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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폴리터리안 날개 달았다

    폴리터리안 날개 달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정치적 성향 및 의사를 노골적으로 표출하는 ‘폴리터리안’들이 거침없이 뛰기 시작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인터넷 선거운동을 전면 허용한 13일 이후 트위터 등 SNS에는 ‘정치적 색깔’을 담은 글들이 밀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대놓고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글도 적지 않다. 이 흐름에는 일반 누리꾼뿐 아니라 연예인 등 파워 트위터리안도 가세했다. 부작용을 우려한 검찰이 16일 인터넷에 허위 사실을 30회 이상 유포하거나 허위 비방 문자를 500회 이상 살포하면 구속 수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오는 4월 총선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선거판의 변수다. 17일 트위터 통계 분석 사이트인 트윗트렌드에 따르면 인터넷 선거운동이 전면 허용된 직후인 14~16일 트위터에서는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의 이름이 무려 4만 4379차례나 언급됐다. 이번 경선에서 누리꾼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 역시 1만 1436회나 거론됐다. 같은 기간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이름도 2만회 이상 올랐다. 이들 모두 트위터 검색어 상위 5위권에 속한다. 민간 단체인 소셜미디어진흥원 최재용 원장은 “인터넷 선거운동 허용 직후 트위터에 특정 정치인을 언급한 글들이 평소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면서 “4월 총선에서 공천을 노리는 인사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개설해 인터넷 세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폴리터리안들은 날개를 달았다. 검찰의 인터넷과 SNS 단속 방침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트위터 아이디 ‘angel*****’은 “이 유언비어성이라는 판단은 누가 하는가. 30회, 500회는 또 누가, 어떻게 카운트할 것인가.”라며 애매한 기준을 성토했다. ‘D0kg****’는 “한 사람당 29건만 하고 배턴터치하면 구속당하지 않겠네요.”라고 비꼬았다. 트위터에는 ‘허위 사실 유포놀이’가 급속히 퍼졌다. 정부나 정치인을 칭찬하는 내용의 글을 29회 올리며 그것이 허위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일종의 조롱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최고의 성군”, “국민이 가장 신뢰하는 기관은 검찰입니다.” 등의 글이 잇따랐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팔로어가 1명인 사람이 허위 사실을 담은 글을 30차례 올리는 것은 구속 수사하고, 팔로어 10만명인 사람이 1차례 올리는 것은 내버려둘 것인가.”라며 “검찰의 기준은 헌법재판소의 판단에도 배치된다.”고 강조했다. 특정 정치인을 헐뜯고 부추기는 현상도 뚜렷한 실정이다. 트위터에는 ‘#김진표 불신임’이라는 머리말을 붙이자는 선동성 움직임도 나타났다. “한 대표 체제의 민주당이 쇄신을 하려면 ‘X맨’ 김 원내대표를 탈당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치권에서는 이와 관련, “인터넷 선거운동의 빗장이 풀렸기 때문에 총선이 다가올수록 폴리터리안들의 지능적인 낙선운동 등 정치적 움직임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신지호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인터넷 선거운동을 즉시 허용하기로 한 선관위의 결정에 대해 “월권이자 국회 입법권을 침해한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용어 클릭] ●폴리터리안(Politterian) ‘정치적인’(political) 혹은 ‘정치인’(politician)과 ‘트위터사용자’(twitterian)의 합성어로, 트위터 등 SNS에서 정치적인 성향을 드러내 특정 후보를 지지 또는 비난하는 누리꾼을 말함.
  • [데스크 시각] ‘소셜 디자이너’가 그려야 할 서울은?/박현갑 사회2부장

