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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이처럼 돌돌 말아도 작동하는 프로세서 나왔다[고든 정의 TECH+]

    종이처럼 돌돌 말아도 작동하는 프로세서 나왔다[고든 정의 TECH+]

    10년 전만 해도 미래의 일로 여겨지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이미 스마트폰에 적용되어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피부에 반창고처럼 붙일 수 있는 플렉서블 센서 역시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두루마리처럼 말아서 보관하는 컴퓨터의 시대는 아직 멀었습니다. 고도로 정교한 과학기술의 결정체인 CPU는 아직도 단단한 실리콘 웨이퍼 기반으로 제조되기 때문입니다. 론 과학자들은 CPU나 GPU 같은 프로세서까지 구부릴 수 있는 소재로 만들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영국 케임브리지에 있는 관련 스타트업인 프라그마틱 반도체 (Pragmatic Semiconductor)는 지금까지 개발된 것 가운데 가장 정교한 플렉서블 프로세서인 Flex-RV를 공개했습니다. Flex-RV는 최초의 32비트 플렉서블 CPU로 오픈 소스 아키텍처인 RISC-V 기반입니다. 구부리는 상태에서도 작동이 가능한데, 프라그마틱 반도체는 돌돌 말고 있는 상태에서도 작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영상으로 공개했습니다. 당연히 단단한 실리콘 웨이퍼 기반의 프로세서는 자유롭게 구부릴 수 없기 때문에 연구팀은 TFT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IZGO (인듐(In)·갈륨(Ga)·산화아연(ZnO) 산화물) 기술을 이용해 프로세서를 만들었습니다. 덕분에 Flex-RV는 두께가 동물 세포 8개 수준인 80µm에 불과하며 소비하는 전력도 6mW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제 몇 년 있으면 돌돌 말아서 휴대할 수 있는 컴퓨터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나노미터 단위까지 개발된 실리콘 반도체 웨이퍼와 달리 Flex-RV는 그렇게 미세한 회로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로직 게이트 (트랜지스터) 숫자가 126,000개에 불과합니다. 1982년 나온 인텔 80286 프로세서가 134,000개의 트랜지스터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현대적 프로세서와 견주기 힘든 수준입니다. 여기에 클럭은 52-60kHz 수준으로 현저히 낮습니다. 그럼에도 머신 러닝 연산에 필요한 유닛을 지니고 있어 AI 연산도 가능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주장입니다. 다만 작동 속도나 집적도를 보면 현재 수준에서 상용화는 기대하기 힘들고 앞으로 많은 연구가 필요한 분야임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스마트폰이나 PC 같은 고성능 제품이 아니더라도 플렉서블 프로세서에는 다양한 응용 분야가 있습니다. 피부에 붙이는 웨어러블 센서가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현재는 개발 단계이지만,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처럼 언젠가는 플렉서블 프로세서도 우리 주변에서 보게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 [베스트셀러] “이맘때면 역시” 김난도 ‘트렌드 코리아 2025’ 1위

    [베스트셀러] “이맘때면 역시” 김난도 ‘트렌드 코리아 2025’ 1위

    “이 책이 나오면 한 해가 다 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온라인 서점 댓글에 달린 글이다. 올해도 역시 내년 소비 경향을 예측하고 키워드를 제시하는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2025’가 출간돼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교보문고가 4일 발표한 9월 마지막 주(4주 차) 베스트셀러 순위를 보면 ‘트렌드 코리아 2025’가 출간과 함께 종합 1위에 진입했다. 구매자 나이는 30~40대가 주를 이뤘다. 30대가 전체 구매 비중 가운데 29.9%를 차지해 가장 높았고, 40대(29.8%)가 그 뒤를 따랐다. 트렌드 코리아처럼 내년도 소비 경향과 경제 방향 등을 예측한 전망서들이 최근 대거 출간되면서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송길영의 전망서 ‘시대예보: 호명사회’도 30~40대 독자의 관심에 힘입어 출간과 함께 베스트셀러 2위에 진입했다. 이외에 14위에 ‘피벗의 시대 2025년 경제전망’, 48위에 ‘박태웅의 AI강의 2025’, 50위에 ‘2025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도 출간 즉시 종합 50위 안에 포함됐다. 추석 연휴부터 초등학생 독자들의 힘을 얻어 1위를 유지해왔던 만화 ‘흔한남매 17’은 3위로 두 계단 주저앉았다. 한편 경제, 경영 서적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베스트셀러 10위 내에 차인표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 정유정 ‘영원한 천국’, 백희성 ‘빛이 이끄는 곳으로’, 김애란 ‘이중 하나는 거짓말’소설이 4권이 여전히 포진해 있어 소설 강세 분위기를 보였다.
  • 삼성 ‘스마트싱스’에 AI 심는다…“집에 사람이 없네요? PC 전원 꺼주세요”

    삼성 ‘스마트싱스’에 AI 심는다…“집에 사람이 없네요? PC 전원 꺼주세요”

    삼성전자는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스마트싱스’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다고 4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맥에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 2024’를 열고 “스마트싱스가 삼성 제품과 서비스를 차별화하는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행사에선 이달 중 한국과 미국에 적용 예정인 ‘홈 인사이트’ 기능이 소개됐다. 이 서비스는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생활 패턴, 기기 사용 이력, 기기와 집안 상태 등을 분석해 실시간 리포트를 제공한다. 집이 비어 있다고 판단되면 외부에 있는 사용자에게 불필요한 기기의 전원을 끄라고 제안하는 식이다. 갤럭시탭 S10 시리즈에도 ‘홈 인사이트 위잿’이 탑재돼 큰 화면에서 집안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은 기조연설에서 “앞으로 ‘누가 말하는지’, ‘어느 공간에 있는지’까지 인지해 고도화된 개인화 경험이 가능하도록 준비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AI 기반 소프트웨어(SW)·플랫폼 혁신과 보안 기술로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구현하겠다”라고 말했다. 가족 구성원의 음성만을 인식해 외부인이 기기를 제어할 수 없게 하고, 집안의 연결 기기와 센서가 집안 어디에 사용자가 있는지 감지해 평소 사용 패턴에 맞춰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주는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추진한다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내년부터 모바일 뿐 아니라 TV, 가전 등 주요 제품의 SW 경험을 ‘원(One) UI’로 통합하고 제품별 SW 업그레이드를 최대 7년까지 보장해주기로 했다. 한 부회장은 또 TV, 스마트모니터 등에 내장된 스마트싱스 허브를 스크린이 탑재된 가전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삼성 제품만 있으면 별도 허브가 없어도 타사 기기까지 연결이 가능해지고 여기에 ‘엣지 AI’(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집안의 기기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 기술을 더해 집안에 연결된 기기에 AI 기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 한화시스템, KAI·엘빗과 전략적 협력 나서…차세대 항전 시장 공략

    한화시스템, KAI·엘빗과 전략적 협력 나서…차세대 항전 시장 공략

    한화시스템이 국내 유일의 항공기 개발기업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이스라엘 대표 방산기업 엘빗 시스템즈와 함께 차세대 항공전자 플랫폼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협력에 나섰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3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국제방위산업전(KADEX) 2024’ 현장에서 KAI, 엘빗 시스템즈와 함께 ‘UH/HH60 성능개량 사업 협력을 위한 3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블랙호크’란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UH/HH60은 각각 육군과 공군에서 특수작전용으로 운용하고 있는 다목적 헬기다. UH/HH60은 작전 운용 능력 향상과 최적화된 임무 수행을 위해 항공전자 시스템 디지털화 및 통합 등을 포함한 체계개발 및 양산을 진행하는 성능개량 사업을 앞두고 있다. KAI는 사업 전체 주관 및 항고기 체계 개발·통합을 주도하고, 한화시스템과 엘빗 시스템즈는 시제기 개조 및 항전체계 개발·통합의 각 분야를 담당하게 된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7월 영국 판버러 에어쇼 현장에서 KAI와 ‘UH/HH60 성능개량 사업 추진을 위한 배타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이어 KADEX 현장에서 글로벌 기업 엘빗 시스템즈와의 추가 3자 협약을 맺으며 첨단 디지털 조종석 개발 역량을 보다 강화할 수 있게 됐다. 향후 한화시스템은 UH/HH60 성능개량사업의 항공전자 시스템 개발을 맡기 위해 주관업체인 KAI와 함께 입찰에 나설 예정이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미래 항공전자 분야는 첨단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 기술 중심으로 점점 진화하고 있다”며 “다양한 항공전자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한화시스템은 국내외 기업들과 협력하며 미래 항공전자 플랫폼 시장을 적극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주현영, 김건희 여사 풍자 찍혀 ‘SNL’ 하차?”…진짜 이유는

