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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ekly Health Issue] 청소년 우울증

    [Weekly Health Issue] 청소년 우울증

    우리 사회는 해마다 이맘때쯤 홍역을 치른다. 청소년들의 절망이 부르는 극단적인 선택이 그것이다. 사회가 그들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를 떠안기고 채찍질만 해대는 탓이다. 사방에서 옥죄고 드는 끝없는 압박감에 그들은 기지개 한번 켜지 못한 채 내몰리다가 한순간, 꽃잎처럼 스스로를 내던지고 만다. 그 안타까운 좌절의 이면에는 치명적인 정신적 문제, 바로 우울증이 도사리고 있다. 전문의들은 “특히 우울증을 가진 청소년들은 스스로 어떤 구원의 가능성도 배제한 채 고립무원의 심정으로 해서는 안 될 선택을 하곤 한다. 그래서 더 무섭다.”고들 말한다. 이런 청소년 우울증을 두고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송동호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왜 청소년 우울증이 문제가 되나. 청소년에게 대입과 수능은 반드시, 그리고 성공적으로 넘어야 할 벽이다. 특히 기대수준이 높거나 완벽주의적 성격을 가진 학생이라면 수능시험에 대한 스트레스가 더 크고, 덩달아 결과에 대해 절망할 가능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무한경쟁 속에 놓인 청소년의 심리 특성상 수능의 실패를 인생의 실패로 과대평가할 가능성이 있어 우울증 가능성이 더욱 확대되기 때문이다. ●청소년 우울증이란 어떤 상태인가. 미국 정신질환 편람인 ‘DSM-IV’에서 제시한 우울증 기준에 따르면, 2주 이상 지속되는 우울한 기분, 집중력이 떨어져 공부가 안 되고, 주변 일에 흥미를 보이지 않으며, 말이 없어지고, 행동이 느려진다. 또 잘 먹지 않아 체중이 줄며, 잠을 잘 자지 못한다. 늘 힘이 없거나 피곤·초조해 하고, 자신을 존재가치가 없는 사람으로 여겨 과도한 죄책감을 가지며, 반복적으로 죽음이나 자살을 생각하기도 한다. 이 가운데 청소년들의 경우 우울한 기분 대신 신경질이나 짜증을 보이기도 한다. ●청소년 우울증이 갖는 특성이라면…. 청소년 우울증은 앞서 말한 특성 외에도 비전형적인 특징을 보이는데,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동반하며, 반항적·폭력적 행동이나 비행·무단결석·가출·폭식·잠을 많이 자는 등의 행태가 나타난다. ●유병률과 최근의 발생 추이는 어떤가. 유병률은 연구 주체나 대상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12세 때 12∼17%이던 것이 연령에 따라 증가해 17세 때는 22∼24%에 이른다. 국내 유병률은 정확히 집계되지 않고 있지만 주요 증상을 근거로 할 때 남학생은 34%, 여학생은 44.3% 정도로 추정되며, 학년이 높아질수록 주요 증상의 발현 빈도도 증가해 고3 여학생의 경우 50%를 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또 갈수록 유병률이 높아지는 것도 중요한 추세다. ●원인을 상세히 짚어달라. 크게 생물학적 원인과 사회심리적 원인으로 구분한다. 생물학적 원인은 성인과 마찬가지로 유전적 성향과 세로토닌·노아드레날린·도파민의 기능 이상이 원인이다. 이에 비해 사회심리적 측면에서는 부모 등 가족 간의 갈등, 양육 과정에서 형성된 비정상적 인격과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이다. 이 중 우리 사회에서는 학업과 성적이 주는 스트레스가 크게 작용하며, 이 때문에 수능에 실패하면 우울증의 빈도가 크게 증가한다. 여기에다 최근 학교폭력과 관련된 학교문화도 우울증 빈도를 가중시키고 있다. 여기에다 건강한 또래 관계가 중요한 발달 과업인 청소년기의 대인관계에서 얻는 스트레스가 우울증의 새로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일반적인 증상 및 주변에서 인지할 수 있는 특이증상을 짚어달라. 이전과 다른 행동, 특히 앞서 언급한 행위특성으로 충분히 감지할 수 있다. 평소와 다른 행동, 예컨대 우울해하거나 허탈한 태도, 짜증, 방안에 틀어박히기, 잠 안자기, 반항적 태도, 폭식이나 식사 거절, 늦은 귀가, 흡연이나 음주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청소년들의 일탈은 대개 또래집단 속에서 나타나는데, 또래집단 형성은 청소년 시기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오히려 또래집단에 소속되지 못하는 것이 더 큰 문제일 수 있다. 문제는 자녀가 또래집단 속에서 어떻게 생활하는가가 중요하다. 귀가시간이 자주 늦거나 음주·흡연 등의 흔적이 느껴질 때, 학교나 학원 무단결석이나 조퇴가 반복될 때, 신체적 폭력에 관련되거나 반복적인 거짓말이나 돈 또는 물건을 훔치는 사례 등이 나타나면 또래집단의 일탈에 동참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생각해봐야 한다. ●검사 및 진단과 치료 방법은. 진단에서는 정신과적 면담이 중요한데, 특히 병력 및 학교·가정에서의 생활 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료는 약물과 면담치료가 필수적인데, 가족 면담을 중심으로 한 치료가 특히 중요하다. ●청소년들은 개인의 프라이버시 때문에 치료에 대한 거부감이 강한데, 이를 위해 어떤 보호조치를 마련하고 있는가. 정신과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치료 기피를 낳기 쉽다. 물론 개인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불안이 없지 않으므로 이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정서적 지지가 필요하다. 이런 방식으로 안심시키고 위로를 제공하면 비로소 의사와 신뢰가 형성돼 마음을 열고 대화에 나선다. 이처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인간관계가 형성되어야 비로소 치료의지가 싹트며, 이런 가운데 저항적 요인들이 점차 감소하면서 치료 효과로 이어진다. ●청소년 우울증에 대한 정책적·제도적 문제는 없는가. 청소년 우울증은 자칫 치료 시기를 놓치면 병을 키워 극단적 선택에 다다르게 된다. 따라서 제도적 문제를 논하기에 앞서 사회가 취해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청소년 우울증은 조기 발견과 조기 개입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 학교와 가정을 중심으로 체계적인 정신건강 관리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특히 청소년 우울증은 유병률이 높고, 사회간접비용도 부담이 된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입시와 학교폭력 문제를 가진 우리 사회는 특히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와 관련해 사회교육적 변화가 필요한데, 소아청소년정신과 의사들은 이에 대한 경험과 능력을 갖추고 있으므로 정부는 이들과 머리를 맞대고 전향적인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 건강한 청소년들이 우리 사회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경찰 관리받던 문제아, 공부카페 ‘스타 강사’ 되다

    경찰 관리받던 문제아, 공부카페 ‘스타 강사’ 되다

    ‘우범 청소년 관리대상’, ‘박치기 왕’, ‘전문대 학점 1.74’ 이 꼬리표들은 한 청년을 사회적 패배자로 낙인 찍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는 스타 영어강사를 거쳐 긍정의 전도사로 변신했다. 25일 경기도 일산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유근용(30)씨 이야기다. 유씨는 950명의 회원을 보유한 인터넷 공부 카페 ‘어썸 피플’(Awesome People)의 운영자다. 꿈을 잃고 방황하는 학생, 영어 초보자 등이 각자의 이유로 모였다. 이들은 밑바닥에서 일어선 유씨의 인생을 통해 “나도 할 수 있다.”는 긍정의 기운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유씨의 어린 시절은 어두웠다. 그는 “태어나자마자 부모가 이혼했고 계모로부터 학대를 받았다.”고 했다. “누가 쳐다보면 화를 못 참고 1주일에 서너 번은 싸운 것 같습니다. 작은 키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박치기밖에 없어서 박치기 왕이라고 불렸지요. 폭주족 생활을 하다 경찰 우범자 리스트에도 올랐습니다.” 간신히 전문대에 들어갔지만 그의 폭력적 방황은 계속됐다. 2년간 학점은 4.50 만점에 1.74. 그러나 군대에서 만난 동기가 그의 인생을 바꿨다. 모르는 게 없던 마음씨 따뜻한 명문대 출신이었다. 유씨는 “그동안 살아 온 내 삶을 돌아보며 잘못 살았다는 걸 느꼈다.”고 회상했다. 유씨는 제대후 체육교사를 꿈으로 정했다. 4년제 대학에 편입을 해야 했다. 그때 결정적인 벽이 영어였다. 4년제 대학 편입에 성공한 뒤 그는 영어의 달인을 인생의 1차 목표로 삼았다. 하루 16시간씩 쉴 새 없이 입을 움직였다. 항상 집에서 네 정거장 떨어진 곳에서 버스를 내려 미국 드라마 대사를 주인공이 된 듯 큰소리로 따라했다. “하나 둘 표현을 외우니 외국 사람을 만나도 어느덧 말을 할 수 있게 되더군요.” 유씨는 서울 강남의 영어학원에서 전문대 출신 토종 영어강사로 나서 명문대생들을 가르쳤다. 보란 듯이 인생역전에 성공한 셈이다. 지금은 학원에서 나와 영어를 집중적으로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소규모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유씨는 “단순히 영어강의만 하는 게 아니라 불량 학생들, 꿈을 잃은 누군가가 자신의 길을 찾는 데 멘토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 [Weekend inside] 우리 엄마·아빠는 스마트폰과 상담중

