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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V 안보기 운동’ 펼치는 숙명여대 서영숙 교수

    “TV를 끄면 집안이 확 달라집니다.아파트 베란다가 깨끗해지고 화초가 더욱 향기롭게 느껴집니다.남성은 밀린 집안 일을 도와주게 되고 여성은 잊었던 뜨개질을 하게 됩니다.” 10년째 ‘TV안보기 운동’을 펼치는 숙명여대 서영숙(52·아동복지학과)교수는 다가올 가정의 달에는 눈딱 감고 최소 3일동안만 TV를 꺼보라고 권유한다.가정과 집안의 소중함을 절감할 뿐만 아니라 집안 분위기가 확 바뀐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문득 TV를 끄면 늘 바쁘다고 주장하는 남성이 갑자기 시간이 많아짐을 느껴 베란다 청소도 하고 화초에 물도 주게 된다.”면서 “여성은 멀리 떨어진 시아버지나 친정에도 편지를 쓰게 돼 집안의 화목을 유도한다.”고 말했다. 또 집안 식구들의 마음이 편안해지고 대화가 많아져 부부간의 애정도 더욱 생겨난다고 했다.아이들 숙제도 도와주며 못느꼈던 부모 자식간에 새로운 정도 생겨난다고 서 교수는 강조한다. “요즘 TV는 더욱 선정적이고 폭력성이 짙습니다.아이들이 봐서는 안될 내용이 더욱 많아지고 있지요.정보가 필요하면 컴퓨터를 켜고 원하는 것을 찾으면 되고 뉴스는 신문을 통해 접하면 충분합니다.” 미국에서는 이번 주(19∼25일)를 ‘TV 끄기 주간’(TV-Turn off week)으로 정해 1만9000개 단체에서 760만명이 참가할 정도로 TV 안보기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고 서 교수는 말했다. 그는 미국보다 1년 먼저인 1994년 숙명유아원 원장 재임 때 ‘TV 안보기 주간’을 처음 시작해 유아원뿐만 아니라 전국의 학교와 교회 등지로 ‘TV 안보기 운동’을 꾸준히 전도해오고 있다. 서 교수는 “그동안 상담해본 결과 젊은 부모들은 ‘부부와 자녀의 대화가 살아났다.’,‘초인종을 누르고 집안에 들어설 때 아이들이 더욱 반갑게 맞이해 뿌듯했다.’ 등의 경험을 알 수 있었다.”면서 “TV는 부모의 존재를 잊어버리게 하고 TV가 없으면 자녀는 부모에게서 재미를 찾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이가 TV만 보고 자랄 경우 사회성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떨어지게 되며,특히 TV는 세대간 갈등과 왕따 문화를 부추기는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주말에는 TV끄기가 어렵기 때문에 월∼금요일까지 일단 꺼보고 성공할 경우 주말에도 한번 시도해 보라고 한다.이때 집안 식구는 산책을 나가거나 주말농장에서 씨앗을 키우는 재미를 만끽할 것이라고 했다.동참하는 아이들에겐 칭찬이 절대적이라고 부연했다. 다음은 서 교수가 소개하는 TV 끄기 훈련법.△꺼야 할 이유를 꼭 만든다.△TV화면에 까만 테이프로 붙여 이별식을 한다.장송곡을 트는 미니행사를 하면 더욱 좋다.△TV 안보기 주간 포스터를 만들어 집안 식구들이 손도장을 각자 찍는다.△TV 안보는 동안 할 일을 의논한다.청소,운동,편지 쓰기,씨앗 심기 등도 좋다.△시간이 지날수록 서로 칭찬을 해준다.△마지막 날 식구끼리 근사한 만찬을 한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We 동화] 맹수 삼천지교

    ‘자신을 지키며,나름대로 의미 있게 산다는 것은,쉬운 일이 아닐 거야.’ 어미사자는 태어난 지 다섯 달밖에 안 된 새끼사자 형제에게 젖을 먹이며 하늘을 우러렀지. ‘이 녀석들을 잘 가르쳐야 해.훗날 제몫의 살림을 잘 해낼 수 있도록.’ 다음 날부터 어미는 새끼들을 가르치기 시작했어.잘 달리는 방법에서부터 바람의 방향을 이용하는 법,먹이를 잡는 법과 적과 싸워 이기는 법 등,살아남기 위해 꼭 필요한 여러 가지를 가르쳤지. 여러 달에 걸친 기본적인 공부가 끝났어.실습을 할 때가 되었지.형 새끼사자가 바람이 불어오는 쪽의 풀숲에 납작 몸을 엎드렸지.물론 어미는 일찌감치 몸을 감춘 뒤였고. 조금 기다리려니까 비늘꼬리다람쥐가 다리를 절룩거리며 사자들의 사냥권 안으로 들어섰지.물론 사자들이 미리 숨어 있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지 못한 채로. ‘잡아라!’ 신호를 시작으로 사냥이 시작되었지.동생 사자가 벌떡 일어서며 큰 소리로 울부짖었어.다람쥐를 계획대로 몰기 위해서였지.비늘꼬리다람쥐는 동생 사자의 체취와 울음소리에 얼이 빠져서 미리 숨어 있던 형 사자 쪽으로 쏜살같이 도망쳤어.모든 것이 예상대로 되었지. ‘참 내,별것도 아니구나.’ 새끼사자들이 픽,웃으며 비늘꼬리다람쥐를 단번에 쓰러뜨리려는 순간,어미가 나타나 새끼들을 뒷발질로 낚아채 버렸어.새끼들은 순식간에 공중회전을 당하고는 땅바닥에 쾅,소리를 내며 엉덩방아를 찧었지.새끼들이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묻기도 전에,어미사자가 잘라 말했어. “치사하구나.이 녀석은 너희보다 체구가 훨씬 작아.너희들 상대가 못 된다고!” 어미의 말을 알아들은 새끼들은 고개를 푹 수그린 채로 다음 사냥감을 찾아 나섰어.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지. 사냥감을 찾기는커녕,하이에나 떼에게 둘러싸이고 만 거야.물론,이들이 완전히 다 자란 사자라면 하이에나들이 어떻게 감히 그런 짓을 하겠어.그러나 그들은 아직 모든 면에서 서툰 어린 사자였거든. 힘든 싸움을 벌인 끝에,새끼사자들은 가까스로 하이에나들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지.하이에나들을 물리친 후,숨을 헐떡이고 있는 새끼들 앞에 어미사자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어. “그렇게 힘들던? 거 봐라.이 세상에 쉬운 일이란 하나도 없지 않니? 하지만 명심해라.아무리 힘겨워도 자신의 일은 자신이 처리해야만 한다는 것을.” 새끼들은 자기도 모르게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어미를 쳐다보았어.그렇지만 어미의 표정은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지. 다시 본격적인 사냥이 시작되었어.목표는 얼룩말,이번에는 어미도 힘을 보탰고,사냥감은 곧 쓰러졌지. “와,맛있겠다!” 하루 종일 고생을 했기 때문에 새끼들은 배가 너무 고팠어.미처 어미가 말리기도 전에,형 사자가 먹이 주위를 겅중겅중 뛰었지.우두머리 수사자가 얼굴을 찌푸렸어.콧잔등에 세로 줄이 서너 개 그어졌지.그러나 새끼사자들은 조금도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야.이번에는 동생 사자까지 나섰으니까.녀석은 한술 더 떠서 쓰러져 있는 얼룩말의 허벅지를 힘껏 깨물었어. “이 녀석!” 어미사자가 벌떡 일어서며 위협적으로 으르렁거렸지.말없이 새끼사자를 노려보는 수사자의 갈기도 푸르르 떨렸어. 다음 순간,어미사자는 먹이를 입에 댄 새끼사자의 엉덩이를 인정사정 없이 물어버렸지. “어서 저쪽으로 물러나 있지 못하겠니? 이 정도에서 흥분을 하다니.먹이 앞에서일수록 품위와 예절,질서를 지켜야 한다고 그렇게 수없이 말했건만은!” 당연하게도 새끼사자들에게는 얼룩말 고기 차례가 돌아오지 않았지.그뿐이 아니었어.어미는 새끼사자들의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 때까지,아니 지쳐서 그런 소리조차 나지 않을 때까지 먹이를 주지 않았어.굶어 죽기 직전까지. “너무 지나친 것 아닐까요?” 더러 그런 말이 나오기도 했어.그러나 그럴 때마다 어미사자는 고개를 저었지. “삶은 장난이 아닙니다.분명한 현실이지요.지켜야 할 질서는 반드시 지켜야지요.그래야 살 수 있습니다.” 어미 사자의 매서운 벌을 다 받은 후에 새끼사자들은 다시 먹이 사냥을 나가게 되었지.그 때 이 사자들은 어떻게 행동했을까? 이후,대를 거듭하면서 언제부터인가 사자는 모든 동물의 왕으로 불려지기 시작했지.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사자가 나서서 왕이 되겠다고 한 것도 아닌데 자연스럽게 모두가 그렇게 인정하게 된 거야.같은 고양이과의 표범,재규어,하이에나를 제치고 말이야. 그 이유는 뭘까? 파랑새 어린이 ‘왕다운 왕 사자우화’에서 글 이윤희 그림 이정아 ●작가의 말 사자를 사자답게 키우려는 어미의 행동이 의미심장합니다.요즈음 우리는 우리 아이들을 ‘무엇’으로 키우고 싶은 걸까요? ˝
  • “부시, 무력위주 정책은 잘못” 조지프 나이 하버드大교수

    |런던 연합|미국은 이슬람 세계와 벌이고 있는 이념전쟁에서 하드 파워(hard power·강성 권력)에만 의존함으로써 소프트 파워(soft power·연성 권력)를 급속히 상실하고 있다고 미국 하버드대학의 조지프 나이 교수가 19일 지적했다. 나이 교수는 파이낸셜 타임스 기고문에서 미국이 테러전쟁에서 이기려면 ‘직접적 무력’인 하드 파워와 ‘자발적 지지를 이끌어내는 간접적인 힘’인 소프트파워를 동시에 사용해야 하지만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이런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아랍 민중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해 알 자지라 등 아랍권 언론과 더욱 효율적으로 상호작용을 해야 하며 미국의 정책이 온건파 무슬림들의 가치와 얼마나 부합하는 것인지를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방적으로 민주주의를 이식한다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로의 변화가 이라크 재건,아랍 경제의 현대화,아랍 민중들의 삶과 권리 향상에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홍보해 스스로 변화의 필요성을 깨닫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 [레저+α]

