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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젠슨 황 효과… ‘AI 반도체’ 인력·자본 다 빨아들이는 대만

    젠슨 황 효과… ‘AI 반도체’ 인력·자본 다 빨아들이는 대만

    엔비디아, 블랙웰 발표 3개월 만에 HBM4 12개 신제품 ‘루빈’ 첫 공개대만, 엔비디아 공급망 핵심 역할AMD “차세대 가속기 4분기 출시” 주도권 찾기 위해 삼성과 동맹 관심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영향력을 보여 주는 자리 같다.”(국내 한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 4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일정으로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국제 컴퓨터쇼 ‘컴퓨텍스 2024’가 개막 전부터 전 세계 IT 업계의 주목을 받는 배경으로 ‘젠슨 황 효과’가 꼽힌다. 올해는 인텔, 퀄컴, AMD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CEO가 총출동하면서 컴퓨텍스의 위상도 ‘동북아시아 최대’에서 ‘세계 최대’ 반도체·IT 전시회로 격상됐다. 파운드리(위탁생산)와 팹리스(반도체 설계), 디자인, 후공정 분야를 함께 키워 놓은 게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경쟁력으로 부각되면서 대만 반도체 생태계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메모리반도체 1위’ 국가인 한국도 뒤늦게 생태계 확장에 나서고 있지만 인력·자본의 ‘대만 쏠림’ 우려가 커지면서 이미 벌어진 격차를 좁히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3일 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컴퓨텍스 2024 개막 이틀 전인 지난 2일 주요 IT 기업 중에선 가장 먼저 기조연설을 하며 주목도를 최대로 끌어올렸다. 황 CEO는 이 자리에서 “처음 공개하는 것이고 (언급을) 후회할 수도 있지만 우리의 다음 세대 플랫폼은 ‘루빈’”이라며 차세대 AI 플랫폼을 최초로 공개했다. 지난 3월 엔비디아의 AI 칩인 호퍼를 이을 차세대 AI 칩 ‘블랙웰’을 공개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신제품 로드맵을 공개한 것이다. 2026년 출시되는 루빈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6세대 제품인 HBM4 8개, 2027년 출시할 루빈 울트라에는 HBM4 12개를 탑재할 계획이다. 기존 AI 플랫폼과 비교해 4~8개 더 많은 HBM을 탑재한다는 점에서 HBM을 생산하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그리고 마이크론의 경쟁 구도는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전시회에는 전 세계 기업 1500여곳이 참가했는데 국내 업체 중에선 SK하이닉스가 올해 처음으로 부스를 꾸렸다. 황 CEO가 대만 전시회에서 향후 계획을 발표한 것은 그만큼 대만이 엔비디아의 반도체 공급망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걸 보여 주는 방증이기도 하다. 황 CEO는 지난달 말 대만 IT 업계 CEO들과 비공개 만찬을 한 뒤에도 “AI로 인해 대만에는 절호의 기회가 왔다”며 “대만이 전 세계 과학기술산업의 중심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CEO가 대만 띄우기에 나선 건 단지 그가 대만계라서가 아니라 파운드리 1위 업체인 TSMC의 생산 거점을 중심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탄탄하게 다져진 대만 반도체 생태계가 AI 시대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전시회에는 엔비디아뿐 아니라 인텔, 퀄컴, AMD, ARM 등 굴지의 반도체 업체 CEO들도 직접 참가했다. 리사 수 AMD CEO는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AMD 인스팅트 MI325X 가속기’와 함께 5세대 AMD 에픽 서버 프로세서, 라이젠 AI 300 시리즈 등 신제품을 미리 선보였다. MI325X 가속기는 5세대 HBM3E를 탑재한 제품으로 오는 4분기 출시될 예정이다.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의 협력 체계가 굳혀진 것처럼 AMD가 AI 가속기 시장에서 주도권을 찾기 위해 삼성전자와 손잡을지도 관심사다. 업계에선 삼성의 HBM3E 탑재가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메모리와 비메모리 반도체의 경계선이 허물어지면서 비메모리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 살아남는 구조가 되고 있다”면서 “우리 기업으로서는 굉장히 불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남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객원교수는 “대만이 예전부터 PC, 부품 업계에선 경쟁력을 갖고 있었다. 그런 네트워크가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우리 기업들도 반도체 협업에 필요한 유연한 사고, 오픈 마인드를 통해 기업 문화 DNA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속보] 최태원 “심려 끼쳐 죄송…SK 성장사 부정한 판결은 유감”

    [속보] 최태원 “심려 끼쳐 죄송…SK 성장사 부정한 판결은 유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3일 이혼 소송 항소심 판결과 관련해 “개인적인 일로 SK 구성원과 이해 관계자 모두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SK와 국가 경제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도록 묵묵하게 소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법부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지만 SK가 성장해온 역사를 부정한 이번 판결에는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SK와 구성원 모두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진실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열린 임시 SK수펙스추구협의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는 최근 이혼 소송 항소심 판결이 최 회장 개인을 넘어 그룹 가치와 역사를 심각히 훼손한 만큼 그룹 차원의 입장 정리와 대책 논의 등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경영진의 발의로 임시 소집됐다. 회의에는 최 회장과 최 의장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이번 판결로 지난 71년간 쌓아온 SK그룹의 가치와 그 가치를 만들어 온 구성원의 명예와 자부심에 큰 상처를 입어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안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것 외에 엄혹한 글로벌 환경 변화에 대응하며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등 그룹 경영에 한층 매진하고자 한다”며 “그린·바이오 등 사업은 양적 성장보다 내실 경영에 기반한 질적 성장을 추구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반도체 등 디지털 사업 확장을 통해 ‘AI 리더십’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그룹 DNA인 SK경영관리시스템(SKMS) 정신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사랑받고 대한민국 사회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말했다. 최 회장은 CEO들에게 “구성원의 행복 증진을 위해서 모두 함께 따뜻한 마음을 모으자”고 당부하면서 “저부터 맨 앞에 서서 솔선수범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서울고법 가사2부는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에서 “원고(최 회장)가 피고(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로 1조 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하면서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자금 300억원이 SK그룹으로 흘러 들어갔고 그룹 성장에 역할을 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 ‘빅이어’ 15번째 키스… 레알의 ‘♥ 시그널’

    ‘빅이어’ 15번째 키스… 레알의 ‘♥ 시그널’

    ‘별들의 전쟁’에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가 가장 크게 웃었다. ‘축구 명가’ 레알 마드리드가 2년 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통산 15번째 우승컵을 차지했다. 세계적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까지 가세할 예정인 만큼 공격력이 한층 막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레알 마드리드는 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UCL 결승에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를 2-0으로 제압하고 우승컵 ‘빅이어’를 들어 올렸다. 이로써 레알 마드리드는 2021~22시즌 이후 2년 만이자 구단 통산 15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최근 10년 새 6차례 우승컵을 안으며 유럽 최강임을 재확인했다. UCL 두 번째 우승 횟수는 AC밀란(이탈리아)의 7회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 역시 지도자로 UCL 최다인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을 이끈 명장 지위를 굳건히 했다. 뒤를 이어 밥 페이즐리, 지네딘 지단, 페프 과르디올라가 3회 우승했다.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레알 마드리드의 미드필더 토니 크로스는 개인 통산 여섯 번째로 UCL 우승의 영광을 안으며 축구화를 벗었다. 팀 동료 루카 모드리치, 나초 페르난데스, 다니 카르바할과 나란히 이 대회 최다 우승 기록을 경신했다. 반면 도르트문트는 웸블리와의 악연을 이어 갔다. 도르트문트는 11년 전 2012~13시즌 대회 결승이 열린 이곳에서 바이에른 뮌헨에 패해 준우승에 그친 아픈 기억이 되살아났다. ‘낭만의 아이콘’ 마르코 로이스는 11년 전에 이어 이번에도 준우승에 그치며 도르트문트를 떠났다. 레알 마드리드는 전반전에는 예상과 달리 도르트문트의 강한 압박에 막혀 고전했다. 그러나 도르트문트도 결정적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하고 전반전을 마쳤다.레알 마드리드는 후반전부터 ‘UCL DNA’를 발휘했다. 조금씩 분위기를 가져온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 29분 코너킥에서 카르바할의 헤더로 선제골을 만들었다. 키 173㎝의 단신 수비수가 낌짝 헤더골로 전세를 뒤집었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 UCL 2호 골을 터뜨린 카르바할은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이후 도르트문트가 거세게 몰아붙였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추가골을 터뜨리며 달아났다. 후반 38분 도르트문트 수비진의 패스 실책을 놓치지 않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감각적인 슈팅으로 쐐기골을 터뜨렸다. 안첼로티 감독은 경기 직후 “(결승이나 우승에) 절대 익숙해지지 않는다. 항상 예상보다 어렵고 정말 힘든 경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도 내 꿈은 계속된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 시즌 통산 여섯 번째 UCL 우승에 도전한다. 안첼로티 감독의 꿈은 프랑스에서 6시즌 연속 득점왕에 오른 음바페와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
  •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 결혼, 4만 7000년 전부터 시작되었다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 결혼, 4만 7000년 전부터 시작되었다