    [데스크 시각] ‘소셜 디자이너’가 그려야 할 서울은?/박현갑 사회2부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한 지 두 달여가 지났다. 그는 시민운동가 시절 ‘소셜 디자이너’(social designer)였다. 지금까지 행보로 보면 그가 디자인하려는 시정의 키워드는 두 가지다. 소통과 복지다. 소통은 시정운영의 기본 축이다. 관 주도 행정을 탈피해 시장이 주인인, 시민들과 함께하는 행정을 한다는 뜻이다. ‘1일 시장’으로 세 아이를 키우는 가정주부를 임명하고 시정운용 계획을 박 시장이 직접 파워포인트를 활용, 설명한 것은 이런 맥락을 담고 있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소통 강화를 위해 소셜미디어센터(가칭)를 3월쯤 선보이려는 것도 마찬가지다. 지난주 가진 공무원 연찬회에서는 팀원으로서 미션과제를 일반 간부들과 함께 수행했다. 2월 초 떠날 첫 해외방문도 실·국장 등 간부가 아닌 실무과장들과 함께한다. ‘불통’에서 ‘소통’으로, ‘관치’에서 ‘협치’를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복지는 핵심 시정이다. 2014년까지 수요자 맞춤형 임대주택 8만호 공급에 공공임대주택 비율을 7%까지 높이기로 했다. 서울시민 복지기준선을 확립해 비수급 빈곤층 5만명을 서울형 수급자로 지정, 이들의 최저생계를 보장한다. 직장맘 지원센터와 여성창업플라자를 설치해 사회서비스 일자리 1만 4000개도 창출한다. 둘 다 신선하다. 박 시장 바람대로 됐으면 좋겠다. 그가 2년 6개월 남은 임기 동안 디자인하려는 ‘아름다운 서울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내집 마련을 걱정할 필요 없는 장기안심 주택, 대학생이나 쪽방가구 등을 위한 1~2인 전용임대주택이 보급되고 초·중학생은 무상으로 점심시간을 즐기는 세상이다. 이런 세상이 현실화된다면 그의 시장직 재선 가도는 탄탄대로가 될지 모른다. 그러려면 극복할 난관이 적지 않다. 우선 오세훈 전임시장의 사업 중 전시행정으로 지목해 집행을 사실상 중단시킨 사업의 처리문제다. 한강예술섬 사업 등 한강이나 남산 르네상스 사업들은 그의 관심영역 밖이다. 서민생활을 내팽개친 전시행정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문제 있는 사업이라면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구체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플로팅아일랜드 사업을 보자. 이 사업에서 손을 떼려면 운영을 민간에 넘기는 방법밖에 없다. 제3섹터 사업은 과거 실패한 경험이 있어 채택하기 쉽지 않다. 잘못했다간 특혜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다. 문제는 민간에 넘기려면 민간이 인수할 만한 메리트가 있어야 한다. 자신이 비판한 사업이라 하더라도 두 눈 질끈 감고 어느 정도 사업을 정상궤도에 올릴 수 있는 결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런 결정은 시장의 몫이다. 참모진은 의견을 낼 수 있을지 모르나 결정하기 어렵다. 이념에 매몰돼 합리적 결정을 하기보다 결과적으로 문제가 생기기 십상인데, 보기 좋고 듣기 좋은 쪽으로 섣부른 결정을 하지 않도록 경계할 일이다. 다음으로 디자인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박 시장은 디자인 서울을 전시행정으로 비판했다. 전임시장이 도시경쟁력을 제고시킨다며 디자인본부를 별도 조직으로 만드는 등 디자인 서울 만들기에 진력했지만 서민의 주름살만 키웠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공 디자인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갖고 있어야 한다. 공공디자인은 단순히 시청 의자나 가로수 배치, 간판 정비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시민들이 생활해야 하는 도시라는 공간이 얼마나 살기 편안한 요소를 갖추고 있는지, 이런 요소가 없다면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도시계획에서부터 건축·교통·복지 등 일반행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시정 영역에서 고민하며 마련해야 하는 종합전략이다. 박 시장의 소셜 디자인이 그래야 하고 오 전 시장의 디자인 서울도 같은 취지였다고 본다. 도시 디자인은 궁극적으로 불편한 도시구조를 바꿔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지 아름답게 조성하는 일 자체에 있지 않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eagleduo@seoul.co.kr
  • 모바일 투표, 선거 새지평 열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신임 당 대표 선출로 15일 막을 내린 민주통합당 지도부 경선은 투표 형태나 선거운동 양태 등 다방면에서 기존 형태를 파괴하고 새로운 지평을 연 선거로 평가된다. 투표소에 가지 않고도 스마트폰으로 지지 후보를 선택하는 ‘모바일 투표’와 60만명에 이르는 시민선거인단의 ‘스마트몹’ 방식 정치 참여는 현대 정치사에서 이론상으로만 존재했던 ‘직접 민주주의’의 실험장이 됐다. 이날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치러진 ‘체육관 경선’에 앞서 이미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 6명의 득표 구도가 어느 정도 예견돼 왔다. 경선 후보자들의 트위트 점유율과 상위 득표자가 일치한 것으로 나타나 선거 결과와 SNS 노출 판세의 상관 관계가 입증된 셈이다. 특히 후보들이 확보하고 있는 조직표, 즉 대의원 등 기존 정당 체제의 ‘정치 자본’(Political Capital)보다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상에서 구축한 팔로어와 친구 등 ‘소셜 자본’(Social Captial)이 위력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4·11 총선과 12·19 대선에서도 기존 선거 운동의 양태를 뒤흔들 것으로 예측된다. 전대에서 1, 2위를 차지한 한명숙 대표와 문성근 최고위원은 일찌감치 SNS에서 유력 주자로 부상했다. 한 대표의 트위터 팔로어는 14만 7176명, 문 최고위원의 팔로어는 15만 7504명으로 국내 정치인 중 최상위급이다. 서울신문이 트위터 전문 검색서비스인 ‘트윗트렌드’를 통해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분석한 후보별 트위터 검색 빈도에서도 SNS 상위 주자와 하위 주자 간의 현주소가 뚜렷했다. 문 후보 검색 빈도는 전당대회 이틀 전인 13일 4098건, 14일 3427건 등 평소보다 2배가량 늘어난 데 반해 모바일 투표를 “허공에 대고 하는 선거”라고 비판했던 이강래 후보의 경우 9~14일 30건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후보는 탈락했다. 물론 SNS의 ‘넷심’ 뒤에는 노무현재단(20만명), 국민의 명령(18만명), 정봉주와 미래권력들(17만명), YMCA(12만명) 등 야권 조직의 표심도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이날 당권 주자들과 지지자들은 마지막 한 표를 호소하기 위해 각양각색의 퍼포먼스와 후보 간 물밑 움직임을 벌였다. 안동환·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꿀벌 3만마리가 30분만에…동족간 대량학살 충격

    말벌 30마리가 무려 3만 마리의 꿀벌을 30분 만에 모두 죽게 한 ‘동족상잔의 비극’이 다큐멘터리에서 공개됐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에서 공개한 이 장면은 아시안 자이언트 말벌이라 불리는 일본 말벌이 유럽 꿀벌 3만 마리를 단 3시간 만에 ‘대량학살’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측은 “일본 말벌의 몸집이 유럽 꿀벌보다 월등히 크기 때문에 당해낼 적수가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일본 말벌은 2004년 중국과 프랑스를 거쳐 유럽으로 전파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 벌통 앞에서 주위를 선회하며, 짝이 없는 꿀벌을 골라 공격한다. 공격할 때에는 꿀벌의 목을 자른 뒤 날개와 다리를 벗겨내고 몸통만 먹는다. 성체 꿀벌을 모두 죽인 뒤에는 즙과 영양분이 많은 꿀벌 유충을 먹기도 한다. 이들은 1분에 무려 40마리 이상의 꿀벌을 죽일 수 있을 만큼의 강력한 힘을 가졌으며 몸집이 일반 벌에 비해 4배 이상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쉬지 않고 60마일 이상을 날 수 있으며, 가장 빨리 날아다닐 때에는 시속 25마일 가량의 속력을 낸다. 영국양봉협회(British Beekeepers Association)의 팀 러벳은 내셔널지오그래픽과 한 인터뷰에서 “이 말벌에 쏘일 경우 매우 치명적일 수 있으며, 심각한 과민반응을 보이면 사망에 이를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란, CIA 스파이 혐의 미국인에 사형선고

