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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켈 총리 “위험 여전히 심각”...독일 내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메르켈 총리 “위험 여전히 심각”...독일 내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독일 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재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위험이 여전히 심각하다”며 시민이 경각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27일(현지시간) 메르켈 총리는 27일 주례 비디오 연설을 통해 “독일이 지금까지 위기 상황에서 잘 대처해왔기 때문에 위험을 잊기 쉽지만, 위험을 모면한 것은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에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정치인뿐만 아니라 시민이 함께 바이러스 사태를 끝내기 위해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최소한의 물리적 거리 유지와 안면 보호, 손 위생에 대한 규칙을 따라야 한다고 호소했다. 독일은 유럽 내 코로나19 대응 모범국으로 꼽혀왔으나, 최근 대형 도축장과 일부 주거지 등에서 집단감염이 잇따라 발생해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집단감염의 영향으로 지난 22일 재생산지수가 2.88까지 올라갔다. 재생산지수는 환자 한 명이 감염시키는 수치다. 집단감염의 여파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의 귀터슬로와 바렌도르프 지역에서는 음식점 영업금지 등 공공생활 통제조치가 부활했다. 이들 지역 인구는 60만 명에 달한다. 다만, 재생산지수가 27일 0.62를 나타내는 등 최근 며칠간 1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28일 보건당국의 집계 결과, 전날 새로 발생한 확진자 수는 256명이며 사망자 수는 3명이다. 지금까지 모두 19만3499명이 감염됐으며, 8957명이 사망했다. 메르켈 총리는 또 연설에서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유럽에서 막대한 인적,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을 뿐만 아니라 유럽이 쌓아온 자유로운 이동의 가치가 타격받았다고 지적했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이 유럽연합(EU) 순회 의장직을 맡는 올해 하반기에 유럽 경제를 정상 궤도에 되돌려놓는 것이 주요 목표라면서 기후변화 대응과 디지털화 역시 주요 의제라고 말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세상의 밑변] 삼성 상대 ‘부당해고 사과’ 받아낸 두 사람의 투쟁 이야기

    [세상의 밑변] 삼성 상대 ‘부당해고 사과’ 받아낸 두 사람의 투쟁 이야기

    “김씨 지키려고 노동자와 연대 뜻 이뤄 자부심” ‘삼성해고노동자공대위대표’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 “어떻게든 살아 삼성의 잘못을 고치고 싶었다”25m 높이 CCTV 철탑서 355일 농성 노동자 김용희씨‘철탑 위 인간 새.’ 세상은 355일간 서울 강남역 한복판 25m 높이의 폐쇄회로(CC)TV 철탑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한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61)씨를 이렇게 불렀다. 새둥지 같은 좁은 공간에서 김씨는 사계절을 보냈다. 김씨가 기습적으로 철탑에 오른 건 지난해 6월 10일 새벽 5시. 김씨가 95년 노조를 설립하려 한다는 이유로 2차 해고된 지 24년째 된 때였다. 당시 김씨는 삼성생명 빌딩 앞에서 부당해고에 대한 사과와 복직 요구를 위한 노숙 투쟁을 2년째 이어 오고 있었다. 단식투쟁도 여러 번 한 상태였다. 최근 서울신문과 만난 김씨는 “철탑에 오르기 일주일 전부터 단식을 시작하며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잠이 오지 않더라”면서 “철탑에 오른다면 다시는 살아 내려오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삼성과 이미 싸워 봤기에, 이길 수 없을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철탑은 목숨을 건 김씨의 최후의 방법이었다. 그런 그가 지난달 29일 힘겨운 투쟁 끝에 삼성과 합의하고 지상에 발을 디뎠다. 철탑 위 김씨는 물론 지상에서 김씨를 위해 애쓴 동지들이 일군 승리였다. 서울신문은 김씨와 임미리(53) 고려대 연구교수·정치학 박사를 만나 고공농성과 그 이후에 대해 들었다. 임 교수는 지난 4월 중순부터 ‘김용희 삼성해고노동자 고공농성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대표직을 맡아 삼성과 막판 협상을 했다. ●진료 받으면 투쟁현장 못 갈까봐 병원 안 갔다 고공농성 해제 뒤 만난 김씨는 말끔했지만 야윈 얼굴을 가리진 못했다. 철탑에서 내려온 김씨는 바빴다. 전국 투쟁사업장을 찾아 연대 투쟁을 했고, 전태일 열사 묘역도 참배했다. 김씨는 “철탑에 홀로 있을 때 너무 외로웠다. 내려오자마자 전국에서 외로이 투쟁하는 동지들에게 힘을 보태고 싶었다”면서 “철탑 위에서 힘들 때마다 전태일 평전을 읽고 ‘나는 어떻게든 살아서 삼성의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겠다’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했다. 주변 사람들은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렸지만 김씨는 “한 번 병원에 가면 그 뒤로 다시 투쟁 현장에 나서지 못하더라”며 고개를 저었다. 김씨는 철탑 위에서 수차례 곡기를 끊었다. 식사를 제대로 못 해 건강이 악화했다. 공황장애와 난청도 얻었다. 김씨는 25년간의 투쟁에서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았다”고 돌아봤다. 김씨는 1982년 삼성항공 창원 1공장에 입사했다. 1989년 경남 지역 삼성계열사 노조설립 추진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1991년 1차 부당해고를 당했다. 1994년 복직됐지만 노조설립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일년 만에 또다시 해고됐다. 김씨는 “인생을 통째로 바쳤다. 30대 초반에 해고돼 61살이 되어서야 끝났다”며 “올바른 정의가 배척당했다는 삶에 대한 분노가 때때로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 같아 미안하다”고 했다. 김씨의 희생은 삼성을 움직였다. 임 교수는 “김씨의 생명을 지키려는 여러 동지들의 연대로 삼성을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게 했다는 데 자부심을 느꼈다”고 했다. 삼성과의 협상 내용은 비공개 사안이다. 다만 삼성은 공개사과문에서 “김용희님은 해고 이후 노동운동 과정에서 회사와 갈등을 겪었고 그 고통과 아픔이 치유되지 않았다”며 “회사가 그 아픔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은 그보다 앞선 대국민 사과에서 경영권 승계 논란, 노사 문제 등을 사과하고 “대한민국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씨와의 고공농성 해제 합의는 그 구상의 첫 성과로 평가된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고공농성 초반에는 국회의원들이 김씨를 찾아오는 등 사회적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그 덕분에 삼성과 몇 차례 협상을 위해 만났지만 양측의 간극이 커 엎어지기를 반복했다. 철탑 위 김씨는 지쳐 갔다. 그러다가 지난 3월 임 교수가 김씨의 부탁으로 공대위에 합류하면서 삼성과의 협상 테이블이 다시 마련되기 시작했다. 임 교수는 “극한의 상황에 놓인 김용희라는 노동자의 생명을 한시라도 빨리 구하려면, 김씨가 살아 내려올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것은 온 세상을 구하는 일’이라는 말처럼 다른 어떤 대의보다 노동자의 생존권을 지키고 싶었다”고 했다. ●함께한 이재용씨 배척한 듯 해석돼 내게 상처 임 교수는 김씨의 고공농성을 외면하는 국내 언론 대신 외신에 적극 알렸고, 철탑 밑으로 내려올 수 없는 김씨를 대신해 이 부회장 집 앞 등에서 농성을 이어 갔다. 동시에 4월 말부터는 삼성과 협상안을 주고받으며 양측 이견을 조율했다. 임 교수는 “중간에 삼성의 연락이 잠시 끊겼을 땐 ‘김씨의 생명을 인질로 삼고 협상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는 것인가’ 하는 의구심까지 들었다”고 회상했다. 기다림과 협상의 줄다리기가 계속되면서 임 교수는 “삼성 측의 지연이 의도적인 게 아니라 노사협상의 경험이 없느 데서 오는 서투름과 관료주의적 문화로 인한 것임을 알게 됐다”고 했다. 협상에 나선 삼성 측에서도 “어느 순간부터 철탑 위 김씨가 보여 마음이 불편해 창문을 열고 싶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임 교수는 “삼성 역시 이 과정을 통해 노사 관계에 대해 돌아볼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일각에선 김씨의 투쟁을 곱게 보지 않는다. 김씨가 처음 고공농성을 시작했을 때 함께한 해고노동자 이재용씨에 대한 협상이 함께 이뤄졌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철탑 아래에서 김씨의 투쟁을 도왔던 이씨는 협상 타결 약 두 달 전 투쟁을 접고 고향으로 내려갔다. 김씨와 임 교수 모두 이러한 지적을 알고 있다. 김씨는 “이씨가 고향으로 내려간 사실을 철탑 위에서 뒤늦게 알았고 이후 삼성과의 협상에서도 이씨 문제 역시 의제로 다루고 싶은 마음이 있었으나 결과적으로는 잘되지 않았다. 그것이 이씨를 배척한 것으로 해석돼 일부 동지들로부터 비난을 받는 것은 내게도 상처”라고 했다. 함께 연대한 하성애 공대위 집행위원장은 “김씨와 이씨는 투쟁 방식에서도, 삼성과의 협상 요구 조건에서도 차이가 있었다”면서 “이번에 이씨 문제까지 해결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지만 그것이 김씨를 비난할 이유는 되지 못한다”고 했다.●연대 경험, 선례 되길… 동지 위해 힘쓸 것 김씨와 임 교수는 모두 “이번 승리가 앞으로의 선례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임 교수는 “앞으로 직접적으로 투쟁에 뛰어드는 것은 다시는 없을 일이겠지만, 이번 투쟁은 우리 자신도 ‘오합지졸’이라 불렀을 만큼 노동운동 경험이 없는 일반인들의 연대로 이끌어 나갔다”면서 “이 연대의 경험이 선례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긴 투쟁 끝에 땅을 밟은 김씨 역시 ‘연대’를 먼저 말했다. 김씨는 지난달 29일 철탑 아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 문제보다 삼성 암보험 문제가 먼저 해결되길 기도하고 기도했다. 부끄러워서 암 환우님들과 눈을 못 맞추겠다. 과천 철거민 문제에도 삼성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간 철탑에 있던 김씨를 아래에서 자기 일처럼 챙긴 보암모(보험사에대응하는암환우모임)와 과천 철거민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의 표현이었다. 김씨는 자신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김씨는 “동지들의 연대와 애정, 관심 덕에 나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었다. 나 역시 살아 있는 동안에는 나처럼 힘들게 싸우는 동지들을 위해 힘쓰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美 재확산에 중남미 통제 불능…전 세계 확진자 1000만명 넘어

