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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수준 석유개발회사 육성을”

    “국제수준 석유개발회사 육성을”

    김태년 서갑원 이광재 한병도 의원 등 열린우리당 초선 의원 4명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3일 에너지 종합대책을 담은 정책자료집을 냈다.이들은 모두 국회 산업자원위 소속이자 당내에서 정책대안을 모색하는 의원 모임인 ‘의정연구센터’에서 함께하고 있다.대부분이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그룹 내지 ‘실세’로 불리는 터여서 주목된다. ●에너지정책 4대 프로젝트 고유가 시대를 맞아 ‘에너지 문제-새로운 대안을 찾아서’라는 제목으로 이들이 발표한 정책대안은 ▲국제 수준의 석유개발회사 육성 ▲동북아 석유시장 선점 ▲시베리아 파이프라인천연가스(PNG) 프로젝트 ▲에너지 행정체계 개선 등 4개 방안을 유기적으로 추진하는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우선 세계 5위의 석유 수입국임에도 자주적 원유개발 비율이 3%에 불과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국제적 규모의 대형 석유개발회사를 설립할 것을 제안했다.정부 투자를 확대,한국석유공사(KNOC)를 대형 석유개발회사로 육성하거나 KNOC와 민간 정유회사들을 결합한 준(準) 공기업 형태의 회사를 설립할 것을 주문했다. 동북아 석유시장 선점과 관련해서는 국제적 규모의 석유 선물거래소 구축을 대안으로 내놓았다.중국의 급성장에 힘입어 동북아 석유시장이 2010년 유럽을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김태년 의원은 “조속히 선물거래소 구축에 나서지 않을 경우 일본에 동북아 석유시장을 내주게 된다.”고 말했다. 시베리아 PNG 개발과 관련해서는 ▲이르쿠츠크 프로젝트(이르쿠츠크∼하얼빈∼심양∼서해∼한국) ▲나호트카 프로젝트(앙가르스크∼시베리아∼나호트카∼일본∼한국) ▲이르쿠츠크∼사하∼사할린 프로젝트(이르쿠츠크·사하·사할린∼연해주∼한국∼일본) 등 3개 경로의 개발모델을 제시했다.중국을 피할 수 있는 세번째 경로를 가장 바람직한 대안으로 꼽기도 했다. ●‘발로 뛰는 국정감사 모델’ 이들이 발표한 정책 대안은 ‘발로 뛰며 대안을 찾는’ 국감의 새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102쪽 분량의 이 정책자료집은 지난 석달 동안 준비돼 왔다고 한다.에너지경제연구원,한국지질자원연구원,대한석유협회 등 전문연구기관과 산업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민간 정유회사 등 수십개 유관기관들과 협의를 거쳤다. 이달 중순쯤 중소기업 관련 대책을 담은 2차 정책자료집 발표도 계획해 놓고 있다.이를 위해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와 30대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들로부터 수렴한 애로사항 및 건의사항 등을 정리하고 있다. 국감 기간 피감기관들에 제시한 정책 대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미흡한 점을 보완하고 산업자원부 결산감사 때 정부 정책에 반영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국감 뒤에는 시베리아의 러시아,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사할린 등을 방문해 PNG와 유전 개발 참여방안 등을 모색하고 이를 국내 기업들과 연결시켜주는 ‘세일즈 의정활동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성화 이야기/나카자와 신이치 지음

    성화 이야기/나카자와 신이치 지음

    이콘(icon)이라고 하면 흔히 종교적 의미의 도상을 가리킨다.특히 기독교에서 말하는 이콘 즉 성화는 눈에 보이지 않는 영원한 진리의 빛인 신성을 구체적인 형태로 표현한 것으로,그 자체로 신성시되기도 한다.일본 최고의 신화인류학자로 꼽히는 나카자와 신이치(54·주오대) 교수가 쓴 ‘성화 이야기’(양억관 옮김,교양인 펴냄)는 이같은 성화의 내면풍경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원제는 ‘Iconosophia(이콘의 지혜)’.제목이 암시하듯 저자는 고대의 성화 속에 담긴 인류의 시원적인 지혜를 끌어내 우리의 삶을 비추는 거울로 삼는다.저자는 성화를 단순한 종교적 그림이 아니라 복잡다단한 인류학적 코드를 내장한 상징으로 파악한다.가공되지 않은 자연의 눈으로 이 세계와 인간 존재의 의미를 탐구했던 태곳적 인류의 예지를 성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저자는 기독교의 성화에서 불교의 만다라,아메리카 원주민의 신성한 그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권의 성화들을 폭넓게 다룬다.신화와 철학,도상학과 종교학의 영역을 종횡무진 넘나들며 성화의 숨은 의미를 읽어낸다.서구의 합리주의 사고방식에 길들여진 현대인에게 초기 기독교의 성화나 불교의 만다라 같은 것들은 한낱 수수께끼이거나 신기한 유물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저자는 이런 성화들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을까. 15세기 피렌체 화가 파올로 우첼로의 그림 ‘용을 무찌르는 성 조지’는 저자의 성화관(觀)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예다.언뜻 보면 이 그림은 성 조지가 그저 대지의 뒷면에 숨어서 인간에게 해악을 끼치는 흉포한 괴물을 물리치는 그림처럼 비친다.그러나 저자는 이 작품에서 욕망과 집착의 틀에 갇힌 인간 정신을 해방시키려는 ‘정신의 기사’를 발견한다.저자가 보기에 성화는 이 세계와 존재의 의미를 찾는 인간 정신의 여정에 다름아니다. 불교의 만다라에서는 생명이 살아 숨쉬는 세계의 원초적 모습을 추상적으로 표현한 옛 사람들의 생각을 읽는다.저자에 따르면 만다라는 “인간의 의식 깊은 곳으로 내려가는 탐사도구”다. 일본 학계의 촉망받는 인문학자인 저자는 한때 네팔로 건너가 티베트 닝마파 밀교를 직접 수행하기도 했다.이 책에서는 저자의 그런 이력을 반영하듯 밀교나 신지학 용어들이 학술적 개념어로 쓰이는가 하면 주술사의 말이 저명한 학자의 말과 나란히 놓이기도 한다.그만큼 도발적이고 자유분방한 상상력으로 성화의 내면을 들여다 본다.저자는 성화 해석의 공간을 활짝 열어 놓는다.성화란 이 세계의 다층적인 모습만큼이나 다양한 여러 겹의 옷을 걸치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왜 지금 성화일까.사랑의 힘을 잃어버린 시대,다시금 신성과 사랑의 원천으로 돌아가 영혼의 눈을 떠보자는 것이다.성화는 바로 그 내면으로의 여행의 매개체다.10장의 강의 형식으로 꾸며진 이 책은 무엇보다 어려운 철학적 주제를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체로 풀어 독자에게 전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이 간다.1만 1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월드이슈-전세계 인구감소] 범죄는 늘고 슬럼화 가속

    독일 작센주(州) 북서부의 라이프치히시에서는 27억유로(3조 80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된 공사가 한창이다.독일 정부가 천문학적 규모의 자금을 들여 추진하는 이 공사는 옛 동독 시절 지어진 교외의 아파트 수천채를 부수고 그 자리를 풀밭으로 조성하는 것이다.출산율 저하가 ‘도시 축소 현상(shrinking city syndrome)’으로 귀결되면서 슬럼화가 심해진 데 따른 고육책이다. 뉴스위크 최신호(27일자)에 따르면,현재 세계적으로 인구 감소세를 보이는 도심 지역은 전체의 25%에 이른다.10년 전에 비해 2배나 는 수치다. 1990년 인구 감소 현상을 보이던 도시가 7곳에 불과했던 러시아는 2000년 93개 도시로 확대됐고 일본도 현재 수백개의 중소 도시들이 같은 추세를 보이고 있다.최근 연평균 10%에 가까운 경제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는 중국에서도 이 문제는 ‘강 건너 불 구경’이 아니다.금융·경제의 중심지로 거듭난 상하이와 같은 도시로 인구가 밀려드는 것과 달리 대도시인 다롄(大連),청두(成都),난충(南充) 등에서는 인구가 계속 줄고 있다. 인구가 줄면 정부의 세수입이 감소할 뿐 아니라 청년과 교육을 많이 받은 계층은 떠나고 노인과 실업자 계층만 남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미국의 디트로이트와 영국의 리버풀에선 문을 닫는 상점과 버려지는 집들이 늘면서 범죄발생률이 급증했다.독일 라이프치히에서는 출산율이 50% 급락하면서 지역 경제가 완전 몰락했다. 도시국가인 싱가포르가 지난달 출산장려 예산을 대폭 확충,셋째나 넷째 아이를 갖는 부부에게는 최대 1200여만원의 양육 보조금과 세금감면 혜택을 주고 출산·육아 휴가를 확대한다고 발표한 것도 이런 문제 때문이었다.싱가포르는 지난해 15∼49세의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자녀 수가 1.26명으로 사상 최저로 나타났다.싱가포르 인구 400만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2.1명에는 훨씬 못 미친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고성 카드뮴’ WHO기준 초과

