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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대선 중심에 소환된 ‘글로벌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민주당 ‘러브콜’, 공화당 ‘음모론’

    미 대선 중심에 소환된 ‘글로벌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민주당 ‘러브콜’, 공화당 ‘음모론’

    세계적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연일 미국 전역을 들썩이게 한다. 그의 연인 트래비스 켈시(캔자스시티)가 2년 연속 프로미식축구리그(NFL) 챔피언결정전인 ‘슈퍼볼’ 무대를 밟게 되면서 이 커플 모습이 미 언론 헤드라인을 장식하더니 정치권에서도 매일 ‘테일러 스위프트’ 이름이 불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마가(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과 극우 소셜미디어 중심으로 ‘스위프트가 미 국방부 비밀요원이고,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하고자 팬들에게 지지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주장이 최근 물밀듯이 번졌다. 여기에 29일(현지시간) 그의 남자친구인 미식축구리그(NFL) 선수 트래비스 켈스의 소속팀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올해 슈퍼볼(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확정짓자 음모론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승부가 조작됐고, 슈퍼볼 우승 무대에서 스위프트가 팬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대통령 지지 선언을 할 것’이라는 억측까지 나왔다. 앞서 스위프트와 켈시가 코로나19 백신, 민주당 지지를 위해 만들어진 거짓 커플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스위프트는 2020년 미 대선 때 바이든 후보를 지지했다. 이런 그를 향해 최근 민주당이 러브콜을 날리자, 반대로 공화당 지지파들은 우파 소셜미디어, 언론을 통해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노출하며 음모론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스위프트에 대해 비판 수위를 최고조로 높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들은 오는 12일 슈퍼볼 경기에 앞서 그에 대한 ‘성전’을 선포했다고 CNBC 등 미 언론들이 30일(현지시간) 전했다 스위프트와 켈시 커플은 민주당 성향에 가까운 편이다. 스위프트는 2018년 중간선거 당시 “LGBTQ(성소수자) 권리 투쟁을 믿는다”고 올렸고, 지난해 9월 2억 7900만명에 이르는 인스타그램 팔로워들에게 투표 독려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당시 미국에서 하루 만에 신규 등록 유권자가 3만 5000명이 늘었다. 백신 찬성론자인 켈시는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광고에 출연해 극우 인사들은 그를 ‘미스터 백신’으로 조롱한다.친트럼프 방송인 마이크 크리스피는 전날 “NFL이 ‘민주당 선전’을 퍼뜨리기 위해 조작된 것”이라며 “슈퍼볼에서 캔자스시티가 이기고, 스위프트가 하프타임쇼에 나와 경기장 한복판에서 켈시와 함께 조 바이든을 지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며 사퇴한 공화당 경선 주자 비벡 라마스와미도 X에 “인위적으로 문화적 지지를 받는 커플이 슈퍼볼 이후 바이든을 지지할지가 궁금하다”고 썼다. X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는 라마스와미가 이 주제로 올린 다른 게시물을 리트윗하며 “맞다”고 맞장구를 쳤다. 반면 미 연예전문지인 롤링스톤은 이날 “트럼프가 최근 몇 달 동안 ‘스위프트가 바이든을 지지할 가능성에 대해 당 및 보수 언론 인사들과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런 음모론에 대한 분석도 매체 성향 따라 극과 극이다. 우파인 폭스 뉴스 패널들은 “스위프트가 스타 파워로 사람들을 끌고가고 있다, 슈퍼볼 경기장에 가선 안 된다”고 압박하거나, “스위프트가 펜타곤(미 국방부)의 정치적 자산”이라고 전했다. 반면 CNN은 “이런 추측들이 터무니없음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이기 때문에 사람들을 현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싱크탱크 ‘전략적 대화’의 극단주의 연구가 재러드 홀트는 “스위프트에 대한 음모론을 퍼뜨리는 개인과 매체는 엉터리임에도 현대 보수주의자들의 주요 정보원”이라며 “그들이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퍼뜨리려고 공화당 엘리트들의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고 직격했다. 스위프트의 행보에 미 정치권이 바짝 긴장하는 건 그의 어마어마한 경제적 영향력과 잠재적인 정치적 영향력 때문이다. 글로벌 문화 아이콘인 그는 지난해 공연으로만 약 46억 달러(6조 1500억원) 경제효과를 창출하며 ‘스위프트노믹스’(그의 공연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CNN은 이날 마리스트 컬리지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미 전체 유권자 중 70%가 스위프트를 우호적으로 보고 있고, 이 비율은 18~29세에서 72%, 무당층에서 66%에 이른다’고 전했다. 18~29세 연령대에서 바이든·트럼프의 지지율 격차는 2020년 대선 당시 24% 포인트로 바이든이 압도적 우위였지만, 올해는 불과 2% 포인트 차로 줄었다. 올해 대선 리턴 매치가 거의 확실시된 올해 바이든·트럼프의 대결은 경합주에서 중도·무당층의 향배가 결정적이다. 때문에 MZ세대와 무당층에 미치는 영향력이 지대한 스위프트에게 러브콜과 음모론이 한데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 불에 탄 車에서 멀쩡한 ‘그 텀블러’…‘납 검출’ 논란

    불에 탄 車에서 멀쩡한 ‘그 텀블러’…‘납 검출’ 논란

    미국에서 불이 난 차 안에서 얼음이든 텀블러만 멀쩡한 사진이 공개되며 화제가 된 ‘스탠리’ 브랜드의 텀블러.<br> 최근 미국 MZ세대 사이에서 크게 유행한 이 텀블러에서 납 성분이 나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9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에 따르면 틱톡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납 검사 키트로 스탠리 텀블러를 테스트한 결과 납이 검출됐다고 주장하는 영상이 다수 올라왔다. 납과 접촉하면 색이 변하는 용액에 면봉을 적신 후 이 면봉으로 텀블러 내부 바닥 등 곳곳을 문지르면 면봉 색이 변한다는 것이다. 납은 중금속 중에서도 독성이 있는 물질로 체내 흡수되면 다른 중금속보다 배출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몸속에 과잉 축적될 경우 신경계 장애와 빈혈, 변비, 복통을 유발하고 소아기에는 성장을 방해하거나 과잉행동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다.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자 스탠리 측은 “텀블러 바닥을 밀봉하는 재료로 납이 일부 사용됐다”면서 도 이 납이 소비자와 직접 접촉하는 일은 없다고 해명했다. 스탠리 대변인은 “우리는 제조 과정에서 제품 바닥에 자리한 진공 단열재를 밀폐하기 위해 업계 표준 입자(pellet)를 사용하고 있고, 그 밀폐 재료에 납이 일부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밀폐되면 이 부분은 내구성 강한 스테인리스 스틸 층으로 덮여 소비자가 닿을 수 없다”며 “소비자가 접촉하는 어떤 스탠리 제품의 표면에도 납이 존재하지 않고 내용물에도 납이 없으니 안심하라”고 부연했다. 텀블러가 파손되거나 극단적인 열에 노출되거나 제품 의도와 맞지 않는 방식으로 사용되지 않는 한 밀폐재로 쓰인 납이 노출될 일은 없다는 게 스탠리 측 설명이다.실제로 SNS에 공유된 영상은 스탠리 측이 ‘진공 단열재로 밀폐한다’고 밝힌 부분을 대상으로 실험한 것이다. 텀블러를 오래 사용하면 해당 부분의 코팅이 벗겨지거나 캡이 떨어져 나갈 수 있는데, 영상을 올린 이들은 그 부분에 용액을 문질러 검사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11월 아마존에서 판매된 ‘티블루 스테인리스 스틸 어린이 컵’ 등 텀블러 제품에서 납 성분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돼 리콜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 ‘MZ 최애’ 탕후루 인기 정점 찍었나…지난해 약 100곳 문닫아

