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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스맥주 ‘소독약 냄새’ 루머 경쟁사가 퍼뜨려”

    ‘카스 맥주에서 소독약 냄새가 난다’는 악성 루머는 경쟁사인 하이트진로 직원 등이 퍼뜨린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24일 카스 맥주에 대해 악의적인 내용을 퍼뜨린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안모(33)씨 등 하이트진로 직원 6명과 허위 사실을 인터넷에 퍼 나른 혐의(명예훼손)로 안씨의 지인 7명 등 모두 1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안씨 등은 지난 6월부터 카카오톡, 인터넷 카페 등에 “노인들이 먹으면 하늘로 빨리 간다”, “6월부터 8월까지 생산한 것은 가임기 여성이 피해야 한다” 등 카스 맥주에 대한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린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하이트진로 일부 간부 직원들은 부하 직원들에게 카카오톡에 허위 사실을 퍼뜨리도록 지시하는 등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내년 대학평가 D·E등급 피하기 벌써 꼼수

    내년 8월 대학 입학정원 감축을 위한 평가 결과가 처음 나온다. 대학은 3년에 한 번씩 평가받는다. 평가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9년간 입학정원 16만명을 줄여야 한다. 평가에 불리한 지방 사립대학들이 학과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대학가 혼란도 우려된다. 교육부가 23일 확정, 발표한 ‘2015년 대학구조개혁평가 기본계획’에 따르면, 일반대학은 1단계에서 ▲교육여건(배점 18) ▲학사관리(12) ▲학생지원(15) ▲교육성과(15) 등 4개 항목에서 모두 12개 지표로 A, B, C등급을 나눈다. 2단계에서 ▲중장기 발전계획(10) ▲교육과정(20) ▲특성화(10) 등으로 D, E 등급으로 구분한다. 전문대학은 5개 항목 12개 지표로 단일 평가해 A~E 등급을 매긴다. 최근 3년간 자료를 토대로 평가하며, 지난 11월 2차 공청회와 비교할 때 학생지원 항목에서 취업·창업 지원이 추가됐다. 전문대학은 특성화 계획의 추진 및 성과를 평가하는 항목이 추가됐다. 하위인 D등급은 ‘국가장학금Ⅱ’를 지원받지 못한다. 또 2016학년도 학자금 최소대출 대학으로 지정된다. E등급은 소득연계 지원 장학금까지 포함한 국가장학금을 지원받을 수 없고, 2016학년도 학자금 대출도 전면 제한된다. D, E 등급을 받으면 타격이 심하므로 일부 대학에서 ‘꼼수’가 나오고 있다. 한국외국어대는 기말고사까지 끝난 2학기 성적부터 기존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 바꾸겠다고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해 논란을 불렀다. 학교 측은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 평가지표에서 학점분포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게 됨에 따라 불가피하게 이번 학기부터 신속한 대응을 하게 됐다’며 지난 22일 학생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학점분포는 학사관리 항목의 지표로, 총점 중 5점을 차지한다. 이에 한국외대 총학생회는 학교 측의 갑작스러운 성적평가방식 변경에 대응책을 논의하고 본관 점거에 돌입했다. 여건이 좋지 않은 지방의 사립대는 정원감축을 계기로 학과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2년 전 재정지원 제한대학에 지정됐던 한 대학의 기획처장은 “학령 인구가 줄어 학교로선 어차피 구조조정을 해야 할 처지였지만, 그동안 교수들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번에는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 평가에 힘입어 중장기 발전계획을 새로 세워 예체능 및 인문계 학과 등에 대한 구조조정에 나설 대학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서울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왜 떨어졌나요?” 목청 키우는 취업재수생들

    “왜 떨어졌나요?” 목청 키우는 취업재수생들

    #. 2년째 공기업 입사를 준비 중인 김모(28)씨는 지난 10월과 11월 공채 전형에서 탈락한 두 곳의 공기업에 “필기와 면접 점수를 알려달라”며 정보 공개를 청구했다. 시험이 끝난 뒤 다른 응시생과 가채점을 해본 결과 비슷한 점수를 받은 것 같았는데 김씨만 떨어졌기 때문. 공기업 한 곳은 김씨의 필기점수를 공개했지만, 또 다른 곳에서는 ‘공개가 불가하다’는 답변이 되돌아왔다. #. 웹디자이너 이모(31·여)씨는 대기업에 지원하면서 대학졸업증명서와 성적증명서, 경력증명서는 물론 업체에서 요구하는 포트폴리오(작품) 등을 정성 들여 제출했다. 불합격 통보를 받은 이씨는 포트폴리오를 돌려달라고 요구했지만, 회사 측은 거절했다. 이씨는 포트폴리오를 제작하는 데 걸린 시간과 비용도 아깝지만 해당 기업에서 아이디어를 도용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23일 취업준비생들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기업들의 ‘깜깜이’ 채용 관행에 끙끙 앓던 구직자들이 시험 점수를 정보공개 청구하거나 서류 반환을 요구하는 일이 점점 늘고 있다. 정보공개 청구가 잇따르자 아예 필기 점수를 공개하는 공공기관도 생겼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필기시험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가 많이 들어와 하반기 공채부터 필기점수를 공개했다”며 “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채용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정부도 ‘채용 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안’을 마련해 내년부터 상시근로자 300명 이상 사업장이나 공공기관 등은 구직자가 제출했던 서류를 전형 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노동계에서는 ‘0명, 00명 모집’이나 ‘협의 후 임금 결정’ 등 관행적으로 기업들이 정보를 제한하는 부분까지 공개가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대부분 공개채용이라고 말하지만 ‘을’(乙)의 입장인 구직자가 알 수 있는 정보는 제한적”이라며 “구직자 고충뿐 아니라 채용의 투명성을 위해서라도 필기·면접 점수나 근로조건 공개를 강제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성추행을 ‘미국식 인사’라는 서울대 교수

