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도 보급률 25% ‘목타는 농어촌’
농어촌 및 도서지역의 상수도 보급률이 너무 낮다.도시지역의 상수도 보급률은 선진국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지만 농어촌 및 도서지역은 격차가 너무심하다.이에 따라 농어촌 및 도서지역 주민들은 간이상수도,우물,지하수 등비위생적 급수체계로부터 식수를 공급받고 있다.
97년 말 현재 우리나라의 상수도 보급률은 도시 96%,농어촌 25%.도시지역이농어촌의 거의 4배에 이르고 있다. 전기·전화가 농어촌 산간 계곡의 독립가옥까지 공급돼 보급률이 거의 100%에 이르는 것과 비교하면 도·농 간 격차가 크다.
도시지역 상수도 보급률은 영국(99%) 프랑스(99%) 독일(98%)에 비해 손색이없다. 그러나 농어촌은 영국(96%) 프랑스(94%) 독일(93%)의 4분의 1 수준이다.
이에 따라 605만5,000여명의 농어촌 주민 가운데 상수도가 보급된 151만3,000여명을 제외한 454만2,000여명은 간이상수도(145만5,000여명)와 우물 및지하수(308만7,000여명)를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간이상수도는 대부분 시설이 낡고 관리가 잘 안돼 수질이 나쁘고,우물 및 지하수도 축산폐수 등에 오염돼 식수로 쓰기에 부적합한 것들이 태반이다.
농어촌 지역 가운데 상수도가 보급된 곳도 갈수기인 12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매년 상습적으로 제한급수를 받아야 하는 곳이 많다.이들 지역은 며칠만비가 내리지 않아도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오지 않는다.
평균 강수량(251㎜)을 유지하더라도 25개 시·군,53개 읍·면의 51만여명은해마다 격일제·3일제·5일제 제한급수를 받아야 한다. 특히 전남 완도군 완도읍,경남 통영시 산양면·도산면,제주도 북제주군 추자면 등 3개 시·군,4개 읍·면 주민 3만8,000여명은 1년 내내 제한급수를 받고 있다.
특히 섬 지역은 전체 주민 21만여명 중 섬 자체 상수도에서 식수를 공급받는 주민은 3만여명에 불과하다.나머지 18만여명은 선박 등에 의한 운반급수,저장된 빗물 등에 의존하고 있다.
환경부 심재곤(沈在坤) 상하수도국장은 “농어촌에 산다는 이유로 도시지역주민들에 비해 차별을 받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면서 “전기·전화만큼은 아니더라도 도·농 간 격차를 크게 줄일 수 있도록 예산이 우선적으로배정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호영기자 alibaba@.
*농어촌 제한급수 현황.
농어촌의 제한급수 현황을 보면 농어촌의 수돗물 사정이 얼마나 나쁜 지 금세 알 수 있다.올해 제한급수가 실시되고 있는 곳은 10개 시·군,24개 읍·면에 거주자는 7만 4,000여명이다.99년 5만 8,000여명보다 1만 6,000여명 늘었다.소양강댐·대청댐·안동댐·주암댐 등 상수원을 이루는 주요 다목적댐의 저수율은 과거와 비슷하지만,강수량이 지역별로 과거 평균의 37∼60%에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10개 시·군 중 사정이 가장 나쁜 곳은 전남 완도군.완도군은 완도읍·노화읍·보길면·소안면·청산면·금당면·군외면 등 7개 읍·면에서 격일제 또는 3일제 제한급수가 실시되고 있다.노화읍·보길면·군외면이 3일제 급수지역이다.
경남 남해군도 완도군에 못지 않다.남해군은 남해읍·이동면·미조면·남면·창선면 등 5개 읍·면 주민들이 제한급수를 받고 있다.남해읍은 5일에 6시간,이동면은 3일에 7시간,미조면은 3일에 8시간,남면은 2일에 6시간,창선면은 하루8시간(9t)밖에 수돗물이 나오지 않는다.
경남 하동군은 하동읍·청암면이 하루 6시간,금성면이 하루 4시간씩만 물이나온다. 통영시는 산양면의 4개 섬과 도산면의 1개 섬이 운반선을 통해 제한급수를 받는다.산양면은 월 1회 40t,도산면은 월 4회 40t의 물을 공급받는다.
3,350명이 사는 제주도 북제주군 추자면은 매년 2월만 되면 월 1만 3,000t밖에 수돗물을 공급받지 못한다.또 경북 안동시 풍산면은 하루 2차례 소방차가 수돗물을 실어 나른다.