    ‘MZ 최애’ 탕후루 인기 정점 찍었나…지난해 약 100곳 문닫아

    중국 간식 탕후루가 우리나라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를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어 지난해 1300여곳의 가게가 새로 문을 열었다. 반면 탕후루의 인기가 정점을 찍으면서 100곳가량은 문을 닫았다. 31일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월1일부터 현재까지 신규 개업한 탕후루 매장은 1352곳이다. 현재까지 정상 운영중인 탕후루 매장은 1705곳, 폐업한 매장은 98곳으로 나타났다. 탕후루는 꼬치에 여러가지 과일을 끼운 뒤 설탕 시럽을 발라서 먹는 베이징 전통 간식이다. 지금도 베이징에 가면 탕후루를 파는 노점을 볼 수 있다. 최근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면서 탕후루 가게가 우후죽순 생겨나더니 지난해 7~8월 두 달에만 100곳 넘는 상표가 특허청에 등록됐다. 탕후루 인기에 힘입어 프랜차이즈도 다수 생겨났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정보에 따르면 현재 탕후루 프랜차이즈는 모두 13곳이 등록돼 있다. 이 가운데 8곳이 지난해에 새로 등록됐다.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업주들이 폐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폐업 매장 98곳 가운데 개업 이후 한 달을 넘기지 못한 곳도 45곳에 달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뜻이다. 여기에 과일과 설탕 등 원자재 가격 부담이 커지고, 겨울철이 되자 붕어빵과 호빵 등 다른 간식으로 유행이 바뀌면서 탕후루의 인기도 시들해지고 있다. 지나친 설탕 사용으로 인한 청소년 건강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서울에서 프랜차이즈 탕후루 매장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뉴시스에 “탕후루 유행이 정점을 지나고 있다. 예전과 비교해 수익이 반토막 났다”면서 “주변 상권에 경쟁 업체가 없는 곳들은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뒤늦게 문을 연 곳들은 원금 회수도 어렵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 [씨줄날줄] 교사 대 강사/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교사 대 강사/박현갑 논설위원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스승에 대한 제자들의 존경과 신뢰의 표현이다. 이런 마음가짐이 ‘청출어람’으로 이어지면 스승의 열정은 더 커진다. 하지만 이 말은 옛말이 되고 있다. 스승에 대한 존경은커녕 학생, 학부모가 교사를 폭행하고 고소하는 세상이다. 한때 최고의 선망 직업이던 교직이 이제 기피 직업이 되고 있다. 2024년도 대학입시에서 전국 10개 교대의 수시 미충원 인원은 전년도보다 크게 늘었고 지난해 교대 자퇴생은 500여명에 이르렀다. 교직 기피 현상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일본에서는 교사임용 경쟁률이 추락하면서 ‘교원을 구한다’는 전단지를 시민들에게 배포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등장했다. 교원 면허가 없더라도 교원 채용 시험만으로 교단에 설 수 있게 한 곳도 있다고 한다. 우리도 이에 못지않게 충격적인 소식이 들린다.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에서 서울의 초중고 교사 2064명을 대상으로 세대별 교직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밀레니얼(M)세대의 54.8%, Z세대의 66.6%가 ‘이직을 준비 중이거나 이직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직 시 선호하는 직업군으로 M세대는 ‘학원강사 등 초중등 사교육 분야’(16.5%)를 가장 많이 꼽았고, Z세대는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등 교육계 이외의 전문직’(20.4%)을 1순위로 꼽았다. X세대(1965∼1979년생) 교사들은 ‘현재 이직 계획이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교사들은 이런 세대 구분에 관계없이 특별한 자격과 요건을 갖춘 전문직 종사자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도 학원강사 등으로 교직 탈출을 모색한다니 교단의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이들의 심정은 이해된다. 교권 침해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반면 잘나가는 학원강사들은 수십, 수백억원의 연봉을 받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교권보호 3법 법제화 등 사회 전체가 교권 보호에 나섰다.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돕고 가르치는 일에 사명의식을 갖는 ‘이타적 동기’로 무장한 교사들이 사회의 버팀목이 돼 줘야 한다. EBS의 어느 국어 강사는 사교육 업체에서 100억원을 제시했어도 거절한 채 학교를 지키고 있다. 이런 교사들이 우대받는 교육 현장을 기대해 본다.
  • ‘하이볼’ 열풍에… 작년 위스키 수입 사상 최대

    ‘하이볼’ 열풍에… 작년 위스키 수입 사상 최대

    3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위스키 코너에서 소비자가 제품을 고르고 있다. 이날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류 수입량은 3만 586t으로 전년보다 13.1% 증가했다. 위스키 수입량이 3만t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세대) 사이에서 ‘하이볼’이 인기를 끈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연합뉴스
  • K뷰티의 새로운 반향 ‘얼핏’… 중국 시장서도 통했다

    K뷰티의 새로운 반향 ‘얼핏’… 중국 시장서도 통했다

    K뷰티의 MZ 브랜드 ‘얼핏’이 중국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얼핏은 2021년 클린 뷰티의 기치를 내걸고 시장에 선보였다. 해당 브랜드는 자연 유래 성분을 중심으로 한 제품 구성과 지속 가능한 뷰티를 지향한다. 제조사 대표는 제한된 자본으로 시작했지만, 그만의 독특한 감각과 전략으로 브랜드를 성장시켰다고 평가받는다. 얼핏의 성공은 글로벌 전략에 있다. 일본 시장에서의 성공적인 데뷔를 시작으로 동남아, 러시아, 그리고 중국 시장까지 진출 범위를 넓혔다. 특히 지난해 11월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단 2달 만에 틱톡에서 뷰티 제품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런 성공은 중국의 인플루언서들과의 협업을 통한 디지털 마케팅 전략의 성과로 볼 수 있다. 김은수 얼핏 대표는 “중국 시장에서 42만개의 첫 발주와 함께 약 8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는 등 바닥부터 시작한 경험을 바탕으로 서서히 결실을 보고 있다”면서 “얼핏은 순수하고 정직한 기업 이미지를 통해 소비자들과의 신뢰를 쌓아가고 있으며, 중국의 젊은 세대 사이에서도 그들의 마음을 열고 있다”고 밝혔다.
  • ‘아재 술’에서 ‘MZ 대세’로…지난해 위스키 수입량 사상 최대

    ‘아재 술’에서 ‘MZ 대세’로…지난해 위스키 수입량 사상 최대

    탄산수나 토닉워터 등을 넣어 마시는 ‘하이볼’이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세대) 대표 음주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지난해 위스키 수입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동안 급증하던 와인 수입량은 20% 넘게 줄어 2년 연속 감소세가 지속됐다. 30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스카치·버번·라이 등 위스키류 수입량은 3만 586t으로 전년보다 13.1% 증가했다. 위스키 수입량은 2019년 약 2만t에서 2020년 1만 5923t, 2021년 1만 5662t으로 줄었다가 2022년 2만 7038t으로 급증한 뒤 지난해에는 3만t을 돌파했다. 위스키 수입량이 3만t을 넘은 것은 사상 처음이다. 위스키 수입량이 급증한 것은 하이볼이 MZ세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덕분이다. MZ세대에게 위스키는 고가의 독한 술에서 대중적인 술로 점차 이미지가 바뀌고 있다. 최근 수입되는 위스키는 예전에 비하면 중저가 제품이 많은 편이다. 실제로 지난해 위스키 수입액은 2억 5957만 달러로 오히려 전년보다 2.7% 줄었다. 주류업계는 하이볼이 주류 트렌드로 자리 잡은 만큼 당분간 위스키 시장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위스키업체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이 한층 더 세분되고 다채로워지고 있다”면서 “믹솔로지(혼합)를 위한 제품부터 위스키 애호가를 위한 고도수의 한정판 제품까지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다양한 제품을 지속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스키 인기와 반대로 와인 수입은 대폭 줄었다. 지난해 와인 수입량은 5만 6542t으로 전년 대비 20.4% 줄어 역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와인 수입량은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 혼술(혼자서 마시는 술)이 MZ세대 대표적인 문화로 자리 잡으며 열풍이 불었지만 엔데믹(경제활동 재개)으로 다시 외부 활동이 늘면서 인기도 한풀 꺾였다.
  •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MZ… ‘맥사·하이볼·막맥’과 헤어지세요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MZ… ‘맥사·하이볼·막맥’과 헤어지세요

