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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핵무기 美에 넘겨라” 하노이 결렬 부른 ‘빅딜 문서‘ 골자

    “北핵무기 美에 넘겨라” 하노이 결렬 부른 ‘빅딜 문서‘ 골자

    지난달 28일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둘쨋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건넸다는 ‘빅딜 문서’의 골자가 30일 공개됐다. 로이터 통신이 전날(현지시간) 입수했다고 보도한 이 문서는 북한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정리했는데 북한 핵무기와 핵물질을 미국으로 이전시키고, 모든 핵시설과 탄도미사일은 물론 화학·생물전 프로그램까지 모두 해체해야 한다는 직설적이고 포괄적 요구가 담긴 것으로 나타났다. 문서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 핵 인프라와 화학·생물전 프로그램, 관련된 이중 용도 능력-다시 말해 탄도미사일과 발사대, 관련 시설들의 완전한 해체”(fully dismantling North Korea‘s nuclear infrastructure,chemical and biological warfare program and related dual-use capabilities; and ballistic missiles,launchers,and associated facilities)를 북한에 요구한 것으로 돼 있다. 로이터는 또 북한 핵무기를 미국으로 넘기라는 요구 외에 △핵 프로그램에 대한 포괄적 신고 및 미국과 국제 사찰단의 완전한 접근 허용 △모든 관련 활동 및 새 시설물 건축 중단 △모든 핵 인프라 제거 △모든 핵 프로그램 과학자 및 기술자들을 전직시킬 것 등 네 가지 중대한 사항들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영어와 한글 두 버전의 문서를 김 위원장에게 직접 건넸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문서 자체를 공개하진 않았다. 이 방안은 북한이 ‘패전국에나 적용할 수 있는 방식’이라며 거부해 온 리비아식 해법에 근접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대북 매파인 존 볼턴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주창해 온 해법으로 먼저 핵을 폐기하고 이를 완전히 검증한 뒤에 수교와 경제지원 등의 보상을 제공하는 ’선(先) 핵폐기, 후(後) 보상‘ 방식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당초 비핵화의 기본 원칙으로 제시했던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CVID는 그 뒤 북한의 반발을 감안해 FFVD(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북한 비핵화)로 다소 완화됐다.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제니 타운 연구원은 “볼턴 보좌관이 처음부터 원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만약 미국이 정말로 진지하게 협상에 임하려 한다면 이런 접근은 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걸 알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몇 번이나 (북한에) 거절 당해 애당초 가능성이 없었던 것”이라며 “그런데도 계속 거론하는 것은 (북한에) 다소 모욕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방안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핵 과학자와 기술자의 상업활동 전환은 옛 소련에서 독립하려는 나라들의 비핵화를 지원한 ‘넌-루가 법안’을 모델로 삼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시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여지‘를 최대한 없애겠다는 속내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미국이 이런 조치들을 동시에 ‘즉각’ 이행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큰 틀의 합의를 이룬 다음 단계적으로 이행하는 밑그림을 그렸을 것이란 관측이 가능하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정상회담 결렬 직후 기자회견 도중 ‘영변 폐기 대 민생제재 해제’란 자신들의 요구에 미국이 ‘한 가지’를 더 요구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 로이터가 보도한 문서의 ‘모든 관련 활동 및 새 시설물 건축 중단’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미국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완전한 비핵화의 ’정의‘에 북한이 먼저 동의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1단계 이행 조치로 추가 핵물질 생산을 막는 ‘모든 관련 활동 및 새 시설물 건축 중단’을 합의하자고 요구하는 바람에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풀이된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트럼프, 하노이서 김정은에 ‘핵무기 미국에 넘겨라‘ 직접 요구”

    “트럼프, 하노이서 김정은에 ‘핵무기 미국에 넘겨라‘ 직접 요구”

    로이터 보도…핵 관련 모든 인프라 제거 등 ‘빅딜’ 요구“빅딜 문서에 ‘화학·생물전, 이중용도 능력’ 명시”트럼프가 김정은에 직접 비핵화 정의내린 건 처음“북미정상회담 결렬 단서될 듯”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북한의 핵무기와 핵폭탄 연료를 미국으로 넘기라는 요구를 했다고 로이터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열린 정상회담 자리에서 김 위원장에게 건넨 문서에 이같은 직설적 요구가 담겨있었다고 전했다. 미국은 또 북한에 핵 프로그램의 포괄적 신고 및 사찰, 핵 관련 모든 활동 중지, 모든 핵 인프라 제거, 핵 과학자 및 기술자의 상업적 활동으로의 전환 등 매우 포괄적 내용의 비핵화 조치들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핵화에 대한 이같은 미국의 입장이 담긴 문서는 한글과 영어 두 가지 버전으로 김 위원장에게 건네졌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 북한의 핵무기와 핵물질을 미국으로 넘기라는 것은 북한의 핵무기·핵물질을 미국 영토로 반출,미국이 직접 제거하겠다는 이른바 ‘리비아 모델’을 연상시키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북한은 그동안 이 리비아식 비핵화 해법에 대해 강하게 반발해왔다.로이터가 직접 입수한 영어 버전 문서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에 대해 “북한 핵시설과 화학·생물전 프로그램, 관련된 이중 용도 능력, 즉 탄도미사일, 발사대, 관련 시설의 완전한 해체”(fully dismantling North Korea‘s nuclear infrastructure,chemical and biological warfare program and related dual-use capabilities; and ballistic missiles,launchers,and associated facilities)를 요구한 것으로 돼 있다. 로이터는 그러나 이 문서를 공개하지 않았다. 또 핵 프로그램에 대한 포괄적 신고, 미국과 국제 사찰단에 대한 완전한 접근 허용, 모든 관련 활동 및 새 시설물 건축 중지, 모든 핵 인프라 제거, 모든 핵 프로그램 과학자 및 기술자들의 상업적 활동으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내용도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자신이 원하는 비핵화 의미를 이처럼 명쾌하게 직접 정의내려 밝힌 것은 처음이다. 비핵화 협상 과정을 잘 아는 소식통은 로이터에,트럼프 대통령이 건넨 문서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라는 비핵화의 정의를 분명하고 간결하게 북한에게 전달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 한미정상회담 4월 11일 개최… 文대통령, 북미 촉진자 역할 본격▶ 북미 동시 압박받는 文대통령, 한미정상회담으로 돌파구 마련하나▶ 트럼프 “북한 대단히 고통받아…김정은과 좋은 관계 유지 중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미국의 입장을 담은 이른바 ‘빅딜 문서’를 건넸다는 사실은 이달 초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통해서도 공개된 바 있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 3일 미 폭스뉴스 등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원하는 비핵화 요구사항과 그 반대급부를 제시한 ‘빅딜 문서’를 김 위원장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의 핵무기와 핵연료까지 모두 미국으로 넘기라는(transfer) 요구를 했다는 사실까지 공개되지는 않았었다.북한의 핵무기를 미국 영토로 반출하라는 것은 대북 초강경파인 볼턴 보좌관이 지난해 4월 취임 직후부터 북한 비핵화 해법으로 ‘리비아 모델’을 언급하며 내세웠던 주장이다. 그는 취임 직후였던 지난해 5월13일 ABC방송 인터뷰에서는 좀더 구체적으로 “그 결정(북한 비핵화)의이행은 모든 핵무기를 제거하는 것, 핵무기를 폐기해 테네시 주의 오크리지로 가져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즉 북한의 핵무기와 핵물질을 미국의 핵과 원자력 연구단지가 있는 지역인 오크리지로 이송해 처리하자는 주장이었다. 오크리지는 리비아의 핵무기 관련 장비를 보관하고 있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지난달 28일 2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양 정상은 오전에 단독 정상회담 및 확대 회담을 한 뒤 업무오찬을 함께 할 예정이었으나, 업무오찬 및 합의문 서명식이 돌연 취소되면서 회담이 결렬됐다. 업무오찬이 돌연 무산된 이유에 대해 지금껏 미국과 북한 모두 이렇다 할 설명을 내놓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건넨 이 문서 내용이 그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로이터는 “이 문서는 볼턴 보좌관이 오랫동안 신봉해 온 강경한 ‘리비아 모델’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 “이를 본 김 위원장은 아마도 모욕적이고 도발적이라고 여겨졌을 것”이라고 전했다.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고급美 철철” 설현, 밀라노 패션위크 빛낸 아우라