    이타이이타이병 가능성이 제기된 경남 고성군 삼산면 폐광산 주변의 병산마을 주민들에 대한 1차 건강영향조사 결과,주민 13명의 혈액중 카드뮴 농도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23일 “민·관공동위원회가 조사한 병산마을 주민 102명 가운데 13명이 혈액중 카드뮴 농도 WHO 기준치인 5㎍/ℓ(ppb·10억분율)를 넘어섰다.”면서 “소변중 카드뮴 농도 기준치(5㎍/g-크레아티닌)를 넘어선 주민도 5명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골밀도와 신장손상지표 등 다른 항목에 대한 검진결과에서는 병산마을이 다른 지역주민보다 나쁘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면서 “현 단계에선 단정하기 힘들지만 일단은 이타이이타이병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민·관공동위원회는 그러나 병산마을 주민 36명을 선정,이타이이타이병과의 관련 여부를 가리기 위해 다음달부터 정밀검진을 실시한 뒤 11월 중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키로 했다. ●이타이이타이병 카드뮴이 체내에 축적되면서 뼈가 물러지거나 신장기능이 손상되는 증상이 나타나는 세계적인 공해병의 일종.1955년 일본에서 처음 발견됐다.일본 후생성은 1968년 ‘광산폐수에 의한 중금속 중독에 의한 것’임을 인정했다.병에 걸린 주민이 전신에 걸친 심한 통증을 ‘이타이,이타이(아프다,아프다)’라고 호소한 데서 이름이 붙여졌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시흥 정왕동 ‘다이옥신 위험’

    서울역 주변 등의 대기 중 다이옥신 농도가 한때 일본 기준치를 크게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다이옥신은 쓰레기소각장이나 화학공장,자동차 배기가스 등에서 나오는 발암물질로 인체 생식기능에도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이다. 21일 국립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21곳의 대기·수질·토양 중의 환경호르몬 농도를 조사한 결과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의 대기 중 다이옥신 농도 평균치가 1㎥에 1.946pg(피코그램·1조분의 1g)으로 일본의 대기환경기준(0.6pg)을 크게 웃돈 것으로 조사됐다.인천시 논현동과 서울역 부근(대우빌딩 앞)도 0.699pg과 0.671pg으로 각각 측정돼 일본 기준치를 초과했다. 특히 시흥시 정왕동은 지난해 가을 하루 측정치가 5.2962pg으로 기준치의 9배,서울역은 지난해 겨울철 하루에 1.7559pg으로 기준치의 3배에 육박했다. 연구원은 “정왕동 측정치가 해마다 낮게 나오다 갑자기 높게 나온 것은 측정지점 부근의 소규모 공장과 고물상 등에서 노천 소각을 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인천 논현동은 남동공단내 소형소각시설이 영향을 끼쳤으며,서울역의 경우는 오염원인이 파악되지 않았다. 연구원은 그러나 “다이옥신 측정치는 지난해 여름과 가을,겨울 등 계절 별로 하루씩 세 차례 측정한 값의 평균치여서 수치에 절대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면서 “전반적으로는 우리나라 환경호르몬의 오염수준이 낮은 편이며 아직 이상현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카오디오 없이는 사랑도 저리가!

    카오디오 없이는 사랑도 저리가!

    경제도 어렵다는데 자동차 꾸미는 데 미친(?) 사람들은 세상을 거꾸로 사는 것으로 비칠까.당사자의 대답은 “노,노(No,no)”다. ●오디오가 뭐기에…애인마저 ‘굿바이’ 양무룡(37·자영업)씨는 카 오디오(Car audio) 마니아로 살게 된 인연을 이렇게 털어놓는다. 아직도 미혼인 그는 카 오디오 때문에 결혼을 계속 미뤄 왔으며,예비 배우자가 나타난다고 해도 이를 이유로 결혼을 반대한다면 누가 뭐라고 해도 역시 카 오디오를 선택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지난 1994년 연인에게 반강제적으로 선물받은 80만원짜리 오디오 덕분(?)에 애인을 잃은 뒤부터 카 오디오에 대한 관심이 늘어만 갔다고 담담하게 말했다.20대 후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백수’ 시절을 즐기던 무렵이었다. 낡은 자동차에 달아놓았던 스피커를 교체하기 위해 카 오디오 전문점을 찾았다.그런데 자신이 얼마나 오디오의 세계를 몰랐던가를 깨닫게 된다.스피커 하나 갈아치웠는데 자동차 안에서 울려퍼지는 느낌이 이렇게 달라질 수가 있는가 하는 생각으로 앰프도 바꿨다.저음을 내는 우퍼(Woofer)라는 이름의 스피커에 대해 귀가 솔깃해져 자동차에 달았다. 이처럼 새로운 세계에 빠져들자 연인에게 선물받은 오디오가 덩치만 크고 미워 보였다고 양씨는 말했다.왠지 짜증이 나 지나가는 고물장수에게 원래 가격의 1% 남짓한 1만원에 팔아넘기고 말았다.나중에 이 사실을 알아채 버린 애인과 헤어지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어찌나 오디오의 세계에 푹 빠졌는지 이상하게도 후회되지 않았다. 양씨는 현재 ‘클럽 알피스’를 운영하고 있다.일본 카 오디오 클럽 알피스(ALPIS)와 연계해 활동하는 데서 이름을 따왔으며,회원은 전국적으로 1만여명에 이른다. ●인생을 바꾼 새 애인,그 이름 ‘카 오디오’ “절에 다니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가톨릭의 성모 마리아를 찬양하는 가곡 ‘아베 마리아’를 마음을 비우고 즐길 줄 알아야 진짜 카 오디오 마니아라고 보면 거의 틀림없습니다.” 눈에 띄게 활동이 많은 회원 1000여명은 국가 장벽을 넘어 정보의 바다를 이루는 인터넷 공간을 두고도 굳이 해마다 일본을 직접 방문한다.카 오디오 문화에서 앞섰기 때문이다. 꼭 많은 돈을 들인다고 해서 진정한 카 오디오 마니아가 되는 것은 아니다.비싸고 고급 제품만을 찾는 것이 아니라,카 오디오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본으로 건너가면 카 오디오를 통해 음악을 감상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특별 리스닝(Listening) 교육도 받는다.각종 장비에 대한 업계의 동향 등 최신정보 탐색도 물론 결코 빠지지 않는다. 양씨는 “행여 카 오디오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걱정에 세차도 반드시 맨손으로 직접 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초보자들은 흔히 ‘데크’라고 부르는 헤드 유닛과 스피커만 교환해도 음질의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어 카 오디오 ‘리모델링’을 결심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헤드유닛은 CD의 소리신호를 만들어 앰프로 보내는 장치다.크기에 따라 1딘(Din)과 2딘으로,앰프내장 여부에 따라 무출력과 자출력으로 나뉜다.딘은 독일공업규격으로 가로 178㎜,높이 50㎜다.보통 소형차는 1딘,중·대형차는 2딘을 채택한다.20만∼30만원부터 10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스피커는 고음영역을 내는 트위터(Tweeter),중간음을 내는 미드레인지(Mid Range),고난도 장비인 우퍼 등으로 나뉘는데 우퍼를 설치할 경우 비용이 많이 든다.가격대는 10만원부터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제품도 있다.앰프 역시 20만원대 이상부터 다양한 제품이 나와 있다. ●내 애인은 내가 만족하면 그만…과시 필요없다 “욕심을 내자면 자동차 꾸미는 데 돈이 많이 들지 않느냐.”고 묻자 양씨는 “설명이 더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가다듬었다.가벼운 마음으로 음악만 즐기려고 생각하면 많이 써야 200만∼300만원이라고 했다. 반대로 재즈,클래식 등 카 오디오의 성능을 알고 음악을 제대로 즐기려는 사람들은 500만∼1000만원도 쓴다고 한다.정보를 교환하다 귀가 번쩍 뜨이면,예컨대 하나에 수십만원 하는 스피커를 수입하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 경우도 심심찮게 나온단다. 그러나 그는 “오디오에 투입한 돈이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감성이 요구하는 수준에 얼마나 맞는지가 마니아에게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국 3000여개에 이르는 업소들 역시 ‘웰빙 시대’를 맞아 돈이 된다고 해서 소비자가 원하는 것들만 무조건 들어줘서는 안되며,카 오디오의 발전을 해치기만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또 외국산이나,겉으로 화려하게 치장한 자동차를 몰고 다니면서 음악을 쿵작쿵작 울리도록 시끌벅적하게 틀고 다니는 ‘문제아’에 대해 지적하는 일도 빼놓지 않았다.그러다보면 금방 싫증내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양씨는 “이용자 자신의 감성에 따라 걸맞는 기능이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고 개성을 강조했다.“어떤 애인을 원하느냐와는 별도로 만날수록 느낌이 달라지는 것처럼 카 오디오 또한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또 “카 오디오는 시간을 두고 다가오는 느낌이 거듭나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문화 발전소’라고 부를 만큼 중요한 삶의 한 축”이라는 말로 결론을 맺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봉인 플루토늄 시료 채취할듯

