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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한국농업 지금이 기회다/김재수 주미대사관 농무관·경제학 박사

    우리나라 농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에서는 무역자유화와 시장경제만이 살 길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에는 농업분야에서도 시장경제 기능이 잘 작동한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그러나 농업은 시장경제 기능이 제대로 작용하지 못하는 특수 분야이다. 미국 테네시대학의 다릴 교수는 농업분야에서 시장경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농산물 가격이 아무리 떨어져도 농산물 수요가 무한정 늘어나지 않으며, 농산물 가격 하락으로 농가가 파산 지경에 이르러도 생산을 지속하는 문제를 지적한다. 또 농산물 가격 하락이 기대했던 수출증대로 이어지지 않고, 다국적 농업기업의 이익만 늘렸다고 주장한다. 농가당 경지면적이 180㏊에 이르는 시장경제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자유화와 시장경제 일변도의 농업정책이 비판받고 있다. 하물며 농가당 경지면적이 1.4㏊에 불과한 우리가 비판 없이 시장경제를 앵무새처럼 주장해선 곤란하다. 혹자는 선진국처럼 국제규범을 준수하고, 농업의 구조조정만이 살 길이라고 한다. 그러나 선진국 농업정책이 다 성공한 것도 아니며, 선진국도 ‘말 따로 행동 따로’이다. 다른 나라를 향해 보조금을 줄이라면서, 자기들은 반대로 늘릴 방안을 강구한다. 면화 보조금을 두고 미국과 브라질이 벌이는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사례가 그러하다. 농업을 인위적으로 구조조정하여 성공한 나라가 없다. 우리 농업 분야도 마찬가지이다. 월급을 주는 것도 아닌 농민을 어떻게 강제로 구조조정할 것인가? 규모확대를 위한 구조조정은 사실상 효과가 미미하다. 농촌은 60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전체의 40%에 이른다. 더 이상 구조조정할 인력도, 힘도 없다. 구조조정이 돼 농촌을 떠나 도시로 가면 주택, 의료, 교통, 교육, 복지 측면에서 더 많은 부담이 발생한다. 우리 농업에 희망이 있는가? 일부에선 우리 농업의 어두운 면, 부정적인 면, 실패 사례를 너무 강조하며 희망이 없다고 비판한다. 우리 농업은 희망이 있고 미래가 밝다. 농업분야에서도 첨단 과학기술과 접목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부분이 많다. 품종과 종자, 비료, 농약, 농기계 등 기술분야가 그러하고, 황우석 교수의 연구에서 보듯 생명공학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우리 농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할 가능성은 지금이 더 많다. 그 이유는 농업이 1차 산업에서 2차,3차 산업으로 범위와 영역을 넓혀가고 있기 때문이다. 농작물 생산에만 치중하던 전통적인 1차 산업에서 탈피, 이제는 가공, 포장, 저장, 수송, 수출, 관광, 휴양, 문화 등 여러 분야로 농업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선진국의 소비패턴 변화는 우리에게 더 큰 희망이다. 패스트푸드보다 슬로푸드, 생존을 위한 음식보다 건강·웰빙을 위한 음식으로 선진국의 식품 소비패턴이 변해간다.‘식품합중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에서 발효음식과 야채 반찬이 많은 우리 식품이 건강과 다이어트에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 농산물과 식품이 미국시장으로 본격 진출을 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이다. 다품목 소량생산을 특징으로 하는 우리 농업형태도 희망이 보인다. 이제는 대량생산보다 환경 친화적 소규모 생산, 무조건 크면 좋다는 ‘규모의 경제’보다 다양성에 바탕을 둔 ‘범위의 경제’가 각광을 받기 때문이다. 기계화·대량생산이 특징인 미국 농업도 비효율과 부작용에 눈을 뜨고 있다. 막대한 농업보조금이 거대 기업 위주로 돌아가고, 미국 농촌의 뿌리인 소농·가족농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량생산이 식품안전을 확실하게 보장하지도 못한다. 농업이 발전해야 선진국이 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세계를 주도하는 선진국치고 탄탄한 농업기반을 갖추지 않은 나라는 없다. 이제 우리는 선진국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되, 우리 실정에 맞는 농업정책 목표를 설정하고, 실사구시적 정책을 추진해야 할 시점이다. 김재수 주미대사관 농무관·경제학 박사
  • 재래시장 ‘사수 궐기대회’

    지방의 재래시장 및 영세 상인들이 역외 대형 할인점의 입점 저지를 위해 집단행동에 돌입하는 등 생존에 몸부림치고 있다. 거대 자본과 유통 노하우를 앞세운 공룡 할인점들이 들어설 경우 영세한 지방 상권의 붕괴는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앉아서 떼죽음 당할 수는 없다 대구지역 재래시장 상인과 슈퍼마켓 주인들은 지난 13일 남구 대명동 홈플러스 남대구점 개점일에 맞춰 강력한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화물·승용차 등 차량 120여대에 ‘지방경제 말살하는 대형 할인점 철수하라.’ ‘대구경북은 대형할인점 천국인가.’라는 등의 문구를 새긴 대형 현수막을 부착한 채 매장 앞 10차선 도로를 4시간 동안 오가며 개점에 항의했다. 대구경북유통연합회 독고창목 회장은 “대구에는 1997년 유통시장 개방 이후 전국 유통망을 갖춘 대형 할인점 15개가 들어서면서 재래시장들이 빈사상태에 놓였다.”면서 지역 상권보호를 위해 시민들에게 할인점 이용 자제를 당부했다. 이미 12개의 대형 할인점이 진출한 경북지역 상인들도 할인점의 추가 출점에 맞서고 있다. 포항 남부시장 등 지역 10여개 재래시장 상인들로 구성된 ‘대형 유통매장 건축 반대 범시민 대책위원회(위원장 김인엽)’는 오는 24일쯤 포항시청 앞에서 대형 할인업체의 복합상가 건립 반대를 위한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앞서 10만명 서명운동도 벌였다. 국내 굴지의 유통업체인 S사가 상도동 포항버스터미널 옆 부지에 추진 중인 지하4층, 지상7층 규모의 복합상가 건립을 저지에 나선 것이다. 대책위는 “포항에는 최근 5년 사이 5∼6개의 대형 할인점이 개점, 주변 재래시장의 2000여 점포가 문을 닫았다.”고 주장했다. ●지방상권 빈사… 불매운동 불사 영주지역 상인들도 홈플러스가 시내 휴천동 2000여평의 부지에 연면적 8000평 규모의 대형 할인점을 짓기로 하면서 건축 반대 시위에 나서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650여 상인들이 합세한 홈플러스 입점 반대추진위원회(김민규 위원장)는 시민대상 서명운동을 벌이는 한편 연일 가두시위를 벌이고 있다. 최근 30억∼40억원을 들여 시장 정비 및 현대화사업을 마친 경산시장 상인들도 요즘 장사는 뒷전이다. 시내 중산동에 대형 판매시설 건축 허가를 신청한 E마트와 허가기관인 시와 일전을 불사할 방침에서다. 민미자(60·여) 경산시장 상가번영회장은 “인근 대구지역의 대형 할인점들로 지역 상권이 거덜난 마당에 안방을 대형 할인점에 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안동지역 상인들은 지난해 말 신세계 E마트점이 문을 열자 곧바로 ‘불매운동’에 돌입했다. 구시장 등 지역 상가번영회 회원들은 안동상공회의소와 안동시의회, 안동농협 등을 찾아 할인점 불매운동 및 지역경제살리기 시민운동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대전은 지난 2003년 5월 오는 2007년까지 백화점과 할인매장의 신규허가를 내주지 않기로 해 잠복상태이다. 한편 대구경북유통연합회는 최근 ‘대형 할인점 출점 저지 범상인연대’를 결성, 할인점 상품 불매운동과 함께 자치단체들에 출점 제한 조례 제정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청 지식서비스기업과 김종국 사무국은 “정부에서 대형마트의 진출을 규제한다면 WTO협정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면서 “재래시장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대형 점포에 대해서는 시장과 공존할 수 있도록 정책을 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경제 살리려면…전문가 릴레이 인터뷰] ①LG경제硏 이윤호원장

