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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대통령 사저 빌딩에 불 …1명 사망 4명 부상

    트럼프 대통령 사저 빌딩에 불 …1명 사망 4명 부상

    뉴욕 트럼프타워 50층에서 발생사저 비롯해 트럼프 싱크탱크 입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미국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불이나 사상자를 냈다.폭스뉴스와 AFP통신, 로이터 통신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화재는 현지시간으로 7일오후 6시께 오후 6시쯤 뉴욕 맨해튼 5번 애비뉴, 57번가에 있는 트럼프타워 50층에서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대원 200명 정도와 소방차들이 현장에 출동해 불길을 신속하게 잡았다고 밝혔다. 또 이 빌딩에 거주하는 67세 남성 1명이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고 밝혔다. 사망자의 구체적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진화작업에 나선 소방관 4명은 경상을 입었다.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매우 까다로운 진화작업이었다”며 “건물이 매우 큰 데다 건물 다른 곳은 많은 양의 연기로 가득했다”고 밝혔다. 소셜미디어에서 유포되고 있는 동영상에는 호텔 창문 밖으로 화염과 연기가 솟아 나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트럼프타워는 부동산재벌 트럼프가 1983년에 지은 68층짜리 건물로 뉴욕의 명소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저와 그가 총수로서 운영한 기업집단인 ‘더 트럼프 오거나이제이션’의 본부가 있다. 트럼프타워는 주상복합 건물로 26층까지 고급 사무실, 상점이 입주하고 있고 상층부에는 호화 아파트가 있다. 트럼프 기업그룹의 사무실은 26층, 트럼프 대통령의 사저인 펜트하우스는 66층에 있다. 화재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DC에 머물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화재는 진화됐다. 매우 제한적이다(건물이 잘 지어져서). (남녀) 소방관들이 훌륭히 임무를 수행했다. 감사하다”고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화재가 트럼프타워 내 주거용 아파트에서 발생했다고 알렸다. 트럼프타워에서는 지난 1월 8일에도 옥상 부근 냉난방시스템에서 불이나 민간인 2명이 경상을 입고 소방관 1명이 입원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기식, 이르면 8일 ‘피감기관 돈으로 외유 출장’ 직접 해명

    김기식, 이르면 8일 ‘피감기관 돈으로 외유 출장’ 직접 해명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이르면 8일 부적절한 외유 출장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할 것으로 전해졌다.청와대 핵심관계자는 7일 “김 원장이 내일이나 모레쯤 본인과 관련한 사항에 대해 직접 해명하거나 반박하는 자료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일부 언론과 야당 의원들은 김 원장이 새정치민주연합(현재 더불어민주당) 정무위원 시절인 ▲2014년 3월 한국거래소(KRX)의 부담으로 2박 3일간 우즈베키스탄 출장을 다녀왔고 ▲2015년 5월 우리은행 돈으로 2박 4일간 중국 충칭과 인도 첸나이를 방문했으며 ▲같은 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예산으로 9박 10일간 미국과 유럽 출장을 다녀왔다며 “부적절한 외유성 출장이었다”이었다고 비판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 가운데 김 원장이 2015년 5월 9박 10일간 미국과 유럽 출장을 다녀온 것과 관련,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김 원장이 당시 미국 워싱턴DC 소재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의 운영에 강력히 문제제기를 하자 “의원들이 직접 현장을 점검해보고 개혁의 방향을 잡아달라”며 김 원장과 당시 여당 소속 정무위원이었던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에게 함께 출장을 다녀와 줄 것을 요청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김 의원은 개인 사정을 이유로 막판 출장을 철회했고, 이에 김 의원이 비서관을 동행한 채 워싱턴 출장을 다녀왔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그는 그러나 “김 원장은 당시 현장점검을 한 결과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예산을 삭감했다”고 말했다. 또 김 원장이 워싱턴 출장에 이어 유럽을 방문한 것은 유럽지부를 설립하려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으나, 실제 출장을 다녀온 뒤에는 유럽지부 설립이 필요 없다고 판단해 국감기간 비토권을 행사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청와대 “한미연구소장 교체 요구한 적 없다”

    청와대 “한미연구소장 교체 요구한 적 없다”

    문재인 정부가 외교안보 ‘코드’에 맞지 않는 연구기관 전문가들에게 인사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논란이 이어지자 청와대가 사실과 다르다며 해명했다.청와대는 7일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USKI)에 대한 예산지원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이 연구소 운영을 책임지는 구재회 소장의 교체를 요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구 소장 교체를 요구한 것은 국회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는 “국회 차원의 문제 제기에 따라 정부에서 관리감독을 맡은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USKI 개혁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구 소장의 교체를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연구소는 매년 우리 정부로부터 20억원의 예산을 받고 있지만 실적과 재정이 불투명하고 책임자가 12년째 장기집권하는 것이 문제라는 게 국회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인식이라고 청대는 설명했다. 사업 내역 보고서조차 매우 불성실하게 작성됐다는 게 정부 측 주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구소 운영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이를 개혁하려는 주체는 국회”라며 “가장 먼저 제기한 것은 2014년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현 금융감독원장)이었고 이어 20대 국회에서 정무위 간사를 맡았던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도적으로 이 문제를 다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결과 국회는 지난해 8월 예산안 심사와 국정감사를 거쳐 여야 합의로 ‘2018년 3월까지 불투명한 운영상황을 개선하고 이를 보고하라’는 부대의견을 달아 20억원 예산지원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구소는 제대로 된 사업내역 보고서와 개선방안을 제시하지 못했고, 이에 관리감독을 맡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회는 현장점검을 거쳐 예산 지원의 조건으로 구 소장을 교체할 것을 로버트 갈루치 한미연구소 이사장에 요구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사회는 만일 연구소 측이 구 소장을 교체하지 않을 경우 해당 예산을 SAIS 산하의 한국학 프로그램에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제시했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실제로 이사회의 뜻을 전달받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구 소장의 교체를 요구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오는 6월부터 연구소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다고 6일 발표했다. 한미연구소는 한미경제연구소(KEI)와 함께 워싱턴DC에서 한국과 관련한 우호적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연구와 세미나 개최, 연수 프로그램 운영 등을 맡아오고 있으며, 대미 공공외교 강화 차원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관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이날 조선일보는 김준동 부원장이 작년 10월30일 워싱턴 주재관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을 입수했다면서 오는 6월부터 한미연구소 예산 지원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는 과정에 청와대가 직접 개입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갈루치 이사장이 “학문의 자유에 대한 부적절한 개입”이라며 “한국 정부에 아주 실망스럽다”고 말했다고 보도하고, “홍 행정관이 이 일에 주도적으로 관여했다고 생각한다”는 구 소장과의 인터뷰 내용도 실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길섶에서] 불똥/서동철 논설위원

