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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0대 치매 노인 지킨 ‘백구 이야기’, 외신들도 감동했다

    90대 치매 노인 지킨 ‘백구 이야기’, 외신들도 감동했다

    CNN, 뉴스위크 등 외신 반려견 백구 보도“개가 왜 사람의 가장 친한 친구인지 알아” 홀로 논바닥에 있었던 90대 치매 할머니 곁을 지켜 대한민국 첫 ‘명예 119구조견’이 된 백구(견령 4년)의 이야기가 미국에도 전해졌다. CNN은 8일(현지시간) 백구의 소식을 전하며 “용기 있는 4살짜리 백구를 통해 왜 개가 사람의 가장 친한 친구인지, 그 이유를 알았다”고 보도했다. 백구의 이야기는 국내 언론이 며칠 전 전한 것과 같다. 충남 홍성군 서부면 송촌마을에 사는 김모(93)씨는 지난달 25일 새벽 집을 나섰다가 연락이 끊겼다. 비를 맞으며 걷다가 논바닥 물속으로 쓰러진 것이다. 김씨 가족에게서 실종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생체온도반응탐지 드론을 띄워 인근을 수색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김씨의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생체온도가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곁을 지키던 반려견 백구의 체온이 이튿날 오후 감지됐고, 김씨는 무사히 구조될 수 있었다. 김씨는 구급차를 이용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현재는 건강을 회복했다. 경찰은 비가 내리는 속에서도 90대 노인이 40여시간 동안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백구가 곁을 지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후 홍성소방서는 백구를 명예 구조견으로 임명됐고, 8급 공무원에 상당하는 소방교 계급도 부여했다. 이날 뉴스위크도 “백구가 실종 노인의 생명을 구한 후 한국 최초로 명예 구조견에 임명됐다”고 보도했고, 보스턴 지역언론인 WCVB도 CNN을 인용해 관련 소식을 전했다.
  • 쓰러진 할머니 추울까 40시간 몸 비비며 지킨 백구[김유민의 노견일기]

    쓰러진 할머니 추울까 40시간 몸 비비며 지킨 백구[김유민의 노견일기]

    백구의 나이는 4살. 유기견으로 떠돌다 큰 개에게 물려 사경을 헤맸던 백구에게 할머니는 가족이 돼주었다. 반려견이 죽고 상심한 할머니를 백구는 잘 따랐고, 치매를 앓던 할머니는 백구의 재롱에 하루하루 기력을 되찾았다.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달 24일에도 백구는 여느 날처럼 김모(93) 할머니를 따라나섰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인근 축사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모습이 마지막이었다. 할머니가 보이지 않자 심금순(65)씨 등 할머니 가족은 경찰에 실종신고를 하고 마을 주민들과 수색에 나섰지만 이틀째 할머니를 찾지 못했다. 고령에 지병을 앓는 할머니를 빗속에서 찾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경찰은 마지막 수단으로 열화상 탐지용 드론을 띄웠다. 기적처럼 백구의 생체 신호가 드론에 잡혔다. 백구가 논두렁에 쓰러진 할머니 곁을 떠나지 않고 40시간 내내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발견 당시 백구는 할머니 품속에서 몸을 계속 비비고 있었고, 할머니는 극심한 저체온증을 막고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양승조 충남지사는 6일 홍성소방서에서 백구를 전국 첫 명예119구조견으로 임명했다. 백구에게는 ‘충남 1호 명예 119구조견 백구’라고 쓰인 명패가 달린 개집과 사료·목줄·꽃다발 등이 수여됐다. 임용장과 함께 ‘명예소방교’(소방사보다 1단계 상위 계급) 액자도 전달됐다. 이 소식을 CNN은 ‘주인의 생명을 구한 견공이 한국 최초 명예 구조견으로 선정됐다’는 제목의 기사로 전하며 “용감한 4살짜리 견공 백구는 개가 사람의 가장 친한 친구인 이유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라고 소개했다. 심금순씨는 “유독 어머니를 잘 따랐던 백구가 어머니를 살렸다. 너무 고맙다. 백구를 자식처럼 키우겠다”고 다짐했다.한국에서는 해마다 10만 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여러분에게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반려인들의 사진과 사연,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동물의 이야기들은 y_mint@naver.com 로 보내주세요. 진심을 다해 쓰겠습니다.
  • 어릴 때부터 가정폭력 시달리다 끝내 父 살해한 40대…감형 이유

    어릴 때부터 가정폭력 시달리다 끝내 父 살해한 40대…감형 이유

    어린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아버지를 살해한 40대가 2심에서 감형받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6-2부(부장 정총령 조은래 김용하)는 존속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47)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8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월 서울 노원구의 주택에서 79세 아버지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아버지와 술을 마시면서 어머니의 죽음에 관해 언쟁을 벌이다 아버지가 먼저 A씨의 뺨을 때리자 화가 나 범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2심 재판부는 “유족 모두가 수사 과정에서부터 피고인을 용서하고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며 “원심이 선고한 형은 일부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에게 지속적으로 가정폭력을 당했는데도 정기적으로 아버지의 집을 방문하며 보살폈던 점, 범행 직후 119에 신고하고 경찰관을 범행 현장으로 스스로 데려간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A씨는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 여러 차례 반성문을 제출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생명 침해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고 고령의 부친을 상대로 범행했다는 점에서 엄중한 형 선고가 맞다고 본다”며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 “전세대출 제한, 당분간 없다”… 실수요자 반발에 물러선 당국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자 전세대출 제한까지 검토하던 금융 당국이 8일 ‘확정된 게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계속된 대출 규제에 실수요자들의 반발이 빗발치자 한발 물러선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급증한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해 면밀히 동향을 점검, 관리하고 있다”면서 “전세대출 등 실수요와 서민·취약계층의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전세대출 제한은 당분간 검토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앞서 금융 당국은 전방위적 대출 규제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가팔라지자 그동안 실수요자의 영역이라 손대지 않았던 전세대출 제한까지 검토에 들어갔다. 전셋값이 급등하자 대출 규모 자체가 늘어난 영향이 크지만 일부는 실수요가 아닌 투자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지난달 기준 5대 시중은행인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전세대출은 119조 9670억원으로 지난해 말(105조 2172억원) 대비 8개월 만에 14.0%나 증가했다. 더불어 실수요 대출인 집단대출, 정책모기지 대출 한도까지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러한 내용이 알려지자 부동산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반발 여론이 들끓었다. 인터넷 부동산카페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전셋값이 폭등했는데 전세대출을 막으면 이제는 월세만 살라는 이야기냐”, “대출이 치솟는 원인을 해결해야지 땜빵식 처방은 아무 의미 없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연말 전세 만기를 앞둔 30대 임모씨는 “집값이 두 배 이상 뛰었는데 대출 증가는 당연한 것 아니냐”면서 “정부가 집값을 올려놓고 서민들만 옥죄고 있다”고 비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출 총량 같은 부분은 금리를 통해 조정하는 게 맞다”면서도 “가계대출 중단 또는 이와 유사한 형태의 규제는 바람직하지 않다. 개인의 신용도와 소득을 엄격히 적용하되 실수요자가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시간이 비켜 간 사이 청춘이 움트다

