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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 국방백서] 북핵·미사일 고도화 공식 인정… 극대화된 ‘비대칭전력 위협’

    [2014 국방백서] 북핵·미사일 고도화 공식 인정… 극대화된 ‘비대칭전력 위협’

    군 당국은 6일 발간한 ‘2014 국방백서’를 통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집권 4년차에 접어든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능력이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준으로 고도화됐음을 공식 인정했다. 이는 세 차례의 핵실험을 실시했던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한 차례 더 실시한다면 미국, 러시아 등 기존 핵보유국처럼 핵탄두 소형화 달성을 입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대칭 전력 위협이 극대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김정은 시대 들어 재래식전력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핵과 미사일을 다루는 전략로켓사령부를 전략군으로 격상시키는 등 비대칭전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북한 ‘대포동 2호’ 미사일의 사거리가 1만여㎞인 반면 우리 군 미사일 ‘현무3’의 최대 사거리는 1500㎞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격차가 두드러진다. 국방부는 ‘2012 국방백서’에서는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 “1980년대 이후부터 5㎿ 원자로의 가동 후 폐연료봉 재처리를 통해 핵 물질을 확보했고, 축적된 기술을 기반으로 2006년 10월과 2009년 5월 두 차례의 핵실험을 감행했다”고 언급했을 뿐 기술적 평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었다. 하지만 이번 국방백서에선 2013년 2월 3차 핵실험을 계기로 북한 핵무기가 실질적인 군사적 위협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를 반영해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능력도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는 표현을 넣었다. 북한은 사거리 300~500㎞의 스커드와 1300㎞의 노동, 사거리 3000㎞ 이상의 무수단 미사일 등을 보유하고 있다. 사거리 1만㎞ 이상의 대포동 2호 미사일은 아직 개발 중인 것으로 파악되나 실전 배치는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 미사일들에 핵탄두를 장착하려면 탄두 중량을 500~1000㎏ 이내로 줄여야 한다. 미국은 탄두 중량을 110㎏까지, 러시아는 255㎏까지, 중국은 600㎏까지 소형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군은 북한군의 소형화 능력에 대한 첩보는 없지만 북한이 이미 2006년 이래 세 차례나 핵실험을 실시했기 때문에 한 번만 더 추가 핵실험을 강행하면 이를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군 당국은 2년 전 백서에서 “2009년 4월과 2012년 4월에도 대포동 2호를 추진체로 하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실패했다”고 기술했지만 이번 백서에서는 “총 다섯 차례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통해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구체적으로 기술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이 2012년 12월에 발사한 ‘은하 3호’로켓이 궤도 진입에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백서는 북한의 또 다른 비대칭전력인 사이버전 인력에 대해 “북한은 현재 6000여명의 사이버전 인력을 운영하고 있고, 남한 내부의 심리적·물리적 마비를 위해 군사작전 차질 유발 등 사이버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삼성 “2020년까지 모든제품 IoT로 연결” LG “3가지 개방화 전략으로 시장 선도”

    삼성 “2020년까지 모든제품 IoT로 연결” LG “3가지 개방화 전략으로 시장 선도”

    “2020년까지 삼성전자의 모든 제품을 사물인터넷(IoT)으로 잇겠다.”(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 “3가지 개방화 전략으로 LG전자가 사물인터넷 시대를 선도하겠다.”(안승권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사물인터넷 산업을 본격적으로 키운다. 양사 대표들은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개막을 하루 앞둔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각각 사물인터넷의 비전과 시장 선도 방안에 대해 역설했다. 지난해가 사물인터넷의 가능성을 점치는 한 해였다면 올해는 각 업체가 구체적인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등 사물인터넷 시장의 확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은 이날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에서 기조 연설을 갖고 사물인터넷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 행사장은 윤 대표의 연설을 듣기 위해 업계 관계자, 기자 등을 비롯해 3000여명의 인파가 몰려 성황을 이뤘다. 윤 사장은 초소형, 저전력의 자사 센서와 반도체 칩들을 소개하며 이들 제품이 사물인터넷 구현에 필수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개발자 대회와 스타트업 발굴 등 개발자 지원에 1100억원(1억 달러)를 투자하고 2017년까지 삼성전자의 모든 TV를, 2020년까지 모든 제품을 사물인터넷으로 연결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연설 도중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이 깜짝 등장해 장내가 술렁이기도 했다. 리프킨은 윤 사장에게 “사물인터넷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지만 플랫폼의 호환성이 떨어지고 산업 간 협업도 원활치 않다는 게 커다란 장벽”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윤 사장은 “서로 다른 기기와 플랫폼 사이의 장벽이 없어야 한다”면서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 기술과 제품은 개방성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대답했다. 앞서 안승권 LG전자 CTO는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LG전자 프레스 콘퍼런스 무대에 올라 “사물인터넷 플랫폼 차별화, 기기 간 연결성 강화, 사물인터넷 생태계 확장 등 3가지 개방화 전략을 전개해 앞으로 펼쳐질 사물인터넷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안 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지난 웹 OS 1.0에 비해 화면 로딩 시간을 절반 이상 단축한 스마트 TV 전용 플랫폼 ‘웹 OS 2.0’을 소개하고 ‘웰니스 플랫폼’ 등 LG만의 차별화된 사물인터넷 플랫폼들을 소개했다. 웰니스 플랫폼은 LG전자의 스마트폰, 입는 기기와 가전 제품을 연동해 고객의 건강과 생활환경을 관리하는 서비스다. 라스베이거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뉴욕시, ‘학생 교내 핸드폰 반입금지 규제’ 풀린다

    뉴욕시, ‘학생 교내 핸드폰 반입금지 규제’ 풀린다

    약 11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뉴욕시에 거주하는 초중고 학생들은 휴대폰을 비롯한 전자 제품을 학교로 가지고 갈 수가 없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는 실정에서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그동안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제 10여 년 이상 규제해온 학생들의 학교 내 휴대폰 반입 금지 규정을 없앨 방침이라고 뉴욕데일리뉴스가 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규정 철폐 사유로 무엇보다도 현실성이 없고 학교 폭력 사태나 비상상황 시에 부모가 자녀와 연락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는 점도 아울려 밝혔다. 실제로 뉴욕시에 있는 각 공립학교에는 학생들이 등교할 시에 휴대폰 등 전자제품이나 금속 물건 등을 탐지할 수 있는 금속탐지기가 거의 설치되어 있는 실정이다. 이러다 보니 학생들은 자칫 모르고 휴대폰이나 아이패드 등 전자제품을 지니고 학교에 등교했다가 압수당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이런 현실을 이용해 학교 주변에서 트럭을 이용해 등교하는 학생들의 휴대폰을 보관해주고 집으로 돌아갈 때 다시 찾아갈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사진)까지 등장한 실정이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일괄적으로 휴대폰 반입을 금지하는 규정을 없애고 이를 각 학교 교장과 학부모 협회 등에 일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앞으로 학교별로 일정 공간을 확보해 학생들의 휴대폰을 보관해두는 방법이나, 혹은 지정한 장소에서 사용이 가능하게 하든지 아니면 각자가 소지하고 있더라도 점심시간이나 수업 외 시간에는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뉴욕데일리뉴스는 보도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자신의 아들(단테)도 브루클린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어 이러한 현실적인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시의 이러한 방침에 관해 고등학생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좋은 발상”이라며 “특히 긴급한 상황이 발생할 때는 반드시 휴대폰이 필요하다”며 시장의 방침을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고 뉴욕데일리뉴스는 전했다. 사진= 등교하는 학생들의 휴대폰을 보관해주는 트럭 서비스 (뉴욕데일리뉴스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구제역 백신만 믿다가… 또 ‘소 잃고 약치기’

    구제역 백신만 믿다가… 또 ‘소 잃고 약치기’

    지난달 충북 진천에서 퍼지기 시작한 구제역이 한 달여 만에 돼지에서 소로 옮겨 붙었다. 국내 최대 축산 지역인 경기 안성·용인까지 퍼졌다. 피해액만 3조원에 달했던 2010~2011년 최악의 구제역 파동이 재연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6일 경기 안성시 소재 농장의 소에 대해 구제역 확진 판정을 내렸다. 농식품부는 “해당 농장 47마리 중 1마리만 증상이 나타났고 면역이 잘 형성되지 않은 개체에서 한정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소는 항체 형성률이 97%에 이르는 만큼 다른 개체로 확산될 가능성은 적다”고 밝혔다. 방역 당국은 소, 돼지 농장에 백신 접종을 꾸준히 해 온 만큼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수도권에서 구제역이 확산되면 걷잡을 수 없다는 점에서 정부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안성은 150여 농가에서 돼지 29만여 마리, 1900여 농가에서 소 10만여 마리를 키우고 있다. 축산 농가는 불안해하고 있다. 확진 판정을 받은 안성 한우는 방역 당국의 관리 아래 예방 백신을 주사했는데도 불구하고 구제역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백신을 접종하고 항체가 형성됐더라도 강한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건강하지 못한 소나 돼지는 구제역에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이 곧 ‘구제역 청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전문가들과 농민들은 정부가 백신 효능을 과신해 구제역 재발을 자초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2011년 이후 소, 돼지에 구제역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다. 이후 구제역 긴급행동지침을 개정해 살처분 규정을 완화했다. 이전에는 구제역이 걸린 농장에서 기르던 소, 돼지를 모두 예방적으로 살처분했지만 백신 접종으로 항체가 생긴 이후에는 증상이 확인된 가축만 죽이고 있다. 농민들과 전문가들은 백신 효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았고, 예방적 살처분도 이뤄지지 않아 구제역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지난 4일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경북 의성과 안동의 돼지는 항체 형성률이 각각 81%, 63%로 나타났다. 지난달 30일 구제역이 발생한 경북 영천 돼지의 항체 형성률은 38%에 불과했다. 백신을 놓지 않는 농가도 많다. 이준원 농식품부 차관보는 “구제역 발생 농가를 조사한 결과 항체 형성률 0%인 곳도 있었다”고 말했다. 농민들이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백신을 놓으면 가축의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전북에서 돼지를 1만 2000마리가량 기르는 한 농민은 “백신을 돼지의 목에 놓으라고 하는데 발버둥 치는 돼지에게 주사를 놓다가 상처가 나는 일이 많다”면서 “종기가 생기고 고름이 나서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돼지 목살은 값이 비싼 인기 부위이기 때문에 백신 접종 부위를 돼지 엉덩이 등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목에다 주사를 놓는 이유는 돼지 몸에서 피하지방이 가장 적은 부위이기 때문”이라면서 “백신을 근육에 정확히 놓아야 효과를 볼 수 있는데 엉덩이에는 피하지방이 너무 많아 주사를 놔도 항체가 생길 가능성이 적다”고 설명했다. 박봉균 서울대 수의과 교수는 “겨울에는 구제역 바이러스가 잘 안 죽어서 소독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며 “정부가 구제역 확산을 막으려면 구제역이 발생한 농가에 대해 예방적 살처분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10~2011년 구제역에 걸려 살처분된 가축은 소 15만 864마리, 돼지 331만 8298마리 등으로 사상 최대였다. 살처분 보상금을 포함한 피해액만 2조 7383억원이었다. 이번에도 소의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될 경우 피해액은 급증할 전망이다. 정부는 가축을 살처분한 날의 시세를 기준으로 보상금을 준다. 예방적 살처분은 시세의 100%, 질병에 걸린 가축은 시세의 80%를 보상한다. 지난 5일 전국 축산 경매시장의 평균 거래가격은 돼지는 1마리(110㎏ 기준)당 37만원인 반면 소는 1마리(거세우, 700㎏ 기준)에 610만원으로 돼지의 16.5배였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貧’] 12시간의 구걸…1만 3110원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貧’] 12시간의 구걸…1만 3110원