    美 재확산에 중남미 통제 불능…전 세계 확진자 1000만명 넘어

    의료환경 열악한 폐루·칠레 등 급증세 사망 50만명 넘어… 치사율 5%에 달해 EU “백신·치료제 개발에 8조원 지원”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31일 중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 “후베이성 우한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이 생겨났다”고 보고한 지 6개월 만이다. 이 바이러스는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2002~2003년)나 신종플루(2009~2010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2012년~) 등과 달리 시간이 갈수록 확산 속도가 빨라져 공포가 커지고 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8일 오후 10시 현재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011만 8952명, 사망자는 50만 1960명이다. WHO가 우한에서 첫 번째 환자를 확인한 지 179일 만에 1000만명을 돌파했다. 같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인 사스가 8개월간 8000여명, 메르스가 수년간 2000여명의 감염자를 만들어 냈다는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19는 이들과 차원이 다름을 알 수 있다. 치사율도 5%에 달해 20세기를 휩쓴 스페인 독감(1918~1919년·5000만명 이상 사망)과 홍콩 독감(1968~1969년·100만명 이상 사망)에 비견될 대재앙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국가별 확진자 수는 미국(260만명)이 가장 많고 브라질(132만명)과 러시아(63만명), 인도(53만명), 영국(31만명) 등 순이다. 의료 강국인 미국과 영국, 프랑스(16만명) 등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충격을 줬다. 의료 환경이 열악한 중남미 국가들의 사정도 좋지 않다. 브라질과 페루(27만명), 칠레(26만명), 멕시코(21만명)는 통제 불능 사태를 맞았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최근 중남미에서 빠르게 퍼지기 시작했지만 아직 정점에 이르지 못했다”고 우려했다. 바이러스가 시작된 중국에서는 신규 확진자가 두 자릿수로 안정화했고 유럽 국가들에서도 일일 감염자가 수백명 수준으로 줄었다. 하지만 전 세계가 지난달부터 봉쇄를 완화하고 국경을 열면서 환자가 다시 늘고 있다. 미국 주정부들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대비해 경제 정상화를 늦추는 등 비상 대책을 마련했다. 텍사스와 플로리다는 술집과 해수욕장을 폐쇄하고 방역 조치를 강화했다. CNN방송은 “이들 2개 주 말고도 최소 10개주가 경제정상화 절차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북반구에 가을이 오는 9월부터 본격적인 2차 유행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재확산 공포에 지구촌이 짓눌리고 있지만 백신 개발 희소식은 감감하다. 현재 미국과 유럽, 중국 등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7일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61억 5000만 유로(약 8조 3000억원)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누구나 필요하면 백신과 치료제를 원하는 만큼 쓸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다만 의료계에서는 빨라도 내년 상반기는 돼야 제품이 양산될 것으로 내다본다. 앞으로도 최소 6개월 이상은 마스크와 손씻기 외에 별다른 대응책이 없다는 뜻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355일간 고공투쟁 이야기’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막판 협상 이끈 임미리 교수 인터뷰

    ‘355일간 고공투쟁 이야기’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막판 협상 이끈 임미리 교수 인터뷰