    시간이 비켜 간 사이 청춘이 움트다

    시간이 자라처럼 느리게 가는 도시가 있다. 충북 청주다. 이 도시에선 시간이 왜곡돼 흐르는 듯하다. 영화 ‘인터스텔라’ 속 밀러 행성처럼 말이다. 이 행성에선 1시간이 지구의 7년과 같다지. 어쩌면 이 도시에서 불과 몇 시간을 보냈는데도, 도시 밖에서는 벌써 수십년의 시간이 아주 바삐 흘러갔을지도 모른다. 청주는 다른 지역들과 달리 ‘원도심’이라 할 만한 곳이 많지 않다. 하긴 시간이 더디게 흐르니 옛것이 그리 낡아 보일 리도 없을 터다. 한데 도드라진 여행지는 없어도 다녀온 이들마다 편안하고 좋은 곳이라며 엄지손가락을 곧추세우는 곳이 청주이기도 하다. 이제 전하려는 건 그 무색무취의 도시 안쪽에서 길어 올린 풍경들의 이야기다.무서움은 종종 낯섦에서 시작된다. 어딘가 다른 모습, 익숙하지 않은 형태와 마주할 때 본능적으로 경계가 시작된다. ‘탑동양관’의 건물들을 마주할 때 느낌이 딱 그랬다. 우리 전통 기와를 올린 적벽돌의 서양풍 건물은 대낮인데도 어딘가 기이한 느낌을 안겼다. 저 단단한 적벽돌집 지하실 어디선가 프랑켄슈타인이 만들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뭐, 그만큼 이질적이고 독특했다는 뜻이다. 과장은 좀 보탰지만. 탑동양관은 ‘탑동에 있는 서양식 건물’이란 뜻이다. 일제강점기인 1911년부터 1932년(시초에 대한 기록이 저마다 달라 청주 역사 책자를 기준으로 삼았다)까지 세워진 여섯 채의 건물이 탑동 언덕에 일렬로 늘어서 있다. 국내 어디서도 이런 형태의 경관은 마주한 기억이 없는 듯하다. 건물을 지은 이들은 미국의 북장로교 선교사들이다. 한국명 ‘민노아’(프레드릭 S 밀러) 등이 청주 외곽의 구릉지대에 정착하면서 숙소와 병원 등으로 쓰기 위해 지었다. 당시 듣도 보도 못했던 유리, 스팀 보일러, 수세식 변기 등의 건축 재료들이 건물 신축에 쓰였다. 탑동양관을 비롯한 선교촌의 당시 면적은 얼추 5만평에 달했다고 한다. 건물은 저마다 개성이 있다. 전통과 양식이 혼재된 건축물이란 공통점만 제외하면, 입구부터 처마까지 다 다르다. 건물은 할리우드 ‘로코’ 영화의 배경으로 쓰일 법한 몸체에 전통 기와가 얹혀진 형태다. 팔작이나 우진각 등의 한옥 지붕이 경계면에 약간의 변형만 준 것과 달리, 이 양관들은 지붕 가운데 기와를 여러 개의 처마처럼 겹쳐 놓거나, 세우는 등 다양하게 멋을 냈다. 청주 사람들조차 탑동양관을 모르는 이가 태반이다. 여학교 안에 있어서다. 졸업생 등 일부 외엔 탑동양관의 존재 자체를 몰랐을 것이고, 설령 알았다 해도 겁 없이 여학교 교정을 드나들 이는 아마 없었지 싶다. 탑동양관을 둘러싼 일신여중·고교 역시 선교를 위해 세운 ‘미션스쿨’이다. 다만 연혁은 탑동양관보다 짧다. 탑동양관은 모두 6개동이다. 이 가운데 후문 밖의 1호 양관은 개인에게 팔렸고, 2호는 충북노회 등의 사무실로 쓰이고 있다. ‘덕혜옹주’ 등의 영화와 드라마 등이 양관 2호에서 촬영됐다. 학교 안에 있는 건 3호~6호다. 1호를 제외하면 모두 돌아볼 수 있다. 주변 건물에 올라가 보면 탑동양관이 처한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아파트를 앞세운 도시화 물결은 이미 학교 담장 옆까지 밀려들었다. 풍선처럼 부풀어오르는 개발 욕망의 틈바구니에 낡은 문화재가 옹색하게 낀 모양새다. 일신여중·고처럼 ‘미션스쿨’이었던 인근의 세광중·고교는 진작에 도시 외곽으로 밀려났다.다행히 옛 건물은 학생들 사이에서 아직 숨을 쉬고 있다. 교목실, 다도실, 상담실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여학교 교정에 있다 보니 잘못 얼쩡댔다간 ‘경을 칠’ 수 있다. 등하교 전이나 주말 등 여학생들이 교내에 없는 동안에 학교 측의 양해를 얻어 들여다봐야 한다. 모든 게 느린 청주지만 빛의 속도로 사라진 것도 있다. 영화관이다. 서울에선 전통의 영화관 폐관 소식이 최근에야 관심을 끌었지만, 청주에선 이미 수십년 전에 벌어진 일이다. 복합상영관의 출현 때문은 아니었다. 공룡 멸종처럼 원인 불명인 채 한순간에 사라졌다. 청주엔 영화관이 많았다. 예나 지금이나 중소도시 수준을 겨우 넘는 곳치고는 꽤 많은 편이었다. 청주대 앞 청도극장, ‘2편 동시상영의 명가’ 자유극장, 싹 밀어져 ‘청소년 광장’이 된 중앙극장 등에 갈 곳 없는 청춘들이 들끓었다. 지금도 근근이 ‘핫플’의 지위를 이어 가는 시내 철당간 주변에도 영화관이 두 곳이나 있었다. 철당간 바로 앞은 청주극장, 그 옆은 현대극장이었다. 지금은 서점과 유명 백화점이 각각 들어섰다. 고려 시대 구조물인 철당간(국보 41호)과 최신식 건물이 ‘따로 또 같이’ 어울린 모습이 퍽 독특한 미감을 안겨 준다. ‘청주 행성’의 시간대로라면, 불과 두어 시간 전에 철당간 앞을 오갔을 숱한 옛사람들의 모습도 어른대는 듯하다. 철당간에서 성안길을 건너면 중앙공원이다. 중앙공원은 서울의 탑골공원과 비슷하다. 어르신들이 많다. 수령이 1000년을 헤아린다는 은행나무 ‘압각수’, 병마절도사영문 등의 볼거리가 있다. 망선루는 청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이다. ‘라떼시절’ 이야기가 고려 공민왕(1361) 때까지 거슬러 오른다. 물론 역사가 그렇다는 것이고, 실제는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쳐 복원됐다. 중앙공원에서 성안길로 나서는 좁은 골목엔 이름난 맛집들이 몰려 있다. 요즘 인기를 끄는 ‘고추만두’부터 쫄쫄호떡, 떡볶이, 메밀국수 등 다양한 먹거리들과 만날 수 있다. 특히 공원당의 메밀국수는 청주의 노스탤지어 먹거리라 부를 만하다. 예전 청주에선 빵집에서 분식도 함께 팔았다. 어쩌면 분식집에서 빵을 팔았다는 것이 더 정확할 수도 있겠다. 라면, 즉석 떡볶이 등이 주메뉴이면서 고로케, 팥빵 등을 함께 파는 집도 적지 않았다. 공원당 메밀국수는 당시의 흐릿한 흔적이다. 서문다리 인근의 서문우동도 비슷하다. 우동 맛집으로 인기를 끌면서는 원래 상호에서 ‘제과’를 떼고 아예 ‘우동’으로 갈아탔다. 성안길에서 그리 멀지 않다. 성안길은 청주 도심의 번화가다. 옛 이름은 ‘본정통’이다. 일제강점기에 어느 도시, 어느 중심가에나 있었던 ‘혼마치’와 같은 말이다. ‘본정통’이 ‘성안길’로 바뀐 건 1994년이다. 바뀐 이름이 정착되기까지의 시간을 고려하면, 여전히 청주 시민 상당수가 ‘본정통’이란 이름에 더 익숙하지 싶다. 성안길은 자박자박 걷는 재미가 있다. 오래된 건물과 말끔한 건물이 뒤섞여 있다. 한데 희한하기도 하지. 오래된 건물도 그리 낡아 보이지 않고, 최신 건물도 그리 새로워 보이지 않는다. ‘청주 행성’이라 그렇지 싶다. 성안길 건너편은 중앙동이다. 전설적인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목욕탕인 ‘학천탕’을 카페로 바꾼 ‘목간’(목욕의 사투리), 옛 중앙극장 자리에 들어선 청소년 광장 등이 명물이다. 옛 청주역을 철길과 함께 전시관으로 꾸민 ‘청주역사(驛舍)전시관’은 셀피 찍으려는 ‘청춘’들이 많이 찾는다. 청주의 간선도로는 T자 형태다. 사통팔달인 여느 지역과 다르다. 간선도로의 교차점에 상당공원이 있다. 아무도, 여전히 아무도 찾지 않는 공원이다. 그래도 쉬기는 딱 좋다. 1970년대의 권위주의적이고 계몽적인 기념물들 사이에서 쉬다 보면 입으로 실소 한 모금이 절로 새어 나온다. 상당공원 주변으로도 볼거리들이 많다. 우선 현 충북도청 본관이 등록문화재(55호)다. 충북문화관(등록문화재 353호)도 둘러볼 만하다. 일본 강점기 때 지어진 이후 충북 도지사 관사로 쓰이다 2010년 전시시설로 바뀌었다. 지역 작가들의 미술, 조각, 사진 등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충북문화관 바로 위의 청주향교는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일품이다. 어디서도 보기 어려운 노거수 몇 그루가 대성전을 호위하고 있다. 인근의 성공회 성당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셀피 사진의 명소로 발돋움하는 중이다. 한옥 지붕에 아치형 창문 등 서구 건축 양식이 가미됐다.옛 연초제조창은 몇 안 되는 청주의 ‘핫플’ 중에서 첫손 꼽을 만한 곳이다. 해방 직후인 1946년 세워진 연초제조창은 국내 최대 담배공장이었다. 거대한 건물 안에서 3000여명의 직원이 연간 100억 개비의 담배를 생산해 국내외로 공급했다고 한다. 2004년 문을 닫은 연초제조창은 아파트 단지로 개발될 뻔하다가 2018년 도시 재생사업을 통해 복합문화시설로 화려하게 다시 태어났다.옛 연초제조창은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뉜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문화제조창C, 그리고 동부창고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전시 기능보다 수장과 복원에 무게를 둔 국내 최초의 수장형 미술관이다. 개방형 수장고 등 다양한 전시 공간을 갖췄다. 코로나19로 휴관하다 7일부터 다시 문을 열었다.미술관 외부에도 예술의 향기가 가득하다. 벽에 걸린 거대한 인쇄물은 권민호 작가의 연작 ‘회색 숨’의 하나다. 미술관 앱을 내려받아 벽에 비추면 휴대전화 화면에 SF영화의 미래도시를 연상시키는 증강현실(AR) 콘텐츠가 펼쳐진다. 제조창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1960~1970년대 모습을 압축적으로 표현했는데, 볼수록 신기한 콘텐츠다. 한석현 작가의 설치미술작품 ‘다시, 나무 프로젝트’도 있다. 연초제조창 터에서 고사한 목련을 소재로 제작했다. 잔디광장 끝엔 담뱃갑을 모티브로 세운 ‘게이트 센터’가 있다. 원래 안내소 용도로 세운 구조물인데, 청주시와 미술관 어느 곳도 애정을 두지 않는 눈치여서 더 호기심을 자극한다.미술관 옆은 문화제조창C다. 청주 공예비엔날레 전시관, 도서관, 카페, 쇼핑몰 등이 들어찼다. 8일부터 새달 17일까지 ‘2021 청주공예비엔날레’가 온·오프라인으로 열린다. 32개국 309명의 작가가 참여해 1192점의 작품을 선보인다.동부창고는 1960년대 지은 7개 동의 담뱃잎 저장창고 가운데 일부를 재활용한 공간이다. 코로나로 활기를 잃은 모습이지만, 동부창고 8경 등 인증샷 명소를 찾는 발걸음은 꾸준하다. 미술관 바로 뒤에 있다.국립현대미술관에서 도로를 건너면 천주교 내덕동주교좌성당이 나온다. 정진석 추기경(1931~2021)이 무려 28년이나 머물렀다는 성당이다. 주교좌성당 역시 동서양의 건축 양식이 절충된 형태다. 엄격한 건축 양식을 따르는 유럽 선교회에 견줘 비교적 개방적인 미국 메리놀회에서 세웠기 때문이다. 가장 독특한 건 종탑이 측면에 위치한 것이다. 대부분의 보수적인 성당들이 건물 중심에 종탑을 둔 것과 다르다. 성당은 야트막한 언덕에 터를 잡았다. 적요한 성당에서 도심을 굽어보는 맛이 각별하다. 반면 눈엣가시 같은 건축물도 있다. 골프연습장이다. 키 낮은 문화시설이나 공원 정도가 들어서면 좋을 공간을 고래 등뼈 같은 골프연습장이 꿰차고 있다. 이 구조물 하나로 공간과 공간의 연계성이 완벽히 차단되고, 문화와 예술의 향기로 충만했던 기분도 덩달아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다. 옛 연초제조창에서 안덕벌을 거슬러 오르면 청주대 예술대다. 여기서 조붓한 산길을 따라가면 벽화로 유명한 수암골과 만난다. 이제 도심을 벗어나 대청호로 간다. 늘 맑은 바람 일렁이는 곳. 청주 쪽 대청호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경관은 문의문화재단지다.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에서 ‘강소형 잠재관광지’로 꼽은 곳이다. 대청댐 건설로 수몰될 뻔했던 주변 지역의 옛 건축물 등을 옮겨와 너른 공원으로 조성했다. 대청호가 굽어보이는 산자락 중턱에 자리해 시원한 풍경이 일품이다.
  • 세월이 머무는 사이 예술이 터 잡다