    핵 위협과 경제 제재를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강경 행보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사이에 두고 이란과 미국은 각각 해협 봉쇄와 군사 대응을 경고했고, 외교·정치적으로 치열한 신경전을 주고받고 있다. 이란은 미 중앙정보국(CIA)의 스파이 혐의로 지난달 붙잡혀 기소된 이란계 미국인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위기감은 8일(현지시간) 이란의 ‘우라늄 농축’ 주장으로 최고조에 이르렀다. 급기야 미국은 이란의 미국 시설 사이버 공격 음모에 연루된 의혹이 있다며 주미 베네수엘라 고위 외교관을 ‘외교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해 추방 명령을 내렸다. 미 국무부는 “영사 관계에 관한 빈협약에 따라 베네수엘라의 마이애미 주재 총영사 리비아 아코스타 노구에라를 기피 인물로 지정, 10일까지 미국을 떠나도록 명령했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가 남미의 대표적인 반미 지도자 우고 차베스가 이끄는 나라이긴 하지만, 미국의 조치는 공교롭게도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방문 일정에 맞춰 이뤄졌다. 앞서 외신들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와 니카라과, 쿠바, 에콰도르 등 ‘차베스를 중심으로 한 반미(反美) 노선의 남미 4개국’을 닷새간 방문해 국제 사회의 압박과 고립을 타개하려 한다고 전했다. 이란의 최고 종교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국영 TV를 통해 “적들의 제재가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란 법원은 9일 이란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전직 미 해병대원 아미르 미르자이 헤크마티(28)에게 “적대국(미국)과 협조해 CIA의 스파이로 활동하면서 테러를 모의한 죄”를 적용해 사형을 선고했다. 미 국무부는 ‘정치적 기소’라며 헤크마티의 석방을 촉구해 왔다. 헤크마티는 이란 법에 따라 선고일로부터 20일 안에 항소할 수 있다. 한편 알리 아스가르 솔타니에 국제원자력기구(IAEA)주재 이란 대사는 이란 중북부 포르도 지하시설 등에서 우라늄 농축에 착수했다는 언론보도 내용을 확인했으며, 모든 활동은 IAEA의 감시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 인터넷판은 양국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하면서도 최근 수개월간 상황 전개가 위험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열린세상] 사회보장기본법 전면 개정의 함의와 기대/이봉화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장

    [열린세상] 사회보장기본법 전면 개정의 함의와 기대/이봉화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장

    지난해 말 ‘사회보장기본법 전부 개정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사회보장기본법은 국가가 어떤 이념과 방향으로 복지정책을 추진할 것인지를 규정하는 복지정책의 기본 틀이 되는 법률로 1995년 제정되었다. 그간 선언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던 것에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법률로 재정비했다는 점에서, 또한 그동안 논쟁에만 그쳤던 사회복지의 법적·제도적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 이번 사회보장기본법의 전면적인 개정을 통해 우리나라의 복지 패러다임은 소득보장 중심에서 소득과 사회서비스의 균형 보장으로 바뀌게 됐다. 흩어지고 다원화된 복지정책들이 효율적, 효과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정책 관리 및 조정의 틀을 통합할 수 있게 된 것도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이는 선진복지국가로 나아가는 데 있어 또 하나의 토대를 마련한 것에 불과하다. 사회보장 관련 재정의 확보, 하위법령의 정비, 지속가능한 복지제도 및 국민 체감형 정책 마련, 효율적이고 투명한 전달체계의 작동 등이 내년 시행 이전에 함께 준비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사회보장기본법이 온전히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된다. 이제 복지는 국가의 핵심가치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국민이 바라는 이상적인 복지국가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아마도 “전 생애에 걸쳐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따라서 국가는 국민이 맞닥뜨릴 위험(social risk)을 예측하고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사회보장 제도와 정책을 마련하고 실행하는 데 역량을 집중시켜야 할 것이다. 아직 복지국가의 초기단계에 있는 우리나라는 서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의 다양한 경험을 참고하여 우리나라의 상황에 맞는 선제적·예방적이며 지속가능한 복지정책과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평생 안전망을 구축하는 국민 맞춤형 복지국가로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올해 정부는 92조여원의 재원을 다양한 복지사업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는 정부 총 예산 326조원 중 28.2%에 달해 규모면으로는 역대 최고수준이다. 국민이 생애주기별로 겪게 되는 위험의 범위가 더 크고 깊어지고 있기 때문에 복지예산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러한 복지예산은 국민의 조세부담으로 귀착될 수밖에 없으므로 지속적인 복지 재원 확보를 위해서는 소통을 통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사회적인 합의가 필수적이다. 지난해 우리는 복지의 방향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라는, 즉 선별적 복지냐 보편적 복지냐의 논쟁을 통해 ‘합의하고 선택’하는 문제에 대해 정치권을 중심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또 올해는 총선과 대선이라는 커다란 정치적 변화를 앞두고 있다. 따라서 지난해보다 더 많은 복지 이슈가 부각되고 논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복지와 관련한 ‘합의와 선택’은 결국 정치적인 이해와 맞닿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복지를 위한 정치여야 한다. 정치를 위한 복지가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지속가능한 복지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더욱 그렇다. 복지를 둘러싼 정치적 논쟁의 가열은 국민 행복을 위한 복지의 범위와 내용 및 수준을 정하는, 일종의 바로미터를 함께 만드는 일이라는 측면에서는 고무적이다. 미국의 경우도 보수주의와 신자유주의 간 끝없는 논쟁을 통해 미국식 복지모델을 만들고, 복지개혁에 성공했으며, 또 최근의 공공의료보험 정책에 대한 합의와 선택을 이끌어냈다. 유럽에서도 전통적인 복지국가 모델에 대한 개혁과 패러다임의 전환이 핵심적인 정치적 논쟁거리였던 점은 선거를 앞두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번 사회보장기본법의 전면 개정을 계기로 우리 국민의 삶이 더욱 편해지고 행복해지기 위해 진정 무엇을 합의하고 선택해야 하는지, 또 어떻게 결정하고 실천할 것인지에 대해 우리 사회에서 더욱 뜨거운 논의와 깊이 있는 모색이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선진복지국가는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가치이자 목표다.
  • [책꽂이]

