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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절계약에 눈물 젖은 ‘구름빵’… 저작권 누구 품으로

    매절계약에 눈물 젖은 ‘구름빵’… 저작권 누구 품으로

    지난달 31일, 백희나(49) 작가의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며 그의 책 ‘구름빵’이 관심의 중심에 섰다. 한국 작가의 첫 수상으로 큰 주목을 받으면서 ‘구름빵’을 둘러싼 저작권 논쟁도 재점화됐다. 수상 이후 백 작가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구름빵’ 저작권을 주장하고 나섰고, ‘백 작가에게 ‘구름빵’을 돌려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와대 청원에 12일 현재 1만 9954명이 동의했다. 이에 출판사 한솔수북은 해명자료를 내며 맞섰다. 2003년 백 작가는 출판사 한솔교육과 저작권양도계약을 통해 ‘구름빵’을 출간했고, 출판사로부터 추가 지급분까지 1850만원을 받았다. 이후 ‘구름빵’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백 작가는 해당 출판사인 한솔교육, 한솔수북을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걸었지만 1·2심 모두 패소해 최근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한 상태다. 2014년 ‘구름빵’ 저작권 논쟁이 불거진 이래 1·2심 판결을 거친 지금까지 논쟁이 달라진 것은 없다. 최종적인 법의 판결을 기다리는 지금, 사안의 법적 검토와 더불어 ‘갑과 을’이라는 윤리적 문제, 출판산업의 현실까지 아울러 살펴봤다.●백작가, 아동문학 노벨상 ‘린드그렌상’ 받자 재점화 최근 진실 공방의 초점은 ‘구름빵’이 창출했다는 수익 4400억원에 관한 것이다. 4400억원이라는 숫자는 한솔교육(2013년 출판사업 부문 분할해 한솔수북 설립)이 백 작가에게 지급한 1850만원과 대비되며 더욱 공분을 샀다. 그러나 한솔수북은 ‘구름빵’은 2004년 출간된 이래 40만부가 팔려 매출 20억여원, 수익 2억원가량을 올렸을 뿐이라고 말한다. ‘구름빵’은 단행본 출간 외에도 이후 강원정보문화진흥원과 DSP 등에서 애니메이션, 뮤지컬, 캐릭터 상품 등 2차 콘텐츠로 가공돼 상당한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솔수북은 해명 자료에서 “2014년 4월 열린 문화융성위원회 회의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저작권을 존중하자’며 ‘불법 복제 시장규모가 4400억원’이라고 언급한 후, 뜬금없이 ‘구름빵’을 거론했는데 어느 순간 ‘구름빵’ 수익이 4400억원으로 와전돼 보도됐다”고 했다. 백 작가가 소송 과정에서 해당 내용이 허위임을 알고 있음에도 여러 인터뷰에서 지속적으로 ‘4400억원’을 언급하고 있다는 주장이다.이에 대해 백 작가는 “제가 확인한 적도 없고 보고받은 적도 없는 ‘구름빵’ 사업 매출에 대한 언급을 할 리 없다”며 “제 관심은 오로지 ‘구름빵’ 저작권 회복에 있을 뿐 (매출은) 관심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백 작가가 한솔교육에서 받은 1850만원에 대해서도 양측은 의견이 엇갈린다. 애초 2003년에 맺은 계약 당시 ‘구름빵’은 유아 대상 회원제 북클럽 ‘북스북스’에 수록하는 책 중 하나로 백 작가는 850만원을 받았다. 이후 2006년 ‘구름빵’을 단행본으로 제작하기 위한 인센티브 계약을 맺으며 1000만원을 추가 지급했다는 게 한솔수북 측 설명이다. 그러나 백 작가는 “당시 그림책들에 관한 전시 기획을 준비하며 책을 냈던 출판사들에서 후원금 명목으로 받은 것 중 하나”이며 “전시 후원금을 지급하기 위한 절차라고 하기에 서명을 했다”고 말했다.양측은 2014년부터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종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중재하에 저작권 협의를 진행했다 파행을 겪은 바 있다. 한솔수북은 “‘구름빵’ 책의 글·그림 저작권을 백 작가에게 넘겨주기로 하고, 2015년 2월 서로 구두합의까지 했으나 작가 측에서 그 이상의 무리한 요구를 하여 무산됐다”고 말한다. 조은희 한솔수북 대표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백 작가가 2차 저작물에 관한 권리도 요구해 왔는데, 이미 애니메이션 등 2차 사업자들과 계약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계약 파트너를 바꾸는 위험을 감수하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한솔수북은 백 작가에게 인세를 지급하고, 소송이 끝나면 ‘구름빵’의 수익을 공익적 목적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백 작가는 ‘구름빵’에 관한 저작권 모두를 가져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아동책 시장에서 큰 성공 사례인 ‘구름빵’이 ‘매절계약’으로 이뤄졌다고 하면 신인 작가들이 계약을 맺을 때 선례로 언급되며 부당한 대우를 받을 것”이라며 “더불어 ‘구름빵’에서 파생된 2차 상품의 퀄리티를 지키기 위해서도 (저작권을) 돌려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한 양측은 백 작가의 린드그렌상 수상 이후에도 개별 접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법적으로는 대법원이 백 작가의 패소를 결정한 2심 판결을 유지하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백 작가가 2003년 당시 한솔교육과 작성한 계약서에는 ‘저작인격권을 제외한 저작재산권 등 일체의 권리를 한솔교육에 양도한다’는 조항이 있다. 정연덕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적으로는 계약서에 일체의 권리를 출판사에 양도한다고 되어 있기 때문에 시비를 걸 여지가 없어 보인다”며 “대법원이 (백 작가가) 해당 조항에 대해 ‘잘 몰랐다’고 볼 경우 비슷한 사안에 대한 재검토가 줄을 이을 텐데 개별 사건보다는 전체를 중요하게 여기는 대법원의 특성상 실현이 어렵다”고 말했다. 권리 및 법률상의 지위 등을 모두 넘긴다는 뜻을 가진 ‘양도’라는 개념이 불러일으킨 일이라는 의견도 있다. ‘3년 저작권 양도’라는 조항으로 물의를 빚었던 올 초 이상문학상 파동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윤종수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양도’라는 건 힘의 우열에 따른 계약관계”라며 “당시에는 그걸 거절하기 힘든 사회적 맥락도 있었겠지만, ‘이용허락’이라는 개념으로 저작물에 관한 행위를 허락받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말했다. 백 작가는 “계약 당시 조건 수정을 요구했으나, 같은 시리즈물을 작업하는 다른 작가들도 같은 조건이기에 형평성에 따라 수정은 불가하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구름빵 사태’ 이후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정한 표준 계약서에는 저작재산권의 종류를 선택적으로 양도하게 하고, 기간을 작가와 출판사가 협의하도록 하고 있다.●‘구름빵’ 분쟁 해결엔 법·윤리·산업적 측면 고려해야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백 작가가 한국 작가 처음으로 수상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은 전 세계적으로 그 권위가 대단하다. 덴마크 출신의 작가 안데르센(1805~1875)이 처음 창작동화를 만든 인물이라면 ‘삐삐 롱스타킹’을 만든 린드그렌(1907~2002)은 현대 아동문학의 출발을 알린 작가다. 린드그렌상이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최대 규모의 상금(약 6억여원)과 더불어 노벨문학상이 아동청소년문학에 수여된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린드그렌상은 어느 한 작품이 아니라 작가 혹은 단체가 내놓은 작품의 질, 어린이 인권에 끼친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수여하는 상이다.김지은 아동문학평론가는 “어린이가 자기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문제 해결의 주체가 되는 현대아동문학의 형식을 백 작가는 16년 전에 ‘구름빵’을 통해 선구적으로 보여 줬다”며 “세계국제도서전에 가면 그해 린드그렌상 수상자가 누구인지부터 주목할 만큼 유무형의 이익이 엄청난 상인데, 그런 작가의 ‘구름빵’이 저작권을 빼앗긴 책으로 기억되는 건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을 일괄 양도하는 형태의 ‘매절계약’은 구습이지만, 당시로서는 불가피했다는 의견도 있다. 한솔수북의 설명처럼, ‘북스북스’ 시리즈의 하나로 제작될 당시 ‘구름빵’은 한 권당 3000원에 판매됐는데, 백 작가에게 처음 지급됐던 850만원이라는 금액은 4만부 판매에 해당하는 인세다. 매절계약은 당시 만화나 그림책처럼 초기 투자가 필요한 분야에서 성행했다. 신인 작가의 책이 성공을 거두리라는 보장이 없기에 출판사 입장에서도 어느 정도 위험 부담을 감수했다는 것이다. 대법원이 1, 2심과 다른 판단을 내릴 경우 당시 관행들이 줄줄이 송사에 휘말릴 수도 있다. 사정을 잘 아는 한 출판계 관계자는 “저작권 개념이 무지하던 시절 출판사·작가의 상호 필요에 의해 ‘매절계약’이 많이 맺어졌다”며 “대법원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결정이 그대로 이어져 한솔수북이 법적 정의는 가져간 후, 윤리적·대승적으로 백 작가에게 저작권 일체를 넘기는 방안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매절계약에 눈물 젖은 ‘구름빵’… 빼앗긴 저작권 되찾을까