    IAEA(국제원자력기구) 2차 사찰단이 19일 입국함에 따라 우리나라의 우라늄 분리 및 플루토늄 추출실험 ‘의혹공방 2라운드’가 시작됐다. IAEA 이사회는 우리의 핵물질 실험과 관련,별도의 ‘의장 요약문’을 채택하지 않은 채 지난 17일 막을 내렸다.미국·일본·유럽연합(EU) 등 주요 9개 이사국들은 오는 11월 나오는 공식보고서 결과를 보고 태도를 결정짓겠다는 입장을 보였다.우려했던 고강도 발언이 나오지 않아 우리 정부로서는 한숨 돌린 셈이다. 추가 사찰단의 조사는 크게 1982년과 2000년의 플루토늄 추출 및 우라늄 분리 실험의 두 줄기를 추적하는데 맞춰질 전망이다.1차 조사단은 지난 2000년에 한국과학자들이 분리해낸 농축우라늄 0.2g중 절반을 시료로 채취해 갔다. 하지만 지난 1982년 추출한 플루토늄 0.08g에 대해서는 봉인만 한 채 그대로 뒀기 때문에 추가사찰단은 이에 대한 시료를 채취해 갈 것으로 보인다.또 분리한 우라늄 0.2g의 원재료가 됐던 150㎏의 금속우라늄(1982년 제조) 사용실태도 집중조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실험과정에서 실종됐다고 우리나라가 주장하는 금속우라늄 12.5㎏의 ‘진실’도 캘 것으로 보인다.정말 실험과정에서 실종된 것인지,왜 금속우라늄 총량 변동 사실을 신고하지 않았는지가 쟁점이다.사찰단은 82년 플루토늄 실험을 주도한 과학자 가운데 생존자와 2000년 우라늄 실험 관련자들의 직접 면담도 추진중이다.당시 인광석에서 금속우라늄을 제련했던 민간업체(영남화학)도 재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사찰단은 26일 IAEA 본부로 돌아가 수집한 자료와 한국정부가 지난 8월 제출한 보고서를 대조한다.이를 토대로 11월25일 IAEA 정기이사회 때 공식보고서를 제출하면 이사국들은 이 보고서를 토대로 한국에 대한 제재수위를 결정한다.만일 보고서가 한국의 핵물질 실험이 ‘의무불이행’(noncompliance)이라고 판정하면 유엔 안보리 회부가 불가피하다.최악의 경우 제재도 받을 수 있다.하지만 보고의무에 대한 협정위반(violation,breach) 정도로 끝날 경우 이번 사안은 ‘유의’하라는 선에서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IAEA 총회가 이달 20일부터 열리지만 이사국들이 공식결과 보고서를 기다리기로 한 만큼 별도로 우리나라의 핵물질 실험은 논의하지 않을 전망이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의 내달 방한과 관련해 정부는 “행사(퍼그워시총회) 참석차 오는 것이지 추가 사찰과는 관계없다.”고 주장하지만 ‘물밑 대화’가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부 관계자는 “이번 IAEA 이사회에서 우려할 만한 이사국들의 발언이 없었고,‘평화적 핵 이용 4원칙’까지 국제사회에 천명한 만큼 유엔 안보리에 회부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조심스럽게 관측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나눔의 집’ 자원봉사 가슈 유리씨

    ‘나눔의 집’ 자원봉사 가슈 유리씨

    “일본은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17일 서울 이화여대 학생문화관에서 열린 ‘단절의 계보 일본군 성노예 피해 생존자의 소리와 초상’ 전시장에서 만난 일본인 자원봉사자 가슈 유리(여·23). 그는 “5년 전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의 쉼터인 ‘나눔의 집’에 대해 들었을 때 피해자들이 살아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면서 “그 사실을 몰랐던 것이 너무 부끄러웠다.”고 털어놨다. 가슈는 12살 때 교토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하숙하던 한국 유학생과 친하게 지내면서 한국을 알게 됐다.‘하나,둘,셋’부터 배우기 시작한 한국어가 너무 재미있어 관심을 가지게 됐다.시가현에 있는 류코쿠 대학 국제문화학과에서 아시아 역사를 공부했다.그는 제대로 알게된 일본 역사에 회의를 느껴 ‘어떻게 하면 일본인으로서 당당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지난해 10월 한국에 왔다.그는 “공부하면서 성노예 피해 할머니들이 모두 세상을 뜨기 전에 일본이 전후보상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강조했다.가슈는 지난 2월부터 ‘나눔의 집’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청소·설거지·자료번역 등의 봉사활동을 시작했다.지난 6월30일 김순덕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발길은 더 잦아져 일주일에 한두번은 꼭 들른다.그는 “손을 꼭 잡고 눈물을 흘리면서 ‘일본으로 돌아가면 꼭 주위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역사를 전해달라.’는 할머니들의 당부가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슈는 19일 일본으로 돌아간다.그는 “5개월 뒤 학교를 졸업하면 어떤 방법으로든 할머니들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싶다.”면서 할머니들의 사진을 어루만졌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일본, 상임이사국 포함될까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확대 문제가 올해 유엔 무대의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다.제59차 유엔 총회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개막된 바 있다. 유엔 총회는 앞으로 1년 간 안보리 개편과 예방적 차원의 선제 무력사용 규정 도입 문제 등 158개 의제를 논의하게 되지만,12월 예정된 유엔 개혁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안보리 상임이사국 확대 개편 문제가 벌써부터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개혁보고서는 유엔이 내년 창설 60주년을 앞두고 마련하는 자체 개혁안으로,코피 아난 사무총장의 의뢰로 16명의 각국 패널들이 작성하고 있는데,상임이사국 확대 등이 주요 이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아난 총장은 개혁 없이는 안보리 위상도 약화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현재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은 중국,프랑스,러시아,영국,미국 등 5개국으로 1946년 초기 멤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2년 임기의 비상임이사국 10개국도 안보리에 참여하고 있지만 권한은 천지차이.상임이사국에 부여되는 거부권 때문이다.상임이사국 가운데 한 국가라도 거부권을 행사하면 해당 결의안이 안보리를 통과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일본과 독일 등이 경제력을 이유로,이집트가 아랍과 이슬람 대표권을 내세워,또 인도와 브라질,이탈리아 등이 지역 맹주임을 강조해 상임이사국 지위를 부여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이들 국가는 21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이어지는 각국 대표 기조연설을 통해 이 문제를 제기할 전망이다.특히 21일 기조연설이 예정된 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이번 연설에서 상임이사국 진출 추진을 공식 표명할 예정이다. 가봉 외무장관 장 핑 신임 의장에게 이번 총회를 앞두고 의장직을 넘긴 세인트루시아의 줄리안 훈트 외무장관은 이임에 앞서 13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총회가 유엔 개혁보고서의 권고안을 이행하거나 안보리 개혁에 관한 자체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개혁 현안이 요리조리 빠져나갈 것”이라며 안보리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그는 24∼26개국 정도로 상임이사국을 확대하는 대안도 제시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안보리의 개편 논의뿐만 아니라 선제적 무력 사용 규정 도입 방안도 다뤄질 예정이다.그동안 분쟁 발생 뒤 사후적 개입만 가능했던 유엔에 예방적 차원의 사전 개입권을 주는 문제다.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한 것과 같이 자국 안보를 빌미로 선제 공격을 하는 사례 때문에 사전 개입 필요성이 증가했다는 논리이지만,강대국의 일방적 무력 사용을 유엔이 승인해 주려 한다는 반발도 만만치 않아 합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국제사회에 대한 중국의 로비에 맞서 지난 93년부터 12년째 유엔 가입을 요구해온 타이완의 시도는 올해에도 좌절됐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마약음료 먹여 ‘중독’ 손님취향 성형 강요

    지난 1999년 서울 미아리에 있는 성매매업소를 탈출한 이모(21·여)씨는 이틀만에 붙잡히는 바람에 손끝 하나 움직일 수 없을 때까지 폭행당했다.업주가 “이걸 마시면 나을 것”이라며 권하는 음료를 마신 이씨는 이후 폭행을 당할 때마다 이 음료로 통증을 달랬다.얼마 뒤 업주는 이씨에게 충격적인 얘기를 했다.이씨가 마신 것은 진통제가 아니라 필로폰이었다는 것이다.이씨는 3년 뒤 가까스로 이 업소를 도망나왔지만,온몸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한 고통에 시달리는 금단현상에 괴로워하다 1년도 채 되지 않아 결국 티켓다방을 다시 찾았다. ●성매매 피해여성들 ‘지옥생활’ 성구매 남성과 성매매알선자의 처벌 근거를 명확히 한 ‘성매매 알선 등 처벌법’과 성매매 여성을 피해자로 인정하는 ‘성매매 피해자 보호법’이 23일부터 시행된다.윤락행위 등 방지법을 대체하는 이 법으로 형사처벌에서 자유로워지는 피해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신고에 나서 성매매행위를 엄중히 단속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하지만 법 시행을 꼭 1주일 앞둔 16일 성매매 피해여성들은 단속보다도 업주와 성구매자로부터 받은 학대와 모욕,성매매로 얻은 질병 등이 더 두렵다고 입을 모았다.서울 동작구 대방동에 있는 성매매 피해여성 재활지원센터 ‘다시함께센터’를 찾은 피해여성들의 절박한 하소연을 들어봤다. ●피임기구 사용막아 성병감염 예사 다시함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문을 연 뒤 접수된 상담건수는 모두 6018건이다.센터를 찾은 피해여성의 상당수는 잦은 유산과 성관계 등으로 질병을 앓고 있었지만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현재 서울 7곳의 지원센터와 쉼터에는 60∼80명의 여성이 재활교육을 받고 있다. 아버지의 잦은 폭행으로 집을 나와 성매매업소에 들어간 김모(21·여)씨는 “임신하면 업주가 조산원에 데려가 주사를 맞게 했다.”면서 “결근비가 하루에 몇십만원이라 유산을 한 다음날도 손님을 받았다.”고 말했다. 해외취업사기를 당해 일본의 업소로 넘겨졌던 장모(24·여)씨는 “마담이 손님들이 좋아하는 취향으로 얼굴을 고치지 않으면 ‘살벌한 곳’으로 보내버리겠다고 협박,억지로 눈과 코를 성형수술했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피해 여성들은 성매매만 강요당하는 것이 아니다.업주들은 여성들을 몸종 부리듯 온갖 잡일에 동원하면서도 인간적인 대우는 전혀 해주지 않았다. 생활고로 섬에 있는 다방에서 일하기 시작한 신모(24·여)씨는 “청소나 설거지 같은,업주의 집안 일은 물론이고 업주 아들의 학부모 급식당번에 조상 산소 벌초까지 대신했다.”면서 “여름에는 물값이 많이 나온다고 거머리가 우글거리는 우물물로 목욕을 하게 했다.”고 치를 떨었다. 단속이 심해지고 남성용 피임기구인 콘돔이 불법 성매매의 증거품이 되는 일이 잦아지자,업주들은 성매매여성 보호를 위해 콘돔을 사용한다는 암묵적인 룰마저 깨고 있다.이에 따라 피해여성들은 임신과 유산,성병 감염 등의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속보다 재활이 우선돼야” 한목소리 강릉의 룸살롱에서 성매매를 하다 매독에 감염된 신모(25·여)씨는 “업주가 ‘2차(성매매)에 나가 콘돔을 쓰다 단속에 걸리면 입장이 서로 난처해진다.’며 콘돔을 사용하려면 손님 술값을 다 우리보고 물라고 했다.”면서 “병에 걸린 손님이든 아니든 원하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고 울먹였다. 전문가들은 성매매 피해자 보호법 시행을 계기로 단속을 넘어 피해여성들의 재활을 위한 지원책을 본격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성매매 근절을 위한 한소리회’ 유영님(51·여) 공동대표는 “질병치료와 자활에는 시간이 필요한데 정부는 성과만 재촉한다.”면서 “피해여성들이 능력을 계발하고 자기애를 되찾을 수 있도록 꾸준히 지원하면서 기다려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지혜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한국 환경위기 시각은 9시29분‘매우 불안’

