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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건승 칼럼] ‘전두환 골프’ 실종 사건

    [박건승 칼럼] ‘전두환 골프’ 실종 사건

    골프는 ‘멘탈게임’이라고 한다. 그만치 심리적인 요소가 많이 작용한다는 뜻이다. ‘골프는 90% 심리 게임이다’라거나 ‘골프는 과학이다´와 같은 책이 인기를 모으고, ‘마인드 골프´나 ‘골프 심리´란 용어가 자연스럽게 회자하는 것을 보면 골프는 정신력이 강하게 지배하는 운동임이 틀림없어 보인다. 서울대병원이 제공하는 ‘의학정보´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환자는 기억력 쇠퇴 말고도 전형적으로 인지기능 장애와 시공간 파악 능력 저하, 운동력 장애, 판단력 저하 증세를 보인다. 중증 알츠하이머와 골프는 양립할 수 없는 관계란 얘기다. ‘손혜원 투기 의혹’에 묻혀 묵과한 것이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이른바 ‘알츠하이머 골프’ 사건이다. 2013년 이후 6년째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다는 전씨가 광주 재판을 앞두고 지난해 두 차례(8월, 12월) 부인 이순자씨 등과 골프를 쳤다는 것이다. 전씨 측근도 부인하지 않은 데다 골프장 종사원들의 다양한 증언을 토대로 운동한 날짜까지 확인된 사안이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고 해서 골프를 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런데 2~3분 전의 일도 기억하지 못해 하루에 열 차례씩 양치질을 한다는 사람이 멀쩡히 필드에 나가 골프를 쳤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게다가 골프 스코어를 손수 계산할 정도로 정신 상태가 아주 양호하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세계 의학계에 기적의 사례로 보고해야 할 일이라는 말이 나올 만하다. 전씨는 2년여 전에 펴낸 ‘전두환 회고록’에서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이라고 표현한 혐의(사자 명예훼손)로 재판에 회부돼 있는 상황이다. 광주지법은 2017년 8월 27일 첫 재판을 열었으나 그는 알츠하이머를 이유로 불출석했으며 지난 7일에도 독감과 고열 등을 내세워 나오지 않았다. 물론 운동 삼아 골프를 칠 수는 있다. 그러나 알츠하이머 증세가 워낙 심해 재판에도 못 나갔다는 사람이 멀쩡한 정신으로 라운딩했다는 사실 앞에선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부질없는 소리지만 김영삼 정권이 좀더 사려가 깊었더라면 1997년 12월에 전씨를 사면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풀어 주더라도 구속집행정지 조처를 택했더라면 전씨가 이처럼 함부로 국민을 기만하거나 사법체계를 비웃지는 못했을 것이란 얘기다. 그는 지금까지도 광주 시민에게 제대로 사죄한 적이 없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최소한의 진실성을 찾아볼 수 없음은 물론이다. 다음 광주 재판은 3월 11일 열린다. 그때 가서 또 무슨 핑계를 댈지 알 수 없지만, 3월 재판은 역사가 전씨에게 주는 마지막 기회일 것이다.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괴이한 일들이 잇따르는 것은 허투루 볼 일이 아니다. 자유한국당은 유일하게 ‘전씨 골프’에 대해 논평 한 줄 내지 않았다. 아무리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세상이라고 하더라도 은근슬쩍 전씨를 비호하는 듯한 냄새를 풍겨서는 곤란하다. 이 당은 ‘알츠하이머 골프’ 사건 직전에는 보란 듯이 극우적 성향의 인사를 ‘5·18 진상조사위원’으로 추천했다. 그 가운데는 “계엄군은 시위대를 조준 사격한 적이 없으며, 오히려 시위대가 군경을 위협했다”고 언죽번죽 말하는 사람도 있고 “5·18은 시민들이 선동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오죽했으면 “진상조사위원에 ‘조사 대상´을 추천했다”는 말이 나올까. 이들이 왜곡되거나 은폐된 5·18의 진실을 균형되고 객관적으로 규명해 국민 통합에 기여할 적임자들이라는 제1 야당의 평가를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정부와 여당에도 책임이 없진 않다. 반역사적인 일들이 공공연히 펼쳐지고 있는데도 그때마다 논평 하나 달랑 내놓고 할 일 다했다는 식의 안일함과 무기력증을 보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전씨가 한국 민주주의의 초석을 놓았다’는 부인 이순자씨의 코미디 같은 말을 듣고 살아야 하는 현실이다. 많은 사람은 이런 것에 분노하고 절망한다. 문재인 정권에 대한 젊은층의 결속력이 크게 약화되는 것도 따지고 보면 과거 청산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지기 때문이란 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유모차 부대나 젊은이들이 광장에 뛰쳐나와 소리 높여 외친 것은 과거로부터 켜켜이 쌓인 찌꺼기를 걷어 내자는 요구였다. 누가 뭐래도 촛불정신은 이 시대에서 가장 소중하고 의미 있는 가치다. 역사가 전씨의 ‘놀이터’가 되는 일은 더이상 없어야겠다.
  • 삼성반도체 백혈병·세월호… 무대에서 달래는 ‘우리 시대의 아픔’

    삼성반도체 백혈병·세월호… 무대에서 달래는 ‘우리 시대의 아픔’

