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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정상회담 文대통령·트럼프 발언 전문

    한미정상회담 文대통령·트럼프 발언 전문

    문재인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대화의 모멘텀을 계속 유지시켜 나가고 또 가까운 시일 내에 3차 북미회담이 열릴 수 있으리라는 그런 전망을 세계에 심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관계는 매우 좋다”며 3차 북미정상회담 전망에 대해 “있을 수 있지만,단계적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모두발언 및 질의응답 전문이다. ◇ 트럼프 대통령 모두발언먼저 문 대통령을 오늘 백악관에 환영하게 되어서 매우 영광스럽습니다.특히 김 여사님을 백악관에 환영하게 된 것은 아주 상당히 영광스럽습니다. 오늘 우리는 여러 가지 다양한 중요한 문제를 논의할 것입니다.물론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서 논의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까지는 북한과의 아주 좋은 회의를 가졌지만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지는 못했습니다.하지만 여러 문제에 있어서 서로 합의에 이른 것이 사실입니다.우리는 김정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물론 앞으로 어떻게 진행이 될지는 두고 봐야 되겠습니다. 한국과 또 여러 가지 무역이라든지 군사 문제에 있어서 우리는 여러 가지를 논의하게 될 것입니다.한국은 여러 장비,특히 군사 장비 등을 미국에서 많이 구매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최근에 한국과 미국 간의 상당히 중요한 무역거래를 또 타결하였습니다.그리고 지금 곧 효력이 발생할 예정입니다.이 협정은 양국의 무역을 증진하게 될 것이고 아주 상당히 중요한 거래입니다.이 협상에 대해서 오랫동안 우리가 재계약의 합의를 타결했습니다만 이번 타결로 인해서 양국 모두에게 상당한 이익이 올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문재인 대통령께서는 미국의 여러 군사 장비를 구매할 것으로 결정했습니다.거기에는 제트 전투기라든지 미사일 그 외에 여러 가지 장비가 있습니다.미국은 세계 최고의 장비를 만드는 나라입니다.하지만 이런 큰 구매 해주신 데 대해서 감사드립니다. 우리 두 사람의 관계도 상당히 좋습니다.우리 양국의 관계도 물론 좋습니다마는 그 어느 때보다도 한미 양국의 관계는 지금 더욱더 아주 긴밀합니다.개인적으로도 우리가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지만 두 영부인도 상당히 아주 가까운 그런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이 좋은 관계는 우리 양국 간에 또 우리 부인들 간에 앞으로 영원할 것입니다. 우리는 일대일 정상 간의 회의를 할 것이고 또 하루 종일 여러 부처 담당자들이 한미 간의 많은 회의를 하게 될 것입니다.먼저 나는 문 대통령과 집무실에서 회의할 것이고 또 이것이 끝난 다음에는 내각실(Cabinet Room)에서 여러 각료와 함께 좀 더 큰 회의를 할 것입니다.오늘 상당히 생산적인 하루,생산적인 회의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북한에 관해서 말씀드리자면 아주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이 됩니다.그리고 아주 좋은 관계를 우리가 가지고 있습니다.나는 김정은 위원장을 아주 잘 알게 되었고 지금은 존경하고 있습니다.희망하건대 앞으로 시간이 가면서 좋은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북한은 아주 커다란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그리고 그 잠재력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도 동의하고 계십니다.따라서 북한 문제에 대해서 논의할 것이고 또 북한의 잠정적인 어떤 잠재력 가지고 있는 우리 다음 회의에 대해서도 또 잠재적으로 논의를 하게 될 것입니다.여기에서 한국 국민들에게 안부를 전하고 싶습니다.그와 동시에 김 위원장과 또 북한 주민들에게도 안부를 전합니다.우리는 북한과 좋은 관계를 지금 가지고 있습니다.내가 대통령이 되기 전에 오바마 행정부라든지 이러한 것이 되기 전에 보다 지금 훨씬 더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앞으로도 계속 대화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 문대통령 모두발언 감사합니다.우리 내외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주시고 또 이렇게 따뜻하게 환대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특히 어제는 저희가 머무는 영빈관으로 트럼프 대통령께서 아주 아름다운 꽃다발과 함께 직접 서명한 카드를 보내주셨습니다.그렇게 세심하게 마음을 써주신 데 대해서 아주 감동을 받았습니다.특히 우리 제 아내가 아주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먼저 미국에 두 가지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첫 번째는 얼마 전에 한국의 강원도에서 큰 산불이 발생했는데 그때 주한미군에서 헬기를 보내주는 등으로 해서 진화 작업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많은 한국 사람들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오늘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100주년이 되는,우리 한국 국민에게는 대단히 의미 있는 날입니다.미국 의회,하원과 상원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그런 결의안을 발의해 주신 데 대해서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작년 6월 12일,트럼프 대통령께서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과 회담을 가진 이후에 한반도 정세는 아주 극적인 변화가 있었습니다.그전까지는 북한의 거듭되는 미사일 실험과 핵 실험으로 인해서 군사적 긴장이 아주 팽배했고 그것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 있었는데 트럼프 대통령께서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만나신 이후에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은 대폭 완화되고 아주 평화로운 그런 분위기가 감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북한의 핵 문제조차도 트럼프 대통령께서 대화로써 반드시 해결해낼 것이라는 믿음을 우리 한국 국민들은 가지고 있습니다.한반도 정세의 극적인 변화는 전적으로 우리 트럼프 대통령의 아주 강력한 또 탁월한 리더십 덕분이라고 믿습니다.감사드립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지난번 제2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도 결코 실망할 일이 아니라 더 큰 합의로 나아가기 위한 그런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제 그 중요한 것은 대화의 모멘텀을 계속 유지해 나가고 또 가까운 시일 내에 제3차 북미회담이 열릴 수 있으리라는 그런 전망을 세계에 심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점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께서 계속해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신뢰를 표명해 주시고 이렇게 북한이 대화의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잘 관리해 주신 데 대해서 아주 높이 평가하며 감사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국은 미국과 함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의 최종적인 상태,그 비핵화의 목표에 대해 완벽하게 동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고,그다음에 또 빛 샐 틈 없는 그런 공조로 완전히 문제가 끝날 때까지 공조해 나갈 것이라는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 트럼프 대통령 추가발언추가로 더 말씀드립니다.먼저 중국에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국경문제에 있어서 중국이 상당히 많은 일을 했습니다.또 러시아에도 감사를 표합니다.러시아도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국경문제에 있어서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두 나라가 더 나아질 수 있다,더 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일단 이러한 국경 문제에 있어서 도움을 준 데 대해서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많은 진전을 이뤘습니다.그리고 앞으로 더 대화를 계속할 것입니다.김정은 위원장은 나와 굉장히 강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물론 내가 다른 세계 지도자들과 또 좋은 관계를 갖고 있지만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앞으로도 두고 봐야겠지만 희망하건대 우리는 아주 상당히 좋은 결과를 낳기를 바랍니다.이렇게 된다면 그것은 모든 사람에게 좋을 것이고,세계에 좋을 것입니다.이 문제는 지역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인 문제입니다.그래서 전 세계가 보고 있는 것입니다.또 문 대통령의 지도력에 감사드립니다.그리고 문 대통령이 한국에서 미국의 장비를 구매해주신 데 대해서 감사드립니다.미국은 미국의 장비를 구매하는 나라를 굉장히 좋아합니다.감사드립니다. ◇ 트럼프 대통령 남북 현안 관련 질의응답 -- 남북 경제협력 관련 질문드린다.남북이 경제 교류를 할 수 있게 재량(leeway)를 줄 생각이 있는가. “우리는 현재 인도주의적인 사안들에 대해 논의하고 있고,저는 솔직히 한국이 북한에 식량 등 다양한 것들을 지원하는 것이 괜찮다고 생각한다.지금의 (북미) 관계는 2년 전과는 매우 다른 관계다.오바마 정부 때 북한이 핵 실험을 수차례 했고 로켓을 발사해 일본 영공까지 날아가기도 했다.지금 우리는 매우 다른 상황에 놓여있고 따라서 그 문제(인도적 지원)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 김정은 위원장과 세 번째 회담 계획이 있는가. “열릴 수 있다.그것은 단계적 절차(step by step)이다.그것은 빠른 과정이 아니다.나는 김 위원장과의 회담을 즐겼고 매우 생산적이었다.만약 그것이 빠르게 진행된다면 적절한 딜(합의)이 되지 못할 것이다.” - 남북미 회담도 계획에 있는가. “그것 역시 열릴 수 있을 것이다.그것은 대체로(largely) 김 위원장에게 달렸다.문 대통령은 필요한 일을 할 것이다.문 대통령은 훌륭한 일을 해왔으며,나는 문 대통령을 훌륭한 협력자라고 생각한다.세계에는 많은 긍정적인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미국 경제는 사상 최고로 좋고 고용률 수치도 사상 최고다.한국의 경제 역시 매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우리의 무역 협정이 이런 과정을 도왔다고 생각한다.우리는 위대한 두 나라를 이끌고 있다.우리는 북한이 막대한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어떻게 될지 지켜보자.” - 김정은 위원장과 최근 몇 주 새 통화를 했는가. “그 부분에 대해 코멘트하고 싶지 않지만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과 관련해 매년 협정을 맺는 대신 장기간의 협정을 맺는 방안을 검토하느냐. “우리는 늘 장기간을 논의한다.한국과의 관계는 대단하고 우리는 오직 한국과 장기간의 관점에서 생각한다.” - 개성공단 재개,금강산관광 재개를 얼마나 지지하는가. “올바른 시기에 나는 큰 지지(great support)를 보낼 것이다.지금은 올바른 시기가 아니지만,올바른 시기가 되면 큰 지지를 보낼 것이다.일본,미국,중국,러시아 등 많은 나라가 도울 것이라고 생각한다.만약 올바른 합의(right deal)가 이뤄지고,북한이 핵을 폐기한다면 이런 도움이 있을 것이다.북한은 막대한 잠재력이 있다.믿을 수 없는 요지에 자리 잡고 있다.두 면이 바다에 접하고,러시아,중국,한국과도 맞대고 있다.북한은 훌륭한 땅을 갖고 있다.막대한 잠재력이 있다.” - 북한이 비핵화 관한 완전한 로드맵을 제안한다면 북한에 대한 제재 해제·완화 조치를 논의할 계획인가. “네.논의할 것이다.분명 오늘 회담에서 중요한 의제가 될 것이다.” - 대북제재를 유지할 것인가.아니면 대화를 위해 제재완화를 고려하는가. “우리는 제재가 계속 유지되길 원한다.솔직히 나는 제재들을 상당히 강화할 수도 있지만,김정은 위원장과의 관계 때문에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나는 그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현 수준의 제재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며,놀라운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믿는다.우리는 언제라도 제재를 강화할 수 있지만 지금 시점에 그러고 싶지는 않다.” - 문 대통령이 제안한 스몰딜을 받을 의향이 있는가. “그 딜이 어떤 것인지 봐야한다.다양한 스몰딜들이 이뤄질 수 있지만 현시점에서 우리는 빅딜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빅딜이란 핵무기를 폐기하는 것이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황석영, 맨부커상 최종후보 명단서 탈락