    매절계약에 눈물 젖은 ‘구름빵’… 빼앗긴 저작권 되찾을까

    지난달 31일, 백희나(49) 작가의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며 그의 책 ‘구름빵’이 관심의 중심에 섰다. 한국 작가의 첫 수상으로 큰 주목을 받으면서 ‘구름빵’을 둘러싼 저작권 논쟁도 재점화됐다. 수상 이후 백 작가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구름빵’ 저작권을 주장하고 나섰고, ‘백 작가에게 ‘구름빵’을 돌려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와대 청원에 12일 현재 1만 9954명이 동의했다. 이에 출판사 한솔수북은 해명자료를 내며 맞섰다. 2003년 백 작가는 출판사 한솔교육과 저작권양도계약을 통해 ‘구름빵’을 출간했고, 출판사로부터 추가 지급분까지 1850만원을 받았다. 이후 ‘구름빵’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백 작가는 해당 출판사인 한솔교육, 한솔수북을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걸었지만 1·2심 모두 패소해 최근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한 상태다. 2014년 ‘구름빵’ 저작권 논쟁이 불거진 이래 1·2심 판결을 거친 지금까지 논쟁이 달라진 것은 없다. 최종적인 법의 판결을 기다리는 지금, 사안의 법적 검토와 더불어 ‘갑과 을’이라는 윤리적 문제, 출판산업의 현실까지 아울러 살펴봤다.●백작가, 아동문학 노벨상 ‘린드그렌상’ 받자 재점화 최근 진실 공방의 초점은 ‘구름빵’이 창출했다는 수익 4400억원에 관한 것이다. 4400억원이라는 숫자는 한솔교육(2013년 출판사업 부문 분할해 한솔수북 설립)이 백 작가에게 지급한 1850만원과 대비되며 더욱 공분을 샀다. 그러나 한솔수북은 ‘구름빵’은 2004년 출간된 이래 40만부가 팔려 매출 20억여원, 수익 2억원가량을 올렸을 뿐이라고 말한다. ‘구름빵’은 단행본 출간 외에도 이후 강원정보문화진흥원과 DSP 등에서 애니메이션, 뮤지컬, 캐릭터 상품 등 2차 콘텐츠로 가공돼 상당한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솔수북은 해명 자료에서 “2014년 4월 열린 문화융성위원회 회의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저작권을 존중하자’며 ‘불법 복제 시장규모가 4400억원’이라고 언급한 후, 뜬금없이 ‘구름빵’을 거론했는데 어느 순간 ‘구름빵’ 수익이 4400억원으로 와전돼 보도됐다”고 했다. 백 작가가 소송 과정에서 해당 내용이 허위임을 알고 있음에도 여러 인터뷰에서 지속적으로 ‘4400억원’을 언급하고 있다는 주장이다.이에 대해 백 작가는 “제가 확인한 적도 없고 보고받은 적도 없는 ‘구름빵’ 사업 매출에 대한 언급을 할 리 없다”며 “제 관심은 오로지 ‘구름빵’ 저작권 회복에 있을 뿐 (매출은) 관심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백 작가가 한솔교육에서 받은 1850만원에 대해서도 양측은 의견이 엇갈린다. 애초 2003년에 맺은 계약 당시 ‘구름빵’은 유아 대상 회원제 북클럽 ‘북스북스’에 수록하는 책 중 하나로 백 작가는 850만원을 받았다. 이후 2006년 ‘구름빵’을 단행본으로 제작하기 위한 인센티브 계약을 맺으며 1000만원을 추가 지급했다는 게 한솔수북 측 설명이다. 그러나 백 작가는 “당시 그림책들에 관한 전시 기획을 준비하며 책을 냈던 출판사들에서 후원금 명목으로 받은 것 중 하나”이며 “전시 후원금을 지급하기 위한 절차라고 하기에 서명을 했다”고 말했다.양측은 2014년부터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종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중재하에 저작권 협의를 진행했다 파행을 겪은 바 있다. 한솔수북은 “‘구름빵’ 책의 글·그림 저작권을 백 작가에게 넘겨주기로 하고, 2015년 2월 서로 구두합의까지 했으나 작가 측에서 그 이상의 무리한 요구를 하여 무산됐다”고 말한다. 조은희 한솔수북 대표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백 작가가 2차 저작물에 관한 권리도 요구해 왔는데, 이미 애니메이션 등 2차 사업자들과 계약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계약 파트너를 바꾸는 위험을 감수하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한솔수북은 백 작가에게 인세를 지급하고, 소송이 끝나면 ‘구름빵’의 수익을 공익적 목적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백 작가는 ‘구름빵’에 관한 저작권 모두를 가져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아동책 시장에서 큰 성공 사례인 ‘구름빵’이 ‘매절계약’으로 이뤄졌다고 하면 신인 작가들이 계약을 맺을 때 선례로 언급되며 부당한 대우를 받을 것”이라며 “더불어 ‘구름빵’에서 파생된 2차 상품의 퀄리티를 지키기 위해서도 (저작권을) 돌려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한 양측은 백 작가의 린드그렌상 수상 이후에도 개별 접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법적으로는 대법원이 백 작가의 패소를 결정한 2심 판결을 유지하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백 작가가 2003년 당시 한솔교육과 작성한 계약서에는 ‘저작인격권을 제외한 저작재산권 등 일체의 권리를 한솔교육에 양도한다’는 조항이 있다. 정연덕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적으로는 계약서에 일체의 권리를 출판사에 양도한다고 되어 있기 때문에 시비를 걸 여지가 없어 보인다”며 “대법원이 (백 작가가) 해당 조항에 대해 ‘잘 몰랐다’고 볼 경우 비슷한 사안에 대한 재검토가 줄을 이을 텐데 개별 사건보다는 전체를 중요하게 여기는 대법원의 특성상 실현이 어렵다”고 말했다. 권리 및 법률상의 지위 등을 모두 넘긴다는 뜻을 가진 ‘양도’라는 개념이 불러일으킨 일이라는 의견도 있다. ‘3년 저작권 양도’라는 조항으로 물의를 빚었던 올 초 이상문학상 파동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윤종수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양도’라는 건 힘의 우열에 따른 계약관계”라며 “당시에는 그걸 거절하기 힘든 사회적 맥락도 있었겠지만, ‘이용허락’이라는 개념으로 저작물에 관한 행위를 허락받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말했다. 백 작가는 “계약 당시 조건 수정을 요구했으나, 같은 시리즈물을 작업하는 다른 작가들도 같은 조건이기에 형평성에 따라 수정은 불가하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구름빵 사태’ 이후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정한 표준 계약서에는 저작재산권의 종류를 선택적으로 양도하게 하고, 기간을 작가와 출판사가 협의하도록 하고 있다.●‘구름빵’ 분쟁 해결엔 법·윤리·산업적 측면 고려해야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백 작가가 한국 작가 처음으로 수상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은 전 세계적으로 그 권위가 대단하다. 덴마크 출신의 작가 안데르센(1805~1875)이 처음 창작동화를 만든 인물이라면 ‘삐삐 롱스타킹’을 만든 린드그렌(1907~2002)은 현대 아동문학의 출발을 알린 작가다. 린드그렌상이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최대 규모의 상금(약 6억여원)과 더불어 노벨문학상이 아동청소년문학에 수여된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린드그렌상은 어느 한 작품이 아니라 작가 혹은 단체가 내놓은 작품의 질, 어린이 인권에 끼친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수여하는 상이다. 김지은 아동문학평론가는 “어린이가 자기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문제 해결의 주체가 되는 현대아동문학의 형식을 백 작가는 16년 전에 ‘구름빵’을 통해 선구적으로 보여 줬다”며 “세계국제도서전에 가면 그해 린드그렌상 수상자가 누구인지부터 주목할 만큼 유무형의 이익이 엄청난 상인데, 그런 작가의 ‘구름빵’이 저작권을 빼앗긴 책으로 기억되는 건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저작권을 일괄 양도하는 형태의 ‘매절계약’은 구습이지만, 당시로서는 불가피했다는 의견도 있다. 한솔수북의 설명처럼, ‘북스북스’ 시리즈의 하나로 제작될 당시 ‘구름빵’은 한 권당 3000원에 판매됐는데, 백 작가에게 처음 지급됐던 850만원이라는 금액은 4만부 판매에 해당하는 인세다. 매절계약은 당시 만화나 그림책처럼 초기 투자가 필요한 분야에서 성행했다. 신인 작가의 책이 성공을 거두리라는 보장이 없기에 출판사 입장에서도 어느 정도 위험 부담을 감수했다는 것이다. 대법원이 1, 2심과 다른 판단을 내릴 경우 당시 관행들이 줄줄이 송사에 휘말릴 수도 있다. 사정을 잘 아는 한 출판계 관계자는 “저작권 개념이 무지하던 시절 출판사·작가의 상호 필요에 의해 ‘매절계약’이 많이 맺어졌다”며 “대법원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결정이 그대로 이어져 한솔수북이 법적 정의는 가져간 후, 윤리적·대승적으로 백 작가에게 저작권 일체를 넘기는 방안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도심은 한산, 동네는 북적… 효과 없는 日 긴급사태