    ‘7번 국도’ ‘명왕성에서’ 이슈 다뤄삼성반도체 백혈병 사건과 세월호 사건 등 우리 사회가 겪었던 대규모 사회적 참사들을 소재로 한 연극들이 무대에 오른다. 남산예술센터는 동 시대 이슈를 담은 2019년 새 시즌 프로그램 6편을 23일 소개했다. 지난해 시즌 프로그램이었던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의 재연 무대를 비롯해 새로운 작품들이 올 한 해 관객을 만난다. 주요 시즌 프로그램은 4월 17~28일 공연하는 ‘7번 국도’를 비롯해 ▲명왕성에서 ▲묵적지수 ▲드라마/센타(가제) ▲휴먼 푸가 등이다. ‘7번 국도’는 삼성반도체 백혈병 사건을 다룬다. 지난해 낭독공연을 통해 먼저 관객들을 만난 작품으로, 연출가 구자혜의 손을 통해 장막극으로 새롭게 탄생한다. ‘명왕성에서’는 올해 5주기를 맞은 세월호 참사를 다시 연극 무대에 올린다. 당시 실제 증언과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다큐멘터리 형식의 작품으로, 희생자를 추모하는 ‘진혼’의 의미를 담았다.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휴먼 푸가’는 소설가 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음악적 형식으로 풀어 낸 작품이다. 연극과 미술의 경계를 뛰어넘는 실험적 연출이 기대된다. ‘드라마/센타’는 남산예술센터의 공공성 훼손 문제를 직접 다룬다. 학교법인 동랑예술원(서울예대) 소유의 남산예술센터는 현재 서울시가 임차해 2020년까지 계약된 상태다. 하지만 지난해 동랑예술원이 임대계약을 종료하겠다고 통보하면서 극장의 소유권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장강명 소설 원작의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은 지난해 한국연극평론가협회의 ‘올해의 연극 베스트 3’ 선정, 제55회 동아연극상 작품상 수상 등 호평을 받은 작품으로 올해 다시 관객을 찾는다. 이 밖에 ‘중국 희곡 낭독공연’, 공모프로그램인 ‘서치라이트’ 등도 예정돼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길섶에서] 골프와 정직/이종락 논설위원

    몇 년 전 50대 골퍼가 골프장 파3홀에서 친 공이 훅이나 왼쪽 장애물을 맞고 사라졌다. 이 골퍼는 그린 러프 주변을 서성이다 공을 찾지 못하자 또 다른 공을 슬쩍 꺼내 내려놓았다. 속칭 ‘알까기’를 한 것이다. 골퍼는 시야에서 사라진 공을 찾은 마냥 어프로치 샷으로 또 다른 공을 그린의 홀 가까이에 붙였다. 그런데 처음에 쳤던 공이 홀 안에 있는 게 아닌가. 장애물을 맞고 홀 안에 들어온 것이다. 홀인원인 셈이다. 하지만 속임수를 쓴 그 골퍼는 자신이 홀인원을 했다는 사실을 누구에게도 얘기할 수 없었다. 골프 애호가들은 골프를 통해 정직의 미덕을 배운다고 한다. 골프에는 심판이 없기 때문이다. 스코어카드도 원래 스스로 적게 돼 있다. 골프장처럼 정직을 배우고 양심을 키우는 데 안성맞춤인 훈련장도 없다.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광주지법에서 재판을 받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알츠하이머를 앓는다며 재판 출석을 거부할 무렵에 골프를 쳤다고 한다. 캐디가 헷갈리는 골프 스코어도 스스로 암산했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이게 사실이면 그가 알츠하이머 투병 중이라도 재판에 못 나올 정도로 위중한 상태는 아닌 듯싶다. 골프를 통해 배웠을 정직을 되새겨 처신하는 게 전직 대통령의 품위다. jrlee@seoul.co.kr
  • [공권력의 피해자들] “전향 안 한다고 찍힌거죠… 고문한 수사관도 배상책임 지게 해야”

    [공권력의 피해자들] “전향 안 한다고 찍힌거죠… 고문한 수사관도 배상책임 지게 해야”