    삼성 상대로 부당해고 사과 받은 두 사람의 투쟁 이야기‘철탑 위 인간 새.’ 세상은 355일간 서울 강남역 한복판 25m 높이의 폐쇄회로(CC)TV 철탑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한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61)씨를 이렇게 불렀다. 새둥지 같은 좁은 공간에서 김씨는 사계절을 보냈다. 김씨가 기습적으로 철탑에 오른 건 지난해 6월 10일 새벽 5시. 김씨가 95년 노조를 설립하려 한다는 이유로 2차 해고된 지 24년째 된 때였다. 당시 김씨는 삼성생명 빌딩 앞에서 부당해고에 대한 사과와 복직 요구를 위한 노숙 투쟁을 2년째 이어 오고 있었다. 단식투쟁도 여러 번 한 상태였다.최근 서울신문과 만난 김씨는 “철탑에 오르기 일주일 전부터 단식을 시작하며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잠이 오지 않더라”면서 “철탑에 오른다면 다시는 살아 내려오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삼성과 이미 싸워 봤기에, 이길 수 없을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철탑은 목숨을 건 김씨의 최후의 방법이었다. 그런 그가 지난달 29일 힘겨운 투쟁 끝에 삼성과 합의하고 지상에 발을 디뎠다. 철탑 위 김씨는 물론 지상에서 김씨를 위해 애쓴 동지들이 일군 승리였다. 서울신문은 김씨와 임미리(53) 고려대 연구교수·정치학 박사를 만나 고공농성과 그 이후에 대해 들었다. 임 교수는 지난 4월 중순부터 ‘김용희 삼성해고노동자 고공농성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대표직을 맡아 삼성과 막판 협상을 했다. 김용희 “나홀로 투쟁하는 동지들 돕겠다” 고공농성 해제 뒤 만난 김씨는 말끔했지만 야윈 얼굴을 가리진 못했다. 철탑에서 내려온 김씨는 바빴다. 전국 투쟁사업장을 찾아 연대 투쟁을 했고, 전태일 열사 묘역도 참배했다. 김씨는 “철탑에 홀로 있을 때 너무 외로웠다. 내려오자마자 전국에서 외로이 투쟁하는 동지들에게 힘을 보태고 싶었다”면서 “철탑 위에서 힘들 때마다 전태일 평전을 읽고 ‘나는 어떻게든 살아서 삼성의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겠다’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했다. 주변 사람들은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렸지만 김씨는 “한 번 병원에 가면 그 뒤로 다시 투쟁 현장에 나서지 못하더라”며 고개를 저었다. 김씨는 철탑 위에서 수차례 곡기를 끊었다. 식사를 제대로 못 해 건강이 악화했다. 공황장애와 난청도 얻었다. 김씨는 25년간의 투쟁에서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았다”고 돌아봤다. 김씨는 1982년 삼성항공 창원 1공장에 입사했다. 1989년 경남 지역 삼성계열사 노조설립 추진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1991년 1차 부당해고를 당했다. 1994년 복직됐지만 노조설립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일년 만에 또다시 해고됐다. 김씨는 “인생을 통째로 바쳤다. 30대 초반에 해고돼 61살이 되어서야 끝났다”며 “올바른 정의가 배척당했다는 삶에 대한 분노가 때때로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 같아 미안하다”고 했다.임 교수 “성역 같던 삼성 이겼다는 자부심” 김씨의 희생은 삼성을 움직였다. 임 교수는 “김씨의 생명을 지키려는 여러 동지들의 연대로 삼성을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게 했다는 데 자부심을 느꼈다”고 했다. 삼성과의 협상 내용은 비공개 사안이다. 다만 삼성은 공개사과문에서 “김용희님은 해고 이후 노동운동 과정에서 회사와 갈등을 겪었고 그 고통과 아픔이 치유되지 않았다”며 “회사가 그 아픔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은 그보다 앞선 대국민 사과에서 경영권 승계 논란, 노사 문제 등을 사과하고 “대한민국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씨와의 고공농성 해제 합의는 그 구상의 첫 성과로 평가된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고공농성 초반에는 국회의원들이 김씨를 찾아오는 등 사회적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그 덕분에 삼성과 몇 차례 협상을 위해 만났지만 양측의 간극이 커 엎어지기를 반복했다. 철탑 위 김씨는 지쳐 갔다. 그러다가 지난 3월 임 교수가 김씨의 부탁으로 공대위에 합류하면서 삼성과의 협상 테이블이 다시 마련되기 시작했다. 임 교수는 “극한의 상황에 놓인 김용희라는 노동자의 생명을 한시라도 빨리 구하려면, 김씨가 살아 내려올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것은 온 세상을 구하는 일’이라는 말처럼 다른 어떤 대의보다 노동자의 생존권을 지키고 싶었다”고 했다. 임 교수는 김씨의 고공농성을 외면하는 국내 언론 대신 외신에 적극 알렸고, 철탑 밑으로 내려올 수 없는 김씨를 대신해 이 부회장 집 앞 등에서 농성을 이어 갔다. 동시에 4월 말부터는 삼성과 협상안을 주고받으며 양측 이견을 조율했다. 임 교수는 “중간에 삼성의 연락이 잠시 끊겼을 땐 ‘김씨의 생명을 인질로 삼고 협상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는 것인가‘ 하는 의구심까지 들었다”고 회상했다. 기다림과 협상의 줄다리가 계속되면서 임 교수는 “삼성 측의 지연이 의도적인 게 아니라 노사협상의 경험이 없느 데서 오는 서투름과 관료주의적 문화로 인한 것임을 알게 됐다”고 했다. 협상에 나선 삼성 측에서도 “어느 순간부터 철탑 위 김씨가 보여 마음이 불편해 창문을 열고 싶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임 교수는 “삼성 역시 이 과정을 통해 노사 관계에 대해 돌아볼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김용희의 투쟁은 계속된다 일각에선 김씨의 투쟁을 곱게 보지 않는다. 김씨가 처음 고공농성을 시작했을 때 함께한 해고노동자 이재용씨에 대한 협상이 함께 이뤄졌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철탑 아래에서 김씨의 투쟁을 도왔던 이씨는 협상 타결 약 두 달 전 투쟁을 접고 고향으로 내려갔다. 김씨와 임 교수 모두 이러한 지적을 알고 있다. 김씨는 “이씨가 고향으로 내려간 사실을 철탑 위에서 뒤늦게 알았고 이후 삼성과의 협상에서도 이씨 문제 역시 의제로 다루고 싶은 마음이 있었으나 결과적으로는 잘되지 않았다. 그것이 이씨를 배척한 것으로 해석돼 일부 동지들로부터 비난을 받는 것은 내게도 상처”라고 했다. 함께 연대한 하성애 공대위 집행위원장은 “김씨와 이씨는 투쟁 방식에서도, 삼성과의 협상 요구 조건에서도 차이가 있었다”면서 “이번에 이씨 문제까지 해결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지만 그것이 김씨를 비난할 이유는 되지 못한다”고 했다.김씨와 임 교수는 모두 “이번 승리가 앞으로의 선례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임 교수는 “앞으로 직접적으로 투쟁에 뛰어드는 것은 다시는 없을 일이겠지만, 이번 투쟁은 우리 자신도 ‘오합지졸’이라 불렀을 만큼 노동운동 경험이 없는 일반인들의 연대로 이끌어 나갔다”면서 “이 연대의 경험이 선례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긴 투쟁 끝에 땅을 밟은 김씨 역시 ‘연대’를 먼저 말했다. 김씨는 지난달 29일 철탑 아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 문제보다 삼성 암보험 문제가 먼저 해결되길 기도하고 기도했다. 부끄러워서 암 환우님들과 눈을 못 맞추겠다. 과천 철거민 문제에도 삼성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간 철탑에 있던 김씨를 아래에서 자기 일처럼 챙긴 보암모(보험사에대응하는암환우모임)와 과천 철거민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의 표현이었다. 김씨는 자신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김씨는 “동지들의 연대와 애정, 관심 덕에 나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었다. 나 역시 살아 있는 동안에는 나처럼 힘들게 싸우는 동지들을 위해 힘쓰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서울포토]‘생활물류법 쟁취하자!’

    [서울포토]‘생활물류법 쟁취하자!’

    28일 서울 청계천에서 열린 전국 택배노조 집회를 마친 우체국지회 조합원들이 시청 방향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2020. 6. 28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서울포토]집회금지 안내문 붙어있는 주영광교회

    [서울포토]집회금지 안내문 붙어있는 주영광교회

    27일 경기 안양시 만안구에 위치한 주영광 교회에 집합금지 안내문이 붙어있다. 주영광교회는 오늘 신도 5명이 추가로 확진돼 코로나19감염자는 총 16명으로 늘어났다 .2020. 6. 28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서울포토]코로나19 검사 기다리는 학생들

    [서울포토]코로나19 검사 기다리는 학생들

    일요일인 28일 서울 관악구 난우초등학교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학생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위해 기다리고 있다. 지난 2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왕성교회 신도 중 난우초등학교 시간강사가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난우초등학교는 29일 하루 등교를 중지키로 했다. 2020. 6. 28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정총리 “국제적 연대와 협력, 코로나 극복 위한 최선의 길”

    정총리 “국제적 연대와 협력, 코로나 극복 위한 최선의 길”

    EU 주도 화상회의 참석 메르켈·마크롱 등 30개국 대표 자리“백신 개발 국제적 노력 동참” 정세균 국무총리가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백신과 치료제 개발 등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정 총리는 27일 오후 10시부터 밤12시(한국시간)까지 화상으로 개최된 코로나19 대응 기금 조성 국제회의에 참여했다. 이번 회의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보급을 위한 재원 마련 차원에서 시민단체 ‘글로벌 시티즌’과 공동으로 개최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등 약 30개국 정부 대표와 국제기구, 민간단체 등이 참여했다. 정 총리는 “한국도 국제적 연대와 협력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최선의 길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보편적 접근을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마스크와 진단키트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국가를 포함해 올해 1억 달러 상당의 인도적 지원을 하고 있다”며 “‘ACT 파트너 기관’에 5000만 달러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CT는 코로나19 백신·치료제·진단제품의 개발, 생산 및 공평한 접근을 촉진하기 위해 지난 4월24일 WHO, 게이츠재단, 웰컴트러스트, 감염병혁신연합(CEPI),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등이 공동으로 출범한 기구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노트북에서 이제는 슈퍼컴퓨터까지…x86 권좌 흔드는 ARM CPU