전남 해남군 문내면과 신안군 흑산면은 3일제 급수가 실시되고 있으며,경남의령군은 대의면이 2일에 3시간,용덕면이 하루 3시간씩만 물이 나온다. 경북의성군 의성읍도 하루 15시간밖에 수돗물이 나오지 않는다.
문호영기자.
*농어촌 상수도 보급 방안.
환경부는 농어촌 및 섬 지역의 여건에 맞는 다양한 식수원을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농어촌 지방상수도 확충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섬 지역에는 빗물을 저장하는 수원지와 해수 담수화 시설을 설치하고 있다.또 농어촌 산간지역에는 중·소 규모 식수 전용 저수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환경부는 이같은 대책을 통해 상수도 보급률을 농어촌 지역은 99년 25%에서2005년 55%로 끌어올리고 2010년에는 모든 농어촌 가구에 상수도를 보급할계획이다.섬 지역은 99년 15%에 불과한 보급률을 2005년 45%,2010년 75%로확충할 예정이다.
[농어촌 지방상수도 확충] 94년부터 2004년까지 1조 2,000억원을 투자해 2005년 상수도 보급률을 34%로 끌어올리는 사업이다.이 사업은 지방상수도 확충(환경부)과 암반지하수(농림부) 개발로 나뉘어 추진되고 있다.이 계획이 예정대로 추진될 경우 상수도 보급률은 2005년 34%로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부는 그러나 농림부의 암반지하수 개발 예산을 지방상수도 예산으로 전용하면 2005년 상수도 보급률을 55%로 21% 포인트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보고 있다.그렇게 되면 97년 20.8%,99년 25%,2001년 30% 등 완만한 보급률이2004년 50%대로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암반지하수 개발 예산 8,000억원을 94∼99년분 92곳을 포함,2000년 13곳,2001∼2004년 109곳 등 모두 215곳에 각각 50억원씩 투입할 것을 기획예산처와 농림부에 요청하고 있다.또 2004년까지 4,000억원으로 잡힌 국고보조를 2배로 늘려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래야만 전국 곳곳에 고른 혜택을 주기 위한 상수도 보급체계를 구성할 수 있고,깨끗한 상수원을 개발할 수있다는 설명이다.
환경부는 올해 경기도 파주시 등 50개 시·군에 476억원(국고 및 지방교부금 각 238억원)을 들여 하루 15만4,400t의 수돗물을 생산할 수 있는 정수시설과 상수관 1,948㎞를 건설할 예정이다.
[섬 지역 식수원 개발] 2005년까지 1,518억원을 들여 65개 지역의 248개 섬주민 8만9,800여명이 안정적으로 마실 수 있는 식수를 공급하는 사업.이를위해 빗물을 저장하는 수원지 및 정수시설을 건설하고 배수지 및 송수관로를설치한다. 암반 관정을 통한 지하수 개발,해수 담수화 시설 설치 등도 한 방안이다.큰 섬(중심섬)과 인근 작은 섬(위성섬) 사이를 육상 및 해저 관로로연결해 식수를 공급하고,중심섬에서 멀리 떨어진 작은 섬은 자체적으로 지하수를 개발하거나 해수 담수화 시설을 설치한다.
현재 섬 지역의 하루 1인당 급수량은 100ℓ로 전국 평균 급수량 395ℓ의 4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특히 작은 섬은 빗물을 저장할 시설이 없어 인근 육지 또는 주변의 큰 섬에서 오는 급수선(船)에 의존해야 한다.그러나 급수선이 부족할 뿐 아니라 운반거리가 멀어 운반급수가 15∼20일에 한 차례 이루어지는 등 물 사정이 매우 나쁘다.
[식수 전용 저수지 건설] 대규모 댐 건설이 후보지 부족,자연생태계 훼손,지역주민 반대 등으로 한계에 직면하자 그 대안으로 나왔다.저수지는 하루 용수 공급량 1만2,000∼3만t 정도의 중·소 규모로 건설된다.환경부는 97년 5월부터 1년간 전국을 대상으로 타당성 조사를 실시해 경제성 있는 후보지 60곳을 선정했다.2011년까지 시급한 곳부터 추진한다는 방침 아래,1단계로 2006년까지 4,660억원을 들여 20곳에 저수지를 만들기로 했다.
식수 전용 저수지는 대규모 댐 건설에 따른 환경 파괴 등 부작용이 적고,중·소 규모이기 때문에 3∼4년의 짧은 기간 안에 추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또 깨끗한 상수원(1급수)을 이용함으로써 정수하는 데 드는 비용도 줄일수 있을 뿐 아니라,수몰지역 발생을 막고 상수원보호구역 지정 등 규제를 최소화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문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