    구걸도 부지런해야 했다. 새벽의 찬 어둠이 가시지 않은 지난달 16일 오전 6시 서울 종로구 J교회 안. 80평쯤 돼 보이는 지하 1층 식당은 150여명의 노숙인과 10여명의 성직자, 자원봉사자로 가득 찼다. 영하 9도까지 떨어진 겨울밤을 지하철 역사나 PC방, 만화방 등지에서 보낸 노숙인들은 밥과 국으로 구색을 갖춘 아침상을 찾아 이곳으로 몰렸다. 말쑥한 정장 차림으로 노숙인들 앞에 선 40대 목사는 ‘하나님의 은혜’를 설교했다. 자신감 넘치는 목사의 목소리와 초점 없는 노숙인들의 눈빛이 묘한 대비를 이뤘다. 걸인 행색을 하고 무채색 노숙인 무리에 섞인 나도 왠지 멍했다. 30분간의 예배가 끝나자 중년의 봉사자들이 음식을 날랐다. 고기 몇 점이 들어간 육개장과 쌀밥, 배추김치. 국물이 뜨거운 탓에 목구멍으로 넘기기 힘들었다. 하지만 노숙인들은 달랐다. 쫓기듯 숟가락을 입 안으로 밀어 넣었다. 식당 한편의 구형 라디오에서는 찬송가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식사를 마친 몇몇 노숙인은 자판기에서 300원짜리 ‘디럭스 커피’를 뽑아 마시는 ‘호사’를 누리고 있었다. 반면 다른 몇몇은 “20분쯤 떨어진 곳에 100원짜리 커피 자판기가 있다”며 유혹을 애써 참는 모습이었다. 배를 채운 노숙인들은 급히 교회를 빠져나갔다. 하루를 날 ‘생활비’를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밥과 달리 담배 한갑, 소주 한병은 공짜로 얻을 수 없기에 몇천원이 필요했다. ‘짤짤이’를 반나절 도는 게 벌이 수단이었다. 교회나 성당, 사찰 등을 돌며 구걸하는 일인데, 받은 동전이 주머니 속에서 ‘짤짤’거린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는 게 걸인들의 설명이다. 종교기관이 적선하는 요일과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서둘러 가야 몇푼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짤짤이 순례길’이 소문나면 손에 쥘 수 있는 적선금이 줄어들기에 걸인들은 정보를 공유하지 않으려 했다. 다행히 이날 만난 걸인 강명준(60·가명)씨의 호의로 서대문과 마포 일대 코스를 함께 돌기로 했다. 7시 45분 지하철을 타고 신촌역으로 이동한 나는 강씨 등의 꽁무니를 따라 첫 목적지인 A성당으로 향했다. 날이 밝아 보호색 같던 어둠이 사라지자 발가벗겨진 듯 했다. 성당에 도착하니 50대 남성이 사무실 창문을 열었다. 길게 늘어선 10여명의 걸인 사이에 섰다. 남성은 무표정한 얼굴로 내 손바닥에 500원을 떨궜다. 수치심보다는 뿌듯함이 마음을 채웠다. 묘하게도 다른 모든 감정보다 돈을 벌었다는 생각이 우선한 것이다. B교회에서는 중년 여성이 500원을 건네며 오히려 “감사하다”고 말했다. ‘고맙다’고 화답하고 싶었지만 이상하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호의에 감사를 표하는 데는 상당한 용기와 자존감이 필요했다. C교회는 돈 대신 780원짜리 라면 한 봉지를 건넸다. 걸인들은 걷다가 길에 버려진 담뱃갑을 보면 반드시 뚜껑을 들춰 안을 확인했다. 강씨는 “성당에서 500원 받은 때보다 버려진 담뱃갑에서 담배 한 개비를 발견했을 때 짜릿함이 더 크다”며 웃었다. 걸인 중 더러는 골목 쓰레기통을 뒤지기도 했다. 정해진 시간에 종교시설에 도착해야 하기에 걸인들은 얼어붙은 길바닥을 뛰듯 걸었고, 그들을 따라붙는 내 속옷에는 땀이 뱄다. 내가 밑바닥 체험을 하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누군가는 조소했고 누군가는 걱정했다. 하지만 정작 겪어 본 구걸은 웃음거리도, 두려움의 대상도 아니었다. 보통의 생계가 그렇듯 구걸도 고단할 뿐이었다. 오전 4시간 동안 교회와 성당 7곳을 돌며 10㎞ 남짓 걸은 결과 주머니 속에는 3300원이 들어왔다. 시급으로 치면 825원. 최저임금(2014년 기준 5210원)의 6분의1도 안 됐다. 디스플러스 담배(2200원) 한갑 반, 처음처럼 소주(1500원) 두 병…. 머리는 이미 노동의 가치를 현물로 환산하고 있었다. 영수증조차 확인 않고 마시던 4100원짜리 아메리카노 한잔이 얼마나 큰 사치였던가. 고작 몇천원 벌자고 이 고생을 하나 싶었다. 강씨에게 “거리에서 행인들에게 구걸하는 게 더 쉽지 않으냐”고 물었다. 그는 “아무나 붙잡고 돈을 달라고 하느니 부지런히 발품 파는 편이 낫지. 그게 마지막 자존심이야”라고 답했다. 낮 12시쯤 지하철을 타고 서울역으로 이동했다. 역사 근처에 광고전단지를 나눠 주는 중년 여성이 여럿 있었는데 내게는 건네지 않았다. 떡진 머리와 검댕칠을 한 얼굴, 해진 트레이닝복까지 영락없는 걸인으로 위장한 나를 잠재적 고객에서 탈락시킨 듯 했다. 괜한 박탈감을 느끼며 인근 편의점에 들어가 800원짜리 컵라면으로 배를 채웠다. 오후에는 구걸을 할 요량이었다. 강씨의 표현대로라면 마지막 자존심조차 버리는 일이었다. 오후 2시 지하철 4호선 서울역 4번 출구 앞. 한파에 발걸음을 재촉하는 인파 속에서 나는 맨바닥에 주저앉아 몸을 굽혔다. ‘몸이 아프고 배가 고픕니다. 도와주세요.’ 머리맡에는 읍소의 문구가 담긴 종이와 함께 돈통을 놓아뒀다. 유난히 추웠던 이날의 칼바람은 자비가 없었다. 맨바닥과 맞댄 손바닥이며 팔꿈치, 무릎에 한기가 스며들어 뼛속까지 시렸다. 물리적 고통보다 정신적 수치심이 더 클 것이라는 예상은 단 몇분 만에 여지없이 무너졌다. 20분쯤 흘렀을까. 처음으로 “툭” 하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급히 들어보니 돈통에 300원이 놓여 있었다. 모자를 눌러쓴 한 중년 남성의 뒷모습이 보였다. 가난한 행색이었다. 약간의 당혹감과 함께 고마움이 밀려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엄한 목소리가 들렸다. “아저씨, 추운데 여기서 이러시면 안 돼요.” 40대 경찰이 서 있었다. 그는 “구걸은 경범죄법 위반이다. 젊은 사람이 이러면 되겠느냐”고 타박했다. 그는 내 신분증을 받아 무전으로 신원조회를 하더니 주의를 주고 사라졌다. 1시간쯤 뒤 지하철로 내려가는 계단으로 이동해 구걸을 계속했다. 15분쯤 간격으로 돈통에 동전이 쌓여 갔다. 고개를 숙이니 청각이 예민해졌다. 발걸음 소리에 온 신경이 쏠렸다. 몇번의 경험을 통해 인정을 베푸는 쪽은 주로 남루한 행색의 행인과 여성이라는 걸 배웠다. 사실 부끄러움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고개를 푹 숙인 탓에 연민의 시선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들다 또래인 30대 여성과 눈이 마주쳤을 땐 달랐다. 찰나의 순간 꽤 많은 정보가 눈에서 눈으로 오갔다. 두려움과 동정, 멸시의 신호를 받았고 굴욕감, 비루함 따위의 신호를 보낸 것 같다. 몇푼의 돈보다 힘이 된 건 따뜻한 말들이었다. 한 20대 여성은 쭈그려 앉은 나와 눈높이를 맞추며 과일음료와 핫팩을 건넸고 “추우실 텐데 힘내라”는 말을 덧붙였다. “추워서 어쩌냐”며 1000원짜리를 건넨 50대 주부와 등을 두드려주고 간 백발 노신사의 격려도 위안이 됐다. 시간이 흐를수록 부끄러움조차 익숙해졌다. 어둑해질 때쯤 고개를 들었다. 오후 6시였다. 4시간가량 돈통에 쌓인 행인 14명의 동정심은 9810원이었다. 그 상황에서도 1만원을 채워 보고 싶은 욕심이 고개를 쳐들었다. 행인을 붙잡고 구걸해 볼 요량으로 역전을 헤맸지만 끝내 하지 못했다. 강씨가 말했던 ‘자존심’이라는 단어가 내 발목을 잡았다. 이날 12시간 동안 걸인 행색으로 적선받은 돈은 총 1만 3110원이었다. 그 돈을 구세군 냄비에 넣은 뒤 집에 도착하자마자 옷을 벗어던지고 욕실로 들어갔다. 샤워기 온수가 벗겨낸 얼굴의 검정물이 발등으로 떨어졌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외국인직접투자 올 200억달러 넘을 듯

    외국인직접투자 올 200억달러 넘을 듯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FDI)가 190억 달러(신고 기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울산과 경북은 투자유치액이 수도권인 경기·인천을 제쳤다. 올해는 처음으로 2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일 지난해 FDI 규모가 신고 기준 190억 달러로 2013년 145억 5000만 달러보다 30.6% 늘어나며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존 사상 최고 기록이었던 2012년의 162억 9000만 달러보다도 16.6% 증가한 수치다. 도착 기준으로도 외환위기 시절인 1999년 이후 15년 만에 지난해 115억 2000만 달러로 종전 최고 기록(110억 3000만 달러)을 갈아치웠다. 2013년 98억 4000만 달러보다는 17.1% 증가했다. 권평오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외환위기 때인 1999년도에는 인수·합병(M&A) 매물이 많아 투자액이 많았지만 지금은 복합리조트, 문화콘텐츠, 식품, 의류 등 새로운 투자모델이 부상하면서 일본을 제외한 중국, 싱가포르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외국인 투자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울산과 경북은 서울(54억 7800만 달러)에 이어 투자유치액이 전국 2, 3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울산은 지난해 24억 2300만 달러를 유치해 전년(2300만 달러)보다 무려 52배나 늘어 1962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에쓰오일 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가 한진그룹이 소유하던 에쓰오일 지분 19억 3000만 달러를 인수한 게 결정적이다. 아람코는 한국석유공사 울산비축기지를 사들여 8조원 규모의 석유화학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전년 대비 16배 늘어난 23억 9300만 달러의 외자를 유치한 경북은 구미공단 외국인투자지역에 미국에 본사를 둔 자동차부품업체 루미너스코리아, 일본 휴대전화·자동차 플라스틱 가공업체 엔피케이(NPK), 세계적인 일본 화학기업 도레이첨단소재의 공장 유치 계약을 성사시켰다. 국가별로는 싱가포르 288% 증가를 비롯해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중국 147.2%, 유럽연합(EU) 35.4%, 미국 2.4% 등의 증가율을 보였다. 일본은 7.5% 감소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2015 경제전망 설문조사-환율] 66% “올해 환율 올라 1067원 이상”

    [2015 경제전망 설문조사-환율] 66% “올해 환율 올라 1067원 이상”