    고기·술에 든 요산, 혈액에 쌓여관절·신장 등에 모이면 염증 반응4년 새 20대 49%, 30대 27% 급증‘통풍 단골’ 4050보다 발병률 높아만성 땐 관절 손상·심혈관계 질환알코올·과당·붉은색 육류 줄이고충분한 물·우유·무당 음료 섭취를 맥주와 사이다를 섞어 마시는 일명 ‘맥사’, 제조법에 따라 다양한 맛과 향을 낼 수 있는 ‘하이볼’, 막걸리에 맥주를 말아먹는 ‘막맥’까지. MZ세대 희주(가명)씨는 술 하나도 평범하게 마시지 않는다. 탄산음료를 더하거나 시럽을 넣으면 가볍고 상쾌한 데다 부드럽기까지 해 술이 술술 넘어갔다. 퇴근 후 치킨에 혼합주를 만들어 마시는 게 희주씨의 낙이었다. 며칠 전 발가락이 너무 아파 자다가 벌떡 일어나기 전까진 말이다. 바람이 스치기만 해도 아프다는 통풍은 희주씨에게 그렇게 찾아왔다.2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체 통풍 환자가 2018년 43만 953명에서 2022년 50만 9699명으로 18.3% 증가하는 동안 20대 환자는 48.5% 급증했다. 전 연령대 평균 증가율의 2.6배에 이른다. 같은 기간 30대 환자도 26.7% 늘어 20~30대 환자 증가폭이 컸다. 통풍 ‘단골 환자’인 40대는 22.6%, 50대는 6.9% 늘었다. 송정수 중앙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과거에는 통풍이 술을 많이 마시고 비만인 40~50대 남성의 대표 질환이었지만, 최근 20~30대 젊은 환자가 늘며 발병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맥주 한잔 생각에 퇴근 전부터 설레는 애주가인 데다 하이볼 같은 달콤한 술을 좋아하고 삼겹살이나 과당이 듬뿍 든 고당·고단백 양념치킨을 즐긴다면 나이 불문하고 통풍 발병 앞자리 순번을 예약한 것이나 다름없다. 송 교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하는 하이볼, 맥사, 막맥, 소맥, 칵테일 등 혼합 술은 이미 알코올 자체가 몸을 산성으로 만들어 요산 배출을 방해하는 데다 탄산과 과당까지 함유돼 있어 통풍 발작 위험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통풍은 고기나 술에 든 ‘퓨린’이란 물질의 최종 대사물인 요산이 몸에 과다하게 쌓여 발병한다. 요산은 신장이나 위장관을 통해 배출되지만 퓨린이 많이 든 음식을 자주 먹어 요산량이 많아지거나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몸 밖으로 잘 배출되지 않는다. 빠져나가지 못한 요산은 몸에 쌓여 결정 형태가 된다. 요산 결정이 피를 타고 돌아다니다 관절이나 신장, 혈관 등에 모이면 백혈구가 세균이나 바이러스로 착각해 공격한다. 이때 염증 반응이 일어나며 통풍이 발생한다. 탄산음료에 많이 든 액상 과당도 요산 농도를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술 자체가 산성이어서 꾸준히 마시면 우리 몸을 산성으로 만든다. 소변이 산성을 띠게 되면 같은 산성인 요산 배출이 어려워진다. 특히 남성이라면 더 조심해야 한다. 여성 호르몬 덕에 폐경 전까지 요산 제거 능력을 유지하는 여성과 달리 남성은 나이가 들수록 요산 제거 능력이 떨어진다. 게다가 남성 호르몬이 요산 배출을 억제해 여성보다 통풍에 걸릴 위험이 크다. 통풍은 ‘통증의 왕’이라 불릴 정도로 못 견디게 아프다. 관절 주위가 퉁퉁 붓고 빨갛게 변해 움직이기도 어렵다. 발가락이 붓기라도 하면 그렇게 고약스러울 수가 없다. 술과 고단백 음식인 붉은색 육류가 원인이어서 송년회·신년회 등 술자리가 많은 연말연시에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에도 혈중 요산 수치가 일시적으로 올라 급성 통풍 발작이 발생할 수 있다. 통증이 오래가지는 않지만 잊을 때쯤 다시 발병한다는 게 문제다. 최찬범 한양대 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초기 증상이 사라지고 다음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는 전혀 문제가 없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발병 간격이 짧아지고, 염증이 만성화되면 관절이 손상돼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혈중 요산 농도가 올라 신장이 손상되고 심혈관계 질환이 생길 수 있는데도 많은 환자가 통증과 염증이 있을 때만 치료하면 된다고 여긴다”면서 “평소에도 요산 농도를 낮게 유지하고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비약물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빈 서울아산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통풍 발작이 드물게 발생하고 다른 합병증이 없으면 식이요법이나 금주 등 비약물요법을 먼저 시도할 수 있지만, 발작이 빈번하고 가족력이 있거나 관절 손상·요로결석·통풍 결절이 이미 왔다면 혈액 내 요산을 정상 수치로 낮추는 치료를 평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식이요법으로는 ▲하루 2000㏄ 이상 물 마시기 ▲술 줄이기 ▲붉은 살코기·고깃국물·내장 등 퓨린이 많이 든 음식 줄이기 ▲당질과 단백질 적당량 섭취하기 등이 꼽힌다. 내장 비만이라면 살부터 빼야 한다. 지방세포가 염증을 일으켜 통풍을 악화시켜서다. 박민찬 강남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맥주를 자주 마셨을 때 통풍 위험이 가장 크고, 위스키나 소주 등 독주도 통풍 발생을 상당 부분 증가시킬 수 있어 빈번하고 과도한 음주는 삼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한 “육류 가운데 쇠고기와 돼지고기가 닭고기보다 통풍 발생 위험을 더 증가시키며 생선류나 갑각류 역시 육류와 유사한 정도로 통풍을 유발할 수 있어 섭취량을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요구르트나 우유 등 유제품은 통풍 위험을 줄이고 꽃양배추, 시금치, 완두콩 등에도 퓨린이 많이 들었으나 육류만큼 통풍 위험을 증가시키지는 않으며, 저가당이나 무당 음료도 통풍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조선시대 후기에도 혼합주를 마셨다는 기록이 있다. 따뜻한 막걸리 한 사발에 소주 한 잔을 붓고서 맑은 소주가 위로 떠오르면 마시는 ‘혼돈주’(混沌酒)다. 이때 섞는 술이 붉은색이면 ‘자중홍’(自中紅)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다만 조선시대 애주가들은 혼합주를 즐겨도 닭튀김과 삼겹살을 사나흘에 한 번꼴로 먹지는 않아 통풍 환자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조상도 즐긴 술이지만 맛있다고 홀짝홀짝 마시다 금방 취하는 ‘몹쓸 술’ 또한 혼합주다. 흡수가 가장 잘되는 알코올 도수가 10~12도인데 이게 딱 ‘소맥’(소주+맥주) 도수다. 먹기 편해 많이 마시고 그만큼 숙취도 심해 몸이 빨리 상한다.
  • “탈퇴했죠? 가족 꾸려 건강하게 사세요”… MZ 조폭 선처한 재판부

    “탈퇴했죠? 가족 꾸려 건강하게 사세요”… MZ 조폭 선처한 재판부

    피고인 23명에 일일이 양형 설명“재범하면 실형 살 것” 엄중 경고모집책엔 “사회 안전 해쳐” 징역요즘 조폭들은 도박·리딩방 올인이해 따라 SNS로 이합집산 특징분노 화제 된 검사 “집유에 의미” “OOO 피고인 어디 있죠? 이제 조직 탈퇴했어요?” 29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 이 법원 형사합의24부 재판장인 최경서 부장판사는 피고인석을 가득 메운 채 선고를 기다리는 ‘MZ 조폭’ 23명의 얼굴을 일일이 확인한 뒤 이렇게 물었다. 아직 앳된 얼굴, 하지만 덩치는 육중하고 ‘깍두기’ 머리를 한 채 몸 곳곳에 문신을 새긴 이들은 ‘수노아파’ 행동대원들이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장이었던 신준호(사법연수원 33기) 수원지검 안산지청 차장검사는 이들을 기소하면서 가진 언론 브리핑에서 웃통을 벗고 문신을 그대로 드러낸 채 회동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입술을 꽉 깨물며 파르르 떠는 신 차장검사의 모습이 화제가 되면서 이들에 대한 세간의 관심도 커졌다. 재판부는 그러나 이날 대부분 조직원을 집행유예나 선고유예 등 가벼운 처벌로 선처했다. 조직에 단순 가입한 경우가 많은 데다 사회에 복귀하려는 노력을 보이자 기회를 준 것이다. 특히 재판부는 피고인 한 명 한 명에게 양형 이유를 설명하며 “함께 에어컨 설치 기사로 일하는 형님에게 잘하라” “나중에 가족도 꾸리고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라” “재범하면 실형을 살게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들을 조직으로 끌어들인 이모씨 등 모집책에겐 최대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폭력단체는 위세를 떨치기 위해 폭력범죄로 나아갈 위험이 크고 일반인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불안감을 줘 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해할 위험이 있어 엄히 다스려야 한다”고 질타했다. 수사기관은 이런 MZ 조폭들이 새로운 경향의 조직범죄 형태를 띠고 있다고 본다. 과거의 조폭이 자신이 속한 조직에 충성하고 폭력범죄를 주로 저질렀다면 이들은 계파보다는 이해관계에 따라 이합집산한다는 것이다. 범죄 형태도 온라인 도박 개장, 보이스피싱, 리딩방 사기, 대포통장 유통 등 경제범죄가 주를 이룬다. 그야말로 ‘하이브리드 형태’다. 검찰은 이들을 2010년대 이후 등장한 ‘4세대 조직범죄’로 규정한다. 앞서 1세대형(~1990년대)이 업소 갈취와 이권다툼 폭력 등 전통적인 조폭이었다면 2세대(1990~2000년대)는 시행사 운영과 아파트 상가 분양 등 부동산 시장에 진출했다. 3세대(2000년대 이후)는 무자본 인수합병(M&A)과 회사자금 횡령, 주가조작 등 금융시장을 주무대로 삼았다. 이들이 소셜미디어(SNS)로 조직원 가입을 받으며 세를 확대하는 것도 눈에 띄는 차별점이다. 조직 가입을 그들만의 은어로 ‘생활 올린다’라고 표현한다. 옛날 조폭처럼 선배에게 무조건 복종하는 문화는 없다. 성공하면 자기 밑으로 또 다른 조직을 거느리기도 한다. 검찰은 MZ 조폭의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범죄단체 조직 및 활동죄’를 적용해 엄벌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사형·무기 또는 장기 4년 이상의 징역이 가능하고 부패재산몰수법을 적용해 범죄 수익도 환수된다. 지난해 1~8월 경찰이 검거한 조폭은 총 2495명인데 약 60%인 1514명이 MZ세대(1980~2010년 출생)라고 할 수 있는 10~30대였다. 신 차장검사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수노아파 대원들이 단순 가입만으로 집행유예가 나왔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의미가 있다”면서도 “범죄단체에 가입했다는 것은 반사회적인 생활을 하겠다며 가입하고 몸에 문신 등을 새긴 것이기 때문에 소년범과 같은 시각으로 봐선 안 된다. 온정적인 재판이 이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어 한편으론 우려스럽다”고 했다.
  • 법원 “조직 탈퇴해 사회 복귀하라”…MZ 조폭에 ‘옐로 카드’

