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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경원 “반민특위가 국론 분열”…역사왜곡 넘어선 ‘극우결집’

    나경원 “반민특위가 국론 분열”…역사왜곡 넘어선 ‘극우결집’

    4월 재보선 염두 극우세력 결집 위한 ‘막말화법’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이 잘 됐어야 했지만 (반민특위가) 결국 국론분열을 가져왔다”고 주장하면서 정치권에 ‘친일 청산’ 프레임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14일에도 ”해방 뒤 반민특위로 인해 국민이 무척 분열했던 것을 모두 기억하실 것이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밝힌 ‘친일 잔재 청산’ 발언에 대한 한국당 측의 대응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나 대표의 발언은 국민의 인식과 동떨어진 역사왜곡이자 망언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반민특위, 친일청산 기치 내걸고 221명 검찰 송치 반민특위는 일제 식민지 시대 친일파의 반민족행위를 조사하고 처벌하고자 1948년 설치한 특별위원회다. 하지만 이승만 정부와 친일 경찰의 조직적인 방해로 이렇다할 활동 없이 1년여 만에 와해됐다. 1948년 5월 10일 총선거로 꾸려진 제헌국회는 같은 해 9월 7일 반민족행위처벌법을 통과시켰다. 8·15 광복 뒤 우리 민족의 지상과제인 친일파 척결을 이뤄 내 민족 정기를 회복하기 위해서였다. 이 법은 1905년 을사늑약 체결 전후부터 1945년 해방 때까지 일제에 협력했거나 항일 독립운동가를 살해·위협한 조선인을 처벌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반민특위는 반민족행위처벌법에 따라 10월 23일 국회의원들이 추천한 10명의 위원(임기 2년)을 선출했다. 위원장에는 대한민국임시정부 국무위원 등을 지낸 김상덕(1891~1956)이, 부위원장에는 훗날 최초의 민선 서울시장이 되는 김상돈(1901~1986)이 뽑혔다. 반민특위는 국회 안에 특별조사위원회(친일파 조사)와 특별검찰(기소·송치), 특별재판소(재판)를 설치했다. 곧바로 특별경찰대를 꾸려 반민족행위자 7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에 나서 이듬해 1월부터 검거에 들어갔다. 모두 559건(221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282건, 경기 32건, 황해 26건, 충남 25건, 충북 26건, 전남 27건, 전북 35건, 경남 50건, 경북 34건, 강원 19건이다. 대표적 친일반민족행위자로는 일제시대 악질기업가이자 화신백화점 소유주였던 박흥식(1901~1994)과 젊은이들을 전쟁터로 내몬 최남선(1890~1957)·이광수(1892~1950), 여제자들에게 정신대 참여를 독려한 김활란(1899~1970) 등이다. ●미 군정·이승만·친일경찰 반발로 1년 만에 유명무실화 그러나 친일청산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우선 1945년 해방 직후 미 군정이 남한 지역을 통치하면서 한국인들의 정치활동을 금지했다. 반민족행위자를 척결할 가장 좋은 시기를 놓쳤다. 미 군정은 남한에 반공국가를 세워 소련으로 대표되는 공산세력의 확장을 막아내려고 했다. 이들은 친일파의 역할에 주목했다. 민족의식 없이 강자에게 의지해 자신의 삶을 영위해 온 이들이라면 미 군정에도 마찬가지로 충성할 것으로 생각해서였다. 친일파의 청산은 미국의 국익에 반하는 일이 돼 버렸다. 또 미 군정은 자신 이외의 어떠한 정부 활동도 인정하지 않았는데, 이는 임정에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김구(1876~1949)로 대표되는 임정 세력은 미 군정 규정을 어기고 임정을 사실상의 정부로 간주하려고 해 양측 간 갈등이 컸다. 이 과정에서 미 군정은 일제시대 통치 구조를 부활시키고 친일파를 대거 등용했다. 1948년 7월 20일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이승만(1875~1965) 역시 미 군정의 통치구조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친일파는 이승만 정권 유지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 임정 세력은 더욱 반발할 수밖에 없었다. 이승만은 정치적 라이벌인 김구 등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서고자 친일파를 처단하기 위한 반민특위 활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했다. 우선 친일경찰의 상징인 노덕술(1899~1968) 등이 독립운동가 겸 살인청부업자 백민태(생몰연대 미상)를 고용해 반민특위 요인들을 암살하려고 했다. 하지만 백민태가 자수해 미수에 그쳤다. 1949년 6월 국회 부의장 김약수(1890~1964)와 노일환(1914~1982), 이문원(1906~1969) 등 진보성향 의원들이 외국군대(미국·소련) 철수와 남북정치회의 개최를 요구하는 평화통일방안 7원칙을 제시했다. 당시 북진통일론을 주장하던 이승만 정부는 “이들이 남조선로동당(남로당) 공작원과 접촉해 정국을 혼란시키려 했다”며 김약수 등을 체포했다. 이것이 ‘국회 프락치사건’이다.이 사건 직후 시민단체 ‘국민계몽회’ 회원 수백명이 반민특위 사무실에 몰려와 “반민특위에서 암약하는 공산당을 숙청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특위에서 서울 중부경찰서에 도움을 청했지만 경찰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특위는 이승만 대통령에게 항의하고 시위 배후로 지목된 서울시 사찰과장 최운하(생몰연대 미상) 등을 반민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그러자 경찰이 반격에 나섰다. 반민특위 사무실을 습격해 특경대원 35명을 체포하고 사무실 서류와 집기도 압수했다. 때맞춰 서울시경 9000여명이 반민특위 간부 교체와 특경대 해산을 요구하며 집단 사표를 제출했다. 이승만은 “경찰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는 현실론을 명분삼아 반민특위 압박을 강화했다. ●반민특위 실패로 친일파가 대한민국 지배세력으로 군림 이 때부터 반민특위 활동은 빠르게 위축됐다. 1949년 7월 법무부 장관에서 돌아온 이인(1896~1979) 의원이 반민법 공소시효 단축을 골자로 하는 정부개정안(반민법 2차개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이 의원은 독립운동가 출신임에도 “민족분열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며 반민특위에 내내 부정적이었다. 결국 김상적 위원장 등 특조위원 전원이 개정안에 반대하며 사임했다.그나마 특조위에서 구심적 역할을 하던 위원들의 사퇴하자 친일 비호세력을 주축으로 새로운 특위가 구성됐다. 이로써 반민특위 활동은 사실상 막을 내렸다. 기소된 친일 인사 가운데 재판을 마무리한 이는 불과 38명으로, 그나마도 전원이 집행유예 등으로 풀려나 실제 처벌받은 반민족행위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친일파 청산에 대한 국민적 염원에도 당시 이승만 정부의 조직적 방해 때문에 반민특위 활동은 실패로 돌아갔다. 이는 2019년까지도 친일세력이 우리 사회의 지배세력으로 군림하는 길을 열어준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4·3 재보궐 선거 노려 극우세력 결집 의도 반민특위 실패는 지금까지도 한국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럼에도 나 대표가 이와 같은 주장을 하는 이유는 다분히 정략적인 계산이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4·3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태극기부대’로 불리는 극우 보수세력의 결집을 노려 ‘트럼프식 막말화법’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선거 승리를 위해 제1야당 원내 대표가 왜곡된 역사관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표를 모으려는 것은 매우 실망스러운 행동이라는 반응이 많다. 민주당은 “나베 경원”(아베 신조 일본 총리 이름에 나경원 원내대표의 이름을 합친 비난) 등으로 나 원내대표를 비난했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이날 대전에서 열린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이런 망언이 계속되고 있기에 한국당을 극우 반민족당이라고 이야기하고, 나 원내대표 이름이 ‘나베 경원이라는 이야기가 계속되는 것 아니냐”며 “이런 이야기를 듣지 않으려면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문정선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나 원내대표가) 괜히 자위대 행사에 참석한 게 아니었다”며 “한국당 국회의원 나경원은 토착왜구란 국민들의 냉소에 스스로 커밍아웃했다”고 했다. 이어 “국민을 분열시킨 것은 반민특위가 아니라 친일파들이었다”며 “실패한 반민특위가 나경원과 같은 국적불명의 괴물을 낳았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반민특위가 이승만 정권의 훼방과 탄압으로 인해 친일부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것이 한국 현대사의 비극임은 누구나 다 잘 아는 사실”이라며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한국당이 친일파의 후예임을 고백한 것과 진배 없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동영상] 2골 1도움으로 1-3 → 4-3 뒤집은 오바메양 ‘블랙팬서’ 세리머니

