법이 조금 틀려도 외국인과 대화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앞으로 외국인과 이야기할 때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남중 박세현(14)양은 “원어민의 발음을 자꾸 들으니까 영어와 친숙해지는 느낌이 든다.”면서 “무엇보다 원어민 선생님들과 친해지니까 외국 문화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인천광역시 교육연수원 외국어 수련부가 진행하는 ‘점프 인투 잉글리시’ 프로그램은 현장 체험을 중시한다. 영어는 단어를 외우고 문법을 익히는 ‘공부’가 아니라 외국인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하나의 ‘도구’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기 위해서다. 인천시 교육청 중등교육과가 중심이 돼 담당 장학사와 한국인 영어 교사들이 프로그램 기획에 적극 참여하기 때문에 한국의 정서를 담은 영어 교육이 실시된다는 장점도 있다. 원어민 강사를 채용하는 캠프 형식의 수업들이 주로 강사의 나라, 역사, 문화를 소개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면 이곳에서는 한국적인 것을 원어민 강사를 통해 배우는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다. 클럽 활동 시간에 하는 ‘궁도’ 수업이 대표적인 예. 궁도 수업은 캐나다에서 10년간 양궁을 해온 원어민 강사가 직접 가르친다. 앞으로는 태권도와 다도 수업도 개설할 예정이다. 이진범 외국어수련부장은 “곧 국제도시로 탈바꿈할 인천에 국제시민의 역할을 담당할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이 같은 영어 교육시설이 꼭 필요하다.”면서 “저렴한 예산으로 최대의 교육 효과를 거두겠다.”고 말했다. ■ 인천교육청 외국어 수련부는? 인천시교육청은 ‘점프 인투 잉글리시’ 프로그램으로 한해 1200여명의 중학생들에게 영어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대규모 영어 마을을 만드는 대신 중구 운서동에 있는 교육연수원 학생수련원을 개편해서 활용하고 있다. 지난 7월 10억원의 공사비를 들여 리모델링을 마치고 지난해 9월부터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점프 인투 잉글리시’는 월∼금요일 4박5일 동안 진행되는 프로그램으로 인천의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참여한다. 참가비는 전액 인천시교육청이 지원한다. 인천시교육청은 학교의 차례를 정해 학교별로 5∼10명의 학생을 선발한다. 영어 성적이 상위 10% 안에 드는 학생 중 희망자를 뽑는다. 영어권 국가에서 1년 이상 공식적으로 교육을 받았거나 어학연수를 다녀온 학생들은 제외된다. 생활보호대상자의 자녀는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이들이 외국어수련부에서 지내는 4박 5일은 정식 수업 과정에 포함된다. 숙박 문제 때문에 남학생과 여학생을 격주로 선발해 교육한다. ‘점프 인투 잉글리시’는 인천시교육연수원의 한 부서인 외국어수련부에서 운영을 맡는다. 담당 장학사 12명, 영어교사 6명, 원어민 강사 7명, 영양사 1명, 간호사 1명, 직원 6명이 있다. 중·고교 현직 영어 교사 중 희망자를 선발해 2년간 근무하도록 한다. 영어 교사들은 원어민 강사와 함께 각반의 부담임을 맡아 수업을 돕는다. 이 곳에서 근무하는 영어교사들은 일정 부분의 인센티브를 받는다. 원어민 강사는 시교육청과 외국어수련부가 적합한 원어민을 면담해서 선발했다.4월 중 원어민 강사 2명을 추가로 채용할 예정이다. 현재 근무하는 원어민 강사들은 미국·캐나다·호주 출신이며 수련원 부근 오피스텔에 머물고 있다. 외국어수련부에서는 영어교사 심화연수와 중학생 영어체험 캠프도 진행한다. 중등 영어교사 40명을 선발해 5월9일∼7월4일 240시간 심화 연수를 실시한다. 이같은 장기 연수는 인천에서 처음 실시하는 것이다. 이 기간 각 학교에는 기간제 교사를 채용하고 비용은 전액 교육청이 지원한다.‘점프 인투 잉글리시’ 프로그램의 원어민 강사 9명을 적극 활용한다. 교육은 말하기(Speaking), 교수법(Teaching skills), 현장연수 등으로 이루어진다. ‘파워 업 잉글리시 캠프(Power Up English Camp)’는 여름방학 중 진행된다.13박14일 합숙 프로그램으로 중학교 1학년 학생 200명이 참여할 수 있다. 학생 10명을 한 반으로 구성하고 원어민 교사와 한국인 영어교사가 담임을 맡는다.‘점프 인투 잉글리시’ 프로그램의 확대된 형태로 집중적인 읽기와 쓰기 클럽 활동을 통해서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도록 한다. 인천 지역 교육청별로 참가 학생을 곧 선발할 예정이다. 인천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점프 인투‘ 주요 프로그램은? ‘점프 인투 잉글리시’의 교육 프로그램은 한국인 영어교사와 장학사, 원어민 강사가 함께 기획한다. 체험과 말하기, 듣기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20여개의 과목이 있다. ●단체 방송 수업(Group Broadcasting) 한 반 학생들이 모두 참여해 생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앵커와 리포터, 기상 캐스터, 가수와 배우 등 각자의 역할을 정해서 가상 릴레이 인터뷰를 실시한다. 방송에 들어가기 전에 학생들은 인터넷으로 맡은 배역의 특징을 분석하고 대본을 스스로 작성한다. ●인터넷 영어(Internet English) 정보검색대회와 비슷하다. 학생들은 디즈니랜드의 개장 시간을 묻거나 포털 사이트 야후의 초기 화면 메뉴를 묻는 공통 질문 10∼12개를 받는다. 중·고생을 위한 영자 인터넷 신문 사이트나 포털 사이트를 찾아 주어진 시간에 최대한 많은 답을 기록해야 한다. ●영화 감상(Movie English) 외국어수련부에 머무는 4박5일 동안 학생들은 원어로 된 영화 2편을 감상한다. 이야기 구조가 비교적 간단한 ‘쥬만지’와 ‘내사랑 컬리수’를 본다. 영화 감상에 앞서 대략적인 스토리를 이해하고 장면마다 이어질 대화의 내용을 상상해 영어로 말해보는 시간도 갖는다. ●읽기 기술(Reading Skills) 8∼10 문장으로 이루어진 글 속에 숨어있는 잘못된 영어 단어를 찾아서 바른 단어로 고쳐 넣는다. 사전을 전혀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앞뒤 문맥의 흐름을 파악해서 적절한 단어를 유추해야 한다. ●클럽 활동(Club Activity) 궁도, 라디오 드라마, 컬러 챌린지, 컬처 챌린지, 럭비 클럽 등 각자 한 가지씩 클럽 활동을 하게 된다. 궁도 시간에는 활터에서 직접 활을 쏴볼 수 있다. 라디오 드라마는 4∼6분짜리 영어 드라마를 만든다. 효과음과 음향도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다. 컬러 챌린지는 보물찾기와 같다. 팀원이 하나가 돼 영어로 쓰여진 미션을 해결해야 한다. 컬처 챌린지는 음식이나 옷 등 동·서양의 문화를 비교 체험해 본다. 남학생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럭비 클럽은 영어로 럭비의 규칙을 배우고 팀을 나눠 경기를 한다. ●롤링페이퍼(Year Book) 4박5일 동안 함께 머물렀던 친구들을 기억하는 수업이다. 점프 인투 잉글리시 프로그램 교재에 같은 반 친구들의 인물 사진을 붙이고 12명이 모두 돌아가면서 그 학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영어로 적는다. ●경매(Auction) 볼펜, 수첩, 공책, 원어민 교사의 사진 등 다양한 물건이 경매에 나온다. 학생들은 4박5일 동안 지내면서 상품으로 받은 종이돈을 사용해 경매에 나온 물건을 살 수 있다. ●문제 해결하기(Problem Solving) 창의력과 말하기 실력을 겨루는 수업이다. 학생들은 매우 독특한 문제를 받게 되고 팀원은 토론을 통해 답을 제시해야 한다.‘달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구에서 준비해야할 10가지 물건을 결정하시오.’와 같이 학생들이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이색 문제들이 출제된다.