    [경제 살리려면…전문가 릴레이 인터뷰] ①LG경제硏 이윤호원장

    ‘경제 올인(All-in)의 관건은 실천이다’. 정부가 경제살리기에 시동을 걸면서 정부, 기업, 가계 등 경제주체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내외 전문가들을 통해 우리 경제현안과 문제점 등을 재점검하고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릴레이 인터뷰를 마련했다. 첫번째로 민간경제연구소인 LG경제연구원 이윤호(李允鎬)원장을 만났다. 이 원장은 “경제살리기 해법은 이미 각계에서 다 제시했다.”면서 “문제는 제도적으로 막힌 데는 좀 더 시원하게 뚫어주고, 의기소침해 있는 곳은 힘을 북돋워줘 경제살리기에 동참하도록 하는 ‘함께하는 경제’분위기 조성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살리기의 묘책이 있다면. -기업의 투자를 활성화시키는 것만이 살길이다. 기업이 투자를 해야 고용이 창출된다. 정부가 올해 4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하지만 기업이 투자하지 않고서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기업투자만 활성화되면 고용창출은 가능한가. -그것이 문제다. 대기업만 해도 지난해 투자증가율이 전년대비 20% 이상 됐다. 하지만 고용흡수력은 떨어졌다. 제조업 중심의 대기업은 고용창출에 한계가 있다. 중소기업과 서비스산업을 육성하는 길밖에 없다. 중소기업을 육성할 수 있는 대안은. -우선 중소기업들이 각성해야 한다. 스스로 살길을 찾아야지, 정부의 구제만 기대하고 있으면 안 된다. 수익창출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기술개발이 일본 등에 비해 크게 떨어져 있고, 해외마케팅 능력도 부족하다. 자금이 부족해서 그런것 아닌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연결고리를 정부가 만들어줘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윈윈할 수 있어야 협력체계가 가능하다. 하지만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투자하려면 출자총액제한제 등에 묶여 투자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게 돼 있다. 반면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투자하면 문어발식 확장이란 비난에 직면하게 된다. 이런 분위기를 해소해야 한다. 대기업이 굳이 경쟁력이 없는 중소기업에 돈을 대면서 싫은 소리를 듣는다면 누가 하겠는가. 출자총액제한제가 실제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나. -사례들이 적지 않다. 최근 두산이 인수키로 한 대우종합기계도 출자총액제한제로 곤욕을 치를 수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등 적잖은 대기업들도 투자를 하려해도 규제 때문에 할 수 없다고 아우성이다.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 최근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출자가 다소 완화되긴 했으나, 너무 제한적이다. 포괄적으로 해야 한다. 고용흡수력이 높은 서비스산업 육성은 어떻게 해야 하나. -지금은 음식·숙박업 등 저부가가치산업이 많다. 반면 고부가치산업인 법률·의료·교육시장 등은 밖으로 돈을 쏟아붓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에는 이들 시장의 경쟁력이 없다.WTO(세계무역기구)체제의 DDA(도하개발어젠다) 협상이 마무리되기 이전에 서둘러 문을 열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평균 수명이 갈수록 늘어 직장에서 은퇴하고 나면 30년 이상의 노후생활에 대한 대비책이 없다. 이러다보니 돈을 벌어도 돈을 쓰지 않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고용을 위해서는 서비스산업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 개방의 걸림돌은 우리 국민의 ‘형평주의적 사고’다. 경쟁사회라고 외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평등을 찾는 우리 국민의 속성은 이율배반적이다. 정부 정책에서 고쳐야 할 점은. -참여정부가 좌파적 경제정책을 쓴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좌파적 성향이라는 인식으로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를 불식시켜야 한다. 특히 정부의 경제정책은 내부논란이 외부논란으로 이어지면서 추진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일단 결정된 정책은 강력하게 밀고 나가야 한다. 반기업정서도 국가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안 된다. 정부는 반기업정서, 반부자정서에 대한 국민들이 인식을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공정위가 재벌 지분들을 일일이 공개한 것도 반기업정서를 유도하는 것이 본다. 기업이 중요하다면 귀하게 여기고, 대접해줘야 한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열린세상] 중국을 활용하는 법/강승호 인천발전연구원 한중교류센터장