    [동영상] 2골 1도움으로 1-3 → 4-3 뒤집은 오바메양 ‘블랙팬서’ 세리머니

    후반 27분 자신의 두 번째 골을 넣은 피에르 에머릭 오바메양(아스널)은 골문 뒤에 보관해둔 가방 안에서 뭔가를 꺼낸 뒤 얼굴에 뒤집어 썼다. 영화 ‘블랙팬서’에서 아프리카의 가상 국가 와칸다 왕이 썼던 가면이다. 오바메양은 15일(한국시간) 런던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으로 불러들인 스타드 렌(프랑스)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에 2골 1도움으로 3-0 완승을 혼자 이끌다시피 했다. 전날까지 챔피언스리그 16강전 가운데 네 팀이나 역전 드라마를 쓴 것처럼 아스널 역시 1차전을 1-3으로 내준 뒤 합계 4-3으로 뒤집으며 8강에 진출하는 기쁨을 만끽했다. 그는 경기 뒤 ‘BT 스포츠’와의 인터뷰를 통해 “경기를 결정 지을 두 차례 좋은 기회를 놓쳤다. 그래도 우리가 이겼고 모두가 기쁘고 자랑스러워 한다는 게 중요하다”면서 “날 대변하는 가면이 필요했는데 그게 바로 블랙팬서였다. (조국인) 가봉에서는 우리 대표팀을 ‘표범’이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그가 골 세리머니 때 슈퍼히어로 마스크에 집착하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에서 뛰던 2014년 8월 슈퍼컵 승리를 자축하며 스파이더맨 가면을 썼던 일로 유명하다. 지난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 도중 골을 넣고도 구단 직원과 협력이 안돼 마스크를 찾지 못해 세리머니를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지난 2일 손흥민의 토트넘과 북런던 더비를 앞두고는 레전드 이언 라이트로부터 “헐크 가면을 써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권유를 받고 “곧 어떤 가면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이날 보여준 셈이다. 지난해 1월 아스널로 옮긴 오바메양은 곧바로 주전으로 자리잡아 리그 17골로 세르히오 아구에로(맨체스터 시티·18골)에 이어 득점 공동 2위를 달리며 유로파리그 일곱 경기(선발 5회)에 4골 1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에미레이트 스타디움 홈 경기에 출전한 13경기에서 15개 공격포인트(11골 4도움)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번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홈에서 16골을 뽑아 2011~12시즌 로빈 판페르시(22골)을 추격하고 있다. 또 두 골 이상 뽑은 경기도 여섯 경기나 돼 어떤 다른 프리미어리그 선수보다 많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금요칼럼] 역사의 정원사/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대우교수

    [금요칼럼] 역사의 정원사/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대우교수

    봄이 온다. 싹이 움트기 시작한 나의 정원을 바라보다가 체코 작가 차페크를 떠올렸다. 그는 정원사들의 일상을 빌려 인간의 가슴속에 살아 있는 불멸의 낙관주의를 노래했다. 정원사의 꿈을 노래한 것이다. 이 장미가 내년에 꽃을 피우면 얼마나 멋질까를 생각하고, 10년 정도 지나면 저 가문비나무의 묘목이 얼마나 무성할까를 기대하는 것. 차페크는 정원사의 이런 마음으로, ‘초록 숲 정원’이 인간의 희망이라 주장했다. 한 사람의 역사가로서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한다. 역사가 인간의 희망이라고 말하고 싶다. 비록 구겨지고 초췌해진 역사라도 그것은 미래에 대한 우리의 희망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른바 인간이란 무엇이고 역사란 또 무엇일까. 인간의 특성에 관해서는 진즉부터 여러 가지 말이 있지마는, 무엇보다도 인간은 ‘역사적 존재’이다. 나의 삶은 내 아버지의 삶의 연장선상에 있다. 같은 논리로, 그것은 내 아버지의 아버지의 삶이기도 하고, 내 아들의 삶, 아들의 아들의 삶과도 무관하지 않다. 과거란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사라지고 마는 허무한 것이 아니다. 긍정과 부정, 어떤 의미로든 우리는 역사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역사의 이러한 힘을 실감한 나머지, 그것을 독점하기 위해 온갖 술책을 구사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정치가들이 대표적이다. 때로 그들은 국가권력을 동원해서 역사를 왜곡하고 조작한다. 역사를 움켜쥐면 현실을 쉽게 장악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아마도 현대의 일본 정부일 것이다. 그들은 오래전부터 독도에 대한 자국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명백한 역사 조작이다. 19세기 말까지 일본에서 제작된 30개가량의 동아시아 지도에는 울릉도 일대가 한국 영토로 정확히 표기돼 있다. 1920년대 중반에 간행된 일본지도에서조차 ‘동해’는 여전히 ‘조선해’(朝鮮海)라고 표기될 정도였다. 요컨대 독도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 주장이란 아예 처음부터 어불성설이었다. 독도는 역사적으로 한국 땅인 것이 명명백백하다. 이런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일본 정부는 역사적 사실을 철저히 외면한 채 독도가 자국 소유라는 주장을 그치지 않는다. 큰 틀에서 보면, 역사 왜곡 문제가 독도에 한정되지도 않는다. 하필 일본이란 나라에 국한된 일도 아니다. 국내에도 비슷한 경우가 적지 않다. 억울하기 짝이 없는 ‘제주 4·3 사건’도 그러하고,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바라보는 비뚤어진 시각도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요즘에는 ‘촛불시민혁명’을 왜곡하거나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한 당국의 노력조차 가차 없이 왜곡하는 정치세력이 횡행한다. ‘역사적 존재’로서 우리는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러하지 못하면 이기적인 정치집단이 조작한 거짓 역사가 사회적 분위기를 지배해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그런 점에서 역사란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위력을 가진다. 경계할 일이다. “지나간 시간을 오늘의 삶을 위해 부활시키고, 이미 일어난 사건을 기초로 역사를 만드는 힘. 그 힘에 의해 인간은 비로소 인간이 된다.”(니체, ‘반시대적 고찰’) 니체의 이러한 주장에 나는 십분 공감한다. 과거와 현재는 사물과 그 그림자에 해당한다. 표현을 달리하면, 그것은 곧 씨앗과 열매의 관계이기도 하다. 역사는 현재와 미래의 삶을 역동적으로 만드는 일이므로, 봄을 가꾸는 정원사의 일과 다를 바 없다. 차페크의 정원사에게는 겨울을 이기고 피어날 꽃과 나무가 미래의 희망이었다. 역사적 존재인 인간에게는 내일의 역사가 바로 희망이다. 아픈 기억이라도 외면하지 말자. 역사에 대한 깊은 성찰은, 과거를 멋대로 점령하려는 세력들이 꾸민 음모의 산등성이 너머에 여전히 한 줄기 빛이 존재함을 증명한다.
  • 19일 제주4·3기념사업위 국제심포지엄

    제주4·3 기념사업위원회와 제주4·3 희생자유족회는 오는 19일 제주 KAL호텔에서 ‘국제 인권 기준에서 본 한국의 과거사 청산’ 국제 심포지엄을 연다고 14일 밝혔다. 심포지엄에는 파비앙 살비올리 유엔 진실·정의·배상·재발방지 특별보고관이 참석해 과거사 해결에 대한 국제 기준 및 전환기적 정의 조치에 대한 통합적 접근의 중요성에 대해 발표한다. 안병욱(한국학중앙연구원장) 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이 한국의 민주화와 과거사 정리에 대해 발표한다. 일본군 성노예제, 일제 식민시기 강제동원, 제주4·3을 비롯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 문제가 다뤄진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집주인 국세 체납에 못 받은 보증금 3년간 80억

    집주인 국세 체납에 못 받은 보증금 3년간 80억

    집주인이 세금을 내지 않아 주택이 경매로 넘어가면서 세입자가 돌려받지 못한 임대보증금이 최근 3년 동안 8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입자는 집주인의 세금 체납 여부를 확인할 수는 있지만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14일 한국자산관리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국세 체납으로 주택이 공매 처분된 경우는 총 1008건이며, 이 중 세입자가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한 경우가 373건이다. 이 때문에 최근 3년 동안 세입자가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만 80억원에 달한다. 올해 들어 지난 2월까지 집주인이 세금을 내지 않아 주택이 경매로 넘어간 33건 중 14건에서도 세입자가 보증금(총 3억원)을 돌려받지 못했다. 이렇듯 주택 공매 과정에서 세입자가 보증금을 떼인 비율은 2017년 34.3%에서 지난해 39.8%로 상승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국세를 체납한 집주인은 보증금보다 밀린 세금을 먼저 갚도록 돼 있기 때문에 세입자는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때 집주인의 세금 체납 여부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현재 미납국세열람제도가 도입돼 있지만 임대인의 동의를 받아야 열람이 가능하다. 상대적으로 ‘을’의 위치에 있는 세입자가 이 제도를 이용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미납국세열람제도 이용 실적은 2014년 96건, 2015년 87건 등으로 저조한 상황이다. 박 의원은 “계약 시 집주인의 납세사실증명서를 세입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의무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가습기 피해자 67% ‘만성적 울분’

