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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하! 우주] 태양계 9번째 행성이 사실은 ‘초미니 블랙홀’ 일까?

    [아하! 우주] 태양계 9번째 행성이 사실은 ‘초미니 블랙홀’ 일까?

    태양계 9번째 행성은 지난 몇 년간 과학자들 사이에서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주제였다. 본래 태양계 9번째 행성으로 지목된 명왕성은 처음에는 지구 크기의 행성으로 생각되었으나 이후 관측에서 행성이라고 부르기에는 상당히 작은 천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결정적으로 태양계 가장자리에 비슷한 크기의 왜소 행성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명왕성은 9번째 행성의 지위를 상실했다. 결국 태양계의 행성은 8개뿐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논쟁의 시작에 불과했다. 이후 천문학자들은 태양계 가장자리 천체의 궤도가 특이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혹시 지금까지 발견하지 못한 9번째 행성이 중력을 행사한 결과가 아닌지 의심했다. 반면 다른 과학자들은 굳이 9번째 행성의 존재 없이도 얼마든지 궤도를 설명할 수 있다고 맞섰다. 논쟁을 끝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9번째 행성을 망원경으로 관측하는 것이지만, 현재까지 누구도 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런데 일부 과학자들은 9번째 행성을 발견하지 못하는 다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9번째 행성이 사실은 행성이 아니라 빅뱅 초기에 만들어진 행성 질량의 초미니 블랙홀인 원시 블랙홀(Primordial black holes)이라는 가설이다. 원시 블랙홀은 블랙홀 연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스티븐 호킹 박사의 주요 이론적 예측 중 하나로 만약 존재한다면 행성 질량이라도 크기는 볼링공 하나 수준에 불과해 사실상 관측이 불가능하다. 미국 하버드 대학의 과학자들은 관측이 불가능해 보이는 초미니 블랙홀이라도 관측할 방법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천체물리학 저널 회보(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기회는 태양계 외곽에 존재하는 얼음 천체의 모임인 오르트 구름(Oort cloud)이다. 오르트 구름은 장주기 혜성의 고향으로 알려져 있는데, 연구팀은 이 얼음 천체가 블랙홀의 중력에 잡혀 흡수되는 시나리오를 가정했다. 만약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블랙홀 주변에 강착원반과 제트가 형성되면서 갑자기 에너지가 방출되는 플레어 현상이 일어난다. 연구팀은 현재 건설 중인 차세대 망원경인 LSST(Legacy Survey of Space and Time)의 성능이면 이 플레어를 검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LSST는 8.4m 지름 주경을 지닌 망원경에 32억 화소의 고성능 이미지 센서를 결합한 천체 관측 장비로 하늘 전체를 상세히 관측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 만큼 원시 블랙홀의 플레어 현상이 일어난다면 가장 먼저 알아낼 가능성이 크다. 물론 운이 없다면 우연히 오르트 구름 천체가 블랙홀 주변을 지나는 일이 100년간 일어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원시 블랙홀이 있다고 해도 LSST로 알아낼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만약 9번째 행성이 실제로 원시 블랙홀이라는 증거를 발견한다면 이는 단순히 새로운 행성을 추가하는 게 아니라 엄청난 과학적 성과로 남게 될 것이다. 따라서 미리 그 가능성을 인지하고 연구할 필요가 있다. 9번째 행성의 실체가 무엇이든 간에 이를 밝혀낸 과학자는 전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과연 그 영예를 누가 차지하게 될지 궁금하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와우! 과학] 모기 퇴치 가능할까…암모기를 수모기로 성전환 성공

    [와우! 과학] 모기 퇴치 가능할까…암모기를 수모기로 성전환 성공

    모기는 피를 빨 때 피가 굳지 않게 하려고 타액을 주입한다. 이는 가려움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일본뇌염이나 말라리아, 뎅기열 또는 지카바이러스 등 전염병에 걸리게 하는 원인이 된다. 이 때문에 해마다 전 세계에서는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고 만다. 이에 따라 과학자들은 피를 빠는 암모기를 수컷으로 강제 성전환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5년 전인 2015년 수모기에만 전해지는 닉스(Nix) 유전자가 모기의 성별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런데 최근 이들 연구자는 닉스 유전자를 암모기 체내에 집어넣음으로써 성별을 수컷으로 바꾸는 방법을 알아냈다. 즉 이를 사용하면 암모기 수를 줄여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버지니아공대 등 국제연구진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서식하는 이집트숲모기(학명 Aedes aegypti)를 성전환 대상으로 삼았다. 이들 모기는 아직 우리나라에 유입되지 않았다고 알려졌지만, 지카바이러스와 뎅기열 그리고 황열을 주로 옮긴다. 이들 연구자에 따르면, 이집트숲모기의 수컷은 이른바 엠 로커스(M locus)라고 하는 수컷 결정 유전자자리(male-determining locus) 때문에 확정되며 거기에는 약 30개의 유전자가 있다. 그중 닉스 유전자야말로 수컷을 결정하는 인자라는 것이다. 이는 사람의 경우 남성에게만 Y염색체가 유전되는 것과 같다. 이전 연구에서는 닉스 유전자를 암컷의 생식기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약 3분의 2에서 수컷 생식기를 발달하게 했다. 하지만 이 방식으로 성전환한 수컷에게 생식 능력이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로 닉스 유전자를 암컷 결정 유전자자리에 집어넣음으로써 생식 능력이 있는 수모기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연구자들은 실험실 안에서 성전환한 수모기를 여러 마리 만들어내 세대 간 유전자의 전달 방식을 조사했다. 그 결과, 성전환한 수컷은 야생 암컷과 짝짓기하면 역시 성전환한 수컷 자손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컷 자손은 닉스 유전자의 복제를 독자적으로 발현했으며 이는 오랜 세대에 걸쳐 안정적으로 유전됐다. 즉, 성전환한 수컷을 야생에 방사하면 정기적으로 유전자를 조작한 수컷을 투입하지 않아도 저절로 닉스 유전자를 유전시키는 수컷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반면 해결해야 할 문제도 확인됐다. 성전환한 수모기가 모두 비행 능력을 잃은 것이다. 분석 결과, 엠 로커스에 포함되는 미오성(myo-sex)이라는 유전자가 빠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생 수컷에게서 미오성 유전자만을 비활성화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역시 하늘을 날 수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성전환한 수컷에게 다시 미오 성 유전자를 집어넣었다. 그 결과, 비행 능력을 완벽하게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행 능력은 먹이를 찾아다니거나 짝짓기를 하고 또는 천적에게서 달아날 때 필요하므로 닉스 유전자의 확산을 위해서는 빼놓을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성정환한 수모기를 야생에 방사하려면 아직 연구를 더 해야 하지만, 자연이나 생태계에 해가 없다면 실용화할 날도 그리 머지않았을지도 모른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7월 13일자)에 실렸다. 사진=123rf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코로나19 신규 확진 60명… 지역 감염 닷새 만에 20명대 껑충