    서울대 교수로는 처음 상습 강제추행 혐의로 구속되면서 파문을 일으킨 수리과학부 강모(53) 교수가 2008년부터 최근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여학생 9명을 성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들은 세계수학자대회 당시 성추행을 당한 인턴 A(24·여)씨를 제외하면 수리과학부 학부생과 대학원생, 졸업생이거나 강 교수가 지도교수를 맡았던 힙합 동아리 소속 학생 등으로 조사됐다. 서울북부지검 형사3부(부장 윤중기)는 22일 상습 강제추행 혐의로 강 교수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강 교수는 피해 학생들의 가슴이나 엉덩이를 만지거나 꽉 껴안는 등의 방식으로 성추행을 했다. 대부분 학교 바깥에서 범행이 이뤄졌지만 연구실에서도 한 번 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직접 신체 접촉이 있었던 9명 외에 ‘보고 싶다’거나 둘만의 만남을 요구하는 등 문자메시지로 괴롭힘을 당한 학생도 8명이나 됐다. 강 교수는 조사 과정에서 사례가 모두 기억나지는 않지만 ‘범행 사실 자체는 인정한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실에서 상담을 받고 나가는 학생을 껴안은 데 대해 “미국에 10년 가까이 살다 보니 ‘허그’(가벼운 포옹)를 했던 것”이라고 항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추가 피해자가 나타나면 사실관계를 밝힌 뒤 적극적으로 공소장을 변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강 교수가 지난 7월 20대 여성 인턴을 추행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대 교무처는 이날 검찰 기소가 이뤄지자 강 교수를 직위 해제했다. 이어 서울대 인권센터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징계위원회를 열고 징계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피해 학생들로 구성된 ‘서울대 K교수 사건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피해자 X’는 성명에서 “검찰 조사와 기소가 이뤄지기까지 40일에 걸친 시간은 상처를 입었던 지난 시간만큼이나 길고 힘겨웠다”면서 “추가 피해 사례를 계속 받을 것이며 학교 측에 학내 신고 시스템과 재발 방지 대책을 제안할 것”이라고 전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정보 경찰 그들은 누구인가] 서울청 외부에 따로 설치해 철통 보안… 고려상사·신라상사 등 가명 붙여 지칭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으로 ‘아는 사람만 알던’ 서울지방경찰청 정보분실이 노출됐다. 보안을 중시하는 속성상 민낯을 드러낸 분실은 의미가 없다. 경찰 수뇌부에서 1·2분실을 서울경찰청 내부로 옮길지, 아니면 동대문구의 모처 등 제3의 장소로 옮길지를 고민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검찰에 압수수색을 당한 서울청 정보 1분실은 ‘고려상사’, 정보 2분실은 ‘신라상사’로 불리곤 했다. 요즘에는 정보관들끼리 ‘회사’ 정도로만 부른다. 경정급인 분실장은 ‘사장’, 경감급은 ‘부사장’, 경위 이하는 전무로 부른다. 정보 1분실은 정책(국회·정부부처·기업) 분야를, 정보 2분실은 경제·노동·문화·학원·사회 분야의 첩보를 수집한다. 각각 15명 안팎의 정보관이 근무하고 있다. 정보관 사이에서는 권력기관을 출입해 고급정보 인사들을 상대하는 1분실을 선호하는 편이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및 무고 혐의로 구속된 박관천 경정이 희망했던 것도 정보 1분실장이다. 그나마 집회 등 현안이 많은 ‘노동·농민’ 분야가 지난해 초 1분실에서 2분실로 옮겨지면서 힘의 균형이 맞춰진 편이다. 서울청뿐 아니라 경찰청과 각 지방청도 분실을 운영한다. 경찰청 정보분실은 ‘한남동팀’으로 불린다. 1분실 정치·행정, 2분실 경제·노동, 3분실 시민단체·학원·종교 등으로 영역을 나눠 활동하고 각각 10명 내외로 구성된다. 경기경찰청은 과거 외부에 뒀던 정보분실을 지금은 내부로 들여왔다. 정보 분실 근무경력이 있는 한 경찰관은 “검찰 압수수색 등으로 정보 분실이 마치 음모를 꾸미고 은폐하는 곳처럼 비쳐지는 게 안타깝다”며 “일선서 정보관들이 퍼즐 조각을 맞추듯 정보를 하나하나 모은다면, 정보 분실은 큰 그림을 보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분실에서 일한 것에 자긍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정보 경찰 그들은 누구인가] 청와대 올라가는 A급 보고서 쓰면 진급한다?

    [정보 경찰 그들은 누구인가] 청와대 올라가는 A급 보고서 쓰면 진급한다?