    남들 다하는 전향서와 준법서약서를 거부하고, 남들 다하는 보안관찰 신고를 하지 않은 강용주(56)씨는 어떤 사람일까. ‘심지가 굳다’, ‘고집이 세다’, ‘악바리다’ 이런 말이 떠올랐다. 강씨는 스스로를 “몸이 편한 것보다는 마음이 편한 대로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강씨는 1985년 ‘구미유학생간첩단’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최연소 비전향 장기수로 14년을 복역했다. 강씨는 감옥에 있을 때, 특별사면으로 출소할 때, 출소하고 나서도 남들과 다르게 살아 왔다. 보안관찰법 위반으로 두 번째로 기소된 사건에서 지난해 2월 무죄를 선고받았다.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자리한 병원에서 그를 만났다. 강씨는 “나는 늘 싸움을 피해 다녔다”며 “보안관찰법 위반 소송도, 그전에 국가보안법 위반 재판도 내가 건 적은 한번도 없었고 그들이 나를 재판이라는 링 위에 올리길래 싸웠을 뿐”이라고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강씨는 2012년 8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광주트라우마센터의 초대 센터장을 맡아 5·18 피해자와 유족의 트라우마를 치유했다. →법무부가 지난달 보안관찰처분 면제 결정을 내렸는데 기분이 어땠나요. -보안관찰이랑 싸우기 시작할 때만 해도 감옥에서 산 14년보다 더 길게 싸워야 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요. 출소하고 19년을 보안관찰과 싸웠네요. 국가가 야만적이고 폭력적이라는 것, 우리 사회가 아직도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생각합니다. 국가보안법으로 징역 3년 이상 받거나 형법상 내란죄나 반란죄로 징역 3년 이상 받으면 보안관찰 대상이에요. 그런데 12·12군사반란을 일으킨 전두환이나 노태우는 왜 아닌가요. 전두환은 회고록에서 자신의 행위를 합법화해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까지 됐잖아요. 이런 말을 하고 다니는 거야 말로 명백하게 재범의 우려가 있는 거 아닌가요. 저처럼 착실하게 생활하는 사람을 잡아넣을 게 아니라 전두환을 보안관찰 대상에 집어넣어야죠. 저는 구미유학생간첩단 사건에서 ‘넘버4’로 기소됐어요. ‘넘버1’부터 ‘넘버3’까지는 모두 면제하면서 나만 보안관찰 대상인 이유는 딱 하나죠. 재범 우려는 핑계고 그냥 국가에 고분고분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감옥에서부터 전향서와 준법서약서를 거부했으니까요. 한마디로 찍힌 거죠.→남들처럼 전향서나 준법서약서에 사인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전향하면 몸은 편하겠지만 제 마음은 불편하죠. 그냥 내가 편하게 마음 가는 대로 살고 싶어서 전향하지 않았어요. 사건 이름이 ‘구미유학생간첩단´이고, ‘구미’(歐美)는 유럽이랑 미국이잖아요. 그런데 저는 미국, 유럽은 물론 북한도 안 가 본 사람이에요. 사건이 벌어진 1985년에는 광주에서만 살던 사람이었어요. 전향할 내용이 없어요. 조작한 것에 내가 굴복할 수 없죠. 안기부에서 한 달 넘게 고문받고 ‘구미유학생간첩단´ 사건으로 방송사에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는데 거기 출연해서 안기부가 시킨 대로 주절거렸어요. 그런 자신을 용서할 수가 없어요. 만약 전향을 하지 않고 다른 방법이 있다면 그렇게 했을 거예요. 강기정 정무수석이 저와 전남대 82학번 동기예요. 강 의원이 2016년 필리버스터 연설 때 ‘지금처럼 자유롭게 토론할 기회가 있었으면 폭력의원이라고 낙인 찍히지 않았을 텐데’라고 말하며 울었잖아요. 저도 전두환이 저를 고문한 뒤 조작해서 사형을 구형하지 않았다면 전향을 거부하는 일도 없었을 거예요. →간첩단 사건 대부분이 재심을 청구해서 무죄를 받았는데 왜 재심 청구를 하지 않았나요. -재심을 한다면 다시 과거로 돌아가야 해요. 남산 안기부에서 고문당하던 순간으로요. 트라우마적 상황으로 돌아가는 거죠. 과거의 기억을 다 일깨워야 돼요. 어떻게 잡혔다가 어떻게 고문당했고 그런 일 모두를요. 트라우마를 재경험한다는 건 정말 힘들어요. 회피하고 도망가고 싶죠. 제가 광주 사람인데 서울에서 개업했잖아요. 광주에서 도망 나오고 싶어서예요. 게다가 한창 다들 재심을 신청할 때 저는 인턴, 레지던트여서 시간이 정말 없었어요. 최근 들어서는 보안관찰법 위반으로 기소돼서 시간적, 감정적 여력이 없었죠. 근본적으로 국가가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 진실을 규명하고 명예회복을 하는 건 개별적 구제가 아니라 국가가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광주트라우마센터장은 어떻게 맡으셨나요. -2008년 6월 전문의를 땄는데 한국에서 과거사 진실규명 관련 재심 등이 많이 진행되던 상황이었어요. 기념관을 짓거나 기념사업회를 만드는 경우는 많은데 정작 고통당한 인간의 내면과 아픔을 치유하는 것은 소홀하더라고요. 한국의 과거 청산은 물신주의적 과거청산이에요. 고통당한 피해자의 아픔이 도외시된 과거 청산이죠. 인권활동가와 인권변호사들 권유로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문요한씨와 강남 봉은사에서 고문피해자치유모임을 시작했어요. 그러던 중 고문피해자지원센터를 만든다고 광주시에서 연락이 왔어요. 이 분야를 알거나 경험한 사람이 없으니 와 달라고요. 당시에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서 개인병원을 하고 있어서 못 간다고 했어요. 무엇보다도 저는 5·18의 상처가 트라우마로 남아 있어서 광주에서 도망친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광주에 내려가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데 여러 사람이 저를 설득하더라고요. 결국 운명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의대 다니고, 전문의 따고, 개원해서 통증 전문으로 일한 것이 결국 국가폭력 피해자, 고문 피해자를 만나기 위한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결국 광주로 가게 됐죠. 나는 결국 광주와 같이 갈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달까요. →광주트라우마센터는 어떤 일을 하나요. -5·18을 비롯한 국가폭력 생존자와 가족들을 치유하는 기관이에요. 단순 치유뿐만 아니라 이분들이 사회 속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재활 사업도 해요. 결과적으로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인권옹호 활동도 하고요. 단순한 의료기관하고는 달라요. ‘전두환이 민주주의 아버지다´는 망언을 듣거나 육군사관학교 사열을 받는 걸 보면 트라우마적 상황이 다시 옵니다. 전두환이 군인을 이용해서 광주시민을 학살했는데, 군인을 양성하는 육사에서 사열을 받는 모습을 보고 ‘세상이 변하지 않았구나´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그럼 트라우마센터를 찾아오는 거죠.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트라우마센터에서 응급지원팀을 꾸려서 상담을 해요. 국가 폭력 피해자들이 원하는 건 진실규명이에요. 어떻게 죽었고, 왜 죽었냐는 거죠. 5·18도 진실이 다 드러나지 않았어요. 전두환과 노태우가 5·18로 처벌받지 않았잖아요. 첫 번째가 진실규명이라면 다음으로는 가해자가 처벌받아야죠. 그래야 정의가 실현됐다고 할 수 있죠. 정의가 실현된 뒤에는 피해자와 생존자에 대한 명예회복과 배상이 이뤄져야 하고요. 그걸로만 끝나면 그런 일이 또 생길 수 있으니까. 국가가 사과하고 재발 방지책을 세워야 해요. 재심에서 무죄를 받으면 고문한 수사관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제기하잖아요. 국가에서 수십억원을 배상하는데 정작 문제를 일으킨 사람은 책임을 안 져요. 고문한 수사관도 공동배상해야 돼요. 나쁜 짓 해도 아무 책임을 지지 않으면 당연히 되풀이되죠. →본인의 트라우마는 어떻게 이겨 냈나요. -트라우마는 이겨 내는 게 아니에요. 극복하는 것도 아니에요. 넘어져서 무릎 까지면 상처가 아물어도 흉이 남잖아요. 그냥 그렇게 견디며 사는 거예요. 어마어마한 바윗돌 같던 게 시간이 지나면서 아주 조금씩 천천히 작아지거든요. 서로 상처를 보듬고 껴안고 살아가는 거죠. 그걸 어떻게 이기고 극복하고 살 수 있겠어요. 저는 광주트라우마센터에 가서 다른 분들을 치유하면서 도리어 제가 치유받는 경험을 했어요. 제 상처가 둥글둥글해지더라고요. 아픔도 조금 작아지고요. 그게 저한테는 치유였던 것 같아요.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밤섬의 355일, 단 하루도 같은 풍경 없었다”

