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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金대통령 관련서적 해외출간 잇따라

    국민의 정부가 출범한 이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자서전과 저술이 해외에서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수십년간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해온 김 대통령의 철학과 인간적 면모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다.특히 외환위기에 처한 한국경제가 어떻게 위기를 극복해 가는지,경제정책의 방향은 무엇인지에 대한 해답을 김대통령의 저술에서 찾아보려는 시도로도 풀이된다. 지난해 4월부터 지금까지 해외에서 출간된 김 대통령의 자서전이나 관련 서적은 모두 8종으로 다음과 같다. ▲일본 센소쇼보(千早書房)출판사 ‘나의 삶 나의길’ 일어판(98년 4월)▲일본 NHK출판사 ‘나의 자서전’ 증보판(98년 9월) ▲중국 외문(外文)출판사 ‘나의 삶 나의길’ 중어판(98년 9월)▲러시아 리퍼블릭출판사 ‘대한민국김대중 대통령’전기 노어판(98년 12월) ▲러시아 리퍼블릭출판사 ‘새로운시작을 위하여’ 노어판(98년 12월) ▲뉴욕 첼시 하우스 퍼블리셔스 ‘세계의 지도자 김대중 대통령’(99년 1월)▲스웨덴 스톡홀름대출판사 ‘옥중서신’스웨덴어판(99년8월)▲중국 중앙민족대학출판사 ‘DJ nomics’ 중어판(99년 8월)양승현기자 yangbak@
  • 베니스는 지금 은막의 축제도시

    올해로 56회를 맞는 베니스영화제가 1일 개막,11일간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장편경쟁부문’‘현재의 영화’‘꿈과 비전’‘새로운 분야’‘단편경쟁부문’‘국제비평가주간’ 등 6개 부문으로 나눠 치러질 이번 영화제의 초청작은 81편. 한국 영화는 장편경쟁부문의 ‘거짓말’(감독 장선우),단편경쟁부문의 ‘냉장고’(감독 안영석),비경쟁인 새로운 분야의 ‘베이비’(단편,감독 임필성)와 ‘새는 폐곡선을 그린다’(장편,감독 전수일)등 4편이 진출했다.특히 ‘거짓말’은 87년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이후 12년만에 두번째로 본선에오른 것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경쟁부문에서는 ‘거짓말’을 비롯해 모두 17편이 자웅을 겨룬다.미국이 4편으로 가장 많고 프랑스 3편,이탈리아 2편,한국·폴란드·오스트리아·영국·포르투갈·벨기에·이란·중국이 각각 1편씩 냈다.아시아 영화는 한국의 ‘거짓말’,이란출신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우리가 몰고 온 바람(Le Vent Nous Emportera)’,중국 장이모 감독의 ‘적어도 하나’(Not One Less)등 모두 3편.일본의 쓰카모토 신야 감독은 당초 예상과 달리 경쟁이 아닌 ‘현재의 영화’부문으로 나왔다. 올해 경쟁작들의 두드러진 특징은 미국영화가 크게 줄었다는 점.네 편이 경쟁부문에 올랐지만 모두 순수 미국감독의 작품은 아니다.‘성스러운 연기’는 호주 출신인 제인 캠피온,‘사이다 하우스의 규칙’은 스웨덴 출신인 라세 할스트롬,‘앨라배마의 광기’는 스페인 출신인 안토니오 반데라스,그리고 ‘예수의 아들’은 캐나다 출신 앨리슨 매클린의 작품이다.지난해 베니스영화제에서는 공식 경쟁부문에만 ‘불워스’‘헐리벌리’‘라운더스’‘뉴로즈 호텔’등 4편의 미국영화가 올랐다. 한편 비경쟁부문에서는 공포영화의 거장 웨스 크레이븐의 ‘마음의 음악’,우디 앨런의 ‘달콤한,그리고 야비한’,존 말코비치·카메론 디아즈 주연의‘존 말코비치 되기’(감독 스파이크 존스)등이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 꼽힌다. 올해 베니스영화제에는 메릴 스트립·카메론 디아즈·하비 케이텔·안토니오 반데라스·멜라니 그리피스·카트린 드뇌브·이완 맥그리거 등 유명배우들이 초대됐다.지난 3월 타계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유작 ‘아이즈 와이드셧’으로 막을 연 이번 베니스영화제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이탈리아 영화에 관한 다큐멘터리 ‘일 도체 시네마’를 폐막작으로 택했다. 김종면기자 jmkim@
  • [외언내언] 동류 결혼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바 있는 미국 시카고 대학의 베이커 교수는 경제학자답게 결혼과 가정을 철저히 경제적 개념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는 가정을 하나의 회사로 본다.공통된 경영이념을 가진 남녀가 결합해서설립하는 합자회사와 같다는 것이다.따라서 가정회사가 경영을 잘해서 흑자를 내면 그 가정은 굴러가게 되지만 만약 적자를 내게 되면 그 결혼은 결국파산하고 이혼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결혼은 사랑의 결실이어야 하고 가정에는 언제나 사랑이 넘쳐야 된다고 애써 믿으려 드는 우리네 보편적 관념과는 너무나 다르다.하지만 베이커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우리 사회에도 그렇게 적지는 않을 것이다. 베이커의 주장에 동조해서인지,아니면 베이커가 미국의 사회현상을 정확히짚은 것인지는 알수 없으나 요즘 미국에 동류결혼(同類結婚)이 성행하고 있다.우리나라에도 끼리끼리 결혼한다는 말이 있으나 동류결혼은 우리의 끼리끼리결혼과는 그 성격이 다소 다르다. 우리는 권력과 부,아니면 명예와 돈이 결합하는 경우가 많으나 미국의 동류결혼은 수입이 기준이 된다.미국에서도 불과 몇십년 전까지는 의사가 간호사와,변호사가 여비서와 결혼하는 경우가 흔히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세태는 그렇지 않다.남자 의사는 간호사 아닌 여자 의사와,남변호사는 여비서 아닌 여변호사와 결합한다.미국의 이러한 결혼세태가 어떤 결과를 낳는지 살펴보자. 예를 들어 월 600만원을 버는 의사와 같은 수입의 여의사가 이룬 가정회사의 한달수입은 1,200만원이 된다.반면 월 200만원을 받는 간호사와 비슷한수입의 사무원이 결합한 집의 월수입은 400만원이 된다.두‘회사’간의 월수입은 무려 3배 차가 나는 것이다.의사와 간호사가,변호사와 여비서가 결합했다면 두 가정의 월수입은 800만원으로 같아지는 것이다. 동류결혼 세태는 결혼을 통해 풍요와계층상승 효과를 동시에 노리는 요즘미국 젊은세대의 의식을 반영하고 있다.미국의 이러한 결혼세태를 ‘평등의종말’이라고 우려하는 식자들이 있다.실제로 미국의 소득계층 상위 20% 내에 드는 전문직,관리직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결혼을 통해 가능해졌다는분석도 나오고 있다. 요즘 일본에도 딩크(DINK)족이란 말이 있다.‘Double Income No Kids’의준말인데 부부가 결혼해서도 계속해서 맞벌이를 하고 애는 갖지 않게되면 물질적으로 풍족할 수밖에.‘가정의 종말’이다./임춘웅 논설위원
  • 亞·太 국제무역박람회 참가업체 모집…COEX서 개최

    서울시는 이달 말까지 제8회 아시아·태평양 국제무역박람회(ASPA 99 SEOUL)에 참가할 업체를 모집한다. 오는 10월 13∼17일 서울무역전시장(COEX)에서 열리는 이번 박람회는 전자제품 자동차부품 일반소비재 등을 중심으로 개최될 예정이며 시는 ‘서울관’부스를 별도로 설치,패션 애니메이션 소프트웨어 전통공예 벤처기업 등 서울형 산업 위주로 참여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번 박람회에는 중국 일본 등 25개국의 해외바이어 1,000여명과 5만여명의국내 바이어가 참가할 예정이다. 참여를 원하는 업체는 서울산업진흥재단 경영기획팀(3455-8348)으로 신청하거나 서울시 산업경제정보통신망(econo.metro.seoul.kr)으로 접속하면 된다. 김재순기자 fidelis@
  • 해외부채 올 만기분 54억8,000만弗