    황석영, 맨부커상 최종후보 명단서 탈락

    맨부커상 1차 후보로 선정됐던 황석영(76) 소설가가 최종후보 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맨부커상 운영위원회는 9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2019 최종후보 6명을 발표했다. 황석영의 ‘해질 무렵’(영문명 At Dusk)은 지난달 13일 운영위원회가 심사한 전체 108편 작품 가운데 1차 후보로 선정됐으나 최종후보에는 들지 못했다. 이번에 최종후보에 오른 작품은 지난해 ‘플라이츠’로 맨부커상을 받은 폴란드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의 ‘죽은 이들의 뼈 위로 경운기를 몰아라’(Drive Your Plow Over The Bones Of The Dead), 우리나라에도 출간된 아니 에르노의 ‘세월’(The years) 등 여섯 편이다.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으로 불린다. 최종 수상자는 5월 21일 열리는 공식 만찬 자리에서 발표된다. 수상자와 번역가는 5만 파운드(약 7500만원)를 나눠 받는다. 2016년에 한강 작가가 소설 ’채식주의자’로 같은 부문에서 수상한 바 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영국 노딜 브렉시트 방지 법안 의회 통과…이젠 EU 처분에 맡겨

    영국 노딜 브렉시트 방지 법안 의회 통과…이젠 EU 처분에 맡겨

    영국이 아무런 합의없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 막기 위한 법안이 영국 의회를 가까스로 통과하면서 테리사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일정 연기를 위해 EU와 의회를 다시 설득해야하는 난관에 부딪혔다.8일(현지시간) BBC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상원은 이날 하원에서 올려보낸 노동당 이베트 쿠퍼 의원의 브렉시트 연기 법안을 가결했다. 이 법안은 오는 12일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하지 않도록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시기를 추가 연기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지난 3일 하원에서 가결됐다. 상원에서 가결하면서 법안은 이제 여왕의 재가를 받아야 한다. 이후 하원에서 반대하지 않으면 정식 법률로 효력을 가지게 된다. 이 법안은 구체적인 연기 일정에 대해서는 규정하지 않았으나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를 얼마나 연기할 지를 결정하면 의회 승인을 얻거나 의회에 브렉시트 연기 시기를 조정할 수 있는 방안을 허용하도록 했다. 메이 총리는 현재 제1야당인 노동당을 설득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내각 장관 등이 야당과의 토론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9일까지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노동당이 정부에 관세동맹 잔류를 요구했지만 메이 총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협상 타결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제레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정부의 레드라인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고 BBC는 전했다. EU와의 협상도 만만치 않다. 메이 총리는 9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각각 만나 브렉시트 연기 요청에 관해 설명하고 지지를 당부할 예정이다. 이튿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브렉시트 특별정상회의에 앞서 이들을 먼저 설득하기 위한 자리다. 메이 총리는 앞서 5일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브렉시트 시기를 오는 12일에서 6월 30일까지 추가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EU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BBC는 “유럽 정상들이 브렉시트로 인해 이미 너무 많은 정치적 시간을 보냈다고 느끼고 있다”면서 “이들은 브렉시트 추가 연기에 동의할 경우 무엇이 있을지에 대해 알고싶어 한다”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노딜 브렉시트 우려한 영국 기업들 ‘전시 비상체제’ 돌입

    노딜 브렉시트 우려한 영국 기업들 ‘전시 비상체제’ 돌입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 위기가 임박하면서 현지 기업들이 원자재 등을 사재기하며 ‘전시(戰時)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영국 기업들은 최근 전쟁에 대비하려는 듯 원자재를 무차별 사들이고 부품 재고를 비축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IHS마킷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IHS마킷에 따르면 영국 기업들은 지난 3월 재고 축적지수가 66.2점을 기록했다. 재고 축적지수가 50점을 넘으면 기업들이 재고를 쌓고 있는 것이고 그 미만은 재고를 소비하는 것을 뜻한다. 영국의 재고 축적지수는 지난 몇 년간 49점대를 유지해왔다. 지난해 8월부터 50선을 돌파한데 이어 지난 달에는 66.2점까지 치솟았다. 축적지수가 이같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은 보고서가 작성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처음이다. WSJ는 “전시상황이 아니면 보기 어려운 속도”라고 분석했다. 영국 제조업체들은 지난 46년간 구축해 온 유럽 내 수출 시장과 공급체인을 하루 아침에 잃을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오는 12일 브렉시트가 진행돼야 하지만 영국 의회가 혼란 상태에 빠져 브렉시트 향방을 아직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영국 하원이 노 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한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영국이 EU 관세동맹에 남을지, 아니면 브렉시트한 후 새로운 무역협정을 체결할지 정해진 바가 없다. 영국 제조업체들은 수출용 제품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대량으로 수입하기 때문에 새로운 관세와 국경 통과 지연, 가중되는 문서 절차 등으로 타격을 받기 쉬운 상황이다. 영국은 다른 국가보다 제조업의 수입 의존도가 높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영국의 총 수출에서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28%이다. 미국(15%), 중국(17.5%)보다 훨씬 높았다. 더군다나 영국 제조업체들은 수출용 제품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수입하기 때문에 새로운 관세와 국경 통과 지연, 가중되는 문서 절차 등으로 타격을 받기 쉬운 상황이다. 수입의 절반 가까이를 EU에 의존하고 있는 영국은 브렉시트 여파로 EU와의 무역에 차질이 생기면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는 얘기다. 결국 불투명한 미래에 위기감을 느낀 기업들이 원자재 사재기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쿠키 제조업체에서 금속가공업체, 항공·방위산업 업체인 에어버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국 제조업체들이 수입에 의존하는 원자재와 자동차·항공기 부품, 포장 용기 등의 재고를 기록적으로 쌓아놓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영국 제조업체들은 완제품 재고 확보에도 혈안이다. 각 생산 공장들이 브렉시트 혼란을 우려하는 고객들의 주문 폭주에 대비하기 위해 여분의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EU와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하원에 제출했지만 세 차례나 승인을 얻는 데 실패했다. 하원의원들은 브렉시트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놓고 두 차례 표결했지만 어떤 대안도 과반 지지를 얻지 못했다. 최근 EU와의 합의에 따른 브렉시트 협정 승인 기한이 오는 12일로 다가오는 가운데 정치권의 무기력은 브렉시트 장기간 연기에서 노 딜 브렉시트까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을 조성하고 있는 셈이다. 만일 영국이 관세동맹 잔류 등 합의 없이 EU를 떠나면 당장 기업들은 높은 관세를 물게 되고 통관 과정도 이전보다 훨씬 길어지게 된다. 기업들이 전시 준비태세에 돌입한 이유다. 잉글랜드 남부 햄프셔에 본사를 둔 150년 역사의 체어리프트·엘리베이터 제조업체 스타나그룹은 체어리프트 750대를 포함해 46만 파운드(약 6억 8500만원)어치의 재고를 물류창고에 보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재고 보관량은 100대 전후에 불과했다. 항공기 날개를 영국에서 생산하는 에어버스는 브렉시트 관련 공급 대란 대책으로 최소 1개월분의 재고를 비축하도록 하청업체에 지시했으며 자체적으로도 유럽과 영국 공장에서 부품을 쌓아놓고 있다. 영국 ADS그룹은 업체들의 추가 재고 비축분이 10억 달러(약 1조 1400억원)를 넘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독일에 본사가 있는 스포츠용품업체 아디다스는 영국과 유럽 대륙의 배송 서비스를 분리하기 시작했다. 자동차업체 독일 BMW는 부품 공급 차질을 우려해 대형 수송기 안토노프를 확보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영국의 EU 탈퇴가 원활하게 이뤄지더라도 이런 재고 누적이 경제에 광범위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고 확보에 자금을 쏟아 부으면 그만큼 신규 설비나 고용에 투자하는 금액이 적어져 향후 성장이 억제될 수 있는 것이다. WSJ는 “(기업들이) 재고를 비축하기 위해 현금을 사용하면서 고용을 창출하거나 새로 투자에 나설 여력이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정성장 “김영철 문책하고 이도훈-김혁철-비건 실무회담 정례화 필요”