    가습기 피해자 67% ‘만성적 울분’

    10명 중 3명 ‘중증도 이상 심각한 울분’ 성인 피해자 자살 시도 일반인의 4.5배 100가구 기준 피해액 최대 540억 추산역대 최악의 환경물질 사고인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노출된 피해자들의 정신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3명 중 2명이 ‘만성적 울분’ 상태였고,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중증도 이상의 심각한 울분’ 상태를 보였다. 또 성인 피해자의 자살 시도가 일반인보다 4.5배 높은 것으로 나왔다.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회적참사 특조위)는 14일 서울 중구 특조위 사무실에서 이런 내용의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가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가습기 참사’ 이후 피해가구를 직접 방문해 심층조사한 것은 처음이다. 특조위 의뢰를 받은 한국역학회가 지난해 10월 2일∼12월 20일 피해자로 신청해 판정받은 4127가구(5253명) 중 무작위로 추출한 100가구를 방문해 신체·정신·사회경제·심리적 피해를 조사했다. 이번 조사에서 그동안 알려진 신체적 피해뿐 아니라 심각한 정신 건강 문제가 나타났다. 성인 피해자의 66.6%가 지속되는 만성적 울분 상태를 보였고, 이 중 절반(전체 33.3%)은 ‘외상후 울분장애’(PTED 2.5 이상) 진단 가능성이 있는 중증도 이상의 심각한 울분 상태로 분류됐다. 중증도 이상 울분 비율은 일반인의 2.3배나 됐다. 피해자의 울분은 ‘부당함’, ‘고통스러움’, ‘내가 아니라 세상이 달라져야 한다’는 사회적 울분이었다. 살균제 노출 이후 새로 생긴 성인 피해자의 정신 건강 문제는 우울과 의욕 저하(57.5%), 죄책감과 자책(55.1%), 불안과 긴장(54.3%) 순이었다. 이로 인한 자살 생각(27.6%)과 자살 시도(11.0%) 등이 일반인과 비교해 각각 1.5배, 4.5배 높았다. 아동·청소년의 건강 관련 삶의 질 분석에서 살균제에 노출된 아동·청소년 20.5%는 신체 건강 영역에서 전체 평균의 하위 5퍼센타일(100 가운데 아래서 다섯 번째) 미만에 속했다. 경제적 피해 비용도 상당했다. 피해 100가구 기준으로 125억 8000만~539억 8400만원으로 추산됐다. 한국역학회 김동현(한림대 의대 사회의학 교수) 연구책임자는 “살균제 피해자들이 건강뿐 아니라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자살 시도가 11%에 달하는 것은 예방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창업 뛰어든 청년·노년층 1월 신설 법인 1만개 육박

    창업 뛰어든 청년·노년층 1월 신설 법인 1만개 육박

    청년실업·생활고에 고육지책 분석도지난 1월 신설 법인 수가 1만개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창업 지원의 효과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하지만 취업난과 생활고에 시달리는 젊은층과 노년층의 창업이 유독 많아 막다른 길에서 선택한 탈출구라는 해석도 나온다. 13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신설 법인 동향’에 따르면 1월 신설 법인 수는 9944개였다. 역대 최고인 지난해 1월 1만 41개에 이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업종별로는 도소매업 2025개(20.4%), 제조업 1922개(19.3%), 건설업 1195개(12.0%) 등이었다. 중기부 관계자는 “정부의 창업 지원 사업의 결과로, 특히 청년층이 신설한 법인이 증가했다”면서 “30대의 신설 법인 중 도소매업이 줄고 정보통신업이 많아진 것도 눈에 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젊은층과 노년층이 만든 법인이 크게 늘었다는 점에서 얼어붙은 취업시장 상황을 보여 준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30세 미만과 60세 이상의 신설 법인 수는 1년 전보다 각각 10.3%, 6.9% 증가했다. 반면 40대와 50대가 만든 법인은 각각 4.3%, 2.7% 줄어 대조를 이뤘다. 김진철 중소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청년층의 경우 인터넷 전자상거래 쪽으로 창업을 하거나 부동산 임대·중개업으로 활로는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 연금 제도만으로는 노후를 장담할 수 없는 현실 탓에 60세 이상의 창업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여성 신설 법인은 1년 전보다 1.7% 늘어난 2518개였다. 반면 남성 신설 법인은 1.8% 줄어든 7426개였다. 지역별로는 경기(4.8%·119개), 대전(19.0%·40개), 인천(8.0%·32개) 등을 중심으로 신설 법인이 늘어난 반면 서울에서는 지난해 1월 3082개에서 올해 1월 2987개로 95개 감소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황교안 “5·18 망언자 징계 보선 뒤에”… 또 연기

    황교안 “5·18 망언자 징계 보선 뒤에”… 또 연기

    “경남도당에 집무실… 방 구해 선거 전력”자유한국당이 5·18 망언을 한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에 대한 징계를 4·3 재보궐선거 이후로 미룰 가능성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당 관계자는 13일 “황교안 대표가 당내 여러 의견을 수렴해 망언자 징계를 보궐선거 뒤로 미루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안다”며 “많은 의원이 황 대표에게 지금 징계를 할 경우 다른 당에서 이를 보궐선거에 이용하려 들 수 있으니 선거와 연계되지 않는 자유로운 시점에 논의하는 게 맞는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실제 황 대표는 지난 12일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보궐선거 이후에 징계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황 대표가 망언자 징계 연기에 대한 비판보다 자신의 첫 ‘시험대’가 될 보궐선거에 더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궐선거에서 패하면 취임 초반 당내 장악력은 물론 총선 모드에 돌입하기도 전에 ‘황교안 체제’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이날 재보궐선거대책회의를 열고 “경남도당에 집무실을 차리고 방도 하나 구해 선거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이번 보궐선거는 반드시 압승을 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야 정당이 망언자에 대한 신속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당이 또다시 시간 끌기에 들어가자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황 대표가 망언 의원 징계를 보궐선거 이후에나 논의할 것이라고 밝혀 실망을 주고 있다”며 “황 대표는 미래로 가자고 얘기했지만 애매한 줄타기를 하며 출렁이고 있으니 오래 못 가 바닥에 떨어질 것만 같다”고 지적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안방서 시범경기 못 보니… 평일 낮 야구장 몰려가는 관중들

    안방서 시범경기 못 보니… 평일 낮 야구장 몰려가는 관중들

    스포츠 채널 “적자 방송 불가” 중계 무산 롯데 등 자체 중계… 키움·LG·두산 안 해 초미세먼지에도 고척돔 내야석 가득 차 열혈팬들 유튜브에 실시간으로 올리기도올 시즌 프로야구 KBO리그 10개 구단의 열전이 12일 시범경기로 막을 올렸다. 정규 시즌 개막은 오는 23일이다. 이날 오후 1시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대구), KIA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광주),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고척),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대전),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상동) 등 전국 5개 구장에서 일제히 시범경기 개막전이 열려 야구의 계절을 선언했다. 오는 20일까지 팀당 8경기씩 총 40경기가 이뤄지는 올해 시범경기는 ‘안방 중계’가 무산되면서 새로운 풍경을 연출했다. 그동안 프로야구를 중계해 온 스포츠전문 케이블 채널들은 이날 시범경기 중계를 하지 않았다. KBSN스포츠와 MBC스포츠+, SBS스포츠 3사 측은 시범경기 광고 수주가 사실상 ‘제로’(0)인 상황에서 적자 중계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지난달 KBO리그 유무선 중계권 사업자 선정 탈락에 대한 보복 대응이 아니냐는 시선에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각 구단은 시즌 출발부터 흥행 경고등이 켜지자 곤혹스러워하는 눈치다. 일부는 홈경기에 한해 자체 중계를 한다는 방침이다. 롯데가 이날 공식 유튜브 채널 ‘Giants TV’를 통해 생중계한 NC와 상동구장 경기는 최대 동시 접속자가 8600여명에 달했다. 10개 구단 중 홀로 이날 개막전을 중계한 롯데는 NC를 6-4로 눌렀다. KIA는 13일부터 홈 5연전을 유튜브로 중계하고, kt는 첫 홈경기인 16일 SK전부터 중계할 예정이다. 삼성은 홈경기 중계 여부를 검토 중이다. 올 시즌 KBO 리그에 합류한 키움과 잠실구장 공사로 영향을 받는 LG, 두산은 자체 미디어 중계를 하지 않기로 했다. 경기장을 찾은 열혈 팬들의 야구 열정도 재미를 더했다. 한화-두산전과 삼성-kt전의 경우 팬들이 직접 찍어 유튜브에 실시간 중계 방송으로 인기를 모았다.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이날 키움과 LG 경기가 열린 고척돔에는 5개 구장 중 가장 많은 4016명이 몰려 1, 3루 내야석을 꽉 채웠다. LG를 4-1로 제압한 키움은 올 시즌부터 2번 타자로 나선 ‘거포’ 박병호(33)가 1회말 1사 후 첫 타석에서 솔로 홈런을 때리며 선취점을 냈다. 박병호는 4회말에도 좌전 안타를 치며 이날 2타수 2안타(1홈런) 1볼넷 1타점 2득점의 100% 출루 기록을 보였다.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선발 등판한 각 구단 투수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이날 SK를 4-1로 꺾은 KIA의 새 외국인 투수 제이컵 터너(28)는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최고시속 151㎞의 직구 등을 뿌리며 삼진 3개를 곁들인 무실점으로 강렬한 첫 인상을 남겼다. 키움의 새 좌완 투수 에릭 요키시(30)는 4와3분의2이닝 동안 LG타선으로부터 안타 8개를 맞고도 1점으로 막아 내 박수를 받았다. kt의 새 우완 투수인 윌리엄 쿠에바스(29)는 삼성을 상대한 4와3분의1이닝 동안 홈런 1개 등 안타 9개를 난타당해 6실점으로 무너졌고, 삼성 선발인 윤성환(38)도 3이닝 동안 홈런 4방을 맞으며 6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황교안, 첫 공천 무리수 뒀나