    대우가 오는 18일 외국 채권단들을 상대로 부채 만기연장을 요청하는 설명회를 가질 계획이지만 성과는 미지수다.다만 외국채권단은 ‘사태추이를 지켜보자’는 입장이어서 당장 여신회수 같은 조치는 없을 것 같다. ■대우여신,어디가 많나 국내에 진출한 40여개 외국계 금융기관중 대우 여신이 가장 많은 곳은 홍콩상하이은행(HSBC)이다.대출금과 대우의 무역어음 할인 등으로 5억달러 이상으로 알려졌다.미국계 체이스맨해튼은행(CMB)과 일본의 도쿄미쓰비시은행이 각 5억달러 안팎으로 뒤를 잇고,유럽계 금융기관도최소 2억달러 이상으로 파악되고 있다.금융당국 관계자는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노출을 꺼리는 바람에 집계가 쉽지 않지만 최소한 수십억달러는 넘을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우 해외법인이 현지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은 지난 6월말 현재 68억4,000만달러.이중 47억4,000만달러가 연내 만기가 도래한다. 여기에 외국 금융기관 국내지점 여신(7억4,000만달러)까지 포함할 경우 대우가 올해 중 갚아야 할 돈은 54억8,000만달러다.곧 바로 여신회수에 들어갈경우 대우계열사의 연쇄 부도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 ■해외 채권단 동향 다행히 해외 채권금융기관들은 대우사태 처리에 촉각을곤두세우면서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내 진출 외국계 은행들이 별도의 채권협의체를 구성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총대를 메고 나서는 곳이 없다”며 “대우에 대한 여신규모가 드러날 경우 입게 될 이미지 손상을 염려해서인 것 같다”고 전했다. 해외 채권단이 전세계적으로 모두 100여개가 넘어 일사불란한 행동을 하기어려운 점도 한 요인이다.어쨌든 18일 설명회에서 대우가 얼마만큼 이들을설득하느냐가 부채해결의 관건이 될 것 같다. 박은호기자 unopark@
  • 엔화강세 배경·전망…반도체·車 수출 덕본다

    엔화 가치가 연일 치솟고 있다.엔화 강세는 우리나라의 수출경쟁력 제고 및수출증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에 ‘반가운 손님’이다. 기업의 수익성이 높아지면 증시도 힘을 받게 되는 등 여러모로 덕을 보게 된다. ?엔 강세 배경 달러화에 대한 엔화 가치가 강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달 중순부터다.엔-달러 환율(도쿄시장 기준)은 7월20일 달러당 118.28엔을 기록하면서 120엔대를 깨뜨린 뒤 이후 내림세를 지속,3일 현재 115엔대를 유지하고있다.가까운 시일안에 달러당 110엔 선으로 추락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엔화 가치 상승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우선 미국 채권과 주식 가격의급락으로 빚어진 국제투자가들의 달러 투매 및 일본자산 선호 현상 등이 결과적으로 엔화 강세로 이어졌다.“물가상승 압력을 받으면 긴축통화정책을시행할 것”이라는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발언이 큰 영향을 끼쳤다.장기 불황의 늪에 빠져있던 일본경제가 최근 하락세를 멈추고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으며,국제 금융시장에서 유로화가 강세를 띠면서 달러화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인 것도 엔화 강세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파급효과와 전망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엔화 강세가 당분간 지속된다는 게지배적인 분석이다. 미국이 최근까지도 ‘강한 달러’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는 방침을 거듭 발표하고 있지만 이미 국제 금융시장의 분위기가 ‘달러 약세’로 굳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미국 주가가 조정국면을 거친 뒤 상승기조로 돌아설 경우 달러화가 다시 점차적인 강세기조로 바뀔 수 있다”며 “그러나 일본경제의 회복궤도 진입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해외자금의 일본 유입이 확대돼 당분간 엔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엔화 강세는 우리경제의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반도체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제품들의 가격경쟁력을 높여 수출증대로 곧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특히 일본과 함께 세계시장을 분점하고 있는 반도체가톡톡히 혜택을 볼 전망이다. 박은호기자 unopark@
  • [기고] 섣부른 對北강경대응 경계를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대사(현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는 최근 미유력지로스앤젤레스 타임스 기고를 통해 북한에 대한 강경대응은 신중히 고려한뒤 취해야한다고 주문했다.그는 ‘강경대응이 가져올 위험을 피하기 위해’란 제목의 이 기고문을 통해 어떤 경우에도 북한의 핵개발을 억지하기 위해만든 KEDO(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 체제는 깨지 말아야 한다고 미국정부에 대해 권고하고 있다.다음은 기고문 요지. 북한을 다루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두달 전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이자 미국의 대북 특사는 평양을 방문,북한을 외부세계에 끌어내기 위해 아주 조심스레 준비된 ‘일괄 타결'안을 제시했다.페리 특사는 북한이 미사일발사 기도를 포기하고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면 미국은 경제제재를 해제하고정상적인 외교관계를 수립할 것임을 북한측에 제안했다. 북한은 그러나 아직 이 제의의 수락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지난 두달간북한측에서 나온 신호들은 이해하기 매우 어려운 것들이다.지난 6월 서해의북방한계선(NLM)을 침범,남한과 교전을 벌였고 금강호에 승선한 관광객을 인질로 잡았다.얼마 전엔 미국 시민권자인 카렌 한을 스파이 혐의로 북한에 억류하기도 했다.더욱이 다단계 미사일 발사 계획을 거듭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가능성 시위를 페리제안에 대한 ‘노(No)'라는 대답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척 위험하다.이렇게 단정하면 KEDO에 대한 일본과 미국의 지원 동결로 이어질 수 있다.KEDO 체제의 붕괴는 곧 바로 북한의 핵무기 개발 복귀로 연결되고 지난 94년의 위험한 대치상태로 돌아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북한이 국제외교무대에서 하는 행동들은 정상적인 외교행태가 아니다.외부세계가 지금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성공률은 50%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그러나 시간은 아직 있다.그 전에 다음과 같은 조치들이 취해져야 한다. ▲페리 제안의 구체적인 부분을 공개해야 한다.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그들이 맞닥뜨릴 위험을 미국민을 포함한 일반 대중들에게 알려야한다.▲북한에게 페리안에 대해 빠른 응답을 하도록 압력을 넣어야하다.만약 응답하지 않고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엄중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명확히 해야한다. ▲모든 가능한 채널을 동원,중국으로 하여금 추가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는것이 북한에 최선의 이익임을 설득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만약 북한이 제안에 긍적적으로 반응할 경우 최대한 그 혜택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북방한계선 논의에 합의해 주는 것은 한 예이다. 만약 모든 노력들이 실패하고 미사일이 발사된다면 한미일 3국과 중국은 긴밀히 공조체제를 갖춰야한다.발사시 나올 북한의 성명을 면밀히 분석,미사일 발사와 KEDO·페리 제안의 연관성을 분리할 수 있다면 최대한 KEDO를 유지하고 향후 대화의 여지를 남겨둬야 한다. 북한이 끝까지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다면 미국은 53년 한국전 휴전 이래 가장 심각한 대응책을 준비해야 한다.그렇다고 62년 쿠바 미사일 위기때처럼북한의 미사일 사태를 전쟁 직전의 상황까지 몰고갈 필요는 없다.붕괴돼가는 고립국가가 보내는 불안정한 신호에 대해 너무 과도하게 대응한다면 그 결과는 참담할 것이다.워싱턴의 인내력과 지혜는 생존을위해 안간힘을 쓰는북한정권에 의해 시험받고 있다. [도널드 그레그 前 주한미대사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
  • EBS, 美다큐물 매주 월요일 방송

    20세기의 대표적인 건축물은 무엇일까. EBS는 지난 26일부터 미국 러닝채널의 연속 다큐멘터리 ‘20세기 최고의 건조물들’을 내보내고 있다.다음달말까지 약 두달간 매주 월요일 오전 9시 10분(재방송 저녁 8시)에 방송되는 이 프로는 모두 10편으로,10대 건축물을 골라 보여준다. 피라미드를 남긴 고대인에게 그랬듯 현대인에게도 건축물은 도전의 상징물이다.최첨단의 공학과 과학을 접목시켜 가능성을 현실화시키고,여기에 인류의 상상력과 휴머니즘을 불어넣었다. 지난달 26일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가장 거대한 구조물 중의 하나인 ‘그랜드 뱅크의 해양유전설비’가 방송된 데 이어 2일 세계에서 가장 긴 해저터널 ‘유로터널’이 시청자를 찾아갔다.38㎞길이의 해저터널은 단지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터널이라는 뜻에 머물지 않고 통합유럽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9일에는 ‘파나마 운하’가 방송된다.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파나마운하는 20세기 열정과 야망의 결정체로 무려 10만명이 동원됐다.또 ‘핵잠수함 씨울프’(16일)에 이어 말레이시아의 쌍둥이 빌딩,미국 시카고의 시어즈 빌딩등 ‘고층빌딩’(23일)이 화면을 장식한다. 또 일본의 ‘간사이 공항’(30일)은 만리장성과 함께 우주에서 관측되는 건축물로 유명하다.1.6㎞(1마일)에 걸쳐 뻗어있는 건물,90m 높이의 유리 천장등 엄청난 규모의 이 건축물은 이집트 피라미드의 70배 크기이다. 또 9월 들어서는 4편이 방송된다.우선 6일의 ‘미래의 우주정거장’이 나간 다음 13일 ‘북미 반공총사령부 NORAD의 지하요새’가 방송된다. 20일에는‘구름 속의 금광’이 시청자의 눈길을 끌게 된다.이 프로는 험한 지형과 변덕스러운 날씨 등 각종 악조건 속에서 뉴 기니 해발 4,000여m의 고지대에서금과 구리를 채굴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허남주기자 yukyung@
  • ‘구조적 실업률’ 고착화 우려