    최근 우리 기업의 중국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 상무부 집계에 의하면 한국기업의 대중 투자액이 작년 1·4분기 이후 조세회피처인 홍콩과 버진아일랜드를 제하고 1위에 랭크되었다. 우리의 대중 수출도 2년 연속 연 증가율이 40%를 넘어, 이미 재작년이후 미국을 능가하는 최대 수출대상국이 된 중국에 대한 비중은 19.6%에 이른다. 최근 내수 부진을 겪으면서 그나마 수출에 기대를 걸고 있는 우리에게 중국시장의 중요도는 매우 크게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 이웃인 중국시장이 성숙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대중 수출품의 주종은 최종재보다는 원자재·중간재가 80%를 점하고 있다. 우리의 대중 무역흑자는 중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소비재 내수시장 덕분이 아니다. 이같은 현상을 설명하는 데는 일부에서는 직접투자의 수출유발 효과를 들고 있다. 최근 몇년동안 우리 기업의 중국진출이 가속화되면서 진출기업들이 현지에서 부족한 설비·자재를 한국에서 수입해가기 때문에 나타난 일시적 특수라는 것이다. 곧 진출기업들의 부품조달 현지화가 이루어지면 사라질 것이라는 것이다. 직접투자의 긍정적인 면인 수출유발 효과는 단기에 그칠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우리 산업의 공동화를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우리의 대중수출이 늘어난 이유는 우리기업의 진출에 의한 것만은 아니다. 세계 공장으로서 중국의 교역규모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중국은 작년 11월에 이미 연간 교역규모 1조달러를 돌파하였다. 이는 2001년 5000억달러 돌파 후 3년 만에 이루어진 것으로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급성장이다. 중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도 지난 10월말 누계기준으로 계약금액 1조달러를 넘어 교역과 투자가 모두 1조달러를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 이로써, 중국은 4월말부터 본격화된 긴축정책의 영향으로 교역과 외자유치 실적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일부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중국의 경우 외국인투자기업이 전체 교역의 60%를 담당하면서 수출과 수입을 동시에 확대시키고 있다. 진출 다국적 기업과 중국의 일부 기업들은 중국 내수시장뿐 아니라, 중국 밖의 선진 글로벌시장을 겨냥한 질 좋은 제품을 생산·수출하기 위해 질좋은 중간 투입재 수입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기업의 생산재 수출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WTO가입 4년차가 되면서 관세율도 더욱 낮아져, 부품소재 관련기업들의 진출유인도 감소하는 반면 중국의 수입수요는 확대될 것이다. 화둥지역 등 소득수준이 높아지는 중국의 소비재 내수시장 외에도 ‘세계의 공장’인 중국은 한동안 지속적으로 생산재 내수시장이 확대될 것이다. 특히 향후 중국 동북 3성의 성장은 생산재 내수 확대기회를 연장시킬 것이 기대된다. 중국의 성장에 따른 편승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중국과의 거래비용(transaction cost) 극소화가 가장 중요하다. 중국과의 인류·물류(人流·物流) 편의 확대, 중국어 인력의 양성,LA·뉴욕의 한인타운처럼 중국 내 한국인 영주거점 마련 등이 필요할 것이다. 중소기업의 급속한 대중 진출에 대해 제조업 공동화 위협이라 보기보다는 산업구조 고도화를 통한 공동화 극복이라는 원칙적 입장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의 대중투자 성공률을 높임으로써 국내 산업구조조정의 충격을 흡수하고, 대중투자를 무역흑자 기조를 공고화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면 우리의 산업구조화에 매우 유리한 기회다. 중국의 생산기지가 다국적기업의 투자로 인해 세계적인 생산기지로 발전하면서 우리 경제에도 경쟁압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는 이웃의 존재는 약간은 위협적이긴 하지만 경쟁력을 높이는 새로운 결의를 다지는 계기를 제공할 수도 있다. 마치 옆집 새차가 우리집 헌차를 더욱 낡아 보이게 해 우리 가족의 기분이 상하게 되면 우리도 좋은 차를 마련할 수 있도록 더욱 결의를 다지게 되는 것과 같은 효과다. 정책적으로 본다면 연해지역 대도시의 급성장을 인식한 결과 우리도 중국의 부상에 대응할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계획을 수립하도록 한 것도 그 예라 할 것이다. 강승호 인천발전연구원 한중교류센터장
  • 25년 농군 ‘제2김두관’ 박홍수 신임 농림 인터뷰

    25년 농군 ‘제2김두관’ 박홍수 신임 농림 인터뷰

    1월1일 새벽, 파행의 끝에서 간신히 정상화된 국회 본회의장에서 표결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박홍수 의원은 경남 진주에서 농사짓던 후배가 농약을 마시고 자살했다는 전화를 받았다. 그 후배는 나이가 이제 겨우 45살, 장년이었다. 그에게 딸린 처자식을 떠올리며 가슴 아파했다. 그 박의원이 ‘1·4개각’에서 농림부 장관으로 발탁됐다. ROTC로 군대를 다녀온 뒤 26살부터 지난해까지 25년 농사를 지어온 그의 경험에 따르면 생명을 길러내는 농사꾼이 자살을 결심할 때는 빚이 감당할 수 없이 많아서가 아니다. 희망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299명 중 2번째로 가난한 그는 지난해 부채 2억 402만원이었고, 논밭을 팔아 1억원 정도를 정리했다. ●남해서 이장 지낸 ‘현장 농민운동가’ 박 신임장관의 취임을 ‘현장 농민운동가’ 출신이 농민을 대표하는 장관이 됐다는 것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는 창선중·창천고를 거쳐 경상대 농대를 나온 뒤 81년부터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마을 이장을 시작으로 새마을 지도자, 면·군·도단위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련)에 소속해 일해 왔다. 박 신임장관은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고향이 같은 경남 남해다. 박 장관이 남해군 창선면 장포마을에서 이장을 할 때, 김 전 장관도 고현면에서 이장을 지냈다. 특히 그는 한농련 회장을 지내던 2000년 ‘농가부채특별법’을 개정하라는 압력을 넣기 위해 농민운동 최초로 고속도로 점거투쟁을 벌였고, 국회 본회의장에서 농성투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국회 경위 책임자의 목까지 날렸다. 어찌보면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후보에 오른 것도 그같은 농민을 대표하는 투쟁 경력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론적인 무장도 만만찮다. 초선이면서 그는 국회 농림해양수산위 야당 동료로부터 ‘동료의원이 뽑은 최우수 국감의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국회의원 8개월 만에 10권의 농업정책자료집을 냈다. ●“이제 도시사람이 농촌 도와줘야” 박 장관은 “농촌에, 농민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농촌 발전’이 아니라 ‘농촌 회생’을 말하는 상황”이라면서 “자식들 뒷바라지에 온몸이 무너진 시골 어머니를 보살피듯이 이제 도시의 사람들, 비농업계가 농촌을 도와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래서 농림부 장관으로서의 첫 약속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의 회동으로 잡은 것도 그의 이같은 소신 때문이다. 박 장관은 농업계에서 자유무역협정(FTA)과 도하개발어젠다(DDA)에 반발할 때 그는 “농촌의 오래된 숙제를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이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장관은 “‘아는 놈이 더 한다.’ 싶을 만큼 독하게 할지도 모르겠다. 농촌이 이제 변해야 한다.”고 각오를 피력했다. 그는 노 대통령과는 대통령 후보시절부터 인연이 깊다. 세계무역기구(WTO) 쌀협상 등과 관련해 노 대통령의 비공식 자문역을 수행해 왔다는 후문이다. 부인 최호숙(49)씨와 1남3녀.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세계경제 나아질까] 잘 나가던 브릭스 ‘숨고르기’