    [고든 정의 TECH+] 노트북에서 이제는 슈퍼컴퓨터까지…x86 권좌 흔드는 ARM CPU

    최근 일본은 슈퍼컴퓨터 경쟁에서 다시 1위를 차지했습니다. 2011년 세계 1위 슈퍼컴퓨터로 이름을 올린 K 컴퓨터(K는 10의 16승인 경(京)의 일본식 발음)의 후계자인 후카쿠(富岳·후지산의 다른 이름)는 415페타플롭스의 성능을 달성해 미국의 서밋(Summit)을 가볍게 제치고 세계 1위를 달성했습니다. 후카쿠는 선배인 K 컴퓨터와 마찬가지로 고베에 있는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의 컴퓨터 과학 센터(R-CCS)에 건설 중인데, 사실 아직 건설이 다 끝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후카쿠가 모두 설치되면 K 컴퓨터보다 100배 빠른 엑사플롭스급 연산 능력을 지니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후카쿠가 눈길을 끄는 또 다른 이유는 ARM 계열 CPU로 세계 1위 슈퍼컴퓨터가 된 첫 번째 사례라는 것입니다. 과거에도 ARM 기반 슈퍼컴퓨터를 만들려는 시도는 몇 차례 있었지만, 그다지 인상적인 성공 사례는 없었습니다. 사실 슈퍼컴퓨터 TOP500 명단에 이름을 올린 첫 번째 페타플롭스급 ARM 슈퍼컴퓨터는 2018년에 204위를 한 아스트라(Astra)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후지쯔가 ARM 기반 슈퍼컴퓨터로 1위를 한 것입니다. 그러나 후카쿠는 절대 갑자기 튀어나온 물건이 아닙니다. 후지쯔는 2016년 국제 슈퍼컴퓨팅 컨퍼런스에서 차세대 슈퍼컴퓨터는 ARMv8 기반의 엑사스케일(Exascale) 슈퍼컴퓨터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었습니다. 후카쿠라는 이름은 2019년에 정했지만, 사실 개발은 2014년부터였습니다. 본래 후지쯔는 지금은 오라클에 합병된 썬 마이크로시스템스와 협력해 스팍(SPARC) 계열 서버 프로세서를 개발했기 때문에 K 컴퓨터 역시 스팍 계열인 SPARC64 VIIIfx 8를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서버 시장에서 인텔의 독주 체제가 굳어지면서 스팍 프로세서의 입지는 줄어들었습니다. 결국 후지쯔는 빠른 속도로 성능을 높인 ARM 계열에 눈을 돌리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만든 후지쯔의 A64FX CPU는 48개의 연산 코어와 4개의 보조 코어로 된 52코어 CPU라는 매우 독특한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A64FX는 ARMv8.2-A 스케일러블 벡터 확장 Scalable Vector Extension(SVE)을 지원하는 첫 번째 ARM CPU로 매우 강력한 연산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별도의 GPU 없이 CPU만으로도 2.7TFLOPS 연산이 가능한 수준입니다. A64FX의 또 다른 장점은 크기가 매우 작다는 것입니다. A64FX는 서버용 DDR4 메모리 대신 1TB/s의 대역폭을 지닌 4개의 8GB HBM2 메모리 사용합니다. HBM2 메모리는 CPU 옆에 타일처럼 붙어 있어 전체 시스템의 크기가 매우 작습니다. 참고로 HBM2 메모리는 어느 회사 제품인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제조사가 삼성과 SK 하이닉스 외에는 없으므로 한국산 HBM2 메모리를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아무튼 카드 형식의 작은 A64FX CPU 노드를 만들 수 있어 하나의 서버랙에 많은 시스템을 넣을 수 있습니다. (사진) 덕분에 7,299,072개의 코어를 이용해 2,414,592개의 코어를 사용한 미국의 서밋을 누르고 세계 최고 슈퍼컴퓨터가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다른 나라에서도 ARM 슈퍼컴퓨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프랑스의 ARM 프로세서 개발사인 SiPearl은 유럽 연합의 유럽 프로세서 계획(European Processor Initiative project)에서 자금을 지원받아 고성능 서버칩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현재 계획으로는 2022-2023년 사이 독자 엑사스케일 시스템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미국의 산디아 국립 연구소 역시 고성능 ARM 슈퍼컴퓨터 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이들이 구체적인 결과를 내놓으면 ARM 슈퍼컴퓨터는 신기한 물건이 아니라 통상적인 형태의 슈퍼컴퓨터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ARM 계열 CPU가 최근 몇 년 사이 서버 및 슈퍼컴퓨터 시장에서 급부상한 이유는 기본적으로 CPU 성능이 좋아졌기 때문이지만, 라이선스 비용만 내면 누구나 고성능 프로세서를 개발할 수 있는 ARM의 정책 덕분이기도 합니다. TSMC나 삼성 같은 파운드리 회사가 경쟁적으로 최신 미세공정을 제공하기 때문에 돈만 있으면 누구나 인텔, AMD 부럽지 않은 고성능 프로세서를 제조할 수 있습니다. 이는 독자 CPU 아키텍처와 반도체 생산 시설을 갖추지 못한 기업과 국가도 슈퍼컴퓨터를 개발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ARM 계열 슈퍼컴퓨터가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오랜 세월 쌓아 올린 x86의 아성의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IT 업계의 변화는 매우 빠르며 1등 기업도 순식간에 변화에 도태되어 몰락할 수 있습니다. 최근 거세지는 ARM 진영의 도전에 인텔과 AMD가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밀리의서재, ‘나의 독서 패턴’ 알려주는 통계 서비스 오픈

    밀리의서재, ‘나의 독서 패턴’ 알려주는 통계 서비스 오픈

    독서 플랫폼 업체 밀리의서재가 개인의 독서 패턴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 ‘독서통계’를 오픈했다고 26일 밝혔다. 서비스 론칭 1000일 기념으로 제공되는 독서통계 서비스는 실제 회원의 독서 데이터를 바탕으로 독서량과 시간, 횟수, 자주 읽는 분야 등을 다양한 기준에 따라 직관적으로 제시함으로써 개인의 독서 습관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기획되었다. 하반기 중으로 예정된 밀리의서재 앱 4.0 업데이트에 앞서 첫 번째로 공개된 기능이다. 독서통계는 어떤 분야의 책을, 언제 주로 읽는지 시간대별로 제시해 개인의 독서 패턴과 활동을 다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월간과 연간 기준으로 자신의 읽은 도서 분야와 실제 권수를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전 달과 비교해 월 평균 독서 시간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밀리의서재는 새달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질 앱 ‘밀리의서재 4.0’ 업데이트를 앞두고 독서통계와 관련된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단독]백희나, ‘구름빵’ 저작권 소송서 최종 패소