    코로나19 신규 확진 60명… 지역 감염 닷새 만에 20명대 껑충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60명대를 기록했다. 해외 유입 확진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제주에서 확진자가 잇따라 확인되면서 지역감염 확산 우려가 제기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7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0명 늘어 누적 1만 367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감염경로는 해외 유입이 39명, 지역 발생 21명이다. 해외 유입 사례 가운데 25명은 공항이나 항만 검역 과정에서 확진됐고 14명은 경기(10명), 서울·경남(각 2명) 거주지와 임시생활시설에서 자가격리 중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해외 유입 확진자는 지난달 26일 이후 이날까지 22일째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갔다. 해외 유입 신규 확진자 증가는 입항한 러시아 선박 선원(19명)이 무더기로 양성 판정을 받은 영향이 크다. 지난달 부산항에 입항해 최근 영도 수리조선소로 옮긴 러시아 선박 레귤호(REGUL·825t)에서 선원 17명, 감천항 3부두 러시아 냉동운반선 K호(2461t)에서 1명, 감천항 2부두 러시아 원양어선 M호(2083t)에서 1명이 각각 확진됐다. 지역 발생 21명은 서울 7명, 경기 5명 등 수도권이 12명이고 광주 5명, 제주 3명, 대전 1명 등이다. 지역 발생 확진자는 지난 13∼16일 나흘연속 10명대를 유지했지만 이날 다시 20명대로 증가했다. 확진자는 수도권 24명을 포함해 전국 6개 시·도에서 확진자가 나왔다.경기 시흥 시흥서울대효요양병원에서는 전날 낮 12시까지 입원 환자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의정부 집단발병과 관련해선 헬스장 확진자 지인의 가족 1명이 추가로 확진돼 지금까지 총 32명이 양성 판정됐다. 서울 관악구 사무실 감염은 방문자 2명이 추가로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누적 확진자는 11명으로 늘어났다. 광주 방문판매 모임 집단감염과 관련해 광주고시학원 1명, 배드민턴클럽 2명이 각각 추가돼 지금까지 총 144명의 환자가 나왔다. 대전 서구 일가족과 관련해선 지난 6일 첫 확진자(지표 환자)가 나온 뒤 1명이 추가로 감염되면서 누적 확진자는 7명이 됐다. 제주에서도 확진자가 3명 나왔는데, 이들은 최근 5박 6일간 제주를 방문한 뒤 서울 광진구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70대 여성 접촉자들이다. 한편 사망자는 전날 2명 늘어 총 293명이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박원순 시장 기분 좋게 만드는 ‘기쁨조’ 역할 강요받았다”

    “박원순 시장 기분 좋게 만드는 ‘기쁨조’ 역할 강요받았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직 비서 A씨 측이 16일 피해 사실을 추가로 폭로했다. 피해자 A씨는 박 전 시장의 비서로서 시장의 기분을 좋게 유지하는 ‘기쁨조’ 역할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A씨를 돕는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서울시장 비서 업무의 성격은 시장의 기분을 좋게 하는 것이었으며 상식적인 업무 수행이 아닌 여성 직원의 왜곡된 성역할 수행으로 달성됐다”면서 “이는 사실상 성차별이며 성폭력 발생과 성역할 수행에 대한 조장, 방조이자 묵인과 요구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피해자 측은 ‘시장이 마라톤을 할 때 여성 비서가 오면 기록이 더 잘 나온다’는 이유로 주말 새벽 출근해야 했고, 서울시 인사들이 결재를 잘 받을 수 있게 시장의 기분을 살피라며 심기 보좌 또는 기쁨조 역할을 강요했다고 밝혔다. 시장이 운동을 마치고 시장실 샤워실에서 씻을 때 비서가 속옷을 가져다줘야 했으며 샤워를 마친 시장이 벗어둔 운동복과 속옷을 챙기는 일도 비서 업무였다고 피해자 측은 밝혔다. 피해자는 아침저녁으로 시장의 혈압을 재야 했는데 박 전 시장으로부터 “자기(피해자)가 재면 내가 혈압이 높게 나와서 기록에 안 좋아”라는 성희롱 발언을 듣기도 했다. 성추행 피해를 호소하는 피해자를 서울시는 철저히 무시했다. 피해자는 2016년 1월부터 반기마다 인사이동을 요청한 끝에 지난해 7월에야 비서실을 나갔다. 올해 2월 다시 비서 업무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피해자는 인사 담당자에게 “성적 스캔들 등의 시선이 있을 수 있어 고사하겠다”고 얘기했지만 인사 담당자는 문제 상황을 파악조차 하지 않았다고 피해자 측은 밝혔다. 피해자 측은 A씨 외에도 서울시에서 발생한 성추행 피해 제보를 받았다고 했다. ▲회식 때 노래방에서 허리 감기 ▲술 취한 척 뽀뽀하기 ▲집에 데려다준다며 택시에서 추행하기 ▲바닥 짚는 척 다리 만지기 등이 여성 직원들을 상대로 일상적으로 벌어졌다는 것이다. 피해자 측은 “성폭력 사안 발생 시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했지만 지난 4월 행정직 비서관에 의한 성폭력 사건에 이를 적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피해자가 지난 8일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뒤 전현직 고위 공무원과 임기제 정무 보좌관, 비서관 등이 피해자에게 연락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정치적 진영론과 여성 단체에 휩쓸리지 말라’, ‘힘들었겠지만 기자회견은 아닌 것 같다’, ‘확실한 증거가 나오지 않으면 힘들 거다’라는 식의 위로를 가장한 2차 가해성 메시지로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측은 “서울시가 전날 내놓은 진상규명 대책으로는 사건을 제대로 규명할 수도, 할 의지도 없어 보인다”면서 “서울지방경찰청이 서울시청 6층(비서실)에 있는 증거를 보전하고 수사 자료를 확보하라”고 요구했다. 서울시와 더불어민주당, 여성가족부 등에는 “진상규명 필요를 말하면서도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 등으로 호칭하는 이중적 태도를 멈추고 적극적인 성폭력 문제 해결과 문화 개선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부산항 러 선박서 또 집단 감염…3명 확진 후 14명 추가

    부산항 러 선박서 또 집단 감염…3명 확진 후 14명 추가

    한달새 러시아 선원 확진 39명 달해 부산 감천항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에서 선원 17명의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달 아이스스트림호에서도 러시아 선원 18명이 대거 확진된 이후 선박 집단 감염이 다시 나온 것이다. 부산국립검역소는 지난달 감천항에 입항했다가 영도 한 수리조선소로 옮긴 러시아 선적 원양어선 레귤호(REGUL·825t) 선원 29명 중 17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16일 밝혔다. 앞서 하선신청을 한 선원 7명 중 3명이 확진된 데 이어 나머지 선원 22명에 대해서도 진단검사를 한 결과 14명이 확진됐다. 레귤호 외에도 러시아 선박 2척에서 선원 2명이 확진돼 이날 하루만 총 19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달부터 감천항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 6척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러시아 선원은 39명에 달한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부산항 러 선박서 17명 코로나19집단 감염…한 달새 39명