    한국 환경위기 시각은 9시29분‘매우 불안’

    환경악화로 인류가 존속하지 못할 것이란 위기감이 세계 평균으로는 완화됐으나 우리나라는 지난해보다 대폭 높아졌다. 9일 환경재단과 일본 아사히글래스재단이 공동발표한 ‘2004년 환경위기시계 현황’에 따르면 올해 세계의 환경위기시각은 지난해보다 7분 빨라진 9시 8분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9시 29분으로 지난해(8시 30분)보다 59분 늦어져 환경악화 우려가 더욱 심화했다. 환경위기시계는 지구환경이 나빠짐에 따라 환경전문가들이 느끼는 인류존속의 위기감을 시간으로 표시한 것으로,아사히글래스재단이 ‘리우 환경회의’가 열린 1992년부터 전 세계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비정부기구(NGO),학계,기업 등의 환경전문가를 대상으로 매년 설문을 실시,발표해 왔다.올해는 우리나라(69명)를 비롯한 90여개 국가의 환경전문가 3600명이 응답했다. 환경위기시계가 0∼3시에 맞춰져 있으면 응답자들이 ‘불안하지 않음’,3∼6시 ‘조금 불안’,6∼9시 ‘꽤 불안’,9∼12시는 ‘매우 불안’한 상태를 나타낸다.지역별 환경위기시계는 아시아가 9시 32분으로 가장 심각했고,동유럽이 8시 30분으로 가장 양호했다.세계 환경위기시계는 첫 조사가 이뤄진 1992년에 7시 49분에서 시작했으나,1996년 이후(2000년은 제외) ‘매우 불안’한 상태인 9시간대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환경재단은 “올해 환경위기시계 현황은 한국환경의 후진성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면서 “이는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환경지속성 지수에서 우리나라가 142개국 가운데 136위를 차지,가장 하위권에 속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결과”라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새로 나왔어요]

    [새로 나왔어요]

    ●Travelling in the Blue(트래블링 인 더 블루) 김민규(기타·보컬)와 윤주미(드럼·보컬)로 구성된 인디 포크록 밴드 ‘플라스틱 피플’이 내놓은 두 번째 EP앨범. 지난해 데뷔 앨범 ‘Songbags of the Plastic People’을 발표한지 1년만이다.두 번째 앨범에서는 보다 다양한 표현을 시도했다. 고풍스러운 오르간 연주가 흥겨운 ‘의욕 가득한 하루’로 경쾌하게 시작한 트랙은 어쿠스틱 기타 연주와 함께 윤주미의 달콤한 목소리가 잘 어울리는 ‘사거리의 연가’로 편안한 리듬감을 준다.‘미열’‘Travelling in the Blue’‘Lullaby for Geo’등 이들의 섬세한 정서를 느낄 수 있는 6곡이 수록돼 있다.카바레사운드. ●Nocturnal lights…they scatter(녹터널 라이츠…데이 스캐터)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이루마의 스페셜 앨범.제목처럼 밤의 불빛들에 매혹된 자신의 느낌과 생각들을 다양하고 자유로운 형식으로 표현했다.특히 피아노 솔로곡 외에 일렉트로닉 사운드와의 접목을 시도한 ‘To MY Y’가 독특하다.직접 부른 ‘잠시’에서는 그의 또 다른 재능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4월 일본에 진출한 그는 한·일 양국을 아우르는 대규모 투어를 진행한다.11월20일 서울 공연(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을 시작으로 전국 20개 도시를 순회한 뒤 일본으로 건너가 24·25일 무대를 갖는다.스톰프 뮤직.
  • 中 이산화질소 오염 최악

    중국의 이산화질소(NO(F)) 오염 상태가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환경부에 따르면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최근 유럽우주국(ESA)의 엔비샛 위성이 분석한 대기 중의 이산화질소 오염상황을 이미지화해 이를 NASA 홈페이지(www.nasa.gov/vision/earth/features)에 공개했다.오염도가 높을수록 푸른 색이 엷어지다가 붉은 색으로 변하도록 표시했다. 중국 동부지역 대부분과 한국·일본의 수도권 일대가 붉게 나타나 있다.미국 동부지역과 영국·독일·남아프리카공화국 등도 오염도가 심했다.엔비샛은 지표면으로부터 16∼18㎞ 높이까지의 대류권에 1㎠ 면적의 가상 기둥을 만들어 그 안에 포함된 이산화질소 분자의 숫자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오염도를 측정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차이나 리포트 2004] (23) 석유를 잡아라

