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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르포] 쉴 틈 없이 줄이은 화장 행렬… 강 비린내·탄 냄새 진동

    [커버스토리-르포] 쉴 틈 없이 줄이은 화장 행렬… 강 비린내·탄 냄새 진동

    1일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 남동쪽을 관통하는 바그마티 강 유역에서는 시신을 태운 ‘죽음의 연기’가 끊이지 않았다. 강이 갈라져 섬처럼 된 둔덕에도, 강둑에 마련된 ‘갓’(화장용 단상을 뜻하는 현지어)에도 빈틈없이 장작더미가 올라가 있었고 그 위에는 천으로 감싼 시신이 한 구씩 불타고 있었다. 갠지스 강 상류인 바그마티 강과 강가에 있는 네팔 힌두교의 최대 성지 파슈파티나트 사원은 인도에서도 많은 힌두교도가 성지순례를 위해 찾는 곳이다. 화장이 이뤄지는 ‘갓’들은 사원 영내에 해당하는데, 카트만두뿐 아니라 외곽에서도 화장을 위해 이곳을 찾는다. 화장이 끝난 뒤 생존자들은 가족의 마지막 흔적을 강물에 뿌렸다. 한 주민은 “상류 쪽은 부유층과 귀족들의 화장장이고, 하류로 내려올수록 가난한 사람들의 화장장이라고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마지막 여행’을 떠나는 길마저 신분에 따라 다르다는 얘기를 듣고 보니 네팔 또한 인도처럼 카스트 제도가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실감됐다. 카트만두에서만 수천명이 숨진 터라 화장의 행렬은 쉴 틈 없이 이어졌다. 돈이 없어 장작을 충분히 구하지 못한 시신은 완전히 재가 되지 못한 채 강물에 던져지기도 했다. 강바닥에는 시신을 감쌌던 천이 떠내려가다 바위에 걸려 흔들리고 있었다. 물비린내와 매캐한 탄 냄새, 알 수 없는 냄새가 코를 마비시켰다. 평소 바그마티 강 한쪽에서 잿더미를 뿌리는 동안, 다른 쪽에서는 그 물을 마시고 몸을 씻는 게 네팔 사람들의 풍습이다. 사람들이 바그마티 강을 ‘삶과 죽음이 하나가 되어 흐르는 강’이라고 부르는 까닭이다. 하지만, 지난 25일 대재앙이 휩쓸고 간 뒤로 바그마티 강은 오롯이 거대한 화장터로 변했다. 이방인의 눈에 생경했던 건 부모를 화장하고 전통에 따라 머리를 민 남성도, 가족 중 누굴 떠나보냈는지 모를 노인도 결코 큰 소리로 통곡하거나 절규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의연하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윤회(輪廻) 사상을 믿는 네팔인들이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식이었다. ‘갓’에서 남편을 화장한 마야 사케(34)의 눈빛에서는 슬픔과 무거운 책임감이 교차했다. 카트만두 서쪽 지역에서 벽돌을 찍어내던 남편은 25일 지진 발생 당시 입은 부상이 악화돼 숨졌다. 사케는 울었지만, 소리는 내지 않았다. 슬픔을 속으로 삭이는 듯 했다. 사케는 “생전에 착한 일을 많이 한 남편은 좋은 곳에서 다시 태어날 것”이라면서 “남편 대신 세 딸과 아들을 먹여 살려야 하기 때문에 슬퍼할 시간도 없다”고 했다. 사케처럼 카트만두도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전날까지만 해도 전부 닫혀 있었던 상점들이 하나둘 문을 열기 시작했다. 바그마티 강 인근 거리에 늘어선 상점 가운데 서너 곳이 문을 열고 몇 개의 노점도 섰다. 카트만두 중심부의 라트나 파크에 형성됐던 거대한 이재민 천막촌도 절반 규모로 줄었다. 여진 가능성이 줄면서 일부는 집으로 돌아갔고, 또다른 이들은 고향집으로 내려갔다. 천막촌의 급수차 물배급 사정에 여유가 생긴 것인지 비교적 깨끗한 행색의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남아 있는 이재민들도 “2~3일 내로 집에 돌아가겠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달 26일 아내와 아들, 두 딸과 함께 천막촌에 온 프러선사 커트리(44)는 2일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식기와 취사도구를 제외한 짐들을 꾸리고 있었다. 그는 “간간이 집에 들어가 필요한 물건을 갖고 나왔지만 여진이 끝났다는 확신이 없어 돌아가지 못하고 있었다”면서 “집에 돌아가 부서진 가구를 치우고 문도 다시 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카트만두를 빠져나가는 행렬은 이날도 이어졌다.지난달 30일까지 카트만두를 빠져나간 주민은 23만명에 이른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버스 안은 입석까지 꽉 찼고, 그것도 모자라 지붕까지 올라탔다. 법으로 금지된 일이지만, 경찰들도 눈감아 줬다. 2명씩 태운 오토바이도 수없이 시 외곽으로 빠져나갔다. 국제구호단체인 기아대책의 발 크리스나 버터라이(38)는 “이분들은 시 외곽 지역에 고향을 둔 카트만두 직장인이다. 고향 가족들을 위해 천막을 구해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토바이에 끈으로 천막을 매단 채 신두팔촉으로 향하던 라젠드라 퍼르사이(23)는 “집이 다 무너졌지만 다행히 식구 중 다친 사람은 없다”면서 “매일 비가 오는데 가족들이 천막을 구하지 못해 남의 집에서 잔다고 해서 급하게 텐트를 구해 가는 중”이라고 했다. 카트만두(네팔) 김민석 특파원 shiho@seoul.co.kr
  • 서초, 전문가와 함께하는 꼼꼼 복지 처방