    “밤섬의 355일, 단 하루도 같은 풍경 없었다”

    “1년 동안 똑같은 날이 단 하루도 없더군요. 화창한 날이어도 어제와 오늘이 조금씩 달랐어요.” 2017년 어느 날, 임순철(57) 한국기록연구소장은 사무실로 출근하다 한강의 밤섬을 바라봤다. 아침이었지만 마치 석양처럼 붉은빛이 감돌았다. 처음 보는 빛깔이었다. 밤섬의 윤곽도 뚜렷하게 살아났다. ‘이런 모습을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는 ‘1년 동안 지켜보면 다시 이런 날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임 소장은 밤섬을 1년 동안 찍기로 했다. 출근하고 사무실 옥상으로 올라가 매일 아침 7시 30분부터 8시까지 사진을 찍었다. 어떤 날은 몹시 더웠고, 어떤 날은 아주 추웠으며, 때론 비바람 때문에 우산을 겨우 들고 셔터를 눌렀다. 최근 출간한 사진집 ‘여의도 밤섬의 아침 1년, 사진으로 기록하다´(기록연)는 이렇게 해서 나왔다. 2017년 11월 24일부터 2018년 11월 23일까지, 열흘을 빼고 임 소장이 밤섬의 355일을 담은 사진집이다. 사진 왼쪽 끝에 망원동의 당인리 발전소 굴뚝과 오른쪽 끄트머리에 N서울타워를 두고, 가운데에 밤섬이 자리한 사진은 날씨 변화를 서서히 보여 준다. 다만 정해진 구도로만 찍은 터라 약간 심심한 느낌마저 든다. 그런데 하고많은 섬 중 왜 하필이면 밤섬일까. 밤섬이 사라지는 것도 아닌데. “만약 ‘밤섬이 5년 뒤에 사라진다´는 사실을 알고 사진을 찍었다면, 목적이 있는 기록이 됩니다. 제가 생각하는 기록이란 특정한 목적이 있어서 하는 일이 아니에요. 평범한 사물의 바로 지금을 기록하는 그 자체에 의미를 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임 소장은 자서전을 제작하는 출판사도 함께 운영한다. 의뢰를 받으면 6개월에서 1년 정도 이야기를 듣고 기록해 자서전을 만든다. 과거엔 고위 공직자, 대기업 회장 등이 고객이었지만 최근엔 보통 사람들도 많이 의뢰한다고 설명했다. “기록은 지금까지 윗사람들의 역사였습니다. 민초들의 역사는 기록으로 남질 않았습니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도 나름의 역사가 있습니다. 위대한 분들의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예컨대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민초들의 증언이 있죠. 그래서 우린 역사를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평범하다고 기록할 가치가 없다 할 순 없다. 평범한 사람들처럼, 평범한 밤섬도 그에겐 중요하다. 그는 사람들에게서 이야기를 듣듯, 밤섬의 이야기를 사진으로 남긴 것은 아닐까. “자연으로서 밤섬이든 살아온 이야기로서의 자서전이든, 우리와 함께 하는 모든 것은 기록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과거의 기록을 통해 그 시대와 오늘을 이해하는 것처럼 제 기록도 후대를 위해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랄 뿐입니다.” 글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사진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전두환 측 “골프와 법정진술은 별개” 평화당 “구속해야”