    국가정보원과 검찰은 물론 최근 청와대 문건 유출사건에 연루됐던 대기업 정보팀까지 정보를 다루는 곳은 많다. 하지만 경찰만큼 밑바닥 정보를 훑는 곳은 없다. 경찰 정보력의 근원은 타 기관을 압도하는 인원에서 비롯된다. 경찰 정보인력은 지난 9월 현재 3377명, 전체 경찰의 3.2%에 이른다. 정보관(IO)과 정보분실 등 ‘정보 경찰’의 존재는 문건 유출 사건으로 단편을 드러냈다. 경찰 정보관의 ‘진실 혹은 거짓’에 대해 알아봤다. 1 정보관은 수사권이 없다? 맞다. 수사권은 ‘수사 경과(警科·일선서 형사·수사·지능·과학수사·여성청소년·교통에 해당)’만 갖고 있다. 정보 등이 속한 일반 경과는 수사권이 없다. 대신 정보관들은 기업과 언론, 시민·농민·노동·종교단체, 대학, 병원은 물론 국회와 정부 부처, 심지어 유흥가에서도 정보를 수집한다. 아침에 출근해 전날 건진 쓸 만한 정보들을 보고서로 작성해 올린 뒤 점심 무렵부터 사람들을 만난다. 매달 민심·동향과 관련된 일반 견문(見聞) 보고서 17건, 정부시책에 대한 정책 견문 2건, 범죄 견문 1건 등 총 20건을 의무적으로 생산해야 한다. 전국 경찰들이 매달 쏟아내는 5만여건의 보고서는 일차적으로 지방청으로 올라간다. 9개 지방청 정보부에서 보고서를 열람·평가하고 선별·취합해 종합보고서를 만든다. 보고서의 내용에 따라 청와대까지 올라가기도 한다. 각각의 보고서에는 ‘상보’(15~20점) ‘중보’(15점 미만) ‘통보’(5점) ‘기록’(2점) 등 4단계의 점수가 부여된다. 청와대까지 올라가는 보고서는 상보 중에서도 ‘A급’으로 불린다. 2 경찰들은 ‘정보’를 선호한다? 꼭 그렇지는 않다. 경찰 가운데 정보관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이들도 많다. 특히 형사·수사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은 ‘책상머리에서 일하는 경찰’ ‘시신 한번 제대로 본 적 없는 경찰’이라며 무시하기도 한다. 과거 ‘정보관’이 인기 있던 시절이 있었다. 시위가 일상적이던 시절에는 주최 측 동향 등 ‘상황 정보’를 챙기는 정보관이 우대받았다. 승진과 경력 관리에 목말라 있는 경위·경감급이 선호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시들해졌다. 서울의 한 베테랑 정보 경찰은 “올해 정보과 지원자가 한 명도 없어 TO(정원)를 채우는 데 애를 먹었다”고 털어놨다. 일선서의 한 정보관은 “호불호보다는 적성의 문제”라며 “요즘 젊은 경찰들은 진급을 염두에 두고 정보관을 하지는 않는다. 피비린내 나는 범죄 현장보다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유의미한 정보를 만들어 내는 데 재미를 느끼는 친구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3 정보에도 윗목, 아랫목이 있다? 사실이다. 전통적인 ‘아랫목’은 상황 정보로 분류되는 집회·시위 수요가 많은 영등포·종로·남대문경찰서다. 정보과 인원이 30명 이상 대규모인 곳은 서울시내 31개 경찰서 가운데 이들 3곳뿐이다. 정보 경찰들은 “굳이 찾아 나서지 않아도 일감이 몰리는 곳”이라고 말한다. 특히 국회를 중심으로 주요 정보가 오가는 영등포경찰서의 인기가 높다. 국회의원 보좌진은 물론, 기업 대관업무 담당자나 타 정보기관과의 정보 교류도 활발하다. 집회의 메카인 서울광장이 있는 남대문경찰서와 청와대 및 정부종합청사를 관할하는 종로경찰서도 비슷하다. 근래 들어 법조타운과 국정원, 대기업 본사들이 있는 서초·송파·수서경찰서도 선호도가 높다. ‘B급’은 강남·중부·서대문·용산경찰서 등이다. 4 정보 경력 길어야 정보분실 간다? 틀린 말은 아니다. 정보 경찰들은 “‘정보’는 사람 장사”라고 입을 모은다. 베테랑일수록 순도 높은 보고서를 올리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통상 경력 5년 이상, 10년 안팎의 고참들이 정보분실에 포진한다. 한번 분실에 들어가면 웬만해선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일선 서에 비해 분실의 외근 정보관들이 좀 더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지방경찰청 정보분실은 일선 서에서 실력을 검증받은 ‘정보통’들이 모인 곳이다. 박관천 경정은 특수수사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고, 정보 분야 경력이 거의 없었지만 정보1분실장을 희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5 윗선이 원하는 정보, 시대 따라 다르다? 맞다. 경찰이 수집한 ‘정보’의 사용자는 정권이다. 시대에 따라 관심사는 조금씩 바뀐다. 청와대에 올라가는 ‘A급’ 보고서는 고과에 직접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정보관들의 일차 관심사는 국정과제와 떼려야 뗄 수 없다. 군사정권 시절에는 특정 인물의 동향 정보 수집에 힘을 기울였던 것도 같은 까닭이다. 한 일선서의 정보관들은 “문민정부가 들어선 뒤로 더이상 누군가의 뒷조사를 주문하는 일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찰’로 의심받을 만한 활동이 전혀 없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드러내놓고 하지 않을 뿐이다. 시대 흐름과 관련없이 ‘A급’으로 꼽히는 정보는 고위공직자나 재벌가 연루 첩보, 국가보안법 위반 관련 정보 등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인천 상수도관 파손… 19만 가구 단수

    인천 영종도와 검단 일대에 상수도를 공급하는 송수관이 터져 20일 낮 12시까지 36시간 동안 19만 가구에 단수 조치가 내려졌다. 18일 오전 11시 30분쯤 인천 서구 공촌사거리의 한 도로에서 물이 쏟아져 흘러나오는 것을 지나던 주민이 목격해 상수도사업본부에 신고했다. 누수가 발생한 송수관은 직경 1800㎜로 서구 공촌정수장에서 서·동구 전체와 중구 영종·용유도 등으로 수돗물을 공급한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단수 후 송수관에서 붉은 물이 흘러나올 수 있는 만큼 수돗물 상태를 확인한 뒤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자장면 사준다는 10년 전 약속 지켜 기뻐요”

    “자장면 사준다는 10년 전 약속 지켜 기뻐요”

    지난 5일 오후 서울 도봉구 도봉1파출소에 건장한 체격의 청년과 중년 여성이 들어섰다. 박종규(55 오른쪽) 경위는 한눈에 알아봤다. 2003년 노원경찰서 하계2파출소에서 근무하던 때 박 경위는 초등학생 아들의 잇따른 도둑질과 가출로 어려움을 겪던 시각장애 여성의 전화를 받았다. 박 경위는 “당시 아주머니에게 아이를 만나 보겠다고 약속했고, 며칠 뒤 태범(가명·당시 10살·왼쪽)이와의 인연이 시작됐다”고 떠올렸다. 박 경위는 태범이가 경계할까 봐 일부러 쉬는 날 사복을 입고 찾아갔지만 태범이는 나이 많은 형들과 어울리면서 어른 흉내를 내고 삐뚤어져 있었다. 그는 태범이를 이해하려고 그림을 통해 심리를 알아보는 ‘HTP 검사’(집, 나무, 사람 그리기)를 진행했다. 태범이가 그린 그림 속에는 사람이 홀로 서 있었으며 집에는 창문이 없었다. 박 경위는 “그림 속에서 아이의 외로움이 느껴져 아버지처럼 돌봐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아이에게 6~7개월에 걸쳐 ‘어제 한 일’을 적어 내게 하고 아이의 울타리가 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진심이 통했을까. 6~7개월이 지나자 태범이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3년간 박 경위는 명절과 어린이날 등에 태범이를 살뜰하게 챙겼다. 박 경위가 태범이의 일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까닭은 1999년 큰 사고를 겪은 뒤 ‘이웃을 위하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했기 때문이다. 그는 “순찰차를 타고 가다 사고가 난 뒤부터 내 삶은 ‘덤’이라고 생각하고 봉사하는 삶을 살기로 다짐했다”며 “태범이를 도우면서 나 또한 위안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태범이가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겼고 박 경위의 기억에서도 잊혔다. 그 사이 어엿한 군인이 된 태범이는 어린 시절 삐뚤어진 자신을 바로잡아 준 박 경위에게 고마움을 전하려고 첫 휴가를 받자마자 어머니와 함께 도봉1파출소를 찾아왔다. 그는 “10년 전에 태범이가 바르게 자라 어른이 되면 내게 자장면을 사 주기로 했었는데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찾아온 태범이를 보며 가슴이 벅찼다”며 활짝 웃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정윤회 문건 파문] 침울한 경찰 “정보분실 초토화”… 파장 예의주시