    법원 “조직 탈퇴해 사회 복귀하라”…MZ 조폭에 ‘옐로 카드’

    ‘수노아파’ 범행 양상과 선처 이유온라인 도박·리딩방 사기 등 주류SNS로 모여 이해 따라 이합집산재판부 “평화·안전 해칠 위험성 갱생 기회 부여”…모집책은 징역분노로 화제 된 검사 “집행유예 의미 있지만…소년범과 달라” “OOO 피고인 어디 있죠? 이제 조직 탈퇴했어요?” 29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 이 법원 형사합의24부 재판장인 최경서 부장판사는 피고인석을 가득 메운 채 선고를 기다리는 ‘MZ 조폭’ 23명의 얼굴을 일일이 확인한 뒤 이렇게 물었다. 아직 앳된 얼굴, 하지만 덩치는 육중하고 ‘깍두기’ 머리를 한 채 몸 곳곳에 문신을 새긴 이들은 ‘수노아파’ 행동대원들이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장이었던 신준호(사법연수원 33기) 수원지검 안산지청 차장검사는 이들을 기소하면서 가진 언론브리핑에서 웃통을 벗고 문신을 그대로 드러낸 채 회동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입술을 꽉 깨물며 파르르 떠는 신 차장검사의 모습이 화제가 되면서 이들에 대한 세간의 관심도 컸다. 재판부는 그러나 이날 대부분 조직원에게 집행유예나 선고유예 등 가벼운 처벌로 선처했다. 조직에 단순 가입한 경우가 많은 데다 지금은 사회에 복귀하려는 노력을 하자 기회를 준 것이다. 특히 재판부는 피고인 한 명 한 명에게 양형 이유를 설명하며 “함께 에어컨 설치 기사로 일하는 형님에게 잘하라” “나중에 가족도 꾸리고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살아라” “다시 재범하면 실형을 살게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들을 조직으로 끌어들인 이모씨 등 모집책에겐 최대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폭력단체는 조직의 위세를 떨치기 위해 폭력 범죄로 나아갈 위험이 크고 일반인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불안감을 줘 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해할 위험이 있어 엄히 다스려야 한다”고 질타했다.수사기관은 이런 MZ 조폭들이 새로운 경향의 조직범죄 형태를 띠고 있다고 본다. 과거의 조폭이 자신이 속한 조직에 충성하고 폭력범죄를 주로 저질렀다면 이들은 계파보단 이해관계에 따라 이합집산한다는 것이다. 범죄 형태도 온라인 도박개장, 보이스피싱, 리딩방 사기, 대포통장 유통 등 경제범죄가 주를 이룬다. 그야말로 ‘하이브리드 형태’다. 검찰은 이들을 2010년대 이후 등장한 ‘4세대 조직범죄’로 규정한다. 앞서 1세대형(~1990년대)이 업소 갈취와 이권다툼 폭력 등 전통적인 조폭이었다면, 2세대(1990~2000년대)는 시행사 운영과 아파트 상가 분양 등 부동산시장에 진출했다. 3세대(2000년대 이후)는 무자본 인수합병(M&A)과 회사자금 횡령, 주가조작 등 금융시장을 주무대로 삼았다. 이들이 사회관계망(SNS)으로 조직원 가입을 받으며 세를 확대하는 것도 눈에 띄는 차별점이다. ‘범죄 단체에 가입했다’는 표현 대신 조직 가입을 그들만의 은어로 ‘생활 올린다’라고 표현한다. 옛날 조폭처럼 선배에게 무조건 복종하는 문화는 없다. 돈을 많이 벌어 성공하면 자기 밑으로 또다른 조직을 거느리기도 한다.검찰은 MZ 조폭의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범죄단체 조직 및 활동죄’를 우선적으로 적용해 엄벌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사형·무기 또는 장기 4년 이상의 징역이 가능하고, 부패재산몰수법을 적용해 범죄수익도 환수된다. 지난해 1~8월 경찰이 검거한 조폭은 총 2495명인데, 약 60%인 1514명이 MZ세대(1980~2010년 출생)라고 할 수 있는 10~30대였다. 신 차장검사는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수노아파 대원들이 단순 가입만 해도 집행유예가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의미가 있다”면서도 “범죄단체에 가입했다는 것은 반사회적인 생활을 하겠다고 가입하고 몸에 문신 등을 새긴 것이기 때문에 소년범과 같은 시각으로 봐선 안 된다. 온정적인 재판이 이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어 한편으론 우려스럽다”고 했다.
  • 소용량·MZ세대… 맞춤 선물로 情 나눠요

    소용량·MZ세대… 맞춤 선물로 情 나눠요

    우리나라 1인 가구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롯데백화점이 ‘소용량’과 ‘MZ세대’를 키워드로 한 설 선물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28일 통계청의 ‘2023 통계로 보는 1인 가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가구 수 중 34.5%가 1인 가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1인 가구 수 중에서도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36.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에 발맞춰 롯데백화점은 전통 명절 선물로 꼽히는 ‘축산’ 선물 세트를 소용량으로 선보인다. 일반 선물 세트보다 최대 70% 이상 용량을 줄이고 선호도가 높은 구이용 부위로만 구성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선물 세트라고 롯데백화점 측은 설명했다. 대표 상품으로는 ‘한우 소확행 엄선 기프트’(22만원), ‘한우 소확행 정성 기프트’(19만 5000원), ‘한우 소확행 행복 기프트’(18만 5000원)으로 모두 0.6㎏의 한우로 구성돼 있다. 청과 선물 세트도 일반 선물 세트보다 용량을 최대 40%까지 줄인 ‘에센셜’ 선물 세트를 선보인다. 대표 상품으로는 ‘에센셜 샤인·한라봉·애플망고 기프트’(12만~14만원), ‘에센셜 사과·배·샤인 기프트’(8만 5000~10만원), ‘에센셜 샤인 5종 기프트’(8만~10만원) 등이다. 모두 2030세대가 좋아하는 샤인머스캣을 포함시킨 것이 특징이다.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이색 선물 세트도 준비했다. 특히 주류 상품군에서는 여러 종류의 주류를 섞어 먹는 ‘믹솔로지’ 트렌드를 반영해 위스키, 보드카, 테킬라 등 다양한 국가의 증류주를 지난 설보다 40% 이상 늘렸다. 대표 상품으로는 ‘벨루가 셀레브레이션’(9만원), ‘돈 훌리오1942’(23만원), ‘기원 배치3’(18만원) 등이 있다. 또한 할머니들이 선호하는 옛날 음식이나 옷을 즐기는 트렌드를 의미하는 ‘할매니얼 트렌드’를 반영한 ‘생과방 수제약과’(7만 1000원), ‘가치서울 흑실곶감정과떡’(6만 9000원) 등의 레트로 디저트 세트도 판매한다. 그 외에도 집에서 요리를 하지 않는 ‘키친 클로징’ 시대를 맞아, 명절 음식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세트도 선보인다. 대표 상품으로는 조리된 음식을 집으로 배달해 주는 ‘집반찬 연구소 모듬전 3종’(1만 4800원), ‘라운드키친7 나물 5종’(3만 5000원) 등이 있다. 또한, ‘온하루 우엉떡갈비 기프트’(5만 4000원), ‘한월관 곰탕 기프트 1호’(7만 7000원) 등 맛집 브랜드들과 연계한 간편 식품 세트도 판매한다. 롯데백화점은 또 고물가와 불황으로 명절에 외식 대신 집에서 음식을 즐기는 수요를 겨냥한 한우 구이용 상품을 지난해 대비 10% 늘렸다. 한우 티본 토마호크 스테이크, 한우 특수부위 스테이크 세트 등이 대표적이다. 장수천 무항생제 장어(18만원), 민영활어공장 생참치회(19만 9000원) 등 세트 상품도 판매한다. 윤우욱 롯데백화점 푸드부문장은 “롯데백화점은 다가오는 설을 맞아 다양한 선물을 준비한 가운데, 특히 1인 가구 트렌드에 맞는 상품들도 엄선해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선물의 품격을 높임과 동시에 트렌드에 맞는 이색 선물들도 다채롭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 상생·웰니스·가성비… ‘맞춤형 선물’ 다 모였네