    부산 감천항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에서 선원 17명이 코로나 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아이스스트림호에서도 러시아 선원 18명이 대거 확진된 이후 선박 집단 감염이 다시 나왔다. 부산국립검역소는 지난달 감천항에 입항했다가 영도의 한 수리조선소로 옮긴 러시아 선적 원양어선 레귤호(REGUL·825t) 선원 29명 중 17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16일 밝혔다. 앞서 하선신청을 한 선원 7명 중 3명이 이날 오전 확진된 데 이어 나머지 선원 22명에 대해 검사한 결과 14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또 레귤호 선박외에도 러시아 선박 2척에서 선원 2명이 확진돼 이날 하루만 총 19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검역 당국은 확진 선원 14명을 부산 감염병 전문 병원인 부산의료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게 할 예정이다 이로써 지난달부터 감천항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 6척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러시아 선원은 39명에 달한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피해자’ 대체한 ‘피해 호소인’… 용어 프레임 논란

    ‘피해자’ 대체한 ‘피해 호소인’… 용어 프레임 논란

    ‘피해 호소인’이라는 다소 낯선 용어가 언론 전면에 등장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후 여권에서 ‘고소인’을 ‘피해자’가 아닌 피해 호소인으로 지칭하면서다. 표현 뒤 숨은 의도에 대한 지적이 거세지면서 ‘용어 프레임’ 대결로 비화하는 모양새다. 이번 사태에서 가장 먼저 이 단어를 쓴 정치인은 심상정 정의당 대표다. 심 대표는 지난 10일 박 전 시장 빈소 조문을 마친 뒤 “피해 호소인에 대한 신상털기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도 약속이라도 한 듯 이 용어를 쓰기 시작했다. 15일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피해 고소인’, 서울시는 ‘피해 호소 직원’이라는 표현도 썼다. 피해 호소인이 이번에 처음 등장한 신조어는 아니다. 최근 몇 년 새 법조계·학계·언론계 등에서 성폭력 사건을 다룰 때 드물게 사용돼 왔다. 민주당에서는 지난 1월 영입인재 원종건씨의 ‘미투 논란’ 때 남인순 최고위원이 “피해 호소인의 용기를 지지한다”고 말한 바 있다. 서울 소재 로스쿨의 한 교수는 “영미권에서는 재판을 통해 피해자라는 사실이 확정되지 않은 경우 ‘얼리지드 빅팀’(alleged victim·피해자로 추정되는 사람)이라는 용어를 많이 쓴다”며 “하지만 국내에선 형사소송법 등에서도 절차 초기부터 ‘피해자’로 주로 써 왔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 표현으로 성추행 사건을 정쟁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미래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이 피해자를 피해자라 부르고 싶지 않아 집단 창작을 시작했다”며 “의혹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우아한 2차 가해’”라고 말했다.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는 여권 인사들이 고소인을 피해 호소인이라고 부르는 것이 성추행 피해를 부정하는 2차 가해라며 이 용어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해 달라는 진정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제기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거대한 권력의 가해자에 분노… 세상 바꾸려 입 연 피해자 응원”

    “거대한 권력의 가해자에 분노… 세상 바꾸려 입 연 피해자 응원”

    20대 중반 대학생 최은정(이하 가명)씨는 최근 한국여성의전화에 문자메시지 후원(3000원 기부)을 한 뒤, 인증샷과 함께 ‘#박원순_시장을_고발한_피해자와_연대합니다’라는 내용의 해시태그(#)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여성의전화가 주최하는 행사에서 데이트 폭력 피해 경험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는 최씨는 그날 처음으로 ‘내 잘못이 아니었구나’ 하는 안도감을 느꼈다. 그는 “공감과 위로 덕에 그간 나를 붙잡고 있던 폭력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15일 서울신문은 SNS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전직 비서 A씨와 연대하고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들은 “A씨의 이야기는 남의 일이 아닌 우리의 이야기”라고 입을 모았다. 피해자의 호소를 보며 자신의 경험을 떠올린 이들은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는 절실한 마음으로 피해자를 응원했다. 최씨는 A씨가 대리인을 통해 밝힌 입장문을 보면서 딸뻘인 자신의 외모를 평가하던 선생님, 사적으로 연락하던 아르바이트 가게 사장님, 호감을 완곡히 거절했더니 화를 냈던 학교 선배 등 애써 묻어 뒀던 기억들이 떠올랐다고 했다. 그는 “괜히 예민한 사람으로 몰릴까 봐, 이해심이 없는 사람이 될까 봐 두려워 나서지 못했다”면서 “모든 걸 감수하고 세상을 바꾸려 입을 연 피해자를 응원하고 싶다”고 했다. 여성들은 최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이어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 등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이 반복되는 것에 크게 분노했다. 특히 사건 발생 이후에도 공고히 유지되는 가해자들의 거대한 권력 앞에 무력감을 느꼈다고 했다. 성희롱 피해 경험이 있다는 30대 김서연씨는 “안 전 지사 모친상에 유력인사들이 보란듯 조문하는 것에 충격받았다”면서 “그럼에도 박 전 시장의 가해를 고발한 그 용기는 이 땅의 수많은 여성을 구한 것이라는 사실을 피해자가 기억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여성 연대는 여러 피해자를 향해 가지를 뻗고 있다. 출판계에서 일한다는 30대 서은주씨는 피해자를 연대하는 내용의 글을 SNS에 공유하는 사람에게 안 전 지사의 성폭력을 고발한 피해자 김지은씨의 ‘김지은입니다’ 책을 선물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그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출판계 내 성폭력, 임금 차별, 불안정 노동 등 불합리한 처우를 견디는 동료와 후배들을 많이 봤다”면서 “힘겨운 싸움을 하는 여성들에게 작게나마 응원의 뜻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여성들은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 편에 서는 사회 분위기가 바뀔 때까지 함께하겠다고 했다. 최근 ‘김지은입니다’를 읽었다는 30대 이다혜씨 역시 “이런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사람들은 마치 자신과 관련없다는 듯이 가해자에게 감정을 이입하고 ‘왜 처음부터 말하지 않았느냐’며 피해자를 손가락질한다”면서 “피해자가 외롭지 않도록 그의 책을 읽고, 그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며 피해자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도록 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분노한 여성들 ‘내가 박원순 피해자와 연대하는 이유’