    미투(Me Too) 운동의 진전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솔직히 피해자의 아픔에 절절하게 공감하고 있다고 장담하지 못하겠다. 한국 사회에서 나 같은 중년 남자는 가해자가 되기는 쉬워도 피해자가 되는 것은 여간 어렵지 않은 일이다. 물론 직접적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피해자는 쏟아져 나올 수밖에 없다. 잘나가는 영화배우가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찍어 놓은 영화가 애물단지가 됐다는 소식도 들렸다. 극장에 걸린다 해도 꼭 잘된다는 보장도 없는 것이 영화이니 투자자의 피해는 운수소관으로 돌린다고 해도 다른 배우나 스태프는 임금이나 제대로 받았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문인, 영화인, 방송인 등이 줄줄이 연루됐다고 해도 나에게는 피해가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출근길 전화기에 저장해 놓은 ‘가을편지’에 손이 갔다. 세월이 가도 길이 남을 명곡이라고 생각하곤 했다. 그렇다 해도 이 화려한 봄날 뜬금없는 일이다. 의식하지 못하고 듣고 있는데 ‘미투 가해자로 지목된 분의 가사가 아닌가’ 하는데 퍼뜩 생각이 미쳤다. 이 노래도 ‘끊어야’ 하나. 그렇게 나도 피해자가 됐다. dcsuh@seoul.co.kr
  •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자연이 할퀴고 인간이 파괴했던 신라의 사찰… 파편으로 남은 역사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자연이 할퀴고 인간이 파괴했던 신라의 사찰… 파편으로 남은 역사

    강원도 양양 미천골을 과거에는 흔히 ‘하늘 아래 첫 동네’라 부르곤 했다. 그만큼 백두대간 동쪽 골짜기 첩첩산중에 깊이 자리잡은 동네다. 미천(米川)이란 쌀뜨물이 흘러내려 가는 시내라는 뜻이다. 대개 공양 시간이 다가오면 시냇물이 온통 허예질 만큼 많은 쌀을 씻어야 하는 큰 절에 비슷한 이야기들이 전해진다.미천골이라는 이름을 낳은 절이 선림원(禪林院)이다. 절터는 미천골자연휴양림 매표소에서 계곡으로 난 길을 따라 1㎞ 남짓 올라가면 나타난다. 이렇듯 깊은 산골짜기에 통일신라 시대로 역사가 거슬러 올라가는 사찰이, 그것도 바로 옆을 흐르는 시내에 미천이라는 이름이 붙을 만한 규모로 세워졌다는 사실이 놀랍다. 그런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는 이제 선림원 터를 찾기가 매우 편해졌다. 서울·양양 고속도로가 지난해 완전 개통됐기 때문이다. 서양양 나들목에서 선림원 터는 자동차로 10분 남짓 거리다. 미천골이 오지라는 이미지가 생긴 것은 육로(陸路) 중심의 사고 때문이기도 하다. 고속도로가 생기기 이전 양양에서 백두대간을 넘는 길은 두 갈래였다. 한계령을 거쳐 인제로 가는 44번 국도와 구룡령을 넘어 홍천으로 가는 56번 국도다. 한계령은 익숙해도 구룡령은 낯선 독자도 적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해발 1058m의 구룡령은 1004m의 한계령보다 높다. 그럼에도 수운(水運)이 중요한 역할을 했던 시절에는 구룡령이 큰길이었다고 한다. 게다가 구룡령은 한계령보다 넘어가는 길이 조금 평탄했다는 것이다. 구룡령 너머의 홍천강은 북한강으로 이어진다. 조선 시대에도 양양에서 한양으로 가는 가장 편한 방법은 홍천에서 배를 타는 것이었다. 구룡령 산길에서 멀지 않은 선림원은 과거 중요한 교통로 주변에 자리잡고 있었다고 할 수 있겠다.선림원은 좁은 계곡에 축대를 쌓아 넓은 터를 확보하려 했던 모습이다. 1985년과 1986년 동국대 조사단의 발굴과 2015년 양양군이 한빛문화재연구원에 의뢰한 발굴 조사 결과 전모를 알 수 있었다. 최근의 정비 사업으로 쌓은 돌계단을 오르면 균형 잡힌 모습의 삼층 석탑이 나타난다. 전형적인 신라 석탑으로 기단에 팔부중상을 네 면에 돋을새김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석탑은 발견 당시 무너져 있었다고 한다. 그 뒤편은 큰 법당 터다.삼층 석탑에서 절터 반대편을 보면 규모 있는 비석이 하나 보인다. 홍각선사비다. 홍각선사가 입적한 직후인 886년(신라 정강왕 원년) 세워진 것이다. 거북이 모양의 받침돌과 용틀임하는 모습의 지붕돌만 제 것이다. 몸돌은 2008년 복원했다. 그 앞에는 높이 2.92m의 석등이 보인다. 지붕돌의 귀꽃 조각이 몇 개 떨어져 나갔지만 거의 완벽한 모습이다. 동국대 조사단의 발굴 보고서에 따르면 선림원은 국립춘천박물관이 일부 잔해를 소장하고 있는 이 절 동종의 주조 연대인 804년(신라 애장왕 5년) 창건 이후 홍각선사 시대에 대대적인 중창이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한다. 이후 10세기 전반 대홍수에 따른 산사태로 매몰됐고, 사찰의 기능도 정지됐다는 것이다.작고한 미술사학자 정영호 선생은 1966년 ‘지난해 처음으로 답사했을 때 석등의 각 부재가 원위치에서 흩어져서 반쯤 흙에 묻혀 있는가 하면 화사석은 축대 밑으로 굴러떨어져 있었지만 점검해 보니 복원이 가능함을 알 수 있었다’고 ‘양양 선림원에 대하여’라는 글에 적었다. 이렇게 삼층 석탑과 석등은 지금의 모습대로 복원할 수 있었다. 산비탈 초입에는 기단부만 남은 부도가 있다. 역시 팔각형의 전형적인 신라 부도다. 홍각선사탑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이다. 삼층 석탑과 석등은 물론 홍각선사탑과 탑비 모두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이다.선림원이라면 아무래도 비운의 신라 범종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선림원 터는 1948년 목기(木器)를 만드는 사람들이 집을 짓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한 것으로 알려진다. 범종은 명문(銘文)이 있어 일찍부터 주목 받았다. 2011년 세상을 떠난 미술사학자 황수영 선생은 ‘해방 이후 최초로 접한 중요문화재의 출토’라는 글에서 선림원 터와 범종의 발견 당시를 회상했다. 이야기는 그가 1948년 국립박물관에 취직이 되어 고향 개성에서 짧은 교직을 중단한 뒤 상경했고, 그 직후 출장 명령을 받고 양양 현지로 떠나는 데서 시작한다. 황 선생을 비롯한 조사단은 이해 6월 교통 사정으로 현장 직행이 불가능하자 평창 월정사로 가서 산행으로 선림원 터로 가기로 했다. 하지만 월정사에 이르러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선림원 터는 당시 분단의 경계였던 38도선에서 10리(4㎞)도 떨어지지 않았고, 그 남쪽 오대산에서도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조사단은 서울로 돌아와 ‘이 새로운 종을 군 장비를 이용해 보다 안전한 월정사로 후퇴시키는 좋겠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낸다. 황 선생이 당시 문교부로부터 ‘선림원 종을 군부대가 신설된 산중직로(山中直路)로 월정사에 옮겨놓았다’는 소식을 들은 것은 1950년 1월 4일이었다고 한다. 황 선생이 월정사 칠불보전에서 범종을 마주한 것은 1월 6일이다. 그는 ‘그다지 크다고 할 수는 없으나 신라종으로서의 전형을 완비한 참으로 아담한 자태에 먼저 환희하였고, 또 안도하였다’고 적었다. 이어 ‘나는 즐거움이 솟아올라옴을 느꼈다. 성냥을 켜서 세부의 문양을 보았고 쌍비천 주악상도 보았다’고 했다. 그리고는 ‘세 번 조심스럽게 종을 울려 보았다. 맑고 깨끗한 신라의 종소리가 적막을 뚫고 산곡(山谷)에 반향되었다’고 회상했다. 선림원 종을 ‘아담한 자태’라 한 것은 용뉴를 포함한 높이가 122㎝, 용뉴를 제외한 몸체 높이가 96㎝, 구경이 68㎝로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황 선생은 ‘명문을 땅에 누워서 들여다 보고 탄성을 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는데, 이 종은 특이하게도 14행 143자에 이르는 명문이 몸체 내부에 양각되어 있다. 선림원 범종은 6·25 전쟁의 와중에 우리 스스로 파괴하고 말았다. 1951년 1·4 후퇴 당시 사찰 소각령에 따라 월정사의 모든 전각을 잿더미로 만들어버렸고, 칠불보전의 범종도 녹아버린 것이다. 황 선생은 ‘후퇴에 앞서 그 넓은 마당에 굴리기만 하였어도 남았을 것 아닌가’하며 안타까워했다. 절반 이상 녹아버린 범종의 잔해는 이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졌다. 지금 국립춘천박물관에서는 범종 파편을 포함해 다양한 선림원 출토 유물을 만날 수 있다. 홍각선사비의 비신 파편과 삼층 석탑의 기단 아래서 나온 소탑(小塔)들, 발굴 조사에서 수습한 용면와 두 점과 화려한 연꽃무늬 수막새 두 점도 전시하고 있다. 그러니 선림원의 역사를 제대로 확인하려면 춘천박물관을 찾는 것이 필수적이다. 선림원 터에서 춘천박물관까지 이제 고속도로를 타면 1시간 남짓 만에 도착한다. 수도권에서 출발한다면 양양과 춘천을 묶는 하루 여행 코스로도 무리가 없다. 글 사진 dcsuh@seoul.co.kr
  • 트럼프 차량 행렬에 가운뎃손가락 세운 여성 해고되자 소송