    상생·웰니스·가성비… ‘맞춤형 선물’ 다 모였네

    CJ제일제당은 다가오는 설을 맞아 ‘상생, 웰니스, 가성비’를 키워드로 300여 종의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우선 국내 식품 명인들의 손길을 담은 프리미엄 선물 전문 브랜드인 ‘제일명인’에서 유근주 육가공 마이스터의 ‘제일명인 정통육포’, 명가 풍국면과 협업한 ‘제일명인 오색소면’을 명절 시즌에만 한정 판매한다. 중소기업이 생산하고 CJ제일제당은 제품 기획디자인유통 등을 담당하는데, 지난해 추석보다 물량을 3배 이상 늘려 중소기업 상생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웰빙을 추구하는 MZ세대를 겨냥해 이색 선물 세트도 새롭게 준비했다. 맛있게 건강을 챙기는 헬시플레저 유행을 반영한 고단백 저칼로리 ‘스팸 닭가슴살’, 식물성 재료로 만든 ‘플랜테이블 캔햄’ 세트를 선보인다. 편의성을 극대화해 1~2인가구 소비자가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백설 1분링>, <햇반 솥반> 등의 세트도 추가했다. 고물가 시대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스팸’을 활용한 가성비 제품 ‘특별한 선택N호’,‘특선스페셜G호’는 지난 추석보다 7%가량 가격을 낮췄다. CJ웰케어의 ‘한뿌리 흑삼대보 녹용’ 등 건강 선물세트도 마련했다.
  • 절망의 계단에 갇히다[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절망의 계단에 갇히다[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마음이야 아내와 유치원생 딸내미가 있는 고향 부산에서 살고 싶죠. 하지만 부산에는 이 정도 연봉을 맞춰 주는 회사가 없어요.” 발령 탓 서울행, 비싼 집값에 가족과 생이별 2012년 부산의 한 대학을 졸업한 이승현(40·이하 가명)씨는 임금 격차 때문에 가족들이 있는 부산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씨는 졸업과 동시에 대기업에 합격해 부산 지사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아는 대기업인 데다 고향에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어 친구들의 부러움을 샀다. 부산의 다른 기업에 취직한 친구보다 연봉이 1000만원가량 많았다. 덕분에 비교적 빨리 가정을 꾸렸고, 대출을 받긴 했으나 내 집 장만에 성공했다. 남부러울 것 없던 생활에 금이 가기 시작한 건 3년 전부터다. 회사가 부산 지사의 인력 규모를 축소하면서 서울 본사로 근무지를 옮겨야 했다. 이씨는 아내와 어린 딸을 부산에 남겨 두고 홀로 상경해 고시원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 집값이 너무 비싸 세 식구가 살 아파트를 마련할 수 없었다. 주말부부 생활을 피하기 위해 부산에서 새로 일자리를 잡아 보려고도 했다. 경력이 충분해 오라는 곳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돈’이 발목을 잡았다. 연봉이 1000만원 가까이 깎이는 걸 감수할 수 없었다. 한 달에 한두 번 가족과 재회하는 이씨는 “아내에게 육아를 전담시켜 미안할 뿐”이라고 했다. 생활고에 부산행, 서울만 못한 연봉에 한숨 이씨의 고향 친구인 문호영씨는 정반대 상황에 처해 있다. 부산에 사는 문씨는 요즘 ‘서울에서 좀더 버틸걸’이라는 후회가 마음 깊은 곳에서 불쑥불쑥 올라온다. ‘낙오자’라는 열패감을 떨칠 수 없다. 서울 회사를 다닐 때 만난 동료들이 승진하고 대기업으로 이직했다는 소식이 자주 들려와서다. 문씨 역시 부산 지역 대학에 진학해 2010년 졸업했다. 고향을 떠나고 싶지 않았지만, 부산에는 눈에 차는 일자리가 없었다. 고민 끝에 서울에 있는 소규모 정보기술(IT) 기업에 취직했다. 회사가 크면서 자신도 성장하는 것 같았다. 대형 프로젝트를 주도하기도 했다. 신접살림도 서울에서 차렸다. 하지만 비빌 언덕이 없는 서울에서의 결혼 생활은 무척 버거웠다. 맞벌이를 했지만 항상 쪼들렸다. 월급만 모아서는 월셋집 신세를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았다. 결국 문씨는 7년간의 타향살이를 접고 아내와 함께 2017년 부산으로 돌아왔다.서울에서의 경력은 부산에서 새 직장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서울보다 연봉이 수백만원 적었다. 대개 서울과 비교해 부산의 연봉이 1000만원 이상 적지만 ‘서울 물’을 먹은 덕분에 그나마 ‘선방’했다. 하지만 같은 업종이어도 새 직장에서 하는 일은 예전에 비해 ‘구멍가게’ 수준이었다. 서울에서는 대기업이 발주한 수억원짜리 프로젝트에 수시로 참여했지만, 부산에서는 1000만원대 사업도 찾기 어려웠다. 주로 관공서나 대학이 의뢰한 소규모 프로젝트를 맡았다. ‘이 일은 커리어에 도움이 되지 않는데…’라는 생각이 문씨의 뇌리에서 계속 맴돈다. “지방은 좁다.” “할 게 없고 놀 것도 없다.” “한 번은 서울에 살아 봐야 하지 않나.” 상경한 이유를 물으면 지방 사람들이 주로 하는 말들이다. 언뜻 보면 서울살이는 스스로 내린 결정처럼 보인다. 그러나 속내를 보면 지방 사람들은 제 발로 오는 게 아니라 타의로 ‘상경’당한다. 2022년 6월 부산상공회의소가 발표한 ‘부산지역 MZ세대 구직자와 기업의 일자리 인식 조사’ 보고서를 보면 2030세대 10명 중 8명이 고향인 부산에서 취업을 희망했다. 구직자 200명에게 설문한 결과 무려 77.5%가 ‘부산 취업 희망’이라고 답했다. ‘수도권’을 선택한 비중은 8.0%에 불과했다. # 서울서 대안학교 취업한 제영씨밥먹듯 야근해도 월급 240만원월세·식비 등 고정비용만 절반늘지 않는 통장잔액이 내 신세# 고향 제주 머문 취준생 지수씨굿즈 팔며 디자이너 꿈꾸지만공부도 전시회도 너무 먼 얘기서울살이 고되다지만 부럽기도 반면 부산지역 중소기업(150개사 응답)의 74.7%가 MZ세대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 중 12.6%는 ‘아예 채용 불가능’이라고 답했다. 보고서는 미스매칭의 원인으로 ‘낮은 임금 수준’을 꼽았다. 조사 기업의 39.0%가 낮은 임금수준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는 고향에서도 적정한 임금 수준을 보장하는 일자리가 충분했다면 지방 청년들이 굳이 서울살이를 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뜻이다. 2년여 전 고향 제주도에서 서울 보라매동으로 이주한 고제영(30)씨가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것도 일자리 때문이었다. 제주에선 공무원이나 어린이집 교사, 자영업자 말고는 할 일이 없었다. 제주에서 교사로 일하고 싶었지만 임용고시에 붙지 않고서는 교사 자리를 구할 수 없었다. 집안형편상 임용고시를 준비한다고 손 벌릴 수도 없었다. ‘지방엔 답이 없다’는 생각에 상경했지만, 고씨의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 서울에서 대안학교 교사로 취직했지만 일하는 강도에 비해 벌이가 시원찮다. 잡무가 넘쳐 야근을 밥 먹듯 하지만 정작 손에 쥐는 월급은 240만원 남짓이다. 최저임금(하루 8시간·주 5일 기준 월급여 206만 740원) 수준을 겨우 넘는다. 교통비라도 아끼기 위해 직장에서 가까우면서도 서울에서 그나마 집값이 저렴하다는 관악구에 정착했다. 월세만 50만원이다. 6평 단칸방이지만 그나마 반지하 신세는 면했다. 지금까지는 아끼고 아껴 매월 70만원씩 저축했지만 이제는 이마저도 어렵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 탓이다. 월세를 포함해 고정비용만 급여의 절반이다. 2021년 처음 서울에 왔을 땐 집 근처 식당에서 7000원이면 끼니를 때울 수 있었지만 이젠 1만원 한 장으로도 부족하다. 집에서 라면 등으로 ‘혼밥’ 하기 일쑤다. 고씨는 “좀처럼 늘지 않는 통장 잔액이 마치 내 신세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고씨와 제주에서 초·중학교 및 대학교를 같이 다닌 죽마고우 양지수씨는 고향에 남았다. 되도록 가족 곁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제주의 삶이 만족스러운 건 아니다. 무엇보다 포기할 게 많았다. 먼저 직장이었다. 제주는 일자리가 많지 않다. 양씨는 현재 ‘무직’ 상태로 디자인 공부를 하고 있다. 소득이 없진 않다. 적어서 문제다. 양씨는 뒤늦게 회화를 배운 제주 할머니들의 작품 전시회를 거드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교통비 명목으로 월 20만원 받는 게 전부다. 