    “고급美 철철” 설현, 밀라노 패션위크 빛낸 아우라

    그룹 AOA의 멤버 설현이 밀라노 현지 시간으로 20일 오후, 밀라노에서 열린 구찌 2019 가을/겨울 컬렉션 패션쇼에 자리를 빛냈다. 한국 대표 셀러브리티로 초청받은 설현은 구찌 허브(Gucci Hub)에서 개최된 쇼 현장에 참석해 해외 유명 셀러브리티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쇼 현장에서 포착된 설현은 구찌의 SS 19 컬렉션 의상들을 완벽히 소화한 모습으로 페미닌한 무드를 강조한 럭셔리 룩으로 당당히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이날 설현은 다크 브라운 컬러의 스웨이드 재킷과 옐로우-블루 컬러의 홀스빗 프린트 실크 셔츠, 그리고 레드-그린 컬러의 파나마 스커트를 매치해 우아하면서도 고혹적인 스타일을 연출해냈다. 이와 함께 크리스털 장식의 스퀘어 G 힐이 특징적인 메탈릭 실버 미드 힐 펌프스와 인터로킹 G와 홀스빗이 결합된 디테일이 돋보이는 레드 컬러의 미니 구찌 주미 백으로 스타일을 마무리하며,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한편 설현이 참석한 구찌 2019 가을/겨울 컬렉션 패션쇼에서는 이번 구찌 컬렉션은 가면을 쓰고 벗음에 따라 다른 사람이 되는 인간의 양면성에 대해 표현했다. 이번 컬렉션에 영감을 준 ‘페르소나(persona)’는 라틴어로, 연극 배우의 ‘개인적인’ 얼굴이 아닌 연극에서 맡은 배역을 나타내는 ‘배우의 가면’을 가리킨다. 독일 태생의 유대인 철학사상가 한나 아렌트(Hanna Arendt)는 “세상이라는 무대 위에서 우리가 나타내려는 가면을 선택하면 그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구찌는 패션쇼에 앞서, 파피에 마세 형태로 제작된 그리스 신화 속 헤르마프로디토스 마스크 초대장을 발송하며 주목을 이끈 바 있다. 헤르메스와 아프로디테의 자녀인 헤르마프로디토스는 남녀 양성성을 의미하는 인물로, 구찌는 이를 통해 이번 컬렉션의 테마를 미리 표현해냈다. 패션쇼 무대는 12만 개가 넘는 LED 전구로 화려하게 빛나는 타원형 벽과 100m가 넘는 길이의 런웨이로 꾸며졌다. 공간 전체를 감싸고 있는 미러 소재는 패션쇼 내내 빛과 움직임을 끊임없이 조명했다. 해당 패션쇼에는 배우 겸 프로듀서 셀마 헤이엑 피노(Salma Hayek Pinault), 배우 겸 가수 자레드 레토(Jared Leto), 배우 앤드류 가필드(Andrew Garfield), 배우 시얼샤 로넌(Saoirse Ronan), 배우 니니(Ni Ni)를 비롯한 전세계 유명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아하! 우주] 역대 가장 차갑고 오래된 고리가진 ‘백색왜성’ 발견

    [아하! 우주] 역대 가장 차갑고 오래된 고리가진 ‘백색왜성’ 발견

    역대 가장 차가우면서도 가장 나이가 많은 백색왜성이 새롭게 발견됐다.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과학자 등 공동연구팀은 지구에서 약 145광년 떨어진 곳에서 특이한 형태의 백색왜성 'LSPM J0207+3331'(이하 J0207)을 발견했다는 연구결과를 '천체물리학저널 레터스'(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발표했다. 다소 낯선 단어인 백색왜성(white dwarf)은 우리의 태양같은 항성이 진화 끝에 나타나는 종착지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수명이 다한 별은 죽어가면서 물질을 우주로 방출하면서 부풀어 오르고 결국 차갑게 식으며 쪼그라드는데 이를 백색왜성이라고 한다. 우리의 태양 역시 앞으로 70억 년 후면 수소를 다 태운 뒤 바깥 껍질이 떨어져나가 행성모양의 성운을 만들고 나머지 중심 부분은 수축한 뒤 지구만한 크기의 백색왜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발견된 J0207은 나이가 30억년, 온도는 5800℃ 정도로, 특별한 점은 그 주위에 먼지와 파편 등으로 이루어진 2개 이상의 고리가 있다는 사실이다. 논문의 선임저자인 천문학자 존 데베스 박사는 "백색왜성 주위에서 고리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행성계 형성에 대한 기존 이론의 재고와 우리 태양의 미래를 알 수 있는 단서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백색왜성 발견에는 흥미로운 점이 하나 더 있다. 시민과학자라 불리는 아마추어 천문가가 J0207 발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다. 당초 독일 출신의 시민 과학자인 멜리나 테베노는 유럽우주국(ESA)의 방대한 가이아 위성 데이터를 뒤지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틀린 데이터로 생각했으나 NASA의 광역적외선탐사망원경(WISE·Wide-Field Infrared Survey Explorer)의 이미지로 추가 조사해보니 이 데이터가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테베노는 민간인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젝트 단체인 '백야드 월드: 플래닛 9'(Backyard Worlds: Planet 9·태양계 9번째 행성과 갈색왜성을 찾는 프로젝트)에 이 자료를 넘겼다. 이후 연구팀은 하와이에 있는 켁 2 망원경(Keck II Telescope)을 재배치해 추가적인 조사에 나섰고 결국 새로운 백색왜성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논문에 함께 이름을 올린 테베노는 "처음에는 새로운 갈색왜성(brown dwarf·별이 되려다 실패한 천체)을 발견했다고 생각했으나 J0207는 너무 밝아 보여 이 결과를 프로젝트팀과 공유한 것"이라면서 "내가 발견한 것을 최대한 연구에 반영하고 활용하는 전문가들과 상호소통하는 것이 너무나 기뻤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우주를 보다] 보석같은 별 속에 숨은 은하…130억년 된 왜소은하 발견