    분노한 여성들 ‘내가 박원순 피해자와 연대하는 이유’

    20대 중반 대학생 최은정(가명)씨는 최근 한국여성의전화에 문자 후원을 한 뒤, 인증샷과 함께 ‘#박원순_시장을_고발한_피해자와_연대합니다’라는 내용의 해시태그(#)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피해자 지원단체인 여성의전화에 후원을 하고 피해자와 연대하겠다고 결심한 건 최씨 본인의 경험 때문이다. “여성의전화가 주최하는 행사에서 용기 내 데이트 폭력 피해 경험을 말한 적이 있다”는 최씨는 그날 처음으로 ‘내 잘못이 아니었구나’하는 안도감을 느꼈다. 그는 “묵묵히 들어주던 사람들의 공감과 위로 덕에 그간 나를 붙잡고 있던 폭력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남 아닌 우리 이야기···용기 고맙다” 연대 물결 박 전 시장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받았다고 폭로한 전직 비서 A씨를 향한 연대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15일 서울신문은 SNS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피해자와 연대하고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들은 피해자의 호소를 보며 자신의 경험을 떠올렸다. 그리고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는 절실한 마음으로 피해자에게 연대하고 있었다. 이들은 “피해자의 호소는 남의 일이 아닌 우리의 이야기”라고 입을 모았다. 최씨도 딸 뻘인 자신의 외모를 평가하던 선생님, 사적으로 자꾸만 연락하던 아르바이트 가게 사장님, 호감을 표시해 완곡히 거절했더니 화를 냈던 학교 선배 등 애써 묻어뒀던 기억들이 떠올랐다고 했다. 그는 “나서서 얘기했다가 괜히 예민한 사람으로 몰릴까봐, 이해심이 없는 사람이 될까봐 매 순간 두려웠다”면서 “모든 걸 감수하고 세상을 바꾸려 입을 연 피해자를 응원하고 싶었다”고 했다.“위력에 의한 성추행 반복···무력감 느끼기도” 여성들은 최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이어 박 전 시장까지 위력에 의한 성폭력·성추행 사건들이 반복해 발생하는 데에 큰 분노를 표현했다. 특히 사건 발생 이후에도 계속되는 가해자들의 거대한 권력 앞에 무력감을 느낀다는 여성들이 많았다. 30대 김서연(가명)씨는 “안 전 지사 모친상에도 유력인사들이 보란 듯이 찾아와 조문하는 것에 이미 충격을 받았었는데, 박 전 시장 문제도 비슷하게 반복돼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런 김씨도 피해자 지원단체를 후원하며 연대했다. 그는 “나 역시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는 성인 여성으로서 박 전 시장의 피해자 분의 목소리가 이 땅의 수많은 여성들을 구해줬다는 걸 기억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용기 내 피해를 폭로한 피해자가 출판한 책을 읽거나 선물하는 ‘독서인증’도 번지고 있다. 출판계에서 일한다는 30대 서은주(가명)씨는 피해자를 연대하는 내용의 글을 공유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책을 선물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서씨가 준비한 책은 안 전 지사의 성폭력을 고발한 피해자 김지은씨의 ‘나는 김지은입니다’였다. 그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출판계 내 성폭력, 임금 차별, 불안정 노동 등 불합리한 처우를 견디는 동료들과 후배들을 많이 봐왔다”면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여성에게 그저 응원의 뜻이라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여성들은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 편에 서는 사회의 분위기가 바뀔 때까지 연대하겠다고 했다. 최근 ‘나는 김지은입니다’ 책을 읽고 인증샷을 공유한 30대 이다혜(가명)씨 역시 “이런 사건들이 발생할 때마다, 사람들은 마치 자신과 관련 없다는 듯이 가해자에게 감정이입하고 ‘왜 처음부터 말하지 않았느냐’며 피해자에게 손가락질을 한다”면서 “그러나 피해자는 나 이기도 하고, 내 친구이기도, 출근길에 같은 버스를 타는 누군가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가 쓴 책을 읽는 사람이 있음을, 피해자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도록 연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피해자’ 대체한 ‘피해 호소인’… ‘용어 프레임’ 논란

    ‘피해자’ 대체한 ‘피해 호소인’… ‘용어 프레임’ 논란

    민주당, 박원순 성추행 고소인에 ‘피해 호소인’정의당도 같은 표현… 서울시는 ‘피해호소직원’새 용어 아니지만 박 전 시장 사망 후 본격 사용 로스쿨 교수 “영미권 표현… 국내 사용 드물어”진중권 “민주당, 사회방언 만들어 조직적 사용”‘피해 호소인’이라는 다소 낯선 용어가 언론 전면에 등장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후 여권에서 ‘고소인’을 ‘피해자’가 아닌 ‘피해 호소인’으로 지칭하면서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15일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에 대해 직접 사과하면서 “피해 호소인이 겪는 고통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이런 상황에 대해 민주당 대표로 다시 한 번 통렬한 사과를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서울시도 이날 진상규명에 나서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피해 호소 직원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실효적이고 충분한,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여권에서는 줄곧 ‘피해 호소인’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 사건이 박 전 시장 사망으로 인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고, 의혹과 관련한 명확한 피해사실이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피해자’라는 용어가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이 뒷받침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여성 의원들도 14일 뒤늦은 입장문을 내면서 “피해 호소 여성이 느꼈을 고통에 깊은 위로의 마음은 전한다”며 “피해 호소인에 대한 신상털기와 비방, 모욕과 위협이 있었던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당 소속 일부 의원들의 박 전 시장 조문 거부가 당원 탈당으로 이어지자 “류호정, 장혜영 두 의원은 피해 호소인을 향한 2차 가해를 우려해 피해 호소인 측에 굳건한 연대 의사를 밝히는 쪽이 무게중심을 둔 것”이라며 역시 ‘피해 호소인’이란 말을 썼다. ‘피해 호소인’이 이번 사건으로 새롭게 등장한 용어는 아니다. 성폭력 사건을 다루는 법조계·학계·언론계에서 최근 들어 드물게 사용되곤 했다. 하지만 사건의 확정 판결 전부터 일반적으로 흔히 쓰이던 ‘피해자’를 대체해 ‘피해 호소인’이 전면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 소재 대학의 한 로스쿨 교수는 “영미권에서는 재판을 통해 피해자라는 사실이 확정되지 않은 경우 ‘얼리지드 빅팀’(alleged victim·피해자로 추정되는 사람)이라는 용어를 많이 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 형사소송법 등에서도 (피해 사실이 확정되지 않은) 절차 초기부터 ‘피해자’라고 사용해오긴 했다. 하지만 그에 대응하는 용어를 찾으려는 시도도 예전부터 있었는데 이 기회에 본격적으로 사용해보려는 사람들이 생겨난 것 같다”고 부연했다. 이런 용어 사용이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에 한해 적용되자 성추행 사건을 정치적 사건으로 변질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그간 ‘미투 정국’ 등에서 ‘피해자 중심주의’를 외치며 증언만으로도 ‘피해자’임을 강조해온 진영에서 적극적으로 쓰이고 있어서다. 아울러 이런 용어 사용은 그 자체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피해 호소인’이라는 사회방언을 만들어 조직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보면, 저 사람들 사과할 생각 없다”면서 “민주당에서 한 사과의 진정성은 다가올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성추행 사고를 친 세 곳의 지자체(서울·부산·충남)에 후보를 내느냐 안 내느냐를 지켜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미래통합당 김미애 의원은 통화에서 “느닷없이 피해 호소인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며 “그 많은 미투 사건과 법률에 온통 피해자라고 돼 있고 확정 전에 다 쓰는 말인데, 유독 박 전 시장 사건에 있어서 쓰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야권은 대변인 논평과 소속 의원 발언 등에서 ‘피해자’ 사용을 지속하며 여권과 다른 시각을 보이고 있다. 배준영 통합당 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무려 4년 동안 시장 집무실에서, 그리고 퇴근 후에도 상사에게 끔찍한 일을 당했던 피해자의 절규는 절절했다”며 “‘성인지 감수성’을 운운했던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2차 가해는 더욱 심각하다”고 말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도 “거대한 권력 앞에서 수년 동안 이유 없이 고통받아야 했던 피해자는 그저 인간답게 살고 싶은 간절함에 용기를 냈다”며 ‘피해자’를 사용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사망 시 ‘공소권 없음’ 법적 강제력 없어…‘자동 종결’ 관행 깰 기회될까