    [Weekend inside] 우리 엄마·아빠는 스마트폰과 상담중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 사는 정윤서(28·여)씨는 생후 6개월 된 아들 지호를 돌보느라 한시도 아이 곁을 떠날 틈이 없다. 몸을 뒤집고 배밀이를 시작하면서 어디서 쿵 하고 쓰러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덕분에 육아 부담을 상당 부분 덜었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아이를 따라다니면서도 한 손에는 스마트폰을 들고 육아수첩에 메모를 하거나 육아에 관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워킹맘들은 짬짬이 정보 수집해 효율적 정씨는 아이가 아플 때마다 스마트폰으로 증상을 검색해 그에 맞는 대처법을 찾는다. ‘예방접종 도우미’ 앱을 통해 아이에게 시기별로 필요한 예방접종도 빠짐없이 챙긴다. 정씨는 “스마트폰이 없었다면 어떻게 아이를 키울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씨는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 검색, 육아 관련 서적, 전문가 상담을 육아에 필요한 3박자로 꼽았다.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를 검색하면 아이의 월령에 맞는 건강, 이유식, 병원 등에 대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어요. 육아 관련 책도 많이 읽지만 아이에게 딱 맞는 정보를 얻는 데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 아기 옷이나 분유, 기저귀 등은 가격비교 사이트나 구매대행 사이트를 통해 저렴하게 구매한다. 정씨처럼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이용해 똑똑하게 아이를 키우는 ‘스마트맘(엄마)’, ‘스마트대디(아빠)’가 늘고 있다. 과거의 부모들이 전통적인 상식이나 사고 방식에 따라 아이를 키웠다면 신세대 부모들은 넘쳐 나는 정보 속에서 자신의 아이에게 꼭 맞는 정보를 찾아 저마다 개성 있는 육아방식을 택한다. 정보력으로 무장한 이들은 육아 관련 업계와 정부 정책에도 점차 힘을 발휘하고 있다. 경기도 파주에서 5개월 된 아들 재훈이를 키우는 김효정(30·여)씨도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육아에 십분 활용하는 ‘스마트맘’이다. 육아 관련 카페인 ‘맘스홀릭’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예전에는 필요한 정보가 있을 때 포털 사이트를 검색하는 정도였어요. 임신을 준비하면서 모르는 게 많아 카페에 가입했는데 이제는 글도 올리며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됐죠.” 김씨는 파주 지역에 사는 엄마들의 카페에도 가입해 지역 내에서 필요한 정보도 공유한다. 아이를 병원에 데려갈 때도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좋은 병원을 알아보는 것이 먼저다. 처음엔 인터넷에서 후기를 찾아 참고했지만 객관적이지 않은 글들이 많아 혼란스러웠다. 항생제에 거부감이 있는 김씨는 ‘병원정보’라는 앱을 통해 항생제를 덜 쓰는 병원을 검색하고 있다. 김씨는 “의학적 지식을 어느 정도 갖고서 병원에 가면 의사와 대화하기 편하고 시간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맘’들이 육아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통로는 곳곳에 널려 있다. 엄마들 사이에 육아 정보의 ‘바이블’이라 불리는 네이버 ‘맘스홀릭’ 카페는 회원 수가 117만명에 이른다. 임신·출산에 관한 지식과 육아비법 공유, 중고 육아용품 거래가 이뤄지며 지역별 커뮤니티도 갖춰져 있다. 회원 수 39만여명인 다음의 ‘임출카페’에서는 임신 기간과 아기 월령 단위로 정보를 공유하며 아이에게 좋은 먹거리를 공동구매할 수도 있다. 육아 관련 스마트폰 앱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아가맘’, 질병관리본부의 ‘예방접종 도우미’ 등 정부에서 보급하는 앱과 더불어 ‘육아 달인 아이케어룸(icareroom)’, ‘이지데이 육아수첩’ 등 기업이나 인터넷 포털, 개인 개발자들의 앱도 엄마들의 스마트폰을 가득 채우고 있다. ‘스마트 육아’는 비단 엄마들만의 몫이 아니다. 출퇴근 시간이나 업무 시간에 짬을 내 육아 정보를 찾아보고 실행에 옮기는 스마트대디도 늘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사는 노경범(35)씨는 아빠들의 커뮤니티인 네이버 ‘아빠놀이학교’ 카페의 운영진이자 복지부가 만든 아빠 모임인 ‘100인의 아빠단’의 멤버다. 인터넷에서 아이들과 할 수 있는 놀이, 아이들과 갈 만한 여행지 등을 공유하고 퇴근 후 집에 오면 두 아들과 놀아 준다. “아이들을 위해 뭔가 해야 한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행동하기는 어려웠어요. 그런데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아이들이 저를 안 찾더라고요. 올 2월 카페에 가입하고 나서 다른 아빠들이 아이들과 함께 놀거나 여행을 가는 모습들을 접했어요. 정말 충격이었죠.” 노씨는 “인터넷에서 다른 아빠들의 육아 방법을 보고 따라 하면서 나만의 육아법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세 살 된 아들 한결이를 키우는 강석규(29)씨는 취미와 특기가 아들 돌보기인 ‘아들바보’다. 좋은 아빠가 돼 단란한 가정을 이루는 것이 꿈이었던 강씨는 아내가 임신하기 전부터 인터넷과 책을 통해 임신과 출산에 대한 정보를 섭렵했다. “임신에는 엽산이 좋다는 걸 알고 아내에게 엽산을 사다 주기도 했어요. 태교에 관한 정보도 수집해 아내를 편안하게 돌봤고요.” 강씨 역시 100인의 아빠단에서 활동하는 한편 엄마들만 가입할 수 있는 육아정보 카페에 아내 아이디로 접속해 정보를 구한다. 아빠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따로 구분돼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는 그는 맞벌이를 하는 아내와 함께 아이의 성장과정과 발달과정 등 모든 것을 공유하고 챙긴다. “육아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느냐고요? 모유 수유만 빼고 다 해요.”(웃음) 이들은 자신들의 어머니, 아버지 세대와의 다른 점을 실감하고 있다. 과거의 부모는 대대로 내려오는 노하우를 가지고 아이를 키웠다면 지금의 부모는 부지런히 정보를 찾아 아이에게 꼭 맞는 방법으로 키운다는 것이다. 정윤서씨는 “아이가 어느 날 녹색 변을 봤는데, 주변 어른들이 아이가 놀란 거라며 기응환이라는 약을 먹여야 한다고 하셨다.”면서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장 운동이 빨라 영양분이 뭉쳐 나오거나 하면 녹변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아이에게 좋은 것을 찾느라 바쁘다 보니 어른들로부터 ‘유별나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김효정씨는 “인터넷에서 다른 엄마들에게 물어보면서 이유식을 만들어 주니까 어른들은 ‘우리 때는 그냥 숭늉이나 사골 국물에 밥을 말아 줬다’고 말씀하시기도 한다.”고 말했다. 아빠 역시 변화하고 있다. 강석규씨는 “과거의 아버지는 엄격하고 권위적이었다면 지금의 아빠는 친구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육아 업체 모니터·파워 블로거 등으로 진화 스마트맘, 스마트대디들은 ‘육아의 달인’으로도 진화하고 있다. 조은아(33·여)씨는 누적 방문자 수가 800만명에 이르는 육아 블로그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다. 세 살 된 딸 별희를 임신하면서 운영하기 시작한 블로그는 육아, 여행, 재테크, 패션 등 주부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정보들을 망라하고 있다. 육아 전문지에서 보육 정책 관련 인터뷰와 신제품 테스트 활동도 하고 있다. 조씨는 “육아에 도움이 되는 제도와 정책을 블로그에 올려 다른 엄마들에게 알려 주고 있다.”고 말했다. 똑똑한 부모들은 정보력을 바탕으로 육아 분야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육아 관련 업계다. 김효정씨는 “육아용품 업체들은 더 이상 소비자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게 됐다.”면서 “소비자들이 그저 수동적으로 육아용품을 주문하지 않고 좋은 것을 따지게 되니까 소비자를 상대로 나쁜 것을 쉬쉬하거나 부당하게 이득을 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의 육아 정책에도 당당히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동수당을 도입하라며 정부에 입법 청원을 한 ‘육아교육평등지원카페’가 대표적이다. 정부에 보육 정책을 제안하는 복지부의 ‘마더탐사단’ 활동도 겸하고 있는 조은아씨는 “정부의 보육 정책에는 좋은 것도 많지만 실효성 없는 것들도 많다.”면서 “블로그에서 정책의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고 다른 엄마들의 의견을 모으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Weekend inside-금융소비자보호처 민원센터 가보니] ‘금융소비자보호처 분리’ 논란

    금융위원회의 금융정책과 감독정책을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과 더불어 금융감독원의 감독 기능과 소비자 보호 기능을 분리해 ‘쌍봉형’(Twin Peaks) 체계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선 정국이라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소비자 보호 기능을 분리할 경우 이 기구의 법적 성격도 논란이 된다. 쌍봉형 체계란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감독하는 기구와 소비자에 대한 영업 행위를 감독하는 기구가 양립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금감원에 두 기능을 모두 주고 있다. 당사자인 금감원은 ‘결사반대’한다. 권혁세 금감원장은 “소비자 보호 기능을 따로 떼 별도 기구를 만들 경우 인력과 시설 확충 등에만 1조~1조 5000억원이 낭비된다.”면서 “금감원 내부에 시스템을 확실히 갖춘다면 현행 체계에서도 얼마든지 소비자 보호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영린 금감원 거시감독국장도 “외국도 통합 감독기구로 가는 게 대세”라며 “건전성 감독 역시 결국엔 소비자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외국은 소비자 교육, 민원 처리, 분쟁 처리 등 소비자 보호 기능을 감독기구 산하 자회사에 맡기거나 ‘옴부즈맨’이라고 불리는 분쟁 처리 기구에 위임하는 방법을 주로 쓴다.”면서 “독일, 일본, 프랑스 등은 감독기구가 전반적인 소비자 보호 업무도 함께 맡는다.”고 소개했다. 정치권과 학계에서는 분리 의견이 우세하다.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금융 소비자 보호 기능을 강화하는 쪽으로 금융 행정 체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거들고 나서 금융위, 금감원 간 갈등 조짐까지 일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안철수 무소속 후보 등 유력 대선 후보는 형태는 조금씩 다르지만 소비자 보호 기구 독립을 주장하고 있다. 안 후보는 지난 21일 열린 TV토론회에서 “금융 개혁 방안의 원래 목적은 금감원을 두 개로 분리하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취약했던 소비자 보호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문 후보 역시 “금융 소비자 보호를 전담하는 독립 기구를 설립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원승연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는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감독하는 것과 금융회사에 맞서 소비자 권익을 지키는 것은 이해가 상충되는 관계에 있는 만큼 분리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소비자 보호 기능을 분리하게 되면 전담기구는 공무원 조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금감원은 ‘반관반민’(半官半民) 형태로 사법권이 없다. 소비자 기만 행위가 벌어지고 있어도 현장 단속을 할 수 없다는 의미다. 독립된 소비자 보호 기구에 사법권을 부여할 것인지도 쟁점 가운데 하나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Weekend inside-금융소비자보호처 민원센터 가보니] 후순위채 피해·늑장 보험금·대출사기…줄잇는 서민의 ‘울분’

    [Weekend inside-금융소비자보호처 민원센터 가보니] 후순위채 피해·늑장 보험금·대출사기…줄잇는 서민의 ‘울분’

    금융감독 체계 개편 논의의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는 ‘금융소비자 보호기구’의 독립 여부다. 금융감독원 아래에 있는 금융소비자보호처를 아예 별도의 전담 기구로 만들자는 주장과 지금 이대로가 더 효율적이라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선다. 논란의 한복판에 있는 금융소비자보호처(금소처) 민원센터를 잇따라 찾았다.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금감원 1층. 경기 분당에서 왔다는 60대 부부가 힘없이 소파에 앉아 있었다. 부부는 어렵사리 말문을 열었다. 2006년 D증권사를 통해 토마토1저축은행의 후순위채권을 샀는데 구제받을 길이 없어 막막하다고 했다. 파산으로 이미 저축은행의 인가가 취소돼 금감원의 조정도 받기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그래도 답답한 마음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금소처를 찾았다는 부부는 “아이들 학비까지 아껴 1500여만원을 모았는데 모조리 날리게 생겼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딱한 표정으로 듣고 있던 주부 A씨도 “증권사들이 후순위채를 팔 때, 기업이 파산하면 다른 채권자들의 빚을 모두 갚은 뒤에나 상환받을 수 있는 ‘위험한 상품’이라는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고 거들었다. A씨는 “다른 채권에 비해 금리가 높다는 점만 강조했다.”면서 “정부가 허가를 내주고 세금까지 받는 저축은행이 망할 리 없다며 판매를 유도해놓고 이제 와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으라고 하니 속이 터질 지경”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는 중에도 민원창구의 전화기는 쉼 없이 울려댔다. 경기도에 산다는 40대 남성 B씨는 시도 때도 없이 걸려 오는 모 캐피털사의 대출 권유 전화에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B씨는 “금감원에 처음 민원을 내고 나서 얼마 안 돼 해당 캐피털사에서 모든 영업조직의 유선 전화를 없애기로 했다는 공문을 보내 왔길래 안심하고 있었는데 며칠 전 또다시 ‘대출 스토킹’이 시작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회사 영업 직원이 전화번호만 바꿔 하루에도 수십통씩 ‘대출받으라’는 전화를 걸어 온다는 것이다. 공문은 꼼수에 불과했다며 B씨는 분통을 터트렸다. 보험사의 늑장 보험금 지급도 ‘단골 민원’ 가운데 하나였다. 지난 10일 서울의 한 도로에서 뺑소니 사고를 당한 C씨는 최근 범인을 직접 잡아 피해보상을 요구했지만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계속 미뤄 센터를 찾았다. 가해자는 처음엔 딱 잡아떼다가 블랙박스 영상을 들이대자 마지못해 사고 혐의를 인정했다. 하지만 가해자의 보험사는 “C씨가 일부 파손만 인정하고 나머지는 부인한다.”며 보험금 지급을 미뤘다. D씨도 보험사가 3일 안에 상해보험금을 주기로 해 놓고 퇴원한 지금까지도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며 온라인으로 민원을 제기했다. 이때 흥분한 남성의 목소리가 갑자기 날아들었다. 분을 삭이지 못하는 50대 남성 E씨의 사연은 이랬다. 2010년 2월 저축성 보험이라는 직원의 설명을 듣고 보험상품 2건에 가입해 꼬박꼬박 돈을 내 왔는데 최근에 알고 보니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종신보험이더라는 것이다. E씨는 “그래 놓고는 보험 가입 설계서조차 보내주지 않았다.”면서 “어떻게 이런 식으로 고객을 속일 수가 있느냐.”며 가슴을 쳤다. 대출 사기 덫에 걸린 사회 초년생도 전화로 억울함을 호소했다. 취직한 지 얼마 안 돼 회사 인사부에서 “본인 확인과 월급통장 발급에 필요하다.”며 주민등록 등·초본, 신분증, 휴대전화, 신규 통장, 보안카드를 제출하라고 해서 시키는 대로 했다가 수백만원의 대출금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는 하소연이었다. 사기당한 사실을 알아챘을 때는 이미 자신의 이름으로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도주한 뒤였다. 금감원의 ‘통장 대여자 처벌 강화’ 조치에 따라 이 남성은 향후 금융 거래에서 제약을 받는 것은 물론 자칫 형사 처벌까지 받게 될 수 있어 상담원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센터를 나오는데 한쪽 구석에 60대 여성이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2년 전 저축은행 후순위채에 1억여원을 투자했다가 저축은행이 퇴출되는 바람에 아직도 돌려받지 못했다는 F씨였다. 길거리에 버려진 냉장고를 주워 쓰며 알뜰히 모은 돈을 조금 더 불려 보려다가 ‘노후’가 날아갔다며 울먹였다. 밤 11시, F씨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자식들은 이런 사실을 모르니 실명이나 사진이 나가면 안 된다는 읍소였다. 전화를 끊기 전 F씨가 말했다. “돈을 떼이고도 우리는 이렇게 죄인처럼 살아요.”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France & Italy 알프스와 지중해의 속살을 유영하다 ②이탈리아 파르마, 친퀘테레