    최근 실업률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실제 취업사정은 당분간 나아지지 않을 것 같다.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의 경영행태가 바뀌는 바람에 경기변동에영향을 받지 않는 ‘구조적 실업률’이 크게 상승하고 있는 탓이다.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더욱 높이고 여성 등 유휴(遊休) 노동력을 적극 활용해야 해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업의 질(質)악화 한국은행은 29일 발표한 ‘최근 노동시장 변화의 특징’이라는 보고서에서“국내 노동시장이 유럽 주요국처럼 구조적으로 실업률이높아져 고착화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구조적 실업률이란 경기가 나아지더라로 경제·사회구조적 요인으로 쉽사리해결되지 않는 실업을 말한다. 예컨대 첨단기술 개발 등에 따라 기계가 노동인력을 대체하게 되면 그만큼 고용자 수는 줄게 된다.기업이 외형적 확장 대신 효율적 경영을 추구할 경우에도 마찬가지다.이 대문에 구조적 실업률은만성적(반영구적) 실업이라고도 불린다. 보고서는 이 구조적 실업률이 외환위기 이후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 취업사정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외환위기 이전에 2∼3%에 불과하다. 98년 하반기 5%대,올 1·4분기엔 6.6%로 껑충 올랐다. 프랑스(11.4%)나 이탈리아(11.1%)보다는 훨씬 밑돌지만 미국(5.6%)과 일본(3.5%) 수준을 웃돈다. 실제로 연간 10억원의 부가가치(95년가격 기준)를 창출하는데 필요한 노동력은 90년 69명에서 98년 50명으로 대폭 줄었다.올 상반기에는 49명으로 추정됐다. ?대책은 한은은 구조적 실업률의 고착화를 막기 위해서는 여성과 청년층의취업기회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취업하기가 어려웠고,청년기에 기술을 익혀야 실업을 줄일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한은은 “탄력근로시간제 도입으로 여성 등 유휴노동인력을 시간제 근로자로 활용하거나 청년근로자를 고용하는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정부가 적극적인 고용증진 전략을 마련,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
  • 굿모닝 새천년 패러다임을 바꾸자(8회)

    주간 기획 시리즈 ‘굿 모닝 새 천년’은 이번 8회부터 중간 타이틀을 지금까지의 ‘패러다임을 바꾸자’에서 ‘기초부터 다지자’로 바꿔 13회까지 6차례 게재할 예정입니다.앞으로도 ‘이것을 이어 가자’는 등의 다양한 중간타이틀 아래 다가오는 2천년대를 준비하는 특집을 연말까지 이어 가게 됩니다. “지금 한국과 일본의 차이는 100년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한국과 일본 사이의 격차를 경제력의 차이만 두고 계산해서는 안된다.한국 사람들이 안으로 정말 인간다운 삶을 누리고 밖으로는 당당히 세계를 주도해 나갈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도덕과 질서가 바로 잡히지 않으면 안된다” 일본인 이케하라 마모루(池原衛·64)씨는 지난해 12월 펴낸 ‘맞아 죽을 각오를 하고 쓴 한국,한국인 비판’이란 책에서 ‘정말로 맞아 죽을 정도로’신랄하고 적나라하게 무도덕,무질서,탈법이 판을 치는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자화상을 그려냈다. 아파트에서 아래층까지 들리도록 뛰어노는 어린이들,식당이든 지하철이든심지어 비행기 안에서까지 그칠 새 없이 이어지는 휴대폰 소리,난폭운전 등다반사로 벌어지는 우리의 일상이 우리 사회의 후진성을 단적으로 입증한다는 이케하라씨의 주장은 우리 모두를 일깨우는 ‘고언(苦言)’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연세대 김호기 교수(사회학)는 이처럼 “남이 보지 않는다고 길거리에 휴지를 버리고 아파트 가격의 하락이 걱정돼 쓰레기매립장 건립을 무조건 반대하며 금품을 살포하더라도 선거에서 이기면 된다는 의식과 행동이 계속되는 한 우리 사회의 시민의식은 이른바 이기적 천민주의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면서 “이러한 민주적 시민의식의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가족주의”라고 진단했다.세상이 어떻게 되든 ‘나’ 또는 혈연·지연·학연에근거한 ‘우리’만 잘살면 된다는 개인적·집단적 이기주의,배경좋고,출신좋고,연줄좋고,줄서기 잘하고,잘 갖다 바치면 어떤 경쟁에서도 이기는,이른바경쟁규칙의 위반이라는 부조리가 만연하면서 양보와 협동이라는 민주적 시민의식,공동체의식이 내동댕이 쳐졌다는 것이다. ‘더불어 사는 사회’는 사회의 존립요건인 질서 유지를 소중히 여기는 사회다.사회구성원 모두가 타인의 이익과 욕구를 나만의 것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며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의지를 실천하는 사회다. 그리고 ‘더불어 사는 사회’의 실마리는 거창한 ‘구호’의 절규에서 얻어지는 게 아니라 ‘나부터’ 기초적인 공중도덕을 하나라도 실천하는데서 찾아진다.‘사람다운 사회’는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는‘선인(善人)’의 삶을 살 것을 요구하지는 않는다.일상의 생활에서 이웃이나 타인에게 피해나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해 줄서기 등과 같은 최소한의 기초질서를 준수할 것을 요구할 뿐이다.모두가 도에 지나친 욕구나 행동거지를자율적으로 규제하며 혹시라도 불편해 할 이웃을 한번쯤 생각하며 살면 된다. 나아가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천민적 이기주의를 포기할 것을 요구하기 위해서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공정경쟁의 규칙 앞에서는어떤 특권도,차별도 인정하지 않는 원칙이 사회 전반에 뿌리내려야 한다.아울러 이른바 사회지도층인사들이 평소에 누리는 위세와 특권에 대한 보답으로 사회에 더 많은 것을 환원하는 ‘귀족의 의무(NOBLESSE OBLIGE)’를 실천함으로써 최소의 수혜자들까지도 살만한 사회가 될 때 진정 인간다운 공동체로 한발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사회구성원 모두가 공동체적 가치의 중요성을 체득하고 실천하도록 하려면태교에서부터 임종까지 인간교육이 끊임없이 이뤄져야 한다.이 가운데 공동체 의식을 터득케하는 최초의 교육기관인 가정의 중요성은 더없이 강조해도지나치지 않다.자녀들에게 질서와 규칙의 중요성,협동과 봉사의 가치,사랑하고 보살피고 베푸는 삶의 보람을 처음으로 가르치는 어머니의 역할에 새 천년의 미래가 달려 있는 것이다. 김인철기자 ickim@ * [밀레니엄 탐방] 신사회공동선운동연합 물신주의와 개발주의 이데올로기가 우리의 공동체적 삶을 파괴,경쟁과 위화감이 심화되고 ‘나홀로 의식’이 팽배해지고 있다.우리 삶의 정신적 토양이황폐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새시대에 맞는 공동체적 정신문화와 민주공동체 의식을 일궈내는시민단체가 있다.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 808호에 자리잡은 신사회공동선운동연합(공선련·상임공동대표 徐英勳)은 생명질서 존중,인간성 회복,공동체윤리 재건,공동선(共同善) 실천 등을 주창한다.지난 94년 10월 박한상 패륜사건,지존파·온보현 사건 등으로 상징되는 인간성 상실위기속에서 창립된뒤 깨끗하고 건강한 도덕사회와 활력있고 정의로운 민주시민사회를 이룩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오고 있다.현재 회원이 1,000여명에 이르고 있다. 생명질서와 인간 존엄성을 회복해 새사회 공동체 윤리를 만들고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할 공동선을 찾아,실천하기 위해 공선련이 펼치는 활동은 다양하다. 우선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선련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교육이다.지난 4년동안 전국을 돌며 시민윤리 강좌 및 학부모 강좌를 개최했고,시민학교 운영은 물론 200여차례 전국 순회 강연회를 가졌다.이밖에 매년 100여명의 엘리트를 선발,미래사회에 대비해 공동체의식과 건전하고 올바른 윤리관,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리더십을 길러주는 지도자 양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 공선련은 ▲공공질서지키기,환경보호,바른 여가선용 등의 새생활 실천▲가족의 공동체 의식을 높이고,이웃과 사회를 향해 열린 가족공동체를 확산시킴으로써 가족 이기주의를 극복 ▲세기말 절망의 벼랑끝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땅끝정신 등 공동선 운동이념에 맞는 생활문화사업과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서영훈 상임대표는 “인류의 양심과 지혜가 올바로 발휘되지 못한다면 물질적 혜택은 불행일 뿐”이라면서 “잘못된다면 우리나라가 무너지고,인류사회도 파멸하게 된다”고 경고했다.공선련은 지난해부터 ‘새로운 인간,다시 서는 한국’이란 구호아래 ‘비전 2005’운동에 주력하고 있다.다가오는 2005년 맞이할 광복 60주년을 민족 도약의 새로운 원년으로 삼으려는 뜻.새천년에 맞는 가치 규범을 공동체의 질서에 맞도록 체계있게 세워,우리 사회가 세계화돼 선진사회로 만들기 위한 뜻을 담고 있다. 김영중기자 jeunesse@* [밀레니엄 인터뷰] 두레공동체운동본부 대표 金鎭洪목사 “사방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한민족이 각자가 속한 국가에 충실한 국민으로남아 있으되 문화로,경제로,가슴으로 하나가 되자는 것이 한민족공동체입니다” 두레공동체운동본부 대표 김진홍(金鎭洪·58)목사는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이 교회·성직자의 역할이란 생각에 줄곧 공동체운동에 나서고 있다.‘두레’란 옛 조상들이 쓰던 ‘함께 사는 공동체’란 뜻이다.그는 전통 두레의 정신에다 신앙을 접목시켰다. 김목사는 지난 79년 경기도 화성군 우정면 화산리에서 농업을 주축으로 하는 공동체인 두레마을을 시작했다.초창기에는 실패해 지난 86년 다시 시작하기도 했고,매월 3,000여만원의 적자를 보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만큼의 흑자로 돌아섰다.무공해 농산물 생산유통회사인 두레유통,사회복지법인 청십자두레마을,두레선교회,두레연구원,120여명을 해외에 유학시키고 있는 두레장학재단,두레자연고등학교 등도 잇따라 설립했다.두레마을에는 현재 180여명이살고 있다. “10여년전부터 중국과 러시아,북한은 농산물의 원료 생산기지가 되고,한국은 가공과 경영의 중심지가 돼 일본·미국을 유통기지로 만든다는 뜻을 갖고있었습니다” 김목사는 두레마을의 성공을 기반으로 삼아 한민족공동체를 하나하나씩 구체화시켜 가고 있다. 러시아 연해주에 500만평에 이르는 농지를 확보,러시아에 사는 동포인 고려인들과 서울에서 파견된 두레일꾼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중국의 경우 옌볜(延邊)에 150만평의 농지를 확보했다.이곳은 조선족 40여 세대와 두레일꾼 10가정이 함께 개척해가고 있다. 미국에는 서부지역인 베이커스필드에 두레마을 농장이 있고,동부지역인 뉴저지에는 20만평의 농장을 갓 시작했다.캐나다 서부 밴쿠버 인근도 두레마을이 시작되고 있다.일본에는 오사카와 도쿄에 두레모임이 결성돼 있다. 김목사는 “이제 국경은 낮아지고 이념과 체제는 무너져 가고 있는 반면 경제와 문화,창조적인 생각이 중요해지는 시대”라면서 “세계에 흩어진 우리민족들이 하나의 문화권,하나의 경제권으로 결속돼 안으로 민족의 질을 높이고,밖으로 평화세계 건설에 힘쓰자는 뜻”이라고 역설했다. 김영중기자
  • [대한매일 창간95] ㈜바이오니아의 박한오사장 인터뷰