    ●영월자연학교 24∼25일 1박2일로 가족과 함께 하는 ‘자연캠프’를 연다.아빠는 개울에서 물고기를 잡고 엄마는 ‘묵’을 만들고 아이들은 숲을 체험하는 시간을 갖는다.캠프파이어,별마로 천문대에서 별자리 관찰,봄나물 캐기,동굴탐사 등도 진행된다.식사와 숙박,각종 레크리에이션을 포함해 어른 5만원,어린이 4만원이다.(033)374-7354.www.youngwol.net ●롯데월드 5월 ‘동화나라 퍼레이드’참가자를 모집한다.백설공주,오즈의 마법사,아기돼지 삼형제,피리부는 사나이,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장화 신은 고양이 등 친숙한 동화를 주제로 어린이들이 직접 참여해 공연을 펼치는 동화나라 퍼레이드가 5월1일부터 5일까지 열린다.총 모집 인원은 500명,나이는 6∼9세 남녀 어린이.(02)411-4361∼3). ●동북아식물연구소 주말마다 1박2일로 꽃산행과 식물원여행을 실시한다.산행을 하며 꽃 식물 전문가로부터 꽃에 대한 설명을 듣는 꽃산행은 오대산,월악산 등에서 진행된다.식물원여행은 매주 목요일,토요일에 한택식물원,오대산 한국자생식물원,유명산 식물원 등으로 간다.꽃산행은 교통,숙박,식사를 포함해서 10만원,식물원여행은 교통,점심,입장료 등을 포함해 4만 5000원.(02)3413-6339.www.koreanplant.info ●양지파인리조트 오는 24일 ‘파크골프장’을 개장한다.파크골프란 골프와 게이트볼을 접목시켜 만든 신종 레포츠다.골프처럼 어렵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한 가족이 9개 홀을 도는데 약 1시간정도 걸린다.공과 클럽 등을 빌려주고 9개홀을 도는데 성인 8000원,소인 6000원이며 18홀을 도는데는 성인 1만 2000원,소인 9000원이다.(031)338-2001. ●능동 어린이대공원 오는 5월30일까지 ‘중국문화관광 대축제’를 연다.서커스의 고향인 중국 ‘오교’에서 온 서커스단의 공연,홍콩 국제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한 지린성 ‘사자춤’,상형문자 시연, 모형 만리장성 등 다양한 볼 거리를 제공한다.중국문화축제 입장료는 따로 받는다.어른 8000원,중고생 7000원,초등학생 6000원.(02)455-5331.www.nihaochina.or.kr ●웹투어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해외여행시 동반자 1인에 한해 여행요금을 50% 할인해준다.5월에 출발하는 동유럽 4개국 9일 상품과 신일본일주 5일상품,규슈·벳푸·스기노이 4일 상품,홋카이도 4일 상품에 대해 동반자 1인에 한해서 50% 할인받을 수 있다.1588-8526.www.webtour.com˝
  • [We 동화] 오소리의 유언

    말갛게 익은 홍시빛 노을이 번져가는 저녁,굴 안에 웅크린 오소리는 아직 꽃잠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어. ‘일어나야 할 텐데….’ 머릿속에서는 그런 생각이 뱅뱅 돌았지만 온몸이 녹작지근해서 발끝 하나 움직일 수가 없었지.그런데 그때 누군가가 굴 안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오소리를 부르는 게 아니겠어? “여보게 오소리! 자네,거기 있나?” 오소리는 화들짝 놀라 벌떡 일어나 앉았지.초대하지도 않은 손님이? “허허,날세 나야! 자네 친구 너구리라고!” 오소리는 어이가 없었어.인연이라고는 언젠가 한 번 스쳐지나간 것밖에 없는데,친구라니.더구나 이런 시간에! “그,그런데 웬일인가,여기까지?” 애써 속마음을 숨기려다 보니 말까지 더듬게 됐어.오소리는 엉거주춤하게 선 채로 너구리를 바라보았지. “웬일이라니! 아,자네가 이렇게 훌륭한 보금자리를 꾸며 놓았는데 얼굴 한 번 안 비친대서야 말이 되겠는가? 축하도 하고 집 구경도 하고 뭐,겸사겸사 이렇게 왔네.자,어서 안내하게.친구를 언제까지 이렇게 문 앞에 세워둘 건가?” 너구리의 너스레는 보통을 넘었어.오소리의 어깨를 툭툭 쳐가며 마치 제 집인 듯 앞장서서 걷기 시작했거든. 거절하고 어쩌고 할 틈도 없었지.쭐레쭐레 너구리를 뒤따라 걸으면서 오소리는 기가 막혔어.집 구경이라니! 도대체 누가 자기 굴을 보여준다는 거야? 어느 정신 빠진 오소리가? 웃는 낯에 침 뱉기가 뭐해서 가까스로 울화를 참고 있는 오소리의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너구리는 한술 더 떴어.자기도 이 굴에서 함께 살면 안되겠느냐고 아주 공손하게 부탁을 한 거야. ‘물론 안 되지.안 되고 말고.’ 오소리가 막 그 생각을 소리내어 말하려고 하는데 너구리가 덧붙였지. “나는 괜찮은데 새끼들이 딱해서…자네도 혼자몸이 아니니 긴말할 필요도 없겠네만…부모 맘이란 다 같은 게 아니겠나?” 딱 잘라서 거절하려던 오소리는 갑자기 마음이 약해졌지.다른 것도 아니고 새끼 때문이라니….그 틈을 놓칠 리가 없지.너구리는 재빨리 호들갑을 떨었어. “아,고맙네.정말 고마워.자네 덕분에 우리 온가족이 비바람을 피할 수 있게 됐네.고맙네.정말 고마워! 절대로 폐는 끼치지 않겠네.내,약속하지.” 오소리는 ‘당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그러나 어쩌겠어? 이야기는 이미 끝났는데. 그날 이후 너구리와 오소리는 함께 살게 되었지.한동안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굴속은 평화로웠고,굴 밖 또한 조용했지.그러나 얼마 뒤,오소리는 집 근처에서 아주 불쾌한 냄새를 맡았어.너구리의 똥더미에서 나는 냄새.오소리는 또 한번 기가 막혔어.더럽다거나 냄새가 난다거나 하는 것은 둘째였어.문제는 누군가가 그 똥더미를 보고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굴의 입구를 찾아낼 수도 있다는 것이었지.그리고 그것은 모두의 생명과 관계되는 중요한 일이었고. ‘가만 두나 봐라!’ 오소리는 한달음에 너구리에게 달려가 따졌어.하지만 너구리는 느물느물 웃었지. “뭐 그만한 일로 목소리를 높이나? 알았네 알았어.아,곧 치우겠대도!” 그러고는 도토리 몇 알을 내밀었지. “미안하게 됐네.그렇지만 이제 알아들었으니 그만해 두게.그만하고,이것 맛 좀 보게.자네 주려고 따왔네.아직 철이 좀 이르긴 하지만 그런대로 먹을 만할 걸세.” 결국 오소리는 우물쭈물 너구리의 눈치만 보았지.마음 같아서는 혼자라도 후다닥 치워버리면 속이 편할 것 같았지만 차마 그러지도 못하고.불안하고 개운치 않아서 바짝바짝 속이 탔지.그렇게 며칠을 더 보낸 후,마침내 오소리는 사냥을 나서며 결심을 했지. ‘내가 돌아오는 내일 아침까지,그때까지도 이 똥더미를 안 치워놓는다면 이젠 정말 말해야지.너구리,너와 친구 하지 않겠다고.아니 내 집에서 나가라고 딱부러지게 말해야겠어.’ 그러나 다음날 아침,집으로 돌아오던 오소리가 발견한 것은 굴 앞에 웅크리고 있는 스라소니였어.누구든 굴속에서 나오기만 하면 언제든 덤벼들 준비를 한 채 기다리고 있는 사나운 육식 동물…. 조금만 더 있으면 어미를 기다리다 지친 새끼들이 아무 것도 모른 채 굴 밖으로 나올 텐데.오소리의 온 몸이 와들와들 떨렸어.아,아,그렇게 되면….간이 오그라 붙는 것 같아서 더 이상 숨을 쉴 수가 없었지.오소리는 정신을 차리려고 흡,흡 심호흡을 했어.그러고는 소리쳤지. “얘들아,나오지 마라.나오지 마! 절대로 나오면 안 돼! 굴 밖에 스라소니가 있어! 스라소니가….” 미처 말꼬리를 맺지도 못한 채,오소리는 새끼들이 있는 굴과 반대 방향으로 달아나기 시작했어.그것은 오소리가 지상에서 남긴 마지막 말이 되었지. 파랑새어린이의 ‘우물쭈물 오소리 우화’에서 글 이윤희 그림 배혜영 ●작가의 말 부드럽게,웃으면서,거절하는 요령이 정말 필요한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순간적으로 거절할 타이밍을 놓쳐서 큰 곤욕을 당하는 실례들을 보면서 오소리의 절망감과 가슴 치는 후회를 생각합니다.그런데 문제는 이런 사건 뒤의 너구리입니다.너구리는 정말 뼈아프게 반성할까요? 정말 미안해할까요? ˝
  • 온천하러 아산 가볼까