    정성장 “김영철 문책하고 이도훈-김혁철-비건 실무회담 정례화 필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 가능성을 확신하면서도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하기 위해 제재는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11~12일 한미 정상회담 의제 조율을 위해 미국을 다녀온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두 나라의 외교 목표에 완전히 부합하는 결론에 이를 것이라고 낙관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지난 5일 세종논평을 통해 지난 2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가장 큰 책임은 지금까지 북한의 비핵화 협상을 총괄 지휘해온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에게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결렬의 책임을 물어 그를 경질하거나 그에 대한 의존도를 현저하게 줄이지 않는 한 앞으로도 미국과 북한의 핵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아가 김 위원장이 북한의 실무회담 대표인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에게 비핵화 문제에 대해 충분한 협상 권한을 부여하고 북미 실무협상 내용을 직접 상세하게 보고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김혁철 대미특별대표의 실무회담 개최를 정례화하는 것이 필요하고 바라직하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논평 전문.(양을 조금 줄이기 위해 문장을 조금 가다듬었음을 밝혀둔다.)지난 2월 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결렬은 정상회담 날짜를 먼저 정해놓고 거기에 맞춰 급하게 실무회담을 진행하면서도 핵심적인 결정은 정상들에게 맡기는 종전 톱다운 방식의 한계를 잘 보여주는 것이었다. 정상회담 직전까지도 실무회담에서 의제를 충분히 조율하지 못함으로써 결국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합의문에 서명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합의문에 들어갈 핵심 내용을 가지고 직접 본격적인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같은 결과는 무엇보다도 북한이 김혁철 대미특별대표에게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어떤 협상 권한도 부여하지 않은 데 기인한다. 이는 최고지도자 1인에게 권력이 고도로 집중된 북한 체제의 스탈린주의적 특성을 반영하는 것이다. 그 결과 김혁철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비핵화 문제를 제외한 사안에 대해서만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 심각한 것은 실무협상 기간 미국이 북측에 전달한 요구 사항들조차 김 위원장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이다. 그 결과 김 위원장은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는 대신 미국으로부터 ‘2016∼2017년 채택된 유엔 제재 결의 5건, 그 중에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의 제재 해제를 받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매우 비현실적이고 안이한 판단을 갖고 하노이 회담에 임하게 됐다. 현재 김 위원장의 비핵화 협상을 총괄 지휘하고 있는 인물은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다. 따라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영변 핵시설 폐기 +α의 비핵화조치 논의에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은 것과 미국에게 과도한 제재 해제를 요구함으로써 회담이 결렬된 데 대한 가장 큰 책임은 김영철 부위원장에게 있다. 김영철을 비롯한 북한 강경파들이 원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북한이 핵프로그램의 일부만 포기하고 미국이 대북 제재의 핵심 부분을 해제한 상태에서 계속 핵무기 보유국으로 남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한국과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시나리오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6월 12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우리의 눈과 귀를 가리기도 했지만” 그 모든것을 과감하게 짓밟고 싱가포르에 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보여준 비현실적인 협상 전략은 그의 눈과 귀가 북한 강경파들에 의해 가려져 합리적인 판단에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김영철에게 하노이 협상 결렬의 책임을 물어 그를 경질하거나 그에 대한 의존도를 현저하게 줄이지 않는 한 앞으로도 미국과 북한의 핵 협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제3차 북미정상회담이 다시 노딜(no deal)로 연결되지 않으려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에 대한 포괄적 공정표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김 위원장이 북한의 실무회담 대표인 김혁철에게 비핵화 문제에 대한 충분한 협상 권한을 부여하고 실무협상 내용을 직접 상세하게 보고받는 것이 중요하다. 제3차 북미정상회담이 실무회담에서의 충분한 논의 부족으로 결렬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한국 정부는 북한과 미국의 실무회담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먼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김혁철 대미특별대표의 실무회담 개최를 추진하고 이를 정례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만나거나 대북 특사를 통해 이도훈과 김혁철의 실무회담 정기 개최를 북측에 제안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실무회담을 서울과 평양에서 번갈아 개최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만약 김혁철이 서울까지 오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당분간 판문점(과 평양)에서 실무회담을 개최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이 만약 비핵화 문제에 대한 남북협의를 거부한다면 이는 그들이 주장하는 ‘우리민족끼리’ 정신에 반하는 것이다. 둘의 실무회담이 성사되면 한국 정부는 이도훈-김혁철-스티븐 비건이 참가하는 회담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제3차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한미 워킹그룹과 비슷한 형태의 북미 또는 남북미 워킹그룹이 만들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워싱턴과 평양, 서울(또는판문점) 등에서 수시로 정기적으로 만나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제3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서명할 합의문 초안을 준비해야 한다. 그래서 초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모두 만족하게 되면 그때에 정상회담 날짜를 확정해야 할 것이다. 북미 실무회담이 정례화, 상시화되면 김 위원장도 조율의 부족으로 하노이에서처럼 합의문에 서명을 하지 못하고 귀국하는 것과 같은 수모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전적으로 북한의 이익에도 부합하는 것이다. 북한과 미국은 요구사항들을 모두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에 대한 포괄적 공정표를 완성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후 합의는 동시·병행·단계적으로 이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괄 타결’을 주장하는 미국과 ‘단계적 비핵화’를 주장하는 북한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절충안이 될 수 있다. 북한은 최근까지 비핵화 조치 하나가 완료되면 그 다음에 다른 단계로 넘어가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영변 핵시설 폐기 이후 어떤 단계를 거쳐 ‘완전한 비핵화’에까지 도달할 것인지 비핵화 로드맵을 일절 제시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단계적’ 방식으로는 비핵화 과정이 매우 길어지게 될 뿐만 아니라 북미 수교와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에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 불확실해진다. 그러므로 북한이 영변과 다른 지역의 핵시설 폐기, ICBM 폐기, 핵탄두 폐기 등 여러 개의 비핵화 조치를 동시 병행적으로 진행하고 미국의 상응 조치도 속도를 맞춰 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북한은 ICBM의 폐기나 핵탄두 폐기를 단번에 완료하는 것이 아니라 2~3단계로 나누어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미국도 북미 관계 정상화와 대북 제재 해제를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상응해 단계적으로 병행하면 된다. 만약 북한이 여러 개의 비핵화조치를 동시에 병행적으로 진행한다면, 북한이 시간을 끌면서 핵보유국 지위를 사실상 기정사실화할 것이라는 외부 세계의 의혹을 해소할 수 있다. 그리고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신속하게 진행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안에 북미 수교와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및 대북 제재 전면해제도 가능해질 것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대북 특사 파견하거나 원포인트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바람직”