    [단독]백희나, ‘구름빵’ 저작권 소송서 최종 패소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그림책 ‘구름빵’을 쓴 백희나(49) 작가가 출판사 등을 상대로 낸 저작권 소송이 최종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지난 25일 백 작가가 한솔교육과 한솔수북, 강원정보문화진흥원과 디피에스를 상대로 낸 소송 상고심에서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을 내렸다. 한솔교육은 2004년 백 작가가 쓴 동화 구름빵을 출간한 곳이고, 한솔수북은 2013년 한솔교육의 출판사업 부문이 분할된 회사다. 강원정보문화진흥원과 디피에스는 한솔교육과 계약을 맺고 구름빵을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과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 심리불속행이랑 법 위반 등 특별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될 때 본안 심리를 하지 않고 기각하는 제도다. 백 작가는 26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심리조차 안 할 거란 생각은 안했기 때문에 처참한 상황”이라며 “더 할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아 마음을 다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작가의 권리가 이거 밖에 안 되는 구나 라는 것을 안팎으로 확인한 결과로 본다”고 말했다. 조은희 한솔수북 대표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아직 공식적으로 입장을 정리하지는 못했지만, 아마도 재판부에서 업계 전체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그런 결정을 내렸다고 본다”며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자세한 내용을 내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솔수북 측은 2심 승소 이후 “백 작가에게 인세를 지급하고 소송이 끝나면 ‘구름빵’의 수익을 공익적 목적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2003년 백 작가는 출판사 한솔교육과 저작권양도계약을 통해 ‘구름빵’을 출간했고, 출판사로부터 추가 지급분까지 1850만원을 받았다. 이후 ‘구름빵’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백 작가는 해당 출판사인 한솔교육, 한솔수북을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걸었지만 1·2심 모두 패소, 최종적으로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이 내려졌다. 그 사이 백 작가는 지난 3월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고 일컬어지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수상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베스트셀러] 10주 1위 ‘더 해빙’, 상반기 최고 인기 도서

    [베스트셀러] 10주 1위 ‘더 해빙’, 상반기 최고 인기 도서

    부와 행운의 비밀을 파헤친 ‘더 해빙’이 10주간 연속 1위를 차지하며 올 상반기 가장 오랜 기간 1위를 지킨 책으로 등극했다. 26일 교보문고가 발표한 6월 셋째 주 온·오프라인 종합 베스트셀러 현황에 따르면 ‘더 해빙’이 1위에 올랐다.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와 ‘돈의 속성’이 나란히 전주보다 한 계단씩 상승해 2, 3위를 차지했다. 김훈의 신작 소설 ‘달 너머로 달리는 말’은 종합 10위로 전주 대비 14계단 뛰어올랐다. 전자책 플랫폼 ‘밀리의 서재’에서 연재한 후 책으로 출간, 애독자층의 기대감을 높였다. 경제경영 분야 도서의 강세도 이어지고 있다. 투자에 대한 관심으로 부동산, 주식 등의 재테크서와 ‘코로나 이후의 세계’, ‘코로나 투자 전쟁’ 등 코로나 시대의 경영전략 등을 다룬 도서가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다. 아웃도어 업체 파타고니아의 성공 신화와 창업자 이본 쉬나드의 경영 철학을 풀이한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이 출간되자마자 14위에 진입했다. ‘파워 셀러’ 유홍준의 신작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중국편 3’은 발매 첫 주 44위를 기록했다. ◇ 교보문고 6월 둘째 주 베스트셀러 1. 더 해빙 (이서윤, 홍주연·수오서재) 2.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김수현·놀) 3. 돈의 속성 (김승호·스노우폭스북스) 4. 기억 (베르나르 베르베르·열린책들) 5. 보통의 언어들 (김이나·위즈덤하우스) 6. 코로나 이후의 세계 (제이슨 솅커·미디어숲) 7. 코로나 투자 전쟁 (정채진·페이지2북스) 8. 룬샷 (사피 바칼·흐름출판) 9.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2020) (강화길 등 7명·문학동네) 10. 달 너머로 달리는 말 (김훈·파람북)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스페이스X 우주선 탱크 테스트 중 폭발…갑자기 ‘로봇개’ 나타난 이유

    스페이스X 우주선 탱크 테스트 중 폭발…갑자기 ‘로봇개’ 나타난 이유

    인류를 달과 화성에 데려다 줄 유인우주선 스타십(Starship) 시제품 테스트 현장에 '로봇개'까지 등장해 마치 미래 세계를 보는듯한 느낌을 자아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주 보카치카에 있는 스페이스X 시설에서 스타십의 SN7 프로토타입(시제품) 탱크 테스트가 진행됐다. 이날 테스트는 스타십의 탱크에 초저온 액체질소를 가득 채운 후 실제 발사 때 추진체 능력을 그대로 유지하는지 시험하는 목적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탱크는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흰 질소 연기를 내뿜으며 쓰러졌지만 사실 이날 테스트는 그 한계를 보기위한 의도적인 폭발성 실험이었다. 테스트 자체도 흥미로웠지만 또하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폭발 후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로봇개였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쓰러진 탱크 옆으로 로봇개 하나가 질소 연기를 헤치고 다가가는 것이 보인다. 스페이스X 측이 제우스(Zeus)라고 명명한 이 로봇개의 정체는 세계적인 로봇 개발 기업인 보스턴 다이나믹스가 개발한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이다.초당 1.6m 속도로 움직이는 스팟은 전기모터로 작동되며 주위를 자유롭게 돌아다니거나 짐을 싣고 다닐 수도 있다. 여기에 로봇팔을 붙이면 컵을 집어 건조기로 옮기거나 쓰레기를 집어 쓰레기통에 버리는 등 집안일도 거들 수 있다. 특히 스팟같은 로봇개의 가장 큰 장점은 인간이 접근하기 힘든 방사능 지역 등 위험 지대에 투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이번 스페이스X의 탱크 폭발 현장에 가장 먼저 투입돼 사람이 접근하기 전 위험 여부를 조사하는 일은 로봇개에게 딱 어울리는 일이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보스턴 다이내믹스 측은 스팟을 대당 7만5000달러(약 9000만원)에 판매 중인데 테슬라가 자랑하는 전기차 모델X 한 대 팔면 충분히 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한편 스타십은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의 몽상(夢想)이 현실이 된 사례다. 머스크 회장은 화성을 인류의 식민지로 만들겠다는 담대한 구상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스페이스X는 오는 2022년까지 화성에 화물선을 보내 현지의 수자원 및 자원 채굴을 위한 초기 설비를 설치할 예정이다. 특히 2024년에는 최초로 인간이 탑승한 유인 우주선을 보내 인류가 장기간 머물 수 있는 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같은 원대한 꿈을 실현시켜줄 ‘무기’가 바로 우주선 스타십으로 약 100명이 탑승할 수 있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11월 MK1이라는 첫번째 시제품으로 테스트를 진행했으나 극저온 압력 실험을 하던 도중 화염에 휩싸였다. 이후에도 회사 측은 SN(Serial Number)으로 이름을 바꾸고 SN1을 제작해 테스트했으나 액체 질소 문제로 폭발했다. 이렇게 줄기차게 스타십 개발에 도전한 스페이스X는 여러차례 폭발의 쓴맛을 봤으나 이 과정에서 교훈을 얻으며 한발한발 우주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덴마크 총리 “제 결혼식 또 미뤄야겠네요” EU 정상회담과 겹쳐