    “우리나라 유전자 산업의 현주소는 한마디로 위기상황입니다.정부 차원의대책마련이 없다면 다가오는 21세기에 또다시 후진국의 멍에를 뒤집어써야할 것입니다” 국내 유일의 유전체 연구(genomics)벤처기업인 ㈜바이오니아의 박한오 사장의 진단이다.그는 미래의 핵심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유전자 산업분야가 국내에선 무관심속에 방치돼 있는 데 대해 심각하게 우려했다. 그는 제2의 산업혁명을 정보산업이 일궈냈다면 제3의 산업혁명은 유전자 혁명일 것이라고 단언했다. “인류는 산업혁명 이전 의식주를 생물자원에서 직접 얻었다가 산업혁명 이후에는 화석연료 등 지하자원으로 대체했으며,앞으론 유전자 혁명을 통해 다시금 생물자원으로 돌아가게 된다”고 밝혔다.그러나 유전자 산업이 추구하는 것은 유전자 정보를 기초로 한 고효율의 생물자원 활용이라는 점에서 획기적이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21세기 경제전쟁은 유전자 정보해독 능력을 둘러싼 특허경쟁이 될것이라고 예견했다. 바이오니아가 설립이후 7년동안 유전자 정보해독을 위한 도구개발에심혈을 기울인 점도 바로 이같은 이유에서다.그는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정부는물론 거대 제약회사,화장품회사,식품회사,화학회사 등의 세계적 기업들이 해마다 수천억∼수조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하며 유전자산업을 육성하는 점을무척 부러워한다.그의 눈에 비치는 우리의 실정이 안타깝다. 그는 “유전체 연구를 응용,하나의 신약을 개발하는 데 보통 1,000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 정도로 유전자산업 육성에는 엄청난 투자가 불가피하다”고말한다.“그러나 우리 정부가 해마다 이 분야 연구에 내놓는 지원금은 고작10억원 정도인데다 대기업조차 유전자 산업의 잠재력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전체 연구라는 새 분야가 제약,농업,식품,화학,화장품,환경,에너지,컴퓨터 등 각종 산업간의 경계를 무너뜨리면서 거대기업의 합병을 유도하고 있다”며 실제로 유전자 산업이 세계경제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고강조했다. 실례로 세계적 화학·에너지 회사인 몬산토는 수십개의 생명공학 벤처들을흡수,합병하며 지난 2년동안 이 분야에 66억달러(7조7,000억원)의 연구비를투자했다.독일의 펙스트와 프랑스의 롱프랑과 같은 거대 제약및 화학업체들도 최근 합병했다. 세계적인 에너지및 화학기업인 듀퐁사도 업종을 3개로 축소·정리하면서 생명공학을 주력업종으로 삼았다. 선진국 대기업들의 이 분야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도 엄청나다.미국 제약회사들은 벤처기업에 연구용역비만 한해에 100억달러 가량 지불한다. 일본도 미국의 독주를 우려,연초 관계장관 대책회의를 열어 ‘생명공학 산업의 창조를 위한 기본방침’를 채택하는 등 범정부적 차원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사장은 “유전자 산업은 가까운 장래에 국가경제의 사활을 좌우할 핵심분야”라며 “청와대 등 정부 요로에 공동연구센터 설립을 골자로 하는 유전자산업 현황보고서를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원 김환용기자
  • 대중문학으로 재조명 받는 추리문학 진단/역사/우리나라 추리소설