    [우주를 보다] 보석같은 별 속에 숨은 은하…130억년 된 왜소은하 발견

    우주 생성의 비밀을 간직한 마치 보물처럼 숨어있던 작은 은하가 새롭게 발견됐다. 최근 이탈리아 국립천체물리연구소(INAF) 등 국제천문학 연구팀은 약 3000만 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왜소구형은하 '베딘 1'(Bedin 1)을 발견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허블우주망원경을 통해 우연히 발견된 베딘 1은 폭이 3000광년 정도로 추정될 만큼 매우 작고 희미한 은하다. 우리은하의 지름이 10만 광년에 달한다는 점과 비교해보면 얼마나 작은 지 알 수 있는 대목. 그러나 베딘 1은 놀랍게도 대략 130억 년의 나이를 가졌을 것으로 추정돼 140억년이라는 우주의 나이와 견줄만 하다.흥미로운 사실은 베딘 1의 발견 과정이다. 당초 연구팀은 허블우주망원경을 이용해 구상성단 NGC 6752 속에 존재하는 백색왜성(white dwarf)들을 연구 중이었다. 그러나 관측 과정에서 한쪽 귀퉁이에 빽빽하게 모여있는 작은 별들의 모습이 파악됐다. 이 별들의 밝기와 온도 등을 분석한 결과 이 은하가 NGC 6752에 속한 것이 아닌 3000만 광년이라는 훨씬 더 먼 곳에 위치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지구 밤하늘에서 세번째로 밝게 빛나는 구상성단(球狀星團·별들이 마치 공처럼 둥글게 모여있는 성단)인 NGC 6752는 1만3000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다. 연구팀은 "베딘 1은 우주의 나이에 근접해 살아있는 화석이라해도 무리는 아니다"면서 "다른 은하들과 거의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 것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은 왜소구형은하는 우주에 드물지 않지만 극도로 고립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해궁 전력화, 해군은 대공방어 포기했나?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해궁 전력화, 해군은 대공방어 포기했나?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최초의 함대공 미사일 해궁(Sea bow)이 지난 24일 개발 완료를 선언했다. 지난 2011년 개발 착수 이후 7년 만이다. 군 당국은 오는 2020년부터 해궁 미사일의 양산에 들어가 2021년부터는 주요 호위함과 상륙함 등 함정 대공 방어 무기로 배치할 예정이며, 해궁의 배치로 인해 주변 강국들의 초음속 대함 미사일 위협에 대한 방어 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를 내비쳤다. 그러나 해궁의 전력화에는 이러한 ‘기대’보다 ‘우려’ 섞인 시각이 더 많다. 특히 이 미사일을 사실상 유일한 함대공 유도무기 체계로 운용해야 하는 차기 호위함들의 생존성에 대해서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아직 본격적인 납품조차 시작되지 않은 최신예 무기체계를 놓고 왜 이런 우려들이 나오고 있는 것일까? 첫째. 신뢰성이다. 군 당국에 따르면 시험평가 과정에서 해궁이 기록한 명중률은 90%였다. 10발을 쏴서 9발을 맞췄으니 90%의 신뢰도를 가진 우수한 성능의 무기라는 것이다. 하지만 국회 국방위원회 김중로 의원이 지난 11월, 군 당국으로부터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문제제기한 내용에 따르면 이 ‘90% 명중률’이라는 표현에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요격 실험 환경 자체가 실전과 동떨어진 엉뚱한 상황을 묘사해한 것이기 때문이다. 김중로 의원실의 보도자료와 미국 유력 국방전문매체 '디펜스뉴스'(Defense news) 10월 18일자 보도 내용을 종합해보면 해궁이 시험평가 과정에서 명중시킨 표적은 실제 대함 미사일의 비행 성격과는 완전히 달랐다. 해궁이 명중시킨 9개의 표적 가운데 7개는 시 스키밍(Sea-skimming) 비행에 해당하는 해수면 기준 15m 이하 고도가 아닌 30m 이상의 고도를 비행했으며, 비행속도 역시 일반적인 대함 미사일의 비행 속도인 마하 0.8~0.9의 절반 수준인 마하 0.5 정도에 그쳤다. 현대의 대함 미사일은 거의 대부분이 시 스키밍 비행 능력을 갖는다. 해수면에 바짝 붙어 접근함으로써 표적이 되는 군함의 레이더 사각지대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근 개발·전력화된 함대공 미사일들은 저고도로 날아오는 미사일에 대해 높은 요격 능력을 발휘하도록 만들어지고 있다. 요격용 미사일이 저고도로 비행하기 위해서는 수면 위에서 발생하는 클러터(clutter)를 효과적으로 걸러줄 수 있는 우수한 레이더 기술이 필요한데, 해궁이 예정보다 개발이 지연되었던 이유가 바로 이 기술 때문이었다. 이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해궁은 해수면에 낮게 날아오는 표적과 해수면에 난반사되어 발생하는 노이즈 신호를 구분하지 못해 엉뚱한 곳에 날아가 폭발하게 된다. 문제는 해궁이 시험 사격에서 명중시켰다는 9개의 표적 가운데 7개가 이러한 클러터 제거 기술과 관련 없는 고도, 즉 30m 이상의 고도에서 비행한 표적이었다는 것이다. 즉, 개발 지연의 핵심 원인이 확실히 해결되었는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개발 완료가 선언되었다는 것이다. 속도 역시 문제다. 최근 주변국이 운용하고 있는 미사일들은 경로점(Way point)를 설정해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접근하거나 회피 기동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 중국, 일본은 물론이고 심지어 북한까지도 이러한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면 해궁 역시 마하 0.8~0.9 이상의 속도로 회피 기동하는 미사일에 대한 요격 능력도 검증했어야 했지만, 시험평가 과정에서 해궁의 모의 표적은 마하 0.5짜리였다. 더 심각한 것은 초음속 대함 미사일 요격 능력 실험은 실제 요격 테스트를 실시하지 않고 단 한 번의 시뮬레이션으로 대체했다는 것이다. 21세기 무기체계 개발 역사에서 전무후무한 일로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마하 0.5 이상의 표적은 실제로는 단 한 번도 맞춰본 적도 없으면서 초음속 대함 미사일에 대한 요격 능력을 갖췄다느니, 명중률 90%의 우수한 미사일이라느니 하는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홍보 멘트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중로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냥 시뮬레이션만 해가지고 실전배치를 한다? 그걸 어떻게 장병들이 믿고 운용하겠어요? 방어는 한 번 뚫리면 함정 자체가 위험에 처하니까...”라며 문제제기를 했지만, 이러한 문제제기가 있은 지 두 달여 만에 군 당국은 해궁 미사일의 개발 완료를 선언했다. 두 번째 문제는 그 운용개념이다. 당초 군 당국이 해궁 개발에 앞서 요구한 작전요구성능(ROC)는 현용 개함방공(Point Defense Anti-Air Warfare), 즉 함정의 자위용 무장 수준이었다. 기존의 미국제 RIM-116 RAM을 대체하는 수준의 미사일 성능이 요구되었으며, 이에 따라 목표 성능도 현재 해궁의 수준으로 설정됐다. 해궁의 사거리는 약 20km다. 기존 RIM-116보다는 2배 가까운 사거리이고, 수직발사방식을 채택하여 360도 전 방향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만든 점은 분명 우수한 점이다. 문제는 함정의 대공미사일이 이 것 하나뿐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군 당국도 인지하고 있듯이 최근의 대함미사일 발전 추세는 ‘초음속화’다. 중국은 러시아에서 수입한 기종을 포함, 10여 종의 초음속 대함 미사일을 운용하고 있으며, 일본 역시 ASM-3 공대함 미사일을 시작으로 초음속 대함 미사일 전력화를 서두르고 있다. 이들 초음속 대함 미사일의 비행 속도는 느린 것은 마하 2.5, 빠른 것은 마하 4 이상에 달하며, 최근 러시아가 선보인 ‘3M22’의 경우 마하 7에 달한다. 해궁의 최대 사거리는 20km이며, 이 거리는 마하 2.5일 경우 23~24초, 마하 4일 경우 15초, 마하 7일 경우 8초 안팎이면 도달하는 거리다. 차기 호위함 대구급을 비롯해 해궁을 탑재할 예정인 대부분의 전투함들이 탑재하는 회전식 레이더인 SPS-550K로 효과적인 탐지·추적도 어렵겠지만, 대공 미사일의 사거리가 워낙 짧아 교전 기회를 충분히 확보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고정식 위상배열레이더를 탑재하고 사거리가 긴 함대공 미사일이 있다면 이를 보조하는 개함방공 수단으로 해궁을 운용할 수는 있겠지만, 해궁만 가지고 주변국의 초음속 대함 미사일 위협을 막아낼 수 있다고 덤비는 것은 자살행위라는 말이다. 이 때문에 주변국은 최소 40km 이상의 교전 거리를 확보해 가급적 많은 교전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함대공 미사일을 중거리화시키고 있다. 중국이 대량을 찍어내고 있는 Type 054A 구축함의 경우 사거리 40km의 HQ-16 함대공 미사일을 32발 탑재하며, 일본도 기존의 개함방공미사일인 RIM-7 시 스패로(Sea sparrow, 사거리 18km)를 보다 신형인 RIM-162 ESSM(Evolved Sea Sparrow Missile)으로 일찌감치 대체했다. 이런 와중에 한국만 2020년대 이후 주력으로 운용할 호위함들의 주력 대공 무장으로 사거리 20km짜리, 그것도 제대로 된 시험평가 사격도 거치지 않은 미사일을 배치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해군에 이지스 구축함이나 충무공 이순신급 구축함이 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해역함대가 아닌 기동함대 소속이고, 이들이 분쟁 해역까지 이동하는 데는 반나절 이상 걸리지만, 적의 대함 미사일이 해역함대 호위함에 내리 꽂히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불과 수십초다. 북한은 없는 예산을 쥐어짜가며 신형 대함 미사일 ‘금성 3호’를 실전에 배치하고 있고, 중국과 일본은 초음속 대함 미사일이라는 창을 대량으로 배치하는 한편, 장거리 대공 미사일과 네트워크 기반의 통합 함대방공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같은 시기 한국은 다른 대안도 없이 개함 방공만 겨우 가능한 미사일을, 제대로 된 요격 테스트도 없이 실전에 배치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한반도 주변 해역은 미 해군조차도 혀를 내두르는 대함 미사일 밀집 해역이다. 이런 곳에서 다른 대안도 없이 성능과 신뢰성 모두 떨어지는 미사일을 국산이라는 이유만으로 주력 함대공 미사일로 운용하겠다는 것은 대공 방어를 포기하겠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우리 장병들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국산 무기체계 개발과 성능 검증에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 외부 필자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폼페이오 “북미 고위급 대화” 언급… 김여정 ‘방미 카드’ 급부상