양씨는 할머니들의 작품을 활용해 ‘굿즈’(상품)를 만들어 판매할 계획을 갖고 있다. 당장 벌이는 없어도 언젠가 고향에서 자신만의 디자인으로 경제 활동을 하는 날을 꿈꾼다. 그러나 제주에는 디자인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다. 양씨에게 디자인의 영감을 불러일으켜 줄 전시회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대형 전시 중 열에 아홉은 서울에서 열린다. 양씨는 “매년 세 번 정도는 서울을 다녀오는데 모두 전시회 때문이다. 고향에선 디자인 공부도, 작품 활동도 모두 어렵다”면서 “제영이의 고단한 서울살이를 누구보다도 잘 알지만 때때로 부럽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 절망의 계단에 갇히다[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절망의 계단에 갇히다[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마음이야 아내와 유치원생 딸내미가 있는 고향 부산에서 살고 싶죠. 하지만 부산에는 이 정도 연봉을 맞춰 주는 회사가 없어요.” 2012년 부산의 한 대학을 졸업한 이승현(40·이하 가명)씨는 임금 격차 때문에 가족들이 있는 부산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씨는 졸업과 동시에 대기업에 합격해 부산 지사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아는 대기업인 데다 고향에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어 친구들의 부러움을 샀다. 부산의 다른 기업에 취직한 친구보다 연봉이 1000만원가량 많았다. 덕분에 비교적 빨리 가정을 꾸렸고, 대출을 받긴 했으나 내 집 장만에 성공했다. 남부러울 것 없던 생활에 금이 가기 시작한 건 3년 전부터다. 회사가 부산 지사의 인력 규모를 축소하면서 서울 본사로 근무지를 옮겨야 했다. 이씨는 아내와 어린 딸을 부산에 남겨 두고 홀로 상경해 고시원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 집값이 너무 비싸 세 식구가 살 아파트를 마련할 수 없었다. 주말부부 생활을 피하기 위해 부산에서 새로 일자리를 잡아 보려고도 했다. 경력이 충분해 오라는 곳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돈’이 발목을 잡았다. 연봉이 1000만원 가까이 깎이는 걸 감수할 수 없었다. 한 달에 한두 번 가족과 재회하는 이씨는 “아내에게 육아를 전담시켜 미안할 뿐”이라고 했다. 이씨의 고향 친구인 문호영씨는 정반대 상황에 처해 있다. 부산에 사는 문씨는 요즘 ‘서울에서 좀더 버틸걸’이라는 후회가 마음 깊은 곳에서 불쑥불쑥 올라온다. ‘낙오자’라는 열패감을 떨칠 수 없다. 서울 회사를 다닐 때 만난 동료들이 승진하고 대기업으로 이직했다는 소식이 자주 들려와서다. 문씨 역시 부산 지역 대학에 진학해 2010년 졸업했다. 고향을 떠나고 싶지 않았지만, 부산에는 눈에 차는 일자리가 없었다. 고민 끝에 서울에 있는 소규모 정보기술(IT) 기업에 취직했다. 회사가 크면서 자신도 성장하는 것 같았다. 대형 프로젝트를 주도하기도 했다. 신접살림도 서울에서 차렸다.하지만 비빌 언덕이 없는 서울에서의 결혼 생활은 무척 버거웠다. 맞벌이를 했지만 항상 쪼들렸다. 월급만 모아서는 월셋집 신세를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았다. 결국 문씨는 7년간의 타향살이를 접고 아내와 함께 2017년 부산으로 돌아왔다. 서울에서의 경력은 부산에서 새 직장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서울보다 연봉이 수백만원 적었다. 대개 서울과 비교해 부산의 연봉이 1000만원 이상 적지만 ‘서울 물’을 먹은 덕분에 그나마 ‘선방’했다. 하지만 같은 업종이어도 새 직장에서 하는 일은 예전에 비해 ‘구멍가게’ 수준이었다. 서울에서는 대기업이 발주한 수억원짜리 프로젝트에 수시로 참여했지만, 부산에서는 1000만원대 사업도 찾기 어려웠다. 주로 관공서나 대학이 의뢰한 소규모 프로젝트를 맡았다. ‘이 일은 커리어에 도움이 되지 않는데…’라는 생각이 문씨의 뇌리에서 계속 맴돈다. “지방은 좁다.” “할 게 없고 놀 것도 없다.” “한 번은 서울에 살아 봐야 하지 않나.” 상경한 이유를 물으면 지방 사람들이 주로 하는 말들이다. 언뜻 보면 서울살이는 스스로 내린 결정처럼 보인다. 그러나 속내를 보면 지방 사람들은 제 발로 오는 게 아니라 타의로 ‘상경’당한다. 2022년 6월 부산상공회의소가 발표한 ‘부산지역 MZ세대 구직자와 기업의 일자리 인식 조사’ 보고서를 보면 2030세대 10명 중 8명이 고향인 부산에서 취업을 희망했다. 구직자 200명에게 설문한 결과 무려 77.5%가 ‘부산 취업 희망’이라고 답했다. ‘수도권’을 선택한 비중은 8.0%에 불과했다. 반면 부산지역 중소기업(150개사 응답)의 74.7%가 MZ세대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 중 12.6%는 ‘아예 채용 불가능’이라고 답했다. 보고서는 미스매칭의 원인으로 ‘낮은 임금 수준’을 꼽았다. 조사 기업의 39.0%가 낮은 임금수준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는 고향에서도 적정한 임금 수준을 보장하는 일자리가 충분했다면 지방 청년들이 굳이 서울살이를 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뜻이다. 2년여 전 고향 제주도에서 서울 보라매동으로 이주한 고제영(30)씨가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것도 일자리 때문이었다. 제주에선 공무원이나 어린이집 교사, 자영업자 말고는 할 일이 없었다. 제주에서 교사로 일하고 싶었지만 임용고시에 붙지 않고서는 교사 자리를 구할 수 없었다. 집안형편상 임용고시를 준비한다고 손 벌릴 수도 없었다. ‘지방엔 답이 없다’는 생각에 상경했지만, 고씨의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 서울에서 대안학교 교사로 취직했지만 일하는 강도에 비해 벌이가 시원찮다. 잡무가 넘쳐 야근을 밥 먹듯 하지만 정작 손에 쥐는 월급은 240만원 남짓이다. 최저임금(하루 8시간·주 5일 기준 월급여 206만 740원) 수준을 겨우 넘는다. 교통비라도 아끼기 위해 직장에서 가까우면서도 서울에서 그나마 집값이 저렴하다는 관악구에 정착했다. 월세만 50만원이다. 6평 단칸방이지만 그나마 반지하 신세는 면했다. 지금까지는 아끼고 아껴 매월 70만원씩 저축했지만 이제는 이마저도 어렵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 탓이다. 월세를 포함해 고정비용만 급여의 절반이다. 2021년 처음 서울에 왔을 땐 집 근처 식당에서 7000원이면 끼니를 때울 수 있었지만 이젠 1만원 한 장으로도 부족하다. 집에서 라면 등으로 ‘혼밥’ 하기 일쑤다. 고씨는 “좀처럼 늘지 않는 통장 잔액이 마치 내 신세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고씨와 제주에서 초·중학교 및 대학교를 같이 다닌 죽마고우 양지수씨는 고향에 남았다. 되도록 가족 곁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제주의 삶이 만족스러운 건 아니다. 무엇보다 포기할 게 많았다. 먼저 직장이었다. 제주는 일자리가 많지 않다. 양씨는 현재 ‘무직’ 상태로 디자인 공부를 하고 있다. 소득이 없진 않다. 적어서 문제다. 양씨는 뒤늦게 회화를 배운 제주 할머니들의 작품 전시회를 거드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교통비 명목으로 월 20만원 받는 게 전부다. 양씨는 할머니들의 작품을 활용해 ‘굿즈’(상품)를 만들어 판매할 계획을 갖고 있다. 당장 벌이는 없어도 언젠가 고향에서 자신만의 디자인으로 경제 활동을 하는 날을 꿈꾼다. 그러나 제주에는 디자인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다. 양씨에게 디자인의 영감을 불러일으켜 줄 전시회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대형 전시 중 열에 아홉은 서울에서 열린다. 양씨는 “매년 세 번 정도는 서울을 다녀오는데 모두 전시회 때문이다. 고향에선 디자인 공부도, 작품 활동도 모두 어렵다”면서 “제영이의 고단한 서울살이를 누구보다도 잘 알지만 때때로 부럽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 “농촌 사는 노총각 결혼시키면 현금 드려요”…파격 대책 꺼낸 ‘이 나라’