    도심은 한산, 동네는 북적… 효과 없는 日 긴급사태

    번화가 대신 주택가에 몰리는 ‘풍선효과’ 아베 “모든 기업 출근 직원 70%이상 감축”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지난 7일 도쿄도, 오사카부 등 일본의 주요 7개 광역단체에 ‘긴급사태’가 발령됐지만 주택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사람들의 통행이 계속되면서 외출 자제 요청의 효과가 의문시되고 있다. 긴급사태 선언 이후 첫 주말이었던 11일 낮 도쿄도 시부야구 사사즈카역 주변 지역은 언뜻 보기에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별반 차이를 느낄 수 없을 만큼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일반식당 등은 이용하는 시민이 확실히 줄어든 모습이었지만 슈퍼마켓, 약국, 잡화점 등은 식음료 등 생활필수품을 사러 나온 사람들로 오히려 전보다도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인근의 한 대형 슈퍼마켓 경비원은 “손님이 평소 주말의 1.5배 이상인 것 같다”며 “주택가를 끼고 있는 데다 재래식 상점가가 형성돼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0일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11일부터 영화관, 공연장, 전시장, 노래방, 나이트클럽, 파친코 등은 물론이고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 등에 대해서까지 “긴급사태 기간에는 원칙적으로 영업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때문에 긴자, 시부야, 신주쿠, 롯폰기, 하라주쿠 등 시내 중심부는 사람들의 발길이 크게 줄었지만 반대로 주택가나 일부 부심지 등은 도심 번화가에 진출하지 못하게 된 사람들이 평소보다 더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아베 신조 총리는 긴급사태 선언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외출이 기대만큼 줄어들지 않자 11일 열린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를 통해 7개 긴급사태 대상 지역의 모든 기업은 출근 직원을 70% 이상 줄일 것을 요청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확진환자 수는 연일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제2의 뉴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도쿄도에서는 12일 166명의 확진환자가 새로 나와 전체 감염자가 2000명대(2068명)에 올라섰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의 수도 계속 70%를 웃돌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다시 불거진 ‘구름빵’ 저작권 논쟁… 해법은?

    다시 불거진 ‘구름빵’ 저작권 논쟁… 해법은?

    저작권 소송 1·2심 출판사 승소… 대법원 상고한솔수북 “인세 지급할 것… 수익은 공익 목적”백 작가 “선례 남기면 신인 작가 부당 대우” 법조계 “시비 여지 없어” 작가 패소 무게출판계 “매절계약, 구습이나 당시 불가피”“법적으론 출판사가 명분 가져가되대승적으로 저작권 넘겨줘야” 의견도지난달 31일, 백희나(49) 작가의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며 그의 책 ‘구름빵’이 관심의 중심에 섰다. 한국 작가의 첫 수상으로 큰 주목을 받으면서 ‘구름빵’을 둘러싼 저작권 논쟁도 재점화됐다. 수상 이후 백 작가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구름빵’ 저작권을 주장하고 나섰고, ‘백 작가에게 ‘구름빵’을 돌려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와대 청원에 12일 현재 1만 9954명이 동의했다. 이에 출판사 한솔수북은 해명자료를 내며 맞섰다. 2003년 백 작가는 출판사 한솔교육과 저작권양도계약을 통해 ‘구름빵’을 출간했고, 출판사로부터 추가 지급분까지 1850만원을 받았다. 이후 ‘구름빵’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백 작가는 해당 출판사인 한솔교육, 한솔수북을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걸었지만 1·2심 모두 패소해 최근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한 상태다. 2014년 ‘구름빵’ 저작권 논쟁이 불거진 이래 1·2심 판결을 거친 지금까지 논쟁이 달라진 것은 없다. 최종적인 법의 판결을 기다리는 지금, 사안의 법적 검토와 더불어 ‘갑과 을’이라는 윤리적 문제, 출판산업의 현실까지 아울러 살펴봤다. ●다시 시작된 진실 공방최근 진실 공방의 초점은 ‘구름빵’이 창출했다는 수익 4400억원에 관한 것이다. 4400억원이라는 숫자는 한솔교육(2013년 출판사업 부문 분할해 한솔수북 설립)이 백 작가에게 지급한 1850만원과 대비되며 더욱 공분을 샀다. 그러나 한솔수북은 ‘구름빵’은 2004년 출간된 이래 40만부가 팔려 매출 20억여원, 수익 2억원가량을 올렸을 뿐이라고 말한다. ‘구름빵’은 단행본 출간 외에도 이후 강원정보문화진흥원과 DSP 등에서 애니메이션, 뮤지컬, 캐릭터 상품 등 2차 콘텐츠로 가공돼 상당한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솔수북은 해명 자료에서 “2014년 4월 열린 문화융성위원회 회의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저작권을 존중하자’며 ‘불법 복제 시장규모가 4400억원’이라고 언급한 후, 뜬금없이 ‘구름빵’을 거론했는데 어느 순간 ‘구름빵’ 수익이 4400억원으로 와전돼 보도됐다”고 했다. 백 작가가 소송 과정에서 해당 내용이 허위임을 알고 있음에도 여러 인터뷰에서 지속적으로 ‘4400억원’을 언급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백 작가는 “제가 확인한 적도 없고 보고받은 적도 없는 ‘구름빵’ 사업 매출에 대한 언급을 할 리 없다”며 “제 관심은 오로지 ‘구름빵’ 저작권 회복에 있을 뿐 (매출은) 관심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백 작가가 한솔교육에서 받은 1850만원에 대해서도 양측은 의견이 엇갈린다. 애초 2003년에 맺은 계약 당시 ‘구름빵’은 유아 대상 회원제 북클럽 ‘북스북스’에 수록하는 책 중 하나로 백 작가는 850만원을 받았다. 이후 2006년 ‘구름빵’을 단행본으로 제작하기 위한 인센티브 계약을 맺으며 1000만원을 추가 지급했다는 게 한솔수북 측 설명이다. 그러나 백 작가는 “당시 그림책들에 관한 전시 기획을 준비하며 책을 냈던 출판사들에서 후원금 명목으로 받은 것 중 하나”이며 “전시 후원금을 지급하기 위한 절차라고 하기에 서명을 했다”고 말했다. 양측은 2014년부터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종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중재하에 저작권 협의를 진행했다 파행을 겪은 바 있다. 한솔수북은 “‘구름빵’ 책의 글·그림 저작권을 백 작가에게 넘겨주기로 하고, 2015년 2월 서로 구두합의까지 했으나 작가 측에서 그 이상의 무리한 요구를 하여 무산됐다”고 말한다. 조은희 한솔수북 대표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백 작가가 2차 저작물에 관한 권리도 요구해 왔는데, 이미 애니메이션 등 2차 사업자들과 계약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계약 파트너를 바꾸는 위험을 감수하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한솔수북은 백 작가에게 인세를 지급하고, 소송이 끝나면 ‘구름빵’의 수익을 공익적 목적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백 작가는 ‘구름빵’에 관한 저작권 모두를 가져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아동책 시장에서 큰 성공 사례인 ‘구름빵’이 ‘매절계약’으로 이뤄졌다고 하면 신인 작가들이 계약을 맺을 때 선례로 언급되며 부당한 대우를 받을 것”이라며 “더불어 ‘구름빵’에서 파생된 2차 상품의 퀄리티를 지키기 위해서도 (저작권을) 돌려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한 양측은 백 작가의 린드그렌상 수상 이후에도 개별 접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법적으로는 대법원이 백 작가의 패소를 결정한 2심 판결을 유지하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백 작가가 2003년 당시 한솔교육과 작성한 계약서에는 ‘저작인격권을 제외한 저작재산권 등 일체의 권리를 한솔교육에 양도한다’는 조항이 있다. 정연덕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적으로는 계약서에 일체의 권리를 출판사에 양도한다고 되어 있기 때문에 시비를 걸 여지가 없어 보인다”며 “대법원이 (백 작가가) 해당 조항에 대해 ‘잘 몰랐다’고 볼 경우 비슷한 사안에 대한 재검토가 줄을 이을 텐데 개별 사건보다는 전체를 중요하게 여기는 대법원의 특성상 실현이 어렵다”고 말했다. 권리 및 법률상의 지위 등을 모두 넘긴다는 뜻을 가진 ‘양도’라는 개념이 불러일으킨 일이라는 의견도 있다. ‘3년 저작권 양도’라는 조항으로 물의를 빚었던 올 초 이상문학상 파동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윤종수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양도’라는 건 힘의 우열에 따른 계약관계”라며 “당시에는 그걸 거절하기 힘든 사회적 맥락도 있었겠지만, ‘이용허락’이라는 개념으로 저작물에 관한 행위를 허락받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말했다. 백 작가는 “계약 당시 조건 수정을 요구했으나, 같은 시리즈물을 작업하는 다른 작가들도 같은 조건이기에 형평성에 따라 수정은 불가하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구름빵 사태’ 이후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정한 표준 계약서에는 저작재산권의 종류를 선택적으로 양도하게 하고, 기간을 작가와 출판사가 협의하도록 하고 있다. ●‘구름빵’ 분쟁 해결엔 법·윤리·산업 측면 고려해야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백 작가가 한국 작가 처음으로 수상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은 전 세계적으로 그 권위가 대단하다. 덴마크 출신의 작가 안데르센(1805~1875)이 처음 창작동화를 만든 인물이라면 ‘삐삐 롱스타킹’을 만든 린드그렌(1907~2002)은 현대 아동문학의 출발을 알린 작가다. 린드그렌상이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최대 규모의 상금(약 6억여원)과 더불어 노벨문학상이 아동청소년문학에 수여된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린드그렌상은 어느 한 작품이 아니라 작가 혹은 단체가 내놓은 작품의 질, 어린이 인권에 끼친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수여하는 상이다. 김지은 아동문학평론가는 “어린이가 자기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문제 해결의 주체가 되는 현대아동문학의 형식을 백 작가는 16년 전에 ‘구름빵’을 통해 선구적으로 보여 줬다”며 “세계국제도서전에 가면 그해 린드그렌상 수상자가 누구인지부터 주목할 만큼 유무형의 이익이 엄청난 상인데, 그런 작가의 ‘구름빵’이 저작권을 빼앗긴 책으로 기억되는 건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을 일괄 양도하는 형태의 ‘매절계약’은 구습이지만, 당시로서는 불가피했다는 의견도 있다. 한솔수북의 설명처럼, ‘북스북스’ 시리즈의 하나로 제작될 당시 ‘구름빵’은 한 권당 3000원에 판매됐는데, 백 작가에게 처음 지급됐던 850만원이라는 금액은 4만부 판매에 해당하는 인세다. 매절계약은 당시 만화나 그림책처럼 초기 투자가 필요한 분야에서 성행했다. 신인 작가의 책이 성공을 거두리라는 보장이 없기에 출판사 입장에서도 어느 정도 위험 부담을 감수했다는 것이다. 대법원이 1, 2심과 다른 판단을 내릴 경우 당시 관행들이 줄줄이 송사에 휘말릴 수도 있다. 사정을 잘 아는 한 출판계 관계자는 “저작권 개념이 무지하던 시절 출판사·작가의 상호 필요에 의해 ‘매절계약’이 많이 맺어졌다”며 “대법원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결정이 그대로 이어져 한솔수북이 법적 정의는 가져간 후, 윤리적·대승적으로 백 작가에게 저작권 일체를 넘기는 방안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아베, 국민들 못지키면 지금 당장 물러나야”…여당에서도 비판