    “주현영, 김건희 여사 풍자 찍혀 ‘SNL’ 하차?”…진짜 이유는

    배우 주현영(28)이 예능 프로그램 ‘SNL 코리아’에서 하차한 이유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패러디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유튜브 ‘송작가TV’를 운영하는 송명훈씨는 최근 ‘최고 존엄 김디올 풍자는 절대 안돼! 주현영은 왜 갑자기 SNL에서 사라진 걸까’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송씨는 “‘SNL 코리아’에서 윤 대통령이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풍자는 나오지만, 김 여사는 나오지 않는다”며 “주현영이 검은색 정장 입고 김 여사로 나오는데 똑같았다. 정말 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SNL 코리아’는 이로 인해 ‘떡상’의 기회를 잡았지만, 쿠팡이 세무조사를 몇 번 맞더니 깔끔하게 주현영을 아예 없애 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주현영을 쿠팡이 잘랐냐”며 “그 형식은 아니다. 주현영이 ‘SNL 코리아’를 끝내고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인터뷰하면서 많이 울었는데, 그걸 보고 주현영이 내부적으로 엄청나게 압력을 받고 있고 다음 시즌에 못 나오겠다는 예감을 했는데 역시나 자진 사퇴 형식으로 나갔다”고 했다. 주현영은 ‘SNL 코리아’에서 김 여사를 패러디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올해 1월 ‘SNL 코리아’ 시즌5부터 합류하지 않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본업인 배우 활동 집중 위한 결단”소속사-쿠팡 간 갈등 영향 추측도소속사 AIMC는 “주현영의 하차는 지난해에 정해진 일”이라며 그가 제작진에게 보냈던 편지를 공개했다. 내용에 따르면 그의 하차는 본업인 배우 활동에 더욱 집중하기 위함이었으며, 주현영은 “어떤 것도 보장된 것이 없고 아쉬움이 남는 선택일 수도 있지만, 조금 더 익숙지 않고 불편하고 힘든 새 길을 개척해 나가보려 한다”고 연기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당시 주현영의 하차에는 소속사인 AIMC 모회사 에이스토리와 쿠팡 측의 갈등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SNL 코리아’ 연출자인 안상휘 PD와 제작진은 1월 25일 입장문을 통해 에이스토리가 출연료 상습 연체 등 부당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에이스토리가 정상적으로 이직한 개인에게 70억원의 이적료를 요구했다고도 전했다. 이에 에이스토리 측은 창사 이래 출연료를 연체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쿠팡과 안 PD를 상대로 공정거래법 위반행위 및 업무상 배임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로 ‘맞불’을 놨다. 에이스토리는 “실패의 위험 부담을 무릅쓰고 중소제작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자본과 인프라를 투자해 2017년에 중단된 ‘SNL 코리아’ 프로그램을 다시 인기 예능으로 부활시키는 데 성공하자 초거대 기업인 쿠팡 측과 에이스토리 소속 본부장 안 PD가 이를 제작한 예능 본부 직원들을 유인해 에이스토리의 예능본부를 송두리째 강탈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일로 에이스토리가 수십억 원을 투자해 진행 중이던 프로젝트를 폐기하고 장비까지 처분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주현영과 같은 AIMC 소속인 배우 김아영의 경우 ‘SNL 코리아’에 계속 출연하는 것과 관련해 “본인의 선택”이라며 “에이스토리가 원하는 것은 에이스토리와 같은 중소제작사들이 인력 및 노하우를 보전하고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안전하고 지속할 수 있는 제작 생태계”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현재 ‘SNL 코리아’ 제작은 쿠팡 자회사인 씨피엔터테인먼트에서 담당하고 있다. 주현영은 이후 연기활동에 집중해왔으며 지난 8월부터는 SBS 파워FM ‘12시엔 주현영’으로 라디오 DJ로도 활약 중이다. 지난 2일에는 주연을 맡은 영화 ‘괴기열차’로 데뷔 후 첫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하기도 했다.
  • 정근식 “학습진단센터 설치” vs 조전혁 “초등 지필평가 부활”

    정근식 “학습진단센터 설치” vs 조전혁 “초등 지필평가 부활”

    정근식 진보 진영 단일후보‘진단치유센터’ 세워 교육 격차 해소혁신학교 포함 조희연 때 정책 계승국회서 논의 중인 ‘학생인권법’ 찬성‘역사자료센터’ 띄워 역사 교육 강화조전혁 보수 진영 단일후보평가 늘리되 초중고 수행평가 축소진보 대표정책 ‘혁신학교’는 폐지학생인권조례 폐지, 의무조례 제정학교평가청 신설로 공교육 질 관리 오는 16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 출마한 진보 측 단일 후보 정근식 후보와 보수 진영 단일 후보 조전혁 후보가 3일 주요 공약을 발표하고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이번 선거에서 두 진영은 12년 만에 사실상 단일 후보로 맞붙는다. 지난 2일 서울신문과 각각 인터뷰를 가진 두 후보는 기초학력 향상, 학생인권조례 등 현안에 대해 상반된 정책 해법을 제시했다. 기초학력두 후보는 최근 심각해진 학생들의 기초학력 하락을 주요 해결 과제 중 하나로 꼽았다. 정 후보는 “교육 격차 해소가 시급하다”며 “학습진단치유센터(가칭)를 설치해 양극화를 해소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존 11개 지역 교육지원청의 학습도움센터를 ‘서울학습진단치유센터’로 확대하고, 대학과 협업해 경계선 지능이나 학습 부진 등을 진단·치유하는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정 후보는 “기초학력과 창의력 향상 같은 미래형 학력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조 후보는 ‘측정해야 개선한다’는 원칙을 밝혔다. 학생의 수업 이해도를 파악하려면 평가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초등학교 지필평가를 부활시키되 초중고 수행평가는 축소할 계획이다. 또 2017년 표집평가로 전환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전수조사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려 한다. 조 후보는 “초등학생 평가에 대해 줄 세우기를 우려하는 분들이 있지만 병원에서 환자의 체온과 혈압을 측정해 처방하는 것처럼 교육도 진단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절대평가로 단원별 이해도만 파악해 개별적으로 제공하면 사교육의 유료 레벨테스트를 받을 필요도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방과후학교에서의 선행학습을 허용하고 자유수강권을 최대 100만원까지 확대하려 한다. 조 후보는 “학원으로 향하는 수요를 흡수해 사교육비 부담을 많이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혁신학교진보 교육감의 대표 정책인 혁신학교에 대해서도 조 후보는 ‘학력 미달에 대한 비판이 크다’며 폐지를 공약했다. 반면 정 후보는 혁신학교를 포함한 조희연 전 교육감의 정책을 전반적으로 계승한다고 했다. 2011년 도입된 혁신학교는 자율적인 교육과정과 토론·체험 중심 수업을 운영하는 학교로, 올해 서울 초중고교 1310개 중 249곳이 운영 중이다. 학생인권조례교권 침해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 서울시의회가 폐지를 추진 중인 학생인권조례에 대해서도 두 후보는 의견이 갈렸다. 정 후보는 “학생인권조례와 교권 침해의 상관관계는 증명된 게 없다. 경험적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입법 논의 중인 ‘학생인권법’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조 후보는 “학생인권조례에는 학생의 권리만 일방적으로 서술돼 있다”며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고 학교와 교사에 대한 학생의 의무·책임을 포함한 ‘학생권리의무조례’를 제정한다는 입장이다. 디지털교과서내년부터 초중고교에 순차적으로 도입되는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해서는 두 후보 모두 “시간이 필요하다”는 데 일부 공감대를 형성했다. 정 후보는 “교육부에 도입 연기를 요청할 생각이 있다. 시민 공론화를 거쳐야 한다”고 했다. AI 디지털 활용 역량은 강화해야 하지만 디지털 기기 과잉 노출 같은 우려가 크다고 봐서다. 조 후보는 “필요하다면 시범사업으로 2~3년 진행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시민 소통두 후보는 학부모 등 시민 소통도 늘리려 한다. 정 후보는 11개 교육지원청별로 ‘서울교육플러스위원회’를 구성해 학부모·교사·학생과 시민들이 자유롭게 정책을 제안하고 논의하는 장을 만들 계획이다. 교육 정책에 대해선 사회적으로 이견이 첨예하고 지역별 수요도 다양한 만큼 함께 논의하고 책임지는 거버넌스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조 후보 역시 교육감 직속으로 학부모의회를, 의회 산하에 학부모고충해결센터를 각각 신설해 학부모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최근 일부 한국사 교과서가 ‘뉴라이트’ 논란을 빚는 등 역사 논쟁이 되풀이되는 가운데 정 후보는 ‘역사 교육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역사적 쟁점을 정치 이슈화하는 흐름에서 벗어나 전문가 집단이 합의한 정확한 자료를 학생들에게 제공하자는 취지다. 이를 위해 온라인 플랫폼인 ‘역사교육자료센터’(가칭)를 만들 계획이다. 조 후보는 ‘학교평가청’(가칭) 신설을 공약으로 걸었다. 외부에서 학교를 평가해 우수학교에 예산을 추가 지원하고, 우수사례도 발굴하기 위해서다. 조 후보는 “교육감은 교육 서비스 산업의 최고경영자(CEO)”라며 “다양한 평가 기준으로 공교육의 질을 관리하겠다”고 했다.
  • 현장 찾아 민원 청취… 서초구의회, 주민 속으로 간다