    전문가들은 올해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보다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원화 강세가 다소 주춤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환율 전망에 답한 98명 가운데 66.3%(65명)가 올해 원화 환율을 달러당 1067원 이상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원·달러 평균 환율은 1053.12원이었다. 환율 수준으로는 1000원대 후반(1067~1099원)이 32.7%(32명)로 가장 많았다. 21.4%(21명)는 1100원대 초반을 꼽았다. 1200원대까지 오를 것이라고 본 전문가도 한 명 있었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1034~1066원)을 유지할 것이라고 본 사람은 22.5%(22명)였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미국 달러화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원화 환율을 놓고 보면 ‘상고하저’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상반기에는 달러 강세 현상으로 원화 환율이 오르겠지만(원화 가치 하락), 하반기 미국의 금리 인상 시점이 구체화되면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달러화 약세 전환으로 원화 가치가 반등(환율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유가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어 1분기(1~3월)에는 환율이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면서 “큰 폭의 경상 흑자보다는 달러 강세가 환율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22. Q여사에게 (8)사귀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이성교제의 고민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22. Q여사에게 (8)사귀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이성교제의 고민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우선 지금부터 한 달쯤 둘의 돈이란 돈은 먹는 데만 쓰세요. 물론 신랑감을 먹이는 거죠. 그대신 이양은 좀 굶더라도. 키는 어쩔 수 없다지만 체중쯤 한 달 안에 바꿀 수 있거든요. 신랑감의 체중을 10kg만 늘리세요.” 인생살이에는 고민이 있습니다. 인터넷 세상이 열리기 한참 전, 활자 매체도 그리 풍부하지 않던 시절, 많은 사람들은 대중 미디어를 통해 고민을 상담하곤 했습니다. 과거 선데이서울도 ‘Q여사에게 물어보셔요’라는 고정 코너를 운영하며 많은 이의 고민을 들어주었습니다. 저마다 아픈 사연들이 하얀 편지지에 적혀 선데이서울 편집국으로 속속 배달됐고, 기자들은 전문가의 자문을 얻어 일일이 답을 해주었습니다. 40여년 전 그 시절의 고민들은 주로 어떤 것들이었을까요. [Q여사에게 물어보셔요] 코너의 주요 내용을 발췌, 몇회로 나눠 전달합니다. (답변 중에는 오늘날의 관점에서 부적절하게 보여지는 것도 있습니다. 내용 자체보다는 당시의 사회상을 가늠하는 데 초점을 맞춰서 보시기 바랍니다.) ▒▒▒▒▒▒▒▒▒▒▒▒▒▒▒▒▒▒▒▒▒▒▒▒▒▒▒▒▒▒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22. Q여사에게 (8)사귀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이성교제의 고민 [Q여사에게] 160cm도 안되는 꼬마신랑, 너무 부끄러워서 저는 한 3년 전부터 친구처럼 사귀어 온 김이라는 청년이 있습니다. 27세나 된 처녀가 시집을 안 간다고 부모님들은 한 달에 한 번씩은 선을 보이시는데 저는 통 마음에 없어요. 시집을 가 버릴까 궁리해 보다가 김의 얼굴만 떠오르면 절대로 떠날 수 없는 걸 깨달아요. 우리들은 모든 조건이 다 잘 맞는 신랑 신부예요. 다만 한 가지 그는 키가 158cm, 체중은 45kg인데 저는 키 166cm, 체중 58kg의 거구예요. 꼬마신랑하고 결혼식을 올릴 생각을 하면 부끄러워 죽겠어요. 아마 그도 그런 생각인지 청혼을 해오지 않아요. 그러나 우린 매일 만나지 않고는 못 배길 만큼 친해져 버렸습니다. 저는 그만 노처녀로 늙고 마는 것일까요? <서울 전농동에서 이은자> 신랑감에 실컷 먹이셔요 왜 그리 어리석은 생각을 하고 계세요? 세상에는 색시보다 키 작은 신랑은 얼마든지 있어요. 게다가 그런 부부가 더 잘 산다는 속담이 있답니다. 영국의 윈스턴 처칠 아시죠. 부인보다 키가 썩 작지 않았어요? 누가 그 부부의 체구를 비웃었겠습니까. 일본에서는 그런 부부를 특별히 벼룩이 부부라고 부르면서 축복한답니다. 이양, 용기를 내세요. 부모님들께 김 청년을 떳떳이 신랑감으로 소개하세요. 우선 지금부터 한 달쯤 둘의 돈이란 돈은 먹는 데만 쓰세요. 물론 신랑감을 먹이는 거죠. 그대신 이양은 좀 굶더라도. 키는 어쩔 수 없다지만 체중쯤 한 달 안에 바꿀 수 있거든요. 신랑감의 체중을 10kg만 늘리세요. (건강한 사람의 표준체중은 신장에서 100~110을 뺀 숫자랍니다.) 체중 증대작전이 성공한 한 달쯤 후엔 의젓한 김씨의 체구를 보고 김양도 김양의 부모님도 부끄럽기는커녕 든든하고 대견하기만 할 거예요. 그럼 건투 빕니다. <Q> -선데이서울 1968년 9월 29일자 ▒▒▒▒▒▒▒▒▒▒▒▒▒▒▒▒▒▒▒▒▒▒▒▒▒▒▒▒▒▒ [Q여사에게] 정류소에서 마주치는 청년과 혼담 오가니 기분 나쁜데 동네 정류소에서 아침마다 마주치는 청년이 있습니다. 저는 은행의 통근버스를 타기 때문에 때로는 20분 이상 서 있게 되는데 그 청년은 버스가 아무리 여러 대가 오더라도 그냥 보내면서 저를 흘끔흘끔 쳐다봅니다. 어제는 집에 중매쟁이가 신랑감 사진들을 가지고 왔는데 그중에 조건이 제일 좋은 신랑이라는 것이 바로 그 청년이에요. 오늘 아침 버스 정류소에서 사진과 비교해 보았는데 틀림 없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집안이 좋고 직장도 괜찮고(무슨 큰 무역회사라나요) 궁합도 맞는다고 사진만 보고 벌써 반하신 모양입니다. 자꾸 맞선을 보래요. 길에서 우연히 본 여성에게 추파나 보내고 그러다 못해 중매쟁이를 내세우는 경박한 청년을 꼭 만나봐야 될까요? <서울 효자동에서 김은아> 손해 날 것은 없어요 중매 청혼은 점잖은 편이지요 맞선을 보아서 손해날 거야 없지 않을까요? 김양의 추측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말이예요. 중매쟁이를 내세운 청년의 태도는 경박하기는커녕 진지하다고 해야겠죠. 게다가 김양의 추측이 반드시 사실과 일치한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는 것이 내 의견입니다. 전에 서양에서 살아온 어떤 남성의 얘기를 인용할까요? “매일 아침 길에서 마주치는 독일 여성이 그때마다 방긋 웃으며 인사를 하기에 단단히 오해를 했지요. 하루는 용기를 내서 말을 걸고 춤이나 추러 가자고 했어요. 그 여자는 깨끗이 거절하더군요. 그리고 다시는 길에서 그 여자를 못 만났어요” 중매쟁이가 가져온 그 사진은 어쩌면 그 청년 자신도 모르게 김양의 집으로 왔을지도 모르죠. 그래서 그 청년도 지금쯤 김양과 똑같은 우스꽝스런 추측을 김양을 두고 하고 있을지도 모르죠. <Q> -선데이서울 1969년 2월 9일자 ▒▒▒▒▒▒▒▒▒▒▒▒▒▒▒▒▒▒▒▒▒▒▒▒▒▒▒▒▒▒ [Q여사에게] 남학생이 자꾸 저를 찾아오는데… 19세의 여학생입니다. 옆집 남학생의 친구인 19세의 남학생이 이 친구집에 놀러오면 둘이서 저를 불러 댑니다. 저는 인사라도 하려고 나갑니다. 나갈 때마다 그 남학생은 데이트신청을 합니다. 저는 시간이 없다고 거절합니다. 그 학생은 서서 들어가지도 않습니다. 그 학생은 저를 순진하게 보았답니다. 제가 어떻게 하면 그 남학생들이 저를 부르지 않게할 수 있을까요. 어떤 말을 해야 쌀쌀맞다고 생각하고 저쪽 편에서 끊게 할 수 있을까요. <서울 청파동에서 영미> 분명한 태도를 보이셔요 어떻게 끊을 수 있을까를 묻기 전에 영미양 자신이 그 남학생과의 몇마디 대화가 정녕코 싫은 것인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그 남학생 꼴도 보기 싫다”고 결정이 내려진다면 아무리 불러대더라도 애초에 “인사나 해두겠다”는 생각으로 나가는 것 자체를 하지 말았어야 합니다. 혹시 길에서 만나더라도 생판 모르는 사이처럼 행동하셔요. 혹시 부르거든 달나라에서 온 사람이라도 보듯 아주 무관심한 표정을 지으셔요. 부르면 나가고, 몇마디 말은 주고 받고, 인사는 서로 하고, 또 데이트에는 응할듯 말듯 하고. 이것은 마치 셰퍼드의 코 앞에 생고기를 갖다대면서 피해 달라는 것과 같지 않을까요. 데이트 신청에 관해서만 말하자면 “시간이 없다”고 애매한 대답을 할 것이 아니라 “데이트 같은 것 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딱잘라 말하셔요. 애매모호한 태도는 이미 현대여성에게는 결코 미덕이 아닙니다. -선데이서울 1969년 11월 23일자 ▒▒▒▒▒▒▒▒▒▒▒▒▒▒▒▒▒▒▒▒▒▒▒▒▒▒▒▒▒▒ [Q여사에게] 남자친구 음식 먹는 소리에 질색이에요 제 보이프렌드는 키 크고 핸섬하고 머리 좋은, 정말 훌륭한 남성입니다. 1년이나 사귀는 동안 불쾌한 일이라곤 한 번도 없었어요. 그의 말이라면 불 속에라도 뛰어들어갈 만큼 저는 그를 숭배합니다. 그와 결혼할 작정이에요. 한 가지 걱정은 그의 먹는 버릇입니다. 그는 훌쩍거리고 쩝쩝거리고 또 입을 벌리고 먹는단 말이에요. 음식을 같이 들고 있으면 조금 전까지의 로맨틱한 기분은 싹 가시고 이이가 사람인가 싶어요. 결혼하면 참아낼 수 있을까요? <서울 냉천동에서 E여대생> 너무 속 좁게 생각하지 마셔요 그렇게 핸섬하고 머리 좋은 훌륭한 청년이 어쩌면 당신같이 소견 좁은 여성의 짝이 되었을까요. 당신의 표현이 사실과 같다면 그 청년은 정말 아깝다는 느낌이 듭니다. 왜냐하면 먹는 버릇이라든지 말버릇 같은 것은 어려서부터 몸에 익혀 온 것이기 대문에 아내나 애인이 고쳐달라고 해서 고쳐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에요. “이이가 사람인가” 할 정도로 싫고 경멸스런 그런 버릇은 당신의 눈에 꽂힌 큐피드의 화살이 뽑아지자 말자 옥의 티가 아니라 커다란 혹으로 보일 것이에요. 남편은 음식으로 사로잡아야 된다는 말이 있는 걸 아세요? 먹는 버릇이 그렇게 싫은 사람과의 식사는 재미없을 거에요. 따라서 음식으로 그이 마음을 잡지는 못할 거구요. 더 교제해가면서 음식 버릇까지도 숭배하게 되는 날이 오거든 그때 마음을 허락하고 결혼하기를 권합니다. <Q> -선데이서울 1969년 1월 26일자 ▒▒▒▒▒▒▒▒▒▒▒▒▒▒▒▒▒▒▒▒▒▒▒▒▒▒▒▒▒▒ [Q여사에게] 여성앞에 수줍음 타서 저는 수줍음 때문에 고민하는 25세의 남성입니다. 직장의 동료여성이나 단 한번 인사를 나눈 여성들에게서도 저는 오만하다는 말을 여러번 들었습니다. 저는 전혀 그런 생각을 한 것은 아니고 단지 수줍어서 묻는 말에나 대답을 했을 뿐이었고 또한 시선이 마주칠 때에도 얼굴이 달아올라 고개를 돌린 것뿐입니다. 이 점이 오해를 산 모양입니다. 어쩌다 친구의 생일 파티같은 데 참석해서도 새로운 여성과 인사를 나누고는 뭔가 이야기를 하려 해도 얼굴이 먼저 붉어지니 어떻게 하면 여성들과도 벽 없이 사귈 수 있는 걸까요? <서울 홍은동에서 온규> 능변인 것보다 나아요 아마도 온규씨는 여성들이란 남성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라고 은연 중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군요. 그렇다면 과감히 그런 생각은 떨쳐버리도록 하셔요. 일반 여성들도 온규씨의 어머니나 아주머니, 또는 누이동생들과 똑같은 사람들이니까요.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특별히 여성들과의 대화가 거북할 것이 없겠죠? 어머니, 누이동생과의 대화가 자연스러운 만큼 어느 여성과 이야기를 나눠도 자연스러울 겁니다. 일단 그렇게 생각을 굳힌 다음에는 주저하지 말고 여성과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셔요. 가까운 주변에 있는 여성 동료부터 사귀도록 하세요. 그 날의 날씨라거나 신문의 뉴스라거나 영화 이야기 어느 것이라도 좋겠죠. 여성들과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반드시 능변이어야 할 필요는 없어요. 조용히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그에 따른 자신의 의사만을 명확히 이야기 할 수 있다면 합격이에요. 여성과의 대화 중 지나친 능변보다는 오히려 조금 서툰 것이 여성들에겐 더욱 효과적일 지도 모르죠. <Q> -선데이서울 1970년 4월 5일자 정리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신문은 1960~70년대 ‘선데이서울’에 실렸던 다양한 기사들을 새로운 형태로 묶고 가공해 연재합니다. 일부는 원문 그대로, 일부는 원문을 가공해 게재합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어린이·청소년기를 보내던 시절, 당시의 우리 사회 모습을 현재와 비교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원문의 표현과 문체를 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일부는 오늘날에 맞게 수정합니다. <편집자註> *서울신문이 발간했던 ‘선데이서울’은 1968년 창간돼 1991년 종간되기까지 23년 동안 시대를 대표했던 대중오락 주간지입니다.
  • ‘충무로 엘크루 메트로시티Ⅱ’ 5일 그랜드오픈, 투자자 관심 집중

    ‘충무로 엘크루 메트로시티Ⅱ’ 5일 그랜드오픈, 투자자 관심 집중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서울 중구 충무로5가 36-2번지 일원에서 ‘충무로 엘크루 메트로시티Ⅱ’를 5일 그랜드오픈한다. 이 단지는 지하5~지상 20층 1개 동 오피스텔 209실(전용 23~41㎡)과 도시형생활주택 171가구(전용 22~35㎡) 등 총 380실 규모다. 전용면적별로 살펴보면 오피스텔은 △23.0㎡D 171실 △37.0㎡E 19실 △41.4㎡F 19실 등이며, 도시형생활주택 △ 22.7㎡A 133가구 △35.5㎡B 19가구 △35.5㎡C 19가구 등으로 이뤄졌다. ‘충무로 엘크루 메트로시티Ⅱ’는 풍부한 임대수요를 지니고 있다. 도심권역에 위치해 광화문, 충무로, 동대문, 명동 등 업무지구 접근성이 높아, 출퇴근 수요가 풍부하다. 또 최근에는 도심권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이나 외국인 도매상들이 늘면서, 호텔보다 저렴한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 등의 단기 임대를 많이 찾는 점도 주거용 임대주택 인기에 한몫을 담당하고 있다. -사통팔달 교통망에 편의시설 잘 갖춰 ‘충무로 엘크루 메트로시티Ⅱ’는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춘데다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지하철 3∙4호선(충무로역), 지하철2∙5호선(을지로4가역/동대문역사공원역) 등 4개 노선의 역세권에 위치해 대중교통 이용이 수월하다. 또 단지 앞 퇴계로와 창경궁로 등을 이용해 종각, 을지로, 동대문, 명동 등 도심 주요 상권 등으로 이동이 수월하다. 특히 동대문과 명동 등이 인접해 있어, 롯데백화점(명동점), 롯데면세점(명동점), 밀레오레(동대문), 방산시장 등 편의시설 이용이 수월하다. 또 충무초, 덕수중 등이 인접해 있고 중구청, 동국대, 중부경찰서 등도 가까이 위치해 있다. -충무로, 동대문, 남산, 궁궐 등 인접해 서울 문화메카의 중심지 위치 ‘충무로 엘크루 메트로시티Ⅱ’는 서울 문화의 메카인 충무로가 인접해 있어 영화예술과 관련된 관광이 특화돼 있고 대한극장, 서울극장, 명보극장 등도 이용이 수월하다. 또 차량 5분 거리에 있는 동대문에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와 동대문쇼핑센터, 동대문디자인프라자 등이 연계된 한류관광도 인기를 얻고 있어, 이에 따른 임대수요도 풍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북촌까지 차량으로 15분 거리에 위치해 있고, 남산한옥마을과 명동쇼핑센터 등이 차량 5분 이면 이동이 가능해, 관련 산업 종사자들의 유입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남산이 인접해 쾌적성 높고, 남산과 북한산 조망도 가능 ‘충무로 엘크루 메트로시티Ⅱ’는 남산과 북한산 조망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단지는 남측으로 1km 내 남산이 위치해 있고, 북측으로 방산시장이 위치해 있다. 주변 높은 건물이 부재해 일부 세대를 제외한 5층 이상에서는 남측으로 남산 조망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북측으로는 북한산 조망도 가능해 인기가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단지 북측으로 묵정공원도 맞붙어 있어, 주거쾌적성도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절수형 제품에 태양열까지 관리비 절약 단지 ‘충무로 엘크루 메트로시티Ⅱ’는 친환경에너지절감시스템이 갖춰져, 관리비 절감에도 효율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지는 우수(빗물)를 이용해 세대 내 화장실 청소용 수전으로 이용할 계획이다. 또 옥탑에는 태양광 발전을 갖춰 공용전기 절약에도 신경을 썼다. 이밖에 입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단지 내 주차관제시스템과 디지털도어록, CCTV 등을 설치한다. 또 초고속 정보통신, 방범시스템, 원격검침 시스템 등을 갖춰 주거편의성도 높였다. 각 세대별로는 전기2쿡탑과 후드, 빌트인세탁기, 콤비냉장고 등의 옵션이 주어진다. 면적별로는 원룸형과 투룸형으로 나눠진다. 원룸형은 일체형 구조로 침실과 욕실, 주방 등으로 구성된다. 또 투룸형은 방2개, 주방, 욕실 등으로 이뤄진다. 또 각실마다 붙박이장과 가전제품 수납장 등이 배치돼 있어 수납공간이 넓다. 모델하우스는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720-5번지에 위치해 있으며, 지하철 2호선 서초역 7번출구에서 도보 2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분양문의 1661-6110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책꽂이]