    “농촌 사는 노총각 결혼시키면 현금 드려요”…파격 대책 꺼낸 ‘이 나라’

    중국의 지방정부들이 농촌 총각들을 결혼시키기 위해 중매자들을 대상으로 현금보상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광둥성부터 산시성까지 중국 지방의 농촌 당국은 중매자가 30세 이상 총각에게 여성을 소개하고 두 사람이 마을에서 결혼하면 600~1000위안(약 11만~19만원)을 보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보상 프로그램은 1~2월에 시작한다. 산시성 샹자좡 마을위원회는 이달 1일부터 결혼을 성사한 중매자에게 1000위안을 지급하기로 했다. 약 270가구로 구성된 이 마을에는 25∼40세 미혼 남성이 40여명 거주 중이다. 지난 2020년 기준 중국의 남성 인구는 7억 2200만명인데 비해 여성 인구는 6억 9천만명으로 남성 인구가 3천만명 이상 많다. 2021년 농촌 지역의 남녀 성비는 여성 100명 대 남성 108명으로 성비 불균형이 더 심각하다. 미국 위스콘신 매디슨대 인구전문학자 이푸셴 연구원은 ‘남초’ 문제는 남아선호 사상이 강하고 많은 여성은 도시로 일자리를 찾아 떠난 농촌 지역에서 두드러진다고 짚었다. 이 연구원은 SCMP에 “단순한 현금 보상으로 중국 농촌 지역의 총각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며 “높은 청년 실업률도 낮은 결혼율에 영향을 미친다. 젊은 남성은 가족을 부양할 여유가 없기 때문에 당연히 결혼할 여유도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중국은 인도에 ‘세계 1위 인구대국’의 자리를 뺏겼다. 2022년 중국의 신생아 수는 956만명으로 1949년 이후 73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100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10년 전인 2012년 1635만명이었던 것과 비교해 급감한 수치다. 중국의 합계출산율 역시 2020년 1.30명에서 2022년 1.09명으로 빠르게 하락했다. 이대로라면 2100년에는 인구 수가 5억명대로 급감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중국 당국은 출산 장려금 지급, 육아 수당 지원, 주택 구매 우대 혜택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놨지만 청년들은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고 있다. 광저우의 미용실에서 일하는 20대 이주노동자 양쓰씨는 SCMP에 “현재 결혼과 출산 장려 정책에도 불구하고 농촌 출신 젊은 여성도 결혼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부유하고 개발된 지역에 살고 싶다”며 “농촌 젊은 남성은 내가 원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노총각 문제는 농촌에 국한된 문제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1년 공산주의청년단이 도시 거주 18~26세 미혼 청년 29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결혼을 원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여성의 비율이 남성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SCMP는 “중국에서 특히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Z세대 여성들이 또래 남성들보다 결혼할 의향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중국 Z세대는 남성이 여성보다 1827만명 많아 모든 연령대를 통틀어 남녀 성비 불균형이 가장 크다”고 전했다.
  • 개장 후 첫 주말 맞은 스타필드 수원 ‘인산인해’ [포토多이슈]

    개장 후 첫 주말 맞은 스타필드 수원 ‘인산인해’ [포토多이슈]

    [포토多이슈] 사진으로 다양한 이슈를 짚어보는 서울신문 멀티미디어부 연재물 28일 수원 장안구 스타필드 수원이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지난 26일 정식 개장한 스타필드 수원은 지하 8층~지상 8층 규모로 전체면적 약 10만 평(33만1000㎡), 동시 주차 가능 대수 4500대가 동시 주차할 수 있는 수원 지역 최대 규모의 복합쇼핑몰이다.개장 후 첫 주말을 맞이한 스타필드 수원은 사상 초유의 인파가 몰리며 수원시에서 긴급 안전 문자까지 발송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지난 27일 오후 1시 58분께 ‘스타필드 수원점 주변 극심한 차량 정체로 안전사고가 우려되니 주변을 이용하는 분들은 안전을 고려해 우회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전 문자까지 발송됐다.스타필드 수원점은 코엑스에 이은 두 번째 별마당 도서관을 비롯해 노티드, 런던베이글뮤지엄, 유스, 옵스큐라, 바이닐 성, 듀드아이엠샵 등 MZ세대가 주목하는 브랜드들을 만나볼 수 있다.
  • 한국적 요소가 한류의 힘… 美 문화에 스며들다[OTT 언박싱]

    한국적 요소가 한류의 힘… 美 문화에 스며들다[OTT 언박싱]

    202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미국 드라마 축제 에미상의 선택은 대한민국이었다. 한국계 배우들과 제작진이 뭉친 ‘성난 사람들’은 에미상 8개 부문을 수상하며 ‘오징어 게임’에 이어 다시 한번 세계 문화의 중심지에서 K콘텐츠의 힘을 보여 주었다. ‘성난 사람들’의 성공에는 ‘오징어 게임’과는 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미국 주류 콘텐츠에 한류가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는 점이다. 그간 미국 주류 문화에서 아시아 문화는 두 가지로 소비가 됐다. 동양의 신비라는 판타지로 가득한 오리엔탈리즘, 이소룡의 무술과 일본의 닌자&사무라이로 대표되는 액션이다. 오리엔탈리즘과 무술이 결합한 영화 ‘와호장룡’의 성공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존재감이 미비했던 한국 문화계는 방탄소년단(BTS)의 성공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한 글로벌 영향력을 통해 그 힘을 키워 나갔다. 그리고 그간 갈고 닦은 문화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K콘텐츠에 가장 진심인 넷플릭스가 선보인 두 편의 시리즈를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먼저 넷플릭스 대표 로맨틱 코미디 영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의 스핀오프 시리즈 ‘엑스오, 키티’를 소개하고자 한다. 원작 시리즈의 주인공 라라진의 동생 키티가 한국에서 만난 대라는 남학생과 사랑에 빠지며 펼쳐지는 일련의 소동극을 다룬다. 장거리 연애를 하던 키티가 한국의 국제학교에 입학하며 서울을 배경으로 청춘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간 하이틴 로맨스는 백인 여주인공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 여기에 동양계 배우가 등장하며 신선함을 줄 수 있었던 이유는 미국 MZ세대 사이에 유행처럼 번진 한류에서 찾을 수 있다. 서울 도심의 풍경, 한복, 다양한 먹거리 등 키티의 한국 생활에는 대리만족을 느낄 만한 요소가 즐비하다. 오리엔탈리즘이 종식된 시대에 신비함 대신 친근함으로 다가간 K컬처의 대중성은 가장 젊은 장르에서도 힘을 낼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여기에 출생의 비밀과 삼각관계라는 한국 막장 드라마의 특징은 수위가 더 강한 미드의 범주에서는 가벼운 양념처럼 느껴져 별미처럼 다가온다.이런 달라진 K콘텐츠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넷플릭스의 또 다른 드라마가 ‘파트너 트랙’이다. 백인, 남성, 권력을 상징하는 뉴욕 엘리트 로펌에서 살아남기 위해 도전하는 여성 변호사는 한국계다. 파트너 변호사가 되기 위해 분투하는 잉그리드 윤은 든든한 동료 타일러, 레이첼과 함께 원칙을 저버리지 않으면서 사랑과 우정, 가족을 모두 챙기는 위대한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간 한국 또는 한국계 배우들에게 주로 주어진 배역은 스테레오타입의 계산적인 속물이나 내성적인 너드, 상업영화에서는 중국이나 일본을 떠올리게 만드는 액션 캐릭터가 주를 이루었다. 정지훈이나 이병헌 같은 할리우드에서 꾸준히 활동했던 한국 배우들의 필모그래피가 그 예다. 각각 ‘닌자 어쌔신’과 ‘지.아이.조 2’에서 일본을 대표하는 캐릭터인 닌자를 연기했던 경험이 있다. ‘파트너 트랙’은 이런 인식의 개선을 보여 준다. 미국의 기득권층 사이에서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가려는 주체적인 여성상을 원작의 대만계 대신 한국계로 각색해 제작했다. 글로벌 시청자의 흥미를 더 자극할 수 있는 한국 문화의 반영과 최근 국내 드라마에서도 유행하고 있는 주체적인 여성 서사를 더 강하게 어필하는 장점을 볼 수 있다. 문화의 힘은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스며드는 것이다. 이제 한류는 한국에서 제작되는 작품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계 배우와 제작진은 물론 한국적인 요소가 담긴 모든 작품에 한류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다. ‘성난 사람들’과 함께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이 두 편의 시리즈를 감상하며 앞으로 또 다른 글로벌 K콘텐츠의 등장을 기대하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김준모 키노라이츠매거진 편집장
  • MZ 핫플 다 모았다… ‘체험 파는’ 스타필드