    살랑거리는 봄바람에 온몸이 근질거리는 4월.알록달록 꽃밭에서 향기에 취해보고,김이 펑펑 피어오르는 온천탕에서 몸을 풀어보자.수백년 연륜의 돌담길 사이 황톳길을 걷다가 출출해지면 불뚝불뚝 스태미나를 솟게 한다는 장어구이로 기력을 보충해도 좋다. 이 정도면 오감(五感)은 몰라도 3감이나 4감을 만족시키는 데는 모자람이 없을 터.웰빙이 별건가. 충남 아산은 온천과 풍부한 먹을거리로 예전부터 가벼운 나들이 코스로 각광받던 곳.한데 최근 국내 최대의 꽃식물원까지 생겨 나들이의 품격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서울서 고속전철로 35분,차로 1시간30분이면 닿을 수 있는 아산으로 ‘감히’ 웰빙투어를 떠나보자. ●세계꽃식물원 지난달 19일 문을 열었다.식물원에 들어서자마자 알싸한 꽃향기에 취해 어지러움이 느껴진다.운동장만큼이나 넓은 공간에 튤립 수선화 베고니아 히아신스 백합 제라늄 등 갖가지 꽃들이 만개해 있다. 아산시 도고면 봉농리에 개관한 이 식물원은 기존의 대형 꽃 재배단지를 관광용 전시관으로 리모델링했다. 농민 조합원 13명과 준조합원 38명이 의기투합해 세운 영농조합 ‘아름다운 정원’이 조합원들의 30여년간의 재배 노하우를 기반으로 꽃식물원을 열게 됐다.2700여평의 유리온실엔 1000여종의 초화류가 1000만송이 꽃을 활짝 피우고 있다.실내 식물원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식물원은 동백관,초화관,구근관,화단전시관,수생관 등 테마별 유리온실을 연결하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요즘 자태가 가장 화려한 꽃은 튤립이다.빨강,노랑,분홍,보라 등 모두 100여종에 이르는 튤립이 식물원 전역에 만개해 있다. 수선화,아마릴리스,히아신스,아이리스,베고니아 등도 티없이 맑고 발랄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수생관에선 워터히아신스와 부레옥잠 물배추,수련 등의 수생식물들도 만나볼 수 있다. 실내임에도 불구하고 형형색색의 꽃으로 장식된 분수연못,대형 수반에 장미를 띄워 맴돌게 만든 일명 ‘꽃돌이’ 등 꽃을 테마로 한 다양한 볼거리를 마련해 놓았다. 조합원중 한 사람인 남기중 원장은 “13명의 농민 조합원이 6개월간 밤샘작업을 하다시피해 식물원을 꾸몄다.”며 “앞으로 꽃 관람뿐만 아니라 꽃 재배 교육,꽃 관련 음식 소개 등 다양한 체험형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가지 아쉬움은 한국 산야에 자라는 야생화관이 따로 없다는 것.이에 대해 남 원장은 “야생화는 산과 들에 자라야 제멋이 나고,인위적으로 옮겨 키우면 잘 자라지도 않는다.”고 나름대로의 소신을 밝혔다. 식물원 입장료는 어른 5000원,청소년 4000원,어린이 3000원.입장객에겐 나갈 때 3500원짜리 화분을 하나씩 주므로,실제 입장료는 1500원 이하인 셈이다.(041)544-0747,8.www.goodflower.com. ●외암리민속마을 꽃식물원이 서구풍,현대풍의 화려함으로 오감을 만족시켜 준다면 송악면의 외암리민속마을은 복고풍,서민풍의 여유로움으로 편안함을 주는 나들이 코스.500여년 전 예안 이씨 일가가 정착해 아직도 주류를 이루어 살고 있는 마을이다. 석축을 쌓아 만든 용담교를 건너 마을로 들어서는 순간 시간은 100년,아니 그 이전으로 갑자기 후퇴한다.길게 이어진 돌담 너머 옹기종기 모여 앉은 초가들,수백년 연륜의 중후함이 느껴지는 기와집들이 방문객들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힌다.대문 앞에 핀 산수유와 목련꽃의 유혹에 못이겨 다가가니 ‘참판댁’이란 안내판이 서 있다.구한말 이조참판을 지낸 이정렬이 살던 집.색바랜 기와와 대문,층층히 쌓아올린 돌담이 꽃과 어우러져 고풍스러운 멋을 풍긴다. 인기척을 듣고 나온 주인 이득선씨에게 “대문이 참 아름답다.”고 하니 “대문이 아니라 안채로 통하는 후문”이라고 알려준다.여인네들이 드나드는 곳이라 화려한 꽃나무를 많이 심은 것 같다고 한다.이씨는 자신이 이 참판의 손자라고 했다. 외암리엔 사랑채와 안채,문간채 등을 갖춘 참판댁과 비슷한 분위기의 기와집이 10여채 있다.‘건재고택’‘송화댁’‘교수댁’‘참봉댁’ 등 저마다 주인이 지낸 벼슬 이름이 붙어 있다. 돌담 너머 안채 뜰엔 목련꽃이 자라고,뒤꼍 장독대 뒤에 앵두꽃이 홀로 도도한 자태를 뽐내고….40대 이상이면 어릴적 친숙하게 보았음직한 풍경을 이 집들은 아직도 지키고 있다.기와집 주변으로는 초가들이 어김없이 둘러싸고 있다.집집마다 쌓아올린 돌담은 자연스럽게 좁다란 골목길을 만들었고,마실 가는 듯한 촌로의 발끝엔 정겨움이 툭툭 차이는 것만 같다. ●아산의 온천 아산엔 온양,도고,아산 등 대형 온천단지가 3곳이나 있다.가히 온천의 메카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도고온천은 유황성분이 풍부하고 온양온천은 라듐천으로 유명하다.90년대 들어 개발된 음봉면 신수리의 아산온천은 다양한 레저시설을 갖춰 아이를 둔 가족 나들이로 각광받는 곳이다. 그중 아산스파비스(041-539-2000)는 슬라이더를 갖춘 야외 온천풀과 바데풀,가족탕,유수탕 등을 갖춘 워터파크 형태의 온천으로 물놀이를 겸한 온천욕에 적당하다.스파비스는 고속철 개통 기념으로 고속철 티켓을 보여주는 입장객에겐 20% 할인 혜택을 준다. 도고면 기곡리의 도고온천에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별장이었던 도고별장 바로 앞의 ‘도고별장 스파피아’(041-544-9560)가 찾을 만하다.박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유황온천수가 공급되고,대형 찜질방과 객실도 갖춰져 있다.온천탕 이용객에겐 대통령별장 관람 기회도 제공한다.스파피아 사장인 이상복씨 소유인 이 별장은 1968년 건축된 100여평 규모의 단층주택으로 박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침대와 소파,핀란드식 사우나,경호원 침실 등이 옛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엔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인체도 활동이 왕성해진다고 한다.그만큼 에너지 보충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육식을 금하는 스님도 봄이 오면 고기를 섭취한다는 속설이 있는 것을 보면 봄엔 영양보충이 필수인 듯싶다. 스태미나 음식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장어집으로 가보자.아산 인주면,삽교호 인근에 가면 소문난 장어촌이 있다.34번 국도에서 623번 지방도로 이어지는 문방리 입구 2㎞ 구간엔 10개 이상의 장어음식점이 자리잡고 있다.바다를 막아 삽교호가 생긴 후 민물장어가 많이 잡히면서 음식점이 하나둘 들어섰다고 한다.그러나 지금은 잡히는 양이 워낙 적어 대부분 양식 장어를 쓴다.자연산은 희귀한 만큼 값도 ㎏당 15만원을 호가해 엄두를 내기도 어렵다. 음식점마다 장어 맛은 비슷하다.그대로 굽거나 양념을 쳐 만든 간장소스와 고추장을 발라 구워내는데,소스에 따라 집집마다 약간씩 다른 정도다. 숯불에 석쇠를 얹어 구워내는데,매콤달콤한 양념맛,입안에서 살점이 살살 녹는 듯한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1㎏(4만원)을 시키면 어른 2명이 먹기에 적당하다.옛날돌집(041-533-2241),꽃동네원조장어(041-533-2561) 등이 유명하다. 전통적인 분위기에서 한정식을 즐기고 싶으면 염치읍 방현리의 한정식집 ‘방수마을’(041-544-3501)로 가보자.고풍스럽게 지어진 기와집과 잘 가꾼 정원 때문에 나들이 삼아 오는 사람도 꽤 있다. 음식은 화려하지 않지만 정갈하고 맛깔지다.소 갈비살을 큰 밤톨만하게 토막내 돌판에 구워낸 석갈비,매콤하게 버무려 볶은 낙지볶음,누룽지에 해물과 소스를 넣어 졸인 누룽지탕수육 등이 특히 맛있다. 하지만 이집이 진짜 자랑하는 것은 이같은 거창한 요리가 아니라 밑반찬으로 나오는 장아찌류다.고추,오이,박,마늘,시레기 장아찌 등이 나온다.주방장이자 방수마을 촌장으로 불리는 김판순씨는 “모든 장아찌는 1년에서 3년 정도 삭힌 것들”이라며 “그래야 은근하면서도 깊은 맛이 난다.”고 했다.김치도 땅속 깊이 묻어둔 김장김치만 쓴다. 처녀적부터 장과 장아찌 담그는 데는 이력이 났다는 김씨는 경상도 출신이다.경상도 음식은 ‘짜고 맵고 맛없다.’는 말도 이집에 오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할 정도로 장아찌들이 맛깔지다.김씨는 오이 장아찌는 초복에 나오는 두물오이로만,마늘은 5월말 전후로 나오는 것만 쓰는 등 재료 선택에 남다른 공을 들인다.며칠만 늦춰도 벌써 맛이 달라지기 때문이란다. 한정식은 1만원,3만원짜리가 있다.4∼5가지 요리와 밑반찬,된장찌개 등이 나오는 1만원짜리가 무난하다. 글 아산 임창용기자 sdragon@ ■ 이렇게 가세요 세계꽃식물원은 서울에서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서해안고속도로 서평택IC에서 빠져 아산만방조제를 건너 도고온천 방면으로 가면 된다.경부고속도로 천안IC에서 빠져 21번 국도를 타고 온양을 지나 도고온천까지 가도 된다.도고온천에서 꽃식물원까지는 3㎞ 정도로 쉽게 찾아갈 수 있다.서울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아산고속버스터미널(041-544-4880)까지 30분 간격으로 버스가 출발한다. 외암리 민속마을은 서해안고속도로 서평택IC 또는 경부고속도로 천안IC에서 빠져 온양까지 간 뒤 39번 국도를 타고 송악면 방면으로 가다보면 왼쪽으로 마을 이정표가 나타난다.온양,아산,도고 온천은 아산에 접어들면 이정표가 잘 돼 있어 어려움 없이 찾아갈 수 있다. 경부고속철을 이용할 경우 온양온천은 천안아산역에서 버스로 20분,도고온천과 아산온천은 온양시내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20분 정도 더 가야 한다. ●숙박 온양,아산,온천단지를 중심으로 호텔과 여관이 많다.아산스파비스,도고별장 스파피아 등 온천업체들도 온천탕과 함께 대부분 객실을 갖추고 있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 축제도 즐겨요 ●아산 성웅 이순신 축제 민족의 영웅 성웅 이순신을 주제로 한 축제가 탄신일을 전후한 24일부터 28일까지 현충사 일원에서 개최된다. 43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24일 불꽃놀이 전야제 행사를 시작으로 소년,청년,명장 성웅 이순신 등 4개의 테마로 나눠 장군의 생애와 역사를 익히고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소년 이순신’ 코너에선 어린 시절 이순신이 즐겼다는 전쟁놀이 재연 및 체험,조선시대 거리 재현과 민속놀이 체험 행사 등이 진행된다.‘청년 이순신’ 코너에선 무과를 치러 무관이 되는 이순신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보여준다.또 이순신 장군을 영국의 넬슨 제독과 일본의 도고헤 이하치로와 비교 전시하는 ‘세계 3대 해군 명장 비교전’,한산대첩 카레해전 트라팔가해전 사라미스해전 등을 비교하는 ‘세계 4대해전 비교전’ 등 명장 이순신을 주제로 한 다양한 전시행사도 진행된다. 이와 함께 청소년 연극제,금난새 음악회,충무공 탄신을 기념하는 다례행제 등 다양한 문화행사도 펼쳐진다.아산시청 문화관광과(041-540-2404),아산성웅이순신축제 추진위원회(041-540-2404).www.onyangfestival.co.kr. ˝
  • 유키 구라모토 새달 내한 공연