    인류와 근친이지만 이제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네안데르탈인의 특성 중 일부는 현대인의 DNA에 여전히 남아 있다. 현대인의 알레르기, 우울증 관련 유전자는 물론 ‘아침형 인간’ 유전자도 네안데르탈인에게서 유래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그렇다면 네안데르탈인은 언제, 어떻게 인류와 연결됐던 것일까.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UC버클리)와 로체스터대, 영국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현생인류에게 네안데르탈인 유전자가 섞여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약 4만 7000년 전부터라고 29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사전 논문 공개 사이트인 ‘바이오 아카이브’에 실렸다.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는 약 50만년 전에 갈라져 네안데르탈인은 유라시아, 현생인류는 아프리카에 주로 살았다. 그러다가 현생인류는 약 7만년 전 아프리카를 떠나 유라시아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이 과정 중 오늘날의 중동이나 유럽에서 네안데르탈인과 만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서유럽과 아시아에서 입수한 4만 5000~2200년 전 호모 사피엔스(현생인류) 59명의 화석과 현대인 275명의 유전체를 비교 분석해 네안데르탈인 DNA 영역을 조사했다. 그다음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네안데르탈인 유전자 진화를 추적·분석했다.이번 연구에 따르면 약 4만 7000년 전부터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현생인류에게 유입되기 시작했다. 그 이전에도 소규모로 호모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이 만났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들의 후손은 현대에까지 유전자를 남기지 못했다. 그런데 4만 7000년 전부터 갑자기 짝을 이루는 사례가 늘어났으며 이런 분위기가 약 6000~7000년 동안 지속되면서 현생인류에게 네안데르탈인 DNA가 남게 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그런가 하면 독일 튀빙겐대 고고과학연구소와 고등과학연구센터, 영국 브리스톨대, 미 조지워싱턴대 인류학과 공동 연구팀은 네안데르탈인 아이들과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 아이들이 비슷한 수준의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발달 단계에 미치는 영향은 달랐다고 29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5월 24일자에 실렸다. 치아의 얇은 에나멜층(법랑질)을 분석하면 질병, 감염, 영양실조, 외상 등 어린 시절 겪었던 다양한 스트레스 요인을 찾을 수 있다. 이에 연구팀은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의 치아를 분석해 두 인류 종의 육아 방식과 행동 전략을 찾기로 했다. 연구팀은 네안데르탈인의 치아 423개와 구석기 시대 현생인류 치아 444개의 에나멜층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네안데르탈인과 구석기 시대 현생인류의 치아에서 드러난 에나멜 결함은 비슷하지만 이런 결함이 나타나는 시기는 전혀 달랐던 것으로 밝혀졌다. 충치와 같은 에나멜 결함이 구석기인들에게서는 1~3세에 발생하기 시작해 아동기까지 이어졌지만 네안데르탈인의 경우는 이유기인 1세 전후에 나타나기 시작해 2~4세 이후에는 감소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구석기인 아이가 이유기 때 겪는 스트레스는 에너지 요구량이 늘어나 영양실조 위험이 증가하면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현생인류는 아이에 대한 돌봄 기간이 네안데르탈인들보다 더 길어지고 아이들에게 음식 접근 기회를 더 많이 제공했으며 궁극적으로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도모하는 전략을 통해 영유아기 이후 아이들의 발달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스트레스를 줄였다. 이런 육아 방식의 변화가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의 생존 경쟁에서 인류가 승리하는 요인이 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스페인 요리에 매료된 어느 이탈리아 요리사의 고백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스페인 요리에 매료된 어느 이탈리아 요리사의 고백

    가끔 스스로를 이렇게 소개하곤 한다. 이탈리아에서 요리를 배웠고, 가장 좋아하는 와인은 프랑스 와인이며, 지금은 스페인식 타파스바를 운영하고 있노라고. 이토록 아이러니한 삶이라니. 듣는 이가 웃으라고 하는 농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진심이다. 파스타의 매력에 빠져 요리의 길에 접어들게 한 이탈리아는 지금의 나를 낳은 어머니 같은 존재다. 이탈리아 와인으로 시작했지만 이것저것 마시다 보니 프랑스 와인의 섬세함에 유독 매료됐다. 마치 첫사랑 같다고 할까. 이탈리아 유학을 마치고 난 후 견문을 넓히고자 밟은 스페인 땅에서 나지막이 이렇게 외쳤다. ‘아, 스페인으로 유학 올걸….’ 그 후로 스페인을 더 많이 찾고 스페인 음식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어머니에게서 태어났지만 나를 기른 아버지 같은 존재랄까. 뭇 남자들이 그러하듯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첫사랑의 영향을 받고 남자는 세상에 던져진다. 스페인의 매력이 무엇이냐고 묻는 손님들을 종종 만난다. 그럴 때면 이렇게 대답한다. 이토록 전 국민이 음식에 진심인 나라는 흔치 않다고 말이다. 어떻게 알 수 있냐고 하면 그 나라의 식당과 시장에 가 보면 된다. 시장에 있는 식재료들의 품질이 좋고 다양할수록, 음식을 허투루 내는 경우가 적을수록 식문화 수준이 높은 편이라는 걸 깨닫는다. 그런 곳일수록 음식이 형편없는 식당 같은 건 애초에 유지조차 되지 않아 자연스럽게 도태되기 마련이다. 그토록 많은 곳을 다녔지만 스페인에서 음식으로 실망한 적은 별로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그렇다면 스페인 요리의 매력은 뭘까. 요리사의 관점으로 볼 때 프랑스는 고급 요리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데엔 이견이 없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돈이 있는 만큼만 잘 먹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탈리아 요리는 일상의 영역에서 꽤 다양함을 추구하지만 깊게 들여다보면 프랑스 요리에 열등감을 갖고 있는 듯한 모습을 꽤 목격하게 된다.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의 이탈리아 요리들은 프랑스 요리의 그것과 거의 차이가 없어 보인다. 고급 식당에선 파스타의 유무로 프랑스 요리와 이탈리아 요리를 겨우 구분할 수 있을 정도다. 스페인 요리는 이탈리아나 프랑스에 비해 직관적이다. 손을 많이 더하지 않아도, 복잡한 스킬을 구사하지 않더라도 좋은 재료가 갖고 있는 맛을 잘 내는 데 일가견이 있다. 토마토, 올리브오일, 마늘, 고추만 있으면 그 어떤 재료를 쓰더라도 간단하지만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 입맛에도 이탈리아, 프랑스보다는 마늘과 고추를 잔뜩 쓰는 스페인 요리가 더 맞는 편이다.스페인을 찾는 관광객들은 주로 남쪽을 향한다. 관광 아이콘들이 주로 남쪽에 있기 때문이다. 먹는 데 더 진심인 식도락가라면 남쪽보다는 북쪽을 향하는 걸 권장한다. 음식에 진심인 스페인인 중에서도 북쪽의 바스크 지역 사람들은 스스로가 음식 그 자체인 사람들이다. 흔히 타파스라고 불리는 안주 겸 식사거리인 작은 음식 중에서도 핀초스를 탄생시킨 곳이다. 빵에 각종 재료를 올린 후 꼬챙이에 꽂아 나온 타파스를 핀초스라고 하는데 바스크 지방의 주도인 산세바스티안(도노스티아)은 핀초스 바가 즐비해 있다. 한 도시 안에 미슐랭 별이 가장 많은 곳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길거리 음식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고급 요리를 한곳에서 맛볼 수 있다. 해산물을 좋아한다면 대서양이 인접한 북쪽 지방 서쪽 끄트머리에 있는 갈리시아 지방을 한번 찾아가 보는 것도 좋다. 그 유명한 스페인식 문어 요리와 홍합, 각종 해산물 요리의 본산이다. 바스크 지역과 갈리시아 지역 사이에 있는 아스투리아스 지역은 산이 많아 낙농업이 발달했는데 질 좋은 유제품들과 염소고기, 콩과 돼지고기, 모르시야란 스페인식 피순대를 넣어 겨울을 이겨 낼 수 있는 따듯한 수프인 파바다가 유명하다. 사과주인 쿰쿰한 시드라도 이 지역만의 별미다. 스페인엔 이베리코 돼지만 있는 건 아니다. 품질 좋은 소고기로도 유명한데 어느 식당에서든 ‘출레톤’이란 이름이 보이면 반드시 주문해 봐야 할 필요가 있다. 두꺼운 뼈등심스테이크를 부르는 말인데 우리가 흔히 먹는 기름 낀 소고기보다 훨씬 부드러우면서 담백한 맛으로 인해 고기에 대한 관념이 바뀔 수도 있다. 탄수화물에 대한 욕구만 내려놓는다면 스페인은 음식에 있어선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지금은 스페인에 한껏 매료돼 있지만 아직 가 보지 않은 미지의 세계와 조우하면 또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사실 다음 목적지는 이미 정해 놓은 상태다. 기회가 온다면 남미 요리에 담긴 스페인 요리의 DNA를 찾아 나설 계획이다. 갑자기 업종이 바뀌어도 이해해 주시기를. 장준우 셰프 겸 칼럼니스트
  • 예체능 DNA 타고난 ‘효성의 아들’[2024 재계 인맥 대탐구]