    지난해 세계경제를 이끌어왔던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올해 성장속도도 다소 늦춰질 전망이다. 브릭스의 선두주자들이 긴축정책을 펴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지난해 9%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중국 당국은 과열경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각종 긴축정책을 추진중이다. 그럼에도 고성장을 기록,8%대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농촌부문과 섬유산업의 성장이 클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도농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농업생산·농촌경제·농민생활 등 삼농(三農)정책을 추진 중이다. 또 내년부터는 세계무역기구(WTO)의 섬유쿼터가 폐지됨에 따라 중국산 섬유와 의류의 대공세가 예상된다. 브라질은 지난해 10년만에 최대치인 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브라질 당국은 긴축재정과 세계경제의 침체를 예상해 3.5% 정도의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지지층인 좌파를 실망시키면서까지 단행한 각종 경제정책이 효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상승률이 2003년 17.2%에서 지난해 6%로 낮아지고 헤알화 가치가 2년간 달러화대비 30% 급등했다. 브라질 국제경제연구기관인 SOBEET는 올해 신규투자가 전년보다 22%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도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다소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 구성된 연립내각에 공산당이 포함돼 있어 앞으로 정책과 개혁을 추진하는 데 있어 반대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투자와 소비수요가 꾸준히 증가해 올해 6.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전망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도 6.5%였다. 지난해 러시아 경제의 호황은 정부정책의 성공이라기보다는 고유가에 힘입은 탓이라고 러시아 최대 경제지 코메르산트가 평가했다. 러시아 경제무역부는 지난해 경제성장률 6.8%, 올해 5.8%로 전망했다. 러시아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공산주의 잔재와 관료주의를 극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이 조언했다. 특히 지난해 유코스 사태에서 정부의 지나친 규제와 간섭이 두드러져 투자자들의 신뢰를 많이 잃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수입쌀 내년6월부터 시판·관세화 10년 유예

    수입쌀 내년6월부터 시판·관세화 10년 유예

    국내 쌀시장 보호를 위한 쌀 관세화 유예기간이 내년부터 오는 2014년까지 10년 동안 추가로 연장된다. 대신 우리나라가 미국·중국 등으로부터 의무적으로 들여와야 하는 수입물량(TRQ)은 해마다 조금씩 증가,2014년 올해의 약 2배인 40만 8700t으로 확대된다. 의무수입물량의 10%가 일반 가정용 밥쌀로 내년부터 시판된다. 지금까지는 떡·쌀과자 등 가공용으로만 쓰여왔다. 우리나라는 관세화 유예기간 중이라도 우리에게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관세화(쌀시장 완전개방)로 돌아설 수 있는 선택권을 인정받았다. 정부는 30일 쌀협상 최종 결과를 발표하고 향후 의무수입량 증량 계획 등을 담은 이행계획서(CS) 수정안을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했다.3개월에 걸친 WTO의 검증이 끝나 최종안이 마련되면 국회에 비준동의를 구할 예정이다. 정부는 관세화 유예 연장의 조건으로 올해 1988∼90년 국내 쌀 소비량 대비 4%(20만 5000t)였던 의무수입물량을 해마다 늘려 2014년에는 7.96%(40만 8700t)까지 확대하기로 협상국들과 최종 합의했다. 가공용으로만 공급하던 수입쌀의 밥쌀용 시판도 내년부터 허용된다. 시판물량은 2005년 의무수입물량의 10%에서 2010년까지 30%로 차츰 늘려간 뒤 그 뒤에는 30% 비율을 유지키로 했다. 이에 따라 관세화 유예 연장 첫해인 내년에는 22만 5575t이 수입돼 이 중 10%인 2만 2557t(15만 6650섬)의 외국쌀이 백화점, 슈퍼마켓 등에서 소비자에게 팔리게 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쌀 개방협상 타결] 허상만 농림장관 문답

    [쌀 개방협상 타결] 허상만 농림장관 문답

    허상만 농림부 장관은 “쌀 관세화를 20년간(1995∼2014년) 유예받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며, 유예는 이번으로 끝내야 한다.”면서 “앞으로 남은 10년을 마지막 기회로 생각하고 쌀 산업의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질문과 답변. 수입쌀은 언제, 어떻게 일반 소비자들에게 판매되나. -시판용 쌀은 포장쌀 형태로 정부대행기관에서 수입해 차익을 붙여 판매하게 된다. 가격은 국내 도매가격과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다.(국회 비준 등 절차를 거쳐)이르면 내년 6월부터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대북 쌀 지원 문제는 어떻게 정리됐나. -이번 협상은 대북 지원과 관계가 없다. 늘어나는 수입쌀을 북한에 지원하는 문제도 고려하면서 협상을 진행했지만 원칙적으로 논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결정된 것이 없다. 대북 지원은 정부 차원에서 결정할 문제다. 국회비준 절차와 비준받지 못할 경우 대책은. -국회비준 동의안은 우리측 이행계획서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의 검증이 완료된 뒤 제출할 방침이다.WTO 검증에는 3개월 정도가 걸릴 것 같다. 비준에 실패한 뒤의 상황은 지금 말하기 어렵다. 이행계획서 제출에 앞서 국회비준을 먼저 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회비준 동의는 조약체결이 최종적으로 확정된 이후에 하게 돼 있다. 이번 협상 결과를 담은 이행계획서는 초안에 불과하기 때문에 당장 국회에 제출할 수는 없다. WTO의 검증은 순조로울 것으로 전망하나. -쉽지만은 않겠지만 큰 틀에서 9개 협상 상대국과 합의를 끝낸 상태이므로 부가적인 문제는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고 본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쌀 개방협상 타결] “재고쌀 北지원등 모색”