    일본의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가 새달 17일부터 29일까지 내한 공연을 갖는다.최근 발표한 9번째 앨범 ‘퓨어 피아노(Pure Piano)’ 발매에 맞춘 공연은 새 앨범 수록곡들이 소개되는 자리.새달 17일 전주를 시작으로 광주,서울,수원,부산,대구 등 6개 도시에서 차례로 열린다. 새달 23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서울 공연에서는 그동안 함께 호흡을 맞춰 왔던 지휘자 박영민,서울 클래시컬 플레이어즈와 협연하며 지방 공연에서는 솔로로,또는 조이 오브 스트링스와 함께 무대에 선다. 부드럽고 애절한 선율,절제된 분위기,서정적인 연주로 국내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그는 이번 앨범에서 특유의 따뜻함에 순수함을 더했다. 앨범 타이틀 ‘퓨어 피아노’는 그가 처음 피아노를 접했던 초등학교 1학년 무렵으로 돌아가 그 당시 품었던 피아노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그대로 담고 있다. 인트로에 쇼팽의 야상곡을 인용한 첫 곡 ‘달콤한 꿈으로의 초대(Invitation To Sweet Dream)’를 시작으로 항상 악상을 자극해온 사랑과 동경,여행과 자연을 소재로 한 13곡이 담겨 있다.앨범에는 연주만큼이나 유려한 자연 풍경을 사진에 담아온 그가 직접 찍은 사진집 ‘퓨어 네이처’도 함께 들어있어 ‘웰빙’을 추구하는 음악팬들의 이목을 편안하게 해줄 것으로 보인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We 동화] 별꼴 사슴 뿔

    “늑대다!” 누군가의 고함소리에,여름 숲속은 도망치는 발소리들로 어지러웠지.하지만 소용없는 일이었지.늑대는 가장 느린 어린 꽃사슴을 물고 천천히 사라져 버렸어. “휴,이번에도 겨우겨우 살아 남았군!” 늑대가 자취를 감추자,검은꼬리사슴이 벌렁거리는 가슴을 자신의 앞발로 감싸안으며 숨을 몰아쉬었지.그때 토끼가 불쑥 나섰어. “그런데…너희는 왜 도망가니?”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맞닥뜨린 토끼의 물음에 사슴들은 얼굴을 마주보았어. “왜 도망가느냐고? 도대체 그게 무슨 말이야,왜 도망가느냐니?” “야,내 말은 말이야,그러니까….” 토끼는 답답하다는 듯 앞발을 마주 비벼댔지. “아,물론 당연히 도망을 가야지.우리같이 아무것도 없는 동물들은.그렇지만….” 토끼는 부러운 듯 사슴의 뿔을 바라보았어. “너희는 뿔이 있잖아! 아주 크고 멋진 그 뿔! 그런데 어째서 도망만 다니느냐고?” 사슴들은 또다시 얼굴을 마주보았어.그러고는 천천히 합창하듯 말했지. “우린 말야,이 뿔을 남을 해치는 데는 쓰지 않아.” “뭐라고?” 잠시 멍한 표정을 짓던 토끼가 물었지. “그렇지만 자신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도?” 토끼는 정말 알 수 없다는 표정이었지. “내가 알기에 너희처럼 매년 새 뿔이 돋아나는 경우는 다른 동물들에게는 없는 것 같은데.그러니 뿔이 상할 것을 걱정해서 그러는 것도 아닐 테고….” 대답 없는 사슴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토끼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발길을 돌렸지. “참 이상하구나,너희들은.다른 동물들처럼,약하고 어린 사슴들을 가운데에 모아 놓고,뿔이 튼튼한 사슴들이 빙 둘러서서 맞선다면,웬만한 동물들은 덤벼들지 못할 텐데.그럼 조금 아까 같은 희생도 줄어들 테고….” 토끼는 자신의 굴을 향해 뛰어가면서 들릴 듯 말 듯한 소리로 중얼거렸지. “정말 이상해! 그런 뿔이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 건데.정말 알 수 없다니까.” 가을이 되었어.숲은 누렇게,더러는 붉게 단풍이 들기 시작했지.어디선가 들국화 향기가 바람에 슬쩍 얹혀 오기도 했고. “탁!” “탁!” 이른 아침부터 뭔가 단단한 것들이 세게 부딪치는 소리에 숲 속 동물들은 아침잠을 설치고 밖으로 나왔어. “아,저쪽 덤불 뒤에서 나는 소린데?” “조심해! 조용조용히.어쩌면 위험한 일이 생겼는지도 몰라.” 청설모는 꼬리를 달싹이며 살금살금 가시덤불을 향해 앞장을 섰어. “아니,저게 누구야?” 가시덤불을 헤치던 청설모가 외마디 소리를 냈어. “뭔데? 누군데 그래?” 청설모를 밀어내다시피 하고,토끼가 가시덤불 틈에 눈을 바짝 갖다 댔지.그랬더니…사슴 여러 마리가 있었어.그런데,사슴들이 뭘 하고 있었는지 알아? 싸움을 하고 있었어.그것도 사슴,자기들끼리. 가장 몸집이 큰 사슴 한 마리와 약간 작은 사슴 한 마리가 서로 뿔을 맞대고 끙끙거리고 있었지.한참 동안 힘을 겨루다가 꽝,소리를 내며 뿔을 부딪치고 또다시 부딪치고….금세 작은 꽃사슴의 오른쪽 뿔의 가지 끝이 부러져 버렸지. 토끼의 눈이 저절로 휘둥그레졌어. “저 친구들은 남을 해치는 데는 뿔을 휘두르지 않는다던데….” “그래,물론 그렇지.” 굴 속에서 고개를 내민 들쥐가,딱하다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어. “하지만 저 친구들이 지금 남과 싸우고 있는 것은 아니잖아? 지금 자기들끼리 싸우고 있잖아.남을,다른 동물들을 해치는 게 아니라고!”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야?” 토끼와 청설모는 거의 동시에 소리쳤어.그들은 들쥐의 이야기를 이해할 수가 없었던 거야. “무슨 소리는 무슨 소리? 아,아직도 몰라? 이 잘난 사슴 족속들은 정말 필요할 때,위기에 처했을 때는 냅다 도망쳐요.그리고….” 들쥐의 말을 토끼가 잘랐어. “그리고 그 대단한 뿔을 자기들끼리 싸울 때,그때 사용한다는 말이야,지금?” “그래.그렇다니까.이제야 내 말을 알아듣는군.” 들쥐가 고개를 끄덕였지. 부러움과 안타까움 등의 여러 가지 감정들이 복잡하게 뒤섞여서,지독하게 입안이 썼지.토끼는 씹어 뱉듯 말했어. “쓸개빠진 녀석들! 자기들끼리 엉겨붙어 싸울 때만 뿔을 쓴다고,다른 땐 꽁지가 빠지게 도망을 치고?” ●작가의 말 사슴은 정말 쓸개가 없답니다.그리고 뿔은 자기 방어용이라기보다는 다른 용도,예를 들자면 짝짓기를 위한 결투용 같은 경우에 더 많이 쓰인다고 합니다.사슴은 참 재미있는 동물이지요? 우리 인간들만큼이나 말이에요.˝
  • 보험에도 웰빙 바람

    건강한 생활을 추구하는 ‘웰빙(Well-being)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웰빙족을 대상으로 한 보험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SK생명은 4월부터 ‘OK! 웰빙 건강보험’과 ‘OK! 웰빙 암보험’을 판매하고 있다.두 상품 모두 병이 치료된 뒤에도 회복자금·노후자금을 지급한다.‘OK! 웰빙 건강보험’은 뇌출혈,급성심근경색,말기 신부전 등의 질병이 확정되면 치료자금을 지원한다.또 ‘OK! 웰빙 암보험’은 암진단과 수술,치료시 보험금을 지급한다. 교보생명도 지난 1일 암,질병,재해를 한꺼번에 보장해 줄 수 있는 ‘교보웰빙건강보험’을 내놓았다.이 상품은 각종 암이 발병했을 때 보험금을 주는 암 보장형과 뇌출혈,급성심근경색 등을 보장하는 질병 보장형,그리고 각종 재해를 담보하는 재해 보장형 등 3가지 형태가 있다. 동양생명 역시 같은 날 중대한 암이나 뇌졸중 등 치명적 질병(CI)을 보장해 주는 CI보험에 말기 폐질환,3도 이상 화상까지 보장기능을 덧붙인 ‘수호천사 웰빙 CI보험’을 개발했다. 신한생명은 종신보험에 의료보험을 접목한 ‘웰빙케어종신보험’을 지난달 24일부터 판매하고 있다.80세까지 암·뇌출혈·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질병의 진단비를 보장하고 성인병과 생활질병,재해로 인한 수술비와 입원비도 포괄적으로 보장해 준다. 김유영기자˝
  • ‘불새’ 촬영현장을 가다