    서초, 전문가와 함께하는 꼼꼼 복지 처방

    ‘주민들의 예상치 못한 고충은 ‘걱정 해결사’가 해결해 준다.’ 서초구와 메리츠화재는 1일부터 어려움에 처해 있는 저소득 주민을 위한 ‘걱정해결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지난 29일 업무협약 체결을 마쳤다. 소외된 이웃의 어려움을 함께 나눠 걱정을 덜어 주고 즐거움을 전하기 위해 추진하는 걱정해결사업을 위해 메리츠화재가 5000만원을 내놓았다. 구는 5000만원의 후원금으로 지역 저소득층에게 체계적인 지원과 절차에 따라 문제와 걱정이 해결되고 위기 해소와 자립이 될 수 있도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소외된 이웃들의 근본적인 걱정 해결을 위해 지역사회 전문가로 구성된 ‘사례관리 솔루션 회의’ 체계가 가동된다. 어려운 이웃의 상황을 꼼꼼히 분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과 지원 규모를 처방하는 것이다. 처방된 내용에 따라 생계비와 주거비, 자활훈련비, 교육비 등을 지원해 보다 전문적인 지원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주거 환경이 열악한 취약계층 대상자를 위한 주거환경개선사업도 할 예정이다. 구는 연말까지 걱정해결사업으로 최소 20가정의 걱정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또 이 사업을 통해 걱정이 해결된 주민에게 서초구와 메리츠 직원으로 구성된 ‘걱정해결단’이 찾아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이들의 자립을 응원할 계획이다. 조은희 구청장은 “지역사회 문제 해결과 소외계층 위기 해소 지원을 통한 사회공헌 활동에 동참해 준 메리츠화재에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며 “복지 사각지대 해결을 위해 앞으로 민관 협력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15세 소년 건물 잔해서 5일 만에 구조… 네팔에 퍼진 희망가

    대지진이 앗아간 절망의 땅 네팔에서 실종자들의 극적인 생환 소식에 작은 ‘희망’이 되살아나고 있다. 대지진 발생 5일 만인 30일 카트만두 시내의 무너진 7층 건물 잔해에 갇혀 있던 한 15세 소년 페마 라마가 기적적으로 구조됐다. 미국 구조팀은 전날 네팔 당국과 함께 수색 작업을 벌이던 도중 ‘힐튼 게스트하우스’라는 이름의 건물 잔해 아래에 소년이 생존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밤새 구조 작업을 벌인 끝에 소년을 끌어내 병원으로 이송했다. 라마는 온통 먼지를 뒤집어쓴 채 수액을 투여받고 목 부위에 부목을 댄 상태로 건물 밖으로 나왔다. 그가 들것에 실려 나오자 현장을 지켜보던 주민들은 환호하며 기뻐했다. 라마는 갑자기 밝은 곳으로 나와서인지 다소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눈을 깜빡였으나 이내 곁눈질로 구조대원과 눈을 맞추는 등 의식이 또렷한 상태였다. 무너진 건물의 2개 층 사이 빈 공간에 갇혀 생존할 수 있었다고 구조팀 관계자가 전했다. 앞서 이날 오전 무너진 집터 잔해더미에서 지진 발생 22시간 만에 구조된 생후 4개월된 아기가 있었다는 소식을 현지 언론 카트만두투데이가 뒤늦게 보도했다. 소닛 아왈이란 이름의 이 아기는 지난 25일 지진 발생 당시 카트만두 동쪽 바크타푸르의 집에 있다가 건물이 붕괴되면서 잔해에 깔려 갇히고 말았다. 아빠와 네팔 군인들이 함께 무너진 집터를 뒤졌지만 아기를 찾지 못했고, 자정 무렵 군인들은 철수했다. 하지만 이튿날 아침 잔해 속에서 희미한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고 다시 출동한 군인들이 돌덩이와 기둥, 벽돌을 들어 올리면서 흙먼지에 뒤덮인 아기를 구해낼 수 있었다. 아기는 모자가 달린 아기옷과 두꺼운 담요 덕분에 외부 충격과 추위로부터 무사할 수 있었다. 카트만두 김민석 특파원 shiho@seoul.co.kr
  • [기획][김민석 특파원 네팔 현지 르포] 주택 20% 사라진 산간마을…폐허된 보금자리엔 굴착기만

    [기획][김민석 특파원 네팔 현지 르포] 주택 20% 사라진 산간마을…폐허된 보금자리엔 굴착기만

    30일 오전 네팔 인드라와티강 지류의 ‘갓’(강가 화장터)에서는 종일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지진 발생 6일째이지만,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주민들이 수습된 이웃과 가족을 힌두교식으로 떠나보내는 중이었다. 산간도시 신두팔촉에서도 외딴 시골마을인 이곳 시파갓에서 얼마나 많은 이들이 희생됐는지 하늘은 온통 ‘죽음의 연기’로 뒤덮였다. 수도 카트만두에서 산간도시 신두팔촉까지는 25㎞ 남짓. 이른 아침 카트만두를 출발했지만, 폭격을 맞은 듯 곳곳이 패인 도로를 3시간이나 달려 도착할 수 있었다. 인구 28만여명의 신두팔촉은 대지진의 최대 피해지역이다. 신두팔촉의 인구는 수도 카트만두(344만여명)의 10분의1도 안 되지만, 28일까지 1176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구 밀집지역인 카트만두(1029명)보다 외려 희생이 더 컸다. 지진 직후 네팔 정부와 각국에서 달려온 구조·구호팀들은 진앙지 람중이 있는 서쪽으로 향했던 터라 반대편에 있는 신두팔촉에는 이날에야 겨우 구호의 손길이 닿았다. 피해가 더욱 커진 까닭이다. 시파갓 마을에는 이날 처음 굴착기 등 중장비가 들어왔다. 굴착기는 폐허가 된 마을을 다시 헤집었고, 주민들은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 굴착기가 무언가를 퍼 올릴 때마다 초점을 잃은 눈동자들이 이를 쫓았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시파갓 사람들이 무엇을 찾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어쩌면 희망이라는 두 글자였을지도 모른다. 끔찍한 일을 겪었음에도 타고난 품성은 여전했다. 먼지 투성이의 주민들은 “마스크는 챙겨 왔느냐”, “이 건물은 무너질 수 있으니 다가가지 말라”며 이방인 기자를 걱정해 주었다. 주민 러빈 네팔(16)은 “산 위쪽에 있는 브심달, 도다르, 보르동 마을은 상황이 훨씬 심각하다”면서 “집도, 길도 아무 것도 남지 않았을텐데 가서 꼭 살펴봐 달라”며 기자와 동행한 한국구호단이 조금이라도 더 머물기를 바랐다. 시파갓 마을의 일부 부락은 흔적만 남았다. 1100채의 가옥 중 215채가 무너졌으니 그럴 법도 했다. 도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 탓에 잔해 밑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남아 있는지 파악조차 안 된다. 네팔에서 가장 흔한 건축자재는 장작을 태우고 남은 열기를 이용해 굽는 붉은 벽돌이다. 하지만 산간지역인 신두팔촉에서는 이마저 구하기 쉽지 않다. 이곳 사람들이 산에 굴러다니는 돌을 가져다가 얼기설기 집을 지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지난 25일 규모 7.8의 강진과 잇따른 여진은 이곳 사람들의 보금자리를 흔적만 남긴채 무너뜨렸다. 지난 28일 신두팔촉 시파갓 마을에 대한 사전조사를 마친 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은 이날 시파갓 마을에 대한 긴급구호를 실시했다. 215가구에 30개들이 라면 500박스와 천막 250개를 지원했다. 지진이 발생한 뒤 거의 매일 비가 내린 탓에 땅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에 고통을 겪던 이재민들에게 바닥깔개도 지원했다. 기아대책 봉사단의 문광진(45) 예수교대한성결교회 선교사는 “아직까지 산 위쪽 마을에서는 시신 발굴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시파갓 마을 식수도 오염될 여지가 있어서 방역을 했다”면서 “산 위쪽 마을에도 서둘러 사전조사를 한 뒤 곧 긴급구호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hiho@seoul.co.kr
  • 민원인 귀 되는 서초 수화 서비스