    세월이 머무는 사이 예술이 터 잡다

    시간이 자라처럼 느리게 가는 도시가 있다. 충북 청주다. 이 도시에선 시간이 왜곡돼 흐르는 듯하다. 영화 ‘인터스텔라’ 속 밀러 행성처럼 말이다. 이 행성에선 1시간이 지구의 7년과 같다지. 어쩌면 이 도시에서 불과 몇 시간을 보냈는데도, 도시 밖에서는 벌써 수십년의 시간이 아주 바삐 흘러갔을지도 모른다. 청주는 다른 지역들과 달리 ‘원도심’이라 할 만한 곳이 많지 않다. 하긴 시간이 더디게 흐르니 옛것이 그리 낡아 보일 리도 없을 터다. 한데 도드라진 여행지는 없어도 다녀온 이들마다 편안하고 좋은 곳이라며 엄지손가락을 곧추세우는 곳이 청주이기도 하다. 이제 전하려는 건 그 무색무취의 도시 안쪽에서 길어 올린 풍경들의 이야기다.무서움은 종종 낯섦에서 시작된다. 어딘가 다른 모습, 익숙하지 않은 형태와 마주할 때 본능적으로 경계가 시작된다. ‘탑동양관’의 건물들을 마주할 때 느낌이 딱 그랬다. 우리 전통 기와를 올린 적벽돌의 서양풍 건물은 대낮인데도 어딘가 기이한 느낌을 안겼다. 저 단단한 적벽돌집 지하실 어디선가 프랑켄슈타인이 만들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뭐, 그만큼 이질적이고 독특했다는 뜻이다. 과장은 좀 보탰지만. 탑동양관은 ‘탑동에 있는 서양식 건물’이란 뜻이다. 일제강점기인 1911년부터 1932년(시초에 대한 기록이 저마다 달라 청주 역사 책자를 기준으로 삼았다)까지 세워진 여섯 채의 건물이 탑동 언덕에 일렬로 늘어서 있다. 국내 어디서도 이런 형태의 경관은 마주한 기억이 없는 듯하다. 건물을 지은 이들은 미국의 북장로교 선교사들이다. 한국명 ‘민노아’(프레드릭 S 밀러) 등이 청주 외곽의 구릉지대에 정착하면서 숙소와 병원 등으로 쓰기 위해 지었다. 당시 듣도 보도 못했던 유리, 스팀 보일러, 수세식 변기 등의 건축 재료들이 건물 신축에 쓰였다. 탑동양관을 비롯한 선교촌의 당시 면적은 얼추 5만평에 달했다고 한다. 건물은 저마다 개성이 있다. 전통과 양식이 혼재된 건축물이란 공통점만 제외하면, 입구부터 처마까지 다 다르다. 건물은 할리우드 ‘로코’ 영화의 배경으로 쓰일 법한 몸체에 전통 기와가 얹혀진 형태다. 팔작이나 우진각 등의 한옥 지붕이 경계면에 약간의 변형만 준 것과 달리, 이 양관들은 지붕 가운데 기와를 여러 개의 처마처럼 겹쳐 놓거나, 세우는 등 다양하게 멋을 냈다. 청주 사람들조차 탑동양관을 모르는 이가 태반이다. 여학교 안에 있어서다. 졸업생 등 일부 외엔 탑동양관의 존재 자체를 몰랐을 것이고, 설령 알았다 해도 겁 없이 여학교 교정을 드나들 이는 아마 없었지 싶다. 탑동양관을 둘러싼 일신여중·고교 역시 선교를 위해 세운 ‘미션스쿨’이다. 다만 연혁은 탑동양관보다 짧다. 탑동양관은 모두 6개동이다. 이 가운데 후문 밖의 1호 양관은 개인에게 팔렸고, 2호는 충북노회 등의 사무실로 쓰이고 있다. ‘덕혜옹주’ 등의 영화와 드라마 등이 양관 2호에서 촬영됐다. 학교 안에 있는 건 3호~6호다. 1호를 제외하면 모두 돌아볼 수 있다. 주변 건물에 올라가 보면 탑동양관이 처한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아파트를 앞세운 도시화 물결은 이미 학교 담장 옆까지 밀려들었다. 풍선처럼 부풀어오르는 개발 욕망의 틈바구니에 낡은 문화재가 옹색하게 낀 모양새다. 일신여중·고처럼 ‘미션스쿨’이었던 인근의 세광중·고교는 진작에 도시 외곽으로 밀려났다. 다행히 옛 건물은 학생들 사이에서 아직 숨을 쉬고 있다. 교목실, 다도실, 상담실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여학교 교정에 있다 보니 잘못 얼쩡댔다간 ‘경을 칠’ 수 있다. 등하교 전이나 주말 등 여학생들이 교내에 없는 동안에 학교 측의 양해를 얻어 들여다봐야 한다. 모든 게 느린 청주지만 빛의 속도로 사라진 것도 있다. 영화관이다. 서울에선 전통의 영화관 폐관 소식이 최근에야 관심을 끌었지만, 청주에선 이미 수십년 전에 벌어진 일이다. 복합상영관의 출현 때문은 아니었다. 공룡 멸종처럼 원인 불명인 채 한순간에 사라졌다. 청주엔 영화관이 많았다. 예나 지금이나 중소도시 수준을 겨우 넘는 곳치고는 꽤 많은 편이었다. 청주대 앞 청도극장, ‘2편 동시상영의 명가’ 자유극장, 싹 밀어져 ‘청소년 광장’이 된 중앙극장 등에 갈 곳 없는 청춘들이 들끓었다. 지금도 근근이 ‘핫플’의 지위를 이어 가는 시내 철당간 주변에도 영화관이 두 곳이나 있었다. 철당간 바로 앞은 청주극장, 그 옆은 현대극장이었다. 지금은 서점과 유명 백화점이 각각 들어섰다. 고려 시대 구조물인 철당간(국보 41호)과 최신식 건물이 ‘따로 또 같이’ 어울린 모습이 퍽 독특한 미감을 안겨 준다. ‘청주 행성’의 시간대로라면, 불과 두어 시간 전에 철당간 앞을 오갔을 숱한 옛사람들의 모습도 어른대는 듯하다. 철당간에서 성안길을 건너면 중앙공원이다. 중앙공원은 서울의 탑골공원과 비슷하다. 어르신들이 많다. 수령이 1000년을 헤아린다는 은행나무 ‘압각수’, 병마절도사영문 등의 볼거리가 있다. 망선루는 청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이다. ‘라떼시절’ 이야기가 고려 공민왕(1361) 때까지 거슬러 오른다. 물론 역사가 그렇다는 것이고, 실제는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쳐 복원됐다. 중앙공원에서 성안길로 나서는 좁은 골목엔 이름난 맛집들이 몰려 있다. 요즘 인기를 끄는 ‘고추만두’부터 쫄쫄호떡, 떡볶이, 메밀국수 등 다양한 먹거리들과 만날 수 있다. 특히 공원당의 메밀국수는 청주의 노스탤지어 먹거리라 부를 만하다. 예전 청주에선 빵집에서 분식도 함께 팔았다. 어쩌면 분식집에서 빵을 팔았다는 것이 더 정확할 수도 있겠다. 라면, 즉석 떡볶이 등이 주메뉴이면서 고로케, 팥빵 등을 함께 파는 집도 적지 않았다. 공원당 메밀국수는 당시의 흐릿한 흔적이다. 서문다리 인근의 서문우동도 비슷하다. 우동 맛집으로 인기를 끌면서는 원래 상호에서 ‘제과’를 떼고 아예 ‘우동’으로 갈아탔다. 성안길에서 그리 멀지 않다. 성안길은 청주 도심의 번화가다. 옛 이름은 ‘본정통’이다. 일제강점기에 어느 도시, 어느 중심가에나 있었던 ‘혼마치’와 같은 말이다. ‘본정통’이 ‘성안길’로 바뀐 건 1994년이다. 바뀐 이름이 정착되기까지의 시간을 고려하면, 여전히 청주 시민 상당수가 ‘본정통’이란 이름에 더 익숙하지 싶다. 성안길은 자박자박 걷는 재미가 있다. 오래된 건물과 말끔한 건물이 뒤섞여 있다. 한데 희한하기도 하지. 오래된 건물도 그리 낡아 보이지 않고, 최신 건물도 그리 새로워 보이지 않는다. ‘청주 행성’이라 그렇지 싶다. 성안길 건너편은 중앙동이다. 전설적인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목욕탕인 ‘학천탕’을 카페로 바꾼 ‘목간’(목욕의 사투리), 옛 중앙극장 자리에 들어선 청소년 광장 등이 명물이다. 옛 청주역을 철길과 함께 전시관으로 꾸민 ‘청주역사(驛舍)전시관’은 셀피 찍으려는 ‘청춘’들이 많이 찾는다. 청주의 간선도로는 T자 형태다. 사통팔달인 여느 지역과 다르다. 간선도로의 교차점에 상당공원이 있다. 아무도, 여전히 아무도 찾지 않는 공원이다. 그래도 쉬기는 딱 좋다. 1970년대의 권위주의적이고 계몽적인 기념물들 사이에서 쉬다 보면 입으로 실소 한 모금이 절로 새어 나온다. 상당공원 주변으로도 볼거리들이 많다. 우선 현 충북도청 본관이 등록문화재(55호)다. 충북문화관(등록문화재 353호)도 둘러볼 만하다. 일본 강점기 때 지어진 이후 충북 도지사 관사로 쓰이다 2010년 전시시설로 바뀌었다. 지역 작가들의 미술, 조각, 사진 등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충북문화관 바로 위의 청주향교는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일품이다. 어디서도 보기 어려운 노거수 몇 그루가 대성전을 호위하고 있다. 인근의 성공회 성당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셀피 사진의 명소로 발돋움하는 중이다. 한옥 지붕에 아치형 창문 등 서구 건축 양식이 가미됐다.옛 연초제조창은 몇 안 되는 청주의 ‘핫플’ 중에서 첫손 꼽을 만한 곳이다. 해방 직후인 1946년 세워진 연초제조창은 국내 최대 담배공장이었다. 거대한 건물 안에서 3000여명의 직원이 연간 100억 개비의 담배를 생산해 국내외로 공급했다고 한다. 2004년 문을 닫은 연초제조창은 아파트 단지로 개발될 뻔하다가 2018년 도시 재생사업을 통해 복합문화시설로 화려하게 다시 태어났다.옛 연초제조창은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뉜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문화제조창C, 그리고 동부창고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전시 기능보다 수장과 복원에 무게를 둔 국내 최초의 수장형 미술관이다. 개방형 수장고 등 다양한 전시 공간을 갖췄다. 코로나19로 휴관하다 7일부터 다시 문을 열었다.미술관 외부에도 예술의 향기가 가득하다. 벽에 걸린 거대한 인쇄물은 권민호 작가의 연작 ‘회색 숨’의 하나다. 미술관 앱을 내려받아 벽에 비추면 휴대전화 화면에 SF영화의 미래도시를 연상시키는 증강현실(AR) 콘텐츠가 펼쳐진다. 제조창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1960~1970년대 모습을 압축적으로 표현했는데, 볼수록 신기한 콘텐츠다. 한석현 작가의 설치미술작품 ‘다시, 나무 프로젝트’도 있다. 연초제조창 터에서 고사한 목련을 소재로 제작했다. 잔디광장 끝엔 담뱃갑을 모티브로 세운 ‘게이트 센터’가 있다. 원래 안내소 용도로 세운 구조물인데, 청주시와 미술관 어느 곳도 애정을 두지 않는 눈치여서 더 호기심을 자극한다.미술관 옆은 문화제조창C다. 청주 공예비엔날레 전시관, 도서관, 카페, 쇼핑몰 등이 들어찼다. 8일부터 새달 17일까지 ‘2021 청주공예비엔날레’가 온·오프라인으로 열린다. 32개국 309명의 작가가 참여해 1192점의 작품을 선보인다.동부창고는 1960년대 지은 7개 동의 담뱃잎 저장창고 가운데 일부를 재활용한 공간이다. 코로나로 활기를 잃은 모습이지만, 동부창고 8경 등 인증샷 명소를 찾는 발걸음은 꾸준하다. 미술관 바로 뒤에 있다.국립현대미술관에서 도로를 건너면 천주교 내덕동주교좌성당이 나온다. 정진석 추기경(1931~2021)이 무려 28년이나 머물렀다는 성당이다. 주교좌성당 역시 동서양의 건축 양식이 절충된 형태다. 엄격한 건축 양식을 따르는 유럽 선교회에 견줘 비교적 개방적인 미국 메리놀회에서 세웠기 때문이다. 가장 독특한 건 종탑이 측면에 위치한 것이다. 대부분의 보수적인 성당들이 건물 중심에 종탑을 둔 것과 다르다. 성당은 야트막한 언덕에 터를 잡았다. 적요한 성당에서 도심을 굽어보는 맛이 각별하다. 반면 눈엣가시 같은 건축물도 있다. 골프연습장이다. 키 낮은 문화시설이나 공원 정도가 들어서면 좋을 공간을 고래 등뼈 같은 골프연습장이 꿰차고 있다. 이 구조물 하나로 공간과 공간의 연계성이 완벽히 차단되고, 문화와 예술의 향기로 충만했던 기분도 덩달아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다. 옛 연초제조창에서 안덕벌을 거슬러 오르면 청주대 예술대다. 여기서 조붓한 산길을 따라가면 벽화로 유명한 수암골과 만난다. 이제 도심을 벗어나 대청호로 간다. 늘 맑은 바람 일렁이는 곳. 청주 쪽 대청호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경관은 문의문화재단지다.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에서 ‘강소형 잠재관광지’로 꼽은 곳이다. 대청댐 건설로 수몰될 뻔했던 주변 지역의 옛 건축물 등을 옮겨와 너른 공원으로 조성했다. 대청호가 굽어보이는 산자락 중턱에 자리해 시원한 풍경이 일품이다.
  • 2학기 ‘교육회복’한다더니… 원격수업에만 1조 퍼붓는다