    트럼프 차량 행렬에 가운뎃손가락 세운 여성 해고되자 소송

    주말 사이클을 즐기던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호 차량 행렬이 지나가자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보였던 50대 여성이 직장에서 해고되자 소송을 제기했다고 영국 BBC가 6일 전했다. 줄리 비스크먼(50)은 미국 정부와 조달 업무를 하고 있는 아키마 LLC란 회사에 근무하던 지난해 11월 워싱턴 DC 근교로 사이클 하이킹을 나갔다가 트럼프 대통령을 경호하는 차량 행렬과 맞닥뜨렸다. 그녀는 차량 행렬을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백악관을 출입하는 풀 사진기자가 이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기자들 사이에 공유가 됐고, 곧바로 심야 코미디물 소재로 등장했다. 그녀가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법원에 제출한 소장의 첫 머리는 “미국인들은 원칙과 급여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당해선 안된다”로 시작한다. 변호인들은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그녀의 권리가 해고로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10대 자녀 둘을 키우는 싱글맘인 비스크먼은 “대통령 경호차량과 그 안의 점유자들을 향한 내 ‘한 손 경례’가 내 일자리를 잃게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털어놓았다.비스크먼은 “오늘 제출한 소장은 내 문제에 대한 것만이 아니라 진짜 트럼프 대통령이 정부 세금으로 고용주의 해고 의무를 살 수 없다는 점을 말하기 위한 것”이라며 “아키마 LLC가 소셜미디어 정책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뒤집어씌워 스스로 물러나도록 강요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녀는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경영진과 문제의 동영상을 공유한 적이 있다고 털어놓곤 “결국에는 우리 회사에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에도 그녀는 이 회사의 한 간부가 흑인들의 민권운동에 대한 페이스북 토론에 참가해 “너네들 완전 멍청해”란 글을 올렸다가 삭제하고 일자리를 유지한 전례가 있는데 자신을 해고한 것은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의 해고가 가운뎃손가락을 들어보인 음란함 때문이 아니라 연방정부를 흔들려는 것에 관한 우려 때문에 단행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녀가 다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온라인 펀드 모금이 진행돼 13만달러가 모이기도 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트럼프, 성관계 합의금 질문에 “몰랐다” 첫 언급