    [차이나 리포트 2004] (23) 석유를 잡아라

    고유가 시대를 맞아 중국의 석유문제는 중국경제의 ‘아킬레스건’일 뿐만 아니라 세계경제를 뒤흔들 수 있는 불안요인이다. ‘세계의 공장’ 중국의 석유수급 악화는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글로벌 경제,나아가 국제 정치에까지 엄청난 파급효과를 미친다.한국을 포함한 동북아 지역경제는 물론 안보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중국의 석유문제가 초미의 관심사인 것도 이 때문이다. ●세계2위 석유소비국 부상 중국의 고도성장으로 인한 석유수입의 급증으로 세계 석유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2003년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석유 소비국으로 부상했다.2003년 세계 원유소비 증가(1.9%)에 대한 중국의 기여율은 31.2%이다.미국(21.1%)과 일본(6.9%)을 크게 상회했다. 중국은 지난해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제치고 세계 5대 석유(원유·석유제품 포함) 수입국이 됐다.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세계석유 사용량 중 중국 비중이 90년 3.5%에서 2000년 6.2%,2004년 7.6%로 높아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이 중국 때문이라는 국제여론에 대해 중국은 신경질적인 반응이지만 이라크 정세불안,OPEC의 감산 결정과 중국의 경제성장이 맞물려 국제 유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의 석유문제는 빠르게 증가하는 석유 수요를 생산이 따라잡지 못하는데 있다.현재 중국의 석유 확인매장량은 183억 배럴이며 석유생산의 80%이상이 육상 유전에서 생산되고 있다. 대부분의 대형 유전은 동북부에 위치하고 있지만 모두 노후화돼 원유생산이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중국 총 원유생산량(하루 300만배럴)의 30%인 하루 100만배럴을 생산하는 다칭(大慶)유전의 경우 생산량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최대의 석유공업단지 다롄 중국정부의 석유 안보정책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고 있는 도시가 다롄(大連)이다.랴오닝(遼寧)성 동쪽 반도 서남단에 위치한 이 도시는 최근 ‘대다롄건설(大大連建設)’ 계획을 발표하고 중국 최대의 석유 공업단지로 재건설한다는 입장이다.다롄시는 지난해 초 뤼순(旅順)시 솽다오만(雙島灣)에 위치한 석유화학 공업단지에 5억3000만위안(800억원)을 투자,중국 최대의 30만t급 원유 부두를 새로 건설했고 석유정제능력 확충과 송유관 건설에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 개혁위원회는 금년초 4개의 국가전략석유 비축기지를 건설한다고 발표하고,다롄과 광둥지역을 우선 건설지역으로 선정하였다.왕청민(王承敏) 다롄 부시장은 “석유화학 관련 프로젝트들이 마무리되면 다롄시는 중국석유 안보의 전략적 요충지이자 동북아 지역의 석유 제품교역 중심센터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처럼 중국정부는 미약한 국내석유생산 능력을 보완하기 위하여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석유증산 대책으로 ‘서부대개발’ 프로젝트하에 내륙 유전의 신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 등 서부지역은 방대한 에너지 가채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으나 개발,수송,인력배치 등 인프라가 미비한 상태이다. 해저 유전개발도 새로운 대안이다.중국해양석유공사(CNOOC)의 왕옌(王彦) 광구탐사 매니저는 “중국석유생산의 80%를 담당하는 육상유전의 생산량감소가 심각하기 때문에 향후 중국의 석유안보를 위해서는 해양유전에 전념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중국은 현재 발해만,남중국해,동중국해 등에서 유전개발을 추진중이지만 아직 전체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2% 에 불과하다.향후 영유권 분쟁의 소지도 있어 쉽지만은 않다.현실적인 방안으로 중국은 해외석유개발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석유 순수입국으로 전락한 1993년부터 시작된 해외 석유개발은 초기 소규모 유전매입 방식에서 1997년 이후 대규모 투자로 전환했다. 2000년 이후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중국석유화학집단공사(Sinopec),중국해양석유공사 등 3대 국영석유회사를 통해 공격적인 해외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중국 지도부의 석유외교 97년 수단에서 확인 매장량 2억2000만 배럴규모의 유전을 60억달러에 매입했고,카자흐스탄에서는 매장량 8억배럴규모의 악튜빈스크 유전을 43억달러에 매입했다.현재 카스피해,아프리카,아시아,남미,중동 지역의 약 16개 국가에서 유전의 지분 및 석유개발권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의 해외유전 매입가격이 시세보다 상당히 높았다는 점에서 국제 석유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특히 아제르바이젠 유전 매입가격은 차점 입찰자보다 40%가 높다.중국이 석유안보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중국의 공격적 유전 매입은 중국수뇌부의 적극적인 ‘자원외교’가 뒷받침하고 있다.97년 리펑(李鵬) 당시 총리는 카자흐스탄을 방문,초대형 유전인 우젠유전을 확보하기 위해 6000km 파이프라인 건설계약에 서명했다.2001년 장쩌민(江澤民) 당시 국가주석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동시베리아 앙가르스크 유전에서 중국까지 잇는 파이프라인 건설(17억달러 규모)에 합의했다. ●동북아 에너지 협력 강화해야 에너지 자급도가 낮은 동북아 지역이 ‘중국발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주변 국가들간 상생의 협력관계 구축이 필요하다. 우선 한국과 중국 등 에너지 소비국과 러시아 및 몽골 등 자원 보유국간 협력을 강화시킬 수 있도록 ‘동북아에너지 협력체’의 신설에 역내국가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며 러시아의 적극적인 역할이 절대적이다.동북아 지역의 석유제품 교역 활성화는 물론 석유 이외에 천연가스 등의 에너지원을 공동 개발하는 프로젝트 추진도 확대되어야 한다. 중국의 석유안보 확보를 위한 노력이 불필요한 경쟁과 분쟁으로 귀결되지 않도록 중국과 주변국들 모두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다롄 김성진 중국 사회과학원 방문연구원 (산자부 서기관) sungjinkim15@hanmail.net ■ 원유수입 중동 의존도 커 미국과 충돌 가능성 상존 중국의 필사적인 석유확보 노력은 필연적으로 초강대국 미국과의 마찰을 불러일으키는 상황이다. 중동의 석유확보를 둘러싼 중국과 미국의 갈등도 점차 불거지고 있다.중국의 심각한 고민은 원유 수입량의 50% 이상이 중동산이라는 점이다.국제에너지기구(IEA)의 비회원국 담당자인 노리오 에하라(Norio Ehara)는 “2010년 중국의 석유수입 중동 의존도는 70%를 넘어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중국은 미국이 걸프지역의 에너지 자원을 통제하기 위해 패권을 추구하고 있으며 이것은 중국의 중동 석유시장 진출에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미국이 국제사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라크에 대한 군사공격을 강행한 것도 궁극적으로는 잠재적 적대국인 중국을 겨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중국은 최근 새로운 유전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는 카스피해와 아프리카를 석유안보를 위한 전략지역으로 설정,진출을 확대 중이다. 하지만 미국의 견제도 만만치 않다.미국은 카스피해에 대한 독자적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군사 거점구축 등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이들 지역에서 아직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지는 않지만 양국간 경쟁과 충돌의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볼 수 있다.최근 미국의 국가에너지정책(NEP) 보고서가 “앞으로 국제 에너지 균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새로운 지역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결국 중국의 석유안보를 위한 최우선 과제는 미국과의 갈등 해결이다.중국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 런하이핑(任海平) 국제전략연구실 주임이 “중국정부는 석유 확보 과정에서 미국과의 전략적인 충돌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 대목에서 중국의 고민이 읽혀진다. 중국의 해양석유개발도 주변국과의 군사적 충돌 위험성을 높여주고 있다.베트남과의 분쟁지역인 남사제도(南沙諸島)와 일본과의 분쟁지역인 조어대(釣魚臺)등이 대표적이다.한국과는 서해 및 남해 대륙붕 경계선을 놓고 분쟁을 일으킬 소지도 있다. 최근 중국 군함이 군산 앞바다에서 작업중이던 우리 석유 탐사선에 접근,무력 시위를 한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동아시아 에너지 문제 전문가인 미국프린스턴 대학의 켄트 켈더 교수는 “중국이 석유안보가 심각하게 위협받을 경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군사력에 의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베이징 김성진 중국 사회과학원 방문연구원 (산자부 서기관) sungjinkim15@hanmail.net
  • [눈에 띄네~ 이 얼굴]‘바람의 파이터’ 양동근

    [눈에 띄네~ 이 얼굴]‘바람의 파이터’ 양동근

    ‘바람의 파이터’가 이렇게 뜰 줄 누가 알았으랴.‘엎어졌던 영화는 흥행에 실패한다.’는 속설을 깨고 영화는 개봉 2주만에 전국 관객 150만명을 넘어섰다.이 흥행 돌풍의 중심에는 단연 배우 양동근(25)이 있다. 잘 알려졌다시피 최배달 역의 첫 캐스팅 대상은 가수 비였다.하지만 제작이 난항을 겪자 비는 중도하차했고,양윤호 감독은 ‘짱’에서 인연이 있던 양동근에게 “너밖에 없다.”며 러브콜을 보냈다.‘쿨’한 성격답게 그는 “네.”라는 한마디로 제의를 받아들였고,그렇게 양동근표 ‘바람의 파이터’가 탄생하게 됐다. 가발로 판명된 더벅머리가 ‘각설이’같다는 불평도 있지만,홈페이지 게시판은 대부분 그의 연기에 대한 찬사로 채워져있다.그도 그럴 것이 황소의 뿔도 꺾었다는 최배달의 ‘리얼 액션’에 한치도 모자람이 없는 열연을 펼쳤기 때문.한겨울에 도복 하나만 걸친 것도 모자라 맨 손 맨 발로 빙벽에 올랐고,‘NO 와이어·대역·컴퓨터그래픽’이라는 원칙 아래 실제로 상대를 가격하는 액션을 가감없이 연기했다.5일동안 700㎏이 넘는 싸움소의 뿔을 부여잡고 촬영하는 일도 있었다. 몸을 사리지 않은 액션뿐만 아니라 감정 연기도 최배달의 삶을 살리는 데 한몫했다.겉은 강하지만 속은 여린 배달의 사랑은 그의 수줍은 듯한 표정 때문에 더 애틋하게 느껴졌고,싸움장면은 타오르는 눈빛 때문에 더 실감나게 다가왔다.일본 배우 가토 마사야는 “눈에서 느껴지는 힘이 대단한 배우”라고 치켜세우기도. 1998년 ‘짱’으로 데뷔한 양동근은 ‘화이트 발렌타인’‘해적 디스코왕 되다’‘와일드 카드’‘마지막 늑대’등에 출연하며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아왔다.이제 그는 ‘바람의 파이터’로 흥행 배우의 대열에도 올라섰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언더우드家 119년간 모은 자료 도서 1500권등 연세대에 기증

    연세대와 YMCA 등의 설립에 기여한 언더우드가(家)가 한국에 머물면서 모은 도서와 자료를 내놓았다. 연세대는 언더우드가의 4세 원한광(61) 박사로부터 이 집안이 119년 동안 한국에서 모은 도서 1500여권과 3세 원일한 박사가 남긴 일기,편지 등 42상자 분량의 자료를 기증받았다고 23일 밝혔다. 연세대는 오는 11월 미국으로 돌아가는 원 박사가 “‘한국에서 모은 자료는 모두 남겨둬야 한다.’는 선친의 뜻에 따라 기증하기로 했다.”며 지난 7월 말 알려옴에 따라 현재 도서관에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증 도서 가운데는 1881년 프랑스 신부들이 일본 요코하마에서 불어로 출간한 ‘한국어문법’과 선교사 헐버트가 1906년 쓴 ‘대한제국멸망사’ 등이 포함되어 있다.기증된 자료 가운데는 원일한 박사가 60여년 동안 작성한 편지 7상자와 설교문 6상자,언더우드가 관련 자료들이 포함되어 어 전후 한국사 이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언더우드가의 1세 원두우 박사가 한국에 첫발을 들여놓은 1885년 입수하여 미국의 친지들이 보관해 온 신라토기도 포함되어 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서울 하늘아래 異國지대 속으로