    폼페이오 “북미 고위급 대화” 언급… 김여정 ‘방미 카드’ 급부상

    ‘백두혈통’ 중 첫 미국행 성사 전망 고조 기존 파트너 김영철은 거친 협상력 문제 비건·최선희 실무라인 교착… ‘실세’ 필요 중간선거 앞둔 트럼프도 ‘빅이벤트’ 기대 일각 “현송월 등 문화사절단 대동할 수도”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9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1주일 하고 절반 정도(열흘 정도) 후에 북한 측 상대(카운터파트)와 여기에서 고위급 대화를 갖기를 매우 희망한다”고 밝히면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이른바 ‘백두혈통’(김일성 직계가족) 중 처음으로 미국 땅을 밟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대화 상대나 장소를 구체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다. 미국 언론은 장소를 ‘여기’라고 표현한 데 대해 미국 워싱턴DC라고 해석하고 있지만, 회담 상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은 그간 폼페이오 장관과 짝을 맞췄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통일전선부장)이나 리용호 외무상이 거론된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 6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사로 미국 뉴욕과 워싱턴DC를 방문했다. 하지만 미국 측이 김 부위원장의 거친 협상 스타일에 거부감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최근 들어서는 리 외무상의 활동 범위가 더 넓다. 지난 8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김 위원장의 친서를 폼페이오 장관에게 전달했고, 지난달 유엔총회 연설에서는 전 세계에 대북 제재 완화를 처음으로 주장했다. 당시 그는 폼페이오 장관도 만났다. 다만 당시는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평양정상회담과 한·미 정상회담 등을 통해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상태를 풀어내던 고무적인 때였다. 반면 지금은 스티븐 비건 미 대북특별대표와 최선희 북 외무상의 실무회담 일정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동력을 잃지 않도록 북·미 간 고위급 채널을 병행할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즉 국면을 돌파할 ‘실세’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측면에서 상징적인 인물로 김 위원장의 친동생이자 사실상의 비서실장 격인 김 제1부부장이 거론된다. 김 제1부부장은 그간 남북 및 북·미 관계에 깊이 관여했고, 김 위원장의 뜻을 깊게 이해하며, 정통 관료에 비해 재량권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김 제1부부장과 함께 김 부위원장이나 리 외무상이 동행하는 방미 대표단이 꾸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올해 2월 평창동계올림픽 때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단장이었지만 김 위원장의 특사는 김 제1부부장이었다. 당시 국내외 언론은 북측 단장보다 김 제1부부장의 일거수일투족에 집중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다음달 중간선거 전에 김 위원장을 만나는 건 구체적 성과를 내야 하는 리스크가 있는 반면 김 제1부부장의 방미는 부담이 적으면서도 선거에 유리한 이벤트로 활용할 수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때 김 위원장과 김 제1부부장이 참석한 오찬에 대해 노동신문은 ‘조미수뇌(북·미정상)회담의 성공과 조미관계발전을 위해 쌍방사이에 의사소통과 접촉래왕을 더욱 활성화해 나갈 데 대한 흥미진진한 의견들이 교환됐다’고 보도했다”며 “이는 북·미 간 인적 교류를 뜻하는 것으로 김 제1부부장이 미국에 간다면 상당히 의미 있는 이벤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 김 위원장이 리모델링이 마무리된 삼지현관현악단극장을 직접 현지 지도한 사안을 노동신문이 2개면을 할애해 보도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고 했다. 평창올림픽 때처럼 김 제1부부장이 현송월 삼지현관현악단장 등을 거느린 채 방미해 문화사절단의 역할도 겸할 수 있다는 전망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경우 2008년 3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평양 공연처럼 북·미 간 문화 외교가 진행될 수도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우주를 보다] 지구를 노려보는 우주의 눈…NGC 3918 포착

    [우주를 보다] 지구를 노려보는 우주의 눈…NGC 3918 포착

    머나먼 심연의 우주 속에 마치 눈동자처럼 빛나는 천체의 정체는 무엇일까?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은 허블우주망원경으로 촬영한 행성상 성운인 NGC 3918의 모습을 공개했다. 켄타우루스자리에 위치한 NGC 3918은 약 4900광년 떨어진 곳에서 밝은 빛을 발하며 지구를 노려본다. 전체적인 모습이 행성처럼 원형으로 생겨 행성상 성운으로 분류되는 NGC 3918은 적색거성이 죽어가며 남긴 흔적 때문에 이처럼 보인다. 곧 NGC 3918의 중심에 있는 별이 죽어가며 물질을 우주로 방출하면서 부풀어 오른 것이다. 이후 적색거성은 결국 차갑게 식으며 쪼그라들면서 백색왜성(white dwarf)이 된다. 우리의 태양 역시 앞으로 70억 년 후면 수소를 다 태운 뒤 바깥 껍질이 떨어져나가 행성모양의 성운을 만들고 나머지 중심 부분은 수축한 뒤 지구만한 크기의 백색왜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NASA 측은 "외부로 뿜어져 나오는 물질의 속도는 시속 35만㎞에 달한다"면서 "NGC 3918은 다른 행성성 성운처럼 수천수만 년의 매우 짧은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ESA/Hubble and NASA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백종천의 한반도 기상도] 3축 3단계 ‘완전한 비핵화’ 로드맵을 제안한다