    트럼프, 성관계 합의금 질문에 “몰랐다” 첫 언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전직 포르노 배우인 스테파니 클리포드(예명 스토미 대니얼스)와의 성관계 의혹과 관련, 자신의 개인 변호사가 클리포드에 ‘입막음용 합의금’을 준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No)”라고 답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웨스트버지니아 주 화이트 설퍼 스프링스에서 열린 토론회를 마치고 워싱턴DC로 돌아오던 전용기 안에서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합의금) 13만 달러(약 1억4000만 원)를 준 것을 알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반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클 코언 변호사가 그 돈을 준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엔 “마이클은 내 변호사다. 여러분들은 마이클에게 물어봐야 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합의금의 출처를 아느냐는 질문에 대해 “아니다. 모른다”고 답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언급이 클리포드와의 성 추문을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밖에 트럼프 대통령은 코언 변호사가 가져다 쓸 수 있도록 자금을 조성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아예 답변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2월 코언 변호사는 2016년 대선일이 임박해 트럼프 대통령의 성 추문을 발설하지 않는 조건으로 클리포드에게 13만 달러(약 1억4000만 원)를 지급했다는 언론 보도를 시인한 바 있다. 코언은 당시 합의금의 출처는 자신의 개인 돈으로 대선 자금과 무관하며 정치자금법도 위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클리포드는 지난달 6일 “성관계 비공개 합의는 당사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지 않았기에 무효”라며 법원에 ‘입막음 합의’ 무효 소송을 냈고, 그로부터 20일이 지나 CBS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지난 2006년 성관계를 했다는 주장을 처음 육성으로 제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SKB, 亞 바다 ‘인터넷 고속도로’ 뚫는다

    SKB, 亞 바다 ‘인터넷 고속도로’ 뚫는다

    해저케이블 1만 500㎞ 연결 국내기업 유일 1000억원 투자 데이터 전송 초당 9TB급 확보SK브로드밴드가 아시아 9개국이 참여하는 국제 해저케이블 사업에 나선다. SK브로드밴드는 5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국제해저케이블 구축 컨소시엄 ‘SJC2’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해저케이블은 각 나라를 오가는 데이터 전송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설치한다. 싱가포르,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홍콩, 대만, 중국, 한국, 일본 등 총 11개 나라를 연결한다. 해저케이블은 아시아 허브인 홍콩과 미국 관문인 일본, 유럽 관문 싱가포르를 주요 경로로 한다. 나머지 국가는 가지처럼 연결된 분기경로다. 총길이 1만 500㎞로, 지진대를 최대한 우회하도록 설계된다. 투자규모는 총 5500억원으로 추산된다. SK브로드밴드는 분기투자까지 총 1000억원을 내놓는다. SK브로드밴드 외에 싱가포르 싱텔, 중국 차이나 모바일, 타이완 청화 텔레콤, 캄보디아 추안 웨이(Chuan Wei), 일본 KDDI, 태국 트루 그룹, 베트남 VNPT, 페이스북이 참여한다. 2021년 1분기에 해저케이블 구축이 끝나면 2분기에는 서비스 시작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브로드밴드가 확보할 수 있는 데이터 전송량은 초당 9테라바이트(TB) 규모다. 36만명이 동시에 초고화질(UHD, 25Mbps) 영상을 시청할 수 있고, 4기가바이트(GB)짜리 영화를 1초에 280편 이상 전송할 수 있다. 김재석 SK브로드밴드 인프라지원본부장은 “이번 투자로 1000억원 수준인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매출과 500억원 수준인 국제전용회선사업이 5년 내 2배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마틴 루서 킹 서거 50주년 추모 행진

    마틴 루서 킹 서거 50주년 추모 행진

    흑인 인권 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 서거 50주기인 4일(현지시간) 킹 목사가 암살당한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시내에 수만명의 추모객이 행진하고 있다. 이날 모인 시민,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킹 목사가 지지했던 청소 노동자들의 구호 ‘나는 사람이다’를 적은 손팻말을 들었다. 킹 목사가 피격된 시간인 오후 6시 1분에는 그의 39세 생애를 상징하는 39회 타종이 이뤄졌다. 워싱턴DC에도 수만명이 모여 행진·타종 행사를 했다. 멤피스 AP 연합뉴스
  • “트럼프, 노벨상 때문이라도 9월 전까지 비핵화 성과내려 할 것”

    “트럼프, 노벨상 때문이라도 9월 전까지 비핵화 성과내려 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의 가시적인 성과를 위해 워싱턴DC와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하자는 합의를 올해 안에 추진할 것이라는 전문가의 전망이 나왔다.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5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2018년 남북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과제’를 주제로 주최한 통일전략포럼에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동결하고,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검증이 어느 정도 끝난 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9월 정도까지 워싱턴DC와 평양에 연락사무소 개설합의를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0월 발표되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와 11월에 열리는 미국 중간선거를 겨냥해 9월까지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성과를 내려고 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북한의 고농축우라늄 시설 신고와 검증이 최대한 빨리 완료된다는 전제하에 연락사무소의 설치 시점을 이르면 내년 상반기로 전망했다. 조 연구위원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을 위해 미 대선 후보가 결정되는 2020년 7월 이전까지 한반도 비핵화의 완료를 목표로 할 것”이라며 “북한의 핵무기 해외반출과 핵 시설 폐기작업이 시작되면 연락사무소를 대사급으로 승격한 북미 간 외교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이어 발표한 박종철 통일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한반도 비핵화 방식에 대해 “일괄 타결이 바람직한 방법이지만, 비핵화,체제보장, 관계 정상화, 대북제재 해제 등 모든 관련 이슈의 일괄 타결은 어렵다”며 “일괄타결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이행은 실무협상이라는 단계적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남북정상회담을 한반도 평화정착에 활용하면서 그 성과는 북미정상회담과 그 이후에 있을 다자정상회담을 위해 남겨두는 지혜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KT, 무단 헐값 매각한 무궁화위성 소유권 국제소송서 패소