    2학기 ‘교육회복’한다더니… 원격수업에만 1조 퍼붓는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2학기 ‘교육회복’에 5조원을 투입하는 가운데 이중 학생들에 대한 학습 보충 지도에 편성된 예산은 약 6%인 3000억원 정도에 그쳤다. 과밀학급 해소 예산도 1000억원대에 불과했다. 반면 원격수업에 전체 예산의 20% 정도인 1조원을 쏟아부어 ‘교육회복’의 의미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교육회복지원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의 교육회복 종합방안 추진 현황을 공유했다. 이날 회의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 교육회복 지원 등으로 교육부 2638억원, 17개 시도교육청 5조 981억원등 총 5조 3619억원을 투입한다. ▲학습격차 해소 및 심리·정서 지원, 과밀학급 해소 등 1조 5871억원 ▲학교방역 및 돌봄지원 등 교육안전망 구축 8093억원 ▲미래교육환경 기반 조성 2조 7017억원이다. 그러나 학습격차 해소 등에 투입되는 1조 5871억원을 항목별로 들여다보면 교육지원 프로그램이나 방과후학교 수강료 등 학습지원 항목에는 3060억 8400만원(6.0%, 이하 총 예산에서의 비율), 학생 심리·정서지원에는 948억 4600만원(1.8%), 과밀학급 해소에는 1742억원(3.4%)이 배정되는 데 그쳤다. 반면 원격교육 인프라 구축에는 학습·정서 지원과 과밀학급 해소 등에 투입되는 예산의 두배 가량인 1조 119억 7400만원(19.8%)이 투입된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융합수업 시스템 등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데에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교육회복 종합방안의 핵심 사업인 ‘교과보충 프로그램’에는 각 시도교육청이 얼마나 예산을 투입했는지조차 파악되지 않았다. 교육부는 교사가 학습 결손을 겪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직접 방과후와 방학 기간에 소규모로 집중 지도하는 교과보충 프로그램을 위해 2학기에 특별교부금 2200억원을 각 시도교육청에 지원했다. 전체 초·중·고등학생의 12.9%가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예산이나, 시도교육청이 1대 1 대응 투자해 지원 규모를 2배로 늘린다는 게 교육부의 계획이다. 그러나 시도교육청은 학습지원에 3060억여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외부 강사의 방과후학교 수강료와 유치원의 방과후과정반 비용 지원 예산까지 포함시켰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시도교육청에 7조원 가까운 돈이 생겼지만 학습지원과 과밀학급 해소, 학교방역 등 교육 회복과 관련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예산의 비율은 11.9%에 그친다”면서 “장기화된 원격수업으로 학습결손이 발생했는데 원격수업 관련 예산이 학습지원 예산보다 크다”고 지적했다. 시도교육청들은 “급박하게 확정된 추경 예산을 연내 집행해야 해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고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학습지도와 정서 지원을 대면으로 하기에 일부 제약이 있다”면서 “2학기 학습지원 예산은 충분히 편성됐으며, 내년에는 더 적극적으로 예산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 [단독] 백신이상반응 하루 1명꼴인데… 119구급차 10여대 ‘무한 대기 중’