    France & Italy 알프스와 지중해의 속살을 유영하다 ②이탈리아 파르마, 친퀘테레

    글·사진 최승표 기자 ●Italy Parma파르마 베르디와 토스카니니를 낳은 음악도시 프랑스에서 혹은 스위스에서 이탈리아로 이동할 때, 여행객이 관문도시로 선택하는 곳은 십중팔구 북부의 밀라노다. 또 다른 경우의 수가 있다면 토리노 정도일 것이다. 허나 이번 여행에서는 조금 더 남쪽에 위치한 파르마Parma까지 내려왔다. 친퀘테레Cinque Terre로 가기 전 가까운 거점이 필요했고, 소문난 파르마의 미식을 경험해 보고 싶었다. 소담스런 분위기의 중심가에는 예술사에 있어서 기억될 만한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다. 파르마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필로타 궁전Palazzo della Pilotta,나폴레옹이 가장 사랑했다는 그의 두 번째 아내인 마리 루이즈Marie Louise를 기리기 위한 글라우코 롬바르디Glauco Lombardi 박물관, 그 맞은편에는 음악을 지독히 사랑한 루이즈가 건립한 왕립극장이 한데 몰려 있다. 그녀는 가난한 음악도들을 위해 학교도 세웠을 정도로 음악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고 한다. 작곡가 베르디, 지휘자 토스카니니 등 이탈리아 음악의 거장들이 파르마에 많은 것도 그녀 덕분일 것이다. 파르마를 예술도시라 이름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근거는 파르마 돔성당에서 찾을 수 있었다. 12세기에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최초 건립된 성당의 외관은 바로크, 르네상스 시대를 지나면서 다양한 건축양식들이 포개진 모습이었다. 성당 내부는 단촐한 외관과는 상반되는 화려함을 자랑한다. 입체감이 느껴지는 프레스코 벽화 중에는 성경의 내용과 무관한 그림들이 드문드문 있었다. 당시 화가들이 자신을 후원하던 재력가들의 얼굴을 곳곳에 새겨 준 것이다. 파르마 미술의 혁명가라 불리는 안토니오 코레지오Antonio Correggio가 돔 천장에 그린 승천하는 성모 마리아 그림은 바티칸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천장화보다 뛰어난 묘사력을 보인 것으로 평가 받는다. 성당 한켠에 자리한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예수를 묘사한 조각품은 로마네스크에서 고딕으로 넘어가는 시기, 그러니까 두 개의 예술양식이 혼재된 독특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숨을 거둔 예수, 십자가 곁에서 예수를 지키는 천사, 예수의 옷을 받아든 로마 군인, 심지어 스승을 잃은 제자들까지 모두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신약성경에서 가장 심각한 국면을 묘사한 것 치고는 너무 우스꽝스러운 묘사라고 느껴졌다. 이는 1178년, 당시 성도들과 이교도의 신앙심을 불러일으키며 세련미를 극대화한 고딕 회화의 특징적 묘사라고 한다. 파르마의 중심가, 필로타 광장에서 자전거를 타는 젊은이들의 모습 햄과 치즈, 파르마의 자존심이자 신앙 인구 17만명의 소도시 파르마는 낙농업, 식품제조업이 발달한 도시다. 특히 파르마산 치즈 ‘파르미자노 레자노Parmigiano Reggiano’와 햄 ‘프로슈토Prosciutto’는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한다. 파르마는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평야지대와 목초지가 나타나는데 바로 이 비옥한 땅이 치즈와 햄 맛의 비결이라 한다. 밀라노의 고르곤졸라, 나폴리의 모짜렐라, 시칠리아의 리코타 등 이탈리아 지역별로 명성 있는 치즈는 가공 방식뿐 아니라 그 지역의 토질과 물에 따라 맛이 좌우된다고 한다. 최근 파르마산 치즈로 둔갑한 ‘아르헨티나산 치즈’가 많은데 파르마 사람들만은 ‘짝퉁의 맛’을 정확히 변별할 수 있다고 한다. 그만큼 파르마 사람들의 치즈에 대한 애착은 깊고도 유별나다. 파르마에서는 프로슈토 햄 생산을 위해 돼지에게 치즈를 만들고 남은 ‘유장’과 밤을 먹인다고 한다. 돼지고기 중에서도 뒷다리 부위를 소금에 절여져 9개월부터 최대 24개월간의 숙성기간을 거쳐 햄으로 만들어낸다. 치즈를 먹은 돼지의 살이어서일까? 파르마산 치즈와 햄에서는 닮은 향기와 맛이 난다. 파르마에서의 저녁 식탁에서는 치즈와 햄뿐 아니라 다양한 지역 음식을 만날 수 있었다. 가정집 분위기가 물씬 나는 작은 레스토랑. 애피타이저는 송로버섯Truffle이 곁들여진 으깬감자 수프, 메인 요리로는 볼로니즈 파스타를 주문해 치즈를 듬뿍 얹어 먹었다. 파스타도 좋았지만 내가 가진 어휘로는 표현할 수 없는 독특한 향의 송로버섯은 흡사 금지된 약물을 복용한 것처럼 내 미각과 신경을 몽롱한 상태에서 오래도록 놓아 주지 않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ie info 필로타 궁전Palazzo della Pilotta 16세기 파르마 지역을 통치하던 파르네제가家에서 만든 건물로 나폴레옹 전쟁, 2차 대전을 거치며 파괴되었다가 복원돼 지금은 공연장, 고고학박물관, 도서관, 미술관 등의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파르미자노 레자노Parmigiano Reggiano 파르마 전통 치즈로 6개월에서 최대 36개월까지 숙성시킨 것으로 다소 딱딱한 촉감에 누린내가 강하지 않고 고소한 뒷맛을 낸다. 와인과 함께 즐기거나 파스타나 샐러드에 가루로 뿌려 먹는다. ●Italy Cinque Terre친퀘테레 보물이 되어 버린 오색빛깔 바다마을 프랑스의 론알프스와 이탈리아의 파르마까지 주로 소도시를 다니며, 감춰진 진주같은 풍경들을 보았고, 세계 3대 진미라는 송로버섯까지 맛보았으니 유럽 여행에 대한 욕구는 웬만큼 해소된 상태였다. 최근 한국에서 가장 뜨고 있는 이탈리아 여행지 친퀘테레Cinque Terre로 향하는 길, 여행의 피로가 쌓여 가면서 부푼 기대감도 사그라든 상태였다. 이런 심드렁한 태도는 리구리아해에서 불어온 바람을 맞은 순간 깨끗이 사라져 버렸다. ‘5개의 마을’이라는 뜻의 친퀘테레는 이탈리아 서북부 해안, 리구리아주에 속해 있다. 성수기에는 숙소 잡기가 어려운 탓에 밀라노, 피렌체, 파르마, 피사 등의 주변 도시에서 당일치기 여행으로도 많이 찾는다. 파르마에서 기차로 약 2시간. 친퀘테레로 가기 위한 관문도시인 라스페치아La Spezia에 닿았다. 친퀘테레를 제대로 즐기려면 가장 남쪽에 위치한 리오마조레Riomaggiore부터 북쪽의 몬테로소Monterosso까지, 혹은 그 반대 방향으로 해안길을 따라 걸으며 소담스러운 마을의 풍경과 리구리아 해변의 정취를 만끽하는 것이 좋다. 하루 만에 13.5km의 해안길을 걷기란 다소 버거운 일. 하여 이번 여행에서는 2~3개의 마을을 구경하고 해안선을 따라 보트크루즈를 타기로 결정했다. 처음 도착한 마을 마나롤라Manarola의 풍경은 제주도와 흡사했다. 깎아지른 해안 절벽과 쪽빛바다도 그렇지만 마을 안쪽, 그러니까 낮은 돌담벽이 엉성하게 줄지어 있고 농부들이 밭을 갈며 일상을 사는 모습은 전형적인 한국의 시골마을을 연상시켰다. 유네스코는 친퀘테레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고 각별히 보존에 힘쓰고 있다. 깎아지른 절벽에 계단식 다랑이논 같은 포도농장을 개척하고, 올리브나무를 길러낸 주민들의 일상을 침범하지 않기 위함이다. 이곳의 화이트 와인 맛은 이탈리아에서도 정평이 나 있는데 가파른 산비탈에서 농부들이 허리를 로프로 묶고 한 송이 한 송이 따낸 포도로 만들어진 것이라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친퀘테레 하이킹 코스 중 가장 유명하다는 ‘사랑의 길Via dell’ Amore’로 향했다. 리오마조레와 마나롤라, 두 마을을 잇는 1km 남짓한 해안절벽길은 여느 로맨틱한 관광지가 그런 것처럼 사랑을 다짐하는 연인들이 채워 놓은 자물쇠와 이름을 새겨 놓은 흔적들로 도배돼 있었다. 거리의 악사가 아코디언으로<여인의 향기> OST를 연주하자 주위의 연인들은 프렌치키스를 나누며 행복에 겨워했다. 리오마조레에서 몬테로소까지는 기차로 이동했다. 역에 내리자마자 맞닥뜨린 몬테로소의 풍경은 다른 4개 마을과는 전혀 달랐다. 백사장 해변에는 원색의 파라솔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고, 마을 안쪽 레스토랑과 카페에는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해변 휴양지였다. 한 레스토랑에 들러 파스타와 해산물 요리로 허기를 달랬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이곳저곳을 다니며 다양한 파스타를 먹어 왔지만 가장 한국인의 입맛에 익숙한 맛이었다. 홍합, 오징어 등 해산물로 우려낸 파스타 소스가 개운한 맛을 낸 덕이었다. 몬테로소에서 라스페치아로 가기 위해 보트에 몸을 실었다. 보트는 5개 마을 항구에 차례로 정박하며 관광객을 싣고 내렸다. 두 개의 마을, 베르나차Vernazza와 코르니글리아Corniglia는 항구에서 본 것이 전부였다. 먼발치서 바라본 두 마을은 나머지 3개 마을에 비해 규모가 작아 보였을 뿐 별다른 특징은 없어 보였다. 허나 나중에야 알았다. 친퀘테레 마을 중에서도 관광객이 덜 북적이면서 호젓하게 휴식을 즐기기에는 베르나차와 코르니글리아가 좋다는 사실을. 보트는 친퀘테레를 지나 라스페치아로 가기 전, 마지막 항구인 포르토베네레Porto Venere에 잠시 정박했다. 해가 수평선 근처로 내려오면서 더 따뜻해진 볕을 쬐며 바닷가로 걸어갔다. 수영복을 챙겨 오지 않은 것을 한탄하며 잠시라도 이방인의 때깔을 벗고 싶어 바닷물에 발을 담가 보았다. 지중해와 짧은 해후를 뒤로하고 결별할 생각에 밀물 같은 아쉬움이 살포시 밀려와 발목을 적셨다. 1 ‘사랑의 길’에서 흔적을 남기는 연인 2 친퀘테레 다섯 마을 중 가장 남쪽에 위치한 리오마조레Riomaggiore의 항구 풍경 3 바닷가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물놀이에 빠져 있는 청소년들 4 마나롤라Manarola 마을, 한 카페에서 작렬하는 햇볕을 쬐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 여행객 취재협조 레일유럽 www.raileurope.co.kr, 시크아울렛 www.chicoutletshopping.com/ko ▶travie info 친퀘테레 카드 친퀘테레에서는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길을 이용하려면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한 마을 내에서는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 친퀘테레 카드로는 하이킹코스 외에도 마을 내 대중교통, 지역 박물관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성인 기준, 1일권은 주중 5유로, 주말은 12유로이며, 날짜와 연령대, 단체 규모에 따라 요금이 다양하다. 마을을 연결하는 친퀘테레 기차카드도 있다. 성인 기준 1일권은 10유로. 카드는 각 마을의 관광안내센터나 기차역에서 구매할 수 있다. www.cinqueterre.com ▶Travel to France & Italy 유럽 기차여행, 실속 있게 준비하는 법 이번 여행은 이동의 90%를 기차에 의존했다. 유럽 첫 기착지인 벨기에 브뤼셀에서 시작해 친퀘테레를 여행하고 밀라노로 이동해 비행기를 타는 순간까지 다양한 기차를 이용해 볼 수 있었던 것도 여행의 또 다른 재미였다. 유럽을 자유여행으로 가는 이들이 늘면서 실속 있게 기차를 이용할 수 있는 정보력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방문 국가와 도시, 체제 일수를 확정했다면 가장 적합한 철도 상품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이번 여행에서 이용한 철도 상품과 주요 열차의 간략한 정보를 정리해 봤다. 유럽 철도 예약은 대부분의 국내 여행사에서 다루고 있으며, 레일유럽 웹사이트(www.raileurope.co.kr)를 이용할 수도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프랑스패스 프랑스를 3일 이상 여행한다면 프랑스패스를 구매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다. 프랑스패스 소지자는 파리와 런던을 연결하는 유로스타Eurostar, 암스테르담, 브뤼셀 등과 연결되는 탈리스Thalys 등의 초고속 열차와 야간열차 등을 할인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각종 지방 관광열차를 할인받을 수 있으며, 파리 세느강 크루즈, 국립 박물관 등을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유의할 점은 패스 소지자라 할지라도 TGV, 탈리스 등은 반드시 추가요금을 내고 좌석 예약을 해야 한다는 것. 이는 여러 나라를 한번에 여행할 수 있는 유레일패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유레일 셀렉트패스 인접한 3~5개국 이상을 선택적으로 여행한다면 유레일 셀렉트패스Select Pass가 적합하다. 물론 2개국을 여행할 수 있는 리저널패스Regional Pass도 있지만 모든 나라들이 조합돼 있는 것은 아니기에 셀렉트패스가 편리할 수도 있다. 가령 유레일 2개국 패스 중에는 스위스-이탈리아패스가 없기에 셀렉트패스를 선택하는 게 낫다. 한편 2013년부터 프랑스가 셀렉트패스에서 제외되고, 터키가 추가될 예정이다. ▼이번 여정에 이용한 기차들 ·탈리스Thalys 브뤼셀에서 파리까지 1시간 25분 만에 연결하며, 하루에 30편으로 운행 간격이 촘촘하다. 1등석을 이용할 경우, 와인을 포함한 음료와 디저트류를 무료로 제공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독일 쾰른 등의 도시로도 연결된다. 각종 패스 소지자는 추가 요금을 내고 좌석을 예약해야 한다. ·TGV 국내선 프랑스 초고속 열차인 TGV는 독일 방향으로 가는 동부선과 스위스쪽으로 가는 TGV리리아, 국내선 등으로 이뤄져 있다. 파리에서 리옹까지 약 2시간이 소요되며, 2층에는 음료와 디저트를 구매할 수 있는 라운지 바가 있다. 패스 소지자는 추가 요금을 내고 좌석을 예약해야 한다. ·TER 한국의 새마을열차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안시에서 샤모니로 이동하면서 이용한 기차는 관광열차가 아님에도 천장 일부가 유리로 돼 있어 이동 중 알프스 산맥을 관람하기 좋았다. 패스 소지자는 좌석 예약을 하지 않아도 된다. ·Trenitalia 친퀘테레 여행을 마치고 라스페치아La Spezia에서 밀라노Milan로 돌아가는 길에 이용했다. 유레일패스 소지자는 추가 요금을 내고 좌석 예약을 해야 한다. 1 브뤼셀과 파리를 연결하는 탈리스 열차. 1등석 탑승객에게는 음료와 다과가 제공된다 2 샤모니 몽블랑으로 가는 길, 커다란 유리창 너머 알프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SHOPPING OUTLET 유럽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 쇼핑 시크아울렛 유럽 여행에서 빠뜨릴 수 없는 재미 중 하나는 쇼핑이다. 이번 여행에는 유럽 내 9개 도시에 아울렛을 운영 중인 시크아울렛Chic Outlet 중 벨기에 브뤼셀에서 1시간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마스메켈렌 빌리지Maasmechelen Village와 이탈리아 밀라노, 파르마에서 가까운 피덴자 빌리지Fidenza Village를 방문했다. 아울렛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가격.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의 경우, 국내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최대 70%까지 저렴하다. 9곳의 빌리지(시크아울렛은 ‘아울렛’보다는 ‘빌리지’라는 표현을 좋아한다)는 면세 혜택을 제공하며(총 구매 금액의 약 10%를 출국시 공항에서 환급받을 수 있다), 도심부에서 아울렛까지 리무진버스인 쇼핑익스프레스를 운영한다. 국내 주요 여행사를 통하면 쇼핑익스프레스 할인권, 10%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는 VIP 쿠폰 등을 얻을 수도 있다. 각 빌리지는 지역색을 반영한 레스토랑과 카페를 운영하고 있으며, 방문객 개개인에게 어울리는 패션 스타일을 제안하는 ‘퍼스널 쇼퍼 서비스’도 제공한다. 어린이 놀이방은 모든 빌리지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유명 예술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빌리지도 있어 쇼핑뿐 아니라 유럽의 라이프스타일까지 체험할 수 있다. 마스메켈렌 빌리지에서는 벨기에의 고급 초콜릿은 물론 지역 특산물인 다이아몬드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고, 피덴자에서는 파르마의 수준 높은 요리와 함께 디저트로 젤라또까지 즐길 수 있었다. 유럽 아울렛까지 갔는데 명품 백이나 수트 한 벌쯤 사지 않았냐고? 독자들께 죄송하지만 본 기자는 명품 취향이(단지 취향의 문제일까?) 아닌 탓에 생생한 쇼핑 리스트를 제공할 수 없게 됐다. 단, 샘소나이트 캐리어를 국내 소비자가의 3분의 2 수준에 득템한 것은 두고두고 자랑하고 있다. www.chicoutletshopping.com/ko 1 이탈리아 밀라노와 파르마, 볼로냐 등에서 가까운 피덴자 빌리지. 이탈리아 디자이너 브랜드를 최대 70%까지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2 시크아울렛의 각 빌리지에서는 수준 높은 지역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을 보유하고 있다 ▼그 밖의 시크아울렛 빌리지 런던 비스터 빌리지 영국 런던에서 약 1시간 거리의 옥스포드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시크아울렛 쇼핑의 본사가 위치한 곳으로 빌리지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막스마라, 던힐, 페라가모 등 약 100여 개의 명품 부티크 숍들이 있다. 더블린 킬데어 빌리지 가장 최근에 들어선 빌리지로 아일랜드에서 가장 인기있고 고급스런 패션 및 가정 용품을 판매하는 쇼핑의 중심지로 급성장했다. 더블린에서 약 1시간 거리에 위치. 파리 라 발레 빌리지 프랑스 패션계의 중심지인 파리와 샹파뉴Champagne 지역에서 35분 거리이며, 파리 디즈니랜드 리조트 옆에 위치해 있다. 약 90여 개의 명품 브랜드 부티크들이 입점해 있다. 바르셀로나 라 로카 빌리지 바르셀로나의 아름다운 코스타 브라바Coasta Brava 해변 도로에 위치해 있으며, 스페인의 파루트스Farutx와 로에베Loewe 등의 제품을 한국의 절반가에 구입할 수 있다. 마드리드 라스 로사스 빌리지 마드리드 중심에서 외곽으로 3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스페인의 유명 디자이너인 안토니오 미로Antonio Miro, 안드레 사르다Andre´s Sarda, 로에베Loewe 등의 브랜드가 유명하다. 프랑크푸르트 베르트하임 빌리지 프랑크푸르트 도심에서 약 1시간 거리, 로맨틱가도Romantic Road 입구에 위치하고 있으며, 보그너Bogner, 발리Bally, 라코스테Lacoste 등의 실용적인 패션 브랜드 제품들이 많다. 뮌헨 잉골슈타트 빌리지 독일 바이에른주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뮌헨에서 50분 거리에 자리하고 있다. 저먼 스트렌세German Strenesse, 아이그너Aigner, 엠씨엠MCM 등 100여 개의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세계20위 관광선진국 진입 이젠 질적 성장 눈 돌릴 때