    “분실은 존폐의 기로에 서 있고, 사람은 죽었지… 말 그대로 초상집입니다.” 청와대 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최모(45) 경위가 지난 13일 경기 이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지방경찰청 정보분실 소속 정보 경찰관들은 물론 일선 경찰서 정보과 관계자들도 충격에 빠졌다. 특히 최 경위가 유서에서 “정보분실 명예를 지키기 위해 세상을 뜬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분위기는 더 침울했다. 정보 경찰관들은 최 경위의 죽음이 몰고 올 파문을 주시하면서 극도로 말을 아꼈다. 서울경찰청 정보분실에 근무하는 A씨는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 너무 황당해서 오보인 줄 알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A씨는 “‘악상’이라 유족들도 패닉 상태이고 상가 분위기도 뒤숭숭할 것 같지만, 우리(정보분실 근무자)끼리라도 일정을 조정해 빈소를 찾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청 정보분실에서 근무하다가 일선서로 옮긴 B씨는 “검찰 수사로 분위기가 침울했었는데 최 경위 자살로 분실이 초토화됐다고 들었다”며 “분실 폐쇄와 조직개편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인데다 괜한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해 다들 말을 아끼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경찰청 정보관 C씨는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이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정보활동을 하기보다 언행을 조심히 하고 있다”며 “최 경위 자살로 정보업무를 하는 경찰관들의 활동은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숨진 최 경위가 10여장의 유서를 통해 결백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동료 정보관들은 ‘(최 경위)억울함을 풀어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의 한 경찰서 정보과장은 “(최 경위가)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때에는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며 “오죽 억울했으면 그러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경찰서 정보과장은 “최 경위가 문서 유출에 전혀 관여를 하지 않았지만 누명을 썼거나, 일부 관여했더라도 희생양이 될 것 같은 두려움이 있지 않았겠느냐”며 “고인과 유족들이 억울하지 않게 사실이 명백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후] 서울구치소 폭행 교도관 징계… 예방 안내문 게시

    수용자를 폭행한 교도관을 구치소 측이 방관·은폐했다는 의혹과 관련, 서울구치소가 폭행 교도관에 대한 징계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폭행을 방조·묵인한 동료 교도관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14일 천주교 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서울구치소는 지난달 6일 폐쇄회로(CC)TV를 등진 채 수용자 김모(23)씨의 뺨을 수차례 때린 수용관리팀장 최모 교감을 직무에서 배제시키고 징계 절차를 진행하는 한편, 검찰로 사건을 송치했다. 구치소 측은 또 폭행 사건을 사과하는 내용을 담은 ‘폭행사고예방 안내문’을 구치소 내에 게시했다. 당시 동료 수용자에게 폭행을 당한 김씨는 자술서를 작성하던 중 최 팀장에게 수차례 욕설을 들었다. 김씨가 항의하자 최 팀장은 수차례 뺨을 때리고 다시 “XXX, 안경 벗어 XX야” 등 20여 차례 욕설을 했다. 김씨는 사무실 CCTV 영상을 증거보전 신청해 폭행 장면이 촬영된 장면을 확보하고, 지난달 11일 최 팀장을 수원지검에 고소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종교시설 카페, 기부 앞세워 비과세 꼼수 영업

    종교시설 카페, 기부 앞세워 비과세 꼼수 영업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A교회 안 ‘기부카페’. 교인과 외부인 등 10여명이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이 카페는 음료 가격을 표시하지 않고 모금함을 가져다 놓았다. 카페 곳곳에는 손님들이 낸 돈이 어려운 아이들을 돕는 데 사용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그렇다고 내고 싶은 만큼 돈을 내는 것은 아니다. 최소 3000원 이상 내야 음료를 마실 수 있도록 했다. 사실상 지속적인 판매 행위가 이뤄지고 있지만 A교회는 부가가치세 등 카페 운영에 따른 세금은 전혀 내지 않고 있다. 해마다 국회에서 종교인 과세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상당수의 교회 등에서 카페를 운영하면서 세금을 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카페는 메뉴를 없애거나 카페라는 말 대신 ‘쉼터’, ‘만남의 장소’란 표현을 써 과세를 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이 같은 편법 운영을 돕는 컨설팅업체까지 등장해 당국의 관리·감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부가가치세법은 사업자가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고 재화 수입이 있으면 과세 대상으로 본다. 지방세특례제한법도 종교시설이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종교 및 제사를 목적으로 직접 사용하면 재산세를 부과하지 않지만 고유 목적대로 사용되지 않으면 재산세를 내도록 돼 있다. 하지만 일부 종교시설은 영리 목적의 카페를 운영하면서도 세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종교시설 카페의 편법 영업을 돕는 컨설팅업체도 생겨났다. 업체들은 ‘차림표를 없애라’, ‘기부금을 신용카드로 받을 수 있는 단말기를 설치해 민원을 줄여라’ 등 구체적인 세금 회피 방법들을 조언한다. 업체 관계자는 “카페 운영 컨설팅을 해 준 교회들이 전국적으로 100여곳에 이른다”며 “일단 차림표를 없애고 기부 형식으로 운영한다는 점을 강조하도록 조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 신용카드 단말기를 설치하면 세금을 물어야 한다”며 “고객(종교시설)들에게 신용카드로 기부금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깔린 단말기부터 원두까지 카페 운영을 위한 모든 것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지자체별로 들쭉날쭉한 과세 적용도 탈세를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서울 서대문구청은 “종교시설 카페의 규모에 따라 재산세 부과 여부가 결정된다”고 답했다. 강남구청은 “종교시설 고유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하면 무조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앞서 2012년 강남구청은 종교시설이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카페 등으로 운영하면서도 재산세를 감면받은 B교회 등을 적발해 부당하게 감면받은 토지와 건물에 대한 재산세 5억 7000여만원을 추징하기도 했다. 강남세무서 관계자는 “일반 카페와 다를 바 없이 운영하고 있음에도 종교시설이나 비영리법인이 운영한다고 해서 세금을 면세해 준다면 과세 형평에 어긋난다”며 “영리 목적이 없더라도 재화에 따른 수익이 발생했다면 세금을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A교회 관계자는 “교회 입장에서는 수익금 전액을 좋은 일에 쓰고 있기 때문에 (카페 영업이) 종교시설의 본래 목적에 어긋나는 사업이라고 판단할 수 없다”며 “종교시설의 목적 사업에 대한 기준이 불명확하고 제도적 장치도 마련돼 있지 않아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성추행’ 교수‘ 고려대, 사표 수리로 덮고…중앙대, 버젓이 수업 맡기고