    “대북 특사 파견하거나 원포인트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바람직”

    한국 정부가 한미정상회담 전 대북 특사를 파견하거나 원포인트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통해 김 위원장이 모든 비핵화 조치와 그에 따른 요구사항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도록 설득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지난 3일 ‘세종논평-4·11 한미정상회담과 북·미 핵합의 견인을 위한 한국의 역할’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논평 전문.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4월 10~11일(현지시간) 워싱턴DC를 방문해 한미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한미정상회담에서는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 여러 현안들도 논의되겠지만 북한 비핵화 견인 문제가 가장 중요한 의제가 될 전망이다. 지난 2월 28일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직후 문 대통령에게 전화해서 “김정은 위원장과 대화해서 그 결과를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정부는 한미정상회담 전에 대북 특사 파견이나 지난해 5월 26일처럼 원포인트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협상 의지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북한이 한미정상회담 전 남북대화에 응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우리민족끼리’ 정신을 강조하면서 한국의 특사 파견이나 문 대통령과의 판문점 정상회담을 거부한다면 김 위원장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그의 비핵화 협상 의지를 재확인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김 위원장이 제3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모든 비핵화 조치(영변핵시설과 다른 지역의 우라늄 농축시설 그리고 중장거리 미사일과 핵탄두 폐기 및 핵 과학자 및 기술자들의 전직 등)와 북한의 모든 요구사항(대북 제재 해제, 한반도 종전선언,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 개시,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및 수교 등)을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도록 설득하는 것이다. 만약 김 위원장이 미국과 영변 핵시설 폐기와 그에 대한 국제사회의 상응 조치만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한다면 제3차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돼도 또 다시 노딜(no deal)로 끝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그동안 ‘단계적’ 비핵화 입장을 강조해왔던 북한이 모든 비핵화 조치들을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기 위해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큰 결단이 필요하다. 그런데 북한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처럼 영변 핵시설 폐기 이후 어떤 단계들을 거쳐 ‘완전한 비핵화’에 도달할 것인지 비핵화 로드맵을 계속 제시하지 않는다면 미국과 국제사회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 카드로 제재 해제를 이끌어낸 후 핵보유국 지위를 계속 유지하려 할 수 있다는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가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매우 중요한 조치임에는 틀림없지만 북한이 다른 지역에 우라늄 농축시설을 가동하고 있다면 미국은 영변 핵시설 폐기에 결코 큰 보상을 제공할 수 없다. 또한 북한이 영변 핵시설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우라늄 농축시설까지 폐기한다고 해도 미국은 북한이 하노이에서 요구했던 것과 같은 ‘2016∼2017년 채택된 유엔 제재 결의 5건, 그 중에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의 제재 해제도 수용하기 어렵다. 2016~2017년 유엔안보리에서 채택된 대북 제재가 그 이전에 채택된 제재들보다 훨씬 강력한 것이었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는 만약 이 제재들을 해제하게 되면 이후 북한에게 비핵화를 압박할 수 있는 지렛대가 상실되는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북한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미국에 요구했던 제재 해제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모든 비핵화 조치와 대미 요구 사항들을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것이 결코 북한에게 불리한 것은 아니다. 북한과 미국이 처음부터 자신들의 요구사항들을 모두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일괄타결을 하지 않는다면 후속 협상에서 미국의 일방적인 요구에 의해 협상이 중단되고 양국 관계가 다시 악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에 대한 포괄적 공정표를 완성한 후 합의는 동시 병행?단계적으로 이행해야 할 것이다. 이는 ‘일괄 타결’을 요구하는 미국과 ‘단계적 비핵화’를 요구하는 북한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다. 하노이 정상회담에서처럼 북미 간에 실무접촉을 통해 모든 의제에 대해 충분히 합의에 도달하지 않으면 제3차 북미정상회담에서도 합의문에 서명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제3차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는 북미 간의 실무회담에서 먼저 양측이 만족할만한 수준의 합의문을 작성하고 그 다음에 정상회담 날짜를 공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 김정은 위원장이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에게 비핵화 로드맵과 방법론에 대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긴밀하게 협의할 수 있도록 충분한 권한을 위임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 정부도 북미 간의 합의를 촉진하기 위해 이도훈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 간의 실무회담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 지속 의지를 계속 공개적으로 천명하고 있고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인해 북한의 경제적 곤경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은 비핵화 협상 궤도에서 이탈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므로 한국 정부는 한미정상회담에서 ‘제재 완화’카드를 가지고 북한이 더욱 적극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나오도록 견인할 필요가 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합의문이나 기자회견 형태로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 로드맵에 합의하고 영변과 다른 지역의 핵시설 그리고 중장거리 미사일과 핵탄두 폐기를 시작한다면 미국도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상응해 제재를 완화할 것’이라는 입장을 천명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게다가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북한이 비핵화 조치와 국제사회의 상응 조치에 대해 미국과 포괄적인 합의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날 의향이 있다’는 입장을 이끌어낼 수 있다면 이는 매우 큰 외교적 성과가 될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북이 성사된다면 이를 김 위원장의 ‘탁월한 외교적 성과’로 선전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과의 협상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4월 11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 개최를 전후해 인공위성을 발사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만약 인공위성 로켓을 발사하면 대북 제재 강화가 불가피할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북한이 핵과 중장거리 미사일을 포기한다면 한국과 미국도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 허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유연한 입장을 보이면서 북한과의 협상의 문을 계속 열어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마흔다섯 노처녀 간호사가 천사를 품에 안기까지

    마흔다섯 노처녀 간호사가 천사를 품에 안기까지

    2년 전 미국 매사추세츠주 브라이턴에 있는 프란시스칸 어린이병원의 간호부장 리즈 스미스(45)는 어느날 병원 엘리베이터 앞에서 천사를 발견했다. 생후 8개월 된 지젤이었는데 2016년 6월 다른 병원에서 907g 밖에 안 되는 조산아로 태어났다. 맑고 푸른 눈동자와 옅은 갈색 곱슬머리가 이마에 드리운 천사 같은 외모였다. 하지만 어머니가 임신 중 헤로인, 코카인, 메타돈을 복용해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 태어난 지 석달 만에 프란시스칸 어린이병원으로 옮겨졌는데 특히 폐가 좋지 않았고 음식을 관으로 먹이고 있었다. 이 병원에 있었던 다섯 달 동안 누구도 찾지 않았다. 사회복지사 등이 돌봄이 가정을 찾기로 했다. 스미스가 오갈 데 없는 지젤을 자신의 집에 데려간 첫날 밤, 그녀는 운명처럼 그 애의 엄마가 되리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녀 역시 열아홉 살 때 어머니를 간암으로 잃은 터였다. 어머니도 소아과 간호사로서 늘 다른 이를 먼저 챙기는 이여서 스미스가 간호사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것도 어머니의 영향이었다. 어머니는 그녀가 아홉 살 때 이혼했지만 늘 집안을 웃음과 즐거움으로 가득 채웠기 때문에 스미스는 행복한 가정을 일구겠다고 생각했지만 결혼하지 못했다. 조카들만 13명이나 돼 “세계 최고의 이모”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았지만 늘 가슴 한켠이 허전했다. 시험관 아기도 가져보려 했지만 건강보험으로는 감당이 안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녀 경제력으로도 감당이 안 되는 일이었다. 자매들은 입양이나 돌봄이라도 하라고 권했지만 그녀는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지젤을 만난 것이었다. “깜짝 놀라게 만드는 푸른 눈동자 뒤에 있는 어떤 것들이 있었다. 이 아이를 사랑하고 안전하게 지켜주고 싶다고 느꼈다.” 지젤을 돌보겠다고 신청한 뒤 매일 병실로 찾아갔다. “발달도 더딘 편이었다. 해서 병원을 벗어나 살아갈 수 있게 되길 바랐다.” 처음 본 순간부터 3주 뒤, 지젤이 생후 아홉 달 됐을 때 집에 데려가 친부모가 나타날 때까지 돌봐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병원 동료들은 지젤이 오면 서로 목욕을 시키겠다고 다툼을 벌였고, 집을 떠날 때는 자동차 안이 아기 용품으로 가득 찼다. “어쩌면 내 인생에 없었을지 모르는 이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다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지젤의 친부모들은 주 한 차례 방문이 가능했지만 시 당국은 결국 이들 부모는 아이를 돌볼 여지가 없다고 결정해 친권이 소멸됐다. 아이를 대신 맡아줄 이도 없었다.스미스는 지젤 입양을 신청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전율을 느끼면서 한편으로는 친부모에게 슬픔을 안겼다는 사실에 미안함을 느꼈다. 2017년 핼러윈 때 지젤은 생후 15개월이었는데 걸음마를 뗐고 몇 가지 단어도 내뱉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18일 매사추세츠 브록턴 법원에서 지젤 입양 허가를 받았다. 처음 지젤을 집에 데려온 날로부터 553일 만이었다. 모녀와 함께 사는 남동생 필(44)은 “누나가 오래 기다려온 모녀 관계가 이뤄졌다”며 “서로에게 부족한 점을 채워주는 게 딱 그렇게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지젤은 두 살이 됐는데도 여전히 영양제를 튜브로 먹여줘야 하며 몸무게는 10.4kg 나간다. 치즈, 아보카도, 피자 등을 좋아한다. 에너지 넘치며 사랑스럽고 이따금 노래를 흥얼거린다. “그애가 새롭게 좋아하는 노래가 ‘You Are My Sunshine’”이라고 전한 스미스는 “그애가 노래를 부를 때마다 난 속으로 ‘넌 모를걸(You have no idea)’이라고 되뇌인다”고 털어놓았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 포스트가 3일(현지시간)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갑자기 죽은 아기 ‘냉동 요람’에 넣어 10일 간 애도한 부부