    “아베, 국민들 못지키면 지금 당장 물러나야”…여당에서도 비판

    ‘2주일 후에는 도쿄가 현재의 뉴욕처럼 될 것’이라는 비관적 예측이 나올 만큼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일본 내 불안과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 방역대책의 사령탑인 아베 신조 총리에 대한 비판과 의혹의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아사히신문 계열 시사주간지 주간아사히는 최신 4월 17일자를 통해 아베 총리 주도의 부실한 코로나19 대책과 관련해 집권 자민당 내에서까지도 “국민을 지키지 못하는 총리라면 사퇴해야 마땅하다”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주간아사히는 특히 ‘모리토모 학원 스캔들’, ‘전 법무상 부부의 부정선거 스캔들’ 등 아베 총리와 직접적으로 얽힌 정치적 추문들이 코로나19 대응을 지연시키는 이유가 되고 있다고 신랄하게 지적했다. 주간아사히는 “현재는 신문도 방송도 온통 코로나19 뉴스 일색이지만 그게 아니었더라면 가와이 가쓰유키 전 법무상과 가와이 안리 참의원 의원(자민당) 부부의 선거법 위반 사건이 연일 톱 뉴스였을 것”이라는 자민당 간부의 말을 전했다. 가와이 안리 의원이 지난해 7월 치러진 참의원 선거에서 당선될 때 지역구인 히로시마에서 불법자금을 뿌렸다는 의혹은 현재 검찰 수사가 한창이다. 결과에 따라 부부가 둘 다 구속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자민당 본부가 지출한 1억 5000만엔 규모의 선거자금이 가와이 부부의 선거 부정에 연관돼 있어 직접적으로 아베 총리에게 화살이 겨눠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 아베 총리 부부가 부당한 방법을 동원해 모리토모라는 극우성향 사학재단을 지원했다는 의혹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2017년 진상 은폐를 위해 이뤄진 재무성의 공문서 조작에 연루됐다가 사태가 확산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공무원의 자필 수기가 공개되면서다. 향후 추가조사 여부에 따라서는 아베 총리가 사퇴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의 파급력을 갖고 있는 사안이다. 주간아사히는 “이런 사안들에 모두 아베 총리가 관련된 정황이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대책이 늦어진 것 아니냐는 의문이 자민당 내에서 일고 있다”는 총리관저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자민당 소속의 한 의원은 “아베 총리 본인의 의혹 때문에 코로나19 대책이 지연되고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일본의 가장 큰 리스크”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대책이 늦어지면 앞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이 잇따를 것”이라며 “국민의 목숨을 지키지 못하는 총리라면 지금 당장 물러나야 한다”고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지난달 외국인 주식 투자자금 13조 넘게 빠져나가

    지난달 외국인 주식 투자자금 13조 넘게 빠져나가

    2007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규모 순유출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110억달러 넘게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불안감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리 돈으로 13조 5000억원을 한 달 만에 빼간 것이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7년 1월 이후 최대 규모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주식·채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은 73억 7000만달러 순유출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75억 5000만달러) 이후 최대 규모의 순유출이다.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금 110억 4000만달러가 빠져나갔고, 채권시장에서는 36억 6000만달러가 새로 들어왔다. 외국인은 달러를 원화로 바꿔 투자하는 과정에서 나는 이익을 기대하고 한국 채권을 계속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영향에 외국인 주식자금이 큰 폭으로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지표도 상승했다. 한국 국채 5년물에 대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월평균 43bp(1bp=0.01%포인트)로, 2월보다 17bp 올랐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보험 성격의 금융파생상품이다. 부도 위험이 늘면 프리미엄이 올라간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4.15 총선 D-5] 텃밭 압승 ‘랜드슬라이드’ 늘어난다