    [단독] 백신이상반응 하루 1명꼴인데… 119구급차 10여대 ‘무한 대기 중’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이 나타난 환자 이송을 위해 전국 예방접종센터에 소방 구급차의 10% 정도가 배치됐지만 환자 이송 건수는 하루 18명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출동 가능한 구급차 대수가 줄어든 일선 소방서는 일반 응급환자 이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긴급이송 공백을 막을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지난달까지 전국 17개 시도 예방접종센터 총 258곳에서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이 나타나 병원에 이송된 환자는 총 3803명이다. 이 중 아나필락시스(전신 중증 알레르기 반응) 발생 환자는 450명이다. 하루 예방접종센터 1곳에서 이송되는 환자 수가 평균 0.07명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방역당국은 전국 소방관서 구급차 1658대 중 약 10.6%(176대)를 환자 이송을 위해 예방접종센터에 배치했다. 예방접종센터에서 이상반응이 나타난 환자가 병원에 이송된 건수는 지역별로 차이가 크다. 전남 지역에서는 가장 많은 1069명의 이상반응 환자가 이송됐다. 전남 다음에 전북(841명), 서울(350명), 경기(243명), 경북(188명), 충북(163명) 순이었다. 이를 하루 평균 이송 건수로 환산하면 하루에 전남 지역 예방접종센터에서 이상반응이 나타난 환자가 이송되는 건수는 5건 정도다. 전남 지역에는 보건소·보건지소 구급차 23대가 있다. 여기에 예방접종센터 23곳에 나눠서 관내 소방서 114대 중 21대(18.4%)가 추가로 배치됐다. 반면 예방접종센터 17곳이 설치된 충남 지역은 이상반응 환자 이송 건수가 하루 평균 1건이다. 이 지역에는 보건소 구급차 18대가 있다. 그런데 관내 소방서 구급차 123대 중 16대(13.0%)가 예방접종센터에 추가로 배치됐다. 인천 지역에는 보건소·보건지소 구급차가 12대 있다. 인천 예방접종센터 12곳에서 발생한 이상반응 환자 이송 건수도 하루 평균 1건이다. 하지만 관내 소방서 구급차 88대 중 12대(13.6%)가 예방접종센터에 추가 배치됐다. 이렇게 일부 지역 예방접종센터에서 환자 이송 건수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소방 구급차까지 차출돼 일선 소방서 구급대원들의 업무 부담은 늘어난 상태다. 소방 구급대원 A씨는 “응급환자 발생 시 소방서 상황실에서 현장에 출동할 구급차를 배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서 “예방접종센터 근처에서 환자가 발생해도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을 계속 관찰해야 해 예방접종센터에 배치된 소방 구급차를 출동시킬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방 구급대원 B씨는 “구급차 2대가 할 일을 1대가 하고 있어서 소방서 구급대원들의 업무 강도가 높아졌다”면서 “3인 1조로 출동해야 해서 예방접종센터에 배치된 구급대원 공백을 다른 구급대원들이 메워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예방접종센터 이상반응 환자 이송 건수가 적은 지역에서는 보건소 구급차의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는 “국가적 비상 상황이라 할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그간 구급대원들이 감염환자 이송 업무를 전담해왔고, 여전히 최우선에 두고 있는 업무이기도 하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매 출동마다 방호복을 입고 출동해야하는 구급대원들의 체력은 이미 바닥인 상태인데, 올해 2월부터 소방청의 지시로 각 시도별 예방접종센터에 소방서별 1대씩의 구급차가 배치되면서 출동력 손실로 이어져 현장을 뛰는 구급대원들의 고충이 더 커졌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소방 구급대원들의 희생과 지원 덕분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신속히 진행되는 과정에서 기존의 긴급 이송체계에 공백이 발생하지는 않는지, 소방 구급대원의 과중한 업무 부담은 없는지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코로나19 감염 위기가 장기화되는 만큼 보다 안정적인 긴급 이송체계를 마련하고 구급대원에 과중한 업무 쏠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따뜻한 세상] 비 오는 날 길 잃고 헤매던 할머니 귀가 도운 시민과 경찰

    [따뜻한 세상] 비 오는 날 길 잃고 헤매던 할머니 귀가 도운 시민과 경찰

    광주에서 한 시민과 경찰관이 비를 맞으며 길을 잃고 헤매던 80대 노인을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려보낸 사연이 알려지면서 주변을 훈훈하게 하고 있습니다.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8일 오후 8시 30분쯤 광주 동부경찰서 지원파출소에 남성 A씨가 찾아왔습니다. 그는 “할머니께서 치매를 앓고 계신 것 같은데, 길을 잃어버린 것 같다”며 경찰관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이날 A씨는 파출소 인근 카페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던 중 비에 흠뻑 젖은 할머니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A씨는 할머니에게 자초지종을 물었습니다. 제대로 답하지 못하고 횡설수설하는 할머니를 이상하게 여긴 A씨는 할머니를 파출소로 모시고 오게 된 것입니다. A씨에게 할머니를 인계받은 지성학(55) 경위와 이유진(27) 순경은 먼저 할머니의 신원 파악에 나섰습니다. 그러던 중 미귀가자 신고가 접수된 사실을 확인했고, 곧장 가족에게 소식을 전했습니다. 이후 지 경위와 이 순경은 파출소에 도착한 아들에게 할머니를 인계했습니다. 또 늦은 밤 지친 모자를 위해 순찰차로 안전하게 귀가를 도왔습니다. 안정을 되찾은 할머니는 이 순경 볼에 입을 맞추며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습니다.이유진 순경은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할머니께서 아들이 있어서 그런지 집에 도착하자마자 좋아졌다”며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반응으로 고마움을 표현해 주셔서 감동 받았다. 할머니께서 무사히 귀가하셔서 저 역시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습니다. 지성학 경위는 “보호자에 따르면, 할머니는 집을 나간 지 이틀 지난 것으로 파악됐다”며 “당시 할머니가 가지고 계셨던 건 가지나 오이 같은 채소들이었다. 이틀 동안 비를 맞으며 광주 시내를 돌아다닌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지 경위는 “할머니를 보호해준 시민에게 감사하다”며 “치매를 앓는 분을 발견하면 112나 119로 신고해주실 부탁한다”고 당부했습니다.
  • [글로벌 In&Out] 일본도 주목해야 할 ‘정치 한류’/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글로벌 In&Out] 일본도 주목해야 할 ‘정치 한류’/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도쿄올림픽에 이어 패럴림픽까지 끝났다. 일본은 코로나 확진자뿐만 아니라 위중증자도 크게 늘어 의료붕괴라 할 만큼 사회 전체가 위기 상황을 맞았다. 게다가 델타 변이의 유행으로 백신 접종률이 낮은 젊은층의 감염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거듭된 정책 실패로 지지율이 20%대까지 떨어져 자민당 총재 재선을 포기했다. 자민당 총재 선거와 중의원 선거가 9월과 10월(혹은 11월)로 예정돼 있고 스가 총리 후임을 둘러싼 여당 내, 여야 간 정치 역학이 전개됨으로써 불투명하고 불안정한 정국이 될 것이다. 하지만 야당의 역량 부족으로 정권교체를 바라기는 어렵다. 한국에서는 대통령 선거나 총선에서 집권당에 대한 평가를 투표로 가림으로써 선거에 의한 정권교체가 정착돼 있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다. 냉전기 1955년 체제하에서 자민당의 일당 우위 체제가 이어지다가 1990년대 비례대표와 소선거구가 도입돼 정권교체가 가능한 양당제가 정착되는 듯했다. 2009년 8월 총선에서 의석수 300석의 집권 자민당이 119석을 얻는 역사적 참패를 기록하면서 민주당으로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다. 일본 정치가 드디어 바뀌었다고 기대한 사람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민주당 정권은 오키나와 미군기지 문제, 동일본 대지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내 실력자 오자와 이치로의 처우를 둘러싼 당내 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2012년 12월 총선에서 230석의 의석이 57석이 됐다. 이후 자민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정권이 지속되고 있다. 민주당은 분열을 거듭하면서 약체로 전락했다. 다수 국민 사이에는 ‘악몽의 민주당 정권’이라는 이미지만 남았고, 결과적으로 자민당의 일당 우위 체제는 더욱 공고해졌다. 스가 정권에는 합격점을 줄 수 없다. 10월 총선에서 정권교체가 일어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아마도 자민당은 상당히 의석이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자민당 새 총재가 총선에 지더라도 총리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정권교체가 이뤄진다고 생각하는 국민도 적고 그럴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왜 일본에서는 한국처럼 공수 교대가 가능한 양당제가 어려운가. 소선거구제하에서 야당은 합당하거나 연정을 꾸려 여당에 맞설 수 있다는 선택지를 제시하고 유권자도 밀어 줄 것이란 기대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 야당은 거꾸로 분열을 거듭했다. 일부는 여당에 접근해 연립정권을 꾸려 권력의 한자리를 차지하려고 한다. 자민당과 이런 야당은 정책이나 이념 차이가 거의 없다. 또 야당은 강력한 지지 기반이 없어 선거에서 패배하면 회복하기 어렵다. 한국과는 대조적이다. 한국의 보수야당 국민의힘은 영남, 진보여당 민주당은 호남이란 압도적인 지역적 지지 기반이 있다. 선거에서 지더라도 이들 지역에서 의석을 확보하면 충격파를 줄일 수 있다. 민주화 이후 많은 사람이 한국 정치의 병리 가운데 하나로 지역주의를 얘기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상대적으로 안정된 보수·진보 양당제를 뒷받침하는 기제는 영남이 보수를, 호남이 진보를 공고히 지지하는 지역주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같은 정치적 균열이 거의 없는 일본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소선거구제가 보수의 일당우위 체제를 강화시켰다. 일본에서 정권교체가 가능한 양당제, 아니면 정권교체가 가능한 긴장감 있는 정치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어려운 과제다. 코로나는 그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계기가 됐다. 일본의 10월(혹은 11월) 총선이 주목된다. 민주주의 역사는 한국보다 일본이 길지만, 한국 정치는 정권교체가 가능한 역동적인 정치를 정착시켜 왔다는 의미에서 일본이 참고할 사례를 제공하고 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달리 말하면 ‘정치 한류’라고 할까. 일본도 한국 정치를 배워야 할 시대가 왔다.
  • 가계빚 긴축 체감 확대·차주 고통 분담 ‘투트랙 대응’