  • [월드 이슈-中·印 갈등씻고 손잡나] 23억 ‘친디아’ 팍스아메리카나 맞선다

    [월드 이슈-中·印 갈등씻고 손잡나] 23억 ‘친디아’ 팍스아메리카나 맞선다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친디아(CHINDIA·중국과 인도의 합성어)’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962년 국경분쟁 이후 43년간 앙숙으로 지낸 양국이 지난 11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만모한 싱 인도 총리의 정상회담을 통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한 것이다. 항공, 교육, 과학기술, 관광, 문화교류 등 다양한 부문에서 전방위적인 협력에 착수한 것이다. 인구 23억(중국 13억, 인도 10억)의 두 아시아 거인이 약속대로 손을 맞잡을 경우, 아시아 지역안보와 국제무역 환경에 큰 변화가 일 전망이다. ●중국, 인도 앞세워 미국의 포위전략 돌파 두 나라의 화해로 ‘아시아 안보 지형’에 일대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중국 입장에서 인도와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구축은 시시각각 조여왔던 미국의 중국 포위 전략의 일각을 돌파했다는 의미가 적지 않다. 미국은 9·11 테러 이후 중앙아시아, 인도 등과의 협력을 통해 중국 서부지역에 대한 포위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것이 중국 군사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지난달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아시아 순방 당시 인도와의 군사협력 강화를 약속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러시아와의 전통적 우방관계인 인도에 대해 러시아의 영향력을 축소하고 가상 적국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였다. 향후 미국과 인도는 미사일 방어체계(MD)를 비롯한 안보분야는 물론 첨단기술 및 경제·에너지분야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인도에 F-16 전투기와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체계,PC-3 해상 초계기 등의 첨단무기 판매를 결정했다고 중국 관영 주간 ‘세계보(世界報)’ 최근호가 보도했다. 그러나 중국은 인도와의 최대 걸림돌인 국경분쟁의 정치적 해결이란 원칙에 합의하면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다. 미·일 동맹을 주축으로 하는 미국의 아시아 전략에 일대 타격을 준 것이다. 적어도 중국은 인도를 친미 국가로 기울지 않게 했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팍스아메리카나(미국 중심의 세계지배)’에 맞선 ‘다극화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美 아시아 전략에 일대 타격 베이징 우주항공대학 국제전략연구소 장원무(張文木) 교수는 “중동 페르시아만과 말라카 해협 사이에 위치한 인도는 전략적 요충지”라며 “9·11 테러 이후 미국의 중앙아시아 진출에 인도 역시 강한 압력를 느끼고 있어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 여지는 많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중국의 당근전략이 보다 구체화되고 있다. 원자바오 총리는 중·인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은 인도가 유엔과 국제무대에서 중요한 구실을 하는 것을 이해하고 지지한다.”며 인도의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 지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인도의 소프트웨어와 중국의 하드웨어를 마치 파고다(탑)를 쌓듯이 결합시키면 두 나라는 ‘아시아의 세기’를 열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 양국간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위한 기초작업에 착수했고 지난해 137억달러였던 양국의 교역액을 2010년까지 300억달러로 확대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홍콩 아주시보(亞州時報)는 두 나라가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경분쟁 ▲중·인·미 삼각관계 등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의 줄타기 외교 인도 역시 미·중간 파워게임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국익을 극대화시키는 ‘줄타기 외교’를 시작했다. 아시아 대국을 꿈꾸는 인도는 일본과 싱가포르 등과 손잡고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동진(東進) 전략’을 추진 중이다. 지난 40여년간의 폐쇄경제에 종지부를 찍고 매년 6% 안팎의 경제성장을 지속,2050년 ‘라이벌 중국’을 따라잡겠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인도가 중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지만 동맹관계까지 발전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과 아시아 패권을 다투는 일본도 최근 인도와의 관계개선에 무척 신경을 쓰고 있다. 카말 나스 인도 통상장관은 13일 “최근 인도와 일본의 교역이 지지부진한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일본의 대인도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이에 화답하듯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도 이달 말 인도를 방문할 예정이다. 일본 총리의 인도 방문은 5년 만에 처음이다. 일본은 지난해 전체 ODA(공적개발원조)의 24%인 11억 4000만달러를 인도에 제공하며 인도에서의 시장확대를 노려 왔다. 인도는 중국과 미국의 ‘파워게임’을 활용하고 중국 역시 인도를 앞세워 미국의 대중 포위전략을 견제하겠다는 ‘3인 4각의 전략 외교’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oilman@seoul.co.kr ■ 양국 경제협력의 미래 중국과 인도의 전략적 접근이 가속화되고 있는 분야는 경제분야다.11일 뉴델리서 발표된 ‘델리 선언’을 구체화해 나가기 위한 후속 조치들이 이어지고 있다. 두 나라는 우선 오는 10월 이전에 경제무역 및 과학기술 공동위원회 개최를 위한 실무준비에 착수했다. 과학기술과 금융시스템 분야에서 별도의 협력위원회를 발족시키고 정보 교환, 인적 교류 등도 준비하고 있다. 중국은 한 발 앞선 인도의 정보통신기술(IT)과 금융·서비스업 분야의 노하우 전수를 희망하고 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인도 방문 후 처음 찾은 곳이 실리콘밸리인 방갈로르인 것에서도 잘 나타난다. 