    고 조석래 명예회장의 세 아들은 예술과 체육에 진심이다. 아마추어로 즐기는 정도가 아니라 프로급인데, 1960년대 미국에서 유학했던 조 명예회장의 자유로운 사고방식과 관련이 있다. 조 명예회장은 1973년 그룹 산하에 효성여자배구단을 창단해 운영했고, 1980년부터 3년 8개월 동안 대한배구협회장을 지냈다. 상당한 양의 음반을 소장했을 정도로 음악도 즐겼다. 세 아들도 학창 시절 체육과 예술에 두각을 나타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미국 세인트폴 고등학교 재학 당시 동양인 최초로 야구팀 주장을 맡았다. 사회인 야구 경기에 직접 투수로 등판하고 야구를 통해 직원들과도 소통한다. 야구의 속성을 기업 경영에 비유해 실질적 성과(득점)가 있어야 생존과 발전이 가능하고 조직의 팀워크(수비조직력, 팀플레이)에 위기관리 능력을 더해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야구 경영론’을 강조한 바 있다. 어린 시절 꿈은 대학 건축학 교수였고, 미술에도 조예가 깊어 이탈리아 바티칸박물관 복구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전국에 흩어진 문화재를 찾고 보존하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차남인 조현문 전 부사장은 보성고등학교 동창인 고 신해철과 대학 시절 함께 결성한 ‘무한궤도’의 신시사이저(키보드)를 맡아 1988년 대학가요제에서 ‘그대에게’로 대상을 받은 일화로 유명하다. 삼남 조현상 부회장은 예술과 체육을 겸비했다. 조 부회장은 스피드스케이트 선수로 전국빙상경기대회에서 우승했고, 연세대를 다니다 교환학생으로 갔던 브라운대 재학 당시 축구팀 대표선수로도 활약했다. 음악에도 재능이 있어 브라운대의 아카펠라 그룹 재버웍스(Jabberwocks)에서 활동했다. 이 그룹의 첫 해외 공연이 1994년 1월 모교인 연세대 백주년 기념관에서 열렸는데, 조 부회장이 이를 추진했다. 그의 부인은 서울대 음대에 비올라 수석으로 입학해 줄리아드 음대와 예일대 음대에서 학·석사를 받은 김유영씨다. 26세에 뉴욕대 조교수로 임용됐던 그는 연주자로서 최고의 영예인 미국 카네기홀 선정 차세대 음악인에 두 번(2004, 2006년)이나 이름을 올렸고, 세계적 첼리스트 요요마의 실크로드 앙상블 단원으로 협연을 벌여 왔다.
  • 교통사고 후 사라진 女운전자…11년째 생사도 몰라

    교통사고 후 사라진 女운전자…11년째 생사도 몰라

    2013년 5월 27일 오후 8시, 경상남도 진주시 남해고속도로 24번 나들목에서 모닝 차량 운전자 강임숙씨가 연기처럼 사라졌다. 11년째 사라진 흔적은 물론 생존 반응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당시 남해고속도로에서는 3분 간격으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먼저 서모씨(가명) 부부가 타고 있던 BMW 차량이 우측에 있던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멈췄다. 약 3분 뒤, 모닝 차량을 몰던 강씨가 서씨 부부 사고 현장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중앙분리대에 충돌했다. 사고 목격자는 119에 “여기 교통사고가 발생했는데 중요한 건 운전자인지 조수석에 있는 사람인지 도로 위에 떨어져 있다”고 신고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2차선에 사람이 일직선으로 누워 있었다. 차가 오니까 피하려고 했는지 몰라도, 누운 채로 두 바퀴 정도 굴렀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8분 후, 사고 차량을 견인하기 위해 레커차 4대가 차례대로 도착했다. 이후 20분 뒤 쯤 경찰이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 경찰이 도착했을 때 서씨 부부는 가드레일 밖에서 경찰을 기다리고 있었고 강씨는 사라진 상태였다. 강씨 차 안에는 지갑, 휴대전화, 신발 등 소지품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당시 강씨 차를 견인하려다 실패한 B 레커차 기사는 “견인할 때부터 차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고 증언했다. 이에 경찰은 강씨가 사망 후 유기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역주행 레커차, 강씨 유기했나…“범칙금 낼까 봐” 해명 수사 초기, 경찰이 지목한 용의자는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했던 A 레커차와 B 레커차 기사다. 이 중 서씨 부부 쪽에 역주행으로 온 B 레커차 기사가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B 기사가 차의 방향을 돌리는 과정에서 강씨를 쳤다는 가설이 나왔다. 당시 B 기사가 A 기사에게 “내가 왔었다는 것을 경찰에게 비밀로 해달라”고 말했고, A 기사는 이를 나머지 두 대의 레커차 기사들에게 전달했다. B 기사는 현장에 빨리 도착하기 위해 역주행을 했으나, 당시 어떤 차도 견인하지 못하자 역주행 탓 범칙금을 낼까 걱정돼 이 같은 발언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사람을 치었으면 느낌이 있었을 텐데, 그런 느낌이 전혀 없었다면서 결백을 주장했다. 실제로 B 기사의 차량에는 강씨의 혈흔이나 옷가지 등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고 특이 사항도 없었다. B 기사는 “일단 제가 역주행으로 들어갔으니까 경찰이 저를 많이 의심하더라. 차는 국과수에 보름 정도 있었고, 저도 1~2년 가까이 조사를 받았다. 일도 제대로 못 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고 토로했다.사고난 BMW 부부는 “조작” 2차 사고 부인 강씨 차량 앞 유리 조수석 부분에서는 14가닥의 머리카락이 발견됐다. DNA 분석 결과, BMW 조수석에 타고 있던 서씨 아내의 머리카락으로 밝혀졌다. 이에 경찰은 서씨 부부가 사고를 당한 뒤 먼저 깨어난 아내가 차량 밖으로 나와 도움을 요청하던 중 강씨 차량에 치였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후 정신을 차린 서씨가 이 상황을 보고 강씨를 해코지한 뒤 유기했을 가능성을 고려했다. 사고 당시 서씨 아내는 흉부나 복부, 골반 등 왼쪽에만 상당히 심한 충격이 가해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따라서 차 안에서 혼자 걸어 나오기 쉽지 않았을 것이며 이 상태로 가드레일을 넘어가는 것조차 힘들다는 분석이 나왔다. 법과학기술연구소 박승범 소장도 서씨 아내가 가드레일을 직접 넘어갔다기보다 강씨와의 2차 사고로 인해 가드레일 바깥쪽으로 날아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도로교통사고 감정사는 모닝 차량을 분석한 결과 “전형적인 차량과 보행인의 충격 손상, 조수석 쪽 깨진 앞 유리는 사람의 머리로 충격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씨 부부는 머리카락 자체가 ‘조작’이라며 모닝에 부딪힌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남편은 “아내를 119 들것에 옮길 때 견인차 기사들이 도왔는데, 이때 머리카락을 뽑아 (무언가를 감추기 위해) 증거를 조작한 게 아닐까 싶다”고 목소리 높였다. 경찰은 서씨 부부가 사고 직후 의식을 잃었을 때부터 레커차가 도착한 시간까지 현장에서 일어난 일을 알아보기 위해 서씨 부부와 레커차 기사를 대상으로 최면수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이들의 증언에는 한 가지 일치하는 점이 있었다. BMW 조수석에 타고 있던 여성과 같은 옷차림을 한 여성 즉, 서씨 아내가 당시 고속도로 위에 누워있다는 모습을 봤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서씨 부부는 강씨와의 2차 사고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담당 경찰은 서씨 아내가 강씨 차량과 충돌한 뒤 단기 기억상실을 겪은 것으로 추정하며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10만원만 빌려주세요”…맨발로 갓길 걷던 여성은 누구? 강씨 실종 사건이 발생한 당일, 사고 지점 인근에서 우산도 없이 비를 맞으며 갓길로 걷고 있는 여성을 봤다고 증언한 목격자가 등장했다. 목격자에 따르면, 해당 여성은 지갑을 잃어버렸으니 10~15만원을 빌려달라고 부탁했다. 목격자는 현금 3만원을 빌려줬다면서 여성이 계좌번호와 전화번호를 적어갔고, 강씨와 외모가 비슷하다고 증언했다. 이외에도 “사고 현장 근처에서 맨발의 여자가 갓길로 뛰어가는 모습을 봤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당시 특공대, 잠수부, 수색견 등을 동원하는 등 다각도로 수색 활동을 벌였지만, 강씨를 찾을 수 없었다. 한편 강씨가 총 12건의 보험에 가입돼 있고 그중 운전자 관련된 것만 6건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게다가 강씨가 당시 지인을 통해서 1억원 정도 투자했는데, 투자금을 받지 못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다고 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강씨가 보험금을 타기 위해 스스로 잠적했다고 의심했다. 한 레커차 업체 직원은 “강씨가 혼자 도망갔을 가능성이 60%다. 보험금을 노려서 그랬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남편은 현재 강씨의 사망 신고가 확정됐다며 “애들도 있어서 보험금 6~7억원을 찾아보려고 했는데 그것도 희망이 없는 것 같다. 절망 상태다. 아내도 못 찾고, 사람도 잃고, 돈도 잃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아내가 사라진 지 8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생사를 모르니) 세월이 지나서 죽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살아 돌아온다면 얼마나 좋겠냐. 지금 외롭게 8년째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 ‘왕의 DNA’ 교육부 5급 사무관, 정직 3개월 중징계