    [백종천의 한반도 기상도] 3축 3단계 ‘완전한 비핵화’ 로드맵을 제안한다

    2018년 8월 20일인 현재 6월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두 달이 지났지만, 북한 비핵화는 교착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일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기대로 끝났다.북한은 ‘선(先) 종전선언’을, 미국은 ‘선(先) 비핵화 조치’를 주장하면서 접점을 찾지 못했다. 양측은 협상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부질없는 기 싸움을 하고 있다. 그나마 북·미 정상 간 ‘친서외교’에 이어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방북설이 나돌고 있어 다행이다.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 중단,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동창리 미사일 실험장 해체, 미군 유해 송환 등 본질적 비핵화와 거리가 먼 신뢰 조성 차원의 조치만 취하자 미국은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등으로 응답했다. 북한은 자신들의 ‘성의 조치’에 상응해 미국이 ‘종전선언’에 동의해 나오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북한이 더 본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미국과 북한이 각각 주장한 ‘선 비핵화’와 ‘선 종전선언’은 북·미 정상회담 이전의 ‘선 비핵화’와 ‘선 적대정책 폐기’의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는 양상이다.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남북은 이러한 ‘선 비핵화’와 ‘선 적대정책 폐기’ 주장을 접목하는 방안으로 종전선언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때는 6자회담 ‘2·13 합의’에 따라 핵시설의 신고와 불능화가 순조롭게 끝나면 핵 폐기 단계로 진입하기 위한 여건 조성 차원에서 종전선언을 추진했다. 종전선언은 북·미 간 적대관계를 종식한다는 상징적·정치적 조치에 불과하지만,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한다. 이러한 경험에서 보다시피 미국이 종전선언의 필요조건으로 북한의 본질적 비핵화 조치를 요구하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이처럼 부질없는 북·미 간 대립과 갈등을 해소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북·미 또는 남·북·미가 북한 비핵화와 체제 보장, 제재 완화를 포함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야심 찬 로드맵을 만들어 추진해야 한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최단 기간 내에 최소 단계를 거쳐 압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3축 3단계 완전한 비핵화 로드맵’을 제안한다. 북한 비핵화 완료 시점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임기를 고려해 2020년 말까지로 정하고, 비핵화 단계는 초기·중간·종말 3단계로 최소화해 비핵화와 체제 보장 및 제재 완화 등 세 개의 핵심 내용을 단계적·동시적으로 균형 있게 맞교환해 상호 신뢰를 구축함으로써 안정적으로 북한 비핵화를 추진하자는 것이다. ‘3축 3단계 완전한 비핵화 로드맵’의 초기 단계는 올해 말까지로 정해 북한이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관련한 모든 시설을 동결하고, 1994년에 북한이 탈퇴했지만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초청해 감시·검증 등을 허용하는 것과 더불어 핵 및 ICBM과 관련한 모든 물질과 기술의 대외 이전을 금한다. 미국은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및 대적성국 교역법 적용 종료 등 적대시 정책을 폐기하고, 남·북·미·중 4자는 종전선언을 추진한다. 동시에 북한에 대한 폭넓은 인도적 지원과 함께 민생 관련 대북 제재를 완화한다. 중간 단계는 2019년 말로 정하고, 종전선언과 동시에 북한은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완전하게 신고하고 이에 대한 사찰·검증을 허용함과 더불어 불능화를 개시한다. 중순쯤 4자 외교장관회의를 개최해 그간의 이행 여부를 확인하고 북한 체제 보장 방안을 논의해 연말까지 완료한다. 연말까지 대북 제재 중 광물 수입과 노동자 수입, 대외 경협을 제외한 모든 제재를 완화한다. 종말 단계는 2020년 말로 정하고, 연초에 2차 4자 정상회담을 개최해 그간의 약속 이행 여부를 확인하고 북핵 폐기와 평화협정에 대한 원칙과 일정을 확정한다. 중순쯤 6자 외교장관회의를 개최해 그간의 이행을 점검하고 6자 정상회담 일정 등을 협의한다. 연말쯤 6자 정상회담을 열어 완전한 핵 폐기와 동시에 평화협정을 조인하고 지역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구축을 선언한다. 북한에 대한 모든 제재를 철회하고 북한에 대규모 경제 지원을 약속한다.
  • 폼페이오·시진핑 방북 초읽기…다시 탄력받는 ‘9월 빅이벤트’

    美국무 이르면 이번주 4번째로 평양행 양국 거의 매일 연락하며 접점 찾는 중 中 “정전협정 당사자로서 마땅한 역할” 한반도를 둘러싼 남북과 미·중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북한이 정권수립 70주년을 맞는 9월 전후로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이 짙어지는 가운데 중국 시진핑 주석의 방북 등 종전선언이라는 ‘정치적 빅이벤트’를 향한 남·북·미·중의 행보가 속속 감지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11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정권수립 70주년인 9월 9일까지 경제발전의 구체적인 성과가 필요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위해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행동이 절실하다”면서 “지난달 27일 미군의 유해송환을 계기로 북·미 간 교착 상태인 협상도 활로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이뤄질 수 있다는 예측도 워싱턴 정가에서 나온다. 국무부가 최근 북·미 간 연락을 거의 매일 하고 있다고 밝힌 점도 서로 간 접점을 찾기 위한 교섭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걸 방증한다.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선(先) 종전선언’과 미국의 ‘선 비핵화’ 요구가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빚어진 교착 상태의 변화 가능성도 점쳐진다. 강경화 외교장관이 지난 5일 싱가포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미국, 중국과 (종전선언 관련해) 상당한 협의가 있었다”고 한 것으로 미뤄 본다면 ‘9월 종전선언’을 위해 남·북·미·중이 어느 정도 접점을 찾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시 주석의 첫 방북 가능성도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북한은 최근 다음달 5일까지 단체관광객들을 받지 않겠다고 중국의 북한 전문여행사에 통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의 대북 전문 여행사 INDPRK는 지난 10일 홈페이지에 “8월 10일부터 평양의 모든 호텔이 20여일간 수리에 들어가며, 국가적 조치로 9월 5일까지 단체관광도 중단된다”고 고지했다. 최근 북한 관광 수요의 폭발적 증가로 하루 2000여명이 평양을 방문하는 상황에서 북측의 조치는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정권수립 70주년인 다음달 9일 전후 시 주석 등 최고위급 인사의 방북을 위한 통제로 해석하는 의견도 나온다. 중국 외교부는 12일 “중국은 한반도 문제의 중요한 당사자이자 정전협정 체결 당사자로서 이를 위해 마땅한 역할을 발휘하길 원한다”며 ‘종전선언’ 참여를 공식화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트럼프·문재인·김정은, 이틀 간격 유엔 무대 오를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달 25일부터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할지가 관심사로 급부상했다. 김 위원장의 뉴욕 방문은 남·북·미 정상이 뉴욕에서 종전선언을 할 가능성을 높이는 의미도 있지만, 북한 최고지도자의 미국 방문 자체가 사상 처음이라는 점 때문에 좀처럼 실감이 나지 않는 시나리오로 인식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5일 싱가포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에서 “9월 말 유엔총회가 종전선언의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유엔총회) 전후로 상황에 잘 맞춰 종전선언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현재 유엔 총회 일정엔 다음달 29일 북한의 장관급이 네 번째 연설자로 등록돼 있다. 예년대로라면 리용호 외무상이 연설하는 게 자연스럽다. 하지만 연설 하루 전이라도 연설자 교체는 가능하다. 만일 김 위원장이 뉴욕을 방문한다면 25일 유엔총회 첫 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한 데 이어 29일 김 위원장이 연설할 가능성이 높다.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으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한 남·북·미 정상이 한 무대에 차례로 서는 셈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런 그림이 현실화되면 트럼프, 김정은의 노벨평화상 구도까지 가능해진다”며 “이 경우 남한도 중재자 역할에 성공한 것이기 때문에 더할 나위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설령 종전선언 등 현안 타결이 무산되더라도 그것과 상관없이 김 위원장이 뉴욕을 방문할 수 있다는 관측도 없지 않다. 평소 파격을 즐기는 김 위원장이 정상국가 지도자의 이미지를 전 세계에 각인시키기 위해 뉴욕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성장기 스위스에서 유학해 서방국 방문에 거부감이 적을 것이라는 추측도 뉴욕행 가능성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실제 김 위원장은 은둔의 지도자였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달리 중국이 내준 비행기를 타고 싱가포르까지 가서 사상 처음으로 북·미 정상회담을 갖는 등 예측 불허의 행보를 보인 바 있다. 반면 유엔총회는 여러 나라의 정상들이 모이는 다자 외교공간이라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참석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북한 최고지도자는 사전에 치밀하게 마련된 의전과 경호를 토대로 외국 정상을 만나기 때문에 그동안 양자회담만 해왔다. 만약 김 위원장이 유엔총회장에 들어간다면 여러 정상 중 한 명으로 행동해야 하기 때문에 의전과 경호에 구멍이 뚫릴 수도 있다. 이런 점을 우려해 북한이 선뜻 유엔총회 참석을 결정하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다만 북·미 간 협상이 급물살을 타 종전선언 타결이 합의된다면 김 위원장이 의전, 경호 등의 단점을 무릅쓰고 뉴욕에 갈 가능성은 급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종전선언과 핵·미사일 동결을 동시에 교환하고, 이후 핵시설 신고·사찰과 대북 제재 완화를 맞교환하는 방안이 현실적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볼턴 “트럼프, 김정은에게 보낸 친서에 폼페이오 방북 제안”