    현장 찾아 민원 청취… 서초구의회, 주민 속으로 간다

    제9대 후반기 서울 서초구의회는 ‘구민이 바라는 서초, 함께 만드는 의회’를 새로운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의정활동을 본격화했다. 3일 서초구의회에 따르면 이 같은 슬로건은 의회나 집행기관이 아닌 주민들의 시각에서 의정활동을 펼치겠다는 뜻을 담은 것이다. 후반기 서초구의회는 지방의회에 과거보다 많은 역할과 권한이 부여된 만큼 구민의 기대와 요구에 적극적으로 부응해야 할 시기라는 인식 아래 회기를 재가동했다. 후반기 의정활동은 주민과의 소통에 초점을 맞춘다. 제9대 의회는 그동안 행정사무감사, 예·결산심사, 구정업무보고 등의 의사일정을 진행하며 검증이 필요한 부분은 반드시 현장을 방문해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왔는데, 후반기에서도 마찬가지로 이 같은 원칙 아래 현장을 찾아 주민과 호흡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의회 청사가 아닌 현장으로 직접 가서 구민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애로사항이나 민원을 청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의원들에게는 다양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연구단체를 지원해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후반기에 출범한 의원 연구단체는 ▲서초구 고립·은둔생활 실태조사 연구회 ▲서초문화관광연구회 ▲서초 인공지능(AI) 행정과 규제방안 연구회 등으로, 이들은 앞서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이번 연구단체는 기존의 2개 단체에서 1개 단체가 더 늘어난 것으로, 활동기간도 늘려 보다 내실 있는 결과물을 도출할 계획이다. 더불어 의원 교육과 관련해 민간의 교육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서초구의회는 설명했다. 그동안 지역 곳곳을 방문하고, 구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나선 노력은 5분 자유발언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9대 의원들은 민원의 시의성과 적시성을 높이기 위해 그때그때 5분 자유발언에 나서고 있다. 9대 서초구의회는 지난달 335회 임시회까지 총 52회의 5분 자유발언이 나오며 전임과 비교하면 횟수가 크게 늘었다. 이는 7대 의회 전체 임기에서 나온 5분 자유발언과 같은 횟수이고, 전임 8대 의회 전체 임기에서 나왔던 횟수(49회)를 이미 넘어선 것이다. 앞서 335회 임시회에서는 서초 문화예술기관 내 장애인 편의시설 증진 촉구, 딥페이크(허위영상물) 성범죄 대응의 중요성, 어린이 등·하굣길 교통사고 예방 대책 촉구 등이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나왔다.
  • “삐빅! 지이잉… 졸음운전 했군요”…현대모비스, 뇌파로 운전자 케어

    “삐빅! 지이잉… 졸음운전 했군요”…현대모비스, 뇌파로 운전자 케어

    ‘엠브레인’ 뇌파로 부주의 감지세계 최초 개발… 내년 상용화3D 몰입형 디스플레이도 눈길생성형 AI 비서가 車 관리까지 핸즈프리 이어폰 형태의 센서를 귀에 착용하고 운전대를 잡았다. 운전 중 잠깐 다른 생각을 하는 순간 센서에서 ‘삐비빅’ 경고음이 울리고 운전대는 ‘지이잉’ 진동음을 내며 운전자에게 주의를 줬다. 자동차 계기판에 설치된 화면에는 ‘운전자 부주의 1건’이라는 알림과 함께 운전 중 부주의 주기를 분석한 꺾은선 그래프가 나타났다. 지난 2일 경기 현대모비스 의왕연구소 전동화 연구동에서는 가까운 미래의 모빌리티 환경 변화를 미리 체험할 수 있었다. 현대모비스는 연구동 1층 1324㎡(약 400평) 규모의 공간을 전장, 섀시, 선행·재료·디자인, 램프, 모듈, 안전, 전동화 등 모두 7개 구역으로 나눠 현재 진행 중인 모빌리티 신기술을 대거 공개하는 ‘2024 연구개발(R&D) 테크데이’ 행사를 개최했다. 가장 눈길을 끈 기술은 뇌파 신호 기반 운전자 케어 시스템 ‘엠브레인’이다. 운전자의 뇌파를 감지해 졸음운전뿐 아니라 전방주시 태만, 잡념 등을 상황별로 모두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다. 기존의 운전자 케어 시스템은 주로 운전자의 눈동자 움직임을 분석해 전방주시나 졸음운전 여부를 판단했다. 반면 엠브레인은 세계 최초로 뇌파 자체를 측정해 시선이 전방을 향해 있는 동안 다른 생각을 하는지 등 무의식까지 정확히 판별해 내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운전자 부주의가 감지되면 알림음이나 진동 등으로 경고를 하며 향후 자율주행기술과 결합해 사고 예방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우선 버스 등 상용차시장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별도의 시선 추적 카메라 없이도 자체적으로 3차원(3D) 영상을 구현해 운전석뿐 아니라 뒷좌석 동승자들까지도 동시에 3D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몰입형 디스플레이’, 차량 운행 및 유지보수와 관련한 내용을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의 생성형 인공지능(AI) 비서가 관리해 주는 ‘마이카 전문화 GPT 서비스’ 등도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R&D 테크데이를 미디어에 공개하고 향후 2~3년 안에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 모빌리티 신기술 65종을 선보였다.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1조 7000억원을 전동화, 전장 분야 등의 연구개발에 집중 투입한 결과물이 베일을 벗은 셈이다. 이 중 엠브레인을 비롯해 커뮤니케이션 헤드램프, 프레스 공법을 적용한 배터리 셀 냉각용 진동형 히트파이프 등 15종의 기술은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됐다. 당초 현대모비스는 격년 주기로 연구개발 성과를 모아 고객사에 공개하는 테크데이를 운영해 왔으나 올해는 이를 외부에 공개했다. 전시 기간도 통상 1~2일에 걸쳐 진행하던 것을 2주로 대폭 늘렸다. 그만큼 모빌리티 신기술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 尹, 필리핀·싱가포르·라오스 6∼11일 순방