    전두환 측 “골프와 법정진술은 별개” 평화당 “구속해야”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 명예를 훼손한 혐의(사자 명예훼손)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88) 전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알츠하이머병을 이유로 첫 형사재판 출석을 거부한 가운데 같은 해 4월 골프를 친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전 전 대통령 측은 언론 인터뷰에서 “운동과 법정 진술은 다르다”며 골프장에 간 것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에 펴낸 ‘전두환 회고록’에서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이라고 표현해 불구속기소됐다. 광주지법은 지난해 8월 27일 첫 재판을 열었지만 전 전 대통령은 알츠하이머 증세를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지난 7일 두 번째 재판에도 독감을 이유로 나오지 않았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 관계자는 전 전 대통령이 강원도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쳤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고 골프를 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골프를 친다는 건 신체 운동을 한다는 것 아닌가. 이와 달리 법정 진술은 (정신 건강이 확보된 상태에서) 정확하게 사고할 수 있고 인지할 수 있어야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 전 대통령 측 민정기 전 비서관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알츠하이머가 누워 있는 병도 아니고 원래 신체는 건강하시니까 일상생활이나 신체 활동을 하시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순자 여사가 식사, 골프, 여행을 같이하는 친목 모임이 두세개 있는데 이 여사가 가끔 식사 초대 모임이나 골프 모임을 갈 때 (전 전 대통령도) 같이 가시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두 번의 불출석 당시 모두 골프장에서 목격됐다”며 “여유 있게 골프를 쳤다니 여지 없이 법정 구속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5·18이라는 희대 살인극을 벌인 자의 이런 사법농단을 그냥 지나쳐서는 안된다”며 “법정 구속해서 사법부의 엄중함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재판 걷어차고 골프 치러 간 ‘알츠하이머 전두환’

    재판 걷어차고 골프 치러 간 ‘알츠하이머 전두환’

    전두환 측 “원래 누워있는 병도 아니고 신체활동 지장 없어… 이순자 모임 동행”전두환(88) 전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알츠하이머병을 이유로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이뤄진 첫 형사재판에 출석을 거부한 가운데 같은 해 4월 골프를 친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또 지난달에도 전 전 대통령이 부인 이순자씨와 같은 골프장에서 목격됐다고 한 언론은 보도했다. 전 전 대통령 측 민정기 전 비서관은 “(전 전 대통령이 골프를 쳤는지는) 모르겠다. 일상생활 일정을 알지도 못한다”며 “알츠하이머가 누워 있는 병도 아니고 원래 신체는 건강하니까 일상생활이나 신체 활동을 하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순자 여사가 식사, 골프, 여행을 같이하는 친목 모임이 두세 개 있는데 이 여사가 가끔 식사 초대 모임이나 골프 모임을 갈 때 (전 전 대통령도) 같이 가는 것 같다”며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진) 강원도 골프장은 사장 부인이 이 여사와 모임을 같이하는 멤버라고 하고 전에 골프 모임을 같이했던 사이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 전 대통령을 뵈면 조금 전에 한 이야기를 1시간 동안 열 번, 스무 번 되묻고 대화 진행이 안 된다. 가까운 일들을 전혀 기억을 못한다”며 전 전 대통령이 여전히 재판 출석을 하기엔 무리가 있는 건강 상태라고 덧붙였다. 전 전 대통령이 법정 출석을 거부했던 무렵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지자 여야 정치권은 논평을 내고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알츠하이머라더니…재판은 안 나가고 골프 친 전두환

    알츠하이머라더니…재판은 안 나가고 골프 친 전두환

    알츠하이머병을 이유로 재판에는 출석하지 않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부인 이순자씨 등과 골프를 쳤다는 보도가 나왔다.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에 펴낸 ‘전두환 회고록’에서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이라고 표현해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8월 첫 재판이 열렸지만 전 전 대통령은 알츠하이머 증세를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지난 7일 두 번째 재판에도 독감을 이유로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2017년 4월만 해도 전 전 대통령이 골프를 쳤고 지난달에도 부인 이순자씨와 같은 골프장에서 목격됐다고 한 언론이 보도했다. 전 전 대통령 측 민정기 전 비서관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전 전 대통령이 골프를 쳤는지는) 모르겠다. 일상생활 일정을 알지도 못한다”면서 “알츠하이머가 누워 있는 병도 아니고 원래 신체는 건강하시니까 일상생활이나 신체 활동을 하시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그는 “이순자 여사가 식사, 골프, 여행을 같이하는 친목 모임이 두세개 있는데 이 여사가 가끔 식사 초대 모임이나 골프 모임을 갈 때 (전 전 대통령도) 같이 가시는 것 같다”며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진) 강원도 골프장은 사장 부인이 이 여사와 모임을 같이하는 멤버라고 하고, 전에 골프 모임을 같이 했던 사이로 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전 전 대통령을 뵈면 조금 전에 한 이야기를 1시간 동안 열번, 스무번 되묻고 대화 진행이 안 된다. 가까운 일들을 전혀 기억을 못 하신다”며 재판 출석을 하기엔 무리가 있는 건강 상태라고 설명했다. 전 전 대통령이 법정 출석을 거부했던 무렵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지자, 여야 정치권은 논평을 내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논평에서 “골프를 즐겼다는 보도를 지켜본 국민들은 큰 충격을 넘어 전 전 대통령이 진정 인간이라면 이럴 수 없다고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민주평화당 김정현 대변인은 논평에서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골프 치러 다닌다니 세계 의학계에 희귀사례로 보고될 케이스”라며 “이래 놓고 광주 재판에 참석할 수도 없고 5·18 진상 규명에도 협조할 수 없다니 천인공노할 일”이라고 일갈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전 세계 의학계가 놀랄 ‘세상에 이런 일’이다. 심지어 전 재산이 29만원뿐인데 골프를 치러 다니다니 국민들은 기막힐 따름”이라며 “더는 어떠한 핑계도 용납할 수 없다. 끝 모를 국민 기만과 사기극 막기 위해 법의 심판대에 조속히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광주’ 모독에 황 전 총리 입당, ‘도로 새누리’ 된 한국당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자유한국당이 과거와 일획을 긋고 새로운 보수 정당으로 거듭 태어나기를 바라는 것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발전을 생각하는 국민이라면 당연히 갖고 있는 기대다. 하지만 한국당이 지난 2년간 보여 온 행보는 정부와 여당을 견제하는 대안 정당과는 거리가 멀었다. 개혁하고 쇄신하며 미래로 나아가기는커녕 과거 회귀에 계파 정치, 정부 정책에 사사건건 발목 잡기 등 실망의 연속이었다. 한국당이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은 넉 달이나 질질 끌어 오던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 추천 명단을 어제 발표하면서 확인됐다. 한국당 추천 몫으로 임명된 3인은 하나같이 5·18 관련 단체들이 반발하는 사람들이다. 계엄군 진압이 과장됐다는 요지의 기사를 쓴 장본인이 있는가 하면, 북한군의 광주 남파설을 퍼나른 인물도 있다. 군 장성 출신이지만 5·18과 관련해 어떠한 전문성도 없는 인사조차 들어 있다. 뿐만 아니다.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인물인 황교안 전 총리가 슬그머니 한국당에 들어갔다. 차기 대선 후보군 중 보수 진영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황 전 총리가 전당대회를 한 달 앞두고 입당한 것이다. 황 전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지난 정부 국가적 시련으로 국민들이 심려를 갖게 한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국정 전반에 농단이 이뤄졌다 생각하는 분은 없다”고 반성이나 사과와는 판이한 인식을 보였다. 황 전 총리는 전당대회 출마도 시사했다. 한국당이 청산하지 못한 친박계를 대표할 가능성이 높아 여야 정당이 일제히 비판하는 ‘제2의 박근혜당’ 우려가 현실화할 공산도 커졌다. 한국당은 탄핵 이후 국정농단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와 반성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황 전 총리 입당도 별 저항 없이 수용한 것이다. 한국당이 ‘반문 연대’를 위해 사람을 가리지 않겠다는 ‘도로 새누리당’으로 가고 있는 점, 개탄스럽다.
  • 유가족단체 “한국당, 5·18 부정한 진상조사위원 철회하라”