    청각장애인 김민순(49·서초1동)씨는 서초구 오케이민원센터 배대순 수화통역사의 도움으로 몇 분 만에 복잡한 가정법원 제출 서류를 발급받았다. 또 수화통역사가 직접 가정법원까지 동행해 어려운 법률 관련 신청도 해결했다. 구 오케이민원센터에서는 법률과 세무 상담 등 여러 전문 상담코너를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매주 월~금요일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통역 상담실’을 운영한다고 29일 밝혔다. 수화통역 전문 상담실에 서울시수화통역센터 소속 수화통역사가 고정 배치돼 청각장애인들의 귀가 되고 있다. 시범운영기간인 지난 3월 한 달 동안 방문상담통역, 전화 및 인터넷 화상상담통역 등 수화통역 서비스를 받은 장애인은 모두 49명으로 274건의 다양한 서류 신청에 도움을 줬다. 특히 배 수화통역사는 방문 민원인뿐 아니라 법원과 검찰, 경찰서, 주민센터 등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수화통역이 필요한 곳에 동행했다. 시수화통역센터에서는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24시간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수화통역이 필요하면 서초구 수화통역사의 업무용 전담번호(010-5041-8116)를 통해 문자나 영상통화로 언제든지 신청하면 된다. 배 수화통역사는 “앞으로 청각장애인들의 입과 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좋은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김민석 특파원 카트만두 르포] 공항·터미널마다 ‘죽음의 땅’ 엑소더스

    [김민석 특파원 카트만두 르포] 공항·터미널마다 ‘죽음의 땅’ 엑소더스

    재난 발생 이후 생존이 가능한 ‘골든타임’이 지난 지 29일로 만 하루가 흘렀다. 전날 지진 발생 80시간 만에 잔해 더미에서 20대 남성이 구출되기도 했지만, 점점 희망의 빛은 사그라들고 있다. 잔뜩 찌푸린 채 비까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수색·구조 작업은 더뎠고 공항과 버스터미널은 ‘신들의 땅’에서 ‘죽음의 땅’으로 변한 카트만두를 떠나려는 엑소더스(대탈출) 인파로 넘쳐났다. 기자가 탄 타이항공 TG319편이 트리부반 국제공항에 내린 시간은 이날 오후 1시(현지시간). 공항 상공에서 40여분을 선회하다 간신히 착륙 활주로에 내려앉았다. 하지만 안도의 한숨은 잠시뿐. 각국에서 도착한 구호물자를 실은 민항기와 인도 군용기 등이 공항 여객터미널 부근에 얽히고설켜 TG319편은 터미널에 접근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결국 비행기는 승객들을 활주로 한복판에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취재진과 조선대 의료봉사팀, 일본·태국·스위스 봉사단은 활주로를 걸어 간신히 입국장에 들어섰다. 공항 터미널도 아수라장이었다. 특히 출국장은 ‘죽음의 땅’을 벗어나려는 수천여 명의 승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시내 곳곳은 혼란 그 자체였다. ‘카트만두의 화장터’로 불리는 마그머티강 한쪽에서 인도 정부가 보낸 버스 수십 대가 부지런히 자국민을 실어 날랐다. 강 반대편에서는 힌두교의 장례 풍습에 따라 시신을 태우는 연기가 하늘을 가득 채웠다. 국제 구호기구 기아대책의 현지봉사단원 발 크리스나 버터라이(38)는 “오늘 하루만 인도에서 200대 이상 버스가 도착했다”면서 “지진 직후부터 계속해서 인도 버스가 자국민을 실어 나르고 있다”고 전했다. 비렌드라 국제컨벤션센터 앞 시외버스 정류장은 삶의 터전을 잃은 카트만두 시민 수천여 명이 고향으로 떠나기 위해 몰려들었다. 가뜩이나 열악한 교통 인프라에 군데군데 도로마저 끊겨 배차 간격이 엿가락처럼 늘어진 탓에 1㎞ 이상 줄을 서야 했다. 이재민들의 표정에서는 살아남았다는 안도감과 함께 더이상의 희망 따위는 없다는 절망과 공포가 공존했다. 통신망 복구가 후순위로 밀려 고향집과 연락이 닿지 않아 노심초사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젊은이들은 안내방송도 없이 버스가 오지 않자 터미널 직원들에게 분노를 표출했다. 또 다른 이재민들은 사나흘째 제대로 못 먹은 탓에 바닥에 주저앉거나 간신히 챙겨운 짐보따리에 의지해 누워 있었다. 대지진 당시 카트만두 쿠폰도르 지역의 2층집에 있다가 목숨을 건졌다는 유브라즈 반다리(40)는 카트만두에서 500㎞ 떨어진 중서부 퓨탄의 고향 집을 가려고 몇 시간째 줄을 서 있었다. 그는 “어제 처음으로 여진이 없었지만, 또 언제 재앙이 엄습할지 모르는 것 아니냐”며 “고향집에 가서 열흘 정도 머물다가 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낯선 땅에서 재앙과 맞닥뜨린 교민 650여명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김선재(20·브리티시 국제학교)씨는 “바닥이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더니 벽에 금이 가는 걸 보고 어머니와 함께 탈출했다”고 악몽의 순간을 떠올렸다. 김씨는 교민 10여명과 함께 카트만두 한인교회 인근 공터에서 노숙 중이다. 김씨는 “텐트와 침낭이 부족한데 비까지 오면 밤에 땅에서 올라오는 냉기를 견디기 힘들다”며 “우린 그나마 목숨을 건졌지만, 연락이 닿지 않는 친구들이 걱정”이라며 눈물을 훔쳤다. shiho@seoul.co.kr
  • “이웃사촌끼리 인사 나누며 살아요”