    尹, 필리핀·싱가포르·라오스 6∼11일 순방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6~11일 필리핀과 싱가포르, 라오스를 잇달아 방문한다고 대통령실이 3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어 최고 수준의 관계로 격상한다. 또 한일 정상회담도 협의 중이다. 윤 대통령은 6일부터 필리핀과 싱가포르를 각각 국빈 방문하고 10일부터 라오스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한다. 윤 대통령은 ‘아세안+3(한국·중국·일본)’ 정상회의, 동아시아 정상회의(EAS)를 갖고 ‘관계 격상 및 경제 협력 확대’에 나선다. 이번 순방엔 김건희 여사도 동행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 한·아세안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해 (양측) 관계를 최고 단계로 격상하기로 했다”며 “이번 관계 격상은 한·아세안이 2010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이후 14년 만”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아세안은 정치, 안보, 교역, 투자에서 협력을 견고히 하면서 미래세대 교류도 확대하는 동시에 사이버, 디지털을 비롯한 기후변화 대응 등 다층적 협력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세안과의 관계 격상에 따라 경제적 효과도 기대된다는 게 대통령실의 분석이다. 박춘섭 경제수석은 이날 아세안에 대해 “핵심 광물 원자재가 풍부하고 떠오르는 글로벌 생산 거점이자 거대 소비시장으로 경제·안보 측면에서도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우리와는 상호보완적 산업구조를 갖고 있어 협력 확대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아세안은 세계 5대 경제권으로 우리나라의 두 번째 교역 대상이자 우리 수출의 17%를 차지하는 3대 수출 시장이다. 아세안의 자원과 우리의 기술력이 합쳐지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이번 순방에서 윤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신임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시바 총리의 취임이 며칠 안 돼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라면서 “이시바 총리가 오는 걸 전제로 한일 양자 회담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 정상이 마음 편하게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의제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다만 한일중, 한중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선 “불과 몇 달 전 서울에서 한중일 3국 정상회의가 열려 3국 간 정상회의는 추진되지 않아도 될 듯싶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7일 첫 방문지인 필리핀에서 한·필리핀 수교 75주년을 맞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과 양국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자원 부국인 필리핀과 니켈, 코발트 등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을 추진하고 교통인프라 수주를 위한 ‘세일즈 외교’에도 나선다. 특히 원전 건설도 의제로 오른다. 박 수석은 “필리핀은 1986년 이후 중단된 원전 건설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8일 싱가포르에서는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대통령과 면담 후 로런스 웡 총리와 정상회담 등을 통해 에너지를 비롯한 공급망과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논의한다. 9일엔 싱가포르 정부 산하 연구소가 주최하는 ‘싱가포르 렉처’에서 ‘자유·평화·번영의 인도·태평양을 위한 한반도 통일 비전’을 주제로 ‘8·15 통일 독트린’이 갖는 의미에 대해 강연한다. 이번 순방에는 한국경제인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모집한 사절단 40여개 단체도 동행한다.
  • 12년 만에 단일후보 맞붙는 교육감 선거…‘학습 진단센터’ vs ‘초등 시험 부활’ 상반된 공약

    12년 만에 단일후보 맞붙는 교육감 선거…‘학습 진단센터’ vs ‘초등 시험 부활’ 상반된 공약

    오는 16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 출마한 진보 측 단일 후보 정근식 후보와 보수 진영 단일 후보 조전혁 후보가 3일 주요 공약을 발표하고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이번 선거는 두 진영이 12년 만에 사실상 단일 후보로 맞붙는다. 지난 2일 서울신문과 각각 인터뷰를 가진 두 후보는 기초학력 향상, 학생인권조례 등 현안에 대해 상반된 정책 해법을 제시했다. 두 후보는 최근 심각해진 학생들의 기초학력 하락을 주요 해결 과제 중 하나로 꼽았다. 정 후보는 “교육 격차 해소가 시급하다”며 “학습진단치유센터(가칭)를 설치해 양극화를 해소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존 11개 지역 교육지원청의 학습도움센터를 ‘서울학습진단치유센터’로 확대하고, 대학과 협업해 경계선 지능이나 학습 부진 등을 진단·치유하는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정 후보는 “초등학교 지필평는 과거형 방안”이라며 “기초학력과 창의력 향상 같은 미래형 학력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조 후보는 ‘측정해야 개선한다’는 원칙을 밝혔다. 학생의 수업 이해도를 파악하려면 평가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초등학교 지필평가를 부활시키되 초중고 수행평가는 축소할 계획이다. 또 2017년 표집평가로 전환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전수조사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려 한다. 정 “역사교육 강화” vs 조 “일부 선행학습 허용” 조 후보는 “초등학생 평가에 대해 줄 세우기를 우려하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병원에서 환자의 체온과 혈압을 측정해 처방하는 것처럼 교육도 진단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절대평가로 단원별 이해도만 파악해 개별적으로 제공하면 사교육의 유료 레벨테스트를 받을 필요도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방과후학교에서의 선행학습을 허용하고 자유수강권을 최대 100만원까지 확대하려 한다. 조 후보는 “다음 학기 과정 정도는 예습 차원으로 미리 배워도 괜찮지 않겠나”라며 “학원으로 향하는 수요를 흡수해 사교육비 부담을 많이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보 교육감의 대표 정책인 혁신학교에 대해서도 조 후보는 ‘학력 미달에 대한 비판이 크다’며 폐지를 공약했다. 반면 정 후보는 혁신학교를 포함한 조희연 전 교육감의 정책을 전반적으로 계승한다고 했다. 2011년 도입된 혁신학교는 자율적인 교육과정과 토론·체험 중심 수업을 운영하는 학교로, 올해 서울 초중고교 1310개 중 249곳이 운영 중이다. 교권 침해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 서울시의회가 폐지를 추진 중인 학생인권조례에 대해서도 두 후보는 의견이 갈렸다. 정 후보는 “학생인권조례와 교권 침해의 상관관계는 증명된 게 없다. 경험적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입법 논의 중인 ‘학생인권법’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조 후보는 “학생인권조례에는 학생의 권리만 일방적으로 서술돼 있다”며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고 학교와 교사에 대한 학생의 의무·책임을 포함한 ‘학생권리의무조례’를 제정한다는 입장이다. 내년부터 초중고교에 순차적으로 도입되는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해서는 두 후보 모두 “시간이 필요하다”는 데 일부 공감대를 형성했다. 정 후보는 “교육부에 도입 연기를 요청할 생각이 있다. 시민 공론화를 거쳐야 한다”고 했다. AI 디지털 활용 역량은 강화해야 하지만 디지털 기기 과잉 노출 같은 우려가 크다고 봐서다. 조 후보는 “처음 시작하는 단계이므로 완벽할 순 없다. 단점을 줄여 나가면서 활용해야 한다”면서 “필요하다면 시범사업으로 2~3년 진행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AI디지털교과서 연기 요청”…조 “학교평가도 도입”두 후보는 학부모 등 시민 소통도 늘리려 한다. 정 후보는 11개 교육지원청별로 ‘서울교육플러스위원회’를 구성해 학부모·교사·학생과 시민들이 자유롭게 정책을 제안하고 논의하는 장을 만들 계획이다. 교육 정책에 대해선 사회적으로 이견이 첨예하고 지역별 수요도 다양한 만큼 함께 논의하고 책임지는 거버넌스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조 후보 역시 교육감 직속으로 학부모의회를, 의회 산하에 학부모고충해결센터를 각각 신설해 학부모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최근 일부 한국사 교과서가 ‘뉴라이트’ 논란을 빚는 등 역사 논쟁이 되풀이되는 가운데 정 후보는 ‘역사 교육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역사적 쟁점을 정치 이슈화하는 흐름에서 벗어나 전문가 집단이 합의한 정확한 자료를 학생들에게 제공하자는 취지다. 이를 위해 ‘역사교육자료센터’(가칭)를 만들 계획이다. 자료를 모아 두고 누구나 접속할 수 있게 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정 후보는 “논의를 거쳐 폐교를 활용한 역사 자료관을 설립할 생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 후보는 ‘학교평가청’(가칭) 신설을 공약으로 걸었다. 외부에서 학교를 평가해 우수학교에 예산을 추가 지원하고, 우수사례도 발굴하기 위해서다. 조 후보는 “교육감은 교육 서비스 산업의 최고경영자(CEO)”라며 “다양한 평가 기준으로 공교육의 질을 관리하겠다”고 했다.
  • 尹, 순방 통해 한·아세안 “최고수준 관계격상”…“한일 정상회담 협의중”