    KT, 무단 헐값 매각한 무궁화위성 소유권 국제소송서 패소

    KT가 ‘헐값 매각’ 논란을 불러왔던 무궁화위성(KOREASAT) 3호의 소유권을 다투는 국제중재소송에서 결국 패소했다.5일 KT의 2017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법원은 지난달 9일 KT의 위성전문 자회사인 KT SAT(샛)이 무궁화위성 3호를 매입한 홍콩 ABS(Asia Broadcast Satellite Holdings)사에 손해배상 원금으로 미화 74만 8564달러 및 이자 28만 7673달러, 판정일 이후 연 9%의 지연이자를 지급하라는 최종 판정을 내렸다. 원금과 이자를 더한 손해배상액은 총 103만 6000달러로 한국 돈 약 11억원에 달한다. 이번 판정은 지난해 7월 18일 무궁화위성 3호의 소유권이 ABS사에 있다는 ICC 중재법원의 ‘일부 판정(Partial Award)’에 따른 최종 판정이다. ICC 중재법원은 당시 판정을 전제로 KT의 손해배상금을 결정했다. ICC 중재법원이 단심제인 것을 고려하면 결국 ABS사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연구 개발에 약 3000억원이 투입된 무궁화위성 3호는 2011년 9월 ABS사에 미화 2085만 달러(당시 환율로 205억원)에 매각됐다. 이 중 200억원은 매각 이후 기술 지원과 관제 지원 등에 대한 대가이고, 위성 자체 가격은 5억원에 불과했다. 게다가 위성을 사간 ABS사의 부사장은 KT에서 위성 매각 사업을 주도한 실무 책임자였다. 그는 국내 최초 방송통신위성인 무궁화위성 1호부터 6호 개발을 총괄했던 인물이었다. 1999년 발사돼 적도 3만 6000㎞ 상공 정지궤도에서 방송·통신 서비스를 제공해 온 무궁화 3호는 설계수명 기간이 다한 2011년 9월부터는 남은 연료 수명 기간인 향후 10년간 무궁화위성 5호와 6호의 백업위성으로 활용될 계획이었다. 따라서 이를 매각·수출하려면 정부의 허가가 필요했지만, KT는 필요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위성을 매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위성과 위성이 쓰는 주파수는 전략물자이자 국민의 귀중한 공공재다. 또 위성을 매각하면 우주궤도의 실질적 점유권도 함께 넘어갈 우려가 있다. 이처럼 여러 가지 문제가 걸려 있는데 KT가 무단으로 위성을 팔아넘긴 것이다. 결국 KT는 2013년 12월 정부로부터 매각 이전 상태로 복구 명령을 받았다. 이후 KT는 ABS사와 재매입 협상에 돌입했으나 ABS사의 소 제기와 가격 차이로 난항을 겪어왔다. 지난해 7월 ICC 중재법원이 위성 소유권이 ABS사에 있다며 일부 판정을 내리자 KT샛은 같은 해 10월 12일 ICC 중재판정소가 있는 미국 뉴욕연방법원에 판정 취소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KT는 “이번 최종 손해배상 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에서 한국어로 작성된 무궁화위성 3호 항목은 영어로 바꾸면 ABS-7, 즉 ABS사의 7호 위성으로 나오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 “멕시코 국경 군대 배치” 위법 논란… 국제갈등 조짐

    美 “멕시코 국경 군대 배치” 위법 논란… 국제갈등 조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 국경에 군대를 보내 국경을 지키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연방법률은 군병력이 미국 영토 안에서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법 집행을 금지하고 있어 실행하기도 전에 위법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발트 3국 정상과 만나 “우리의 국경을 지키기 위한 법률이 매우 나쁘다”며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이야기를 했고, 우리는 군사적으로 뭔가를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이어 “우리는 군대가 멕시코와 미국 사이의 우리 국경을 지킬 수 있도록 준비 중이며 그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매티스 장관, 커스틴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 존 켈리 비서실장 등과 따로 회의를 하고 국경 대책에 관한 보고를 받았다. 회의 직후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내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한 국경 대책에는 ‘주 방위군 배치’가 포함된다고 밝혔다. 군 배치 규모나 역할 등의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  실행 여부는 불투명하다. 우선 군부대의 국경 경비 임무는 위법 논란에 휘말릴 소지가 있다. 미국의 국경 경비는 군대가 아닌 국경순찰대가 맡고 있다. 연방 법률(The Posse Comitatus Act)이 의회 승인 없이는 미국에서 민간 법 집행 임무에 군대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허리케인이나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 이후 폭동 진압 또는 구호 작업을 위해서만 군 병력을 자국 영토 내에 배치하는 게 허용된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군 투입 계획을 추진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공화당 안에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멕시코 정부도 이런 계획에 반발하고 있어 국제 갈등으로 비화할 여지도 있다. 헤로니모 구티에레스 주미 멕시코대사는 이날 닐슨 장관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을 구체적으로 밝혀 달라고 요구하고, “분명히 멕시코 정부가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는 7월 1일 멕시코 대선을 앞두고 여론조사 1위를 질주하는 중도좌파 후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미국이 국경에 군대를 배치할 경우 수천명의 지지자와 함께 ‘평화의 인간띠’를 구성해 항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항생제 안통하는 ‘악몽의 박테리아’…美서 빠르게 확산

    항생제 안통하는 ‘악몽의 박테리아’…美서 빠르게 확산

    가장 강력한 항생제에도 내성을 지닌 ‘악몽의 박테리아’가 미국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CNN 등 현지언론은 3일(현지시간) 이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표한 새로운 보고서를 인용해 위와 같이 전했다. CDC 국장 대행 앤 슈차트 박사는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난 우리가 발견한 (악몽의 박테리아의) 수에 놀랐다”고 말했다. CDC는 이번 조사에서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항생제 카바페넴에 내성을 지니고 있지만, 아직 널리 확산되지 않은 세균인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과 카바페넴 내성 녹농균(CRPA)에 주목했다. 하지만 여전히 미 전역에서 더 다양한 내성균이 출현하고 있다고 CDC는 밝혔다. 슈차트 박사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통계를 인용해 “미국에서는 항생제 내성균에 매년 200만 명이 감염되고 2만3000명 이상이 사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사팀은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미 전역에 있는 병원과 요양시설에서 항생제가 듣지 않는 환자에게서 분리해낸 세균 5776주를 조사했다. 그 결과, 약 4분의 1에 다른 세균에 내성을 확산하는 유전자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중 221건은 보기 드물게 내성이 강력한 유전자를 지닌 것으로 확인됐다. 즉 ‘악몽의 박테리아’인 것이다. 이들 세균은 미 27개 주에서 확인됐다. 이후 추적 조사에서도 이들 환자와 접촉했던 사람들 중 약 10%는 양성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슈차트 박사는 “이들 내성균은 다른 환자로 옮겨가면서 증상을 보이지 않고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무증상 보균자’가 어느 정도의 빈도로 내성균을 확산하고 있는지는 모른다고 덧붙였다. 한편 항생제 내성균에 관한 연구는 오래 전부터 진행됐다. 대표적인 항생제 내성균 메타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RSA)은 이미 1960년대부터 나왔고 1988년에는 반코마이신에 내성을 지닌 장알균(VRE)이 발견됐으며 2001년부터는 가장 강력한 항생제 카바페넴에 내성을 지닌 세균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CDC가 ‘악몽의 박테리아’라고까지 부르고 있는 이들 세균은 미국은 물론 세계 각국으로 조용하면서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CDC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씨줄날줄] 박근혜 선고 TV 중계/김균미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박근혜 선고 TV 중계/김균미 수석논설위원