    가계빚 긴축 체감 확대·차주 고통 분담 ‘투트랙 대응’

    금융 당국이 불가침의 영역이었던 전세대출에 대해 규제를 고심하는 것은 올 들어 전세대출 증가폭이 가팔라서다.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대출 규모 자체가 늘어난 영향이 크지만, 금융 당국은 이 가운데 일부가 실수요가 아닌 투자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은 119조 9670억원으로 전체 가계대출 규모의 17%나 된다. 지난해 말(105조 2127억원) 대비 8개월 만에 14.0% 증가한 것이다. 전체 가계대출 증가율이 4.3%라는 점을 감안하면 유독 가파른 오름세다. 전세대출은 전월 대비 1조 5049억원 늘어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줄곧 증가세를 유지해 왔다.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이 이례적으로 줄어든 5월에도 전세대출은 1조 7745억원 증가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셋값이 올라 대출 건수는 큰 차이가 없어도 대출 규모가 커지게 된다”며 “증가율로 보면 전세대출이 가장 가파르다”고 말했다. 실제로 KB리브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지난해 말 대비 8.38%, 전국 기준으로는 8.21% 올랐다. 금융 당국은 전세대출, 집단대출 등 실수요자 중심의 대출 증가세가 가파른 것을 우려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가계대출 긴축을 이어 가겠다는 입장이다. 이동훈 금융위 금융정책과장은 이날 ‘통화정책 정상화와 자산시장 영향’ 토론회에서 긴축 체감도의 가시화와 대출 절벽 대신 차주 고통 분담 등 가계대출 관리 방안의 두 가지 방향성을 언급했다. 이 과장은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대출총량 관리에 대응해 취약 차주의 대출을 거절하고 고신용자 위주로 영업하는 게 쉬운 방법”이라며 “이런 방식보다는 2억원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1억 5000만원만 받을 수 있게 하는 식으로 차주들이 고통을 분담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안팎에선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가계부채 관리 추가 대책을 예고한 만큼 추석 연휴 이후 전세대출 관리 강화를 포함한 추가 대책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 ‘지구촌 최대 공예축제’ 청주서 열린다

    ‘지구촌 최대 공예축제’ 청주서 열린다

    32개국 309명 작가 총 1192점 출품코로나 상황 사상 첫 온라인 전시 병행8일 지구촌 최대 공예축제인 ‘2021청주공예비엔날레’가 화려한 막을 올린다. 다음달 17일까지 40일간 청주 내덕동 문화제조창 일원에서 펼쳐지는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는 ‘공생의 도구’다. 청주시는 잊고 지냈던 공생의 가치와 인간의 삶을 즐겁고 이롭게 만드는 도구의 진정한 자세를 비엔날레에 담았다. 세계인의 공예축제답게 32개국 309명의 작가가 참여했으며, 모두 1192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비엔날레의 본전시는 노동과 생명, 언어, 아카이브 등 4개 테마로 꾸며진다. 본 전시에는 미국과 체코, 이스라엘, 태국, 일본, 핀란드, 남아공 등 24개국 작가 100명이 600여점을 선보인다. 초대국가관은 ‘감촉의 프랑스’를 주제로 잡았다. 현재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작가 35명의 작품 166점을 만날 수 있다. 현대공예의 흐름을 반영하고 미래의 공예가치를 엿볼 수 있는 청주국제공예공모전, 청주지역 미술관과 박물관 7곳이 공예품 등을 연계전시하는 미술관 프로젝트도 펼쳐진다. 공모전 대상은 정다혜(한국) 작가의 ‘말총-빗살무늬’가 받는다. 올해로 12번째를 맞는 이번 청주공예비엔날레는 코로나19로 인해 사상 최초로 온라인 전시를 병행한다. 문화제조창에서 진행되는 본전시, 국제공예공모전, 초대국가관 등 모든 프로그램은 공식 홈페이지(www.okcj.org)를 통해 공유할 수 있다. 또 자가진단키트 2만개를 준비했고, 1시간 30분단위로 최대 300명까지만 행사장 입장을 시키는 등 코로나19의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대책도 마련했다. 입장료는 현장구매 기준 성인 1만2000원, 청소년 8000원, 어린이 6000원이다. 조직위원장인 한범덕 청주시장은 “코로나19의 팬데믹이라는 값비싼 희생을 치르고 비로소 공생이라는 진정한 가치를 깨달았다”면서 “이번 행사가 상처입은 세계인을 치유하는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시장, 증권사 등 제3자 참여 허용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시장 수급 안정화를 위해 증권사 등 제3자의 시장 참여가 허용된다. 환경부는 7일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에서 중개회사 참여 및 시장 참여에 필요한 기준을 규정한 ‘배출권 거래시장 배출권거래중개회사에 관한 고시’ 제정안을 8일부터 28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배출권거래제는 정부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연 단위 배출권을 할당하는데 사업장별로 생기는 여분 혹은 부족분의 배출권에 대해 거래를 허용하는 방식이다. 제도 도입 첫해인 2015년 566만t, 2016년 1197만t, 2017년 2626만t, 2018년 4751만t, 2019년 3808만t, 2020년 4401만t 등 거래량은 증가했지만 할당업체만 참여할 수 있고 거래가 매년 6월 정산 시기 등 특정 시기에 집중되면서 가격 급등락을 반복해 왔다. 환경부는 중개회사의 시장 참여로 거래가 활성화되면 배출권을 상시로 확보할 수 있어 배출권 수급 불균형 및 가격 급등락 등의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시가 제정되면 배출권거래소인 한국거래소는 관련 규정 개정 및 회원가입 절차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중개회사는 환경부와의 계약이나 지정 절차 없이 거래소 회원가입 절차 등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제3자는 자기매매 형태로 배출권을 거래하고 과도한 시장 점유를 방지하기 위해 업체당 배출권 보유 한도를 20만t으로 제한하게 된다.
  • 하남시, 9월 지역화폐 ‘하머니’ 100만원까지 10% 할인

    하남시, 9월 지역화폐 ‘하머니’ 100만원까지 10% 할인

    경기 하남시는 추석 명절과 공공배달앱 배달특급 시행을 맞아 지역화폐 ‘하머니’를 월 100만원 한도까지 10% 할인 발행한다고 7일 밝혔다. 시는 지난 8월 지역화폐의 예산이 조기 소진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10만원까지 혜택한도를 낮췄다. 이에 9월~12월 지역화폐 할인 발행을 위한 예산 75억원을 추가 확보해 이번에 한도 상향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역화폐 ‘하머니’의 월별 인센티브 혜택한도는 향후 발행추이에 따라 변동될 예정이며 시 홈페이지 및 경기지역화폐 앱 공지사항 등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하머니’ 발행액은 1119억원(일반발행 940억원, 정책발행 179억원)으로 전년보다 발행규모가 더욱 증가했다. 시는 2021년 총 발행액은 18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2019년 대비(166억원) 1084%, 2020년 1240억원 대비 145% 증가한 수치이다. 누적 카드 발급건수도 올해 8월 기준 16만3321건으로 2019년 1만9623건 대비 8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방역 정책의 일환으로 시행된 10% 특별할인과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정부 재난지원금 등의 정책지원금 확대 ▲지역화폐 할인혜택을 경험한 사용자의 간접 홍보효과 등의 영향으로 보인다. 한편, 오는 9일 시행되는 경기도 공공 배달앱 ‘배달특급’ 내에서는 지역화폐 ‘하머니’ 온라인 결제가 가능하다. 지역화폐 결제 시 5% 할인 쿠폰을 지급해 인센티브 10%를 포함, 최대 15% 할인을 받을 수 있다.
  • 자수 전까지 헛발만…‘전자발찌 살인’ 부실 대응[이슈픽]