    ‘성추행’ 교수‘ 고려대, 사표 수리로 덮고…중앙대, 버젓이 수업 맡기고

    인턴 여학생 등을 상습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서울대 교수가 구속된 가운데 고려대와 중앙대에서도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학교 측이 별다른 조사 없이 사표를 수리하거나 해당 교수에게 수업을 계속 맡겨 학생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고려대 공대 이모 교수는 여자 대학원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자 사표를 냈다. 학교 측은 별다른 조사나 징계 없이 지난달 28일쯤 사표를 수리했다. 고려대 대학원총학생회는 3일 ‘성폭행 사건 덮으려는 고려대를 규탄한다’는 입장문을 내고 학교 측에 “해당 교수의 사표 수리를 취소하고 중단된 진상 조사를 재개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학교는 가해자의 사표를 수리하고 사건을 등한시하는 등 피해자 인권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성의도 보이지 않았다”며 “가해자가 다시는 강단에 서는 일이 없도록 강력하게 조치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인권센터 설치 등 인권침해 사건을 다루는 자체 제도와 장치를 마련해 사각지대에 놓인 대학원생들의 인권문제를 해결하라”며 “교수와 대학원생 간 불평등한 권력관계도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구속된 서울대 교수의 경우에도 사표를 냈다가 면직 처분 직전 학생들이 크게 반발해 논란이 커지자 학교 측이 방침을 바꿔 사표 수리를 하지 않고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고려대는 “취지는 공감하나 현실적으로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고 그럴 계획도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지난달 28일쯤 총장 재가를 거쳐 이 교수의 사표 수리 절차가 완료돼 이를 번복할 수 없다는 것이 고려대의 설명이다. 학교 측은 사표 수리와 관련해서는 사건 진상을 조사 중이던 교내 양성평등위원회의 출석 요구를 이 교수가 모두 거부해 내부 조사가 사실상 불가능했고, 신속히 교원 지위를 박탈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해 절차에 따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원익 총학생회장은 “사립학교와 절차를 운운하는 것은 학교 측의 궤변”이라면서 “제대로 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의지가 있다면 사표수리를 취소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초 피해자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양측 조사를 마쳤다. 이 교수는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중앙대에서는 교수가 학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학내 인권센터 조사를 받고도 수업을 계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어영문학과 A교수는 올 초 연구실에서 여학생의 몸을 만지는 등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성희롱, 성추행을 한 사실이 알려져 학내 인권센터 조사를 받았다. A교수는 부적절한 행동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최근 사표를 제출했다. 하지만 학교는 사표 수리를 이번 학기가 끝난 후로 유예했고 A교수는 수업을 계속하고 있다. 피해 학생은 휴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대 관계자는 “갑자기 교수가 강의를 그만두면 학습권을 침해할 수 있어 이번 학기까지 강의를 계속하도록 한 것”이라며 “사표 수리 여부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성추행’ 서울대 교수 구속

    인턴 여학생 등에 대한 상습 강제 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서울대 수리과학부 K 교수가 3일 구속 수감됐다. 현직 서울대 교수가 성추행 혐의로 구속된 것은 처음이다. 윤태식 서울북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K 교수가 참여한 가운데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K 교수는 혐의를 부인했다. K 교수는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에 출두하면서 “여학생들에게 지속적으로 연락한 사실을 인정하느냐”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인정하지 않는다”고 짧게 답했다. “피해 학생들에게 할 말이 있느냐”고 묻자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낮 12시 15분쯤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면서는 “충분히 소명했느냐”고 묻자 차량에 오르기 전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를 남겼다. 한편 중앙대에서는 교수가 학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학내 인권센터 조사를 받고도 수업을 계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어영문학과 A 교수는 올 초 연구실에서 여학생의 몸을 만지는 등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성희롱, 성추행을 한 사실이 알려져 학내 인권센터 조사를 받았다. A 교수는 부적절한 행동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최근 사표를 제출했다. 하지만 학교는 사표 수리를 이번 학기가 끝난 후로 유예했고 A 교수는 수업을 계속하고 있다. 피해 학생은 휴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대 관계자는 “갑자기 교수가 강의를 그만두면 학습권을 침해할 수 있어 이번 학기까지 강의를 계속하도록 한 것”이라며 “사표 수리 여부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단독] [정윤회 문건 파문] 朴경정 “나는 공무원입니다”… 억울함 눈물로 호소