    ●철강왕 박태준 경영 이야기(서갑경 지음, 윤동진 옮김, 한언 펴냄)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포항제철의 파란만장한 성장사를 엮은 책. 하와이대 명예교수인 저자는 1992년 포스코 초청 세미나에서 강연한 것을 계기로 포스코와 인연을 맺었다. 박 회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맺은 인연, 1969년 한·일 양국이 포항제철 프로젝트의 기본협정에 서명한 순간 1200만 달러의 순이익을 일군 뒷얘기 등이 사진 자료와 함께 생생하게 담겼다. 1만 4000원. ●제7대 죄악, 탐식(플로랑 켈리에 지음, 박나리 옮김, 예경 펴냄) 중세 이래 현대에 이르기까지 탐식(貪食)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변천했는지 세밀하게 들여다본다. 중세에 일곱 가지 죄악 가운데 하나로 치부됐던 탐식은 현대에 와서도 죄로 여겨진다. 영양학적 견해 때문에 탐식하는 사람에게 죄책감이 남고, 사회적·도덕적 약점이 되기도 한다는 것. 1만 9800원. ●소설 러일전쟁 군의관(비켄치 베레사예프 지음, 김준수 옮김, 마마미소 펴냄) 러일전쟁에 관해 우리나라에 소개된 문학작품은 아직 없었다. 이 전쟁을 소재로 한 문학작품으로는 최초로 한국어로 번역됐다. 러시아 스탈린대상 수상 작가이자 양심적인 의사인 저자의 대표작. 저자는 러시아군 이동 야전병원 군의관으로 러일전쟁에 참전해 만주전선에서 겪은 사건을 실화 문학으로 엮었다. 1만 4000원. ●모자 씌우기 1, 2권(오동선 지음, 모아북스 펴냄) 2000년 김대중 정부 시절 의문의 우라늄농축실험, 2004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미 CIA, 참여정부 그리고 과학자들 사이의 긴장과 갈등의 이면, 2007년 말 이명박 정부로의 인수인계 과정에 이르기까지 지금까지 역사 속에 가려져 있던 민감한 남한의 핵에 관한 내용을 팩션 형태로 다루고 있다. 저자는 평화방송 라디오 PD로 일한 바 있다. 전권 2만 6000원. ●창백한 죽음(안드레아스 빙켈만 지음, 서유리 옮김, 문학에디션뿔 펴냄) 지난 8월 국내에 출간된 스릴러 소설 ‘사라진 소녀들’로 인기를 얻은 독일 작가의 신작 소설. 무자비한 살인 사건을 중심으로, 100명 중 4명꼴로 존재한다는 반사회적 인격장애 ‘소시오패스’의 실체를 파헤친다. 여형사와 사립 탐정이 잇따라 벌어진 끔찍한 사건의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1만 3800원. ●아버지 당신을…(소재원 지음, 책마루 펴냄) ‘나영이 사건’을 모티브로 한 소설 ‘희망의 날개를 찾아서’ 등을 쓴 작가의 신작 소설. 치매 진단을 받은 퇴직 교사 아버지와 명예퇴직을 당한 중년 아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 시대 아버지의 모습을 그려냈다. 1만 2000원.
  • 뇌 속에 총알 박힌채 82년을 건강하게 산 할아버지

    뇌 속에 총알 박힌채 82년을 건강하게 산 할아버지

    뇌 속에 총알이 박힌 채 무려 82년을 살아온 한 할아버지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이 러시아 할아버지는 3살 때 형이 실수로 쏜 총에 맞아 뇌속에 총알이 박히는 사고를 당했으나 목숨은 건졌다.  그러나 의사는 이 총알을 뇌에서 빼내게 되면 더 심한 손상을 입을 수 있다는 이유로 수술을 포기했고 할아버지는 평생 총알을 간직한 채 살아야 했다. 놀라운 것은 할아버지가 아무런 부작용 없이 평생을 건강하게 살았다는 것. 특히 할아버지는 탄도미사일을 만드는 엔지니어로 성장해 과거 소련 정부의 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같은 사연은 심장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할아버지의 건강 검진 때문에 알려졌으며 최근 발간된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도 게재됐다. 미국 응급의사 협회(American College of Emergency Physicians) 대변인 리처드 오브라이언 박사는 “처음 할아버지의 CT사진을 봤을 때 깜짝 놀랐다.” 며 “인간의 신체는 환경에 적응하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아이들은 부상을 입었을 때 상처를 극복하고 재생하는 능력이 대단히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이란 “원유 수출 제재땐 호르무즈 봉쇄”

    이란 정부는 27일(현지시간) 서방권이 자국 원유 수출에 대해 제재 조치를 취하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경고했다. 페르시아만 입구에 위치한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유조선의 3분의1 이상이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곳이 막힐 경우 전 세계 석유 수급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모하마드 레자 라히미 부통령은 “만약 이란 원유를 제재하려 한다면 앞으로 원유는 단 한 방울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현지 IRNA통신이 보도했다. 이란 해군은 지난 24일부터 호르무즈 해협 주변에서 열흘 일정으로 군사훈련도 실시하고 있다. 훈련 중에는 기뢰 살포도 포함돼 있다. 하비볼라 사야리 이란 해군사령관은 28일 국영 프레스TV와의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것은 ‘물 마시듯’ 쉽다고 말했다. 미국은 즉각 이란을 비난했다. 마크 토너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란 정부가 핵 의무 불이행이라는 현안에서 국제 사회의 관심을 분산시키려는 시도”라면서 “일종의 엄포”라고 일축했다. 미국 정부는 미 중앙정보국(CIA) 간첩 혐의로 체포된 미국계 이란인이 27일 재판에서 사형을 구형받은 것에 대해서도 무죄를 주장하며 석방을 요구했다.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대변인인 마이클 만도 28일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위협에도 불구하고 EU는 이란을 대상으로 한 추가 제재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국제 유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주 종가보다 1.66달러(1.7%) 오른 배럴당 101.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호르무즈 해협과 함께 홍해를 통과하는 별도의 석유 공급 채널을 갖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의 석유 수출 중단에 대비 원유 생산량을 늘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NYT, 총체적 정보실패 꼬집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은 한국과 미국 정보당국의 총체적 실패를 세상에 드러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과 미국 정부 모두 북한이 공식발표를 하기 전까지 김 위원장 사망 사실을 짐작조차 못했다면서, 발표가 있고 나서야 양국 당국자들은 전화통을 붙잡고 서로 진행상황을 물어보기 바빴다고 꼬집었다. 이번에 다시 한번 드러난 북한의 철저한 폐쇄성은 향후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북한의 권력교체에 어떻게 대응할지 판단하는 데도 어려움을 줄 것이라고 이 신문은 예상했다. 미국은 정찰기와 위성을 통해 북한 전역을 살피는 활동을 한다. 또 군사분계선을 따라 고성능 안테나를 통해 전자신호를 잡아낸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해마다 수천명에 이르는 탈북자들을 인터뷰한다. 하지만 정작 북한 정권 내부에서 이뤄지는 일에 대해선 거의 파악하지 못한다. 북한에선 극소수 핵심 인사들만 민감한 정보들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당시 보좌관을 지냈던 미셸 그린은 “우리는 북한이 침공할 경우 어떻게 대처할지 명확한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하지만 북한 정권이 붕괴할 경우 어떻게 할지는 완전히 백지상태”라고 인정했다. 결국 미국 정부는 북한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지켜보고 북한이 한국을 공격하지 않기만을 바라는 구경꾼의 입장이라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이와 관련, “북한은 불투명성에 기반해 번창하는 사회”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북한이 특별방송을 했던 것은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을 때 단 한 번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당국자들은 상황의 심각성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 이날 한국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 생일잔치를 준비하고 있었고, 당국자들은 이날 오전 10시 잇따른 특별방송 예고가 무엇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어깨를 으쓱했을 뿐이었다. 미 중앙정보국(CIA)이라고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직 CIA 정보요원은 “가장 심각한 문제는 우리 정보원들이 북한 정권 지도부에 깊숙이 침투하는 데 실패하는 것이다.”면서 “대부분 중간층 출신인 탈북자들한테 얻는 정보는 구닥다리 정보가 많아 권력 핵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美무인기 격추 아닌 유인” 베일속 이란 전자戰 기술