    “여론조사 결과 공개 않고 일방적 발표” 서필언·김동진 예비후보 이의 신청 제기 4·3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경남 통영·고성 지역구에 자유한국당이 황교안 대표의 최측근인 정점식 후보를 지난 11일 공천한 것을 놓고 탈락한 나머지 두 후보가 강력히 반발하는 등 잡음이 일고 있다. 정 후보와 경합했던 서필언·김동진 예비후보는 경선 결과가 나온 직후 공동성명을 통해 “투명한 과정 없이 결과만 발표한 것에 대해 중앙당에 강력한 이의신청서를 접수시켰다”며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당 사무원 집계를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에 의문을 표한다”고 했다. 정 후보는 황 대표와 검찰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 왔다. 한국당에 따르면 이번 경선 방식은 선거인단 여론조사 50%와 일반국민 여론조사 50%를 반영해 합산했다. 여기에 정치 신인의 경우 자기가 받은 점수의 20%를 더하는 ‘정치 신인 가산점’이 더해졌다. 한국당 공관위는 정 후보가 득표율 42.22%로 1위라고 발표했다. 서 후보는 35.03%, 김 후보는 29.80%로 각각 2, 3위에 그쳤다. 당에서 공식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득표 계산대로라면 정치 신인 가산점을 받은 정 후보는 여론 조사에서 33.3%의 지지를 받은 것이 된다. 예비후보들이 불복하는 이유는 경선 결과가 지역 여론과 크게 배치된다는 점이다. 지난 2월 21일 KBS 여론조사 결과는 서 후보 19%, 김 후보 16.3%, 정 후보 7.6%로 나왔지만 불과 17일 만에 결과가 뒤집힌 것을 납득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또 자신들은 지역 발전을 위해 헌신했지만 정 후보는 ‘낙하산’이라고 주장한다. 서 후보는 2013년 행정안전부 1차관에서 물러난 이후 지역에서 계속 활동했고 김 후보는 4, 7, 8대 통영시장을 지냈다. 반면 정 후보는 2017년 대검 공안부장에서 물러난 뒤 서울에서 변호사 생활을 해 왔다. 김 후보는 12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 경선은 경선을 가장한 전략 공천”이라고 성토했다. 서 후보도 “당내 경선에 참가시켜 무소속 출마를 할 수 없게 손발을 묶어 놓고서, 일방적으로 승복하라는 건 지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교통사고死 44.5% 노인… 실버운전 ‘경고등’

    교통사고死 44.5% 노인… 실버운전 ‘경고등’

    이들이 낸 사망사고 비율은 22.3% 경찰, 야간·고속도로 운전 제한 검토지난달 1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호텔 지상주차장 건물 앞에서 유모(96)씨가 몰던 스포츠유틸리티(SUV) 승용차가 후진하다가 이모(30)씨를 치었다. 유씨처럼 나이가 들면서 운전 능력이 다소 떨어진 고령 운전자가 교통사고를 내는 경우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또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노인의 비율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5163만명)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14.3%(738만명)다. 하지만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가운데 고령 인구는 44.5%다. 그만큼 노인들이 교통사고 위험이 크다는 의미다. 아울러 면허소지자 중 노인 비율은 2016년 8%에서 2017년 8.8%, 지난해 9.4%로 해마다 증가했다. 고령 운전자가 낸 교통 사망사고 비율도 2016년 17.7%에서 2017년 20.3%, 지난해 22.3%로 늘어나는 추세다. 고령 운전자가 야기한 교통사고 관련 사망자도 같은 기간 759명(17.7%)에서 843명(22.3%)으로 증가했다. 80세 이상 운전자가 운전 중 사망한 사례도 127명에서 156명으로 늘었다. 경찰청은 고령 운전자의 운전 능력에 따라 조건부 운전을 허용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포함한 ‘중장기 고령자 교통안전 종합대책’을 올해 안으로 마련키로 했다. 경찰은 우선 운전자의 반응 속도가 눈에 띄게 떨어지는 야간이나 차량 속도가 높아 사고가 나면 큰 피해가 우려되는 고속도로에서 고령 운전자의 운전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인지기능 검사와 야간운전 테스트 등을 거쳐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에 한하여 제한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초고령사회에 대비해 맞춤형 면허제도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경찰은 운전면허 갱신 과정에서 기준에 미달한 고령 운전자에게 면허 자진반납을 유도하고, 반납에 따른 교통비 지원 등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고령 운전자 차량에 ‘실버마크’를 부착해 다른 운전자의 배려를 유도하고, 깜박이(방향지시등) 켜기 캠페인을 통해 배려·방어운전 문화 조성에도 나설 방침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부산교육청 추경 1446억원 규모 편성 ...공립유치원 증설 등

    부산시교육청은 추가경정예산안 1446억원을 편성해 부산시의회에 제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에따라 올해 부산교육예산 규모는 이번 추경예산안 1446억원을 포함해 4조3 555억원이다. 시교육청은 이번 추경예산을 공립유치원 신·증설, 학교급식 식당배식 전환, 교원명예퇴직 희망자 전원 수용, 교육공무직원 임금협약에 따른 보수 증액분 반영, 어린이회관 전시물 교체와 시설 보수, 지방교육채 조기상환 등에 초점을 맞춰 편성했다. 이번 추경예산 세입 재원은 교육부의 국가시책사업 추진을 위한 특별교부금 64억원을 비롯해 부산시 법정전입금 2017년 정산분 1000억원과 비법정전입금 10억원, 2018 회계연도 결산에 따른 순세계잉여금 차액분 368억원 등이다. 세출예산안은 부산지역 공립유치원 취원율을 높이기 위한 14개 공립유치원 신·증설비 39억원을 비롯해 올해 상반기 유치원교사 추가 임용시험을 위한 운영비 3억원을 편성했다. 시교육청은 오는 2022년까지 공립유치원 취원율을 40%로 올릴 계획이다. 학교급식 만족도 향상과 급식위생 개선을 위해 현재 교실배식을 하는 13개 학교에 식당 설치비 61억원을 반영했다. 또 지난 1974년 개관한 어린이회관을 과학, 예술, 인문학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자 전시물 교체와 시설 리모델링비 63억원을 편성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와 임금협상을 올해 2월 타결함에 따라 본예산에 반영하지 못한 임금인상분 84억원을 책정했다. 이밖에 교원들의 명예퇴직수당 205억원을 추가로 편성해 8월말 명예퇴직 희망자를 모두 수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난 2월말 명예퇴직자 552명을 비롯해 부산지역에는 올해 명예퇴직을 희망하는 모든 교원이 교직을 떠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교육재정의 건전성을 강화하고자 지방교육채 조기상환재원으로 678억원을 반영했다. 노동인권교육 7000만원,자연친화적인 학교 환경조성에도 1억원을 각각 지원한다. 이번 추경예산안은 오는 3월 18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 부산시의회 임시회에서 교육위원회의 예비심사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29일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8년 지나도 아물지 않는 대지진의 상처들