원 총리는 이 자리에서 “중국의 하드웨어와 인도의 소프트웨어를 합치면 세계 IT업계를 석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항공우주·생명공학 분야도 시너지효과 기대 원자력, 항공우주, 생명공학 등에서도 양국은 서로 주고 받을 것을 찾으면서 ‘동반 상승’을 꾀하고 있다. 기술 이전과 관련, 선진국들의 견제를 받고 있는 동병상련 입장에서 서로 연합을 통해 기술을 교류하고 시장을 공유해 이같은 봉쇄를 뚫겠다는 전략이다. 과학기술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기술합작지도 위원회의 발족과 올해내 상호 첨단기술교류회의 개최 등도 같은 맥락에서 추진되고 있다. 가시화되는 에너지 및 자원 협력도 대표적인 협력 분야다. 양국은 일단 원 총리의 방문을 계기로 에너지 및 자원 협력 등 공동 대처의 발판을 놓았다는 평가다. 국제 석유시장에서 원유확보를 위한 입찰경쟁 자제 및 해외유전 공동개발 등에 의견접근을 봤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지금까지 원유 공급량의 각각 40%와 70%를 해외에 의존하는 중국과 인도는 국제 석유시장에서 입찰경쟁을 벌이다 가격상승 부담 증가란 자충수를 둬 왔다. ●2008년까지 교역액 200억弗로 확대 인도의 마니 샨카르 아이야르 석유장관은 지난 2월 “중국과 인도의 경쟁으로 다른 나라들의 배만 불려왔다.”며 양국간 협조체제 구축의 필요성을 지적한 바 있고 중국측의 호응도 받았었다. 중국 3대 철강회사 가운데 하나인 중국 우한철강의 경우 주 수입원인 호주 BHP사가 철강석 가격을 올리자 인도로 수입원을 다원화할 움직임을 보인 것도 이같은 흐름과 맥이 통한다. 인도는 이와 함께 쌀, 포도 등 농작물의 중국 수출길도 열었다. 두 나라의 지난해 교역액은 137억달러. 전년보다 79%나 늘었다. 지난 1991년 2억 6400만달러에 비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다. 교역액을 2008년까지 200억달러로 늘리겠다는 것이 두 나라의 목표다. 양국간 무역액이 연간 200억달러인 인도·미국간의 무역액을 따라잡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中·印 갈등의 역사는 국제사회에서 앙숙으로 알려진 중국과 인도의 갈등은 역사적으로 그리 멀리 거슬러 올라가지 않는다.1950년대까지만 해도 비교적 평화로운 관계를 이어온 두 나라가 총부리를 들이대게 된 것은 국경분쟁 때문이었다. 현재 양국이 분쟁 중인 지역은 서쪽 카슈미르 일부인 악사이친과 동쪽 아루나찰 프라데시이다. 악사이친의 히말라야산 국경을 두고 1962년 10월 발발한 양국 전쟁은 40여일 만에 중국의 대승으로 막을 내렸고 중국은 인도가 점유했던 악사이친을 빼앗아 버렸다. ●1962년 국경분쟁이후 앙숙관계 악사이친은 현재 중국의 자치주인 신장(新疆)과 티베트를 잇는 고속도로가 나있는 전략 요충지이다. 중국은 아루나찰 프라데시도 점령했지만 병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지리적인 문제점과 국제적 비난 등을 고려해 곧 철수했다. 하지만 해당 지역의 선조가 현재 중국의 자치주인 티베트에서 왔다는 점 등을 들어 아직까지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영국, 인도 식민지배가 분쟁의 씨앗 두 나라간 국경 분쟁의 씨앗을 뿌린 당사자는 영국이었다. 인도를 식민지로 삼았던 영국은 티베트와 접한 인도의 북방 국경선을 명확히 정하지 않았다. 인도가 독립을 하고 중국이 1950년 티베트를 자치주로 강제 편입시키면서 시작된 양측의 갈등은 1950년대까지는 외교적으로 무마되는 듯 보였지만, 산발적 총격전이 일어나다 1962년 전쟁으로까지 이어졌다. 전쟁은 또 다른 갈등을 불러왔다.‘인도 역사상 최대의 치욕’으로 기록된 전쟁 패배 이후 인도는 핵무기 개발 등 전격적인 국방력 증대에 나섰으며 중국은 인도를 견제하기 위해 인도의 숙적 파키스탄의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을 지원했다. ●티베트 문제가 또 다른 갈등 불러 티베트 문제도 두 나라가 충돌을 거듭해온 부분이다. 인도는 중국으로부터의 티베트 독립을 외치는 달라이 라마가 1959년 봉기에 실패하자 자국 내 다름살라에 망명정부를 수립하게 해주었다. 티베트가 중국에 강제 편입됨에 따라 사라져 버린 중국과의 지리적 완충지대를 복원하도록 지원한다는 의미가 컸다. 하지만 양국은 가장 큰 쟁점인 국경 문제의 경우 1962년 전쟁 이후에 설정된 ‘실질적 국경선(LAC)’은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특히 지난 10여년 간 실무협상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이번 양국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합리적 해결’을 대전제로 구체적인 타협안을 이끌어낼 것으로 전망된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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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심은 물을 붓지 않고 그냥 먹을 수 있는 컵라면 ‘車(차)비라면’을 선보였다. 라면에 찐 쌀과 땅콩, 고구마 등의 곡류와 쇠고기·야채가 혼합된 수프를 넣고 조청을 가미했다. 파파야, 파인애플, 건포도 등 열대과육을 넣어 부드럽고 산뜻한 맛으로 가격은 1500원(100g). ●롯데제과가 블루베리와 요구르트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블루베리바’(500원·70㎖)를 선보였다. 블루베리를 13%이상 함유하고 있어 블루베리의 고유한 맛과 향을 느낄 수 있고, 요구르트가 들어 있어 새콤한 맛이 난다. ●해태제과는 무설탕 풍선껌 ‘베리베리통통’을 출시했다. 어린이 치아보호를 위해 설탕을 넣지 않고 블루베리 과즙으로 풍부한 과일 맛을 냈다고 회사측은 설명. 블루베리 껌 속에 요구르트 맛의 껌을 숨겨 놓아 찾아 먹는 재미를 더했다. 가격은 500원(27g). ●동원F&B가 청국장과 녹차성분을 첨가한 다이어트 보조식품 ‘리듀팻 다이어트’를 다이어트 전문사이트 ‘엔젤다이어트’(www.AngelDiet.co.kr)를 통해 판매한다. 청국장과 다시마, 녹차성분을 넣어 만들었으며, 휴대하기 간편한 1회용 스틱형 포장이다.1개월분(6g 60포)은 9만 9000원 ●CJ는 ‘마시는 과일하나 골드키위 맛’를 선보였다. 과일하나는 부드러운 젤리에 과즙을 넣은 ‘쁘띠첼’ 브랜드의 과일디저트 제품으로, 골드키위에 들어 있는 식이섬유와 비타민E가 함유되어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파우치팩 포장이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 가격은 1000원. ●던킨도너츠는 아이스커피 5종을 새로 내놓았다. 달콤한 화이트초콜릿맛 ‘아이스 카페 마카다미아’, 커피와 진한 초콜릿이 어우러진 ‘아이스 카페모카’, 캐러멜 맛이 일품인 ‘아이스 카페 캐러멜’, 헤이즐넛 향이 은은한 ‘아이스 프렌치 헤이즐넛’, 바닐라의 달콤한 맛이 나는 ‘아이스 프렌치 바닐라’로 가격은 모두 2900원. ●자바 커피는 딸기 음료 3종을 선보였다. 딸기 시럽과 초콜릿이 조화를 이룬 ‘커피 스트로베리 모카’(3800원), 화이트 초콜릿과 딸기시럽이 조화를 이룬 ‘화이트밀키 스트로베리’(3300원), 직접 딸기를 갈아 만든 ‘스트로베리 주스’(4500원) 등으로 딸기의 신선도 유지를 위해 시즌 동안에만 판매될 계획이다.