    사망 시 ‘공소권 없음’ 법적 강제력 없어…‘자동 종결’ 관행 깰 기회될까

    “성추행 조사 당연… 피해 묵살도 다뤄야”“고소장 유출·서울시 조치 적정성 수사를”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직 비서 A씨가 피해 사실을 폭로한 뒤 이 사건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A씨 측도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피고소인이 부재하는 상황이라고 해서 사건의 실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며 진상을 제대로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법조계에서도 서울시 등 다른 기관이 진상규명을 도맡아야 한다는 주장과 수사기관이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 등이 나온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전 시장의 사망으로 형사 사법 절차는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대부분의 법조인들 역시 “형사 사법 절차는 진상규명보다 처벌에 목적이 있는 데다가 피고소인의 방어권 등을 고려해야 하므로 수사기관상 조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끝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이다. 성폭력 피해 국선변호사인 신진희 변호사는 “강제력이 있는 경찰과 검찰에 의한 수사가 어려운 상황이라 사건의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히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서울시나 정부 등 제3의 주체가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성 변호사는 “법률적 의미 때문에 수사가 어렵더라도 피해자와 가해자의 소속기관이자 책임 주체인 서울시만큼은 진상규명의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영재 대구지법 판사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법적 절차에 의하든 의하지 않든 진실이 밝혀지고, 피해 고발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그에 합당한 피해 회복과 재발 방지 조치를 취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는 수사기관이 끝까지 수사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서혜진 변호사(더라이트하우스 법률사무소)는 “검경이 성추행에 대한 조사는 물론 이 피해를 묵살한 사람들에 대한 조사 등을 여전히 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의 죽음과 함께 실체도 밝히지 못한 채 사건이 종결되는 좋지 않은 관행을 끊어낼 기회”라고 말했다.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 여성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수사기관은 고소인이 제출한 증거물과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고, 검찰은 고소장 유출과 서울시의 조치 적정성 등에 대해 수사할 책무가 있다”고 밝혔다.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도 “피의자가 사망한 경우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리하도록 하는 규정은 법무부령인 검찰사건사무규칙에 있지만 법적 강제력이 없다”면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신현준 전 매니저 “신현준, 10여년 전 프로포폴 불법 투약” 경찰에 고발

    신현준 전 매니저 “신현준, 10여년 전 프로포폴 불법 투약” 경찰에 고발

    배우 신현준씨로부터 부당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한 전 매니저 김모 대표가 과거 신씨가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14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김 대표가 “신현준이 2010년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정황이 있으니 수사해 달라”며 제출한 고발장을 전날 임시 접수했다고 밝혔다. 고발장에서 김 대표는 “신씨가 강남구의 한 피부과에서 진료를 받으며 프로포폴을 과다 투약한 정황으로 2010년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를 받았다”며 “이후 사건이 어떻게 마무리됐는지 조사해 달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임시 접수된 상황”이라면서 “10년 전 사건이라 공소시효도 살펴보고, 검찰에서 해당 사건을 어떻게 결론 냈는지 등을 전반적으로 파악하고 수사 개시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초 김 대표는 신씨로부터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폭언과 신씨 가족으로부터 갑질에 시달리는 등 부당대우를 받아 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신씨는 오히려 김 대표가 다른 직원의 임금을 미지급해 매니저가 여러 번 바뀐 것이라며 반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박원순 시장 성추행 의혹’ 풀릴까···진상규명 주체 두고 법조계 의견도 분분

    ‘박원순 시장 성추행 의혹’ 풀릴까···진상규명 주체 두고 법조계 의견도 분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직 비서 A씨가 피해 사실을 폭로한 뒤 이 사건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A씨 측도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피고소인이 부재하는 상황이라고 해서 사건의 실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며 진상을 제대로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해당 사건에 대해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서울시 등 다른 기관이 진상규명을 도맡아야 한다는 주장과 수사기관이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 등으로 엇갈린다. “‘공소권 없음’으로 끝나더라도···서울시 등 진상규명 나서야”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전 시장의 사망으로 형사 사법 절차는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경찰도 절차에 따라 해당 고소 건은 종결한다는 방침이다. 대부분의 법조인들 역시 “형사 사법 절차는 진상규명보다 처벌에 목적이 있는 데다가 피고소인의 방어권 등을 고려해야 하므로 수사기관상 조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끝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이다. 성폭력 피해 국선변호사인 신진희 변호사는 “강제력이 있는 경찰과 검찰에 의한 수사가 어려운 상황이라 사건의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히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서울시나 정부 등 제3의 주체가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성 변호사는 “법률적 의미 때문에 수사가 어렵더라도 피해자와 가해자의 소속기관이자 책임 주체인 서울시만큼은 진상규명의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영재 대구지법 판사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법적 절차에 의하든 의하지 않든 진실이 밝혀지고, 피해 고발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그에 합당한 피해 회복과 재발 방지 조치를 취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일각에선 “수사기관이 끝까지 책임져야”는 의견도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는 수사기관이 책임감을 갖고 끝까지 수사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서혜진 변호사(더라이트하우스 법률사무소)는 “검경이 성추행에 대한 조사는 물론 이 피해를 묵살한 사람들에 대한 조사 등을 여전히 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의 죽음과 함께 실체도 밝히지 못한 채 사건이 종결되는 좋지 않은 관행을 끊어낼 기회”라고 말했다. 시민사회에서도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은 성명을 통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정교모는 이날 “피의자가 사망한 경우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리하도록 하는 규정은 법무부령인 검찰사건사무규칙에 있지만 이는 법률이 아니라 법적 강제력이 없다”면서 “장관이 의지만 있다면 검찰에 계속 수사를 하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내 존엄성 해친 분이 스스로 존엄 내려놔… 법의 심판 받고 싶었다”