    8년 지나도 아물지 않는 대지진의 상처들

    이재민 5만여명 아직도 임시숙소 생활 도호쿠 3개 현 주민 64% “심신 괴롭다”100만t 방사능 오염수 처리 ‘최고 난제’미야기, 이와테, 후쿠시마 등 일본 도호쿠 지역 3개 현을 중심으로 1만 5897명이 사망하고 2533명이 실종됐다. 이에 더해 재난에 따른 고통과 질병 및 자살 등으로 3701명이 추가로 목숨을 잃었다. 총 2만 2000여명에 이르는 막대한 인명피해와 천문학적 규모의 재산피해를 냈던 동일본대지진이 11일로 발생 8년을 맞았다.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미야기현 동남쪽 바다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9.0의 지진과 쓰나미(지진해일)는 직접 피해를 본 지역은 물론이고 ‘잃어버린 20년’으로 대표되는 쇠락의 상실감에 허덕이던 일본 사회 전체에 거대한 충격을 몰고 왔다. 최대 20m 높이의 쓰나미가 사람과 육지를 집어삼켰고, 후쿠시마 원전 핵연료가 녹아내리며 폭발이 발생, 방사성 물질이 누출됐다. 인명피해가 가장 컸던 미야기현의 경우 사망 9542명, 실종 1219명, 추가 관련사망 985명 등 전체 인구 200명 중 1명꼴로 목숨을 잃었다. 5만 1778명의 이재민이 8년이 흐른 지금도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정부에서 지어 준 가설주택이나 친척집 등에서 이재민 생활을 하고 있다. NHK가 8년 사이의 인구 변화를 파악한 결과 직접 재해가 닥쳤던 35개 지방자치단체 중 20곳의 인구가 10% 이상 줄어들었고 7곳에서는 20% 이상 감소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9일 이와테현을 방문해 “정부가 하나가 돼 대응하기 위해 부흥청 후속조직을 설치해 모든 힘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복구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피해주민들의 불만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NHK가 도호쿠 3개 현 주민 160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65.6%가 “계획대로 부흥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다. 64.3%는 “대지진에 따른 심신의 영향이 남아 있다”고 답했다.후쿠시마 원전 폐로작업은 극히 지지부진하다. 30~40년 후에나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00만t에 이르는 방사능 오염수 처리는 최고의 난제다. 전력당국은 오염수를 바다에 방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만 일본 내에서는 물론 한국 등에서도 반발하고 있다. 방사능 오염 제거에 사용된 1400만㎥의 오염토 처리도 문제다. 이런 가운데 일본경제연구센터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수습에 적게는 35조엔(약 357조원), 많게는 81조엔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경제산업성이 2016년 발표한 추산액의 최대 4배에 가까운 규모다. 사고 직후 민주당 정권은 ‘원전 제로’ 정책을 선언했지만 2012년 집권한 자민당의 아베 정권은 원전 재가동 정책을 펴고 있다. 지난해에는 2030년까지 원자력이 전체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기존대로 20~22%로 유지하기로 하면서 우려와 반발을 사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한은 “적정수준 외환 보유해야…외국인 국내 투자 과중” 경고

    한은 “적정수준 외환 보유해야…외국인 국내 투자 과중” 경고

    한은 보고서 “해외투자는 변동성 완화에 도움 안 돼”외국인 투자자금은 민감한 시장 변화에 반응해 환율·주가 변동성을 키우기에 시장 안정을 위해선 적정수준의 외환보유액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0일 조사통계월보 2월호의 ‘대외포지션이 외환 및 주식시장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외환·금융시장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충분한 외환보유액을 확보해야 한다는 진단했다. 2월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046억 7396만달러로 세계 8위 규모로 집계됐다. 자산별로 보면 유가증권이 3791억 1000만달러(93.7%)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예치금과 금은 각각 152억 1000만달러(3.8%), 47억 9000만달러(1.2%) 규모였다. 국제통화기금 특별인출권(SDR)은 33억 9000만달러(0.8%), IMF포지션(IMF 회원국이 출자금 납부로 보유하는 교환성 통화를 수시로 찾을 수 있는 권리)은 21억8 000만달러(0.5%)도 있다. 특히 우리나라 대외부채에서 외국인 금융상품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선진국을 앞서는 등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의 총대외부채 대비 포트폴리오 부채 비중은 2017년 말 기준으로 64.3%로, 이는 미국(54.8%), 일본(55.2%), 캐나다(49.1%) 등 선진국보다 상당히 높다. 말레이시아(39.1%), 인도네시아(40.8%), 폴란드(29.4%) 등 신흥국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란 외국인이 국내 주식·채권 등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위험추구 행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 규모가 경쟁국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 포트폴리오투자가 일정 규모 이상 커질 경우 외환·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진다. 외국인의 금융상품 투자자금은 시장 충격에 민감히 반응하며 유출입이 잦기 때문이다. 반면 일정 수준 이상의 외환보유액은 시장 불안이 커진 상황에서 환율·주가 변동성을 줄여 시장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적정 수준의 외환보유액은 한 국가의 지급능력이 안정적이라는 것을 의미해 기업·금융기관의 외화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기 때문이다. 외환보유액은 위기 발생 시 외화 유동성 공급을 통해 시장을 안정시키는 역할도 한다. 또 해외공장 건설 등 내국인의 해외직접투자 자산 증가도 환율 변동성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에 공장을 세우는 등 글로벌 생산체계가 구축되면 기업이 대외 여건 변화 등의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다만 내국인의 포트폴리오투자 자산은 환율 및 주가 변동성을 줄이는 데 기여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기가 발생하면 국내외 금융시장이 함께 충격을 받는 동조화 현상이 나타나 해외투자자산을 팔아도 대외충격을 흡수하는 효과는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외국인 포트폴리오 자산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점을 감안해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해외직접투자를 확대해 경제 효율성을 제고할 필요도 있다”고 제언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아몬드, ‘감정 느끼지 못하는 소년의 성장 이야기’ 영화로도?

    아몬드, ‘감정 느끼지 못하는 소년의 성장 이야기’ 영화로도?

    아몬드가 수출된다. 8일 2017년 제10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받은 손원평의 장편소설 ‘아몬드’가 세계 12개국, 13개 언어권으로 수출된다. 판권 수출국은 언어를 기준으로 미국·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카탈루냐 등 북미·유럽권과 일본·중국·대만·태국·인도네시아·베트남 등 아시아권, 멕시코·이스라엘이다. 출간 2년 된 신인 작가의 장편소설이 2개월 정도의 짧은 기간에 10개국 이상에 동시 수출된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아몬드’의 영어 판권은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배출한 영미권 최대 출판 그룹이자 17개국에 지사를 둔 ‘하퍼콜린스’에 팔렸다. 창비는 국내 문학 판권 에이전시인 KL매니지먼트, 미국의 바바라 지트워 에이전시와 손잡고 ‘아몬드’ 수출을 추진해왔다. 12일부터 열리는 2019 런던 국제도서전에서도 ‘아몬드’를 다양한 언어권에 적극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한편 ‘아몬드’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의 특별한 성장 이야기를 담은 청소년 소설로, 2017년 출간된 뒤 국내에서 25만 부 이상 판매됐다. 영화감독이기도 한 손원평은 ‘아몬드’로 등단해 제주 4·3문학상 수상작 ‘서른의 반격’을 출간했으며, 현재는 송지효·김무열 주연의 영화 ‘도터’(가제)의 각본과 연출을 맡아 촬영 중이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반갑다 파란 하늘…둘레길로 떠나는 봄맞이 여행