    볼턴 “트럼프, 김정은에게 보낸 친서에 폼페이오 방북 제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6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언제든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향해 문을 활짝 열어놓았고, 그 문을 통과하는 것은 북한에 달려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싱가포르에서 한 약속을 완수하고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면 가질 수 있는 미래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는 지난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폼페이오 장관이 리용호 북한 외무상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대북 제재의 효과가 약화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볼턴 보좌관은 최근 논란이 된 북한산 석탄의 반입 의혹과 관련, “우리는 여전히 모든 (대북) 제재 조치의 엄격한 이행을 원한다”며 “해당 지역에 있는 모든 국가와 계속해서 그것(제재 이행)의 중요성을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재의 효과가 약화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약속한 대로 진전을 보이고 비핵화하기를 바란다. 우리가 원하는 건 실행(a matter of performance)이지 수사(rhetoric)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볼턴 보좌관은 특히 “제재를 엄격하게 유지하기 위해 강제 조치를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볼턴 보좌관은 같은 날 PBS 방송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폼페이오 장관을 평양으로 보내 김 위원장과 다시 만나게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싱가포르(북미정상회담)와 관련해 중요한 것은 비핵화하겠다는 북한의 약속이지만, 그들은 아직 그 일을 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6·12 북미정상회담 직전에 이뤄진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는 국제 참관인단이 없었기 때문에 유효한 조치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에는 전문가가 아닌 외신 기자들만 참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사여구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 북한이 우리와 한국에 한 비핵화 약속을 실행할 것을 기대한다”고 압박했다. 볼턴 보좌관은 CNN 방송에도 출연해 북한과 이란의 핵·미사일 협력 가능성을 지적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볼턴 보좌관은 CNN에 “역사적으로 이란과 북한은 핵무기 운반 시스템인 탄도미사일에서 협력해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북한의 시리아 원자로 건설을 예로 들며 “핵과 관련해서도 그들이 함께 일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란과 북한에 대한 대응은 정확히 똑같다고 생각한다. 운반 가능한 핵무기 추구를 포기하게 만들기 위해 두 정권에 최대 압박을 가하는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출구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이란과 북한 지도자와 대화하겠다는 우리의 용의는 변함 없다”며 대화 여지를 열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美, 오늘 대이란 제재 공식화…EU·佛·獨·英, 美조치에 반발

    미국, 달러화 구매 금지 등 1단계 제재 이란,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무력시위 EU, 美 제재 무력화법 오늘부터 발효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7일 0시(워싱턴DC 기준·한국기준 7일 오후 1시)부터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공식화했다. 2016년 1월 이란 핵합의 이후 2년 7개월 만의 스냅백(제재 복원) 조치다. 이란도 원유 수송로 봉쇄와 핵 활동 재개에 나서는 등 벼랑 끝 전술로 맞서면서 대치하고 있다. 여기에 이란 핵합의의 당사국인 유럽연합(EU)과 프랑스, 독일, 영국 3국은 6일 미국에 유감을 표명하고, “이란과의 금융 채널을 보존·유지하고 이란의 석유와 가스 수출을 위해 노력하기로 약속한다”면서 미국 조치에 정면 반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5일(현지시간)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관련 외교장관회의를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전용기에서 “미국은 (이란) 제재를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 해제를 위해서는 이란 정부의 ‘엄청난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7일부터 재개되는 1단계 제재는 ‘세컨더리 보이콧’(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 및 개인에 대한 제재)으로, 주로 이란의 달러화 구매 및 금·흑연 등 금속류 거래 금지에 맞춰져 있다. 오는 11월 5일 시행되는 2차 제재에는 이란산 원유 관련 거래 등이 전면 금지되면서 우리나라 등 국제 사회에 본격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이란도 미국의 제재 복원을 강하게 비판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불사르고 있다. 이란은 지난주 중동 석유수출국 원유 수송량의 3분의1이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무력시위에 나섰다. CNN은 해협이 봉쇄되면 전 세계로 영향이 확산된다며 “이란에 (제재 복원의) 고통이 다가왔고, 호르무즈 해협은 그 고통을 전 세계로 전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자국에서 생산 가능한 물품은 수입을 금지하고 수출입 업자의 외화 거래를 통제하며 ‘환란’에 대비하고 있다. 핵합의 틀 안에서 신형 원심분리기 가동을 준비하면서 자제해 온 핵 활동도 재개했다. 미국과 이란이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장이브 르드리앙(프랑스)·하이코 마스(독일)· 제러미 헌트(영국) 등 3국 외교 장관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미국 정부의 대(對)이란 제재 재부과에 대해 깊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이란과 합법적인 거래를 하는 EU 기업을 보호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이를 위해 “미국의 제재 영향으로부터 이란과 합법적인 사업을 하는 EU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EU가 업데이트된 제재 무력화법을 7일부터 발효한다”고 밝혔다. 이들 국가들은 미국의 일방적인 핵 합의 탈퇴를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난해 왔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행동 대 행동” vs “先 비핵화”… 북·미 17년 전 실패 답습하나