    좌파가 알아야 할 것들(세르주 알리미 외 지음,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펴냄) 외국 필진 27명과 국내 필진 6명의 글 34편을 담았다. 진보정치를 향한 인류의 거대한 희망과 그 희망을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과 좌절, 새로운 진보정치의 재시도, 한국 진보정치의 시련과 도전 등을 다루고 있다. 368쪽. 1만 9800원. 한국의 차 문화 천년7(송재소·조창록·이규필 옮김, 돌베개 펴냄) 삼국시대부터 근대까지 1100여년간 승려들이 기록한 차 문화 관련 글을 정리했다. 신라의 교각부터 고려의 의천, 조선의 기화·보우·휴정, 근대의 정호 등 승려 57명의 작품이 수록됐다. ‘한국의 차 문화 천년’ 시리즈의 마지막 권. 262쪽. 1만 8000원. 단칼 금연(나하연 지음, 모루와 정 펴냄) 독특한 방식의 금연 가이드. 인도, 하와이에 전래되는 수련법을 응용한 최면요법과 명상기공, 신경언어프로그램이 소개된다. 몸, 마음을 함께 보듬어 금연에 이르도록 하는 게 특징이다. 금연을 돕는 일상 음식 11가지를 부록으로 붙였다. 148쪽. 1만 1000원. 달려라! 김치 버스(김진 지음, 키즈엠 펴냄) 우리 김치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떠난 ‘김치 버스’의 400일에 걸친 여정을 그렸다. 실제 이야기를 토대로 했고, 실감 나는 일러스트가 생동감을 더한다. 아이들에게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불어넣어 준다. 40쪽. 1만 1000원. 할머니를 기다립니다(세베린 비달 지음, 푸른숲주니어 펴냄) 돌아가신 할머니를 그리워하는 꼬마 아이의 이야기를 담았다. 죽음의 의미를 알려 주기보다는 어린아이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아이의 시선으로 솔직하게 그렸다. 32쪽. 9000원.
  • 빛고을에 북한 선수들 오나…군인올림픽도 있었네

    빛고을에 북한 선수들 오나…군인올림픽도 있었네

    을미년(乙未年) 양띠 해에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같은 굵직한 국제종합대회는 열리지 않는다. 이른바 ‘쉬어 가는 해’다. 하지만 3월부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예선이 시작되고, 6월에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이 시작된다. 6~7월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이 캐나다에서 열린다. 아울러 잔잔하면서도 의미 있는 두 대회가 국내에서 개최된다. 빛고을 광주 등에서 열리는 제28회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와 경북 문경 등에서 열리는 제6회 세계군인체육대회(군인올림픽)가 그것이다. 두 대회 모두 올림픽, 아시안게임에 견줘 국민의 관심이 낮을 염려가 있어 나란히 북한의 참여를 간절히 바라고 있기도 하다. 임병선 전문기자 bsnim@seoul.co.kr ■7월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유니버시아드대회는 준비나 운영 면에서 올림픽에 버금가는 국제종합경기대회인 ‘대학생들의 스포츠 제전’이다. 2015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가 7월 3일부터 14일까지 광주와 전남북 일원에서 열린다. 유사 이래 호남권에서 치러지는 가장 큰 규모의 국제행사로 기대를 부풀린다. 170개국 1만 4000여명의 선수단이 빛고을을 찾아 정식종목 13개, 선택종목 8개 등 모두 21개 종목에서 기량을 겨룬다. 심판과 대회 운영진까지 합치면 2만명 수준이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 45개국 1만 5000여명이 참가했는데 2조 5000억원이란 막대한 비용이 투자돼 인천시 재정에 주름을 안긴 데 견줘 광주 U대회는 8171억원 밖에 들지 않게 설계됐다. 지난 연말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 6867억원에 치르기로 했다. 국비 지원 규모는 2400억원 수준이다. 인천에서는 49개 경기장 중 16개를 새로 지은 반면, 광주 U대회에서는 38개 중 3개만 신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절감 요인이다. 광주여대에 다목적체육관을 짓는데 기계체조 양학선과 리듬체조 손연재 등이 기량을 선보이게 된다. 남부대에 수영장을 짓고, 주월동에 양궁장을 새로 지어 모두 3월 완공할 예정이다. 광주 17곳, 전남 17곳, 전북 4곳으로 경기장을 분산해 치른다. 경기장 주변의 대학 시설 등을 국제 기준에 맞게 개·보수해 훈련장으로 활용한다. 선수촌은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유례없는 도심재생 재건축 방식으로 지어진다. 전액 민간자본을 유치해 화정동 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하는데 3월에 완공, 3726세대 중 2508세대를 선수촌 시설로 활용한 뒤 대회가 끝나면 민간에 인도하게 된다. 엠블럼 등 대회 상징물을 공식 상품화권 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해 의류, 잡화, 문구 등 9개 품목 사업자 선정을 지난 2013년 11월 마쳤다. 또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과 협상해 모든 마케팅 수익을 100% 조직위에 귀속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앞으로 일정은 1월 미디어 등록이 시작돼 3월 마감되고, 3월 국가별 엔트리가 확정된다. 국가별 대표단장 사전회의가 4월 11일부터 닷새 열린다. 이 기간 중 단체종목 조 추첨이 진행된다. 5월 26일 해외에서 성화가 채화되고 국내에서는 6월 3일 채화돼 6월 중 합화된다. 개인 엔트리는 이때 마감한다. 김윤석 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이번 대회는 일회성 스포츠대회가 아니라, 광주의 부족한 스포츠 인프라를 확충하고 지역 발전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 스포츠사에 저비용 실용 대회의 모델이 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아무리 알뜰하게 준비하더라도 채워지지 않는 요소가 있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 견줘 국민적 관심이 뒤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양학선과 손연재 등 세계적인 기량을 갖춘 선수들의 선전만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관중 흡인력이 문제된다. 이에 따라 대회 조직위는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처럼 북한의 참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남북 사이에 해빙 기류가 확인되지 않고 있어 불안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만약 광주 U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면 지방자치단체의 내실 있는 설계로 국제종합체육대회를 성공시키는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10월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오는 10월에 북한 군인들이 남한에 내려온다. 물론 전쟁을 하러 오는 건 아니다. 4년마다 ‘스포츠를 통한 우정’이란 슬로건 아래 열리는 군인들의 평화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조직위원회는 지난해 12월 12일까지 1차 참가 동의서를 접수한 결과, 북한을 비롯해 77개 국가 7798명이 참가 의향을 밝혔다고 전했다. 북한 선수단에는 총기 반입이 필수인 사격 대표들도 있어 휴전 이후 처음 총기를 들고 남한 땅을 밟게 된다. 오는 3월 15일까지 2차 동의서를 접수하고 8월 1일까지 최종 명단을 확정한다. 이황규(육군 준장) 조직위 사무총장은 “북한이 갑자기 대회 출전 의사를 뒤집으면 내부 정세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자인하는 꼴”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제복을 차려입은 110개국 군인들이 개회식장에 입장하는 장관이 펼쳐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국제군인스포츠위원회(CISM)는 1948년 5개국이 결성해 지금은 110개국으로 늘어났다. 대한민국은 1957년 그리스의 추천을 받아 21번째로 가입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등 단일 종목 국제연맹을 빼고는 올림픽(204개국)과 유니버시아드(167개국) 다음으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1994년까지 개별 종목별로 대회를 열어왔으나 1995년 이탈리아 로마대회부터 올림픽처럼 종합대회로 열리고 있다. 이번이 6회 대회이며 10월 2일부터 11일까지 문경, 김천, 안동, 영주, 영천, 상주, 예천, 포항 등 8개 시군에서 8700여명의 선수단이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대한민국은 1회 대회 17위를 기록한 뒤 2회 대회 5위, 3회 대회 6위 등 상위권을 지켰다. 4회 대회 때 16위로 떨어졌다가 5회 리우데자네이루대회에서 다시금 6위로 올라섰다. 역대 메달 개수 79개로 전체 10위를 차지, 북한(83개)보다 한 계단 아래였다. 축구나 마라톤처럼 일반 대회와 같은 종목도 열리지만 특히 눈길을 끄는 건 군사종목들이다. 육군 5종 경기는 사격, 장애물 달리기, 장애물 수영, 수류탄 투척 경기, 크로스컨트리로 구성된다. 한국은 문경 대회의 프레 대회로 지난해 10월 영천에서 치러진 제61회 육군 5종 선수권대회에 처음 참가해 34개국 가운데 15위를 차지, 문경에서의 선전을 기대하게 했다. 해군 5종 경기는 장애물달리기, 인명구조 수영, 다목적 수영, 선박운용, 수륙양용 크로스컨트리로 이뤄진다. 공군 5종 경기는 장애물달리기와 장애인수영, 비행경기, 고공강하, 오리엔티어링 경기 등이 있다. 지난달 초 국회에서 대회 사업비를 지난해 6월 국방부 안에서 2억원을 깎은 1653억원으로 확정했다. 기획재정부가 제시한 1154억원보다 500억원 가까이 복원했다. 더불어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체육진행기금 200억원을 따로 지원받는다. 이에 따라 선수촌 조성 계획을 둘러싼 국방부와 문경시의 갈등은 해소됐다. 선수촌 조성은 문경시, 운영은 조직위가 맡는 것으로 분담한다. 문경시는 현재 조성 중인 신기 제2일반산업단지의 지원시설부지 1만 5000여㎡에 조립식 형태의 선수촌을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조직위 관계자는 “현재 문경시는 문경, 영천의 육군3사관학교만으로 선수 수용을 못할 경우 충북 괴산의 학생중앙군사학교를 활용하는 방안까지 고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 [新국토기행] 경기도 포천