    [4.15 총선 D-5] 텃밭 압승 ‘랜드슬라이드’ 늘어난다

    민주 호남·통합 TK ‘독식’ 재현될 듯10일부터 이틀간 사전투표가 실시되는 가운데 이번 21대 총선에선 특정 후보가 ‘몰표’를 받아 압도적으로 승리하는 ‘랜드슬라이드’(landslide) 지역구가 지난 20대 총선과 비교해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유력 3당’의 부재로 거대 양당 구도가 견고해지면서 우리 정치 환경이 오히려 4년 전보다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대 총선 결과 지역구에서 3분의2 이상(66.6%) 몰표를 받아 당선된 후보는 김종태(새누리당·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77.7%), 유승민(무소속·대구 동을·75.74%), 박명재(새누리당·경북 포항남울릉·71.86%), 김경진(국민의당·광주 북갑·70.80%), 곽대훈(대구 달서갑·69.88%), 최경환(경북 경산·69.62%), 이완영(경북 고령성주칠곡·69.48%), 김광림(경북 안동·68.66%), 강석호(이상 새누리당·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67.58%) 등 9명이다. 이 중 8명은 보수진영 후보로 대구·경북(TK) 지역에서 표를 쓸어 담았다. 반면 호남에서는 김경진 후보를 제외하면 랜드슬라이드 지역구가 나오지 않았다. 당시 국민의당이 ‘녹색돌풍’을 일으키며 더불어민주당의 독주를 막았기 때문이다. 수도권에서도 국민의당 후보가 중도층 표심을 상당수 흡수하며 표 쏠림 현상을 막았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통합당이 TK, 민주당이 호남을 독식하며 ‘거대 양당 텃밭 강세’ 현상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3당인 민생당은 호남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고, 정의당도 출사표를 던진 77명의 후보가 전 지역에서 고전하고 있다. 랜드슬라이드 지역구가 늘어나면 거대 양당 간 극한 대립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비례위성정당 꼼수를 통해 비례대표 의석마저 민주당과 통합당이 대거 흡수할 가능성이 커 국회가 다양한 민심을 반영하는 일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9일 “몰표 지역구가 증가하면 극단적 대립이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다”며 “21대 국회는 20대 국회보다 더 최악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번 사전투표는 10∼11일 전국 3508개 사전투표소에서 진행된다. 투표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日택시회사, “정부 지원금보다 실업급여가 더 이익”…전직원 해고

    日택시회사, “정부 지원금보다 실업급여가 더 이익”…전직원 해고

    일본의 한 택시회사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심각한 경영난에 빠지자 “차라리 해고를 당한 뒤 실업급여를 받는 게 낫다”며 600명에 이르는 전 직원을 자르기로 해 논란을 빚고 있다. 직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6개의 택시 계열사를 거느린 로열리무진그룹은 8일 코로나19에 따른 경영난을 이유로 전 계열사 소속 600명의 택시기사 등 직원을 전원 해고하기로 결정했다. 1차로 4개사 직원들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일본 정부가 7일 도쿄도 등에 긴급사태를 발령하면서 앞으로 어려움이 더 커질 것이라고 보고 영업 자체를 아예 중단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이 회사 가네코 겐사쿠 사장은 “코로나19 때문에 3월 매출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며 “앞으로 영업정지에 들어가면 정부에서 휴업수당이 나오겠지만, 그 금액보다는 차라리 해고됐을 때 받는 실업급여가 더 많기 때문에 (직원들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부득이 해고 결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자리를 지키지 못한 것은 내 책임”이라며 “코로나19가 수습되면 희망자들을 우선적으로 재고용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졸지에 일자리를 잃은 직원들은 이러한 사측의 설명에 납득하지 못하며 반발하고 있다. 한 택시기사는 “너무도 갑작스러운 통보다. 이것은 부당해고다”라고 니혼TV에 말했다. 시민들 사이에서도 실업급여 수급을 전제로 한 전원 해고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인터넷에는 “정부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느니 회사가 먼저 손을 쓴 것이다”, “우선 해고를 해서 실업급여를 받도록 해서 생활 유지라도 할수 있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 사장의 결단은 높이 평가돼야 한다”는 사측 지지 의견이 압도적이다. 반면 “실업보험 제도를 악용한 대표적 사례다. 감독 당국이 제재에 나서지 않으면 안된다”, “재고용을 전제로 해고하는 것은 실업급여 부정수급과 다름없다” 등 비판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아베·고이케 ‘신경전’… 도쿄 하루 최다 144명 확진

    아베·고이케 ‘신경전’… 도쿄 하루 최다 144명 확진

    日정부, 도쿄 휴업 업종 확대에 제동 7월 지사 선거 앞두고 권한 강화 견제 전국 감염자 수도 처음으로 500명 돌파도쿄, 오사카 등 일본의 주요 대도시 권역에 지난 7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사태’가 발령됐지만,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엇박자가 나타나면서 본격적인 적용이 지연되고 있다. 사실상의 긴급사태 발령 첫날인 8일 수도권(도쿄도, 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 지바현), 간사이(오사카부, 효고현), 규슈(후쿠오카현) 등 7개 광역단체에서는 일반시민과 사업자 등에 대해 이동제한 등의 요청이 내려졌다. 처음으로 겪는 불안한 상황 속에 시민들은 출근, 외출 등을 자제했다. 해당 지역의 인구 합계는 약 5600만명으로 일본 전체의 45%를 차지한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도쿄 신바시의 이발소에는 오늘 영업을 하는지 묻는 고객들의 전화가 빗발쳤고, 7일 밤늦게 어린이집 이용자제 요청이 내려진 지바시의 경우 이 사실을 모르고 8일 아침 아이를 맡기러 온 부모들이 당황하는 모습도 나타났다”고 전했다. 긴급사태의 세부 조치와 관련해 자치단체들은 고강도 대응(도쿄도)과 미온적 대응(다른 6개 자치단체)으로 양분됐다. 도쿄도와 정부 사이에는 갈등 양상까지 나타났다. 도쿄도는 나이트클럽, 공연장 등은 물론이고 이발소, 미용실, 홈센터(주택 관련 용품 판매점), 백화점 등까지 모두 휴업 요청 대상 업종에 포함시키려 했으나 정부는 “경제활동을 지나치게 옥죄면 안 된다”며 이발소 등은 제외할 것을 요구했다.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휴업 요청 대상 발표가 10일로 미뤄졌다. 양측의 알력이 아베 신조 총리와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 간 첨예한 신경전의 산물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당초 아베 총리가 긴급사태 선언을 주저했던 데는 고이케 지사의 권한이 지나치게 강화되는 데 대한 우려도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지통신은 “아베 총리 주변에는 ‘오는 7월 지사 재선 선거를 앞두고 있는 고이케가 (긴급사태 선언으로 강력한 권한을 얻게 되면) 무슨 일을 벌일지 알 수 없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전했다. 도쿄도를 제외한 6개 자치단체는 현 단계에서는 민간시설에 대해 휴업 자체를 요청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구로이와 유지 가나가와현 지사는 “경제적 보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문을 닫는 데 대한 이해를 업주 등으로부터 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도쿄도에서는 일일 기준 최다인 144명의 감염자가 새로 나왔다. 전국 확진환자도 하루 만에 514명이 새로 나와 일일 최다를 기록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코로나19 와중에도”…긴급사태 발령 속 개헌 욕심 드러낸 아베

    “코로나19 와중에도”…긴급사태 발령 속 개헌 욕심 드러낸 아베

    내년 9월 임기 만료까지 ‘자위대 명문화’를 골자로 한 헌법 9조 개정이 사실상 물건너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코로나19 사태를 새로운 개헌의 지렛대로 들고 나왔다. 아베 총리는 7일 국회 중의원 운영위원회에서 코로나19 확산과 같은 위기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사태’ 조항을 헌법에 신설하는 내용의 개헌 논의에 착수해야 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코로나19에 대응에 입각해 국회 헌법심사회에서 여야를 초월한 개헌 논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극우성향 정당으로 개헌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는 일본유신회의 엔도 다카시 국회대책위원장은 이날 운영위에서 “긴급사태에 국가가 국민생활을 규제하는 데 있어 강제력을 담보하기 위해서도 긴급사태 조항의 신설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국가와 국민이 어떤 역할을 통해 국난을 극복할지 헌법에 규정하는 것은 매우 무겁고도 중요한 과제”라고 답했다. 긴급사태 조항은 당초 2018년 자민당이 제시했던 개헌 4개 항목 중 하나다. 여기에는 대규모 재난 발생시 내각에 권한을 집중시키고 국민의 권리 제한을 인정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중의원 헌법심사회에서도 코로나19 확산을 개헌 논의로 연결시키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자민당은 헌법심사회에서 코로나19 감염이 국회의원에 확산된 경우를 상정해 긴급사태 때 국회의 기능을 어떻게 유지할지 헌법의 관점에서 논의하자고 야당 측에 제안했다. 그러나 입헌민주당, 국민민주당 등 야당 간사들은 여당의 요구에 당분간 응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국민민주당 오쿠노 소이치로 수석부간사장은 “이러한 위기에 개헌 논의가 불필요하다고는 말하지는 않겠지만, 급하지 않은 것만큼은 틀림없다”고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아베 “코로나19 방역 실패해도 내가 책임질 일 아니다” 발언 파문