    1961년 4월 11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유대인 600만명을 추방하고 학살한 전직 나치 장교 아돌프 아이히만에 대한 재판이 열렸다. ‘세기의 재판’은 전 세계 37개국에 최초로 TV 생중계돼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제작진 이야기를 다룬 영화 ‘아이히만 쇼’가 지난해 3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국내 개봉돼 화제가 됐었다.법원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을 TV로 생중계하기로 3일 결정했다. 1심 선고 재판이 생중계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오는 6일 오후 2시 10분에 열리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선고 재판을 법원 내 자체 카메라로 촬영해 외부에 송출하는 방식으로 생중계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7월 개정된 대법원 내부 규칙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이 생중계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구속 기간이 연장된 뒤 재판을 보이콧하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은 선고 재판에도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순실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공익 달성보다 피고인들이 입을 손해가 더 크다며 생중계하지 않았다. 국내에서 재판이 생중계된 첫 사례는 2013년 3월 21일 대법원 심리로 열린 한국으로 시집온 베트남 여성이 남편 동의 없이 갓난아이를 데리고 돌아간 사건이다. 이후 통진당 이석기 재판, 세월호 승무원 재판, 박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생중계됐다. 우리나라에서는 1973년 만들어진 ‘법원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규칙’에 따라 재판장이 허락할 경우 재판 개시 전 사진 촬영 등이 허용돼 왔다. 해외에서도 재판을 생중계하는 범위가 넓어지는 추세다. 미국은 1976년 앨라배마주와 워싱턴주가 TV 중계를 허용한 이후 현재 워싱턴DC를 제외한 50개 주가 원칙적으로 생중계를 하고 있다. 백인 전처와 애인을 살해한 미국프로축구(NFL) 최고 스타 O J 심슨에 대한 재판은 1994년 6월부터 1년 넘게 TV로 생중계돼 어지간한 프로그램보다 시청률이 높았을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영국 대법원은 재판 전 과정 생중계를 허용하지만 1심 중계는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 일본은 생중계는 허용하지 않고 첫 재판 시작 전 법정 모습을 촬영하는 정도만 허용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TV 생중계는 다시는 대통령들이 법정에 서는 일이 없도록 그 엄중함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돼야 의미가 빛을 더할 것이다. kmkim@seoul.co.kr
  • 17개 기업 통상사절단 15일 訪美

    한국의 주요 기업들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의 원칙적 타결 이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한다. 한국무역협회는 오는 15~18일 대미 통상사절단을 미국 워싱턴DC에 파견한다고 3일 밝혔다. 사절단은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17개 기업과 무역협회 회장단, 업종별 단체 대표로 구성됐다. 철강 관세 면제와 관련해 우리 측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위해 포스코, 포스코대우, 세아제강, 철강협회 등이 사절단에 포함됐다. 태양광 전지·모듈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적용 대상인 한화큐셀과 최근 변압기에 고율 관세를 맞은 효성도 사절단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한·미 FTA 협상에서 핵심 분야로 다뤄진 자동차·부품 분야에서 일진글로벌과 만도가 참여한다. 잠재적 수입 규제 대상으로 거론되는 반도체에서는 반도체산업협회가 참여한다. SK가스와 SK E&S 등 에너지 업계도 포함됐다. 무역협회는 “미국의 수입규제 강화에 대한 우리 측의 우려를 전달하고 경제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절단은 미국상공회의소와 ‘한미산업연대포럼’을 개최해 한·미 FTA의 효과와 주요 산업에서 양국 기업의 협력 사례를 공유할 계획이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부활절 맞은 백악관 달걀 굴리기 행사

    부활절 맞은 백악관 달걀 굴리기 행사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잔디밭에서 열린 부활절 달걀 굴리기 행사에서 귀여운 꼬마가 달걀을 따라가고 있다. 부활절 다음 월요일에 열리는 이 행사는 1981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때부터 백악관의 전통으로 이어 오고 있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 [와우! 과학] 말라리아, 안녕…‘모기 박멸’ 새 방법 찾았다

    [와우! 과학] 말라리아, 안녕…‘모기 박멸’ 새 방법 찾았다

    말라리아 등의 질병을 옮기는 모기를 박멸하는 다양한 과학적 방법이 연구 중인 가운데, 해외 연구진이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모기 박멸 방법을 공개해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리버풀대학 연구진이 캐냐 의학연구협회, 미국 질병관리예방센터(CDC) 공동 연구진은 케냐 출신의 말라리아 환자 139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진은 이들을 세 그룹으로 나눈 뒤 연구진이 개발한 알약을 먹게 했다. 해당 알약은 기생충 감염과 말라리아 치료제로 개발된 이버멕틴이다. 이버멕틴은 기생충 체내의 염소 농도를 높여 죽게 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인간과 같은 척추동물에는 존재하지 않아 부작용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이버멕틴은 동물 기생충에 효과가 있어 동물의약품으로 분류됐었지만, 인간에게도 기생충 박멸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돼 중남미와 아프리카 등지에서 매년 2억 명의 사람들에게 투여됐다. 이번 실험은 고용량의 이버멕틴이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진행됐다. 연구진은 세 그룹으로 나눈 말라리아 환자 139명에게 각각 몸무게 ㎏당 600mcg(마이크로그램), 300mcg, 위약 등을 3일 동안 먹게 했다. 일반적으로 이버멕틴의 적정 투약량은 ㎏당 150mcg이다. 이후 이들에게서 채취한 혈액을 모기 샘플에게 먹게 한 결과, 각각 600mcg과 300mcg의 고농도 이버멕틴을 투약한 사람을 물어 혈액을 빨아들인 모기의 97%가 2주 이내에 죽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미국 테크타임즈와 한 인터뷰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고용량의 이버멕틴이 혈액 내에서 약 한 달이 지나도 효과를 발휘했다는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부작용 등을 고려한다면 600mcg보다는 300mcg을 이용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600mcg을 투약한 실험참가자 45명 중 11%에게서 고용량 이버멕틴에 대한 부작용이 나타났다. 하지만 300mcg을 투약한 실험참가자 48명 중 부작용이 나타난 사람은 4%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이 새로운 타입의 모기 박멸제 및 말라리아 치료제를 만드는데 도움이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영국 의학저널 ‘란셋 감염질환’(The Lancet Infectious Diseases)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멜라니아 ‘포르노배우 파문’ 이후 첫 공식석상…트럼프 손잡고 등장