    이동욱, 계엄군 사격·성폭력·고문 부인 차기환, 세월호 특조위 방해 고발 당해 군인 출신 권태오 상임위원도 ‘도마위’ 민주 “즉각 취소” 바른미래 “靑 검증을” 광주 시민단체 오늘 추천철회 기자회견 자유한국당이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으로 5·18 민주화운동의 의의를 폄훼한 인물들을 지난 14일 추천하면서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유가족 단체들은 “5·18 민주화운동을 부정하는 인물들”이라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당이 추천한 3명 중 특히 이동욱 도서출판 자유전선 대표, 차기환 변호사는 5·18 운동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이 추천한 5·18 진상조사위원은 진상규명과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을 바라는 국민의 바람과 정면으로 어긋나는 것”이라며 “3인에 대한 추천을 즉각 취소해야 한다”고 했다. 월간조선 기자 출신의 이 대표는 1996년 ‘검증, 광주사태 관련 10대 오보·과장’이라는 기사에서 시민들을 향한 계엄군의 사격과 성폭행, 고문 등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판사 출신 차기환 변호사도 2012년 트위터에서 ‘북한군 광주 5·18 남파 사실로 밝혀져’라는 기사를 공유한 적 있다. 북한 특수부대원의 5·18 개입설을 지지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지점이다. 이재정 대변인은 “비상식적 주장과 가짜뉴스를 퍼 나르기로 유명한 인물”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대표와 차 변호사의 주장과 달리 국방부는 2013년 과거사 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 결과 북한군이 침투하거나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발표했고, 지난해 국방부의 ‘5·18 계엄군 등 성폭력 공동 조사단’은 확인된 성폭행만 17건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차 변호사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할 당시 특조위의 활동을 방해해 유족들로부터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당했다. 상임위원으로 추천된 권태오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은 한미연합군사령부 작전참모부 특수작전처장과 육군본부 8군 단장을 지낸 군인 출신이다. 5·18 운동 관련 단체는 “군 복무 시 작전 주특기를 가졌던 인물”이라며 “개인적 흠결을 떠나 과연 5·18 진상규명을 위한 역사적 의지를 갖췄는가 의심스럽다”고 했다. 보수야당인 바른미래당도 청와대가 위원 후보자에 대해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이배 의원은 “이 대표는 검찰의 5·18 민주화운동 재수사 결과 관련 언론보도가 가장 왜곡돼 있다고 주장했고 차 변호사는 광주의 진실을 밝히려는 단체와 개인들을 좌익으로 규정하는 극우인사”라며 “대통령은 자격요건의 부합성을 엄중히 따져 임명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문정선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5·18에 대한 진실규명이 아니라 어떻게든 광주의 진실을 묻고 진상규명을 파투 내겠다는 노골적 표현”이라며 “스스로 진상조사위의 자격을 반납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5·18 기념재단 이기봉 사무처장은 “한국당이 이번에 추천한 인물들을 꼼꼼히 살펴보면 5·18의 정신과 가치를 부정하는 사람들로 확인됐다”며 “이는 5월 단체와 광주시민을 모독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5·18 단체가 포함된 광주지역 60여개 시민단체는 16일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당 위원 추천 철회를 요구할 예정이다. 서울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서울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한국당, 5·18 진상규명위원 권태오·이동욱·차기환 추천