    세계20위 관광선진국 진입 이젠 질적 성장 눈 돌릴 때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시대가 21일 개막된다.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K팝, 중·일 갈등과 일본 원전 사고에 따른 반사이익 등 안팎의 호재가 줄을 이으면서 올해 한국 관광산업이 ‘대박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한류·中관광객 급증이 큰 몫 신용언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산업국장은 “최근 관광객 수를 분석한 결과 21일 1000만 번째 외국인 관광객이 입국할 것”이라며 “10월 말까지 입국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946만명으로 연말까지는 113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19일 밝혔다. 이에 따라 문화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관광객 1000만 시대 진입 선포식’을 갖고 1000만 번째 입국자를 위한 환영식을 여는 등 기념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은 한국이 관광선진국에 본격 진입하는 기반을 갖췄다는 의미를 갖는다.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이 넘는 나라는 세계적으로도 20개국 안팎에 불과하다. 외국인 관광객은 관광통계가 시작된 1961년 1만 1109명에서, 1978년 100만명, 2000년 500만명을 각각 돌파했다. 51년 만에 1000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은 979만명으로 세계 25위였다. 올해 1130만명을 달성하면 세계 20위권(2011년 기준) 안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유치에는 한류 관광과 중국인 관광객 급증 등이 중요한 요인이 됐다. 쇼핑과 미용 등을 위해 개별적으로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중국발 크루즈나 전세비행기 수도 급증했다. 엔화 강세에 힘입어 일본인 관광객도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한류 붐은 아시아를 넘어 유럽·남미까지 확산되며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큰 몫을 했다. 최근 몇년 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핵안보정상회의·여수세계해양박람회가 열리며 국제적으로 국가 인지도가 높아진 점도 관광객 증가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의료 관광과 MICE(회의·인센티브 관광·국제회의·전시회) 등의 고부가가치 관광산업도 해마다 20~30%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고품격 콘텐츠 개발 등 힘써야 그러나 한국관광이 이제는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질적 성장에 눈을 돌려야 할 때라는 지적이 많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15위인 것에 견줘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해 평가한 관광산업경쟁력지수(TTCI)에서 한국은 조사 대상 139개국 중 32위에 그쳤다. 관광산업이 GDP에 기여하는 비중도 5.2%(2011년 기준)로 세계 평균 9.1%에 비해 낮다. 관광객들의 평균 체류일수(7.0일)를 늘리고 1인당 소비금액(1250달러, 이상 지난해 기준)을 높이는 것도 과제다. 한마디로 더 오래 머물면서 보고 맛보고 쇼핑하며 즐길 수 있는 관광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 중 80%가 서울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지역 편중 현상도 여전히 심각하다. 한경아 한국방문의해위원회 마케팅본부장은 “관광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관광산업의 주체인 민간의 참여와 역할이 확대돼야 한다.”며 “외국인의 재방문율을 높이는 친절한 이미지 심기·고품격 콘텐츠 개발·안내표지판 정비 등 서비스 향상은 단발성 캠페인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민관이 함께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관광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엉뚱한 장기로 자란다” 오해… 안전한 성체세포 이용

    항간에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를 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없지 않다. 이를테면 “줄기세포 치료를 받으면 암이 생기거나 엉뚱한 곳에서 머리카락이 난다.”는 식이다. 이런 속설은 줄기세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생긴 오해일 뿐이다. 줄기세포는 크게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로 구분된다. 세간의 오해는 대부분 배아줄기세포에서 비롯된 것이다. 배아줄기세포는 배반포 단계의 수정란에서 형성된 만능세포로, 분화능력이 뛰어나고, 증식력이 좋아 자가생산이 용이하다. 이런 특성 때문에 치료에 잘못 적용할 경우 엉뚱한 장기로 자랄 수 있다는, 이론적으로는 가능한 의구심이 오해로 번진 것이다. 물론 배아줄기세포는 여성의 난자에서 추출하는 수정란을 사용해 윤리적인 문제가 있는데다 치료 후 면역학적 거부반응이 나타날 수도 있고, 무엇보다 체내에서 암 등 예기치 못한 분화 결과를 보일 수 있는 위험성도 일정 부분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치료용으로 허용된 줄기세포는 배아줄기세포가 아니라 성체줄기세포이다. 성체줄기세포는 제대혈이나 태반, 지방조직이나 골수 등 신체의 조직 및 장기에 두루 존재하는 다기능세포로, 배아줄기세포에 비해 분화능력은 떨어지지만 관절염이나 디스크질환을 치료하는 데 필요한 분화능력은 충분하며, 다양한 연구를 통해 안전성도 입증돼 현재 다양한 치료에 적용되고 있다. 물론 배아줄기세포와 달리 윤리적 문제나 면역학적 거부반응도 없다. 따라서 성체줄기세포만을 이용하는 기존 치료의 안전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의료계의 인식이다. 남기세 원장은 “물론 줄기세포 치료를 두고 생긴 이런 오해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해소될 것”이라며 ”아직은 줄기세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탓이지만 앞으로 다양한 임상 결과들이 제시되면 그런 오해가 불식될 것이므로 안심하고 치료를 받으라고 권하고 싶다.”는 견해를 밝혔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관절·척추질환의 ‘줄기세포 치료’