    ‘왕의 DNA’ 교육부 5급 사무관, 정직 3개월 중징계

    아이가 ‘왕의 DNA’를 가졌다는 내용이 적힌 문서를 자녀의 담임교사에게 보내 갑질 논란을 일으켰던 교육부 사무관이 중징계에 해당하는 정직 처분을 받았다. 23일 교육계에 따르면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는 최근 교육부 5급 사무관 A씨에 대해 정직 3개월 처분을 통보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자녀의 초등학교 담임교사에게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A씨에 대해 감사를 진행했다. 이후 교육부는 “A씨가 학교 등에 과도한 요구를 하며 정당한 교육활동에 부당하게 간섭했다”고 보고 중앙징계위원회에 중징계 의결을 요구했다. A씨는 2022년 10월 초등학생이었던 자녀의 담임교사를 경찰서와 지방자치단체에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하고 학교에 담임교사 교체를 요구했다. 담임교사가 교체된 뒤 A씨는 새 담임교사에게 공직자통합메일을 활용해 “왕의 DNA를 가진 아이이기 때문에 왕자에게 말하듯이 듣기 좋게 돌려서 말해도 다 알아듣는다” “하지 마. 안 돼. 그만!! 등 제지하는 말은 ‘절대’ 하지 않는다”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보낸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A씨는 이후 사과문을 통해 “‘왕의 DNA’라는 표현은 아동 치료기관 자료의 일부”라며 “학교 적응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를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찾아간 기관에서 준 자료를 전달한 것이 선생님께 상처가 됐을 것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 ‘왕의 DNA 가진 아이’ 갑질 논란 교육부 사무관, 정직 3개월 중징계

    ‘왕의 DNA 가진 아이’ 갑질 논란 교육부 사무관, 정직 3개월 중징계

    자녀가 ‘왕의 DNA’를 가졌다는 등의 내용이 적힌 문서를 자녀의 담임교사에게 보내 ‘갑질 논란’을 일으킨 교육부 사무관이 정직 처분을 받았다. 23일 교육계에 따르면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는 최근 교육부 5급 사무관 A씨에 대해 정직 3개월 처분을 통보했다. 공무원 징계는 파면·해임·강등·정직 등 중징계와 감봉·견책 등 경징계로 나뉜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A씨가 자녀의 초등학교 담임교사에게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A씨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고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에 중징계 의결을 요구했다. 5급 이상 공무원의 징계는 중앙징계위원회가 심의·의결한다. A씨는 2022년 10월 초등학생이었던 자녀의 담임교사 B씨를 경찰서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하고, 학교에 담임교사 교체를 요구했다. 이에 담임 교사가 C씨로 교체됐는데 A씨는 C씨가 부임한 직후 “왕의 DNA를 가진 아이이기 때문에 왕자에게 말하듯이 듣기 좋게 돌려서 말해도 다 알아듣는다”, “하지 마. 안돼. 그만! 등 제지하는 말은 ‘절대’ 하지 않는다” 등의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보낸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A씨는 이후 사과문을 통해 “‘왕의 DNA’라는 표현은 아동 치료기관 자료의 일부”라며 “학교 적응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를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찾아간 기관에서 준 자료를 전달한 것이 선생님께 상처가 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B씨는 아동학대와 관련한 경찰·검찰 조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며 A씨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 고려아연 “영업 전략 재정비로 서린상사 경쟁력 높일 것”

    고려아연 “영업 전략 재정비로 서린상사 경쟁력 높일 것”

    75년 동업 및 공동경영을 이어오다 갈등을 겪고 있는 고려아연(최윤범 회장)과 영풍그룹(장형진 고문)이 법정 다툼까지 벌였던 서린상사의 경영권을 고려아연이 사실상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 측은 “기업 맞춤형 영업 전략을 재정비해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22일 고려아연은 법원(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50부)의 결정에 따라 6월 중순 이후 서린상사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내이사 4명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서린상사 임시주총에서 법원의 허가에 따라 자사 측 사내이사 4명을 이사회에 합류시킬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4대 3인 서린상사 이사회의 구성은 고려아연 8, 영풍 3으로 바뀐다. 사실상 고려아연이 경영권을 쥐게 되는 것이다.서린상사는 최창걸(83) 고려아연 명예회장이 1984년 설립한 회사다. 최 명예회장은 ‘고려아연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제품 제조뿐 아니라 해외 영업력을 동시에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고려아연 내에 해외영업부를 두는 대신 별도 법인으로 서린상사를 설립했다. 그리고 지난 40년 동안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는 물론 호주 자회사 썬메탈(SMC)에서 생산한 각종 비철금속의 수출과 판매 등을 도맡았고, 영풍이 생산한 제품의 수출까지 담당했다. 품목 측면에서 아연을 시작으로 두 회사가 생산하는 연(납), 알루미늄, 구리 등 다양한 비철금속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해 왔다. 그리고 고려아연이 비철금속 세계 1위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수출을 전담해온 서린상사 역시 안정적인 성장을 기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매출과 영업이익 등 실질적 사업경쟁력이 주춤했다. 2014년 2772억원이던 서린상사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지난해 1조5290억원으로 약 5.5배 넘게 커졌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6억원에서 175억원으로 약 2.7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2022년 2조4355억원이었던 매출액이 1년 만에 무려 37% 가량 하락했고, 영업이익 또한 570억원에서 70%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고려아연은 서린상사의 최근 실적이 급격히 악화한 원인을 영풍의 석포제련소 감산 등으로 인한 사업 차질에서 찾고 있다. 영풍은 지난해 12월 석포제련소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로 인해 일부 공정이 중단되면서 지난 3월에도 20% 감산 체제였다. 서린상사의 경영 효율을 높이기 위해 영풍과의 관계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또 기업 맞춤형 영업 전략과 판매 활동을 통해 실적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설립 취지에 맞게 해외 영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방안을 서린상사와 함께 모색하겠다” 며 “설립자의 뜻을 이어받아 고려아연의 DNA를 되살리고, 서린상사를 고려아연의 해외 영업 전진기지로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린상사는 고려아연과 최 씨 측 지분이 70%에 육박했지만, 지난 2014년부터 영풍 측에서 대표이사를 맡으며 양사 간 우호의 상징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고려아연과 영풍이 갈등을 빚고 법적 다툼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최 회장 측과 장 고문 측은 지난 3월 고려아연 정기주총에서 최초로 배당과 정관변경안을 놓고 표 대결을 벌였다. 또 영풍은 고려아연의 HMG글로벌과의 사업협력을 문제 삼으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고려아연도 영풍과의 원료공동구매 계약을 종료하고, 황산 취급 대행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하는 등 양사 간 동업관계가 끊어지고 있다. 여기에 서린상사를 둘러싸고도 갈등을 빚으면서 더 이상 ‘양사 간 우호의 상징’이란 구조를 유지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 하마스가 침 뱉으며 끌고 다닌 ‘나체 여성’, 결국 시신으로 발견 [포착]