    소설은 재미 있어야 한다는 오락적 기능을 강조할 때,우리는 먼저 추리소설을 떠올린다.수수께끼를 풀어나가면서 느끼는 지적 유희의 쾌감이 어떤 다른소설보다도 크기 때문이다. 최근 정전(正典)장르에 의해 주변부로 밀려나 있던 비(非)정전 하위 장르들이 주목받으면서 추리소설도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추리소설이 발달한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대중문학 그 중에서도 특히 추리소설이나 공포소설 같은 미스터리가 폭넓게 읽힌다.또 우리와는 달리 장르의구분이 무의미한 만큼 대중소설 작가라고 해서 평론가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거나 무시당하는 일이 없다.그 작품들은 물론 일정한 수준을 유지한다. 대표적인 추리소설가로 으레 언급되는 작가가 ‘쥐덫’으로 널리 알려진 영국의 애거사 크리스티다.크리스티의 작품은 셰익스피어보다도 14개가 더 많은 103개 국어로 번역돼 5억부 이상 팔렸다.크리스티가 생전에 발표한 추리소설은 모두 86권.특히 ‘빅4’로 꼽히는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오리엔트 특급살인’‘ABC살인사건’‘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비롯해 피해자가범인이라는 식으로 전개되는 ‘예고살인’ 등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자신의 소설을 압도하는 기이한 실종사건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크리스티는이른바 ‘골든 에이지’ 추리소설의 대표작가로 견고한 독자층을 형성하고있다.골든 에이지는 1920∼40년대 추리소설의 전성기를 일컫는 말로,누가 범죄를 저질렀는가를 밝히는 수수께끼 플롯에 치중하는 작품을 가리키기도 한다. 중세를 다룬 현대소설인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도 대표적인 추리소설로 빼놓을 수 없다.‘장미의 이름’은 모종의 임무를 띠고 이탈리아의한 수도원에 잠입한 영국의 수도사 윌리엄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교황이 아비뇽에 유폐되면서 교권이 무너지고 유럽에 창궐한 페스트의 여파로 농민반란이 뒤따르는 등 중세 봉건제의 토대가 심하게 흔들리던 시대,교회의 반발로 이단심판이 본격화돼 마녀사냥이 벌어지던 시대를 그렸다.에코가 14세기중세를 무대로 한 까닭은 주인공인 윌리엄 수도사의 분석적인 사고가 14세기초 영국의 스콜라 철학자 오컴의 윌리엄이 등장한 이후에야 가능했기 때문이다.오컴의 윌리엄은 유명론(唯名論)의 주창자로 기호해석에 관한 진보적인이론을 전개한 인물이다. 이처럼 비교적 완성도 높은 추리 장르의 소설들은 최근에도 잇따라 출간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우선 꼽을 수 있는 것이 움베르토 에코에게 적잖은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진 영국 추리작가 엘리스 피터스(본명 에디스 파지터)의 ‘캐드펠 시리즈’다.최근 제10권 ‘고행의 순례자’(북하우스)까지 나온이 시리즈의 배경은 12세기 초 중세 영국 미들랜드 지방의 시루즈베리.인간고통의 내면을 끈질기게 탐구함으로써 중세인의 사상의 궤적을 좇는다. 이시리즈는 중세의 의상과 색채,소리를 생생하게 묘사,12세기 영국인들의 삶과분위기를 실감나게 살려냈다는 평을 얻고 있다. 그러나 엘리스 피터스가 각광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레이먼드 챈들러 계열의 하드보일드(hard-boiled) 소설이 ‘타락’했기 때문이다. 하드보일드는 1920년대 말 미국에 처음으로 등장한 소설의 한 유형으로 프랑스에서는 ‘흑색소설(roman noir)’의장르에 포함된다.추리소설에 있어서하드보일드는 범인을 찾는 과정은 다른 추리소설과 비슷하지만,주인공이 지적인 추리가 아니라 행동과 완력을 통해 범인을 밝힌다는 점에서 색다르다. 때로는 범인이 스스로 실토하는 경우도 있어 모험소설과 추리소설의 경계를아슬아슬하게 지나가기도 한다.개성이 강한 등장인물과 복잡한 플롯,장식적인 배경 등이 특징으로 골든 에이지와 함께 대표적인 추리소설 장르로 꼽힌다. 이 하드보일드 스타일은 ‘에드거 앨런 포의 창조적 계승’으로 찬사를 받았지만 80,90년대에 들어 스스로의 한계를 감당하지 못하고 문학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하고 말았다.충격만을 위한 잔혹,반전을 위해 존재하는 반전 등이 그주된 요인이다. 반면 엘리스 피터스가 주도하는 현대 영국 추리소설은 문학적 측면을 크게강조한다.미국의 레이먼드 챈들러가 하드보일드 미스터리의 영역을 개척해현대 미국 미스터리의 원형을 구축한 작가라면,엘리스 피터스는 전후 미국추리소설에 밀려 잠시 주춤했던 영국 미스터리계를 일으켜 세운 인물이다. 또 국내에 새로 소개된 추리소설로 시선을 끌만한 것으로는 미국 여성작가셰리 홀먼(34)의 역사 미스터리소설 ‘도둑맞은 혀’(문학사상사)가 있다.중세 성지 순례단이 순례 여행중 겪는 의문의 사건들을 추적하는 내용으로,실존 인물인 펠릭스 파브리 수사가 지은 ‘펠릭스 파브리 수도사의 여행기’를토대로 한 작품이다. 이집트와 시나이 산, 성 카타리나의 유골이 있는 고대수도원 등지를 직접 답사해 소설에 생동감을 불어 넣었다. 추리소설의 효시라고 할 에드거 앨런 포와 뒤이어 등장한 코넌 도일과 길버트 체스터튼이 미스터리의 토양을 일궜다면,1920년대 이후의 애거사 크리스티나 엘러리 퀸은 추리소설의 황금시대를 연 작가들이다.도서출판 청년사에서는 ‘코넌 도일의 정통적 계승자’‘미국 추리소설 그 자체’란 평을 듣는엘러리 퀸이 가려 뽑은 세계 초(超)단편 추리소설 걸작선 ‘미니 미스터리’(청년사)를 최근 내놓았다.이 책에는 세계 유명 추리작가의 작품 뿐 아니라 안톤 체홉,찰스 디킨스,기 드 모파상,마크 트웨인,잭 런던 등 거장들이쓴 추리소설도 발굴해 싣고 있어 눈길을 끈다.또 민음사에서는 애거사 크리스티의 최신작 ‘빛이 남아 있는 동안’을 오는 12월에 펴낼 예정이다. 한편 국내 추리소설로는 추리소설선집 ‘99 올해의 추리소설 아웃사이더’(신원문화사)가 나와 있다.김성종·이상우·노원 등 원로 작가에서부터 신진작가까지 한국의 대표적인 추리작가들이 망라돼 있다. 김종면기자 jmkim@ 일본에서 지난해 세금을 가장 많이 낸 작가는 추리소설가 니시무라 교타로(西村京泰郞)라고 한다.선진국일수록 또 사회가 고도로 발달할수록 추리소설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미국이나 일본,영국 등 등 추리문학 선진국의 경우추리소설은 생활문화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추리소설이란 말은 150여년의 역사를 거치면서 나라마다 다양한 용어로 불려 왔다.영미에서는 탐정소설(detective story 혹은 mystery story)로,프랑스에서는 경찰소설(roman policier)이란 말로 통용됐다.특히 경찰의 수사력에 역사적 배경을 둔 프랑스의 ‘로망 폴리시에’는 중국식 추리소설이라 할 ‘공안(公案)소설’과도 일맥상통한다.최근의 국제적인 추세를 보면 범죄소설(crime novel)이라는 말이 가장 널리 쓰이고 있다. 탐정소설이라는 용어는 추리소설이 일본에 처음 도입된 메이지 말기에 일본인이 만들어낸 신조어다. 추리소설은 소설의 발달과 더불어 탄생했다.소설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신화나 설화,민담,전설 등의 구비문학 혹은 ‘천일야화’에까지 이른다.추리소설의 기원 역시 멀리는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왕’에서 가깝게는 볼테르의 ‘자디그’까지 소급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근대적 의미의 추리소설은 미국 작가 에드거 앨런 포의‘모르그가의 살인’(1841)에서부터 출발한다.그 뒤 19세기 말 영국의 코넌도일에 와서 하나의 양식으로 굳어졌다- 우리나라 추리소설 우리의 추리문학은 어떤가.누구나 명탐정 셜록 홈즈나 괴도 루팡의 이름을들먹거리지만 정작 추리소설에 대해서는 편견과 무지를 보이고 있다. 우리 문단에서 추리소설에 관심을 보인 것은 1918년 코넌 도일의 작품 ‘충복’이 ‘태서문예신보’에 번역·수록되면서부터.1930년대 들어서는 외국작품 소개와 함께 국내의 순수 창작물도 여러 편 선보였다.당시 우리 추리문학의 대부였던 아인(雅人) 김내성이 일본어로 쓴 ‘타원형 거울’(1935)이대표적인 예다.그는 ‘마인(魔人)’‘가상범인’‘백가면’‘살인예술가’등을 발표하며 추리작가로서의 독보적인 위치를 굳혔다. 그러나 60년이 넘는 한국 추리소설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우리 추리문학의현주소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영미권의 정통 추리소설도,일본작가 모리무라세이이치(森村誠一)류의 사회파 추리소설도 찾아보기 힘들다.어정쩡한 형태의 ‘불륜’ 추리소설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을 뿐이다. 순문학 내지 고급문학에 기울어져 있는 사람들은 추리소설이란 장르를 애써 외면하려고 한다.작가나 출판사들 또한 문학작품에 ‘추리소설’이라는 꼬리표를 붙이기를 달가워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이러한 문학적 자기비하 현상이 계속되는 한 한국 추리문학의 앞날은 기대하기 어렵다. 한국의 추리소설이 호응을 얻기 위해서는 독창적인 추리적 재미를 만들어내야 한다.코넌 도일의 작품을 노골적으로 베낀 이인화의 ‘영원한 제국’ 같은 유사 추리소설은 더이상 나와서는 안된다.변호사였던 존 그리샴,국제담당기자였던 프레드릭 포사이드,호텔맨이었던 모리무라 세이이치,의사였던 로빈쿡 등이 확실한 ‘전공’을 갖고 추리소설을 썼듯이 현대의 추리작가에게는무엇보다 고도로 전문화된 지식이 요구된다. - 국내 선보인 캐드펠 시리즈 ?성녀의 유골 ?99번째 주검 ?수도사의 두건 ?성 베드로 축일장 ?죽음의 혼례 ?얼음 속의 처녀 ?성소의 참새 ?귀신들린 아이 ?죽은 자의 몸값 ?고행의 순례자 - 읽을만한 추리소설 ?애거사 크리스티:쥐덫 ?움베르토 에코:장미의 이름 ?패트리샤 콘웰:악의 경전 ?로빈 쿡 :미필적 고의 ?엘러리 퀸:재앙의 거리 ?모리무라 세이이치:인간의 증명 ?존 그리샴:거리의 변호사 ?프레드릭 포사이드:재칼의 날 ?이안 맥완:암스테르담 ?김성종:제5열
  • 日열도 총체적 보수화 急流/보수화 움직임들