    덴마크 총리 “제 결혼식 또 미뤄야겠네요” EU 정상회담과 겹쳐

    메테 프레데릭센(43) 덴마크 총리가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자신의 결혼식 일정을 세 번째로 미루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25일(현지시간) 전했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벨기에 브뤼셀에서 오프라인 회의를 여니 참석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EU 정상회담은 다음달 17일과 18일 열릴 예정인데 공교롭게도 프레데릭센 총리는 다음달 18일 오랜 파트너 보 텡베리와 화촉을 올릴 예정이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페이스북에 “국익을 챙기기 위해” 결혼식을 미루고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덴마크는 코로나19 위기로 많은 어려움을 겪는 나라들에 지원하는 기금을 창설하려는 움직임에 반대하고 있는데 이번 정상회의의 주 의제가 7500억 유로(약 1012조650억원)의 기금 창설이다. 덴마크는 스웨덴, 오스트리아, 네덜란드와 함께 기금 규모가 너무 크고 한푼이라도 상환되지 않는 일이 일어나면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프레데릭센 총리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이 놀라운 남자와 결혼하길 학수고대했으나 쉽게 해선 안되는 일이고 마침 브뤼셀 정상회의 일정이 우리가 계획한 7월의 셋째주 토요일과 겹치게 됐다. 회의를 마친 뒤 결혼할 것이며 다행히 우리 신랑은 참을성이 아주 많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처음에 지난해 여름 결혼식을 올리려다 총선 일정을 이유로 미뤘다. 프레데릭센 총리가 결혼식을 미룬 게 세 번째라고 소개한 BBC는 두 번째 미룬 것은 언제, 어떤 이유인지를 설명하지 않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열린세상] 살생물제 규제정책, 대폭적 보완이 필요하다/박광국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살생물제 규제정책, 대폭적 보완이 필요하다/박광국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살생물제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 유례가 없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로 2013년 11월까지 총 541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이 중 144명이 목숨을 잃었다. 여러 기업에서 만들어진 살생물제 제품에 폐에 심각한 손상을 주는 GMIT, PHMG, PGH라는 살균물질이 사용됐기 때문이다. 이들 성분은 흡입독성이 있어 가습기를 세정하거나 살균하는 용도로만 한정해 사용해야 하는데 기업들의 안전 불감증 때문에 분무액에 첨가하는 투입용으로 판매되면서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던 것이다. 세계적으로 살생물제로 인한 피해 사례는 수없이 보고됐다. 대표적인 예가 살충제인 DDT 사용이다. 이 성분은 환경에서 잘 분해되지 않고 잔류하는 특성으로 인해 먹이사슬의 상위 동물에게까지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이로 인해 1970년대부터 많은 국가에서 DDT의 사용을 전면 금지시켰다. 이 외에도 실내 목재 방부제로 사용되던 PCP, 선박 및 해양구조물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되던 방오제인 TBT 등이 내분비계 교란 및 발암물질, 신경독성 및 면역반응 교란을 일으킨 것으로 밝혀져 모두 사용이 금지됐다. 이처럼 해당 살생물제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됨으로써 사람에게 많은 피해를 발생시켰다. 그럼에도 살생물제는 현대인의 일상생활에 매우 광범위하게 침투하고 있다. 2011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 살생물제의 수요는 약 68억 달러이며 연평균 4.3%의 성장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인 팬데믹 현상을 보이고 있는 만큼 그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EU에서는 1998년 살생물제를 안전하게 관리하고자 살생물제 관리지침(Biocidal Products Directive: BPD)을 제정했고 2013년에는 이를 더욱 강화해 BPD를 살생물제 관리법(Biocidal Products Regulation: BPR)으로 대체해 잠재적인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U REACH(Registration, Evaluation, Authorisation and Restriction of Chemicals)의 시행 이후 일본은 화학물질의 심사 및 제조 등의 규정에 관한 법률(화심법)을 개정했고 중국도 신규화학물질관리제도를 개정하는 등 국제적으로 화학물질 평가 및 관리가 대폭 강화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사전 예방적 위해관리를 목표로 신규 화학물질 및 기존 화학물질에 대한 평가의무를 산업체에 부과하는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률’(화평법)이 2015년 10월부터 시행됨으로써 종래 유해성 위주의 평가에서 노출을 고려한 위해성 평가체계로 일대 전환기를 맞게 됐다. 현행 화평법이 갖고 있는 문제점이 학계나 언론을 통해서 제기되고 있다. 첫째, 유럽을 비롯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살생물제에 대한 단일화된 법이 제정되는 추세에 있으나 미국, 일본, 한국에서만 분산적으로 기준을 달리해 관리되고 있어 관리책임 주체가 불분명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살생물제 유형에 따라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환경부, 국립산림과학원이 관여하고 있으며 중복관리되고 있는 살생물제 유형도 있어 난맥상이 드러나고 있다. 따라서 단일법 제정과 살생물제를 전담할 부서를 신설하는 방안도 시급히 검토해야 한다. 둘째, EU BPR에서는 우리나라 화평법과는 달리 톤수에 관계없이 모든 살생물제를 관리대상에 포함시키고 있으며 활성물질 승인 시에 효능에 관한 자료, 위해성 평가보고서, 제품의 복합사용으로 인한 누적효과 자료도 제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현행 화평법에는 이러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아 관리의 효과성이 의문시되고 있다. 이를 위해 법 개정 전에 살생물제의 안전성 관리를 위한 진일보한 효능 및 누적효과 평가기술이 시급히 개발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가습기 참사라는 오명을 지니고 있는 만큼 지금이라도 살생물제 정책의 문제점을 재검토해 선진화된 법체계를 갖춤으로써 살생물제 정책의 모범국가로 거듭나야 한다.
  • “서구 ‘자신감 시험’서 실패… 코로나 극복한 한국, 국제 지위 향상”

    “서구 ‘자신감 시험’서 실패… 코로나 극복한 한국, 국제 지위 향상”