  • ‘계란으로 바위치기’ 의료소송

    ‘계란으로 바위치기’ 의료소송

    “우리나라 법치의 치명적인 사각지대를 아십니까? 바로 의료사고 피해자들에게 법과 제도가 덤터기 씌우는 부당한 판정과 거기에서 비롯되는 고통입니다. 생각해 보면 정말 이상하지 않습니까?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가 없는 의료사고 말입니다.”의료사고. 병을 고치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더 큰 병을 얻거나 생명을 잃는 경우를 이르는 이 말이 우리에게 ‘돌이킬 수 없는 선고’나 ‘파국’의 다른 말쯤으로 각인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렇듯 의료사고는 우리 사회에 비일비재한 일방통행식 폭력의 성향을 갖는다. 이 공공연한 폭력성은 대부분 제도권 내에서 형성된 ‘침묵의 카르텔’이 주도해 왔으며 피해자는 힘없는 ‘개인’들이었다. 그 ‘개인’들이 이제야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던 그들이 뭉쳐 제도권 내에서 공공연히 빚어지는 의료사고의 가해자 찾기에 나선 것. 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는 의료소비자의 주권과 참의료 실현, 의료사고 예방을 위해 결성된 ‘의료소비자 시민연대(의시연)’ 출범식이 있었다. 이 단체는 지난 2001년 몇몇 의료사고 피해자와 그들의 고통을 이해하는 사회 인사들이 모여 만든 ‘의료사고 시민연합’이 모태가 됐다. 이 단체 출범의 산파 역할을 한 강태언(42) 의시연 사무국장을 만났다. 그는 우리 사회가 바로 서기 위해서는 더 이상 이런 폭력이 없어야 하며, 있다면 그 진실이 한 점 의혹없이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사고가 갈수록 늘고 있으나 공정한 법적 절차에 의해 피해를 구제받은 사람이 거의 없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며 “정부에서도 이 사안을 쉬쉬하며 덮으려고만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가 제시하는 우리의 의료사고 현황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정부와 의료계에서는 설문과 의료소송 관련 감정신청 건수, 의료분쟁 관련 민원을 종합해 연간 5000건 정도 될 것으로 보고 있으나, 미국의 경우 2000년 병원 입원환자 중 최고 9만 8000명 가량이 의료 과실로 사망한 점 등을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연간 50만건, 많게는 100만건의 의료사고가 발생할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물론 통계는 없다. 의료사고는 병원과 의료인의 부적절한 치료행위에 의한 경우를 제외하더라도 병원 내 감염, 응급의료사고, 약물에 의한 약화사고 등을 모두 포함한 개념인데, 본인이 모르는 경우도 허다해 통계 산출이 어렵고, 그나마 국가기관에서 그런 실태를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병원 감염사고만 해도 그렇다. 우리보다 훨씬 안전하다는 미국에서도 연간 200만명 이상이 병원에서 감염돼 이중 10% 정도는 목숨을 잃고, 여기에 지출되는 사회적 비용도 연간 50억 달러를 넘는다. 우리나라도 응급실에서 숨지는 환자 2명 중 1명은 죽지 않아야 될 사람으로 보이는데, 이는 병원들이 수익을 내세워 응급실에 전문의 대신 인턴이나 레지던트를 집중 배치해서 생기는 오진과 응급처치 과실 등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사실 그도 지난 95년 의료사고로 가족을 모두 잃었다.6년간의 소송 끝에 본안소송과 의료비 소송을 모두 이겼지만 그에게 남은 것은 상처뿐이었다. 그는 자신의 아픔을 더는 되새기고 싶지 않다며 이해를 구했다. 강 국장은 현재의 법원 판결에서 드러난 문제도 지적했다.“재판부가 전문적인 의료지식이 없어 사안에 대해 외부에 감정을 의뢰하는데, 여기에 관여하는 사람들이 모두 의사들이다. 그러다 보니 뻔한 사안, 즉 일주일이면 나올 감정의견이 1년 후에 나오기도 하고, 의사들도 대부분 진실 규명에 비협조적이다. 어차피 같은 부류인데 자신들에게 불리한 판례는 만들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의사조직의 폐쇄성도 의사들의 양심적인 감정을 막는 장애물이다. 게다가 판결에 절대적인 증거도 거의 병원 측이 독점하고 있어 여기에 개인이 맞선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다.” 상황이 이런 데도 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의료분쟁 조정제도가 있지만 이 제도가 병원이나 의사들에 의해 악용된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재판 과정에서 병원측 과실이 드러날 상황이면 병원이나 의사들은 기를 쓰고 이 제도를 이용하려고 든다. 재밌는 현상이다. 자신들에게 불리한 판례를 만들기보다 차라리 조정안을 받아들이는 게 낫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 89년 의료인들이 주축이 되어 제안한 의료분쟁조정법도 16년째 햇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그 법안이 또 웃긴다. 이게 무과실 보상제 등 의료인들 보호에 편중돼 의사와 병원 안전에만 포커스를 맞춰 놨는데, 그러고도 이걸 통과시키지 못해 14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폐기됐다. 아마 이 법안이 채택됐다면 엄청난 반발이 있었을 것이다.” 그는 대책이 없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더 이상 의료분쟁의 감정을 같은 부류인 의사들에게만 맡겨서는 안된다. 당연히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감정 기구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의지만 있으면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이것 말고 공정성을 담보할 대책은 없다. 또 사실상 치외법권 지역인 병원 응급실과 수술실, 중환자실에도 흔한 CC-TV를 설치해야 한다. 의료분쟁에 있어 사실은 어떤 주장이나 논리보다 중요한 것 아닌가. 이렇게 한 뒤에 의사들이 면책논리를 내세워야 설득력이 있다.” 그는 이런 견해도 내놨다.“특히 잦은 분만 사고의 경우 태아 심박동그래프기록만 보면 거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데, 우리나라는 이의 법정 제출을 의무화하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명백한 의료과실로, 의사가 잘못을 인정한 사안조차도 재판에서는 병원이 이긴다. 의료 사고로 미숙아가 됐는데, 재판부는 미숙아여서 생긴 문제라고 보는 식이다. 이 때문에 가슴을 치는 사람이 어디 한둘인가.” 더는 우리 사회에 돈과 권력의 ‘카르텔’이 자행하는 의료사고라는 폭력은 없어야 한다는 그는 대부분의 의료사고와 분쟁이 의사 개개인의 문제라기보다 제도와 시스템의 문제인 만큼 앞으로 이를 바로 잡는데 주력하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그는 조카를 의료사고로 잃은 한 젊은 의사의 편지를 소개하며 말을 맺었다. 한사코 공개를 꺼린 그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소송을 진행해 오면서 의사협회의 제 식구 감싸기식 객관성이 결여된 답변 내용, 피고 의사의 파렴치한 거짓말, 사고 조작 등에 대한 분노가 극에 치달아…. 젊기에 분노했고, 의사였기에 의사의 잘못과 파렴치한 변명을 쉽게 알아채고 더 철저하게 따져왔지만 넘을 수 없는 산을 만난 뒤 오히려 더 쉽게, 더 크게 좌절하고….”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아들 뇌병변 장애 4년소송 패소한 송인주씨 송인주(여·40·가명)씨는 지난해 11월 자신이 제기한 의료분쟁 소송에서 패소했다. 지난 2001년 2월에 낸 아들 유섭(7·가명)의 뇌병변장애가 의료진의 과실이라며 마산 F병원(현재는 창원으로 이전)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법원은 병원측 손을 들어줬다. 송씨는 그 판결에 대해 “지금도 죽고 싶을 만큼 억울하다.”며 울먹였다. 종합병원의 수간호사로, 결혼 후 슬하에 1남1녀를 둔 송씨에게 불행이 닥친 것은 유섭이를 가진 지 31주 되던 지난 99년 6월 무렵이었다. 갑자기 복통 증세를 느껴 병원을 찾은 그에게 의사 M씨는 태반 조기박리와 복막염이라며 수술을 권했고, 그는 의사의 권유를 받아들여 임신 31주 5일 만에 유섭이를 미숙아로 출산했다. 그는 “내가 간호사였지만 그 때는 의사의 진단을 믿었다.”고 했다. 문제는 그 다음에 왔다. 간호사로 차트 읽기에 능숙한 그가 우연히 자신에게 태반조기박리는 없었으며, 복통도 복막염이 아닌 단순한 대장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그는 그때까지도 그럴 수 있는 일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인큐베이터에 있던 유섭이에게 산소부족으로 보이는 청색증이 나타났다. 송씨는 “뒤늦게 인큐베이터 산소공급 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안 병원측이 무려 2시간 반 만에야 인공호흡을 시켰다.”