    일본 열도가 총체적 보수화로 치닫고 있다.곧 탄생할 보수 3당 연립정권,개헌을 다룰 헌법조사회 설치,국기(國旗) 국가(國歌) 법제화 추진 등 보수 우경화의 징후들이 곳곳에서 포착된다.이런 보수화 흐름은 일본내 어떤 세력도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물결을 형성,21세기 초 일본을 규정짓고 해석하는주요한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일본의 보수화가 새삼스런 얘기는 아니지만 최근의 급격한 보수화는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전 내각 때 단초가 주어졌다고 할 수 있다. 자민 사민 사키가케 연정이 무너지고 98년 여름 총선에서 집권 자민당이 경제실정(失政)으로 참패하면서 ‘헤쳐 모여’가 가속화됐다. 참의원에서 과반수 확보에 실패한 자민당은 ‘체질’이 비슷한 자유 공명등 야당을 끌어들여 안정적 국회운영을 노렸다.첫 열매가 올 1월 자민 자유연정이었다.늦어도 올 가을전까지는 공명당이 가세한 3당 연립정권이 출범할 것 같다. 새 연정은 중·참원에서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는 강력한 힘을 얻게 된다.보수연정은 장기적으로는 제1야당 민주당과의 연합까지 상정하는 ‘보수대연합’의 구도를 그리고 있다.보수를 견제할 대칭축으로는 군소야당인 사민 공산당 밖에는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보수화 배경에 대해서는 여러 풀이가 있으나 거품경제 붕괴후 시작된 10년가까운 장기 불황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장 설득력 있다.불황이 보수화를 촉진하고 있는 특이한 경우다. 불안한 미래에 어떤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기성 정치,특히 이념정당에 대한 불신이 자리하고 있다.게다가 유권자들의 구미에 맞는 정책을 속속내놓는 자민당의 인기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내각의 지지도 추이는 보수화의 일단을 엿볼 수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98년 7월말 출범 당시 바닥세였던 내각 지지율은 보수연정을 추진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20%대까지 떨어졌던 지지율은 최근 50% 전후로 뛰어올랐다. 정치의 이런 보수화는 다른 한면으로는 국가의 통합을 급속히 강화하는 쪽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일안보협력지침(가이드라인) 국회통과 이후 일본 정부는 자위대의운신을 넓히는데 더욱 애쓰고 있다.일장기(히노마루)와 기미가요의 국기 국가 추진,교과서 검정기준강화,개헌론 등은 보수화와 더불어 나타난 움직임이다. 민족주의를 바탕에 깐 국가체제강화는 국수주의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중국 등 주변국들이 경계하는 점도 바로 이런 대목이다. 20세기 일본의 아시아 침략이 보수화를 고리로 국가체제강화,군사대국화로연결돼 자행됐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주변국들의 우려는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황성기기자 marry01@ - 보수화 움직임들 일본의 보수화 움직임과 관련해 올해 눈에 띄는 일들이 유난히 많았다.자위대의 해외파병을 가능케한 미·일안보협력지침이 제정됐다.헌법조사회 설치법안이 중의원에서 통과됐고 국기와 국가 법안도 국회 심의가 진행중이다. [헌법조사회 설치]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한 현행 ‘평화헌법’을 개정,교전권을 갖도록 한다는게 개헌론의 골자.일본 헌법은 미 군정시절인 46년제정됐다. 자민당은 55년 ‘자주성을 갖춘 헌법개정’을 정강(政綱)으로 채택,개헌논의를 주도해왔다.내년 국회에 헌법조사회가 설치되면 45년만에 자민당 뜻대로 개헌논의가 공식화되는 셈이다. 초점은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 9조의 개정.주변국들이 개헌론에 끊임없이경계의 눈초리를 보내는 것도 바로 교전권을 가지려는 일본의 속내에 대한의심 때문이다. [국기·국가 법안] 6월11일 일본 정부는 일장기를 국기로 기미가요를 국가로 하는 법안을 각의에서 통과시켰다.일본교원노조등은 “국민을 전쟁에 동원하는 심볼로 삼으려는 저의가 있다”고 맹반발했다.일장기와 기미가요는과거 군국주의 일본에게 국민통합의 상징으로 종전직후 미 군정이 일장기 게양을 허가제로 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였다.여당인 자민 자유당이 법안에 찬성하고 있고 민주 공명당도 동의하고 있어 심의만 끝나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사회 문화분야] 극우 사관이 공공연히 세력을 얻어가고 있다.‘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대표적이다.지금의 역사책이 미국의 강요로 기술됐다며 ‘새로운 사관’에 서서 역사를 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미 군정하전범재판을‘날조극’이라고 비판한다.96년 결성돼 지난해와 올해 부쩍 회원을 늘렸다. 이런 분위기에서 전쟁을 미화하고 신 대동아공영을 부르짖는 책자들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바야시 요시노리의 ‘전쟁론’이나 4월 지방선거에서 도쿄도지사에 당선된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의 ‘선전포고,NO라고 말할수 있는 일본경제’ 등은 일본의 우경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황성기기자
  • [주한 외국대사에 듣는다]운토 투루넨 핀란드 대사

    운토 투루넨 주한 핀란드대사는 핀란드의 유럽연합(EU)의장국 취임을 맞아2일 대한매일과 인터뷰를 갖고 한국의 EU시장 진출과 양국관계증진방안등에대해 입장을 피력했다.투루넨 대사는 “핀란드가 한국상품의 EU시장 진출에관문역할을 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핀란드의 EU의장국 취임을 축하한다.의장국은 어떻게결정되고 주역할은 무엇인가. 15개 회원국이 6개월씩 순번제로 의장직을 맡는다.전임 의장국은 독일이었고 오는 12월1일부터는 포르투갈이 의장국을 맡게된다.의장국이 되면 대외적으로 EU를 대표하고 EU내 실무행정의 총책임자가 된다.한마디로 EU대통령인셈이다. ■현재 EU가 당면하고 있는 주요 현안은 무엇인가. 단기과제로는 코소보 사태 해결이다.발칸 복구는 이 지역뿐 아니라 유럽,전세계의 안정에 긴요하다.EU는 발칸복구를 위해 핵심역할을 수행해야한다.아직은 난민 귀환문제,도처에 매설된 지뢰등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코소보 평화협상을 성공시키는 데 마르티 아티사리 핀란드대통령이 매우중요한 역할을 했다.인구 500만명에 불과한 소국의 대통령이 어떻게 그런 국제적 외교현안 해결에 중심역할을 할 수 있었는지 궁금한데. 유고공습 말기 평화협상 중재자로 나토와 러시아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인물이 필요했는데 아티사리 대통령이 바로 그런 인물이었다.유고측도 아티사리대통령과는 협상을 할 수 있다고 승락했다.아티사리대통령은 나미비아 내전,가까이는 보스니아내전,유고전 초기에 협상중재자로 국제적인 명성을얻은 인물이다.이런 개인적인 역량이 그같은 역할을 가능케했다.차기 EU의장국 대통령이라는 점도 기여를 했다고 본다. ■한국·핀란드관계는 어떻게 평가하는지. 한국은 아시아에서 중국,일본에 이어핀란드의 세번째 교역상대국이다.핀란드는 외교,경제,문화등 모든 면에서 한국과 만족스런 관계를 계속하고있다.97년,98년 무역규모가 줄어들었으나 금년 다시 증가추세로 돌아섰다.6~7개 대학이 교수,학생교환등 활발한 교류를 하고있고 헬싱키대에는 한국어학과가개설돼있기도 하다.EU는 미국에 이어 한국의 두번째 교역상대국이다.한국기업들은 EU를 잘 이해하고있고 성공적으로 비즈니스를 하고있다.금년에는 EU시장에서 한국 자동차 판매가 급신장을 보이고있다. ■아시다시피 한국은 지금 구조조정작업을 한창 진행중이다.핀란드는 수년전 경제위기를 겪으며 성공적인 구조조정작업을 이룩한 나라로 알려져있다.한국의 구조조정작업을 어떻게 보는지. 핀란드는 92년에 시작해 3~4년간 심각한 경제난을 겪었다.재정과다 지출,과소비,과도한 외자도입등으로 인한 기업 및 은행의 부실이 주원인이었다.여기다 유럽전체의 불경기와 주요 무역상대국인 소련의 해체,경제난이 겹쳐 사태를 악화시켰다.우리는 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기업,금융권의 대대적인구조조정 작업을 벌였다.이 개혁작업이 성공해 지금은 연 4~5%의 성장률을기록하고있다.한국의 개혁작업은 핀란드의 개혁작업과 흡사한 길을 걷는 것같다.매우 성공적인 케이스라고 본다. ■핀란드의 구조조정이 성공한 핵심 요인이 무엇이라고 보는지. 가장 중요한 것은 대기업의 슬림화다.업종을 10개 이상씩 거느리던 기업들이 한두개의 핵심분야로사업을 집중시켰다.예를들어 대표적인 기업인 노키아(Nokia)의 경우 자동차 타이어,제지,전자제품,고무등에 걸쳐있던 업종을텔레코뮤니케이션 하나로 통합시켜 이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기업으로 만들었다.다른 기업들도 마찬기지다.정부는 기업합병등의 과정에 개입하지 않았고기업합병등의 결정은 전적으로 해당기업이 주도했다.정부는 금융지원과 구조조정과정에서 생기는 대규모 실업자들을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에 주력했다. ■앞으로 두나라 관계 증진을 위해 힘써야할 부분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의 유통이다.정보가 잘 흘러야 외교도 잘되고 문화,상품,인적교류도 잘 이루어진다.미술,음악분야의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져야하고 관광객도 많이 오가도록 서로 힘써야한다. 이기동기자 yeekd@
  • 중성미자 질량존재 입증되나/韓·美·日 연구팀