    尹, 순방 통해 한·아세안 “최고수준 관계격상”…“한일 정상회담 협의중”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6~11일 필리핀과 싱가포르, 라오스를 잇달아 방문한다고 대통령실이 3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어 최고 수준의 관계로 격상한다. 또 한일 정상회담도 협의 중이다. 윤 대통령은 오는 6일부터 필리핀과 싱가포르를 각각 국빈 방문하고, 10일부터 라오스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정상회의의 일정을 소화한다. 윤 대통령은 ‘아세안+3’(한국·중국·일본) 정상회의, 동아시아 정상회의(EAS)를 갖고 ‘관계 격상 및 경제 협력 확대’에 나선다. 이번 순방엔 부인 김건희 여사도 동행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 한·아세안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해 (양측) 관계를 최고 단계로 격상하기로 했다”며 “이번 관계 격상은 한·아세안이 2010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이후 14년만”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아세안은 정치, 안보, 교역, 투자에서 협력을 견고히 하면서 미래세대 교류도 확대하는 동시에 사이버, 디지털을 비롯한 기후변화 대응 등 다층적 협력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국가 파트너십에 붙이는 명칭 중 하나로, 군사 분야를 포함해 경제·산업 등 여러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협력을 요구하는 관계를 의미한다. 아세안과의 관계 격상에 따라 경제적 효과도 기대된다는 게 대통령실의 분석이다. 박춘섭 경제수석은 이날 아세안에 대해 “핵심 광물 원자재가 풍부하고 떠오르는 글로벌 생산 거점이자 거대 소비시장으로 경제·안보 측면에서도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우리와는 상호보완적 산업구조를 갖고 있어 협력 확대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아세안은 세계 5대 경제권으로 우리나라의 두 번째 교역 대상이자 우리 수출의 17%를 차지하는 3대 수출 시장이다. 아세안의 자원과 우리의 기술력이 합쳐지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이번 순방에서 윤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신임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시바 일본 총리의 취임이 며칠 안 돼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라면서 “이시바 총리가 오는 걸 전제로 한일 양자 회담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 정상이 마음 편하게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의제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다만 한일중, 한중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선 “불과 몇 달 전 서울에서 한중일 3국 정상회의가 열려 3국 간 정상회의는 추진되지 않아도 될 듯싶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7일 첫 방문지인 필리핀에서 한·필리핀 수교 75주년을 맞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과 양국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자원 부국인 필리핀과 니켈, 코발트 등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을 추진하고 교통인프라 수주를 위한 ‘세일즈 외교’에도 나선다. 특히 원전 건설도 의제로 오른다. 박 수석은 “필리핀은 1986년 이후 중단된 원전 건설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8일 싱가포르에서는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대통령과 면담 후 로렌스 웡 총리와 정상회담 등을 통해 에너지를 비롯한 공급망과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논의한다. 9일엔 윤 대통령이 싱가포르 정부 산하 연구소가 주최하는 ‘싱가포르 렉처’에서 ‘자유·평화·번영의 인도·태평양을 위한 한반도 통일 비전’을 주제로 ‘8·15 통일 독트린’이 갖는 의미에 대해 강연한다. 이번 순방에는 한국경제인협회와 대한상의에서 모집한 사절단 40여개 단체도 동행한다.
  • 외국인 웃을 때 눈물 삼킨 개미들..3분기 TOP10 투자종목 ‘-9%’

    외국인 웃을 때 눈물 삼킨 개미들..3분기 TOP10 투자종목 ‘-9%’

    올해 3분기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 주식들의 약세 속에 국내 개미(개인투자자)들의 수익률이 외국인 투자자들에 비해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부터 9월까지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SK하이닉스와 현대차, 유한양행과 LG화학 등이 뒤를 이었다.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 7조 8190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SK하이닉스의 주식을 2조 6580억원어치 사들였다. 현대차는 4840억원, 유한양행과 LG화학은 각각 2810억원과 2750억원의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의 주가는 평균 9% 하락했다. 10개 종목 중 7개가 하향 곡선을 그렸다. 이수페타시스가 37.7% 하락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한미반도체(-37.1%)와 SK하이닉스(-26.2%), 삼성전자(-24.5%) 등이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7% 하락했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의 주가는 평균 13.9% 상승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3분기 동안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바이오로직스로 936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3분기 동안 34.4% 상승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반도체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꾸린 국내 개인투자자들과 다르게 바이오와 이차전지, 게임주 등 다양한 분야의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외에도 LG전자(4420억원)와 알테오젠(3670억원), 삼성중공업(3530억원), 크래프톤(3230억원), LG에너지솔루션(2710억원) 등의 주식을 순매수하며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응 방식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경제 연착륙 달성을 위한 예방적 빅컷(0.5% 포인트 인하)에도 불구하고 경기 모멘텀은 이미 약화되고 있어 경계감이 필요하다”며 “통신, 유틸리티 등 방어주로 대응해야 하며 밸류업 지수에 편입된 덕에 시장 관심을 모을 수 있는 금융, 보험, 지주 등도 주가 하락 시 매수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 삼성 제품 전반에 AI 기능 적용…실리콘밸리서 반전 꾀하는 삼성

    삼성 제품 전반에 AI 기능 적용…실리콘밸리서 반전 꾀하는 삼성

    반도체 사업 경쟁력 약화로 위기에 처한 삼성전자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인공지능(AI) 비전을 내놓고 반전을 꾀한다. 삼성전자는 3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 맥에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 2024’를 개최한다. 2013년 첫 개최 이후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의 주제는 ‘모두를 위한 AI-10년의 개방적 혁신과 미래’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AI 기반으로 개인화된 맞춤형 경험과 안전한 보안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AI 비전을 공유하고 개발자·파트너 기업과의 개방적 협업을 강조할 계획이다. 이어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차례로 연사로 나서 ‘갤럭시AI’, AI TV, ‘비스포크 AI’ 등 제품 소개와 함께 스마트싱스·타이젠 등 주요 플랫폼 혁신, ‘녹스 매트릭스’ 등 보안 기술과 관련한 청사진도 공개한다. 삼성의 제품 전반에 AI 기능을 적용하고 연결을 통해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유미영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은 전날 기고문에서 “삼성 AI 기술은 스마트싱스에 연결된 가전 제품의 고장을 예측·진단하고 스마트폰으로 해결 방법을 안내해주는 해결사로 진화해 나갈 전망”이라고 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구글, 퀄컴과 함께 개발 중인 새로운 확장현실(XR) 기기의 개발 현황을 공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았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성전자는 4일 갤럭시 AI 기능이 적용된 ‘갤럭시 탭 S10 울트라’와 ‘갤럭시 탭 S10+’를 출시한다. 갤럭시AI가 태블릿 제품에 기본 탑재되는 건 처음이다. 디스플레이에 ‘반사 방지’ 코팅이 적용돼 밝은 곳에서도 생생한 화질로 볼 수 있다.
  • 오픈AI, 8조원대 자금 조달 마무리…기업가치 200조 넘었다