    [Weekly Health Issue] 관절·척추질환의 ‘줄기세포 치료’

    줄기세포 치료가 화제다. 대상 질환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줄기세포가 질병 치료의 신기원을 열 것이라는 기대가 부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척추·관절 전문 나은병원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어려운 이웃들의 퇴행성 관절염과 척추디스크를 무료로 치료해주겠다고 나섰다. 물론 수술 대신 최신 줄기세포 치료법을 적용한다. 퇴행성 관절염과 척추디스크는 한국인과는 뗄 수 없는 질환이다. 관절에 악영향을 미치는 좌식생활이 몸에 밴 데다 운동의 일상화와 비만 인구의 증가 등으로 갈수록 환자가 늘고 있어서다. 빈곤층의 삶을 위협하는 대표적 질환으로 꼽히는 퇴행성 관절염과 척추디스크의 고통을 덜어주겠다고 나선 나은병원 남기세 대표원장을 만났다. ●줄기세포 치료란 어떤 치료 방법인가. 줄기세포는 다양한 신체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미분화 상태의 세포로, 적절한 조건만 맞춰주면 다양한 조직세포로 분화하는데 이런 특성을 관절염 등 특정 질환 치료에 적용한 것을 말한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는 2005년 황우석 박사의 연구로 많은 불치병 및 퇴행성 질환자들이 희망을 가졌으나 이후 논문조작 문제가 불거지면서 줄기세포 연구에 심각한 타격이 가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재생치료에 대한 연구는 계속돼 급기야 최근에는 줄기세포 치료제의 상용화로 퇴행성관절염과 조혈장애 환자들에게 이 치료가 적용되기에 이르렀다. 또 뇌·척수·디스크·피부·장·혈관질환자 등에도 줄기세포 치료가 적용될 예정이어서 앞으로 많은 난치병 및 퇴행성 질환 환자들에게 새 삶을 약속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줄기세포 치료가 기존 치료와는 어떻게 다른가. 기존 치료가 주로 증세 완화나 병의 진행을 막는 방법인데 비해 줄기세포 치료는 문제 부위를 원래의 상태에 가깝게 복원시키는 치료라고 보면 될 것이다. 기존 수술에 비해 최소한의 절개와 국소마취만으로 불과 1시간 안에 수술이 이뤄지며, 수술 후유중도 매우 적어 회복도 빠른, 효과적이고 간단한 치료법이다. ●줄기세포 치료 과정을 상세히 설명해 달라. 퇴행성 관절염을 예로 들어보자. 이 경우, 우선 약물 및 물리치료와 체중감량, 운동요법 등 보존적 치료로 증세 개선을 시도하며, 이런 방법으로 증세의 호전을 기대할 수 없으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수술적 치료법으로는 미세천공술·절골술·인공관절치환술 등이 있다. 이 가운데 미세천공술보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자가연골재생술이 더 효과적인 치료라는 임상보고도 있다. 이때 사용하는 줄기세포는 제대혈에서 채취·배양한 것으로, 지금까지 관련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은 안전한 치료다. 수술은 부분마취 후 관절경을 이용해 손상된 연골을 제거한 뒤 여기에 줄기세포를 이식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시간은 약 40분이 걸린다. 만약 퇴행성 디스크가 보존적 치료로 호전되지 않으면 관절주사치료나 수핵성형술 등을 시행하고, 그래도 증세가 개선되지 않으면 인공디스크치환술이나 관절유합술을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에 비해 줄기세포 치료는 골반에서 골수를 채취해 여기에서 추출·정제한 줄기세포를 디스크 안에 주사해 디스크를 재생시키는 치료법이다. 줄기세포를 환자의 몸에서 직접 추출해 사용하기 때문에 부작용도 거의 없다. 이런 줄기세포 치료는 2010년 일본의 전문의 요시카와가 2명의 환자에게 시술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임상연구 결과를 ‘스파인’지에 보고했으며, 이듬해에는 스페인의 전문의 오로즈코가 10명의 환자에게 시행한 결과를 저명한 장기이식 학술지(Transplantation)에 발표하기도 했다. ●줄기세포 치료가 가능한 조건이 따로 있나. 퇴행성 관절염의 경우 최악의 상태인 4기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연령이나 중증도에 상관없이 적용할 수가 있다. 단, 연골 재생효과 측면에서 일정 정도의 연골이 남아있으면 치료효과가 훨씬 좋다. ●그렇다면 줄기세포로 어떤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가. 근골격계에 국한해 말하자면 대표적인 질환이 무릎의 퇴행성관절염으로 인한 연골 손상이고, 이 밖에 퇴행성 디스크와 고관절의 무혈성 괴사, 건(힘줄)및 근육 손상, 뼈 유합 등에 주로 적용되고 있다. 줄기세포 치료는 신경 손상에도 효과적이어서 최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사지마비 환자에게도 시도했다는 보고가 있었다. ●현재 임상적으로 확인된 줄기세포 치료의 장점과 한계는 무엇인가. 무릎관절염의 경우 치료 성과를 1년간 주시한 결과, 기존 미세천공술보다 우수하다고 확인됐지만 최근에 적용된 치료라 세부적인 성과 통계자료는 아직 없다. 하지만 부작용이 없다는 점은 확실히 입증됐다. 한계라면 적응증이 아직 제한적이고, 시술비용이 다소 비싸다는 점이다. ●치료 성과가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하는데….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게 아니라 시행 초기여서 관련 데이터가 부족할 뿐이다. 실제로 퇴행성관절염에 적용한 뒤 1년간 관찰한 결과 환자의 통증지수가 44에서 24로 크게 개선됐다. 퇴행성 디스크 역시 일본의 임상보고에 따르면 손상된 디스크가 재생됐음이 MRI(자기공명영상)로 확인됐다. 또 스페인 오로즈코팀 연구에서는 치료한 10명의 환자에게서 3개월 만에 85%의 통증 감소가 있었는데, 이는 기존 인공디스크치환술이나 관절유합술보다 좋은 결과다. 물론 앞으로 줄기세포 치료에 대한 비교 평가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리라 기대하고 있다. ●치료 후 언제쯤 치료 성과가 나타나나. 시술 후 약 3개월 내에 통증이 감소된다. 퇴행성관절염의 경우 새로 자라는 연골을 보호하기 위해 시술후 최소 6주 정도는 체중 부하를 줄여야 하며, 적극적인 재활운동이 필요하다. 퇴행성 디스크도 허리근육 강화를 위한 운동치료가 필요하다. ●최근에 퇴행성 관절염과 척추디스크 질환을 가진 어려운 이웃들에게 무료 치료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기초생활 대상자 등 어려운 계층에 의외로 퇴행성 관절염과 척추디스크 환자가 많지만 적절한 치료를 못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분들을 위해 사회공헌 차원에서 무료로 줄기세포 치료를 해주기로 했다. 대상자들이 이번 무료치료 프로그램(전화 접수:02-6714-9556)에 많이 참여해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Weekend inside-대선과 주가] 코스피 “대선이 좋다”… 13~17대 임기 첫해 평균 17% 상승

    [Weekend inside-대선과 주가] 코스피 “대선이 좋다”… 13~17대 임기 첫해 평균 17% 상승

    대통령 선거와 주식시장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대선 후보의 공약에 따라 다음 정권의 주요 정책이 결정되고 이는 주식 시장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선 때만 되면 정치 테마주가 난립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 이후 국내 증시에선 ‘오바마 수혜주’들이 들썩이고 있다. 국내 총생산의 50% 이상을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미국 정책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대선(12월 19일)도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대선 후보들이 내세우는 경제 분야 공약에 따라 개별 종목과 업종, 나아가 전체 주식시장의 흐름이 바뀔 수도 있다. 미 대선 결과가 나오던 지난 7일 코스피 지수는 개장 후 약세를 보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확률이 높다는 소식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38포인트(0.49%) 오른 1937.55로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그 이후 재정절벽(급격한 정부 지출 감소와 감세 혜택 축소로 경제에 충격이 오는 현상) 위험이 불거지면서 1900선이 무너진 상태다. 연말까지 법이 바뀌지 않으면 내년 1월부터 미국에서는 1360억 달러의 정부 지출이 줄고 5320억 달러의 세금이 오른다. 총 6680억 달러(750조원)의 재정절벽과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다.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함에 따라 타협 가능성도 줄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6일 “소비에 의존하는 경제인 미국이 재정절벽에 빠지면 우리나라의 수출 둔화는 당연한 순서”라고 내다봤다. 그래도 ‘오바마 수혜주’는 무풍지대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4년부터 전 국민 건강보험 의무 가입 및 의료 보조금 지원을 핵심으로 하는 ‘오바마 케어’를 강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병원 기자재 관련 업체인 뷰웍스는 이달 6일부터 15일까지 6.39% 올랐다. 셰일가스 관련 주도 상승세다. 오바마 정부는 2035년까지 미 전역 전기 사용량의 80%를 셰일가스나 풍력 등의 청정에너지로 대체할 계획이다. 한국가스공사와 코스닥 상장 에너지기업 BHI는 같은 기간 주가가 각각 2.59%, 5.91% 올랐다. 그동안 미 대선이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미친 영향력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제49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부터 제56대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된 해까지 미 대통령 당선 이후 1년간 우리나라의 코스피 누적 수익률은 평균 14.84%였다. 특히 제55대 조지 부시 대통령이 재선된 2004년에는 40.43%나 됐다. 빌 클린턴 대통령이 재선된 해만 외환 위기 여파로 -26.11%를 기록했다. 다양한 재료가 영향을 미쳤겠지만 대체로 미 대선은 우리나라 증시에 호재였던 셈이다. 미 증시에도 호재였다. 같은 기간 미 증시는 당선일 이후 1년간 8번 중 6번 상승했다. 누적 수익률 평균은 7.88%다. 부시 대통령이 당선됐던 2000년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같은 충격을 제외한다면 주가는 대부분 올랐다. 재선에 성공하면 더 올랐다. 레이건(1984년), 클린턴(1996년), 부시(2004) 대통령의 재선 이후 1년간 누적 수익률은 각각 12.89%, 31.73%, 6.39%였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불확실성이 사라져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라면서 “재정절벽도 내년 1분기쯤 되면 해소될 것으로 보여 이 이슈가 내년 미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대선이 우리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대신증권에 따르면 직선제가 도입된 제13대 노태우 대통령부터 제17대 이명박 대통령까지 당선일 이후 1년간 누적 수익률 평균은 17%다. 우리나라도 대선이 악재보다는 호재로 작용한 셈이다. 노무현(2003년) 전 대통령 때가 46.4%로 가장 높았고 김영삼(1993년, 40.3%), 노태우(1988년, 39.6%), 김대중(1998년, -3.3%), 이명박(2008년, -37.6%) 대통령 순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 때의 수익률이 낮은 것은 외환 위기와 글로벌 금융 위기 탓이 크다. 대선보다는 세계 경제 향배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임기 내 주가 흐름이 비슷하다는 점이다. 어느 대통령이 됐든 당선 직후부터 이듬해 6월까지의 코스피 수익률이 가장 좋았다. 2년차 1분기(1~3월) 수익률은 김대중 전 대통령 때가 23.4%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은 이명박(13.4%) 대통령이다. 두 경우 모두 취임 1년차에 주가가 떨어진 기저효과 영향이 컸다. 이어 노태우(7.0%), 노무현(2.8%), 김영삼(1.5%) 전 대통령 순이다. 임기 말이 되면 레임덕(권력 누수 현상)으로 수익률이 떨어졌다. 노태우 전 대통령만 임기 5년차 4분기(10~12월)에 17.1% 올랐다. 김영삼(-20.7%), 김대중(-5.4%), 노무현(-8.5%) 전 대통령 때는 모두 임기 마지막 분기 수익률이 떨어졌다.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 임기 말인 11월부터 내년 2월 말까지 코스피가 하락할 것으로 점치는 목소리가 많다. 4년 중임제인 미국의 경우 임기 말인 4년차 4분기에 주가가 소폭이나마 오른(50~58대 대통령 평균 0.6%) 것과 대조된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보통 임기 2년차 하반기부터 3년차 상반기까지 주가가 오르는 패턴을 보이는데 연임하면 이 주기가 1년 빨라진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연임한 만큼 우리나라 증시와 마찬가지로 내년 하반기에서 내후년 상반기까지 미 증시가 상승할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미 증시 모두 내년 하반기에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얘기다. 대선이 다가오면서 정치 테마주도 수선스럽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안철수 무소속 두 대선 후보의 단일화 논의가 시작되면서 테마주들의 명암은 더욱 극명하게 엇갈리는 양상을 보인다. 지난 6일부터 15일까지 ‘문재인 테마주’인 우리들제약은 8.23% 오른 반면 ‘안철수 테마주’인 오픈베이스는 28.87% 하락했다. ‘박근혜 테마주’인 아가방컴퍼니도 4.36% 떨어졌다. 통상 정치 테마주의 주가 흐름은 실적과 무관하고 대선 후보와의 밀접한 연관성도 찾아보기 힘들다. 오픈베이스와 더불어 대표적인 안철수 테마주로 꼽히는 미래산업은 회사 경영진이 안 후보와 한때 친분이 있는 정도다. 우리들제약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였던 김수경 우리들병원그룹 회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회사일 뿐이다. 테마주의 최대 피해자는 일반 투자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테마주로 의심되는 35개 종목을 거래한 195만 계좌에서 1년 동안 1조 5494억원의 손실이 났다. 한 개인 투자자는 26억원을 날렸다. 반면 테마주의 최대 주주들은 막대한 시세 차익을 거뒀다. 지난 9월 14일 미래산업 최대 주주인 정문술 전 사장은 보유 주식 2254만 6692주(지분률 7.49%)를 모두 장내에서 팔았다. 이 여파로 미래산업 주가는 한동안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Weekend inside-대한민국은 다이어트중] 음식 조절용 ‘위밴드 수술’… 피하지방층 ‘CO2 주입’도