    멜라니아 ‘포르노배우 파문’ 이후 첫 공식석상…트럼프 손잡고 등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플로리다 주 팜비치의 ‘베데스다 바이더씨’ 교회에서 열린 부활절예배에 참석했다. 이 교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멜라니아 여사와 지난 2005년 결혼식을 치른 곳으로, 트럼프 대통령 내외는 지난해 취임 후 첫 부활절 때에도 이 곳 예배에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교회 앞에서 차에서 내린 뒤 멜라니아 여사의 손을 잡고 걸어 들어갔다.차녀 티파니 트럼프도 함께 부활절예배에 참석했다고 지역 언론 팜비치 포스트가 보도했다. 지난달 25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성관계설을 주장하는 전직 포르노 여배우 스테파니 클리포드(39·예명 스토미 대니얼스)의 미 CBS 방송 프로그램 ‘60분’ 인터뷰 이후 두문불출하던 멜라니아 여사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처음이다. 멜라니아 여사는 카메라를 보고 웃는 표정을 지었다. 트럼프 대통령 내외는 지난 주말도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보냈지만, 클리포드 인터뷰가 방영된 당일 트럼프 대통령만 워싱턴DC로 돌아오고 멜라니아 여사는 마라라고에 남았다. 이를 두고 미언론들은 “스토미 대니얼스가 60분 프로그램에 나올 때 트럼프 대통령과 퍼스트레이디는 1000 마일을 떨어져 있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철강 넘어 ‘글로벌 新소재’ 신화 쓴다

    철강 넘어 ‘글로벌 新소재’ 신화 쓴다

    신성장동력 ‘리튬사업’ 본격화 2030년까지 3만t 추출 앞장 차세대 경량소재 마그네슘 개발포스텍 ‘바이오진단’ 집중연구“철강은 ‘산업의 쌀’입니다. 자동차도, 배도 철이 있어야 만드니까요. 이제 철의 역사인 포스코는 잘하는 철강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가고, 미래 산업의 쌀인 ‘소재’를 공급하는 역할에 승부를 걸어야 합니다.” 권오준 포스코그룹 회장이 창립 50돌 하루 전인 지난달 31일 기자들과 만나 밝힌 각오다. 그래서 미래 50년 구호도 ‘한계를 뛰어넘어 철강 그 이상으로’다. 포스코의 ‘부지런한 기업 이미지’를 입증이라도 하듯 아침 6시 50분에 기자간담회를 시작한 권 회장은 “앞으로는 리튬이 우리 미래를 먹여 살릴 가장 큰 산업이 될 것”이라며 소재 산업의 중요성을 여러 번 강조했다.리튬은 전기차(EV), 휴대용 스마트기기, 노트북 등에 사용되는 2차 전지의 필수 원료다. 포스코는 지난해 2월 독자기술 개발 7년 만에 탄산리튬을 추출하는 기술 상용화에 성공했다. 전남 광양에 연산 2500t 규모의 리튬 추출 공장을 세워 가동 중이다. 2030년까지 3만t을 추출할 계획이다. 권 회장은 “이제까지 리튬은 100% 수입했는데 국내에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만들겠다는 각오로 신성장 동력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실패론이 제기되는 ‘리튬 자원개발 사업’과 관련해서는 “리튬 관련 인수합병을 그동안 몇 개 했고 앞으로도 계속할 텐데 (자원산업의 특성상) 100% 다 성공은 못 한다”고 해명했다. 리튬은 기술 개발부터 양산까지 모두 권 회장이 진행한 작품이다. 아르헨티나 등 해외 리튬 사업을 안착시키는 것이 향후 사업 다각화의 주요 과제 중 하나다. 또 다른 소재산업으로 마그네슘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권 회장은 “자동차를 가볍게 만들려면 알루미늄보다 가벼운 마그네슘이 더 적합하다”면서 “마그네슘을 차세대 경량 소재로 개발해 산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 성장동력의 또 하나의 축은 바이오다. 권 회장은 “자금과 연구진 등 바이오 능력을 가장 많이 갖춘 곳이 포스텍”이라면서 “피 한 방울로 수십 가지 병을 알아내는 ‘바이오 진단’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비즈니스 모델과 비슷한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최고경영자(CEO) 교체설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는 “올해 주주 추천 이사를 받아들이려 했는데 사외이사 상황으로 여의치 않았다”면서 “내년에 다시 시도하고 전자투표제도 도입하는 등 지배구조를 꾸준히 개선해 나갈 것”이라는 말로 에둘러 답변했다. 포스코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서울숲에 과학체험관 등을 갖춘 ‘청소년창의마당’을 건립, 국가에 기부할 방침이다. 철강협회장도 맡고 있는 권 회장은 “지난해 미국 워싱턴DC에 설립한 통상 사무소에 로비스트 2명을 고용했다”면서 “포스코뿐만 아니라 통상 문제가 있는 국내 철강업체를 위해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포항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남편 여읜 고려·조선의 신분 높은 여인들 승려가 되어 ‘죄’를 씻다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남편 여읜 고려·조선의 신분 높은 여인들 승려가 되어 ‘죄’를 씻다