    [新국토기행] 경기도 포천

    경기 포천시만큼 볼거리가 풍부한 곳도 없다. 해발 1000m 안팎의 명성산·광덕산·청계산 등 명산이 즐비하다. 그 깊은 산속에는 산정호수·청계호수·중리저수지·고모저수지가 있으며 댐 공사가 추진되면서 한탄강 일대도 각광받는다. ‘관광 휴양의 도시’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포천아트밸리와 같이 천연자원에 사람의 손길이 창의적으로 가미된 독특한 관광지도 인기를 끈다. 공사 중인 구리~포천 간 고속도로가 개통하면 서울 강남에서 허브아일랜드, 산정호수, 한탄강, 백운계곡 등 포천시 주요 관광지 대부분을 한 시간 이내 갈 수 있다. ■ 볼거리 ●산정호수와 명성산 ‘산에 있는 우물’이란 뜻의 산정호수는 이름 그대로 맑은 수질과 아름다운 산세를 자랑한다. 1925년 농수용저수지로 만들어졌다. 명성산을 비롯해 여러 높은 산봉우리가 병풍처럼 있고 물가에는 소나무 울창한 숲속에 자인사와 등룡폭포, 비선폭포가 있다. 1977년 3월 국민관광지로 지정됐다. 봄에는 진달래가, 가을에는 들국화와 억새꽃이 장관을 이룬다. 명성산은 영북면과 강원 철원군 갈말읍에 경계한 명산이다. 해발 922.6m이다. 통일신라의 마의 태자가 망국의 한을 품고 이 산을 지나 금강산으로 갈 때 보고 울었다고 해서 붙여진 산 이름이다. 경기북부의 대표적인 산이다. 남북으로 뻗은 주 능선을 기준으로 서쪽은 경사가 급하지만 바위가 발달해 웅장한 경관을 볼 수 있다. 동쪽은 경사가 완만하고 흙이 많아 산행이 편안한 편이다. 억새가 무성해 가을 산행지로 인기가 높다. 궁예왕이 왕건의 군사에게 쫓겨 최후를 맞은 곳으로도 알려졌다. 궁예왕이 숨어 있었다는 왕굴은 산정호수 주차장에서 건너다보이는 책바위굴로 추정된다. ●여우재고개 궁예왕을 쫓던 왕건의 군사들이 진을 치고 여우처럼 기웃거리며 관찰했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이동갈비촌, 백운계곡 방향으로 오갈 때 들르는 곳이다. 해발이 높아 배추 등 고랭지 채소가 재배된다. 한여름에도 그늘에서는 에어컨이 필요 없다. 고갯마루에 있는 음식점들은 겉보기에는 허름하지만 고랭지 채소와 잘 익힌 장을 써 깊은 맛을 낸다. 길손들이 김치를 안주 삼아 막걸리 한 잔 하고 지나는 곳이다. 구멍가게를 겸한 만물상에는 신기한 물건도 많고 강냉이 맛 또한 일품이다. ●백운계곡과 광덕고개 여우재고개와 이동갈비촌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백운계곡이 있다. 광덕산과 백운산 정상에서 서쪽으로 흘러내리는 맑고 깨끗한 물이 모여 이룬 골짜기다. 길이가 10㎞이며 연못과 기암괴석이 한데 어울려 아름다움을 빚어낸다.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드라이브 코스로 각광받는다. 여름철에는 피서객들이 광덕고개 넘어까지 장사진을 이룬다. 백운사 쪽 등산코스로 좀 더 들어가면 울창한 숲 속 계곡이 시원하다 못해 춥다. 백운계곡에서 강원 화천군 방면으로 산을 구불구불 10여분 오르면 고갯마루에 장터가 펼쳐진다. 각종 산나물 등을 값싸게 팔며 힘겹게 오른 산 아래를 내려다보며 먹는 수수부꾸미와 소금 또는 설탕을 찍어 먹는 구운 감자 맛이 일품이다. ●한탄강 8경 대표적인 곳이 한탄강 대교천 현무암 협곡(제1경)과 비둘기낭폭포(제6경)이다. 현무암 협곡은 관인면 냉정리 1101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436호이다. 경관이 수려하며 학술 가치를 인정받아 2004년 천연기념물 제436호로 지정됐다. 대교천은 한탄강의 지류로 계곡이 좁고 깊어서 협곡이라고 하며 총길이는 약 1.5㎞. 협곡의 폭은 25~40m, 높이는 30m에 이르는 하상지형으로 다양한 주상절리가 발달했다. 27만여 년 전에 분출한 용암이 최소한 세 번의 분출 단위를 보이는 추가령 현무암으로 구성되며 한반도 제4기 지질과 지형 발달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비둘기낭은 영북면 대회산리 415-2 일원에 있다. 천연기념물 제537호로 지정됐다. 불무산에서 발원한 대회산천의 말단부에 현무암 침식으로 형성된 협곡이다. 대회산리에서 흘러내린 물이 이곳에서 폭포수를 이룬 뒤 한탄강과 합류한다. 예부터 겨울이면 수백 마리의 산비둘기가 서식해 비둘기낭이라고 부르게 됐다. ●국립수목원 국립수목원은 소흘읍 직동리와 남양주시 진접읍에 있는 국내 최대 수목원이다. 조선 때 세조는 자신과 왕비 정희왕후 윤씨의 능을 지금의 광릉 자리로 정하면서 주변 산림도 보호하라고 엄격히 일렀다. 이후 숲이 보존돼 한국전쟁도 견뎌내면서 500년 넘게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천연기념물인 딱따구릿과 조류인 크낙새를 비롯해 여러 동식물이 있다. 정부는 천연기념물 제197호인 크낙새 서식지인 국립수목원 일대를 천연기념물 제11호로 지정해 보호한다. 또한 국립수목원이 자리한 광릉 숲은 2010년 유네스코의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근처에 고모리저수지가 있고 카페촌이 발달했다. ●창조관광지, 승진훈련장과 포천아트밸리 승진훈련장은 여우재고개 옆에 있다. 세계 최초로 일반에 개방된 육군화력훈련 참관체험장이다. 광활한 훈련장에서 펼쳐지는 기계화부대의 기동훈련과 헬기사격을 참관할 수 있다. 천주산 자락의 포천아트밸리는 방치된 화강암 채석장을 2009년 친환경 문화예술 공간으로 조성한 곳이다. 면적은 15만㎡에 달하며 산 정상의 호수와 기암절벽 등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최근에는 천문관이 개관해 체류형 관광지로 인기를 더한다. 가까운 곳에 있는 포천방어벙커는 등록문화재 제578호로 북한과 첨예하게 대치하던 1948년에 북한군의 침공을 방어하기 위해 세웠다. 6·25 전쟁 뒤 4개의 진지 중 이곳만 남았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먹거리 포천에는 구경거리, 즐길거리가 많은 것만큼 빼어난 먹거리도 다양하다. ●파주골 순두부촌 영중면 성동리에 6곳의 순두부 전문 음식점이 군락을 이뤄 성업 중이다. 이 지역은 물이 좋은 데다 등산객들이 많아 단백질이 풍부한 건강식이 발달했다. 국산 콩만을 사용한 순두부와 모두부의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소문나면서 관음산 등산객뿐만 아니라 일동온천과 산정호수를 오가는 행락객이 즐겨 찾는다. ●이동갈비촌 산정호수, 백운계곡, 일동 온천지구 삼각꼭짓점 중간에 있다. 기름기를 제거한 뒤 칼집을 내 양념이 잘 스며들도록 했다. 참나무 숯불에 구워 갈비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이동면 구 47번 국도변을 중심으로 20여집이 있다. ●고모리카페촌 국립수목원과 광릉 인접한 계곡 및 숲 속에 30여개 카페가 있다. 저마다 독특한 분위기를 자랑해 한때 영화촬영지로 유명했으나 쇠락하고 있다. 의정부 민락2지구가 개발되면서 새로운 음식점들이 하나 둘 늘고 있다. ●신북오리타운 신북면 심곡리 일대에 10여곳의 전문점이 있다. 오리고기가 고혈압, 심장병, 뇌졸중 예방 및 치료에 유용한 것으로 알려진 데다 웰빙이 유행하면서 유명해졌다. 회전구이부터 백숙까지 다양한 오리 요리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능이버섯백숙 포천에는 군락을 이루지는 않았지만 손색없는 일품 요리집이 많다. 이 중 능이버섯백숙 전문점이 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곳곳에서 성업 중이다. 대표적인 곳이 포천 반월아트홀 입구 용덕산장과 왕방산 아래 시골마을에 자리 잡은 ‘호병골 산아래’ 식당이다. 용덕산장의 능이백숙은 둥굴레 등 6~7가지 한약재를 넣어 우려낸 국물에 오리 또는 토종닭을 넣고 한 시간 이상 끓인다. 고기와 잡냄새가 없는 시원한 국물뿐 아니라 곰취 쌈장과 파김치 등이 일품이다. ●토종무봉리순대국 지역 대표 음식으로 지금은 다른 지역 도로변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지만, 본점은 소흘읍 무봉리에 있다. 이 밖에 신북면 농업기술센터 부근에 있는 평양초계탕, 산정호숫가 바위식당의 옻닭, 일동 필로스 골프장 부근 샘터식당의 고구마돈가스는 오가는 수고가 아깝지 않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장 담그듯 집집마다 빚은 술 ‘가양주’(家釀酒)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장 담그듯 집집마다 빚은 술 ‘가양주’(家釀酒)

    술은 음식과 함께 한 나라의 문화를 대변하는 음료로서 종교에서 일상 생활에 이르기까지 일반화돼 있다. 술은 그 지방의 기후나 토양에서 나온 원료와 미생물이 만나 자연이 빚어낸 음료다. 서양에서 포도주는 신들의 음료로 여겨져 왔고, 동양에서도 하늘에 지내는 천제(天祭)에 빠지지 않은 주요한 품목이다. 술은 곡물을 식재료로 이용하는 나라라면 세계 어느 곳이든 존재한다. 비슷한 원료가 있는 지역은 같은 종류의 음식문화와 술문화권이 형성됐다. 동양권에서는 쌀로 만든 술인 막걸리와 청주가 발달했다. 독일과 벨기에, 체코, 영국, 아일랜드 등 보리가 많이 생산되는 지역에서는 맥주가 유명하다. 와인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남부 등 포도가 재배되는 지중해성 기후 지역에서 발달했다. 술과 술문화는 한 나라의 문화 수준을 대변한다. 다양한 술문화가 발전한 국가들은 농산물, 장인, 양조장, 식당 등의 식문화 산업을 갖고 있다. 최고급 와인 산지인 프랑스의 보르도 지방은 ‘와인 마니아’의 순례 장소로 유명하다. 독일 뮌헨의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는 관광객 600만명이 방문해 맥주 600만ℓ, 닭 65만 마리, 소시지 110만개를 소비하는 거대 산업으로 성장했다. 마리아주와 음주 방법이 널리 알려진 와인과 달리 우리 전통주에 대한 인식은 아직 부족하다. 하지만 우리 술도 종류마다 다양한 주도가 존재한다. 와인은 눈으로 색을 관찰하고 잔을 살며시 돌려 코로 향을 감상한 다음 한 모금 머금고 입 안에서 맛을 음미한다. 우리 전통주도 쌀, 보리, 옥수수 등과 누룩의 조화가 만들어 낸 다양한 색깔과 향, 맛을 충분히 즐기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전통주도 세계의 명주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향을 지니고 있다. 이를 결정하는 것은 발효제인 누룩과 밑술의 종류, 빚는 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다. 술의 제조 기법으로 볼 때 와인, 맥주, 위스키 등 서양술과 우리 술은 ‘누룩’이라는 발효제에서 결정적인 맛의 차이가 존재한다. 와인은 과일의 당을 직접 발효하며, 맥주는 맥아의 당화효소를 이용해 당화한 다음 발효시킨다. 하지만 우리 술은 누룩곰팡이를 이용해 곡물을 발효시켜 술을 만든다. 누룩 제조 당시의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맛이 분화될 수 있다. 많이 쓰이는 막누룩은 거칠게 부숴 살균하지 않고 자연적인 발효 상태에서 제조해 가정마다 다른 특징의 발효제가 만들어진다. 전통 누룩은 쌀누룩, 보리누룩, 밀누룩, 녹두누룩 등 원재료에 따라 다양하다. 우리 술 ‘가양주’(家釀酒·가정에서 담근 술)는 쌀과 누룩, 물만을 갖고 간단하게 제조할 수 있다. 이런 간단한 방법 때문에 어느 가정에서나 재료만 있으면 쉽게 빚었다. 밀을 거칠게 빻아 물로 반죽을 하고 틀에 넣어 일정한 모양과 크기로 만든 다음 놔두면 다양한 미생물에 의해 자연적으로 누룩이라는 발효제가 만들어진다. 우선 탁주 형태의 술이 만들어지고 그대로 거칠게 여과를 하면 막걸리가, 증류를 하면 소주가, 맑게 여과하면 약주가 된다. 화창한 봄날에는 음식과 가양주를 싸들고 소풍을 나가 꽃과 함께 술과 음식을 먹는 풍습이 있다. 진달래꽃을 넣어 만든 ‘두견주’, 복숭아꽃을 넣은 ‘도화주’, 소나무 새순을 넣은 ‘송순주’ 등이 유명하다. 단오에는 석창포 뿌리로 빚은 ‘창포주’(菖蒲酒)를 마셨는데 식욕 증진과 피로 회복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창포주는 가장 양기가 강한 오시(낮 12시)에 마셔야 효력이 있다고 해서 대낮부터 술에 취하는 경우가 많았다. 여름인 음력 6월 보름 ‘유두일’(流頭日)에는 산속 폭포에서 머리를 감고 계곡에서 술을 마시는 ‘하삭음’(河朔飮) 놀이를 즐겼다. 7월 7일 ‘칠석음’(七夕飮)에는 더위를 피해 술을 취하도록 마셨다. 가을인 중양절(重陽節·9월 9일)에는 국화주를 즐기는 풍습이 있었다. 또 추석에는 햅쌀로 빚은 ‘신도주’(新稻酒)로 제사를 지내고 마셨다. 쌀로 술을 빚을 때 가장 많이 빚어진 것이 ‘동동주’라고 할 수 있으며, 술 표면에 삭은 밥알이 동동 떠 있는 모양 때문에 ‘부의주’(浮蟻酒)라고 불린다. 겨울철의 대표적인 술로는 설날에 온 가족이 마시는 ‘도소주’(屠蘇酒)와 ‘머슴의 날’(2월 1일)에 머슴들이 마시던 탁주(막걸리)가 있다. 설날에는 산초와 방풍, 백출, 길경 등의 약재를 붉은 주머니에 담아 마을 우물에 넣었다가 꺼내어 담근 도소주를 마심으로써 한 해의 괴질이나 나쁜 병을 물리치고 건강과 장수를 빈다. 도소주 재료는 대개 자양강장제로 쓰이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뚜렷한 사계절이 주는 다양한 농산물과 오랜 전통에서 유래한 수백 가지 양조 기술은 우리 술산업의 밑거름이다. 우리 술은 원료의 다양성뿐 아니라 빚는 방법도 많아 온갖 종류의 술이 제조되고 있다. 세계적인 술 와인은 포도 품종과 재배 기술, 원료의 생산 연도에 따라 각양각색의 와인이 존재한다. 이것이 곧 와인이 세계적인 술이 된 이유이기도 하다. 여러 종류의 원료와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색, 향기 맛에서 폭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산업화가 우리 술에도 필요하다. 정석태 농촌진흥청 발효식품과 ■문의 golders@seoul.co.kr
  • [새해 달라지는 것들] 담뱃값 4500원…A형 간염 접종 무료…법정 내 녹음