    “옆집에 누가 사는지 어떻게 알아요. 같은 아파트에 살아도 누가 누군지 몰라요. 인사를 않거든요.” 벽을 하나 두고 4~5년을 살아도 누가 누군지 모를 뿐 아니라 층간소음과 주차, 흡연 등으로 이웃과 갈등이 끊이지 않자 구청이 마을공동체 복원을 위해 ‘이웃 간 인사나누기’ 캠페인에 직접 나섰다. 송파구는 29일 구청 대강당에서 주민 300여명과 함께 ‘인사하기로 이웃만들기, 토크 콘서트’를 연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다양한 주민의 의견을 모아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마련한 시간이다. 콘서트는 이웃과 인사하기를 소재로 자체 제작한 동영상을 상영한다. 또 인사하기 사업의 전반과 에피소드 등에 대해 구청장과 직접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이웃 간 갈등을 주제로 개그콘서트 형식의 콩트 공연을 하고 문학작품 속에 표현된 이웃과의 이야기도 낭독한다. 이를 통해 주민들로부터 생활 속에서 느끼고 체험한 이웃과 인사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구는 78% 이상이 아파트, 연립주택 등 공동주택으로 구성돼 있어 이웃 간 갈등이라는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더욱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이에 구는 이웃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2013년 11월부터 ‘우리는 송파1촌, 이웃 간 인사 나누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진관사·북한산 등 ‘韓문화특구’로

    서울 은평구의 진관사와 한옥마을, 북한산 등을 하나로 묶는 ‘한(韓)문화체험 특구’가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관광자원 개발로 지역을 새롭게 성장시키겠다는 것이 김우영 은평구청장의 공약이다. 은평구는 최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열린 중소기업청 지역특화발전특구위원회 심의 결과 진관동 한옥마을과 북한산성마을 일대 63만 9155㎡가 ‘은평 북한산 한문화체험 특구’로 지정됐다고 28일 밝혔다. 문화체험특구는 한국의 명산인 북한산과 한옥마을뿐 아니라 다양한 전통문화 자원들이 풍부한 지역이다. 은평 한옥마을 8경과 구의 문화유산 및 한옥을 전시·체험할 수 있는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천년고찰인 진관사, 고려시대를 대표하는 마애여래입상 등 국가지정문화재가 풍부한 삼천사 등 다양한 관광자원이 있다. 또 북한산관광특화지역인 북한산성마을은 서울시 최초 아웃도어 관광축제로 시작한 북한산 페스티벌이 매년 열리는 등 서울의 대표적인 산악관광 명소로 발돋움했다. 구는 그동안 한문화체험특구 지정을 위해 여러 노력을 했다. 전문연구용역으로 수익성 검토를 했으며 특구안도 마련했다. 또 주민공청회와 공고 및 구의회 의견 청취도 거쳤다. 이번 특구 지정에 따라 지역 내 특화사업 추진과 관련해 ‘도로교통법’과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등 모두 4건의 규제 특례를 적용받게 된다. 뿐만 아니라 서울의 새로운 한문화체험의 중심지로서의 대외적인 인지도 향상과 다양한 관광 활성화 정책 등으로 1288억원 정도의 경제적 수익과 1300명의 고용창출 등 지역경제 발전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김 구청장은 “이번 특구 지정은 그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본 것”이라면서 “한옥에서 한복을 입고 한식을 먹으면서 한국음악을 즐기는 등 한류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새로운 체험형 문화관광산업 육성으로 지역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네팔 대지진 참사] 피해 규모는 ‘네팔 GDP 절반’ 최대 100억 달러

    네팔은 2020년까지 최빈국에서 ‘개발도상국’ 대열에 진입하는 것이 국가적 목표였다. 대재앙에 당분간 이는 요원한 꿈이 될 듯하다. 이번 대지진으로 “네팔의 시계가 50년 전으로 돌아갔다”는 암울한 평가가 나온다. 미국지질조사소(USGS)는 지진 피해 규모가 네팔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인 최대 1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네팔의 GDP는 196억 달러로 세계 107위였다. 지진 발생 후 히말라야에서 외국 자본 16억 달러를 유치해 추진하던 수력발전댐 건설 사업이 즉각 중단되는 등 한동안 ‘경제적 여진’이 상당할 전망이다. 특히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역사유적 붕괴와 에베레스트의 산사태 등은 국가 경제의 50%를 떠받치던 관광산업에 직격탄을 날렸다. 1953년 에드먼드 힐러리경 정복 이래 지금까지 4000명이 뒤따를 정도로 에베레스트는 네팔의 ‘캐시카우’였다. 미국의 한 탐험전문 기업에 따르면 네팔 가이드와 함께 에베레스트 정상까지 오르는 데 1인당 5만 달러가 든다. 네팔 가이드들은 최대 70만 루피(약 900만원)의 수입을 올리기도 하는데 이는 인당 월평균 700달러 수준의 나라에서 엄청난 소득이다. 천문학적인 복구비용도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IHS는 재건 비용이 향후 5년간 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돈보다 재건작업을 이끌 인재와 제대로 기능하는 정부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수입 자동차 특집] 도요타 프리우스 V, 180㎝ 넘는 장신도 여유롭게 승차