    MZ 핫플 다 모았다… ‘체험 파는’ 스타필드

    스타필드가 26일 수원 지역 최대 규모의 복합쇼핑몰을 새롭게 열면서 ‘스타필드 2.0’ 시대를 개막한다. 삼성전자 등 대기업이 주둔해 고소득 MZ세대가 많은 지역 특성을 고려해 가족 중심인 기존 1세대 스타필드와 달리 MZ세대 특화 매장을 대폭 강화한 게 특징이다. 24일 신세계프라퍼티에 따르면 스타필드 수원점은 지난 15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새해 첫 현장 방문지로 선택한 곳이다. 그만큼 신세계가 강조하는 오프라인 강화 전략의 핵심 축을 맡고 있다. 정 부회장은 당시 “온라인 쇼핑에 더 친숙한 MZ세대에게 그동안 한 번도 체험해보지 못한 차별화한 경험과 서비스를 선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스타필드 수원은 수원 정자동에 지하 8층~지상 8층 규모 연면적 약 33만 1000㎡로 조성됐다. 동시 주차 가능 대수만 4500대에 달한다. MZ세대가 오프라인에서 여유롭게 머무르고, 먹고, 둘러보고, 체험하면서 일상의 즐거움을 발견하도록 ‘스테이필드’라는 콘셉트를 지향한다. 30·40세대 육아 가정과 10·20 잘파세대 비중이 높은 수원 지역 특색을 적극 반영해 400여개의 매장 중 기존 스타필드에서 볼 수 없었던 최초 입점 매장을 30% 이상으로 구성했다. 우선 매장 4층부터 7층까지 위아래로 시원하게 트인 ‘별마당 도서관’이 공간의 중심을 잡고 있다. 서울 지역 외 최초의 별마당 도서관이다. 인근 매장과 경계를 허물어서 스타벅스, 인크커피, 바이닐 스타필드 수원 등의 매장에서도 음악을 듣거나 차를 마시면서 별마당 도서관의 문화예술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도록 꾸몄다. 핵심 고객층을 겨냥해 ‘옵스큐라’, ‘로우로우’ 등 서울 성수나 홍대의 MZ 타깃 인기 편집숍과 패션 브랜드를 대거 유치했다. 식음료(F&B)로는 디저트 브랜드 ‘노티드’의 경기권 최대 규모 매장, 3년 연속 미쉐린 가이드 서울에 등재된 ‘야키토리 묵’의 델리코너, 베를린 3대 로스터리 ‘보난자커피’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스타필드 최초의 호텔식 프리미엄 스포츠 공간인 ‘콩코드 피트니스 클럽’이 들어섰고,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복합문화공간 등도 마련했다. 스타필드 수원은 지역 대표 쇼핑몰로 자리 잡아 반경 15㎞ 내 인구 500만명을 적극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사장은 “스타필드 수원점은 서울에 흩어져 있던 고감도 브랜드와 서비스를 한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는 동시에 본인의 취향과 취미,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오롯이 즐길 수 있도록 고객 경험을 극대화했다”면서 “고객 일상의 일부로 스며들어 수원을 대표하는 아이코닉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경쟁사인 롯데백화점도 오는 4일 수원점 리뉴얼 오픈을 계획하고 있어 지역 내 고객 유치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 [김보름의 콘텐츠로 보는 세상] 잘파세대도 잘 모르는 잘파세대/한성대 문학문화콘텐츠학과 교수

    [김보름의 콘텐츠로 보는 세상] 잘파세대도 잘 모르는 잘파세대/한성대 문학문화콘텐츠학과 교수

    몇 년 전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이 화제였다. 당시에는 이해하기 어려웠던 MZ세대의 특성과 그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제시하면서 기성세대의 필독서가 됐다. 기성세대의 사전적 의미는 ‘현대 사회를 이끌어 가는 나이 든 세대’이지만 실제로는 부정적인 뉘앙스를 내포한 단어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들었다는 의미에 권위적이고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라는 의미가 더해져서 활용되다 보니 이른바 꼰대스러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의 트렌드를 열심히 학습할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2000년대생이나 알파세대, 잘파세대를 소개한 책들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다. 알파세대는 2010년 이후 태어난 세대, 잘파세대는 Z세대와 알파세대를 묶어서 각각 지칭하는 용어다. 손에 핸드폰을 들고 태어났다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이들은 맛집이나 쇼핑 등 필요한 정보를 검색할 때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포털보다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고, 뉴스도 언론사나 네이버보다는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접한다. 그래서 아마존, 쇼피파이 같은 세계적 기업들도 이 세대에 주목해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잘파세대는 출산율 저하로 온 가족의 관심과 자본이 집중되는 혜택을 누리고 있는 잠재 소비자이며 크리에이터로서의 비즈니스 경험을 이미 가지고 있어 콘텐츠 산업계에서는 이들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세대 정의에 따라 X세대와 밀레니얼세대 중간에 있어 어디에도 명확하게 속하지 못하는 나는 이러한 세대 구분이 불편할 때가 있다. 한 세대를 한 묶음으로 묘사하고 설명하는 내용은 체구가 다른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 사이즈의 옷을 입혀 놓은 느낌이기 때문이다. 잘파세대 역시 마찬가지다. 콘텐츠 마케팅 수업은 물론이고 트렌드 책을 함께 읽는 북클럽에서도 정작 잘파세대의 주인공인 학생들은 책에 등장한 자신들의 세대 묘사에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한 세대 안에도 너무나 이질적인 요소들이 공존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한 묶음처럼 묘사하다 보니 정작 그 세대조차도 자신들의 특성이 정말 이러냐고 되묻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다. 세대 구분이나 그 특성이라는 것이 여러 공통된 데이터를 추출해 설명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태어난 시기만으로 특정 세대를 구분 짓기에는 이 시대는 복잡하고 다양하다. MZ세대의 경우에는 세대를 지칭하는 스펙트럼이 너무 넓어 세대 내 유사성도 떨어진다. 세대론이라는 것이 당사자들보다는 기성세대를 비롯한 외부적 시각에 따라 마케팅의 목적으로 만들어진다는 점을 떠올리면 굳이 이를 금과옥조나 틀림없는 기준으로 여길 필요는 없어 보인다. 오히려 세대 구분이 이 세대는 ‘으레 이렇다’라고 거꾸로 명명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매년 출판되는 트렌드나 세대 분석 책들 역시 흥미로운 관찰 결과 정도로 받아들이면 된다. 새로운 세대를 이해하지 못하면 사회 트렌드에서 뒤처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강박관념은 오히려 세대 간의 소통과 교류를 저해하는 부담만 될 수 있다.
  • [열린세상] ‘출산율 0.72’를 극복하려면/양성일 고려대 특임교수·전 보건복지부 1차관

    [열린세상] ‘출산율 0.72’를 극복하려면/양성일 고려대 특임교수·전 보건복지부 1차관

    저출산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가임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이 2023년 기준 0.72명에서 올해는 0.68명, 내년에는 0.65명으로 계속해서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CNN은 “한국의 가장 큰 적은 낮은 저출산”이라고 보도했고 인구학자인 영국 옥스퍼드대 데이비드 콜먼 교수는 “한국은 저출산으로 인해 지구에서 사라질 첫 번째 나라가 되고 있다”고 잇따라 우려를 나타냈다. 해외에서 걱정하고 있는 저출산 현상을 과연 우리는 얼마나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출산율 제고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진지하게 되돌아봐야 할 때다.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는 이유는 다양하고 복합적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와 근로 여건의 불평등은 명문 대학과 특정 학과에 들어가기 위한 과도한 경쟁을 낳고 있다. 부모들은 사교육비 부담에 허리가 휜다.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서울의 집을 장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평균 15년이나 될 만큼 주거비 부담은 상상을 초월한다. 여성들은 출산 후 원래 직장으로 돌아가지 못할 수 있다는 경력 단절에 대한 두려움이 어느 때보다 크다. 이전보다 나아졌다고는 하나 아이 양육에 있어 부부간의 ‘공동 육아’보다는 ‘독박 육아’ 현상이 여전하고 국가의 돌봄 제도 또한 현실적인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제 MZ세대에게는 이전 세대에는 당연시 여겨졌던 결혼과 출산이 선택 사항이 되고 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결혼을 해야 한다’는 인식은 2016년 56%에서 2021년 39.1%로, ‘자녀를 가져야 한다’는 인식은 54%에서 37.2%로 각각 크게 낮아졌다. 초저출산 현상으로 어린이집은 2018년 약 3만 9000곳에서 2023년 약 2만 9000곳으로 줄어들었다. 5년 만에 1만 곳이 문을 닫은 셈이다. 서울 지역 초등학교 취학 대상자는 2019년 약 7만 8000명에서 올해 처음으로 5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2002년 69만명에 달했던 국군 병력은 2022년 48만명으로 줄어들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도권 집중 현상도 심각해져 2023년 2월 기준 전국 228개 시군구의 절반이 넘는 118개 시군구가 인구소멸 위험지역이 됐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출산율 반등에 성공한 해외 사례들을 적극 참고해야 한다. ‘라테파파’의 나라 스웨덴은 육아휴직 제도를 혁신해 공동 육아 문화가 자리잡았다. 출산 가정에 다양한 현금 수당을 지원하는 프랑스와 주택 구매 때 낮은 금리와 많은 대출금을 지원한 헝가리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 나라들은 출산 자체에만 한정된 시각에서 벗어나 아이를 돌보고 울타리가 돼 주는 가족을 지원해 건강한 환경에서 양육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 출산과 양육이 손해가 아니라는 사회 분위기를 통해 부부 스스로 출산과 양육을 우선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결혼과 출산이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인식의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일과 삶의 균형이 맞도록 부모의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의 양립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 육아휴직 급여의 지급 수준을 높이고 직장 내 육아휴직 제도를 장려하는 분위기 확산과 휴직 기간을 양육에 필요한 만큼 사용할 수 있도록 늘려야 한다. 또한 출산 체감도가 높은 현금 지원 제도인 아동수당의 지급 대상과 금액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으로 대폭 높여야 한다. 안심할 수 있는 양육 환경이 돼 줄 주택의 안정적 공급과 출생한 아이의 돌봄을 국가에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책임지는 돌봄 제도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저출산 위기가 대한민국 미래의 어두운 그림자가 되지 않도록 복지, 교육, 주거, 재정 등 관련 제도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가정 친화적으로 혁신해야 한다. 그것이 초저출산 위기 극복의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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