    오픈AI, 8조원대 자금 조달 마무리…기업가치 200조 넘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8조원 넘는 자금을 유치했다. 성공적인 자금 조달로 오픈AI의 기업가치도 크게 올라갔다. 오픈AI는 2일(현지시간) “1570억 달러(208조 1000억원)의 (기업) 가치로 66억 달러(8조 7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조달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투자 유치 금액은 당초 알려진 65억 달러보다 소폭 늘었다. 기업 가치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투자를 진행한 지난해 초(290억 달러)와 비교하면 5배를 넘는다. 오픈AI는 펀딩에 참여한 투자자는 언급하지 않았다. 기존에 130억 달러를 투자한 MS와 엔비디아, 아랍에미리트(UAE) 투자사 MGX, 일본 소프트뱅크의 비전 펀드, 벤처캐피털 코슬라 벤처스, 피델리티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오픈AI가 비영리 이사회의 통제에서 벗어나 영리 기업으로 구조를 바꾸고 투자자의 수익률 상한선을 없애는 게 이번 투자의 조건이라고 전했다. 2년 내 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투자자는 자금을 회수하거나 기업 가치를 재협상할 수 있는 조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는 “매주 전 세계 2억 5000만명 이상의 사람이 업무, 창의성, 학습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챗GPT를 사용하고 있다”며 “산업 전반에 걸쳐 기업들은 생산성과 운영을 개선하고 있으며, 개발자들은 차세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기 위해 우리의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새로운 자금으로 첨단 AI 연구 분야의 리더십을 두 배로 강화하고 컴퓨팅 용량을 늘리며 사람들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도구를 계속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파트너와 개발자, 더 넓은 커뮤니티와 협력해 모두에게 혜택을 주는 AI 기반 생태계와 미래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 [마감 후] AI 시대 오답 노트

    [마감 후] AI 시대 오답 노트

    추석 연휴를 앞둔 9월 초 삼성전자 경영진이 ‘패밀리데이’ 폐지를 검토한다는 ‘받은글’(찌라시)이 인터넷 상에서 돌자 직원들이 착잡해했다고 한다. 이 글은 ‘경영진이 임원에게 구체적 수치를 물었는데 답을 못해 실무자를 찾았더니 마침 그날이 패밀리데이여서 담당자가 출근을 안 했다’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그렇게 ‘라떼’(나 때는 주말에 쉬는 것도 눈치 보였는데)가 소환되고, 불똥이 ‘요새 직원들’로 튀면서 근무 기강 강화를 위해 패밀리데이를 없애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다. 회사 측은 폐지 검토는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추석 연휴 직후였던 ‘9월 패밀리데이’는 무사히 지나갔다. 지난해 6월부터 시행 중인 패밀리데이는 직원이 월 필수 근무시간을 충족하면 월급날이 속한 주 금요일에 연차를 내지 않고 쉴 수 있는 제도다. 일종의 ‘근로시간 저축제’로 직원 만족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반도체(DS) 부문은 패밀리데이, 세트(DX) 부문은 ‘디벨롭먼트데이’로 부른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도 비슷한 제도(해피 프라이데이)를 운영 중이다. 당직 등 초과 근무로 8시간 이상을 미리 채워 놓으면 매달 두 번째 금요일에 대체휴무 개념으로 쉴 수 있게 한 제도다. 포스코는 한발 더 나아가 직원들이 스스로 근무 일정을 짤 수 있도록 했다. 첫째 주와 둘째 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하루 9시간 근무하고 첫 주 금요일 8시간 일하면 80시간을 채울 수 있기 때문에 두 번째 금요일은 휴가를 안 쓰고도 쉴 수 있다. 이 회사가 올 초 이런 내용의 격주 4일제형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할 수 있었던 건 2018년부터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운영하면서 경험이 쌓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도 일이 되는구나’라는 암묵적 공감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일종의 자신감이다. 적어도 이제는 사무실에 직원이 안 보인다고 ‘왜 자리를 비웠지’, ‘어디 갔느냐’고 다그치는 상사는 없다. 어차피 자율과 책임은 한 세트다. 인공지능(AI) 기술 기업 업스테이지로 이직한 15년 차 대기업 직원은 사무실이 없는 회사 생활에 적응하면서 재택 근무에 대해 오해했었다고 털어놨다. 재택은 복지가 아닌 업무 형태 중 하나라는 것이다. 이 회사는 직원들이 한데 모여 있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업무를 공유하는 문화가 형성돼 있다고 한다. ‘나, 이만큼 일했어’가 아니라 ‘이렇게 진행되고 있는데 네 생각은 어때’라고 물으며 맞춰 가는 작업이 바로 공유다. 자신이 하는 일의 중간 과정을 공개하니 거짓 보고의 함정에 빠질 위험도 없다. 이 직원은 “내가 하는 일은 누군가에게 보고하기 위한 게 아니라 직접 책임지고 끌고 가는 것이란 걸 느꼈다”고 말했다. 정해진 틀을 깨도 생산성이 올라갈 수 있다는 성공 경험이 있다면 위기가 닥쳐도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다. 예전의 성공 방정식이 AI 시대에는 ‘오답 노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때는 맞았지만 지금은 틀릴 수 있다는 유연함이 위기를 돌파하는 해법이 될 수 있다. 김헌주 산업부 기자
  • 사서들의 추천 책, 내 마음을 살찌워 볼까

    사서들의 추천 책, 내 마음을 살찌워 볼까

    ‘독서의 계절’을 맞아 마음의 양식으로 풍요로운 가을을 맞아 보자.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도서관은 2일 사서들이 추천한 분야별 도서 8권을 발표했다. 중앙도서관은 2개월에 한 번씩 추천 도서를 소개한다. 우선 문학 분야 추천 도서인 ‘쓰게 될 것’(안온)은 기후 위기, 전쟁, 인공지능(AI) 등 현대사회의 주요 이슈를 다룬 단편 소설집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가치를 재확인할 수 있다. ‘재뉴어리의 푸른 문’(밝은세상)은 한 세상과 다른 세상을 연결하는 ‘문’(Door)을 찾아 떠나는 소녀의 모험을 그린 판타지 소설이다. 인문예술 분야에서는 프리다 칼로, 폴 고갱, 앤디 워홀 등 유명 화가들의 자화상을 사례로 내면의 상처를 대면하고 진정한 자아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자화상 내 마음을 그리다’(한길사)와 철학을 통해 자기 자신을 이해하도록 알려 주는 ‘나답게 산다는 것’(초록북스)이 추천됐다. 사회과학 분야에서는 ‘AGI 시대와 인간의 미래’(헤이북스), ‘친애하는 슐츠 씨’(어크로스)가 추천됐다.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범용 인공지능(AGI) 시대에 우리가 준비할 것들, 미국 사회의 차별·편견과 이를 넘어서려는 사람들의 노력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각각 알려 준다. 자연과학 분야에서 추천된 ‘조용하고 끈질기게 살아남은 잡초들의 전략’(나무생각)은 잡초의 생명력에 관해 예찬한 책이다. 식물학자인 저자는 인간이 만들어 낸 어떤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줄 아는 잡초의 전략을 소개하고 이를 배우라고 권한다. ‘살아있니, 황금두더지’(곰출판)는 21종의 동물을 유머러스하게 소개한다. 생명의 경이로움과 생태계 보전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다.
  • 14만개 뉴런·5000만개 시냅스… 초파리로 ‘인간 뇌’ 비밀 푼다