    정부가 쌀 관세화(쌀시장 완전개방)를 10년간 더 미루기로 미국·중국 등 9개국과 합의함에 따라 우리나라는 쌀 시장을 기존 10년(1995∼2004년)에 더해 총 20년 동안 완전 개방하지 않은 유일한 나라가 됐다. 현재 우리나라와 함께 쌀 관세화를 유예받고 있는 필리핀은 유예를 연장할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상대국들로부터 많은 양보를 얻어냈다는 게 이번 협상결과에 대한 정부의 자평(自評)이다.2014년에 기준연도(88∼90년) 쌀 평균 소비량의 7.96%(연간 40만 8700t)까지 의무수입량을 확대하기로 최종 결론이 났지만 당초 대부분 협상국들은 기준연도 대비 15%(80만t) 수준의 증량을 요구했다.20%(100만t)선을 요구한 나라도 있었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대부분 협상국들이 9% 안팎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정부는 의무수입물량을 7.4%까지만 늘려줄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협상 막판까지 집요하게 협상국들을 설득해 수입량을 7.96%로 늘리기로 하는 합의안을 도출했다. 특히 일본과 대만이 각각 쌀 관세화 유예를 받는 대가로 의무수입물량을 6년간 8%,1년간 8%까지 늘리기로 합의한 전례와 비교해 볼 때 우리나라는 무려 20년 동안 유예를 받으면서 7.96% 수준만 허용했다는 것은 꽤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수입쌀을 북한 등 제3국으로 재수출할 수 있는 길을 공식적으로 터놓지는 않았지만, 정부는 마음만 먹으면 가능한 일이라고 밝히고 있어 늘어나는 쌀 재고를 해결할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이다. 올해의 경우 전체 쌀 재고량은 710만섬으로 유엔식량농업기구(FAO) 권고량인 600만섬을 훨씬 웃돌고 있다. 특히 수입쌀 재고량이 전체의 47.9%인 340만섬에 달하고 있어 쌀 재고량 급증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는 실정이다. 농민 설득은 차치하더라도 WTO 검증과정 통과, 개별국가와의 양자간 협상, 국회 비준 등 아직 세부적인 과제는 많이 남아 있다. 정부가 쌀협상 결과 발표와 함께 이행계획서를 WTO에 제출했지만, 검증 과정에서 돌발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부는 또 WTO의 검증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국회에 비준 동의서를 제출한다는 계획이지만, 이 과정에서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여야의원 76명은 이달초 쌀협상 전면 재협상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등 정부에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쌀 개방협상 타결] 정부 “최상의 결과” 농민 “농촌 다 죽어”

    [쌀 개방협상 타결] 정부 “최상의 결과” 농민 “농촌 다 죽어”

    30일 허상만 농림부 장관은 쌀협상 관련 발표문의 절반 이상을 향후 농민 지원 및 농업 경쟁력 강화 대책에 할애했다. 발표문 7장 가운데 4장이 소득보전, 복지확충 등에 관한 내용이었다.9개국과 피 말리는 협상을 통해 쌀 의무수입 물량, 소비자 시판 규모 등을 최소화했다고 농림부는 자평하지만 농민들은 반발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농민 설득은 정부가 풀어야 할 최대 난제다. 현재 농민들은 정부가 협상시한에 쫓겨 수입쌀 시판 허용 등 상대방의 무리한 요구를 받아들였다며 협상결과에 반발하고 있다. 전국농민연대는 이날 정부 발표 직후 내놓은 성명에서 “정부의 쌀협상 결과는 농업·농촌의 파탄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행계획서의 세계무역기구(WTO) 제출계획 철회와 전면 재협상을 촉구했다. 민주노동당도 “정부가 국민적 합의도 거치지 않고 강대국의 압력에 굴복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쌀시장 개방은 시간문제일 뿐이며 지금은 소모적인 논쟁을 벌이기보다 쌀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부는 내년 초 국회비준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 여기서도 최대 관건은 농심(農心)이다. 농민 반발이 거셀 경우, 유권자의 표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여야 의원들이 비준안에 쉽게 동의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농민 설득과 국회비준 성공이 사실상 한묶음인 셈이다. 허 장관은 “법적으로만 따지면 올해 말로 쌀 관세화 유예가 끝나기 때문에 내년 1월1일부터는 공백상태가 시작되는 셈”이라면서 “국회비준 동의안 처리가 장기화되면 WTO 회원국들의 문제제기 등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젖소부인 바람났네

    알록달록한 젖소가 누런 한우송아지 세쌍둥이를 낳아 화제다. 24일 경북 예천군에 따르면 용궁면 산택리 윤용한(45)씨 농가에서 사육하고 있는 23개월짜리 젖소가 지난 22일 오후 건강한 한우 세쌍둥이를 순산했다. 세쌍둥이는 지역 8개 농가의 젖소 33마리를 대상으로 한 ‘한우 수정란 젖소 이식’사업에 따라 생산된 것이다. 한우를 임신한 젖소는 10여 마리로 윤씨네 농가가 첫 번째 경사를 맞았다. 현재 젖소 송아지는 한 마리에 60만∼70만원 정도지만 육질이 좋아 인기가 높은 한우 송아지는 200만∼300만원에서 거래된다. 또 출산 이후에도 어미 젖소는 계속 젖을 짤 수 있어 축산농가의 소득향상에 크게 도움이 된다. 이쯤 되면 적어도 예천군에 사는 아이들은 ‘엄마 닮았네!’라는 동요 ‘얼룩송아지’의 가사를 바꾸어 불러야 할 판이다. 예천군 관계자는 “젖소의 한우 인공수정은 아직 성공률이 20∼40%로 낮은 편이지만 점차 노하우가 생기면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서 축산농가가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윤씨는 “사료 선별 등 관리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스스로 자연분만을 한 데다 세쌍둥이까지 낳았다.”면서 “젓소가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겨줬다.”며 기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44개 농축산물 과다 수입땐 최고 1067% 특별긴급관세 부과

    내년부터 녹두·팥·메밀·콩 등 44개 농축산물이 일정 규모를 초과해 수입되면 최고 1067%의 특별긴급관세가 부과된다. 특별긴급관세란 세계무역기구(WTO) 협상에 따라 농축산물의 수입으로 관련 국내 산업의 피해가 우려될 경우 수입가격을 기준으로 부과되는 고율의 관세다. 재정경제부는 27일 이같은 내용의 특별긴급관세 부과에 관한 규칙 개정령을 공포, 내년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시행한다고 밝혔다. 개정령에 따르면 녹두와 팥은 합해서 수입규모가 3만 3052t을 초과하면 각각 810%와 561%의 긴급관세가 부과된다. 어묵·맛살 등을 만들 때 쓰이는 밀의 분쇄물 등 11개 품목은 수입량이 총 636t을 초과하면 384∼1067%의 관세가 붙는다. 대두는 32만 5323t을 넘겨 수입되면 649%의 관세가 부과되고 땅콩류는 4845t을 넘으면 307%의 관세율이 적용된다. /***인삼류 19개는 수입량이 41t을 넘으면 297∼1005%의 관세가 붙는다. 가축 사료용 육분은 기준 수입물량인 2만 327t을 넘으면 12% 관세가 적용된다. 송아지 등 젖먹이용 사료인 대용유는 6879t의 기준수입물량을 초과하면 94%의 관세가 부과된다. /***/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정부, 쌀협상 연내 마무리