    서울 하늘아래 異國지대 속으로

    서울에 머물고 있는 외국인이 늘어나면서 ‘외국인 마을’이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동부이촌동,방배동 등 10여곳에 이른다.대외 접촉이나 거래가 늘어나는 등 서울의 국제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내 ‘외국인 거리’에서 이국적 볼거리와 먹을거리 등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서울시민들의 ‘특권’이다.관광 목적이 아닌 취업 등을 이유로 서울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 수는 작년 말 기준으로 모두 10만 2882명이다.서울시민 100명 가운데 1명이 외국인인 셈이며,10년전인 지난 1995년(4만 5072명)과 비교할 때 2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서울의 외국인촌은… 지역별 외국인 수는 주한 외국공관들을 비롯,이태원이라는 ‘국제관광특구’가 있는 용산구가 전체의 8.6%인 8852명으로 가장 많다.또 중소기업들이 몰려 있는 서울 서남권의 영등포구(7625명)와 구로구(6593명),금천구(6131명) 등에도 조선족 동포를 비롯한 외국인 근로자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다. 국적별로는 중국이 전체의 절반이 넘는 5만 2572명이다.이어 ▲미국 1만 1484명 ▲타이완 8908명 ▲일본 6139명 ▲필리핀 3894명 ▲베트남 2052명 ▲몽골 1936명 ▲캐나다 1723명 ▲프랑스 1076명 등의 순이다. 이처럼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서울 곳곳에 뿔뿔이 흩어져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모두 10여곳에 이르는 ‘그들만의 동네’가 있다. ●70년대부터 외인촌 형성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외국인 마을로는 용산구 이촌1동과 한남동,이태원동 등 3곳을 꼽을 수 있다. 우선 이촌1동은 70년대 한강외인아파트가 들어서면서 형성되기 시작,지금은 이 일대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일본인 1500여가구 5000여명이 모여 살고 있다.서울에 거주하는 일본인 5명 중 4명은 이곳 주민인 셈이다. 60년대부터 주한 외국공관들이 속속 들어선 한남동은 400여명의 독일인을 포함,외교관 가족들이 주로 거주하고 있다. 용산 미8군기지에 근무하는 군인과 군속 등이 많은 이태원동에는 최근 주말이면 이곳 이슬람사원을 찾는 인도·파키스탄·방글라데시 등의 노동자들이 부쩍 몰리면서 색다른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또 프랑스어 간판과 표지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서초구 반포4동 프랑스 마을(서래마을)은 지난 1985년 당시 한남동에 있던 프랑스 학교가 이곳으로 옮겨오면서 지금은 상사 주재원과 외교관 가족 등 500여명의 프랑스인들이 둥지를 틀었다.‘맹모삼천지교’가 동양에서만 통용되는 이치는 아닌듯 싶다. ●90년대,‘코리안 드림’을 위한 보금자리 90년대 이후 ‘코리안 드림’을 품고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새롭게 만든 외국인 마을도 눈에 띈다. 구로공단이 디지털산업단지로 ‘업그레이드’되는 과정에서 공단 근로자들의 거주지였던 구로구 가리봉동과 영등포구 대림동 일대의 쪽방 형태의 속칭 ‘벌집촌’은 조선족 등 한국계 중국인들로 채워졌다.이곳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외국인들은 줄잡아 2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또 90년대 후반부터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투르크메니스탄 등의 보따리상들이 동대문일대 의류시장을 찾기 시작하면서 중구 광희동 일대는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촌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까닭에 이곳 골목골목에서 러시아어인 키릴문자를 접하기는 어렵지 않다. 게다가 최근에는 몽골인들이 늘면서 ‘몽골 타워’라 불리는 몽골 식품과 신문 등을 구할 수 있는 건물도 들어섰다. 이밖에 종로구 동숭동 혜화동로터리 동성고교 주변은 일요일 오후가 되면 필리핀 장터가 열린다.2년전쯤부터 혜화동 성당에서 필리핀인들을 위한 미사가 마련되면서 주말 나들이를 나온 이들이 좌판을 형성했다. 장세훈·이유종기자 shjang@seoul.co.kr ■구로구 가리봉동 ‘옌볜거리’ 서울시민들에게 자장면과 짬뽕이 없는 중국집을 상상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그러나 이같은 한국식 중국요리가 없어도 ‘문전성시’를 이루는 중국음식점들이 서울 하늘 아래 존재한다.이른바 ‘옌볜 거리’로 불리는 구로구 가리봉동 가리봉시장 일대가 바로 그곳이다. 90년대 후반부터 조선족 등 중국인 노동자들이 타향살이의 설움을 달래기 위해 모여들면서 200m에 이르는 도로 양쪽은 중국식료품점과 중국노래방,환전소,국제전화방 등으로 가득 찼다.이곳에서 10년째 과일가게를 열고 있는 조한수(51)씨는 “최근 불법체류자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서 이곳을 찾는 중국동포 수는 절반 이상 줄었다.”면서 “대신 중국 정통요리를 저렴한 가격으로 맛볼 수 있다는 소문이 번지면서 주말에는 내국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 위치한 10여곳의 중국음식점에는 자장면과 짬뽕이 없다.대신 중국 본토에서나 맛볼 수 있는 류산슬,라조육,자라탕,해삼탕,궁보기정,건두부볶음 등을 내놓는다.음식을 우리 입맛에 맞도록 했으며,가격도 1만∼2만원 수준으로 저렴하다. 이 중 ‘삼팔교자관’(三八餃子館,02-856-3868)은 큼지막한 돼지고기를 납작하게 튀겨낸 ‘꿔보루’(1만 2000원)라 불리는 중국식 탕수육,식사 대용으로도 그만인 물만두(4000원) 등으로 유명하다. 중국 헤이륭장성 출신의 강용근(47) 사장은 “내국인 손님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청량리·안양·일산 등지에서 오는 단골 손님도 상당수”라고 귀띔했다. 또 중국의 재래시장에 온 것같은 착각이 들 만큼 다양한 종류의 중국제품을 갖춘 가리봉시장은 ‘보는 재미’가 쏠쏠하며,해가 질 무렵 등장하는 노점상에서는 양고기 꼬치구이라는 별미도 접할 수 있다. 옌볜 거리는 지하철 7호선 남구로역 3번 출구로 나와 200m 가량 내려오면 닿을 수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중구 광희1동 러·중앙아시아촌 지하철 2호선 동대문운동장역 12번 출구에서 서쪽으로 20m쯤 지나면 남쪽으로 향한 거리를 좌우로 러시아·중앙아시아촌이 눈에 들어온다.이 일대 가게에는 러시어가 병기돼 있으며 행인들도 대다수 코가 높은 러시아·중앙아시아인들이다.이국적인 향취가 물씬 풍기는 이 거리의 주소는 중구 광희1동. 여기에는 아예 10층짜리 건물 한 동을 몽골인들이 사용하는 ‘몽골타워’도 있다.광희1동 143의2에 위치한 ‘뉴금호타워’에는 술집과 노래방인 1·2층을 뺀 나머지 3∼10층에 몽골 식당을 비롯,몽골식 미장원,화장품점,식료품점,국제전화카드점,무역회사,화물운송업체 등이 들어있다.몽골 신문과 방송테이프는 각각 1000원,5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3층에는 한국에 체류하는 몽골인들끼리 각종 정보를 교환하는 게시판까지 마련돼 있다. 5000원 정도이면 3층 몽골 식당에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몽골인 보이보 이나(23)는 “한국에서 번 돈을 몽골에 송금하기 위해 이 곳을 찾는다.”면서 “주말에 주로 오며 몽골식 생필품을 사거나 친구들을 만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우리 입맛에는 다소 맞지 않으나 러시아·중앙아시아의 현지 음식을 그대로 파는 가게도 있다.‘우즈베키스탄’과 ‘사마리칸트(02-2277-4261)’에서 쯔예플랴토를 비롯,타바카,플로브,슈르파 등 러시아 요리를 즐길 수 있다.음식값은 4000∼5000원 정도로 비싸지 않은 편이다.술은 1500∼2000원선.사마리칸트의 샤리오(34)는 “평일에는 러시아 음식을 즐기려는 한국사람들도 상당수 몰린다.”고 말했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서초구 반포4동 ‘프티 프랑스’ ‘프티 프랑스’(작은 프랑스)로 일컬어지는 서울 서초구 반포4동 서래마을은 이름에 걸맞게 와인 등으로 유명하다.이곳에서는 수백종의 와인을 백화점보다 10∼20%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고 있어 구입할 수 없는 와인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먼저 와인을 살 수도 맛볼 수도 있는 ‘와인숍&바’로는 ‘뚜르드뱅’(Tour Du Vin,02-533-1846)과 ‘비니위니’(Viniwini,02-592-9035)를 꼽을 수 있다.국내 최대 규모인 뚜르드뱅에서는 500여종의 와인을 소믈리에(Sommelier·와인전문가)의 추천을 받아 구입한 뒤 바에 앉아 직접 시음할 수 있다.비니위니는 300여종의 와인과 함께 100가지가 넘는 크라상과 델리 등을 갖추고 있어 출출함을 달래는 데 그만이다. 전문판매장인 ‘텐투텐’(Ten to Ten,02-3477-0303)은 200여종의 와인과 40여종의 치즈,냉동야채 등을 골고루 진열하고 있다.이혜진(23·여) 매니저는 “몇 천원에서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다양한 와인이 갖춰져 있다.”면서 “와인숍마다 특색이 있어 이곳에서 구하지 못하는 와인은 없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들 와인숍에서는 주문배달도 가능하다. 또 여느 와인바의 경직된 분위기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맘마키키’(Mammakiki,02-537-7912)를 들러보라.이곳을 운영하는 연극인 부부 정원경(37)·신리(46·여)씨는 “가격과 격식에 대한 부담을 없애고,선술집처럼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고 말했다.1만 5000원∼3만원 선의 와인에 와사비 소스를 곁들인 삼겹살(1만 6000원),마늘 소스를 얹은 훈제연어(1만 9000원) 등을 안주로 곁들이면 한 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다. 이밖에 프랑스 제빵사가 직접 만드는 ‘파리크라상’(02-3478-9139)의 빵맛도 일품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용산구 이촌1동 ‘리틀 도쿄’ ‘리틀 도쿄’로 불리는 이촌1동 일대 아파트 단지는 외관상으로는 일본 냄새가 거의 풍기지 않는다.일본사람들이 5000여명이나 몰려 살지만 왜색(倭色)은 의외로 미미하다.그저 아파트 단지로만 보일 뿐이며 부동산에 내걸린 일어간판이 그나마 이 지역의 특성을 드러낸다. 하지만 속살을 들여다 보면 사뭇 다르다.일본사람이 직접 운영하는 음식점이 더러 있어 왜색 먹을거리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상사 주재원으로 한국에 왔다가 16년째 체류중인 미타니 마사키(56)가 운영하는 우동집 ‘미타니(02-797-4060)’에서는 5000∼9500원에 정통 일본우동을 즐길 수 있다.시금치와 미역,대파에 튀김옷이 들어간 이 가게 특유의 미타니 우동을 비롯,유부우동,튀김우동,야마가케우동 등이 메뉴판에 올라있다.덮밥은 8000원∼1만 4000원.미타니는 “모든 일본사람들의 식성에 맞게끔 도쿄식과 오사카식의 중간형태로 우동을 내놓고 있다.”면서 “면과 주요 재료는 모두 수입해서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식 라면과 돈가스,중화·일품요리를 즐기려면 ‘아지겐(02-790-8177)’을 찾으면 된다.사또 에이지가 운영하는 이 가게는 3년전 이 곳에 자리를 잡았다.도쿄식이며 7000원∼1만 3000원선이면 일본 라면을 즐길 수 있다. 일본에서 직접 조리법을 배운 주방장이 음식을 만드는 ‘보천(02-795-8730)’도 우동전문점으로 인기가 높다.우동은 5000∼7000원선이며 초밥과 각종 덮밥도 있다.주인 용원중(45)씨는 “예전보다는 일본사람들이 크게 줄었다.”면서 “하지만 아직도 30%정도는 일본사람들이 고객”이라고 말했다.또 간장이나 소바소스 등 일본식 생활용품은 ‘모노마트(www.monomart.co.kr)’에 거의 모든 것이 구비돼 있다.종업원 김금옥(25·여)씨는 “고객 가운데 한국인과 일본인의 비율은 6대 4”라고 밝혔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종로구 혜화동 ‘필리핀장터’ ‘젊음의 거리’ 대학로와 지척에 위치한 서울 종로구 혜화동로터리는 일요일 오후가 되면 색다른 광경이 연출된다.동성중·고등학교 담장을 따라 100여m 남짓한 거리에는 생소한 물건을 사고파는 낯선 얼굴들을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곳은 바로 서울과 수도권 일대에 거주하는 필리핀 노동자들의 일요 장터가 서는 곳이다. 필리핀 국민 절대 다수가 가톨릭을 신봉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들은 2년전쯤부터 혜화동 성당에 모여 일요 미사를 보고 있다.장터는 미사를 마친 필리핀인들이 이야기 꽃을 피우고,고국에 대한 향수를 달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다. 인도 양쪽으로 늘어선 30∼40개의 좌판이 전부지만 없는 게 없다.화장품·샴푸·조미료·향료·소스 등 생활필수품부터 망고·코코넛·롱빈(콩류) 등 과일·야채류를 비롯,필리핀에서 건져올린 생선에 이르기까지 백화점이 부럽지 않다.또 필리핀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TV 드라마나 영화의 녹화테이프도 불티나듯 팔리고 있다.여기에 소형 트럭에 각종 조리기구와 음식을 싣고 나와 즉석에서 요리·판매하는 필리핀식 먹거리는 필리핀인 뿐만 아니라,이곳을 지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눈과 코를 자극하고 있다. 필리핀인 아내 알리스 큐(47)와 함께 이곳에서 노점을 열고 있는 박일선(55)씨는 “한때 장터를 찾는 필리핀인들이 2000∼3000명에 이르기도 했지만,불법체류자 단속이 강화된 이후 지금은 500명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면서 “노점상에 대한 집중단속이 이뤄지고 있어 어려움이 많지만,필리핀인들에게는 유일한 나들이 공간이기에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당뇨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유자와 비슷한 ‘안빨라야’ 등 야채류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자주 찾는다고 덧붙였다. 우리민족 고유의 시골장터와 분위기를 견줄 수는 없지만,이색적인 볼거리와 먹거리를 경험해보고 싶다면 이곳에 한번 들러봄 직하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美 국무부사이트 ‘동해→일본해, 서해→황해’