    전염병은 어느 나라나 전쟁 다음으로 대처하기 힘든 도전이다. 그것은 한 국가의 통치, 사회적 결속력, 그리고 무엇보다 그 나라의 자신감을 시험한다. 해설자들은 대부분 치사율과 전파율 등의 의료 지표에 초점을 맞춰 왔지만, 결국 중요한 지표는 경제적 탄력성, 거버넌스, 사회적 결속력뿐이다. 이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의 슬픔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내가 언급했던 이들 지표가 팬데믹 이후의 세계에서 한 국가의 위치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현재 코로나 대유행병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 중 하나는 대부분의 서구 국가가 이들에 대한 시험에서 적어도 한 가지 이상 실패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내가 사는 영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는 세 가지 모두를 실패했다. 물론 나는 지금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시아를 포함한 여러 비서구 국가 정부들도 자국 국민에게 피할 수도 있었을 끔찍하고 엄청난 피해를 가져다주기도 했고, 그 반면에 서구에서도 일부 국가는 대유행병에 비교적 잘 대처해 나가기도 했다. 그러나 대체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은 서구다.●팬데믹 이후 세계에서 한 국가의 위치 결정 서구의 실패는 이들 국가가 택한 접근법이 대부분의 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취한 것보다 더 자유를 허용했기 때문이 아니다. 서구 나라들이 채택한 조치는 아주 다양했다. 독일은 봉쇄 조치를 단행함과 동시에 확진 검사와 동선 추적 같은 한국 모델에 신속하게 접근해 잘 대처한 결과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훨씬 낮은 사망률을 유지할 수 있었다. 아이슬란드도 이런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반면 스웨덴은 훨씬 더 자유주의적인 접근법을 취했고 봉쇄나 심지어 광범위한 접촉자 추적에 의존하지 않았다. 그 결과 다른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에 비해 사망률이 높지만, 폐쇄 조치를 취한 일부 국가(영국 등)에 비해서는 상당히 낮다. 이들 국가 가운데 어느 나라가 대유행병의 질곡에서 더 신속하게 빠져나올 것인가. 이를 확신하기는 어렵지만, 그것이 사망자 수에만 전적으로 좌우되지는 않을 것이다. 독일은 자국이 택한 접근 방법에 힘입어 비교적 빨리 봉쇄 조치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그 나라 경제도 특별히 심각한 고통을 겪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스웨덴 경제는 대유행병의 악영향을 훨씬 덜 받았으며, 이 나라의 개방 조치로 인해 현재 스웨덴은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가 되고 있다. 스웨덴은 과거에 사회문제, 특히 이민과 관련된 심각한 불안으로 고통을 받아 왔다. 그러나 일부 극우단체가 이런 상황을 이용하려는 시도가 있었음에도 이 불안이 코로나 위기에 대처하는 자유주의적 접근 방법에 의해 심각하게 불붙지 않았다. 반면 독일은 사회 불안을 심각하게 겪었다. 5월 첫 2주 동안 베를린 거리에서는 정치적 스펙트럼의 양극단에 속한 사람들이 봉쇄 조치에 항의하면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이러한 소요는 봉쇄에 대한 불만뿐 아니라 이민이나 사회적 불평등과 같은 다른 문제들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다. 내가 말하려는 요지는 전염병에 대처하는 어떤 특정한 접근법이 다른 것보다 낫거나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특히 사회의 단층선이 이미 노출된 상황에서 전염병의 타격을 받을 경우 그동안 억눌렸던 강력한 사회적 긴장을 폭발시킬 수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1830년대 콜레라가 처음 유럽을 엄습했을 때, 이 질병이 퍼진 여러 나라에서 사회 불안과 소요가 있었다.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은 러시아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이 격리돼 생계를 유지할 수 없게 되자 모스크바에서 폭력적인 소요를 일으켰다. 이들 폭동은 무자비하게 진압당했다. 파리에서 콜레라는 군주제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는 시기에 내습해 1832년 오를레앙파의 반군주제 봉기를 촉발했다. 1832년 영국도 정확하게 말해 갈등이 없는 나라는 아니었지만, 러시아와 프랑스에 비해 사회 분열이 덜했고 콜레라와 관련된 불안도 심하지 않았다. 실제로 일어난 시위는 주로 해부용으로 시체를 가져갔다고 의심받는 의사들을 겨냥한 것이었다. 이번 코로나19는 또한 많은 서구 국가들이 이런저런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한 시기에 엄습했으며, 그에 따라 몇 년간 쌓여 온 불만이 수면 위에 떠오르게 됐다. 봉쇄 기간 내내 서구 여러 나라가 극심한 불안을 겪었다.●억눌리고 쌓였던 불만 수면위로 떠올라 유럽에서 최악의 국가는 그리스와 프랑스였다. 그리스에서는 이 봉쇄로 심각한 경제 상황과 대량 이민에 대한 우려가 악화돼 아테네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방화 사건이 일어났다. 정부 건물과 풍요의 상징물이 그 표적 대상이었다. 정치적 스펙트럼의 다른 쪽 끝에는 이민 문제 및 유럽연합(EU)의 무기력한 조치와 관련해 극우 민족주의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실제로 EU는 코로나에 강타당한 국가들을 돕기 위해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유행병의 가장 큰 희생자들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파리 교외 및 기타 도시들에 거주하는 노동계급, 특히 주로 소수인종의 변동성이 주된 문제였다. 이들 주민사회는 오랫동안 소외돼 왔고 국민통합의 호소를 인상 깊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도시 근교의 젊은이들은 그들의 이동을 통제하려는 시도에 분노를 표명하고, 강압적인 치안 유지에 맞서 심각한 폭동을 일으켰다. 폭동은 자기들에 대한 감시를 훼방하고 ‘정상으로의 복귀’를 막기 위해 휴대전화 송수신 안테나와 CCTV 카메라를 부수고, 이와 동시에 인터넷 케이블을 절단했다. 이는 서구 여러 나라에서 극좌와 극우 모두에 공통된 행위이며, 많은 사람이 느끼는 소외감의 정도를 보여 준다. 최근 몇 주 동안 이 문제들은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여러 유럽 국가들에서 흑인의 죽음 문제로 촉발된 일련의 시위에 의해 일시적으로 가려지기도 했다. 겉으로 보기에 이러한 문제들은 코로나19와 직접 관련은 없다. 그러나 대유행병에 따른 문제들은 인종주의 문제와 서로 교차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흑인과 일부 소수민족이 코로나19로부터 불균등하게 고통을 받아 감염 확률과 사망률이 모두 높다. 그 이유는 복잡하지만 구조적 불평등과 연관돼 있다. 코로나19와 반인종주의 시위는 또한 치안 문제와 서로 교차되고 있다. (흑인과 소수인종에게 피해의 정도가 높은) 봉쇄 조치가 차별적으로 취해진다고 보기 때문에 인종차별에 대한 기존의 관심사를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 ●봉쇄 조치도 차별로 인식해 인종문제로 증폭 이러한 긴장감의 밑바탕에 깔린 불평등은 일부 서구 국가들에서 특히 극심한 대유행병에 이어진 경제 충격의 결과에 따라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에서는 전염병 발생 이후 4260만명이 실업급여를 신청했다. 청구 건수가 줄어들기 시작했지만 일자리 감소 규모는 미국 현대사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다. 이러한 감소는 대부분 빈곤층 또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집단인 미숙련 노동자층에서 발생한 것이다. 영국에서도 실업률이 급격히 증가했지만, 대유행병에 대처한 봉쇄 조치로 직장에 복귀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부의 유행병 시기 직장 유지 계획 때문에 그 충격이 완전히 와닿지 않는다. 봉쇄 조치가 완화되면 일부는 복직할 수 있지만 다른 일부는 갈 곳이 없어질 것이다. 기존 일자리에 대한 정부 지원은 오는 10월에 끝날 예정이어서 그 후에는 많은 사람들이 실업급여를 신청할 수밖에 없다. 이 계획에 들어가는 엄청난 비용과 봉쇄 기간의 세수 손실이야말로 영국이 미래의 충격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4월 영국의 경제성장률은 사상 최저였고, 국내총생산(GDP)은 20% 이상 감소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코로나19의 타격을 받은 주요 국가 중에서 영국이 가장 극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中러 평판 타격… 美 국제적 신뢰 추락 이 모든 문제들은 형편없는 정치적 리더십에 의해 야기되거나 악화됐다. 미국과 영국은 국가의 장기적인 이익보다 대중매체 이미지와 여론에 대한 우려로 인해 무대책과 과잉반응 사이를 오가는 갈지자 행보를 거듭했다. 그 결과 유행병 창궐기 두 나라 정부의 지지율은 급속하게 떨어졌다. 영국 정부는 실제로 봉쇄 기간에 상당한 대중적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봉쇄 상태에서 점차 벗어나면서 정부는 최근의 사회 불안을 포함한 여러 이슈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했다. 영국 정부의 입장은 불분명하고 정치적 입장을 넘어서 무수한 사람들의 지지로부터 멀어졌다. 미국의 심각한 상황은 이미 한국 독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을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국제적으로 신뢰를 많이 잃었다. 가장 중요한 경쟁국인 중국과 러시아도 그 평판에 타격을 입었지만, 궁극적으로는 미국에 비해 덜 심각할 것이다. 적어도 대유행의 첫 단계에서 전염병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는 나라는 오직 대만, 한국, 싱가포르 같은 더 작은 나라들뿐이다. 이들 나라는 그 실제 무게를 훨씬 상회하는 과학 혁신, 기술 시스템, 국제 보건 등의 분야에서 더 강력한 목소리를 낼 기회를 갖게 됐다. 물론 더 힘 있는 강대국들을 넘어서지는 않을 것이고, 또 더 큰 권력을 행사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나라들의 권위와 국제적인 지위는 향상될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서구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강타당하고 말았다. 이들 나라의 많은 사람이 자신감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어느 문명에서나 가장 위험한 질병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이 글은 마크 해리슨 옥스퍼드대 교수가 써온 글을 이영석 광주대 명예교수가 번역한 것입니다. 이 명예교수는 해리슨 교수의 ‘전염병, 역사를 흔들다’를 번역했습니다. ■마크 해리슨 옥스퍼드대 교수로 최근 국내에 출간된 ‘전염병, 역사를 흔들다’ (푸른역사 간행)의 저자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 각국 정부를 대상으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할 방안들에 대해 자문 활동을 하고 있다.
  • 오탁번 시인 “공초 선생처럼 올곧은 시인의 길 걷겠다”

    오탁번 시인 “공초 선생처럼 올곧은 시인의 길 걷겠다”