    당초 격추된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무인정찰기가 이란의 인공위성항법장치(GPS) 조작에 의해 이란 영토에 유인 착륙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방의 군사 전문가들은 GPS의 취약성을 감안하면 ‘충분히 설득력 있는 시나리오’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무인정찰기가 당시 이란 핵시설 정찰 업무를 수행 중이었다고 미국 당국자가 밝혔다. 해당 무인기가 아프가니스탄 서부 지역을 정찰 중이었다고 말했던 미국 및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설명과 배치된다. 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 인터넷판은 15일(현지시간) 익명을 요구한 이란 기술자의 말을 인용, “이란의 전자전 전문가들이 미 중앙정보국(CIA)이 운용하는 RQ170 무인기의 통신을 차단하고 GPS 좌표를 변경해 아프가니스탄 기지로 잘못 알고 이란에 착륙하게 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술자는 “GPS 내비게이션은 가장 취약한 부분”이라면서 “통신에 노이즈(전파방해)를 넣어 자동 조종으로 바뀌게 하면 무인기는 두뇌를 잃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위도·경도 자료는 물론 정확한 착륙고도를 계산하는 전자전 기술이 미국의 지휘센터에서 보내는 원격조종 신호와 통신을 무력화하고 무인기를 우리가 원하는 곳으로 착륙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기술자는 현재 다른 민·군 전문가들과 함께 이 무인기의 스텔스 기능과 비밀정보 등 구체적인 시스템을 파악하는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란은 이전에 확보한 무인기를 분해하고 역설계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정보를 분석해 문제의 무인기를 유인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지난 1월 스텔스 기능을 갖추지 않은 재래식 무인기 2대를 격추시켰다고 발표했다. 이란은 무인기 감시 프로젝트를 2007년에 시작해 꾸준하게 능력을 향상시킨 뒤 무인기가 아프간에 처음 배치된 2009년 이를 공식화했다. 미 해군에서 전자전 전문가로 일한 로버트 덴스모어는 이 기술자의 주장에 대해 “확실히 가능한 일”이라면서 “현대의 전투용 GPS조차도 조작이 용이하다.”고 말했다. 미군도 1990년대 중반 보스니아 작전 이후 암호화하지 않은 무인기 데이터의 취약성을 알아내고, 수년간 GPS를 강화하거나 대체 수단을 찾으려 했지만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CSM은 전했다. 앞서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은 지난 13일 이란의 핵개발 활동 증거를 찾기 위해 무인기를 계속 운용하겠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이란이 무인기를 무력화하는 방법을 찾아낸 상황에서 무인기의 정찰 활동은 훨씬 높은 위험에 직면했다고 CSM은 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의 후세인 살라미 장군은 “기술적으로는 이란이 미국이나 이스라엘, 다른 선진국들과 거의 대등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2년 전에는 이란이 CIA의 첩보위성을 레이저로 정확하게 공격해 파괴했고, 지난 9월에는 이란인 30만명의 구글 계정이 이란 국가 차원의 공격으로 추정되는 해킹 피해를 입었다. 한편 미군의 한 관계자는 “이란이 확보한 무인기가 그 나라의 핵시설로 의심되는 장소를 정찰하고 있었다.”고 밝혔다고 CNN이 보도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나포… 추락… 체면구긴 美 무인기

    이란이 지난 4일 동부지역에서 나포했다고 밝힌 무인정찰기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유지하던 미국 정부가 12일(현지시간) 처음으로 미국 소유의 무인기가 이란에 나포됐으며 이를 되돌려줄 것을 정식으로 요청했다. 최첨단 무인정찰기의 기술력이 적국에 노출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반영한다. 하지만 이란 정부는 사과가 먼저라며 미국의 요구를 일축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와 회담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란 정부에 무인정찰기를 돌려줄 것을 요청했다. 이란의 반응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공 침범을 사과하지는 않았으며, 무인정찰기가 무슨 임무를 맡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밝히길 거부했다. 이란이 나포한 무인정찰기 ‘RQ170’ 은 미 중앙정보국(CIA) 소속으로 나포 당시 이란 상공에서 비밀임무를 수행 중이었다. 이란은 즉각 미국의 요구를 거부했다. 아흐마드 바히디 이란 국방장관은 이날 “미국은 무인정찰기로 우리 영공을 침범해 놓고 사과는커녕 뻔뻔스럽게 돌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무인정찰기는 이제 이란의 재산”이라고 말했다. 라민 메흐만파라스트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미국은 이란 영공 침범 행위가 세계 안보와 평화를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위법행위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란 정부는 무인기의 소프트웨어 암호를 푸는 마지막 단계에 와 있으며 조만간 무인기를 분해해 복제품을 대량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이란 국회 파르비즈 소로우리 국가안보위원장은 “머지않아 이란 기술자들은 곧 미국보다 우수한 정찰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군은 13일에는 인도양 서부 세이셸 제도 국제공항에 MQ9 프레데터 무인전투기가 급작스레 추락하면서 다시 한번 체면을 구겼다. AP통신은 이날 사고로 부상자는 없었다고 밝혔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워킹맘 vs 가정주부, 누가 더 행복할까?