    정업원(淨業院)은 불교국가 고려의 국책 비구니 사찰이었다. 왕가(王家)를 비롯해 신분이 높은 여인들이 남편을 여의면 이곳에서 여생을 보내곤 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성리학을 국시로 하는 유교국가 조선에서도 정업원의 전통은 이어졌다. 업(業)이란 중생이 지은 선악(善惡)과 그 응보를 가리킨다. 정업원이란 살아생전의 잘못을 깨끗하게 씻는 사찰이라는 뜻이다. 정업원에 몸담은 여인들이 지은 가장 큰 잘못은 아마도 남편을 먼저 저세상에 보낸 죄가 아닐까 싶다.고려시대 정업원이 언제 창건됐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한다. 1164년 의종이 정업원에 행차했다는 기록이 있으니 그 이전부터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몽골의 침입으로 강화를 임시수도로 삼았을 때도 정업원을 지정해 비구니들이 모여 살도록 했고, 환도한 이후 다시 정업원을 운영했다. 조선은 한양에 도읍하면서 개경의 정업원을 옮겨 세웠다. ●고려 의종 이전부터 존재… 창건 시기 불명확 국가가 운영하는 정업원이라는 이름의 비구니 사찰이 고려 초기부터 존재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신분이 높은 여인들이 다양한 이유로 승려가 되어 절에 머무는 전통은 건국 초기부터 있었다. 고려 태조 왕건이 후삼국을 통일하는 과정에서 전국의 세력가와 혼인해 결속력을 높인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태조는 오늘날의 평양인 서경(西京)에서도 지역의 유력호족 김행파의 두 딸과 각각 인연을 맺었다. 그런데 이후 태조가 서경의 부인들을 돌아보지 않자 두 사람은 출가해 비구니가 됐고, 태조가 이런 사실을 알고는 서경에 대서원(大西院)과 소서원(小西院)이라는 비구니 사찰을 세워 두 여인을 머물게 했다고 한다. 이들이 태조의 제19비 대서원부인과 제20비 소서원부인이다. 공민왕의 제2비 혜비(惠妃) 이씨는 고려 말을 대표하는 문인이자 학자인 계림부원군 이제현과 수춘국부인 박씨의 소생이다. 공민왕의 정비 노국대장공주가 아들을 낳지 못하자 명문가의 딸을 후비로 들이자는 조정 공론에 따라 간택됐다. 혜비는 공민왕이 시해되자 비구니가 되었는데 세상을 떠나자 조선 태종이 부의를 보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혜화궁주로 불리던 혜비는 당시 조선왕실 정업원의 주지 직함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오늘은 서울에 남아 있는 조선시대 정업원의 흔적을 따라가 본다. 이야기는 아무래도 영조가 세운 정업원구기비(淨業院舊基碑)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다. 정업원구기비는 한양 도성의 좌청룡에 해당하는 낙산의 동쪽 기슭에 있다. 오늘날 행정구역으로는 서울 종로구 숭인동이다. 서울 지하철 6호선 창신역에서 낙산으로 휘돌아 오르는 길 중간이다. 구기비 보호각은 청룡사와 나란히 세워져 있다. 정업원구기비란 정업원 옛 터에 세운 비석이라는 뜻이다. 영조가 단종비 정순왕후를 기리고자 1771년 친필로 ‘정업원구기’ 다섯 글자를 써서 새겼다. 정순왕후는 단종이 영월에서 살해된 뒤 정업원에서 여생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생을 보낸 것을 넘어 최근에는 정순왕후 스스로 ‘정업원주지 노산군부인 송씨’(淨業院住持 魯山君夫人 宋氏)라고 쓴 문서가 발견됐다. 정순왕후가 아예 정업원으로 출가했음을 알 수 있다.●임진왜란 때 창덕궁 일대 전소되면서 폐사 조선 초기 정업원은 창덕궁 서북쪽 원서동에 있었던 것으로 학계는 추정한다. ‘성종실록’에는 ‘정업원은 궁궐의 담장 곁에 있는데 범패(梵唄) 소리가 궁중까지 들리니 진실로 적당한 곳이 아닙니다’라는 대사헌 박건의 상소가 나온다. 하지만 정확한 위치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범패는 불교 의식에 쓰이는 음악이다. 정업원은 조선 초기 세 차례 폐지됐다가 설치되기를 반복했다. 세종 시대인 1448년 없어졌다가 호불왕(好佛王)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던 세조에 의해 1457년 옛 터에 다시 세워졌다. 정업원은 연산군이 1504년 창덕궁 주변을 사냥터로 만들면서 다시 폐지됐다. 중종반정 이후 정업원 건물은 독서당으로 활용됐다. 이후 명종의 어머니로 불교의 부흥을 꾀했던 문정왕후가 수렴청정하던 1546년 다시 세워진다. ‘명종실록’에는 “인수궁을 선왕의 후궁을 위하여 수리하도록 하고, 정업원은 인수궁에 소속시켰다가 아울러 수리하여 선왕의 후궁 가운데 연고가 생기는 이를 이주시키도록 하라’는 전교가 보인다. 정업원은 임진왜란 때 창덕궁 일대가 모두 불타면서 폐사됐다. ‘선조실록’에는 “정업원 등의 옛터에 여승이라 불리는 자들이 많이 들어가 집을 짓고 감히 전철을 따르고 있다”는 상소에 임금이 “정업원의 일은 비록 옛터에다 초가집을 지어 거처하는 장소로 삼고 있지만…허물고 내쫓기까지 하는 것은 온당치 못할 듯하다”고 답했다는 대목이 보인다. 정업원의 기능이 왜란 이후에도 그런대로 이어졌음을 보여 준다. 그러다 1666년(현종 2) 실록에는 “인수(仁壽)와 자수(慈壽)의 두 이원(尼院)을 혁파하여, 자수원 것은 재목과 기와를 성균관에 내려 학사를 수리하는 데 쓰게 하고 인수원 자재는 옮겨다가 질병가를 짓도록 했다. 질병가는 궁인 가운데 질병이 든 자를 거처하게 하는 집”이라는 내용이 있다. 인수원과 자수원이란 선왕 후궁들의 거처였던 인수궁과 자수궁의 부속 사찰을 일컫는 표현일 것이다. 정순왕후가 정업원주지를 맡고 있던 시기는 연산군이 창덕궁 옆 정업원을 철폐한 이후, 명종이 복설(復設)하기 이전이다. 도성 내부에서 쫓겨난 정업원의 비구니들이 도성 바깥 인창방에 다시 절을 세운 것이다. 인창방은 오늘날 흥인지문 밖 숭인동과 창신동 일대에 해당한다.●비구니 사찰 청룡사에 정순왕후 출가설도 정업원구기비를 둘러보고 나면 담장 너머 청룡사와의 관계가 궁금하다. 오늘날 청룡사는 정업원처럼 비구니 사찰이다. 청룡사 측은 정순왕후가 출가한 절로 한때 이름이 정업원이었다고 주장한다. 고려 태조 왕건의 명으로 922년 비구니 혜원을 주석하게 했다는 역사도 전한다. 하지만 구기비를 세울 당시 주변에는 정업원도, 청룡사도 없었다고 한다. 이렇게 추정해 볼 수는 있을 것 같다. 선왕의 후궁들이 머무는 왕실 부속 사원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은폐된 공간에서 절개를 지키며 살아가기를 강요당했던 궁녀들의 존재마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 가운데 불교를 신봉하는 이들이 많았고, 정업원이라는 이름은 아니지만 사실상 같은 역할을 하는 사찰이 필요했다. 정업원구기비가 세워진 곳은 이런 절을 세울 적지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청룡사는 19세기 이후 은퇴한 궁녀들이 여생을 보내는 사찰로 쓰였고, 역시 낙산 동쪽 기슭으로 구기비 언덕 너머에 있는 보문사도 같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잘 알려진 것처럼 정순왕후는 수양대군이 단종으로부터 왕위를 빼앗은 계유정난 이후 인창방에 살면서 남편이 귀양 가서 죽은 영월 쪽에 바라다보이는 집 뒤편 돌산에 올라 눈물을 삼켰다고 한다. 영조는 정업원구기비를 세우면서 이 봉우리에도 동망봉(東望峰)이라고 친필로 써서 새겼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이곳이 채석장이 되면서 영조 어필 표석도 사라지고 말았다. 지금 동망봉 봉우리는 체육공원이 됐고, 한켠에 정순왕후의 이야기를 새긴 최근의 작은 표석이 하나 보일 뿐이다. 글 사진 dcsu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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