    미국 국무부 사이트(www.state.gov)에서 ‘동해’가 ‘일본해(Sea of Japan)’로,‘서해’가 ‘황해(Yellow Sea)’로 잘못 소개되고 있는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미국 국무부 사이트 한국 소개란에 실린 지도에는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돼 있으며 서해도 중국식 표현인 황해로 소개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소개란에도 서해는 역시 황해로 표기돼 있고,일본 소개란에는 일본해 표기는 물론 서해가 ‘동중국해(East China Sea)’로 소개되고 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한 영문 표기도 일관성이 없이 소개,한국 배경설명에는 대통령을 ‘Roh Moo-hyun’으로,그 밑에 함께 게재한 미 중앙정보국(CIA) 정부인사 소개란에는 대통령을 ‘NO Mu-hyon’으로 표기하고 있다. 또 그 기준 시기가 다르기는 하지만 한국 배경설명에서는 국무총리를 ‘Yi Hae-chan(이해찬)’으로 소개한 반면,CIA 자료에는 국무총리를 ‘Goh Kun(고건)’으로 적시해놓고 있다. 연합
  • 어눌한 ‘기타노’식 재치를 만난다

    일본의 영화감독 겸 배우 기타노 다케시의 초기작 3편이 6일부터 잇따라 상영된다. 서울 종로 코아아트홀은 6일부터 ‘모두 하고 있습니까?’와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3-4×10월’ 등 3편을 각각 일주일 동안 마라톤 상영하는 프로그램 ‘기타노 다케시를 만나다’를 마련한다. ‘비트 다케시’란 예명으로 활동하는 코미디언 겸 영화배우인 기타노는 1989년 ‘그 남자 흉폭하다’로 데뷔한 이후 해외 영화제들에서 ‘하나비’‘소나티네’ 등을 인정받으며 일본의 대표감독으로 불려왔다. ‘모두 하고 있습니까?’는 성에 대한 환상에 빠져 매사를 그르치는 남자를 그린 코미디.앉으나 서나 카섹스 생각뿐인 주인공을 통해 기타노 특유의 ‘어눌한 재치’를 그대로 투영해낸다.시종일관 황당한 상황을 묘사하는 영화는 슬랩스틱 코미디와 SF를 자유로이 넘나들며 초보감독 시절 장르 실험에 열중한 기타노의 열정을 보여준다. 13일부터 일주일 동안 상영되는 1991년작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는 서정적인 분위기의 청춘영화.20일 개봉하는 90년작 ‘3-4×10월’은 기타노 특유의 스타일을 예고하는 액션물이다.선혈낭자한 하드보일드 액션에 코믹터치가 가미됐다.(www.kita no.co.kr)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10)한여름밤 공룡의 꿈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10)한여름밤 공룡의 꿈