    “공초 선생의 시는 시적 수사나 기교의 차원을 단숨에 돌파해 절대적인 차원에 자리잡고 있는 매우 특별한 문학적 구조이자 장치입니다. 그의 시의식은 태초의 새벽 텅 빈 시공처럼 빅뱅 전야의 적막이며 무한대로 팽창해 가는 우주의 신비로운 전율과 맞닿아 있습니다.” 서울신문사가 주최하는 공초문학상의 스물여덟 번째 주인공인 오탁번(77) 시인은 특유의 넉살과 재치로 수상 소감을 읊었다. 25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28회 공초문학상 시상식에서 오 시인은 “오상순 선생은 우리 시단의 큰 어른으로 존경받았고 서거 57주년을 맞는 오늘날까지도 변함없는 숭모를 받고 계신다”며 “올곧은 시인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라는 선생의 말씀이 귀에 쟁쟁하게 들리는 것 같다”고 했다. “선생을 기리는 문학상을 받게 돼 크나큰 영광”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오 시인은 지난해 출간한 시집 ‘알요강’(현대시학)에 수록된 시 ‘하루해’로 올해 공초문학상을 수상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대한민국예술원 원로회원인 김남조 시인, 공초숭모회장인 이근배 대한민국예술원 회장, 유자효·김지헌·이두의 시인, 유성호 문학평론가 등 60여명의 내빈이 참석했다. 심사위원장인 이근배 회장은 “올해는 공초 선생이 참여했던 동인지 ‘폐허’ 창간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며 “공초문학상을 제정할 때 구상 선생이 운영 회칙을 만들며 ‘인품도 보라’고 하셨는데 수상자 면면이 한국 시단을 이끌어 온 대표적인 시인들”이라고 평했다. 고광헌 서울신문사 사장은 “오 시인은 순수 우리말을 빼어난 시로 조탁하고 당대의 삶에 해학과 풍자, 유머를 가미해 우리 문단을 풍성하게 한 분”이라며 “뛰어난 시적 성취와 함께 후학을 가르치며 빼어난 문인들을 배출했다”고 말했다. 휠체어를 타고 시상식에 참석한 김남조 시인은 축사에서 “구도자이자 도인, 초인이었던 공초 선생의 이름을 딴 상을 제정해 28년간 기려 온 서울신문사에 존경을 표한다”고 말했다. 등단한 지 20년이 넘는 시인이 최근 1년 이내에 발간한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공초문학상은 한국 신시의 선구자인 공초 오상순 시인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1992년 제정됐다. 1993년 이후 매년 신경림, 정현종, 천양희, 신달자, 정호승, 도종환, 유안진, 나태주 등 당대를 대표하는 시인들을 수상자로 배출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어린이 책] 인공지능 세상 ‘인간다움’이란

    [어린이 책] 인공지능 세상 ‘인간다움’이란

    인간의 능력을 훌쩍 뛰어넘더니 아예 문명의 주인 자리를 꿰찬 기계인간. 인간은 하루아침에 모든 걸 빼앗기고 황무지로 추방당한다. 자동차도, 항생제도, 전기도 없는 땅에서 살아가는 인간은 다시 처음부터 기술을 발전시켜 나간다 해도 기계인간을 따라잡기 어려워 보인다. ‘써드’는 과학 교양화에 힘써 온 도서출판 동아시아의 어린이 브랜드 ‘동아시아사이언스’의 첫 책으로 출간됐다. 창비청소년문학상, 한낙원과학소설상 등을 수상한 최영희 작가의 어린이 SF 소설 ‘써드’는 디스토피아적 인공지능 세상을 배경으로 한다. 로봇에게 허락받은 곳에서 마을을 이루며 사는 인간들. 어느 날 숲에서 마을 주민 압둘라가 죽은 채 발견된다. 도시에서 온 로봇 조사관 리처드와 인간 소녀 요릿이 한 팀이 돼 숲을 조사하기 시작한다.‘써드’는 끊임없이 ‘인간다움이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아이들 눈높이에서 던진다. 기계인간에게 마음이 없다고 말하는 인간도 자신의 마음의 자리를 알지 못한다. 과학적으로 마음은 두뇌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의 일종일 뿐. 그렇다면 전기신호로 움직이는 기계인간의 마음을 마음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써드’가 포착한 인간과 로봇 사이의 중요한 차이점 중 하나는 바로 ‘이야기’이다. 필요한 데이터만 접근하고 수집하는 로봇과 달리, 인간들은 오랜 시간 간접적으로 수많은 책의 이야기를 접하고 전승해 왔다. 마을의 할아버지가 온전치 않은 기억으로 전한 이야기의 빈틈을 메꾸는 건 아이들의 몫이며, 그것이 아이들 상상력의 원천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결핍의 역사에도 꺾이지 않은 예술열

    결핍의 역사에도 꺾이지 않은 예술열

    1930년대 말 서울 종로구 삼청동 언덕배기의 한 셋집은 어쩔 수 없이 풍진 인생들이 모여드는 공간이었다. 한때 이름난 기생이었던 언니와 유명 배우였으나 정신병을 얻어 하루에도 여러 기분을 오르락내리락하는 동생, 그런 어머니 밑에서 자라는 소녀 희수는 주인집 사람들이다. 그 집에는 마술사와 차력사, 하루에도 여러 번 가래를 뱉는 할아버지, 인력거꾼 아버지를 둔 소년 준이 세들어 산다. 손홍규 작가의 장편소설 ‘파르티잔 극장’은 해방 공간의 혼돈과 이어지는 전쟁의 참화 속을 살아가는 희수와 준의 이야기다. 그 시절 예인들이 잔뜩 모인 그 집의 배경처럼, 준과 희수는 자연스럽게 예술열을 키우게 된다. 춤을 배우는 희수는, 연극과 무대에 대한 동경을 가진 준과 함께 극장을 다니며 무대에 익숙해진다. 이들을 더욱 끈끈하게 잇는 건 결핍의 역사다. 희수는 엄마를, 준은 누나와 아버지를 잃었다. 그들에게 피붙이란 단순히 ‘사랑하는 가족’ 이상의 의미를 띤다. 끝내 화해하지 못하고 먼저 간 이들이며, 죽어서도 끝끝내 나를 아프게 하는 사람이다. 이들 두 사람을 둘러싼 시대 배경과 당대 문화예술계의 흐름은 버라이어티하다. 일제강점기의 좌익 운동과 사상검열, 해방공간에서의 좌우 충돌과 정치공작 앞에서 이들은 풍전등화다. 신파극에서 만담·막간극 등의 대중극과 신극으로, 궁중무용에서 서양 춤으로 이행해 가는 흐름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결코 풍진 시대에 휘둘리지만은 않는 것이 소설의 미덕이다. 시대적 배경을 이야기의 밑바탕에 자연스럽게 배치하고 희수와 준 두 사람의 관계와 마음의 움직임에 초점을 맞춘다. 희수와 준은 각자의 시점에서 서로를 서술하며 상대를 보듬기도 하고, 스스로와의 화해를 시도한다. 이들 주변에 놓인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담는 데도 적극적이다. 전쟁의 와중에 인민군 포로와 남부군 대원으로 재회한 희수와 준이 유격대원들의 신상과 이력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 등이 그렇다. 서로서로 이야기가 되고자 하는 욕망이 예술의 원천이며, 그러한 삶은 결코 무용하지 않다는 것을 소설은 부지런히 말한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삼성전자, AI·반도체 등 전방위 기술 혁신

    삼성전자, AI·반도체 등 전방위 기술 혁신

    “불확실성이 클수록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흔들림 없이 하자. 오늘의 삼성은 과거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미래였다. 지금까지 없었던 기술로 새 미래를 만들어 나가자.” 지난해 9월 11일 삼성 미래 선행기술의 연구개발 허브인 삼성리서치를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임직원들에게 당부한 말이다. 과거의 성공에 자족하지 않고 미래 시장을 빠르게 선도해 나가기 위한 삼성의 강도 높은 혁신은 인공지능(AI)과 로봇, 전장용·차량용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등 전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 연구개발과 생산시설 확충에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바 있다.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 분야에는 73조원, 최첨단 생산 인프라에는 6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은 속속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달 말 이 부회장은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 투자를 멈춰서는 안 된다”며 경기 평택사업장에 10조원을 들여 극자외선(EUV) 전용 파운드리 라인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미래 핵심 성장 동력인 AI 기술력 강화를 위해 AI 분야 최고 석학인 세바스천 승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를 삼성리서치 소장으로 영입하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 외부 인재 영입과 신사업에 대한 과감한 도전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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