    하마스가 침 뱉으며 끌고 다닌 ‘나체 여성’, 결국 시신으로 발견 [포착]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 지역을 기습 공격했을 당시, 나체로 하마스 대원들의 차량에 실린 채 끌려갔던 2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AP통신의 1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ᄄᆞ르면, 이스라엘군은 최근 독일계 이스라엘인인 샤니 루크(22), 아미트 부스킬라(28) 등 여성 2명과 이츠하크 겔레렌테(56) 등 남성 1명까지 총 3명의 인질을 시신 상태로 발견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하마스가 지난해 기습 공격 당시 노바 음악 축제 행사장에서 이들을 살해한 뒤 시신을 가자지구로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으나 시신 발견 장소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번에 시신으로 돌아온 3명 중 한 명인 샤니 루크는 하마스의 기습 공격 당시 나체 상태로 그들의 트럭에 실려 끌려갔던 여성으로 확인됐다. 지옥을 연상케 하는 하마스 기습 공격 당시를 촬영한 영상은 노바 음악 축제를 즐기던 루크가 나체 상태로 하마스 대원들이 탄 트럭에 실려가는 모습을 담고 있었다.가자지구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해당 영상 속에서 하마스 대원들은 의식 불명 상태로 보이는 루크의 몸 위에 걸터앉아 총을 든 채 환호성을 질렸다. 트럭 주위를 에워싼 군중 일부가 아랍어로 “신은 위대하다”고 외치며 루크의 몸 위로 침을 뱉는 등 모욕을 서슴지 않았다. 하마스 대원들이 나체 상태의 루크를 트럭에 싣고 가자지구 시가지를 행진하는 모습은 잔인한 하마스 공격의 상징처럼 남게 됐다. 그리고 같은 달 30일, 이스라엘 외무부는 루크의 사망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한 뒤 루크의 머리뼈 일부를 발견했고, DNA 검사 결과 루크의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당시 루크의 어머니인 리카르다는 “딸이 하마스 최초 공격 당시 머리에 총격을 입고 사망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매우 끔찍하지만 적어도 딸이 고통을 받지 않고 사망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루크의 아버지인 니심은 이번에 딸의 시신을 발견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 “오늘 아침 IDF(이스라엘군) 특공대 소속 병사들이 가자 지구에서 딸의 시신을 발견했다는 들었다”면서 “비교적 깊은 터널 속에 있었고, 그곳이 매우 추웠기 때문에 시신의 상태가 매우 좋았다”고 전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여전히 인질 약 100명이 가자지구에 포로로 잡혀있으며, 약 30명의 시신이 남겨져 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인질을 모두 집으로 데려오기 위한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산 자든 죽은 자든 모든 인질을 데려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 ‘파타야 살인’ 용의자 캄보디아 도주…미얀마 밀입국 가능성도

    ‘파타야 살인’ 용의자 캄보디아 도주…미얀마 밀입국 가능성도

    태국 파타야에서 30대 한국인 관광객이 납치·살해당한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1명이 국내에서 붙잡힌 가운데 나머지 용의자 2명이 태국과 인접한 캄보디아와 미얀마로 각각 달아났다고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13일 방콕포스트는 이 사건의 한국인 용의자 3명 중 1명은 한국으로, 1명은 캄보디아로 각각 달아났다고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나머지 1명은 태국 출국 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미얀마로 밀입국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으로 도피한 20대 A씨는 전날 오후 7시 46분쯤 주소지인 전북 정읍에서 긴급 체포됐다. 경찰은 지난 9일 국내 입국한 A씨의 동선을 추적해 주거지에서 검거했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혐의를 일체 부인하고 있다.태국 경찰은 공범 3명이 모두 한국에서 전과가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지난 3일 오전 태국 방콕의 한 클럽에서 한국인 남성 관광객 B(34)씨를 차에 태워 파타야로 데려간 뒤 살해하고 4일 밤 대형 플라스틱 통에 시멘트와 함께 넣은 뒤 인근 저수지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지 경찰은 저수지에서 발견된 B씨의 시신 손가락 10개가 모두 잘려져 있었다고 밝혔다. 범인들이 B씨의 신원 확인을 어렵게 하기 위해 손가락을 절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현지 경찰은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B씨의 누나와 사촌이 전날 태국에 도착했으며 경찰은 이들과 B씨 시신의 DNA를 비교해 신원을 확정할 방침이다.
  • ‘파타야 살인’ 관광객 시신 훼손돼…“고문 또는 지문 감식 방해”

    ‘파타야 살인’ 관광객 시신 훼손돼…“고문 또는 지문 감식 방해”

    태국 파타야에서 한국인들에 의해 납치 살해된 한국인 관광객의 시신이 훼손됐다는 현지 보도가 나오면서 한국인 피의자들이 피해자를 고문했을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태국 공영방송 TPBS은 파타야에서 납치 살해된 30대 한국인 관광객 A씨의 시신 손가락이 모두 절단된 상태였다고 13일 보도했다. TPBS는 “A씨가 사망하기 전 손가락이 절단됐다면 고문이 있었던 것으로 간주되며, 사망 후 절단됐다면 지문 감식을 어렵게 하기 위한 위장으로 간주된다”면서 “법의학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전했다. 시신의 신원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경남경찰청은 피해자 가족의 DNA를 채취해 태국 현지로 보냈다. TPBS는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마약과 관련이 없으며 피의자 일행과 친분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피의자 중 한 명은 2020년부터 태국을 8차례 드나들어 지리에 익숙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A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중 한 명은 지난 12일 오후 7시 46분쯤 전북 정읍에서 검거됐다. 20대 남성인 A씨는 체포 당시 저항을 하지 않았으며, 사건의 수사를 맡은 경남경찰청으로 압송됐다. 공범 2명에 대해서는 경찰이 태국 현지 경찰과 함께 국제 공조를 통해 수사하고 있다.
  • “반성 없는 정부·의료계…보여주기식 의개특위론 갈등 못 풀어”

    “반성 없는 정부·의료계…보여주기식 의개특위론 갈등 못 풀어”