    “행동 대 행동” vs “先 비핵화”… 북·미 17년 전 실패 답습하나

    볼턴 “1년 내 비핵화는 김정은이 약속” 리용호 “공동성명 동시적·단계적 이행”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협상이 교착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도 북·미 간 양자회담은 열리지 못했다.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 폐기 등 6·12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이행했으니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라 종전선언을 하자는 북한 측과 핵 관련 신고·사찰·검증 등 비핵화 조치를 먼저 이행하라는 미국 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그리면서 자칫 17년 전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의 실패 사례를 답습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의 대표적 매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은 5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비핵화를 1년 안에 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미국은 (북한이)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는 증거를 볼 수 있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1년’이라는 북한 비핵화 시간표를 약속한 사람이 김 위원장이라고 처음 공개한 것으로, 스스로 한 약속을 지키라는 ‘압박’으로 풀이된다. 반면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전날 ARF 연설에서 “공동성명의 모든 조항들을 균형적으로, 동시적으로, 단계적으로 이행해 나가는 게 현실적인 방도”라며 “(미국은) 핵시험과 로켓발사시험 중지, 핵시험장 폐기 등 (북한이) 먼저 취한 선의의 조치들에 대한 화답은커녕 초보적인 조치인 종전선언 문제에서까지 후퇴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미국이 ‘행동 대 행동’ 원칙을 지키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북한의 ‘행동 대 행동’ 원칙과 미국의 ‘선(先)비핵화’ 주장은 해묵은 갈등구도다. 북·미 간 첫 비핵화 합의인 1994년 제네바 합의는 ‘행동 대 행동’의 기조 아래 타결됐다. 북한이 흑연감속로를 폐기하는 대신 미국은 경수로를 건설해 주고 중유를 제공하는 등 ‘주고받기식’ 합의였다.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의심한 공화당 등 매파의 제동으로 미국은 중유 제공과 경수로 건설 등의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당시 러스트 데밍 국무차관보는 의회에서 “솔직히 우리는 중유 제공 일정을 잘 맞추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2001년 출범한 부시 행정부는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핵무기 개발 증거를 확보했다며 제네바 합의 폐기를 공식 선언했다. 또 정부 출범 직후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면서 행동 대 행동의 원칙을 무시했다. 북한에 ‘선(先)핵포기’, 즉 사실상의 항복을 압박했다. 북·미관계는 경색일로였다. 그러던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 전쟁 장기화로 국내외 여론이 악화하며 궁지에 몰리자 대북 정책을 대화기조로 바꾼다. 부시 행정부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을 수용했고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 등 국무부의 주도로 2005년 비핵화 해법을 담은 9·19 공동성명을 타결한다. 그러나 합의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강경파인 미 재무부가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 북한 자금에 대해 금융제재조치를 취하면서 9·19 공동성명은 사실상 사문화됐다.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지향하는 반면, 볼턴 보좌관 등 강경파가 주도하는 미국 관료들은 행동 대 행동을 거부하는 해묵은 구도에 매몰돼 있다고 보는 것 같다. 실제 볼턴 보좌관은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부 국제안보·군축 담당 차관으로 강경책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리 외무상은 ARF 연설에서 “미국 내에서 수뇌부의 의도와 달리 낡은 것으로 되돌아가려는 시도들이 표출되고 있다”면서 “조(북)·미 공동성명이 미국 국내정치의 희생물이 돼 수뇌부의 의도와 다른 역풍이 생겨나는 것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은 신뢰하겠는데, 관료들은 신뢰할 수 없다는 얘기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관료들을 설득해 빨리 관계 정상화와 대북 제재 해제에 나서라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에 강·온파가 혼재하기 때문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중재한다면 돌파구가 마련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온건파로 분류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9일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세 부분인 평화로운 관계 구축, 대북 안전 보장 증대, 비핵화를 병행해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리 외무상이 ‘종전선언에서까지 후퇴하고 있다’고 한 걸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6·12 북·미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을 약속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서울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CVID 빠진 ARF의장성명 “北 완전한 비핵화 이행하라”

    CVID 빠진 ARF의장성명 “北 완전한 비핵화 이행하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안정 노력 촉구 한·중 북핵 수석대표 ‘종전선언’ 논의싱가포르에서 6일 발표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의장성명에 당초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문구 대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zation·CD)라는 문구가 포함된 것은 남북 및 북·미 관계 개선 과정에서 CVID라는 용어에 거부감을 보이는 북한의 입장을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북핵 문제는 ARF 회의에서 27개 회원국 외교장관이 모두 연설에서 언급할 정도로 화제의 중심이었다. 당초 가장 큰 이슈로 생각됐던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 문제보다도 더 의장성명 앞에 배치될 정도였다. 각국 외교장관의 연설을 종합한 의장성명은 지난 4~5월 남북 정상회담과 6월 북·미 정상회담을 환영하는 한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명한 판문점 선언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서명한 공동성명을 환영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의장성명에는 모든 관련국이 판문점 선언 및 북·미 정상 공동성명의 완전하고 신속한 이행을 포함해 비핵화된 한반도에서 항구적 평화와 안정의 실현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이런 분위기는 판문점 선언 등 한반도 평화의 진전을 지지하려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로 읽힌다. 사실 지난해 의장성명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도발로 인해 ‘심각한 우려’라는 표현이 들어갔다. 또 한반도의 CVID를 평화적으로 달성하는 데 대한 지지를 재확인한다는 표현이 포함됐다. 하지만 북한은 CVID에 대해 ‘패전국에나 쓰는 용어’라며 크게 반발해 왔다. 따라서 이번 ARF 의장성명에서 CVID 표현을 삭제한 것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으로 지난해와 다르게 국면이 전환되면서 국제사회가 북한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기 시작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외교부는 “정부는 남북 정상 및 북·미 정상이 합의한 문서에 CD가 포함된 만큼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활용함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설명한 바 있다”며 “ARF 의장국 입장에서는 ARF가 북한이 참여하는 역내 유일한 다자협의체라는 점 등을 감안해 균형된 표현을 사용하려 노력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한편,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오전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만나 종전선언의 진행 상황을 포함해 한반도 정세에 대해 논의했다. 중국은 종전선언 참여 여부에 대해 분명하게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한국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北, ARF 성명에서 ‘CVID’ 빠져도 반쪽 승리인 이유는…?

    北, ARF 성명에서 ‘CVID’ 빠져도 반쪽 승리인 이유는…?

    6일 발표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의장 성명에서 결국 북한이 원하는 문구가 들어갔다. 이날 ARF 성명에서 각국의 외교장관들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공약과, 추가적인 핵·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는다는 맹세를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추진하는 미국이 주장하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대신 4·27 남북정상회담과 6·12북미정상회담 합의 문구에 오른 ‘완전한 비핵화’(CD)가 반영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ARF가 지난해와 달리 북한이 비핵화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문구에 대한 불필하고, 논쟁적인 소모전 대신 당사자들 간의 원만한 합의를 볼 수 있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분석이다. 특히 각국의 합의를 통해 발표되는 성명에서 북한이 거부하는 문구를 그대로 반영하기에는 무리가 따랐을 것이란 해석이다. 북한은 이미 미국이 주장하는 CVID가 포함되지 않도록 외교적 행보를 보여왔다. 외교장관 회담을 제안한 미국과 한국 대신 중국, 캄보디아, 라오스 등 이념적 사고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긴밀하게 만나며, 물밑 외교전에 공을 들였다. 즉, ARF에서 우군 확보를 통해 미국 등의 압박에 대응하는 구도를 형성한 것이다.여기에 더해 올해 ARF 의장국인 싱가포르가 북미정상회담 주최국으로서 참가국들의 갈등보다는 대화 국면을 유지하기 위해 상호 간 타협으로 공동성명에 CVID 불포함 한 것이 아니냐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북한은 CVID에 대해 ‘패전국에나 적용하는 방식’이라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앞서 북미정상회담에서도 CVID를 명기하려는 미국의 집요한 요구를 북한이 끝까지 거부하자 미국은 ‘FFVD’(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라는 신조어를 만들기까지했다. ‘언뜻’ 생각할 때 CVID가 ARF 의장성명에서 빠진데 데 대해 북한 나름대로는 외교적 승리로 받아들일 수 도 있다. 하지만 ‘문구’ 하나를 뺀 것으로는 만족 하지 못할 것이란 반론도 있다. 북한으로서도 미국과 유엔 주도의 강도 높은 대북제재가 그대로인 상황에서 이를 반전 시킬 만한 ‘묘수’가 없으면, 외교적 승리라 단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 외교의 성과는 무엇보다도 대북제재 해제에 있다. 그렇기에 ARF와 결이 다른 미국과의 협상에서도 성과를 내야 한다. 하지만 북미 간의 비핵화 협상은 입장 충돌로 제자리 걸음이다. 따라서 북한이 어떤 선택으로 ‘완고한’ 미국을 움직여 자신들의 이익을 얻어 낼지는 지켜볼 일이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사설] 북·미 정상 친서 교환, 비핵화 협상 돌파구 돼야