    [Weekend inside-대한민국은 다이어트중] 음식 조절용 ‘위밴드 수술’… 피하지방층 ‘CO2 주입’도

    대한민국에서 ‘살’은 살 떨리는 화두다. 선사시대 때는 듬직한 도넛을 배에 두른 듯한 ‘빌렌도르프의 비너스’ 상이 미녀의 표상이었다지만 지금은 비만이 건강을 해치는 공적으로 지목받는다. 전 국민이 다이어트를 평생 숙제처럼 여기며 도전하는 사이 ‘살 빼주는 산업’은 불황을 잊은 대표 업종이 됐다. 1㎏이라도 더 빼보려는 다이어트족의 노력은 눈물겨울 정도다. 다이어트 공화국이 된 한국 사회의 천태만상을 들여다봤다. ●‘의술로 식욕 줄이기’ 속성 다이어트 늘어 젊은 샐러리맨들은 운동할 시간조차 부족한 까닭에 의술의 도움을 받아 속성 다이어트에 도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물론 뼈를 깎는 고통이 따른다. 직장인 최은진(31·여)씨는 석 달 전 병원에서 위밴드 수술을 받았다. 비용은 자그마치 700만원이나 들었다. 이 수술은 식도와 위가 이어지는 부위에 조절형 밴드를 넣어 음식물이 내려가는 길을 좁게 만드는 것인데 식욕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고도 비만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최씨 역시 수술 석 달 만에 체중 감량 효과를 봤다. 최씨도 수술이 두려워 처음에는 용기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한·양약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 다이어트를 했지만 80㎏대인 몸무게가 요지부동하면서 내년 5월 결혼을 앞두고 수술대에 오르기로 결심했다. “뚱뚱한 몸으로 웨딩드레스를 입을 순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직장인 박현정(32·여)씨는 다이어트에 꾸준히 투자하는 타입이다. 그런데 지난달 카드값을 보고는 흠칫 놀랐다. 월수입 200만원 중 110만원을 다이어트 비용으로 썼다. 우습게도 나머지 수입의 대부분은 음식값, 커피값 등 먹는 데 사용했다. 먹고 빼는 데 수입의 대부분을 갖다 바친 꼴이 됐다. 박씨는 지난 9월 한 비만클리닉을 찾아 배, 팔 등에 카복시 치료를 하고 지방분해 주사를 맞았다. 다이어트 약도 한 달 넘게 복용했다. 카복시는 피하지방층에 액화 이산화탄소 가스를 넣는 시술이다. 주입된 가스가 지방세포를 자극해 세포 속 지방산을 밖으로 밀어내면서 살이 빠지는 원리다. 카복시 치료 비용 등으로 80만원 가까이 지출한 박씨는 유명 한의원에서 30만원을 들여 다이어트 한약도 지었다. 젊은 여성 등 다이어트족의 눈물겨운 노력 덕에 웃을 수 있는 건 다이어트 업체들이다. 한약을 복용하며 체중 조절을 하려는 인구가 늘면서 일부 한의원들은 아예 ‘다이어트 전문’이라는 간판을 내걸었다. 전국 25개의 지점망을 가진 A 한의원의 경우 살 빼려는 고객을 겨낭하고 있다. 이 한의원 관계자는 “일반 진료도 보지만 매출의 90%는 다이어트 프로그램”이라고 귀띔했다. 한의원뿐만 아니다. 카복시·지방분해주사 시술 등으로 유명한 한 비만클리닉은 2003년 9월 개원 이래 지난달 말까지 9년간 240만 5585건의 비만 진료를 했다. 이 클리닉 관계자는 “여성 고객이 대부분”이라면서 “20대가 전체 고객의 40%, 30대가 30%, 40대가 20%, 50대가 10% 정도 비율”이라고 전했다. 유통업계도 절대 죽지 않는 다이어트 열풍에 편승해 배를 불린다. 롯데마트의 올해 레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었다. 올해 초부터 레몬 디톡스(독소해독) 다이어트가 인기를 끌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레몬 디톡스 다이어트의 재료로 활용되는 고춧가루도 전년보다 30%가량 잘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다이어트 효자 상품인 메밀차와 마테차도 전년도에 비해 40%가량 매출이 늘었다. 다른 쇼핑몰도 사정이 비슷하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는 지난해 1~10월 대비 올해 같은 기간 다이어트 용품 매출이 60%나 증가했다. 11번가 관계자는 “주목할 만한 점은 남성 고객을 대상으로 한 다이어트 보조식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60% 이상 증가한 것”이라고 전했다. ●“살 빼려는 여성 10명 중 6명은 정상체중” 다이어트를 강요받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다 보니 불법 의약품에 손을 대는 사람도 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인터넷을 통해 다이어트 약을 불법 유통하다 적발된 건수는 2010년 32건에서 2011년 85건, 2012년 10월 기준 812건으로 3년 사이 25.4배나 증가했다. 대부분 태국에서 제조된 ‘얀희’라는 다이어트 약이다. 해당 약품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시부트라민이 검출됐다. 식욕 억제제인 시부트라민은 심장발작, 뇌졸중 등 부작용 위험이 있어 2010년부터 국내에서 사용이 금지됐다. 식약청 관계자는 “금지 성분의 약품을 판매하는 해외 사이트를 찾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통보해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면서도 “사이트들이 주소를 바꿔 가며 영업해 다 막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퇴출된 다이어트 약품인 센노사이드 등은 동남아 등 일부 국가에서 합법적으로 거래되고 있어 적은 양씩 국내로 들여오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 불법 약품에 손을 대야 할 만큼 우리 사회에 절박하게 살을 빼야 하는 인구가 많은 걸까. 통계를 보면 꼭 그렇지는 않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남성의 36%가량이 비만이고 여성은 26%가 비만이다. 하지만 다이어트 시장의 ‘큰손’인 20대 여성의 경우 비만 유병률(전체인구 중 비만 인구 비율)이 12.1%, 30대 여성은 19%밖에 되지 않는다. 전 세대 중 비만 인구 비율이 가장 낮다. 국내 최대 비만클리닉인 365mc가 지난달 비만 진료차 클리닉을 찾은 여성 고객 24만 1000명을 분석한 결과 정상 체질량지수(BMI·체중/키)에 해당하는 여성 비율이 58%였다. 내방 고객 10명 중 6명 가까이가 비만이 아니라는 얘기다. BMI 18.5 이하인 저체중 여성 고객이 비만 진료를 받은 경우도 5% 있었다. BMI 지수가 20~24면 정상, 그 이하면 왜소형, 26.5 이상이면 비만이다. 운동이나 식습관 개선 없이 약품 등에 의존해 체중 감량에 나서다 보니 부작용이 속출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접수된 다이어트 식품 관련 소비자 상담은 모두 1000건이었다. 대부분 ‘짧은 기간에 원하는 만큼 살을 뺄 수 있도록 약속한다.’거나 ‘부작용 절대 없음’ 등의 문구에 현혹돼 상품을 샀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되레 부작용에 시달린다는 불만을 내놓는다. 대학생 송모(22·여)씨는 방문판매 영업사원이 “우리의 발효 식품을 먹으면서 수면요법을 병행하면 1주일에 7㎏ 감량을 보장하고 3개월이면 15㎏는 거뜬히 뺄 수 있다.”고 꾀어 180만원을 주고 제품을 구입했다. 하지만 효과가 없어 환불을 요구했지만, 판매 직원은 “복용 요령을 잘 따르지 않았다.”며 거부했다. 매우 흔한 사례다. ●무리한 식품 다이어트 부작용에 때늦은 후회도 다이어트 과정에서 오히려 건강을 잃는 경우도 많다. 강원 동해시에 거주하는 대학생 이은진씨는 고3 때 찐 살을 빼기 위해 하루 세 끼 양파즙 3봉지와 사과 1개만 한 달 내내 먹었다. 165㎝에 58㎏였던 이씨는 3주 만에 10㎏ 이상을 감량했다. 하지만 이씨는 날씬한 몸을 얻는 대신 건강을 잃었다. 머리카락이 눈에 띄게 빠진 것은 물론 다이어트가 끝난 뒤에도 6개월째 생리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씨는 “단기간에 급하게 살을 뺄 게 아니라 시간 여유를 갖고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며 건강하게 살을 뺐어야 했는데 너무 후회된다.”면서 “조금 과장해 ‘죽느냐, 다이어트냐’의 선택 길목에서 나는 살기로 결심했다. 다이어트 부작용을 겪은 뒤 더이상 무리한 다이어트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씨처럼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해 병원을 찾은 여성은 지난 5년 6개월간 무려 93만명에 이른다. 민주당 이학영 의원이 지난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2년 6월까지 과도한 다이어트의 부작용으로 인해 의료기관을 찾은 10~30대 후반 여성은 모두 93만 8000여명이며 진료비는 828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창 성장할 나이인 10대 여성의 경우 섭식장애로 병원을 찾은 인원이 2007년 537명에서 2011년 710명으로 32.2% 증가했고 다이어트로 인한 조기폐경은 50명에서 84명으로 68% 증가했다. 20대의 경우 지난 5년 6개월간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한 조기폐경으로 병원을 찾은 여성이 2488명에 달했다. 오상우 일산 동국대병원 교수(가정의학과)는 “2년 정도 체중을 유지해야 비만 치료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데 보조식품 등에 의존해서는 이 같은 효과를 낼 수 없다.”고 말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대한민국 그린건설대상] 주택 대상 - 포스코건설 ‘송도 더샵’

    [대한민국 그린건설대상] 주택 대상 - 포스코건설 ‘송도 더샵’