    반갑다 파란 하늘…둘레길로 떠나는 봄맞이 여행

    봄기운이 완연한데도 최악의 미세먼지로 나들이하기가 두려웠던 일주일였다. 마침내 연일 숨을 막히게 했던 초미세먼지가 물러나고 주말을 맞아 푸른 하늘이 얼굴을 내밀었다. 창가엔 몽우리 진 노란 산수유와 백목련 등 봄꽃이 꽃망울을 터트릴 준비를 마쳤다. 미세먼지와 추위로 잔뜩 움츠러들었던 겨울의 묵은 먼지를 툭툭 털고 나만의 여유로움을 찾아 봄맞이 여행을 떠나보자. 고즈넉한 시골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의왕 왕송호수공원, 안양 제1경인 망해암 일몰을 볼 수 있는 비봉산, 진달래가 군락을 이루는 군포 수리산은 도시생활의 분주함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기에 충분한 경기 남부의 대표적인 3곳이다.-고즈넉한 시골 정취 만끽하며 걷기 좋은 왕송호 둘레길 옛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왕송호수’는 이른 아침 신비스런 물안개와 호수를 온전히 물들이는 해넘이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의왕 8경 중 하나인 ‘왕송호의 일몰’을 담아내고 있는 호수 위를 노닐고 있는 철새의 모습은 주변의 풍경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그려낸다. 최장길이가 1.5km에 이르는 왕송호(의왕 월암동, 초평동)의 진정한 가치는 아름다운 풍경뿐만 아니라 있는 그대로 보전된 자연환경과 생태에 있다. 주변에 논과 밭, 흙길이 많은 왕송호는 도심에서는 맛볼 수 없는 고즈넉한 시골의 정취를 느낄 수 있어 사색하며 걷기에 더할 나위가 없다. 호수를 따라 도는 둘레길이 조성돼 새로운 걷기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상쾌한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둘레길을 따라 걷다 보면 갈대, 부들, 습지식물, 철새와 곤충 등 다양한 자연과 만나게 된다. 곳곳에 설치된 전망대에 올라서 시시각각 변하는 드넓은 호수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다양한 조류와 어류, 수서곤충, 습지식물 등의 생명체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왕송호는 생태계의 보고다. 수면이 넓어 붕어, 잉어, 가물치 등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고 있다. 천연기념물인 원앙, 청둥오리, 쇠기러기 등 겨울철새 도래지로도 유명하다. 여름철새, 나그네새 등 100여 종에 이르는 철새를 관찰할 수 있어 탐조객과 사진 애호가를 유혹한다. 언 땅이 녹고 새로운 생명이 움트는 봄이 되면 호숫가에는 조개나물과 할미꽃이 만발해 봄의 기운을 흠뻑 느낄 수 있다. 여름철 호수 주변에는 콩배나무와 떡신갈나무가, 제방에는 나비모양의 보라색 꽃을 피우는 활나물, 산과 들에 흔한 솔새 등의 산야초가 군락을 이뤄 자연생태학습장으로 손색이 없다. 호수 주위 4,3km 도는 레일바이크와 길이 450m의 집라인 등 신나고 짜릿한 다양한 레저시설은 왕송호의 또 다른 줄거움이다. 왕송호수 주변에는 자연·생태의 학습장인 ‘자연학습공원’, ‘왕송맑은물처리장’, ‘조류생태과학관’, 우리나라 철도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철도박물관’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 시설들이 있어 아이들이 있는 가족단위 나들이객, 청춘남녀에게 최적의 여행지다. 전철 1호선 의왕역에서 철길을 따라 도보로 20여분이며 갈 수 있다. 왕송호수를 중심으로 주요 고속도로의 부곡, 월암, 동군포, 서수원, 동안산 등 IC가 있어 접근성도 좋다.-안양의 제1경 일몰이 아름다운 비봉산 망해암 산행길 안양예술공원(경기 안양시 석수동)을 사이에 두고 삼성산(480m)과 남쪽으로 마주하고 있는 비봉산(295m) 정상 부근에는 해넘이 풍경이 아름다운 전통사찰 망해암이 있다. 전철 1호선을 타고 관악역에서 안양역으로 향하다 보면 왼쪽으로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 매달 리 듯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곤 하는 언뜻 눈에 띄는 곳이다. 산 정상의 좁은 대지와 절벽을 이용, 서향으로 들어선 망해암에서 바라본 일몰은 안양 8경 중 1경으로 풍광이 매우 아름답다. 화선지에 수묵이 스며 퍼저나가 듯 서쪽 하늘에 낮게 걸린 구름 사이로 퍼져 나온 빛이 온통 만물을 붉게 물들이면 그 풍경은 가히 신비롭다. 가도가도 끝없는 산에 비해 크게 힘들여 오르지 않고도 멋진 풍경을 선사해 주는 편안한 산이다. 망해암에서 20여분 더 올라가면 비봉산 정상에 이른다. 비봉산은 일몰뿐만 아니라 일출을 볼 수 있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몇 해 전 정상에 새로 설치된 전망대에서 서면 사방이 탁 틔어 마음이 상쾌해지고 온갖 잡념이 사라진다. 북동으로 지척에 있는 관악산(632m)과 삼성산이 한눈에 들어오고, 남동으로 안양시를 배경으로 우뚝 솟은 청계산, 바라산, 백운산이 서로 자태를 뽐내며 줄지어 서 있다. 매년 이곳에서 많은 시민이 해맞이, 해넘이를 하며 소망을 기원하는 매우 의미 있는 장소다. 정상부근까지 차 한 대 겨우 지나갈 정도의 도로가 포장돼 20여분이면 승용차로 오를 수 있다. 하지만, 굽이굽이 이어진 길을 따라 걸으며 자연에 묻혀보는 것 또한 즐거움이다. 초반 오르막에 있는 삼성 사와 만 장사, 보덕사 등의 사찰을 둘러 올해 소망을 빌어보고, 도로 옆 샛길로 빠져 숲을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간혹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는 라이더를 만나기도 한다. 맑은 공기 마시며 여유롭게 산을 오르다 보면 어느덧 망해암에 이르고 이마에 맺힌 땀은 봄이 눈앞에 왔음을 느끼게 한다. 1호선 안양역에서 내려 도보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안양천 양명교를 지나 경수대로를 건너면 비봉산 초입에 다다른다. 안일교를 건너 대림대학을 거쳐 오르는 길도 있다. 비봉산 정산까지 오르는 길이 여러 갈래가 있지만 정상부근까지 포장된 임곡로를 따라가며 가파르지 않아 1시간 정도면 오를 수 있다. 안양예술공원에서 오르는 것도 또 하나의 방법이다.-진달래가 군락을 이룬 수리산 산행 진달래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수리산은 봄이 오면 온통 붉게 물든다. 최고봉 태을(489m)을 중심으로 슬기(469m), 관모(426m), 수암(395m) 등 주봉이 동서를 이루며 평지에서 갑자기 솟아올라 우뚝 서 자태를 겨루고 있다. 군포, 안양, 안산시 3개시의 경계를 가르는 수리산은 도심 한복판에 버티고 서 지형적으로 안정감과 방향감을 주며 주변 도시를 포근히 감싸 안고 있다. 규모가 크고 붕우리가 많은 수리산은 능선이 여러 갈래로 굽이쳐 산세가 수려하다. 전망이 좋고 소래포구와 송도까지 바라볼 수도 있어 산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수도권에서 전철을 타고 다녀올 수 있는 산행코스 중 하나로 코레일이 추천할 정도로 접근성이 좋다. 진달래와 철쭉이 만개하는 3~4월이면 4호선 수리산역과 경부선 명학역은 봄의 정취를 즐기려는 산객으로 붐빈다. 여러 갈래의 산행길이 있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용진사 입구(군포중앙도서관)에서 성불사, 임간교실을 거쳐 슬기봉까지 가는 산행길은 1시간으로 하산까지 2시간이면 가능하다. 산행길이 너무 짧아 성에 안 차며 수리산역에서 임도5거리, 주봉을 거쳐 수리약수터로 내려오는 4시간 30여분이 소요되는 등산길도 있다. 정상까지 오르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군포시 수릿길을 걷는 것도 좋다. 수릿길은 ‘수리산 둘레길’, ‘수리산 임도길’, ‘자연마을 길’, ‘도심테마길’ 4개를 주제로 이뤄진 다양한 코스가 있다. 산자락에 조성된 수리산 둘레길과 수리산 임도길의 풍경소리길과 구름산책길, 바람고개길은 울창한 송림과 산림욕장 등의 편의 시설을 갖춰 여유롭게 봄기운을 느끼며 걷기에 좋다. 수리산과 철쭉공원을 잇는 인근 초막골생태공원도 산에 오르지 않고 산책하기에 매우 편한 곳이다. 글·사진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지난해 해외직접투자 498억 달러로 4년째 증가…역대 최고치 경신