    14만개 뉴런·5000만개 시냅스… 초파리로 ‘인간 뇌’ 비밀 푼다

    반쪽짜리서 완전한 지도 작성 성공 “다른 종 뇌 구조·작동 원리에도 적용” 세계적인 뇌신경과학자 세바스찬 승 미국 프린스턴대 컴퓨터과학과·신경과학연구소 교수가 초파리의 정밀한 뇌신경 지도를 그려 내 화제가 되고 있다. 인공지능(AI) 분야 석학이기도 한 승 교수는 2018년 삼성전자 최고 연구과학자로 영입된 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삼성전자 통합 연구조직인 삼성리서치 소장으로 재직하다 올해 초 다시 프린스턴대로 복귀했다. 미국, 영국, 이스라엘, 필리핀, 스위스, 독일, 한국, 푸에르토리코, 호주, 포르투갈, 대만, 프랑스 12개국 53개 연구기관과 대학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팀은 승 교수의 주도하에 초파리의 뇌와 신경 구조를 정밀하게 분석해 일종의 ‘뇌·신경 배선도’를 그리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초파리의 뉴런 약 14만개와 5000만개 이상의 신경 연결 구조를 밝혀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연구기관은 미국 프린스턴대, 아이와이어(Eyewire), 앨런뇌과학연구소, 웹 디자인·개발 기업인 야이크스 LLC, 매사추세츠공과대(MIT), 하버드대 의대, 하워드휴스의학연구소, 버몬트대 의대, 영국 케임브리지 MRC분자생물학연구소, 케임브리지대, 옥스퍼드대, 이스라엘 하이파대와 플라이와이어(FlyWire) 연구 컨소시엄이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 10월 3일자에 9편의 논문으로 실렸다. 뇌 기능은 뇌 신경세포(뉴런)와 이들을 잇는 시냅스의 연결에 좌우된다. 뉴런과 시냅스가 동물 개체의 다양하고 정교한 행동을 가능하게 만든다는 말이다. 많은 과학자가 뉴런·시냅스 연결 지도를 작성하려고 하는 이유는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초파리는 생명과학 분야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동물 모델로, 생애 주기가 짧고 번식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보다 유전체가 간단해 오랫동안 실험 모델로 사용됐다. 특정 유전자를 수정하거나 제거하는 등 유전자를 조작하기도 쉽다. 초파리는 비행, 항법, 사회적 상호작용 등 다양하고 복잡한 행동을 보이지만 인간의 뇌보다 뉴런이 약 100만 배 적어 신경 회로 지도를 만드는 데 이상적인 동물로 꼽힌다. 지금까지 초파리에 대한 부분적 지도는 작성됐지만 전체 뇌에 대한 완전한 지도는 없었다. 이전까지 가장 큰 초파리 뇌 연결망은 뉴런 약 2만개와 1400만개의 시냅스로 연결된 반쪽짜리였는데 이번 플라이와이어 연구 컨소시엄이 만든 새로운 지도는 7배 많은 13만 9255개의 뉴런, 4배 많은 5450만개의 시냅스를 찾아 지도로 만들었다. 또 연구팀은 뉴런의 분류, 세포 유형, 기능을 정밀하게 구분해 8400개 이상의 세포 유형을 식별했고, 그중 4581개는 새로운 유형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다른 논문들에서는 특정 뉴런 간의 연결성이 움직임과 같은 행동들을 어떻게 조정하는지 밝혀냈다. 승 교수는 “초파리 뇌 신경망을 분석하는 데 사용된 이번 연구 방법은 다른 동물 종(種)의 뇌 신경망을 매핑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동대문, AI·IoT 활용해 어르신 건강관리

    동대문, AI·IoT 활용해 어르신 건강관리

    서울 동대문구는 노인들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만성질환을 관리하며 건강한 생활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기반 어르신 건강관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이 사업은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앱 ‘오늘건강’과 스마트기기를 통해 간호사, 영양사, 운동사 등 각 분야의 건강 전문가들이 비대면으로 맞춤형 건강관리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동대문구는 2021년부터 해당 사업을 시행해 현재까지 노인 1500명 이상을 등록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지난달 25일엔 한국사회보장정보원과 협력해 노인 스마트폰 교육을 진행했다. 교육에는 25명이 참석해 앱 설치, 카카오톡 사용법, 유튜브 시청 방법, 정보 검색 등 일상에서 유용한 스마트폰 활용법을 강의와 실습을 통해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구는 ‘이동건강버스’를 활용해 배봉산근린공원, 지식의 꽃밭 등에서 AI·IoT 기반 어르신 건강관리사업 홍보활동을 적극 펼치고 있다. 또 고혈압·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건강밥상 교육 프로그램’에선 올바른 식습관 형성 교육과 함께 스마트워치, 혈압계, 혈당계 등 건강관리 기기 및 오늘건강 앱 사용법을 안내하고 있다.
  • 반도체 우려·이익전망 하향까지… 삼성전자, 장중 한때 ‘5만전자’

    반도체 우려·이익전망 하향까지… 삼성전자, 장중 한때 ‘5만전자’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예상 밖 호실적에 ‘반도체 겨울론’이 수면 아래로 내려갔지만 삼성전자를 둘러싼 위기감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인력 감축에 나섰다는 외신 보도는 위기론에 불을 지폈다. 블룸버그통신은 1일(현지시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동남아시아, 호주, 뉴질랜드에서 해당 지역 인력의 약 10%를 해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천명을 해고하는 해외법인 인력(14만 7104명, 2023년 말 기준) 감축 계획의 일환으로 해당 지역에서 인력 조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상은 제조 직군보다는 관리, 영업·마케팅 쪽 인력으로 동남아 지역에서만 수백명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일부 해외 법인의 운영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한 일상적 조정”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 안팎에선 최근 회사가 처한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칩에 탑재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범용 D램 시장 모두에서 도전을 받고 있다. HBM의 경우 SK하이닉스를 빠르게 추격 중이나 주도권을 빼앗아 오진 못하고 있다.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D램과 낸드마저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했다.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의 9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달보다 17.07% 내린 1.7달러(D램익스체인지 자료)로 집계됐다. 지난해 4월(-19.89%)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매쿼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상황에 따라 (삼성전자가) D램 1위 공급업체 타이틀을 잃을 수도 있다”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3분기 영업이익으로 13조~14조원대를 전망했던 국내 증권사들도 잇따라 10조원대 초반으로 실적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을 밑도는 스마트폰 수요, 구형 메모리 수요 둔화, 비메모리 적자폭 확대(전 분기 대비), 경쟁사 대비 늦은 HBM 시장 진입 등 반도체 부문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6만 1300원, 10월 2일 종가 기준)는 장중 한때 6만원 아래로 내려가며 1년 7개월 만에 ‘5만전자’를 기록했다.
  • 모바일 놓친 인텔의 추락… ‘AI 오판’ 삼성, 지금 결단해야[박상숙의 호모픽투스]

    모바일 놓친 인텔의 추락… ‘AI 오판’ 삼성, 지금 결단해야[박상숙의 호모픽투스]