    [수입 자동차 특집] 도요타 프리우스 V, 180㎝ 넘는 장신도 여유롭게 승차

    도요타 프리우스 V는 기존 하이브리드차의 대명사인 프리우스의 덩치를 키운 차다. 더 넓은 프리우스를 원하는 수요를 위해 높은 연비는 유지하면서도 공간을 넓혀 본격적인 패밀리카를 지향한다. 도요타가 꼽는 프리우스 V의 가장 큰 강점은 넓고 쾌적한 실내공간이다. 기존 프리우스보다 길이는 16.5㎝ 길어지고 폭은 9.5㎝ 더 넓어지면서 자녀를 둔 4~5인 가족이 이용하기에 충분한 공간을 제공한다. 뒷좌석을 앞뒤로 움직일 수 있는 데다 기울기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어 180㎝가 넘는 성인 남성도 편안히 앉을 수 있다. 공간 배분에 따라 트렁크 공간도 최대 1905ℓ까지 늘어난다. 차가 커지면서 120㎏ 정도 차가 무거워졌지만 복합연비는 17.9㎞/ℓ다. 기존 프리우스(ℓ당 20.1㎞)보다는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1㎞당 92g밖에 나오지 않아 100만원의 정부 보조금 혜택도 받을 수 있다. 2000㏄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과 하이브리드용 전기모터를 결합해 최고 136마력의 힘을 낸다. 운전 방식은 프리우스와 동일하다. 시속 40㎞ 미만에서 전기모터의 힘으로 달리는 전기차(EV)모드가 작동하고 가속이 붙으면 휘발유 엔진이 힘을 보탠다. 천장에는 파노라마 루프를 장착해 답답함을 없앴다. 안전성도 개선했다. 전자제어제동장치, 경사로 밀림방지장치 등 첨단 옵션을 기본으로 장착해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에서 올해 최우수등급을 받았다. 수입차의 고질적인 약점인 내비게이션도 한국형을 달아 불편함을 줄였다. 가격은 3880만원(부가세 포함)이다.
  • [현장 행정] 매의 눈 687개 한자리서 번뜩

    [현장 행정] 매의 눈 687개 한자리서 번뜩

    “스마트 시티 통합관제센터는 강서구 주민 안전의 첨병 역할을 할 겁니다. 마무리 작업에 더욱 노력해 주시고 구청과 경찰서, 지역 주민이 함께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해 주세요.”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지난주 막바지 작업이 한창인 마곡동 통합관제센터를 찾아 관계자들에게 당부했다. 그동안 600여대의 폐쇄회로(CC)TV가 분산 관리되면서 시너지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강서구는 다음달 6일부터 687대의 CCTV를 통합관리하는 ‘스마트 시티(Smart City) 강서통합관제센터’가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고 28일 밝혔다. 관제센터는 마곡동 733의 1에 전체면적 982㎡(297여평),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단독 건물로 구축됐다. 건물은 SH에서 건립해 기부채납받았으며, 구는 CCTV 설비 보강과 시스템 연계 등을 위해 모두 12억원을 투입했다. 이곳에서는 그동안 분산 운영되어 오던 방범(439대), 어린이안전(142대), 주정차단속(25대), 공원 방범(32대), 무단투기단속(28대) 등 모두 687대의 CCTV를 통합 연계해 지역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건·사고를 365일 실시간 감시하게 된다. 기관별·목적별로 분산 운영하던 영상정보처리기기를 통합 관제하는 ‘종합상황실’과 고품질의 영상정보 수집과 네트워크 안정성 확보를 위한 ‘정보통신실’,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체험하고 견학할 수 있는 ‘홍보·체험관’ 등으로 꾸몄다. 특히 경찰관과 전문관제 인력 15명이 3조 2교대(경찰관은 4조 3교대)로 24시간 비상관제를 하면서 각종 범죄 발생 시 영상정보를 공유해 범죄예방과 사건의 조기해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 마곡 유 시티(U-City) 도시통합운영센터와의 통합·운영으로 구도심과 신도심이 어우러진 최고의 관제센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는 앞으로 노후화된 CCTV 교체 및 우범지역에 CCTV를 추가로 설치하고, 문제차량(체납·대포 등) 자동 검색 CCTV도 늘려갈 계획이다. 노 구청장은 “CCTV 통합관제센터 구축으로 강서구는 이제 2000대의 CCTV 관제능력을 보유하게 됐다”면서 “지역 주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특히 여성과 아동 등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안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학생 여러분 의회서 하는 일 알려줄게요

    학생 여러분 의회서 하는 일 알려줄게요

    서초구의회가 지역 청소년들에게 기초의회의 기능과 역할 알리기에 나섰다. 구의회는 27일부터 지역 청소년의 민주시민으로서의 리더십과 자질 함양을 위해 강남교육지원청과 ‘청소년 의회교실 운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의회와 교육지원청은 청소년의 자치역량강화를 위한 청소년의회교실 운영,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재능 기부 활성화 사업에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또 따뜻한 공동체를 지향하는 배려와 존중의 민주시민의식 함양 프로그램 제공에도 양 기관이 협력해 추진하기로 했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청소년 의회교실 운영’이다. 최유희 구의회 행정복지위원회 부위원장은 “청소년 의회교실은 자라나는 우리 청소년들이 지방의회의 기능과 역할을 배우고 직접 의사 진행 체험을 하면서 올바른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배울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의회는 올 상반기와 하반기 한 번씩 모두 두 번 청소년 의회교실을 열기로 했다. 내년부터는 4~5회로 확대, 더 많은 청소년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상반기 의회교실은 오는 6월 중 실시할 계획이며 참여 학생 선발 등 세부 일정은 강남교육지원청과 긴밀히 협의해 진행할 예정이다. 최병홍 구의회 의장은 “이번 업무협약으로 구의회와 강남교육지원청이 상호 신뢰와 믿음을 바탕으로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청소년들이 민주주의와 지방자치 역량을 기르는 데 촉매제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느끼자, 선조의 얼