    지난해 해외직접투자가 반도체 업계의 인수·합병(M&A) 등의 영향으로 4년째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지난해 제조업의 해외직접투자는 92.7% 늘어 국내 제조업 생산시설이 대거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8일 발표한 ‘2018년 연간 및 4분기 해외직접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직접투자는 전년(446억 달러)보다 11.6% 늘어난 497억 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80년 이후 가장 큰 액수다. 해외직접투자는 2015년에 전년 대비 6.3% 증가세로 전환한 뒤 2016년 30.4%, 2017년 12.6%, 지난해 11.6%로 4년 연속 증가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이 32.9%로 가장 컸다. 특히 제조업은 163억 7000만 달러로 전년(85억 달러)보다 92.7%나 증가했다. 금액과 증가율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어 금융 및 보험업(32.6%), 부동산업(10.2%), 도매 및 소매업(4.9%), 광업(4.3%) 순이었다. 지난해 해외직접투자가 제조업을 중심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주요 요인으로는 반도체 업계를 중심으로 한 M&A 영향으로 분석된다. 작년 6월 SK하이닉스는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를 ‘한미일 연합’으로 약 4조원에 인수했다. SK하이닉스가 대금을 케이만군도에 있는 특수목적회사(SPC)에 송금하면서 투자액수가 커졌다. 지역별 비중은 아시아가 34.1%로 가장 컸다. 이어 유럽(23.5%), 북미(22.8%), 중남미(16.3%), 중동(1.7%), 대양주(1.3%),아프리카(0.3%) 등이 뒤를 이었다. 국가별로는 미국(21.7%) 투자가 가장 컸다. 이어 케이만군도(12.4%), 중국(9.6%), 홍콩(7.0%), 베트남(6.4%)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4분기 해외직접투자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7% 증가한 132억 3000만 달러(약 14조 9216억원)로 집계됐다. 4분기 해외직접투자가 전년보다 크게 늘어난 이유는 국내 금융사의 해외 직접투자 규모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종별 비중은 금융 및 보험업(36.8%)에서 가장 컸다. 금융 및 보험업은 48억 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같은기간보다 51.3% 늘었고 부동산업은 11억 5000만달러로 33.1% 늘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자신이나 가족이 불치병이면…90% “안락사 의향”

    자신이나 가족이 불치병이면…90% “안락사 의향”

    국민 80%가 안락사 찬성에 손을 든 건 그만큼 지금의 한국에선 존엄한 죽음을 맞기 어렵다는 방증이다. 생명유지 장치를 주렁주렁 매달고 고통 속에서 삶을 연장하는 것보다는 짧지만 평온한 죽음을 맞는 게 오히려 바람직하다는 목소리가 컸다. 안락사 찬성 응답을 세부적으로 보면 남성(88.1%)이 여성(73.3%)보다 더 적극적이었다. 연령별로는 20대(91.5%)와 50대(83.8%), 60대 이상(79.9%)에서 많은 응답이 나왔다. 종교에선 불교(84.3%)에서 많은 찬성이 나왔고, 천주교(75.1%)와 기독교(71.6%)도 과반을 훌쩍 넘겼다. 인간 생명을 절대적 가치로 존중하는 천주교와 기독교는 안락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그럼에도 찬성이 많은 건 평온한 죽음에 대한 바람이 종교적 신념을 뛰어넘는다는 걸 보여 준다.단순히 안락사 찬성에 그치지 않고 자신이나 가족이 불치병에 걸렸을 경우 실제로 안락사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도 압도적이었다. 73.2%는 자신과 가족 모두 안락사를 택하겠다고 했다. 자신은 안락사하되 가족에게는 시행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13.6%였다. 자신은 안락사하지 않고 가족에게만 시행하겠다(3.4%)는 응답까지 합치면 90.2%가 자신 또는 가족의 안락사를 허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영국 싱크탱크 이코노미스트연구소(EIU)는 임종을 앞둔 환자의 통증과 가족의 심리적 고통을 덜어 주는 의료 시스템 발달 정도를 평가하는 ‘죽음의 질 지수’를 개발했고, 2015년 80개국을 대상으로 순위를 매겼다. 한국은 16위에 그쳐 유럽과 오세아니아 선진국은 물론 대만(6위), 싱가포르(12위), 일본(14위) 등 아시아 주요국보다 뒤졌다.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의료기술과 건강보험 제도를 갖춘 국가로 평가받는 걸 감안하면 ‘한국인의 죽음’은 그다지 평온하지 않다. 이런 현실은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다. ‘한국이 죽음을 엄숙하고 존엄하게 맞을 여건을 갖춘 사회인가’라는 질문에 부정(67.0%)이 긍정(20.9%)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치료비와 간병 부담이 너무 크고(32.6%), 임종 직전까지 극심한 고통(23.7%)에 시달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우리나라가 모르핀 등 마약성 진통제 처방이 세계 최저 수준인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만성통증 환자는 비(非)마약성 진통제로는 한계가 있어 마약성 진통제를 쓸 필요가 있다. 하지만 환자는 마약이라는 어감 탓에 중독성이 있을 것이란 잘못된 편견을 갖고 있고, 의료진도 책임지는 걸 우려해 처방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한국인의 죽음’과 연상이 잘 되는 단어를 골라 달라는 질문에선 죽음을 바라보는 다양한 감정이 엿보였다. 고독(67.6%)-유대(32.4%), 불안(63.4%)-평안(36.6%), 종결(63.3%)-연속(36.7%) 중에선 부정적인 어휘 선택이 대다수였다. 특히 20대 젊은층과 미혼·이혼 등 배우자가 없는 경우 부정적인 어휘 선택 비율이 높았다. 을지대 장례지도학과 교수를 지낸 황규성 한국엠바밍 대표는 “죽음이라는 단어가 주는 불안은 인간 본성에 내재돼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고독이란 단어 선택이 많은 건 현대사회가 주는 단절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죽음에 대한 수용(71.6%)이 거부(28.4%)보다 3배 가까이 많은 게 눈에 띈다. 죽음이 두렵고 무섭긴 한 것이지만 피할 수 없는 만큼 당당하게 맞이하겠다는 것이다. 보살핌(71.4%)도 방치(28.6%)보다 많은 선택을 받았다. 물질만능주의와 핵가족화 속에서도 가족애(愛)가 뿌리 깊게 남아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한 요건으로는 ▲가족 등 주변에 부담 주지 않고(48.4%) ▲임종 순간을 스스로 결정하며(18.7%) ▲고통을 느끼지 않는 게(18.4%) 꼽혔다. 소수이긴 하지만 안락사를 반대(11.4%)하는 목소리도 존재했다. 이들은 ‘경제적 이유로 안락사에 내몰리거나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41.6%)고 우려했다. ‘생명 경시 풍조가 만연’(31.1%)하고, ‘환자의 회복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15.4%)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여론조사를 수행한 김대진 조원씨앤아이 대표는 “과거에는 존엄사와 안락사가 살인 또는 자살과 같은 개념으로 인식됐지만, 이번 조사 결과 국민들의 생각이 변했다는 게 나타났다”며 “젊은층은 삶과 죽음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주체적 시각, 노년층은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싶다는 이유로 선택적 죽음을 받아들이려는 경향이 보인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공공의창’은 2016년 출범한 ‘공공의창’은 리얼미터·리서치뷰·우리리서치·리서치DNA·조원씨앤아이·코리아스픽스·타임리서치·한국여론연구소·한국사회여론연구소·피플네트웍스리서치·서던포스트·세종리서치·소상공인연구소·지방자치데이터연구소 등 14개 여론조사 및 데이터분석 민간기관이 모인 비영리공공조사네트워크다. 공공의창은 ‘우리 사회를 투명하게 반영할 수 있는 조사, 정부정책이 국민입장에서 제시되고, 시민의 자유와 공동체를 강화할 수 있는 조사를 해야 한다’는 데에 뜻을 모으고 출범했다. 정부나 기업의 의뢰를 받지 않고, 비용은 십시일반 자체 조달해 매달 1회 ‘의뢰자 없는’ 공공조사를 실시해 발표하고 있다.
  • 환자 59% “적극적 안락사 찬성” vs 법조 78%·의료 60% “허용 반대”

    환자 59% “적극적 안락사 찬성” vs 법조 78%·의료 60% “허용 반대”