    한국당, 5·18 진상규명위원 권태오·이동욱·차기환 추천

    자유한국당이 14일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으로 권태오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이동욱 도서출판 자유전선 대표, 차기환 변호사 등 3명을 뒤늦게 추천했다.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한 지만원씨는 논란 끝에 추천 대상에서 제외됐다. 한국당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왜곡되거나 은폐된 진실을 균형 되고 객관적으로 규명해 국민통합에 기여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상임위원으로 추천된 권 전 처장은 한미연합군사령부 작전참모부 특수작전처장 등을 역임했다. 비상임위원으로 추천된 이 대표는 월간조선 기자 출신으로 1996년 ‘검증, 광주사태 관련 10대 오보·과장’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썼고, 차 변호사는 세월호진상조사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유가족들로부터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당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5·18 민주화운동 관련 단체들은 한국당 추천 인사가 부적합하다고 반발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광주의 진실 규명 및 사회통합과는 전혀 거리가 먼 인물”이라며 “한국당은 추천을 철회하고, 추천권을 반납하라”고 했다. 민주평화당 김정현 대변인도 “진상 규명 의지가 의심된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5·18민주화운동유공자유족회 등 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와 차 변호사는 민주화운동 관련 실체적 진상규명을 부정하고 그 정신 가치를 폄훼했던 전력을 지닌 인물”이라며 “정당한 진상규명 활동을 방해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했다. 권 전 처장에 대해선 “군 복무 시 작전 주특기를 가졌던 인물”이라며 “진상규명을 위해 어떤 전문성을 갖췄는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5·18 단체 “한국당 추천 조사위원들은 진상규명 방해 가능성 농후”

    5·18 단체 “한국당 추천 조사위원들은 진상규명 방해 가능성 농후”

    5·18 단체들이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5·18 민주화운동 진상조사위원회 조사위원들을 강하게 비판하며 “진상 규명의 소신과 의지가 있는 인물로 다시 추천하라”고 촉구했다. 한 해가 지나도록 조사위원을 추천하지 않아 5·18 진상조사위 출범을 가로막았던 자유한국당은 14일에서야 권태오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과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 차기환 변호사 등 3명을 추천하기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은 위 세 사람이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왜곡되거나 은폐된 진실을 균형되고 객관적으로 규명해 국민통합에 기여할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5·18 진상조사위는 ‘5·18 특별법’(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국회의장 추천 1명, 더불어민주당 추천 4명, 자유한국당 추천 3명, 바른미래당 추천 1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이 특별법은 지난해 9월 14일 시행됐지만 자유한국당의 조사위원 추천 지연으로 위원회 구성조차 되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의 인선 결과가 발표되자 5·18 기념재단과 5·18 민주유공자유족회 등 5·18 단체들은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실을 항의 방문했다. 특히 5·18 유족 등으로 구성된 ‘옛 전남도청 지킴이 어머니들’ 소속 7명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대표실을 비우자 “나 원내대표를 만날 때까지 움직이지 않겠다”며 농성을 이어가기도 했다. 이들은 “남편과 자식을 잃은 설움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그들의 만행에 어이가 없다”고 토로했다. 권태오 전 사무처장은 한미연합군사령부 작전참모부 특수작전처장 등을 지낸 인물로,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전문성이 결여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동욱 전 기자는 1996년 한 매체에 ‘검증, 광주사태 관련 10대 오보와 과장’이라는 제목으로, 당시 검찰의 5·18 민주화운동 재수사 결과와 관련한 언론 보도가 왜곡됐다고 주장해 5·18 단체들로부터 공개 사과 요구를 받았던 인물이다. 특히 차기환 변호사는 박근혜 정부 때 출범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하며 ‘고의로 특조위 활동을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아 2017년 10월 세월호 참사 유족들로부터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당한 적이 있다. 5·18 단체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한국당은 이런저런 이유로 조사위원 추천을 미뤄오더니 이제 진상규명의 본질마저 훼손하려고 한다”면서 “자유한국당 추천 위원들은 5·18 진상을 규명하는 데 앞장서기보다 정당한 진상규명 활동을 방해하고 훼방 놓을 가능성이 농후한 인물들”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진상 규명의 소신과 의지가 있는 인물로 다시 추천하라”고 촉구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서울포토] ‘면담 요구합니다’ 눈물흘리는 5·18 유가족

    [서울포토] ‘면담 요구합니다’ 눈물흘리는 5·18 유가족

    ‘5월 어머니회’ 등 5·18 희생자와 부상자 가족들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실 앞에서 나경원 원내대표와 5.18 진상규명조사위원 추천 건으로 면담을 요구하면서 오열하고 있다. 2019. 1. 14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 [서울포토] 오열하며 쓰러지는 5·18 유가족들

    [서울포토] 오열하며 쓰러지는 5·18 유가족들

    ‘5월 어머니회’ 등 5·18 희생자와 부상자 가족들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실 앞에서 나경원 원내대표와 5.18 진상규명조사위원 추천 건으로 면담을 요구하면서 오열하고 있다. 2019. 1. 14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 [서울포토] 한국당 면담 요구하며 오열하는 5·18 유가족

    [서울포토] 한국당 면담 요구하며 오열하는 5·18 유가족

    ‘5월 어머니회’ 등 5·18 희생자와 부상자 가족들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실 앞에서 나경원 원내대표와 5.18 진상규명조사위원 추천 건으로 면담을 요구하면서 오열하고 있다. 2019. 1. 14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 [서울포토] 5.18 피해자 가족들과 대화나누는 이해찬 대표

    [서울포토] 5.18 피해자 가족들과 대화나누는 이해찬 대표

    광주 5.18피해자 가족들이 14일 국회 정문에 앉아 광주 5.18진상규명과 진상규명을 방해하는 자유한국당을 규탄하는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대표가 농성장을 방문해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고 있다. 2019. 1. 14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 [서울포토] 5.18 피해자 가족 만난 정동영 대표