    정부는 쌀협상을 올해 안에 마친다는 방침을 세우고 최종 협상 결과를 오는 29∼30일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23일 “연내에 협상을 끝내지 못하면 관세화 의무가 발생하는 등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올해 말까지 협상을 종료하기로 했다.”면서 “일부 협상국과의 추가협의 결과를 예측할 수 없지만 이 내용까지 반영한 협상 결과를 29일이나 30일쯤 WTO에 통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WTO에 이행계획서를 제출할 때까지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일부 국가들과 외교채널을 통해 우리측 입장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8일 국무회의에서 관세화 유예 또는 관세화 전환 여부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정부는 사실상 관세화 유예 방침을 세웠다. 현재 정부의 협상안은 관세화 유예를 10년간 추가 연장받는 대신 올해 4%(88∼90년 연평균 소비량 기준)인 의무수입물량을 8%까지 확대하는 것으로 돼 있다. 또 내년에는 의무수입물량 가운데 10%를 시판하고, 단계적으로 30%까지 늘려야 한다. 그러나 정부협상단은 협상 종료시점까지 미국측에 의무수입물량을 7%대 후반으로 낮춰달라는 우리측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아울러 자국산 쌀을 수입해 줄 것을 요청하는 인도 등에 대해서는 설득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정부는 WTO가 이행계획서를 검증하는 데는 3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있으며, 협상국들이 합의하면 WTO가 이행계획서를 거부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許농림 “쌀협상 시한 내년까지 연장” 시사

    許농림 “쌀협상 시한 내년까지 연장” 시사

    정부가 당초 올해 말까지로 못박았던 쌀협상 종료시한이 내년까지 연장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허상만 농림부 장관은 20일 기자단 간담회에서 “쌀협상을 올해 말까지 종료한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세계무역기구(WTO)의 양해를 얻어 내년까지 협상시한을 연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가 쌀협상 시한 연장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허 장관은 “연내에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관세화 의무가 발생하지만 협상 상대국이 추가협상의 필요성을 인정한다면 WTO도 이를 양해할 것으로 본다.”면서 “우선 이번주 안에 미국측과 의무수입물량(TRQ) 등에 대한 실무급 협상을 가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의무수입물량을 8%에서 고수하고 있는 미국측과 이를 7%대로 낮추려는 한국측의 의견이 여전히 팽팽히 맞서 있어 의견조율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인도와 이집트 등의 협상국들도 당초 예상과 달리 자국산 쌀의 수입을 요구하고 있어 연내 협상타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 장관은 “만약 협상시한 연장이 필요할 것 같으면 협상결과를 WTO에 통보하고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열린세상] 페어 플레이의 나라/이정옥 대구 카톨릭대 교수

    “저는 1982년생인데요. 어릴 때는 바이올린을 했고 태권도도 했어요. 좋아하는 일에는 잠을 안 자고 미칩니다.” 자기소개를 해보라는 수업시간의 과제 발표장에서 학생들도 놀라고, 교수인 나도 놀랐다. 이른바 청년실업의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는 회색빛 전망을 앞에 둔 1980년대생들의 귀중함을 재발견했기 때문이다. 어릴 때 주위의 사랑을 독차지했고, 음악이며 운동이며 특기 교육을 받았고, 여행이며 취미활동을 ‘기억이 날 정도’로 해보았고 사이버 공간이라는 신천지를 개척한 그들이었다. 그들은 주차요원에서 이벤트 도우미, 호프집 웨이터 등의 다양한 ‘알바’ 경험을 자랑스레 털어놓았다. 그들은 고도성장시대에 성장기를 보낸 우리 사회의 풍요의 열매들이다. 경제적 곤궁함의 우울과 그늘이 자리잡기엔 과거의 빛이 너무 밝은 세대들이다. 열등감 없는 대담함은 실업과 불안정 취업에 대한 우려를 뛰어넘을 수 있는 다양성과 재기 발랄함을 지녔다. 그 저력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월드컵 거리 응원전에서 입증된 바 있다. 사회학자들은 그들을 ‘월드컵세대’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분석한 바 있다. 찬란한 과거를 뒤로하고 졸업을 앞두고 이들이 물밀듯이 찾는 곳은 노량진의 공무원시험 학원가이다. 불안정 취업의 시대에 ‘철밥통’의 유혹은 다른 모든 재미있는 실험을 중단시킬 정도로 큰 것이다. 대학에서 학과선택의 기준은 취업을 보장해주는 자격증이 있느냐 없느냐이다. 자격증과 공무원시험은 ‘무한경쟁’이라는 세계화의 파고 속의 한척의 나룻배와 같다. 모든 사람이 아귀다툼으로 올라타면 나룻배는 당연히 뒤집힐 수밖에 없다. 아귀다툼으로 올라타고 싶어 하는 국가의 공공부문, 예를 들면 공기업이 민영화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공기업의 민영화라는 세계화의 추세는 이미 대세가 되고 WTO를 통한 글로벌 스탠더드가 제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번 시험으로 모든 경쟁의 금을 넘어서는 ‘철밥통’은 없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대세이다. 이런 대세의 흐름을 보지 못하고 부모 세대에 성공했던 방식을 새로운 세대에게 모델로 제시하는 것은 우리 모두를 시간의 흐름이 멈춘 20세기에 가두는 셈이 된다. ‘영리한 군중’이었던 월드컵세대에게 필요한 것은 ‘공무원시험 합격증’이 아니라 게임의 규칙과 페어플레이의 정신이다. 승패를 가르는 경기의 규칙은 냉정하고 승리를 위해서는 모든 노력을 기울이지만 패배를 인정하고 패자를 보듬어줄 수 있는 마음, 이것이 이들이 살아가는 시대의 정신이다. 이 시대정신을 공유하는 세대를 필자는 ‘02세대’라고 이름붙인 적도 있다. 게다가 월드컵을 통해 확인된 승리의 비결은 끊임없는 기초훈련과 선수 개개인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키워주는 ‘리더십’외에는 달리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 진부한 진리를 인정하기 싫은 사람들은 ‘연줄망과 연고만들기’를 기초실력 다지기보다 앞세운다. 지금 우리 사회는 곳곳에서 새로운 경기의 규칙을 만들고 있다. 공직자에 대한 다면평가제가 도입되고 장관에 대해서도 업무평가제도가 확립되었다. 고위공직자를 공채하는 틀이 만들어지고 있다. 절차와 형식이 아무리 민주적으로 바뀐다고 해도 형식 합리성의 뒤에 실질 합리성은 자취를 감출 수 있는 구멍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결국 ‘공직사회의 효율성’,‘기강’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의 중요성을 모두가 절감할 때만 형식 합리성이 아닌 실질 합리성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데 그것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의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이심전심’, 사회학자 뒤르카임의 용어로 표현하자면 ‘집합의식’의 바탕 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페어플레이의 나라를 만들면 ‘금쪽같은 내 새끼’를 위해 말도 설고 낯도 선 이국땅을 향한 이민은 꿈도 꾸지 않을 것이다. 이민이 좋다 그르다를 떠나 ‘떠나고 싶다’는 열망의 현실적 표현인 이민대열은 우리 사회가 페어플레이의 나라가 아니라는 인식의 지표이기 때문이다. 페어플레이만이 승자를 교만하지 않게 만들고 패자가 승자를 인정하는 틀이 될 수 있다. 이정옥 대구 카톨릭대 교수
  • 수입쌀 내년 밥상 오른다