    아베 “코로나19 방역 실패해도 내가 책임질 일 아니다” 발언 파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일 밤 ‘긴급사태’ 발령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방역에 실패하더라도 자신이 책임질 일은 아니라는 식으로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국가적 위기국면에서 행정수반의 자세로 부적절하다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코로나19 감염확대를 억제하지 못했을 때 어떤 식으로 책임을 지겠느냐”는 이탈리아 기자의 질문에 “최악의 사태가 돼도 내가 책임을 질 성격의 일은 아니다”라며 직접적으로 책임 질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어 “일본은 다른나라와 달리 일찍부터 집단감염(클러스터)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대책반이 클러스터 발생지역에 가서 아침부터 밤까지 감염자가 접촉했던 사람들을 계속 쫓아 검사해 감염원을 차단한다. 이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질문과 동떨어진 설명을 했다. 일본 언론들은 어떠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아베 총리가 사퇴 등은 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한 나라의 행정수반이 자신의 입으로 ‘일이 잘못돼도 내 책임은 아니다’는 식으로 말한 것은 극히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저널리스트 가마다 야스시는 8일 TBS 방송에서 “총리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네티즌들은 “총리가 책임을 안지면 누가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인가. 아베 총리를 비롯한 자민당 간부들의 책임의식은 일반 국민과 다른 것인가”, “회사에서는 지휘에 실패하면 수장이 교체된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책임’이라는 말을 자주 쓰지만 전혀 책임을 질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 “책임 질 것이냐고 물었는데 엉뚱한 자화자찬을 했다” 등 비판을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삼성·LG전자, 반도체·가전 덕에 영업익 선방… “문제는 2분기”

    삼성·LG전자, 반도체·가전 덕에 영업익 선방… “문제는 2분기”

    삼성전자 영업익 2.7% 증가 6조 4000억 반도체 수요·가격↑… 환율 상승도 한몫 LG전자 1조904억… 21% 증가 ‘깜짝 실적’ 코로나 확산에 위생가전·TV 판매 늘어 “2분기부터 코로나 영향권에 실적 줄 것”반도체 업황 개선과 환율 상승에 힘입어 삼성전자가 1분기 영업이익 6조원대를 지켜냈다. LG전자는 전년 동기보다 21.1% 증가한 영업이익(1조 904억원)을 내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1분기에는 코로나19 영향이 제한적이었음이 확인된 셈이다. 하지만 3월부터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수출 시장에서 ‘생산·판매 절벽’이 본격화한 만큼 2분기부터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1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55조원, 영업이익은 6조 4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어닝쇼크를 기록했던 전년 동기보다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9%, 2.7%씩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전 분기보다는 매출이 8.1%, 영업이익이 10.6% 내려앉았다.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은 11.6%로, 2016년 3분기 이후 최저치다. 하지만 영업이익 수치가 증권사 전망치(6조 1000억원)를 3000억원가량 웃돌며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로나19가 삼성전자 실적에 미친 영향이 제한적이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 수요와 판매가격 상승에 있다. 김영건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재택근무 증가로 인한 화상회의, 온라인교육 등 언택트 수요가 늘어나며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서버 증설 계획을 미루지 않았고 스마트폰 업체들도 코로나19로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해 메모리를 구매해 비축해 두며 반도체 실적이 예상보다 잘 나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 1175.8원이었던 원달러 평균 환율이 1분기 1193.6원으로 20원가량 오른 것도 영업이익이 오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부진이 1분기에는 중국에 한정된 만큼 스마트폰과 TV, 가전 등 세트 판매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점도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이끌었다. LG전자는 이날 1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이 매출 15조 7287억원, 영업이익 1조 90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이 1조원대를 넘긴 것은 2018년 1분기(1조 1078억원) 이후 처음으로 분기별 영업이익으로는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증권사 평균 전망치(8700억원)도 크게 웃도는 ‘깜짝 실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건강, 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조기, 식기세척기, 스타일러 등 위생가전 판매가 늘고 올레드 등 프리미엄 TV 판매가 호조를 보인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2분기부터다.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며 양사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상당 부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유럽, 인도, 중남미 등 전 세계 주요 생산 공장이 가동을 중단했고 미국, 유럽의 유통망도 모두 닫혔기 때문에 1분기 실적만으로 장밋빛으로 전망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반도체 강세’가 이어지면서 2분기 IT·모바일(IM) 부문과 소비자가전(CE) 부문의 실적 악화를 상쇄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가격이 1분기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2분기에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영업이익이 1분기(4조 1000억원 추정)보다 2조원 이상 오르며 전체적으로는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1분기와 비슷하거나 소폭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日, 10대 도시 중 7곳 ‘긴급사태’ 발령

    日, 10대 도시 중 7곳 ‘긴급사태’ 발령

    노무라硏 “개인소비 28조원 감소할 것” 주일미군사령부도 공중위생 긴급사태 일본을 대표하는 7개 대도시 권역에 7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사태’가 발령됐다. 간토, 간사이, 규슈 등 인구가 밀집한 핵심 지방 거점에 앞으로 최소 1개월 동안 이동 및 모임 제한 등의 조치가 취해진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를 통해 도쿄도, 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 지바현 등 수도권 1도 3현과 오사카부, 효고현, 후쿠오카현 등 전국 7개 광역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긴급사태를 발령했다. 선언의 효력은 다음달 6일까지 1개월간 지속된다. 아베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추세로 감염 확산이 지속되면 감염자가 2주 후에는 1만명, 1개월 후에는 8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며 “사람 간 접촉을 70~80% 줄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1개월이란 기간은 바이러스 잠복기 등을 감안한 것”이라면서 “(그러나) 신규 감염자 수가 줄어들어야 긴급사태 선언이 해제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긴급사태 선언은 특별조치법에 따른 것으로 2013년 법 제정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7개 광역단체 지사는 법률에 근거해 주민들에게 외출 자제 등을 요청할 수 있게 됐다. 학교, 보육원, 복지시설, 극장, 백화점 등 많은 사람이 모이는 시설에 사용 정지를 ‘요청’할 수 있으며 이를 거부하면 ‘지시’도 가능하다.일본의 사회·경제 시스템은 앞으로 큰 폭의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 중심부인 도쿄도 23구(1위)를 비롯해 요코하마시(2위), 오사카시(3위), 후쿠오카시(6위), 고베시(7위), 가와사키시(8위), 사이타마시(10위) 등 인구 기준 10대 도시 중 7개가 긴급사태 발령 대상에 포함됐다. 여타 지역들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도쿄가 유럽 등지 수준으로 봉쇄될 경우 1개월 동안 개인 소비가 2조 5000억엔(약 28조원)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정부와 별도로 주일미군사령부도 지난 6일 요코타, 요코스카 등 간토지방에 있는 미군기지에 ‘공중위생 긴급사태’를 발령했다. 일본은 독일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미군이 많이 주둔해 있는 나라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반도체로 1분기는 버틴 삼성전자...“문제는 2분기”

    반도체로 1분기는 버틴 삼성전자...“문제는 2분기”

    반도체 업황 개선과 환율 상승에 힘입어 삼성전자가 1분기 영업이익 6조원대를 지켜냈다. LG전자는 전년 동기보다 21.1% 증가한 영업이익(1조 904억원)을 내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1분기에는 코로나19 영향이 제한적이었음이 확인된 셈이다. 하지만 3월부터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수출 시장에서 ‘생산·판매 절벽’이 본격화한 만큼 2분기부터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1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55조원, 영업이익은 6조 4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어닝쇼크를 기록했던 전년 동기보다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9%, 2.7%씩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전 분기보다는 매출이 8.1%, 영업이익이 10.6% 내려앉았다.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은 11.6%로, 2016년 3분기 이후 최저치다. 하지만 영업이익 수치가 증권사 전망치(6조 1000억원)를 3000억원가량 웃돌며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로나19가 삼성전자 실적에 미친 영향이 제한적이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 수요와 판매가격 상승에 있다. 김영건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재택근무 증가로 인한 화상회의, 온라인교육 등 언택트 수요가 늘어나며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서버 증설 계획을 미루지 않았고 스마트폰 업체들도 코로나19로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해 메모리를 구매해 비축해 두며 반도체 실적이 예상보다 잘 나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 1175.8원이었던 원달러 평균 환율이 1분기 1193.6원으로 20원 이상 오른 것도 영업이익이 오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부진이 1분기에는 중국에 한정된 만큼 스마트폰과 TV, 가전 등 세트 판매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점도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이끌었다. LG전자는 이날 1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이 매출 15조 7287억원, 영업이익 1조 90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이 1조원대를 넘긴 것은 2018년 1분기(1조 1078억원) 이후 처음으로 분기별 영업이익으로는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증권사 평균 전망치(8700억원)도 크게 웃도는 ‘깜짝 실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건강, 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조기, 식기세척기, 스타일러 등 위생가전 판매가 늘고 올레드 등 프리미엄 TV 판매가 호조를 보인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2분기부터다.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며 양사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상당 부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유럽, 인도, 중남미 등 전 세계 주요 생산 공장이 가동을 중단했고 미국, 유럽의 유통망도 모두 닫혔기 때문에 1분기 실적만으로 장밋빛으로 전망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반도체 강세’가 이어지면서 2분기 IT·모바일(IM) 부문과 소비자가전(CE) 부문의 실적 악화를 상쇄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가격이 1분기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2분기에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영업이익이 1분기(4조 1000억원 추정)보다 2조원 이상 오르며 전체적으로는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1분기와 비슷하거나 소폭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에비드넷, 코로나19 극복 위한 글로벌 연구 진행