    안락사 이슈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환자와 의료인, 법조인은 각각 소극적 수준의 허용은 찬성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인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 사람의 생명을 억지로 연장시키기보다는 편안한 영면을 유도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치명적인 약물을 직접 주입하는 적극적 안락사에 대해선 환자 측은 찬성, 의료·법조계는 반대로 의견이 갈리며 팽팽하게 맞섰다. 서울신문은 지난달 한국환자단체연합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사법연수원에 의뢰해 안락사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암 등 각종 난치병에 걸린 환자 또는 그의 가족(이하 환자) 544명, 전국 병원에서 수료 중인 전공의(레지던트·인턴) 183명, 사법시험 합격자인 사법연수원생 64명 등 총 791명이 응했다. 안락사 법적 허용 찬반을 물은 결과 88.5%가 소극적 안락사에 대해 찬성표를 던졌다. 연수원생(95.3%)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고, 전공의(88.6%)와 환자(87.7%)도 압도적으로 찬성이 많았다. ‘소극적 안락사 허용이 윤리적으로 정당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도 75.4%가 그렇다고 답했다. 연수원생(87.3%)과 환자(74.3%), 전공의(73.9%) 모두 과반을 넘었다. 안락사는 사람의 죽음을 ‘인위적’으로 앞당긴다는 점에서 지난해부터 우리나라에서 허용된 존엄사(연명의료결정법)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개념이다. 존엄사는 인공호흡기 등 연명의료를 중단해 자연사를 유도할 뿐 의도적으로 생명을 단축하거나 끊지는 않는다. 안락사는 또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영양이나 수액 공급 등을 중단하는 소극적 개념과 의료인이 직접 약물을 투여하는 적극적 개념으로 나뉜다. 이번 조사에서 환자와 전공의, 연수원생은 자신 또는 가족에게 안락사를 실제로 시행할 뜻이 있음을 밝혔다. 자신이 회생 불가능한 불치병으로 고통받는다면 안락사를 선택하겠다는 응답은 무려 91.1%에 달했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소극적 안락사는 목숨을 끊는다기보다는 인생에서 무의미한 시간을 줄인다는 인식이 강해 찬성 여론도 높은 편”이라면서 “다만 안락사를 논할 때는 치료비나 가족의 간병 부담 때문에 원치 않는 죽음을 선택하는 걸 예방하는 장치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적극적 안락사는 찬반이 엇갈렸다. 환자(58.7%)는 과반이 적극적 안락사 법적 허용을 찬성했다. ▲고통을 덜어 줄 수 있고(56.9%) ▲죽음 선택도 인간의 권리이며(20.8%) ▲회생 불가능한 병에 대한 치료는 무의미하다(14.9%)는 것이다. 반면 연수원생(78.1%)과 전공의(60.2%)는 반대 목소리가 컸다. 적극적 안락사를 도입한다면 ▲생명경시 풍조가 만연하고(연수원생 56.0%, 전공의 53.3%) ▲환자가 경제적 부담 등으로 강요된 죽음을 선택할 것(연수원생 24.0%, 전공의 17.4%)이라는 걱정이 많았다. 윤영호 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환자는 당사자의 시각에서 안락사를 바라보지만, 의료인과 법조인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제3자의 관점을 갖기 때문에 생각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 시행 중인 존엄사가 인간의 품위 있는 죽음에 역할을 했다는 공통적인 평가가 내려진 뒤에야 다음 단계인 안락사 논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살 올라 되게 맛난 대게 뱃속에 동해를 품었네

    살 올라 되게 맛난 대게 뱃속에 동해를 품었네

    봄철 맛 기행의 1번지는 동해안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만물이 꼬물꼬물 기지개를 겨는 요즘 경북 포항에서 영덕, 울진으로 북상하는 7번 국도는 차량들로 북적인다. 대게 철을 맞아 전국의 식객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도로변에는 대게축제 깃발들이 줄지어 펄럭이며 식객들을 맞고, 포구엔 대게 찌는 냄새로 진동한다. 그야말로 대게 세상이다. ‘소는 한 마리 다 먹어도 흔적이 안 남지만, 대게는 작은 놈 한 마리만 먹어도 숨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특유의 담백한 맛도 일품이지만, 멀리서도 느낄 수 있을 만큼 향기가 진하고 오래간다는 뜻이다. ●영덕·울진, 전국 생산량 80% 이상 차지 크다는 뜻이 아니라 8개의 다릿마디가 마른 대나무처럼 쭉 뻗었다는 의미로 붙여졌다는 대게는 동해안에서 11월부터 5월까지 잡을 수 있다. 최대 대게 산지는 포항 구룡포를 비롯해 영덕, 울진 등 경북 동해안이다. 전국 대게 생산량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7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지역에서 잡은 대게는 수협 위판과 개인 판매를 합쳐 1768t(421억원어치)이다. 위판량은 영덕이 822t(190억원어치)으로 가장 많다. 포항 687t(139억원), 울진 596t(116억원) 등이다. 대게가 한창 맛있을 때는 살이 차기 시작하는 설 무렵부터 3월까지다. 사실 대게는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인지도가 낮았다. 그러다 1997년 MBC 주말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 방영을 통해 대게 열풍이 불었다. 드라마가 영덕 강구항을 중심으로 촬영되면서 대게가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대게 중에는 울진군과 영덕군 사이 앞바다에서 잡힌 것을 최고로 친다. 이유는 울진 후포항에서 20여㎞ 떨어진 수중 암초인 ‘왕돌초’에 있다. 왕돌초는 영덕과 울진 사이에 걸쳐 있는데, 현지에선 ‘왕돌짬’이라 부른다. 수심 200~400m에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데다 연중 기온도 2~3도로 대게가 살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수중 암초 ‘왕돌초’에서 잡혀야 제맛 왕돌짬 인근에서 울진 배가 잡으면 울진대게가 되고, 영덕 어민이 잡으면 영덕대게가 된다. 그런데 식객들은 울진대게보다 영덕대게를 진짜 대게로 생각한다. 그래서 가격도 영덕대게가 더 비싸다. 두 지자체는 1995년부터 임금님 수라상에 진상하던 대게 ‘원조’ 감투를 놓고 다투고 있다. 심지어 한때는 대게 이름을 둘러싸고 법정 싸움까지 벌였지만 결론은 무승부였다. 그러나 지자체 간 다툼은 결과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냈다. 울진군은 해마다 2월 말 전후, 영덕은 3월에 대게 축제를 열어 관광객 수십만명씩을 불러 모은다. 울진군은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3일까지 4일간 후포항에서 ‘울진대게와 붉은대게 축제’를 개최해 관광객 42만명을 유치했다. 영덕군은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4일간 강구항 일원에서 영덕대게축제를 연다. 제22회째다. 동해안의 최고 먹거리 축제로 꼽히는 영덕대게축제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축제 관련 정책토론회에서 공개된 설문조사 결과 85개 축제 응답자의 24.3%가 참가 희망축제로 꼽아 1위에 올랐으며, ‘가장 인상 깊은 축제’ 부분에서도 화천산천어축제(32.3%)에 이어 2위(26.3%)를 차지할 정도다. ‘천년사랑 왕의 대게’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영덕 축산면 경정2리 원조대게마을인 차유마을에서 축제 성공지원제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영덕대게축제 21~24일 나흘간 열려 축제는 매년 관광객들 사랑을 받는 ‘황금대게 낚시’, ‘황금대게 밤낚시’, ‘대게 싣고 달리기’, ‘영덕 박달대게 경매’, ‘어린이 대게 잡이’ 등 5대 체험행사 위주로 꾸며졌다. 또 ‘영덕 판타지- 왕의 대게, 빛이 되다’라는 주제 공연과 대게문화공연(월월이청청, 천하제일 꾀쟁이 방학중 등), 인간장기대회, 풍물놀이 공연, 영덕대게 퓨전요리 품평회, 경북색소폰오케스트라 공연 등 다양한 공연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다. 배가 든든해야 축제도 즐거운 법이다. 강구항에는 대게 상가가 250여개 몰려 있다. 상가마다 대게를 찌는 찜통에서 뿜어져 나오는 희뿌연 김과 냄새는 침샘을 자극한다. 영덕대게는 각종 아미노산과 미네랄이 풍부하고 특유의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2010년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만찬장에 올랐으며, 2011년 농업진흥청 151개 시군 인지도 조사 특산물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최상품 박달대게 몸값만 ㎏당 20만원 영덕대게 중에서도 최상품은 박달대게다. ㎏당 몸값이 20만원 선이다. 살이 꽉 차 박달나무처럼 단단하다 해서 이름 붙여진 박달대게는 맛과 향이 단연 뛰어나다. 대게는 식당에서 사 먹어도 되고, 아니면 대게를 구매한 후 커다란 찜기에 통째로 넣어 쪄 주는 가게로 가져가 먹어도 된다. 대게는 특별한 요리법이 필요 없다. 산지에서 신선한 놈을 바로 구입해 쪄 먹는 맛이 최상이다. 대게는 크기와 속살이 찬 정도에 따라 상·중·하품으로 나뉜다. 가격은 대부분 시세이다. 흥정할 때 꼭 다리를 살짝 만져 보고 살이 찼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잡은 지 얼마나 됐는지, 살이 얼마나 찼는지가 맛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수족관에 오래 둔 것이라면 당연히 살이 빠진다. 크더라도 먹을 게 없는 ‘물게’가 되고 만다. 이희진 영덕군수는 “영덕대게는 고려 태조 왕건이 맛을 보고 간 후 꾸준히 임금님 상에 진상됐을 정도로 천년의 맛을 자랑한다. 이런 대게의 진미를 즐기기에는 요즘이 적기”라며 “축제에 오면 영덕의 자랑인 대게를 맛보고 푸른 동해와 복사꽃을 구경하며 온 가족이 힐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덕·울진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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