    ‘다모’의 황보윤 종사관과 ‘태극기 휘날리며’의 영신이 만나면 어떤 사랑이 이뤄질까? 두 사람의 불꽃 튀는 연기의 현장을 ‘We’가 찾아갔다.초여름 날씨를 보인 지난 25일 제주도 해변.‘대장금’ 후속 MBC 월화 미니시리즈 24부작 ‘불새(극본 이유진·연출 오경훈)’촬영이 한창이다. 이서진과 이은주.각각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두 배우의 뜨거운 ‘사랑 놀음’으로 현장 분위기는 후끈 달아 올랐다. 이날 촬영분은 부잣집 딸 지은(이은주)이 고아출신 고학생 세훈(이서진)을 자기 남자로 만들기 위해 제주도 별장으로 유인해 잠자리를 갖는 내용. #하나:밀월여행 오후 4시30분.제주시 호근동 해변의 한 개인 별장 앞. 빨간색 외제 스포츠카가 야자수를 배경으로 유유히 다가온다.차에서 내려 손을 잡고 별장안으로 들어가는 이서진과 이은주.각각 가발을 뒤집어 쓴 듯한 더벅머리와 꽃무늬 치마로 무장, 영락없는 10년전 과거 상황을 연출한다.그러나 옥의 티 발견.자동차는 최신 유행의 프랑스제 오픈카.(나중에 네티즌들의 지적을 받을 것 같다.)“컷!다시.좀 더 다정스럽게!” 프로듀서의 한마디.이서진,이번엔 이은주의 허리를 가볍게 감싼다.“OK!” #둘:해변의 사랑 오후 6시 서귀포 중문 해수욕장.“꺅∼오빠∼언니∼” 이서진과 이은주가 모습을 드러내자,마침 수학여행을 온 여고생 100여명이 일제히 모여 들어 고함을 지르며 연신 카메라 폰을 눌러댄다.“얘들아 나중에 사인 받을 시간 줄 테니 제발 촬영 좀 하자.”‘조용’이란 문구가 박힌 앙증맞은 피켓을 든 한 스태프가 회유에 나서자 현장 정리 끝. 촬영이 시작되자 두 배우는 신혼부부마냥 손을 꼭잡고 해변을 걷더니 이내 ‘나잡아 봐∼라’식 고전영화(?)를 찍는다.그러고는 이서진이 덥석 이은주를 안아 파도 속으로 밀어넣는데….“컷!다시!”프로듀서의 사인에도 불구,둘은 떨어질 줄 모른다.뒤늦게 분위기를 파악하고는 멋쩍은 표정을 짓는 두 사람.이들은 ‘큐’사인과 상관없이 촬영 내내 손을 붙잡고 다녀 눈길을 끌었다. #셋:별장안 키스+베드신 시계바늘이 새벽 3시를 훌쩍 넘기면서 이날의 하이라이트 ‘베드신’촬영이 시작됐다.장소는 오늘 첫장면을 찍었던 3층짜리 별장.“슬립이 야하지 않은데….”제작진의 한마디.“얼마나 더 벗어야 되는 거예요?이 정도면 충분히 야하지 않나요?.”바로 되받는 이은주.이내 이서진과 선 채로 찐한 키스를 나눈 뒤 함께 침대로 미끄러져 들어가는데…. “컷!입술만 포개야지,머리까지 부딪치면 어떡해?다시 큐!”이번엔 단박에 ‘OK’. “휴∼이제 숙소로 가 진짜로 편한(?) 슬립으로 갈아 입고 자야지.” 글 제주 이영표기자 tomcat@˝
  • [We 동화] 하마의 팔자 타령

    수영이 필요한 동물들은 모두 그걸 배워 잘 할 수 있게 되었단다.남은 것은 바다표범과 하마와 펭귄,이렇게 셋이었어.그들은 뒤늦게나마 수영을 시작해야 했지. “에이,어쩐지 기분이 좋지 않아.뭔가….” 수영 강습을 가는 첫날,하마는 뚜렷한 이유도 없이 이렇게 중얼거렸어.그때 펭귄이 다가왔지. “아니,너도 수영을 하려고? 그렇게 어마어마한 몸집으로?” 펭귄이 하마의 덩치를 아래위로 훑어보면서 눈을 동그랗게 떴어. 하마는 순간적으로,미리 기다리고 있던 기분 나쁜 일이 바로 이거라는 생각이 들었지.그래서 퉁명스럽게 쏘아 붙였어. “네 걱정이나 해! 사실,넌 새잖아? 날지도 못하면서 이젠 헤엄까지 치려고?” 하마는 펭귄의 말을 되받아쳤지.펭귄도 화를 벌컥 냈어. “별꼴이야! 너야말로 남의 걱정 마.내가 걷든,날든,헤엄치든 무슨 상관이야?” “자,자,입씨름은 그만하시고 수영 강습을 시작합니다!” 돌고래 선생님이 소리쳤어.첫 시간은 우선 물속에서 걷는 연습을 시켰지.하마는 오히려 불안했어.첫번째 과정이 지나치게 쉬웠거든. “아침부터 기분이 찜찜하더니만,펭귄과의 싸움질로 액땜이 되려나?아직은 그럭저럭 견딜 만한데….저 녀석 때문에 어쩐지 맥이 빠지는 느낌이야.” 하마와는 달리,펭귄은 겅중겅중 물 위로 솟아오르는 것이 아주 재미있었지.하지만 바다표범은 키가 작아서 고개만 물 위로 내놓은 채,엉거주춤 뛰어올라 앞으로 나아갔어.하지만 중심을 잡지 못해서 삐뚤삐뚤 엉망이 되었지. 한 서른 번쯤 저쪽 끝까지 그렇게 왔다 갔다 한 다음 강습이 끝났지. 둘째 날은 입장이 바뀌었어.돌고래가 뒤로 돌아 뛰기를 시켰거든.그것은 펭귄이 제일 잘했고 그 다음이 바다표범.뚱뚱한 하마는 눈에 띄게 숨을 몰아쉬었지. ‘내 이럴 줄 알았어.어쩐지 일이 그렇게 잘 풀릴 리가 없지….지겨워.’ 하마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어.자기도 모르게 지겹다는 말을 되뇌어 놓고는,대번에 얼굴을 찌푸리고 말았던 거야.그런데 그렇게 말하고 보니,수영이 정말 지겨워졌어. 셋째 날이 되었어. 그 날은 얼굴을 물속에 담갔다가 꺼내는 연습을 했어.물론 물속에 있을 때는 입을 아주 조금만 벌리고 음- 소리를 내면서 숨을 내쉬고,고개를 든 후에는 파! 하는 소리를 내면서 짧고 힘차게 숨을 들이쉬어야 했지. “음 ~ 파!” “음 ~ 파!” 하지만 하마는 말을 듣지 않았어. ‘숨을 어떻게 참아? 난 못 해!’ 기껏 두어 번 숨쉬기 연습을 한 하마는,고개를 흔들며 요란하게 물을 털어 냈지.그러고는 물 속에서는 콧구멍 귓구멍을 아예 닫아 버리기로 마음먹었어.그렇지만,아무리 그래도 물을 전혀 먹지 않을 수는 없었지. “아이구,지겨워! 물을 너무 많이 먹게 되잖아? 난 물 먹는 게 싫다고,더러운 물을 먹는 게 진짜 싫어!” 하마는 수영에 대해 더욱 정이 떨어져 버렸지.자꾸만 저절로 ‘지겨워’ 소리가 나왔어.어거지로,어거지로 강습 시간을 때운 뒤에,하마는 부리나케 돌아가 버렸어. 그러고는…. 그 다음부터 나타나지 않는 것이야,영원히.바다표범과 펭귄이,물고기가 부럽지 않을 만큼 아주 멋지게 수영을 할 수 있게 될 만큼 날이 흘렀는데도. 어쩌다,하루종일 물 속에 살면서 왜 그리 수영이 서투르냐고 누군가가 물으면,하마는 이렇게 대답을 하지. “아,배우려고 했었지요.그런데….” 여기까지 말하고 하마는 멋쩍게 한 번 씨익 웃어. “아,글쎄 수영 강습 첫날,가는 길에서부터 어쩐지 예감이 좋지 않더라고요.그러더니 영락없이 펭귄이란 녀석이 시비를 걸고….그 친구와 옥신각신하다 보니 왠지 기운이 쭉 빠지는 것이,내가 수영을 해낼 수 있을 것 같지 않더라고요.그러더니 아니나 달라? 연습하는 과정이 나한테는 영 안 맞는 거예요.그래서 걷어치워 버렸어요.그때 꾹 참고 수영을 완전히 익혀 놓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전혀 안 든다면 거짓말이지만,그러나 어쩌겠습니까? 그 때 내가 지겹다는 단어 대신에,일부러라도 재밌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면,이야기는 전혀 달라졌을 수도 있었을 테지만.허허,그러나 어쩌겠습니까? 이것도 다 팔자려니 하고 살아야지.안 그렇습니까?” 글 이윤희 그림 이정아 작가의 말 속담중에 ‘말이 씨가 된다’는 말을 믿습니다.좋은 말,긍정적인 말을 하면 좋은 일 긍정적인 일이 생기더군요.수영을 배우면서 이 이야기를 썼는데,이 봄에 다시 수영을 시작해볼까 합니다.˝
  • [이경형칼럼] 다시 신문을 생각한다