    자수 전까지 헛발만…‘전자발찌 살인’ 부실 대응[이슈픽]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강윤성(56)이 7일 검찰에 송치되면서 경찰 수사가 일단락됐다. 금전 문제에 시달리던 강씨가 첫 번째 살인을 저지른 이후 전자발찌를 끊자 법무부와 경찰이 추적에 나섰지만, 두 번째 살인을 하고 자수할 때까지도 붙잡지 못했다. 경찰은 초동 대응 과정에 법적 한계가 있었다면서도, 일부 과실을 인정했다. 강씨는 지난달 26일 서울 송파구 거여동 자택에서 첫 번째 피해자인 40대 A씨를 살해한 뒤, 이튿날 오후 5시 31분쯤 서울 지하철 5호선 몽촌토성역 5번 출구 인근에서 전자발찌를 끊었다. 법무부는 전자발찌가 훼손된 사실을 인지하고 오후 5시 37분쯤 경찰에 검거 협조 요청을 했으나, 구체적인 정황은 알리지 않았다. 경찰은 3시간이 지난 오후 8시 30분쯤에야 정식으로 ‘검거 협조 의뢰서’를 전달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법무부가 민간인에게 ‘대리 신고’를 요청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에 앞서 경찰은 오후 8시 12분쯤 강씨의 지인인 A 목사로부터 “강씨의 자살이 의심된다”는 신고를 추가로 접수했다. A 목사가 법무부 보호관찰소로부터 강씨가 연락이 안 된다는 전화를 받고 대신 신고한 것이다. 당시 보호관찰소는 강씨가 전자발찌를 훼손했다는 사실은 숨겼다. A씨는 신고를 하면서도 강씨가 도주 중인 상황을 몰랐고, 어떤 경위로 신고가 이뤄지는지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강씨가 2005년 20대 여성을 흉기로 위협해 금품을 빼앗고 성추행한 혐의(특수강제추행)로 교도소에 수감됐을 당시, 교도소 교정위원이었다. 출소 이후에도 강씨의 자립을 도왔다. 영문도 모른 채 신고해야 했던 A 목사는 보호관찰관으로부터 ‘강씨가 우울증이 있어 자살 우려가 있기 때문에 신고를 해주면 119서 위치 추적을 해 찾을 수 있다’고만 전달받았다. 정황상으로 법무부가 전자발찌 훼손 직후 자체적으로 강씨의 신병을 확보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자, 경찰에 협조를 요청하지 않고 ‘민간인 신고’를 통해 우선 추적을 시도했던 것으로 보인다. 두 차례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에 나선 경찰의 대응도 미흡한 건 마찬가지였다. 경찰은 27일에 3차례, 28일에 2차례 강씨의 집을 방문하면서도 내부까지 수색하진 못했다. 집 안에는 첫 번째 피해자의 시신이 있었다. 이에 경찰은 “법적 근거가 부족했다”고 해명했다. 당시 법무부로부터 강씨의 전과기록 등을 넘겨받지 못한 데다 체포영장도 발부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왕좌왕하는 사이 살인은 또 벌어졌다. 경찰은 28일 오전 강씨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서울역 인근에 버려진 강씨의 렌터카를 발견했다. 강씨가 두 번째 피해자를 살해하기 약 18시간 전이었다. 이때도 경찰은 차량 내부를 제대로 수색하지 않아 차 안에 있던 절단기와 흉기를 발견하지 못했다. 렌터카를 빌려준 강씨 지인이 차 안에서 절단기와 흉기를 발견하고 신고했다. 부실한 초동 대응으로 사건을 키운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자, 경찰은 일부 과실을 인정했다. 차량 수색이 허술했다는 지적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부주의한 측면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또 보호관찰소 측이 자살 의심 신고를 부탁했던 것에 대해서는 “자살 의심 신고는 곧바로 휴대전화 위치 추적이 가능해 사람을 찾기에 더 쉬운 것은 맞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현재 법무부와 전자발찌 관련 제도 개선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전날 강씨 사건과 관련해 “긴급한 현장 상황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게 적극적인 직무수행을 하려면 경찰관 직무집행법상 일반적 면책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송아량 서울시의원 “서울교통공사, 화재감지기 및 비화재보 더 철저히 관리해야”

    송아량 서울시의원 “서울교통공사, 화재감지기 및 비화재보 더 철저히 관리해야”

    송아량 서울시의원(도봉4, 더불어민주당)이 서울교통공사 도시철도 역사 내 화재감지기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송 의원에 따르면 최근 지하철 1~4호선을 중심으로 비화재보 발생 건수가 급격히 증가하여 문제가 됐고, 교통공사는 설치된 화재감지기 총 2만 7884개 중 노후 감지기 1만 874개의 교체를 추진 중임을 밝혔다. 최근 3년 간 서울교통공사 비화재보는 4239건 발생했고, 비화재 경보로 119소방대가 출동한 사례가 2019년, 2020년 각각 1건에 불과했으나 올해 116건으로 급증했다. 송 의원은 “화재감지기는 대형 화재를 예방하는 매우 중요한 소방 설비시설물로 상시 점검 및 철저한 유지·관리가 필수”라며 “특히 감지기 오작동으로 119소방대가 수시로 출동하게 된다면, 정작 소방대원이 꼭 필요한 곳에 출동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방시설물 공사 발주는 교통공사가 담당하고, 시설물의 유지관리 및 법정점검은 소방전문업체에 위탁 관리하고 있는데, 내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교통공사의 책임이 강화된 만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전문가 자문을 바탕으로 관리 주체를 일원화하여 화재 예방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송 의원은 “지하철 1~4호선, 5~8호선 소방 시설을 전수조사해 결함 여부를 확인하고, 통합 관제 시스템을 구축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지구촌 최대 공예축제 8일 청주서 팡파르

    지구촌 최대 공예축제 8일 청주서 팡파르

    지구촌 최대 공예축제인 ‘2021청주공예비엔날레’가 8일 개막한다. 다음달 17일까지 40일간 청주 내덕동 문화제조창 일원에서 펼쳐지는 이번 행사의 주제는 ‘공생의 도구’다. 청주시는 잊고 지냈던 공생의 가치와 우리의 삶을 즐겁고 이롭게 만드는 도구의 진정한 자세를 비엔날레에 담았다. 세계인의 공예축제 답게 32개국 309명의 작가들이 총 1192점을 출품한다. 비엔날레의 메인프로그램은 본전시다. 노동, 생명, 언어, 아카이브 등 4개 테마로 꾸며지는 이번 본 전시에는 미국, 체코, 이스라엘, 태국, 일본, 핀란드, 남아공 등 24개국 작가 100명이 600여점을 출품한다. 뜨개질로 해양 생태계를 표현하는 인도네시아의 물야나, 도자 분야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기술과 소재를 선보이는 밸기에의 피에트 스톡만, 직접 재배한 버드나무로 바구니를 만드는 아일랜드의 앤마리 오 설리반 등 공예를 통해 공생을 실천하는 세계적 작가들이 총 출동한다. 초대국가관은 ‘감촉의 프랑스’를 주제로 잡았다. 현재 프랑스에서 활동중인 작가 35명이 166점을 선보인다. 초대국가관에선 지역 작가와 프랑스 작가가 함께하는 아트투어도 진행된다. 현대공예의 흐름을 반영하고 미래의 공예가치를 엿볼수 있는 청주국제공예공모전, 청주 관내 미술관과 박물관 7곳이 손을 잡고 공예품 등을 연계전시하는 미술관 프로젝트도 펼쳐진다. 공모전 대상은 한국 정다혜 작가의 ‘말총-빗살무늬’가 받는다. 대상 상금은 5000만원이다. 공모전에는 870여개의 작품이 도전했는데 이 가운데 114점이 전시된다. 12번째인 이번 청주공예비엔날레는 코로나19로 인해 사상 최초로 온라인 전시를 병행한다. 문화제조창에서 펼쳐지는 본전시, 국제공예공모전, 초대국가전 등 모든 프로그램을 공식 홈페이지(www.okcj.org)를 통해 공유한다. 실내 전시장을 드론으로 촬영해 새 시각을 제공하는 ‘드론투어’, 작품을 만드는 전 과정의 소리를 모아 놓은 ‘ASMR 공예’, 작가 본인이 전지적 시점으로 촬영한 ‘브이로그 공예’ 등이 눈길을 끈다. 또한 비엔날레 조직위원회 및 실행업체, 참여 작가 전원을 대상으로 단체 PCR검사도 진행한다. 조직위는 자가진단키트 2만개를 구비해 관람객에게 적극 권고하고, 1시간 30분 단위로 최대 300명까지만 행사장에 입장시킬 계획이다. 입장료는 현장구매 기준 성인 1만2000원, 청소년 8000원, 어린이 6000원이다. 조직위원장인 한범덕 청주시장은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값비싼 희생을 치르고 뒤늦게 공생의 진정한 가치를 깨달았다”며 “이번 행사가 상처입은 세계인을 치유하는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폭우 속 쓰러진 할머니 40시간 지킨 백구… 첫 ‘명예119구조견’ 됐다