    [단독] [정윤회 문건 파문] 朴경정 “나는 공무원입니다”… 억울함 눈물로 호소

    1일 오전 6시 55분, 서울의 한 경찰서. ‘정윤회 국정 개입 의혹 문건’ 작성과 유출 의혹을 받는 박모(48) 경정은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굳게 입을 다물었다. 지난달 27~28일 휴가를 냈던 박 경정은 28일 세계일보의 청와대 감찰 문건 보도 이후 처음 출근했다. 박 경정은 담담한 표정으로 “문서를 유출한 적 없다” “검찰 조사에 임하겠다”는 두 마디만 남기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오전 8시 30분. 박 경정은 간부회의에 참석하는 대신 이틀 휴가를 내고 경찰서를 빠져나왔다. ‘사실을 바탕으로 문건을 작성했습니까?’, ‘정윤회씨를 실제로 만난 적이 있습니까?’, ‘문건이 도난됐다는 보도가 사실입니까?’ 등의 취재진 질문을 뒤로하고 박 경정은 택시에 올랐다. 서울신문 취재진은 재빨리 택시에 동승했다. ‘지금의 상황이 억울하다면 차라리 문건 작성과 유출 의혹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는 것이 어떠냐’고 묻자 박 경정은 “나는 공무원입니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입이 있어도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음을 에둘러 호소한 것이다. 손에는 플라스틱 약통을 들고 있었다. 그는 “내가 심장약을 먹어야 해서 사무실에 있는 약을 가지고 나왔다”며 “할 수 있는 말씀은 다 드렸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법무부의 출국금지 조치와 관련해 “어차피 출국할 일도 없고 검찰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경정은 “내 문제로 혹여라도 경찰서의 다른 직원들이 업무를 보는 데 지장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고민하다가 다시 휴가를 냈다”며 “떳떳하기 때문에 오늘부터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려고 나왔는데 상황이 이렇게 됐다”고도 말했다. 한편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이 수사하는 상황에서 서울경찰청도 피조사기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수사에 앞서 경찰 차원에서 진상을 파악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검찰 수사를 기다리라고 지시한 상태”라고 했다. 이어 “검찰 수사를 지켜본 다음 박 경정에 대한 인사 조치를 포함해 모든 것을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단독]‘靑 문건’ 파문 핵심 朴경정, 눈물 흘리며…

    [단독]‘靑 문건’ 파문 핵심 朴경정, 눈물 흘리며…

    ‘정윤회 국정개입의혹 문건’ 작성과 유포 의혹을 받고 있는 박모(48) 경정은 경찰서내 기자들의 쏟아내는 질문에는 입을 굳게 다물었지만, 서울신문 기자와 동승한 택시 속에서는 눈물을 보이며 대신 자신이 공무원 신분이라는 점을 호소했다. 박 경정은 이날 오전 6시 55분쯤 자신이 근무중인 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달 27~28일 휴가를 냈던 박 경정은 28일 문건 보도 이후 처음으로 이날 오전 경찰서에 출근했다. 말끔한 정장차림의 담담한 표정의 박 경정은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문서를 유출한 적 없다’, ‘검찰 조사에 임하겠다’는 두 마디만 남기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이날 오전 8시 30분 경찰서 간부 회의가 있었지만, 박 경정은 회의에 참석하는 대신 돌연 이틀 휴가를 내고 경찰서를 빠져나왔다. ‘사실 바탕으로 문건을 작성했는지’, ‘정윤회씨를 실제로 만난 적이 있는지’, ‘문건 도난됐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사실인지’등을 묻는 질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며 짧게 대답하고 택시에 올랐다. 수많은 취재진을 뒤로하고 서울신문 기자와 택시에 동승한 박 경정은 담담한 표정 대신 자신이 힘든 상황에 놓였음을 호소했다. 박 경정은 “제가 심장약을 먹어야해서 사무실에 있는 약을 가지고 나왔다”라며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다 드렸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떳떳하다면 차라리 문건작성이나 유출 의혹에 대한 공식적으로 입장을 한 뒤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고 털어내는 것이 어떻냐”는 기자에게 박 경정은 눈물을 보였다. 박 경정은 눈물을 손수건으로 닦아내며 대답 대신 “나는 공무원입니다”라는 말로 쉽게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할 수 없는 상황임을 돌려 말했다. 다만 출국금지 조치가 된 사항에 대해서는 “출국하지 않을 거고 어떤 통보도 받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집으로 들어갔던 박 경정은 이날 10시 30분쯤 자신의 차량을 타고 다시 나와 경기 남양주시 양정역 한 공터에 차를 세워 담배를 태우다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경찰 간부후보생 출신인 박 경정은 지난해 4월 청와대 행정관으로 파견됐다가 지난 3월 일선 경찰서의 정보보안과장으로 부임했으며 경찰조직 내에서는 수사·정보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이와 관련, 내부 감찰을 실시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검찰이 수사를 시작하기로 한 이상 경찰이 섣불리 움직이면 외부에서 증거인멸 의혹을 제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정윤회 문건’ 파문] 靑 긴장 “문건 더 있나” 檢 곤혹 “의혹 어떻게…”

    [‘정윤회 문건’ 파문] 靑 긴장 “문건 더 있나” 檢 곤혹 “의혹 어떻게…”