며 “산소가 2∼3분만 공급되지 않으면 뇌사상태에 빠지는데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먼저 태어난 두 아이는 건강하며, 유섭이의 병증을 의심할 만한 어떤 가족력도 없었다. 유섭이는 조기출산한 미숙아였지만 의사들도 걱정하지 말라고 할 만큼 건강이 좋아 출산 직후 신생아의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아프가(APGAR)지수가 정상 범주인 7이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유섭이는 병원에서 정상적으로 퇴원했으나, 아무래도 이상하다고 여긴 송씨에 의해 이듬해인 2000년 뇌병변장애 판정을 받았다. 송씨는 “지금도 그 때의 청색증과, 청색증 원인인 인큐베이터의 산소공급 중단이 문제라고 믿고 있다.”며 “이런 확신으로 소송을 냈다.”고 말했다. 그 후,4년여를 끌어온 소송에서 패한 뒤 그는 항소를 포기했다. “그 판결 이후 이 나라에서 산다는 게 한없이 고통스럽고 억울하다.”고 털어놨다. 송씨는 “법원은 마땅히 양심에 따라 판결해야 하며, 법원의 양심은 과학적으로 설명되는 것이어야 한다.”며 “비록 나는 자식을 억울하게 잃은 셈이 됐지만 나같은 억울한 사람이 해마다 수십만명씩 새로 생기는 나라, 그래서 국민들이 의료인과 법조인의 양심을 믿지 못하고, 정부의 존재를 비웃는 나라는 아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제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은 잊고 싶으며, 유섭이 같은 아이들이 최소한의 재활훈련과 교육을 받고, 사회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국력에 걸맞은 사회복지 시스템을 갖춰주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얘기하는 동안 그의 눈에서는 눈물이 그치지 않았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남편, 대권 도전 안했으면…” 슈워제네거 아내, 토크쇼서 언급

    미국 공화당의 차기 대통령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부인 마리아 슈라이버가 남편의 대선 출마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슈라이버는 8일 오프라 윈프리쇼에 출연해 ‘연방헌법이 개정돼 외국 태생 시민권자의 대선 출마가 가능하게 될 경우 슈워제네거는 출마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나는 그가 집으로 돌아오길 원한다.”고 말했다. 절친한 친구이기도 한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에서 슈라이버는 수차례에 걸쳐 “남편이 집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슈워제네거는 주지사에 당선된 뒤에도 로스앤젤레스 인근 브렌트우드에 있는 부인과 네 자녀와는 떨어져 1주일에 3∼4일을 주지사 선거 당시 임대한 새크라멘토의 한 호텔에서 보내고 있다. 이들 부부는 오는 26일 결혼 19주년을 맞는다. 내년 주지사 재선에 도전하기 위해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선거자금 모금에 나선 가운데 부인 슈라이버의 이같은 발언이 나오자 그녀가 남편의 출마 포기를 설득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이자 새크라멘토 사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슈라이버는 남편의 정계 입문을 애초부터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녀는 2003년 슈워제네거가 주지사 선거에 출마하자 함께 오프라 윈프리쇼에 나와 지지를 호소했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임해리의 色色남녀] 오~ 풀잎에 누워

    봄바람은 여자를 춤추게 한다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추억과 욕정을 뒤섞고/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T.S 엘리엇 ‘황무지’중에서) 1차 대전(1914∼1918) 직후 현대문명의 정신적 불모를 시인은 이렇게 절규하였다. 그리고 백년이 가까워진 지금도 많은 이들이 애송하는 것은 황무지의 시대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의 믿음이 부재하고 사랑이 희석되고 생명력을 잃은 섹스 속에서 만물이 소생하는 4월은 잔인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수유와 진달래는 봄바람 속에서 흐드러지게 피고 여자의 몸과 마음은 꽃잎 벌어지듯 열려만 간다. 그래서 옛말에 봄에는 여자의 샘물이 바위를 녹인다고 했을까. 내가 아는 부부는 십년 째 매년 이맘때면 주중에 하루는 꼭 북한산 진달래 능선을 넘는다고 자랑을 하고 친구들은 부부동반으로 등산하는 것을 부러워하곤 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 부부가 평소에 산행을 즐기는 편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어쩌다 여자 몇몇이 모이면 단골화제 중 하나는 남편 흉보기와 팔자타령인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늘 그녀는 자기 남편이 사업에 망하고 고생을 시키는 데도 ‘살 맛’이 난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얼굴은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이고 피부도 고운 편이었다. 나는 속으로 ‘그래 경제점수는 F학점이지만 야간학습은 A학점이라는 거지!’라고만 생각했다. 그녀의 남편은 평소에는 뚝배기 깨지는 듯해도 진달래꽃 피는 계절이 오면 부들부들해진다고 했다. 며칠 전에 만난 그녀는 열여덟 처녀처럼 달뜬 표정으로 다음날 북한산에 등산 간다고 거품을 물며 자랑하였다. 나는 여우의 신포도처럼 은근히 속이 부글거렸다.‘아니 산에 가는 게 저리도 좋은가? 하이고 봄만 되면 몸살을 하는구나! 진달래 구경을 가는지 산삼을 캐러 가는지 아무튼 누구는 좋겠다.’ 그런데 어제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윤기가 쫘악 흘렀다. 나는 볼멘 목소리로 산에 가서 진달래 꽃 따가지고 얼굴과 혀에 팩이라도 했냐고 포문을 열었다. 그녀는 호호거리며 아직도 눈치를 못 챘냐고 반문했다. 그리고 자기가 봄만 되면 콧구멍이 벌렁거리고 진달래 꽃 필 때면 목소리가 낭랑해지는 이유를 털어놓았다. 자기네 부부는 10년 동안 한 달에 한 번씩은 외박을 하면서 부부의 성에 대해 이론과 실천을 익히면서 서로를 많이 이해하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남편의 요구에 어쩔 수 없이 따랐는데 세월이 지나다보니 자신도 그런 경험이 즐겁고 생활에 활력소가 되어 지금은 일상의 프로그램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몇 년 전부터는 봄이 되면 등산도 하고 ‘야외학습(?)’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대자연 속에서 훌라당 벗고 숲에 누워 햇살을 맞으며 하늘을 보는 그 느낌이 그렇게 편안하고 좋을 수가 없다는 그녀의 목소리에 떨림이 전해졌다. 나는 사랑과 섹스의 불모지가 되어 가는 이 땅에서 그들 부부의 건강함에 진심으로 축복을 빌었다. ●임해리는 15년 독신의 경험을 토대로 ‘혼자 잘 살면 결혼해도 잘 산다’와 ‘SQ를 높여야 연애에 성공한다’를 출간한 자타가 인정하는 ‘연애학박사’.
  • 안정환, AFC 챔피언스리그 2골 폭발

    지난해 11월 몰디브와의 월드컵 2차예선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4개월 남짓 그라운드를 떠났던 ‘반지의 제왕’ 안정환(29)이 올시즌 마수걸이 2골을 뿜어내며 화려하게 귀환했다. 일본 프로축구(J리그) 요코하마 마리노스에서 뛰고 있는 안정환은 6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베크 테로(태국)와의 원정 3차전에서 전반 26분과 40분 잇따라 골을 터뜨리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안정환이 공식 경기에서 득점포를 가동한 것은 지난해 11월13일 전일본축구선수권대회 야마가타전 이후 144일만.1차전에서 중국 산둥에 충격의 패배를 당한 요코하마는 이로써 2,3차전에서 2연승, 조 선두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2일 J리그 정규리그 니가타전 부상 이후 처음으로 선발 출장,3차례 위력적인 슈팅을 날리며 컨디션을 조절했던 안정환은 향후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후반기 경기에 나설 본프레레호의 공격 라인에 힘을 보태게 됐다. 한편 수원은 최용수(32)가 버틴 주빌로 이와타(일본)와의 원정경기에서 나드손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겨 2승1무를 기록했지만, 골득실에서 선전 젠리바오(중국)에 밀려 E조 2위로 내려앉았다. 부산은 홈에서 페르세바야 수라바야(인도네시아)를 4-0으로 제압하고 3연승으로 G조 선두를 질주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새영화] 8일 개봉 ‘쿨!’