    의과대학 정원 2000명 확대로 촉발된 의정(醫政) 갈등이 13일로 85일째를 맞았지만 해결의 실마리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신문과 비영리 공공조사 네트워크 ‘공공의창’은 얽히고설킨 난맥상을 풀어낼 단초를 마련하기 위해 정부, 의료계, 의료소비자 등 핵심 당사자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 김성근(전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 가톨릭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 박민숙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부위원장,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유정민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 의료체계혁신과장, 윤명기 전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전공의, 조승연 인천의료원장(가나다순)이 지난 7일 서울 중구 성공회빌딩의 한 회의실에서 만났다. 숙의토론 전문가인 이병덕 코리아스픽스 대표가 사회를 맡았다. 의사 집단행동 이후 핵심 당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좌담회를 한 것은 처음이다.의정 갈등의 본질 이병덕 코리아스픽스 대표 “이번 사태의 원인을 어떻게 보는가.” 윤명기 전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전공의 “젊은 의사들의 필수의료 지원율이 급감하고 환자가 수도권 대형병원에만 몰리는 등 의료 전달체계 붕괴가 심각하지만 그렇다고 의대 증원이 해법이 될 수는 없다. 의정 신뢰가 견고했다면 의사들이 정부 정책을 믿고 따랐을 것이다. 숫자부터 정한 뒤 ‘엄정 대응’이란 말을 써 가며 전공의들을 협박하는데 어떻게 따르겠나.” 조승연 인천의료원장 “사태의 본질은 단순한 의대 증원 여부나 규모가 아니다. 국민 대다수가 의대 증원에 찬성하는 것은 보건의료의 문제점을 체감해서다. 민간의료·영리 중심의 의료 시스템을 고쳐야 사태가 해결된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때부터 누적된 의정 갈등이 폭발했다. MZ세대와 기성세대 간 갈등도 한몫을 했다. 책임은 정부와 의료계에 있지만 양쪽 모두 반성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국민 앞에서) 반성부터 해야 한다.” 김성근 가톨릭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 “의료서비스 관리 체계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젊은 세대의 반감이 커지고 정부에 대한 신뢰마저 깨졌다. 우리나라는 전공의 수련 과정이 표준화되지 않은 이상한 교육제도를 갖고 있다. 의대 증원도 마찬가지다. 몇 명을 늘려야 하는지 구체적인 연구가 없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이번 사태로 의료 환경이 얼마나 ‘환자 중심’과는 거리가 멀고 ‘의사 중심’이었는지 전 국민이 알게 됐다. 생명과 직결된 진료과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떠났고, 의대 교수들도 환자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박민숙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부위원장 “수련병원 병상 가동률이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병원은 적자라며 직원들에게 희망퇴직을 권고하고 있다. 피해자가 더 나오지 않도록 의사들이 현장으로 돌아와야 한다.” 유정민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 의료체계혁신과장 “의사뿐만 아니라 간호사, 환자 모두 중요한 정책 대상이다. 의정 갈등으로만 치닫는 상황이 안타깝다. 현재의 문제와 미래의 의사 양성 과제를 해결하려면 의료인력, 전달체계, 전공의 수련 문제가 같이 해결돼야 한다.”필수의료 붕괴 대책 이병덕 대표 “필수·지역 의료를 개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조승연 원장 “10년 전 의대 증원을 시작했다면 서울에서 ‘응급실 뺑뺑이’가 벌어지진 않았을 것이다. 지금 의대 정원을 늘려도 10년 뒤에나 의사가 배출되고, 그 후로도 몇 년이 더 지나야 의사 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에 가까워진다. 2000명은 과도한 숫자가 아니다. 나도 의사이지만 도대체 왜들 그렇게 분노하는지 의사들에게 되묻고 싶다. 의사들은 국민이 왜 의사집단을 싫어하는지, 정부는 전공의들이 왜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지 냉철하게 접근해야 한다.” 박민숙 부위원장 “일은 험한데 의료사고 확률이 높고 보상은 낮은 데다 장시간 근무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가(의료행위의 대가)까지 낮으면 의사들이 필수과에 갈 동기부여가 안 된다. 국비를 넣어서라도 수가를 높여야 한다.” 안기종 대표 “수가의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 흉부외과 수가가 낮고 영상의학과 수가가 높다면 당연히 조정해야 한다. 의대 교수들조차 월급은 적은데 일은 힘드니 개원을 한다. 정부가 기금을 조성해 필수·지역의료를 지원하겠다는데 이와 관련한 기금이 조성되는 걸 본 적이 없다. 반드시 재원을 확보해 의료개혁의 밑바탕을 깔아야 한다.” 김성근 비대위원장 “단순히 수가만 올려선 필수의료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수가를 올리면 의사들이 일하던 병원에서 환자를 보는 게 아니라 개원을 한다. 무너진 의료체계를 동시에 바로잡아야 한다. 경증 환자는 의사 소견서 없인 응급실에 오지 못하게 하고, 중증외상센터를 만들어 국가가 운영 비용을 지원해야 한다. 결국 시설과 투자의 문제다.” 권용진 교수 “재정 원칙도 정해야 한다. 정부가 의료계와 협상해 수가를 정하고 보험료 인상분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무원칙한 재정 집행을 하니 국민은 화가 날 수밖에 없다. 의료서비스 수준을 어느 정도까지 올릴 것인지 사회적 합의를 하고, 무엇을 우선순위로 두고 어떤 재정을 투입할 것인지 원칙을 정해야 한다.” 유정민 과장 “재정 투입이 원칙 없이 이뤄지진 않는다. 다만 정부의 무한책임에는 동의한다. 병원은 이익을 얻고자 진료량을 늘렸고, 일이 늘어난 교수들은 전공의들을 제대로 교육할 수 없었다. 전공의들은 불만이 쌓여 폭발했다. 수가 문제 해결을 위해 (필수의료를 보장하고 의료의 질과 성과에 근거해 차등 보상하는) 공공정책수가와 대안형 지불제도를 활성화하려고 한다. 병상은 늘었지만 인력이 확충되지 않는 문제도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확대로 필수진료과 의사보다 개원의가 돈을 더 많이 벌게 됐다. 개혁 없이는 바꿀 수 없다.” 윤명기 전 전공의 “전문의 중심 대학병원을 만들지 못한 이유도 결국 수가 때문이다. 전공의들은 최저시급에 가까운 돈을 받으면서도 전문의들보다 일을 많이 한다. 전공의를 채용하는 게 이득이니 병원들은 전문의를 뽑지 않았다.” 기형적 전공의 수련제 이병덕 대표 “전공의 수련체계는 어떻게 고쳐야 하나.” 박민숙 부위원장 “환자를 떠난 전공의만 비난할 순 없다. 정부도, 병원장도 비난받아 마땅하다. 병원들은 인력 충원을 거의 하지 않고 ‘고유목적 사업준비금’만 수백억원씩 쌓았다. 전공의들을 얼마나 착취했으면 고작 한 달 반 만에 재정난에 허덕이겠는가. 30~40%인 수련병원 전공의 비율을 10%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김성근 비대위원장 “우리나라는 미국에서 ‘전공의 주 80시간’ 근무제도만 가져오고 전공의 책임지도 제도, 전공의 1명당 환자 제한 제도 등 정작 중요한 요소는 가져오지 않았다. 미국은 전공의 1인당 10~15명의 환자를 보게 하고 진료지원(PA) 간호사 등이 공백을 메운다. 전공의 교육 시간도 확보한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교수가 환자를 보느라 전공의를 가르칠 여력이 없다. 산부인과 전공의가 고위험 산모 분만을 할 수 없다면 제대로 수련받은 게 아니다. 충분한 임상 경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안기종 대표 “환자가 전공의들의 수련 대상인데도 정작 환자에 대한 보호 장치는 없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의 환자 인권 보호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전공의 수련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는 대신 개원하는게 아니라 병원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성근 비대위원장 “영국은 환자에게 사고가 발생하면 국가가 배상한다. 우리도 불가항력 분만 의료사고에 대한 보상을 전액 국가가 부담하고 있다. 환자들의 안전을 위해 수련병원에 이런 제도가 확대 시행돼야 한다.” 권용진 교수 “연차별 수련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전공의 1년 차는 삼성서울병원에서, 2년 차는 전북대병원에서 수련받게 하는 식이다. ‘빅5 병원’에서만 수련하면 암 수술은 잘하는데 정작 맹장 수술은 못하는 일이 벌어진다.”전공의 복귀 어떻게 풀까 이병덕 대표 “전공의들은 사직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을까.” 윤명기 전 전공의 “우리는 사직 전까지 열심히 일했다. 근로시간을 줄여 달라거나 돈을 더 달라고 얘기한 적도 없다. 성명을 통해 계속 의견을 냈는데 정부가 무시하고 협박부터 하니 사직을 할 수밖에 없었다.” 박민숙 부위원장 “보건의료노조는 전공의들처럼 바로 환자 곁을 떠나지 않고 수개월 이상 교섭한다. 파업은 마지막 수단이다. 파업을 하더라도 응급·수술·분만·중환자실에 필수인력을 배치한다. 전공의들도 국민이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적어도 한 달 정도는 병원에 남아 국민을 설득했어야 한다.” 윤명기 전 전공의 “외래 초진이 막힌 것은 사실이지만 응급 진료와 수술 모두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교수님들이 환자를 잘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마무리하고 나왔다. 물론 외래 초진이 막힌 것은 환자들에게 죄송하다. 하지만 전공의들이 사직하지 않았다면 우리 목소리를 정부와 사회가 들어 보려고나 했을까.” 김성근 비대위원장 “전공의 일부라도 복귀할 명분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게 문제다. 복귀 얘기가 오갈 때마다 정부에서 계속 ‘원투펀치’를 날렸다. 이젠 이들이 돌아오게 만드는 과정을 열린 마음으로 얘기해야 한다.” 유정민 과장 “필수의료 의사의 근로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 그들의 기회비용을 줄이고 상처를 치유하면서 잘 봉합해 가야 한다. 다만 이슈를 제기할 목적으로 환자 곁을 떠났다는 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납득하기 어렵다. 사직이 미칠 영향을 먼저 생각했어야 한다.” 권용진 교수 “정부와 의료계가 사과해야 할 시점인데도 아무도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의료계도 잘못한 것이 없고 정부는 더 잘못한 게 없다는 식이다. 정책에 관한 독점적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정부에 있다. 의료계도 더 좋은 대안을 내면서 정부와 대화해야 한다. 물론 전공의들도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 중장기적 거버넌스 구축 이병덕 대표 “어떻게 접점을 찾아가야 할까.” 권용진 교수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에 기대를 걸었지만, 관료 출신인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에게 위원장을 맡기면 의료계는 들어오지 말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다. 정부가 의료계와 협의하는 모습을 보여야 전공의들이 돌아온다. 전술적으로 절반이라도 복귀시키고 협상해야 한다. 의대 교수들이 지쳐 무너지면 되돌리기가 어렵다.” 김성근 비대위원장 “거버넌스를 구축하려면 상시로 의료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협의체를 만들어야 한다. (의개특위와 같은) 4~5년짜리 위원회로는 안 된다. 상설위원회를 만들 필요가 있다.” 박민숙 부위원장 “의협과 전공의 단체 없이 정부가 의개특위를 개문발차했다. 양대 노총도 빠졌다. 보여 주기식 논의 구조를 만든 게 아닌가. 의사들이 들어올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8월까지 합의를 이뤄야 한다.” 조승연 원장 “역설적이지만 의정 갈등이 너무 쉽게 풀려선 안 된다. 이참에 잘못된 의료체계를 재건축 수준으로 뜯어고쳐야 한다. 정부는 수십 년간 지속된 잘못을 반성하고 의사단체도 성찰을 해야 한다. 전공의는 속히 돌아와 건설적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 환자 곁을 떠난 전공의는 아무런 힘이 없다. 교수들이 정부에서 하는 모임에 들어가 상설기구를 제안했으면 한다.” 안기종 대표 “의료 공백 기간에 암이 재발해 다시 항암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생겼다. 최근 의개특위 회의에 참석했는데 6개 부처에서 장관이 왔다. 교육부는 의대 증원, 행정안전부는 지역의료 때문에 왔다고 하더라. 의사결정 주체들이 들어온 것이다. 의개특위를 활용해야 한다.” 김성근 비대위원장 “의개특위는 중장기 과제를 다루는 곳이다. 당장 전공의들을 돌아오게 할 능력은 없다. 전공의들의 주장은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다. 한 명도 증원해선 안 된다는 사람도 있지만 반대로 1000명, 2000명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2025학년도부터 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이유를 모르겠다. 너무 급하게 하는 바람에 이 상황까지 왔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의료체계를 뒤집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결단을 내렸으면 한다.” 유정민 과장 “의개특위에선 단기부터 중장기 대책까지 논의하려고 한다. 특위 위원장에 대한 우려도 잘 알고 있다. 걱정 없도록 해 나가겠다. 의개특위를 하면서 소위원회나 간담회를 통해 수용하겠다.” 윤명기 전 전공의 “신경과에 지원할 때 여러 사람이 나를 말렸다. 늘어난 의사들이 나처럼 부담을 안고 필수과를 선택하길 바라지 않는다. 보여 주기식이나 정치적 의도를 갖지 말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정책을 폈으면 한다.”■공공의 창 2016년 문을 연 비영리 공공조사 네트워크다. 리얼미터·리서치뷰·우리리서치·리서치DNA·조원씨앤아이·코리아스픽스·한국사회여론연구소·한국여론연구소·피플네트웍스리서치·서던포스트·세종리서치·소상공인연구소·PDI·지방자치데이터연구소 등 14개 여론조사 및 데이터 분석 기관이 사회를 투명하게 반영하고 공동체에 보탬이 되는 조사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해 출범했다. 정부나 기업 의뢰를 받지 않고 매달 ‘의뢰자 없는’ 조사 분석을 한다.
  • 난치성 뇌종양만 때려잡는 나노물질 개발 [과학계는 지금]