    ‘반도체 역사’ 자체 인텔의 몰락모든 것 다하려다 다 놓친 꼴TSMC 흔들릴 때, R&D 집중주문형 반도체 선두기업 부상두 기업 차이는 위기 때 리더십인텔은 해고, TSMC 과감 투자삼성, 몸집 비대해 혁신 ‘늑장’ AI시대 핵심 HBM 주도권 뺏겨‘종합’ 간판 바꾸는 빠른 결단을최근 한국의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가 아랍에미리트(UAE)에 대규모 반도체 제조 공장을 건립하는 방안을 UAE 측과 논의했다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가 있었다. 무려 134조원을 들여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 2위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부유한 중동 산유국의 포부는 실현 가능성을 차치하고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웠다. 석유로 부자가 된 나라마저 인공지능(AI)에서 미래를 찾으며 이를 실현할 ‘포스트 오일’에 눈독을 들이는 지경이다. 세상을 바꿀 AI 출현 이후 최첨단 반도체 개발을 둘러싼 기술경쟁, 패권다툼이 치열해졌다. 혁신의 긴장을 늦추는 순간 1등 기업도 도태된다. TSMC가 독보적 1위를 굳혀 가는 가운데 인텔의 추락으로 삼성에 불안한 시선이 쏠리는 상황이다. 대만 국적의 반도체 및 대만경제 전문가인 왕수봉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인텔로 인해 생산과 설계를 모두 하는 종합반도체기업(IDM)의 한계가 드러났다. 인텔은 살기 위해 파운드리 분사를 결정했다. IDM인 삼성도 결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제왕’ 인텔이 인수합병(M&A)의 매물로 거론되며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인텔의 시대는 이대로 저무는 건가. “독점 이슈 때문에 가능하지도 않았겠지만 퀄컴이 인수를 타진한다는 소식은 그냥 ‘설’로 끝나는 분위기다. 인텔은 반도체 집적회로(IC) 설계의 강자지만 파운드리 부진에 내내 발목이 잡혔다. 결국 파운드리를 분사해 자회사로 두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파운드리가 독립 회사가 되면 자금 조달이 용이해지고 고객의 신뢰를 높여 수주도 한층 원활해진다. 얼마 전 아마존과 인공지능(AI)칩 생산 계약을 맺는 등 재건의 시동을 걸었다. 무엇보다 미국 정부는 국가안보 차원에서라도 인텔의 위기를 그냥 넘기지 않는다. 국방부의 군사용 반도체 개발 목적으로 최근에도 30억 달러를 추가로 지원했다.” 왕 교수는 인텔이 미국 반도체의 역사나 마찬가지여서 “어느 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인텔은 지난 3월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법에 따라 85억 달러의 보조금을 받았다. TSMC와 삼성전자를 의식해 인텔에 지원을 몰아줬다. ‘단지 칩만 디자인하는 건 안 된다. 미국에서 만들어야 한다’는 게 바이든 행정부의 확고한 방침이다. -인텔의 실패를 삼성전자가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인텔이 모바일 시대를 오판했듯이 삼성은 AI 반도체 시장을 간과했다. “AI로 급성장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빼앗긴 것도 위기의 한 요인이다. SK하이닉스는 5세대 HBM 양산에도 성공하고 엔비디아에 공급하는 등 한참 앞서 나가고 있다. 추격자 신세가 된 삼성은 엔비디아 납품을 위한 성능 테스트를 진행 중인데 발열 이슈 등으로 고전 중이어서 심상찮다는 느낌을 준다. 8만원대를 횡보하던 주가도 순식간에 6만원대로 내려앉았다. 기술력이 탄탄하니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거라 보지만 시간은 좀 걸릴 것이다.” -진짜 문제는 파운드리라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TSMC와 거리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 2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은 TSMC가 62.3%, 삼성전자는 11.5%다. 모든 걸 다하는 IDM인 삼성이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가전, 휴대전화, 반도체 등 사업 분야 하나하나가 거대한데 삼성의 경우 이사회 한 곳에서 모든 의사결정을 하는 구조라 상황 판단 등 경영 효율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파운드리를 따로 떼어 반도체 전문가로 경영진과 이사회를 채우고 속도감 있게 밀고 나가야 한다. 삼성도 모를 리 없지만 오너 경영 체제에서 그룹 승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지배구조를 건드려야 하는 부분이라 고민이 클 것이다. 투자 측면에서도 여러 사업 분야가 있으니 TSMC처럼 파운드리에만 집중할 수 없는 점도 부진의 원인이다. 전문성을 강화하려면 분사밖에 답이 없다. 삼성에 대한 엔비디아, AMD와 같은 대형 고객의 신뢰를 더욱 높이는 방편도 된다. 고객사 입장에서 완성품 경쟁자이기도 한 삼성보다 기술 유출 걱정이 아예 없다는 점에서 TSMC가 매력적인 측면이 있다.” -빅테크들이 요즘 TSMC 앞에 줄을 서는 모양새다. 기술 향상은 물론 글로벌 생산거점 확대 면에서도 기세가 사뭇 다르다.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창업주로 오래 회장직을 맡았던 모리스 창이 2005년 물러났다가 2009년 회사경영이 나빠지면서 ‘구원투수’로 다시 등장했다. 그가 복귀하자마자 가장 먼저 했던 일은 금융위기 여파로 해고됐던 연구개발(R&D) 인력을 모두 복직시킨 것이다. 남들이 어렵다고 허리띠를 졸라맬 때 오히려 대규모 투자를 감행했다. 당시 위기를 기회로 삼은 것이 지금 결실을 맺고 있다고 생각한다.” TSMC의 사례는 인텔과 비교해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인텔이 부활의 기로에 서 있던 2013년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브라이언 크르자니크는 눈앞의 경영 성과에만 집착해 진전이 없는 사업 부서를 정리하고 R&D 인력을 대량 해고해 침몰을 부채질했다는 불명예를 얻었다. 결국 기업의 위기는 리더십에서 비롯된다. -창 이후 전문 경영인 체제가 잘 뿌리내린 점도 TSMC가 탄탄하게 성장하는 배경인가. “창은 2018년 퇴임하면서 TSMC의 어떠한 직함도 받지 않았다. 가족을 후계자로 세우지 않았다. 지난 6월 새 CEO가 된 웨이저자는 창이 낙점한 사람이다. 반도체 엔지니어 출신인 웨이 회장은 후임자로 결정된 뒤 순환보직을 하며 상당 기간 훈련을 거쳤다. 대만도 가족 경영 기업이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특이하게 기술 중심 기업들 사이에서 전문 경영인 체제가 잘 유지되고 있다. TSMC뿐 아니라 애플 협력사 폭스콘의 궈타이밍 회장도 가족 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일찌감치 선언했다.” -TSMC가 탄생하고 성장하기까지 미래를 내다본 걸출한 인물(모리스 창)도 있었지만 대만 정부의 역할도 지대했다. 한국이 참고할 만한 부분은 뭔가. “1987년 TSMC를 세울 때 대만 정부의 지분은 50%였다. 정부가 돈을 절반밖에 줄 수 없으니 창에게 ‘나머지는 당신이 채워라’ 하고 대신 전권을 줬다. 그렇게 해서 필립스 25%, 나머지 대만 기업들이 20%인 출자가 이뤄졌다. 현재 정부 지분은 7%쯤이고 외국인이 70%를 웃돈다. 정부의 입김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독립적인 운영을 보장한다. 미국처럼 직접적인 보조금은 없지만 측면 지원은 꾸준하다. 기계, 장비 확충에 대한 세금 감면은 물론 법인세 최고 세율이 20%인데 TSMC는 12~13%를 적용받는다. 초창기에는 5%였다.” -‘실리콘 섬’의 목표를 세운 대만 정부가 과학기술 인재를 유치하고 양성하는 방식에서 본받을 점은 무엇인가. “대만은 1979년 반도체 산업의 요람인 ‘신주과학단지’를 조성한 이래 중부과학단지, 남부과학단지 등을 추가로 조성했다. 미국 유학 중인 연구자들을 모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과학단지 주변에 그들이 가족과 함께 정착해 안정적인 분위기에서 연구할 수 있도록 외국인학교 등 선진 교육, 의료, 문화 인프라 확충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거주 환경을 먼저 챙기지 않으면 연구단지가 꽃을 피울 수 없다. 한국은 대체로 과학단지나 산업단지 등만 덩그러니 있으니 누가 지방에 가고 싶겠나.” -한국은 반도체 인력 부족으로 대학에 반도체 계약학과를 개설하고 있지만 반응이 신통치 않다. 이공계 이탈, 의대 쏠림 문제도 심각하다. “한국처럼은 심하진 않지만 대만도 의대 선호, 이공계 기피 현상이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 반도체학과를 만들어 석·박사급을 키우고 있지만 TSMC로의 쏠림이 심해 다른 기업들은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대만 정부는 이공계 선호도를 높이기 위해 고등학교에 반도체 수업을 개설했다. 여학생 대상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문·이과 선택의 기로인 고교 시절 교육과 관심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기업들도 반도체 관련 다양한 학습·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TSMC를 위시한 반도체 기업들로 대만 경제가 완전히 체질 개선을 이뤘다. TSMC는 2022년 기준 대만 국내총생산(GDP)의 8%, 수출의 12.5%를 차지한다. 덕분에 대만 증시도 활력이 넘친다. “TSMC는 대만 증시에서 전체 시가총액의 30% 차지한다. 2위도 반도체 기업 미디어텍이다. 대만 시총 톱10이 반도체·전자 관련 업종일 정도로 산업구조에서 완벽한 탈바꿈에 성공했다. TSMC가 견인차가 됐다. 나홀로 성장이 아닌 수많은 중소기업 협력사도 같이 키웠다. 수직적 관계가 아니라 수평적 관계를 형성해 공급망이 두텁다. 한국은 이런 기업문화가 척박하다. 대기업들이 해외 장비만 쓰려고 해 중소 소부장기업들의 불만이 많다고 한다. 반도체 생태계를 함께 확장하려는 정부와 기업의 노력이 중요하다.” ●왕수봉 교수는 2004년 대만국립정치대 재무관리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경영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립대만중앙대 교수 등을 거쳐 2019년부터 아주대 경영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현재 한국재무학회 국제위원장, 한국금융정보학회 총무이사, 재무연구 편집위원 등으로도 활동 중이다. 대만 국적자로 전공 분야를 넘어 TSMC 등 대만 반도체 및 경제 전문가로 보폭을 넓혀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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