    포스코건설의 송도 더샵 마스터뷰는 단지 내의 녹색 공간창출, 친환경적 배치 및 조망 연출, 바람길 조성 등으로 녹색주거환경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송도 더샵 마스터뷰는 송도국제도시의 심장부인 국제업무단지(IBD)에 들어선다. 국제업무단지는 녹색기후기금(GCF)사무국이 입주하게 될 아이타워(I-TOWER)를 비롯해 동북아트레이드타워, 잭 니클라우스 골프장, 센트럴파크 등의 주요 핵심시설과 업무·상업시설 호텔 등이 집중된 곳이다. 뿐만 아니라 바람길을 조성해 단지의 공기 흐름을 원활하게 했다. 또 단지 내 녹지율은 40%대까지 높인 반면 건폐율은 13%로 낮췄다. 기존 아파트에서 느끼는 답답함은 사라지고 넓고 시원시원한 친환경적 주거환경을 만들었다. 특히 송도 국제업무단지 안에서도 송도 더샵 마스터뷰가 들어서는 F21·22·23-1블록은 최고의 입지로 평가된다. 세계 골프의 거장인 잭 니클라우스가 직접 설계한 골프장이 단지와 1㎞ 거리에 있어 도심에서 보기 드문 골프장과 서해 조망이 동시에 가능한 더블 조망권을 갖췄다. 또 단지 바로 앞으로 초·중·고교가 들어설 예정이다. 대중교통도 편리하다. 인천지하철 1호선 인천대입구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또 신개념 주방인 하이브리드 오픈서고와 주부들의 요구를 반영한 원스톱 세탁실 등 특화평면을 적용해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하이브리드 오픈서고는 주방에 아일랜드 식탁 외 4~8인용 테이블을 놓을 수 있는 공간과 수납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서재 배치로 주방의 서재화를 구현했다. 자녀의 홈스쿨링이나 주부의 독서 공간으로 쓸 수도 있다. 원스톱 세탁실은 세탁물 보관을 비롯 세탁, 건조, 수납, 손빨래를 한 공간에서 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대한민국 그린건설대상] 건축 대상 - 대우건설 ‘아이타워’

    [대한민국 그린건설대상] 건축 대상 - 대우건설 ‘아이타워’

    대우건설이 짓는 송도 아이타워(I-Tower)는 두 가지 측면에서 역사적이다. 먼저 국내 첫 유엔 국제기구인 녹색기후기금(GCF)이 아이타워에 들어온다. 환경 세계은행으로 불리는 GCF가 들어서면서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수많은 결정들이 이곳에서 열린다. 교토 의정서와 같은 역사적인 협의가 앞으로 이곳에서 이뤄진다. 두 번째로 국내 그린오피스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환경과 기후를 위한 국제기금인 GCF가 들어서는 만큼 아이타워는 친환경·에너지 절약형으로 설계됐다. 마치 GCF가 입주할 것을 미리 예측한 것처럼 친환경·에너지 절약 시스템이 건물 전체에 배어 있다. 먼저 건물 운영에 사용되는 에너지가 건물에서 자체 생산된다. 연면적 8만 5843㎡ 규모인 송도 아이타워 운영에 필요한 전체 에너지 사용량은 1634TOE(석유환산t)이다. 아이타워는 이중 291.49TOE(17.8%)를 태양광과 지열 등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자체 생산해 조달한다. 한마디로 국내 최대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빌딩이다. 에너지 활용 측면에서도 탁월한 효율성을 자랑한다. 건물 에너지효율 1등급을 위해 자연형 설계기법을 적용했다. 또 냉·온수의 온도차를 활용한 열원시스템과 폐열회수 활용, 대기전력 자동차단 시스템 등을 이용해 에너지 소비를 줄였다. 대우건설이 짓는 아이타워의 장점은 친환경만이 아니다.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 최우수등급을 획득해 사회적 약자를 배려했고 초고속 정보통신 인증 특등급을 받아 21세기형 오피스 공간의 모범이 되고 있다. GCF 입주 이후 열릴 국제회의를 위한 시설도 완벽하다. 지상 8층에는 6개 국어를 동시통역할 수 있는 100석 규모의 대회의실 등이 설치돼 각종 국제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CIA發 스캔들 軍·FBI 얽힌 ‘켈리게이트’ 비화

    CIA發 스캔들 軍·FBI 얽힌 ‘켈리게이트’ 비화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60)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섹스 스캔들’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스캔들은 이미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과 전기작가 폴라 브로드웰(40) 간의 단순 불륜사건에서 존 앨런(58)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사령관과 연방수사국(FBI) 요원 등 여러 인물이 얽히고설킨 5각관계 이상의 ‘막장 드라마’로 확대됐다. 특히 퍼트레이어스와 앨런이 관련 여성들에게 보낸 이메일에 국가기밀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되면서 사건은 대형 ‘게이트’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파문은 당초 브로드웰로부터 “퍼트레이어스와 지나치게 가깝게 지내지 말라.”는 협박성 이메일을 받아 ‘조연’으로 인식됐던 질 켈리(37)가 알고보니 ‘초특급 주연’으로 드러나 더욱 커지고 있다. 유명 암 전문 외과의사인 남편, 세 아이와 함께 플로리다주 탬파의 140만 달러(약 15억원)짜리 저택에 살고 있는 켈리는 ‘사교계의 여왕’으로 알려졌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켈리는 플로리다주 맥딜 공군기지에서 미군 명예대사로 활동하면서 장성들을 위한 파티를 여는 방법으로 친분을 쌓았다. 퍼트레이어스와 앨런은 2008~2010년 이들이 기지 내 미 중부군 사령부의 사령관과 부사령관으로 각각 부임한 뒤부터 알게 됐다. 켈리는 “퍼트레이어스와 단순한 친구사이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브로드웰이 켈리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켈리가 ‘그’(퍼트레이어스)의 몸을 테이블 밑에서 도발적으로 더듬는 것을 보고 분노한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퍼트레이어스는 브로드웰뿐 아니라 켈리와도 불륜관계였을 가능성이 대두됐다. 실제 켈리가 지난해 크리스마스 휴가 때 워싱턴을 방문해 퍼트레이어스와 어울렸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켈리는 또 지난 2년간 앨런과 3만여건이나 되는 이메일을 주고받았다. 앨런이 켈리에게 “자기야”(sweet heart)라고 호칭하는 내용도 있어 불륜 의혹이 짙다. 앨런은 “나는 이메일을 보내는 모든 사람한테 그런 호칭을 쓴다.”고 해명했지만 설득력은 약하다. 특히 퍼트레이어스와 앨런이 켈리의 쌍둥이 여동생 내털리 카왐의 양육권 재판을 돕기 위해 재판부에 서신을 보내 선처를 호소했다는 점에서 이들이 켈리와 ‘각별한 관계’였음을 추정케 한다. 켈리가 브로드웰의 협박성 메일에 대해 수사를 부탁한 사람은 익명의 FBI 요원으로 드러났는데, 두 사람의 관계도 불륜일 것이란 의심을 사고 있다. 켈리의 이메일에서 그 요원이 웃옷을 벗어젖힌 사진을 보낸 게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 요원은 켈리의 부탁을 받고 FBI 사이버 수사대에 수사를 요청했다. 나중에 켈리의 이메일에서 문제의 사진을 발견한 수사대는 이 요원을 수사에서 배제시켰다. 하지만 이 요원은 FBI가 퍼트레이어스 연루 사건을 은폐할 것을 우려, 데이비드 라이처드 공화당 하원의원에게 수사기밀을 유출했다. 라이처드는 다시 이 기밀을 지난달 에릭 캔터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캔터는 이 사실을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 등에게 보고하지 않고 묻어둬 의문을 사고 있다. FBI 수사 결과 브로드웰의 이메일에서 국가기밀로 분류된 내용이 발견됐으나 퍼트레이어스는 자신이 보낸 게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앨런이 켈리에게 보낸 수많은 이메일에도 국가기밀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켈리가 레바논계 이민 가정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중동 테러조직과의 연계성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환자 사례로 본 대처·관리법

    얼마 전, 새벽 2시가 넘어 노인(74) 환자가 응급실로 이송됐다. 우측 편마비와 언어장애를 가족들이 알아채고 즉시 119에 연락해 25분 만에 병원으로 옮겼다. 환자는 고혈압 등 지병은 없었고, 담배는 안 피우지만 최근 들어 과음이 잦았으며, 가끔 가슴이 뛴다는 말을 하곤 했다. 응급실 검진 결과 중증도를 측정하는 미국국립보건원 뇌졸중 척도가 22점에 이르는 위험한 상태였다. 응급실에서 시행한 뇌 CT(컴퓨터단층촬영)는 정상이었다. 급성뇌경색이지만 CT에 잡힐 정도의 뇌손상은 아직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즉시 경정맥 혈전용해제를 투여했고, 뇌 MRI(자기공명촬영)를 시행했더니 막힌 뇌동맥이 드러났다. 즉시 혈관중재팀을 불러 경동맥 혈전용해술을 시행했다. 발견 이후 120분, 내원 후 95분 만에 일련의 치료절차를 모두 끝냈다. 다행히 환자의 뇌졸중 척도는 11점으로 호전됐다. 이후 심전도검사에서 심방세동이 발견돼 항응고제를 투여했으며, 환자는 스스로 걸어서 퇴원할 수 있었다. [사고] 척추질환과 퇴행성 관절염 무료 치료해 드립니다 이 사례는 발병 후 빠른 내원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배희준 교수는 “보통 환자 10명 중 경정맥 혈전용해술로 1.5∼2명, 경동맥 혈전용해술과 뇌졸중 전문치료실에서 각각 1명씩을 구할 수 있으며, 2∼3명은 저절로 회복되는 만큼 환자를 빨리 이송해 적절히 치료만 한다면 10명 중 6∼7명은 정상을 되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가장 좋은 치료는 예방이다. 금연·절주·싱거운 섭생은 기본이며, 채소와 생선을 충분히 먹는 게 좋다.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정 체중과 허리둘레를 유지하며, 일상적으로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점검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배 교수는 “이와 함께 고혈압·당뇨·고지혈증을 꾸준히 치료해 뇌졸중 발생 가능성을 줄이는 것은 물론 전조증상을 숙지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지체없이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환절기 치명적 엄습 ‘뇌졸중’

    [Weekly Health Issue] 환절기 치명적 엄습 ‘뇌졸중’