    느끼자, 선조의 얼

    도심 속에서 농사의 중요성을 알리고 역사적 전통을 되새기는 선농대제가 동대문구에서 열린다. 동대문구는 오는 30일 제기동 선농단(先農壇)에서 대한민국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2015 선농대제’를 올린다고 27일 밝혔다. 5년 동안 정비공사로 옛 모습을 찾은 선농단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조선시대 임금이 풍년을 기원하며 지내던 제사를 현대적으로 재조명해 구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행사로 진행된다. 30일 오전 10시 제례행렬이 펼쳐진다. 취타대를 시작으로 호위무사, 제관 등 총 100여명이 임금의 행차를 재연한다. 선농단에 도착한 제례행렬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선농제례를 봉행한다. 임금 역을 맡은 유덕열 구청장을 비롯한 제관들은 선농단에서 농사의 신인 신농씨와 곡식의 신인 후직씨에게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를 올리게 된다. 이후 설렁탕 2000인분을 나누면서 설렁탕의 유래와 왕의 마음을 되새겨보는 설렁탕 재연 행사가 펼쳐진다. 봄이 되면 임금은 선농단에서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를 올리고 백성과 함께 직접 소를 몰아 밭을 갈고 씨를 뿌리는 의식을 행했다. 이것을 왕이 친히 밭을 간다고 해서 친경례(親耕禮)라고 했다. 친경례가 끝나면 왕은 함께 수고한 백성에게 술과 음식을 내렸다. 이때 임금은 백성을 위로하기 위해 소를 잡아 끓인 국과 밥을 내렸는데 이를 선농단에서 임금이 내렸다 하여 선농탕이라고 했고 오늘날 설렁탕의 기원이 됐다. 식사를 마치고 선농단 역사문화관 개관식이 열린다. 선농단 아래 전체면적 1614㎡의 지하 2층 규모로 조성된 역사문화관은 제례·친경 의식과 관련된 유물을 전시하고 궁중의 제례와 친경문화를 배우는 교육의 장소로 활용된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호남고속철도 ‘입찰담합’ 추가 적발, 국고 340억 손실…대림산업 등 5곳

    호남고속철도 건설사업 입찰 과정에서 담합으로 340억원의 국고 손실을 초래한 5개 건설업체 임직원이 경찰에 적발됐다. 호남고속철은 지난해에도 담합 정황이 드러나 대형 건설사 14곳과 영업담당 임원 14명이 기소되는 등 ‘복마전’의 실체를 드러낸 바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2008년 1월 발주한 3-2공구 입찰에서 담합을 주도한 윤모(60) 전 대림산업 부사장을 비롯해 경남기업, 남광토건, 삼환기업, 포스코건설 등 5개 건설회사 임직원 11명을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대림산업은 “공사를 양보해 주면 이미 수주한 다른 공사의 지분을 양도하거나 하도급을 주겠다”며 경남기업 등 4개사를 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림산업은 다른 건설사 임원들이 담합 제안을 받아들이자 자사의 입찰가를 공사 예정가(2698억원)의 82.76%인 2233억원으로 정한 뒤 다른 업체에는 84∼86%(2290억∼2340억원) 수준을 적어내도록 전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입찰로 진행하는 공사들은 보통 예정가의 약 70% 수준에서 낙찰되는 것을 감안하면 대림산업은 공사예정가의 12.76%에 해당하는 340억원의 이득을 챙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구조된 사람들도 치료 못 받고 죽어가고 있다”

    “구조된 사람들도 치료 못 받고 죽어가고 있다”

    “우리 사촌들 다 죽었어요. 정말 예뻐하던 이모 아이들인데…. 구조해 줄 사람이 너무 부족해요. 텐트도 필요하고요.” 26일 서울신문과 국제전화로 연결된 비누드 라나(43)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그는 지진 참사가 발생한 네팔 카트만두에서 ‘디스커버 어드벤처’라는 트레킹 전문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다. 업무차 한국을 자주 오갔던 그는 한국어에 능숙했다. 그러나 통신 사정이 매우 좋지 않아 전화 연결이 여러 차례 끊어지기를 반복했다. “카트만두에서 그나마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은 학교 운동장이나 광장에서 텐트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병원은 건물 자체가 무너질 수 있어 들어가지 못해요. 앞으로 언제까지 바깥에서 살아야 할지 암담한 상황입니다.” 그는 “현재 카트만두에서는 군대가 주민들이 건물 안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통제하고 있다”면서 “집 안에 꼭 가져와야 할 물건이 있으면 군인과 동행해 아주 잠깐 들어갔다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텐트가 사실상 유일한 주거 수단이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지원되는 건 거의 없고 누군가 상점 같은 데서 텐트를 구해 오면 4~5가구가 함께 들어가서 지내고 있어요. 어쩔 수 없이 밖에서 자는 사람도 있는데 요즘 비가 잦은데 건강을 해칠까 봐 걱정이네요.” 라나는 “전기 공급이 원활치 않아 대피 정보를 알 수 없고, 어디가 어떻게 됐는지 소식을 들을 수 없어 너무 답답하다”면서 “그러다 보니 유언비어가 도는데 그런 말들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날 낮 12시 뉴스에서는 카트만두 구도심 지역 주택이 75%나 파손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라나는 “구도심에는 다닥다닥 붙여 짓는 네팔의 전통 가옥이 많아 한 집이 무너지면 한 동네가 거의 다 무너지는 식이어서 피해가 더 크다”고 했다. 오후 2시에는 “2000명이 숨졌고 아직 건물 안에 산 사람이 많은데 구조되지 못한 채 죽어 가고 있다”는 현지 뉴스를 들었다. “무너진 건물이 길을 막고 있어 구조된 사람들도 치료를 못 받고 죽어 가고 있어요.” 그는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손안의 ‘웹드’ 손대면 중독