    지난 4일 싱가포르에서 폐막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끝내 북·미 간 외교장관 회담이 무산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시간표 내에 북한 비핵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낙관하면서도 “북한이 비핵화 약속 이행과 아직은 거리가 먼 채로 여러 유엔 안보리 제재를 위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도 연설에서 “미국이 우리의 우려를 가셔 줄 확고한 용의를 행동으로 보여 주지 않는 한 우리만이 일방적으로 먼저 움직이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했다. 뚜렷한 입장 차를 드러냈다. 미국과 북한이 확실한 비핵화 조치와 종전선언 등을 놓고 팽팽히 맞서 8월 한반도 정세가 안갯속으로 빠져든 형국이다. 지난달 27일 북한의 유해 송환에도 미국은 3일(현지시간) 북한과 거래한 러시아은행 1곳과 중국과 북한의 법인 등 북한 연관 ‘유령회사’ 2곳, 북한인 1명에 대한 대북 제재를 했다. 싱가포르 회담의 합의 사항 이행과 제재는 별개로 움직였다. 다행히 유해 송환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친서를 교환해 북·미 양쪽 모두 대화를 이어 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은 정상들의 의지가 성공 여부를 결정한다. 김정은·트럼프 ‘친서 외교’가 2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친서에 대해 트위터로 보낸 답글에서 “곧 보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해 고무적이다. 김 위원장이 9월 유엔총회를 계기로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북·미가 지금의 교착 국면을 타개하려면 진지한 자세로 실무협상을 벌여야 한다. 무엇보다 공식·비공식 협상 테이블을 최대한 원활히 가동해야 한다. 북·미 양측이 정상 차원에서 비핵화와 체제보장이라는 큰 틀의 합의를 한 만큼 이를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무엇보다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지난달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당시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 비핵화 관련 워킹그룹 협의부터 빨리 시작해야 한다.
  • 강경화 “종전선언, 美·中과 상당한 협의”… 폼페이오 “비핵화 낙관”

    강경화 “종전선언, 美·中과 상당한 협의”… 폼페이오 “비핵화 낙관”

    남북 외교회담은 北리용호 거부로 불발 성 김, ‘트럼프 친서’ 리 외무상에 전달종전선언·북미회담 제안 담겼을지 주목 전문가 “북·미 협상 재개 가능성 커져” 북핵 관련 6자 외교장관이 모인 싱가포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북한은 조기 종전선언 채택을, 미국은 선 비핵화 조치를 주장하며 기싸움을 벌였다. 기싸움을 벌였지만 서로 친서를 주고받았다는 사실이 공개된 것에서 보듯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5일 싱가포르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내 종전선언 추진에 대해 “(양자 회담을 가진) 미국, 중국과 상당한 협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2007년 이후 끊겼던 11년 만의 ARF 남북 외교장관회담은 “응할 입장이 아니다”라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거부로 불발됐다. 북·미 간 입장을 조율하려던 정부의 계획은 일단 틀어진 셈이다. 강 장관이 “(북한은) 기본적으로 외교당국이 나설 때가 아니라는 입장이었다”고 말한 것도 이런 점을 뒷받침한다. 북한은 미국의 움직임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리 외무상은 4일 ARF 회의 연설에서 “우리가 주동적으로 먼저 취한 선의의 (비핵화) 조치에 화답은커녕 미국은 오히려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높아지고 있다”며 “조선반도 평화 보장의 초보적 조치인 종전선언 문제까지 후퇴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리 외무상의 연설 때 다른 양자회담 일정으로 회의 중간에 먼저 자리를 비워 북한의 불만을 직접 듣지는 못했다. 오히려 미국은 폼페이오 장관이 양자 및 다자 회의에서 비핵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대북 제재가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 북한을 자극했다. 미국은 그러면서도 비핵화를 둘러싼 협상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폼페이오 장관이 4일 “나는 우리가 시간표 내에 (북한의 비핵화를) 해낼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한 점도 이런 입장을 반영한다. 실제로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가 회담장에서 리 외무상에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한 것도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는 지난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 대한 답신이다. 북한의 미군 유해 송환에 대한 선물로 ‘종전선언’이나 북·미 2차 정상회담 제안 등이 담겼을지 관심을 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미 간 기싸움이 풀리고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리 외무상이 6일 이란을 방문하는 것은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쌓인 미국에 대한 불만을 반영하고 미국의 반응을 떠보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트럼프 답신… 북·미 친서외교

    트럼프 답신… 북·미 친서외교

    성 김(왼쪽) 주필리핀 미국대사가 지난 4일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에게 다가가 서류봉투를 건네고 있다. 이에 대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난 1일 친서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답신을 전달한 것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 로이터 연합뉴스
  • 유독 한·미와 외교장관회담 안한 北, 왜?

    유독 한·미와 외교장관회담 안한 北, 왜?

    아세안외교안보포럼(ARF)에 참석을 계기로 지난 3일부터 싱가포르에 머물고 있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중국을 포함해 11개 국가와 양자 외교장관회담을 갖는 광폭행보에도 유독 한·미 외교장관과 공식 양자 회담을 거부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리 외무상은 싱가포르 일정 첫날인 지난 3일에만 중국,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등을 포함해 7개국과 양자 회담을 갖었다. 지난해 ARF에서 중국, 러시아, 필리핀 등 단 3개국과 양자 회담을 한 것과 비교하면 하루만에 2배가 넘는 회담을 연 것이다. 이튿날에도 필리핀, 뉴질랜드를 포함해 4개국과 양자 회담을 열었다. 하지만 리 외무상은 사전에 한국이 보낸 양자 회담 요청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지난 3일 열린 환영만찬에서 강 장관과 조우했을 때 “응할 입장이 아니다”며 거부의 뜻을 전달했다. 강 장관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북한은) 기본적으로 외교당국이 나설 때가 아니라는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리 외무상의 이런 발언은 비핵화 협상에서 불거진 북·미 간 기싸움이 ‘톱다운 방식’(정상 합의 후 실무 협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남북 외교장관은 환영만찬 뿐 아니라 ARF 회의에서도 알파벳 순서에 따라 멀리 떨어진 좌석을 배정받으면서 오랜 시간 조우할 기회는 없었다. 미국 역시 북한에 양자 회담을 요청했지만 북측은 역시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4일 미국 대표단의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가 회담장인 엑스포 컨벤션 센터에서 리 외무상에 전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이는 지난 1일 김정은 북한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 대한 답신이다. 따라서 리 외무상은 미국과의 양자 회담에도 나설 상황이 아닌데다 ‘친서를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에 충실하려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남북 및 북·미 간에 공식 회담은 없었지만, 실질적 성과는 있었던 셈이다. 강 장관은 환영만찬에서 리 외무상과의 만남에 대해 “북·미 대화에 대한 짧지만 허심탄회한 의견을 나누었다. 종전선언에 대해 의견 교환도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북측에 전달하면서, 북·미 정상간 친서 외교를 재개했다. 한편 리 외무상은 지난해까지 진행했던 핵·미사일 개발로 관계가 소원해진 아세안 10개국과의 관계 개선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 국가와 양자 회담에서 종전선언 채택,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완화 등 자신들의 입장을 지지해 주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6일 이란을 방문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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