    소립자 뉴트리노(Newtrino)에도 질량이 있다는 새 학설을 검증할 수 있는첫단계 실험이 일본에서 성공했다고 한·미·일 공동연구팀이 28일 밝혔다. 전기적으로 중성인 뉴트리노는 물질을 투과하는 능력이 강해 지구나 태양을뚫을 수 있는데 우주의 ‘빅뱅’과 수축현상의 비밀을 밝혀낼 수 있는 이른바 ‘암흑물질’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도쿄 인근 쓰쿠바시 문부성 고에너지 가속기연구소에서 발사한 인공 뉴트리노를 250㎞ 떨어진 기후(岐阜)현 도쿄대 우주광선 연구소 지하의물탱크에서 검출해냈다.땅밑 250㎞를 0.00083초에 통과한 뉴트리노의 검출자체가 새 학설을 입증하는 직접적 증거는 아니지만 검증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번 실험은 “우주광선이 지구대기와 충돌,발생하는 대기 뉴트리노의 관측결과, 뉴트리노에 질량이 있다”는 연구팀의 지난해 보고를 뒷받침하기 위한것. 인공 뉴트리노가 땅밑을 통과하면서 다른 뉴트리노로 변하는‘진동현상’이 확인되면 20세기말 최대의 발견이 될 전망이다. 연구팀은 3년간 300개의 인공 뉴트리노를 발사할 예정.따라서 관측되는 뉴트리노가 300개 미만일 경우 진동현상이 확인되는 셈이다. 기존 물리학계에는 뉴트리노의 질량을 ‘0’으로한 소립자 표준이론이 통용되고 있다. 황성기기자 marry01@
  • 양파 수매자금 50억 추가지원

    농림부는 산지 양파가격 안정을 위해 민간저장업체에 30억원,농협에 20억원 등 모두 50억원을 지원해 양파 2만3,000t을 추가 수매하기로 했다고 27일발표했다. 농림부는 또 다음달부터 양파의 산지가격이 지난해 파종기에 예시했던 최저 보장가격(㎏당 180원)을 밑돌 경우에는 80억원을 들여 4만t을 직접 수매하고,수출업체를 통해 일본·대만 등에 1만t을 수출토록 할 방침이다.농림부관계자는 “수확량이 급증하면서 정부의 가격안정대책 추진에도 불구하고 산지 양파가격이 회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추가 대책을 추진키로 했다”고설명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
  • 듀발-우즈, 불꽃튀는 자존심 대결/US오프골프 이모저모

    듀발과 우즈의 자존심 대결은 이제부터다.첫 걸음은 듀발이 미세하게 앞섰다.듀발은 3언더파 67타의 공동선두.그러나 우즈도 2언더파 68타로 언제든뒤집을 수 있는 추격권을 유지했다.남은 경기가 더욱 치열해 질 것이란 예상이 어렵지 않다. 18일 새벽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골프장No.2코스(파 70)에서 개막된 US오픈 첫 라운드에서 세계 톱랭커 데이비드 듀발은 보기 없이 버디만3개를 잡아 3언더파 67타로 필 미켈슨,빌리 메이페어,폴 고이도스 등과 함께공동선두에 나서 첫 메이저 타이틀을 향해 순조롭게 출발했다. 2번홀에서 첫 버디를 잡은 듀발은 14번홀까지 파세이브 행진에 그쳐 안타까움을 자아냈지만 15·17번홀에서 버디를 추가,단숨에 선두로 부상했다. 타이거 우즈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버디 4개,보기 2개로 간간히 흔들리는 모습도 내비쳤지만 고비에서 진면목을 유감없이 드러낸 마지막 17·18번홀의 연속버디는 2라운드를 상승세로 이끄는 기폭제가 될것으로 보인다.우즈는페인 스튜어트,존 댈리,일본의 요쿠 가나메 등과 함께 공동 5위. 또 다른 우승후보 데이비스 러브3세는 이븐파 70타로 1라운드를 마쳤고 지난해 챔피언 리 잰슨은 4오버파 74타로 부진했다.또 올 마스터스 챔피언인스페인의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도 5오버파 75타를 쳐 예선 탈락의 위기에 몰렸고 톰 레먼과 그렉 노먼,프레드 커플스는 나란히 3오버파 73타로 중하위권에 자리했다.43년째 US오픈에 개근하는 잭 니클로스는 8오버파 78타로 최하위권에 처졌다. 한편 전날 내린 폭우로 촉촉하게 젖은 그린 위에서 펼쳐진 이날 라운드에서는 예상을 깨고 23명의 선수가 언더파 기록을 내는 등 남은 경기에서 선두권경합이 더욱 치열할 것임을 예고했다. 김경운기자 - US오프골프 이모저모 ?示컥曠弑뵈? AP AFP 연합?承浪A聆? ‘백상어’ 그렉 노먼이 골프장에서 내년 시드니올림픽 홍보에 열을 올려 화제.노먼은 “선수들이 숙소에서 경기장까지 쾌적하게 걸어 다닐 수 있도록 시설을 잘 갖췄다”며 “시드니올림픽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대회가 될 것”이라고 자랑.그러나 노먼은 이날 3오버파 73타를 쳐 프레드 커플스 등과 중하위권에 머물러 구설수를 자초. ?藍幻? ‘출산을 앞둔 아내가 부르면 언제든 달려가겠다’며 극진한 아내사랑을 과시한 필 미켈슨은 자신의 핸드폰은 꺼두는 대신 캐디의 호출기를 진동상태로 켜놓아 괜한 장담이 아님을 강조. ?拉뭄? 공동 선두에 올라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노리게 된 데이비드 듀발은 1라운드 성적에 의외로 담담한 표정. 듀발은 “오늘 플레이가 잘 됐지만 좀 더 정확성에 신경을 써야겠다”며 ‘얼음심장을 지닌 골퍼’답게 침착한 표정.이어 “돌이켜보면 메이저대회 첫승보다 PGA 투어 첫 승에 대한 기대가 더 컸던 것 같다”고 회고.이날 듀발은 지난 주 입은 가벼운 화상 때문에 오른쪽 엄지손가락 주위에 붕대를 감고나와 눈길. ?襤仄맡? 골프대회 가운데 최고 규모인 대회답게 골프장의 입구 주변에는암표상들이 대거 몰리는 진풍경.암표상들은 주최측의 단속을 피해 새벽부터한적한 길가에 차를 세워두고 은밀하게 표를 내미는데 65달러짜리 입장권을200달러까지 요구.그러나 예매를 한 경우가 많아 일부 암표상들은 적자를 우려하며 탄식. ?籃틘뗐上? 행크 퀴니와 존 댈리,타이거 우즈가 경기 직전 열린 드라이버 샷 경연에서 나란히 1∼3위를 차지.2개 홀의 드라이버 샷 거리를 평균내 집계한 결과,퀴니가 290.5야드로 최고 장타자에 올랐고 댈리가 289야드로 2위,우즈는 288.5야드로 3위에 올랐다.퀴니는 지난 4월 마스터스대회에서도 뒷바람을 타고 350야드 이상의 ‘장외홈런’을 날린 장본인. ?纜쳬慢? 43년째 US오픈선수권에 출전한 잭 니클로스는 보기를 무려 9개나범하며 8오버파로 예선 탈락이 불가피해 져 아쉬움을 남겼다.니클로스는 1∼3번홀의 연속 보기 등으로 평균 2홀당 1개씩의 보기를 기록한 셈이 됐는데인공 엉덩이뼈 이식수술을 받은 뒤 필드에 복귀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아체력적 부담이 컸다는 게 주변의 설명.
  • 중국경제 기행(하) 대륙속의 한국기업