    [새해 달라지는 것들] 담뱃값 4500원…A형 간염 접종 무료…법정 내 녹음

    1월 1일부터 담뱃세 2000원 인상과 함께 담배가격도 4500원으로 오른다. 이뿐만 아니라 모든 식당에서 흡연이 금지된다. 냄새가 안 난다며 전자담배를 피웠다가는 일반 담배와 똑같이 과태료 10만원을 물어야 한다. 또 최저임금이 시급 기준 5580원으로 오른다. 환자가 전액 부담했던 A형 간염 접종은 국가 예방접종 대상에 포함되면서 무료로 이뤄지고, 하반기에는 노인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 나이가 75세에서 70세로 낮아진다. 부모가 친권을 남용하는 경우 자녀나 검사의 청구에 의해 가정법원이 친권을 일시적으로 정지할 수 있게 된다. 법정 내 녹음도 본격적으로 이뤄진다. 공무원시험 체력검정에서도 도핑테스트(약물검사)가 시행되며, 운전면허 기능시험은 하반기부터 평가 항목을 강화해 어려워질 전망이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적용 기한은 2016년까지 연장돼 내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무주택 가구주였던 주택청약 자격이 무주택 가구 구성원으로 완화되는 등 청약제도가 개편된다. 편집국 종합 [세제·금융] ATM에서 마그네틱 신용카드 대출 금지 ●자녀장려세제 도입 부부의 연소득 합계액이 4000만원 미만인 가구로 18세 미만 부양자녀가 있으면 자녀 1인당 연간 최대 50만원(지원 자녀 수 제한 없음)을 지원받을 수 있다. ●월세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과 공제 대상 확대 월세지급액의 60% 소득공제(500만원 한도)가 월세지급액(750만원 한도)의 10% 세액공제로 바뀐다. 2014년 월세 지급분부터 적용된다. 공제 대상은 종전 총급여액 5000만원 이하에서 총급여액 7000만원 이하로 확대된다. ●소규모 주택임대소득 세 부담 완화 수입금 2000만원 이하의 소규모 주택임대소득자는 2014∼2016년 소득분에 대해 소득세가 비과세된다.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 한시적 확대 2014년 7월부터 2015년 6월까지 체크카드와 현금영수증 본인 사용 실적에 대해 한시적으로 소득공제율이 10% 포인트 인상된다. ●난임 시술비 세제 지원 강화 난임 부부의 임신·출산을 지원하기 위해 난임 시술비에 대해서는 의료비 공제 한도가 없어진다. ●퇴직연금 세액공제 적용 확대 퇴직연금 납입 때 납입금에 대해 최대 700만원의 12%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소득세를 공제받는다. ●근로장려금 신청 대상 확대 근로장려금 지급 대상이 근로자뿐 아니라 모든 사업자(세무서 사업자 등록자에 한하며 전문직 사업자와 그 배우자는 제외)로 확대되고 기초생활수급자도 포함된다. ●연락중지 청구전화 ‘두낫콜’ 운영 한 번만 신청하면 모든 금융회사의 마케팅과 영업 목적의 전화·문자를 한꺼번에 수신 거부할 수 있는 금융권 연락중지 청구전화 ‘두낫콜’(Do-not-call)이 올해부터 정식 운영된다. ●마그네틱 신용카드 사용 금지 카드의 위·변조 사고를 막기 위해 3월부터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마그네틱 신용카드를 이용한 카드 대출이 불가능해진다. IC(집적회로)칩 카드만 사용할 수 있다. ●보험금 청구권 소멸시효 연장 보험금 청구권과 보험료·환급금반환청구권 소멸시효가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늘어난다. 대출 만기 통지 시기는 빨라져 1개월 이전에 대출 만기 도래 사실을 통지하고, 대출 연장 신청 시 만기 7일 이전에 심사 결과를 통지한다. ●해외여행자 통관제도 및 초과물품 자진신고 때 세액 경감 면세 한도 초과 휴대품의 자진신고 불이행자에 대한 가산세율이 30%에서 40%로 바뀐다. 또 여행자가 면세 범위(600달러) 초과물품을 자진신고하면 관세의 30%를 경감(15만원 한도)해 준다. [복지] 금융재산 500만원 이하 긴급복지지원 대상 확대 ●건강보험 적용 대상 확대 1월부터는 청성뇌간이식술, 안구광학단층촬영 검사, 암환자 방사선 치료 등 5개 항목에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고, 2월부터는 수술을 받지 않았지만 중증인 심장·뇌혈관질환자도 진료비를 경감받는 산정특례 대상자가 된다. 3대 비급여(선택진료비·상급병실료·간병비) 부담도 새해부터 단계적으로 줄어든다. ●기초생활보장제도 맞춤형으로 개편 6월에는 기존의 기초생활보장제도가 맞춤형 급여체계로 개편된다. 최저생활비를 한꺼번에 받는 기존 방식과 달리 소득에 따라 생계·주거·의료·교육 급여를 개별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긴급복지지원 대상 확대 긴급복지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금융재산 기준은 현행 ‘300만원 이하’에서 새해 ‘500만원 이하’로 완화되며, 지원단가도 2.3% 인상(4인 가구 생계지원 월 108만원→110만원)된다. ●부모지원보육료 인상 저소득 출산 가정의 산후관리를 위해 지원하는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바우처 사업’ 대상도 전국 가구 월평균 소득 65% 이하 출산 가정까지 확대된다. 영아 가구의 양육비 부담 완화를 위한 ‘부모지원보육료’는 3% 인상된다. 7월부터는 실직해도 국민연금 가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대 1년간 정부가 연금보험료의 75%를 지원하는 실업크레디트를 시행한다. 영세사업장의 저임금 근로자에게 연금 보험료를 지원하는 두루누리 사업의 기준은 월 소득 135만원에서 140만원으로 확대된다. [법무·행정] 채무자와 이해관계자면 회생 계획 인가 불허 ●옛 사주 회생 절차 악용 방지 제도 시행 채무자의 영업을 인수하려는 사람이 채무자의 이사 등과 경제적 이해관계를 같이하면 회생 계획을 인가하지 않을 수 있다. 채무자에게 사기·횡령·배임 등을 저질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10년을 넘기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는 회생 계획을 인가하지 않는다. ●법정 녹음 본격 시행 증인, 당사자, 피고인 등에 대한 신문 절차에서 조서 대신 법정 녹음으로 진술을 기록한다. 그 밖의 절차에서도 당사자가 신청하면 법정 녹음으로 변론 내용을 기록한다. ●민사 판결문 당사자 주민번호 비공개 작년 8월 개정된 예규에 따라 민사판결문 당사자란에 기재하던 주민등록번호를 적지 않는다. 정확한 당사자 식별을 위해 집행문에 채권자, 채무자, 승계인의 주민번호만 적는다. ●재외국민 주민등록 및 주민등록증 발급 가능 1월 22일부터 재외국민도 주민등록을 할 수 있고 주민등록증도 발급받을 수 있다. 해외 영주권을 얻어 국외로 이주해도 재외국민으로 주민등록이 유지된다. 주민등록이 말소된 재외국민은 30일 이상 거주할 목적으로 입국하면 재등록 혹은 신규등록 절차를 거치면 된다. ●서울시, 2월 안전신문고(안전신고포상제) 신설 재난 징후, 시설물 안전 등 생활 주변 안전사고에 대한 위험요소를 신고하거나 안전정책 개선안을 제안한 시민에게 최대 100만원의 포상금을 준다. ●서울에 승용차 마일리지 제도 3월 도입 전년 대비 주행거리 감축량에 따라 1만원(5~10% 감축)에서 최대 3만 5000원(50% 이상)을 지급한다. 시에 등록된 10인승 이하 비영업용 승용차는 모두 참여할 수 있다. [부동산·교통] 저소득층에 저금리 혜택 ‘버팀목 전세대출’ 도입 ●버팀목 전세대출 도입 금리가 3.3%인 근로자·서민 전세대출과 금리가 2.0%인 저소득가구 전세대출을 하나로 통합한 ‘버팀목 전세대출’이 1월 도입된다. 소득이 적을수록, 전셋집 보증금이 낮을수록 금리를 싸게 해 저소득층이 혜택을 보도록 만든 게 특징이다. 금리는 2.7∼3.3%다. 연소득 4000만원 이하인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한부모 가족은 1% 포인트 금리를 더 인하해 준다. ●주거안정 월세대출 도입 국민주택기금에서 월세도 대출해 주는 상품이 도입된다. 근로장려금 수급자나 취업준비생, 희망키움통장(Ⅱ) 가입자 등 자활 의지를 가진 저소득층이 대상이다. 연 2% 금리로 매월 30만원씩 2년간 최대 720만원을 빌려준다. 보증금 1억원, 월세 60만원 이상인 경우가 대상이다. 1년 거치 후 한꺼번에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 상환 기한을 1년씩 3번까지 연장할 수 있다. ●주택 청약제도 전면 개편 3월부터 가구주가 아니어도 가족 구성원이 무주택자면 청약할 수 있다. 1·2순위로 나뉘었던 것을 1순위 하나로 통합하면서 요건은 낮춰 가입 기간이 1년이고 월 납입금을 12회 이상 납부하면 1순위로 인정된다. 수도권 외 지방은 6개월, 6회 납부가 1순위다. ●주택 바우처제도 시행 7월부터 지원액이 더 커진 주거급여(주택 바우처)제도가 실시된다. 소득 인정액이 중위소득의 43% 이하(2014년 4인 가구 기준 월 173만원)이면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충족하면 적용을 받는다. 대상자 가운데 임차가구엔 지역별 기준임대료를 상한으로 실제 임차료를 지원하고, 자가가구에는 주택 노후도에 따라 주택 개량을 지원한다. ●자동차 대체부품 인증제 시행 자동차를 수리할 때 순정품(OEM 부품)이 아닌 저렴한 대체부품의 사용을 활성화하도록 1월 8일부터 인증제를 시행한다.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도록 대체부품 인증기관을 지정해 대체부품의 성능과 품질을 인증한다. 또 자동차 정비업자는 의무적으로 주요 정비 작업의 시간당 공임과 표준 정비 시간을 사업장 내에 잘 보이게 게시해야 한다. 자동차 종합 수리업과 자동차 전문 수리업 등을 영위하는 사업자는 건당 10만원 이상을 현금으로 받으면 상대방이 요청하지 않아도 현금영수증을 반드시 발급해야 한다. [고용·노동·환경] 여성 무기계약직 전환 지원금 월 40만 ~ 80만원↑ ●최저임금 8시간 4만 4640원 월급으로 환산하면 116만 6220원(주 40시간 기준)이다. ●고령자 고용지원금 연장 지난해 폐지될 예정이었던 ‘60세 이상 고령자 고용지원금’은 2017년 말까지 3년간 연장된다. 고령자가 대부분인 경비근로자에게 새해부터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관리비 상승 부담으로 오히려 해고하려 들 가능성이 커 연장 조치를 내렸다. ●여성 무기계약직 전환 지원금 증가 육아휴직, 출산전후휴가 또는 임신 중에 계약이 만료되는 여성근로자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 기업에 대한 지원금이 각각 월 40만원(최초 6개월), 월 80만원(이후 6개월)으로 오른다. ●저소득 취약가구에 에너지바우처 지급 12월부터 3개월에 걸쳐 노인·이동·장애인 등 저소득 취약계층 98만여가구에 16만 5000~5만 4000원의 에너지바우처가 지급된다. ●어린이제품 안전기준 준수 의무화 6월 4일부터 만 13세 이하의 어린이가 사용하는 모든 어린이 제품이 안전관리 대상으로 지정돼 정부가 정한 공통 안전기준을 준수해야 판매할 수 있다. 제조·수입업자는 어린이용품 내 사용될 수 있는 환경유해인자(4종)에 대한 함유 여부 및 함유량을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시행 정부가 기업들에 배출할 수 있는 온실가스 허용량을 부여하고, 기업들은 허용량 범위 내에서 생산 활동과 온실가스를 감축하되 각 기업이 감축을 많이 해서 허용량이 남거나 부족한 경우 다른 기업에 판매 또는 매입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자동차 구매보조금 지원 소비자가 1월 1일부터 출고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중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97g/㎞ 이하인 중소형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구매할 경우 보조금 100만원을 지급한다. 개별소득세와 취득세 등 최대 310만원의 세제 혜택도 그대로 유지된다. [교육·여성·가족] 한부모가족 양육비 월 10만원으로 인상 ●보육료·유아학비 지원카드 통합 보육료(아이사랑카드)와 유아학비(아이즐거운카드) 지원카드가 아이행복카드 하나로 발급된다. 카드는 KB국민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NH농협카드, 신한카드, BC카드, 롯데카드 등 7개 카드사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청소년증 대리인도 발급 본인이 아니더라도 위임을 받아 가까운 주민센터에 방문해 청소년증을 신청할 수 있다. ●학교 주관 교복 공동 구매 모든 국공립 중·고교 신입생은 배정받은 학교에서 교복을 구입하게 된다. 학교가 교복업체를 선정하며 학생들은 구입 대금을 학교에 납부한다. ●양성평등기본법 시행 7월부터 여성정책조정회의가 양성평등위원회로 개편되고, 여성주간도 양성평등주간으로 변경된다. 모성권뿐 아니라 부성권까지로 보호 범위를 확대하는 등 양성평등 추진체계가 강화된다. ●한부모가족 지원 강화 1월부터 최저생계비의 130% 이하인 저소득 한부모가족의 아동 양육비를 월 7만원에서 10만원으로 인상 지원하고 대상 인원도 19만 1000명으로 늘린다. 양육비이행관리원을 3월 설립해 4월부터 자녀를 양육하는 한부모가 양육비를 원활하게 지급받을 수 있도록 상담부터 모니터링까지 원스톱 종합서비스를 제공한다.
  • 실종機 잔해·시신 발견… 동체 추정 해저 그림자도 포착