    신문을 기자가 만든다고 생각하지 말고,독자들의 입맛을 찾아,일상 생활과 직결된 정보를 서비스한다고 생각을 바꾸면,아직도 신문의 살 길은 있다고 믿는다. 오는 7일은 제48회 신문의 날이다.해마다 다가오는 이날이지만 요즘처럼 신문의 위기를 들먹이던 때는 별로 없었다.신문의 날 표어만 보아도 1960∼80년대엔 언론의 자유와 책임을 강조해왔지만,90년대 이후에는 신문의 신뢰,공정 보도를 다짐했다.작년엔 ‘독자에게 떳떳한 신문‘을 내세웠고,올해엔 ‘독자와 함께 하는 신문’을 부각하고 있다. 최근 탄핵과 총선 정국의 와중에서 일부 신문과 TV방송이 대결 국면을 보이면서 새삼 언론의 공정성과 신뢰성 문제가 부각되기도 했다. 한국언론재단이 매체별 신뢰도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10여년 전만 해도 신문의 신뢰도가 TV보다 높았으나,4∼5년전부터 반전되기 시작하다가 최근에는 신문 신뢰도가 급전직하했다.신문의 신뢰가 추락하는 원인 가운데 하나로 국내 신문 시장의 독과점에 의한 여론 왜곡 현상도 꼽을 수 있다.신문 기업은 정부의 권력 행사나 시민의 생활 등 공공 영역을 다루긴 하지만,실상은 공익보다는 사기업으로서 영리를 추구하는 면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온갖 경품으로 독자를 유혹하고 신문 값을 내려 독자를 끌어 모아,이를 광고 시장에 연결해주는 등 약육강식의 방법으로 이득을 취하기도 한다.이러한 과정의 반복은 매체의 다양성을 훼손하고 결국은 신문 시장을 황무지로 만드는 것이다. 인터넷의 확산과 함께 젊은 독자는 점차 줄고,오마이뉴스 같은 인터넷 독립 매체의 급속한 성장으로 지금까지 종이 신문이 누려오던 여론 주도력은 크게 감소하고 있다. 이제는 디지털화한 정보가 모바일로 직접 전달되는 등 미디어가 더욱 다양해져 기존 신문 위상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그러면 신문의 미래는 정녕 어두운가.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작년 10월 이후 사원들의 자발적인 이웃집 신문 돌리기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새삼 신문에 관해 많을 것을 깨닫게 된다.매일 새벽 홍보용 신문 20부를 옆구리에 끼고 아파트 꼭대기 층에서부터 층계를 내려오면서 신문을 돌린다.처음에는 한 집에 6일간을 돌리다가 전날 돌린 신문이 문 바깥에 그대로 있는 경우가 많아 3일간으로 줄였다.‘홍보용’이라는 스탬프가 찍혀 있지만 그래도 거절하는 집들이 3∼4곳은 된다. 신문을 들여놓지 않은 집은 다음날 다시 걷어오면서 그 집은 빼고 돌린다.공짜 신문도 귀찮다는 집들이 의외로 많다.지난 6개월간 신문을 돌리면서 그날의 1면 머리기사와 두 번째 기사의 제목을 적고,신문을 사양한 집의 호수도 함께 기록해 나갔다.다른 신문들과 전혀 색다른 뉴스가 실린 날에는 신문을 내놓는 집이 줄어들었다. 서울신문의 주말 종합정보가 담긴 타블로이드판 48면 섹션 ‘We’가 발행되는 금요일자의 경우,토요일에 전날 돌렸던 집을 가보면 신문을 그대로 바깥에 둔 가정이 거의 없거나,있다 해도 ‘We’는 들여가고 본지만 바깥에 내놓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여기서 신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감지할 수 있다.독자들은 ‘그 밥에 그 나물’같은 신문들을 2개 이상 볼 이유가 없다.독자가 진정으로 찾는 정보를 제대로만 제공한다면 신문 독자를 개발할 여지는 많다는 생각이다. 사실 인터넷·무가지 등으로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정선된 정보를 맛깔스럽게 전달하는 신문의 기능은 오히려 돋보일 수 있다.신문을 기자가 만든다고 생각하지 말고,독자들의 입맛을 찾아,일상 생활과 직결된 정보를 서비스한다고 생각을 바꾸면,아직도 신문의 살 길은 있다고 믿는다. 편집제작 이사 khlee@˝
  • [We 동화]‘잘난 척 신사’ 기린

    기린은 사람 키의 서너 배다.그런데 사람의 목뼈는 일곱 개.그렇다면 기린의 목뼈는 몇 개나 될까? 정답은 일곱 개.그렇다면 그 일곱 개가 길어진 사연을 들어볼까? 아주 오래 전에도 아프리카는 정말 멋진 곳이었단다.거기,초원에는 많은 동물들이 살고 있었어.물론,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기린도.그런데 그 기린은 아주 멋쟁이였어.곧게 뻗은 다리에 날씬한 몸매.멋진 그물무늬의 가죽에다 약간 긴 듯한 목이며.(그 때는 기린의 목이 지금처럼 길지는 않았거든.사슴처럼 약간 긴 느낌을 줄 정도였지.) 그런데 그 기린은 잘난 척이 심했어. “아휴,지저분해.” 기린은 툭하면 이렇게 말했어.특히,하루종일 진흙탕 속에 몸을 담그고 있는 하마나,뿌연 먼지를 일으키며 사막을 달리는 타조를 보면 기린은 먼지가 묻을세라 앞발을 탕탕 굴렀지.잘생긴 얼굴을 찌푸리며,고개를 한껏 뒤로 빼고서.(목뼈 첫째 마디 늘어남.) 게다가 기린은 입이 너무 고급이었어.기린은 나뭇잎을 좋아했거든.그러나 꼭대기 쪽에 있는 여린 잎이나 부드러운 새순 이외에는 먹지 않았어.목을 힘껏 늘일 수밖에 없었지.(두 번째 마디 늘어남.) 그러면서 기린은 이렇게 말하곤 했지. “어휴,도대체 너희는 어떻게 그런 억센 잎을 먹니?” 이야기가 이쯤 되고 보니,기린은 친구가 없었어.전혀.어느 날 늘 외톨이였던 기린이 드디어 큰일을 당하고 말았지.기린이 잠을 자고 있을 때 검은 표범 한 마리가 기린의 코 끝을 꽉 물어 버린 거야.기린은 기절할 뻔했지.물린 코 끝을 빼내려고 안간힘을 썼어.줄다리기가 시작됐지.검은 표범은 엄청난 힘으로 코 끝을 물어 당기고,기린은 죽기 살기로 버티고….(기린의 목이 쭉,쭉,쭉 늘어났어.세 번째,네 번째,다섯 번째 마디까지도.) 그 때 얼마나 혼이 났던지,기린은 불면증에 걸려 버렸어.지금까지도 기린은 잠을 자지 못한단다. 그냥 선 채로 그 자리에서 잠깐잠깐 졸기만 할 뿐이지.그런 일을 겪은 뒤,기린은 갑자기 외로워졌어.함께 있어주고 주위를 살펴주는 친구가 아무도 없다는 생각에 정말 슬펐지. 그렇지만 이제 와서 어쩔 수 있겠어.그저 다른 동물들이 어울리는 모습을 바라볼 수밖에.부러움이 가득한 눈으로 고개를 한껏 뺀 채 말이야.기다림과 그리움으로 기린의 목뼈 여섯째 마디가 몰라보게 늘어나 버렸지. 이제 기린은 상당히 긴 목을 가지게 되었어.동물들은 회의를 열었지.여러 시간의 열띤 논쟁 끝에 기린을 자기들에게 끼워 주기로 결정을 했어.그 말을 들은 기린은 펄쩍펄쩍 뛰며 좋아했지.늘어난 긴 목이 휘청거릴 정도로.그 대신,동물들은 한 가지 사실에 대해 다짐을 받았지. ‘조심할 것.말과 행동을 조심할 것.’ 기린은 기꺼이 고개를 끄덕였어.그렇지만 끝내 실수를 저지르고야 말았지. 햇살이 유난히 따가운 어느날,저만치 떨어진 숲속에서,검붉은 동그라미들이 휙 휙 옮겨 다니는 것이었어.그것도 여러 개가.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어진 기린이 숲 가까이로 다가가서 살펴보니 멀리서 보던 동그라미들은 원숭이의 궁둥이였지.아기 원숭이들이 부들부들 떨면서 바알간 엉덩이를 있는 대로 뒤로 빼고 나무타기 연습을 하고 있었던 거야. “으하하하,저 모습을 좀 봐.아이고,아이고 배야!” 기린은 큰 소리로 웃어젖혔어.데굴데굴 구르다가,목을 꼬다가,한참 동안을 정신없이 웃어댔지.서늘한 기운을 느낀 기린이 문득,웃음을 그치고 고개를 들었을 때는,많은 동물들이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지.굳어진 동물들의 눈이 한결같이 ‘돌아가!’라고 말하고 있었어.기린 때문에 아기원숭이들이 나무에서 떨어져 크게 다쳤거든. 기린은 예전에 머물던 숲가를 향해 걸었지.풀이 죽은 기린의 목이 저절로 숙여졌어.머리가 땅에 끌릴 정도였지.기린의 목에 또다시 이상이 생겼어.머리통과,늘어난 여섯 목뼈의 무게 때문에,나머지 한 마디의 목뼈도 쭉 늘어나 버린 거야.(일곱 번째 목뼈 길어짐.) 다시 혼자가 된 기린은 중얼거렸어. “미안해.그렇지만 나도 노력했어.그러지 않으려고 해도 가끔은 나도 모르게 옛날 버릇이 나와.조금만,너희들이 한 번만 더 참아 주었으면 정말 고마웠을 텐데….” 세월이 많이 흘렀어.그러나 지금도 기린은 긴 속눈썹을 깜박거리며 눈물을 참고 있지.터무니없이 늘어난 목을 휘청이며. “조금더 지켜보아 줄 수는,정말 없었니?” 글 이윤희 그림 심수근 작가의 말 같은 뼈마디수로 훨씬 길어진 기린의 목이 그리움과 기다림으로 그렇게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해봅니다.너무 슬픈가요?˝
  • [시네마 천국]엽기 로맨틱 코미디 ‘…러브홀릭’

    인생 최악의 날에 날아든 운명적 사랑을 찾아가는 로맨틱 코미디 ‘아메리칸 러브홀릭(100 Women)’이 26일 개봉된다.영화는 ‘로맨틱 코미디’줄기에서 ‘엽기적 소동’이란 가지가 자라난 기괴한 모습의 코미디다. 샘(채드 도넬라)은 모델의 의도도 읽지 못하는 등 그림에 소질이 없다는 혹평을 받고 미술학원에서 쫓겨난다.엎친데 덥친 격으로 여자 친구에게 버림받아 낙담한 그에게 신비로운 여인이 찾아온다.“미소를 잃어버린 것 같네요.”라며 다가온 호프(에린 바틀릿)는 마법같은 분위기로 샘을 달래면서 손바닥에 전화번호를 적어주지만 갑자기 내린 폭우로 글씨가 지워진다.샘은 배달부로 일하면서 그녀를 찾아 다니다 천신만고 끝에 여성 전용 아파트에서 호프를 만난다.그러나 호프의 얼굴에는 미소 대신 수심이 가득하다.이후 영화는 호프에게 웃음을 찾아주려는 샘의 눈물겨운 노력을 담는다.같은 아파트의 여성들을 일일이 만나며 호프의 우울증 원인을 알아내려고 애쓴다.그러다 호프의 단짝 친구 애니(제니퍼 모리슨)에 대한 묘한 감정에 휩싸이면서 사건은 엉뚱하게 흘러간다. 영화는 성적 분위기를 연상케하는 기발한 대사와 샘이 벌이는 해프닝 등으로 웃음을 자아낸다.또 샘이 호프의 마음을 열기위해 창문이나 벽에 애니메이션을 상영하는 장면은 진부하면서도 입가에 미소를 머금케 한다. 그러나 감독은 웃음이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듯 콧물 쏘기 대결,콧털 뽑기나 브래지어를 커피 필터로 사용하는 장면 등을 남발한다.엇비슷한 소재를 단골로 사용하는 한국 코미디에 식상한 관객에겐 고문이다. ‘Eight Day a Week’와 ‘100 Girl’로 참신하고 귀엽다는 평을 들은 마이클 데이비스 감독.그에게 로맨틱 코미디 3부작을 완성한 성취감을 안겨주었을지는 몰라도 관객에게는 전편만한 속편이 없다는 속설을 입증한 작품중 하나로 비쳐진다. 이종수기자 vielee@˝
  • [레저+α]