    뇌졸중처럼 무서운 질환도 흔치 않다. 일단 발병하면 대부분 심각한 후유증을 얻거나 사망에 이르기 때문이다. 흔히 중풍이라고 부르는 뇌졸중은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하지만 정확한 검진을 통해 실상을 알고, 적절하게 관리하면 얼마든지 겪지 않을 수도 있는 질환이다. 문제는 많은 환자들이 자신이 어떤 건강상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다가 속수무책 당한다는 점이다. 특히 하루가 다르게 기온이 떨어지고, 일교차가 큰 이 무렵에는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상의 안일함을 파고드는 치명적인 질환 뇌졸중에 대해 분당서울대병원 뇌졸중센터 배희준 교수에게 듣는다. ●뇌졸중이란 어떤 상태를 말하는가. 혈관은 수도관처럼 몸이 필요로 하는 곳에 혈액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 관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혈관질환이며, 특히 뇌혈관에 문제가 생긴 상태를 뇌졸중이라고 한다. 이때 뇌혈관이 막히면 뇌경색, 터지면 뇌출혈이 된다. ●뇌졸중의 최근 발생 추이는 어떤가. 2004년에 인구 10만명당 216명으로 보고된 후 공식 통계는 없지만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연령별 사망률은 감소하는 반면 노령화로 전체 발생규모는 늘어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추정해 보면 2004년 10만건이던 뇌졸중 발생건수가 2030년에는 35만건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국가 차원의 정책적 대응이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특히 이 시점에서 왜 문제가 되는가. 지금의 노령화 추이를 감안할 때, 뇌졸중 발생률을 낮추지 못하면 절대환자 수가 의료계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는 게 문제다. 우리 병원의 뇌졸중 집중치료실만 하더라도 주당 평균 20∼25명 소화할 수 있지만 이를 넘어서면 치료가 힘들다. 위중한 환자가 자칫 응급실에서 며칠씩 대기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게다가 환자가 급성기를 무사히 넘기더라도 후유장애 때문에 가족과 사회에 큰 부담이 되는 것도 문제다. [사고] 척추질환과 퇴행성 관절염 무료 치료해 드립니다 ●원인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원인은 고혈압이다. 고혈압 조절만 잘 해도 뇌졸중의 절반은 막을 수 있다. 이 밖에 당뇨·고지혈증·심방세동·관상동맥질환과 흡연·과음·운동부족·비만 등도 주요 원인이다. 그렇지만 적절하게 관리만 하면 80∼90%는 예방할 수 있으므로 자신의 상태를 알고 조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반인이 숙지해야 할 전조증상은. 대한뇌졸중학회는 안면마비·편측마비·언어장애·보행 및 평형장애와 심한 두통을 주요 증상으로 제시하고 있다. 우리 병원 응급실을 통해 입원한 뇌졸중 환자 3027명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98%가 이 5가지 증상 중 한 가지를 갖고 있었다. 이런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 지속되면 뇌졸중, 1시간 이내에 사라지면 미니뇌졸중 또는 일과성 뇌허혈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뇌졸종의 전조증상이다. 중요한 점은 이런 전조증상이 나타난 뒤 1∼2일 안에 본격적인 뇌졸중이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증상이 감지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뇌졸중이 의심되면 지체 없이 급성뇌졸중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따라서 뇌졸중을 경험했거나,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심장병 등의 원인질환을 두 가지 이상 가졌거나, 흡연·과음·비만·운동부족 등의 위험요인을 가진 고령자는 뇌졸중 발병시 치료받을 병원을 미리 정해 둬야 한다. 만약 환자가 구토를 하면 토사물이 기도로 넘어가지 않도록 고개를 돌려 편히 눕혀야 하며, 의식이 떨어지거나 말이 어눌해지면 음식이나 약을 먹이지 말고 응급 이송을 서둘러야 한다. 특히 우황청심환이나 바늘로 따는 등의 불필요한 처치로 시간을 낭비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며, 예후는 어떤가. 뇌혈관이 막혔을 때와 터졌을 때의 치료가 다르다. 국내 뇌졸중의 80%를 차지하는 뇌경색이라면 막힌 혈관을 빨리 뚫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뚫는 방법은 주사제를 이용하는 경정맥 혈전용해술, 뇌동맥으로 기구를 넣어 혈관을 뚫는 경동맥 혈전용해술과 이를 모두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심장혈관과 달리 뇌혈관은 약해서 뚫다가 터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숙련된 의료진에게 시술받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주사제는 발병 후 4시간 30분 이내, 기구는 6시간 이내에 적용한다. 혈전용해술이 효과적으로 시행되면 결과도 좋아 환자의 3분의1은 호전된다. 고혈압이 주요 원인인 뇌실질출혈의 경우 크기가 작거나 크더라도 병변이 뇌 깊은 곳에 있으면 대부분 약물을 투여해 커진 핏덩어리가 터져서 생기는 2차 손상 차단에 주력한다. 뇌출혈 중에서도 특히 무서운 것은 지주막하출혈이다. 뇌동맥이 꽈리처럼 부푼 뇌동맥류가 터지는 경우로, 과거에는 대부분 뇌를 열어 치료했지만 최근에는 뇌동맥에 기구를 삽입해 치료하는 중재술이 많이 사용된다. ●후유증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일반적으로 좌뇌가 손상되면 언어장애와 우측 팔다리 마비가, 우뇌가 손상되면 공간지각력 및 좌측 팔다리에 장애가 나타난다. 보통은 좌측 손상이 많은 편이며, 뇌반구에 이상이 있으면 우울증이 잘 나타난다. 또 뇌와 척수를 연결하는 뇌간에 이상이 있으면 언어 및 삼킴장애가 생기기 쉽고, 소뇌가 손상되면 보행장애가 온다. 게다가 이런 환자들은 치매에 취약해 재발 환자의 3분의1이 치매를 경험하며, 치매 위험성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한다. ●뇌졸중과 관련한 정책적 문제는. 뇌졸중은 발병 즉시 급성기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아야 하지만 아직도 발병 1시간 안에 응급실을 찾는 환자는 19.4%에 불과하다. 의료계는 물론 국가의 노력이 필요한 대목이다. 또 발병 시 가능하면 119를 이용해야 유기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뇌의 중대뇌동맥이 막히면 분당 200만개의 신경세포가 죽는다. 따라서 이송시간을 단축하면 그만큼 후유장애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뇌졸중 전문치료실 보급과 수가 현실화도 중요하다. 정부가 전문치료의 필요성을 인정해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를 설치했지만 환자 수에 비해 시설과 인력이 크게 부족하다. 게다가 필수 시설와 진료인력에 대해 적절한 수가가 보장되지 않는 점도 선결해야 할 과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김영훈 회장 세계 에너지단체 WEC공동의장에

    김영훈 회장 세계 에너지단체 WEC공동의장에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이 에너지와 관련한 세계 최대의 민간단체인 세계에너지협의회(WEC) 공동의장에 선출됐다. 김 회장은 8일(현지시간) 모나코 몬테카를로에서 열린 WEC 연차총회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공동의장에 올랐다. 공동의장은 이번 연차총회에서 새로 생긴 자리다. 의장을 도와 내년부터 3년간 WEC를 이끈 뒤 2016년에 의장이 돼 3년을 더 일하며 WEC를 책임진다. 의장에는 캐나다 최대 전력회사 ‘하이드로 퀘벡’의 마리 호세 나두 수석 부사장이 선출됐다. 김 회장이 공동의장이 된 WEC는 세계 94개국이 참여한 에너지 관련 국제 민간 기구로 석탄과 석유, 천연가스, 수력, 원자력, 신재생 에너지 등 모든 형태의 에너지 자원을 다룬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과 함께 대표적인 에너지 관련 국제단체로 알려져 있다. 3년마다 열리는 WEC 총회에는 각국 정부와 기업, 학계, 연구소 등에서 온 5000여명이 1주일간 현안을 논의하고 관련 제품과 기술을 전시한다. 회원국 모두가 참가하는 모임으로 ‘에너지 올림픽’으로도 불린다. 2013년 총회는 대구에서 열린다. 김 회장은 2006~2011년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의장을 맡았고 2013 WEC 총회 대구 유치에도 핵심적 역할을 했다. 김 회장이 공동의장에 뽑힌 것은 세계에너지 시장에서 아시아의 중요성을 입증하는 것이자 김 회장이 지역 부회장으로 이슈화한 ‘에너지빈곤’ 해법이 호평을 받은 덕분이라고 대성그룹은 자평했다. 대성그룹은 “김 회장의 공동의장 선출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김용 세계은행 총재에 이어 또 한 명의 한국인 국제단체 수장이 탄생하게 됐다.”면서 “세계 에너지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WEC가 세계 모든 지역과 모든 에너지 분야를 포괄할 능력을 갖추도록 과감한 변화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오바마가 당선 연설서 가장 많이 쓴 단어는?

    ‘변화’(Change)와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라는 슬로건으로 버락 오바마가 미국의 대통령으로 당선된 4년 전, 그의 연설로 인해 전세계가 연설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게 됐다. 이는 단어 하나하나의 선택에서부터 억양, 호흡까지 세계 최고의 브레인들과 함께 만들어낸 그의 연설이 미국인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그런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미 대선에서 재임에 성공한 승리 연설에서 주로 택한 단어에는 무엇이 있을까. 9일 일본 야후 재팬에 실린 마이나비 뉴스 보도에 따르면 세레고 저팬(세레고 글로벌의 일본 계열사)이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 연설 내용을 대상으로한 키워드 트렌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지난 7일과 지난 2008년 11월 5일 발표한 승리 연설에서 사용 빈도가 높은 키워드를 순위로 공개했다. 그 결과를 보면, 올해에는 “워크”(work·일)가 15회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는 “컨츄리”(country·국가)가 13회, “포워드”(forward·앞으로)가 9회, “퓨처(future ·미래)”“호프”(hope·희망 혹은 기대)가 각각 8번씩 반복 사용됐다. 이에 반해, 4년 전 연설에서는 “투나잇”(tonight·오늘밤)이 13회로 가장 많이 사용됐다. 이어 “피플”(people·사람들) 12회, “네이션”(nation·국가 혹은 국민)이 8회, “예스 위 캔”(Yes We Can·우리는 할 수 있다)이 7회, 그리고 “체인지”(Change·변혁)와 “호프(hope·희망)가 각각 6번씩 사용되고 있어 올해와는 크게 달랐다. 이에 대해 세레고 저팬은 “4년 전 당선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에 대한 생각과 의지를 나타내는 단어를 많이 선택한 반면, 이번 재임 성공 연설에서는 앞으로의 일에 대한 신념을 나타내는 단어를 많이 썼다.”고 분석했다. 즉, 그가 이번 연설에서 강조한 말은 “워크(work), 파이트(fight), 잡(job)”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그의 말처럼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음은 세레고 저팬이 발표한 오바마 대통령이 승리연설에서 사용 빈도가 높았던 키워드 순위다.    2012년 11월 7일  1위 work (일) 15회  2위 country (국가) 13회  3위 forward (앞으로) 9회  4위 future (미래) 8회  4위 hope (희망, 기대) 8회  6위 believe (믿는) 7회  6위 fight (투쟁) 7회  6위 thank (감사) 7회  9위 family (가족) 5회  9위 job (일) 5회    2008년 11월 5일  1위 tonight (오늘 밤) 13회  2위 people (사람들) 12회  3위 nation (국가 국민) 8회  4위 Yes We Can! (우리는 할 수 있다) 7회  5위 Change (변혁) 6회  5위 hope (희망) 6회  7위 answer (응답) 5회  8위 first (처음) 4회  8위 generation (세대) 4회  10위 democracy (민주주의) 3회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강남스타일 리믹스 ‘트웬티 원 파일럿’

    강남스타일 리믹스 ‘트웬티 원 파일럿’

    트웬티 원 파일럿(Twenty One Pilots)이란 미국 듀오가 있다. 보컬과 건반을 맡은 타일러 조셉과 드러머 조시 던으로 구성된 2인조 밴드다. 지난해 데뷔앨범 ‘리져널 앳 베스트’(Regional at Best)로 신고식을 치른 이들이 한국 팬에게 처음 선보인 건 지난 7월 지산밸리 록페스티벌. 페스티벌 마지막 날 헤드라이너(그날 공연을 대표하는 가수)인 전설의 밴드 스톤로지스의 무대가 끝난 밤 11시쯤, 체력이 방전된 관객은 이미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못내 아쉬워하며 여운을 즐기던 일부 관객이 11시 30분쯤 무대에 오른 이들을 발견했다. 록을 기반으로 일렉트로닉과 힙합을 버무려낸 이들의 재기 발랄한 음악에 흥분한 관객들은 앞다퉈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속보를 쏟아냈고, 수많은 관객이 집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돌렸다. 지난달 열린 일렉트로닉 페스티벌 글로벌개더링을 통해 또 한국 관객과 만났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리믹스한 음악에 완벽하게 말춤을 재현하고, 조셉은 무대 높은 곳에 올라가 태극기를 흔드는 퍼포먼스를 펼쳐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트웬티 원 파일럿이 무대에 오른 두 번의 페스티벌을 놓친 팬에게 기회가 왔다. 지난 10월 내한 때 녹화한 EBS ‘스페이스공감’ 공연이 8일 밤 12시 35분에 방송된다. “함께 노래하고 뛰는 그 순간을 잊지 않길 바란다. 우리가 모두 같은 경험을 함으로써 한 주를 잘 견디는 힘이 되기를, 우리가 겪는 문제가 비단 혼자만의 것이 아님을 알게 되길 바란다.”는 이들의 말처럼 화끈한 무대를 펼쳐보인다. 에어로스미스, 아델 등과 작업한 프로듀서 그렉 웰스가 참여한 정규 1집 ‘베슬’(Vessel)의 발표를 목전에 둔 트웬티 원 파일럿은 일반적인 밴드 포맷(기타·베이스·드럼)과 다른 단출한 구성에 다소 거칠기도 하다. 그런데 묘하게 끌리는 구석이 있다. 눈과 귀로 확인해 볼 일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정부와 갈등’ 김중겸 한전사장 사의

    ‘정부와 갈등’ 김중겸 한전사장 사의

    김중겸 한국전력 사장이 지난 5일 돌연 사표를 제출했다. 그리고 다음 날인 6일 오전 세계에너지협의회(WEC) 집행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모나코로 출장을 떠났다. 지난해 9월 27일 취임해 임기가 아직 2년여 남아 있는 김 사장의 사표 제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5일 김 사장이 지경부에 사표를 제출했고 지금은 행정안전부로 사표가 전달됐다.”면서 “사표가 수리된 것이 아닌 만큼 공식 일정을 소화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12일 이후 사표 수리 여부가 결정 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경질설이 나돈 뒤여서 이번에는 사의가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이 사표를 제출한 정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기요금을 둘러싼 정부와의 갈등설, 과거 근무 기업에서의 비리 등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김 사장은 취임 초기부터 정부 안팎에서 ‘MB(이명박 대통령) 낙하산’이란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하지만 한전의 경영 정상화를 놓고 지경부 등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다 경질설이 나돌기도 했다. 특히 두 자릿수 이상의 전기요금 인상을 고수하면서 물가 안정을 최우선 정책 과제로 내세운 정부와 잇단 마찰을 빚었고 같은 공기업인 전력거래소를 상대로 4조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 압박을 가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김 사장이 피로감을 자주 호소했다는 게 한전 안팎의 얘기다. 김 사장은 사표가 수리될 때까지 업무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내년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에너지총회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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