    손안의 ‘웹드’ 손대면 중독

    20대 직장인 김하나(가명)씨는 매주 화, 목요일 밤 10시에 TV가 아닌 휴대전화를 손에 든다. 그녀가 습관처럼 틀던 미니시리즈를 마다하고 휴대전화로 눈을 돌린 것은 지난 9일부터 그녀가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 엑소가 출연하는 웹드라마 ‘우리 옆집에 엑소가 산다’가 방영되기 때문.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어 반드시 ‘본방사수’를 할 필요는 없지만 모태솔로인 소심한 여주인공이 엑소 멤버들과 엮어 가는 에피소드가 궁금해 빠지지 않고 시청한다. 해외에서도 그녀처럼 다음 회를 기다리는 팬들이 많다. 모바일 기기와 인터넷을 기반을 한 웹드라마(‘웹드’)가 차세대 방송 콘텐츠로 급부상하고 있다. 웹드라마는 보통 10~15분 남짓의 짧은 분량으로 네이버, 다음 등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통해 유통된다.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TV 시청자들이 줄어 시청률이 떨어지고 광고 시장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방송사와 제작사들은 ‘웹드’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웹드라마는 4~5년 전부터 ‘SNS 드라마’나 ‘모바일 드라마’ 등의 형태로 하나둘 생겨났지만 빛을 보지 못하다가 지난해 중국, 미국 등 해외 동영상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뜨기 시작했다. 지난해 1월 웹드라마 ‘후유증’이 네이버 TV캐스트에서 방영된 뒤 400만뷰의 재생 수를 기록했고 국내 웹드라마 최초로 미국 동영상 사이트 ‘드라마 피버’에 판권이 팔렸다. 스릴러 장르의 웹드 ‘인형의 집’도 드라마 피버와 중국 PPTV에 동시 공개됐다. 지난 한 해 동안 네이버에 소개된 웹드라마의 작품 수는 전년 대비 3배 늘었고 누적 재생 수도 7배 증가했다. 네이버 TV캐스트의 관계자는 “웹드라마는 짧게 편집돼 몰입도가 높은데 최근 간편하고 쉽게 콘텐츠를 즐기는 ‘스낵 컬처’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뜨면서 각광받고 있다”면서 “최근 데이터 소비가 늘어나는 등 모바일 사용성이 늘어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기존의 드라마에 비해 진입 장벽이 낮고 해외 시장성이 확보되면서 국내 연예기획사들도 앞다투어 ‘웹드’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연예기획사 싸이더스HQ의 자회사인 IHQ에서 제작한 웹드라마 ‘연애세포’는 장혁, 김우빈, 김유정 등 소속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조회 수가 600만뷰를 넘는 인기를 모았고 중국, 홍콩, 마카오 등에도 수출됐다. YG엔터테인먼트도 자회사 YG케이플러스를 통해 웹드라마 ‘우리 헤어졌어요’의 공동 제작에 나섰다. 소속 연예인 산다라박, 강승윤이 주연을 맡아 최근 제작에 들어갔으며 오는 6월 방송을 앞두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 역시 자회사인 JYP픽쳐스가 중국의 최대 동영상 사이트 유쿠 투더우와 손잡고 소속 그룹인 갓세븐과 송하윤이 주연을 맡은 판타지 학원 로맨스 장르의 웹드라마 ‘드림 나이트’를 내놨다. JYP 측은 “한국, 중국, 태국 방송을 아울러 4000만 조회 수를 기록하고 중국에서는 한국 지상파 드라마를 제치고 한국 드라마 핫방영 차트 4위에 랭크됐다”고 밝혔다. SM엔터테인먼트가 기획한 ‘우리 옆집에 엑소가 산다’는 엑소의 2집 컴백에 맞춰 제작된 웹드라마로, 공동 기획한 네이버 라인을 통해 중국, 일본, 태국, 대만 등 아시아 전역으로 방송돼 첫회 방영 12시간 만에 재생 수 500만건을 넘었다. 웹드라마는 아직 심의 규제가 심하지 않다는 점도 장점이다. 때문에 홍보와 드라마의 중간 형태로서 기업에서 제작되는 웹드도 많다. 삼성은 ‘무한동력’, ‘최고의 미래’ 등 두 편의 웹드라마를 선보였고, ‘그리다, 봄’(한국 마사회), ‘오렌지 라이트’(교통안전공단) 등 공기업에서 제작한 웹드도 있다. 기존의 방송사들도 웹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지상파에선 KBS가 가장 적극적이다. 지난해 단막극 ‘간서치열전’을 웹드라마 형태로 방송해 흥행에 성공한 KBS는 지난 2월 다음카카오와 웹드라마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했고 현재 총 4편의 웹드를 제작 중이다. CJ E&M도 최근 디지털 스튜디오 부서를 따로 만들어 웹드라마를 비롯해 뷰티, 패션, 푸드 등 다양한 소재의 디지털 콘텐츠 기획, 제작, 유통을 시작했다. KBS 플랫폼개발사업부 고찬수 엔스크린 기획팀장은 “아직 수익 모델이나 질적인 부분의 보완이 필요하지만 웹드라마의 기획, 제작, 유통 등을 총망라해 시장 선점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자살 때까지 퍼트려주마” 몸캠 피싱의 협박