    갑자기 죽은 아기 ‘냉동 요람’에 넣어 10일 간 애도한 부부

    영국 켄트주 포크스톤에 사는 인디아 깁슨(25)과 제이미 헤이스(32)는 태어난 지 6개월 된 아들 토비를 데리고 휴가길에 올랐다. 그러나 토비가 자던 중 갑자기 사망하면서 이 가족의 휴가는 비극이 되어버렸다. 지난해 8월 깁슨과 헤이스는 토비와 함께 휴가차 리버풀을 방문했다. 토비를 재운 뒤 밤늦게까지 카드게임을 즐긴 부부는 자정 무렵 잠자리에 들었다. 침실에 누워 있던 아들 토비가 미동도 없이 누워 있는 걸 발견했다. 깁슨은 “게임을 하면서도 정기적으로 토비를 확인했다. 그러나 갑자기 아기가 움직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토비를 살리기 위해 부부는 필사적으로 매달렸지만 병원으로 옮겨진 토비는 결국 사망선고를 받았다. 부검 결과 토비의 사망 원인은 판별 불가. 토비는 영아돌연사증후군이라고도 불리는 영아급사증후군(Sudden Infant Death Syndrome)으로 분류됐다. 영아급사증후군은 생후 12개월 이하의 영아가 뚜렷한 이유 없이 수면 중 사망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는 사망 당시 상황이나 병력 검토 등 사후 검사와 부검을 통해서도 사망 원인을 밝힐 수 없을 때로 한정된다.부부는 비통함 속에서도 장례식을 위해 토비를 집까지 운구할 비용을 마련해야 했고 모금 사이트 ‘고 펀드 미’(Go Fund Me)에 페이지를 개설했다. 토비의 사연을 접한 사람들은 모금 시작 3시간 만에 300여만 원을 후원했고, 한 단체는 부부를 위해 ‘포옹 침대’(A cuddle cot)를 내놓았다. ‘포옹 침대’는 토비처럼 갑작스럽게 사망한 아기의 부모가 아기와 작별할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설계된 냉각 시스템으로 일정 기간 아기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는 일종의 ‘냉동 요람’이다. 깁슨과 헤이스는 ‘포옹 침대’를 사용해 토비를 10일간 더 데리고 있었다. 깁슨은 “나와 헤이스는 매일 죽은 토비를 껴안고 함께 슬퍼했다. 비통함을 가눌 길이 없었지만 토비를 안아주고 키스를 하고 목욕을 시키며 작별의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토비를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가족들 역시 ‘포옹 침대’에 누운 토비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다. 부부는 “곧바로 장례식을 치렀다면 우리는 토비와 준비되지 않은 이별을 해야만 했을 것”이라며 후원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후 토비의 장례를 치른 깁슨과 헤이스는 받은 도움을 돌려주기 위해 모금을 계속했고 1만 파운드를 후원받아 두 대의 포옹 침대를 기부했다. 깁슨은 “토비가 갑자기 하늘나라로 갔을 때 우리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러나 포옹 침대 덕분에 토비를 잘 떠나보낼 수 있었다”면서 “갑작스럽게 자식을 떠나보내는 다른 부모들이 포옹 침대를 통해 충분한 작별의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별도 ‘디자인랩’ 운영해 4대 디자인 어워드 수상

    별도 ‘디자인랩’ 운영해 4대 디자인 어워드 수상

    위닉스는 지난 4일 30평형 프리미엄 공기청정기 ‘마스터’를 선보였다. 이번 마스터 출시로 소형 평형대부터 대형 평형대까지 모두 커버할 수 있는 공기청정기 풀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위닉스의 공기청정기는 지난해 세계 4대 디자인 어워드(IF, IDEA, Good design, reddot)에 모두 뽑히는 등 디자인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디자인실을 대표이사 직속으로 운영하고 별도의 ‘디자인랩’(Design Lab)을 구축해 디자인 경쟁력을 강화해 온 덕분이다. 특히 지난해 1월부터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공기청정기 매출 신장이 이어졌다. 이에 위닉스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2017년(2607억원)보다 2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 역시 200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에 이어 2018년에도 당기순이익 측면에서 흑자를 달성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했다. 2018년 공기청정기 판매 호조와 하반기 의류건조기 출시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위닉스의 매출 규모는 2018년 3300억원대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올해도 1~2월 국내 시장 공기청정기 매출과 판매 수량이 전년 동기간 대비 각각 97%, 66%가 증가하는 등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현대차 팰리세이드·기아차 씨드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본상 수상

    현대자동차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팰리세이드가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제품 디자인 부문의 수송 디자인 분야 본상을 수상했다. 독일 노르트하임 베스트팔렌 디자인센터가 주관하는 레드닷 디자인상은 ‘iF 디자인상’, ‘IDEA 디자인상’과 함께 세계 3대 디자인상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팰리세이드는 출고되는 데에만 8개월이 걸릴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팰리세이드는 기존 SUV에서 볼 수 없었던 아름다움을 갖췄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아자동차의 유럽 전략 차종인 ‘씨드’도 같은 상을 받았다. 씨드는 2012년에 3가지 타입의 모델 모두 레드닷 어워드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미국 대선 후보가 노르웨이어 할 줄 안다고? 그래서 뭐 어째?