    집에서 가사를 하며 아이를 돌보는 전업주부와 일과 가사를 동시에 하는 워킹맘 중 누가 더 행복할까? 최근 미국 노스캘리포니아대학교 연구팀은 1991년부터 10년간 여성 1364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연구를 이끈 셰릴 뷸러 박사는 “외부에서 일을 하며 가사를 함께 돌보는 워킹맘은 집에만 머무는 전업 주부에 비해 훨씬 건강하며 심리적 우울함을 덜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이는 워킹맘들이 전업주부보다 더 행복하다고 느낀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워킹맘은 풀타임으로 일하는 여성과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여성으로 나눌 수 있지만 큰 차이는 보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워킹맘은 전업주부와 비교해 취학 전 자녀에게 더 많은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 같은 결과는 자녀가 취학하기 이전까지 나타나며,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 스트레스가 줄어 직장을 다니는 여성과 전업주부 사이의 건강차는 점차 작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전업주부들은 워킹맘보다 사회적으로 고립돼 우울증이 발병할 위험이 높은데다,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많아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다.”면서 “굳이 풀타임 직장이 아닌 파트타이머라도 일을 하는 것이 더 좋다.”고 권장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미국 심리학회(APA;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의 가족 심리학 저널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테마로 본 공직사회] (31) 온라인 대변인

    [테마로 본 공직사회] (31) 온라인 대변인

    소셜미디어(Social media)가 소통수단으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정부 부처의 정책 홍보에 대한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다. 소셜미디어는 온라인과 미디어 수단을 통해 직접 국민들에게 접근할 수 있고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부처별로 온라인 대변인제 도입을 시작, 지난 10월 4일 정식 직제로 인정하는 개정안이 통과됐다. 하지만 온라인을 전담하는 팀을 만든 부처는 손에 꼽을 정도고, 이마저도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채워져 업무의 연속성을 살리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부처 온라인 대변인들의 면면과 고충, 제도 정착을 위해 보완돼야 할 점 등을 진단한다.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가 2000만명(10월 말 현재)을 넘어섰다. 온라인·모바일을 통한 국민들의 대화와 정책참여가 사회변화를 주도할 만큼 영향력도 커졌다. 트위터·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의 확산은 정부와 국민의 소통 방식에 대해서도 빠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가 온라인 대변인을 정식 직제로 인정하고, 뉴미디어 홍보 강화에 나선 것은 이 같은 시대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다. 각 부처는 미디어 홍보를 전담하는 온라인 대변인을 임명했다. 현재 각 부처 직제상 온라인 대변인으로 임명된 공무원은 38명(외청 포함)이다. 온라인 대변인은 내부에서 임명된 경우도 있지만 외부에서 전문가를 영입한 부처들도 많다. 직급은 일반직 공무원 4급 서기관에서부터 6급 주무관까지 부처마다 제각각이다. 특채의 경우 전문계약직 가급에서 일반계약직 5호까지로 경력도 전직 아나운서, 신문기자, 홍보컨설턴트, 출판사 대표 등 다양하다. ●정책 만들다 홍보맨 변신 국무총리실 이승아 온라인 대변인은 EBS 아나운서 출신으로 중앙부처 최초 여성 온라인 대변인으로 임명됐다. 총리실에서 운영하고 있는 정책블로그 ‘희망 필 하모닉’과 트위터에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사안이나 정책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모닝·런치·디너 뉴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주요 뉴스를 정리해 전달해준다. 환경부 김영우(미디어 팀장) 온라인 대변인은 기술고시 출신으로 환경공학을 전공했다. 사업부서 등에서 각종 환경정책 입안 마련 등의 업무를 했지만 요즘은 온라인 홍보맨으로 탈바꿈했다. 다른 부처 사람들로부터 홍보 직렬로 공직자가 된 것 아니냐는 말도 자주 듣는다. 온라인에 올리기 위한 홍보 아이템을 찾기 위해 장소·시간 불문하고 찾아나서 얼굴이 많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 황청순 대변인은 근로자들의 카운슬러이자, 부처 내 ‘마우스’로 통한다. 온라인 대변인이 되기 전에는 홍보와 거리가 먼 대구지방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이었다. 노동부 대표 트위터에는 체불임금을 받아내는 방법을 묻는 내용 등 억울한 사연들이 많이 올라온다. 이런 질문에 일일이 답변을 하다 보니 늘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끼고 산다. 온라인 대변인은 퇴근 이후도 자유로울 수 없다. 집에서도 컴퓨터를 켜고 블로그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노동부 황 대변인은 “애가 둘(초등학교 4학년, 2학년)인데 엄마는 집에 와서도 컴퓨터만 켜고 안 놀아준다고 불평을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외부에서 채용된 온라인 대변인들은 부처 사정에 어두워 업무 협조가 안될 때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전담팀 3곳뿐…업무 과부하 무엇보다 온라인 대변인들은 업무를 도와줄 전문인력이 없어 부하가 많이 걸린다고 하소연한다. 온라인 홍보를 위해 전담팀이 꾸려진 부처는 환경부와 국토해양부, 외교통상부뿐이다. 전담팀은 대개 7~8명으로 구성돼 있다. 나머지 부처는 임시방편으로 전문성과는 상관없이 인력을 전진 배치하는 선에 그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내년 세종시로 이전하는 부처들은 인력 공백이 생기지 않을까 벌써부터 고민이다. 온라인 홍보팀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는 한 여직원은 “세종시로 내려가기 전에 일자리가 생기면 옮길 생각”이라면서 “신분도 불확실한데 지방까지 내려갈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정부도 고심 중이다. 각 부처는 13일 대통령이 주관하는 국무회의에서 대표적으로 ‘환경부의 미디어팀 운용’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이 보고될 예정이어서 문제 해결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이란, 격추주장 美 무인정찰기 공개