    [서울포토] 5.18 피해자 가족 만난 정동영 대표

    광주 5.18피해자 가족들이 14일 국회 정문에 앉아 광주 5.18진상규명과 진상규명을 방해하는 자유한국당을 규탄하는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와 장병완 원내대표가 농성장을 방문해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고 있다. 2019. 1. 14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 [사설] 한국당, 5·18 정신 훼손하는 진상규명 위원 추천 안 돼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과 관련한 자유한국당의 ‘역주행’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9월 관련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된 지 넉 달이 지나도록 자기 당의 진상규명위원회 조사위원 추천을 미루는 것도 모자라 부적절한 인사를 추천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한국당은 최근 진상규명위 조사위원으로 1980년 5월 민주화운동 당시 공수부대 지휘관 출신인 변길남씨를 추천받아 인터뷰를 진행했다. 변씨는 3공수여단 13대대장이었으며, 3공수여단은 그해 5월 27일 새벽 계엄군의 투항 요구에 불응한 시민군을 상대로 도청 진압 작전을 완료했다. 한국당은 이 같은 변씨의 이력이 논란이 되자 “변씨가 거절 의사를 표했다”고 밝혔지만 진상규명위가 조사해야 할 인사를 되레 조사 주체로 고려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처사다. 진상규명위 구성을 둘러싼 한국당의 이해할 수 없는 행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극우 논객 지만원씨를 조사위원으로 추천하려다 당내외 반발에 철회한 바 있다. 지씨는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북한 특수부대 개입설 등을 주장해 민·형사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 한국당은 당초 지난주까지 조사위원 추천을 마칠 예정이었지만 지도부 교체를 빌미로 후보군을 다시 모집하겠다고 최근 입장을 뒤바꿨고, 이 바람에 진상규명 일정은 기한 없이 미뤄지고 있다. 5·18 민주화운동은 한국 현대사의 대표적인 비극이지만 종합적인 진상규명은 되지 않고 있다. 국회는 군의 최초 발포와 책임자 및 경위, 헬기 사격 등 남은 의혹을 파헤칠 목적으로 특별법을 만들었고, 한국당도 여기에 동의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의 한국당 행보를 보노라면 “진상규명을 방해하려는 세력과 같은 대열에 있다”는 비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진상규명에 의지가 없어 보인다. 한나라당은 당리당략을 떠나 객관적이고 독립적으로 진상규명을 할 수 있는 위원을 추천해야 할 것이다. 진상규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일 거면 차라리 조사위원 추천권을 반납하는 게 그나마 책임 있는 공당의 자세일 것이다.
  • ‘5·18 북한 특수부대원’ 지목된 탈북민들, 지만원 고소한다

    ‘5·18 북한 특수부대원’ 지목된 탈북민들, 지만원 고소한다

    지만원씨에 의해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 파견된 북한 특수부대원이라고 지목당한 탈북민들이 지만원씨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하기로 했다. 이들은 13일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의 주선으로 마련된 기자회견에서 “지만원씨는 허위임을 알고도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탈북민들을 광주에 파견된 북한 특수부대로 허위모략하고 관련 내용을 인터넷에 공개했다”면서 “이로 인해 탈북민들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일부는 생업에도 피해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소에는 고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요덕수용소에 수감됐다가 탈북한 정광일 노체인 대표 등 15명이 동참할 계획이다. 다만 2010년 사망한 황장엽 전 비서는 나머지 14명과 별도로 대리인이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기로 했다. 이들 외에도 북한 특수부대원으로 지목받은 다른 탈북민들 역시 의견을 모아 지만원씨를 2차 고소할 계획이다. 앞서 지만원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5·18 당시 촬영된 사진에 등장한 시민 등을 ‘5·18 때 광주에서 활동한 북한 특수군’이라는 의미로 ‘광수’라 일컬었다. 특히 황장엽 전 비서에 대해서는 ‘제71광수 황장엽’이라고 주장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5·18 조사위원으로 공수부대 지휘관 추천 검토한 자유한국당

    5·18 조사위원으로 공수부대 지휘관 추천 검토한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의 늑장으로 5·18 민주화운동 진상조사위원회가 출범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5·18 당시 광주 시민들을 유혈 진압한 계엄군 공수부대 지휘관을 조사위원으로 추천하려고 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양석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는 “(5·18 당시 공수부대 지휘관이었던) 변길남씨에 대한 추천이 있어서 제가 어제(10일)도 만났는데 오늘(11일) 변길남씨가 거절 의사를 표명해왔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지난 11일 보도했다. 정 수석부대표는 “변길남씨는 5·18 당시 광주에 군으로 출동했던 데 대한 부담이 있어서 (추천이 있더라도) 본인이 사양하겠다고 했다”면서 논란을 의식한 듯 “여기저기서 추천이 들어오면 이력만 보고 알 수 없으니 당 지도부가 모두 만나보기는 한다”고 덧붙였다. 변길남씨는 1980년 5월 당시 3공수여단 13대대장이었다. 3공수여단은 1980년 5월 20일 밤 11시 전남대 인근 광주역 앞에서 시민들을 향해 발포해 시민 4명의 목숨을 빼앗았다. 또 5월 27일 새벽 계엄군의 투항 요구에 불응한 시민군을 상대로 도청 진압 작전을 벌였다. 앞서 YTN과 KBS는 논란이 된 극우 논객 지만원씨 대신 그의 육군사관학교 동기이자 3공수여단 대대장이었던 변길남씨를 자유한국당이 5·18 진상조사위원회 조사위원으로 추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그를 국회에서 면담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조사를 받아야 할 사람이 조사를 하는 게 말이 되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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