    폭우 속 쓰러진 할머니 40시간 지킨 백구… 첫 ‘명예119구조견’ 됐다

    폭우 속에 쓰러진 90대 할머니의 곁을 40시간 동안 지킨 충남 홍성군의 ‘백구’가 우리나라 첫 ‘명예119구조견’이 됐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6일 오후 홍성소방서에서 ‘백구’(견령 4세)를 전국 처음 명예119구조견으로 임명했다. 백구에게는 ‘충남 1호 명예 119구조견 백구’라고 쓰인 명패가 달린 개집과 사료·목줄·꽃다발 등이 수여됐다. 또 임용장과 함께 ‘명예소방교’(소방사보다 1단계 상위 계급) 액자도 전달됐다. 양 지사는 이날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백구가 기적을 만들어 모두를 감동시켰다”고 말했다. 백구의 주인인 심금순(65)씨는 “유독 어머니를 잘 따랐던 백구가 어머니를 살렸다. 너무 고맙다. 백구를 자식처럼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사람의 나이로 치면 20대 후반인 백구는 지난달 24일 밤 홍성군 서부면 집에서 치매를 앓는 김모(93) 할머니를 따라나섰다. 인근 축사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것이 마지막 모습이었다. 할머니가 보이지 않자 심씨 등 가족은 경찰에 실종신고를 하고 마을 주민들과 수색에 나섰지만 이틀째 할머니를 찾지 못했다. 할머니는 고령에 지병을 앓는 데다, 비까지 내려 모두가 자포자기했다. 경찰은 마지막 수단으로 열화상 탐지용 드론을 띄웠다. 기적처럼 실종 40시간 만에 집에서 2㎞ 떨어진 논두렁에 쓰러져 있는 할머니를 겨우 찾았다. 논에 벼가 제법 자라 있었고, 할머니가 쓰러져 물속에 누워 있었기 때문에 육안은 물론 드론의 열화상 탐지로도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백구의 생체 신호가 드론에 탐지됐다. 백구가 할머니 곁을 떠나지 않고 40시간 동안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발견 당시 백구는 할머니 품속에서 몸을 계속 비비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할머니의 극심한 저체온증도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백구는 유기견으로 떠돌다 3년 전 큰 개에게 물려 사경을 헤매는 것을 할머니 가족이 구해 주면서 인연을 맺었다. 전에 키우던 반려견이 죽은 뒤 상심하고 있던 할머니도 백구를 만나 기력을 되찾았다고 한다.
  • “美2030도 빚의 악순환… ‘공공재’ 미래 인재 위해 학자금 11조원 탕감”

    “美2030도 빚의 악순환… ‘공공재’ 미래 인재 위해 학자금 11조원 탕감”

    “미국의 20~30대도 학자금 대출을 갚고 나면 주택담보대출을 받아야 합니다. 인생의 대부분을 빚 갚느라 보내는데, 금리 인상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자 부담이 늘어날까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경제인류학자인 케이틀린 잘룸(48) 뉴욕대 사회·문화분석학과 교수는 6일 서울신문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빚에 허덕이는 것은 미국의 20~30대도 한국의 20~30대와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잘룸 교수는 대학 등록금에 대한 재정적 압박이 미국 중산층 가정의 삶과 안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한 책 ‘빚을 진’(Indebted)의 저자로 유명하다. 국내에선 책 ‘네트워크 사회’(마누엘 카스텔 엮음) 집필에 참여한 교수로 알려져 있다. 잘룸 교수는 “미국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좋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더 많은 빚을 진다”며 “코로나19로 경제 상황이 심각해지고 금리 인상 얘기가 나오면서 불안감은 극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역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금리 인상을 앞두고 대출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 가계부채의 대부분은 주택 대출(모기지)과 학자금 대출을 비롯한 교육 관련 빚이다. 미국의 20~30대가 진 빚의 규모는 상당하다. 우리나라 20~30대 부채의 상당수가 ‘빚투’(빚내서 투자)인 반면 미국은 학자금 대출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현재 4500만명이 1조 7000억 달러(약 1966조원)의 학자금 대출을 갖고 있다. 1인당 평균 3만 7000달러(약 4300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잘룸 교수는 “평균 22살에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6개월이 지나면 무조건 학자금 대출을 갚아야 한다”며 “가장 불안정한 시기에 빚에 대한 압박으로 결혼과 출산까지 미루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취업이 어려워지자 대출을 갚지 못해 허덕이는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 학자금 대출로 생활이 녹록지 않은 건 우리나라 청년들도 마찬가지다. 한국장학재단의 일반상환 학자금 대출 연체 현황을 확인해 보면 지난해 말 기준 학자금 대출을 받은 2만 3375명(대학·대학원생)의 연체 잔액은 1192억원 수준이다. 미 교육부는 이달 말 끝나는 연방 학자금 대출 상환 유예기간을 내년 1월 31일까지 한 번 더 연장했다. 조 바이든 정부는 출범 이후 최근까지 100억 달러(약 11조 5670억원)에 가까운 학자금 대출을 탕감했다. 잘룸 교수는 “정치인과 정책 입안자들은 대학 교육이 주로 해당 학생과 그 가족들에게 이익이 되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코로나19 이후 간호사, 의사, 교사, 교수 등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국가의 중요한 공공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20~30대의 학자금 대출 부담을 줄이는 게 국가경제 차원에서도 이득이 된다는 의미다. 잘룸 교수는 “(한국은 물론) 미국의 연방정부는 고등교육을 수행하는 공공기관인 대학과 대학교에 대폭 줄였던 지원금(재정 지원)을 확대하고 젊은이들이 적은 등록금으로도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는 법안들이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 미국 2030도 대출에 허덕…“학자금·모기지 대출 때문에 저축은 불가능한 구조”

    미국 2030도 대출에 허덕…“학자금·모기지 대출 때문에 저축은 불가능한 구조”

    <윤 기자의 글로벌 줌> 美, 케이틀린 잘룸 뉴욕대 교수 인터뷰청년층 학자금 대출 끝나면 주담대주담대=교육 빚…“이는 사회적 투기”코로나 이후 ‘빚 탕감=국가적 이득’“대학, 재정지원 확대…등록금↓해야” 코로나19 탓에 국경을 넘는 일이 어려워졌지만, 온라인에서는 여전히 세계가 연결돼 있습니다. <윤 기자의 글로벌 줌>은 글로벌 석학이나 유명 전문가들과의 화상 인터뷰 등을 통해 그들이 가진 통찰을 독자들께 전해 드리는 시리즈입니다.“미국의 20~30대도 학자금 대출을 갚고 나면 주택담보대출을 받아야 합니다. 인생의 대부분을 빚 갚느라 보내는데, 금리 인상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자 부담이 늘어날까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경제인류학자인 케이틀린 잘룸(48) 뉴욕대 사회·문화분석학과 교수는 6일 서울신문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빚에 허덕이는 것은 미국의 20~30대도 한국의 20~30대와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잘룸 교수는 대학 등록금에 대한 재정적 압박이 미국 중산층 가정의 삶과 안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한 책 ‘빚을 진’(Indebted)의 저자로 유명하다. 국내에선 책 ‘네트워크 사회’(마누엘 카스텔 엮음) 집필에 참여한 교수로 알려져 있다. 잘룸 교수는 “미국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좋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더 많은 빚을 진다”며 “코로나19로 경제 상황이 심각해지고 금리 인상 얘기가 나오면서 불안감은 극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역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금리 인상을 앞두고 대출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에서도 집을 구매할 때 학군이 좋은 지역을 선호한다. 학부모들은 실리콘밸리가 있는 샌프란시스코,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있는 시애틀 그리고 이외에도 보스턴, 뉴욕시 등에 있는 공립학교에 자녀들을 보내려고 무리해서 빚을 진다. 잘룸 교수는 “이곳에는 학부모들이 사적 재단을 통해 학교를 지원하는 시스템이 있어서 공립학교이지만 사립학교 특성을 가지기 때문”이라며 “불확실성을 제일 많이 느끼는 중산층이 자녀들의 계층상승을 위해 빚내서 투자하는 ‘사회적 투기’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가계부채의 대부분은 주택 대출(모기지)과 학자금 대출을 비롯한 교육 관련 빚이다. 특히, 미국의 20~30대가 진 빚의 규모는 상당하다. 우리나라 20~30대 부채의 상당수가 ‘빚투’(빚내서 투자)인 반면 미국은 학자금 대출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현재 4500만명이 1조 7000억 달러(약 1966조원)의 학자금 대출을 지고 있다. 1인당 평균 3만 7000달러(약 4300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잘룸 교수는 “평균적으로 22살에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6개월이 지나면 무조건 학자금 대출을 갚아야 한다”며 “가장 불안정한 시기에 빚에 대한 압박으로 결혼과 출산까지 미루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취업이 어려워지자 대출을 갚지 못해 허덕이는 상황이 심각해지고 했다. 학자금 대출로 생활이 녹록지 않은 건 우리나라 청년들도 마찬가지다. 한국장학재단의 일반상환 학자금 대출 연체 현황을 확인해 보면 지난해 말 기준 학자금 대출을 받은 2만 3375명(대학·대학원생)의 연체 잔액은 1192억원 수준이다. 미 교육부는 이달 말 끝나는 연방 학자금 대출 상환 유예기간을 내년 1월 31일까지 한 번 더 연장했다. 바이든 정부는 출범 이후 최근까지 100억 달러(약 11조 5670억원)에 가까운 학자금 대출을 탕감했다. 잘룸 교수는 “정치인과 정책 입안자들은 대학 교육이 주로 해당 학생과 그 가족들에게 이익이 되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코로나19 이후 간호사, 의사, 교사, 교수 등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국가의 중요한 공공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20~30대의 학자금 대출 부담을 줄이는 게 국가 경제 차원에서도 이득이 된다는 의미다. 만약 경제 상황이 나아지지 않은 상태에서 학자금 대출 유예와 강제퇴거 중단 조치 등이 풀렸으면 향후 채무불이행을 선언하는 사람들이 다수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잘룸 교수는 “(한국은 물론) 미국의 연방정부는 고등교육을 수행하는 공공기관인 대학과 대학교에 대폭 줄였던 지원금액(재정지원)을 확대하고 젊은이들이 적은 등록금으로도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는 법안들이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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