    에비드넷, 코로나19 극복 위한 글로벌 연구 진행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걸쳐 맹렬한 기세로 확산되자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했다. 이 같은 흐름에서 글로벌 보건의료 연구자들은 코로나19 확산 저지에 성과를 내고 있는 한국의 경험과 임상 데이터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글로벌 국제 임상 데이터 연구가 한국의 코로나19 진료정보, 치료 경과 등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되면서 한국은 해당 연구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 이 가운데 의료 빅데이터 혁신 벤처기업이자 한미약품그룹 계열사인 에비드넷(대표이사 조인산)이 코로나19 연구를 진행해 주목받고 있다. 에비드넷은 국내 27개 종합병원과 3300만명의 병원 임상 데이터를 표준 데이터망으로 구축했으며, 자사 데이터망에 가입된 대구/경북 지역의 종합병원 등과 함께 코로나19 연구를 진행 중이다.에비드넷이 구축한 코로나19 표준 데이터는 코로나19 치료에 고려되는 치료제의 안전성과 효과 비교, 코로나19 확진 환자의 예후 예측 등 다양한 연구에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국내외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별도의 데이터 플랫폼도 함께 지원한다. 이로써 글로벌 연구자들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연구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아울러 최근 글로벌 의료 빅데이터 컨소시엄인 오딧세이(OHDSI)는 미국 NIH(미국국립보건원), 존슨홉킨스 대학, 영국 옥스포드 대학 등에 소속된 전 세계 30여개국의 연구진 350여명이 참여한 연구마라톤을 진행한 바 있는데, 에비드넷과 아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은 해당 연구마라톤에 코로나19 표준 데이터를 제공해 조명 받았다. 이 데이터는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이 에비드넷과 아주대학교 산학협력단에 기부한 재원으로 이뤄져 그 의미가 더욱 크다. 한편 에비드넷은 올해말까지 5천만명에 해당하는 의료 데이터를 표준화 및 비식별화해 개인정보 노출 없이 안전하게 활용 가능한 빅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인프라를 바탕으로 헬스케어 분야에서 데이터서비스 생태계가 활성화될 수 있게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베, 코로나19 긴급사태에도 도쿄도 지사와 첨예한 신경전

    아베, 코로나19 긴급사태에도 도쿄도 지사와 첨예한 신경전

    도쿄, 오사카 등지에 7일 긴급사태가 발령되는 등 일본 내 코로나19 확산이 점차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아베 신조(66) 총리와 고이케 유리코(68) 도쿄도지사 등 사태 수습의 주요 책임자들이 지나치게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타산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상황이 나빠질수록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두 사람의 신경전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두 사람은 극우 성향이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아베 총리는 집권 자민당 총재이고 고이케 지사는 도민퍼스트회 고문으로 정치적으로 경쟁 관계에 있다. 특히 고이케 지사는 지금은 기세가 많이 약화됐지만, 한때 유력한 ‘포스트 아베’로 거론되기도 했던 인물이다. 시사주간지 주간아사히는 최근 “(코로나19 대책에서) 지난달 말 고이케 지사의 독무대가 이어졌다”며 “그러나 총리관저 측은 아베 총리가 (사태 해결을) 주도하는 시나리오를 생각하고 있어 고이케 지사와 주도권 다툼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자민당 관계자의 말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는 ‘치적 홍보’를 위한 무리수에서도 감지된다. 아베 총리는 지난 6일 저녁 기자단에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전체 사업규모 108조엔의 긴급 경제대책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에 없던 막대한 규모로 국내총생산(GDP)의 20%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베 총리의 말대로라면 지금까지 비상경제대책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던 56조 8000억엔(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대책, 2009년 4월 발표)의 2배에 가까운 것이다. 도쿄신문은 “(막대한 규모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독일이 앞서 내놓은 비상대책 규모 등을 참고해 일단 GDP의 20% 규모를 설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도쿄신문은 “사업규모란 국가지출에 민간 자금융자 등을 모두 더한 것으로, 실제 동원되는 금액이라고는 할 수 없다”며 “이 금액에는 기업의 세금이나 사회보험료 납부유예 등 향후 예상치도 포함된 것”이라고 전했다. 한 경제 전문가는 “경제대책에서는 정부예산, 재정규모, 사업규모 등이 엄연히 구분돼야 하지만, 이를 뭉뚱그려 모두 국가에서 창출하는 금액인 것처럼 포장한 느낌이 강하다”며 “특히 세금납부 유예까지 비상대책의 사업 규모에 끼워넣는 경우는 본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오는 7월 치러질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고이케 지사도 지난달 24일 2020년 도쿄올림픽의 연기가 확정되자마자 다음날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도시봉쇄’(록다운) 가능성을 언급하며 존재감 부각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그는 이후 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 지바현, 야마나시현 등 인근 4개 현 지사들과 화상회의를 하며 자신이 사태 수습을 주도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홍보했다. 아베 총리에 조속한 긴급사태를 제안하는 동시에 정례적인 기자회견까지 이어가며 카리스마와 책임감을 겸비한 지도자로서 이미지 부각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때문에 도쿄도지사가 올림픽 개최에만 너무 신경을 쓰며 1400만 도민의 안전이 걸린 코로나19 문제를 등한시하고 있다는 비판은 쏙 들어갔다. 현재로서는 오는 7월 고이케 지사의 재선 가능성은 100%다. 자민당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이 현실적으로 별다른 적수가 없다는 점 등을 들어 엄연히 다른 당임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고이케 지사를 지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자민당 내에서는 우려와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대로 가면 내년에 실시될 도의원 선거에서도 직전인 2017년에 이어 자민당 참패가 불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아베 총리는 고이케 지사의 행보를 크게 의식하고 있다. 지지통신은 “아베 총리가 긴급사태 선언을 주저한 데는 고이케 지사의 권한이 지나치게 강화되는 것을 우려했던 대목도 있다”고 전했다. 지지통신은 “아베 총리 주변에서는 ‘7월 선거를 앞두고 있는 고이케 지사가 (긴급사태가 선언돼 다양한 권한을 자신의 손에 쥐게 되면) 무슨 일을 벌일지 알 수 없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전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너도나도 돈풀기에… 신흥국 커지는 ‘디폴트 경고음’

    너도나도 돈풀기에… 신흥국 커지는 ‘디폴트 경고음’

    재정건전성 고려 않고 코로나發 부양책 “1980년대 채무불이행 사태 재현될 수도” 한국은 양호… 기업 신용도는 하향 가능성각국이 ‘코로나발(發)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규모 돈풀기에 나선 가운데, 재정건전성이 열악한 신흥국은 신용도가 잇따라 하락해 국가부도 위험이 커지고 있다. 1980년대 중남미 채무불이행 위기나 1990년대 동아시아 외환위기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우리나라도 은행권과 기업 신용도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남미와 아프리카, 아시아 주요 신흥국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CDS 프리미엄은 국가나 기업이 발행한 채권이 상환되지 못할 때를 대비한 보험료 성격의 수수료로, 높을수록 부도(디폴트) 위험이 크다는 걸 뜻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1일 213bp(1bp=0.01% 포인트)에서 지난 2일 475bp로 한 달 새 2배 이상 상승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남아공의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 등급(Ba1)으로 하향 조정했다. 같은 기간 터키는 234bp(378bp→612bp)나 치솟았고 브라질(202bp)·멕시코(164bp)·콜롬비아(158bp)·인도(157bp)·인도네시아(144bp) 등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들 국가는 코로나19 경제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미국 등 선진국처럼 재정 확대와 유동성 공급 등 대규모 부양책을 발표했다. 남아공은 무제한 국채 매입에 나섰고 브라질은 280조원 규모의 양적완화 대책을 내놨다. 터키도 지난달 20조원의 부양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재정건전성을 감안하지 않은 신흥국의 부양책은 오히려 채무 위기 위험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국가부채가 늘어나면 신용등급과 CDS 프리미엄 등 대외신용도가 악화되고 통화 가치가 하락한다. 이어 외국 자본이 이탈하고 자금조달 비용이 커지면서 채무 부담이 가중돼 디폴트 위험이 커진다. 재정건전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한국의 경우 대외 신용도는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 중이다. CDS 프리미엄도 44bp(지난 2일 기준)로 영국, 일본(41bp) 등 선진국과 비슷하다. 하지만 최근 무디스가 국내 은행 시스템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강등했고 주요 대기업 신용등급을 하향 검토 대상으로 올린 점이 걱정이다. 국제금융센터는 “국내 은행 신용등급이 실제로 강등될 경우 주가가 추가 하락하고 해외 자금조달 여건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아베 ‘뒷북 긴급사태’ 선언 1200조원 돈 풀기 나선다