    베이징 박은호기자 “중국 인구에게 자전거 타이어 하나씩만 팔 수 있다면….하다못해 컵라면 한개씩만 공급한다고 생각해 보라”.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인들이 전하는 중국투자의 매력 포인트는 바로 ‘12억 인구’로 대변되는 어마어마한 ‘구매력’이다.우리나라 기업이 이를 좇아 대륙의 빗장을 처음 푼 것은 한·중 수교 훨씬 이전인 88년.텐트제조업체인 (주)진웅의 진출 이래 봇물 터지듯 투자가 이어져 왔다. 올해로 11년째를 맞는 대(對) 중국투자는 모두 40여억달러에 이른다. 하지만 “최근 여건은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게 현지 반응이다.중국의 수입제한 강화조치 등이 현지 합작법인들에게 불똥을 튀기고 있는 탓이다.철강과 에너지,비료 등 주요 원자재의 수입을 제한하는 수입쿼터제가 최대 현안이다.한국산 철강재의 경우는 98년 1,240만t에서 올해 700만t으로 대폭 축소됐다. ‘수입중요공업품’이라는 인증을 못받으면 통관이 안되는 사실상의 비관세장벽도 실시되고 있다. 국내산 재료의 수입제한조치에 따라 “품질이 낮은 중국산 제품을웃돈을주고 사 쓰는 경우도 생긴다”(포항제철 베이징 사무소 權錫哲 과장)고 한다. 중국기업과 마지못해 가격담합을 하는 경우도 있다.한 기업인은 “최저 가격을 설정,그 이하로 팔지 말자는 일종의 신사협정을 맺었다”고 털어 놓는다. 시장경제 원칙인 자유경쟁을 포기한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가격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처지는 중국기업과의 마찰을 피하고,자칫 덤핑판매로 몰릴 위험도 방지하기 위해서다. 수년간 지속되고 있는 부동산 값 폭락은 또다른 어려움이다.상하이(上海)푸동(浦東)지구에 오는 9월 들어설 포철의 34층짜리 첨단 비지니스 빌딩은현재 “사업착수전 예상 임대단가의 25% 수준에서 얘기가 오가고 있다”는전언이다. 인근의 39층짜리 한라그룹의 빌딩도 사정은 비슷하다.그러나 상하이 포철부동산공사의 고순욱(高淳昱)상무는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 예상되는 올 연말부터는 부동산 경기가 한결 풀릴 것”이라고 말한다. 한국과 한국기업의 이미지는 현지인들에게 어떻게 비치고 있을까.“여기에서도 ‘음식은 중국,아내는 일본’이라는 말이 쓰인다.그런데 요즘 와서 ‘친구는 한국’이라는 말이 생겨나고 있다”. 대학에서 일본어를 가르치고 있는 남편을 둔 시안(西安)의 조선족 가이드는 마냥 유쾌한 듯 이렇게 전한다. “중국인들이 지난해 한국국민의 ‘금모으기’ 운동에 상당히 강렬한 인상을 받은 것 같다”는 말도 뒤따랐다. 물론 한국의 이미지가 중국에서 이렇게 보편화돼 있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그렇지만 적어도 한국기업에 대한 눈길이 경쟁국 일본보다는 훨씬 부드러운 것만은 분명한 듯하다. 상하이 진출 7년째인 모 회사 직원의 설명.“일본 상사원들은 대부분 같은아파트 단지에 모여 사는데 이게 폐쇄성으로 비쳐지고 있다.거래처 사람들을 업무위주로만 상대하는 일본인의 몸에 밴 관행도 환영받지 못하는 편이다. 우리는 그들과 왁자지껄하게 술도 마시고 굳이 일 때문이 아니라도 자주 만나 교분을 쌓는다”. 두 나라가 일본으로부터 상처받은 현대사를 갖고 있는 점도 일종의 동류의식 형성에 한몫하지 않았을까.아니면 과거 수천년동안 이어온 인접국끼리의원천적인 정서적 친밀감 때문이거나…. 어떻든 “일본기업과의 경쟁에서는 일단 한발짝 유리한 고지에서 출발한다고 보면 된다”는 그의 말은 기분좋게 귓전에 울렸다. unopark@
  • 대한생명 인수전 점입가경

    대한생명 인수전이 점입가경이다.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던 LG가 탈락한 가운데 한화와 미국의 암코(AMCO) 노베콘(NOVECON) 등의 ‘삼파전’으로 압축되는 양상이다.그러나 최순영(崔淳永)회장과 정부와의 ‘밀약설’이 제기돼 유찰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누가 유력한가 자금조달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힌 곳은 한화뿐이다.한화가지분 49%를 갖고 나머지 40%와 11%는 각각 일본의 오릭스생명과 교에이생명이 출자키로 했다.세계은행(IBRD) 산하기관인 국제금융공사(IFC)도 참여한다.그러나 인수금액 중 정부가 인정하지 않는 후순위 차입금이 포함됐으며 교에이생명의 경영이 좋지 않은 점 등은 마이너스 요인이다. 부동산 관리회사인 암코는 세계 최대의 부동산 개발 및 투자회사인 ‘쿠시맨 앤드 웨이크필드’를 자금조달 담당으로 끌어들였다.특히 미국 최대의 보험사인 푸르덴셜을 위탁경영회사로 삼아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1차 입찰때 참여했던 인수합병(M&A) 전문기관 노베콘은 익명을 요구한 생보사 및투자자들과 투자자문사인 ‘터커 앤드 어소시에이트’를 파트너로 삼았다.터커는 금호생명과 합작의향서를 교환한 미국 하트포트생명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어 보험경영 능력이 있다. ●다른 참여자는 리젠트 퍼시픽 그룹은 600억달러를 운용하는 위스콘신 주정부 기금을 끌어들였으나 자금조달계획이 분명치 않다.일본 민단기업과 말레이시아 국영 투자기관인 LOFSA를 참여시킨 김철호(金澈鎬)회장의 명성과 자동차부품 제조회사인 신동양기공은 자본확충과 생보업 발전 등에서 미흡한것으로 알려졌다.미국의 부동산 펀드인 GAI는 확인되지 않은 투자펀드와 종금사로 컨소시엄을 구성했고 홍콩의 부동산 지주회사인 DMK-SPE는 생보업과무관하다는 평이다. ●밀약설 최순영회장의 대리인이 정부와 밀약,이번 입찰에 참여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특히 한화 김승연(金昇淵)회장이 대리인들을 접촉했다고 언급,담합시비로 번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한화는 최회장의 대리인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 게 와전됐다고 해명했다.금감위는 최회장 대리인의 입찰참여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밀약설은 금감위결정에 부담을 줄수 있는 요인이다. 백문일기자 mip@
  • [오늘의 눈] 농림부의 속앓이

    벨기에산 돼지고기의 ‘다이옥신 파동’으로 온 나라가 시끌벅적하다.당장밥상에 오르는 먹거리가 의심되는 판이니 소동이 무리는 아니다. 주무부서인 농림부는 요즘 마치 폭격을 맞은 듯한 분위기다.사태가 걷잡을수 없이 커져 나가자 당황하는 눈치도 역력하다.농림부 당국자는 “이렇게까지 폭발력이 클 줄 몰랐다”고 털어놓기도 한다.한편으론 속앓이도 깊다.무엇보다 국내에 들어온 유럽산 육류제품이 과연 오염돼 있는지조차 알 길이없다.1차적으로는 국내에 검사장비가 없어서다.이에 대해서는 “대비가 소홀했다.공무원으로서 죽을 죄를 지었다.할 말이 없다”는 반응이다. 국내확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농림부는 벨기에,프랑스,네덜란드 당국에 오염사료를 먹고 자란 돼지고기인지 등에 대해 두차례 확인요청을 했다.그렇지만 아직까지 회신이 없는 상태다.“너무도 무책임한 처사”라는 불만만 터뜨릴 뿐 오염확인 여부는 여전히 알 도리가 없는 상태다. 이런 와중에 “국내산도 안심할 수 없다”거나 “미국산 고기도 다이옥신에 오염됐다”는 등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소비자들의 불안은 확산될 수밖에 없고,관련 공무원들은 불똥이 어디까지 튈 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소비자단체 등은 며칠 째 늑장대응에 대한 항의성 전화세례를 하며 농림부 직원들을 몰아세우고 있다.국회 농림수산위원회 등 정치권에서도 당국자들을 이리저리 불러 해명을 듣는 등 단단히 ‘손을 볼’ 채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농림부의 한 간부는 “문책이 눈앞에 다가온 것 같다.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불안감을 표시했다. 여기서 한번 사태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물론 적기에 행정조치를 발동하지 못하거나,사전 대비가 미흡한 점 등이 드러나면 문책은 마땅하다. 그렇지만 최근의 분위기는 지나치게 들떠있는 인상이다.다이옥신 파동은 비단 국내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외국도 마찬가지다.식품 선진국이라는 이웃의 일본도 검역과정에서 다이옥신 함유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장비가 아직 제대로 없다고 한다.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사태재발을 막기 위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다.당국자들이 차분히 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배려하는여유도 다소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uno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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