    미국 대선 후보가 노르웨이어 할 줄 안다고? 그래서 뭐 어째?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나서려는 이들이 다른 나라 언어를 배우고 있어 눈길을 끈다. 두 언어를 하는 것이 대선 후보로서 플러스가 되는 것만은 아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미국 유권자들이 소스라치게 놀란다는 사실이라고 영국 BBC가 23일(현지시간) 전했다. 한글로도 출간된 ‘카불의 책장수’를 쓴 노르웨이 프리랜서 작가 아스네 자이어스타드는 지난주 텍사스의 음악 축제에서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으로 대선 출마를 준비하는 피트 부티기에그를 소개받았는데 노르웨이 말로 노르웨이 문학에 대한 얘기를 건네 깜짝 놀랐다고 트위터에 털어놓았다. 사우스벤드의 억양이 있긴 했지만 노르웨이어 실력이 빼어나 놀랐다면서도 “왜 미국인이 노르웨이어를 배우려는 거지?”라고 의아해 했다고 했다. 부티기에그는 노르웨이 최고의 작가 에를렌 루의 작품을 원어로 읽어보고 싶어 했다. 자이어스타드의 트윗은 다양한 정치 스펙트럼의 반향을 낳았다. 지난해 번역본이 나온 ‘전문가와 강적들(The Death of Expertise)’의 톰 니콜스는 “지적 호기심에 대한 각별한 얘기”라며 “현재 백악관 거주자와는 완전 상반된 것”이라고 비꼬았다. 니콜스나 트럼프 지지자나 대선 출마 희망자가 노르웨이어를 배우려는 것은 낯설게 받아들여진다. 트럼프 고문이었던 마이클 카푸토는 “노르웨이어를 배워 노르웨이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그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고 적었다. 사실 부티기에그의 어머니 앤 몽고메리는 언어학자다. 그는 언어 속에서 자라나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몰타, 아랍, 다리(아프가니스탄과 조로아스터 영향권) 말도 할 줄 안다고 선거참모 리스 스미스는 말했다. 공화당이나 민주당이나 부티기에그가 언어를 배우려 하는 것을 재미있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미국인들은 대체로 다른 나라나 언어에 대한 관심이나 호기심이 현저히 떨어진다. 퓨리서치에 따르면 유럽 학생의 90% 이상은 학교에서 다른 언어를 배우는데 미국에서는 20%로 뚝 떨어진다. 이래서도 지도자가 다른 언어를 할 수 있다고 하면 사람들은 화들짝 놀란다.선거철이면 민주당 후보들은 스페인어를 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곤 한다. 텍사스 출신 민주당 후보 베토 오루크와 뉴저지주 상원의원 코리 부커는 스페인어 광고를 시작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동생 제프만큼은 아니지만 짤막하게 할 수 있어 대통령으로선 예외적이었다. 버락 오바마 전,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은 영어만 한다. 다른 나라 정치인들과 지도자들은 더 잘한다.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는 만다린어를 잘 알고, 제레미 헌트 전 영국 외무장관은 일본어 연설이 가능하며, 닉 클레그 전 영국 부총리는 네덜란드어가 유창하고 스페인어 연설도 잘 한다.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는 프랑스어를 했는데 영어 액센트 때문에 비웃음을 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독일어를 아주 잘하고 영어도 곧잘 하지만 실수라도 할까봐 자제한다. 다른 언어를 구사하는 대선 후보는 손해를 보곤 한다. 2015년 공화당 경선 경쟁자였던 제프 부시를 가리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있는 동안은 영어를 말해 모범을 보이셔야지”라고 비아냥댔다. 이민 반대와 담장 건설을 주창하던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운동 전술에 그의 스페인어 구사 능력은 맞춤한 먹잇감이 됐다.민주당 후보들일수록 이런 추잡한 공격에 민감해지곤 한다. 해서 프랑스어를 잘했던 존 케리 전 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런 능력을 감추려 했다. 엘리트주의자처럼 비쳐 보통사람과 거리가 있는 사람처럼 보이는 게 싫었으며 공격 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니콜스에 따르면 프랑스어를 할줄 아는 미국인이라면 ‘지적인 척 구는 위선자’로 낙인찍힐 가능성이 높다. 2012년 공화당 경선 과정에도 프랑스어를 할 줄 아는 미트 롬니 후보가 비슷하게 당했다. 경쟁자 중 한 명은 너무 유약해 보여 케리를 이길 수 없다는 동영상을 제작했다. “절반은 노르웨이인”이라고 스스로를 밝히는 공화당 선거 전략가는 부티기에그의 언어 능력은 존중할 일이지만 그렇게 해서는 선거를 이기지 못한다고 조언했다. 내셔널 민주당 트레이닝 위원회를 이끄는 켈리 디트리히는 “민주당 지지자들은 세 언어, 열두 언어, 한 언어를 쓰던 관심 없다. 그들이 관심있는 것은 트럼프를 이길 것인지 뿐”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메이 총리, 이르면 오늘 EU에 브렉시트 연기 공식 요청

    메이 총리, 이르면 오늘 EU에 브렉시트 연기 공식 요청

    영국이 정식으로 유럽연합(EU)에 브렉시트(Brexit) 연기를 요청한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메이 총리가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이르면 오늘 서한을 보내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앞서 메이 총리는 의회가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를 거부하자, 오는 20일 다시 한번 의회에 브렉시트 합의안 통과 여부를 묻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존 버커우 하원의장은 전날 성명을 통해 브렉시트 합의안에 실질적인 변화가 없으면 제3 승인투표 개최를 불허하겠다고 밝혔다. 버커우 하원의장은 동일 회기 내에 실질적으로 같은 사안을 하원 투표에 상정할 수 없도록 한 의회 규약을 근거로 들었다. BBC는 메이 총리가 우선 6월 말까지 브렉시트를 연기하되, 이를 추가 연기할 수 있도록 옵션을 부여하는 방안을 EU에 제안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메이 총리가 단기·장기 연기 두 가지 방안을 모두 준비했으며 이중 어느 것을 EU 측에 제시할지는 불확실하다는 보도도 나왔다. 레오 바라드카르 아일랜드 총리와 도날트 투크스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더블린에서 만난 뒤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목요일 EU 정상회의에 앞서 영국이 어떤 제안을 할지 지켜봐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한편 스티븐 바클레이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은 이날 스카이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하원의원 과반이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 투표를 원할 경우 하원의장이 이를 막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백예린, 2년 3개월 공백 깨고 음원차트 올킬 “과분한 사랑 감사”

    백예린, 2년 3개월 공백 깨고 음원차트 올킬 “과분한 사랑 감사”

    가수 백예린의 두 번째 솔로 미니앨범 ‘Our love is great’가 발매 하루 만에 실시간 음원차트 줄세우기를 하고 있다. 2년 3개월의 긴 공백을 깬 성공적인 컴백 신고식이다. 백예린의 ‘Our love is great’는 지난 18일 오후 6시에 공개됐다. 그 가운데 타이틀곡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거야’는 네이버뮤직, 소리바다, 올레, 지니, 벅스, 멜론 등 국내 주요 음원사이트 7곳에서 실시간 음원차트 1위를 기록했다. 이 외에도 수록곡 ‘야간비행’ 또한 주요 음원사이트 7곳에서 10위권 내에 안착하는 등 남다른 음원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벅스뮤직의 경우 백예린의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거야’, ‘야간비행’, ‘내가 날 모르는 것처럼’, ‘Dear my blue’, ‘지켜줄게’, ‘Our love is great’가 나란히 실시간 음원차트 1위부터 6위를 기록했다. 백예린은 자신의 SNS에 “덕분이에요. 이룬 것 하나 없다해도 이렇게 사랑받고 기대받고 기다려주는 분들 덕에 이것저것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과분한 사랑과 존중, 정말 감사해요”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어 백예린은 “저에게 큰 기회를 주신 저희 사무실 언니오빠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답장늦는 저 때문에 힘들었을 강순오빠한테도 미안하고 감사합니다. 많은 분들 덕분에 정말 여기까지 열심히 할 수 있었어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타이틀곡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 거야’는 ‘관계 안에서 서로 의도치 않게 피어난 불안함은 우리 잘못이 아니며 결국 그것은 우리를 더 크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관계’에 대한 백예린의 생각을 담았다. 백예린만의 몽환적인 음색과 멜로디가 장점이다. 1번 트랙 ‘야간비행’(魔女の花)은 백예린이 영화 ‘마녀와 메리의 꽃’을 보고 영감을 받고 본인만의 해석을 더해 완성했다. ‘Our love is great’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같이 연주하기 위해 수록한 곡으로 황홀하고 낭만적인 무드 속에서 본인의 모습과 곁을 함께한 소중한 사람들에 대해 노래한다. 백예린의 차트 줄세우기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음악 팬들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비핵화 협상’ 어려운 영어 용어 쓴 靑…난해한 국면 방증? 북미 겨냥 메시지?

    오퍼레이셔널 데피니션(operational definition), 굿 이너프 딜(good enough deal), 얼리 하비스트(early harvest)…. ‘하노이 핵 담판’ 결렬 이후 북미 간 강경론이 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지난 17일 난해한 영어 용어를 기자들에게 구사하며 비핵화 협상 관련 설명을 내놓아 그 배경이 주목된다. 각각 운영적 정의, 충분히 좋은 거래, 조기 수확 등으로 번역되는 이 용어들은 평소 잘 쓰이지 않았던 것들이다. 일각에서는 그만큼 현 교착국면이 구체적 해법을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난해해 어쩔 수 없이 난해한 용어를 쓴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비핵화 최종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비핵화에 대한 ‘운영적인 정의’, 저는 그렇게 번역을 하고 싶은데 ‘오퍼레이셔널 데피니션에 대해 고민을 해봐야 할 때가 됐다”며 외교가에서는 좀처럼 쓰지 않는 ‘운영적 정의’란 개념을 들어 비핵화 로드맵을 설명했다. 그는 “어떤 상태가 돼야만 핵 활동이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볼 것이냐, 어떤 시설이 어떻게 해체되어야만 핵 능력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라며 “30년간 비핵화 논의 과정에서 시도된 적이 없다고 본다”고 했다. 오퍼레이셔널 데피니션은 본래 ‘과학적 지식은 관찰할 수 있는 반복적 (실험) 조작에 의해 객관화된다’는 의미의 과학용어로 ‘조작적 정의’로 번역된다. 이 관계자가 비핵화로드맵과 함께 밝힌 ‘굿 이너프 딜’ ‘얼리 하비스트’는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는 영변 핵시설 폐기 등 비핵화 초기 조치부터 빨리 풀어 신뢰를 구축하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물론 상응 조치를 원하는 북한과 일괄타결을 요구하는 미국 모두를 설득해야 한다. 청와대가 생경한 ‘운영적인 정의’까지 꺼내 든 배경은 무엇일까. 북미 모두를 겨냥한 메시지란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홍민 통일연구원 통일연구실장은 18일 “미국이 포괄적 측면을 강도 높게 주장하는데 현실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데 무게를 둔 발언”이라면서 “동시에 북한도 지나치게 한 단계에 집착하지 말고 포괄성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단계적 조치를 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촉진자’의 어려움을 역설적으로 드러냈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지난 15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문 대통령은 중재자가 아닌 플레이어”라고 했다. 미국은 중재를 부탁하면서도 ‘레버리지’를 주지 않았고 앞으로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도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포괄적 합의, 단계적 이행으로 가자는 로드맵을 내놓으면서 현상을 덮고자 어려운 말을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북한에는 포괄적 로드맵을 받으라 하고 미국에는 ‘북한이 한 번에 옷을 벗을 수 있겠느냐. 로드맵을 받았으니 이행은 단계적으로 가자’고 설득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공군 병사가 디자인한 ‘캐릭터 브랜드’, 국제 디자인대회 수상