    난치성 뇌종양만 때려잡는 나노물질 개발 [과학계는 지금]

    미국 마이애미대 의대, 마이애미 실베스터 종합 암센터 공동 연구팀은 혈액-뇌 장벽(BBB)을 통과할 수 있는 나노 입자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PNAS’ 5월 7일 자에 실렸다. 2차 종양은 유방암, 폐암, 대장암 같은 고형암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으로 암이 뇌로 전이되는 현상이다. 종양이 뇌에 침범하면 혈액-뇌 장벽으로 인해 약물 치료가 쉽지 않아, 2차 종양은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혈액-뇌 장벽은 혈액으로 운반될 수 있는 병원균이 뇌에 침입하는 것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전통적 화학 항암제인 시스플라틴을 변형해 약물이 염색체와 게놈을 구성하는 핵 DNA가 아니라 세포 에너지 공장이라고 불리는 미토콘드리아의 DNA를 공격하도록 만들었다. 미토콘드리아 외막뿐만 아니라 혈액-뇌 장벽도 쉽게 통과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한 나노 입자는 생분해성 고분자로 만들어 인체에 해가 되지 않고, 암세포의 에너지 공장을 직접 공격하기 때문에 다른 건강한 세포를 파괴하지 않고 종양만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연구를 이끈 샨타 다르 마이애미대 의대 교수(생화학·분자생물학)는 “이번에 개발한 암 치료용 나노 입자의 궁극적 목표는 단 한 번으로 원발성 종양과 뇌 전이 종양을 동시에 제거하는 것”이라며 “이번 연구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나노 의학은 암 치료의 새로운 미래”라고 말했다.
  • “해수욕장 정강이 뼈, 실종자 것이었다”… DNA 감식으로 신원 확인

    “해수욕장 정강이 뼈, 실종자 것이었다”… DNA 감식으로 신원 확인

    지난 2월과 3월 경북 포항 영일대해수욕장에서 발견된 사람 뼈의 신원이 밝혀졌다. 포항해경은 해당 뼈의 DNA를 검사한 결과 지난 1월 21일 영일대해수욕장 해상누각 인근에서 실종된 50대 여성 A씨로 확인됐다고 8일 밝혔다. 포항해경 관계자는 “CCTV를 통해 A씨가 해상누각으로 들어간 후 나오는 모습은 확인되지 않아 실종 경위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지난 2월 26일 아침 산책을 나온 한 시민이 영일대해수욕장에서 정강이뼈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해 신고한 데 이어 3월 1일에도 사람뼈로 추정되는 물체가 같은 곳에서 발견됐다.
  • “이전 혹성탈출 DNA 이어받아 수준 높은 한국 관객 만족할 것”

    “이전 혹성탈출 DNA 이어받아 수준 높은 한국 관객 만족할 것”

    “이번 영화는 1968년 오리지널 ‘혹성탈출’과 앞선 ‘시저 3부작’의 팬들 모두가 즐길 수 있을 겁니다.” 8일 개봉하는 영화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연출을 맡은 웨스 볼(44) 감독이 7일 한국 기자들과의 화상 간담회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번 영화는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2011),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2014), ‘혹성탈출: 종의 전쟁’(2017)을 가리키는 이른바 ‘시저 3부작’에 이어지는 4편이다. ‘혹성탈출’ 시리즈는 프랭클린 J 샤프너 감독이 피에르 불의 동명 소설을 1968년 영화화한 이후 이번 편까지 모두 10편이 제작됐다. 시저 3부작은 실험실 유인원이었던 시저가 인간을 능가할 정도로 영리해지고,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퇴화한 인간과의 전쟁에서 승리한다는 내용이다. 이번 편은 시저의 죽음 이후 300년 정도가 지난 시점이 배경이다. 자신을 시저로 자칭하는 유인원 프록시무스에게 맞서 인간 소녀 메이와 함께 자유를 찾으러 떠나는 유인원 노아의 여정을 그렸다. 특히 유인원과 인간의 뒤바뀐 지배 관계가 원작을 떠올리게 한다. 볼 감독은 “1968년 오리지널 작품은 당시 내게 어마어마한 인상을 남겼다. 이번 영화에서도 여러 부분을 재현했다”고 밝혔다. 유인원들이 말을 타고 그물 등을 사용해 인간을 포획하는 장면은 원작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눈에 띄는 장면이 될 듯하다.볼 감독은 이번 편에 대해 “시저의 신화를 그대로 가져오고 동시에 주인공 노아의 변화를 그렸다는 점에서 앞선 영화의 DNA를 그대로 이어받았다”면서도 “그저 이어지는 4편이 아니라 새로운 장(챕터)을 열고자 노력했다. 영화의 톤이나 모험, 인물 등에서 새로운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동시에 관객에게 유의미한 메시지도 전달하고 싶었다. 진실이란 게 얼마나 연약한지, 그리고 권력, 욕심, 역사, 충성심에 대해 생각하도록 했다. 그런 점에서 지난 10년간 3부작의 유산을 잘 담았다”고 했다. 이번 편에서는 노아의 부족이 독수리를 길들여 사용하는 모습이라든가 덤불로 뒤덮인 도시의 모습, 프록시무스가 구축한 대규모 노역장 등이 눈에 들어온다. 볼 감독은 “특수효과(VFX)를 담당한 웨타 스튜디오 기술진은 내가 주문하는 건 무엇이든 만드는 마법사들이었다”며 “단순히 눈만 즐거운 정도가 아니라 실제와 똑같아 그대로 믿게 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관객에게 “영화를 큰 스크린에서 보면 탁월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눈이 높은 한국 관객도 즐겁게 봐 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 조국 “尹정권과의 싸움 민주당보다 빠르고 강하게…두려움 없어야”

    조국 “尹정권과의 싸움 민주당보다 빠르고 강하게…두려움 없어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7일 “제1당 민주당보다 더 빠르고 더 강하고 더 용감하게 싸워야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비협조적 태도로 원내 교섭단체 구성이 쉽지 않은 가운데 윤석열 정부에 대한 공세에 화력을 집중하며 존재감 부각에 나서는 양상이다. 조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차 당선자총회에서 “대표로서 우리 당에 한 표를 주신 690만명의 국민이 무엇을 바라고 있으실까 매일 생각한다”며 “정치활동과 입법 활동을 통해 윤석열 정권의 폭주를 멈춰 세우라, 그리고 국민의 복리증진을 위해 구체적 성과를 내라는 두 가지”라고 규정했다. 조 대표는 “먼저 윤석열 정권과의 싸움에서는 두려움이 없어야 한다”며 “우리가 두려워하고 주저하면, 국민이 따라 주질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원내 3당이긴 하지만 거대 양당에 비하면 작은 정당이다. 당선자들이 최소 ‘1당 10’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 대표는 이날 이원석 검찰총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CBS 라디오에서 “그 말을 왜 총선 전에 하지 않았는지 이 총장이 자문해야 한다”며 “총선 전까지 검찰은 윤석열 정권이나 김 여사 관련 비리에 대해 실제 수사를 진행한다기보다 로펌, 변호인처럼 행동했다”고 주장했다. 조국혁신당은 22대 국회에서 검찰개혁도 강도 높게 추진할 것임을 예고했다. 황운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화영 술판 회유협박 사건조작’ 의혹 특검에 대해 환영한다며 “공안부·특수부 검사들에게는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는 사건조작 DNA가 있는 게 틀림없다. 특검을 통해 검찰의 사건 조작 중대범죄를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 배경에는 수사·기소 결합이라는 잘못된 검찰 제도가 자리잡고 있다”며 “수사기관의 사건 조작을 걸러낼 수 있는 객관적·중립적 기소 기관이 없기 때문에 회유협박과 조작이 끊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황 원내대표는 “검찰을 본연 역할인 공소업무에 정진하도록 정상화하고 검찰의 직접 수사 기능을 떼어내 신설되는 중대범죄수사청에 이관해 소사·기소를 분리하는 것만이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했다.
  • “원작과 시저 3부작의 DNA 모두 담았다”…‘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웨스 볼 감독