    이란, 격추주장 美 무인정찰기 공개

    이란이 지난 4일 격추했다고 주장한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무인정찰기를 공개했다. 8일(현지시간) 이란 국영TV는 이란이 동부 도시 카슈마르 영공을 침범해 격추했다고 밝힌 미국 무인정찰기 ‘RQ-170’을 2분 30초가량의 동영상으로 내보냈다. 이 영상에는 이란군 관계자들이 문제의 정찰기를 조사하는 모습이 담겨 있지만 기체에 손상된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고 BBC 등이 이날 보도했다. 아미르 알리 하지자데 이란 혁명수비대 항공우주국 사단장은 “전자 공격으로 기체를 납치해 착륙을 유도했기 때문에 훼손이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군사 전문가들이 이 정찰기가 지닌 기술적 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며 군사정보 노출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정면으로 찔렀다. 폭스뉴스는 미군 고위 당국자가 문제의 기체가 이란에 추락한 무인정찰기가 맞다고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특수작전팀을 이란에 보내 추락한 정찰기를 되찾아 오거나 정보 수집을 하지 못하도록 파괴하는 방안, 공습을 통해 무인기를 파괴하는 방안 등을 건의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군사작전이 전쟁 행위로 여겨질 수 있어 손을 쓰지 않기로 했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AP통신도 은퇴한 한 미국 관리가 “이란 방송에 나온 베이지색 정찰기는 이란의 핵시설 감시용으로 쓰이던 RQ-170이 맞다.”고 확인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미 국방부는 “군 및 정보 당국자들이 문제의 영상을 분석하고 있다.”는 입장만 표명했을 뿐 즉각 진위를 밝히지는 않았다. 이란 외무부는 이날 미국과 외교관계 단절 이후 미국 관련 현안을 중재해온 스위스 대사를 불러 미국 스파이 정찰기가 영공을 침공한 데 대해 강한 항의의 뜻을 표시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33) 억울한 10대 소녀의 죽음…두줄 상처의 비밀 추락에 의한 자살? 몸을 통해 타살 증언하다
  • [씨줄날줄] 신뢰의 세금/주병철 논설위원

    채근담(菜根譚)의 얘기 한 토막. “사람을 믿는다는 것은 사람이 반드시 모두 성실하지 못할지라도 저만은 홀로 성실하기 때문이요, 사람을 의심한다는 것은 사람이 반드시 모두 속이는 게 아닐지라도 저는 먼저 속이기 때문이다(信人者 人未必盡誠 己則獨誠矣 疑人者 人未必皆詐 己則先詐).” 자신을 잘 신뢰하는 자가 잘 속는다는 뜻이다. 신뢰의 역설이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이란 말도 있다.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는 뜻으로 논어(語) 안연편에 실린 공자의 말에서 비롯됐다. 제자인 자공(子貢)이 정치에 대해 묻자 공자는 “식량을 풍족하게 하고(足食), 군대를 충분히 하고(足兵), 백성의 믿음을 얻는 일이다(民信).”라고 대답했다. 자공이 “한 가지를 포기한다면요.”라고 묻자 군대를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 가지를 추가하자 식량을 포기해야 한다면서 “예로부터 사람은 다 죽음을 피할 수 없지만, 백성의 믿음이 없이는 (나라가) 서지 못한다(自古皆有死 民無信不立).”고 대답했다. 정치나 개인의 관계에서 믿음과 의리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자주 쓴다. 벤츠 여검사 비리 사건의 특임검사인 이창재 안산지청장도 최근 이 말을 썼다. 신뢰는 요즘 말로 하면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다. 사회적 자본은 사회를 유지시키고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규범, 네트워크, 신뢰 등을 의미한다. 유형의 인프라인 사회간접자본과는 달리 무형의 인프라인 사회적 자본의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가 신뢰다. 미국 정치학자 푸트남이 이탈리아에서 왜 지역경제의 편차가 존재하는지를 연구한 결과, 북부 이탈리아는 사회적 자본인 신뢰·규범·네트워크 등이 오랫동안 축적돼 경제 발전의 동력이 된 반면 남부 지역은 그렇지 못한 것으로 밝혀냈다. 이후 신뢰는 기업이나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함이 입증돼 왔다. 우리나라에서는 김성호 전 법무부장관이 재임 시절 선진 법치국가로 가기 위해서는 사회적 자본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공공질서가 잘 유지되고 법망이 좀 더 촘촘해지면 사회적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그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며 “시장은 분 단위, 초 단위로 움직이는데 각국의 정책 대응은 적기에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만큼 추가적인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는 ‘신뢰의 세금’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신뢰가 쌓이면서 단축되는 시간과 비용에 비해 불신으로 늘어나는 시간과 비용은 기회비용의 측면에서는 2배다. 엄청난 손실이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생명 구하려 촌각 다투는 응급구조사

    생명 구하려 촌각 다투는 응급구조사

    #장면 1 어스름한 새벽의 경기 안산. 선부 119안전센터에 출동 명령이 떨어진다. 신고에 따르면 심폐 기능 정지로 말미암은 호흡장애 환자다. 급작스러운 호출이지만 대원들은 신고자와 통화를 시도한다. 수화기 너머에는 울부짖는 목소리뿐. 심폐 기능 장애는 구급대원들이 꼽는 가장 위험한 상태다. 환자를 만나는 데 성공했지만, 결정적인 싸움은 지금부터. 병원으로 이송되는 5분의 응급처치가 환자의 생명을 좌우할 수도 있다. #장면 2 서울 은평구 응암동의 한 가정집. 환자가 의식불명에 빠졌다는 신고를 받고 달려온 북가좌 119안전센터의 대원들. 2년 전 뇌수술 병력이 있다고 하니 심상치 않다. 서둘러 응급실로 향하는 구급차 안, 머릿속이 하얘졌는지 아무런 대답도 못하는 보호자와 미친 듯이 요동치는 환자. 아수라장이 따로 없지만, 응급구조사는 냉정해야 한다. 이들이 유일한 희망이기 때문이다. #장면 3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대로변에서 난 교통사고. 현장에는 휴짓조각처럼 구겨진 트럭이 눈에 띈다. 소방 구조대원의 도움으로 환자를 차 밖으로 꺼낸 상태. 곧바로 응급이송을 하며 환자의 부상 정도를 점검한다. 응급구조사는 이송 중 실시간으로 환자의 상태를 전송한다. 직접 처치할 수 없는 부상이라 해도 응급실의 신속한 조치를 위해 1초도 헛되이 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눈썰미가 있다면 구급차 전면에 빨간 영문단어(앰뷸런스)의 좌우가 거꾸로 돼 있다는 것을 눈치챘을 터. 앞서 가던 차량의 운전자가 거울에 비친 단어를 곧바로 읽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처럼 1분 1초와 싸우는 구급차에는 항상 응급구조사(EMT: Emergency Medical Technician)가 탑승하고 있다. 오는 7~8일 밤 10시 40분 방송되는 EBS ‘극한직업-응급구조사 1·2부’는 119 안전센터 응급구조사들의 세계를 밀착 취재했다. 국내에서는 1995년부터 대학에 응급구조과가 설치돼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시작했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응급구조 인력은 약 1만 5000명. 이들은 응급환자들은 물론 자살 신고와 상습적으로 출동을 요구하는 알코올 중독자까지 통제 불가능한 상황을 통제하기 위해 24시간 사투를 벌이고 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北 베트남점 참전 문서 첫 확인