    실종機 잔해·시신 발견… 동체 추정 해저 그림자도 포착

    에어아시아 QZ8501기의 탑승자 시신 3구와 여객기 잔해가 실종 사흘째인 30일 오후 보르네오섬 남부 칼리만탄주 팡칼란분에서 남서쪽으로 160㎞ 떨어진 해역에서 발견됐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고 물에 잔뜩 부풀어 오른 모습으로 발견된 시신들은 비교적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발견되는 시신이 점점 늘고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현지 언론들은 해상 부유물들은 비상탈출용 슬라이드와 기체 출입문 구명조끼 등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국가수색구조청 관계자는 이날 “시신과 잔해의 발견 지점은 실종기가 마지막으로 레이더에 포착된 곳에서 불과 10㎞ 떨어진 곳”이라며 “실종기 동체로 추정되는 그림자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희생자 시신과 잔해가 발견되고 동체 추정 물체의 그림자도 포착돼 사고 원인을 밝힐 블랙박스를 회수할 가능성도 커졌다. 반면 시신이 확인됨에 따라 탑승객들의 생존 가능성은 희박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1100명 참여… 다국적 공조로 수색 활기 인도네시아가 주축이 된 다국적 수색팀은 이날 오전부터 선박 30척과 항공기 15대, 헬리콥터 7대 등을 동원, 여객기가 추락한 지점으로 추정되는 자바해 유역을 집중적으로 수색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호주, 한국, 일본, 뉴질랜드 등의 장비와 인력이 동참한 수색 작업은 전날까지 수색한 7개 구역에 4개 구역을 더해 광범위하게 이뤄졌다. 밤방 소엘리스티오 인도네시아 국가수색구조청장은 기자회견에서 “승객의 시신 1구로 보이는 부유 물체를 오후 1시 25분 처음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어 마나함 시모랑키르 해군 대변인은 현지 방송인 TV원에 출연, 희생자 시신이 발견됐다고 확인했다. 이들은 다른 탑승자들의 생사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AP통신은 현지 방송이 물에 부풀어 오른 시신들이 잡힌 화면을 잇따라 방송했다고 전했다. 앞서 인도네시아 공군은 이날 오전 10여개의 크고 작은 물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AP는 수색 항공기에 동승한 취재진이 구명정과 구명조끼, 오렌지색 튜브 등 잔해 추정 물체들을 목격했다고 전했고 로이터통신도 인도네시아 콤파스TV 보도를 인용, 사고 해역에서 최장 6~7m 길이의 잔해들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거친 파도와 산발적인 강우 등으로 수색 작업은 그동안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고, 현지 전문가들도 자바해의 강한 바람과 파도 탓에 실종기 잔해가 하루 최고 50㎞까지 이동할 수 있다고 우려한 상태였다. ●가족들 오열… 블랙박스 회수가 관건 비교적 이른 시간에 수색이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데는 자바해의 얕은 수심과 날씨가 일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바해는 깊이가 수천m에 이르는 인도양과 달리 수심이 40~50m에 불과하다. 또 30일부터 날씨가 개면서 수색 작업이 활기를 띠었다. 무엇보다 지난 3월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MH370기 때와 달리 인도네시아와 국제사회의 신속한 대응과 공조가 도움을 줬다. CNN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호주 등의 선박과 항공기가 수색 작업에 동참했으며 한국, 일본, 뉴질랜드 등의 인력 1100여명이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7함대 소속의 전함을 급파했으며 중국도 호위함 파견 의사를 밝혔다. 한국 국방부는 이날 탐색·구조 작전 지원을 위해 해상초계기 P3C 1대를 현지로 파견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항공기 본체 발견까지는 아직 장애가 남아 있다. 자바해가 비록 얕은 바다이지만 해저에 진흙, 돌, 바위 등이 많아 블랙박스 등 항공기에서 나오는 신호를 차단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시신 발견 소식이 전해지면서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의 주안다국제공항에 몰려 있던 탑승자들의 가족 수백여명은 깊은 슬픔에 빠져들었다. CNN은 눈물을 쏟으며 혼절하거나 울부짖는 유족들의 모습을 방영했다. 탑승자 가족들은 그동안 더딘 수색 소식에 정부에 분노를 표시해 왔다. 수라바야를 방문한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기 회장은 트위터를 통해 “내 마음은 실종기 탑승자 가족 모두의 슬픔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사고 여객기가 레이더에서 자취를 감출 당시 주변에는 6대의 다른 항공기가 비행 중이었으며 이런 이유로 항공 당국이 실종 여객기의 고도 변경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자카르타포스트 온라인판이 이날 보도했다. 실종기는 3만 4000피트 상공에서 4000피트가량 고도를 높이겠다고 요청했으나 이곳에는 이미 가루다항공 소속의 여객기가 비행 중이었다. 인도네시아 기상 당국은 실종기의 항로에 수직으로 적란운이 자리해 전자기기 등의 작동에 장애를 불러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새달 세계 최대 가전쇼 CES…TV기술 미리 보니

    새달 세계 최대 가전쇼 CES…TV기술 미리 보니

    ‘퀀텀닷 TV.’ 발음부터가 쉽지 않은 이 단어는 우리 전자 업체들이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선보일 TV 신기술이다. 액정표시장치(LCD) 뒷면에 필름을 입혀 화질을 개선한 제품인데, 색재현율이 고가의 올레드(OLED) TV 못지않다. 매년 초 세계 최대 가전쇼인 CES를 앞두고 ‘세계 최초’, ‘세계 최고’라는 화려한 수식어를 앞세운 업계 용어들이 쏟아진다. 연초부터 소비자들을 헷갈리게 하는 이유다. LCD 다음 기술로 올레드가 나왔다는데 내년에는 LCD에 필름 한 장을 덧댄 퀀텀닷 기술이 선도 기술로 등장한다. 커브드 UHD가 출시된 뒤 커브드 LCD가 등장하고 커브드라는 단어가 올레드 앞에도 붙는다. 도대체 3~4자리 알파벳으로 구성된 TV 관련 용어들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정말 어떤 기술이 좋다는 걸까. CES를 보름여 앞두고 TV 업계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내년의 TV 기술 시장 전망과 함께 이들 용어를 찬찬히 뜯어 보자. 화질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가장 쉽게 ‘화소’(픽셀)라는 말을 떠올린다. 화소가 높으면 화질이 좋아진다. 하지만 TV를 생산하는 삼성전자나 LG전자에는 화소 경쟁이 큰 의미가 없다. 화질은 표준 규격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결국 TV는 색감, 명암비 등을 어떤 디바이스로 어떻게 구현해 내느냐, 얼마나 혁신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느냐가 핵심인 셈이다. 화질을 가리키는 용어는 HD, 풀HD, QHD, UHD 등이다. HD(1280x720), 풀HD (1920x1080), QHD(2560x1440), UHD(3840x2160) 순으로 1인치당 화소 수(ppi)가 높아 더 선명하다. HD 대비 풀HD가 약 2배, QHD는 4배 선명한 화질을, UHD는 풀HD보다 4배 뛰어난 해상도를 자랑한다. TV 업체들의 경쟁은 브라운관, PDP, LCD(LED), 올레드, 퀀텀닷 등 디바이스 군에서 이뤄진다. 이제는 익숙한 커브드나 베젤리스(테두리가 없는) 같은 용어는 TV 외형인 디자인에 관한 용어다. 이 밖에도 CES에서 삼성전자가 공개하겠다는 타이젠 TV는 하드웨어가 아닌 TV 운영체제(OS), 즉 소프트웨어를 강조한 제품이다. LG전자도 내년 CES에서 이전 버전보다 성능이 향상된 웹 OS 2.0 TV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타이젠이나 웹OS2.0 등의 용어는 모두 TV를 스마트하게 해 주는 스마트TV 군으로 묶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내년 TV시장은 새로운 기술의 등장은 없지만 기존 기술들에서 좀 더 다양한 시도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 전자 업체 관계자는 “올레드나 퀀텀닷 등 새로운 디바이스가 많이 언급되고 있지만 합리적인 가격과 안정적인 기술력을 놓고 보면 앞으로 적어도 10년은 LCD가 TV시장의 중심일 것”이라면서 “내년에는 UHD와 커브드 제품이 좀 더 다양하게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내년 기술 시장을 뜨겁게 달굴 TV 콘셉트로는 고가지만 완벽한 블랙 색상을 재현하는 올레드 TV와 화소는 다소 떨어지지만 합리적인 가격에 뛰어난 색재현율을 구현한 퀀텀닷 TV가 양강 체제로 경쟁 구도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 이 관계자는 “올레드보다는 퀀텀닷이 공정에서 가격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더 빨리 자리를 잡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올레드 TV나 퀀텀닷 TV는 기술 안정도가 떨어지고 수율 문제 등도 겹쳐 아직 본격적인 개화기를 열지는 못했다. 올레드 TV 는 LG전자 정도만 적극 밀고 있는 상태고, 퀀텀닷은 삼성전자와 LG전자, 중국 업체들이 이제 막 제품을 공개하고 있는 수준이다. 퀀텀닷과 올레드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퀀텀닷은 LCD에 들어가는 광학필름 사이에 퀀텀닷 필름을 부착해 만든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는 모듈(여러 부품을 조립하는) 공정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게 큰 장점이다. LCD가 미국텔레비전방송규격심의회(NTSC)의 영상 표준 범위색 재현율도가 70%대에 머물렀다면 올레드는 100%, 퀀텀닷은 이를 넘어 100~110%를 구현한다. 하지만 한계도 분명하다. 퀀텀닷 TV는 색재현율은 뛰어나지만 올레드 TV의 장점인 명암비나 응답 속도 등에서는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 LCD를 그대로 사용하다 보니 무게나 두께를 줄이는 것도 과제다. 차세대 기술이라기보다 LCD를 변형한 틈새 기술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올레드 TV는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물질을 써 LCD와 달리 별도 광원인 ‘백라이트’가 필요 없다. 부품 하나가 빠지니 무게도 가볍고, 두께도 얇아 디자인의 폭이 넓어진다는 게 큰 장점이다. LCD에서 하기 어려운 커브드 화면이나 투명한 화면 구현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비싼 가격이 흠이라면 큰 흠이다. 또 다른 업계 전문가는 “상대적으로 두꺼운 LCD로도 커브드 제품이 나오고 있다”면서 “이제 육안으로는 TV 화질이나 디바이스를 판단하기 어려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TV 기술의 진화는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까. CES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교육 플러스]