    공군 병사가 디자인한 ‘캐릭터 브랜드’, 국제 디자인대회 수상

    공군 병사가 직접 기획한 ‘공군 의복 캐릭터 브랜드’가 국제적인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할 예정이다. 공군은 15일 “독일 뮌헨 비엠더블유 벨트(BMW Welt)에서 개최되는 ‘아이에프 디자인 어워드’(iF Design Award) 브랜딩 부분에서 본상을 수상한다”고 밝혔다. 공군의 본상 수상작은 공군 의복 캐릭터 브랜드다. 이번 작품은 공군 병사가 직접 기획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공군본부 미디어콘텐츠과에서 근무하는 서희강(29) 병장은 ‘누구한테 주더라도 자신 있게 줄 수 있는 기념품을 만들어 보자’라는 생각에서 이번 기념품 뱃지를 제작하게 됐다.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를 재학하며 미술을 공부한 서 병장은 자신의 경험을 살려 이번 공모전에 지원하게 됐다. 이번 수상작인 공군 의복 캐릭터 브랜드는 전투복, 정복, 약정복, 비행복, 정비복 등 공군 장병이 임무를 위해 착용하는 50여종의 피복을 캐릭터로 디자인한 것으로, 이번 공모전에서 디자인의 독창성과 창의성, 활용성을 높게 평가받았다. 1954년부터 실시된 독일 아이에프 디자인 어워드는 미국 ‘아이디이에이 디자인 어워드’(IDEA Design Award), 독일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Red Dot Design Award)와 함께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으로 인정받는 세계적인 대회다. 올해 아이에프 디자인 어워드에는 6400여 점의 작품이 출품돼 20개국 67명의 전문가가 심사를 진행했다.서 병장은 “”입대 전만 해도 이런 멋진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라면서 “제가 속한 곳에서 쓸모 있고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우주를 보다] 화성에 잠든 오퍼튜니티의 마지막 파노라마 이미지 공개

    [우주를 보다] 화성에 잠든 오퍼튜니티의 마지막 파노라마 이미지 공개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머나먼 화성 땅에서 잠든 탐사로봇 오퍼튜니티(Opportunity)의 마지막 '유작'이 공개됐다.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은 15년 간의 기념비적인 임무를 완수하고 작별한 오퍼튜니티의 마지막 선물인 파노라마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해 오퍼튜니티가 임무를 종료하기 직전까지 파노라마 카메라로 촬영한 이 사진은 풋볼 경기장의 2배 만한 ‘인내의 계곡'(Perseverance Valley)이라 불리는 지점을 담은 것이다. 인내의 계곡은 엔데버 분화구(Endeavour Crater) 서쪽 가장자리 안쪽 경사면에 위치해 있다. 오퍼튜니티는 지난해 5월 13일~6월 10일 사이 총 354장의 사진을 찍어 지구로 보내왔다. 안타까운 것은 바로 이곳이 오퍼튜니티의 무덤이라는 사실. 지난해 5월 말부터 불어온 화성의 강력한 모래폭풍으로 태양빛이 차단돼 에너지원이 사라지자 오퍼튜니티는 스스로 휴면상태에 들어간 후 깨어나지 못했다.그리고 결국 지난달 13일 NASA는 오퍼튜니티의 마지막 임무 보고 기자회견을 열고 탐사로봇의 ‘공식 사망’을 선언했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 오퍼튜니티 프로젝트 매니저 존 칼라스 박사는 "화성에 어둠이 내리기 직전까지 오퍼튜니티는 마치 관광객처럼 사진을 촬영했다"면서 "이 마지막 파노라마는 우리의 오퍼튜니티가 얼마나 대단한 탐사와 발견을 했는지 보여준다"고 밝혔다.   마치 인기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월-E’를 연상시키는 오퍼튜니티는 15년 전인 지난 2004년 1월 24일 밤 화성 메리디아니 평원에 내려앉았다. 대선배 소저너(Sojourner·1997년)와 20일 먼저 도착한 쌍둥이 형제 스피릿(Sprit)에 이어 사상 3번 째. 그러나 두 로봇이 착륙 후 각각 83일, 2269일 만에 작별을 고한 반면 오퍼튜니티는 지난해 6월까지 왕성하게 탐사하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오퍼튜니티는 예상을 훌쩍 뛰어넘어 총 45㎞를 굴러다녔으며 지난해 2월에는 ‘5000솔’(SOL·화성의 하루 단위으로 1솔은 24시간 37분 23초로 지구보다 조금 더 길다) 넘게 화성에서 보냈다. 오퍼튜니티가 화성 땅에서 그냥 굴러만 다닌 것은 아니다. 그간 총 22만 5000장의 사진을 지구로 보내왔으며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문가들은 고대 화성에 물이 존재했다는 지질학적 증거를 찾아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사업계획서 공개에도…의혹 해소 못한 제주 녹지병원

    道, 업무협약 등 핵심 빼고 부분 공개 시민단체 “사업계획서 전면 공개를” 외국계 의료기관인 녹지국제병원의 사업계획서 공개에도 국내 법인·의료기관 우회진출 의혹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제주도는 11일 녹지병원 사업계획서 요약본을 정보공개청구인인 제주참여환경연대에 공개했다. 병원 운영 주체인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이하 녹지제주)과 다른 외국계 의료기관의 업무협약 등을 담은 별첨자료를 빼고 개설 시기 및 시행기간, 의료사업 시행내용, 인력운영계획 및 개설과목, 재원 조달방안 및 가능성, 토지이용계획, 경제성 분석 및 보건의료체계 영향 등 사업타당성 부분만 공개했다. 사업계획서에서 녹지제주는 환자 송출과 사후관리, 의료장비 판매 등 모든 사업을 베이징연합리거의료투자(BCC), 일본 이데아(IDEA)가 진행하도록 협약했다. 의료영리화 저지와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는 “국내에 의료기관을 설립한 중국 BCC가 녹지병원 운영에 참여하면 사실상 국내 법인과 의료기관의 우회진출 통로를 제도화하는 선례를 남길 수 있다”며 사업계획서 완전 공개를 주장했다. 실제 녹지제주는 중국 BCC와 일본 IDEA와 함께 자회사인 그린란드 헬스케어 설립을 추진했다가 우회진출 논란이 일자 철회했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2015년 12월 ‘외국의료기관(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 승인 여부 결정 결과 통보’ 공문에서 녹지제주에 대해 ‘외국인 투자 비율 100%, 자본금 2000만 달러(한화 225억원)인 외국인 투자법인’이라고 명시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도 이날 성명을 통해 국내자본의 우회투자 의혹 해소를 위해 사업계획서를 전면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좋은 죽음 목표로 정부 주도 ‘생애말 돌봄 전략’ 시행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좋은 죽음 목표로 정부 주도 ‘생애말 돌봄 전략’ 시행