    “원작과 시저 3부작의 DNA 모두 담았다”…‘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웨스 볼 감독

    “1968년 오리지널 ‘혹성탈출’과 앞서 ‘시저 3부작’ 팬들 모두가 이번 영화를 즐길 수 있을 겁니다.” 8일 개봉하는 영화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연출을 맡은 웨스 볼(44) 감독이 7일 한국 기자들과 온라인 화상 간담회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번 영화는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2011),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2014), ‘혹성탈출: 종의 전쟁’(2017)을 가리키는 이른바 ‘시저 3부작’에 이어지는 4편이다. ‘혹성탈출’ 시리즈는 프랭클린 J. 샤프너 감독이 피에르 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1968년 처음으로 영화화한 이후 이번 편까지 모두 10편이 제작됐다. 시저 3부작은 실험실 유인원인 시저를 주인공으로 하는 3편의 영화를 가리킨다. 인간을 능가할 정도로 영리해진 유인원 시저가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퇴화해버린 인간과의 전쟁에서 승리한다는 내용이다.이번 편은 시저의 죽음 이후 수 세기가 지난 시점을 배경으로 한다. 시저를 자칭하는 유인원 프록시무스에 맞서 인간 소녀 메이와 함께 자유를 찾으러 떠나는 유인원 노아의 여정을 그렸다. 특히 유인원과 인간의 뒤바뀐 지배 관계가 원작을 떠올리게 한다. 볼 감독은 “1968년 오리지널 작품은 당시 내게 어마어마한 인상을 남겼다”고 소개했다. 특히 유인원들이 말을 타고 그물 등을 사용해 인간을 포획하는 장면은 원작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반가울 법하다. 유인원이 인간 소녀의 이름을 부를 때 ‘노바’라고 하는 것도 그대로 썼다. 그러나 영화 중반 소녀가 자신의 이름을 ‘메이’라고 밝히는 부분이라든가, 말을 못하는 인간과 달리 유려하게 말을 하는 내용은 원작과 흡사하다. 볼 감독은 메이에 대해 “캐릭터, 의도, 배경 등이 미스테리한 인물이다. 노아와 메이의 여정을 따라가면서 관객은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되고, 나중에 유인원 왕국에서 문이 열렸을 때 정체를 알게 된다. 영화가 끝날 때쯤엔 노아와 메이가 크게 변화하는데, 관객은 이후 다음 챕터를 기대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볼 감독은 “시저의 신화를 이어가면서 주인공 노아의 변화를 그렸다는 점에서는 앞선 3부작의 DNA를 그대로 이어받았다”면서도 “그저 4편이 아니라 새로운 장(챕터)을 열고자 노력했다. 영화의 톤이나 모험, 인물 등에서 새로운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관객에게 유의미한 메시지도 전달하고 싶었다. 영화를 보면 진실이란 얼마나 연약한가 그리고 권력,욕심, 역사, 충성심에 대한 메시지를 잘 녹였다. 지난 10년간 유산도 잘 담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모셥 캡처 기법으로 유인원의 생생한 표정을 잘 살려 화제가 됐다. 이번 편에서는 노아의 부족이 독수리를 길들여 사용하는 모습이라든가, 덤불로 뒤덮은 도시의 장면, 프록시무스가 구축한 대규모 노역장 등이 눈에 들어온다. 볼 감독은 “특수효과(VFX)를 담당한 웨타 스튜디오 기술진은 내가 주문하는 무엇이든 만들어내는 마법사들이었다”면서 “단순히 눈만 즐거운 정도가 아니라 실제와 똑같아 그대로 믿게 될 정도”라고 자부했다. 한국 관객을 향해서는 “이번 편을 큰 스크린에서 보면 탁월한 영화적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눈 높은 한국 관객도 즐겁게 봐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 꼴찌팀으로 간 ‘우승 DNA’ 박혜진 “고향 부산의 농구 열기 잇는 건 성적”

    꼴찌팀으로 간 ‘우승 DNA’ 박혜진 “고향 부산의 농구 열기 잇는 건 성적”

    ●‘우승 컵 9개’ 우리은행 떠나 새 도전 여자프로농구 우승 트로피 9개와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5번, 3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MVP까지. 2010년대를 풍미했던 박혜진(34·부산 BNK)이 고향 부산에 닻을 내렸다. 새 도전에 나선 박혜진은 “부상으로 몸과 마음이 지쳐서 은퇴까지 고려했었다. 변화를 통한 동기부여가 필요했다”며 “농구는 이름값으로 하는 게 아니다.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이라고 했다. 지난 시즌 승률 2할(6승24패)로 리그 최하위에 머문 BNK는 지난달 박혜진과 함께 득점 5위(16.50점) 김소니아를 영입했다. 여기에 기존 국가대표 가드 안혜지(재계약), 슈터 이소희까지 강력한 라인업을 완성하면서 우승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박혜진은 “도전자 입장”이라며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박혜진은 6일 부산역 인근 한 카페에서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득점왕 (김)단비 언니가 2022년 아산 우리은행에 합류했을 때 ‘슈퍼팀’이라는 얘기가 있었지만 매년 차근차근 올라간다는 각오로 시즌을 치렀다”며 “BNK는 다른 팀보다 두세 배 더 노력해야 한다. 개인 욕심을 버리고 팀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걸 후배들에게 알려줄 것”이라고 밝혔다.●강력한 리인업… BNK 우승후보로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 고향을 찾았으나 박혜진이 어깨에 짊어진 책임감은 그대로다. 이적 첫해 박정은 BNK 감독의 권유로 주장 완장을 찼기 때문이다. 박혜진은 10년 이상 차이 나는 새 팀원들을 보듬어야 한다. 그는 “20대에는 깐깐하고 예민했다. 에이스 역할을 맡고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서 후배들에게 ‘너희가 언니를 도와줘야 한다’는 식으로 강하게 지적했다”며 “요즘은 그렇게 대하면 안 된다(웃음). 첫 대면식 분위기도 어색했다. 먼저 다가가서 가벼운 대화로 친해지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혜진이 16년 동안 몸담은 우리은행에서 2시즌 연속 우승한 뒤 둥지를 옮긴 배경에는 7개월의 휴식기가 있었다. 발바닥 힘줄 부상의 여파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여름 프로 생활 중 처음으로 장기간 농구와 멀리 떨어졌다. 그는 “원래 다쳐도 운동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번 아웃에 빠져 아무것도 안 했다”며 “집 앞 카페에서 책 읽고 혼자 지내다 보니 너무 앞만 보고 달렸다는 후회가 밀려왔다. 진열장에 놓인 트로피도 아무 의미 없이 느껴졌다. 그러면서 가족 옆에서 여유를 갖고 생활하자는 결정을 내렸다”고 털어놨다. ●이적하자마자 주장… “밑바닥부터” 의지했던 김단비와 떨어진 박혜진의 새 시즌 키워드는 ‘홀로서기’다. 박혜진은 “최고의 선수들에게 많은 덕을 봤다. 같은 나이대인 (김)단비 언니와 대화가 잘 통했고 농구 열정의 온도도 비슷해서 모든 부분이 편했다”며 “새 팀에서는 흥이 많은 김소니아 선수를 제어해 주고 이소희 선수에게는 자신감을 불어넣으며 함께 상승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에 도전하는 전 우리은행 동료 박지현에게는 “성공, 실패 상관하지 말고 정말 원없이 다 부딪치고 경험했으면 좋겠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박혜진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미국, 유럽 무대 도전을 계획했으나 한계를 체감하고 국내에 머물렀다. 10년이 지나고 박혜진보다 열 살 어린 박지현이 같은 뜻을 품고 행동에 나선 것이다. ●“박지현·박지수 빠져 혼전 예상” 리그 대표 선수인 박지현과 박지수(튀르키예 갈라타사라이)가 빠지면서 새 시즌은 절대 강자도, 약자도 없는 혼전이 될 전망이다. “(사직실내체육관을 같이 쓰는) 남자농구 부산 KCC 관중이 정말 많아서 놀라웠다”는 박혜진은 “BNK도 성적이 좋아야 팬들이 찾아온다. 팀의 중심을 잡아서 KCC가 우승으로 띄워 놓은 부산 농구 열기를 계속 이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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