    이른바 ‘현 정권 비선 실세’로 지목된 정윤회(59)씨의 국정 개입 의혹 파장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진실 규명의 ‘공’을 넘겨받은 검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명예훼손 여부 및 문건 유출 경위 못지않게 문건 내용의 진위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일각에서는 ‘살아 있는 숨은 권력’의 국정 농단 의혹을 검찰이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① 명예훼손부터 시작 30일 검찰 등에 따르면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 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 비서관 등이 세계일보 간부와 기자 등 6명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수봉)에 배당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일본 산케이신문의 가토 다쓰야 전 서울지국장과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 정씨 관련 사건을 담당하고 있다. 검찰은 이번 주 중 고소인 조사를 시작으로 수사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문제는 단순한 명예훼손 수사에 그칠 수 없다는 점이다. 허위 사실 보도 여부를 가리기 위해선 문건 내용 자체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 ② 문건 유출도 수사해야 수사가 진행되면 검찰은 자연스럽게 청와대 문건 유출 과정을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 청와대가 수사의뢰한 데다 누가 어떤 목적으로 문건을 유출했는지 규명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해당 문건 작성자로 지목된 박모(48) 경정이 우선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출 과정에 대한 수사는 그 결과에 따라 그간 설로만 떠돌던 청와대 내 권력 암투설이 실체를 드러낼 수도 있다. 검찰은 문건을 입수해 보도한 세계일보를 조사해야 하지만 취재원 보호 등을 이유로 협조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2009년에도 PD수첩의 미국산 소고기 광우병 위험 보도와 관련해 서울 여의도 MBC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두 차례나 시도했지만 MBC 노조 등의 반발에 밀려 실패했다. ③ 국정 농단 여부가 핵심 문건 내용의 진위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정씨가 문건에서 ‘십상시’로 지목된 청와대 인사와 교류하며 국정에 개입했는지를 가려야 한다는 이야기다. 청와대 측은 전언 형식의 표현 등을 근거로 문건 내용이 시중에 떠도는 정보지(찌라시)를 긁어모은 것에 불과하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청와대 주장이 맞다면 비선 개입 논란은 폭발력이 잦아들게 된다. 반대로 문건 내용에 근거가 있었다고 판명되면 후폭풍은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설사 정씨와 청와대 관계자들이 자주 접촉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고 해도 본인들이 부인한다면 정씨가 국정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입증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④ 檢 다잡기 있었나 문건 내용 중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검찰 다잡기’가 끝나면 그를 그만두게 할 예정이라고 정씨가 지난해 송년 모임에서 언급했다는 부분도 주목된다. 그동안 수시로 ‘정치 검찰’ 비판을 받아 온 검찰로서는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 수사를 밀어붙인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물러나고 김진태 현 총장이 취임한 뒤 올 1월 단행한 인사를 놓고 ‘정권의 의지가 반영된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 바 있어 검찰이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수사가 미진하다고 판단되면 야권은 특검 도입 등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⑤ 진실 게임 시작 일부 언론 보도에서 문건 작성 및 유출자로 지목된 박 경정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박스 2개를 청와대에서 가지고 나왔다는 게 말이 됩니까”라고 반문한 뒤 “박스는커녕 서류도 가지고 나오지 않았다. 청와대에 폐쇄회로(CC)TV가 수두룩한데 확인해 보면 될 거 아니냐”고 했다. 문건 내용에 대해서도 “드릴 말씀이 없다”며 “문건에 내 이름도 안 나오는데 왜 자꾸 묻는지 모르겠다. (문건에 실명이 실린) 다른 분에게 물어보라”며 에둘러 답을 피했다. 박 경정은 지난해 4월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실에 파견됐다가 올 3월 서울의 한 경찰서 정보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통상 청와대 근무 뒤 선호하는 곳으로 가는 것과 달리 한직으로 옮겨 ‘좌천됐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박 경정이 짐을 잠시 옮겨 놨던 서울경찰청 정보분실의 직원들이 문건을 유출했다는 보도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박 경정이 짐을 가져다 놓은 것을 모르는 직원이 다수였고 아는 직원 중에서도 건드린 사람은 없다고 한다”고 선을 그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단독] 평창 슬라이딩센터 건설 현장 대규모 불법 벌목

    [단독] 평창 슬라이딩센터 건설 현장 대규모 불법 벌목

    ‘환경올림픽’을 표방한 평창동계올림픽의 슬라이딩센터(봅슬레이·루지·스켈레톤 경기장) 건설 현장에서 광범위한 산림 훼손이 자행된 사실이 확인됐다. 26일 원주지방환경청에 따르면 최근 알펜시아리조트 인근 슬라이딩센터 공사 현장에서 1만 2000여㎡(약 3600평)의 산림이 불법 벌목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평창군은 시공사인 대림산업을 산지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최근 춘천지검 영월지청에 고발했다. 대림산업은 지난 6월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용산리 일대 17만 7000㎡(약 5만 3500평)에 공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대림산업은 실시설계도면을 강원도에 제출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하다가 원주환경청이 원형 보전을 지시했던 지역까지 벌목했다. 특히 5부능선 이상 지역의 산림은 벌목 허가도 나지 않은 상황에서 불법으로 베어졌다. 훼손된 현장은 수십년 된 소나무, 신갈나무 등이 군락을 이뤘던 곳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다음달 1일 국제연맹 관계자들의 방문이 예정된 상황에서 공사를 서두르다가 문제가 발생했다”면서도 “5부능선 이상은 허가가 나는 대로 어차피 벌목될 곳이었으며 5부능선 이하의 훼손된 산림에는 자작나무 400그루를 심었다”고 해명했다. 평창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평창동계올림픽 경기장 건설 ‘불법 벌목’ 현장 가보니

    평창동계올림픽 경기장 건설 ‘불법 벌목’ 현장 가보니

    울창한 나무들이 잘라져 검게 드러난 숲의 민낯은 회색빛 겨울 하늘과 딱히 경계가 없었다. 공사현장 비탈에는 거친 나이테를 드러낸 소나무 밑동만 남아 있었다. 수십년 된 소나무와 신갈나무가 군락을 이루던 이곳에는 시공업체인 대림산업이 훼손된 산림을 복구한다며 급하게 심은 100원짜리 동전 굵기의 앙상한 자작나무만이 거센 바람과 맞서고 있었다. 지난 25일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내 스포츠지구(대관령면 용산리)에는 평창동계올림픽 슬라이딩센터(봅슬레이·스켈레톤·루지 경기장) 건설이 한창이었다. 시공업체에 의해 훼손된 숲 대부분은 녹지자연도 8등급(1~10등급 중 높을수록 자연 원형에 가까운 상태)에 해당하며 나무의 성장이 정점에 이른 곳이다. ●굵직한 나무 잘라내고 묘목 심고 복원 주장 평창올림픽 관련 공사과정에서 환경파괴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슬라이딩센터 건설 현장에서 대림산업과 하청업체들이 5부능선 이하의 원형보전지역 산림 5000㎡가량을 불법 훼손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5부능선 이상은 산지관리법 개정 등의 이유로 벌목 허가도 나지 않은 상황에서 나무들이 베어졌다. 애초 슬라이딩센터 건설 공사로 6016그루의 나무가 훼손될 예정이었지만, 현장에서는 그 몇 배 이상의 나무가 잘려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훼손된 산림을 복구하는 방안도 주먹구구식이다. 원주지방환경청은 지난 14일 현장을 적발한 뒤 ‘12월 15일까지 훼손 지역에 대한 복구 계획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시공사인 대림산업은 지난 15~16일 5부능선 이하의 불법 벌목 지역에 자작나무 400주를 덜렁 심었다. 벌목 이전에 지름 40~80㎝의 굵직한 나무들이 있던 자리에 지름 2~6㎝밖에 되지 않는 묘목을 심어 놓는 ‘꼼수’를 부린 것이다. 이에 대해 정규석 녹색연합 국장은 “해당 지역은 소나무, 신갈나무 등이 있던 곳인데 땜질식으로 자작나무를 심었다”며 “벌목을 하면 나무만 훼손되는 게 아니라 그 지역에 살던 동물들이 다른 곳으로 쫓겨가면서 전체 생태계와 토양구조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했다. ●“무주 덕유산 전철 밟을라” 우려 커져 환경전문가들은 시간에 쫓겨 생태계 훼손과 복구 방안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한 공사를 진행한 후유증을 평창 또한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997년 동계 유니버시아드대회 활강경기가 열린 전북 무주 덕유산 설천봉 일대는 17년이나 지났지만 잡목만 무성한 채 방치되고 있다. 1999년 용평 동계 아시아경기대회 때도 발왕산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을 갈아엎어 용평리조트를 만들었다. 원시림의 보고로 알려진 정선군 가리왕산은 평창올림픽 스키 활강 경기장 건설로 훼손된 상황이다. 환경영향평가 협의 조건에 따라 대회가 끝난 뒤 생태복원에 나서기로 했지만 어떻게 복원할지는 불투명하다. 국립수목원 오승환 박사는 “‘평창올림픽특별법’을 제정해 애초 개발이 불가능한 보존구역도 환경영향평가 등이 간소화되다보니 문제가 발생한다”며 “복원 계획이 정밀하게 논의돼야 하지만 예산도 제대로 세워지지 않고 여론도 집중이 안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울대 산림과학부 윤여창 교수는 “올림픽 뒤 나무를 다시 옮겨심고 생태계를 복원하면 된다며 개발을 강행하지만 한번 죽은 생명을 되살릴 수 없는 것처럼 생태계를 복원한다는 게 사실상 어렵다”고 지적했다. 평창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반발하던 친일 후손, 뒤론 로비… 해외 사례 더해 2019년 개정판”