    존 트래볼타와 우마 서먼의 열정적인 춤이 인상적인 영화 ‘펄프 픽션’.8일 개봉하는 ‘쿨!’(Be Cool)은 앞뒤 빼고 얘기하면 11년 전 두사람의 환상적인 커플 댄스를 잊지 못하는 영화팬들을 위한 보너스같은 작품이다. 전직 갱스터에서 영화제작자로 변신한 칠리 팔머(존 트래볼타). 말도 안 되는 속편이나 만드는 할리우드 시스템에 염증을 느껴 전업을 고려하는 차에 음반 제작자인 친구 토미의 살해장면을 목격하고, 미망인 이디(우마 서먼)를 도와 뮤직 비즈니스에 뛰어들기로 결심한다. 칠리의 첫번째 목표는 잘못된 전속계약으로 3류 클럽을 전전하는 실력파 무명가수 린다 문을 스타로 만드는 것. 그러나 그녀의 매니저인 라지와 영화배우를 꿈꾸는 보디가드 엘리엇은 사사건건 협박과 폭행을 일삼고, 토미에게 거액을 빌려준 조폭급 프로듀서 신 러셀은 목숨을 담보로 빚독촉에 나서는 등 곳곳에 장애물이 포진해있다. 게다가 토미를 살해한 러시아 마피아까지 가세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꼬인다. 다들 나사가 하나씩 빠진 것처럼 덜 떨어진 등장인물들이 벌이는 좌충우돌은 ‘뮤직비즈니스계의 살벌한 실상을 유쾌하게 비꼰다.’는 의도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과장되고 비약적이어서 헛웃음만 나온다. 무명 스타를 발굴해 스타로 키우는 과정을 통해 할리우드 음반산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그저 ‘쿨’하게 웃고, 즐기는 액션극에 만족해야 할 듯. 그래도 존 트래볼타와 우마 서먼의 춤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블랙 아이드 피스의 ‘섹시’에 맞춰 두 사람이 흐느적거리듯 추는 춤은 ‘펄프 픽션’과는 또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존 트래볼타의 적당히 나온 뱃살과 우마 서먼의 주름진 눈가는 세월의 흐름을 여실히 드러낸다. 물론 그만한 질량의 완숙미도 느낄 수 있다. 감독 F 게리 그레이가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인 만큼 영화속 콘서트 장면과 뮤직비디오 장면은 평가할 만하다.15세 관람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코오롱 회생 ‘대수술’

    코오롱 회생 ‘대수술’

    ‘한화, 두산, 금호아시아나….’ 이들 그룹의 공통 분모는 ‘맨살을 도려내는 구조조정’으로 현재 제2의 중흥기를 열고 있다는 점이다. 한때 추락했던 재계 순위도 예전으로 회복된 데다 강력한 ‘성장 엔진’까지 탑재했다.“5년간 살림을 줄이는 과정은 고통 그 자체였다. 그룹의 모기업마저 떠나 보내는 심정을 누가 알겠는가. 그러나 우리는 살기 위해 (도마뱀)꼬리가 아닌 팔, 다리를 자르면서 버텼다. 그리고 이제야 새살이 돋았다.”는 게 험난하고 고통스러웠던 구조조정을 마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의 고백이다. 코오롱이 이들 그룹을 뒤따르고 있다. 이를 위해 뜯고, 자르고, 팔고, 합치는 ‘대수술’에 들어갔다. 땜질 처방으로는 생존이 불투명하다고 판단한 이웅열 회장의 승부수다. 첫단추는 잘 꿰었다는 평이다. 그러나 코오롱이 이들 그룹처럼 재기의 기틀을 마련할지, 아니면 ‘날개 없는 추락’으로 이어질지는 올해가 가장 중요하다는 진단이다. 이 회장 말대로 ‘턴어라운드 2005’가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코오롱의 상징도 판다.” 22일 코오롱에 따르면 매각 대상에는 우정힐스CC 등 골프장 2곳과 과천 본사 별관이 포함돼 있다. 우정힐스CC는 오너가(家)의 상징과 같은 골프장이다. 이 회장의 부친인 이동찬 명예회장이 자신의 아호(牛汀)로 골프장 이름을 지었을 정도다. 특히 골프장에 조성된 돌, 나무 하나에도 이 명예회장의 손길이 깃든 곳이다. 그만큼 이번 구조조정에 나선 오너가의 결단을 읽을 수 있다. 또 본사 별관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서울 무교동 시대를 접고 과천으로 옮겨 제2도약을 다졌던 코오롱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한다. 그러나 이 회장은 비업무용 자산을 모두 매각할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은 이에 앞서 주력계열사인 ㈜코오롱의 나일론 및 폴리에스테르 생산설비 일부를 철거했으며,㈜코오롱의 인력을 900여명 줄이는 인적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또 5개 계열사들이 보유했던 하나은행 주식 536만주를 매각해 1343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FnC코오롱도 최근 국민연금관리공단에 자사주 105만 5370주를 65억원에 매각했다. 지난달에는 코오롱마트의 10개 슈퍼마켓을 435억원에 LG유통(현 GS리테일)으로 넘겼다. 시장의 평가도 우호적이다. 코오롱의 자산 매각을 재무구조 개선 이상으로 보고 있다. 코오롱측은 자산 매각 대금을 부채 상환에 사용, 부채비율을 200%로 줄일 계획이다. ●돈 안되는 계열사 정비 코오롱은 계열사 정비에도 나섰다. 이를 위해 지난 21일 비상장 계열사 6곳의 통폐합을 선언했다. HBC코오롱과 코오롱개발, 코오롱스포렉스, 코오롱마트, 코오롱TTA를 코오롱글로텍으로 합병시켜 화학·제조와 건설, 패션·유통의 3대 사업군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이번 합병은 이 회장이 신년사에서 밝혔던 경영 목표중의 하나로 앞으로 한계사업 철수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30여개에 달했던 계열사 수는 앞으로 20개 미만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관계자는 “올 3·4분기에는 구조조정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며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코오롱은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총장이 검찰찾아 선처 호소

    검찰이 ‘의학박사=돈박사’(서울신문 3월22일자 2면보도) 사건에 대해 강력한 수사를 벌이자 대학교수와 의사들이 사법처리의 칼날을 비켜가기 위해 전방위 로비를 벌이고 있다. 변호사는 물론 학연, 지연, 혈연 등을 총동원,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며 대학마다 대책회의로 부심하고 있다. 전주지검은 그동안 전북대, 원광대, 우석대 등 3개대 의대·치대·한의대 교수 20여명과 100명이 넘는 개업의들에 대해 소환조사를 벌여 왔다. 수사가 시작되자 산부인과 의사출신 전북대 두재균 총장이 이동기 전주지검장을 방문해 선처를 호소했다. 두총장은 “의료계의 이같은 현상은 비단 우리 학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일이고 받은 돈도 모두 실험비 등에 사용했다.”며 여러차례 읍소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진과 학연·지연·혈연을 이용한 줄대기에도 주력하고 있다. 전북의대 K교수는 “수사대상에 오른 교수들이 주변 인물들을 총동원해 ‘의료계의 오랜 관행이다.’‘개인적으로 착복하지 않았다.’‘연구실적이 많은 훌륭한 교수다.’라는 등 검찰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한 온갖 선무공작을 다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불안감을 떨치지 못해 변호사를 선임하는 경우도 많아 전주지역 변호사들은 때아닌 성수기를 맞았다. 주로 수사검사와 학연·지연이 깊은 변호사를 선임하는 경향이 짙다. A교수는 전북대 수사를 맡고 있는 전주고-고대법대 출신의 B검사와 학연이 있는 C변호사를 선임했다. D교수는 전주 동암고-서울대 출신 E검사와 학연이 깊은 F변호사를 찾아가 대책을 숙의하고 있다. 