    “내 존엄성 해친 분이 스스로 존엄 내려놔… 법의 심판 받고 싶었다”

    “위력에 의한 명백한 성범죄… 종결 안돼”변호인·지원 단체 통해 간접 입장 표명 “서울시 내부·동료들에 도움 요청했지만‘그럴 사람 아니다’ 해 더 이상 말 못 해” 고소인측 “수사팀에 보안 요청했지만고소 직후 바로 朴 전 시장측에 알려져”서울시·정치권·정부에 진상규명 촉구“안전한 법정에서 그분을 향해 이러지 말라고 소리 지르고 싶었습니다. 법의 심판을 받고, 인간적인 사과를 받고 싶었습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박 전 시장을 고소한 전직 비서 A씨가 목소리를 냈다. 법률 대리인과 지원 단체들을 통한 간접적인 입장 발표였지만 스스로 제기한 형사 고소가 ‘공소권 없음’으로 끝나서는 안 되며 자신이 입은 피해가 위력에 의한 성추행임을 분명히 했다. A씨 측은 피해 사실 일부를 공개하며 제대로 수사에 착수하기도 전부터 고발 내용이 박 전 시장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고소인과 일부 참고인 조사를 마친 경찰이 현재까지의 조사를 토대로 입장을 밝혀야 하며, 서울시와 정치권 역시 책임감 있는 태도로 진상 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13일 A씨는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이 대신 읽은 글을 통해 “거대한 권력 앞에서 힘없고 약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공정한 법의 보호를 받고 싶었다”며 “(그런데) 용기 내 고소장을 접수하고 밤새 조사를 받은 날, 내 존엄성을 해친 분이 스스로 인간의 존엄을 내려놓았다. 아직도 믿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A씨가 법률 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를 만나 박 전 시장으로부터 입은 피해를 호소한 것은 지난 5월 초다. 김 변호사는 “A씨가 친구와 동료 공무원들에게 지속적으로 피해를 호소하고, 비서관에게 부서를 옮겨 줄 것을 요청하며 성적 괴롭힘에 대해 언급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김 변호사는 지난 2월 초 박 전 시장이 A씨를 심야 비밀대화방에 초대한 텔레그램 대화방 캡처 화면을 공개하기도 했다. A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자료는 수사기관에 제출된 상태다.그 후 A씨는 지난 8일 오후 박 전 시장을 성폭력특례법(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위반·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곧바로 시작된 고소인 조사는 다음날인 9일 오전 2시 30분까지 이뤄졌다. 김 변호사는 “고소 이후 신속하게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담당 수사팀에도 절대적인 보안 유지를 요청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 측은 지난 시간을 긴 침묵의 시간이라고 표현했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역시 “피해자는 서울시 내부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시장은 그럴 사람이 아니다’ 혹은 ‘비서 업무는 시장의 심기를 보좌하는 역할이자 노동’이라고 해 더이상 말할 수조차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A씨 측은 현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물론 서울시와 정치권, 정부 모두 해당 사건의 진상을 규명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피해자가 피해를 호소할 때 국가는 성인지적 관점에서 신고된 사건을 수사하고 조사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면서 “피고소인이 부재하다고 해서 사건의 실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A씨에 대한 2차 가해에 대해서도 추가 고소장이 제출됐다. 온·오프라인상에는 A씨의 신상에 대한 허위 사실은 물론 고소장 내용까지 떠돌고 있다. 김 변호사는 “고소장이라며 떠돌아다니는 문건은 우리가 제출한 문건이 아니며, 그 속에는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부분도 있어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朴, 4년간 지속적 성추행… 수사 상황 사전 유출됐다”

    “朴, 4년간 지속적 성추행… 수사 상황 사전 유출됐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직 비서 A씨 측이 4년 동안 박 전 시장으로부터 지속적인 성추행과 성희롱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A씨의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는 13일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씨가 지난 8일 성폭력특례법(통신매체 이용 음란, 업무상 위력추행) 위반 및 형법상 강제추행 혐의로 박 전 시장을 고소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A씨는 현재도 재직 중인 공무원이다. 자의와 관계없이 서울시장 비서로 발탁된 A씨는 박 전 시장에게 4년간 성폭력 피해를 당했고 다른 부서로 옮긴 뒤에도 성적 괴롭힘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범행 장소는 시장 집무실과 집무실 내 침실이었다”며 “박 전 시장이 셀카를 찍자며 신체를 밀착했고 A씨 무릎의 멍을 보며 ‘호’ 해주겠다며 무릎에 자신의 입술을 접촉했다”고 말했다. 또 박 전 시장이 집무실 내 침실로 A씨를 불러 안아 달라며 접촉하고 텔레그램으로 음란한 문자와 속옷만 입은 사진을 전송했다는 게 A씨 측 주장이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박 전 시장은 여성 인권에 관심을 갖고 역할을 해 온 사회적 리더였지만 직장 내 노동자에 대한 성적 대상화, 성희롱, 성추행 가해를 저질렀다”면서 “어떤 형태로라도 피해자에게 사과와 책임의 뜻을 전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유서에서 고소인을 언급하는 대신 ‘모두에게 미안하다’는 모호한 말을 남겨 고소인에게 부당한 2차 가해가 쏟아지게 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A씨는 피해 사실을 여러 차례 호소하면서 비서관에게 부서 이동을 요청하는 등 도움을 청했지만 서울시는 고소인의 ‘구조 신호’를 번번이 묵살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측은 고소와 동시에 박 전 시장에게 수사 상황이 유출된 점에 대해 유감을 나타냈다. 이 소장은 “서울시장 지위에 있는 사람에겐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증거인멸의 기회가 주어졌다”면서 “누가 국가를 믿고 위력에 의한 성폭력을 고소하겠나”라고 지적했다. 박 전 시장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A씨의 고소 사실을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박 전 시장이 청와대로부터 피소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추정했지만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사실이 아니라고 이날 밝혔다. 한편 박 전 시장 장례위원회는 이날 A씨 측 기자회견이 열리기 직전 취재진에게 문자를 보내 “기자회견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 소장은 “나름대로 최대한 예우했다고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朴, 4년간 지속적 성추행… 수사 상황 사전 유출됐다”