    서울 학교 비정규직→교육공무직원 서울시교육청은 일선 학교 비정규직 처우 개선의 일환으로 학교 비정규직의 명칭을 ‘공무원이 아닌 근로자’에서 ‘교육공무직원’으로 내년부터 변경한다고 밝혔다. 이번 명칭 변경은 학교 비정규직 노조의 요구에 따라 장우윤 서울시의원이 대표 발의한 조례안에 대한 동의에 따른 것이다. 토익 인강 매일 출석체크하면 ‘공짜’ 영어 사교육 업체인 해커스는 매일 출석체크만 하면 수강료를 100% 현금으로 환급받는 이벤트를 지난 26일부터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커스 토익 MP3 파일도 매일 선착순으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으며 데일리 과제와 3회 평가도 무료다. ‘푸르넷 한자’ 출간… 1100자 수록 금성출판사는 한자자격시험 대비 선정 한자 700자와 교과서 한자어 400단어 이상을 쉽게 익힐 수 있도록 구성한 교재 ‘푸르넷 한자’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교과서 한자어’ 교재로는 그림으로 한자어의 뜻을 연상할 수 있게 했다. 교과서 한자어를 활용한 만화로 학습의 흥미를 높인 ‘한자 만화’는 교과서 한자어 교재와 연계 학습이 가능하다. 푸르넷(purunet.com) 사이트에서는 ‘한자 게임’을 하며 책에서 배운 한자들을 복습할 수 있다. 자원봉사 희망 초·중·고생 모집 25개 서울시 자원봉사센터가 겨울방학을 맞아 한달간 진행하는 청소년 자원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할 초·중·고교생을 모집한다고 29일 밝혔다. 1365 자원봉사포털(www.1365.go.kr)에서 신청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국번 없이 1365(유선)로 하면 된다. 경기여고 학생회 8년째 경로잔치 서울 강남구의 경기여고 학생회가 30일 방학을 맞아 경로잔치를 연다. 지역의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선물을 전하며 간단한 위안 잔치를 한다. 경기여고의 방학식 경로잔치는 8년째다.
  • 아프간戰 공식 종료… 테러戰은 이제 시작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28일(현지시간) 2001년 이후 13년에 걸쳐 탈레반과 맞서 싸운 아프가니스탄전의 종료를 선언했다. 9년에 걸친 이라크전보다 4년이 더 걸린, 미국이 치른 최장기전이다. 우려도 여전하다. 철군 뒤 이슬람국가(IS)가 등장한 이라크가 대표적인 사례다. 섣부른 철군이 이슬람 극단 세력의 발호를 방치한다는 비판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종전 선언 행사는 아프간 수도 카불의 나토 국제안보지원군(ISAF) 사령부에서 열렸다. ISAF 총사령관인 존 캠벨 미 육군 대장은 ISAF 깃발을 RS(Resolute Support·단호한 지원) 깃발로 교체했다. RS 깃발이 상징하듯 1만 2500여명 정도 남겨질 주둔군의 임무는 35만명 규모의 아프간국방군 지원이다. 2016년 완전 철군이 목표다. 캠벨 사령관은 “이제 아프가니스탄은 더 강해졌고 우리의 조국은 더 안전해졌다”면서 “여러분들의 노고가 이뤄낸 변화에 대해 충분히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고 격려했다. 미국의 아프간 개입은 2001년 9·11테러 직후다.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나토 등 50여개 동맹국을 모아 ISAF를 결성했다. 탈레반 정권을 붕괴시킨 데 이어 2011년 5월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하는 데 성공했다. 한때 14만명의 병력을 투입했다. 출혈도 컸다. 미군 2224명 등 3485명의 전사자가 발생했다. 들인 돈도 1조 달러(약 1102조원)를 넘겼다. 미국이 아프간전에서 발을 빼려는 이유다. 그럼에도 아프간의 미래는 밝지 않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 13년간 민간인 희생자 수는 3188명이다. 이 가운데 20%는 지난 11월 이후 발생했다. 올해 아프간 군경 희생자 수도 4600여명에 이른다. 이 숫자는 2013년까지 12년간 희생자 수를 다 합친 것보다도 많다. 아프간 정치 불안정도 문제다. 지난 9월 출범한 아슈라프 가니 정권은 지금까지 내각 구성도 완료하지 못했다. 이 때문인지 자비울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도망치는 주제에 무슨 종전 선언이냐”며 비웃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프간 국민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책임”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은 “지금 이라크에서 보는 것을 아프간에서 보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관광호텔 등 감면 폐지… 내년 지방세 세입 1조2000억 늘 듯

    관광호텔 등 감면 폐지… 내년 지방세 세입 1조2000억 늘 듯

    내년도 지방자치단체 지방세 세입 규모가 올해보다 1조 2000억원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2소위원회가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수정 가결해 법사위 전체회의로 넘겼고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 계류 중인 지방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지방세입이 각각 9000억원과 3310억원 정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시한 만료를 앞둔 지방세 감면을 연장하거나 종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일몰 종료 예정인 관광호텔, 부동산펀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각종 연금공단·공제회, 알뜰주유소 등에 대한 지방세 감면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또 소방시설 확충을 위한 목적세인 지역자원시설세와 주민세는 감면 대상 세목에서 제외된다. 산학협력단, 기업연구소, 물류단지, 관광단지, 창업중소기업, 벤처집적시설에 대한 혜택은 축소된다. 정부는 지난달 현재 23%에 이르는 지방세 감면율을 점차 국세 수준(15% 이하)으로 낮추려는 목표에 맞춰 올해 일몰이 도래하는 감면액 약 3조원 중 1조원 이상을 정비하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농·수협, 새마을금고, 항공기, 의료기관, 산업단지 등은 소관 안전행정위원회와 법사위를 거치면서 감면이 연장되거나 축소 정도가 대폭 줄었다. 특히 항공기 감면 혜택이 국토교통부와 업계의 입장을 반영해 연장되고 일부는 법사위에서 상임위 심의 내용이 뒤집혔다. 지방세법 개정안의 핵심은 수십년간 조정하지 못한 주민세, 자동차세 등 정액세 세율을 현실화하고 ‘동일 가격, 동일 세부담’ 원칙에 어긋나거나 과세 대상 간 형평성을 저해하는 지역자원시설세와 재산세 등 일부 세목을 개선하는 것이다. 정부는 주민세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개인균등분은 현행 2000~1만원에서 1만~2만원 범위 안에서 지자체가 결정하도록 조정했다. 개인균등분은 가구주가 연 1회 소득에 상관없이 거주하는 지자체에 납부한다. 법인균등분 역시 현행 5단계를 2018년까지 9단계로 세분화했다. 이번 지방세법 개정안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재산세 개정이다. 재산세부담상한제도 때문에 동일 공시가격 주택의 납부액에 불평등이 발생하고 공시가격 하락 효과도 반영하지 못하는 현행 제도를 개혁해 세 부담 상한율을 조정한다는 취지다. 정부가 제출한 지방세법 개정안은 일단 2015년부터 3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상한제를 현행 ‘전년도 세액의 105%’에서 110%로, 6억원 이하 주택은 110%에서 115%로, 6억원 초과 주택은 130%에서 135%로 5% 포인트씩 인상하고 토지와 건축물에 대해서는 150%에서 160%로 10% 포인트 인상하도록 규정했다. 재산세부담 상한제는 2005년 재산세 과세표준 산정방식이 원가기준에서 시가기준으로 변경되는 등 세제개편으로 납세자의 세 부담이 전년 대비 일정 수준 이상 증가하지 않도록 도입한 임시조치였지만 그 뒤 재산세 감면조치 성격이 돼 버렸다. 진보신당(현 노동당) 서울시당이 2009년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서울시 전체적으로 이 제도로 인해 4년간 주택분 재산세 1조 1532억원, 토지분 재산세 323억원 등을 징수하지 못했다. 합하면 무려 1조 1863억원이나 된다. 이번 개정안에 대해서는 비판도 나온다. 중앙정부가 복지정책 확대에 따른 재원부담을 국고보조사업으로 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지자체 부담이 급증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중앙정부가 소득세 등 증세 논의는 외면한 채 세입확대조차 지자체에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지방세 비과세감면에 대해서도 일부 의원들이 본회의 수정안을 제출하겠다고 하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행정자치부 지방재정세제실 관계자는 “그런 비판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행자부로서는 행자부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新국토기행] ‘교통요지’ 평택… 동북아 물류 중심으로

    [新국토기행] ‘교통요지’ 평택… 동북아 물류 중심으로

    경기도 서남부에 있는 평택시는 인구 45만명의 도농복합도시이다. 평택시는 삼국시대에는 고구려 땅으로 부산현으로 불렸으나 통일신라 때 진위로 바뀌었다. 위치 탓으로 충청도와 경기도를 오락가락하다가 1914년 경기도 진위군이 됐다. 수원군과 충남도에 속했던 평택군이 진위군에 통합된 1924년에 평택군이란 이름을 달게 됐다. 1981년 송탄읍이 시로 승격되면서 평택군에서 떨어져 나갔고, 1986년엔 평택읍이 평택시로 승격, 분리됐다. 이렇듯 뿌리가 같은 한 지붕 세 가족은 1995년 평택시로 통합되면서 면적이 457.4㎢로 늘어났고 3개 읍, 6개 면, 13개 동 체제를 갖췄다. 평택은 ‘평평한 땅과 연못밖에 없다’는 뜻에서 붙여진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전체 토지의 45.5%가 농경지다. 해발 164m에 불과한 덕암산이 평택시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평택이 경기미의 본고장으로 알려진 것은 진위천과 아산만 주변 넓은 평야에서 재배한 평택 쌀 덕분이다. 특히 아산만 방조제가 축조된 뒤 해안 인근에 있는 광대한 농경지가 안전답으로 바뀌면서 벼농사 조건이 훨씬 좋아졌다. ‘슈퍼오닝’ 브랜드로 팔리는 평택쌀은 시중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고 있으며 해외 수출도 활발하다. 평택 배도 유명하다. 저장력과 당도가 높아서다. 평택이 배 주산지로 떠오른 것은 일본인들이 1910년쯤 비전동 지역에 과수원을 조성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량은 전국에서 5번째로 많다. 제조업 발전이 미미했던 평택이 서해안시대 대중국 수출 교두보이자 기업도시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상전벽해가 실감 날 정도로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다. 평택하면 떠오르는 게 평택항이다. 1986년 국제무역항으로 개항한 평택항은 2000년 말 정기 컨테이너선이 처음 취항하면서 서해의 대표 국제 무역항으로 시동을 걸었다. 올해로 개항 28주년을 맞는 평택항은 총 화물처리량 1억t을 돌파하며 전국 항만 중 최단기간 달성과 4년 연속 자동차 수출입 처리 1위를 기록하는 등 종합 무역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평택항의 경쟁력은 수심이 14m에 달해 5만t급 이상의 대형 선박 기항이 가능하고 배후지역이 자동차 및 부품산업 등 중국과의 연계성이 높은 산업으로 특화돼 있다는 점이다. 국내 기업의 절반 이상이 중부권에 자리 잡은 것도 발전의 원동력이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중국과 가장 거리가 가까운 평택항은 동북아 물류 중심항으로서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2010년 기준 평택시 지역내총생산(GRDP)은 18조 627억원으로 경기도 4위를 차지했으며 1인당 GRDP는 4379만원으로 경기도 1위, 전국 3위를 기록했다. 놀라운 성장으로 밑거름은 포승·평택·송탄산단 등 10곳에서 가동 중인 2000여개 공장이다. 게다가 2020년이 되면 평택시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을 버팀목으로 권역별 균형발전을 거듭해 인구 80만명 이상의 대도시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유치는 인근 충남북 지역까지 경제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호재다. 지난해 5월 착공한 삼성전자 고덕산단은 고덕면을 비롯해 지체동, 모곡동, 장당동 일원 395만㎡(약 120만평)에 조성된다. 규모는 삼성전자 본사가 있는 수원 사업장의 2.4배에 달하며 내년 12월 완공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100조원 이상을 투자해 반도체 생산시설과 의료기기 등 미래산업을 이끌어 나갈 신수종사업 생산시설을 설치한다. 반도체 라인이 가동되면 생산직, 관리직, 연구직 등 모두 3만명의 고용창출 효과와 1000억원 이상의 지방세수 확충이 기대된다. 이뿐만 아니라 경기도에는 기흥·화성·평택으로 이어지는 세계 최대 규모의 최첨단 반도체 클러스터가 구축된다. 이곳에서 11㎞쯤 떨어진 진위면 LG 디지털파크 산단과 역시 LG가 입주하는 진위 2산단에도 미래형 자동차, 신재생 에너지 등 첨단산업 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고덕산단 옆에는 1342만㎡ 규모의 고덕국제신도시가 들어서 13만 5000명을 수용할 예정이다. 이처럼 평택에 기업들이 몰려드는 것은 교통 요지이기 때문이다. 평택은 예로부터 서울에서 삼남으로 내려가는 길목이었다. 조선시대 하윤은 이곳을 가리켜 “길이 남과 북으로 통한다”고 했다. 현재 경부, 서해안, 평택~충주, 평택~서수원 고속도로와 함께 1번, 39번, 43번, 45번 국도와 동서로 38번, 82번 국도가 연계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또 경부선과 호남선 국철이 통과하며 내년에는 KTX 수서~평택 구간이 개통돼 신평택역을 이용하면 수서까지 18분, 부산 1시간 50분, 광주 1시간 40분이 걸린다. 평택과 인근 도시 주민들의 휴식처인 평택호는 1977년 충남 아산시 인주면 공세리와 평택시 현덕면 권관리 사이에 삽교 방조제(2564m)가 건설되면서 관광지로 지정됐다.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지정된 관광단지다. 평택호는 민간투자 방식으로 1조 8000억원이 투입돼 개발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현덕면 권관·기산·대안·신왕리 일대 274만 3000㎡를 국제적인 수변 관광단지로 조성한다. 영국 런던 템스 강변의 런던아이를 본뜬 높이 110m의 대관람차 ‘평택아이’와 1만 7820㎡ 규모의 돔형태 생태체험관 ‘시티팜’ 등이 랜드마크로 세워진다. 평택에는 미군기지 두 곳이 있다. 팽성읍 안정리에 있는 K6(캠프 험프리스)와 신장동(옛 송탄)·서탄면 일대에 있는 K55(오산 공군기지)이다. 한국전쟁으로 미군이 주둔하면서 생겼다. K55를 송탄에 있는데도 오산공군기지라고 하는 것은 미군이 조종사들의 통신 편의를 위해 송탄보다 철자 수가 짧고 발음하기 쉬운 오산을 택했기 때문이다. 오산역으로부터 7㎞ 남쪽에 있다. 전쟁으로 의지할 곳 없었던 빈민들에게 미군기지는 생계를 꾸릴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였다. 부대를 중심으로 기지촌이 형성되고 입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상권도 자리를 잡았다. 두 곳의 호황기는 1960~1970년대였다. 특히 신장동은 먹고 놀고 쇼핑하기 좋은 곳으로 소문 나면서 오키나와, 필리핀에 주둔한 미군들이 전세기를 타고 몰려들 정도였다. 하지만 요즘 상황은 좋지 않다. 미군이 감축된 데다 달러의 가치도 떨어진 탓이다. 1997년에 신장동을 관광특구로 지정, 쇼핑몰을 설치하는 등 자구책을 강구하지만 경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미8군 용산기지의 평택 이전에 희망을 건다. 두 기지에 2016년까지 6만여명의 미군이 들어올 예정이다. 이렇듯 평택은 잇단 호재를 만나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등 지역 전체가 들썩인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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