정읍출신 이동기 지검장과 성대 출신 이삼 차장 등 윗선과 연결해 보려는 교수들은 학연·지연과 연관이 있는 변호사를 수소문하고 있다. 여당 실세 거물급 국회의원의 실명이 거론되는 등 정치권을 동원했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검찰은 누구의 외압이나 청탁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자금력과 학연을 바탕으로 한 로비력이 뛰어난 의대교수와 의사들이 적극 나서고 있지만 효과는 신통치 않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B검사와 고교 동기인 전북치대 K교수, 고교 선후배 사이인 전북의대 K교수 수사는 최근 B검사에서 강성으로 알려진 G검사에게 넘겨졌다. 구속자는 검찰이 관행이라는 의료계의 주장을 받아들이면 적어지고 반면 강력한 응징을 하게 되면 대폭 늘어나게 된다. 검찰 주변에서는 구속영장 청구 대상을 금품수수액 1억원 이상 또는 5000만원 이상으로 하느냐에 따라 그 수가 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죄질에 따라 구속 여부를 정하거나 학교간 형평성을 고려할 경우 구속대상이 적게는 5∼6명에서 많게는 10여명까지 거론된다는 게 법조계의 관측이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마니아]경품 타내기 의기투합한 모임 ‘프리죤’

    [마니아]경품 타내기 의기투합한 모임 ‘프리죤’

    “공짜 싫어하는 분 있나요?” 셀 수도 없이 많은 경품이 온라인, 오프라인 가릴 것 없이 날마다 쏟아지고 있다. 사행심을 조장하는 풍조라는 비판도 함께 쏟아진다. 하지만 경제난이 심각할수록 홍보엔 경품 내걸기를 뛰어넘을 만한 게 없으며, 소비자들 역시 이왕 필요한 것을 잘만 하면 공짜로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 영 무관심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대한민국 대표 공짜 동아리를 자처하는 모임이 있다. 그러나 사회봉사 활동도 활발해 요즘같이 인색해지기만 하는 세태에 경종을 울리기도 한다. 공짜로 벌어 공짜로 이웃을 돕는 사람들이니 무엇보다 ‘사회 환원’ 하나만큼은 확실히 책임을 지는 셈이다. 다름 아닌 프리죤(Free-zone)이다. 타이틀도 프로들 모임에 걸맞게 ‘왕창 싹쓸이’라고 내걸었다. ●공짜, 양잿물도 마신다? 지난 1월 창립 다섯 돌을 맞은 ‘프리죤’ 회원은 현재 1만 5000여명이다.20∼30대가 주를 이루지만 살림살이에 애쓰는 주부가 많은 점이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열리는 경품 행사에 대한 정보는 이들의 손 안에 있다고 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 동호회 대표인 황홍식(33·회사원·서울 광진구 자양동)씨는 “아무래도 여럿이 모이다 보니 정보가 많다.”고 운을 뗐다. 그리고 경품이 걸린 행사에는 때때로 작전도 필요하다고 살짝 알려줬다. 응모한 사람이 얼마나 많으냐를 잘 따져보고 마감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회원들이 일제히 참가하는 ‘벌떼 작전’은 성공 가능성을 훨씬 높인다. 마라톤의 페이스 메이커처럼 서로 힌트를 주고받으며 돕기도 하고, 엉뚱한 힌트를 내보내는 ‘방해작전’도 때로는 필요하다고 한다. 정기 모임이 있을 때면 즉석 복권을 받아 한 사람에게 몰아주기로 끈끈한 동료애를 발휘하기도 한다. ●호박이 덩굴째 들어와요 황 회장은 “이렇게 해서 가장 큰 경품을 탄 사례로는 2002년 어느 회원이 30평대 아파트를 낚은 것을 비롯해 자동차 등 수두룩하다.”고 웃었다. 그는 “그러나 흔히 연상할 수 있듯이 아무리 같은 회원이라고 해도 일일이 밝히지는 않아 누가 무엇을 받았는지 알기는 어렵고 굳이 물어보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보통 한달에 30만원 정도 수입(?)을 올리면 고수로 불린다. 부산에서 사는 40대 회원 부부를 포함해 몇몇은 한해에 3000만원 이상 거뜬히 건진다고 귀띔했다. 주변에서 색안경을 쓰고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도 있지만, 반면엔 그 방면에 대해 공부를 하는 셈이니 당당한 실력파라 할 만하다는 게 회원들의 얘기다. 황 회장은 “가벼운 글 쓰기가 취미인데, 직장의 한 동료가 값비싼 경품을 타는 것을 보고 1999년 어느 날 ‘펜팔 테크닉 이벤트’라는 행사에 응모한 게 경품 마니아로 들어선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듬해인 2000년 1월 회원 10여명을 모아 동아리를 만들었다. ●웬만한 건 공짜 노리기 회원 가운데 고수로 손꼽히는 70여명은 거의 일주일에 3∼4개씩 경품을 택배로 받는 일이 기본적이다. 최근에 가입한 새내기 한명은 며칠 사이에 노트북을 비롯해 컬러 휴대폰, 순금 목걸이, 배낭, 티셔츠 등에 당첨됐다. 노트북을 빼고는 모두 벼룩시장에 올렸고, 순금 목걸이를 공짜로 주변에 있는 사람에게 선물했다. 한달에 한 차례 갖는 모임에는 30여명이 모인다. 영화 등 문화·공연 티켓을 경품으로 받은 회원이 공짜로 동료들에게 나눠주거나, 나아가 다함께 관람하면서 우의를 다진다. 고수들에게는 경품을 타낼 수 있다, 없다 ‘냄새’를 맡는 능력이 있다고 한다. 주제를 보고 게임이면 게임, 글쓰기면 글쓰기, 방송 프로그램 등 여러 부문에 따라 실력을 발휘하는 주특기도 따로 있다. 그러나 투자하는 시간은 하루 20∼30분 정도면 충분하단다. 일부 문제가 없지는 않지만 무조건 공짜를 탐내는 것은 아니라는 자부심 아닌 자부심이 배어 있다. ●어르신들 말벗 돼드리기 “아침 10시 복지관에 왔는데 이른 시각이어서인지 아무도 안보여 먼저 2층에 올라갔습니다. 목욕 끝나신 분 옷갈아 입히고 식사 도와 드리면서 오랜만에 가슴이 뿌듯했어요.” 아이디 ‘사라제로’는 지난 6일 40회 봉사활동을 다녀온 소감을 이렇게 털어놨다.“디지털카메라, 휴대전화, 김치냉장고 등 경품시장에 나오는 생활필수품은 절대 돈을 주고 사들이는 일이 없다.”는 프로 아니랄까봐 아이디 자체에 그런 이미지를 새겨놓았다. 프리죤은 매월 첫째주 일요일이면 무조건 노인복지관을 찾아간다. 사회봉사가 의무화돼 있는 것이다. 이날도 치매를 앓는 노인들을 위해 식사 마련, 청소 등으로 바쁘게 움직였다. 2001년부터 ‘서울역 헌혈의 집’을 찾아가 헌혈한 뒤 경기도 일산에 있는 홀트복지회로 옮겨 봉사를 했는데,2003년 노인복지관으로 그 대상을 바꿨다. 좀 더 손길을 아쉬워하는 어려운 이웃이 분명 주변에 많을 것이라는 생각에 수소문한 뒤부터다. ●“경품, 사랑의 디딤돌” 홍 회장은 “봉사활동을 하리라는 데 생각이 미친 것은, 먼 얘기지만 고교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말을 이었다. 그는 “별난 학생으로 꼽혔는데 졸업하기 직전에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러던 터에 성탄절 때 거리 캐럴 공연으로 10여만원을 모아 소년·소녀가장 돕기에 썼던 게 그나마 좋은 일을 해보게 된 인연”이라고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프리죤 회원들이 가장 보람을 느끼는 때도 봉사활동을 하는 일요일 하루 2∼3시간이다. 거꾸로 가장 힘든 때도 역시 봉사활동 시간인데, 참여자가 적으면 힘이 빠진다고 한다. 많게는 20여명이 참여해 정모(정기 모임) 때와 엇비슷한 숫자가 된다. 지난 6일 서울 관악구 봉천1동 동명노인복지센터에서 실시한 40회 사회봉사 활동에는 7명이 동참했다. 이날 모임에도 참여자가 적어 아쉬움이 적잖았다고 회원들은 고개를 떨군다. 강홍구(36) 봉사부장은 “뜯어보면 경품 잘 타는 비결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욕심만 챙기지 않고 사정이 좋지 않은 이웃에게 베풀수록 더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스스로 운명을 개척한다 황 회장은 지난해 동호회를 운영하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디지털 인맥’이라는 책자를 펴냈다.