    열대야다.뒤척이다가 밤을 새우기 일쑤다.이런 때는 그야말로 공룡을 주인공으로 한 ‘한여름 밤의 꿈’이 제격이다.갑자기 나타난 육식공룡,무지막지한 놈이 이빨을 턱,치켜세우고 잠자리를 굽어보며 혀를 날름거린다.생각만 해도 시원하지 않은가.그런 공룡을 실제로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8일 경남 고성에 공룡박물관 탄생 공룡이 ‘뜬 지’ 오래다.공룡영화의 고전인 영화 ‘쥐라기공원’은 공상소설은 물론 만화 패션 박물관 기념품과 애니메이션의 단골 소재가 됐다.이런 공룡 문화산업은 한반도 남단까지 밀려와 전남 해남 우항리의 공룡박물관을 낳았는가 하면,경남 고성 한려수도에도 세계 수준의 공룡박물관이 오는 8일 임시개장을 앞두고 있다.고성 땅으로 접어들면 타임머신을 탈 필요도 없이 공룡세계로 바로 들어갈 수 있다.아예 ‘공룡나라(The Land of Dinosaur Goseong)’라고 ‘공룡공화국’을 선포했다.중생대 백악기의 공룡 발자취가 남아 있는 하이면 덕명리 상족암 일대는 명실공히 ‘백악기 공원’에 걸맞은 곳이다.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명승지 상족암,일명 상다리바위라 부르는 퇴적암지대는 마치 시루떡처럼 켜켜이 퇴적암이 층을 이루고 있다.그림 같은 사량도가 눈앞에 떠있고,율포만을 돌아가면 한려수도의 전형을 보여주듯 자란만(紫蘭灣)의 크고 작은 섬들이 공룡 신화와 더불어 나그네를 맞는다. 경북대의 양승영(지질학),임성규(고생물학) 등이 연구의 문을 연 이래 제법 세월이 흘렀다.연구자층과 애호가층이 넓어져 2006년에는 중국의 자공,일본의 후쿠이현,캐나다 로열티렐 공룡박물관이 모두 참여하는 공룡엑스포까지 열린다.가히 공룡 문화산업이 공룡화하는 느낌이다.중생대 지층은 육성층(陸成層)이라 화석이 드물다는 통설을 깨면서 해성층(海成層) 공룡화석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세계 학계에 보고된 해남 우항리,전남 보성의 대규모 공룡알과 알둥지,전남 화순의 육식공룡 발자국,여수시 사도 추도 낭도 등 도서지역에서 발견된 3500여점의 발자국,시화호와 통영시의 공룡알 등은 우리나라가 공룡의 보고임을 말해 주는 물증들이다. ●수많은 발자국으로 뒤덮인 고성화석지 하일면을 포함한 개천·영현·삼산·동해·마암·회화면 등지의 고성화석지는 수많은 공룡 발자국으로 어지럽다.심지어 옥천사가 자리잡은 연화산 도립공원 같은 내륙에도 공룡의 흔적이 있으니 상전벽해란 이를 두고 말함이렷다. 중생대에 거대한 호수가 있었다.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경상호수’쯤 되리라.이 물길은 일본까지 연결되어 하나의 호수를 형성했다.수많은 공룡이 잔잔한 물가를 거닐었을 것이다.당시의 파흔(波痕)이 굳어진 퇴적암을 보면 물결은 잔잔했다.호수 주변은 이질 평원퇴적층으로,공룡발자국 대부분이 이 암상에 찍혀 있다.기후는 건조한 가운데 건기와 우기가 반복되는 계절성이었을 것이다.걸어다닐 수 있을 정도로 얕고 경사가 완만한 호수였던 듯 물가를 또박또박 걸은 흔적뿐 아니라 수많은 공룡들에 의해 헝클어진 공란작용(dinoturbation)의 흔적까지 보인다.큰 놈은 발자국이 40∼50㎝에 이르니 그 크기가 짐작된다.날카로운 발톱을 보건대 더러 육식공룡도 있었지만,대부분 유순한 초식공룡이었음이 분명하다.익룡의 날카로운 발톱이 새겨진 게 우항리 것과 흡사한 발자국도 남아 있다.학계의 의견을 종합하면 공룡이 발자국을 남긴 과정은 다음의 세 단계로 정리된다. 가뭄 시기 가뭄에 물을 먹기 위해 호수 주변에 공룡이 출몰함. 오랜 시간 노출 석회질 토양화가 일어나면서 발자국이 찍힌 퇴적물이 굳어지는 고화현상이 진행됨. 홍수에 의한 범람 발자국이 찍힌 퇴적층이 매몰되면서 지층에 보존됨. 그 후로 수많은 세월이 흘러 발자국은 바위로 굳었다.호수는 바다로 바뀌었고 지각변동으로 퇴적암이 땅 위로 솟구쳤다.그러다 파도에 퇴적암이 한꺼풀씩 벗겨나가면서 드디어 발자국이 드러났다. ●공룡, 오랜 시간동안 완만하게 소멸 우리는 ‘호모사피엔스가 무엇인가.’하는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오리진’을 쓴 리처드 리키와 로저 르윈의 ‘제6의 멸종’은 호모사피엔스가 결코 특권을 부여받지 않았음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지구를 온통 늪으로 몰아넣은 5대 멸종.수많은 생물체가 사라졌고,무수한 생물군이 새로 생겨났다.살아남은 우리는 억세게 운좋은 종 가운데 하나일 뿐,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뜻있는 많은 이들은 지금 인간들의 탐욕스러운 행동이 다시 한번 대멸절,즉 ‘제6의 멸종’을 부르고 있다고 경고한다. 우리는 1억 4000만년에 걸친 공룡의 육상지배를 종결지은 6500만년 전 백악기 말의 공룡 멸절사건을 기억해야 한다.공룡의 멸절이론도 운석충돌설 같은 외부충격설에서 벗어나고 있다.거대한 외부 충격으로 일시에 공룡이 사라진 게 아니라 오랜 시간동안 완만하게 소멸했다는 증거들이 속속 제시되고 있다. 바로 이어지는 신생대에서는 공룡의 뒤를 이어 포유류가 육지의 지배적인 척추동물이 되었다.포유류가 공룡보다 특별히 뛰어났던 건 아니다.쥐새끼만한 포유류는 공룡 눈치나 보다가 잡아먹히는 비운을 감수하면서 1억년을 버텼다.공룡이 멸절하지 않았더라면 호모사피엔스가 ‘만물의 영장’인 시대는 결코 오지 않았을 것이다.약 500만년 전 최초의 사람종이 나타났을 때,그것은 단지 ‘아름답고 무한한 형태들’ 가운데 하나였을 뿐이다. 구석기,아니면 현생지질학 제4기부터 따진다고 해도 인류가 세상을 지배한 시기가 얼마나 될까.공룡은 적어도 1억 4000만년 이상을 지구에 존재했다.인류는 극히 짧은 시간에 지구의 주인공이 되었고,특히나 현대인들은 불과 100여년 사이에 엄청난 개벽을 가져왔다.이런 인류에게 영구히 보장된 미래가 있는 것인가.의문이 꼬리를 문다. ●동양인들의 삶에서도 공룡 중요 공룡은 호모사피엔스의 기억에서 영영 사라졌을까.그렇지 않다.창공을 가르는 새들은 바로 공룡의 직계 후손이다.공룡은 또 인문학적 상상력에서도 여전히 살아 있으니,영화 ‘쥐라기공원’의 탄생 같은 공룡문화의 번성도 공룡이 영영 사라질 수 없는 것임을 웅변한다. 인류가 창조해 낸 최고의 상상동물인 용(龍)도 기실 공룡류의 조합이나 다름없다.인류의 유년기적 추억 속에 기록된 거대하고 두려운 어떤 동물의 형상이 각인되어 DNA로 전승되었던 것은 아닐까.신비로운 동물 용의 출발도 결코 인류사의 유년기적 추억에서 벗어나 있는 것은 아니다. 덧붙여 공룡의 발견 역시 서구학자들에 의해서만 이뤄진 것이 아니다.일찍부터 동양인들의 삶에서도 공룡화석은 중요했으며,용골(龍骨) 같은 한약재는 틀림없이 공룡의 화석을 의미했다.10여년 전,시베리아 사하공화국에 갔을 때다.그곳 주민들이 만드는 섬세한 뿔조각품이 코끼리상아가 아니라 지금은 역사에서 사라진 맘모스 상아,즉 화석으로 만들어진 것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상족암 역시 숱한 시인묵객들이 찾아 ‘용굴’ 같은 해식동굴 지명을 남기고 있거니와,이래저래 문화사적 장기 지속의 우연성을 말해줌이 아닐까. ●선입견 깨고 ‘적지적시’의 공룡 되찾아야 중국의 기서(奇書) 산해경에 등장하는 ‘기이(奇異)’들은 저마다 나름의 연원을 갖고 있다.그렇기에 사마천 같은 이도 산해경에 대해 ‘감히 말할 수 없다(不敢言之也).’고 평하지 않았겠는가.동진의 문인 곽박(郭璞·276∼324)은 장자를 인용하면서,‘사람이 아는 것은 알지 못하는 것에 미치지 못한다.’고 했다.생각건대,우주는 광활하고 뭇 생명체는 도처에 산재해 있으며,음양의 기운이 왕성히 일어나면 온갖 종류로 나뉘어 생겨난다는 점을 지적한 말이리라.그는 ‘소 발자국에 괸 물에서나 노는 수준으로는 붉은 용이 하늘까지 치솟는 경지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곽박의 말은 여러모로 정당하다.우리는 자동차 바퀴자국에 고인 물에서나 노는 수준이 아닐까.공룡과 인류시대의 시간이 던져주는 간극을 상상해 본다면,우리가 장구하다고 하는 인류사도 지질사의 미미한 일부,바로 ‘새발의 피’ 아닌가. 분류학 생물층서학 고생태학 고생물지리학 고환경학 등에서 공룡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그런 영향일까.오늘날 세계의 공룡학은 앙상한 골격이나 발자국 연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새로운 세대의 디지털 고생물학자들은 공룡화석에 생기를 불어넣어 가히 ‘공룡연구의 르네상스’를 일으키고 있다.진화생물학 생물역학 식물학 생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젊은 학자들이 그들.그들은 컴퓨터,CT스캔,X선,전자현미경 등 다양한 도구와 방법론을 동원,‘겁없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고성의 공룡이 살아있는 실체로 바닷가를 노닐게 해야 한다.지금까지 공상영화가 창조해 낸,엉뚱할 수도 있는 선입견을 깨고 적지적시(適地適時)의 공룡을 탄생시킬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공룡학’이 그야말로 공룡화되어 거대 골격에 묶인 채 끝내 관료화되는 비극을 피하길 기대해 본다.공룡연구야말로 무한한 상상력과 이의 입증이 필수 아니겠는가. 한려수도 덕명리에서 심안(心眼)으로 공룡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무거운 수수께끼를 안고 오는 길,그 여행이 주는 즐거움이 공룡에 대해 ‘우리는 아는 것보다는 모르는 것이 훨씬 많다.’는 작은 성찰에서 싹튼 것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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