    “반발하던 친일 후손, 뒤론 로비… 해외 사례 더해 2019년 개정판”

    “남을 비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역사를 올바로 인식하고 정기를 세우기 위해 역사를 연구할 뿐입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친일 인사 4300여명을 망라한 ‘친일인명사전’을 발간한 지 5년을 맞았다. 총 3권, 3000여쪽으로 이뤄진 친일인명사전은 세상에 나오기 전부터 수많은 외압에 시달렸다. 일부 후손들은 ‘친일 행적이 아니다’라며 공식 이의 신청을 하는 한편 뒤로는 ‘제발 빼줄 수 없겠냐’며 로비를 벌이기도 했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들 지만씨처럼 게재 금지·배포 금지 가처분 신청 등의 법적 대응을 하는 이들도 있었다. 친일인명사전 편찬의 주역인 민족문제연구소 임헌영(73) 소장은 23일 “친일인명사전 발간은 과거사 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한 한국 사회가 겪어야 할 통과의례였다”고 말했다. 2009년 11월 출간된 사전에는 일제 식민 통치와 태평양전쟁에 협력한 4389명의 주요 친일 행각과 광복 이후의 행적이 담겨 있다. 출간에 앞서 연구소 측은 유족들로부터 이의 신청을 받았고, 이의를 제기한 127명 중 112명의 신청이 기각됐다.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장면 전 국무총리, 음악가 홍난파, 소설가 이광수 등의 유력 인사는 물론이고 독립유공자로 지정됐던 20명도 포함됐다. 임 소장은 “누군가는 자꾸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려 하는데 정치와는 무관하다”며 “광복 이후 축적된 각 부문 근현대사 연구의 집대성”이라고 친일인명사전의 성격을 규정했다. 이어 “상당한 고가(권당 10만원)임에도 불구하고 7000부 가까이 팔려 출판계에서도 놀랐다”며 “친일의 의미, 조국과 민족을 배신한 행위의 의미를 국민이 확실하게 알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임 소장은 개정판 출간 계획을 발표했다. 주로 지역, 해외에서 이뤄진 친일 행각을 추가로 연구하고 있다. 임 소장은 “사전 발간 이후 ‘왜 이 사람은 빠졌느냐’는 제보가 많이 들어왔다”며 “만주, 일본, 러시아에 있던 친일단체들과 그곳에 속했던 사람들에 대한 자료는 거의 모은 상태지만 신중을 거듭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정판은 3·1운동 100주년인 2019년 발간할 예정이다. 임 소장은 “과거 청산과 올바른 역사 인식을 위해 역사를 연구할 뿐이며 우리는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다”며 “이 사전을 기초 자료로 지역별, 분야별 후속 연구가 잇따르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글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사진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새마을호 고장… 논술 수험생 시험 망칠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부 대학에서 수시 논술전형이 진행된 지난 15일 수험생과 학부모가 탄 광주발 새마을호가 고장으로 멈춰 서면서 혼란을 빚었다. 오전 11시 25분쯤 광주발 용산행 ITX 새마을호 열차가 대전 신탄진역과 세종시 부강면 매포역 사이에서 멈췄다. 뒤따르던 열차 19편도 20분~2시간여 동안 지연됐다. 열차운행이 지연되면서 성균관대와 경희대, 서울여대, 세종대, 수원대, 인하대 등에서 치러진 수시 논술전형을 보려고 열차를 탄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코레일은 택시를 이용해 고장 난 열차에 타고 있던 수험생과 학부모들을 오송역으로 이동시켜 KTX를 타도록 조치했다. 또한 경찰, 119 등에 협조 요청을 했고 대학에도 양해를 구했다. 경찰은 서울역과 용산역에 경찰 버스와 순찰차는 물론 소방 구급차와 모범택시 등 동원가능한 모든 차량을 배치하고 신호등 신호를 조정하는 등 긴급 수송작전을 폈다. 경찰은 성균관대 176명, 경희대 9명 등 189명의 수험생과 학부모를 수험장까지 태워갔다. 오후 3시에 수시 논술시험이 예정됐던 경희대는 열차 고장으로 늦은 4명을 위해 별도 고사장을 마련해 오후 4시 30분에 따로 시험을 봤다. 하지만 코레일이 제공한 택시를 타고 신탄진역에서 수원대와 인하대 수험장으로 가려던 수험생 2명은 시험 시간을 맞추지 못해 결국 시험을 포기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해당 열차의 보조전원장치 2개가 모두 고장 난 것을 확인했다”며 “수험생과 학부모, 승객 등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고 ‘코레일 소비자 피해 보상 규정’에 따라 보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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