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공간은 잘못 쓰면 독약이 되지만 잘만 활용하면 본인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아주 좋은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게 요지다. 다양한 업종끼리 교류가 가능해져 특정 부문 전문화에 성공하면 동호회 활동 경력이 취업난 뚫기에도 직효가 분명 나타난다는 소신을 담았다. 최근에는 동호회 운영 노하우에 대한 글로 제2탄이라 할 글들을 엮어 탈고 했다. 다음달 책으로 펴낼 예정이다. 그는 “각 지역을 돌아가며 갖는 정모 때에도 회원들이 타낸 경품을 내걸고 노래자랑 등 장기 경연대회를 여는 등 공짜를 매개로 여러 부류의 사람들과 친분을 나누게 된 게 가장 큰 소득”이라고 소개했다. 과연 프리죤이 공짜 마니아들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공짜를 즐기는 사람들이 공짜를 많이 받기 위해 모인 이 동아리로서는 사회활동이라는 뜻깊은 일에 무게가 실렸다. 각박해져만 가는 사회 분위기에 그나마 위안을 안겨주는 셈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고수들이 말하는 당첨비법 마냥 공짜를 바라지 않고 노력해서 경품을 타낸다는 뜻으로 아이디를 ‘예술도둑’으로 붙인 프리죤 황 회장은 당첨 노하우를 이렇게 들려준다. (1)온라인에서 벌어지는 행사들은 마니아들을 악용하려는 업체들 때문에 이따금 ‘배달 사고’도 일어나고 엄청난 숫자가 달려들어 확률도 낮다. 대신 길거리 이벤트나 장기자랑에는 무조건 참여하는 게 좋다.(2)글을 쓸 때는 튀는 제목을 달아라.(3)무슨 응모든지 노력한 흔적이 잘 보이도록 한다.(4)지어낸 얘기더라도 진짜 있었던 일인 것처럼 상상력을 발휘해 보여준다. 고수들은 첫째, 매일매일 몇개의 상품을 지급하는 경품 행사는 자정 직후 응모할 경우 확률이 높다고 조언한다. 대개 시간대별로 상품을 지급하도록 프로그래밍돼 있는 경우가 많아서다. 이럴 경우 하루가 시작돼 응모자가 적고, 당첨자가 정해지지 않은 경품이 많이 남은 0시 직후를 공략하면 좋다. 둘째로 이벤트 기간이 짧은 것, 행사 기간에 비해 당첨 인원이 많은 것은 적극적으로 응모해야 한다. 특히 까다로운 문제를 내거나 유별난 조건을 내거는 이벤트의 경우 힘들다고 생각하지 말고, 기회라고 생각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두손을 들어버리기 때문에 당첨 확률은 더 높아지는 것이다. 평범한 진리에 충실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시 말해 홈페이지를 만들거나, 자기 생각을 글로 띄우거나, 자기 사진을 올려서 추천을 많이 받으면 경품을 받는 이벤트에서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최선을 다한 만큼 효과를 거두려면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이벤트를 가려내는 게 우선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씨줄날줄] X염색체/육철수 논설위원

    팥에서 팥나고 콩에서 콩나듯, 모든 생명체는 돌연변이가 아닌 한 부모(F)를 닮은 2세(F)가 태어나게 돼 있다. 여기에는 유전자의 비밀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경우 23쌍 46개의 염색체에 2만∼2만 5000개에 이르는 유전자가 있는데, 이의 조합에 의해 어느 구석이라도 부모를 닮은 자식이 태어나는 것이다. 생명과학의 위력 앞에 인간은 또 하나의 신비를 벗었다.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는 최근호에서 미국·영국·독일의 과학자들이 공동연구를 벌여 인간의 성(性)을 구분짓는 X염색체에 들어 있는 1098개의 유전자에 대한 해독을 끝마쳤다고 전했다. 남성을 결정짓는 Y염색체에는 78개의 유전자가 있음이 이미 밝혀졌고, 이번엔 여성의 비밀이 드러난 것이다.X염색체가 Y염색체보다 유전자 수가 14배쯤 되는 것은 여성이 남성보다 그만큼 더 정교하고 복잡하다는 뜻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X염색체의 해독 성공으로 색맹·비만·혈우병·당뇨병·정신지체 등 300여가지 유전질환의 원인이 밝혀질 것이고, 그 치료법도 곧 개발된다니 반가운 일이다. 생명과학사에서 가장 빛나는 유전자 연구는 1953년에 있었다. 영국의 애송이 유전학자 왓슨과 나이 서른이 넘도록 박사학위를 못 따고 빈둥거리던 크릭은 DNA(데옥시리보핵산)가 유전현상을 지배하며, 이중나선형 분자구조를 갖고 있음을 알아냈다.DNA는 아데닌·구아닌·시토신·티민이라는 4개의 화학물질이 특별한 서열을 이루고, 이 서열이 자손대대로 이어진다는 생명현상도 밝혀냈다. 이 연구는 신비하고 복잡해서 당시 인간의 능력 밖의 일을 해냈다는 극찬을 받았다. 인간의 염색체는 지금까지 12쌍의 비밀이 밝혀져 1만 2208개의 유전자가 해독됐다. 이런 연구로 의약·질병·범죄 등의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룬 것은 물론이다. 범죄수사에 활용 중인 DNA 분석법은 피 한 방울, 정액 흔적, 머리카락 한 올만 있으면 범인을 금방 가려낼 정도다. 유전자 조작 연구분야인 유전공학에 의해 판박이(복제)나 유전자 위치이동으로 괴물을 만들어내는 일도 지금은 간단하다. 인간의 염색체가 모두 해독되면 복제도 가능할 텐데, 똑같은 사람 수십명이 한꺼번에 생기면 골치깨나 아플 것 같다. 생명과학의 발달도 좋지만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마지막 비밀 염색체 하나쯤은 남겨두는 게 어떨까.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소련 봉쇄정책’ 입안 美 사학자 케넌 사망

    냉전시절 소련의 팽창 정책에 맞서 미국의 ‘봉쇄(Containment) 정책’을 입안한 미국의 외교관 겸 외교사학자 조지 케넌이 17일 프린스턴의 자택에서 사망했다고 가족이 발표했다.101세. 케넌은 모스크바에서 근무하던 1946년 본국에 보낸 미ㆍ소 대결 양상의 본질을 예견한 전문 ‘장문의 전보’(Long Telegram)로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본부에 재직하던 이듬해 잡지 ‘포린 어페어스’에 X란 필명으로 기고한 글에서 봉쇄정책의 골자를 설명하는 한편 수십년 후에는 공산주의가 붕괴할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당시 “소련에 대한 미국의 정책 주안점은 러시아의 팽창주의적 경향을 장기적으로, 인내심 있게, 그러나 단호하고도 방심하지 않는 자세로 봉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베를린에 대한 봉쇄와 마셜플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창설,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개입정책 등으로 이어졌다. 케넌은 한국전쟁 초기 북한 내 연합군이 진주하지 않은 상태에서 휴전협상을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1951년 유엔의 소련 대표들과의 접촉을 통해 휴전협상을 개시됐다. 독일 통일을 지지하는 입장으로 상급자들과 마찰을 빚은 뒤 1950년 휴직하고 프린스턴대 연구원으로 들어갔다.1952년 모스크바 대사로 임명됐으나 1년만에 ‘기피인물’로 찍힌 뒤 1953년 외교관직을 떠났다. 존 F 케네디 대통령 재임시 외교직에 복귀, 유고슬라비아 대사를 지냈다. 주요 저서로는 ‘미국외교 50년 1900∼1950’,‘러시아 전쟁을 떠나다’‘레닌·스탈린 시대의 서방측과 소련‘,‘회고록 1925∼1950’등이 있으며 퓰리처상을 두번이나 수상했다. 그는 1989년 대통령이 수여하는 자유의 메달을 수상했으며 1981년엔 아인슈타인 평화상,1981년엔 독일도서평화상 등을 수상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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