    ●에버랜드 국내 최대의 멀티미디어 쇼인 ‘올림푸스 환타지’가 매일 밤 9시에 열린다.20m높이에서 지름 4m 크기로 터지는 불공,수면 위에 설치된 12개의 불구멍을 통해 12m높이로 솟아오르는 불기둥,물위에서 60m에 이르는 띠를 형성해 불이 타오르는 어뢰형 불꽃 등이 어우러져 말 그대로 ‘환타지’하다.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로 최고의 신 제우스와 저승 신 하데스와의 대결 장면이 압권이다. 에버랜드는 이 쇼를 위해 100억원을 투자해 16m에 달하는 돌기둥,330W의 대용량 레이저,72kW의 서라운드 입체 음향 등을 설치했다.(www.everland.com),(031)310-5000. ●롯데월드 세계 최초로 삼국지 유물전시회인 ‘삼국지 체험전’을 6월24일까지 민속박물관에서 한다.2460개의 옥조각을 엮어 만든 옥의,조조의 딸이 사용했던 도장인 조헌인신,청나라때 제작된 관우의 동상 등 국보급 보물 230여점을 포함해서 삼국지 진품 유물 총 350여점을 전시한다.유물 감정가액이 약 500억원 규모에 이른다. 82근(49㎏)이나 하는 관우의 창인 ‘청룡언월도’를 비롯하여,4m20㎝의 길이를 자랑하는 장비의 ‘장팔사모’,쇠를 두부 베듯이 베었다는 조자룡의 ‘청공검’등 삼국지 영웅들의 창과 무기가 실제 형태로 복원돼 약 60여점을 직접 만져볼 수 있다.또한 삼국지 영웅들로 분장한 영웅 장수들과 사진도 찍을 수 있다.www.lotteworld.com,(02)411-2000. ●중앙M&B 7만 5000분의 1 축척의 ‘초정밀 전국지도’를 내놓았다.주요도로를 입체적으로 표현하고 각도의 명소들을 사진과 함께 소개하는 등 여행자의 편의에 중점을 두었다.또 최근 이용이 급증하고 있는 위성항법장치(GPS) 사용을 위해 세계 측지계인 WGS-84 좌표 수치를 적색으로 표기하여,GPS가 측정한 위치를 지도상에서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2만 5000원.(02)2000-6214. ●한국난재배자협회 동·서양의 다양한 난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2004 전국 난전시회’를 26일부터 4월5일까지 서울 양재동 꽃시장 옆 aT센터에서 연다.춘란을 비롯한 한란,풍란,자란 등 한국의 자생란 100여종 500점과 송매,용자 등 동양란 300여점,호접란,심비디움 등 서양란 3000여점을 선보인다.난 키우기 강좌 및 우수 난 콘테스트,디지털 사진 콘테스트 등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된다.관람료 어른 7000원,청소년 4000원.www.lan.or.kr,(02)575-1248. ●서울프라자호텔 그랜드 웨딩 플라자는 오픈 5주년을 기념하여 4월20일까지 5월 결혼 예정인 신부들을 대상으로 ‘모녀간의 정’이란 주제로 사연을 공모한다.응모한 사람들 중 3명을 뽑아 조식이 포함된 딜럭스룸 1박과 프렌치 레스토랑 토파즈 저녁 식사권,정성껏 준비한 과일과 와인을 제공한다.보낼 곳은 이메일 wedding@hanwha.co.kr이나 서울시 중구 태평로 2가 23번지 서울프라자호텔 웨딩사업부.(02)310-7720.˝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美 급부상 직종 ‘전문 정리사’

    지난 연말 낸시 설리번(가명·44)은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었다.그러나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낸시는 더 벅찬 일에 부딪혔다.유산을 확인해야 하고 남편이 혼자 운영하던 부동산업을 정리해야 했다.의료비 청구서와 세금 고지서가 날아들고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남편을 찾는 전화도 끊이지 않았다. 파트 타임으로 일하던 자신의 은행일이나 자녀들의 뒷바라지는 더욱 힘들어졌다.우편물은 뜯지도 않은 채 쌓였고 집안일은 점차 엉망이 됐다.친지들의 도움도 부담스러웠다.그러던 와중에 친구로부터 ‘전문 정리사(Professional Organizer)’ 얘기를 들었다.협회 사이트(www.napo.net)를 통해 정리사를 소개받아 처리할 목록을 짜는 것부터 시작,집안 일을 차근차근 해결했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지금 미국에서는 이같은 정리사들이 21세기의 새로운 전문직종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워싱턴 일대에서만 1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아직은 여성들이 대부분이지만 젊은 남성들의 진출도 늘고 있다.특별한 창업자금이 없이도 열의와 관심이 있으면 얼마든지 전문적인 ‘문제 해결사’가 될 수 있다. ●왜 정리사의 도움이 필요한가 낸시처럼 꼭 갑작스러운 충격을 받았을 경우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미국에서는 맞벌이 부부가 일상화돼 있어 집안일에 투자할 시간이 과거보다 줄었다.게다가 이혼이나 결혼 기피 등으로 독신 가정이 늘면서 전업주부의 비중은 크게 낮아졌다. 정리사협회(NAPO)의 배리 이자크 회장은 현대인의 생활이 복잡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집안을 크고 작은 상품으로 넘치게 만들었으며,가계수입의 증가는 물품 구입을 계속 재촉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DC에서 8년째 정리사로 일한 질 로런스(여)는 “미국인의 3분의1은 집안의 정리·정돈이 필요하다.”며 “그 이유로는 이사,출산,이혼,배우자의 죽음,격무 등에 따라 가정 내 변화가 빠르게 이뤄지지지만 소비자들이 이에 적응할 시간은 부족한 탓”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을 왜 사는가’의 저자 팸 댄지거는 “9·11이 과소비 현상에 의문을 던지게 했다.”고 지적했다.집안을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 과거에 샀던 장식품들이 9·11 이후 의미를 잃었고 살을 빼듯 가정의 군더더기를 제거하면서 정리사의 역할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는 지적이다. 2002년 미국에서 가정용품 정리도구가 2001년보다 20% 증가한 50억달러어치나 팔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컨테이너 스토’ 등 정리용품 전문업체는 문을 열 때마다 성황이다.집안 정돈 등과 관련된 ‘클린 스위프(clean sweep)’ 등 TV 프로그램은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으며,불필요한 물건들을 처분하는 방식에 집중한 잡지 ‘리얼 심플’은 월 150만부를 찍는다. ●MBA 뺨치는 고소득 유망직 4년간 워싱턴 지역의 정리사 대표를 맡았던 질은 인터뷰 요청에 “5월까지 일정이 꽉 찼다.”며 “전화로 얘기하자.”고 말했다.시간당 85달러를 받는다는 그녀는 가정일뿐 아니라 기업 세미나와 의류·법률 사무실의 서류정리까지 도맡아 연간 수입이 10만달러를 넘는다고 말했다. 이자크 NAPO 회장은 정리사들의 연간 소득은 4만달러에서 20만달러에 이르며 교사나 간호사,공무원 출신들이 최근 정리사 쪽으로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협회에 등록된 정리사 2200명 가운데 45%가 학사,21%가 석사,5%가 박사 등으로 71%가 고학력자다. 정리사는 단순히 물건들을 정리한다는 차원에서 출발했지만 점차 ‘삶의 방식’을 설계한다는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하다 못해 애완동물에 대한 관리 프로그램까지 정리사들의 영역이 될 수 있다고 델라웨어의 정리사 캐서린 돔브로스키는 강조했다. 물론 프로그램을 직접 작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적의 소프트웨어를 소개하고 컴퓨터에 설치해주는 것은 정리사의 몫이라는 것.한가지에 몰두하지 못하고 불안해하는 주의결핍과잉행동장애(ADHD)에 걸린 성인들이나 어린이들에게도 정리사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게 의사와 심리학자들의 견해다. ●전업 주부에게도 문호가 열렸다 변호사나 의사와 달리 별도의 과정이나 시험을 거칠 필요가 없다.자격을 인정하는 면허증이 없으며 주 당국에 업체명과 대표를 등록하면 정리사로 활동할 수 있다.정리사를 위한 훈련 전문기관이 있지만 반드시 거쳐야 할 의무는 아니다. 메릴랜드 저먼타운에서 재택근무하는 체릴 라슨은 “일단 정리하는 것 자체를 좋아해야 한다.”며 “컴퓨터나 심리학 등 관련 분야를 전공했으면 유리하지만 그렇다고 필수조건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그러나 어려움에 빠진 가정을 상담하고 집안일을 정리하는 데 남성보다는 세심한 여성이 적합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현재 정리사의 90% 이상이 여성이다.재택근무가 가능하고 파트 타임으로 일할 수 있기 때문에 여성들이 선호하는 게 사실이다.그러나 최근 갓 대학을 졸업한 젊은층들도 정리사 시장에 뛰어든다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mip@seoul.co.kr˝
  • [NGO 플러스] ‘우리 들꽃사랑 가족교실’ 개최

    한국야생화연구소(www.wildflower.co.kr)는 환경운동연합과 공동으로 다음달 17일부터 산·해안 등지에서 서식하고 있는 야생화를 전문가와 함께 살펴보는 ‘우리 들꽃사랑 가족교실’을 개최한다. 행사는 오는 7월까지 다섯차례에 걸쳐 진행된다.신청은 선착순 마감.(02)745-1966.
  • 인천공항 관세자유구역 날갯짓 4개 대형 물류업체와 입주협약