    “朴, 4년간 지속적 성추행… 수사 상황 사전 유출됐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직 비서 A씨 측이 4년 동안 박 전 시장으로부터 지속적인 성추행과 성희롱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A씨의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는 13일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씨가 지난 8일 성폭력특례법(통신매체 이용 음란, 업무상 위력추행) 위반 및 형법상 강제추행 혐의로 박 전 시장을 고소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A씨는 현재도 재직 중인 공무원이다. 자의와 관계없이 서울시장 비서로 발탁된 A씨는 박 전 시장에게 4년간 성폭력 피해를 당했고 다른 부서로 옮긴 뒤에도 성적 괴롭힘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범행 장소는 시장 집무실과 집무실 내 침실이었다”며 “박 전 시장이 셀카를 찍자며 신체를 밀착했고 A씨 무릎의 멍을 보며 ‘호’ 해주겠다며 무릎에 자신의 입술을 접촉했다”고 말했다. 또 박 전 시장이 집무실 내 침실로 A씨를 불러 안아 달라며 접촉하고 텔레그램으로 음란한 문자와 속옷만 입은 사진을 전송했다는 게 A씨 측 주장이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박 전 시장은 여성 인권에 관심을 갖고 역할을 해 온 사회적 리더였지만 직장 내 노동자에 대한 성적 대상화, 성희롱, 성추행 가해를 저질렀다”면서 “어떤 형태로라도 피해자에게 사과와 책임의 뜻을 전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유서에서 고소인을 언급하는 대신 ‘모두에게 미안하다’는 모호한 말을 남겨 고소인에게 부당한 2차 가해가 쏟아지게 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A씨는 피해 사실을 여러 차례 호소하면서 비서관에게 부서 이동을 요청하는 등 도움을 청했지만 서울시는 고소인의 ‘구조 신호’를 번번이 묵살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측은 고소와 동시에 박 전 시장에게 수사 상황이 유출된 점에 대해 유감을 나타냈다. 이 소장은 “서울시장 지위에 있는 사람에겐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증거인멸의 기회가 주어졌다”면서 “누가 국가를 믿고 위력에 의한 성폭력을 고소하겠나”라고 지적했다. 박 전 시장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A씨의 고소 사실을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박 전 시장이 청와대로부터 피소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추정했지만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사실이 아니라고 이날 밝혔다. 한편 박 전 시장 장례위원회는 이날 A씨 측 기자회견이 열리기 직전 취재진에게 문자를 보내 “기자회견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 소장은 “나름대로 최대한 예우했다고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박원순 고소인 측 “4년간 위력에 의한 성추행···진상규명해야 한다”

    박원순 고소인 측 “4년간 위력에 의한 성추행···진상규명해야 한다”

    “안전한 법정에서 그분을 향해 이러지 말라고 소리 지르고 싶었습니다. 법의 심판을 받고, 인간적인 사과를 받고 싶었습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박 전 시장을 고소한 전직 비서 A씨가 목소리를 냈다. 법률 대리인과 지원 단체들을 통한 간접적인 입장 발표였지만 스스로 제기한 형사 고소가 ‘공소권 없음’으로 끝나서는 안 되며 자신이 입은 피해가 위력에 의한 성추행임을 분명히 했다. A씨 측은 피해 사실 일부를 공개하며 제대로 수사에 착수하기도 전부터 고발 내용이 박 전 시장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고소인과 일부 참고인 조사를 마친 경찰이 현재까지의 조사를 토대로 입장을 밝혀야 하며, 서울시와 정치권 역시 책임감 있는 태도로 진상 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A씨 “4년간 위력에 의한 성추행 당해···도움 요청도 묵살 당했다” 13일 A씨는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이 대신 읽은 글을 통해 “거대한 권력 앞에서 힘없고 약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공정한 법의 보호를 받고 싶었다”며 “(그런데) 용기 내 고소장을 접수하고 밤새 조사를 받은 날, 내 존엄성을 해친 분이 스스로 인간의 존엄을 내려놓았다. 아직도 믿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A씨가 법률 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를 만나 박 전 시장으로부터 입은 피해를 호소한 것은 지난 5월 초다. 김 변호사는 “A씨가 친구와 동료 공무원들에게 지속적으로 피해를 호소하고, 비서관에게 부서를 옮겨 줄 것을 요청하며 성적 괴롭힘에 대해 언급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김 변호사는 지난 2월 초 박 전 시장이 A씨를 심야 비밀대화방에 초대한 텔레그램 대화방 캡처 화면을 공개하기도 했다. A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자료는 수사기관에 제출된 상태다.그 후 A씨는 지난 8일 오후 박 전 시장을 성폭력특례법(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위반·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곧바로 시작된 고소인 조사는 다음날인 9일 오전 2시 30분까지 이뤄졌다. 김 변호사는 “고소 이후 신속하게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담당 수사팀에도 절대적인 보안 유지를 요청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 측은 지난 시간을 긴 침묵의 시간이라고 표현했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 역시 “피해자는 서울시 내부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시장은 그럴 사람이 아니다’ 혹은 ‘비서 업무는 시장의 심기를 보좌하는 역할이자 노동’이라고 해 더이상 말할 수조차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피고소인이 없다고 사건의 실체 없는 것 아니다“ 진상규명 요구도 A씨 측은 현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물론 서울시와 정치권, 정부 모두 해당 사건의 진상을 규명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피해자가 피해를 호소할 때 국가는 성인지적 관점에서 신고된 사건을 수사하고 조사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면서 “피고소인이 부재하다고 해서 사건의 실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A씨에 대한 2차 가해에 대해서도 추가 고소장이 제출됐다. 온·오프라인상에는 A씨의 신상에 대한 허위 사실은 물론 고소장 내용까지 떠돌고 있다. 김 변호사는 “고소장이라며 떠돌아다니는 문건은 우리가 제출한 문건이 아니며, 그 속에는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부분도 있어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사람은 죽기 직전까지도 누군가의 말소리 들을 수 있다” (연구)

    “사람은 죽기 직전까지도 누군가의 말소리 들을 수 있다” (연구)