    아베 ‘뒷북 긴급사태’ 선언 1200조원 돈 풀기 나선다

    외출 자제·유흥시설 제한 등 요청 가능 “감염 연일 최대치 경신… 때늦은 조치” “강제력 없어 실질적 변화 없어” 시각도 日 GDP 20% 수준 경제대책도 추진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에 따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일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대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긴급사태’를 선언한다. 그러나 이미 일본 내 감염자 수가 연일 하루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는 점에서 때를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는 전체 108조엔(약 1216조원) 규모의 비상경제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베 총리는 6일 오후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단과 만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긴급사태 선언을 7일에라도 내놓겠다”며 발령 대상 지역으로 도쿄도, 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 지바현 등 수도권 1도 3현과 오사카부, 효고현, 후쿠오카현 등 총 7개 광역자치단체를 꼽았다. 긴급사태는 8일부터 발효돼 일본의 황금연휴인 ‘골든위크’가 끝나는 다음달 6일까지 한 달간 지속될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7일 코로나19 관련 자문위원회 회의를 열어 현 상황이 긴급사태 선언 요건에 해당하는지를 자문하는 형식적 절차를 밟은 뒤 곧바로 선언에 들어갈 방침으로 전해졌다.긴급사태 선언은 지난달 13일 국회를 통과한 특별조치법에 따른 것으로, ‘국민의 생명·건강에 뚜렷하고 중대한 피해를 줄 가능성’, ‘전국적이고 급속한 만연으로 국민생활이나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 등 2가지 요건을 충족하면 총리가 발령한다. 긴급사태가 선언되면 해당 지방자치단체장은 법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주민들에게 외출 자제 요청 및 공연장·유흥시설 등 이용 제한 요청·지시 등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구미 국가들과 같은 도시 봉쇄와는 거리가 있어 당국의 요청을 따르지 않아도 처벌받지 않는다. 외출 시에도 법에서 ‘생활 유지에 필요한 경우’는 예외로 두고 있기 때문에 직장 출근, 음식 장보기 등에 제약이 없다. 전철 등 대중교통도 유지된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긴급사태가 선언되더라도 식료품과 의약품 판매·유통, 은행 등 금융 서비스는 계속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아베 총리는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들어 신중한 입장을 보여 왔으나 대규모 감염에 따른 의료체계 붕괴 등 가능성이 높아지자 결국 긴급사태 선언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선임고문을 맡고 있는 시부야 겐지 킹스칼리지런던 교수는 니혼TV 인터뷰에서 “지금 일본은 감염 폭발의 초기 단계에 들어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지난주에 긴급사태 선언을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선언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회의론도 나왔다. 마쓰이 이치로 오사카시장은 “현행 긴급사태 선언은 국민들의 행동을 강제로 막을 수가 없어 사실상 지금과 똑같은 상황이 이어지는 것”이라며 “긴장감을 높인다는 정도의 메시지에 불과할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아베 총리는 또 이날 기자단에 “코로나19와 관련해 전체 사업 규모 108조엔의 긴급 경제대책을 실시하겠다”면서 “이는 과거에 없던 막대한 규모로 국내총생산(GDP)의 20%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코로나19, 인류에 새로운 ‘정보 비상사태’ 초래했다

    코로나19, 인류에 새로운 ‘정보 비상사태’ 초래했다

    “미지의 바이러스가 인류에게 ‘정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라는 새로운 비상사태를 가져왔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일본에서 화장지, 미용티슈, 키친타올 등 펄프로 만들어진 제품의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촉발시킨 것은 역설적으로 인터넷에 올려진 무수한 ‘진짜정보’들이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6일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날 ‘선의의 정보가 인류를 농락하다’라는 특집기사에서 “코로나19 확산은 인류가 ‘데이터의 세기’에 들어선 이후 처음으로 겪는 팬데믹 현상”이라면서 “직접적인 바이러스 감염 피해뿐만 아니라 거짓정보의 확산에 의한 차별, 매점매석과 인공지능(AI) 오작동에 따른 주가불안 등 데이터에 의해 2차 피해가 증폭되는 정보 팬데믹이 인류를 농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딜로이트토마츠 컨설팅의 시산에 따르면 전세계의 ‘정보 확산력’은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이 발생했을 당시의 68배에 이른다. 그 중심에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가 있다. 사스 때에는 1대1 전달을 기본으로 하는 이메일이 중심이었다. 니혼게이자이는 최초 1개의 잘못된 정보에 의해 시중에서 화장지가 사라지게 된 과정을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지난 2월 말 전국 상점에서 화장지가 일제히 사라졌다. 이 현상은 왜 일어났는가. 도쿄대학과 데이터분석회사 핫링크, 니혼게이자이신문의 공동분석 결과 의외의 ‘범인’이 떠올랐다. ‘중국에서 수입이 안돼 품절된다.’ 대란의 주범으로 지목받는 것은 2월 27일 오전 트위터에 올라온 단 1개의 가짜정보. 하지만 이 글에 대한 리트윗은 단 1건으로 거의 확산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불과 몇시간 후 흐름이 바뀌었다. “화장지는 대부분 국산이다”, “침착해라” 등 선의의 게시글들이 확산되면서 트위터의 화제 키워드 상위에 올랐다. 27~28일 이틀 동안 당초의 거짓정보를 부정하는 선의의 게시물 리트윗은 총 32만건에 이르렀다. 그러나 동시에 생활필수품의 품귀 가능성을 알리는 경고성 게시물도 급증했다. 이 글들이 뉴스 사이트에 도배되면서 전국 규모의 혼란으로 발전했다. 가짜정보를 없애려는 개인들의 게시물들이 반대로 물품 부족을 연상시킨 것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을 시작으로 인종과 국적에 대한 차별이 순식간에 확산된 것, 지난 2월 아프가니스탄의 SNS에 중국 음식점이 불타는 가짜 동영상이 퍼진 것, 대만에서 ‘병원에서 마스크를 무료로 나눠준다’는 거짓 트윗이 퍼지면서 병원이 군중들에게 포위되는 소동이 벌어진 것 등도 사례로 들었다. 하시모토 요시아키 도쿄여대 교수는 “인간은 정보를 접하는 것만으로도 행동이 바뀐다”면서 “데이터 이코노미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정보과잉은 이제 세계가 직면한 새로운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코로나로 미뤄졌던 삼성전자 공채 문 열렸다

    코로나로 미뤄졌던 삼성전자 공채 문 열렸다

    코로나19 사태로 예년보다 한달 가량 연기됐던 삼성전자의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 문이 열렸다.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13일까지 입사 지원서를 받아 다음 달 오프라인 시험인 ‘삼성 직무적성검사’(GSAT)를 치를 예정이다. GAST는 국내에서는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5개 지역에서, 해외에서는 미국 뉴저지와 로스앤젤레스 등 2곳에서 치러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직무적성검사는 대규모 인원이 응시하는 만큼 코로나19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어떻게 진행할지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원자들의 면접은 5∼6월에, 건강검진은 6~7월에 치러진다. 지원 자격은 8월 이전 졸업 또는 졸업 예정자다. 모집 분야는 소비자가전(CE), IT·모바일(IM), 반도체·디스플레이(DS) 부문 등이다.삼성전자 3급 공채에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SW) 역량테스트도 5월 중에는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SW 역량테스트는 매월 진행되는 시험이지만, 코로나19로 2월부터 시험이 연기돼 왔다. 삼성전자는 2018년 8월 미래를 위한 성장기반 구축을 위해 3년간 180조원 신규 투자와 4만명을 직접 채용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SDS,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들도 이날부터 13일까지 서류 접수를 받으며 채용 절차에 들어갔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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