    “자살 때까지 퍼트려주마” 몸캠 피싱의 협박

    ‘경찰에 가서 신고해 보세요. 경찰 앞에서 (당신의 알몸 동영상을) 유포해 드릴게요, 아들에게는 특별히 자살할 때까지 유포해 드리죠.’, ‘학교생활은 다 하셨다고 생각하시고 자살하게 만들어 드릴게요, 2011○○○○ 학생 번호네요, (동영상 유포를) 시작할게요.’ 알몸 채팅을 원하는 여성인 척 접근해 상대 남성의 음란 동영상을 촬영한 뒤 돈을 뜯어낸 이른바 ‘몸캠 피싱’ 조직이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스마트폰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상대 남성의 음란행위 동영상 등을 촬영한 뒤 아는 사람들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800여명으로부터 총 10억여원을 뜯어낸 조모(26)씨 등 5명을 상습 공갈과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채팅 앱에서 남성들을 유인하는 역할을 맡은 이모(20)씨 등 14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피해자들은 1인당 50만~600만원을 송금했다. 알몸 채팅의 덫에 걸려든 피해자들은 대부분 30대 남성이었으며 학생, 회사원 등에 의사, 공무원도 포함돼 있었다. 범행 총책인 조씨 등은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스마트폰 채팅 앱 ‘즐톡’에서 여성인 척 가장해 피해자를 물색했다. 관심을 보이는 남성이 나타나면 다른 채팅 앱인 ‘라인’으로 접속해 알몸 채팅을 하자며 유인한 뒤 프로필 사진을 보내는 것처럼 속여 악성 프로그램을 해당 남성의 스마트폰에 깔았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최한 프로그래밍 대회 등에서 입상한 경력이 있는 조씨는 중국 사이트에서 구입한 앱을 개조해 범행에 이용했다. 이를 통해 뽑아낸 피해자의 전화번호부와 문자메시지, 위치 정보 등은 협박에 사용됐다. 이들은 채팅 앱을 통해 남성들을 유인한 뒤 여성으로 가장해 알몸 채팅을 유도하는 ‘채팅유인팀’, 피해자 지인들에게 알몸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공갈책’, 여러 장소의 현금인출기에서 뜯어낸 돈을 빼내는 ‘인출책’ 등 철저한 업무 분담을 통해 범행을 저질렀다. 조씨는 혼자서 범행을 저질러 오다 유흥업소, 대부업체에서 만난 박모(40)씨 등 지인들을 끌어들여 조직을 확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몸캠 피싱 협박을 받은 대학생이 자살을 하는 등 갈수록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관련 범죄 조직들을 계속 추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주민에게 다가오는 자치구 도서관] 쾌적한 시설로 대변신

    [주민에게 다가오는 자치구 도서관] 쾌적한 시설로 대변신

    송파구 거여2동 거마도서관이 드디어 변신한다. 10년 전에 문을 연 지역 최초의 도서관이었으나 시설 개선에 대한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송파구는 24일 송파구립 거마도서관의 ‘개관 10주년 기념식’을 연다. 거마도서관은 10주년을 맞아 더욱 편리하고 쾌적한 공간으로 거듭났다. 2015년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으로 선정돼 ▲공기순환시스템 설치 ▲디지털 열람실 재배치 ▲노후 컴퓨터 교체 등 시설을 말끔히 정비하고 환경을 쾌적하게 개선했다. 또 독서문화 프로그램 전용실을 신설해 유아와 어린이, 성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일정도 제공할 예정이다. 24일 오후 2시부터 주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독서체험 프로그램을 다채롭게 준비할 예정이다. 메시지 트리, 기념 포토존, 캘리그라피 ‘책 속의 한 줄’, 팝업북·그림책 전시와 같은 축하마당부터 전통 오침제본을 활용한 책 만들기, 동화나라 쿠키 만들기, 색깔 카드로 보는 심리이야기, 미니 화분 만들기 등의 문화마당까지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다양하다. 또 오후 3시 30분부터는 기념식이 열린다. 구청장과 구의원, 도서관 운영위원 및 지역주민 200여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낼 예정이다. 관현악 앙상블(뮤즈), 치어리딩(블랙이글스) 등의 공연도 만나볼 수 있다. 구 관계자는 “이번 새 단장이 주민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더욱 쾌적하고 편리한 환경을 구축해 주민들의 독서문화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은 물론 거여·마천 지역의 독서문화 선도기관으로 이끌어 가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날개 단 SK하이닉스 반도체 종합 4위 ‘점프’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연간 매출을 기준으로 반도체 업계 종합순위 4위‘로 올라섰다.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로프로세서(MPU)와 시스템반도체 등 반도체 전 부문을 포함한 종합순위에서 5위권 안에 든 건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D램 등 메모리 시장에서는 이미 2위였지만 종합 순위에서는 5위권 밖을 맴돌았다. 22일 시장조사기관 IHS테크놀로지 자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약 17조 3988억원(161억 13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려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를 32억여원 차이로 누르고 2013년 종합순위 5위에서 한 계단 올라섰다. 일본의 엘피다를 합병해 2013년 3분기 한때 SK하이닉스를 앞섰던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지난해 매출은 17조 3955억원(161억 1000만 달러)으로 5위를 기록했다. 한편 반도체 종합순위 1위 인텔과 2위 삼성의 지난해 세계 시장 점유율은 각각 14.1%, 10.7%로 격차가 3% 포인트 대로 좁혀졌다. 인텔의 매출이 지난해 6.3% 증가에 그친 반면 삼성은 14.9% 늘었기 때문이다. 3위인 퀄컴의 지난해 세계시장 점유율은 5.4%,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각각 4.5%였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강서 주민 손으로 모기 박멸

    ‘우리 동네 모기는 우리 손으로 잡는다.’ 강서구는 주민이 직접 모기 등 해충방역에 참가할 수 있도록 ‘방역소독장비 무료대여 사업’을 추진한다고 21일 밝혔다. 방역장비를 대여해 해충이 서식할 수 있는 지역을 주민들이 집중 소독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다. 구는 동네 특성을 잘 아는 지역 주민들이 직접 방역에 참여하면 해충 퇴치 효율이 훨씬 오를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동안 구청 직원이 해충약을 뿌리다 보면 정작 문제가 되는 지역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구는 소독장비 대여를 위해 이달 초 휴대용 분무기 50대를 구입했다. 다음달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6개월간 강서구 주민이면 누구나 대여를 신청할 수 있다. 대여 기간은 3일이며 1회에 한해 연장할 수 있다. 약품 사고 방지를 위해 구는 살균·살충제를 용량에 맞게 희석해 지급한다. 또 대여에 앞서 소독기 사용법에 대해 간단한 교육도 실시한다. 살충제는 소독대상 범위에 맞춰 적정량이 지급되며 사용을 마친 소독장비는 소재지 동주민센터로 반납하면 된다. 구 관계자는 “새로운 시도로 강서구가 모기청정지역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면서 “앞으로 주민들이 참여하는 방역활동을 더욱 확대해 해충 피해 없는 지역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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