    사람이 죽음에 이르는 마지막 순간까지 신체에서 유지되는 부분은 청각 기관임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연구진은 밴쿠버에 있는 세인트존 호스피스병원에서 지내고 있는 환자 8명과 젊고 건강한 참가자 17명을 대상으로 특정 소리를 들려주고 반응 패턴을 기록했다. 이 연구는 호스피스 환자 8명이 아직 일반인처럼 반응할 때 청력 검사를 수행했으며 이 중 5명은 연구 기간 중 의식을 잃었을 때도 같은 검사를 진행했다. 따라서 사람이 죽음에 가까워졌을 때의 청력 반응을 검사한 사례는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모든 참가자는 뇌파기록장치(EEG)라고 부르는 64개의 전극이 달린 모자를 쓰고 이따금 변하는 5가지 패턴으로 묶인 일련의 소리를 들었다. 의식이 있는 호스피스 환자들에게는 패턴이 바뀐 횟수를 세도록 했고, 대조군의 참가자들에게는 패턴 변화를 듣고 버튼을 누르도록 했다.그 결과, 의식이 있는 환자들은 소리를 들었을 때 뇌에서 일어나는 활동 변화가 대조군과 매우 비슷하며 이는 의식이 없을 때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몇몇 환자는 다른 환자들보다 뇌에서 좀 더 활발한 활동 변화를 보였다. 이에 대해 이번 연구를 이끈 엘리자베스 블런던 박사는 “사람은 죽음에 이르기 몇 시간 전에 의식이 없더라도 들을 수 있다”면서 “이번 결과는 의료 종사자들에게 사람이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서 청각 기관이 끝까지 활동한다는 믿음을 갖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런던 박사는 또 “뇌가 최소한으로 수신하는 청각 정보를 어떤 능력에서 반응하고 처리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신호다. 하지만 환자가 자신이 무슨 말을 듣고 있는지를 알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 “임종 전 듣는 것에 관한 신비를 더 깊이 탐구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이 병원에서 최근 은퇴한 완화의학과 전문의 로메인 갤러거 박사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갤러거 박사는 자신의 직장에서 30년간 일하다가 환자들은 전화상으로도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들으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을 알아챘었다면서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시간은 보내면 어느 정도 위안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신호(6월25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단독] 박원순 고소인 측 오후 2시 기자회견(종합)

    [단독] 박원순 고소인 측 오후 2시 기자회견(종합)

    김재련 변호사, “여성의전화서 입장 공개”고소인 측, ‘장례 끝난 뒤 입장 내놓겠다’성폭력상담소·여성의전화 상담 진행상담소, “서울특별시장 장례 반대” 성명경찰, 고소 직후부터 A씨 신변보호 중 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 등으로 고소한 피해자 A씨 측이 13일 오후 2시 기자회견을 한다. A씨 측을 대리하는 김재련 변호사(법무법인 온세상)는 13일 오전 서울신문과 만나 “오후 2시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시장의 전 비서인 A씨의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A씨는 앞서 지난 8일 서울지방경찰청을 찾아 박 시장을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A씨는 당시 김 변호사와 함께 했다. 경찰은 고소 다음날인 9일 새벽까지 고소인 조사를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7년 비서 업무를 시작한 A씨는 근무 기간 중 박 시장이 신체 접촉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A씨의 고소장에는 박 시장의 구체적인 성추행 정황과 더불어 휴대전화 메시지로 부적절한 사진을 보냈다는 내용 등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은 A씨가 고소한 다음날 오전 10시 쯤 서울 종로구 가회동 서울시장 공관을 나온 뒤 연락이 끊겼다가 10일 오전 0시 20분 쯤 서울 성북구 삼청각 인근 산 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시장의 장례식은 서울특별시장으로 5일장 일정으로 열렸고, 이날 오전 시청 다목적홀에서 영결식이 거행됐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A씨는 참석하지 않을 전망이다. 김 변호사는 “기자회견엔 피해자 대리인인 본인과 여성의전화, 한국성폭력상담소 관계자들이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성의전화와 한국성폭력상담소는 A씨가 피해사실을 상담한 기관이다. 김 변호사와 여성의전화,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A씨를 돕고 있는 이들은 박 시장의 장례 절차가 끝난 뒤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뜻을 내비쳐왔다. 김 변호사는 지난 12일 서울신문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 장례를 마치고 나서 할 일들이 많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지난 10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서울특별시장 장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폭력상담소는 ‘과거를 기억할 수 없는 사람은 그 잘못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박 시장은 과거를 기억하고, 말하기와 듣기에 동참하여, 진실에 직면하고 잘못을 바로잡는 길에 무수히 참여해왔지만, 본인은 그 길을 닫는 선택을 했다”며 “지난 8일 박 시장은 서울시청 여성 직원에 대한 성추행 등으로 고소됐고, 이에 대한 조사와 수사 협조를 해야 할 시간이었다”라고 밝혔다. 여성단체 중 박 시장의 서울특별시장 장례에 대해 처음으로 반대 입장을 냈다. A씨의 상담을 직접 진행한 터라 전후 사정을 소상히 알고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경 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서울신문의 인터뷰 요청에 “인터뷰할 시점이 아닌 것 같아 사양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A씨에 대해 신변보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은 “고소장 제출 당시인 8일부터 신변보호 조치 의사를 당사자에게 물어서 관련 조치를 취해 왔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전담보호경찰관을 지정해서 관련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석연찮은 檢… 손정우父 ‘아들 고소 사건’ 경찰에 넘겨

    석연찮은 檢… 손정우父 ‘아들 고소 사건’ 경찰에 넘겨

    여성단체, 美인도 불허 규탄시위 계속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24)씨 부친이 아들의 범죄 혐의를 수사해 달라고 검찰에 고소한 사건이 경찰로 넘어갔다. 1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유현정)는 지난 8일 손씨의 아버지가 고발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사건을 경찰청 사이버수사과에서 수사하도록 지휘했다. 웰컴 투 비디오 관련자에 대한 추가수사 역시 경찰에 맡겼다. 지난 6일 서울고법 형사20부(부장 강영수)의 범죄인 인도 불허 결정 이후 비판 여론이 거센 가운데, 검찰마저 직접수사에 나서지 않은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자 서울중앙지검은 “2017~2018년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및 회원들에 대한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청과의 협의를 거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손씨의 아버지는 손씨의 범죄인 인도 심문기일이 열리기 전인 지난 5월 11일 서울중앙지검에 “아들이 내 명의의 개인정보로 가상화폐 계좌를 개설하고 범죄수익금을 거래·은닉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 사건은 형사4부(부장 신형식)에 배당됐다가 미국 인도 불허 결정 이튿날인 지난 7일 손씨를 기소했던 여성아동범죄조사부로 재배당됐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2017년 미국의 국제형사사법공조 요청을 받고 손씨를 수사해 이듬해 3월 구속 송치한 바 있다. 2년 4개월 만에 다시 손씨 수사를 맡은 경찰은 기록을 검토한 뒤 손씨 부친을 고소·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할 방침이다. 검찰도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2018년 수사 당시 확인하지 못한 해외로부터 유입된 범죄수익의 이동경로 등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여성단체들은 손씨 인도를 불허한 재판부 규탄 시위를 이어 갔다. 이날 ‘n번방에 분노한 사람들’ 등 22개 단체는 서울 서초구 법원대로 앞에서 ‘다시 쓰는 사법정의:성착취 장려하는 사법부 규탄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그간 사법부는 수많은 성범죄자들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주었다. 양형 기준을 고치고 분노한 시민의 목소리에 응답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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