    영국은 비교적 죽음을 맞기 좋은 나라로 꼽힌다.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2015년 작성한 ‘죽음의 질 지수’ 보고서를 보면, 영국은 100점 만점에 93.9점을 받았다. 2010년 1위에 이어 두 번째다. 우리나라는 각각 18위(2015년), 32위(2010년)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영국이 ‘죽기 좋은 나라’가 된 건 정부 주도로 ‘생애말 돌봄 전략’을 추진한 게 결정적이었다. 정부 주도로 좋은 죽음을 고민해 긍정적 변화를 이룬 대표적 사례다. 영국에서 생애말 돌봄 전략이 시행된 건 2008년이다. 이때만 해도 영국에서 존엄한 죽음에 대해 관심은 적었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2006년 기준 국민의 58%가 병원에서 사망했다. 집에서 사망한 국민은 18%였고, 주거용 요양시설 17%. 호스피스는 4%에 그쳤다. 당시 영국 국민 74%가 자택에서 임종을 맞이하고 싶다고 답했지만 현실과는 괴리가 컸다. 영국 정부는 1년여에 걸쳐 생애말 돌봄 전략을 개발했다. 목표는 국민이 보다 ‘좋은 죽음’(Good Death)을 맞게 하는 것이었다. ‘익숙한 환경에서’, ‘존엄과 존경을 유지한 채’, ‘가족·친구와 함께’, ‘고통 없이’ 사망에 이르는 것을 좋은 죽음이라 정의했다. 돌봄 전략은 총 6단계다. 말기 환자를 어떻게 돌볼 것인지 전략을 수립하는 1~3단계부터 실제 돌봄이 이뤄지는 4단계, 임종과 임종 후 서비스를 제공하는 5~6단계까지 촘촘히 전략을 세웠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환자가 집, 병원, 호스피스 등 어디에 있든 양질의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해 기준 집에서 사망한 영국인은 24%, 주거용 요양시설은 23%, 호스피스는 6%로 각각 상승했고, 병원은 46%로 감소했다. 정은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주임연구원은 “영국은 좋은 죽음을 고민하는 민관 합동기구를 만들어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사회인식 바꾸기에 성공했다”면서 “우리도 죽음에 관한 국민의 인식부터 변화시킬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트럼프의 햄버거 접대에 숨은 정치적 비수 ‘민주당의 위선’ 들춰내기

    트럼프의 햄버거 접대에 숨은 정치적 비수 ‘민주당의 위선’ 들춰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을 찾은 고교 풋볼 선수들에게 또 햄버거를 접대했다고 해서 국내에서도 적지 않은 기사가 나왔다. 그런데 의문이 들지 않는가? 연방정부 일시 업무정지(셧다운) 사태도 일단락됐는데 왜 트럼프 대통령은 어렵게 4일(이하 현지시간) 백악관을 찾은 고교 대학 풋볼 선수들에게 햄버거를 내놓았을까? 적지 않은 국내 언론이 ‘원래 트럼프가 햄버거를 좋아한다’는 식으로, 다소 어이 없는 분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햄버거는 미국 양대 정당이 물밑에서 신경전을 펼치는 주제가 돼 있다. 공화당 일각에서는 상원 민주당 초선의원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가 지난달 22일 사이캇 차크라바르티 비서실장과 나란히 앉아 햄버거를 먹는 사진을 놓고 이죽거렸다. 그들의 생각은 ‘햄버거 먹지 말자고 한 것이 법안 취지 아니였던가. 그네들의 위선 지독하네’라고 쏘아붙이고 싶었을 것이다. 코르테스 의원은 그린 뉴 딜(Green New Deal) 법안을 발의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가짜뉴스 공장장처럼 논점을 벗어난 공격을 퍼부었다. 이를테면 미국의 소들을 다 없애자는 법안이며, 햄버거를 먹지 말자는 법안이란 식이다. 오죽했으면 오르테가 의원은 이달 초 Desus & Mero 쇼에 출연해 “농업을 없애자는 것이 아니며 모두에게 채식주의자가 되라고 강요하겠다는 것도 아니다. 말하자면 ‘이봐요들, 공장식 농장을 하겠다고들 하는데, 그런다고 아침 점심 저녁을 모두 햄버거로 해결할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요’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고기를 덜 먹자는 것은 환경을 낫게 만드는 가장 쉽고 일상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인데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미국에서 소와 농업을 몰아내자는 얘기라고 몰아붙이고 있다. 백악관 참모를 지낸 세바스찬 고르카 박사는 지난달 28일 메릴랜드주 내셔널 하버의 보수주의 정책행동 컨퍼런스(CPAC)에서 이렇게 불호령을 내렸다. “그들은 여러분의 픽업 트럭을 뺏으려 하고요, 그들은 여러분의 집을 다시 세우려고 하고요, 그들은 여러분의 햄버거를 빼앗으려 한답니다. 이게 스탈린이 꿈꿔왔지만 결코 이루지 못한 일이랍니다. 여러분은 민주 사회주의란 미명 아래 미국에 다시 공산주의를 덧씌우려는 이들과 싸우는 최전선에 서 있어요.” 이런 정치적 공격의 비수를 감춘 채 트럼프 대통령은 풋볼 선수들에게 햄버거를 보란 듯이 접대한 것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글로벌 In&Out]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려면/피터 워드 북한전문 칼럼니스트

    [글로벌 In&Out]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려면/피터 워드 북한전문 칼럼니스트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시작을 앞두고 긍정적 분위기였다. 미국에선 평양주재 연락소를 설치하고 종전선언을 하며 부분적 비핵화에 대한 상응조치로 제재 완화가 논의되고 있다는 보도들이 잇따랐다. 모종의 ‘작은 합의’(small deal)일진 몰라도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비핵화의 첫 단계로, 북한의 입장에서 볼 때 정상국가로 인정되는 첫발을 내딛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었다. 보도로 나온 이런 구상은 문재인 대통령의 뜻대로 된 것으로 볼 수가 있었다. 따라서 ‘작은 합의’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같은 대북협력사업 재개 등이 현실성이 높다는 식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합의는 무산됐고, 지난 4일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밝힌 바에 따르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은 스몰딜이 아니라 ‘빅딜’(big deal)로 진행됐던 것이다. ‘완전한 비핵화’에 핵무기뿐만 아니라 대량살상무기 전체가 포함돼 있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년 넘게 중재자로 나섰지만, 빅딜만 가능하다면 북미 협상 과정은 마비될 공산도 커졌다. 불확실한 미래가 남은 것이다. 북한은 안보상 완전한 비핵화를 해서는 안 되는 것이고 미국은 제재 완화를 실행하기 전에 각종 대북 비핵화 조치의 실행(시설 사찰, 폐쇄, 폐기 등)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이 두 나라의 협상을 유도해 왔던 문 대통령은 이제 오로지 지속적 화해만 응원해 줄 수 있을 뿐일지도 모른다. 문 대통령은 경색된 북미 협상이 재가동되도록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의회 눈치와 내년 대선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북미 간의 이간을 충분히 좁힐 여유가 없을지도 모른다. 현재 북한은 자급자족적 경제모델을 추구하는 가운데 주로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필요한 자재를 구할 수밖에 없다. 중국과 러시아는 암암리에 제재에 어긋난 거래를 점차 더 많이 할지도 모른다. 대미 협상에서 제재 완화가 안 된다면 한국에서 거론된 경제협력 사업들이 무산될지도 모른다. 미국과 한국만 대북 제재를 지키고, 대북 제재의 의지가 미흡한 중국은 다른 행보를 할 수도 있다. 중국 해관에서 나온 수치에 따르면 중국의 대북 수출은 현재 제재 실행 전의 수준으로 거의 회복했다. 북한은 여러 나라와 골고루 무역을 하는 것이 중국과 같은 대국에만 매달리는 것보다 훨씬 낫다. 핵은 생존의 동아줄인 만큼 중국에 대한 과도한 무역 의존도를 참고 핵을 지켜려고 할 수도 있다. 중국과 북한 간의 협력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2016년 1월 북한 핵실험 이후 실행된 유엔안보리 제재 전 투자와 무역 수준으로 완전히 되돌아가기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도 북미가 합의하지 못한다고 판단한다면 중국이 미국에 협조하는 태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특히 중미 간의 무역분쟁이 격화된다면 북중 협력이 강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렇게 진행된다면 김정은 위원장은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문 대통령의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구현’과 같은 구상은 실현될 수 없어질 뿐만 아니라 남북대화도 교착될 위험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선택 및 협상 태도 탓에 남한은 ‘코리아 패싱’에 노출될 수 있다.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 등 한미 합동훈련을 종료한다고 한미 국방장관들이 지난 4일 공표했다. 남북, 북미협상의 군사적 걸림돌은 일부 제거된 것이다. 그래도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협의해 트럼프 행정부가 수용할 만한 비핵화 합의를 유도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북미 실무진끼리는 ‘스몰딜´ 차원에서 일부 합의를 이뤄냈지만, 북미 정상이 재회한 자리에서 논의된 ‘빅딜’은 합의를 내지 못한 탓이다. 코리아 패싱을 피하려면 문재인 정부의 중재 노력이 훨씬 정교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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