    수입쌀 내년 밥상 오른다

    정부의 쌀 협상 최종안이 마침내 드러났다. 우리나라는 쌀 관세화 유예기간을 오는 2014년까지 10년간 연장받는 대신 의무수입물량(TRQ)을 올해보다 2배 많은 8%까지 늘려야 한다. 또 내년부터는 수입쌀의 10%, 오는 2010년부터는 30%에 대한 소비자 시판이 허용된다. 따라서 내년에 시판되는 외국산 쌀은 2만 2575t에 이를 전망이다. 정부는 이같은 내용의 쌀협상 잠정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정부는 미국과 중국 등 9개 협상국들과 연말까지 최종 협상을 벌여야 하지만 이변이 없는 한 이같은 안이 확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앞서 허상만 농림부장관과 앤 베너먼 미 농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회담을 갖고 핵심 쟁점인 의무수입 물량을 8% 미만으로 낮추는 문제 등에 대해 협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허 장관은 회담 후 “현재 실무선에서 8%까지 내려와 있으나 더 낮추기 위해 욕심을 부리고 있으며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협상단은 잠정합의 내용을 토대로 다른 협상국과 최종 합의에 나설 계획이다. 지금까지 도출된 잠정합의안은 관세화 유예 추가 연장을 조건으로 올해 4%(20만 5000t)인 의무수입 물량을 매년 0.4%포인트씩 늘려 2014년에는 쌀 평균소비량(88∼90년 기준)의 8%(41만t)까지 끌어올리도록 돼 있다. 그동안 쌀과자 등 가공용으로만 공급되던 수입쌀의 소비자 시판도 허용된다. 시판 물량은 내년부터 5년 동안 의무수입물량의 10%이며,2010년부터는 30%로 높아진다. 이재길 외교통상부 도하개발어젠다(DDA) 대사는 “관세화 유예기간 중이라도 언제든지 관세화로 전환할 수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간의 새로운 무역규범인 DDA 농업협상에 따른 관세율이 적용되고, 의무수입 물량은 관세화 전환 당시의 의무수입 물량과 DDA 협상에 따른 물량 중 높은 것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또 내년부터는 수입물량 중 20만 5000t은 ▲중국 56.5% ▲미국 24.4% ▲태국 14.6% ▲호주 4.4% 등으로 배분된다.20만 5000t 초과분은 국제입찰을 거쳐 수입된다. 인도의 향미(바스마티) 등 특수용 쌀은 제한된 범위에서 별도 구매도 가능하다. 김달중 농림부 기획관리실장은 “인도 등 일부 협상국들이 자국산 쌀의 수입을 요구하고 있어 최종 타결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연내 협상을 마무리한 뒤 WTO에 결과를 통보할 예정”이라면서 “협상 결과를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등에 보고한 뒤 오는 28일쯤 국무회의에 상정, 정부의 최종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당장 관세화할 경우 수입물량 급증과 농가소득 급락 등의 위험부담이 커 일단 관세화 유예를 선택한 뒤 이르면 2007년쯤 확정되는 DDA 협상 결과를 바탕으로 관세화 전환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오후 농업기반공사에서 열릴 예정이던 ‘쌀협상 국민대토론회’는 전국농민연대측의 토론회장 점거로 무산됐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 서울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파행국회 ‘의원외교’도 파행

    파행국회 ‘의원외교’도 파행

    17일로 개원 201일째를 맞은 17대 국회의 의원외교 활동은 사실상 ‘폐업’ 상태다.81개국을 대상으로 하는 외교단체 가운데 단 한군데만 문을 열었다. 나머지 80개 단체는 ‘장(長)’을 누가 차지하느냐를 놓고 여야가 지루하게 잇속 다툼을 하느라 구성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보다 못한 외교부장관이 국회에 외교단체를 신속하게 구성할 것을 ‘읍소’했지만 여야는 4대입법과 예산안 처리 등을 놓고 정신없이 싸우느라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있다. 우리 국회가 외국 의회를 상대로 하는 외교단체는 81개로 그 성격에 따라 세 종류로 분류된다. 유일하게 운영되는 ‘한일의원연맹’은 독립법인의 성격으로 183명 의원이 활동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도쿄에서 30차 합동총회를 열어 김포∼오사카, 부산∼하네다 항공 노선 신설과 같은 ‘가벼운 주제’부터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북핵문제 등 묵직한 이슈도 다뤘다. 나머지 80개 단체는 아직 구성하지도 못해 활동이 전무하다. 미국·중국·러시아·EU 등 4개 주요국을 대상으로 하는 ‘의원외교협의회’나 브라질·인도·싱가포르 등 76개 국가와 맺는 ‘의원친선협회’ 모두 문조차 열지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알짜배기 협회를 누가 차지하느냐를 놓고 여야가 눈치작전을 벌이기 때문이다. 국회 파행도 한 몫을 차지한다. 여야 합의가 가장 중요한 구성 원칙이기 때문에 싸움박질만 하는 현 상황으로는 사실상 연내에는 의원외교가 출범하기조차 어려운 상태다. 결국 이로 인해 여야는 미 대선이 끝난 직후 부랴부랴 ‘의원방미외교단’을 구성해 ‘변칙 의원외교’를 폈을 정도다. 그뿐만 아니라 양 교섭단체 지도부가 ‘표 단속’ 차원에서 출국 자체를 금기시하기 때문에 그나마 약속이 잡혔던 각종 외교행사도 줄줄이 취소되는 실정이다. 의원 외교가 사실상 차단되면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세계무역기구(WTO) 의원회의 참석차 유럽에 다녀온 한나라당 고진화 의원은 “그동안 친선협회가 죽 해온 일이 있는데,17대 국회 들어 우리쪽에서 구성이 안돼 의원간 외교 채널이 끊어졌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국회 국제협력과의 한 관계자도 “각국 대사관에서 방문 요청도 많고, 협회 구성여부도 자주 문의하고 있지만, 우리쪽이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우려가 계속되자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 13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에 출석해 “국회가 의원 친선협회를 조속하게 구성해달라.”고 호소했다.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의 김성주 교수는 “각종 의원 외교단체가 출범조차 못한 것도 문제지만, 외국에 나가서 여야가 서로 딴소리를 하는 것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식품안전성’ 보호무역 새 무기로