    북한이 베트남전에 공군 조종사를 파병한 사실을 확인하는 공식 문서가 미국에서 공개됐다. 북한의 베트남전 참전은 2000년 베트남을 방문한 백남순 전 북한 외무상이 현지의 북한군 전사자 묘지를 참배함으로써 처음 확인됐으나 문서로 확인되기는 처음이다. 4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우드로윌슨센터가 공개한 베트남인민군 자료에 따르면 1966년 9월 21일 당시 베트남 중앙군사위원회는 북한이 제의한 공군부대 파병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를 주재한 베트남 독립영웅 보 구엔 지압 장군은 북한군과 베트남군의 지휘체계를 명확하게 설정하는 것 등을 조건으로 내걸고 ‘스페셜리스트’로 불린 북한 공군 부대의 참전을 받아들였다. 이후 같은 달 30일 반 티엔 둥 베트남 참모총장과 최광 북한 인민군 총참모장이 합의문에 서명했다. 6개항의 합의문은 1966년 10월 말부터 11월초까지 북한이 베트남 미그17 중대(전투기 10대로 구성)에 스페셜리스트를 파병하며, 베트남군이 충분한 전투기를 준비해 제2의 미그17 중대를 편성하면 북한이 1966년 말부터 1967년초까지 또다시 공군 부대를 파병하도록 했다. 또 1967년 베트남군 미그21 중대에 추가로 북한 공군장병을 보내기로 하는 등 모두 3차례에 걸쳐 파병키로 합의했다. 이 문서는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직원이었던 멀 프리비나우가 발굴했다. 프리비나우는 “한 베트남군 퇴역 소장이 1967년부터 1969년까지 87명의 북한 공군 장병이 베트남전에 참전했고, 이들이 26대의 미군 전투기를 격추시켰다고 증언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EU,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검토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지난달 29일 발생한 영국대사관 난입 사건의 후폭풍이 거세다. 직접 피해자인 영국뿐 아니라 유럽 등 국제사회가 이란을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1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외무장관회담을 열고 이란 핵개발 저지를 위한 제재 방안과 영국대사관 난입에 따른 대응책 등을 논의했다. EU 외무장관들은 회담 직후 발표한 성명서에서 “테헤란 주재 영국 대사관이 공격당한 것에 분노하며 이를 규탄한다.”면서 “EU는 이에 대응하는 적절한 방법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핵 프로그램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이란 기업과 개인 등 180여곳에 대해 추가적으로 여행금지 및 자산 동결 제재를 내리기로 합의했다. EU는 “국제적 동반자들과 협력해 이란 제재를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면서 “이란의 금융 시스템 및 운송, 에너지 분야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방법이 포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르나르 발레로 프랑스 외무부 대변인은 이번 회담에 앞서 “이란산 원유 구매 중단과 이란 중앙은행과의 거래 동결 등 프랑스가 최근 제안한 추가 조치들이 이번 회의에서 검토될 것”이라고 밝혔었다. 그동안 원유 금수조치를 반대해 왔던 영국도 프랑스의 입장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다만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에 더 큰 짐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일부 회원국이 원유 금수 조치에 반대하고 있다. EU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EU가 이란산 원유를 수입한 비중은 전체 원유 수입 가운데 5.8%를 차지했다. 러시아, 노르웨이, 리비아, 사우디 아라비아에 이어 다섯 번째다. 국가별 이란산 원유 의존량은 스페인 14.6%, 그리스 14%, 이탈리아 13.1% 등이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이란이 영국대사관을 공격한 배경에는 과거 영국이 이란을 침략하고 착취했던 역사적 경험에서 오는 뿌리 깊은 반감이 자리 잡고 있으며, 경제 제재는 오히려 사태의 작은 원인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영국군은 2차세계대전 당시 소련군과 함께 이란을 침공해 점령했다. 1953년에는 자유선거를 통해 집권한 이란의 민주정부를 무너뜨리는 쿠데타를 CIA와 함께 배후 조종하기도 했다. 이란 정부가 석유자원을 국유화하려 했고 이것이 영국 석유기업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란 최고 권력층 내부에서 격해지고 있는 권력 투쟁이 사건의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사건은) 의회를 장악한 보수파들이 영국 대사를 추방하라는 요구에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귀를 기울이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이란 반관영 파르스 뉴스통신사는 영국대사관에 난입했다 체포된 자국 학생 시위대 11명이 체포된 지 하루 만인 30일 밤 석방됐다고 1일 보도했다. 이란 현행법상 기물 파손은 최대 징역 3년형에 처해질 수 있으나 이들은 체포 하루 만에 풀려나 이란 당국이 시위대를 비호하고 있다는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부고] 스탈린 외동딸 파란만장 삶 美서 마감

    이오시프 비사리오노비치 스탈린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외동딸 라나 스베틀라나 스탈리냐가 지난 22일 미국 위스콘신에 있는 자택에서 결장암으로 사망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85세. 1926년 태어난 스베틀라나는 어린 시절 스탈린에게 ‘작은 참새’라 불리며 사랑을 받았지만 10대 들어 어머니의 자살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은 데다 첫사랑이었던 유대계 영화감독을 스탈린이 시베리아로 유배 보내자 부친과 급격히 멀어졌다. 급기야 1967년 미국으로 망명하면서 조국을 등졌다.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공항에서 “표현의 자유”를 찾아왔다며 소련 여권을 불태웠던 스베틀라나는 라나 피터스로 개명한 뒤 소련을 신랄하게 비판한 자서전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스무 통’으로 성공을 거뒀다. 스베틀라나가 집필한 책 4권은 미 중앙정보국(CIA)의 반공 선전전(프로파간다)에 쓰이기도 했다. 1984년 소련에 두고 온 아들을 만나려고 귀국한 그녀는 “미국에서 단 하루도 자유로운 날이 없었다.”며 공개적으로 서방을 비난했지만 2년도 못 가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다. 아버지를 “도덕적이고 영적인 괴물”이라고 표현했던 스베틀라나에게 스탈린은 너무 큰 짐이었다. 한 인터뷰에서는 “사람들은 ‘스탈린의 딸’이란 말을 마치 내가 총을 들고 미국을 공격할 것처럼 규정하거나, 아니면 소련을 공격하기 위해 미국 시민이 된 것처럼 말한다.”면서 “하지만 나는 그 중간 어딘가 그들이 이해할 수 없는 곳에 서 있다.”는 말로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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