    인천공항 관세자유지역 사업시행을 위한 실시협약이 체결돼 개발사업이 본격화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18일 인천공항 관세자유지역 입주를 희망한 세계적인 다국적 물류기업인 KWE코리아를 비롯해 범한종합물류,삼성전자로지텍,한국복합운송보세장치장 등 4개 업체와 실시협약 조인식을 갖는다고 밝혔다. 입주업체는 협약체결 후 인천국제공항공사로부터 50년간 토지를 임대하게 되며,431억원을 투자해 항공화물창고를 건설한 후 2006년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공항공사는 14만 1000평의 관세자유지역 가운데 1차로 3만 4000평에 대해 입주업체를 선정했다.나머지 10만 7000평에 대해서도 다음달중 모집공고를 낸다. 인천 김학준기자˝
  • [We 동화]‘또 다른 쥐 한 마리는‘

    6000만년 전,지금으로 말하자면 남산의 꼭대기쯤 되는 곳.그 우거진 숲 속에서 쥐 한 마리가 허공을 뚫어져라 쏘아보고 있었어.꽤나 서늘한 눈빛을 하고 말이야. “싫어.난 이렇게 살지 않을 테야.절대로.” 몸집이 겨우 달걀만한,작은 그 쥐는 주먹까지 꼭 쥐었어. ‘무슨 일일까?’ 작은 쥐의 표정을 본 토끼는 궁금해서 귀를 쫑긋댔어.하지만 차마 물어 볼 수가 없었지.그때 엉겅퀴 덤불 바로 뒤쪽에서 훌쩍거리는 누군가의 울음소리가 들렸어. “누구야? 누가 울고 있지?” 토끼는 얼른 엉겅퀴 덤불을 뛰어넘었어. 거기에는 너무 울어서 눈알이 토끼처럼 빨갛게 되어버린 쥐 한 마리가 있었어. “오늘 또 내 친구가 독수리에게 잡혀 갔어.사흘 전에는 우리 삼촌이,일 주일 전에는 누나가,그리고 열흘 전에는….” 그 쥐는 울먹이며 말했지. “이제 우리 식구는 둘밖에 남지 않았어.나와 사촌동생 단 두 명밖에….” 그러고 보니 이 쥐의 몸집이 조금 큰 것 같기도 했어.토끼가 조심조심 물었지. “저기 저쪽에 있는 친구가 네 동생이구나! 그래서 저렇게….” 토끼의 말에 그 쥐는 고개를 끄덕였어. “내 동생은 이렇게 살지 않겠대.매일 쫓겨다니고,걸핏하면 잡아먹히고,이렇게 무력하게는 살지 않겠대.” 큰 쥐는 한숨을 내쉬었지. “하지만 도대체 무슨 다른 방법이 있겠니.흔해빠진 뿔,아니면 날카로운 이빨,하다못해 누구처럼 고약한 냄새가 나는 방귀라도 뀔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너희는 재빠르게 달아날 수 있잖아?” 답답하기로 말하면 토끼도 마찬가지였어.남의 일 같지 않아 얼른 거들었지. “도망이라….그래,그렇지….” 큰 쥐의 얼굴에 씁쓸한 미소가 번졌지. “불쌍한 우리들.기껏 할 수 있는 일이 도망가거나 새끼를 낳고 또 낳는 일밖에 없다니.잡아먹히고,또 잡아먹혀도 멸종하지 않도록….우리는 무방비 상태에서 언제나 당하기만 하는 운명인가 봐.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아무 능력도 없이.” 큰 쥐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어. “능력이 없으면 길러야지.” 단호한 목소리,어느 틈에 나타난 작은 쥐가 끼어들었지. “그렇지만 어떻게?” 토끼와 큰 쥐는 합창을 하듯 물었지. “우선 날개를 달아야겠어.” ‘날개를?’ 어이가 없어서 한동안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지. “족제비,뱀,부엉이,고양이,매….이런 사나운 동물들에게 포위된 아주 위험한 순간에 날개를 달고 유유히 하늘로 솟아오르는 거야.비로소 적에게서 벗어나는 거지.그리고 다른 세계로,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세상으로 날아오르는 거야.” 작은 쥐는 꿈을 꾸듯 말했어. “하지만 어떻게?” “우선 기도를 해야지.아주아주 정성껏.그리고 나는 연습을 하는 거야.이렇게,이렇게 말이야.” 작은 쥐는 어느 틈에 나무 위로 올라갔어.그러고는 앞발을 버르적거리며 뛰어내렸지.수십,수백,수만 곱하기 수십,수백,수만 번을. 작은 쥐는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되었어. ‘저러다 죽지 않을까?’ 토끼는 겁이 나서 꽁무니를 감추었지. ‘저러다 죽지 않을까?’ 지레 포기한 큰 쥐도 걱정이 되어 기도했어.‘작은 쥐의 소원을 들어 주세요.’라고. ‘하지만 해 아래 있는 날짐승들의 수가 모두 찼다.’ 태초부터 계시던 보이지 않는 분이 작은 쥐의 귀에다 속삭이셨어. ‘그럼 전 해 아래 있지 않겠어요.밤에만 날아다닐래요.그럼 되지요?’ ‘아무것도 안 보일 텐데?’ ‘상관없어요.삶을 살아내는 것이,쫓기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내는 것이 더 중요하니까요.볼 수 없는 답답함쯤은 견뎌 내겠어요.’ 꿈에서 깨어난 뒤,작은 쥐는 자신의 양 팔 사이에 검은 막이 돋아나 날 수 있게 된 것을 알았지.마침내 작은 쥐는 박쥐로 다시 태어난 거야. 수많은 시행착오 후에,박쥐는 입에 맞는 먹이도 잡을 수 있게 되었어.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지경이었지. “저 불길한 검은색을 좀 봐.” “도대체 새 편이야,짐승 편이야?” “앞을 볼 수도 없다면서?” 온갖 동물들의 무성한 입방아 앞에서도 박쥐는 의연하지.스스로가 자랑스러웠거든.아직도 숫자 늘림으로 종족을 보존하는,그래서 한 쌍이 일 년 새에 1만 5000 마리로 번식하고,그러면서 남이 먹던 찌꺼기나 뒤져야 하는 쥐들에 비하면 살아 볼 만한 삶이라는 생각이 든 거야. 그렇지 않겠어? 적어도 박쥐는 스스로의 생명과 자존심을 지켜냈거든.말처럼 쉽지 않은 그 일을 해내고 말았거든.어쨌거나 말이야. 파랑새 어린이 ‘해내고야만 박쥐우화’에서 작가의 말 자존을 지키는 일이 참으로 쉽지 않은 요즈음입니다.당찬 박쥐의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 [문화마당] 하나를 모른다/유성호 한국교원대 교수·문학평론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른다.’는 말이 있다.기초적 사안이나 개념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만,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복합적 상황에 대한 해석이나 판단이 결여되었을 때 흔히 하는 말이다.지나친 단견(短見)이나 성급한 일반화의 논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의 표현이 따른다.그래서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사람들은 답답하거나 안쓰럽게 마련이다. 그런데 그 반대,곧 둘은 알았지만 하나를 몰랐을 때는 어떻게 될까? 아마도 이는 가장 근본적인 것은 망각한 채 너무 앞서가는 이들이나,공통 감각(common sense)보다는 자신의 경험적 판단에 더욱 비중을 두는 이들을 비유해서 말하는 일종의 역설일 것이다.이들은 무모하거나 자기 중심적이다. 아무래도 이 역설에 근거해서 대통령 탄핵에 관한 이야기를 안 할 수 없겠다.탄핵 처리를 강행한 이들의 정치적 판단은,의회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인 민의(民意)보다는 자신들의 정치적 욕망의 정당성에 대한 과신을 중시한 결과 나타난 것이다.그야말로 둘만 넘겨 알았지 하나는 몰랐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몰랐던 ‘하나’는 무엇일까?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공통 감각이요,상식이요,국민 정서요,여론이다.수치상의 오류 가능성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최근 탄핵을 둘러싼 여론 조사 결과는 민의의 분명한 행방을 가감없이 알려준다.어느 정도의 저항과 비난은 예상했겠지만 그 범위를 훨씬 뛰어넘는 국민적 분노 앞에서 이들이 보인 반응은 정말 ‘하나’를 모르는 태도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이 내거는 단골 메뉴는 국민적 저항의 양상이 일종의 포퓰리즘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진정한 정치인은 다수가 반대하더라도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밀고 나가야 한다는 주장도 뒤따른다.마지막으로 이러한 반응은 일시적인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 자신들의 뜻을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먼저 탄핵 처리를 둘러싼 국민적 반응을 일종의 포퓰리즘으로 해석하는 것은,시민들의 힘(people power)을 대중 선동에 의한 결과로 몰아붙임으로써 그 안에 있는 자발성의 요소를 희석시키려는 전략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지금 국민들이 무슨 권위주의 시대의 우중(愚衆)이라고 ‘구국의 결단’을 내린 이들의 충정을 외면하고 한갓 대중 선동에 놀아난다는 말인가? 그 다음으로 여론의 추이에 정치인이 민감해야 하느냐 여부의 문제는 상황에 따라 그 편폭이 다를 수밖에 없다.하지만 이 역시 대통령 탄핵을 ‘국민의 뜻’이라며 밀어붙였던 것에 견주어보면 상황 돌파용의 선언적 명제일 뿐이다. 마지막으로 여론의 한시성 문제이다.이는 탄핵 정국의 결절점인 4·15총선에서 그 진위가 가려질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나타나고 있는 민심 표출은 그동안 누적된 정치 불신이 기성 정치권을 향해 폭발한 것이지,대통령 개인에 대한 동정심이나 단순 지지의 결과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그래서 지금 이 상황을 ‘친노’와 ‘반노’의 대립으로 몰아가려는 것은,미안하지만,안쓰러울 정도의 자가당착일 뿐이다.탄핵을 반대한다고 ‘친노’인가? 촛불 시위에 나온 한 노인이 그랬다는 것 아닌가.“나 노무현 지지하지 않아.그래도 이건 아니야.” 이들은 아직까지도 정말 이 단순하고 명료한 ‘하나’를 모르고 있다. 유성호 한국교원대 교수·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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