    무역 장벽과 관련해 관세와 수입량 제한(쿼터제)의 중요성이 줄고 있는 가운데 식품안전 문제가 보호무역의 최대 무기로 떠오르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16일 보도했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고 러시아가 WTO 가입을 서두르는 등 자유무역 확대로 더이상 관세와 쿼터제를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수입품의 안전성 문제를 자국 산업의 보호나 무역 협상에 활용하는 경우는 더욱 늘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과 러시아의 ‘닭고기 전쟁’. 옛 소련이 해체되고 집단농장체제가 사라지면서 199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식량 수입에 나선 러시아는 현재 식량의 20%를 수입에 의존한다. 닭고기의 경우 2001년 현재 미국산 닭고기의 8%를 사들일 만큼 미 양계업계 최대 고객이 되면서 러시아는 안전성 문제를 무역 협상에 무기로 사용해왔다. 러시아는 지난 96년 화학물질과 박테리아에 오염됐다며 닭고기 수입을 금지, 불과 2∼3일 만에 미국으로부터 러시아 검역 담당자들의 연례 시찰을 비롯한 특별품질관리 규정을 이끌어냈다.2002년 미국이 러시아의 최대 수출 품목인 철강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려 할 때에도 박테리아에 오염됐다는 이유로 3주간 미국산 닭고기 수입을 전면 금지,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었다. 당시 미국산 닭고기 값은 절반으로 폭락했다. 현재 미 양계업계가 러시아 연례 시찰단의 최고 실권자를 가리켜 ‘치킨 나폴레옹’이라고 부를 만큼 시찰단은 위생 평가를 근거로 업체들과의 거래 여부를 결정하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지난 6월 중국이 브라질산 콩 값이 폭등한 시점에서 브라질산 수입콩에서 살균제가 검출됐다고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물량 기준으로 계약을 마쳐 폭등한 가격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던 중국 업체들은 당국 발표를 빌미로 계약을 취소할 수 있었다. 지난해 초 광우병 발병을 근거로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을 금지한 미국이, 캐나다 당국이 유통·생산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현재까지도 금수 조치를 풀지 않는 것도 자국 축산업계 압력 때문이라고 AWSJ는 전했다. 일본이 미국산 수입 사과에 부란병(과수의 줄기나 잎사귀, 가지에 발생하는 병)이 심하다며 “선적을 통해 전염되지 않는다.”는 미국측 해명에도 불구하고 수입을 금지한 것도 자국 사과 재배 농민들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中보험시장 완전개방

    中보험시장 완전개방

    중국이 보험시장을 전면 개방하면서 세계적 보험회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13일 보도했다.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CIRC)는 11일 웹사이트를 통해 그동안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등 15개 대도시에만 허용했던 외국 보험사들의 영업 범위를 중국 전역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또 건강보험과 단체보험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연금 관련 보험상품도 취급할 수 있도록 했다. 외국 보험사들이 중국 회사와 합작회사를 만들 경우 지분 제한은 50%에서 51%로 확대돼 경영권을 충분히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은 지난 2001년 12월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당시 5년 안에 보험시장을 개방하기로 약속했으며, 이번 조치는 마감시한보다 2년 빨리 이뤄진 것이다. 미국의 AIG그룹, 캐나다의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등을 비롯한 외국 보험사들은 지난해부터 중국시장 진출을 서둘러왔다.11월말 현재 총 40개 외국 보험사가 중국 내 73개 지점에서 영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삼성생명이 지난달 중국항공과 합작으로 생명보험사 설립을 인가받는 등 한국기업들도 중국 보험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CIRC에 따르면 중국 내 외국 보험사들의 보험료 수입은 지난 1999년 18억 2000만위안(약 2330억원)에서 지난해 67억 3000만위안으로 3배 이상 늘었고, 총자산도 44억위안에서 197억 8000만위안으로 급증했다. 이 신문은 “중국인들이 은행에 예금한 금액이 1조 3000억달러(약 1400조원)에 달하는 데다가 사회주의적 복지체계가 흔들리면서 중국 보험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보험시장은 최근 10년 동안 연평균 26%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보스턴컨설팅그룹은 20년 안에 중국이 세계 최대 보험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중국 보험사들의 독점적 지위는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중국생명보험과 핑안(平安)보험 등 2개의 중국 보험사가 중국 생명보험시장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보험사측은 보험시장의 성장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에 외국회사들의 도전은 그리 위협적이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한 예로 핑안보험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 늘어난 1억 8120만달러를 기록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中경제 초고속성장 지속 올 무역 첫 1조달러 돌파

    中경제 초고속성장 지속 올 무역 첫 1조달러 돌파

    |베이징 오일만특파원| 중국은 11일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3주년을 맞는다.78년 개혁·개방 이후 세계시장과 본격적으로 접목되면서 중국경제는 욱일승천의 기세로 뻗어가고 있다. WTO 가입 당시인 2001년 7.3%였던 경제성장률이 다음해 8.0%,2003년 9.1%의 초고속 성장을 이뤄냈다. 올해 역시 9%대의 성장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긴축’에 나설 정도가 됐다. 무역도 마찬가지다. 올해 사상 처음으로 교역액이 1조달러를 돌파, 세계 3위가 예상된다. 지난해 8512억달러였던 중국의 교역액이 올해 30%대의 성장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무역수지 흑자도 10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전 세계 500대 다국적 기업 가운데 450개가 중국 현지 생산체계를 구축했다. 지난해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535억달러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WTO 가입에 따른 시장개방 약속을 비교적 짜임새 있게 지키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WTO 가입 5년 내에 ▲평균 관세율 17%로 인하 ▲모든 비관세 장벽 철폐 ▲농산물에 대한 수출보조금 철폐 ▲2005년까지 반도체와 컴퓨터 통신설비의 관세 폐지 등의 의무조항을 단계적으로 시행 중이다. 제조업 분야의 경우 WTO 양허안에 따른 ‘의무조항’을 비교적 성실하게 지키고 있다. 반면 금융·서비스 분야의 일부 산업에서는 자국산업 보호 차원에서 ‘시간벌기’에 나서고 있다는 불만도 터져 나온다. 표면적인 시장 개방과 달리 보이지 않는 ‘규제와 간섭’도 적지 않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제한적 개방’이라고 분통을 터뜨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유통업의 경우 관련 법안을 발표하고도 구체적인 시행규칙이 나오지 않고 있다. 자동차 소매업도 세부 규칙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상무부 세계무역조직사 장샹천(張向晨) 부국장은 “장기간의 계획경제에 길들여진 중국경제가 3년의 짧은 기간에 세계적 표준에 접근하는 것 자체도 놀라운 것”이라고 반박했다. oilm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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